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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8명 지원금 月500만원 유흥비로"...결국 멍든 채 숨진 8살
  • "자녀 8명 지원금 月500만원 유흥비로"...결국 멍든 채 숨진 8살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달 강원 강릉에서 숨진 8살 아이가 생전에 부모로부터 학대, 유기, 방임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녀가 8명이었던 이 가족은 매달 500만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받았지만, 대부분 유흥비에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강원경찰청은 지난 16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부모 등 3명을 구속했다.8살 A군은 지난달 4일 오전 11시 27분께 강릉시 노암동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사망 열흘 전 A군의 눈에 멍이 든 것을 발견한 학교 교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신고 당일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확인에 나섰으나, A군은 이렇다 할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경찰과 전담 공무원은 같은 학교 1학년인 A군의 동생과도 면담했으며, “삼촌(B씨)이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시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학대 정황을 살폈고, 몸이 좋지 않다며 닷새간 학교를 결석한 A군은 결국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 어머니는 “지난 3일 저녁 아이가 깨어 있다 잠이 든 모습을 목격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군은 발견 당시에도 왼쪽 눈에 오래된 멍이 들어 있었다.경찰은 A군 부모와 삼촌으로 불리던 동거인 B씨 등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금융계좌 거래명세 분석, 참고인조사 등을 통해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 A군이 사망에 이를만한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피의자들의 지속적인 학대, 방임, 유기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17일 SBS에 따르면 그 근거는 강릉시가 부부에게 지급한 보조금이다.재혼 가정으로 자녀만 8명인 이 가족에게 생계와 주거급여, 아동과 양육수당 등 매월 400~500만 원 수준의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대부분 유흥비 등에 쓰인 것을 경찰은 금융계좌 내역을 통해 확인했다.또 2년 전 아동 학대가 신고돼 자녀 중 1명은 이미 분리 조치 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강릉시는 보호 시설에 있는 자녀 6명에 대해 심리 치료에 나서는 등 지원 대책을 찾고 있다.
2024.05.17 I 박지혜 기자
‘대통령실 진입’ 대진연 회원 4명 구속영장 기각…“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 ‘대통령실 진입’ 대진연 회원 4명 구속영장 기각…“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용산구의 대통령실로 진입을 시도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서울 서부지법 신한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를 받는 대진연 회원 4명을 대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기각했다.신 판사는 “현 단계에서 피의자들을 구속해야 할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대진연 회원 20명은 지난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 특검’ 등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대통령실에 무단 침입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대진연 회원 10명이 지난 1월 영장 실질 심사를 받았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집단적 폭력행위를 계획하거나 실행하지 않았다”며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한편, 대진연 소속 회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마포구의 서부지법 앞에서 ‘구속영장 기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속 회원인 한 대학생은 “대학생 2명, 지인 2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그들 중 3명은 이번 투쟁과 관련 없는 사람”이라면서 “주동자와 배후세력을 찾겠다고 무리하게 구속영장 청구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대진연 회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2024.05.17 I 황병서 기자
생방송 유튜버 살해범이 입은 신상 '미용실 가운' 정체는?
