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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The Lord of the Media①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자동차 세일즈맨 마이클은 출근 전에 꼭 CNBC를 보고, 주식시장 이슈를 점검한다. 맨해튼까지 가는 통근 기차 안에서는 뉴욕타임즈를 읽는다. 고객 휴게실 TV에서는 ESPN이 양키즈 경기를 온 종일 방송한다. 은퇴한 마이클의 아버지는 골프광이다. 지난주 라운딩을 하다 발목을 접질려 지금은 골프채널을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어머니 로라는 요리를 할 때마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작은 LCD TV를 틀어놓는다. 채널은 60년대 흘러간 영화에 고정돼 있다. 마이클의 아들 톰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디즈니 TV에 몰두한다. `롤리, 폴리, 올리`를 보고 나면 G4 채널을 틀어, 새로 나온 엑스박스 게임 해설 프로그램을 본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아내 루시는 인터넷 상에 습작을 올리는 것이 취미다. 얼마전 루시에게 좋은 일이 있었다. 루시의 글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한 아동잡지사 사장이 출판을 제안한 것이다. 루시와 마이클은 원고료를 받으면 올란도의 디즈니 월드로 온 가족이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미국인들의 일상은 이처럼 방송, 신문, 잡지, 인터넷, 전화, 핸드폰 등 온갖 미디어로 채워져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기업이 운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케이블 자이언트` 컴캐스트가 이같은 꿈을 꾸고 있다. 컴캐스트는 지난주 월트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선언, 월가를 흥분시켰다. 디즈니는 `미디어 제왕`을 꿈꾸는 한 40대 사업가의 거대한 비전의 일부분일 뿐이다. ◇컴캐스트와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는 앞서 예로든 거의 모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를 근거지로 하는 컴캐스트는 미국 최대의 케이블 컴퍼니다. 필라델피아를 홈으로 하는 프로 아이스하키 팀, 프로 농구팀의 모기업이면서, `컴캐스트 센터`라는 종합체육관의 주인이기도 하다. 케이블 망으로 VOD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기간망 사업자이면서 골프채널과 게임채널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이다. 이런 컴캐스트가 ABC, ESPN의 모기업인 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컴캐스트는 1963년 설립됐다. 랄프 로버츠와 두 명의 동업자들은 미시시피 투필로에서 1200명의 가입자를 가진 작은 케이블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합병을 거듭, 지금은 5만9000명의 직원과 1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립자 랄프 로버츠는 올해 84살로 해군장교 출신이면서 와튼스쿨을 나왔다. 그는 1990년 아들 브라이언에게 CEO 자리를 물려준 후 지금은 명예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랄프는 5명의 자식을 뒀는데 그중 브라이언이 사업에 재주가 있었다. 브라이언은 아버지의 모교 와튼스쿨을 졸업한 후 컴캐스트에 들어와서 케이블 탑을 기어오르고, 집집마다 케이블을 설치해주는 등 바닥부터 일을 배워나갔다. 브라이언은 올해 44살이지만, 이미 30대에 컴캐스트의 진로를 바꾸는 중요한 합병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랄프는 차근차근 회사 규모를 키워나갔지만, 브라이언은 아버지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켜나갔다. 브라이언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왜 캐이블 컴퍼니에 머물러 있어야하나. 우리는 새로운 황금시대를 살고 있다. TV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브라이언은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고, 그 자금으로 프로 농구팀과 프로 하키팀을 인수하고 스포츠 전문 채널도 출범시켰다. 1998년에는 디즈니에서 12년간 일했던 방송전문가 스티븐 버크를 영입, 본격적으로 방송진출을 꾀했다. 브라이언은 미디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계속해 나갔다. ◇끝없는 전쟁의 시작 미국의 미디어 산업은 영화, TV, 게임, 뉴스, 인터넷, 신문잡지 등 엔터테인먼트와 매스미디어의 거의 전 영역이 `수직계열화` 바람에 휩싸여 있다. 6개의 거대한 `미디어 패밀리`가 미국, 실질적으로는 전세계 미디어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첫번째가 `비아콤-CBS-MTV` 그룹이다. 얼마전 슈퍼볼 대회에서 가수 자넷 잭슨의 가슴 노출 사건으로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이 그룹이다. 당시 슈퍼볼 중계는 CBS가 맡았고, 하프타임 쇼는 MTV가 제작했다. 두번째가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폭스TV-디렉TV-뉴욕포스트` 군단이다. 미국, 영국, 호주의 언론계를 지배하는 머독은 영화 007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영화에서 언론황제는 영국과 중국 간에 전쟁을 유도, 자신이 소유한 신문사에서 이를 특종보도토록 하는 엽기적인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세번째가 `GE-NBC-유니버셜비방디` 그룹이다. 세계 최대의 기업이라는 GE와 방송, 영화가 결합된 형태다. 네번째가 `타임-워너-CNN-AOL` 그룹이다. 이 그룹은 IT 버블기에 AOL을 간판으로 내세워 인터넷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MS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MS는 NBC와 손을 잡고 MSNBC를 만들어 이에 대항했다. 다섯번째가 `디즈니-ABC-ESPN` 진영이다. 공중파인 ABC와 스포츠 채널인 ESPN, 가족 채널인 디즈니가 결합된 가장 이상적인 `미디어 제후`다. 특히 디즈니가 보유한 엄청난 컨텐츠와 브랜드 이미지가 다른 그룹들을 압도하고 있다. 마지막이 컴캐스트다. 컴캐스트는 2001년 AT&T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미디어 전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AT&T브로드밴드 인수전은 여섯 제후들이 맞붙어 총력전을 펼친 최초의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브라이언이 이끄는 컴캐스트가 승리함으로써 미디어 전쟁의 판도가 결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컴캐스트는 AT&T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디즈니와 같은 컨텐츠 중심의 미디어 그룹을 M&A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늘 월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디즈니 M&A의 씨앗은 이미 그때 뿌려진 것이다. 월가는 컴캐스트가 디즈니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미디어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일단 컴캐스트가 디즈니 그룹을 접수하면 미디어 제국의 패권은 컴캐스트로 넘어오게 된다. 미국 최대의 케이블망과 컨텐츠 그룹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난공불락의 요새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머독이 가만히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다. 머독은 타임워너를 공략,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현금 동원력을 가진 MS도 미디어 전쟁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의 결합, 방송의 위력을 잘 아는 MS는 GE-NBC와 모종의 음모를 꾸밀 개연성이 높다. 더구나 MS는 컴캐스트의 지분도 7%나 보유하고 있다. 거대 미디어 그룹의 등장은 반드시 반독점 문제를 야기시킨다. 제후국들이 지존의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일 때 진정한 적은 전장에 있지 않다. `반독점`의 칼을 쥐고 있는 워싱턴 정가와 연방통신위원회가 언제든지 배후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얽히고 설킨 미디어 대전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브라이언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정치인 M&A의 최종 상대는 연방정부, 감독기관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수합병은 시장 독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의 역사는 M&A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워싱턴을 다루는 솜씨도 노련하다. 우선 브라이언 자신이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2000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공화당 전국대회는 컴캐스트의 본거지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다. 당시 브라이언은 이 대회를 주관한 전국위원회 공동 회장이었고, 전당대회가 열린 장소가 다름아닌 컴캐스트 소유의 스포츠 센터, `컴캐스트 센터`였다. 컴캐스트의 정치 헌금 규모도 2000년 들어 급증했다. 1990년까지 컴캐스트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금은 8450달러에 불과했다. 그것이 2002년에는 59만9372달러로 늘어나고, 2003년에는 42만4159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돼 있다. 정계와 선이 닿아있는 인사들을 영입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컴캐스트 워싱턴 사무소는 1명이 상주하던 것이 2001년 AT&T브로드밴드 인수를 계기로 핵심 인력만 6명으로 늘어났다. 컴캐스트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코헨은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사회적 책임이 커졌고,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워싱턴에서 할 일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컴캐스트에 합류한 빅토리아 클라크는 지난해 6월까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언론담당 보좌관이었다. 그녀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행정부에서 일했고,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보좌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라크 전쟁 당시 언론인들을 군부대와 동행시키는 `Embeded Reporter Program`을 기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컴캐스트가 공화당 인맥만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코헨 부사장은 1990년대 필라델피아시가 적자로 허덕일 때 당시 시장이었던 에드워드 렌델을 도와 시 재정을 강화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렌델 시장은 현재 펜실베니아 주지사로 있으며 2000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컴캐스트에 입사한 케리 노트는 MS에서 5년간 반독점 소송을 진행한 백전 노장이다. 그는 텍사스 상원의원인 딕 어메이 공화당 상원의원을 14년간 보좌한 워싱턴의 마당발이다. 지난해 6월 합류한 멜리사 맥스필드는 민주당의 지도자인 톰 대슐 상원의원의 보좌관이었고, 제시카 왈레스는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케이블, 방송 담당 자문관이었다. 제시카가 컴캐스트에 입사했을 때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WJ 빌리 의장은 컴캐스트가 소유한 뉴스 채널에 출연, "우리는 그녀를 잃었지만 컴캐스트는 엄청난 인재를 얻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컴캐스트는 워싱턴에서 매년 봄 열리는 `벚꽃 축제`의 최대 후원사이기도 하다. 컴캐스트는 이 축제를 이용, 자사 직원을 대거 워싱턴으로 보내 250여명 의회 의원들을 일일이 방문, 회사의 투자 내역을 설명하는 이른바 `로비 데이 행사`를 갖는다. 그렇다면 야심과 돈, 로비 능력을 겸비한 브라이언은 `미디어 대전`을 과연 어떻게 치뤄냈을까. 전쟁의 판도를 바꾼 2001년 AT&T브로드밴드 인수의 막전막후는 `The Lord of the Media②`에서 살펴본다.
2004.02.19 I 정명수 기자
  • 강남…新상류층의 닫혀진 방주
  • [조선일보 제공] ‘대전 살러 간다’는 말을 아시는지. 수도 이전을 기대해서 대전(大田)으로 간다는 말이 아니다. 자녀들 학원 보내기 위해 집값이 천정부지인 ‘ 대치동에 전세 살러 간다’는 말이 21세기 초의 한국인들이 서울 강남으로 몰려드는 현상을 대변한다. 존재 자체가 계층과 문화를 가르는 지표가 되는 곳, 열몇 평 아파트라도 얻어 자식 학교 보내고는 싶지만 갈수록 난망(難望)인 곳, ‘강남(江南)’. 그런 강남이 ‘비정상적 투기와 교육열을 통해 자체완결적인 내부 순환체계를 갖춘 계급 재생산의 폐쇄회로’를 갖췄다는 ‘강남 계급’론이 대두됐다. 이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곧 출간될 계간 사상지 ‘황해문화’ 봄호는 특집 ‘강남 현상’을 통해 30여년 전 개발 독재 시대 ‘조국 근대화’의 신생아였던 강남이 이제 하나의 ‘계급적 연대’를 형성하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강내희 중앙대 영문과 교수는 특집 중 ‘강남의 계급과 문화’에서 “엄밀한 ‘계급’ 개념과 달리 유동적이지만 실존하는 공간의 공유를 통해 일정한 공통 이익을 취하는 ‘다양한 계급들의 연합’인 ‘강남계급’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최근 생겨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적, “외부인을 철저히 차단하는 일부 주상복합 아파트에선 오래전 엥겔스가 지적했던 ‘지배계급 연합의 분리와 차별화 전략’마저 드러나고 있다”고 파악한다. 강 교수는 “이런 ‘귀족타운’의 형성은 우리 사회에 ‘20대80’의 구체적 양상이 등장했음을 의미하며, ‘계급간 적대’를 심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강남이 낳는 ‘계급에 따른 공간적 분리’는 “하이힐에 장식성 강한 강북, 단화에 미니멀 스타일의 강남”과 같은 패션의 차이 같은 데서도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새로운 인구가 유입하고 빠져나가는 도시에서 특정 지역에 거주·생활하는 인구를 ‘계급’ 또는 ‘계급연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후속 논의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신상류층의 방주로서의 강남’을 쓴 조명래 단국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강남 개발이 30여년 전 군부 세력이 주체가 돼 진행한 일종의 ‘근대화 프로젝트’였다고 분석한다. ‘말죽거리 신화’라는 부동산 붐이 새로운 유형의 지배세력과 이들이 향유하는 부(富)·권력을 강남이라는 공간에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강남이 이 같은 공간적 특성을 지속·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투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기증식적 부동산 가격 8학군과 고액 사교육기관을 통해 유지되며 부모의 지위를 계승할 수 있게 하는 ‘교육특구’ 강남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사회적인 결속이 오늘날의 ‘강남’을 만들어낸 핵심 동력이었다고 조 교수는 지적한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강남은 ‘새로운 상류층의 닫혀진 방주(方舟)’가 돼 역사의 파도를 헤쳐간다는 것이다. 강남이 그렇다고 ‘폐쇄된 성(城)’일 수만은 없다. 한국인들에게 강남은 그저 강 건너 ‘남의 동네’가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곳에 진입해야 하는 ‘기회의 땅’이다. ‘내 아이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를 쓴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한 강북 주민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과 그 댓글들을 열거하며, 강남으로 들어가 동화되기까지 숱한 계급과 문화의 장벽들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작 ‘그곳’의 사람들은 또다시 조기유학이나 원정출산을 떠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한맺힌 지향점의 한가운데가 실체 없이 텅 비어 있는 셈이다. 송 교수는 “아이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강남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통한 계급이동의 꿈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강남은 무슨 부동산 정책이 나오건 여전히 사람들의 돈과 한숨과 노력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다.
