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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TRA, "해외마케팅 성공 실패 사례집" 발간
  • [edaily 지영한기자] KOTRA(www.kotra.or.kr, 사장 오영교)가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우리기업들의 진출전략 수립시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실패사례를 통해서는 유사한 시행착오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해외마케팅 성공 실패 사례집(총 640면)`을 발간했다. 이 자료에는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해 전세계 각 국별로 수출을 중심으로 투자, 국제입찰까지 망라하여 수집한 다양한 사례가 수집됨으로서 우리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자료는 해외마케팅의 성공요인으로 ▲차별화 된 기술력과 독특한 디자인,▲바이어 감동시키기, ▲상생(相生)의 거래, ▲물류단계 단순화, ▲A/S망 구축, ▲다양한 홍보활동, ▲틈새시장 공략, ▲현지화, ▲ 철저한 사전준비, ▲능력있는 전문 에이전트 발굴 등을 제시했다. 반면 실표요인으론 ▲부실한 시장조사,▲현지 문화에 대한 몰이해,▲바이어의 요청에 대한 안이한 대처, ▲부적정 업체와 독점 에이전트 계약,▲ 편법, ▲부실한 현지 직원 관리 시스템,▲ 부적격 파트너와의 합자기업 운영 등을 꼽았다. KOTRA 엄성필 해외조사팀장은 "동 책자가 해외진출을 계획하는 한국기업에 보다 생생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시 이른바 학습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외마케팅 성공 실패 사례집(총 640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성공요인 1. 차별화 된 기술력, 독특한 디자인은 성공적 해외마케팅의 기본 = 국내 생산코스트 상승에 따라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은 한계에 달한 상태이다. 이제는 범용제품보다는 까다로운 바이어의 요구도 맞출 수 있는 기술력과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갖추어야만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2. 바이어를 감동시켜라 = 거래성사가 불투명한 상태에서도 수시로 바뀌는 바이어의 요구에 따라 신속히 샘플을 제작 제공한 국내 중소 원단업체 B사는 결국 수출계약 성공이라는 과실을 얻게 되었다. 바이어도 사람이다. 정성어린 응대는 결국 바이어를 감동시킬 수 있다. 수출제품 문제 발생시마다 비싼 출장비를 아끼지 않고 직원을 파견 문제를 해결해준 중장비 부품업체 C사에 해당 바이어는 지속적 추가 오더로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3. 거래는 상생(相生)의 게임이다 = 우리제품 최고의 판매원은 결국 현지 에이전트나 딜러이다. 에이전트, 딜러 관리에 성공한 기업이 해외마케팅에서 실패한 사례는 없다. 에이전트와 거래시 적정마진을 보장하고, 일정기간 공급가격을 고정하며, 재고를 떠 넘기지 않은 기업이나, 딜러 대상으로 특별 판매 인센티브제를 적용 판매실적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을 우수하게 디스플레이한 딜러에게 과감한 보상체계를 채택한 기업이 결국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성과를 얻게 되었다. 4. 물류단계를 단순화해라 = 제품 원가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NEVER TOUCH TWICE(절대 두 번 손대지 마라)라는 말을 상기하자. 타이어와 같은 볼륨이 큰 제품은 유통과정이 복잡할수록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다. 결국 물류에서부터 코스트다운을 시행해야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진다. 특히 유럽, 미주 등 원격지 시장은 현지 창고 운영을 통한 물류서비스 기능강화가 절실하다. 5.일석이조( 一石二鳥)를 노릴 수 있는 A/S망 확보 = 한번 신뢰를 잃은 제품은 현지 시장에 재진입하기가 불가능하다. 구전마케팅의 효과가 날로 부각되는 가운데 기존 구매고객에 대한 A/S는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일 수 있다. 아울러 A/S는 새로운 이익 창출원이 될 수 있다. 초기 유럽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낮아 고전하던 D자동차가 동일 가격대 모델에 최고의 옵션을 제공 우선 고객을 확보한후 실제 수익은 애프터서비스시장에서 창출한 사례는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만약 A/S망 보강에 대한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의 경우 현지 진출 대기업과 협력 동사의 A/S망을 이용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보아야 한다. 6.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라 = 고가의 TV광고만이 홍보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회사 실정에 맞는 홍보 아이디어를 창출하자. 고가의 벽걸이 TV를 방송사에 협찬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자사 제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한 S사, 선발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의 무료시승 혜택을 주는 대신 자연스럽게 구전마케팅의 효과를 노린 D자동차사, 유럽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중 하나인 자동차 경주 포뮬러 시리즈에 자사 생산 타이어를 장착한 경주용차가 출전할 수 있도록 협찬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극적으로 제고한 K사, 다양한 요리시연회를 통해 신규수요를 창출한 L사의 전자레인지는 모두 성공적인 홍보활동의 좋은 사례들이다. 한편 고액을 투자하는 매체광고의 경우 제품 이미지 제고 및 신시장 개척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자. 일본시장에서 제품보다는 회사 이미지 광고만 수행하여 무국적 탈소주로서 고급술로 위상을 정립시킨 J사, 매운 것을 목 먹는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정면 공략 "매운 것 못 먹으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라는 광고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 매운맛 라면을 성공적으로 론칭한 N사는 모두 광고를 극적으로 잘 활용한 사례들이다. 7. 틈새시장을 노려라 = 기존 업계 강자들이 장악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먼저 틈새를 노려 시장 착근후 실력을 키워 기존 강자들과 승부를 거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톱박스 생산업체인 H사는 유럽시장 진출시 이전 선발업체가 장악한 유료 위성방송사(PAY TV) 구매시장보다 무료 위성방송(FREE TO AIR) 전용 셋톱박스 시장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였다. 8. 현지화는 해외투자 성공의 제1요소 = 현지화는 크게 원부자재 조달 및 인재활용의 두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주요 원부자재의 현지 조달을 강력히 추진해야 원가절감 뿐만 아니라 현지인의 거부감도 극복할 수 있다. 특히 내수시장 규모가 큰 국가의 경우 협력업체와의 동반진출을 통해 현지에서 수직적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인재활용에 있어서는 국내 파견직원의 현지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현지 고용원과의 유대감을 강화하여야 한다. 특히 현지 고용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승진 제도를 마련하고 기업경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이른바 열린 경영 또는 노무관리의 시행은 성공적인 투자기업에서 공통적으로 찾아 볼 수 있는 요소이다. 9. 철저한 사전준비는 투자리스크를 감소시킨다 = 투자진출전 진출 국가의 투자관련 법령, 현지 시장상황에 대한 철저한 스터디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나 적지 않은 기업들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 투자전 국내 유관기관을 등이 발간한 자료를 수집 현지 투자환경에 대한 철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현지 변호사 등을 이용 외국기업이 간과하기 쉬운 제도적 관행에 대한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한 기업들이 결국 현지 투자에 성공하고 있다. 아울러 정확한 투자입지 선정을 위해 기진출 업체의 자문을 통해 불필요한 시간 및 물적 낭비를 최소화한 사례도 큰 교훈을 던져 주고 있다. 10. 능력있는 전문 에이전트 발굴은 국제입찰 성공의 첩경 = 국제입찰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신속한 입찰정보 습득 및 낙찰을 위한 유력기관 인사 등과의 유대관계 유지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사전 정지업무의 효과를 위해서는 해당 분야에서 발주처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입찰분야 및 입찰 전과정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에이전트 발굴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능력있는 에이전트를 발굴했을 경우 동사를 통해 사전 입찰 참가예상업체 파악으로 낙찰 성공가격 수준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현지 입찰에 성공한 기업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패요인 1. 부실한 시장조사 = 자기 아이템의 현지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가 없는 맹목적인 진출은 성공할 수 없다. 라디오 주파수중 자주 사용하지 않는 주파수대를 활용한 핸즈프리세트를 개발 국내시장에서 성공한 M사는 의욕적으로 유럽시장 진출을 시도하였으나 현지에서는 라디오 주파수 사용시 주파수를 구입하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지 바이어와 상담하였으나 결국 아까운 출장비만 날리게 되었다. 2. 현지 문화에 대한 몰이해 = 해외 비즈니스의 기본은 해당국가 문화의 이해에서 출발한다. 현지인의 기호에 맞는 제품개발, 거래시 계약조건의 결정, 바이어와의 인간적 유대 강화등 거래의 거의 모든 단계에서 현지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경쟁력 있는 직물을 생산 중동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 현지 바이어와의 상담도 성공적으로 마친 N사는 현지 바이어에게 반라의 모델이 들어있는 상품 카탈로그를 무의식적으로 보냄으로서 결국 성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3. 바이어의 요청에 대한 안이한 대처 = 유럽이나 구미시장은 신용을 바탕으로 한 시장이다. 한번 신용을 잃은 업체는 다시 동 시장에 재진입이 불가능하다. P사는 수출계약에 성공하였으나 현지 도착한 제품의 하자에 대한 현지 바이어의 시정요청을 무시하거나 약속된 딜리버리 날짜를 어기는 등 사소한 부분에서 바이어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서 신용을 잃게 된다. 좁은 현지 업계내에서 신용이 없는 업체로 낙인 찍힌 동사는 결국 동시장 진입에 대한 꿈을 접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4. 부적정 업체와 독점 에이전트 계약 = 개발도상국 업체와 에이전트 상담시 해당 업체는 호화로운 사무실, 융숭한 접대, 현지 고위인사와의 친분 관계 가시 등을 내보여 현지 유력업체와 같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결국 이러한 허상에 속아 쉽게 독점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가 계약기간중 전혀 실적을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량 바이어를 만나더라도 독점 계약 조건 때문에 거래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에이전트 계약시에는 동업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신용조사와 함께, 가능한 독점 에이전트 계약은 지양하고 한 지역내 복수 에이전트를 계약 업체간 경쟁을 부추겨 제품의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5. 편법은 편법을 부르고 = 해외투자 진출시 현지 경영중 법인세 탈루, 수출제품용 명목으로 수입한 원부자재의 국내 내수판내 유혹 등 각종 편법에 대한 유혹을 쉽게 받게 된다. 그러나 편법은 결국 이를 은폐하기 위한 더 큰 편법을 낳게 마련이다. 현지 파트너와의 경영 갈등으로 합자기업 정리후 새로이 독자기업을 설립하려던 O사가 경영과정중 편법의 증거를 무기로 내세운 현지 파트너에게 약점을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는 점은 그 좋은 사례이다. 결국 正道경영만이 해외투자 성공의 비결임을 알아야 한다. 6. 부실한 현지 직원 관리 시스템 = 현지화가 해외투자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현지화 추진을 위해서는 사전 완전한 현지 직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형 전자부품업체인 S사는 현지 경리 담당직원이 불법적인 금융거래를 하다 결국 엄청난 손실을 회사에 안겨 동사는 현지법인을 정리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동사의 사례는 주요 현지인 포스트의 경우 교차 확인 시스템 마련 필요하다는 큰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7. 부적격 파트너와의 합자기업 운영 : 적지 않은 기업들이 중국 등 개도국 진출시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 미흡 및 현지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합자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검증이 안된 파트너를 만났을 경우 출자설비의 과다계상, 지분 이상의 과도한 경영권 행사, 현지 기업의 중간 관리자로 채용된 파트너의 친인척들의 발호로 결국 실패의 쓴 잔을 마시게 된다. 따라서 합자기업 설립시에는 엄정한 신용조사를 통해 능력있고 진실된 파트너를 선택하는 한편, 가능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2003.06.29 I 지영한 기자
  • (증시조망대)아직 갈 길이 멀다
  • [edaily 한형훈기자] 19일 주식시장은 계단식 상승에 대한 경계심리와 추세 순응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주식시장은 갭상승을 지지한 데다 60일과 120일선의 골든 크로스가 발생, 기술적으로 반등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또 외국인이 15일 연속 총 2조원 이상 순매수, 수급구조도 상승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반면 높아진 지수대가 개인과 기관의 이익실현을 끊임없이 유혹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점 경계감에 고민하는 기관과 개인이 외국인 매수에 얼마 만큼 동참할 지 여부에 주목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700선에 근접하는 지수대를 감안할 때 외국인의 나홀로 매수로는 힘이 부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달 들어 주식형 수익증권의 자금유입이 목격되고 있는 데다 고객예탁금도 11조원을 넘어서 개인과 기관의 매수동참이 요원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일(18일) 거래소시장은 상승 피로감으로 보합권 공방 끝에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를 압박한데다 단기 고점에 대한 우려로 개인과 기관이 차익매물을 지속적으로 쏟아냈다. 하지만 외국인이 15일 연속 매수우위로 대응, 장후반 재차 상승 반전을 이끌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1.09포인트(0.16%) 오른 675.75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226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778억원, 1214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이 717억원, 비차익이 486억원으로 총 120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0.08포인트(0.15%) 떨어진 50.55으로 마감했다. [증권사 데일리] -대투 :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은 있으나 -굿모닝신한 : 유동성 국면의 진행 이어질 전망 -교보 : 두가지 측면에서 본 강한 시장 에너지 -LG투자 : 시세에 순응하되 그 내용은 한번 더 되새겨봐야 -동부 : 외국인 순매수와 삼성전자 -동원 :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 -대신 : 기술적 저항까지는 다소간의 여유 -브릿지 : 추세에 순응하는 과단성 필요 -우리 :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 -동양종금 : 피로감은 있으나 기존의 시각 유지 -한양 : 가격메리트에 의한 대역전극, 700선이면 마무리 -대우 : 911 테러사태 이후 VS 올해 반등국면 [뉴욕 증시]실적경고에 다우 9300선 하회..나스닥은 3일째↑ "실적 우려 재연" 경제지표 부진에도 꿈적않고 랠리를 지속해왔던 뉴욕증시가 실적 경고라는 암초를 만나 비틀거렸다.나스닥은 반도체와 네트워킹의 강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블루칩 위주의 다우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며 9300선을 약간 밑돌았다.다우는 3일만에 조정받은 반면 나스닥은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스트만코닥의 실적 경고가 블루칩에 직격탄을 날렸다.이밖에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의 실망스런 실적도 부담이었다.반면 기술주들은 증권회사의 긍정적인 코멘트와 투자의견 상향에 힘입어 강세를 지속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9.22포인트(0.31%) 하락한 9293.80포인트를 기록하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1.57포인트(0.16%) 하락한 1010.09포인트로 하락마감했다.반면 나스닥은 8.71포인트(0.52%) 상승한 1677.15포인트로 마감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3일째 강세를 보였으며 유가는 미국내 재고증가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금값은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온스당 360달러선을 밑돌았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4억7000만주,나스닥의 거래량은 10억7000만주로 평균치를 상회했다.뉴욕증권거래소의 상승대 하락종목은 1259대 2022로 하락종목이 많았던 반면 나스닥은 1614대 1584로 상승종목이 약간 많았다. [증시 주요 뉴스] ◇헤드라인 - 경향 : 조흥銀 노조 총파업 돌입 - 동아 : 박지원씨 400억 수수설 수사 - 조선 : 현대가 박지원씨 줬다는 150억 금강산 카지노 승인 대가 - 한겨레 :박지원씨 영장.."정상회담 준비 150억 요구" - 한국 :조흥銀 파업..금융 대혼란 - 매경 : 검찰 조흥銀 파업주동자 소환 - 서경 : 조흥銀 총파업, 금융대란 우려 - 한경 : 조흥銀 노조 전면파업..노총, "내주초 동조 총파업" ◇주요기사 - 조흥은 창구업무 마비..노조파업돌입(조선) - 조흥은 파업 경찰 투입키로(동아) - 오늘 공공부문 총파업 출정식(조선) - 조흥銀 헐값매각 논란 재연(한국) - 보험 노사 임금협상 진통(매경) - 접대비 1회 50만원까지(서경) - 30만~50만원 넘는 접대비 규제(조선) - 기업 30만~50만원 넘는 접대비..영수증 제출해야 비용인정(동아) - 30만원 넘는 접대비 "업무관련" 입증해야(매경) - SK그룹 구조본 해체(한경) - SK 구조본 해체..계열사별 독립경영(한국) - SK 계열사 각개전투..구조본 다음달 해체(조선) - SK그룹 구조조정본부 해체(동아) - 삼성전자-KT, "모든 사업 협력"(동아) - 삼성전자-KT "포괄적 제휴"(한경) - 부동산 이중계약서 1383명 처벌(한경) - 수도권 깡통아파트 등장(매경) - 부동산 이중계약서 1380명 형사처벌(조선) - 건강보험 통합 무산위기..한나라 2년 유예 주장(경향) - 추경 임시국회 통과 무산위기(매경) - 실업급여 신청 14% 증가(한경) - 국채발행 확대에도 금리 또 사상최저(한경) - 설비투자 4년전으로 후퇴..국민소득 2만불 멀어진다(경향) - 설비투자 급감..4년만에 최저(동아) - 외국인 매수 여력 최대 1조 5천억(한경) - 장외기업, 등록사 잇단 인수(한경) -"미국의 한국반도체 공습"..하이닉스 회생 큰 부담(조선) - 금호타이어 9일째 파업..자동차 생산 차질(매경) - 심텍, 휴대폰용 PCB양산(매경) - 현대모비스 경쟁사 핵심기술 빼돌려(경향) - 검찰, 대진공업 주가조작 수사(한경) - 北, 어떤 다자회담도 기대 안해(한겨레) - 弱달러시대 "金이 최고"(매경) - 北, 다자회담 거부 뜻(경향) - 파월, 북한 중국 지원만으론 못버텨(조선) - 후진타오, 장쩌민 외교권 승계(동아) - 불안 휩싸인 강남..호신 자구책 비상(한겨레) - CD 묻지마 채권 뇌물 판친다(조선) - MS, 스팸메일과 전면전(서경) - 日 카시오 휴대폰 국내상륙(서경) - 카드사 경영정보 정기적 공개(한겨레) - 30대그룹 평균 기부액, 매출액 0.15%(동아)
