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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워치]독립 얻고 존재감 잃은 한은사(韓銀寺)

국감서 소극적·관성적 업무 질타 쏟아져
내부서도 폐쇄적·한계적 문화·업무 불만 커져
스스로 역할 한계 짓고 전문성 키워주지 못해
외부에 맡긴 조직진단 연내 마무리, 개선 추진
  • 등록 2020-10-19 오후 6:12:43

    수정 2020-10-19 오후 10:31:38

△한국은행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한국은행의 독립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보된 것 같은데 너무나 조용한 절간이다.”

중앙은행의 화폐 발권력이 정권으로부터 분리돼 정치적 개입 없이 정책을 펼 수 있는 선진적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한 야당 의원의 입에서 나왔다. 실제 한은 안팎에서 느끼는 한은의 독립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하지만 뒤이은 ‘절간’이라는 평가는 뼈아프다. 독립성이 커지며 운신의 폭이 커지자 오히려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이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지적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한은의 소극적이고 관성적인 업무 태도에 대한 의원들의 따가운 질책이 쏟아졌다.

한은 조직 내부에서도 경직된 조직 문화와 이로 인한 업무적 한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직 안팎에서 한은이 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연구를 찾기도 힘들고 공개적 논의를 위한 한은의 역할도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폐쇄성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딱하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은 내부에서는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는 인식과 함께 통계만 쏟아내는 통계청 하청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금리·저물가가 뉴노멀로 자리잡은 경제구조 변화 속에서 한은은 기존 정책수단만으론 한계가 명확한데도 여전히 기존 역할에만 머무른다는 것이다.

한은의 폐쇄적이고 소극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직장인 익명 SNS인 블라인드에 한은 전·현직자들이 평가한 한은 사내문화는 5점 만점에 2.3점에 불과했다. 상당수가 보수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단점으로 꼽았다. 업무에 대해서는 ‘업무를 위한 업무를 한다’, ‘모니터링하고 보고서를 쓰는 게 전부’라는 등의 업무 비효율성과 전문성을 쌓기 어려운 환경에 대한 불만이 주를 차지했다.

인사 및 보수체계에 대한 불만도 높다. 한은 직원들은 순환근무로 통상 2년마다 부서를 옮기는데 전문성을 쌓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금융 공공기관끼리 비교한 한은의 보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점차 좋은 인적 자원의 유입이 어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실제 지난해 기준 한은 직원의 평균 보수는 9906만원 수준으로 산업은행(1억988만원), 금융감독원(1억517만원), 수출입은행(1억205만원) 등에 미치지 못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남은건 중앙은행이란 이름값 뿐”이라는 자조까지 나오고 있다.

한은의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건 폐쇄성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외부활동이 인센티브로 이어지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내부적으로 보고 말기에는 아깝게 느껴지는 연구들도 밖으로 확장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의 위기감은 결국 창립 70주년을 맞아 중장기 과제 중 하나로 ‘활기차고 역동성 있는 조직’을 위한 경영인사 전반 개편으로 이어졌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로부터 조직문화 진단 컨설팅을 받고 있다.

조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한은의 비전과 전략, 구성원에 대한 동기부여 등 주요 영역에 대한 인식수준을 진단하는 조사는 이미 완료했고 현재는 직급별, 부서별로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BOK2030’ 장기계획의 하나로 ‘경영인사 혁신’을 위한 제반작업의 일환”이라며 “컨설팅 결과가 실제 조직 개선 작업에 반영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서베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컨설팅그룹이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것까지 연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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