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목선 사태' 잊었나…'北 GP 총격', 논란 키운 軍

  • 등록 2020-05-12 오후 7:30:00

    수정 2020-05-12 오후 10:12:5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군이 지난 3일 비무장지대(DMZ) 내 우리측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한지 10일 가까이 지났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도 우리 군 대응이 언제 얼마 간격으로 이뤄졌는지, 북한군과 우리 군이 사용한 총기 종류가 무엇인지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총격 사건 발생 시 기본적으로 공개해온 것들인데도 말이다. 대신 사건 당일 언론 설명에서 북측의 우발적 오발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서너 가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의혹이 터져나왔다. 사건 발생 시간대는 북측의 병력 교대 시간이 아니라는 지적과 ‘현장지휘관’인 GP장 판단이 아닌 사단장에게까지 보고돼 총성 20분 이후 대응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이렇다 할 해명은 없었다. 북측에 보낸 전통문에 항의나 사과 요구 없이 재발방지 촉구 내용만 담겼다는 의혹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이번 총격에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고사총’ 사실 여부는 인정하지 않은채, 유효사거리가 1.4㎞이기 때문에 의도적 도발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합참은 2018년 국회에 고사총 유효사거리가 지상에서 3㎞라고 보고한바 있다. 항공기를 공격하는 고사총을 지상으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도 “당시 왜 3㎞라고 보고했는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대응사격에서 K-6 기관총의 원격 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에도 침묵하고 있다.

꼭 작년 6월 북한 목선 사태를 보는듯한 착각이 든다. 당시에도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에서 발견됐고, 지나가던 민간인 신고로 조치를 했다고 했으면 큰 문제될게 아니었다. 하지만 바다에 표류하다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했다고 해 논란을 키웠다. 언론의 계속된 보도에 군 당국은 우왕좌왕했다.

군은 ‘우발적 오발’이라는 평가 대신 국민들에게 정확한 사실만을 전달하면 될 일이다. 침묵 대신 제기되는 의혹에도 적극 나서 국민 불안을 최소화 해야 한다. 군이 북한 목선 사태의 교훈을 잊은듯 하다.

DMZ 내 우리 군 GP 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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