2003.06.19 I 한형훈 기자
  • (전문)盧,`이기명 선생님에게 올리는 글`
  • [edaily 김진석기자] 이기명 선생님에게 올리는 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요즘 선생님을 생각하면 죄스런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습니다. 저를 만나지만 않았어도 `김삿갓 북한방랑기`의 시나리오 작가로 존경받는 원로작가로 노후를 편히 지내셨을 분이 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어도 최소한 후배 언론인들에 의해 부도덕자, 이권개입의심자로 매도되는 일은 없었을 분이... 일흔을 내다보는 연세에 당하고 계실, 선생님의 고초를 생각하면 저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물론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이제 대통령이 되셨으니 나의 고생같은 작은 일은 무시하시고 더 큰 일에 신경을 쓰시라. 나에게도 죄가 있지 않느냐? 인간 노무현을 좋아한 죄." 하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간 노무현을 좋아하셨던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꿈꾸었던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좋아하셨고 방송작가로서는 `진실이 진실로 전달되는 나라`를 좋아하셨습니다. 그런 마음이셨기 때문에 저와의 첫 인연인 88년 KBS노조 강연에서 저의 포부 하나면 보시고 "조건없이 당신을 돕겠다"라는 편지를 보내셨던 것입니다. 저와 꿈을 함께 했기 때문에 방송사라는 좋은 직장을 버리시고 자원봉사라는 고생길을 시작하셨던 것입니다. 기억나십니까, 선생님? 93년엔가 제가 비서들을 통하여 후원회장이란 자리를 돈을 알고 사업을 아는 사람이 적당한 자리라고 했을 때 선생님은 "평생 글만 알아서 구멍가게 하나 운영해 보지 못했다. 돈도 모르고 수완도 없지만 그러나 나에게는 마음이 있다.후원회장은 성심(誠心)으로 하는 자리다" 라고 말씀하시며 끝까지 후원회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셨습니다. 당시 민주당 출입기자들에게 조차 "저로부터 돈 한 푼 받는 적도 없고 저에게 돈 한 푼도 모아 준 적이 없는 이상한 후원회장"으로 기억되고 있는 그런 선생님께서 제가 대통령이 된 후, 갑자기 이권개입 및 부동산투기 의심자로 매도되고 있습니다. 기억나십니까, 선생님? 사무실에 돈이 없어 비서들이 기죽어 있을 때마다 저희들에게 용기를 주시기 위해 "나 용인에 조상에게 물려 받은 금싸라기땅 있어! 그것만 팔리면 우리 돈 걱정 안하고 정치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우리는 선생님의 용인 땅은 돈하고는 거리가 먼 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 땅을 담보로 한 은행빚으로 근근이 가계를 꾸리고 계신 것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용인 땅이 최근에 용인지역 개발의 여파로 부동산개발업자들에게 매력적인 땅이 되고 그래서 맺게 된 계약서 몇 장 때문에 선생님이 갑자기 언론에 "대통령을 등에 업은 이권개입의혹자"가 되어버렸습니다. 한나라당 출신의 용인시장과 경기도지사가 허가권을 쥐고 있는 곳에서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꿈꾸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이고 `진실이 진실로 전달되는 나라`입니까? 선생님께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내가 겪는 고초는 내가 충분히 견딜 수 있으니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언론과 긴장관계를 푸는 것이 어떻겠소." 선생님! 선생님의 마음은 누구보다 제가 더 잘 알지만 그 문제에 관한 한 원로작가이신 선생님께서도 이 나라의 언론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크게 한 번 보십시오. 옛날, 정권과 언론의 관계는 정권에 의한 탄압, 언론에 의한 정권 길들이기 아니면 밀월의 관계였습니다. 이렇게 한 편에 의한 굴복 아니면 밀월이라는 관계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 어느 것도 적절한 관계가 아닙니다. 언론과의 관계 측면에서 저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건강한 긴장관계입니다. 건전한 라이벌 관계입니다. 언론은 언론의 자리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리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관계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는 과감히 협조하지만 서로 야합하여 나라와 국민을 소외시키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하지 않는 관계입니다. 이러한 건강한 긴장관계를 위해 저는 노력할 것입니다. 옛날, 대통령들이 가지려 했던 언론에 대한 음성적이고 초법적인 권한을 가지려 하지도, 쓰려 하지도 않겠습니다. 그것은 역사를 되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정당한 권한과 독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반론권과 오보대응권을 가지고 언론 문화의 발전에 일조하겠습니다. 원칙이 필요할 때에는 원칙으로 하겠습니다. 참고 기다려야 할 때는 인내로서 하겠습니다. 가장 힘든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반드시 지적되어야 할, 일부 언론의 잘못된 보도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로 대통령의 주변을 공격하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을 굴복시키려 하는 방법입니다. 과거 정권에도 있었고 최근 저와 관련해서도 있습니다. 최근의 사례로 보면 처음에는 저의 친형인 건평씨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대단한 범법 사실이 있는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다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기사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 다음은 선생님입니다. 저는 6월 2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주변에 범법 사실이 있으면 그 누구라도 처벌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의혹제기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으니 중단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의혹제기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저도 이러한 의혹제기의 대상은 선생님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끝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당한 권력에 제가 굴복하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법 이전에 상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왕왕 대통령 주변의 인물이 범법 행위를 해도 대통령 주변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는 나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것은 잘못입니다. 그 누구라도 법을 어기면 법에 따라 처벌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아무리 악랄한 범행을 저지르고 검찰에 체포된 사람도 피의자 신분일때는 언론에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그것이 인권입니다. 그런데 저의 주변의 사람들은 단순한 의혹으로도 언론에 실명이 거론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의혹이 거짓으로 판명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미 명예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습니다. 단지 대통령 주변이라는 이유로 인권이 너무나 쉽게 침해되고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언제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하시겠지만 저로서는 대통령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너무나 죄송한 일입니다. 선생님! 저는 이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당한 의혹제기에 의해서 사람들이 형벌을 받는 일이 없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신문을 펼치면 대통령부터 일반 국민까지 "내가 이것만 고치면 2만불시대가 곧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아침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뉴스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너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지 않니?"라고 물을 수 있는 저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에는 오직 투철한 사명감으로 현실적인 어려움과 싸우고 있는 많은 양심적인 기자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마음속에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기사를 쓰는지, 누구를 위해서 기사를 쓰는지가 명확하고 또 그 이유가 정당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그런 날을 앞당기기 위해서 저는 언론이 칭찬해주고 싶도록 국정을 잘 수행하겠습니다. 언론에게 소모적인 비판의 빌미가 되는 일이 없도록 저의 마음은 다시 한번 가다듬고 저의 주위는 철저히 단속하겠습니다. 새시대에 맞는 새로운 언론문화를 위해 꼭 필요한, 건강한 긴장관계를 끝까지 유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로 인해 생긴 선생님의 피해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2003년6월5일 새벽 대한민국 새대통령 노무현
2003.06.05 I 김진석 기자
  • (edaily인터뷰)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 [edaily 하정민기자] 최근 수년간 재벌문제와 관련한 거의 모든 사건에는 항상 참여연대가 있었다. 특히 올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SK사태의 경우 검찰고발 등 일련의 과정을 참여연대가 이끌어왔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 94년 설립, 불과 9년만에 가장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자리잡은 참여연대내 경제개혁센터는 특히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권리행사 등 핵심적 역할을 해온 곳이다. edaily는 9일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한성대 경상학부 교수·41)을 만나 최근 재벌개혁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김 소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와 관련, 검찰이 다른 기업에 대한 수사를 연기하는 것이야말로 일부 기업의 문제를 한국기업 전부의 문제로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재벌개혁의 최우선 조건은 정부의 엄격한 법 집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궁극적인 재벌개혁은 금융개혁에서 비롯된다"며 "금융기관들이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주주권리를 적극 행사해야 기업의 질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소장은 최근 대안연대회의와의 논쟁과 관련해서 "또다른 논란의 소지가 되고 수구세력에게 이용거리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극구 피했다. 다음은 김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감독·수사기관 본분 지켜야..盧 개혁실패 우려 -참여연대에 대해 대기업 지배구조, 상속, 증여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경영행위에 지나치게 간섭했다는 지적도 많다. SK사태를 촉발시켜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 저하를 가져왔다는 비판도 있는데. ▲신인도 저하의 이유는 분식회계 문제를 원칙적으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야말로 한국경제의 신인도 상승의 계기요 발전의 초석이다. 서영제 서울지검장이 연이어 `SK에 대한 추가수사가 국가경제에 피해를 미칠 수 있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재경부나 한국은행을 놔두고 왜 검찰이 한국경제를 걱정하나. 진짜 문제는 기업 문제를 엄격히 수사하지않고 수사기관의 권한이나 집행을 정지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다. 재계에서 "SK글로벌 분식회계는 일부 기업의 문제일 뿐 한국기업 전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수사집행을 연기하는 것이야말로 일부 기업의 문제를 한국기업 전부의 문제로 확산시키는 짓이다. 불법행위 방조나 지배구조개선 후퇴라는 거창한 명분이 아니더라도 분식회계가 있다면 하루 속히 밝혀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제불안은 수사기관이 걱정할 게 아니다. 재경부의 재정정책이나 한국은행의 금융정책으로 대처하면 된다. DJ정부의 개혁이 왜 실패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재벌개혁과 관련해 DJ정부는 법령으로 할 수 있는 개혁은 집단소송제를 제외하고 거의 다 도입했다. 문제는 법령만 개선해놓고 이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정부는 단기적 위기관리와 장기적 구조개혁 사이에서 갈등하게 마련인데 DJ정부는 항상 전자를 우선시해서 감독기관과 수사기관의 역할을 정지시켰다. 대우사태 때 있었던 채권안정기금 조성, 원리금보장상품 도입 등이 좋은 예다. 법을 만들어놓고 정부 스스로 그 법을 위배한다면 누가 그 법을 따르겠나. 새로운 법을 만들기보다는 적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엄격하게 갈라놓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부처 사이의 분업도 제대로 이뤄져야한다. 노무현 정부도 DJ정부의 잘못된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카드채 대란 때의 대처방법도 미숙했다. 카드채 대책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찾게 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그간 쌓아왔던 개혁의 성과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다. ◇분식회계 사면주장 당치않아..원칙적 처리가 최선 -분식회계 사면론에 대한 견해는.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의 고해성사가 가능할 지 의문이다. 국민적 합의가 가능하다면 참여연대도 굳이 반대하지않겠지만 그래도 세가지 문제는 남는다. 첫째 개인적 손해배상 소송, 둘째 금감원 검찰의 형사처벌, 셋째 집단소송이다. 여론때문에 정부나 정치권이 형사처벌이나 집단소송제 대상에서 유예시켜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적 손해배상 소송은 어떻게 할 것인가. 누가 그것을 말릴 것이며 소송을 저지하는 법을 만들 것인가. 완전한 사면이 불가능하기에 사면 자체도 의미가 없다. 정부가 사면시켜준다고 해서 어떤 기업이 분식회계를 고백했다고 가정해보자. 밝히는 순간 그 기업은 주가가 폭락하고 금융기관의 대출이 정지, 문을 닫고 말 거다. 법률적 문제를 떠나 한국 시장이 그 정도의 기능은 갖추고있다. 재계의 사면론 주장이 이런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재계의 진짜 속내는 "우리 부실을 향후 1~2년동안 당기순이익 등으로 털어낼테니 그 동안은 조사하거나 건들지 말라" 는 요구일 것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도 논란이다. 이 제도가 실제 경영방어에 방해물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 ▲경영권 방어라는 것은 경영권 행사자의 가치를 인정했을 때 사용하는 것인데 SK의 경우 최태원씨가 과연 방어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경영을 잘해야 보호가 있을텐데 SK그룹의 비약적 성장은 최 회장의 개인적 능력이 아니라 분식회계, 계열사 출자 등 잘못된 방법을 통한 덩치 부풀리기임이 드러났다. 차라리 SK텔레콤의 표문수 사장, (주)SK의 경영진을 보호해주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최태원이라는 개인을 위해 출자총액제를 폐지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 -강철규 공정위원장은 "구조조정을 마쳤다면 구조본은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하고 참여연대도 이를 주장해왔다. 구조본을 꼭 폐지해야 하나. ▲구조조정본부, 기획조정실, 지주회사 등 무엇이라고 부르건 간에 다양한 사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조정자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본다. 모든 기업에게 독립경영을 강요하는 것도 문제다. 멀티 비즈니스를 행하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의 자유다. 문제는 권한행사자에 대해 법률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구조본의 의사결정이나 권한행사에 대해 오너이외에 누가 간섭할 수 있나. 이를 시정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구조본 대신 지주회사를 제시한다. ◇소액주주 운동은 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권리찾기 -지난 3월 두산 정기주총에서 참여연대의 위상변화가 확인됐다. 참여연대 활동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를 포함한 일련의 문제들에 대해 시장참여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회사 측에서 어떻게 대해주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는 대주주, 소액주주, 채권단, 노동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다. 일각에서 참여연대는 소액주주들의 권리만을 신성시한다고 여기는 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어차피 100% 선(善)이란 없다. 우리는 채권자나 노동자보다는 주주이익을 우선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 뿐이다. 최소한 상법에 보장된 소액주주의 권리만이라도 그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도록 도와주자는 의미다. 우리나라 소액주주들은 단타위주의 매매만 하기때문에 스스로의 이익도 지킬 수 없다. 기업정보도 얻기 힘들고 인센티브 역시 취약하다. 장기적인 기업개혁을 기다리기보다는 주식을 팔고 탈출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사람들이어서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려하지 않는다. 어느날 대동단결해서 `이 잘못된 점을 바로잡읍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사람들이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계기를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결국 기관투자가들이 나서야한다. 