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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벤처 인력난? 억대 연봉·스톡옵션도 중요하지만…

  • 등록 2020-06-01 오후 4:54:05

    수정 2020-06-01 오후 10:00:02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고급 인력답게 연봉 1억원에 스톡옵션도 제공하는 파격 대우를 해주면 되지 않을까요.”

이는 ‘벤처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사상 최대의 벤처투자 붐을 맞이한 시대임에도, 유능한 인재들은 여전히 업력이 길고 매출이 높은 기업으로의 취업을 원한다. 업력이 짧고 매출이 적은 벤처·스타트업 같은 창업 초기기업으로의 지원은 꺼린다.

당연한 일이다. 연봉과 복리후생에서 업계 간에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벤처기업이 여타 대·중견·중소기업들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선, 원하는 인재의 능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 업력 4년차의 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은 누적 투자만 100억원이 넘었으며, 지난 한 해에만 9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벤처기업이다. 중·석식 제공을 비롯해 경조금 지원, 주 5일 근무 보장 등 업계에선 보기 드문 복지체계를 갖췄다. 그런 기업의 대표도 인재를 구하기 어렵다고 기자에게 호소했다.

성과보상 마련이 벤처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방안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물질적 지원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무리 같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보장한다 해도, 좀 더 큰 규모의 기업에서 안정감을 찾고 싶다는 이유로 벤처기업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흔히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소양을 기업가정신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꼭 필요한 창의적이고도 모험적인 성향을 뜻한다. 이미 대학은 물론 민간 액셀러레이터까지 다양한 교육 과정이 마련돼있다. 다만 위의 사례를 통해,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정신이 비단 창업가에게만 필요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애초부터 소수의 인력으로 시작한 벤처기업이 스케일업(성장)을 하기 위해선 핵심 인력을 최대한 끌어와야 한다. 그런 인재들이 안정보다는 혁신을 택할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 못지 않게 ‘도전정신’을 일깨워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프라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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