  • 생방송 유튜버 살해범이 입은 신상 '미용실 가운' 정체는?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부산지방법원종합청사 앞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이던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50대 유튜버가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되는 과정에서 입은 검은 가운이 화제가 되고 있다.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로 압송되는 50대 남성 유튜버(사진=연합뉴스)지난 16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이날 A씨가 호송되는 과정에서 미용실 가운과 비슷한 ‘수갑 가리개’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경찰은 피의자가 수갑 찬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갑 가리개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일선 경찰서에는 수건이나 손 부분만 가려주는 자체 제작 수갑 가리개를 활용해 피의자가 수갑 찬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막아왔다.하지만 이날 A씨가 착용한 검정색 수갑 가리개는 상체 전체를 덮어 가리는 방식으로 수갑을 찬 모습이나 포승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이날 A씨가 입었던 검은색 가운은 부산 연제경찰서가 직접 업체에 의뢰해 자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연제경찰서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이후 업체에 맡겨 수갑 가리개를 제작하고 있는 단계”라며 “아직 미완성본이긴 하나 어제 A씨를 호송할 때 사용하게 됐다”고 뉴시스에 밝혔다.앞서 인권위는 피의자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갑 등 사용지침’ 관련 규정을 보완하라고 경찰청장에 권고했다. 관련 내용은 △포승을 사용하는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수갑 등 사용지침’ 등 관련 규정을 보완할 것 △보완된 관련 규정을 각 지방경찰청 및 경찰서에 하달하고 직무 교육을 시행할 것 등이다.이에 경찰은 지난 2월 밧줄형 포승 대신 벨트형 포승 도입을 확대하고, 피의자 호송 시 수갑 등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등의 일부 수용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인권위는 벨트형 포승줄도 외부에 노출되면 피의자 인권이 침해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봤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포승줄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호송용 조끼를 이용하고,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판초 형태의 가림막을 덧입는 형태로 자체 개발한 포승줄 가리개를 이용하고 있다”며 예시 사례도 전했다.지난 2022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자체 개발한 호송용 포승줄 가리개(사진=뉴시스)한편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 52분쯤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생방송 중이던 또 다른 유튜버 B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범행 직후 렌터카를 이용해 도주한 A씨는 1시간 40여 분만인 오전 11시 35분쯤 경북 경주에서 검거됐다. A씨와 B씨는 3년 전부터 각자의 유튜브 방송에서 서로에 대한 비방과 비난을 지속했으며, 최근에는 폭행 사건까지 이어져 법적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05.17 I 채나연 기자
‘대통령실 진입 시도’ 대진연 소속 회원 4명 구속 갈림길
  • ‘대통령실 진입 시도’ 대진연 소속 회원 4명 구속 갈림길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용산 대통령실로 진입을 시도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회원 4명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대진연 회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서울 서부지방법원은 1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건조물침입) 혐의를 받는 대진연 회원 4명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속 영장 청구 대상인 회원 4명은 이날 오전 9시 47분께 취재진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원으로 들어갔다.대진연 회원 20명은 지난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김건희 특검’ 등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대통령실에 무단 침입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앞서 대진연 회원 10명이 지난 1월 영장 실질 심사를 받았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집단적 폭력행위를 계획하거나 실행하지 않았다”며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한편, 대진연 소속 회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 마포구의 서부지법 앞에서 ‘구속영장 기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속 회원인 한 대학생은 “대학생 2명, 지인 2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그들 중 3명은 이번 투쟁과 관련 없는 사람”이라면서 “(검찰이) 주동자와 배후세력을 찾겠다고 무리하게 구속영장 청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4.05.17 I 황병서 기자
“‘파타야 살인’ 용의자 3명 신상공개” 디지털 교도소에 등장
  • “‘파타야 살인’ 용의자 3명 신상공개” 디지털 교도소에 등장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태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의 얼굴이 ‘디지털 교도소’에 게재됐다. ‘파타야 살인사건’의 용의자 3명.(사진=디지털 교도소)16일 ‘디지털 교도소’는 ‘태국 한국인 관광객 납치 살해 사건 이OO, 이OO, 김OO’이라며 용의자들의 얼굴을 공개했다.디지털 교도소는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로 ‘사적 제재’ 논란으로 폐쇄됐으나 최근 다시 개설됐다. 전날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한국 경찰이 파타야 한국인 남성 살해 피의자 3명 중 1명을 체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들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용의자 3명은 24세 이 씨, 27세 이 씨, 29세 김 씨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 일당은 지난 7일 피해자 모친에 연락해 “당신 아들이 마약을 버려 손해를 입혔다. 몸값 300만바트(한화 약 1억1000만원)를 보내지 않으면 아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중 24세 이 씨는 이달 초 태국 파타야에서 붙잡혀 현재 구속된 상태이며 27세 이 씨도 지난 14일 캄보디아에서 붙잡혔다. 김 씨는 현재 태국에서 미얀마로 도주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이들은 지난 3일 오전 2시쯤 태국 클럽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 D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D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어 호수에 유기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피해자의 열 손가락이 모두 훼손된 채 발견된 가운데 붙잡힌 피의자 중 한 명은 혐의를 인정하며 “피해자에 수면제를 먹인 뒤 의식을 잃자 차에 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유기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은 3인조 중 국내에서 체포된 24세 이 씨가 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매체는 한국 경찰로부터 수사 내용을 공유받은 현지 경찰의 말을 빌려 “피의자가 파타야로 가는 도중 다른 두 피의자와 목 졸라 죽인 뒤 시신을 통에 넣었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차로 이동하던 중 피해자가 의식을 되찾았고 몸싸움을 벌이던 중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는 주장이다.또한 손가락 훼손은 고문의 흔적은 아니며 사후 벌어진 것으로도 드러났다. 태국 경찰은 “차 안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숨진 피해자 손가락에 묻은 피의자 유전자(DNA)를 감추고 경찰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전했다.현재 공범 김 씨에 대해 한국과 태국 경찰이 공조해 추적 중이다.방콕 남부 형사법원은 살인과 불법 구금, 시신 은닉 등의 혐의로 이들 용의자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태국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 방침도 밝힌 상태다.
