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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춰줄 줄 알았는데…” 금감원, 하나銀 제재 결론 또 못내

금감원, 하나은행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두번째 제재심
‘친시장’ 정은보 취임 후 제재수위 경감 기대
결론도출 실패에 추후 속개키로
일각선 “솜방망이 처벌 안돼” 경고
  • 등록 2021-12-02 오후 9:14:49

    수정 2021-12-02 오후 9:14:49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제재 수위 결정을 다시 미뤘다.

금감원은 2일 오후2시부터 제재심을 열고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에 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심의했다. 지난 7월 15일 1차 제재심에 이은 두 번째 심의였지만, 이날도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 측 관계자와 검사국의 진술·설명을 충분히 청취하면서 심도있는 심의를 진행했다”며 “오늘 심의를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은 추후 다시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다음 회의 날짜는 아직 미정”이라고 했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펀드(871억 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1100억 원), 독일해리티지펀드(510억 원), 디스커버리펀드(240억 원)를 묶어 하나은행의 제재 수위를 논의, 하나은행이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를 한 잘못이 있다고 보고 2019년 12월 하나은행에 기관경고, 지성규 하나은행 부회장(전 은행장)에 문책경고를 통보한 바 있다. 은행 임원에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확정되면 재직 중인 임기는 수행할 수 있지만 이후 3년 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능해 사실상 금융권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제재심은 이날 시장자본법상 불완전판매에 따른 제재 수위만 다뤘을 뿐,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마련 위반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하나은행처럼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돼 문책경고를 받은 우리금융의 손태승 회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하고, 금감원이 항소하는 등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법원 판단을 지켜보면서 하나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마련 위반 문제를 다룰 제재심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이날 제재심은 정은보 원장 취임 후 처음 다뤄진 굵직한 사안이란 점에서 주목 받았다. 취임 일성으로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고 밝히는 등 정 원장이 그간 보여온 친시장 면모가 이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전망에서다. 금융업계에선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 수위 경감을 점치기도 했다. 정 원장이 금융지주, 시중·지방은행 등 업권 최고경영자들과의 릴레이 간담회에서 사후적 감독보다는 사전적 예방에 무게를 둔 감독방향을 제시해온 점도 제재 수위 완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앞세워 금융사와 CEO의 징계를 밀어붙였던 전임 원장에 사실 불만들이 있었다”며 “CEO들과 잇따라 만나온 정 원장의 행보를 감안했을 때 제재 수위를 낮춰줄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 원장은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전 은행장)이 제재 대상에서 빠지면서 벌어진 논란에도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자산운용업계 CEO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함 부회장의 제재 대상 제외는)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감독·검사·제재는 예외 없이 법의 테두리 내에서 원칙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 함 부회장 제제 건도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은 함 부회장의 책임을 묻고 있지만, 함 부회장이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 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위반으로 이미 제재를 받았으므로 이번 제재 대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국회의원을 지낸 채이배 총리특별보좌관은 “금융소비자들의 막대한 피해를 낳았음에도 제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누가 믿고 사모펀드에 투자하겠나”라며 “시장 질서를 잡고 시장을 살리려면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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