소액주주들로부터는 결코 실질적인 힘이 나올 수 없다. 금융기관들이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주주권리를 적절하게 행사해야 질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재벌개혁 원천은 금융개혁..기관투자가가 제 역할해야 -금융기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든 대기업과 관련있지 않나. ▲물론이다. 우리나라 은행들은 아직 자율경영체제를 확립하지 못했다. 제2 금융권등은 상당수가 재벌계열사여서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계열사가 아니더라도 여러 거래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이 우리가 금융기관의결권 제한제도(공정거래법 11조)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유다. 더욱 큰 문제는 우리나라 기관투자가의 회전율이 개인투자자 이상으로 높다는 점이다. 흔히 핫 머니라고 불리우는 외국인보다 더 높다. 그러니 장기적인 운동을 할 기반을 마련할 턱이 없다. 궁극적인 재벌개혁은 금융개혁에서 비롯된다. 기관투자가가 적극적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있다. -참여연대가 현대그룹에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96년 참여연대 내 경제민주화위원회(위원장 장하성 고려대교수)가 생겼을 때 우리의 감시대상 기업은 삼성전자, SK텔레콤, (주)대우, LG반도체, 현대중공업 등 불과 5개였다. 적어도 작년까지는 이 다섯개 기업이 활동영역의 대부분이었다. 선정기준은 5대 그룹중 지배구조개선이란 장기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 가장 좋은 업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좋은기업지배연구소가 설립되고 여러 역량도 보강되면서 감시기업을 한화, 두산, 동부, 동원 등으로 늘렸다. 외환은행이나 삼성생명 등 금융권도 포함시켰다. 감시기업 선정기준의 또다른 원칙은 "그 기업의 비지니스 퍼포먼스에 악영향을 끼치지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 현대그룹에서 현대자동차를 하려했다가 현대중공업으로 바꿨다. 잘 알겠지만 90년대 후반만해도 현대차의 상황이 그리 좋지못했고 우리도 굉장히 위험하게 봤다. -인력 등이 더 보강되면 현대그룹도 감시대상에 포함시킨다는 의미인가. ▲물론이다. 결국 이 질문은 "왜 삼성만 문제삼느냐"는 말과 같은 것 아닌가. 그동안 참여연대가 문제를 제기할때 기업들 대부분은 참여연대를 처음에는 쳐다보지도 않으려했다. 그러나 우리가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자, 가령 "문제가 10개니까 이걸 고쳐라"고 하면 "2~3개는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못하겠다"라고 답하는 식으로 변화가 일어났다. 그럼 또 우리는 "그건 언제까지 하냐"고 묻고 "1~2년안에 하겠다"고 답한다. 이런 식의 지루한 과정 속에서 겨우 지금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 거다. 그러나 삼성은 대화 자체를 원치 않는다. 창구도 전혀 형성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난 99년 삼성전자 주주총회 때 윤종용 부회장과 장하성 교수가 참여연대의 발언에 관한 합의를 했다. 주총 안건도 아니고 발언권을 주겠다는 합의를 하는데도 그렇게 어려웠다. 그것마저도 구조본의 방해로 무산됐다.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단절되니까 결국 우리가 고소, 고발 등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삼성만 문제삼는다는 것은 온당치않다. -지배구조 개선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참여연대 안에서도 각자의 목표는 다 다르다. 참여연대 활동의 과도기간이 끝나기까지 공통적 목표는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다. 기본적인 목표지만 적어도 20~30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는 과제다. 나는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만들어야한다"는 식의 전제를 반대한다. 일례로 주주자본주의(sharehold capitalism)와 이해관계자자본주의(stakehold capitalism)중 뭐가 나은지 누가 알겠는가. 선험적으로 어떤 모델을 내세우고 싶지 않다. 미래사회는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며 "혁명(revolution)"이 아니라 "진화(evolution)"라고 생각한다. 경제란 결국 이해관계의 조정(cordination)이다. 충돌하는 이익이 해결되는 메커니즘을 보고싶고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벌개혁 최우선 조건은 "엄격한 법 집행" -재벌개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가. ▲간단하다. 정부가 이미 만들어진 법과 제도를 엄격하게 집행하면 된다. 시장경제는 어떤 의미에서 진공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룰을 지키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할 일이다. 집단소송제처럼 피해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손쉽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재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의사결정 매커니즘 속에 이질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달라.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삼성을 예로 들자면 이건희 회장이나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외에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사회에 포함시키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재벌들이 가장 안 변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현재 이사회는 거수기나 다름없다. 내부제어(internal control system)는 법률로 강제할 수도 없다. 의사결정자들의 마인드가 바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상조 소장은 서울대 정운찬 총장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만큼 애제자로 알려져 있는 소장파 경제학자다. 그는 "학문과 인생 양면으로 스승인 그 분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라며 "한때 기자가 될 꿈을 꾸기도 했는데 정 총장께서 "상조야, 너는 공부를 계속해야 해"라고 야단치셨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가 참여연대에 합류하게 된 것은 지난 98년 노사정위원회 책임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예전부터 김대영 교수, 장하성 교수 등과 친분이 있던 그는 당시 현대차 파업사태를 접하면서 노사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보자고 참여연대 측에 건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다가 2000년 8월부터 1년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지내고 돌아왔을때, 건강이 나빠진 장교수가 "너무 지쳤다. 네가 대신 맡아달라"고 하는 바람에 참여연대내 경제민주화위원장이 됐다. 지금은 김 교수가 경제개혁센터소장을, 장교수가 경제민주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소장은 "원래 전공이 파이낸스쪽이며 그중에서도 기업지배구조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며 "참여연대 활동은 책에서 알 수 없는 현실을 깨우쳐 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강의를 쉰 적이 없다고 자랑했다. 김 소장은 "본업을 희생하면서 참여연대 일에 매달리는 것은 넌센스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학생들에게 인기도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김상조 소장 약력 1962년 경북 구미 출생 1981년 서울 대일고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 1987년 서울대 경제학 석사 1993년 서울대 경제학 박사 1994.3-현재 한성대 경상학부 교수 1997.8-1998.6 대통령 자문기구 노사정위원회 책임전문위원 1999.4-2001.8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 2000.3-2001.2 재경부장관 자문기구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 2000.8-2001.7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초빙교수 2001.9-현재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2003.05.09 I 하정민 기자
  • "인터넷 제국" 꿈꾸는 USA인터랙티브
  • [edaily 전미영기자] 미국 USA인터랙티브가 5일(현지시간) 온라인 모기지업체 렌딩트리를 7억1600만달러에 주식스왑 방식으로 인수키로 합의, "인터넷 제국" 건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USA인터랙티브는 여행사이트 엑스피디아, 호텔닷컴을 소유하고 있으며 티켓마스터와 홈쇼핑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복합 인터넷 업체. 이번에 온라인 모기지업체를 인수하면서 온라인 소매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USA인터랙티브의 배리 딜러 최고경영자(CEO)는 렌딩트리 인수를 두고 "최근 수년간 이뤄진 가장 중요한 전략적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금융서비스 및 부동산은 가장 전망있는 온라인 분야"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딜러는 지난 주 29회 연차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에서 호텔닷컴과 엑스피디아 주식의 100%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거래가 완료되면 USA인터랙티브가 아마존과 이베이, 야후에 이어 인터넷 성공 스토리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언했다. 분석가들은 딜러의 이 같은 호언장담을 단순한 허풍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유사한 형태의 인터넷그룹을 지향했던 CMGI가 닷컴 거품 붕괴 속에서 몰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USA인터랙티브는 착실하게 성공 신화를 쌓고 있기 때문이다. 닷컴 포트폴리오에서 실패한 CMGI는 주가가 1달러 아래로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USA인터랙티브는 상호보완적인 닷컴 업체들을 인수해 전체 외형을 키웠다. USA인터랙티브의 성공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분석가들은 계열 닷컴사들이 각 분야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는다. 데이팅서비스업체 매치닷컴과 예매서비스업체 티켓마스터가 대표적인 예. 이 회사가 모기지 및 부동산으로의 사업확장을 위해 인수한 렌딩트리도 닷컴 거품 붕괴 속에서 살아남아 이익을 내고 있는 몇 안되는 생존자 중 하나다. 온라인으로 모기지 대출을 중개하는 것이 기본 사업모델인 렌딩트리는 1996년 설립됐으며 최근엔 부동산 중개 쪽으로로 영역을 확장했다. 올 1분기 매출은 3920만달러로 58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USA인터렉티브의 주요 사업이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부문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 이 회사의 또 다른 성공 비결로 분석되고 있다. 이용자 수가 늘어날 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올라가는 네트워크 효과는 인터넷 기업의 전망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흔히 지적된다. 닷컴 계열사가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 또한 USA인터랙티브의 강점이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이 회사가 닷컴 계열사간의 성공적인 통합을 통해 질적인 도약을 이뤄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상호 보완성을 염두에 둔 영역 확장을 넘어 단일한 운영 체제 하에서 이를 재통합할 때 USA인터랙태브는 인터넷 블루칩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CNN머니는 이와 관련, USA인터랙티브가 이미 이베이보다 많은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 회사가 "인터넷 시너지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2003.05.06 I 전미영 기자
  • 최고품격 신차·컨셉트카 한마당-수입차모터쇼(하)
  • [edaily 김기성기자] '2003 수입자동차 모터쇼'의 최대 볼거리는 다양한 신차와 '모터쇼의 꽃'인 최첨단 컨셉트카. 세계 자동차업계의 최신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 수입자동차업계는 미래형 컨셉트카를 통해 기술력을 뽐내는 동시에 앞으로 출시될 신차를 미리 전시, 뜨거운 사전 마케팅에 나선다. ◇미래 자동차 흐름 한눈에..'컨셉트카' 메르세데스벤츠가 출품하는 컨셉트카 'F400 카빙'은 뛰어난 회전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빙 스키의 특성을 자동차에 적용한 최신 모델. 급격한 코너링에도 흔들림없는 핸들링을 자랑한다. 지난 2001년 도쿄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F400카빙'은 V6 3.2L 3밸브 방식의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218마력, 최고시속은 241km의 성능을 발휘한다. 크라이슬러의 '크로스파이어'는 미국의 디자인과 독일의 기술이 조화를 이룬 컨셉트카. 특히 긴 보네트와 짧은 패스트 백, 그리고 강인한 인상의 옆 모습을 지녔으며 근육질 모양의 리어 펜더 옆에는 커다란 테일램프가, 차체 옆에는 메탈릭 소재의 에어 루버가 달려 있다. 차체의 옆 부분은 길어지고, 유리면은 작아져 운전자에게 스포티하면서도 안전한 느낌을 준다. '크로스파이어'는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첫 출품된 바 있다. 지프 '윌리스2'는 알루미늄 프레임과 사출성형 플라스틱을 사용, 차량 무게와 제작비를 절반으로 줄였고 100%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 또 플라스틱의 특성을 살려 금속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 최첨단의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엔진은 1.6리터 수퍼차저를 탑재, 최고출력 162마력·최대토크 21.4kg·m의 성능을 발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10.2초다. 닷지 '바이퍼 RT-10 컨버터블'은 어떤 모델 보다도 가볍고 빠르면서도 힘이 좋은 수퍼카. 바이퍼 GTS 쿠페에 새로움을 더한 이 컨셉트카는 꿈의 '500·500·500' 수퍼카. 이는 500 세제곱 인치, 500마력, 500 파운드 토크를 내는 바이퍼의 엔진을 일컫는 말이다. 외관은 고전미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근육질의 자체 라인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엠블럼이 상징하듯 코브라의 형상이다. 볼보자동차의 'SCC(Safety Concept Car)2'는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의 장점을 살린 볼보다운 컨셉트카. 새로운 차원의 안전을 위해 내부에 부착된 센서가 운전자 눈의 위치를 감지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미러, 페달, 변속기, 계기판 등을 조절하는 최첨단 기능을 갖춰 운전자에게 완벽한 시야을 확보하도록 디자인된 게 장점이다. 하지만 'SCC2'는 중국 지역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 확산로 인해 운반에 차질이 생겨 3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상하이 모터쇼가 끝나자 마자 'SCC2'를 한국으로 옮길 예정이었으나 사스로 인한 중국 항공사의 운항 취소로 국내 반입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리보는 신차 대거 등장 올해 출시될 예정인 다양한 신차가 이번 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CLK 카브리올레'는 지난 98년 첫 출시 이후 5년만에 새롭게 풀체인지된 모델로 디자인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메르세데스 스포츠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인승 2도어 컨버터블카인 '뉴 CLK 카브리올레'는 리모콘 또는 버튼 하나로 20초만에 자동 개폐할 수 있는 전동식 소프트 탑을 탑재했다. 배기량 3199cc의 V6엔진을 장착,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8.3초, 최고시속은 236km에 이른다. 폴크스바겐은 크로스오버 럭셔리 SUV인 '투아렉'을 첫 공개한다. 북아프리카 사하라지역에 사는 투아렉족의 이름을 딴 이 차는 최고 시속 250km 이상인 오프로드 차량으로 폴크스바겐과 포르쉐가 공동 개발했으며 스포티하면서도 안정된 주행이 장점. 또 ABS, TCS, ESP, EBC, HBA, 앞·옆·뒤쪽의 에어백, 머리보호장치 등이 장착돼 최고의 안전을 보장한다. 볼보자동차는 올초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XC90'을 선보인다. 볼보 최초의 SUV인 'XC90'은 볼보의 전통적인 디자인인 V자형 본네트나 견고한 측면라인, 강한힘을 느낄 수 있는 굵은 선의 그릴 등 스칸디나비아의 모던하면서도 정제된 디자인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우디의 '뉴 아우디 A8'은 강력한 핸들링, 혁신적인 기술, 고급스러운 디자인 및 장비를 갖춘 새로운 차원의 스포츠 럭셔리카. 무엇보다 디자인, 경량화, 역동성, 전자공학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으며 두개의 강력한 V8 엔진을 탑재했다. 모델은 4.2리터와 3.7리터 등 두가지로 국내에는 내달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1억2800만원대.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드자동차 '머스탱'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등장한다. 이 차는 93년 출시된 6세대 '머스탱'을 바탕으로 우아한 곡선의 보디라인과 3분할된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 뒷바퀴 앞 흡기구 등 초기 머스탱의 느낌을 살렸다. 국내에 상반기중 출시될 예정인 '머스탱 GT'는 쿠페형과 컨버터블형 두 모델로 6기통 3600cc급. 가격은 유럽산 컨버터블보다 낮은 3000만원 후반(쿠페), 4000만원 중반(컨버터블)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중형 럭셔리 SUV시장을 겨냥한 캐딜락의 'SRX'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SRX'는 GM의 최첨단 랜싱 그랜드 리버시설의 뉴시그마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특히 품질, 안전성, 소비자반응, 원가 등 다방면에서 최대의 수행력에 초점을 맞춘 GMS (Global Manufacturing System)에 근거해 디자인됐다. 또 차세대 4.6리터 Northstar V-8 VVT(Variable Valve Timing)와 새로운 3.6리터 V-6 VVT 등을 탑재, 6400rpm에서 최대 315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 이밖에 포드자동차의 링컨 7인승 대형 SUV인 '에비에이터'와 폴크스바겐의 4인승 '뉴비틀 카블리올레'도 이번 수입자동차모터쇼를 통해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에비에이터'는 4.6리터 DOHC V8 엔진을 탑재, 3447kg의 물체를 견인할 수 있는 302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뉴 비틀 카브리올레'는 Aquarius Blue, Mellow Yellow, Harvest Moon 등 이 차량만의 독특한 색상들로 개발된 게 매력 포인트.