  • 민주노총, 4기 이수호체제 공식출범
  • [edaily 이진철기자] 민주노총 위원장 이취임식 및 제4기 출범식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전현직 지도부 및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의 위원장 이취임식에 전현직 위원장이 모두 참석한 것은 지난 95년 출범후 처음이다. 이수호 신임 위원장<사진>은 취임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칼날에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결정과 요구의 짐을 기꺼이 지겠다"며 "정부와 대등한 관계에서 대안을 가지고 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용자들도 노동자를 적대적 탄압의 대상이 아닌 대등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언제든지 대화와 교섭에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원들도 이제 자신을 돌아보고 버릴 것을 과감히 버리자"며 "냉혹한 정세속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거듭나면서 더 크게 단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임 단병호 위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오늘은 개인적으로 3기 이임식이 아니라 지난 17여년간의 노동운동의 소임을 마무리 하는 자리"라며 "그간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지만 70만 조합원들의 따뜻한 격려와 질책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단 위원장은 "노동운동은 사회변혁을 이끌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땀흘려 일한 댓가를 향유할 수 있도록 4기 집행부들이 차별과 억압의 벽을 넘어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4기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해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김지예, 이혜선 여성 부위원장, 오길성 부위원장, 이석행 사무총장 체제로 구성됐다. ◇이수호 위원장 취임사 전문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고용이 유연한 나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규직에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결코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에도 외환카드 정리해고 통보에서 보듯이 경제침체와 잘못된 경제정책의 피해를 우리 노동자들이 고스란이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농민은 WTO농업개방정책에 따라 농업파탄위기에 처해있고 50만에 육박하는 청년실업자들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폭등한 주택가격과 봉급을 뛰어넘는 사교육비는 중산층의 꿈마저 접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용불량자가 35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생활고를 비관하여 어머니가 어린 자식들을 끌어안고 아파트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차마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반 민중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지는데 이를 바로잡고 전망을 제시해야할 정치권은 차떼기로 검은 돈을 받으면서 자기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금 정부와 보수 언론, 기득권세력은 민주노총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방향은 민주노총 조합원의 손으로 자주적으고 민주적으로 결정합니다.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은 실패한 정책임을 고백하고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 정부는 민주노총이 대화를 거부한다고 하면서 실무단위에서부터 치밀한 준비도 없이 단지 전시행정용의 대화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방안이라는 것도 실제 실업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총선용 이벤트로 기획되어있습니다. 정부의 실업 정책은 ´관료를 위한 관료에 의한 관료의 실업정책´일 뿐입니다. 정작 실업자는 빠져있고 당장 미봉책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실업자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방안들을 그럴 듯 하게 포장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더불어 대기업들은 임금동결 등 전혀 실업문제의 해결과는 상관없는 자기이해관계를 가지고 정략적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다루어서 합의하자고 한다면 우리는 단호히 거부할 것입니다. 그것은 실업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민주노총을 들러리로 만드는 일로 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구속, 수배, 해고노동자들의 사면복권과 원상회복을 조속히 실현해야합니다. 더불어 노동자들의 정치참여의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그동안 민주노총을 배제한 속에서 추진해왔던 노사관계 개편에 관한 반개혁적 노동정책들을 전면 폐기하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협의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만나 협의할 것입니다. 만약 정부가 그런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책임있는 자세로 함께 고민하면서 새로운 노사관계의 수립을 위해 정부와 같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측과도 성실한 대화를 하고자 합니다. 진정 제대로 된 노사관계가 되고자한다면 상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우리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상대가 그대로이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의 손배가압류 등 모든 노조탄압행위에 대해 즉각 철회하고 새로운 노사관계의 수립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양식을 가질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고 저임금을 찾아 동남아로 진출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입니다. 더구나 해외에 나가서까지 천민자본주의적 기업의식을 못버리고 부당노동행위를 예사로 자행해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과 우수한 품질로 시장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차떼기로 현금다발을 갖다받치면서 편법으로 기업을 키우는 행위는 바로 한국경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이제 관성화된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대화의 장에서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것이 한국경제를 살리고 우리 민족공동체가 한단계 발전하여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는 기본 전제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변화의 핵심은 민주성 자주성에 기반한, 책임지는 지도력입니다. 이런 변화된 힘으로 첫째 천오백만 계급단결의 토대를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둘째 조합원이 자기 일상 속에 민주노총을 느끼도록 해야합니다. 셋째 신자유주의의 미친 광풍을 잠재우고 새로운 세상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산업정책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민주노총이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조직으로 자리잡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온 국민들이 민주노총 조합원하면 깨끗하고 현장을 아는 경제, 사회 전문가들, 그리고 이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가는 책임지는 일꾼들이라는 확신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2004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2004.02.03 I 이진철 기자
  • 장기주택대출 "모기지 론" 3월 등장
  • [조선일보 제공] ‘내 집 마련의 꿈을 현실로….’ 올 3월이면 내 집 장만에 대한 꿈을 앞당겨줄 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이 등장한다. 집값의 30%만 손에 쥐면 나머지는 집을 담보로 10~20년간 나눠 갚을 수 있는 게 모기지론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장기주택대출 상품이다. 3년 만기가 고작인 현행 주택대출 상품에 비해 장기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가라앉은 올해를 내 집 마련의 적기(適期)라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 잡지의 설문조사 결과 65.9%가 ‘모기지론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 부담과 소득 수준을 고려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억원 한도로 집값의 70%까지 대출=모기지론은 3월 중에 선보일 전망이다. 모기지론을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3월 1일 출범하기 때문이다. 대출 자격은 만 20세 이상으로 무(無)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에게 주어진다. 집을 넓히거나 이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되는 경우에도 6개월 이내에 기존 집을 팔아 1가구 1주택을 유지하면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집값의 70% 범위 내에서 최고 2억원이다.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연 7% 안팎(확정금리)이지만 소득공제 효과를 감안하면 실질 금리 부담은 6%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확정금리이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상승해도 이자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 예컨대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를 모기지론으로 구입할 경우, 6000만원만 있으면 나머지 1억4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20년짜리 장기대출로 연 7% 이자율을 적용하면 매달 원리금으로 100여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그러나 매달 갚아 나갈 돈이 소득의 3분의 1을 넘거나 일정 소득이 없는 자, 신용불량자는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없다.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 소득을 합산해 계산할 수 있지만 소득은 물론 부채도 합산되며 이 경우 배우자는 연대보증을 서야 한다. 또 중도금 대출은 주택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주택이 완공돼 저당권 등기가 가능한 시점에 모기지론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최고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15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주택을 살 때 지급한 이자에 대해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자영업자는 모기지론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모기지론은 중간에 목돈이 생기면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받은 지 5년이 안 된 경우에는 중도상환액에 대해 1~2% 정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모기지론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는 주택금융공사와 협약을 맺어야 한다. 정부는 은행, 보험, 상호저축은행은 물론 새마을금고, 각종 협동조합(신협·농협 등)에서도 모기지론을 취급하겠다고 했다. ◆원리금 상환 부담 적지 않아 무리한 대출은 금물=대출대상 주택은 아파트는 물론 연립주택,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상가와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대출을 받을 때 집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서민층을 위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대출자가 우선적으로 지원받도록 돼 있다. 크기에 관계없이 6억원이 넘는 고가(高價) 주택도 모기지론 대상에서 제외된다. 마이너스 대출 등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엔 월 소득에서 신용대출 이자금액을 뺀 다음 대출 규모를 산정하기 때문에 모기지론의 총 대출액이 조금 줄어든다는 것도 알아둘 점이다. 또 부부는 원칙적으로 각각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1가구 1주택 구입 용도로만 모기지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자 명의의 집을 팔고 그 집의 모기지론을 갚는 조건이라면 새롭게 모기지론을 일으켜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 추세도 잘 봐야 한다. 모기지론은 대출시점의 금리가 적용(고정금리)되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하락세라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기존 대출상품보다 금리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모기지론으로 내 집 마련 기간을 앞당길 수 있지만, 매달 원리금을 똑같이 갚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고 별도의 저축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 (전문)盧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모두발언
  • [edaily 양효석기자] "변화와 안정, 그리고 새로운 희망"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 좋은 계획들 세우셨습니까?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일 모두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지난해는 국가적으로나 국민 모두에게 시련이 컸던 한 해였습니다. 북핵위기, SK글로벌 사건, 신용불량자 증가, 가계부채 문제, 이라크전쟁, 사스공포, 부안사태 등 정말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IMF 외환위기 이후 줄어든 일자리와 크게 벌어진 소득격차는 우리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여기에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제 주변의 허물까지 불거져 국민 여러분을 실망스럽게 했습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이제 길고 어두웠던 터널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희망의 빛이 보입니다. 아직도 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밝은 희망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자신 있습니다. 지난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가 이룬 성과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쟁 위기로 치닫던 북핵위기를 6자회담으로 이끌어 평화적 해결의 큰 가닥을 잡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안된다는 온 국민의 의지와 정부의 전방위 외교가 일궈낸 값진 성과입니다. 전 세계를 불안하게 했던 이라크전쟁과 사스확산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 여러분과 정부가 합심 협력한 결과입니다. SK글로벌 사건과 카드채 문제 등 불안했던 금융시장도 큰 충격없이 고비를 넘겼습니다. 서민들께 걱정을 끼쳤던 부동산 투기열풍도 10.29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을 찾았습니다. 특히 우리기업과 근로자들은 극심했던 내수 불황 속에서도 2천억불 가까운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우리경제를 떠받쳤습니다. 참으로 위대한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통을 참고 협력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에는 마침내 수출 2천억불 시대가 열렸습니다.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식시장도 연초부터 희망찬 출발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소비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서 회복 문턱에 들어선 경기가 하루라도 더 빨리 살아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과제는 무엇보다고 경기 회복의 따뜻한 기운이 우리 서민의 피부에 직접 와 닿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회복된 경기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입니다.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안입니다. 올해에는 일자리 만들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습니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서 제안한 바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를 개최해서 노동계와 경제계, 여야 지도자는 물론 시민단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규제 완화와 투자환경 개선노력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그러나 투자를 일으키는 궁극적인 동력은 역시 경쟁력이고,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입니다. 올해에는 국가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정부내에 분산되어 있는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그리고 산업정책을 유기적으로 통합해서 국가 전체의 혁신역량을 극대화하겠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 대학과 연구소가 함께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이를 통해 배출된 인력이 안정된 일자리에서 기술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고용 흡수력이 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력을 갖추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2만불 시대를 향한 `기술입국`, `인재입국`의 탄탄한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겠습니다. 이와함께 금융·의료·법률·컨설팅 같은 지식산업도 집중 육성해가겠습니다. 지식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교육열이 높고 고급인력이 많은 우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입니다. 지식수준이 높은 우리 젊은이들의 실업문제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고용효과가 크고 서민경제와 밀접한 유통·문화·관광·레제 등 서비스산업도 더욱 발전시켜 가겠습니다. 아직 생산성이 선진국 절반 수준에 불과한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올 상반기중에 금융·세제 등의 개선방안을 내놓겠습니다.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과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 시장개혁 프로그램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겠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그 자체가 서민생활입니다. 높은 집값은 임금인상의 압력이 되고 임금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집값, 전세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가겠습니다. 투기로 인해 서민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습니다. 주택물량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국민임대주택 10만호를 비록해 총 50만호를 건설하고, 무주택 우선 공급물량을 75%로 확대하는 정책도 계획대로 추진하겠습니다. 사교육비 해결과 공교육 정상화 문제는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거나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1년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습니다. 반드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노사관계의 안정 없이는 경쟁력 강화는 일자리 창출도 어렵습니다. 다행히 작년 한해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2002년에 비해 20% 가량 줄었습니다. 올해에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갑시다. 올해 노사관계만 안정되어도 우리 경제는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근로자 여러분은 올 한 해만이라도 생산성 향상을 초과하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수년간 생산성 향상을 훨씬 웃도는 임금상승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낙오할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강력하고 잘 조직된 대규모 사업장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주도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를 더욱 크게 벌려놓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노동운동이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근로조건이나 임금면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전체 근로자를 위해서 스스로 절제하고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노동운동의 대의에도 맞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인 여러분도 정부의 공권력이나 사회 일각의 분위기에만 의지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기업인 스스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믿음을 줘여 합니다. 아울러 진지하게 노조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노사협력에 성공한 기업들은 경영의 투명성을 성공의 첫째 조건으로 꼽고 있으며, 대화와 타협, 그리고 작은 양보를 통해서 노사가 함께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게 정착에 주력하고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협력해서 우리의 노사문화를 한번 바꾸어 봅시다. 올해를 `노사정 대타협`의 신기원을 이룩한 해로 만들어 봅시다. 국민 여러분,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이 공포됐습니다. 이제부터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발전하는 `균형발전시대`로 갑니다. 먼저 낙후된 지방부터 살리겠습니다. 올해 5조원의 균형발전 특별회계를 편성하고 지방에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지방대학을 특성화해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키우겠습니다. 서울에 집중된 연구기관도 점진적으로 옮겨 지방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스스로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가는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4월부터 고속철 시대가 열립니다. 전국이 두시간대 생활권으로 바뀝니다. 올해 행정수도 입지가 정해질 충청권은 정치와 행정의 중심, 연구개발과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입니다. 바야흐로 중부권시대가 시작됩니다. 이에따라 신행정수도와 1시간권에 있는 호남은 문화와 광산업, 그리고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영남은 항만·물류산업의 중심거점이자 자동차·조선·첨단 나노산업의 집적지로, 강원과 제주는 건강·생명·에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지로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지방화시대의 비전과 전략이 구체화됨에 따라 수도권은 새로운 성장관리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선 집값, 교통문제, 대기오염 등 과밀로 인한 고통과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풀어야 할 것은 과감히 풀면서 난개발과 환경오염은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곧 내놓겠습니다. 서울은 국제금융과 비즈니스의 동북아 경제수도로, 경기도는 전자·IT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첨단 경제거점으로, 인천은 동북아 물류와 외국인투자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신성장관리계획`이 현실화되면 우리 수도권은 10년 이내에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허브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세워놓은 이 모든 국가전략과 비전은 한반도의 평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안정적인 남북관계의 구축은 동북아 경제중심전략의 관건입니다. 