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 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 계열화를 이뤘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에서는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합종연횡’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연성과 창의력을 무기로 삼은 스타트업이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현대차는 전략 투자한 스위스 기업 웨이레이(Wayray)와 홀로그램 증강현실(AR) 기술을, 기아차는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벤처 출신인 브이터치(Vtouch)와 가상 터치식 제스처 제어 기술을, 현대모비스는 엠스타트(M Start) 공모전을 통해 선발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인 제네시스랩(Genesis LAB)과 탑승객 감정 인식 기술 등 신기술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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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레이는 자동차 분야를 특화해 홀로 그래픽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전 법규가 까다로운 자동차에 구현되는 기술은 가전제품보다 진입장벽이 높아 최상위급 신뢰도가 필수다.
글로벌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시장은 내년이면 36억 달러(약 4조3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도 웨이레이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웨이레이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전략 투자했다.
비탈리 포노마레프 웨이레이 최고경영자(CEO)는 “웨이레이의 홀로그램과 증강현실 기술을 실제 양산차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업이 필수”라며 “현대차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고객 중심의 기술 혁신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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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터치 기술은 3D 카메라를 통해 탑승자가 가리키는 손끝을 차량이 인식해 탑승자가 별도로 버튼 조작이나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고도 제스처를 통해 조명과 온도, 공조 및 각종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다. 탑승객은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 영화를 감상하다가, 손가락을 허공에 ‘톡’하고 눌러 다른 영화를 선택하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박수 소리로 조명을 끄거나, 스마트폰으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방식을 뛰어넘는 첨단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브이터치는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 CES 전시장에서도 자율주행차 혁신 편의기술로 소개됐다.
세계적 IT 기업인 구글·인텔·마이크로소프트가 제스처 기술 업체를 인수하고 전자 기업인 삼성·LG·소니는 자체개발에 나설 정도로 제스처 기술 시장은 뜨고 있다.
이에 브이터치는 손끝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포부다. 김석중 브이터치 대표는 “조만간 양산차에도 브이터치 기술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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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복 제네시스랩 대표는 “운전자의 감정을 인식해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은 시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모비스와 시너지를 통해 차량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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