2003.04.29 I 김기성 기자
  • 알자지라 "위기"..정치· 경제적 압박 직면
  • [edaily 김윤경기자] 지난 91년 걸프전의 미디어 스타가 CNN이었다면 이번 걸프전에서 돋보인 미디어는 단연 카타르 위성 TV 방송 알자지라(Al-Jazeera)다. 지난 96년 카타르의 왕족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가 1억5000만달러를 투자, 설립한 알자지라는 서방 언론이 아닌 아랍의 시각을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자지라는 특히 지난 9.11 테러 이후 빈 라덴의 녹화테이프를 단독 보도하면서 관심을 모았으며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미군 포로의 모습을 방영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를 통해 알자지라는 확실히 스타성을 획득했다. 그러나 현재 알자지라의 속사정은 별로 좋지가 않다. 정치, 경제적인 압박으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악화된 것은 다름 아닌 알자지라만의 개성, 즉 독립성과 자유분방함 때문이다. 알자지라는 대부분의 중동 국가 언론들이 정부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것에 반해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태도를 표방하면서 일부 중동 국가로부터 탄압을 받기도 했다. 알자지라 기자들은 요르단과 쿠웨이트, 이란, 팔레스타인 등에서 취재를 거부당했다. 자금사정 악화도 맞물려 있다. 2년 전부터는 심각한 수준의 광고 철회를 당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내보내면서 걸프 지역 광고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엘리트 및 집권층으로부터 노여움을 샀고, 이에따라 당연히 광고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반미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알자지라에 대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업체들 역시 호의적일리 없다. 게다가 이라크전 발발 이후 걸프 지역 TV 방송광고는 50%나 줄었고 광고대금 징수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알자지라는 현재 실제적으로는 "광고없이" 방송을 하고 있다. 설립 이후 지난 2001년까지는 자본금으로 근근히 버텨왔으나 결국 지난 해에는 설립자인 알-타니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야만 했다. 계속해서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는데다 광고마저 끊기고 있어 알자지라의 향후가 어떻게 진행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일부에서는 새로운 자금유입으로 인해 독립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 해 방송을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야, 아부다비TV 등도 알자지라를 압박한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알자지라의 꿈은 원대하다. 알자지라는 전세계에 755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CNN의 4000명, BBC뉴스의 3300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이긴 하다. 알자지라는 또 현재 영어 방송 서비스를 반자율적으로 하고 있으며 내년쯤 이를 정식 출범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다큐멘터리 채널과 스포츠 채널을 운영할 생각도 있다. 알자지라의 대변인 지하드 발라우트는 결국은 상업성으로부터의 자유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다른 의견을 갖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자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난이라는 현실을 완전히 외면하지 못했다. 그는 "알아라비야와의 경쟁은 반갑다. 하지만 10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는 걸프 지역 광고 시장을 나눠 먹어야 한다는 점에선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3.04.10 I 김윤경 기자
  • 지주회사체제 LG, 카드 증자 어떻게 할까
  • [edaily 문주용기자] 지주회사체제 덕분이라고 해야할까, 지주회사체제 탓이라고 해야할까. 부실화한 LG카드의 자본확충을 놓고 LG그룹내 대주주 일가와 LG전자등 계열사들의 희비가 엇갈려 눈길을 끈다. LG 지주회사체제에 편입된 LG전자, LG화학 등 계열사들은 LG카드의 증자에 대해 "남의 집 불구경하듯" 팔짱을 낀채 한가로이 지켜보고 있다. 반면 오너 일가등 대주주들은 계열사들의 지원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증자 자금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카드의 자본 확충에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생명이 "증자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며 계열사들이 증자부담을 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런 상황은 지분구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지분구조를 넘어서 계열사를 돕던 때도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LG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체제가 주력 계열사들에게 카드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는 "방화벽"인 셈이다. LG 오너일가, 1500억원 증자 참여할 듯 LG카드는 4일 상반기중 유상증자 5000억원, 하반기에 후순위채 발행 5000억원등 1조원의 자본확충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종석 LG카드 사장은 "대주주들이 증자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며 "실권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LG 고위관계자는 "LG투자증권을 제외한 LG 오너들의 지분에 해당되는 규모로 증자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권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지분율 29.72%에 해당하는 약 1500억원 가량을 참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LG투자증권도 지분 8.32%에 해당되는 416억원가량을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2대주주측은 지분율 18.92%의 워버그핀커스가 이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다. 이와 관련, LG는 관련 임원을 미국으로 보내 워버그측과 협의하고 있는데 이종석LG카드사장의 말을 빌면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LG는 워버그측에 국내 카드채 시장의 불안과 함께 증자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관계사나 소액주주들까지 증자에 참여할지는 불투명하다. 아직 31만여주를 갖고 있는 LG전자(66570)는 LG카드 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내년 4월까지 주식을 팔면 된다"며 "이 주식을 위해 증자에 참여할 이유는 없다"고 말해 계열사의 어려움을 외면했다. 현재 카드 회사들의 부실 정도를 고려할 때 소액주주들이 적극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다른 LG 관계자는 "때문에 실권주를 줄이기 위해 할인율을 높여 신주를 발행하는 수밖에 없다"며 "실권주를 매입할 다른 투자자를 찾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LG가 다른 계열사들의 지원을 통하지 않는 것은 지분구조상 LG투자증권 외에는 다른 계열사들은 지분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계열사 부담은 전혀 없나 LG 오너일가들은 지주회사체제에 들어가지 않은 LG투자증권의 지분율을 30%이상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LG전자가 보유중인 증권주식 1018만주를 매입해야 한다. 이에 들어가는 자금도 1000억원이상이다. 때문에 이번 LG카드 증자에 참여하는 것까지 따지면 오너일가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적잖을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일단 LG카드 증자라는 급한 불부터 끄고 나서 증권 주식 매입에 나설 것"이라며 "그 사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하반기에 예정된 LG카드 후순위채 발행. 이 관계자는 "증자는 대주주들이 나서서 해결하지만 후순위채는 대주주들이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시장을 통해 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후순위채 인수에 LG의 다른 계열사들이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부분 역시 지주회사체제 아래서는 가능성 없는 일이다. LG카드가 LG투자증권과 함께 LG의 대주주가 직접 지배토록 되어 있기 때문에 LG지주회사 체제로는 이를 지원하면 안된다. 이 관계자는 "지주회사내 계열사가 LG카드 후순위채를 인수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정을 어기는게 돼 과징금을 물게 될 것"이라며 "과징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지주회사체제 이행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대신 후순위채의 금리를 높이더라도 시장에서 발행,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처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된 후 LG그룹내 대주주들은 금융계열사의 부실 부담을 떠안느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LG의 일반 계열사들은 LG카드 문제엔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지주회사인 (주)LG(03550)조차도 이번 사태에 대해선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예전의 경우 LG그룹의 자금줄이던 LG화학(51910), LG전자가 계열사 지원의 총대를 맺던 것과는 100% 달라진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 LG의 계열사 관리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예를 들어 지주회사체제내라고 하더라도 한 계열사가 부실화될 경우 다른 회사들의 지원기대는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입장에서는 이 회사를 포기하느냐, 대주주로서 부담을 전적으로 지고 살리느냐는 것중 하나다. LG는 이점과 관련, "출자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수익을 못내는 계열사를 정리하기 쉽게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LG 고위관계자는 "물론 비지니스 상으로는 LG카드를 도와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출자, 자금지원 등에 있어서 계열사들은 남과 똑같다"며 "카드 문제가 본격화되는 동안 주력사인 LG전자는 4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2003.04.04 I 문주용 기자
  • (edaily인터뷰)손길승 28대 전경련회장
  • [edaily 하정민기자] 제28대 전국경제인연합회 손길승 회장(SK그룹 회장)은 7일 "새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개혁과 동북아 허브 등 국가전략과 정책의 근본목적이 기업경영활동을 북돋워 국력을 신장시키자는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이같은 뜻에 부합하는 재계의 안을 모아 (새 정부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회장은 이날 전경련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집단소송제와 상속 증여세 포괄주의 등 재벌개혁 3대 과제에 대한 구체적 견해는 언급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재벌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전경련 회장단과 한국경제연구원 등 관련기관과 충분히 상의하고, 검토해 추후에 답변하겠다"면서 즉답은 피했다. 이같은 손회장은 언급은 노무현 당선자 등 새 정부가 최근 수차례 강한 재벌개혁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발언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회장은 시종일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에 협력, 경제를 살리는데 재계가 앞장서겠다는 원칙만 밝혔을 뿐, 재벌개혁과 관련된 입장은 조심스럽게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손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취임소감은. ▲무거운 직책을 맡게 돼 글자 그대로 마음이 무겁다. 평소 "내 임무는 SK그룹을 세계에서 가장 건전하고 강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꿈에도 전경련 회장직을 맡으리라고 생각 못했는데 수락하지 않으면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된다는 생각에 수락을 결심했다. 지금도 상당히 걱정스러우나 기왕에 결심을 한만큼 부족한 것은 주변 사람의 힘을 빌려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 -전경련 회장으로서 기본적으로 어떤 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재계는 이제 시대변화에 맞춰 스스로 변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새로운 정부의 국가전략 및 정책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 재계 임무다. 회원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상충하는 일이 있을까 걱정되지만 대화와 토론을 통해 조정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특히 부족한 내가 중책을 맡았기 때문에 회원사, 회장단이 더욱 단합해야 같이 일을 할 수 있다.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 -차기정부의 과제 중 하나가 동북아 허브국가 건설이다. 노무현 정부가 구상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재계는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전경련 회장이 아닌 기업인으로 생각했던 점은 정책당국과 실천부대(기업)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미국에 가서 전문가들과 논의해보니 향후 5년간 가장 중요한 과제가 중국 및 일본과 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 한국이 일정한 포지셔닝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일정한 범위 이상의 국력을 가져야 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력을 결집하지 않으면 19세기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올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였고 그것의 구체적인 내용이 동북아 허브라고 여겼기때문에 매우 기뻤다.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 기업인들이다. 정부과 협력해 구체안을 만들겠다. 기업의 안을 제시하고 다듬어 나가겠다. -지난 3일 노 당선자는 집단소송제 등 3대 재벌과제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와의 관계를 풀어나가기가 쉽지않을 것 같다. 취임사에서 "정부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한 뜻은 3대 과제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인가. ▲당선자의 말은 "국가의 중대과제가 기업활동을 북돋워 국력을 신장시키는 것이고 이를 통해 동북아 허브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는 뜻도 된다. 기업은 국가를 떠나 존재할 수 없고 국책과제를 떠나서도 존재할 수 있다. 정부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우리의 의견을 내겠다. 보다 좋은 안이 있으면 그것도 내서 새 정부의 개혁과제가 성공하도록 하겠다. 앞에 서서 뛰어다니는 것이 내 일이다. 축하 말고 위로를 해달라. -대기업의 이익과 재벌의 이익이 충돌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때 어떤 부분을 우선시할 것인가. ▲기업과 재벌은 상충하지 않는다. 기업이 없는데 재벌이 있을 수 없다. 건전한 기업이 있어야 건전한 재벌이 나온다. 때문에 충돌할 수도 없다. 모든 문제는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다. 시장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재벌은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재벌과 기업은 같은 선상에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에 대한 평소 생각은. 상속증여세 포괄주의에 대한 의견도 들려달라. ▲학교 다닐 때부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많이 봐 왔다. 내가 41년생인데 독립, 정부수립, 6·25 등 어려운 시기를 많이 거쳤다. 어려울 때 힘을 합하고 괴로울 때 서로 위로해주고 넉넉한 사람이 넉넉하지못한 사람을 격려하니까 어려운 시기를 잘 넘어가더라. 나도 그래서 살아남았다.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해야된다. 한경연이나 기업 경제연구원 자료를 검토해서 사회가 요구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기업이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자진해서 검토해 보겠다. 앞으로 꼭 해야된다는 것은 틀림없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정리해서 다시 말하겠다. -취임사에서 회원사·회장단의 지원이 적극 필요하다고 했는데, 전문경영인 출신이라서 재계와 전경련이 따로 돌아가지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재계와 전경련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전문경영인이나 오너나 경영인이라는 면에서는 모두 같다. 전경련이 회원사의 문제점을 모르고 활동하면 문제가 있다. 전경련의 회원사들이 해야할 일을 집대성해서 공통부분을 찾아서 일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전경련 활동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보나. 전경련이 싱크탱크가 되기 위해 보완할 점은. ▲온고이지신이란 말이 있다. 평소 우리 전경련이 이 점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기업이라는 것은 국가 내의 기업이지 국가를 벗어나서 존재할 수 없다. 아무리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도 지역에 근거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기업이 잘 되자면 국가 전략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야하고 거기에 동참 협력할 수 있는 안을 내주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 실물경제 주체자인 우리가 봤을 때, 기업들이 정책을 성공시킬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 안을 내놓아 정부정책을 보완, 보다 잘 수행되도록 하겠다. -SK회장을 4년 넘게 했는데, 3대 재벌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왔고 이 부분을 어떻게 정부와 조율할 것인가. ▲전경련 회장이 될 거라고 할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생각해 본 바 없고 현재는 전경련 회장으로 앉아있으니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는 것도 타당치 않다. 답변할 준비도 안 돼 있다. 분명한 기조는 정부 정책이 성공하도록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노 당선자의 3대 재벌개혁과제가 기업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해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재벌정책이 성장 잠재력에 어떻게 작용한다고 보나. ▲정책입안자들은 국가 발전을 우선시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면 풀어가지 못할 문제는 없다. 앞으로 연구검토를 해서 여러분들의 질문에 속시원히 답해드리겠다.
