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언급 R&D 27.4조 중 코로나 백신·치료제용 1500억원뿐

내년 감염병 전체 R&D 예산 4376억원
코로나19 대응 R&D 2236억...백신 치료제 1528억원
업계 "여러 후보물질 중첩 임상...선진국보다 작아"
  • 등록 2020-12-22 오후 5:55:54

    수정 2020-12-22 오후 10:15:37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노희준 강민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내년도 정부 총 투입 연구개발(R&D) 예산 27조4000억원 가운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는 실제 1500억원 남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코로나 백신 조기개발 프로젝트 ‘초고속작전’으로 연구개발 투자지원과 선구매 계약체결을 위해 투입한 금액이 화이자 한 곳에만 2조원이 넘는 것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연구개발(R&D) 예산 27조4000억원’ 가운데 내년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과 관련해 실제 투입되는 예산은 1528억원이다. 27조4000억원 가운데 내년 감염병 전체 R&D 예산이 4376억원이며 그 중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R&D 예산이 2236억원이다. 이 중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관련 예산이 1528억원이다. 이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과 관련해 투입한 1115억원보다 413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서 내년 (총 정부 투입) 연구개발(R&D) 예산 27조4000억원에 대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투입돼 코로나 극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밝혔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할당되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초기 단계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곳은 4군데다. 제넥신(095700)과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299660), 진원생명과학(011000)이다. 이들 모두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해 있다. 백신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이들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에야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제약회사가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금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100억원을 넘는 곳은 없다. 제넥신은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GX-19’ 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지원’ 사업의 협약대상 과제 기업으로 선정돼 올해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93억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셀리드 역시 과기부의 ‘아데노바이러스 백터에 기반한 1세대 및 2세대 코비드19 예방 백신 개발’ 과제에 선정돼 올해 하반기부터 3년간 37억원을 받고 있다.

후보물질 확보 단계에서 지원을 받은 곳은 이보다 지원금액이 더 적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4월 질병관리청의 연구개발 과제 ‘핵산 백신 플랫폼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후보물질 개발’에 선정돼 연구비 1억4500만원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3월 질병관리청의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선정돼 1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 금액 등이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는 후보물질 한 개를 준비해 단계적으로 임상에 나서는 일반적인 연구개발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펜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여러 후보물질을 준비하고 임상 단계를 중첩적으로 진행하면서 실패 상황을 가정해 임상에 나서고 있어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선진국들의 지원 규모에 비해서도 작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코로나19 백신 개발 임상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됐던 제넥신의 경우 최근 임상 1상 단계에서 후보물질을 GX-19N으로 교체했다. 임상 1상 결과 해외 제약업체와 비교했을 때 후발주자로서 기존 후보물질(GX-19)의 임상 결과가 좋지 않아 후보물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 때문에 제넥신은 애초 이달 안에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었지만 1상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만큼 결과 도출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지원받은 금액만 봤을 때는 충분한 금액이 아니다”며 “임상에 들어가면 개발비가 많이 든다. 정부가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려고 한다면 의지를 갖고 지원금액을 대폭 늘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시험대행기관(CRO)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개발 임상에 참여하는 1명의 비용은 대략 30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화이자는 3만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백신 개발 및 확보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의 경우 백신 개발 및 선구매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었다. 실제 8월 기준으로 미국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20억원 달러(2조2000억원)를 투입했다. 아울러 모더나에는 10억달러(1조1000억원), 노바백스에 16억달러(1조8000억원), 아스트라제네카에 12억달러(1조3000억원), 존슨앤존스에 15억달러(1조7000억원), 머크에 4000억달러(440조), 사노피·GSK에 21억달러(2조3000억원) 등을 투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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