2024.05.17 I 강소영 기자
‘드럼통 살인’ 수면제 먹여...신체 훼손은 언제했나 보니
  • ‘드럼통 살인’ 수면제 먹여...신체 훼손은 언제했나 보니
  •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태국 파타야에서 발생한 ‘드럼통 살인’ 사건 피의자 중 한 명이 희생자에게 수면제를 먹여 납치한 후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이 나왔다.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살해·유기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은 3인조 중 국내에서 체포된 A씨가 1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6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매체는 “한국 당국에 따르면, 피의자 한 명이 파타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한국인을 살해한 것을 인정했다”며 “그는 파타야로 가는 도중 다른 두 피의자와 목 졸라 죽인 뒤 시신을 통에 넣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현지 경찰 소식통은 수사팀이 전날 한국 경찰 당국으로부터 수사 내용을 공유 받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범행을 인정했다는 피의자는 한국인 관광객 A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의식을 잃은 그를 차에 묶었다고 진술했다.파타야로 이동하던 중 A씨가 의식을 되찾아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목이 졸려 숨졌다는 게 피의자 측 주장이다. 실제 태국 법의학연구소 1차 부검 결과 피해자의 왼쪽, 오른쪽 갈비뼈와 앞 뼈에서 골절 흔적이 발견됐고, 호흡기 계통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경찰은 “’주먹과 무릎 등으로 상복부를 때렸다’는 피의자의 경찰 진술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피의자들은 시신을 플라스틱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를 부어 저수지에 갖다 버리는 식으로 은폐를 시도했다.신체 훼손은 사망 이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경찰은 “차 안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숨진 피해자 손가락에 묻은 피의자 유전자(DNA)를 감추고 경찰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으로 (신체 훼손 이유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고문 흔적은 아니라는 의미다.범행 동기는 ‘돈’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 마띠촌은 “고인이 (피의자들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보여주며 돈이 많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A씨 사망 이후로 추정되는 지난 7일 그의 계좌에서 170만 원과 200만 원의 돈이 두 차례 이체된 기록이 있다고도 밝혔다. 수신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처음부터 A씨가 범행 대상이었는지 역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태국 경찰은 지금까지 나온 증거와 피의자 진술 등을 종합할 때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2024.05.17 I 홍수현 기자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단지 내가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다"
  •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단지 내가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해 오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여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세요. 여성이나 어린이 같은 약자가 마음 놓고 공원도 가고, 화장실도 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세요, 그래서 이런 비극이 다른 가족에게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세요. 그래야 딸도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아요”지난 2016년 5월 17일,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년 뒤 피해자 A(사망 당시 23)씨의 어머니가 YTN을 통해 한 말이다.지난 2016년 5월 19일 ‘강남역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34) 씨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초경찰서에서 이동하기 전 취재진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8년 전 오늘,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400m가량 떨어진 3층짜리 건물 안 화장실에서 일면식도 없는 김모(당시 34) 씨가 휘두른 흉기에 A씨가 숨졌다.평범한 직장인인 A씨는 해당 건물 1층 주점에서 남자친구 등과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갔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약 1시간 30분 동안 건물에 숨어 있다가 남녀 공용 화장실에 들어간 A씨를 뒤따라가 범행을 저지른 김 씨는 “여성에게 자꾸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경찰과 검찰은 조현병 증상에 의한 범행이라며, ‘여성혐오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지었다.1심 재판부도 “정신감정인은 김 씨가 여성을 폄하하기보다 남성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며 “김 씨는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과 피해의식 때문에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 사건으로 ‘여성 혐오’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사건 직후 강남역 9번과 10번 출구는 “내가 살아 있는 이유는 단지 내가 그곳에 없었기 때문이다”라는 등의 추모 포스트잇으로 뒤덮였고, 서울 여성가족재단은 이러한 자료를 서울여성플라자 성평등도서관에 전시하기도 했다.여성단체들은 길거리로 나와 사건을 ‘여성 살인(페미사이드, femicide)’으로 규정하고 매년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남녀 공용 화장실을 없애고 공중 화장실 앞에 CCTV를 설치하거나 화장실 안에 비상벨을 다는 등 각종 여성 안전대책을 내놨다.