2003.02.07 I 하정민 기자
  • (edaily리포트)2003년 1월 뉴욕의 겨울풍경
  • [edaily 정명수기자] 미국 제1의 도시 뉴욕은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이 엄습했습니다. 9.11테러, 자본주의의 심장, 급락하는 주가, 이라크 전쟁.. `빅 애플`로 불리는 뉴욕은 영욕의 현장입니다. 경제부 정명수 기자가 얼어붙은 뉴욕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2003년 1월 뉴욕이라는 공간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시죠. 우리에게 미국은 뭘까요. 미국 경제는 뭘까요. 미국 경제의 심장, 뉴욕은 또 뭘까요. 우리는 뉴욕 증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받습니다. 그러나 정작 뉴욕이라는 공간에 대해서는 잘 모르죠. 그 속에 있는 건물들, 사람들, 공원, 박물관 등등.. 뉴욕은 이 모든 것이죠. 타임스퀘어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번화한 거리입니다. 추운 날씨에도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큰 전광판이 있습니다. 주식 시세를 보여주죠. 뉴스도 나옵니다. 타임스퀘어 한 구석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떤 뉴스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노무현 당선자는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주가에 영향을 주는 뉴스 중 하나로 노 당선자의 인터뷰가 전광판을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걸로 끝. 타임스퀘어에서 북한 핵 문제는 이렇게 한줄로 정리됐습니다. 케이블TV 제가 묵었던 곳에는 채널이 800개가 넘는 케이블 TV가 있었습니다. CNN, MSNBC, FOX등 채널을 돌릴때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바그다드, 터키, 쿠웨이트, 사우디를 인공위성으로 연결, 그곳에서는 전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시시각각 보고하고 있는 것이죠. 백악관 주변의 시각, 의회 지도자, 군사 전문가도 끊임없이 등장하구요. 심지어 이라크 침공 루트를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TV들은 이미 전쟁을 시작한 것 같았습니다. 아니, 전쟁을 하라고 조장하는 것 같았습니다. 9.11테러가 후세인 소행이라고 믿는 미국인들도 있답니다. 언론의 위력이죠.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미술관 중 하나입니다. 아침 일찍 레오나르도 다빈치 특별전을 보러 갔습니다. 평일인데도 관람객이 많았습니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드로잉을 모아서 전시회를 연 것이죠. 이 전시회는 모건스탠리의 후원으로 열렸습니다. 증시 상황이 나빠지면 감원의 칼날을 뽑아드는걸 주저하지 않는 투자은행이 그림 전시회를 후원하다니...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또 하나. 전시된 그림을 설명해주는 오디오 가이드가 있습니다. 5달러를 내면 녹음기 같은 것을 줍니다. 그림에 붙어 있는 번호를 누르면 설명이 나옵니다. 재밌는 것은 오디오 가이드 후원사였습니다. 9.11 테러 직후 뉴욕 시장에 당선된 마이클 블룸버그, 그가 운영하는 경제 통신사 `블룸버그`였습니다. 투자 은행은 전시회를 후원하고, 투자 뉴스를 공급하는 통신사는 오이오 가이드를 후원하고... 버스 미술관을 나와서 버스를 탔습니다. 숙소가 있는 롱아일랜드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죠. 뉴욕의 버스에는 토큰이 없습니다. 우리의 교통카드 비슷한 메트로 카드가 있죠. 지하철과 버스를 동시에 탈 수 있습니다. 메트로 카드가 없으면 반드시 동전을 내야합니다. 버스 요금통이 지폐를 인식하지 못하거든요. 1달러50센트하는 버스 요금이 없었습니다. 지폐뿐이었습니다. 당황했죠. 우락부락하게 생긴 흑인 운전기사가 뭐라고 야단입니다. 여행 가이드책에 이런 경우, 승객들에게 동전 교환을 부탁하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Can you exchange this bill to coins...?" 되는 영어인지 안되는 영어인지 무작정 옆자리 승객에게 부탁했습니다. 한참을 가방을 뒤져서 동전을 찾더군요. 근데 없다는 거에요. 그 옆에 여자 승객에서 부탁했죠. 역시 동전이 없데요. 그런데 굉장히 미안한 표정을 짓더군요. 결국 앞자리의 흑인한테서 동전을 바꿨습니다. 버스 승객들은 매우 친절했습니다. 동전을 바꿔달라는 제 요청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줬습니다. 이런 미국인들이, 이런 뉴요커들이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하고, 이라크와 전쟁을 못해 안달이라는 것이 믿겨지십니까. 기차 저녁 8시. 팬실베니아 스테이션은 퇴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뉴욕 맨하탄은 집값이 워낙 비싸 대부분 기차로 한두시간 거리의 교외에 집이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분당이나 수원 쯤에서 통근하는 거죠. 기차는 승객들로 꽉찼습니다. 좌석이 없어 서서 가는 승객도 많습니다. 햄버거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이 펼쳐든 지역 신문을 유심히 봤습니다. 헤드라인이 뭘까요. 실업률 기사였습니다. "올해도 실직은 계속된다. 노동시장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기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출퇴근을 하니까요. 보통의 뉴요커들은 주중에 딴 짓을 거의 못한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 6시에 집에서 나와야 8시까지 출근이 가능하고, 퇴근하고는 곧바로 집으로 가야 내일 아침 또 출근을 하죠. 직장을 잃지 않으려면 어쩌겠습니다. 집-직장-집-직장.. 다람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유태인과 한국인 록펠러 센터 뒤편으로 가면 서울 종로와 같은 금방 거리가 나옵니다. 대부분 도매상입니다. `LK 메가 골드`라는 금방을 경영하는 한국인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금장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진입장벽이 높고, 인맥이 있어야 하니까요. 미국의 귀금속 시장은 유태인이 꽉 잡고 있는 모양입니다. 까만 외투에 높은 모자, 턱수염을 길게 기른 유태인, 아니면 빵떡 모자를 쓴.. 이런 유태인들이 좌지우지하는 뉴욕의 금시장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진출해 있을까요. 놀랍게도 금 거래의 모든 단계에 한국인들이 있었습니다. 금을 세공하는 공장, 그 공장에서 물건을 받아서 도매로 넘기는 도매상, 그 도매상과 연결돼 있는 소매상, 심지어 금세공 장비를 파는 가계까지. 다이아몬드 거래에도 한국인들이 관여하고 있었습니다. `LK 메가 골드` 사장님은 10년전 무작정 미국으로 온 불법 체류자였다고 합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꿈을 향해 한발한발 나아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미국에 사는 한국 교민들은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촛불 시위를 보도하는 미국 현지 언론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거죠. 그래도 유태인을 능가하는 끈끈한 삶의 의지를 누가 꺾겠습니까.
2003.01.29 I 정명수 기자
  • 성공 신화 "델"의 비지니스 모델
  • [edaily 전설리기자] 기술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대부분의 기술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안 델컴퓨터는 오히려 매출 증대의 신화를 이룩했다. 2003회계년도 델의 매출액은 350억달러로 지난 99회계년도에 비해 거의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PC와 서버, 프린터 시장에 이르기까지 델의 신화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같은 델의 성공 신화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월마트, 맥도날드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특히 할인 유통 체인점인 월마트는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업체들을 물리치며 업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델과 비슷하다. 델도 비용절감으로 저가 PC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해 왔기 때문이다. USA투데이는 최근 이같은 델의 성공 비결을 보도하면서 델이 "언제 파도를 타야하는지 아는 서퍼와 같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델의 성공 비결이다. ◇비용절감 = 델이 R&D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4억4000만달러. 경쟁사인 휴렛팩커드(HP)가 연간 40억달러를 R&D에 투자하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다. 그러나 델은 제조공정과 관련해서는 무수히 많은 특허권을 획득했다. 이것이 바로 델의 성공비결. 즉, 제조공정에서의 효율성 증진을 통해 비용절감을 이룩한 것이다. 또한 델은 창고가 없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부품도 필요에 의해서만 주문한다. 따라서 델의 재고 보유 기간도 평균 7시간으로 다른 경쟁업체가 1주일인데 비해 매우 짧은 편이다. 델은 또 웹이나 전화, 판매 직원을 통해 고객과 직접 거래한다. 소매상인을 거치지 않는 것은 비용과 시간을 절감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비용절감 전략으로 델은 경쟁업체에 비해 비용을 10%까지 절감했다. ◇시의적절한 시장 진출 전략 = 델의 또 다른 성공 전략은 시의적절한 시장 진출 전략이다. 델은 적절한 때에 기존 모델을 회수하고 새로운 모델을 출시해 시장을 탈 줄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 제품들은 수명이 짧다. 매우 높은 가격에 시장에 내놓았던 신제품도 어느새 상용화되고 표준화된다. 이때 적절한 시장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델의 성공 비결이다. ◇나만의 원칙 = 자사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델의 마지막 성공 비결이다. 무리한 확장이나 거대한 꿈을 꾸지 않는 것이다. 수십년 후에 델이 어떤 기업이 될 것인지에 대해 묻자 델 CEO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사람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 그것이 원래 내가 계획했던 것이다"라고. 소박해 보이지만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MS), IBM, HP와 같은 쟁쟁한 기업들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칙이었다.
2003.01.23 I 전설리 기자
  • 김우중 전 회장 "부패없지만 책임느껴"(상보)
  • [edaily 김윤경기자]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외국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부정 혐의를 부인하고 실추된 명예회복에 구체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포천지가 보도했다.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서 네 차례 김 전 회장과 만나 진행, 22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전한 단독 인터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99년 김대중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분간 나가 있으라고 말했으며 대우 사태와 관련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고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포천은 그러나 김 대통령 및 정부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정부 관계자들이 자신을 엔론이나 월드컴 등과 같은 회계부정과 관련된 사기꾼으로 몰고 있다면서 자신은 부패를 꿈꾼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대우 계열사간의 윈도 드레싱을 인정하면서 그것은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관련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은 김 전회장의 몰락은 개인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정-경이 유착돼 있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라면서 한 때 그가 주창했던 세계경영을 보증해 줬던 한국 정부의 입장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파이낸싱이 불가능해진 김 전회장은 "정부는 모든 법규를 바꿔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경영은 10~15년을 예상했던 계획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현지 시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던 것은 잘못"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는 자신의 잘못은 "꿈이 너무 컸다는 것"이며 "모든 것을 너무 빠르게 많이 해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한 때 자동차 지분의 절반 이상을 제너럴모터스(GM)에 약 70억~100억달러에 매각하는 것이 대우를 구할 수 있는 "비밀무기"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부채를 모두 탕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사는 그러나 재무제표상 감추어진 부채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었고 이에 따라 협상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그는 전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정부가 대우를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300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김대중 대통령 당선을 지지했으며 한 때 김대통령과 김 전 회장의 관계는 돈독했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은 나라경제의 회생을 위해 정부의 도움을 구했으며 그것은 위기 상황에서의 단기적인 도움을 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조조정 노력과 관련, 김 전 회장은 당시 자산은 해외에 대부분 있었기 때문에 팔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형 자산은 외국 정부와의 합작법인이었고 프로젝트들이 상당히 진척돼 있어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그만 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대우의 부채는 "자동적으로(automatically)"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98년말 뇌동맥류 수술을 받으면서도 그룹의 회생을 위해 노력했으나 정부 관계자들은 계속해서 그를 압박했고 10억달러에 달하는 자신이 갖고 있는 대부분의 재산을 채권단에 넘기기로 했으며 이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그를 본격적으로 몰아낼 준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 말 부인과 함께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여행했으며 2001년 상반기에는 수단에서 오마르 핫산 아흐메드 알 바시르의 영접을 받으며 지냈다고 밝혔다. 최근 수 개월 동안에는 아시아와 유럽 등지를 떠돌았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자유롭게 움직였으며 방콕을 방문했을 때 여전히 "김회장"으로 불렸으며 중국과 베트남은 그를 정부 고위층을 방문한 인사로 영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매우 힘들었지만 또한 매우 바빴으며 프랑스의 엔지니어링업체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돈을 벌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의 가장 큰 소망은 고국으로 돌아가 정부의 사과를 받음으로써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포천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재벌개혁에 더욱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사법처리 또한 불가피하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한국의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그를 관대히 봐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리아타임즈 칼럼니스트이자 이코노미스트인 김병국은 "대우 몰락을 실제로 가져온 범죄자는 한국 경제를 파멸의 가장자리까지 가져갔던 정부 관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회장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럴 때면 소니 노트북을 통해 전략게임을 즐기고 있다면서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은 그러나 시간이 흐르는 것이 그의 바람에 역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근면함과 큰 야심으로 한국 경제를 일으켰으나 그가 몸바쳤던 "정부 주도의 자본주의(state-guided capitalism)"은 사라졌고 옛 시스템이 사라진 것을 잊지 못하는 김 전회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03.01.23 I 김윤경 기자
  • (전문)임채정 인수위 위원장 연설문
  • [edaily 박영환기자] 오늘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김창성 회장님! 그리고 함께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임채정 입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러분들에게 새 정부의 정책구상에 대해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우리경제의 일선을 지휘하는 분들입니다. 정책이란 현장과 맞닿아야 하고 현장에서 구현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욱더 여러분들과의 대화가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그럼 이제부터 새 정부의 국정운영의 방향과 정책구상에 대해서 중요한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노무현 정부 출범의 의미 지난 한 해 우리사회의 역동성은 단연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 중심에 붉은 악마도 있었고, 노사모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분출하고자 하는 열정의 응어리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오늘의 시대가 넘고자하는 낡은 질서의 극복과 정의롭고 민주적이며 평화로운 내일을 열고자하는 시대적 열망을 함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동성의 끄트머리에 노무현 정부의 탄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두고 사람들은 드라마라고도 하고, 異變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 결과에 상관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합법칙적인 질서이고, 누가 정권을 잡았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노무현 정부의 출범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급진적으로 진행되기 보다는 민주주의와 시장질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 자율과 분권, 공정과 투명, 원칙과 신뢰, 통합과 균형의 기조아래 합리적, 점진적인 절차에 의해 전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러한 변화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일부영역에서 남아있는 동원과 배제, 분열과 갈등, 타율과 집권, 억압과 통제 등과 같은 과거의 부정적인 유산에서 완전히 탈피할 때에 실질적으로 달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한반도 평화체계 구축 현재 북한 핵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대치상황은, 남·북·미 관계는 물론 민족의 운명과 동아시아의 평화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94년 미 국방부의 전쟁시나리오에 의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사망자 100만 이상, 미국인 사망자 8만~10만, 전쟁 비용 1천억달러 이상, 남북한과 주변국의 재산파괴, 경제활동 중단 등에 따른 손실을 1조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 때의 전쟁시나리오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좋은 전쟁, 나쁜 평화란 없습니다. 다행히 대화로 풀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방향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남북한 화해협력의 시대를 뛰어넘어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환경을 능동적으로 조성하고, 진행되고 있는 남북교류와 회담 등을 제도적 차원으로 발전시켜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를 구축하기위한 방도를 마련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과거의 비극을 청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풍요한 미래를 약속하는 이정표입니다. 이는 동북아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관문입니다. 이미 당선자께서는 대북 정책에서 5원칙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첫째 신뢰우선주의, 둘째 국민과 함께 하는 정책, 셋째 장기적 투자로서의 대북 경협, 넷째 군사와 경제를 함께 하는 포괄적 안보, 다섯째 당사자 주도에 입각한 국제협력 등입니다. 저희는 대북 5원칙을 전제로 하여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6대과제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남북 화해-협력의 제도화, 둘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해결, 셋째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협력, 넷째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다섯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여 섯째 동북아시아 경제 및 평화 협력체 창설 등이 그 내용입니다. 6대 과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 과제 해결이 없이는 우리는 동북아시아의 변방이란 위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이는 허황된 장미 빛 꿈이 아닙니다. 이번 북한 핵 사태야말로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갈 것인지 냉전과 대립의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판가름하는 기로임을 명심합시다. 