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도 만만치않다…길 잃은 '수출 코리아'

산업부 자랑한 OLED SSD 화장품도 中 추격 거세
1월 13대품목 수출 모두 줄어…"답이 없다" 한숨만
  • 등록 2016-02-01 오후 4:19:38

    수정 2016-02-01 오후 5:20:41

OLED조명과 LED조명 제품 비교. 출처=LG디스플레이 OLED 마이크로사이트


[이데일리 김정남 김상윤 경계영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는 우리 산업계의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품목이다. 삼성과 LG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세계1위에 오른 건 참고할 전례가 있었지만 OLED는 없기 때문이다.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물 것이냐,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올라설 것이냐를 가를 상징적인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삼성과 LG 등은 수년 전부터 TV에 탑재될 대형 OLED에 힘을 쏟았지만 “수율(투입 대비 완성품 비율) 문제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고 토로해왔다. 아직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는 있지만 OLED TV는 아직 대중들과는 거리가 멀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삼성전자(005930)가 수년 전부터 방향을 잡고 업계 1위로 올라선 품목이다. SK하이닉스(000660)도 눈독을 들이는 사업군이다. SSD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제품이다. 우리 업체들 입장에서는 가격 하향세인 D램을 대체할 ‘캐시카우(cash cow)’로 삼을 만하다.

그런데 이 업계도 ‘레드오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HDD회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지난해 말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SSD로 갈아탔다. 전통의 강자 인텔도 버티고 있다. 경쟁의 강도가 생각보다 클 수 있는 것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 연구위원은 “브라운관(CRT)에서 LCD로 넘어갔을 땐 아날로그방송에서 디지털방송으로 전환되는 큰 계기가 있었지만 OLED는 그런 게 없다. SSD 역시 PC 자체가 안 팔리니 시장성이 밝지만은 않다”면서 “게다가 모두 중국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고 우려했다.

산업부 자랑한 OLED SSD 화장품도 中 추격 거세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올해 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치켜세운 신규 유망 수출품목인 OLED와 SSD도 마냥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수년째 신성장동력으로 인정 받지만, 침체에 빠진 전통의 전자 조선 철강 등을 떠받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OLED 수출은 51억5100만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다만 전체 평판디스플레이 수출(296억5900만달러) 내에서는 17% 비중에 불과하다. TV 등에 들어갈 대형 OLED 시장이 아직 열리지 않은 탓이다. SSD(35억200만달러·26.6%↑)도 ‘수출 코리아’를 이끌기엔 아직 미미하다.

무엇보다 이 역시 중국의 용틀임이 매섭다. LCD 이후 OLED는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게 중국의 야심이다.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는 중국에 내주고, 소재 장비 등은 일본을 쫓아가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중국 칭화유니그룹, 화웨이 등의 ‘반도체 굴기’가 고개를 든지 오래다. 산업계 사람들이 “이러다 중국에 다 따라잡힌다”고 우려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산업부가 또 내세운 화장품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4억4100만달러로 무려 53.2%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에어쿠션’ 같은 혁신 덕이다. 다만 이 업계 역시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K-뷰티가 유효한 건 사실이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성장도 무섭다”고 했다.

1월 13대품목 수출 모두 줄어…“답이 없다” 한숨만

전통 주력제품의 수출이 부진하다는 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지난달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13대 품목의 수출은 모조리 줄었다. ‘수출 쇼크’라고 부를 만한 정도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브라질 리우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가 있음에도 TV 등의 판매가 생각보다 늘지 않는다”고 했다. TV가 포함된 가전 품목의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2%나 줄었다.

자동차도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수출은 각각 21.5%, 13.6% 급감했다. ‘수출 효자’인 휴대폰(11.8%↓)과 휴대폰부품(8.5%↓)도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

문제는 신성장동력도 이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당국이든, 해당업계든, 금융권이든 “답이 없다”는 하소연만 들리고 있다. 주대영 연구위원은 “과거 메모리반도체나 LCD 등으로 세계를 제패하던 때와는 상황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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