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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비선 실세’로 지목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딸 정유라(20)씨의 각종 특혜 의혹 관련,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17일 직접 말문을 열었다.
최 총장은 이날 오후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교직원과 학생 등 교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그간 언론의 집중을 받은 의혹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설명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긴 코트에 짙은 갈색 목도리를 한 최 총장은 몰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여 3분여 간 발길을 옮기지 못하다 굳은 표정으로 간담회장에 들어섰다.
언론에는 비공개로 한 이 자리에서 최 총장은 “입학 과정과 학점 이수 등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과 관련, 어떤 특혜도 제공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관 점거 농성 중인 학생과 교수협의회의 총장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사퇴는 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송 부총장은 “학생 전부도 아니고 교수 역시 일부”라며 “(총장이)사퇴를 해야 할 정도로 잘못을 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거듭되는 의혹에도 모르쇠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던 김혜숙 교수협의회 공동회장은 간담회 직후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짤막하게 답한 뒤 자리를 떴다.
최 총장이 직접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교내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도 “학교 당국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19일 오후 총장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교수들이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는 것은 1886년 개교한 이화여대 13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지난해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씨는 입학·학사 운영 관련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말쯤 휴학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