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목소리...아르코예술극장 '없는 극장'

개관 40주년 기념 관객참여형 특별전
코로나19로 위기 맞은 극장 자체에 주목
헤드폰 너머로 말걸듯 관객에게 말 건네
  • 등록 2021-04-08 오후 7:09:49

    수정 2021-04-08 오후 7:09:49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1981년 서울 종로구에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문예회관’으로 문을 열어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은 아르코예술극장.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는 극장에 들어서서 비치된 헤드폰을 쓰고 극장 곳곳을 돌아다니면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극장 1층 마로니에 공원이 내려 보이는 창가에 가면 전 애인과 극장에서의 추억을 되새기는 여성의 이별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컴컴한 지하 연습실에서는 삼각형 조형물들 사이로 팔을 가진 로봇이 홀로 움직이고 있다. 그 사이로 연극이 사라지는 것을 한탄하는 배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렇듯 극장 곳곳에서는 어느순간 존재했을 사람들의 목소리가 유령이 말을 걸듯 흘러나온다.

8일 오후 관람객들이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40주년 기념 특별전 ‘없는 극장’을 감상하고 있다. 관객참여형 전시인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헤드폰을 끼고 자유롭게 극장을 돌아다니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아르코예술극장이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없는 극장’을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아르코예술극장이 문을 열었던 4월 1일에 맞춰 이달 1일부터 한 달간 극장 로비와 지하연습실 등에서 개최된다.평소 관객이 들어갈 수 없었던 지하연습실 공간과 1층과 2층 로비 구석구석을 헤드폰을 끼고 둘러 볼 수 있는 관객참여형 전시로 진행된다. 실제 8일 찾은 극장 곳곳에서 헤드폰을 끼고 전시를 감상하는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관람객은 창밖을 바라보기도, 극장 벤치에 앉아있기도, 또는 극장에 설치된 조형물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각자 나름대로 전시를 즐겼다.

전시는 코로나19로 공연예술 장르 자체가 세계적인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에 주목했다. 극장 공간 전체를 무대화하고 관람객을 주인공으로 초대한다. 김시습의 ‘금오신화’에 있는 ‘만복사저포기’의 양생과 귀신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폐허가 된 만복사지 터에서 착안해 권병준이 미디어 연출을 담당했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는 로비 1층에 설치된 ‘극장 이전의 극장, 반전된 캐노피’와 텍스트를, 건축가 최장원은 옆의 ‘극장 이후의 극장, 부유하는 기둥들’을 통해 공간설치를 맡았다.

배해률과 이홍도, 장영 극작가가 이야기를 지었다. 극장의 이편과 저편을 넘나드는 이야기들을 배우 김미수, 박지아, 윤상화, 이지혜, 최희진, 소리꾼 박수범이 들려준다. 헤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배우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실제 누군가가 다가와 말을 거는것만 같은 몰입감을 전한다.

전시는 이달말까지 진행되고, 관람시간은 1시간이다. 한 회당 최대 수용인원이 7명으로 네이버 예매사이트 에서 예약하면 된다. 관람료는 무료.

8일 오후 관람객들이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40주년 기념 특별전 ‘없는 극장’을 감상하고 있다. 관객참여형 전시인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헤드폰을 끼고 자유롭게 극장을 돌아다니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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