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트럼프 대리戰…버지니아서 공화당 후보 승리(종합)

바이든 국정운영 향방 가를 첫 정치 시험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서 공화당 후보 당선
뉴저지주 주지사는 박빙…공화당 후보가 근소한 우위
사실상 트럼프 승리…2024년 재선 발판 마련
바이든 인프라 법안 등 국정운영 추진력 약화할 듯
  • 등록 2021-11-03 오후 5:11:36

    수정 2021-11-03 오후 5:11:36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前)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진 버지니아주(州)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는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이어서 향후 국정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반대로 2024년 미 대통령 선거에 재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버지니아서 공화당 후보 당선…사실상 트럼프의 승리

2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 개표 결과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공화당 글렌 영킨 후보가 50.9%의 득표율로 48.4%를 얻은 민주당 소속 테리 매컬리프 전 주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공화당 후보가 버지니아주 주지사에 당선된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공화당의 영킨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투표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등 박빙 승부가 예상됐다. 결과 역시 쉽게 예단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초반 개표 결과에서 영킨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 나가기 시작해 70% 개표 시점엔 9%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벌이는 등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며 순조롭게 승리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승리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선거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주요 지방선거인 데다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정치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 8월 이후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것도 뜨거운 관심을 방증한다. 지난 9월 17일~10월 30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최소 113만 7656명의 유권자가 미리 표를 던졌다. 이는 버지니아 전체 유권자 597만 5600여명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버지니아주가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출마 이후 4번 연속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하는 등 민주당 ‘표밭’으로 여겨졌던 만큼, 공화당 후보의 승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언론은 영킨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덕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영킨 후보는 그동안 유세에서 온건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최대한 친(親) 트럼프 색채를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 막판 트럼프 진영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바로 전날 전화 연설 등을 통해 “영킨 후보는 위대한 주지사가 될 것이다. 그는 환상적인 인물이다. 버지니아 공화당원들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매컬리프 전 주지사의 경우 지난달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에 이어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까지 지지 유세에 나섰지만, 그의 지지율은 선거 직전까지 변화가 없었다.

AP통신은 “영킨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열렬한 지지 세력과 교외 유권자를 결집해 당선됐다”며 “지난 10년간 진보 진영으로 이동했던 버지니아주가 급격히 반전됐다”고 평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후보. (사진=로이터)
트럼프 2024년 재선 ‘발판’…바이든, 중간선거 전 레임덕 맞나

영킨 후보가 승리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재도전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선거가 전·현직 대통령들 간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된 만큼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를 거둔 셈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 버지니아주에 앞서 지난달 31일 조지아주 유세에서도 깜짝 등장해 사실상 재선 가도에 시동을 걸었다. 조지아주는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과 민주당의 상원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하버드대 미국정치학센터와 해리스여론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의 47%가 2024년 공화당 경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2위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무려 30%포인트 앞서는 수치로, 다시 한 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번 선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를 부각시켜 지지세를 확대할 모멘텀을 얻게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인프라·사회복지 법안 등 주요 정책들에 대한 추진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일각에선 내년 11월 중간선거로 예상됐던 바이든 대통령의 레임덕 시점이 집권 9개월 만에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NN은 “이번 선거만으로 국가의 정치적 운명을 지나치게 추정하는 일은 위험할 수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첫 해를 점검하는 선거”라며 “매컬리프 전 주지사 패배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는 징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버지니아주와 함께 관심을 모은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매우 근소하게 앞서나가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 개표가 88% 이뤄진 가운데 민주당 필 머피 주지사가 49.6%, 공화당 잭 시아타렐리 후보가 49.65% 득표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