3.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 건설 새 정부는 남북평화와 번영을 기반으로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로 나아가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북아는 전세계 생산의 1/5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교량입니다. 서울에서 반경 1200km 내에 7억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 EU를 합친 것 보다 많습니다. 또한 고급 두뇌와 제조업 생산기반, 세계적 수준의 정보화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신공항, 부산항, 광양항 등 충분한 물류기반도 구비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중심국 비전은 유리한 경제적 여건과 지정학적 이점을 바탕으로, 인접국인 중국, 일본, 북한의 경제적 기회를 활용하고 함께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입니다. 대륙과 해양세력의 접점인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간의 경제협력이 활발해진다면 동북아가 세계경제의 한축으로 자리 잡는데 크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 정부는 남북한 경제협력, 물류와 비즈니스의 중추를 지향하는 Hub of Asia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경의선과 동해선 개통을 통해,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완성하고, 이를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횡단철도(TMR)에 연결하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연결망이 완성되게 됩니다. 이를, 부산항, 광양항, 인천국제공항 등과 연계성을 강화하여 물류중심지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자유무역지역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강화하기 위해 기 지정된 군산·대불·마산자유무역지역 조성·개발을 마무리하고, 투자유치활동을 강화하여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고, 다국적기업의 물류센터를 적극 유치하여 국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을 외국인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 기업하기 편한 나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개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관치경제의 잔재로 남아있는 규제, 내용이 애매한 법규조항, 근거가 희박한 준조세 조항 등을 과감하게 폐지하고, 규제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입니다. 공장설립 제한을 최소한으로 하기위해 수도권 입지에 대한 총량적 규제 또한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이제 새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동북아 중심국 프로젝트 전담기구를 설치해 동북아 중심국으로의 발전비전과 장단기 추진 전략을 구체화함으로써, 동북아 경제중심국 건설의 꿈을 구호가 아닌 실현가능한 현실로 구현해 낼 것입니다. 4.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의 확립 경제하시는 분들은 변화에 민감하고 잘 적응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업인들은 변화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 또한 적지 않은 듯 합니다. 새 정부를 바라보는 일부의 시각 또한 이러한 점이 없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선자께서는 일찍이 경제개혁의 방향을 자율성, 투명성, 공정성 확보에 두고, 장기적, 점진적, 자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바 있습니다.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 시장이 예측가능성을 갖도록 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살아 숨쉬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경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와 시간, 폭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배려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는 정말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럼 과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옛날처럼 정부가 관치금융으로 기업에게 돈을 몰아주고, 경찰을 동원해서 노사분규를 막아주고, 탈세를 묵인해 주고, 엉터리 회계장부도 눈감아 주고, 이렇게 해 주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시장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일까요? 정부는 시장의 룰에 대한 공정한 감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정부의 역할입니다. 시장의 질서와 원칙이 준수되도록 하고, 시장 지배력이 남용되거나 약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불공정한 시장에서는 효율도 정의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계제도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고, 그 제도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제한된 범위에서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또한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집단소송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룰입니다. 우리가 도입하려는 집단소송제는 분식회계, 허위공지, 주가조작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결코 무리하거나 충격적인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업 스스로도 투명한 경영이야 말로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유일한 길임을 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하고, 동시에 기업에 대한 경영활동을 충분히 감시하면서 서로가 함께 성장해 가야 할 것입니다. 정부 또한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예산과 정부회계, 성과 관리 등을 연계한 21세기형 통합재무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책임예산제도 등 분석과 평가에 기초한 과학적 예산제도를 정착시키고, 한국형 성과관리제도와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구축할 것입니다. 또한 국정과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예산 구현을 위해 자원배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도록 하겠습니다. 5. 신 성장전략과 노사협력체제의 구축 골고루 잘 사는 튼튼한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잠재성장능력 외에 동북아 특수와 기업 및 시장개혁,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확대, 인재육성과 연구개발 시스템의 혁신, 노사화합, 미래산업과 금융산업의 육성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경제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미국·이라크간 전쟁발발가능성으로 인한 유가 폭등 등 여건이 매우 불투명합니다. 세계의 제조업 투자를 블랙홀처럼 흡인하고 있는 거대한 생산 공장인 중국과 경쟁하면서도 협력하고,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지속적으로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추격하여, 당당한 선진산업국가로서의 위상을 갖추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략과 방법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이러한 도전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과거와 같은 자본 투입형·외형성장전략에서 벗어나 혁신주도형·질적 성장전략을 추진해할 때 입니다. 지난 고도성장과정에서 자본 투입에 의존했던 성장전략은 외환 위기 당시 그 한계를 드러냈으며, 지금은 선진국과 같이 총 요소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의 추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혁신주도형 전략은 산업발전의 중심을 자본·설비 등 하드웨어에서 기술·효율성 둥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는 高기술, 高생산성, 高부가가치의 3高 戰略의 추진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실현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해 나가는 것입니다. 각 경제주체들도 "열심히 일하는 데서 지혜롭게 일하는 것"으로 일하는 의식, 문화, 방법의 전환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경우 IT·BT·NT·CT·ET·ST등 6대 신기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전략의 추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신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자금의 공급 역할은 신기술산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존의 주력산업이 짊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 등 주력산업이 세계 일류경쟁력을 갖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IT 등 신기술 개발 및 접목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아울러 신기술산업에 대해서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기술개발을 적극 추진해 나감으로써 신기술산업의 개화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밖에도 마케팅, 인적자원 관리, 유통, 물류 등 우리 제조업의 발전에 필요한 각종 자양분을 제공할 서비스 산업의 기반확충과, 이러한 제조업 관련 서비스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전략의 추진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新성장 전략은 남북 화해와 노사화합,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등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성장과 분배의 善순환구조를 확립하고자 하는 새 정부의 전략노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노사협력체계의 구축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국가의 기본적 의무로 생각하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노-사관계는 서로를 동일한 동반자적 경제주체로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협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대화와 타협은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신뢰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쌓이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노-사관계는 분단과 개발독재의 과정을 거치며 비밀주의와 편협한 계급적 배타성이 상호간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화를 힘들게 하고 타협에 미숙한 오늘날 한국 노-사문화의 뿌리입니다. 1년을 넘게 협상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주5일 근무제 문제는, 노-사가 공히 가지고 있는 서로에 대한 배타성과 非主體的인 對정부 의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정한 규범과 신뢰의 토대위에 노-사-정 토론을 통해 노-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주준을 높여 간다면, 노사는 점차 새로운 공동체 관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사정위원회의 기능과 위상을 조정하여 실질적인 사회적 합의기구로 이끌어가겠습니다. 협력적 노사문화를 형성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절감된 사회적 비용을 성장에너지로 집결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중심 요소일 것입니다. 6. 국민통합과 국가균형발전 새 정부는 통합과 원칙이 사회적 중심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지방과 서울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수십 년 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온 지역주의는 정치적 몰상식과 사회적 몰염치를 낳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낡은 행태라 할 수 있는 모든 연고주의, 정실주의의 온상입니다. 당선자는 이 불합리와 이율배반을 헤쳐 오면서 가슴에 피멍이 든 사람입니다. 당선 후에도 "지역 구도를 제도적으로 깰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권력의 절반을 내어주더라도 그만한 양보를 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했습니다." 우선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선거제도를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선거제도나 정당제도는 대단히 바꾸기 힘든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력경쟁의 핵심 규칙인 선거제도의 변화는 이해관계가 다른 어느 일방에 의하여 결정되기가 어렵고, 의회 내에서 만장일치를 보아야하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제도들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충분히 성숙할 때 개혁의 창은 열리고, 그 시점을 놓치면 그 창은 바로 닫히고 말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공약에서 국회의원 선거구제의 중대선거구제 전환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표명하였으나, 지역주의와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라면 어떤 것이라도 환영할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는 동서의 분열이 심각한 문제라면, 사회·경제적으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이 우리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수도권은 전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전체인구의 47%가 밀집해있고, 중앙부처의 100%, 30대 대기업본사의 89%, 금융거래의 70%, 조세수입의 81%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집중이 야기하는 폐해와 지역간 불균형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새 정부는 새로운 행정수도의 건설과 더불어 중앙집권체제를 분권화·분산화 시키는 국가개조 프로그램을 의지를 가지고 실천할 것입니다. 첫 단계로 인수위원회는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기본구상 및 추진체계의 정비, 부동산 투기 방지책 수립, 수도권 발전계획의 수립 등의 정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지역경제 진흥을 통해 지역간의 균형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지역특성화 전략입니다. 이에는 지방특화산업의 진흥, 지방 물류 및 유통기반의 확충, 지방성장 인프라의 구축, 지방 연구개발 기능과 인력의 확충, 지역 산업클러스터와 산학연간 협력을 통한 지역혁신체계의 개선 등이 포함될 것입니다. 나아가 지방거점대학육성, 지방대학의 연구개발 잠재력 확충, 지방전략산업과 지방대학의 연계체제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지방화 시대의 걸음을 시작할 것입니다. 7. 국민 참여를 통한 열린 정부의 실현 국민이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큰 의의가 있습니다. 시대의 요구가 국민 참여의 실현이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의 요구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국민들이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재 인수위 국민 참여센터에서 접수받고 있는 "국민제안"과 "인사제안"은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입니다. 국민제안, 인사제안에 대한 폭발적 관심은 그만큼 국민들의 참여욕구가 강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할 마땅한 창구가 없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새 정부는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국정제안제도, 옴부즈만 제도의 활성화, 시민사회단체의 정책참여, 국정자문위원회의 효율화 등 여러 가지 실질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을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에 처음 실시된 국민 인사추천제는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부분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국민인사추천의 의의는 그동안 소수의 사람이 밀실에서 행하던 인사문제를 공개적인 자리로 이끌어내 "투명한 절차"와 "공정성"을 확보하고 "참신한 인물"을 발굴한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참여민주주의는 국민들과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새 정부는 앞으로 국민이 국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함께하신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정치·사회적인 여러 징후는 향후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질적 도약을 담보할 매우 중요한 여정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변화에 당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기득권 수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여기저기서 표출되기도 하며, 느닷없이 변화와 발전을 희망하는 개혁역량이 이념적 범죄행위처럼 모독당하기도 하는 작금의 상황이 어쩌면 당연히 겪어야할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냉소를 극복하고, 이제서야 분출되고 있는 이 활력을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야말로, 시대를 함께 하고 있는 정치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무거운 무게의 책임일 것입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3.01.22 I 박영환 기자
  • 뇌성마비 딛고 SK 공채 합격한 정훈기씨
  • [edaily 하정민기자] "제 이야기는 성공스토리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제게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라고 하지만 단지 사회가 만든 평범한 기준들을 제가 이겨냈을 뿐입니다" 선천성 뇌성마비 중증 장애를 딛고 서울대에 입학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정훈기씨(28세)가 졸업 5년만에 대기업 취업이라는 또 하나의 도전에 성공했다. 정씨는 SK그룹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6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이번달 1일자로 시스템통합 업체인 SKC&C에 입사했다. 소아마비 장애인이 대기업에 입사한 일은 있었지만 양손과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3급 뇌성마비 장애인이 입사한 일은 처음이다. 정씨는 출생시 탯줄을 자를 때 산소공급이 제대로 안돼 신경세포들이 회복불가능 수준으로 손상됐다. 다행히 4시간만에 기적적으로 숨을 쉬기 시작했으나 뇌성마비에 걸려 큰 고통을 겪었다. 이 모든 난관을 이겨낸 정씨는 지난 94년 서울대 임산공학과에 당당히 합격했으며 98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러나 `뇌성마비 최초의 서울대생`으로 유명인이 된 그에게도 불황의 여파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졸업직후 작은 벤처회사에서 6개월간의 수습생활을 했지만 그를 정식으로 채용하려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IMF로 인한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관문을 뚫기란 여간 어렵지 않았기 때문. 이후 정씨는 방향을 돌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99년 봄부터 1년간 일본재활협회에서 실시하는 더스킨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리더 육성 사업에 한국 대표 1기 연수생으로 참가한 것. 일본국립재활센터에서 시각, 청각, 소아마비 등 서로 다른 장애를 가진 4명의 아시아인과 함께 생활하며 공부한 경험을 담아 2000년 12월 `도전만이 희망이다` 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또 꿈에도 바라던 대기업 그룹공채에도 합격했다. "20대에 대기업 면접까지 간 것만으로도 대성공" 이라고 생각할만큼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정씨의 굴하지 않는 의지가 이를 극복했다. 그는 "대학입시 때는 비장애인들과 무조건 동등하게 시험을 봐야한다는 자격지심 때문에 주관식 빨리쓰기와 답안지 마킹 같은 평가와는 무관한 연습을 하고서도 재수를 해야했다"며 "이번 입사전형 과정에서는 장애인의 권리를 당당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SK는 정씨의 요구에 따라 답안지 마킹과 별도 고사장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SK그룹 채용담당자는 "정씨는 다른 입사 지원자들과 똑같은 기준의 평가과정을 거쳐 6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하게 공채로 합격했다"며 "그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어떤 특혜나 차별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있는 정씨의 새로운 꿈은 핸디캡이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IT엔지니어다. "2019년쯤에는 우리나라도 고령사회가 된다고 하네요. 저도 한 120살까지 살 생각인데 휠체어를 타고 귀가 어두워지고 눈이 침침해져도 불편없이 IT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의 포부는 이렇게 다부졌다.
