경기 둔화에 北 리스크까지…3% 성장률 '빨간불'(종합)

'독하게' 통한 8·2 대책, 부동산업 심리 급락
소비심리 지표, 급등 후 최근 돌연 하락 전환
中 사드 보복에 北 군사 도발도…대외 위험↑
"일시적 둔화, 아직 성장세 견조해" 신중론도
  • 등록 2017-08-29 오후 3:33:58

    수정 2017-08-29 오후 3:45:31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던 지난 2일 오후 서울 개포주공 1단지에서 한 시민이 공인중개업소에 붙은 게시물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우리 경제의 지표가 ‘오락가락’ 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경기 반등론’ 기대가 높았지만 예상보다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외 불확실성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세계 경기가 순항 중인 건 다행이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한의 연이은 군사 도발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3년 만에 3%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도 ‘빨간불’이 켜졌다.

(본지 8월14일자 기사 참조) [팩트체크]반등한다더니…한국경제 회복세 벌써 약해졌나?

◇부동산 경기 ‘이상징후’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비(非)제조업 중 부동산·임대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78)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경영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작성된다.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면 긍정적인 응답을 한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한은은 지난 11~21일 전국 3313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번달 부동산·임대업의 수치는 지난해 5월(72) 이후 1년6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난 5월 82까지 오른 이후 4개월째 하락세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달 문재인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시장이 얼어붙었고, 낙폭은 유독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99로 16포인트 급락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고소득자 중심으로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는 것은 경기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이번달 월소득 500만원 이상의 주택가격전망 CSI는 95. 지난달 대비 19포인트 폭락했다.

부동산은 이미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사 시공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은 4월 이후 -4.1%→-2.6%→-1.5%의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경제계는 오는 31일 나오는 7월 산업활동동향의 부동산 관련 수치를 주목하고 있다.

소비 주춤…성장률 악재

가계 소비도 반등의 기미가 미미하다. 이번달 향후경기전망 CSI는 104로 전월(109)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여전히 100을 넘고 있어 비관은 이르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문제는 그 흐름이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111과 112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109로 8개월 만에 하락하더니, 이번달 다시 떨어졌다.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경기 기대감이 고조됐다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 현재경기판단 CSI도 마찬가지다. 이번달 93으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소비 실물지표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4~6월 매달 0.7%→-1.1%→1.1%였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심리가 하락하고 주택투자가 줄어들면 성장률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올해 3% 성장률을 넘을 것으로 봤는데, 다소 주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쪽도 심상치 않다. 수출과 투자의 ‘고공행진’은 여전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도체 쏠림’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은이 조사한 이번달 제조업 수출 BSI도 87에 그쳤다. 지난해 12월(86) 이후 최저치다. 특히 반도체가 속한 주력 업종인 전자·영상·통신장비의 수치(97)가 전월 대비 10포인트 급락해 주목된다.

북한 리스크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는 과거와 양상이 달라졌다”면서 “당분간 북한의 도발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긴장감은 ‘셀 코리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경제 펀더멘털이 약해지는 와중에 예기치 못한 충격이 오면 금융시장은 더 흔들릴 수 있고, 이는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도 국내 주식·원화·채권 가치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장세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해 3% 성장률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코스피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의 여파로 약세 흐름을 이어간 29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장세 꺾이지 않았다”

다만 신중론도 적지 않다. 올해 초 기대에 경기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성장세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책당국 인사들도 “경기 회복세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3%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은도 2% 후반대를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과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문정희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달 소비심리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올해 하반기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한 고위 당국자도 “북한 리스크 탓에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소비심리는 생각보다 덜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3월부터 경기 긍정론이 생겼다가 요즘 주춤하고 있다”면서도 “경기 판단을 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아직은 견조한 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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