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생산 갑자기 못 늘려…공급부족 올해 내내 간다"

완성차 업체 수요 예측에 자연재해 겹쳐
생산량 늘리거나 공급선 변경 어려워
안전 문제 때문에 장기간 테스트 필요
  • 등록 2021-03-25 오후 4:14:30

    수정 2021-03-25 오후 9:35:07

[이데일리 피용익 배진솔 기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까지 나서 사태 해결에 힘쓰고 있지만,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을 갑자기 늘리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예측 실패에다 반도체 공장에 영향을 주는 자연재해와 사고까지 겹친 상황에서 단기간에 수급 균형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 예측 실패에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자동차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반도체 주문을 줄였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자동차가 잘 팔리자 반도체가 모자라 생산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주문이 줄어들자 반도체 업체들은 다른 제품 생산을 늘렸기 때문에 갑자기 늘어난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연재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부추겼다. 대만 TSMC는 가뭄 때문에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고, 미국 텍사스 주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NXP와 인피니온의 공장이 멈춰섰다. 르네사스 일본 공장은 최근 화재가 발생해 복구까지 수 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독일 인피니온 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자체 생산 외에도 첨단 공정이 필요한 제품은 TSMC와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생산을 갑자기 늘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장기간 동안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특정 자동차를 위해 설계된 반도체를 다른 업체가 대신 생산하기도 어렵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한 반도체 업체가 자연재해 때문에 반도체를 만들지 못한다고 해서 완성차 업체가 공급선을 쉽게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한, 어느 반도체 회사가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었다고 해서 그걸 곧바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올해 안에 끝나리라고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지속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재고로 어느정도 버텨 왔지만, 이제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김용진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은 “반도체 회사들은 캐파를 유동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아서 생산량 증가가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일반 반도체보다 유연한 대응이 더 어렵다”라며 “지금 상황에선 현대차(005380)가 4월쯤 생산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도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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