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발사대 탑재 3000t급 안무함…'핵잠수함' 초석 놓다

장보고-Ⅲ Batch-Ⅰ1번함 도산 도산안창호함 이어
봉오동·청산리 전투 안무 장군 이름 딴 2번함도 진수
이번 3000t급 이어 3600급 3척 및 4000t급 추가 건조
4000t급 핵추진 잠수함 전망…향후 항모전투단 건설
  • 등록 2020-11-10 오후 7:00:00

    수정 2020-11-10 오후 9:18:43

[거제(경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해군이 운용할 두 번째 3000t급 중형 잠수함이 10일 처음으로 바다에 몸을 담갔다. 한국형 잠수함 건조 세 번째 사업인 ‘장보고-Ⅲ’ 배치(Batch)-Ⅰ2번함이다. 배치는 동형 함정을 건조하는 묶음 단위다. 배치 Ⅰ→Ⅱ→Ⅲ로 갈수록 함형 발전과 성능 개선이 이뤄진다.

따라서 배치-Ⅱ 잠수함은 이번 배치-Ⅰ 보다 규모가 큰 3600t급이 될 예정이다. 이후 배치-Ⅲ는 4000t급으로 더 커진다. 특히 기존 디젤엔진 기반이 아닌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하는 추진체계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배치-Ⅰ 잠수함 건조로 대한민국은 중형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진수한 10여개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배치-Ⅰ 잠수함이 이른바 ‘핵추진 잠수함’의 밑그림인 셈이다.

10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해군의 3000t급 중형잠수함(장보고-III Batch-I) 2번함 안무함 진수식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봉오동·청산리 전투 주역, 잠수함으로 부활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이날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장보고-Ⅲ 배치-Ⅰ2번함의 진수식을 개최했다. 배치-Ⅰ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2018년 9월 진수 이후 해군 인도를 앞두고 있다.

함정 진수식은 건조된 선박을 물에 처음 띄우는 행사다. 이날 진수식은 주빈 부인이 진수 줄을 자르는 관습에 따라 서욱 국방부 장관 부인인 손소진 여사가 손도끼로 함정에 연결된 진수 줄을 절단했다. 함정명은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전의 주역인 안무 장군의 이름에서 따와 ‘안무함’으로 정했다. 독립운동에 공헌했거나 광복 후 국가발전에 기여한 인물을 사용해 온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날 진수식에는 안무 장군 친손녀인 안경원(90) 여사를 대신해 그녀의 아들 강용구(67) 씨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안무함은 길이 83.3m, 폭 9.6m 크기로 장보고-Ⅱ급 잠수함 대비 2배 정도 커졌다. 5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수중 최대속력은 20kts(37㎞/h) 이상이다. 기존 잠수함보다 더 빨라 적 잠수함을 추격하며 격침할 수 있다. 수중 잠항기간 역시 늘어 작전 능력이 향상됐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도 6개다. 우리 군은 향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SLBM 보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안무함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민·관·군 협력으로 잠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투 체계와 수중·수상 탐지 체계인 ‘소나’(Sonar)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개발 장비를 탑재했다. 함정의 전체 국산화 비율이 76%에 달한다. 안무함은 향후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22년 해군에 인도된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해군의 두 번째 3000t급 잠수함 ‘안무함’의 진수식이 10일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리고 있다. 안무함 뒤로 첫 번째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정박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와 ‘핵잠수함’ 협의 주목

잠수함은 어디서 떠올라 어디를 위협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해양 패권 경쟁 가속화로 이를 견제할 ‘고슴도치 전략’으로서 잠수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누군가 고슴도치를 공격하면 그 가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되는 것처럼 강력한 전쟁 억제와 보복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해군은 209급(장보고급·1200톤급) 잠수함 9척과 214급(손원일급·1800톤급) 잠수함 9척 등 총 18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24년까지 3000t급 장보고-Ⅲ 배치-Ⅰ3척의 건조를 끝내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600t급 배치-Ⅱ 잠수함 3척을 추가로 건조한다. 이후 배치-Ⅲ 3척까지 총 9척을 순차적으로 전력화 해 기존 1200톤급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이다.

특히 아직 추진체계가 결정되지 않은 배치-Ⅲ 3척은 핵추진 잠수함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 핵추진 잠수함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머잖아 도입 추진이 가시화될 걸로 보인다. 핵추진 잠수함은 선체 내 소형원자로의 농축우라늄이 다 탈 때까지 최대 20~30년 동안 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이론상 연료 교체시까지 잠항할 수 있다. 항해속도도 재래식 잠수함 보다 3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격멸하는데 가장 유용한 전력이라는 얘기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해군은 핵심 전력인 경항공모함과 함께 한국형 차기 구축함, 4000t급 잠수함 등을 갖춘 선진 대양해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항모에 핵추진 잠수함과 이지스함을 더하면 소규모 항모전투단을 구성할 수 있다. 항모전투단은 동북아에서 해양 세력 균형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인 우라늄 농축 상한선을 20%로 제한하고 있다. 또 군사적 목적으로의 이용도 금지하고 있다. 향후 바이든 미 행정부와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위한 한미 간 협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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