2003.01.09 I 하정민 기자
  • 중국, "매력적 시장"으로 급부상
  • [edaily 전설리기자] 중국이 값싼 생산기지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국제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1980년대 초 중국이 처음으로 서방 세계에 문호를 개방했을 당시 막연한 꿈을 안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해외 기업들은 잇따라 쓰디 쓴 실패의 잔을 마셨다. AT&T, 크라이슬러, 골드만삭스 등이 고배를 마셨던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도 중국으로 진출한 대부분의 서방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변덕스런 정책과 계속되는 적자로 중국 시장을 포기하고 물러서기가 일쑤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중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프록터앤갬블(P&G)은 1990년대 중반 중국에 진출해 수익을 낸 대표적인 기업이다. 그러나 이 때까지 만해도 P&G의 성공은 업계에서 예외적인 경우로 치부되었고 중국 정부는 결국은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도 중국 시장을 발달시키고 선진 기술을 이전해주는 해외 기업들을 반갑게 맞아들였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더 이상 외국 기업들에 있어서 개척 불가능한 수수께끼 같은 시장이 아니었다. 많은 외국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 진출에 실패하고 있지만 성공하는 기업들이 실패하는 기업들을 능가하기 시작했고 중국은 이제 많은 기업들의 주요 해외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처음에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생산기지로 주목받던 중국은 이제 서서히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최근 몇년간 8%의 성장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연간 1인당 국민소득도 1200달러를 넘어섰다. 또 인구 14억7000만의 중국은 인도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실제로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많아 올해 말까지 휴대폰 가입자 수가 2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필름 수요는 일본보다 많고 자동차 수요는 독일과 맞먹는다. 통신업체와 DAD플레이어나 전자제품 제조업체, 샴푸, 소프트웨어, 햄버거 판매업체들은 속속 중국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독일의 지멘스와 미국의 모토롤라, 핀란드의 노키아, 스웨덴의 에릭슨, 일본의 도시바, 맥도날드, 켄터키후라이드치킨, 이스트만코닥 등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하버드비지니스스쿨의 황 야셍 교수는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 성공은 정부 지배를 받는 중국 기업들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중국 국내 기업들이 경쟁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자본 집약적인 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더욱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연구 결과도 199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중국이 브라질, 멕시코, 터키와 같은 이머징마켓과 비슷한 투자수익률을 기록했음을 입증했다. 중국의 투자수익률은 13~14%로 인도의 6%를 훨씬 상회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진출하기 까다로운 시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패한 중국 정부는 이제서야 비로소 자본주의의 기본원칙인 사적 재산권을 인정하기 시작했으며 많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외국 상품을 표절하고 지적 재산권을 침해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P&G와 유니레버 등이 자사 제품을 표절한 중국 제품이 시장에 판을 치면서 잇따른 손실을 기록했으며 호주의 포스터와 미국의 밀러 등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같은 이유로 투자를 철회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 소프트(MS)는 중국 컴퓨터의 90% 이상이 불법 복제된 자사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윈도우XP를 출시하면서 컴퓨터 한대당 80달러의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받기 사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 담당 이사인 톰 로빈슨은 "중국 시장 여건이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최근 중국 지역 매출이 4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3.01.06 I 전설리 기자
  • (신년사)한보철강 나석환 사장
  • [edaily 김기성기자]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부도이후 가장 뜻 깊은 한 해였던 2002년 임오년을 보내고, 이제 새로운 전환점인 희망찬 2003년 계미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2002년은 세계적으로는 끊임없는 테러의 악순환으로 인한 불안과, 경제적으로는 선진국들의 자국산업보호를 위한 수입 장벽등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으며, 국내적으로는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온 국민들이 한마음이 되었던 감격도 있었지만, 대선 및 각종 정. 재계의 비리 사건등으로 인하여 정치,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는 창사 이래 가장 양호한 경영실적을 시현하였고, 오랫동안 추진해 오던 회사매각도 본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까지 와 있습니다. 이는 우리 한보 가족 모두가 하나가 되어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온 정성을 다 한 결과로써 그 동안 여러분들의 노고와 이를 뒷바라지 해 주신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지난 해에 세웠던 경영 목표를 중심으로 그 결과를 회고 해 보고져 합니다. 첫째 목표는 수익창출의 극대화였습니다. 2002년을 우리는 수익창출 극대화의 해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습니다. 우선 생산량 증대를 위한 로벽버너를 도입하여 2월부터 가동하였고, 압연 또한 일부 시설을 부분적으로 보완하였습니다. 그 결과 제강 123만톤, 압연118만톤 이라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판매 또한 호조를 보여 연초 계획을 초과한 119만톤의 봉강과, 7만여톤의 빌레트를 판매하여 4,370여억원의 매출을 시현함으로써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하였습니다. 제조원가 부분에서도 계속하여 타사 대비 최저의 원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각 부분에서의 철저한 원가 절감 운동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은 수익으로 나타나는 바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인 상각전 경상이익은 706억원으로 전년대비 24%가 증가된 실적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당사가 "97년 긴급 운영자금으로 차입하였던 956억원의 공익채권을 전액 변제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평소 생산현장에서는 물론 지원부서의 모든 직원들까지 상호 긴밀히 협조하여 얻어진 귀중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목표는 최고 전문가의 양성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한보 인은 신지식인 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든 직원들의 능력 향상을 위하여 매진하여 왔으며, 이를 위하여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교육 훈련을 실시하여 왔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 교육에 참가한 연인원은 2,378명으로, 이는 2001년의 1,170명에 비해 103%가 증가한 수치이며, 그 중 사이버 통신교육은 2001년의 305명에 비하여 53%가 증가한 468명의 직원이 이 교육을 이수하였습니다. 우리 회사의 지식 창고인 사내도서실 이용도 이제 우리직원들의 생활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보유한 총 도서는 12천여권에 이르며, 도서 대출 또한 지난해에 7,600여권의 도서가 대출되어, 이는 직원 1인당 12권이 넘는 도서량으로서 가족 도서를 포함 한 것이긴 하지만 이만한 기록이면 여타 회사의 어느 직원들 못지 않은 독서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창조경영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VISION 21"을 통하여 우리는 분임조 활동과 제안 활동의 활성화에 역점을 두어 왔습니다. 분임조활동은 사이버 분임조를 포함하여 56개의 분임조가 매 분기마다 발표회를 열고 있으며, 작년에는 총 89개의 테마를 가지고 발표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그 중 설비관리팀의 다크호스 분임조가 충청남도 대회에 참가하여 국내 유수기업과의 경쟁에서 대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제안활동에 있어서도 지난 일년 동안 고안제안건수 26,147건과 성과제안건수 22,221건으로써 1인당으로는 41건에 달하며, 이는 2002년 목표인 1인당 24건의 2배 가까운 수치이고, 2001년에 비하여서는 3배 이상의 제안 건수 증가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러한 제안 추세는 우리회사 기술수준의 밝은 미래를 전망해 볼 수 있는 것이며, 이렇게 향상된 기술은 좋은 경영 실적으로 직결될 것입니다. 셋째 목표는 건전한 기업문화의 정착이었습니다. 우리 경영이념중의 하나는 직원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건전한 기업문화의 정착을 위하여 우리는 여러 면에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중 하나가 금연운동입니다. 작년 초 우리공장을 금연공장으로 선포한 이후 67%에 달하던 흡연자가 11%대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어, 많은 직원들이 금연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금연과 꾸준한 체력 단련으로 작년에 실시한 체력측정에서는 우리 전 직원의 평균 체력이 전년 대비 크게 향상된 수치가 나왔으며, 평소 건강관리실을 찾는 인원도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11월 노사한마음 체육대회를 가진 바 있습니다. 가정과 함께 하는 회사가 되기 위한 일환으로 가족들도 초청하여 300여분이 넘는 가족들이 참가하셨고 특별히 화창한 날씨 속에서 모든 직원들과 가족들이 하나가 되어 마음껏 달리고 뛰었던 아름다운 모습은 한보인들의 자랑이었습니다. 또한 건전한 취미활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동호회 활동을 활성화하였던 일입니다. 작년에 새로 결성된 낚시동호회를 포함한 13개의 동호회 활동은 여러분들의 삶을 보다 살찌우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임으로, 회사에서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종합해 보면 지난 한 해는 당초 목표를 만족할 만큼 달성한 한 해였던 것으로 평가되며, 외부 기관에서도 이러한 전반적인 내용을 인정하여 노사화합 부분에서는 신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을, 기업 협력 부분에서는 산업 협력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외 다수의 직원 개인 표창과, 몇 개 부분에서는 표창이 상신되어 있는 상태에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재해 2배 달성 인정은 우리회사가 우량기업으로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실적들은 우리 회사와 관계가 있는 모든 분들과 어려운 여건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일해 주신 직원 여러분들과 이를 뒤에서 내조해 주신 가족들의 공로로써 다시 한번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결과를 자축하면서도 한편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회사로 인하여 크나큰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채권금융기관들 및 협력업체들 그리고 그 종업원들이 있다는 사실이며, 이를 생각하여 항상 겸허한 마음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해, 2003년의 경영목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년은 우리 모두의 "희망과 도약의 원년"입니다. 우리 회사 Slogan도 "희망찬 한보인 도약하는 한보철강"이라고 정하였습니다. 이 희망과 도약을 실현하기 위하여 구체적인세 가지 경영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첫째는 최대 생산, 최대 수익의 실현입니다. 작년에 이미 우리는 최대생산, 최대 판매, 최대 수익을 실현한 바 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 또 다시 기록을 갱신하고자 합니다. 금년에도 건설 경기의 호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부분에 있어서는 봉강 제강 130만톤, 압연 120만톤 생산으로 최대생산을 하여야 하며, 판매 또한 전량을 소화하여 최대의 매출 실적을 시현하여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생산부분에 있어서는 모든 생산시설에 대한 예비 점검을 철저히 하여 고장율을 최소화하고, 조그마한 안전사고도 용납될 수 없으며, 생산성향상을 위한 끊임 없는 연구개발과 투자가 계속되어야 하겠습니다. 판매 또한 주요거래처 관리를 철저히 하여 고객위주 경영방침을 실천함으로써 생산 전량을 매출한다는 계획에 차질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최대생산, 최대 판매의 결과로 나타나게 될 수익은 봉강부분 EBITDA 800억원의 달성입니다. 작년 추세대로라면 그리 어려운 목표는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제조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Scrap 가격이 작년 말부터 톤당 150불 이상의 초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력료 또한 인상되어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성 악화 요인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Vision21"운동을 강력히 추진하여 원가절감 노력을 더욱 강화하여야 하겠으며, 판매부분에 있어서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의 정착과 미수채권 ZERO의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관리 부분에 있어서도 자금운용의 효율화와 경비절감등을 통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하여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CSP의 재가동 실행입니다. 우리는 지난 98년 7월 열연공장 가동을 중지할 수 밖에 없었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우리의 많은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HR제품 가격의 변동을 예의 주시하며, 재가동시기를 모색하여 왔습니다. 이제 금년이 당사 매각과 시장 상황등을 종합하여 볼 때 그 적기라고 판단되며, 생산 시기는 금년 10월 이후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재 가동 후 또다시 과거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가동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하겠습니다. 재가동을 위한 세부적인 준비 사항은 열연 가동 중단 후 계속하여 Update 하여 왔지만 각 분야별 담당별로 또다시 점검하여야 하겠습니다. 또한 CSP 가동이 중단 된지 5년여가 경과하여 그 동안 세계적인 신기술과 격차가 있을 것이므로 선진 제강사들로 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겠고, 조직 또한 새로운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겠습니다. 가동 후에도 정상 조업도를 조기에 달성하고, 조기에 수익성을 확보하여야 하므로 전사적으로 핵심역량을 집중하여 안정적인 원료조달과 정비계획, 가동율 향상과 실수율 향상, 다양한 판매전략과 자금계획등 완벽한 대응책을 시뮬레이션의 반복을 통하여 치밀하게 검증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여야 하겠습니다. 셋째는 자랑스러운 회사 만들기의 해가 되도록 합시다. 부도이후 몇 년 동안 우리는 우리의 피나는 노력과는 관계없이 외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작년부터는 많은 외부인사들과 언론으로부터 격려와 찬사의 말을 들어 왔습니다. 이제 금년은 자랑스러운, 가슴 벅찬 회사로 만들어 가는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내 스스로 우리 회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의 자녀들이, 우리의 가족들이, 그리고 지역 사회가, 나아가 국가가 자랑스러워하는 회사로 만들어 나갑시다. 그러기 위하여 먼저 한보인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충분하게 대화하며, 회사의 발전과 직원 개개인의 발전 및 혜택을 위하여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회사의 발전은 우리 개개인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금년에도 직원 모두의 교육 훈련 강화에 힘쓰겠습니다. 지식 경영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스스로 계속 연구개발하고, 자기 능력을 향상시켜 나아가야 하겠으며, 만일 이 대열에 동참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도태 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회사 또한 무임승차하려는 직원에 대하여는 열심히 땀흘리는 직원을 위해서라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 회사 정도의 규모가 있는 회사는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가져야 하며, 좋은 기업문화를 지역 사회에 확산시켜 나아가야 합니다. 회사 차원에서는 물론 직원 한 사람, 한사람 또한 한보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사회에 좋은 영향은 주는 위치에 서야 할 것입니다. 체육계나 문화계, 그리고 교육계에, 또한 불우 이웃들에게 무엇인가 기여하는 회사와 가족이 되어 한보가족의 좋은 이미지가 지역사회에 구축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만이 우리의 가족과 자녀들이 지역사회에서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제 회사매각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작년에 우리가 오랫동안 고대해 오던 회사매각을 위한 MOU가 체결되었고, 12월중에는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인수사측과 추가적으로 몇 가지 조율할 부분이 있어 본 계약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진행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상반기 중에는 새주인을 맞게 될 것입니다. 4. 직원들에 대한 당부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회사가 큰 희망을 가지고 당진 갯벌에 공장 터를 닦기 시작한 1990년 말부터 부도가 발생한 97년1월까지를 "태동과 좌절"의 1기라면, 부도 후 법정관리의 시작으로부터 안정화를 이룩한 작년 말까지를 "시련과 극복"의 2기라고 볼 수 있고, 매각과 열연가동이라는 희망적인 과제가 있는 금년부터는 "희망과 도약"의 3기라고 구분할 수 있으며, 금년이 그 원년입니다. 이 중요한 원년을 정말 잘 출발하여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말의 해인 작년은 말처럼 씩씩하게 달려온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양의 해인 계미년입니다. 양은 뜨겁고 풀이 귀한 사막이나 극심한 추위가 엄습하는 바위절벽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어느 가축보다도 꿋꿋이 살아가는 강인한 동물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새 주인을 맞고, 열연공장을 재가동하고, B지구에 대한 방향을 현명하게 깊이 검토하여 양처럼 꿋꿋하게 대처해 나아간다면 우리에게 금년은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희망과 도약의 산뜻한 새출발이 될 것입니다. 5. 맺음말 임직원 여러분! 저는 오늘 마지막으로 여러분들에게 2년전 당사에서도 시청한 적이 있는 대우중공업 김규환 명장의 이야기로 신년사를 맺고져 합니다. 그는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하고, 15살에 소년가장이 되었으나 초인적인 노력으로 대통령표창 4번, 장영실상 5번, 초정밀가공분야 명장, 제안건수 2만4천6백12건, 국제발명특허 62개를 받아 누구나 다 존경하는 유명인사가 된 사람입니다. 그 김규환 명장이 한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말은 "자기가 만든 제품에 혼을 싣지 않고 품질을 얘기하지 말라", "하루종일 쳐다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해답이 나온다", "가공기계 개선을 위해 석달 동안 고민하다가 꿈에서 힌트를 얻어 해결하였다", "목숨을 걸고 노력하면 못할 일이 없다"라는 말 등입니다. 무엇이든지 노력입니다. 노력해서 안되는 일은 없습니다. 발명왕 에디슨도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고 했습니다. 금년은 우리 모두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몸을 던져 큰 업적을 남깁시다. 발명특허를 비롯한 굵직 굵직한 특허나 신기술이 나오도록 하고, 관리부분에서도 기존의 틀을 크게 개선해 나갑시다. 정말 금년은 한보철강의 해가 되도록 만들어 갑시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서도 우리가 계획한 모든 일들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계승되어 지기를 함께 기원합시다. 끝으로 양의 해에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 넉넉한 마음이 양털과 같은 포근함으로 충만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3.01.03 I 김기성 기자