하지만 대증요법에 불과할 뿐 이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8년이 지난 지금 여성 대상 흉악범죄는 ‘교제 살인’이란 이름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된 여성이 2~3일에 1명꼴이란 한 여성단체 분석이 나왔다.지난 6일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에서 의대생으로 알려진 남성 최모(25) 씨에게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살해됐다.지난 3월에는 경기도 화성에서 김레아(26)가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고 그의 어머니도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달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한 후 숨진 ‘거제 교제폭력’ 피해자 20대 여성에 대한 부검 결과 역시 폭행과 사망 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16년 5월 22일 서울 강남역 10번출구를 찾은 시민들이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교제 살인 전 폭력이 앞서기 마련인데, 한 성폭력상담실을 찾은 피해자는 “교제폭력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이 정도 폭행으로는 범죄가 성립이 안 된다’는 말만 들었다”며 “결국 내가 죽어야 사건이 성립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5월 13일자 이데일리 데이트 폭력·살인… 사람 죽었는데 여가부는 ‘잠잠’)결국 성인지 감수성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을 때도 “여성 혐오라는 차별적 구조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회학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젠더 감수성을 높여주는 교육을 일상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교제 살인’을 관통하는 사건의 기저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다.한편, ‘강남역 살인사건’ 범인 김 씨는 2016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형을 확정받았다.또 김 씨는 피해자 A씨 부모에게 5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A씨 부모는 2017년 5월 “딸이 기대여명보다 60년 이상 이른 나이에 사망했고, 갑작스러운 딸의 살해소식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됐다”며 “딸이 60세까지 얻을 수 있었던 일실수익 3억 7000여만 원과 정신적·육체적 위자료 2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다.소송에서 실제 배상액은 A씨 부모가 이미 받은 범죄피해구조금 7000여만 원을 제외한 5억 원으로 정해졌고, 재판부는 A씨 부모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A씨 부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이번 판결이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고통받는 피해자 부모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2024.05.17 I 박지혜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中과 양국 치안 총수회담…"초국경 범죄 공동대응"
  • 윤희근 경찰청장, 中과 양국 치안 총수회담…"초국경 범죄 공동대응"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16일 중국 공안부 본부에서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을 만나 양국 치안 총수회담을 하고 마약·전화금융사기 등 초국경 범죄 공동대응과 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윤희근 경찰청장은 16일 중국 공안부 본부에서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을 만나 양국 치안 총수회담을 하고 마약·전화금융사기 등 초국경 범죄 공동대응과 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경찰청)경찰은 양 기관의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치안 현안에 대한 협력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윤 청장의 중국 방문을 추진했다. 이번 만남은 2014년 이후 10년 만의 한중 치안 총수회담이다.윤 청장은 중국 공안부장과의 회담에서 마약·전화금융사기 등 초국경 범죄 공동대응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 범유행으로 중단된 운전면허 상호인정 협정과 초청 연수 등 인적교류 재개 방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논의했다.윤 청장은 그간 강남 마약 음료 피의자 검거·송환 등 주요사건 공조를 위한 중국 공안부의 적극적인 협조에 사의를 표하며 “이번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 기관이 전략적 치안 협력 동반자로서 양국 치안 환경을 개선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선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은 “양 기관이 긴밀히 협력한다면 마약·전화금융사기 등 초국경 범죄는 물론 미래 위기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화답했다.경찰 관계자는 “왕 부장은 중국 국무원 국무위원과 중앙정법위원회 부위원장 등 중국 정부 주요 직위를 겸하는 인물로 보통 외국 경찰 총수와 회담을 공안부 상무부부장에게 일임한다”며 “이번 윤 청장과 회담은 평소 한국 경찰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왕 부장의 특별한 관심을 보여준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양국은 개정된 ‘경찰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에 서명하고 적극적으로 이행하기로 했다. 이는 이번 회담의 주요 내용을 반영해 1996년 체결한 협약을 개정한 것이다. 업무협약에는 △초국경 범죄에 대한 대응 △인적교류 재개 △운전면허 상호인정(시험면제) 협정 추진 △해외 도피 사범 송환 협력의 의제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윤 청장은 이후 항저우로 이동해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검거 및 국내송환에 협조한 항저우 공안국에 감사패를 수여하고, 중국에서 근무 중인 우리 경찰 주재관들을 격려하는 간담회를 가진다.경찰청은 지난해 중국 주재 우리 경찰 주재관들을 통해 공안부와 공조, 중국에 거점을 둔 전화금융사기 단체 조직원 11명을 항저우에서 검거, 송환했다. 올해는 같은 조직원 29명을 중국 다롄에서 추가 검거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윤희근 경찰청장의 중국 방문으로 대한민국이 국제적 치안 중추 국가로서 역내 치안 안정에 이바지하고, 특히 마약·전화금융사기 등 양국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공안부와의 협력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05.16 I 손의연 기자
