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스타트업 요람으로…주변엔 호텔·오피스텔 들어선다

서울시 '다시·세운 활성화' 대책
제조업·신기술 결합 창업공간 새단장…5월 드론·스마트의료 개발공간 입주
4구역 정비사업도 12년만에 정상화
‘종로4가~청계4가’ 3만㎡ 광장 조성
인근 28만㎡는 상업시설단지로
  • 등록 2017-03-02 오후 4:08:28

    수정 2017-03-02 오후 7:00:50

△서울 종로 세운상가 일대가 제조업과 신기술이 결합한 첨단 산업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세운상가 앞 세운초록띠공원에서 광장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꽃샘추위가 불어닥친 2일 찾은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앞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는 2023년이 되면 이 일대는 광장으로 변해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보행길로 거듭난다. 보행로는 상가 데크와 이어져 각종 전시 및 창업공간과 연결되고 시민들이 상가 내 점포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1960년대 대한민국 최초 주상복합건물로 지어져 ‘7080시대’ 전자·전기산업 거점으로 명성을 날렸던 세운상가가 제4차 산업 혁명을 이끌 전략 거점으로 재탄생된다. 서울시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지는 4대문 내 재정비사업이다. 10년 넘게 개발이 지체된 세운4구역에는 대형 광장을 중심으로 호텔·오피스·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4차 산업 거점 공간으로…종묘~남산 이어지는 보행길 완성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다시 ·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대책’을 2일 발표했다. 핵심은 기존 장인의 기술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4차 산업 혁명 플랫폼, 이른바 ‘메이커 시티(Maker City)’ 만들기다. 베어링·조명·공구·전선 등 1600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는 세운상가군을 기존 산업과 새로운 기술의 융합을 통해 제조업 기반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전략적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운상가군은 세운초록띠공원(옛 현대상가)과 세운상가 가동·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 신성상가·진양상가 등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남북으로 1㎞ 이어진 7개 건물을 말한다.

세운상가는 과거에는 ‘잠수함도 만든다’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 산업의 거점이었지만 용산전자상가가 생긴 이후는 쇠퇴일로를 겪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부터 이 일대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상인들의 반발에 부닥쳐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상가 내 점포공간을 유지하고 이 공간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존중한 개발안을 내놓으면서 이 일대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술 창업을 지원하는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stitute)는 지난해 세운상가 5층에 자리를 잡아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올해는 이런 활동들을 지원하는 거점 공간이 3단계에 걸쳐 문을 연다. 3월에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교육, 제작 활동을 지원하는 4개 전략기관(서울시립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씨즈, 팹랩서울)의 입주 공간이 개관한다. 5월에는 세운~대림상가 구간에 설치될 보행데크 옆 난간 쪽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의 창업공간 29개가 조성된다. 여기에는 드론 개발실, 스마트의료기기개발실 등이 만들어져 스타트업이 입주해 창작·개발 활동을 할 수 있다. 3월 중 입주 기업을 모집할 예정이다. 8월에는 세운상가와 외부를 연결하는 문화시설이 조성을 완료한다. 세운상가 옥상에는 남산과 종묘가 한눈에 들어오는 쉼터가 생기고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보행교(세운보행교)도 부활한다. 옛 초록띠공원은 광장으로 바뀌며 지하에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시대 중부관아터와 유적 전시관이 조성된다.

세운4구역 개발 청사진 나와…재정비사업 ‘박차’

올해로 12년째 지지부진하던 세운4구역 정비사업도 정상화된다. 세운4구역은 2004년 최고높이 122.3m 개발계획이 수립됐지만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등의 역사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고층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날 세운4구역 개발 청사진을 내놨다. 세운상가와 종로4가 네거리, 청계4가 네거리를 일대 3만 2223㎡에는 중앙에 대형광장이 생기고 이를 중심으로 호텔, 사무실,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이 연면적 28만㎡ 규모로 들어선다.

시는 기본설계안 마련을 위해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설계공모를 추진해 네덜란드 출신 루드히 에테마의 ‘서울세운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를 최종 선정했다. 설계안에 따르면 지하와 저층부는 세운4구역 내 보존 가치가 있는 역사건물 8채과 옛 골목길 등이 보존된 채 청계광장까지 보행길로 이어진다. 건물 중심부는 상점과 제조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세운상가 데크와도 이어진다. 세운상가 등 다양한 건물 옥상이 이어지는 최상부는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에게 개방된다. 시는 연내 각종 심의와 인허가를 완료하고 2021년 착공, 2023년 준공할 계획이다.

세운4구역 개발과 함께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내 다른 구역 역시 사업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세운 재정비촉진지구는 171구역으로 나뉘어 현재 각각 개발이 진행 중인데 이 중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는 곳은 3-5·3-7·6-3-1, 2구역 등 10개 구역으로 호텔·주상복합·오피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옛 극동극장이 있던 6-2-46구역은 현재 지상 12층 규모의 호텔이, 을지로 4가 덕수중학교 인근(세운 6-3-1, 2구역)에는 지상 20층 규모의 업무시설이 공사 중이다.

박원순 시장은 “세운상가는 청년의 혁신과 기술장인의 노하우, 미래기술이 결합해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주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세운4구역 개발도 본궤도에 오른 만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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