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1년]우크라 전격 방문한 바이든 "푸틴 틀렸다" 직격

푸틴 연설 앞두고 바이든 깜짝 우크라 방문
러, 전쟁 발발 1년 앞두고 대규모 공세 채비
무기 지원 확대하는 서방…"전쟁 장기화 대비해야"
외교적 해결 난망…美·러·우크라 내년 대선 변수
  • 등록 2023-02-20 오후 9:00:21

    수정 2023-02-20 오후 10:41:41

[이데일리 방성훈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이 예정돼 긴장감이 팽팽한 와중에 바이든 대통령이 예고에도 없이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전쟁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진영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인 행보로, 이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다. (사진= AFP)


우크라 깜짝 방문 바이든, 추가지원·지지 표명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이번 주 후반에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새로운 군사 지원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지원에는 포탄·대장갑무기·방공레이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5억달러(약 6485억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로 향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푸틴이 거의 1년 전 침략을 개시했을 때 그는 우크라이나가 약하고 서방이 분열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가 우리 보다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는 완전히 틀렸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려의 키이우 방문은 우크라이나 지지의 중요한 신호”라며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를 방문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억지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번 전쟁에 대해 “도덕적, 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해 말 기자회견에선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라고 인정하기도 해 성과를 내기 전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유가와 관련해 연설하는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진이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사진=AFP)


러 vs 서방 대리전 양상…“전쟁 장기화 대비해야”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리전 양상으로 변모,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한 쪽이 승리하거나, 서방이 중재해 평화협상을 이끌어내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다. 하지만 외교적 해법을 통한 휴전 또는 종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크라이나도 “타협은 없다”며 잠정적인 휴전을 거부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에 크림반도를 강제로 빼앗겼음에도 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등 일부 영토를 또다시 넘겨줘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앞으로도 같은 행위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빼앗긴 영토와 주권을 되찾을 때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러시아 역시 승리 외엔 다른 방안을 고려하기 어렵다. 러시아의 목표는 나토의 동진(東進) 저지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영향권에 놓이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이미 나토 가입을 신청해 전쟁 결과가 어떻게 도출되든 러시아의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과 더불어 사실상 종전 카드를 쥐고 있는 나토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을 생각이 없다. 러시아의 위협이 우크라이나에서 그칠 것으로 확신할 수 없어서다. 미국(M1 에이브럼스), 독일·네덜란드·덴마크(레오파르트2), 영국(챌린저) 등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탱크까지 보내기로 합의, 오히려 지원을 확대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을 앞두고 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지원 강화를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전쟁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머물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푸틴에게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AFP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앞으로 수년 간 지속될 수 있다. 러시아와의 새로운 교착 상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18일(현지시간) 최전선 바흐무트 인근에서 순찰하고 있다. (사진=AFP)


서방 지원 지속 여부가 관건…美·러·우크라 내년 대선 변수

향후 전황에 영향을 끼칠 변수는 다양하다.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24일이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대규모 공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잇따라 제기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전투기를 집결시키고 있어 공중전으로 확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미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전쟁자금줄을 끊기 위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전쟁 장기화 우려를 키운다. 핵심인 에너지 제재는 중국, 인도 등의 원유·천연가스 수입 확대로 효과가 반감됐다. 결국 나토 회원국들은 소극적으로 책정했던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에 더 집중하고 있다.

내년 러시아·우크라이나(3월)와 미국(11월)에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도 변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무기 지원이 끊기면 전황은 순식간에 러시아로 기울게 된다. 나토의 지원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미 공화당은 “백지수표를 남발하고 있다”며 지원 축소·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정권교체 시 지속적인 지원을 확신할 수 없다.

푸틴 대통령은 재집권을 위해 전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러시아 내부에선 ‘얻을 것 없는 소모적 전쟁’이라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 대선은 러시아의 개입 시도 우려가 나온다. 전쟁에 반대하는 친러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친서방 세력을 몰아내도록 물밑에서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미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는 다른 공화당 후보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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