남북관계는 조용한 가운데 착실하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핵 문제에도 불구하고 장관급 회담을 비롯해 38회의 남북대화가 모두 106일 동안 열렸습니다. 올해에도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남북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2000년 9월 착공된 철도와 도로가 연내 개통됩니다. 개선공단 시범단지도 하반기 중에 가동될 것입니다. 6.15 남북정상회담의 정신이 하나하나 실천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 남북관계는 또 한 번 획기적인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저는 국민적 합의와 초당적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번영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한미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합니다. 북핵문제해결, 주한미군 재배치, 이라크 파병, 자주국방정책 등에 대해 서로 깊이 이해하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굳건한 한미 우호관계는 우리 안보와 경제, 동북아지역의 안정은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합니다. 이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협력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40년동안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눈부시게 발전해 왔습니다. 2004년 새해도 변화하고 약동하는 혁신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 중에 가장 변화해야 할 분야로 국민들은 정치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정치에 관한한 변화가 아니라 환골탈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정치권의 노력만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국민의 힘으로 바꿔 왔습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87년 6월항쟁, 97년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와 2002년 대선이 그랬습니다. 그 결과는 늘 권력층·특권층이 아닌 보통사람·일반국민의 자유과 인권, 민주주의의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총선이 끝나면 우리 정치는 또 한번 국민을 위한 정치로 크게 바뀔 것입니다. 작년 한해는 우리 정치가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진통의 시기였습니다. 불법과 반칙, 부패와 특권의 유착구조를 끊기 위한 진통이었습니다. 제가 당정분리의 원칙을 지키고 검찰권 독립을 실천하고, 언론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에 나선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모두가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이 고비만 참고 넘기면 지난 수십 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치 해체될 것입니다. 그리고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성큼 다가설 것입니다. 변화의 과정을 혼란과 분열로만 보면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제 이런 변화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가 되었습니다. 어떤 지도자도 외면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올해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빠른 시일내에 안정된 질서로 정착시켜 새로운 희망을 꽃피워 가겠습니다. 그 기반 위에서 국정안정과 국가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 잘하는 정부, 국민과 성실하게 대화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 국민소득 2만불 시대, 국민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세계 일류국가를 향해 흔들림 없이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2004.01.14 I 양효석 기자
  • 盧 대통령 "일자리 만들기 정책 최우선"(상보)
  • [edaily 양효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올해는 일자리 만들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 제안한 바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를 개최해서 노동계와 경제계, 여야 지도자는 물론 시민단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갖은 `2004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변화와 안정, 그리고 새로운 희망`의 모두발언을 통해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고, 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규제 완화와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지속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겠지만, 투자를 일으키는 궁극적인 동력은 경쟁력이고,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있다"며 "국가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고용 흡수력이 큰 중소기업과 벤처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력을 갖추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집 값, 전세 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그 자체가 서민생활이고, 높은 집값은 임금인상의 압력이 되고, 임금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투기로 인해 서민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절대 없도록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교육비 해결과 공교육 정상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난 1년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준비해왔고,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며 "반드시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노·사관계에 관련해선, "올해를 `노·사·정 대타협` 의 신기원을 이룩한 해로 만들어보자"고 밝힌 뒤 "근로자는 올 한 해만이라도 생산성 향상을 초과하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기업인 스스로도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믿음을 줘야한다"면서 "아울러 진지하게 노조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도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 정착에 주력하고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모두가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히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가장 변화해야 할 분야로 국민들은 정치를 지목하고 있지만, 정치는 정치권의 노력만으로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국민의 힘으로 바꿔왔다"며 "올해 총선이 끝나면 우리 정치는 또 한번 국민을 위한 정치로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2004.01.14 I 양효석 기자
  • "경영권안정 위해 최대한 노력"-현정은 회장(상보)
  • [edaily 김희석기자]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의 모든 경영진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시도하는 KCC측의 경영권 행사 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슬기롭게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9일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은 각각 1월호 사보를 통해 현정은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했다. 현정은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경영권 수호의지를 재천명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시대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면 2007년 매출 1조원 달성과 2010녀 세계 10대 종합운반기업회사 진입이라는 경영목표를 무난히 달성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상선(011200)에 대해서는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1. 현대그룹 경영과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고 계신 점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경영철학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가면서, 국민기업화 취지 계승 발전, 경영안정,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전문경영인 체제의 책임경영, 소액주주 중시경영에 가장 역점을 둘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넘게 면면히 이어온 창조적 정신,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이라는 현대정신과 회사와 주주의 이익은 물론 국가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발전시켜온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하는 현대그룹의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대그룹의 정통성이 변함없이 계승 발전되도록 저는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기업 경영 전반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능력 있고 유능한 전문경영인들이 소신껏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가게 할 것이고, 회사의 이익을 모든 주주들과 나누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고부가가치 사업진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열심히 일해 주는 직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전문경영인들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정통성에 따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재도약해 나가기 위해 모든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2. 최근 현대그룹 경영권 문제는? 우선 현대그룹 임직원 및 현대그룹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저를 비롯한 현대그룹의 모든 경영진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경영진들은 시장의 기본질서이자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시도하는 KCC측의 경영권 행사 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슬기롭게 막아낼 것입니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현재 현대그룹이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임직원들이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잊지 않고, 현대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일치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우리 현대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기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임직원 여러분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현대그룹 경영진들을 믿고 변함없는 애사심을 갖고 각자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임직원들의 노력에 반드시 보답해 드릴 것입니다. 3.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경영일선에서 직접 느끼신 점은?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제가 현대그룹의 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그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현대 가족들의 의견과 유족인 제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그동안 현대그룹이 쌓아온 명성과 신뢰를 잃을 수도 있기에 현대그룹의 모든 책임을 떠맡고 회장직에 나섰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현대그룹을 사랑하고, 현대그룹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지만큼은 누구한테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현대그룹은 국가의 기간산업을 일으키고, 남북경협사업을 주도하는 등 국민기업, 민족기업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정몽헌 회장님은 특히 기업이 어느 정도 커지면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다면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념을 구현코자 하셨습니다. 저는 정몽헌 회장님의 꿈을 반드시 실현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전 경영일선에 직접 나서면서부터 자신감과 함께 현대그룹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기업은 한사람의 힘에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8천여 명의 임직원들의 힘이 합쳐져 움직여진다는 현대그룹의 저력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대그룹의 뛰어난 전문경영인들과 우수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4. 현대그룹이 원하는 인재관은?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녔으면 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줄 하는 창의적인 젊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장에 활용해 나가는 실천력도 뒤따라주어야 합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은 항상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일단 확고한 신념이 생기면 황소처럼 밀어붙여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다 이루어 내셨습니다.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일을 추구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해 나갈 수 있어, 저희 현대그룹이 추구하는 국민기업화 취지에도 부합되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 나가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어는 물론이고, 국제적 비즈니스 감각과 글로벌화된 시각을 갖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변화의 추이에 맞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5. 올해 최고의 실적을 올린 현대상선 직원들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현대상선은 돌아가신 정몽헌 회장님이 많은 애착을 가졌던 회사였습니다. 지난 1981년 회장님이 처음 대표이사 직책을 맡으신 회사가 바로 현대상선이며, 2000년까지 거의 20년간 현대상선의 경영을 직접 맡으시면서 국내 최대이자 굴지의 세계 해운기업으로 키우셨습니다. 이런 현대상선이 유동성문제와 대북송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 회장님은 물론이고 저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노정익 사장을 비롯한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이 한마음으로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기울여 회사를 안정화시켰고, 올해는 눈부신 실적을 올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또한 지금처럼 임직원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주신다면 현대상선은 앞으로 더 좋은 회사, 탄탄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6. 내년도 해운시황 및 사업전망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젊었을 때부터 친정아버지이신 현영원 회장님을 통해 해운업에 대해 많이 배웠고, 정몽헌 회장님께서도 자주 현대상선 말씀을 하시곤 해서 그런지 해운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운업은 국내보다는 국제 경기에 민감한 글로벌 비즈니스입니다. 세계적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운시황전망이 매우 밝을 것 같습니다. 또 세계경기가 뚜렷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물동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전반적인 해운업 시황은 호조를 보여서, 현대상선은 내년에 올해보다 더 나은 수익을 시현할 것으로 믿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현대상선은 IT에 대한 투자와 세계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 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현대상선은 초일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7.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를 시도하셨는데 그 취지 및 계획은?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 취지는 그동안 현대그룹이 추진해 왔던 사업의 성격과 방향이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던 점과, 더욱이 평소 정몽헌 회장의 경영철학이었던 &43088;기업은 어느정도 규모가 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43089;는 뜻을 계승하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 취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 정신은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 모든 계열사에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소액주주들의 실질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8. 회장님의 좌우명은? 늘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저는 무엇이 딱 `옳다` `그르다`로 단정 짓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그때 그때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고, 또한 자기가 최선을 다 한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이 최선을 다한 과정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9. 건강관리 비결은? 사실 최근엔 여유가 없어서 규칙적인 운동은 못하고 지냈습니다. 원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차를 타고 바쁘게 돌아다니다보면 걸을 기회가 너무 없어서 최근엔 아이들이 몸관리도 좀 하라고 면박이 심합니다. (웃음) 건강에 신경을 좀 더 써야할 것 같습니다. 뛰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등산도 별로 즐겨하지는 않습니다만 평지에서 걷는 걸 좋아합니다. 실내에서 걷는 것보다는, 친구나 아이들과 함께 저녁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 가서 자주 걷곤 했습니다. 10. 퇴근 후나 주말 등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 그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예전엔 미술관을 자주 다녔습니다. 영화도 좋아해서 즐겨하는 편입니다. 골프는 시도해봤는데 별로 재미가 안 붙더군요. 영화는 비디오로 보는 것보다 직접 극장에서 보는 걸 좋아하고 음악회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친구하고 보러 갈 때도 있고 아이와 함께 가기도 하는데 최근엔 못 갔습니다. 예전엔 스포츠댄스에 빠져서 한 2, 3년 재밌게 배웠는데 이 역시 요즘은 못하고 있습니다. 11. 가장 존경하는 인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신 현대그룹의 창업자이자 시아버님이신 정주영 회장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일부에선 다소 저돌적이라곤 하시지만 제가 곁에서 가까이서 뵌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실 때는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시면 바로 잠을 청하시며 시간을 쪼개 쓰시는 모습이나, 근검절약하는 생활습관, 몸소 실천하시는 모습 등 참 배울 점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12. 감명 깊게 읽은 책? 책을 닥치는대로 읽는 편인데, 미국에 있을 때는 `인성개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고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책을 좋아합니다. 한국에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라고 번역이 되어서 나온 책이 기억이납니다. 요즘은 읽으려고 책은 많이 샀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깊이 빠져들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13.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신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자녀교육관은? 아무래도 사회학을 전공하다보니 각종 사회단체들하고 많이 연관되기도 하고 또 관심이 가고 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 뜻을 최대한 받아주는 편인데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하면 막지 않고 알아서 해라, 그런 식입니다. 그런데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니 너무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결정 내릴 때 더 고민하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예전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다른 사람보다는 자기가 먼저라는 생각을 당연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 있으면 도와주어야 한다는 내용을 어려서부터 얘기해 오곤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따라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14. 2004년도 회장님의 개인적인 소망은? 직원들에게 덕담 한 말씀? 우선 우리 현대그룹이 흔들림 없이 잘 나갔으면 하는 게 지금 제일 큰 소망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건강관리를 잘 했으면 하고, 아이들이 학교 잘 다니고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한편 직원 여러분들이 모두 현대그룹에서 일하는 데 자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현대 정신`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한 개개인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냈으면 합니다. 저는 현대 가족 여러분들이 신나는 직장 분위기를 갖게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기회가 닿는다면 직원 여러분과 직접 만나서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2004.01.09 I 김희석 기자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신년사(전문)
