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비서실·기자실 한 곳에…제왕적 대통령 벗어나 소통

대통령집무실 2·5층…보조집무실에 한미정상회담 접견실 설치
3층 5수석실·안보실…4~10층 민관합동위 분산 배치
“윤 대통령, 한 공간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현안 논의”
집무실 담장 허물고 울타리로…용산공원 조성도 속도
  • 등록 2022-05-10 오후 7:28:10

    수정 2022-05-10 오후 9:09:56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제왕적 이미지를 벗고 소통 중심의 친근한 집무실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그 결과물로 청와대를 나와 용산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용산시대’의 개막을 알린 새 집무실은 윤석열 정부 출범 하루 전날 본격적인 가동 준비를 마쳤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이틀 앞둔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 취임 후 이용할 집무실의 이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새 집무실, 백악관 웨스트윙 수평적 구조와 닮아

먼저 대통령 집무실은 청사 2층(주 집무실)과 5층(보조 집무실)에 마련됐다. 대통령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다 보니 방탄유리로 보호된다.

다만, 지난달 말 진행한 한미군사훈련으로 국방부의 이사가 늦어진 2~4층의 경우 공사가 아직 진행중이다. 2층 집무실도 이르면 다음달께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2층 주 집무실이 완공되면 5층 집무실은 ‘제2집무실’이 된다. 5층은 애초 2층 공사가 늦어지면서 취임 직후 임시로 사용할 집무실로 계획됐지만, 윤 당선인 측은 경호와 보안을 감안해 ‘더블 집무실’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각 집무실 옆에는 접견실과 회의실, 부속실 등이 설치된다.

윤 당선인은 임기 첫날인 10일 오후부터 외교 사절들을 5층 접견실에서 만났다.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진행하기로 잠정 확정했다.

이밖에 2층에는 비서실장 사무실과 국무회의실, 대강당 등이, 3층에는 5수석(정무·홍보·시민사회·경제·사회)과 비서관실, 안보실장 집무실이 마련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나와 최고 지성들과 가까이서 머리를 맞대고 일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3층에는 ‘5수석’들이 자리 잡게 됐다. 수석들이 2층과 5층에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을 수시로 오르내리며 소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6층은 비서실, 9층은 경호처가 자리했다. 나머지 4~10층엔 민관 합동위원회가 분야별로 나눠 입주할 예정이다.

이 같은 집무실 구성안은 미국 백악관 ‘웨스트 윙(West-wing)’의 수평적 구조와 닮아 있다. 웨스트 윙에는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와 내각 회의실, 부통령실, 비서실장실, 대변인실, 국가안보보좌관실 등 주요 참모들의 사무실이 수평으로 배치돼 있다.

윤 대통령은 웨스트 윙을 모델로 삼고 대통령과 참모들이 토론하고 일하는 공간을 국민이 직접 지켜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측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한다”며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들의 방에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를 나누듯 윤 대통령도 한 공간 속에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전용 엘리베이터 역시 따로 두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통령 주 집무실 아래층인 1층은 기자실(국민소통관실)로 운영된다. 기존 청와대 춘추관(기자실)이 대통령 및 참모진의 업무 공관과 완전히 분리된 것과 달리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한 건물에 있게 된 것이다. 1층엔 110여석의 출입 기자석과 자유석, 기자회견장이 마련됐다.

지하 2~3층에는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설치돼 북한 도발 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이곳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으며 북한의 군사동향과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지하 1층은 식당이나 편의점 등이 들어선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대통령실 명칭 15일까지 공모 후 내달 초 발표

아울러 대통령실 건물 외곽 높은 담벼락은 철거되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2.4m 높이의 울타리를 칠 계획이다.

백악관 집무실이 가운데가 뚫린 담장 너머 공원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용산 집무실도 담벽을 허물고 낮은 울타리만 설치해 언제든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후 집무실로 들어가기 전 인근 경로당과 어린이집을 찾아 환영 인사를 받았다.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일종의 전입신고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어르신들, 동네에 이제 오게 됐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한 어르신은 “용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동네가 뭐 관공서(대통령 집무실)가 들어왔다고 복잡하지 않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대체할 새 대통령실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오는 15일까지 공모를 진행한 후 전문가, 역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 논의 후 다음달 초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가칭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국민의 집)를 제안한 바 있다.

집무실 이전과 함께 용산공원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용산기지 전체 면적(203만㎡)의 4분의 1인 50만㎡를 반환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군이 반환한 부지는 전체의 10% 수준인 21만8000㎡다.

부지를 반환받은 후에는 토양오염 정화공사 등을 진행하고, 공원 조성이 가능한 곳에는 즉시 공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용산공원에는 2023년 정전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주한미군 순직자 94명을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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