  • (신년사)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 [edaily 이진우기자] <2003년 한화그룹 신년사> 한화그룹과 대한생명 임직원 여러분! 희망과 서기가 어린 계미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금년 한 해도 여러분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는 환희와 비탄으로 굴곡졌던 영욕의 지난 반세기를 거치며 한화와 대한생명 임직원 모두에게 새로운 50년의 첫 출발을 기약하는 원년입니다. 국가적으로도 21세기 들어 첫 선거를 통해 선출된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변화와 개혁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한화와 대한생명은 지난 IMF 위기의 터널을 지나, 숱한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는 가운데 미래의 운명을 같이 할 공동체로서 새롭게 태어났으며, 그 결과 재계의 이목은 우리의 제고된 위상과 비약적인 행보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50여 성상을 각기 다른 분야에서 국가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유구한 역사를 이어 온 한화그룹과 대한생명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한화와 대한생명은 상생과 공존을 바탕으로 한 제 2의 창업을 염원하는 가운데, 새로운 한화, 새로운 대한생명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뉴비전을 창출하고 한마음으로 매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의 미래상은 확실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집단입니다. 그룹의 근간이 되어왔던 제조업은 물론 향후 그룹의 성장 축이 될 금융, 유통, 레저, 서비스 각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경영성과를 이룩하는 초 일류 기업이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인 것입니다. 특히 대한생명은 미래사업 구조로의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그룹의 주력사로서 강력한 성장엔진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사별로 구체적인 전략이 도출되어야 하겠습니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들을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첫째, 대한생명의 조기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대한생명은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민의 기업인 만큼, 경영성과는 곧 국민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우리에겐 환골탈태한 대한생명의 새로운 발전상을 국민 앞에 보여주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방카슈랑스의 도입과 외국 보험사의 시장공략 확대로 더욱 치열한 생존경쟁을 경주해 나가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비전과 확고한 경영전략을 조속히 수립하여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영역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한낱 기우였음을 증명해 보이는 한편, 경영의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통해 시장의 신뢰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한생명과 한화는 따로 따로 분리된 경영의 길을 가면서도 결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공동 운명체인 것입니다. 제가 대한생명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이유 또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민의 기업을 조속히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감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한생명의 향후 진로와 성패야말로 그룹의 백년대계를 좌우하게 될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 대생조직의 화합과 안정화를 조기구축하여 일류 생보사로서의 생산성과 경영효율을 달성하도록 독려할 것입니다. 둘째, 사업구조와 재무구조의 혁신을 통해 고수익 사업 군으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재무구조의 혁신차원에서는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만,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언제라도 조기에 퇴출될 것이며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에서 국내 TOP 3 진입이 신규 사업 전개의 목표이자 기존 사업 운영의 최저 가이드 라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시장의 변화가 심할수록 사업 진입과 확장을 통한 수익 확보 기회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을 주지하고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여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전통의 제조업 군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대한생명의 경우도, 방카슈랑스 허용에 따른 영업부문의 대응방안을 철저히 강구해 나가야 합니다. 선진 마케팅 기법을 개발하고 다양한 판매채널을 발굴, 육성해 나가는 한편, 과거의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만족의 극대화를 우선시하여 고수익을 달성하는 선진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투자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자산운용에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금년을 중국진출의 원년으로 삼아 면밀한 검토아래 조속히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증권, 투신, 손보사 등과의 업무 연계체제를 전략적으로 구축함으로써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켜 나가는 것도 상생과 공존의 경영전략이 될 것입니다. 셋째, 창의력 있는 인재와 선진 시스템이 가동되는 인사, 조직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환골탈태한 한화와 대한생명의 미래상은 결국 사업운영에 가장 효과적인 조직과 인재를 구축 하는데 그 성패가 달려있다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다국적 기업의 담당자들과 능히 일대일로 겨룰 수 있는 수준의 전문가를 영입 또는 육성하고, 이들이 공정한 평가기준을 통해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합니다. 또 모든 사람이 성과 창출에 기여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조직은 활기에 넘쳐, 가능한 모든 대안이 자유롭게 토론되는 역동적이고 유연한 구조를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일상적인 의사결정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어야 하며, 아무리 중요한 의사 결정이라 할지라도 타이밍을 놓쳐 사업기회 자체를 상실하지 않도록 다양한 촉진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Speedy, Dynamic, Flexible 이 세가지가 조직 시스템 구축의 핵심 가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외부의 변화속도보다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고, 상하간의 막힘 없는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로 조직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극대화 시켜 나가야 합니다. 변화의 폭풍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미래의 꿈은 요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변화의 흐름을 쫓아 이전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한화와 새로운 대한생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체가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끊임없이 흐르는 물처럼 생명력이 넘치는 조직과 구성원들로 새롭게 탈바꿈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넷째, 국가, 사회, 고객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자세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창업 초기의 경영이념처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업 보국의 전통을 살려나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 나아가 선호도 제 1위의 기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인류의 안전과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고객만족 경영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대한생명에 있어서는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이야말로 무엇보다도 고귀한 가치라 할 것입니다. 수십 년간 쌓아 온 "신용과 의리"라는 자랑스러운 전통을 신뢰의 기업정신으로 계승, 발전시켜 한화와 대한생명이 국민들의 가슴속에 "정도를 걷는 기업,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드립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국가의 기간산업 뿐 아니라 국민의 레저, 건강, 생명, 안전을 책임지는 품위있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혁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전략들이 궁극적으로 기업문화로 정착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음을 또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혁신적 정책과 시스템이 완전히 뿌리 내린 위에 모든 임직원들의 의식 속에 공유되고 체화된 기업문화는 다른 어떤 전략무기보다도 항구적이고 글로벌 한 핵심역량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그룹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고 있는 그룹의 심볼 교체작업 또한 전 한화와 대한생명의 혼을 하나로 결집하고 기업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가는 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아무쪼록 일시적인 구호와 개혁운동에 의한 혁신이 아닌 각 계열사, 각 사업장, 각 임직원 스스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명확히 도출하고, 모두가 뉴 비전을 공유하여 한데 뭉쳐 나아갈 때 비로소 원하는 기업문화의 혁신을 달성할 수 있음을 명심해 주길 바랍니다. 한화인 여러분! 그리고 대한생명인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쟁상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첨단 경영기법과 효과적인 경영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그들과의 피할 수 없는 승부에서 우리 모두는 과연 당당하게 맞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는 동지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뉴 비전을 구체화시켜 나가는 희망의 여정이자, 나아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향하는 도전의 역사,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지난 50년간 수 많은 대기업들의 명멸 속에서도 굳건히 성장해 온 우리 한화인과 대한생명인 여러분의 저력을 믿습니다. 또한 그것이 향후 그룹 100년사를 이어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는 것도 확신합니다. 이제 한화와 대한생명의 100년을 기약하는 가열찬 도전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화 공동체라는 이름아래 다 함께 혼연일체가 되어 영광된 길로 나아 갑시다. 도전과 혁신의 기치를 앞세워 새로운 역사의 주역으로서 힘차게 전진합시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새해 아침에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2003.01.02 I 이진우 기자
  • (ZOOM IN 증권가)김병웅 우리증권 팀장
  • [edaily 홍정민기자] 주식시장에선 개인이든 기관이든 수익률이 우선이다. 그러나 수익을 내기보다 잃는 사람이 더 많다. 때문에 고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자연 시장참여자들의 시선을 받기 마련이다.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단순한 투자기법을 활용해 고수익을 올려 소속기관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사람이 있어 증권가의 화제다. 원칙투자를 통해 마이다스로 불리는 사람은 바로 우리증권의 김병웅 팀장. 김 팀장이 벌어드린 돈은 얼마나 될까. 김 팀장이 소속된 우리증권 선물옵션팀은 이번 회기들어 156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회사 전체가 수익이 17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력을 발휘한 셈이다. 선물옵션팀은 11월에만 30억 원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그 어렵고 복잡하다는 선물옵션에서 이처럼 큰 수익을 기록한 것도 놀라운데 대부분의 수익을 김 팀장이 올린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놀라운 것은 또 있다. 그가 선물옵션 매매를 시작한 지난 99년 4월부터 현재까지 43개 월동안 단 2개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익을 냈다고 한다. 이 기간동안 거둬들인 수익은 450억 원. 이만하면 선물옵션 투자의 "귀재" 내지는 "천재"소리를 들을 법하다. 하지만 김 팀장의 매매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가(KOSPI 또는 KOSPI200선물)가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할 경우 개장 동시호가 때 시초가로 매도했다가 마감 동시호가 때 종가로 사고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을 웃돌면 동시호가 때 샀다가 마감 동시호가 때 파는 것이다. 여기에 18일선이나 19일선 등 기술적인 분석도 함께 살핀다고 한다. 김 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시장을 철저히 확률적으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곳에 몰아 넣기 보다는 확률이 큰 쪽에 비중을 크게 두고 낮은 쪽에는 적게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투자판단에서의 우선순위를 시나리오 분석, 수급 분석, 기술적 분석 순으로 두고 있다. 가장 먼저 확률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그만의 "비법"은 원칙을 지키는 매매방법과 일관성과 용기 있는 마음가짐이란다. 그는 "주식투자에 특별한 기법이나 대박의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고수는 ▲철저히 확률에 근거해서 판단하고 ▲자신이 세운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인들이 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이유도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한다. 김 팀장은 "개인들이 크게 잃는 것은 초심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갖고 있던 신중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손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약간 알 것 같다고 해서 처음 세웠던 원칙이나 자세를 버린다면 이익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팀장이 선물 매매에 참여하게 된 것은 승부욕이 강한 성격 때문이었다. 그가 채권부에 있을 때 선물옵션팀의 부진한 실적을 보고 담당 임원에게 부탁했다. "종자돈 1천 만원을 다 잃을 때까지 선물옵션 매매를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그 1000만원은 첫 달에 8억3000만원으로 불어났다. 결국 96년 1월 한빛증권(우리증권의 전신)에 입사한 지 4년여만에 선물옵션팀을을 이끄는 팀장이 됐다. 당시 연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거액을 내 건 스카웃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기회를 준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돈보다는 신의와 의리, 소신을 중시하는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김 팀장의 이러한 면모는 그의 "꿈"에서도 배어난다. 그는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무를 수 없게 될 때는 도시근로자 펀드나 농어민펀드 등 영세 계층만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싶다"고 말한다. 버는 돈에 비해 세금이 높은 봉급생활자들에게 1년에 50% 정도의 배당을 챙겨줄 수 있는 펀드 말이다. 그는 "똑같은 50%의 수익에 몇 억 원을 소유한 부자와 1000만원을 가진 서민 중 어느 쪽이 더 기뻐하겠습니까"라고 반문한다. 김 팀장은 인터뷰중 이런말을 했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가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마음이 따뜻하지 않은 사람은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기 어렵습니다. 계산만 하다보면 여기저기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IQ가 높은 사람보다 EQ가 우수한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고 봅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요." 그에게 개인 투자자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20주봉을 추천합니다. 20주선이 지난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이것이 하락반전하기 전까지는 저점매수를 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입니다. 사실 현 장세는 확률적으로 오를 가능성보다는 내리거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매수보다는 매도관점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이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덧붙인다. "이번에는 소신을 지켜보세요.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2002.12.15 I 홍정민 기자
  • (edaily리포트)IMF 5년의 가족사
  • [edaily 문주용기자] 지난 5년간 아픔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날입니다. 임창렬 경제부총리가 5년전 오늘밤 IMF구제금융을 정식 요청하면서 IMF사태는 시작됐습니다. IMF사태를 국난이라고까지 하는 까닭은 나라님만이아니라 백성 개개인 모두에게 참혹함을 안겨줬기 때문입니다. 산업부 문주용 기자가 짧은 가족사를 통해 IMF 5년을 되돌아봤습니다. 5년전 오늘,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를 만나고 나서 임창렬 부총리는 구제금융 요청사실을 정식으로 밝혔습니다. 이어 열흘가량이 지난 12월3일. 임 부총리는 저녁9시 TV중계를 통해 210억달러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IMF와 합의했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내려갔습니다. "우리가 감당하고 넘어가야 할 고통의 불가피성을 이해해주시고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시든지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 노력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백성이 어느 곳에 있게 될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수 없다는 뜻일까? 저는 미셸 캉드쉬와 임 부총리의 모습을 처가 가족들과 지켜봤습니다. 이렇게 저는 처가와 함께 IMF를 맞았습니다. 처가 어른 중 한 분이 "캉드쉬 영어발음 한번 엉망이네. 아무리 프랑스 사람이라지만 IMF총재가 발음이 뭐 저래"라고 하셨죠. 영어발음은 어리버리했지만 그가 제시한 긴축정책은 추상 그자체였습니다. 가장 먼저 캉드쉬의 발음을 놀리시던 그 분이 회사를 그만두셔야 했으니까요. IMF사태가 시작된지 며칠 지나잖아서 기업들마다 인원정리 태풍이 불었습니다. 곧 저의 처가에 두번째 실직자가 나왔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다닌다며 자랑하기도 했는데, 어느 회사보다 먼저 삼성이 먼저 손을 댔습니다. IMF 위기가 기업들의 과잉투자 때문에 빚어졌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맘때 같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가져다준 반짝 경기에 도취한 나머지 이기업, 저기업마다 은행돈 빌려서 투자에 나섰다가 빚만 지게됐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한보그룹이 무너지고, 기아자동차가 부도나는 등 과잉투자의 산물들이 하나씩 드러났습니다. 얼마있지 않아 또다른 가까운 처가친척이 회사에서 그만뒀습니다. 희망퇴직이라는 희한한 단어가 그때 탄생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던 그 불안한 시대에 누가 퇴직을 희망하겠습니까마는, 그는 어처구니없이 희망퇴직이라는 역겨운 이름아래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미 정년퇴직했기에 쉬고있던 또다른 처가친척, 다니던 중소기업이 인원조정에 나서는 바람에 사표를 낸 또다른 처가 가족이 방바닥을 긁고 있었습니다. 수년째 계속된 건설경기 침체로 또다른 처가 어른은 수년째 공사장에 나가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98년이 되자 우리의 대마(大馬), 대우그룹이 벼랑끝에 몰렸습니다. 노무라증권 보고서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건 단지 불씨였을 뿐 훨씬전부터 대우그룹은 무너져내리고 있었습니다. 금융권 구조조정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98년6월말 모처럼 불안감을 잠시 잊고 본가의 형제들끼리 짧은 휴가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난데없이 둘째 형님의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라는 급전이었습니다. "은행 합병이 금방 발표됐다. 우리 은행이 경기은행과 합친대. 나는 내일부터 경기은행 파견나간다. 나중에 합병되면 내 자리 있을까 모르겠다. 지금 올라가야겠다" 황망히 서울로 올라간 둘째형님은 근 두달간 경기은행 본점옆의 여관에서 잠을 자야했습니다.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것은 이맘 때였습니다. 저는 두 아이 돌잔치때 들어왔던 반지들을 긁어모았습니다. "나중에 너네들 크면 꼭 갚아줄께"라고 다짐하면서. 또다른 금반지도 냈습니다. 이태전에 돌아가신 선친께서 제가 대학교 다닐 때 "혹시 돈이 떨어지면 이 반지 맡겨서라도 잠은 따뜻한데서 자라"며 주셨던 정년퇴직 기념반지. 아마 살아계셨으면 이 반지까지 맡기겠다는 제 뜻을 "가상타" 하셨을 겁니다. 저에게 짙은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당시 노조를 이끌고 있었는데, 봐서는 안될 것을 본 것이 화를 키웠습니다. 회사의 자금상황을 알려주는 장부. 진작에 어렵다는 건 알았지만 모기업, 제가 다니는 회사, 다른 계열사의 자금 사정을 보고 입을 다물어야 했습니다. 그 장부에는 "회사가 살아날 방법은 절대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숫자들만 깨알같이 흩뿌려져 있었습니다. 불면의 밤이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아무리 피곤하고 술취한 채 잠들어도 새벽 5시만 되면 사나운 꿈때문에 눈을 떠야했습니다. 꿈속에서 갓난아이 티를 벗은 둘째아이와 첫째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해 허덕대는 저 자신을 수도 없이 발견했습니다. 더 괴로왔던 건 그렇게 가위눌리고 눈앞이 캄캄했지만 장부 얘기를 아내는 물론, 동료 누구와도 나눌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회사보너스가 끊긴지 수개월이 된 후에도. 존경하는 선배에게 차마 하지못할 말을 꺼내기도 했습니다. 회사에서 인원정리가 시작됐는데 한 선배에게는 누구도 말을 못했습니다. 이 회사를 나가면 다른 곳에 쉽게 정착할 수 있을 것같은 선배들이야 회사에서 쉽게 말했지만 유독 한 분에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선배님,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도와드릴 방법이 없어 죄송하게..." 악역이 저에게 주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변의 상황이 더 심각하게 변해갔습니다. 저는 처가, 처이모네 등 주변 다섯 가족을 통틀어 그나마 월급이라도 받아오는 가장이 저 혼자뿐일 정도가 됐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가 조금만 더 계속되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처가 친척들은 나름대로 생계 대책을 세우며 재기에 나섰습니다. 처가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처분해서 신도시로 옮겼고, 처이모 한 분은 낮시간 식당일로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집이 두개면 한개를 팔고, 빚을 얻어 샀던 부동산은 헐값으로라도 내놓아 빚을 갚아나갔습니다. 그렇게 버틴 지 2~3년, 경기가 풀리면서 하나둘 예전의 상태로 돌아왔습니다. 처가가족과 친척들은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데 성공했으며 더이상 자신을 내쫓았던 회사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 장부의 망령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직장을 구했습니다. IMF 덕분에 고쳐진 것도 있습니다. 실속을 챙기는 자세를 갖게 된 것은 그중 하나일 겁니다. 휘황찬란하고 요란한 술집의 술맛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회사가 언제라도 제 목에 칼을 들이댈 수 있다는 자각도 하게 됐습니다. 때문에 항상 회사가 발전하는 것보다 빨리 나아가도록 자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많은 아픔과 불면의 나날들, 길거리로 내몰렸던 선후배 동료들의 힘겨운 어깨떨림들. 어떤 분은 저보다 더 심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을 겁니다. 이런 기억들을 우리의 아들, 딸에겐 절대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하루입니다.
2002.11.21 I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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