  • [edaily 지영한기자] 현대·기아차그룹은 2일 오전 8시 양재동 사옥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몽구 회장 주재로 신년 시무식을 가졌다. 다음은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신년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 ! 안녕하십니까. 2004년 갑신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무척 반갑습니다. 새해에도 여러분들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280만대를 달성했으며, 자동차부문 41조원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매출은 60조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내수시장의 침체속에서도 현대차는 『연간 수출 100만대,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기아차도 『연간 수출 50만대, 50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품질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갑신년 새해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는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2004년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 부문 47조 8천억원을 포함한 그룹 매출 약 70조원, 완성차 판매 330만 6천대를 달성하기로 목표를 정하였습니다. 여기서 현대&8228;기아차는 『173만대, 215억 달러』수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해외생산까지 감안할 경우 전체 외형의 60퍼센트가 해외부문에서 나옵니다.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6조원 의 투자를 통해 세계 5대 자동차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굳건히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2004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는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아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카드사 부실을 가져온 개인 신용 불량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수요기반도 탄탄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환율변동과 유가상승 등 대내외 불안요인도 산적해 있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세운 2004년도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방침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글로벌 경영을 더욱 내실있게 가속화해야 합니다. 현대·기아차는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유럽 등 전세계에 걸쳐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향후 500만대 이상의 생산·판매 체제를 갖추어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공장을 짓고, 덩치만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먼저, 국내의 모든 경영자원들이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변신해야 합니다. 우선, 국내에 있는 생산공장을 충분히 활용하여서 수출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삼아야 합니다. 국내공장이 최고 가동율을 보이면서 해외공장과 해외수출을 지원해줄 때 우리 회사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공장의 수준이 세계적인 기업 수준에 버금가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생산성, 품질수준의 선진화는 물론이고 합리적인 관리력과 경영능력,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다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과 사고도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판매확대는 물론이고 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품질개선, 판매 전후의 대고객 서비스 강화, 고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연구개발투자의 확대는 물론 현대·기아차만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개발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대차는 현대차 대로, 기아차는 기아차 대로의 고유한 역할을 가짐으로써 각자의 브랜드 가치, 제품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셋째는 인재중시 경영을 통해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회사의 비전을 같이 공유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잘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각 본부장들은 『미래의 중역』을 키우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현장 직무 교육, 사외교육 등 능력개발시스템을 잘 구축하여서 임직원들의 능력개발을 적극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각 본부마다 좋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미래의 꿈을 나누며 서로 경쟁하는 『인재 둥우리』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종업원, 협력업체들과 성장에 대한 비전을 함께 하면서 서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윤리경영과 투명경영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준수하고 또한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올 한해 우리가 세운 경영목표와 경영방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노사화합을 통해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종업원들이 장기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로부터 우리가 만든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기아차가 공급하는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면 높아 질수록 회사의 성장은 보장되고 종업원의 장기고용안정도 이루어 집니다. 이같은 현실을 모든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는, 임직원 개개인이 장기적인 안목과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가져 주십시요. 평소 일할 때에는 업무에 집중하여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쉴 때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하여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 확대 실시되는 토요휴무제를 적극 활용하여 자기계발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미래는 결국 여러분들의 진취적인 사고와 능동적인 근무자세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셋째는, 조직구성원 개개인의 능력향상과 함께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써야 합니다. 자동차는 수 만개의 부품과 수많은 생산공정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며,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어느 한 두 부서가 잘한다고 해서 자동차 회사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관련된 많은 부문들이 잘 조직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자동차 만드는 회사가 잘 운영되는 것입니다. 특히 간부사원이나 중역들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이것을 조직의 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 활성화 및 조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합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조직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을 핵심경쟁력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끝으로 무엇보다도 기업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많이 내서 고용을 늘리고 소득을 증대시키는데 매진하는 것이 본연의 자세임을 명심하여 주시어 각자에게 맡겨진 업무에 충실히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올 한 해에도 소원한 모든 일들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01.02 I 지영한 기자
  • 기업은행, 중소기업+개인금융 역량 강화
  • [edaily 이경탑기자] 김종창 기업은행장은 "2004년도 핵심역량인 중소기업금융에서의 비교우위를 유지 발전시키고, 개인고객 기반을 더욱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2004년 신년사에서 "이를 위해 기업분석과 여신심사인력에 대한 평가 및 육성, 산업별 전문성 강화, 론 리뷰, IBB 제도 본격 시행, 여신사후관리 강화 등 심사 및 사후관리를 체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기업에 대해서는 소기업신용평가모델 적용을 확대하고 여신 취급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BPR을 추진하여 자산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취급원가와 영업점 업무부담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고객 기반이 향후 은행 생존과 성장을 위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며 "2004년부터 창구 자금 조달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후선업무의 본부집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업은행의 신년사 전문. 기업은행 신년사 오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지고 갑신년(甲申年)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아 국내외에 계신 기은가족 여러분, 그리고 고객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은행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해,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또한, 변함 없는 애정과 성원을 보내 주신 고객님들, 정부를 비롯한 국내외 주주 여러분께도 이 기회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한 해를 힘들게 보냈습니다. 연초부터 일년 내내 연체와의 전쟁을 치러야했고, 그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많이 늘어 영업하여 벌어들인 이익을 거의 소진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경영여건의 어려움은 국내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냉정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3년 동안 은행경영 전반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2년 하반기 이후 신용카드부문에 심각한 수준의 문제가 발생했고, 금년 들어서는 기업대출부문까지 건전성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지난 한 해는 이렇게 어려움도 많았지만 매우 뜻깊고 값진 성과도 거둔 한 해였습니다. 고객만족경영대상 최우수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전자상거래 대상 수상으로 기업은행의 이미지가 크게 고양되었습니다. 또한, 산업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브랜드 가치평가에서 당행 브랜드 가치는 1조 669억원으로 평가되어 당당히 은행권 브랜드 파워 3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연이은 대형은행의 출현에도 불구하고, finebank라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이처럼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자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외에도, 한국경영인협회가 주는 「2003년도 가장 신뢰받는 기업상」을 수상했습니다.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과 나란히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당행이 선정된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난 2년간 사업부제를 축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면서 은행에 헌신하고 땀 흘린 임직원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대한 결실이며, 시장의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수상의 영광을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돌립니다. 또한, 지난해는 기업은행 43년 역사상 특별히 기억되는 한 해였습니다. 시중은행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경영 자율성을 확대하는 당행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당행 주식이 국내에서 증권거래소시장에 상장되었으며, 해외에서는 룩셈부르크시장에 상장됨으로써 금융권 최초로 국내외 동시상장의 위업을 달성하였습니다. 이제 세계 속의 은행으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국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은행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입니다. 동시에 국내외시장은 이러한 위상에 걸맞은 사고와 행동, 영업방식과 경영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기은가족 여러분! 최근 금융산업은 외국계 은행들이 M&A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입하고 있고, 국내은행은 그 동안 합병과 연합이 꾸준히 추진됨으로써 4개의 대형은행그룹이 생겼으며, 이러한 가운데서 우리 기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작아졌습니다. 작은 몸집으로 공룡의 틈에서 살아남는데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며, 길게 보면 합종연횡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은행의 미래나 여러분 개개인의 장래는 이러한 예고된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준비의 핵심은 경쟁력과 역량입니다. 경쟁력과 역량이 갖추어지면 갑작스러운 충격이 있다하더라도 굳건히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몇년동안 각 부문에 걸쳐 많은 투자와 비용을 들여 영업환경을 새롭게 하고 다양한 선진금융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또한, 금년에 차세대시스템이 가동되면 우리는 명실공히 국내 은행 중 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은행이 될 것입니다. 이제 최고의 인프라에 걸맞게 최고의 성과를 시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선진시스템을 운용하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최고수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2004년도 경영슬로건을 “최고의 사람들 최고의 은행”(Great People Great Bank)으로 정하고 우리의 각오와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Great People Great Bank”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이 발걸음이 힘차게 지속될 수 있도록 금년도 경영의 기본방향을 요약하여 말씀드리면, 먼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자산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건전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적정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장단기 안정적인 수익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핵심역량인 중소기업금융에 있어서의 비교우위를 확고히 다져 나가는 동시에 개인고객부문에 역량을 강화하여 자금조달원가를 낮추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각종 리스크관리를 강화하여 국내은행 최고수준을 목표로 하여 자산건전성을 제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최고수준의 고객만족이 이루어지도록 CS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이익도 보호할 것입니다. 지난해말 개정된 기은법 시행으로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타의가 아닌 자율에 의한 통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내부통제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국내외시장에의 상장을 계기로 주주가치·주주이익 증대를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과정을 더욱 투명하게 하고 경영에 대한 감시·견제장치를 강화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시스템을 포함한 각종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시스템간 원활한 연계와 시스템 활용도를 대폭 제고할 것입니다.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각종 데이터와 고객정보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업무추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현재는 비록 중소기업금융을 핵심역량으로 하여 경쟁력이 있다고는 하나, 은행산업의 대형화·겸업화·국제화 추세와 합병 등에 대한 논의가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올지도 모를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개개인과 은행의 경쟁력을 최고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직무 전문화, 경력개발, 연수프로그램 등을 통한 인력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역량과 성과중심의 경쟁체제를 확산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기본방향에 따라 2004년도 주요 경영전략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의 핵심역량인 중소기업금융에 있어서 비교우위를 확실하게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가 늘 타행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중소기업신용평가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시스템도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만 금년도에는 이를 더욱 획기적으로 보완·발전시켜 부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업분석·여신심사인력에 대한 평가 및 육성, 산업별 전문성 강화, 론 리뷰, IBB제도 본격 시행, 여신사후관리 강화 등 심사 및 사후관리를 체계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고객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이를 토대로 한 제안영업을 통해 우량 중견기업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국제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경영전략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는 추세에 맞추어 국제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육성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 생각됩니다. 소기업에 대해서는 소기업신용평가모델 적용을 확대하고 여신 취급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BPR을 추진하여 자산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취급원가와 영업점 업무부담을 줄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2004년은 여신의 건전성을 은행 최고수준으로 개선하면서 중소기업금융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확보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개인고객 기반을 더욱 확충해야 하겠습니다. 개인고객 기반은 당행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따라서 금년부터 창구 자금조달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마케팅 및 프로모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후선업무의 본부집중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핵심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PB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최근 새로운 금융의 추세로 발전하고 있는 고객자산관리(Wealth Management)업무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와 이미 관계가 있는 중소기업 관련고객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개인고객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신규고객 발굴과 함께 기존고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여 신용카드사업을 활성화하고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탁사업 또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 등 변화에 맞추어 업무체제를 재정비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과 함께 펀드관리 및 운용능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다양화되고 있는 고객의 금융니즈에 대응하여 종합금융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예금/신탁/투신/보험 등 상품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기업고객과 개인고객간 크로스셀링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업·개인고객간 크로스셀링 목표를 수립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목표관리를 통해 영업조직간 업무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셋째,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수익력을 확충하여야 하겠습니다. 먼저, 저원가성예금 비중을 높이고 합리적인 자금관리를 추진함으로써 자금조달 코스트를 낮추고 여신 등 자금운용의 적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적정한 예대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상대적으로 타행에 비해 비중이 낮은 수수료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추고 목표를 정하여 수수료 수입비중을 집중적으로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방카슈랑스, 컨설팅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 M&A 등을 전략사업화하여 업무의 확대는 물론 효율성 제고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여유자금 운용에 있어서도 선진금융기법을 적용하여 운용수익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투신자회사 설립도 마무리지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외부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투자은행업무 진출 등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자율적인 예산운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예산 운용에 있어 총체적으로는 긴축기조를 유지하되, 핵심역량부문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기타부문은 철저히 절감하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비용과 수익(Cost-Benefit)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또는 비용을 줄일 여지는 없는 것인지를 판단하여 Cost-Income Ratio(수익/비용율)를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각종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서 국내은행 최고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연초부터 일년 내내 연체 감축을 위한 힘겨운 전투를 벌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자산의 건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금년부터는 선진은행 수준의 자산건전성 유지를 목표로 하여 대손충당금적립비율(Coverage Ratio)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을 개선해야 하겠습니다. 