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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까지 환호…“더 많은 제조사들, 개발 성공할 것”
화이자가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0% 이상 효과를 나타냈다는 발표를 내놓자, 경쟁사이자 백신 개발 선두주자였던 아스트라제네카는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이를 환영했다. 아스트라제네카 고위 경영진인 루드 도버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오늘 보여준 효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망하다”라며 “더 많은 백신 제조사가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AZD1222’가 백신을 접종한 고령자들 사이에서 강력한 중화반응을 보였다고 보고한 바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화이자발(發) 낭보에 “이는 RNA 방식이 실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백신 후보인 모더나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다른 백신 개발사도 고무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찬가지로 RNA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로빈 샤톡 런던임페리얼칼리지 교수도 “용기를 얻었다”며 “임상시험 데이터가 (시험 결과를)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화이자뿐 아니라 백신 전반의 잠재적 돌파구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환영했다.
백신 4종, 내년 초 출시 기대…러 “효능 90%” 서둘러 발표
화이자 측은 이번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가지고 다음 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FDA가 승인하면 올해 안으로 미국에 4000만회 접종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아직 임상 3상 단계를 진행 중이라 본격 백신 출시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전 세계 6만여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2021년 1월에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백신 전쟁’에 진작 뛰어든 중국과 러시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불활성 코로나19 백신은 지난 7월 중국에서 의료종사자와 공무원 등 일부 위험군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승인받았다.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2개는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일부 긴급사용 승인을 얻었다. 러시아는 화이자 발표가 나오자마자 자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효능이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가 미국발 낭보에 자극을 받아 발표를 서두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