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집행유예 석방'…긴박했던 롯데의 하루

롯데지주 '홍보·법무·비서진', 월드타워-법원 오가며 '숨가쁜 일정'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긴장 속에 업무 시작
재판정서 판결문 듣으며 '유죄' 탄식, '집유' 안도의 한숨 교차
홍보임원 "8개월 간 재판 쫓아다녔는데…만감교차"
  • 등록 2018-10-05 오후 9:52:47

    수정 2018-10-05 오후 9:52:47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이 열린 5일. 신 회장의 집무실을 비롯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 사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는 이른 아침부터 적막감이 흘렀다. 비 내리는 추적추적한 날씨가 그룹의 침울한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어두웠던 롯데월드타워 사무실에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 출근했다. 그룹의 총수인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의 운명이 결정되는 날. 롯데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고, 출근길 발걸음은 무거웠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이날 신 회장의 재판 관련 업무 이외에 그룹의 해외 사업 등 일상적인 업무도 차분하게 이어갔다. 황 부회장은 지난 2월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 수감된 신 회장을 대신해 비상경영위원장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신 회장이 재판을 받을 때마다 법원에서 직접 현장을 챙긴 홍보임원의 전화기에선 불이 났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재판에 앞서 내외부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서도 현장 취재진의 동향을 살피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신동빈 회장의 선고를 앞두고 법정에 입장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 서관 입구에 롯데 측 관계자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송주오 기자)
이날 오후 2시30분 재판정에선 안타까움의 탄식과 안도의 한숨이 교차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비리에 연루된 혐의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면세점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뇌물로 추가 지원했다는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재판을 받아왔다. 항소심 재판부는 롯데면세점 특허 취득과 관련해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며 1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일순간 롯데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내 반전이 일어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지원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것”이라며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것이다. 재판정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1시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황 부회장은 재판정을 빠져나오며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판결에 만족한다는 표정이었다. 홍보담당 임원 A씨는 “지난 8개월 동안 항소심 일정을 빠짐없이 챙겼다”며 “이번 재판에서 새롭게 주장한 사실이 일부 받아들여졌다”고 말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롯데그룹은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신 회장은 이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앞으로 일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수감 생활을 하며 많이 야윈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편안했다. 신 회장이 풀려난 건 구속 수감된 지 234일 만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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