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리비아식 우리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 언급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에 적용할 비핵화 방법에 대해 “리비아식 모델이 우리가 사용하는 모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딱 떨어지는 모델은 없다”며 “이건 ‘트럼프 대통령 모델’이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앞서 북한이 미국 내에서 주장되고 있는 ‘리비아식 비핵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직후 이뤄졌다.
북한은 앞서 이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반발했다.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의 신봉자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공식 발표된 이후에도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미국은 리비아식 비핵화 방안이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새로운 대안으로 ‘트럼프 모델’을 제시했다.
초기단계서 핵폐기 조치 일부 병행·2020년 비핵화 시한 명시
결국 북한에 적용될 ‘트럼프 모델’은 리비아식의 선제적 조치, 카자흐스탄식의 핵무기 해외반출, 남아공식의 자발적 조치 등의 요소를 모두 혼용한 새로운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북핵 협상이 동결→불능화→폐기의 순서로 이뤄져 왔던 것과 달리 이번 협상에서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핵폐기 조치를 부분적으로 취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비핵화 조치의 마지막 단계로 꼽히는 보유핵 폐기를 초기에 일부 핵무기의 국외 반출로 실현하고 미국은 이에 상응해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경제 지원과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의 체제보장에 나서는 방안이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북미 간 사전협상에서 핵 관련 물질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를 6개월 안에 해외로 반출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모델’에는 완전한 비핵화 시한도 명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앞선 북핵협상의 실패 이유로 비핵화의 명확한 시한이 정해져있지 않았던 것을 꼽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1월 대선까지 가시적인 비핵화 성과를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다. 핵 협상 전문가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2차 방북때 동행했던 브라이언 훅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 내에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