먼저, 금년부터는 RAROC(자본/투자수익률), EVA(경제적부가가치) 등 RAPM(즉, 리스크가 감안된 성과측정방법에 의한) 평가가 모든 업무추진 성과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금리운용이나, 고객 및 조직평가 등에서 RAPM 적용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모든 분야의 정책결정에서 사전에 리스크를 평가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본부의 종합조정기능을 강화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 기능도 대폭 활성화하여 실질적인 리스크관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최저 자기자본 규제, 리스크 중심의 감독 및 공시 등 시장 자율기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신BIS비율 도입에도 차질이 없도록 미리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여신전결규정은 건전 여신운용을 결정하는 핵심제도인 만큼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금년부터는 여신, 카드부문에서 상각이나 ABS발행, 대환대출 등에 따른 연체감소분을 포함한 실질연체율로 평가하고 관리할 것이며, 연체비율이 과다한 영업점은 MOU체결 등으로 특별 관리하고, 특히 부당하게 부실채권을 발생시키는 영업점장 등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며, 동시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보신위주의 영업을 하는 영업점장이나 부서장 등에 대해서도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다섯째, 고객 및 주주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고객만족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 고객만족경영대상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우수한 평가를 받는 측면도 있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창구응대나 상품지식 등 개별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제기된 문제에 대한 개선안이나 CS경진대회에서 발표된 CS 모범사례(Best Practice) 등이 체계적으로 전 영업점에 전파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전행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난해 국내외 상장을 계기로 주주 중심, 시장지향적인 경영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우리 기업은행의 가치가 시장가치(주가)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IR활동을 한층 더 강화하고, 시장의 목소리가 적절히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Two-Way Communication(쌍방 의사소통)을 활성화하여 시장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기업은행이 국내외 시장에 상장된 만큼 이전 보다 더욱 엄격한 윤리성과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Global Standard에 맞게 각종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 회계기준 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사회 및 감시제도 등 의사결정과 견제장치들이 독립적으로 기능하여 투명성과 윤리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들도 사고나 행동 하나 하나에 「윤리행동규범」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늘 스스로 점검하며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여섯째, 시너지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각종 시스템 활용도 및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가야 하겠습니다. 그 동안 사업부제를 시행해 오면서 아직도 영업조직간 유기적인 협조가 미흡하고, 사업본부도 전행적인 경영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금년에는 사업본부간, 영업조직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품과 서비스, 시스템간 연계 등에서 시너지 영업이 활성화되는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각 사업본부가 고객들에게 프로모션을 할 때 전행적인 관점에서 타사업본부의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연계하여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며, Cross-Selling도 영업조직간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잘 협조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체계적인 고객 정보의 수집과 유익한 정보의 구축을 통해 정보에 의한 합리적인 경영과 영업활동이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금년부터 각종 시스템 주무부서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는 물론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시스템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고객 확대는 물론 e-Business 사업역량 강화와 마케팅 촉진(Marketing Promotion)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금년에 시행 예정인 차세대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조기에 정착되어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일곱째, 인적자원의 역량 제고와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는 한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금년에는 인적자원개발(HRD)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직원의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속에서 기회와 위기에 직면하여 이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은행의 경쟁력은 결국 직원들의 역량에 의해 좌우됩니다. 늘 강조해 온 바이지만 먼저 직원 스스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금년에도 직원들의 자질향상을 위한 교육과 연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경력개발 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Program)을 도입하여 개개인의 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직원 각자의 성장을 돕고 시장 경쟁력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울러, 성과와 역량이 우수한 직원은 차별화하는 등 성과중심의 조직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문화의 정착은 직원 개개인의 역량 향상뿐만 아니라 은행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반드시 추구해야 할 가치라는 점을 인식하여 직원 모두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그 동안 우리의 숙원사업이었던 당행법 개정으로 경영의 자율성이 확대된 만큼 책임 또한 막중해졌습니다. 아울러, 당행 주식이 국내외 시장에 상장됨으로써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만, 우리는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내고 대외로부터 인정도 받고 있지만 언젠가는 합병을 생각해야 할 때가 올 것이며 변화의 소용돌이에 예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 각자의 경쟁력도 길러야 하고 조직 자체도 경쟁력이 있어야만 변화의 충격을 딛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은「종의 기원」에서 “지구상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종족은 가장 강한 종족이 아니고, 가장 지적인 종족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족이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강한 기업이라도 변하는 시대에 맞게 스스로를 개혁하지 못하면 외부로부터 도전을 받거나 크게 쇠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은행이 새롭게 환골탈태한 모습을 시장에 보여 주어야 할 때입니다. 특히, 금년은 대형은행 위주로 재편된 금융환경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당행 역사상 중대한 전환점입니다.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모두가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정으로 우리 기업은행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 당당하게 이름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고객과 주주에게 최고의 만족과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임직원 모두 일에 대한 깊은 열정과 은행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고의 은행(Great bank)이 될 때까지 부단히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면서, 새해에도 변함 없이 기은 가족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큰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 2일 은행장 金鍾昶
2003.12.31 I 이경탑 기자
  • 하동만 특허청장, "특허심사 대기기간 단축"-신년사
  • [edaily 안승찬기자] 하동만 특허청장은 "2007년까지 특허심사 대기기간을 12개월 이내로 단축을 위해 효과적인 심사·심판체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 청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이는 참여정부의 핵심공약과제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 특허심사 시스템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심사인력 증원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허기술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특허기술 거래를 활성화하고 사업화 지원시책을 강화하는 등 특허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특허청장 신년사 전문. 희망찬 甲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특허강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계시는 특허가족과 발명인 여러분 모두에게 새해에는 더욱 큰 발전과 건승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 해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경제의 재도약을 위하여 미래의 성장잠재력 발굴에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했던 한 해였습니다. 특허청 또한 지난해 과학기술 중심사회의 구축을 위해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를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지식재산에 대하여 신속하고 정확한 권리부여를 위해 특허심사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85명의 특허심사인력을 증원하였고, 미래의 특허정보시스템 `KIPOnetⅡ`개발에 본격 착수하였습니다. 또한 발명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지식재산센터(KIPS)를 개관하여 지식재산의 창출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게 되었으며, 처음으로 특허투자조합을 결성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특허기술 사업화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도메인네임 사이버스쿼팅을 방지하는 등 지식재산권을 보다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는 한편, 아시아 개도국의 국제특허 심사대행 국가를 베트남, 필리핀에서 인도, 인도네시아로 확대하고, 개도국에 대한 특허정보화 컨설팅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우리 특허행정의 대외 진출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인사운영 최우수기관, 정보화수준 우수기관 선정 등 지난 한해 특허청이 이룩한 성과는 특허가족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과 창의적인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 등 산업재산권 연간 출원규모가 30만건에 이르러 세계 4위의 특허출원국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세계 4위의 산업재산권 출원국이라는 위상과는 달리 우리나라 특허기술의 질적 수준은 과학기술 선진국과 비교할 때 아직도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지식재산이 국가경쟁력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기업·연구기관 등에서 지식재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합니다. 미래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 `툴`은 적극적인 지식재산의 창출·보호·활용에 있습니다. 창의와 혁신에서 비롯된 무형의 연구성과물인 지식재산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저희 특허청은 지식재산의 보호, 창출, 활용의 촉진을 통하여 국가 기술혁신을 선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갈 것입니다. 첫째, 개인이나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신제품이 최단시일내에 권리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고 효과적인 심사·심판체제를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2007년까지 특허심사 대기기간을 12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참여정부 핵심공약과제의 실현을 위하여 특허심사 시스템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심사인력 증원을 계속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신기술 창출과 활용의 촉진을 위한 지식인프라인 특허정보시스템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나아가 특허청이 보유하고 있는 1억건의 국내·외 특허기술 정보를 활용·보급하여 국가연구개발의 방향 제시와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등 R&D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WIPO, WTO, APEC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국제 지식재산권 보호질서의 형성에 우리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하고 관련 국내제도를 정비해 나가는 한편, 주요 국가와는 상호 심사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등 다각적인 국제협력을 전개함으로써 우리 특허행정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넷째, 우수한 특허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특허기술 거래를 활성화하고 사업화 지원시책을 강화하는 등 특허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다섯째, 지식재산이 중시되는 사회풍토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기업체, 연구소, 대학 등에서 종업원의 연구성과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를 적극 지원하여 지식재산 창출의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 학생·여성의 발명활동을 촉진시켜 나가겠습니다. 끝으로 30개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지방지식재산센터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동 센터가 해당지역의 특허정보제공 및 민원처리, 지역발명활동 지원의 구심역할을 담당토록 함으로써 지역의 발명잠재력 확충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특허가족 여러분! 2004년을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한 한 해로 가꾸도록 다같이 노력해 나갑시다. 지금 우리사회는 지나친 개인과 집단의 이익추구를 위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체 공동체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 특허가족이 솔선수범하여 나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 가짐을 가져 봅시다. 21C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는 도전임과 동시에 다시없는 도약의 기회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창의적인 열정이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원활히 연계될 수 있도록 지식재산의 축적과 효과적인 관리를 위하여 우리 모든 특허가족 여러분들이 맡은 바 최선의 역할을 다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2004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한번 특허가족 여러분의 앞날과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3.12.31 I 안승찬 기자
  • 우리금융 "교차판매 확대..비은행 역량 강화"
  • [edaily 한상복기자] 우리금융(053000) 윤병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04년을 `선도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의 해`로 정했다"며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내실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고객 한 분당 불과 1.5개의 상품을 파는데 그치고 있어 크로스 셀링이 미진하다"며 "은행부문은 물론 사업부문간 교차판매를 통해 고객 한분 한분의 기여 수익을 증가시키는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룹내 은행과 비은행간의 균형발전이 교차판매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2004년 중에는 증권, 투신 등 비은행권의 구조개편 기회를 적극 활용해 비은행부문의 역량과 규모를 키우는 데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윤병철 회장 신년사 친애하는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 2003년의 못다 이룬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새로운 꿈과 희망을 안고 2004년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똑같은 나날이지만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지나간 시간의 매듭을 짓고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것은 보다 나은 내일의 소중한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지난 한해의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오신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위로와 치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꿈이 실현되는 행복한 나날이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03년은 `우리는 해냈다`라고 하는 성취감과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습니다. 먼저 그룹 출범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온 우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음으로써 `우리는 해냈다`라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해 그룹의 은행부문은 업계 최고의 이익을 실현하면서 초우량은행으로서의 경쟁력을 확고히 구축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IT를 비롯한 그룹내 중복기능 통합, 은행부문 기능재편, 우리종금의 합병 등으로 이어진 그룹 내 사업구조 재편작업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한 해였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로서 그룹경영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은행부문의 CRM 인프라 구축, BPR 작업 완료, 전략구매 등 Shared Service 체제 구축 등을 통해 수익과 비용 측면의 시너지 창출 기반을 구축하는 데에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이러한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정상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9월에는 당당히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함으로써 우량 금융기관으로서 대내외 신인도를 제고하였음은 물론 조기민영화와 공적자금 상환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성과들은 바로 여러분들의 몫이며 우리금융그룹 가족 모두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3년 전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차곡차곡 실현된 것은 여러분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피땀 어린 고통이 없었다면 결코 이루어낼 수 없었던 일입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들이 쏟으신 그 동안의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업적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1년 내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카드산업의 어려움은 우리금융그룹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습니다. 꺾일 줄 모르는 연체율과 늘어만 가는 부실채권에 맞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카드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은 우리 성과의 빛을 바래게 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지난 한 해 카드부문에서 겪었던 뼈아픈 경험을 가슴 깊이 새김으로써 앞으로 우리금융그룹이 보다 견실하게 성장해 가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이며 스타들인 가족 여러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을 살펴보면 올해에도 지난해 못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가계부실과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현상은 당분간 자금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정치자금 문제와 총선 등으로 인한 경제외적인 불확실성은 금리 상승과 환율 절상, 내수회복 지연 등의 요인과 함께 우리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은행부문에 있어서는 대형화 작업을 마무리한 선도은행들 간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Citi, HSBC와 같은 세계 유수의 금융그룹과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상대적으로 구조조정이 미흡했던 카드업, 증권업, 투신업 등 비은행권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크나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의기소침하거나 위축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으며 남다른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 경영에 있어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 한 해는 우리금융그룹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경영환경의 변화는 이를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나 큰 위험이 될 수 있는 반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그룹 경영진은 금년 2004년을 `선도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의 해`로 정하고 경영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내실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을 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과제들을 하나하나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야합니다. 우선 지주회사체제의 최대 강점인 고객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그룹내 Cross-Selling을 확대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성숙단계로 진입한 은행산업에서는 Cross-Selling을 통해 한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하느냐가 바로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Wells Fargo의 CEO 리처드 코바세비치는 ‘우리는 은행부문에서 30%에 달하는 시장을 점유하고 있지만 전체 금융시장에서는 3% 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하며 고객 한분에게 8개 이상의 상품을 파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고객 한 분당 불과 1.5개의 상품을 파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막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은행부문 내에서는 물론 사업부문 간 교차판매를 통해 고객 한분 한분의 기여 수익을 증가시키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해 나아가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룹내 은행과 비은행간의 균형발전이 Cross- Selling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2004년 중에는 증권, 투신 등 비은행권의 구조개편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비은행부문의 역량과 규모를 키우는 데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룹의 공동가치가 우선하는 기업문화를 정립해 나감으로써 그룹경영을 통한 실질적인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축척된 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이라는 브랜드가 투자자나 고객으로 하여금 하나의 가치관을 가진 공동체로 인식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조직이 성공한 예는 한번도 없었다는 교훈을 되새기며 구성원 모두가 그룹가치 우선의 마인드를 가짐으로써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민영화와 관련하여 현재 추진 중인 ADR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외국자본과 국내자본의 균형적 참여를 통하여 합리적인 소유구조를 정립하는 데도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둘 때 우리금융그룹은 보다 안정적인 경영구도와 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친애하는 우리금융 가족 여러분! 우리를 둘러싼 금융환경은 그 어느 해보다도 불확실성이 많고 어쩌면 또 다른 금융권의 지도 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2004년에 불어 닥칠 변화의 파고는 순간순간 우리의 의지를 시험할 것이며, 어떤 순간에는 고통도 수반할 것입니다. 국내 최초의 금융그룹으로 출발한 우리금융그룹의 역사는 수많은 시련 속에 도전과 창조의 연속이었으며 우리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금융산업 선진화에 기여해왔던 것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이러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해는 우리금융이 선도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열정과 지혜를 함께 모아가야 하며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격려해야 합니다. 아침을 알리는 닭은 항상 고개를 세우며 웁니다. 시작의 용기와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새해를 맞이합시다. 올 한해도 우리 모두, 성취의 기쁨이 가득한 금융의 정상에서 고객의 행복을 지켜주는 `평생행복 네트워크 우리금융그룹`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끝으로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거듭 기원하면서 신년사에 대신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12.31 I 한상복 기자
