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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혹한기에도 돈 몰리는 AI반도체…생태계 전쟁 시작됐다
- [이데일리 김현아 IT전문기자]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AI 반도체에 돈이 몰리고 있다. AI 반도체는 AI 연산이 가능한 반도체로, GPT-4나 클로드3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학습’과, 완성된 AI 모델을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필요한 ‘추론’ 영역 모두에서 필수적이다. 한국은 AI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韓 AI반도체에 관심인 일본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94%를 엔비디아가 장악한 가운데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이를 넘어서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I반도체는 AI서비스로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의 그래픽처리장치(GPU)운영 비용과 소모 전력을 줄여주기 때문에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테슬라, 구글, MS 등이 자체 AI 칩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그룹도 AI 전용 반도체 개발에 관심을 두고 AI에 10조 엔(약 88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7일 한국의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일본에는 AI 반도체 회사인 프리퍼드네트웍스(PFN)가 있지만 서버용 AI 반도체를 개발하지 않는다.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학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는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의 GPU가 유일하다”면서도 “추론 쪽에서는 한국 기업이 경쟁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여러 메뉴를 제공하는 분식집과 정면 승부는 무리이지만, 특정 메뉴(추론용)에서 경쟁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혹한기에도 투자 받는 AI 반도체 스타트업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343억달러(약 46조4936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투자 유치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30여명 규모 리벨리온은 올해 1월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해 누적 2800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사로는 KT(030200)와 카카오(035720) 외에도 싱가포르 파빌리온 캐피탈, 프랑스 코렐리아 캐피탈, 일본계 벤처캐피탈인 DGDV 등이 있다.SK그룹의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지난해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시리즈B)을 진행 중이다. SK그룹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포함하면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397억원에 달한다.CES 2024에서 AI 성능 최적화를 위한 AI 반도체로 구성된 ‘올인포 AI 토탈 솔루션’으로 3관왕에 오른 딥엑스는 이달 초 11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딥엑스 2대 주주가 된 스카이레이크 에쿼티파트너스는 ‘미스터 반도체’라 불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회사다.한국 스타트업만 잘나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CEO가 이끄는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가 주도한 펀드를 통해 1억달러(한화 1356억원)를 유치했다. 이 중 절반인 5000만 달러를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와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CPU 및 AI 보조 프로세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에 도전…생태계 전쟁세계 2위의 파운드리와 1위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이 AI 반도체 설계 능력을 더한다면 급증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한다”며 “소버린 AI 추세에 따라 사우디, 동남아, 유럽 등을 대상으로 수출이 가능하도록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최근 인텔 ‘가우디2’ 기반의 AI 연구센터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함께 국내에 만들기로 한 것도 엔비디아 칩을 구동하는 핵심 소프트웨어(SW)인 ‘쿠다(CUDA)’의 지배력을 해소해 AI 반도체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트럼프는 방위비협정 깰 수 있어…韓, 무기구매 활용 협상해야”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미국 안보전문가들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경우에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과 적절한 방위비 분담 이유를 설명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도 납득할 것이라고 했다.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에 앞서 미국 측 수석대표인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8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19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21~23일 사흘간 서울에서 제12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23~25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1차회의를 가진 이후 한 달 만이다. 우리 측 대표는 이태우 전 주시드니총영사, 미국 측 대표는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다.이번 SMA는 2025년 말 종료를 1년 8개월여나 남겨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시작됐다. 11차 협상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분담금 인상 요구로 파행을 거듭했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아산플래넘 2024’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리스크가 있지만, 굳건한 한미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협상이 잘 타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대통령에게 (SMA를) 파기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 한국이 좀 더 방위비를 분담해줬으면 하는 생각은 여전해 보인다”며 트럼프가 재집권시 협상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다만 그는 “트럼프가 4년전 보다 똑똑해졌기 때문에 분담금을 공유하는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30억달러가 들어야 한다면 더이상 F-35 전투기를 안 사고, 레이더를 못 산다고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이 ‘아산플래넘 2024’ 참석을 계기로 연 기자회견에서 말하고 있다.(사진=아산전략연구원)이어 “미국 국방부가 이런 부분을 예산에서 뺀다면 미국 방산 기업이 타격받을 텐데, 이게 트럼프가 원하는 방향일지 의문”이라며 “이런 부분을 한국 정부가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랜들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미·중 경쟁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군철수를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한국이 핵능력을 레버리지 삼아서 협상을 벌일 수 있다고 했다.미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을 분석한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주한미군이 바로 철수하거나 감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라 100% 단언할 순 없다”며 “한국, 일본이 미군을 철수했을 때 핵능력을 개발해도 되냐 설득하면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부분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은 1991년 이래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몫을 정하는 SMA 협정을 하고 있다. 한국의 분담금은 △인건비(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내 시설 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 3개 항목에 사용된다.11차 SMA에 따라 정해진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은 1조1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인상했고, 이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했다. 과거 7~10번 만났던 협상과정을 미뤄볼 때 4월에 시작한 12차 SMA는 미국 대선 전에 마무리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 측 수석대표인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SMA 협상은 우리 동맹의 중요성, 두 나라의 관계, 그리고 서로에게 주는 지지에 관한 것”이라며 “좋은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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