'횡령·배임 의혹'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구속영장 기각
  • '횡령·배임 의혹'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구속영장 기각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수십 억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횡령·배임 의혹을 받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6일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남 판사는 “범죄혐의 소명정도와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또는 지시 여부에 대한 증거관계와 이에 대한 피의자의 주장 내용, 수사 개시 및 진행 경과, 다른 핵심 관련자에 대한 수사진행 경과, 피의자의 사회적 유대관계 등을 종합해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법원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이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들이 사실은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저지른 범죄라는 것이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이 전 회장이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임원의 겸직이 금지돼 있음에도 여러 회사에 적을 두며 이중급여를 받았고, 이를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태광CC(태광컨트리클럽)를 통해 본인 소유 골프연습장 공사비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와 계열사 법인카드 8094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이와 관련 경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태광산업 본사 사무실과 임원 2명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지난 1월에는 법무부를 통해 이 전 회장의 출국금지를 조처했다. 이에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이 받는 혐의는 대부분 그룹 경영을 총괄했던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저지른 일들”이라며 반박했다.이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6월 수감됐다가 지난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2024.05.16 I 백주아 기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 신고했던 부모, 알고보니 아동학대범
  •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 신고했던 부모, 알고보니 아동학대범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지난달 강원 강릉에서 눈에 멍이 든 채 갑자기 숨진 8세 아동이 생전 부모로부터 학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게티이미지)강원경찰청은 16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부모를 포함한 피의자 총 4명 중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구속했다.경찰이 피의자들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금융계좌 거래명세 분석, 통신 수사, 참고인조사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한 끝에 아동학대 혐의를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대부분의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앞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부검 결과 사망에 이르게 할 외상이나 장기 손상은 없었으나 피의자들의 유기·방임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A군은 지난달 4일 오전 11시 27분께 강릉시 노암동 한 주택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A군 어머니의 요청으로 B씨가 “아이가 자다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으며, 구급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군은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A군은 왼쪽 눈에 오래된 멍이 들어 있었다.경찰 조사에서 A군 어머니는 “지난 3일 저녁 아이가 깨어 있다 잠이 든 모습을 목격했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아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지난 3월 25일 눈에 멍이 든 채로 등교한 A군을 발견한 교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신고 당일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조사에 들어갔지만, A군은 아동학대에 대한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경찰과 전담 공무원은 같은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아이로부터 “B씨가 (형을)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 같은 달 29일 시청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학대 정황을 살피던 중 A군이 돌연 숨졌다.경찰은 조만간 피의자들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2024.05.16 I 채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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