  •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씨 사시 최종합격
  • [조선일보 제공] 1996년 1월 30일 오전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삽시간에 현장을 환호성으로 뒤덮었다. 공사판의 인부들은 살을 에는 겨울 바람이 무색하도록 활짝 웃으며 같이 일하던 한 젊은이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장승수, 25세. 막노동판 일꾼이었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6년만에 서울대 인문계 및 법대 전체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20003년 12월 23일 장승수(32)씨는 제 45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을 통보받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날, 아들의 합격소식을 듣고 서울행 기차를 탄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그는 합격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떨어지면 또 다시 힘겨운 수험생활 해야 하는데 그것 안 해도 되고. 가장인 제가 수험공부에만 매달려 있으면서 어머니께 걱정 끼쳐드리는 게 큰 부담이었는데 그 부담도 덜었으니까요.” 그는 “기분이 좋다”고 했으나 “서울대 수석합격을 통보받았을 때와 같은 환희와 희열을 내 인생에서 다시 맛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당시 기분은 말로는 표현 못하지요. 6년간 갖은 고생해서 얻은 건데요.” 10살 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지난 1990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자마자 식당 물수건 배달, 가스통 배달, 택시운전, 공사장 막노동일 등을 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대입을 준비했다. 대학에 입학한 해 8월 그는 자신의 수험기를 책으로 펴냈다. 책은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고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 제목은 인구에 회자됐다. 그는 “그 책의 인세 덕분에 대학시절 내내 생계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며 “그 책을 읽은 전국의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꼭 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과연 “공부가 가장 쉽다”고 생각했을까. 그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공부가 어렵지 어떻게 쉽겠습니까. 오랜 시간동안 해야만 하는 일인데요. 기본기를 갖추는데도 최소 2~3년은 걸리는데다가 남들이 만든 이론을 완전히 이해해 내 것으로 만든 후 그에 대한 내 생각까지 끌어내 정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그는 “공부는 내가 25살이 될 때까지 해본 것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공부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가만히 바라볼 때면 기쁨이 느껴지곤 해요 책을 뒤적이다가 몰랐던 것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기쁨이 저는 그 어떤 것보다 좋았어요.” 그는 “대학 1~2학년 때는 다른 법대생들처럼 고시학원에 다니며 고시공부를 하기보다는 학교 공부에 전념했다”고 했다. 집 근처 체육관에 다니며 권투도 시작했다. 지난 2000년 프로복싱 수퍼플라이급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한 그는 내년 1월 중순에 있을 신인왕전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했다. 대회 일정과 사법연수원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란다. 그는 “권투는 내게 어릴 적 꿈과 같은 것”이라며 웃었다. “중학교 때부터 권투를 좋아했었는데 집안 형편때문에 기회가 없었어요. 권투는 극도로 격렬한 스포츠죠. 링에서 스파링할 경우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차 와요. 그런 극한적 상황에서도 맞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요. 인생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힘든 상황일수록 자신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 그런 걸 배워요” 그는 지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했다고 했다. 오전 9시에 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면 도서관 문을 닫는 밤 11시까지 제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집까지의 2㎞ 넘는 거리를 매일 밤 달렸다고 했다. 그는 “계속 팽팽하게 이어지던 긴장이 풀렸던1997년 가을 폐결핵 및 결핵성 늑막염 진단을 받고 1년간 휴학을 해야만 했다”며 “체력의 중요성을 그 때 깨달았다”고 했다. 7년 전 겨울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었던 그는 세월이 지나면서 차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리고 이제 다시 대중의 관심 속으로 들어왔다. 그는 “당시 쏟아지는 관심이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사람이니까요.” 했다. “내게로 향하는 눈길들이 버거웠어요. 어떤 사람들은 내게 우호적인 눈길을 보냈지만 또 다른 이들의 시선은 비우호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별 것도 아닌 것이 잘난 척 한다는 시선,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다 떨쳐버릴 수 있어요.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까요. 내게 우호적인 이들에게는 고마워하고 비우호적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해요. 어쨌든 내 행동이 그들에게 불쾌감을 주었으니까요.” 그는 “내게 붙은 ‘서울법대 꼬리표’도, 이제 덧붙여진 ‘사시합격’이라는 또 하나의 꼬리표도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떨쳐버린다는 건 예를 들자면 법조인의 길이 내게 맞지 않을 경우 그걸 버리고 건설 현장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건설 현장 일 참 좋아해요” 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참 보람 있는 일이거든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만들고, 휴일에 가족들과 연인들이 함께 거닐 수 있는 공원을 만들고 하는 일이잖아요.” 그는 “연수원 생활이 시작되면 공부에만 매진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판·검사나 변호사가 될지, 아니면 계속 공부해서 학자가 될지는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겁니다. 제가 서울 법대에 진학한 건 학비가 싸다는 것과 과외 아르바이트시 보수가 많다는 것 등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에서였을뿐, 학과 선택 당시 사법고시 생각은 머리 속에 없었어요.” 그는 “내 스무살에는 희망이라곤 없었다”고 했다. “집안 형편때문에 대학 진학은 꿈에도 못 꿨어요. 고등학교 졸업후 7개월간 물수건 배달 일을 했었죠.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한 달에 딱 이틀 쉬고 30만원 월급 받으며 일했죠. 매일 매일 오토바이로 150㎞를 달렸어요. 위험하고, 힘들고, 지저분한 그런 일이에요. 1990년 당시 가난하고 못 배운 보통의 스무살짜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수준이었어요. 이러다가는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지독하게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겠구나 싶더라구요. 대학 진학을 생각한 것도 암울한 현실을 돌파할 수 있는 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그는 “가난은 내게 극복할 대상일 뿐 가난때문에 한(恨)이 맺히거나 하늘을 원망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돈이란 몸을 움직여 벌면 되는 거니까요. 오히려 몸소 가난을 겪었고 주변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기때문에 법조인이 되더라도 딱한 사람들 사정을 잘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CEO탐방) 웹젠 김남주 사장
  • [edaily 전설리기자] "나스닥시장 등록은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지난 16일 한국 게임업계 최초로 나스닥에 당당히 `WZEN`이란 등록코드를 새겨 넣은 웹젠(069080) 김남주 사장의 다부진 포부다. 웹젠은 지난 16일 비밀리에 진행해왔던 나스닥 등록을 전격 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각에서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동시에 한국의 게임업체가 미국 금융시장에 첫 깃발을 꽂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김사장은 지난 5월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면서 이미 나스닥 진출을 위한 내부적인 준비들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그의 꿈은 이미 국내시장 뿐 아니라 세계시장 진출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사장은 "나스닥 등록을 통해 회사의 가치가 크게 올라가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웹젠의 나스닥등록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하나의 수순으로 추진됐다. 이미 대만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진출에 성공한 웹젠의 온라인 게임 `뮤`를 미국과 유럽 등 더 넓은 세계 시장으로 내놓기 위해 나스닥 등록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두보이기 때문. 나스닥 등록을 통해 새로 들어온 1200억원의 자금을 차치하고라도 브랜드와 인지도 강화 측면에서 웹젠이 노리고 있는 미국시장 공략을 보다 수월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은 아시아권 공략보다는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아시아권과는 문화적인 코드가 다른데다 미국과 유럽은 아직 온라인 게임보다는 콘솔 게임시장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이같은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적인 코드가 다르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서 성공한 게임들의 사례를 분석, 참고하고 있다"며 "같은 동양권인 일본에서 나온 게임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성공한 사례들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고 `뮤`라는 게임 자체가 동·서양의 문화를 모두 담고 있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웹젠은 이미 유럽과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화 작업에 착수했다.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타진해보기 위해 `글로벌 서버`라는 프리 서버를 통해 제한적인 현지 고객들로 하여금 `뮤`를 접해보도록 하고 있는 것. 나스닥에 등록했다는 들뜬 마음만 갖고 섣불리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진출하지는 않겠다는 게 김사장의 생각이다. 웹젠은 철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쯤 미국에 진출하고 유럽 시장도 프랑스나 독일과 같이 시장 규모가 큰 시장부터 순차적으로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웹젠이 이처럼 일단 눈을 해외로 돌렸지만 온라인 게임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국내 시장 공략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국내에서 `뮤`의 업데이트와 부가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고객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것. 김사장은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탄탄한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새로운 자금을 바탕으로 한 `뮤`의 차기작 개발에 대해서는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발표 시점은 2005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자금의 여유가 있다고 해도 차기작은 1~2개 정도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게임 개발만이 아니라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이 개발한 좋은 게임이 있으면 웹젠의 포트폴리오를 위해 공동 퍼블리싱할 의사가 있다"며 "향후 웹젠은 100% 개발사라기 보다는 70~80%는 개발사, 20%는 퍼블리싱업체의 비중으로 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올해 실적과 관련, "실현 가능한 수준에서 책정된 올해 추정 매출은 58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16% 수준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웹젠은 지난 3분기까지 매출 422억원에 영업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 ◇김남주 사장 약력 -72년 서울 출생 -91년 서울예림미술고등학교 졸업 -92년 원엔지니어링 -93년 캐드하우스 기술지원부 -94년 미리내소프트 `이즈미르` 게임 개발 -00년 웹젠 그래픽 담당 개발이사 -02년~ 웹젠 대표이사
2003.12.24 I 전설리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Nifty Stocks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일단 이 주식을 사고 나면 팔 수가 없다. 더 좋은 주식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 지위가 너무나 확고해 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일정한 배당을 보장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상은 이 기업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우리는 단지 주식을 사 놓고 기다리기만 하면된다." 꿈의 주식이 아닌가.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반 월가를 뒤흔든 이른바 `Nifty Fifty`, 1990년대 IT 버블기를 주름잡던 닷컴주들이 이런 취급을 받았다. 지나고 보면 거품이고, 과대 평가된 것인지만,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그 시대의 `최고 인기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월가는 헐리우드가 그런 것처럼 늘 `스타 기업`을 찾아낸다. 3년간의 침체를 끝내고 2003년 뉴욕 주식시장은 눈부신 랠리를 벌였다. 다우는 다시 한 번 1만선을 바라보고 있고, 나스닥도 2000선 고지가 눈앞이다. 지금 월가가 꿈꾸는 `Nifty Stock`은 무엇일까. ◇Nifty Fifty Nifty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멋진, 재치있는, 매력적인 계집애" 등의 뜻이 나온다. `Nifty Fifty`하면 `-fty`가 반복되면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 우리말로는 `멋쟁이 50선` 쯤 될까. Nifty Fifty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초반까지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대형주 50개를 일컫는 말이다. 그 당시 최고의 `Blue Chip`인 셈이다. 그러나 Nifty Fifty의 운명을 알고 나면, 이 말 속에 묻어있는 아쉬움, 허무함을 느낄 수 있다. Nifty Fifty는 One-decision Stocks라고도 불렸다. 주식을 놓고 투자자들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은 사거나, 팔거나 양방향이다. Nifty Fifty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선택 밖에 없었다. `Buy and Hold`다. 그만큼 완벽한 주식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1972년 키더 피바디 증권이 매달 PER가 높은 고성장 블루칩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Nifty Fifty는 시장이 어떤 폭풍에 휘말리더라도 견뎌낼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 돈을 벌어주는 기업으로 여겨졌다. 이들 주식은 보통 PER 46에서 92배의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원년 맴버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들로는 GE, 월마트, 휴렛팩커드, 엘리릴리 등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Nifty Fifty는 엄청나게 고평가된 기업들이다. 존슨앤존슨을 보면 당시 PER가 61.9배였는데 현재는 20배에 불과하다. Nifty Fifty가 이처럼 고평가된 상태에서 거래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린스펀의 말대로 비이성적인 활력(irrational exuberance)이 당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기`의 속성이 바로 `비이성`이니까. 어쨌든 Nifty Fifty는 당초의 의미가 무색하게 경기침체기를 맞아 버블이 깨지면서 급락을 거듭하게 된다. Nifty Fifty는 월가가 발굴해낸 스타였지만, 스타의 몰락은 처참했다. 70년대 내내 Nifty Fifty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소형주들이 시장의 인기를 독차지했고, Nifty Fifty 소속의 몇몇 기업들은 퇴물 취급을 받았다. 폴라로이드, 제록스 등이 대표적이다. 왕년의 스타들은 잊혀진 존재가 됐다. ◇Widows and Orphan Stocks Nifty Fifty와 비슷한 개념으로 Widows and Orphan Stock이라는 것이 있었다. `과부와 고아들이 생계를 위해 사도 좋을 만큼 안정적`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Widows and Orphan Stock도 블루칩이다. 그 시대 누구나 알고 있는 주식이고, 시장 점유율을 따라올 상대가 없다. 배당도 높다.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주식들이 이에 속했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보조를 받으면서 독점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고, 당연히 배당도 높았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고, 매년 배당도 높게 해주니, 과부나 고아가 투자하기에 딱 알맞는 주식이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데 기업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되지 않는 가정이었다. 기업은 생명체다. 환경이 바뀌면 생명체는 이에 적응해야한다. 한 때는 Widows and Orphan Stock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은 독점적 지위를 잃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AT&T가 있다. 1970년대 미국 정부는 AT&T를 몇 개의 지역전화 회사(Baby Bells)로 강제 분할시켰다. 통신시장의 독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통신시장에 더 이상 절대 강자는 없다. 오늘날 `과부`와 `고아`는 전혀 새로운 의미가 됐다. Nifty Fifty류의 주식들은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주식이다. 대형주로서 가격도 비쌌다. 시장은 점점 더 힘있고, 강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굴러갔다. 개인 투자자들은 남편을 잃은 과부 취급을 받고 있다. 아무도 보호해 줄 사람이 없다.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분석 보고서를 내는 기업들도 대형주와 일부 인기주에 국한돼 있다. 정말 알짜 기업이지만, 중소형주여서 기관 투자자들의 눈에 차지 않는 기업들도 많다. 투자자들에게 마음껏 회사 자랑을 하고 싶어도 중소형주들은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다. 월가가 버린 고아들인 셈이다. Widows and Orphan Stock은 스타 시스템에서 `소외된 주식`이라는 뜻이 됐다. ◇Nifty Multinationals 최근 월가에는 새로운 논쟁의 싹이 자라나고 있다. 3년만에 찾아온 랠리가 반갑기는 한데, 랠리의 질을 놓고 말들이 많다. 불황이 끝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한데, 올라서는 안될(?) 기업까지 날개를 달고 있다는 비판이다. 90년대 닷컴 버블의 참담함을 기억하는 월가로서는 당연한 우려다.모건스탠리의 미국 시장 스트레티지스트인 스티브 갈브레이스는 이를 `flight to garbage`라고 불렀다. 시장이 상승하면서 제때 주식을 사들이지 못한 투자자들이 쓰레기같은 주식을 주워담고 있다는 것. 갈브레이스는 그러면서 나름대로 투자 대안을 제시했는데 그것이 `Nifty Multinationals`다. 갈브레이스의 제안은 월가의 스타 찾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갈브레이스는 같은 회사 동료인 스티븐 로치의 펀더멘털 분석을 배경으로 시의 적절한 투자전략을 내놨다. 스티븐 로치는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다. 미국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그의 입장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유는 로치가 지적한 `글로벌 불균형`이 시장의 고민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중심 경제의 취약성과 달러 약세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데 달러는 연일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로치는 그 이유를 그럴듯하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가 미국만 바라보고 수출로 자국 경제를 이끌어가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미국도 자기 살길을 찾아 `약한 달러`를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갈브레이스는 세계 경제가 불균형에서 벗어나 균형을 찾아 나갈 때 어떤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인지를 고민했다. 첫째, 과거 5년간 글로벌 이코노미는 거의 100% 미국에 의존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성장의 동력은 미국에서 미국 밖으로 이동할 것이다. 둘째, 약한 달러는 미국과 세계 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풀어내는 유일한 처방이다. 달러 약세는 수출 기업과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영업하는 기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은 환율 효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서 이런 기업들의 주가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곤 한다. 셋째, 비용 측면에서 보자. 글로발 아웃소싱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이미 해외에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면 다른 기업보다 훨씬 유리하지 않은가. 넷째, 소비자중심주의(consumerism)는 글로발리제이션(globalization)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다. 베이징에 가보라. 전세계 유명 브랜드를 모조리 볼 수 있다. 뉴욕에서 유행하는 모자가 파리에서도, 도쿄에서도, 베이징에서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다섯째, 지난 몇년간 중소형 기술주가 미국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었다. 글로발리제이션이 계속되고 성장의 동력이 미국 밖으로 옮겨지게 되면 자본력과 세계 시장 공략 경험이 풍부한 대형주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항목에 알맞는 기업군은 무엇일까. 갈브레이스의 답은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stocks)이다. 갈브레이스는 미국 주식시장 전담 스트레티지스트다. 미국 시장 밖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없는 투자자들에게 다국적 기업을 사보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시장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일까. 큰 것(Nifty Fifty)이 아름다운 시절이 끝나자, 작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dotcom)이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다시 전지구를 상대로 장사하는 거대 다국적 기업에 눈을 돌리라고 한다. 올 겨울 뉴욕 패션의 키워드는 `복고풍`이다.
2003.12.05 I 정명수 기자
  • "현대, KCC측에 지분매입 요청은 사실"
  • [edaily 문주용기자] 현대그룹이 정상영 KCC명예회장측에 경영권방어를 위해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주식매입을 먼저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명구 현대택배회장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 명예회장측에 지분 매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으며 정 명예회장의 측근도 "현대측이 먼저 요청했던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전날 현정은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290억원 부채중) 일부를 갚았는데 오히려 정 명예회장이 더 격노했고 그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량 매집하기 시작해 일이 더 커졌다"고 말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특히 현대측은 그동안 현대가 먼저 지분매입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으며 이는 KCC측이 그룹을 흔들기 위해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강 회장에서 그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관련기사 edaily 11월14일 15시14분 "현대의 미래는?" 금강고려(002380)화학(KCC)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현대 고위층이 KCC측에 엘리베이터 지분매입을 요청한 것은 지난 8월8일 정몽헌 회장의 시신을 하관한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정씨 선영에서였다. 하관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서 정상영 명예회장, 고주석 금강고려화학사장에게 현대측 최고위층 2명이 협조를 요청했다. 김문희씨와 현정은 회장은 아니었으며 강명구 회장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문객들은 먼저 내려가 점심식사를 하는 중이었고 그 뒤를 정씨 일가들이 내려오는 길이었다. 현대 고위층은 "외국인들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등 M&A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적대적 M&A 같은데 방어할 방법이 없겠습니까"하면서 정상영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해왔다는 것. 당시 8월12일 외국인 지분이 10%를 넘어섰고 수일뒤에는 12%까지 넘어섰다. 이에 따라 8월 19일 범 현대 일가는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 16.2%를 분산 매입, 우호세력으로 등장하게 된다. KCC 고위관계자는 "지분을 매입해달라고 해서 매입한 것인데 마치 빼앗아 간 것처럼 현대측이 말을 한다"며 "장내에서 매입한 것도 아니고,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사주를 그 회사가 팔지않고서 어떻게 범 현대가가 가질 수 있었겠나"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강명구 택배회장은 이날 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영권에 위협을 느껴 정명예회장을 포함, 범현대가 전체에게 지원 요청을 했다"며 "경영권을 방어해 달라고 했지 경영권을 가져가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정몽헌 회장 사망 직후 외국인 매수세가 급등하면서 정명예회장측에 지분매입에 대한 지원요청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적대적 M&A로 귀결될 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KCC측은 정 명예회장이 몰래 지분을 취득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현 회장이 정 명예회장을 찾아와 "작은 아버지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5%를 사들인게 맞습니까"라며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명예회장은 "그것보다 많다. 11%가 넘어섰을 것"이라며 현 회장에게 분명히 대답했다는 것.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을 의미하는 듯한 이 발언은 그동안 지분매입사실을 현 회장측이 몰랐다는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KCC측이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사실을 현정은 회장측이 잘 알고 있었다"며 "갑자기 정 명예회장이 뒤통수를 쳤다는 식으로 비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김문희씨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정 명예회장에게 담보로 들어가게된 경위와 관련, "구조조정본부에 위임했었는데 그 쪽에서 가지고 있던 도장을 찍은 것이지 정식으로 담보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다"고 말한데 대해 KCC관계자는 "주인의 동의없이 도장을 함부러 찍었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구조본 직원들에게 책임을 물어 소송이라도 걸어야할 일이지, KCC를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KCC 고위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의 상속과 관련, 부채와 재산과의 괴리가 너무 커 자칫 상속 자녀들이 상속하면 평생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게 아닌가하고 정 명예회장이 집안으로서 걱정했다"며 "상속포기를 강요했다는 말이 안되며 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집안어른으로서 충정을 갖고 한 조언이었다"고 반박했다. 전문경영인에 대해 평가에서도 정 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이 돌아가셨을때 장례중 `회장이 돌아가셨는데 그 주위에 있는 사람중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누구 하나 사표내는 사람도 없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비통한 심정으로 말을 한 적이 있다"며 "이 말이 와전된 것같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은 현대는 그들(기존 현대그룹 경영인들)이 가장 잘 알고, 잘 해나갈 사람들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며 "특정한 경영진을 겨냥해 퇴진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2003.11.21 I 문주용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 Attorney General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벗겨진 이마와 날카로운 팔꿈치,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수그린채 성큼성큼 걷고 있는 그를 보면 마치 시골 농부같다. 주전자 손잡이 같은 귀와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턱을 하고, 찌푸린 표정으로 앉아있는 그는 영락없는 뜨네기 시골뜨기다.(With a balding pate, sharp elbows, and a slight forward lean, he has the gangling and loping gait of a dairy farmer rather than a Manhattan attorney. When he sits with a pensive frown, his jug-handle ears, jutting chin, and five-o"clock shadow can make him look like the classic hobo clown.)"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의 해리 브루니어스 기자는 뉴욕주 검찰총장(Attorney General) 엘리어트 스피처(사진)를 이렇게 묘사했다. 브루니어스는 "그가 눈썹에 힘을 주고, 강렬한 푸른 눈동자로 상대방을 주시할 때면 먹이감을 노리는 맹수 같다"고도 썼다. 뉴욕 매거진은 그러나 스피처 총장의 `그 격식없는 시선`이 섹시하다며 그를 가장 섹시한 50명의 뉴요커 중 하나로 선정했다. 엘리어트 스피처 총장은 최근 2년간 월스트리트의 뉴스 메이커 중에 뉴스 메이커다. 월스트리트 맨 사이에서 `Attorney General`은 거북스러운 인물의 대명사다. 스피처는 지난 4월 애널리스트들의 거짓 보고서에 철퇴를 내리며, 10개의 내로라하는 투자은행들에게 14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렸다. 그는 IT 버블 시기, 월가를 주름잡던 잭 그룹먼, 헨리 블로짓 등 스타 애널리스트들을 기소했고,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도 결국 이 스캔들로 옷을 벗어야했다. 최근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뮤추얼펀드 비리 조사도 그의 작품이다. 야누스, 퍼트남, 스트롱 등 펀드업계의 거성들이 하나 둘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의회에서는 펀드 스캔들을 다루는 청문회가 열렸고, 스피처는 `영웅적인 검사`로 워싱턴 중앙정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월스트리트와 검찰총장.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를 같은 문맥에 놓고 읽으면 미국의 정치와 경제, 사법제도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난다. ◇인간 스피처 스피처는 1959년 6월 10일 뉴욕시 브롱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유태인이다. 스피처는 부잣집 아들의 전형이었지만, 나약하지는 않았다. 테니스, 축구 등 운동에 소질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엄격한 사고(thinking)`를 강조했다. 스피처는 1981년 프린스펀대학을 나왔고, 1984년 하바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의 아내 실다 역시 하바드 로스쿨 출신이다. 그는 법대 학보지 편집장이기도 했다. 스피처는 지금 세 딸과 함께 맨하튼에 살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그는 특이했다. 2학년까지는 보통 대학생들처럼 여름 방학을 이용, 의회나 로펌 등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그러던 어느날 스피처는 "인생 경험이 필요하다"며 남부로 떠났다. 뉴올리언스와 아틀란타 등을 떠돌며 막노동을 했다. 한여름 땀을 비오듯 흘리며 굴착기 인부로 일했다. 에어컨도 없는 허름한 여인숙에서 그만의 인생 경험을 계속했다. 스피처는 무서운 것이 없었고, 저돌적이었다. 학생회장 선거때는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선거운동을 했다. 다른 학생들이 모두 잠든 밤, 대학식당 종업원들의 파업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학장 관사앞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부잣집 아들, 하바드 법대생, 막노동자, 법대학보사 편집국장이었던 스피처는 지방법원 서기를 거쳐 1986년 뉴욕 맨하튼 지방검사보좌역으로 무사(검찰)로서의 인생을 본격 시작한다. ◇검사 스피처 평검사 시절, 스피처는 마피아 조직범죄, 공갈범 등을 다뤘다. 90년대초반 스피처는 `감비노 패밀리` 사건을 담당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당시 경험이 월가의 비리를 파헤치는데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것은 사시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감비노 사건의 처리 과정은 월가 스캔들 처리 과정과 유사하다. 법대를 갓 졸업한 신출내기 검사는 뉴욕시 의류업계를 지배하고 있던 감비노 패밀리를 주목했다. 감비노 패밀리는 의류상가와 공장을 오가는 운반용 트럭을 손아귀에 쥐고 있었다. 스피처는 함정수사 기법을 이용, 감비노를 기소할 증거를 수집해 나갔다. 스스로 바지와 스웨터, 셔츠 등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면서 감비노 패밀리의 위력을 체감한 것. "토미 감비노는 수천만달러의 자금력을 자랑했어요. 우리는 감비노를 기소하면 곧바로 다른 인물이 조직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스피처 검사의 생각은 감비노를 잡아 넣는 것이 아니라, 의류업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수사관계자의 말이다. 스피처는 토미 감비노와 그의 동생 조셉 감비노를 기소하고 유죄를 인정하는 댓가로 1200만달러의 벌금에 합의했다. 스피처는 동시에 감비노가 다시는 의류업계에 발붙이지 않는다는 서약을 받았다. 감비노 사건의 처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도 "너무 약하다"는 비난이 있었다. 스피처는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감비노가 업계를 완전히 떠난 것에 대단히 만족해했다. "시스템을 바꾼다"는 스피처 나름의 정의관은 이후 월가 스캔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불법을 저지른 애널리스트들을 감옥에 넣기보다는 막대한 벌금을 물리고, 시스템을 바꾸는데 합의하는 것이다. 스피처가 애널리스트 스캔들을 14억달러 벌금과 리서치 부문의 독립을 조건으로 합의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스피처의 기소 내용에 대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고, 벌금만 냈다. 스피처는 "범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범죄를 예방하려면 범죄자 개인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야만한다"고 말했다.("If you want to really have an impact and prevent crime...you have to address the structure rather than just the individual who happens to be the pawn of the given moment.) 검찰총장이 된 이후, 그의 칼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단순한 형사범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이익에 영향을 주는 `공익소송`에 주력한 것. 대표적인 것이 미드웨스트 발전소 사건이다. 그는 미드웨스트 발전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청과물 상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시킨 일은 한인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청과물 상점을 운영하는 한인 동포들이 노동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다가 기소 위기에 처한 경우도 많았다. 방문판매, 전화판매를 제한하는 소송,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소송 등이 잇따랐다. 스피처를 스타로 만든 것은 2000년부터 시작된 월가 스캔들 수사였다.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리포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은 IT 버블이 붕괴된 이후 공공연한 비밀같은 것이었다. 스피처가 이 문제를 파고 든 것이다. 그의 첫 상대는 메릴린치였다. 스피처는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이 주고받은 9만4400페이지에 달하는 이메일 기록을 일일이 검색, 증거를 찾아내는 집요함을 보여줬다. 결국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의 이메일 중에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고, 메릴린치의 항복을 받아냈다. 메릴린치에서 시작된 수사는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14억달러라는 유래없는 벌금을 부과했다. 스피처는 이즈음 `민중의 변호사(the People’s Lawyer)`라는 별명을 얻었고, 십자군(Crusader), 월가의 보안관(Sheriff of the Wall St.) 등으로 불리며 영웅대접을 받았다. ◇정치인 스피처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영웅전이다. 미국인들은 영화 `미스터 스미스 워싱턴에 가다(Mr. Smith Goes to Washington)`에 나오는 스미스 류의 서민 영웅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골의 평범한 농부인 스미스는 불의를 참지 못하고 워싱턴으로 올라가 감동적인 연설로 기성 정치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 영화는 70년대 우리나라의 `새마을 영화`와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스피처 총장의 이미지는 바로 미스터 스미스다. 앞서 스피처 총장을 묘사한 기사에서도 시골스럽고, 풋풋한 인상이 강조돼 있다. 그러나 스피처는 피튀기는 선거전을 치르고 뉴욕주 검찰총장직에 오른, 마음의 절반쯤은 워싱턴의 백악관을 향하고 있는 야심가다. 1998년 스피처는 뉴욕주 검찰총장 선거에 출마한다. 미국은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을 선거로 뽑는다. 8년 임기의 검찰총장은 선출직이므로 주지사에게 책임질 일이 없다. 스피처는 민주당원이고, 현재 뉴욕주 주지사인 파타키는 공화당원이다. 1998년 선거전에서 스피처는 박빙의 승부끝에 총장직을 거머쥔다. 수주일에 걸쳐 검표, 재검표가 이뤄졌을 정도다. 재력이 든든한 아버지가 엄청난 선거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주 검찰총장은 500여명의 검사와 1800여명의 수사관 등을 거느린다. 뉴욕주, 뉴욕시가 가지는 미국의 경제 수도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스피처는 다른 주정부의 검찰총장과는 위상이 다르다. 스피처 자신도 그렇게 행동했다. `월가 스캔들`로 명성을 얻음으로써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스피처의 정치적 위상은 격상됐다. 스피처는 공공연하게 "뉴욕주 주지사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06년 주지사 선거에서 스피처는 유력한 민주당측 후보다. `스피처 2006년 위원회`라는 조직은 벌써 선거자금을 200만달러나 모금했다. 만약 그가 선거전에 나서게 되면 전 뉴욕시장이었던 루디 줄리아니와 맞서게 될 수도 있다. 줄리아니는 공화당 후보로 영입될 가능성이 높다. 줄리아니는 스피처와는 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애널리스트 스캔들 당시 줄리아니는 메릴린치 측의 변호사였다. 줄리아니는 스피처에게 몇차례 전화를 걸어 메릴린치 사건의 조정을 시도했다. "줄리아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 "메릴린치는 아주 중요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입니다. 메릴린치는 우리 금융시스템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루디, 전화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얘기한 것들은 이전에 다 나왔던 것이지만 설득력이 없어요. 그들이 불법을 저질렀다면 우리는 그것을 밝혀야만합니다. 처벌해야만합니다. 그들이 기업으로서 아무리 호의적인 면이 있더라도 머뭇거려서는 안되죠." 이렇게 답했어요"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가 거대 금융기업과 정치적 지명도가 높은 유명 변호사의 로비(?)에 맞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화 내용이 스피처의 인터뷰 과정에서 그의 입으로 언론에 알려졌다는 것은 대단히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스피처는 월가 스캔들을 파헤친 영웅이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키우는데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파티키 현 주지사의 정책도 거침없이 공격하곤 한다. 민주당 모임에서 스피처는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은 부도덕한 것이다. 보통 미국인들은 200달러를 돌려받지만, 부자들은 무려 9만8000달러를 환급받는다. 왜 민주당인가! 우리는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 새로운 백악관이 필요하다. 새로운 상원의원이 필요하다"며 선동적인 연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커네티컷에 있는 퀴니피악대학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피처에 대한 직무 지지도는 62%로 파타키 주지사의 46%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자신의 주 검찰총장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한다. 스피처가 다른 주 검찰총장들과 달리 이처럼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월가 스캔들때문이다. 스피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를 포퓰리스트(populist)라고 폄하한다. 스피처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월스트리트는 영원하다(?) 스피처가 월스트리트 맨들을 괴롭힌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감옥에 가지는 않았다. 스피처는 거물 몇명을 가두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스피처 총장은 "법은 다이나믹한 존재다. 법은 시간에 따라 발전하도록 설계돼 있다. 법은 경제적 실재의 변화와 사회적인 가치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The law is a dynamic entity," he says in a Monitor interview. It "is designed to evolve over time and reflect changing economic realities, and changing social values.") 법을 개혁의 도구로 해석하고, 검찰의 기소권을 시스템 개혁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능력은 감탄스럽다. 월가, 화이트 칼러 범죄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도 통쾌함을 준다. 루디 줄리아닌 전 뉴욕시장의 공보관을 지낸 마이크 폴은 "스피처는 민주당원이지만, 당장이라도 중요한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적들조차도 그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다. 스피처는 화이트 칼러들이 감옥에 가는 것을 사형 선고만큼 싫어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를 들이대면 화이트 칼러들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그때마다 대어를 낚았다. 스피처는 시스템 개혁을 명분으로 그들과 협상을 벌였다. 엄청난 벌금, 다시는 펀드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서약, 리서치 부문의 독립 등을 전리품으로 챙기고 그들을 돌려보냈다. 스피처는 기관투자자 모임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저축하라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정부는 은행가들이 투자자들을 호도하는 것을 바보처럼 앉아서 볼 수는 없다." 스피처 앞에서 월가는 비리의 소돔, 추악한 고모라성이다. 그렇다면 월가는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비판자들은 스피처가 월가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시켰다고 흥분한다. 마피아와 월가를 동일시하는 스피처의 태도도 몹시 못마땅하다. 리서치의 독립. 구상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5년후 투자은행들이 리서치 부문을 분리했을 때 누가 리테일 세일즈용으로 수백만달러를 들여 리서치 페이퍼를 만들겠는가. 이해상충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 시스템 자체가 쓸모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5년후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보다도 질적으로 훨씬 후퇴한 분석 보고서를 받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스피처는 월가 스캔들을 다루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불편한 관계가 됐다. 월가를 1차적으로 감독해야할 SEC가 번번히 스피처에 뒤통수를 맞았기 때문이다. 관료조직의 느슨함, 월가와의 밀월 관계때문에 알고도 모른 척 비리를 덮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다. 스피처는 한건씩 터뜨리고, 영웅 행세를 할 수 있지만, SEC는 증권산업 전체를 놓고 고민을 해야한다. SEC의 도날드슨 의장이 곤혹스러운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엔론 스캔들을 추적한 법무부의 아서 앤더슨은 "10 내지 15명이 불법적인 일을 했다고 해서 6만명이나 되는 직원들을 거느린 회사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스피처의 정의는 분명히 옳은 것이지만, 그것이 정말 경제적인가에는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다. 스피처는 단순하게 범법자를 잡는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개혁하고자 했다. 그 수단으로 `협상`을 택했다. 월가에는 협상의 달인들이 많다. 스피처는 칼을, 월스트리트는 돈을 가지고 있다. 스피처가 주지사, 상원의원,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다면 그가 택한 `협상`이 `타협`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다. 정치는 늘 주고,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고 싶은 검객은 언젠가는 칼을 놓고, 악수하는 법을 배우기 마련이다.
2003.11.19 I 정명수 기자
  • "일주일새 1억이 날아갔어요"
  • [조선일보 제공] “정말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설마 집값이 떨어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사는 김모(49)씨는 요즘 매일같이 술로 밤을 지새운다. 20년 가깝게 땀흘려 모은 전 재산을 단 5개월 만에 모두 날려버릴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6월 중순 재건축을 추진 중인 13평짜리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를 사들였다. 당시 매입가는 3억9000만원. 김씨는 전세 5000만원을 끼고, 은행대출금 2억3000만원에 그동안 모은 적금 1억1000만원을 모두 쓸어넣었다. 주식으로 치면 ‘몰빵’을 한 셈이었다. 당시 집값은 정부의 투기대책에도 불구하고 연일 치솟고 있었기 때문에 김씨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며 ‘대박’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김씨는 ‘쪽박’ 신세가 되고 말았다. ‘10·29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아파트 시장에 급매물이 속출하면서 김씨가 산 아파트 값도 2억9000만원까지 하락해 원금 회수조차 장담하기 어렵게 된 것. 김씨는 “지금 팔아도 전세금 빼주고, 은행대출금 갚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000만원도 안 된다”면서 “내 돈 1억원은 도대체 어디 가서 찾느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10·29대책’으로 서울 강남(江南) 아파트값이 급락하면서 팔아봐야 투자 원금도 건지기 힘든 속칭 ‘깡통’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집값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6~9월에 뒤늦게 투자대열에 합류한 ‘개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깡통 매물은 서울 강남·송파·강동구 등 그동안 ‘불패’(不敗) 신화를 자랑했던 재건축 단지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는 지난 6~9월 최고가격보다 무려 1억~2억원쯤 시세가 폭락했기 때문. 잠실동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막차를 탔던 개미들이 깡통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잠실동 주공아파트 13평형은 지난 10·29대책 발표 직전만 해도 5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억1000만원에도 매물이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초 직장 동료 2명과 8000여만원씩 투자해 이 아파트를 샀다가 최근 급매물로 내놓은 회사원 강모(38)씨는 “설마 강남인데 1주일 만에 1억원 이상 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벌써 원금 4000만원을 까먹었지만, 더 떨어지기 전에 팔리기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큰손이나 진짜 투기꾼은 이번 대책 발표 이전에 대부분 집을 처분했다”면서 “결국 상투를 잡은 개미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 손길승 회장사퇴, 기업인들 분통 "왜"
  • [edaily 지영한기자] 손길승 SK 회장이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사임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임기를 남긴 채 타개한 적은 있지만 전경련 회장이 모양새를 갖추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예는 대우그룹 사태로 도중 하차한 김우중 전 회장에 이어 두번째다. 손길승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에서 9개월만에 물러나는 불명예도 안았다. 그러나 이러한 불명예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가 비오너 전문경영인으로서 재계의 총수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도 평가받을 전망이다. 사실 전경련 회장직은 상징성이 큰 자리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회원사로 거느리고 있어 전경련 회장직은 재계의 총수중의 총수로 인식돼 왔다. 이병철·정주영·구자경·최종현등 한국경제의 거목들이 예외없이 전경련 회장직을 거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업 총수들이라면 내심 전경련 회장직에 한 번쯤은 욕심을 내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전경련 회장직에 추대되지는 못한다. 대기업, 그 중에서도 몇몇 실세 오너들만이 꿈 꿀 수 있는 자리다. 이런 상황에서 손길승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에 올랐다는 그 자체가 재계에선 일대 `사건`이었다. 때문에 이명박 서울시장이 현대건설의 경리사원으로 입사한 뒤 12년 만인 77년 36세의 나이로 사장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를 만들었다면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전경련 회장직을 거머쥔 손길승 회장은 비오너 전문경영인에게 희망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재벌들의 오너십을 극복하고 재계의 총수중 총수라는 전경련 회장까지 올라섰던 손길승 회장이었지만 잘못된 관행의 덫은 극복하지 못했다. 비자금이나 일련의 SK사태에 대해선 입이 열개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손 회장의 퇴진에 분통을 터뜨리는 기업인들이 적지않다. 재계의 고위 관계자는 "정치자금 수요 때문에 기업인들이 망가지고 있다"며 목청을 높인다. 그는 "이래선 안되며 정치자금제도를 서둘러 개혁하는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치인을 일컬어 `교도소 담장위를 걷는 사람`이라는 농담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정치에 볼모잡힌 기업인들이 뭐가 다르겠냐"고 자조했다. "운 없이 담장 안쪽으로 떨어질까봐 하루하루 조바심에 떨고 있는 기업인들이 한 둘이 아닐 것"이란 푸념이다. 손 회장은 최근 검찰수사를 받던 와중 SK의 직원들에게 "분식회계와 불법 정치자금은 개발세대의 나쁜 관행이었지만 알면서도 피할 수가 없었다"며 "이 모든 과거의 문제를 후배들에게는 결코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고해성사이자 후배 기업인들에게 대한 당부와 다름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30일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18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는 낭보를 전했다. 우리 경제와 기업인들이 후진적인 정치권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용하다`는 말이 나올 만 하다.
2003.10.30 I 지영한 기자
  • 신한지주, `서라벌서밋` 개최‥신한·조흥 `한자리`
  • [edaily 안승찬기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화합하는 자리를 가졌다. 신한금융지주(055550)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라응찬 회장, 최영휘 사장을 비롯해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 전 그룹사 전간부 1300여명과 함께 경주에서 `서라벌 서미트`를 개최했다. 참석한 임원들 및 부서장급 간부들은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한 캔터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를 들은 후 앞으로의 경영전략과 미래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번 서라벌 서미트는 조흥은행이 신한금융그룹으로 편입되고 난 이후 첫 번째 자리여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고 신한지주는 설명했다. 조흥은행(000010)과 신한은행 직원들이 저녁식사 이후 한자리에 모여 술자리를 가졌고, 전참석자가 경주 남산을 함께 등반하는 등 지주사 직원들이 하나로 융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새로 가족으로 편입된 조흥인들에 대한 따뜻한 환영 및 융화와 교류의 장으로 만들려는 취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라 회장 역시 인사말을 통해 "진정한 하나의 가족이 되지 않고서는 치열한 경쟁을 물리칠 수도 없으며, 우리의 꿈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나보다는 그룹 전체를 생각하는 여러분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2003.10.19 I 안승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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