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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바티스 전립선암 게임체인저에 맞설 퓨쳐켐 전략은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같은 기전의 치료제를 개발 중인 퓨쳐켐(220100)도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약이 나왔지만, 용량을 줄여 부작용도 줄이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임상 중간 기술이전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다.퓨쳐켐 CI. (사진=퓨쳐켐 제공)퓨쳐켐은 방사성 리간드 요법 전립선암 치료제 ‘FC705’의 국내 임상 1상 환자 투여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임상 1상은 서울 성모병원에서 진행됐으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최초 50밀리큐리(mCi)로 시작해 단계별로 투여량이 증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단계에서 저용량을 투여하고 종양에서의 섭취와 주요 정상조직에서의 흡수선량 값으로 약물의 신체 내 대사와 안정성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25mci씩 증가시켜 최대 150mci까지 총 30명 투여를 완료했다.회사는 투약 경과 관찰 8주를 끝낸 후 하반기 임상 1상 결과 발표를 예상한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임상 2상 승인 신청은 해 뒀다. FDA 임상 1/2a상도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임상 3상까지 완료하는 걸 목표로 두지 않는다”며 “회사 창업 의도는 ‘값싼 약을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공급하자’는 것이었다. 국내에서는 최대한 약 개발을 완료하는 걸 생각하고 있지만, 국내도 좋은 조건이 있을 시 기술이전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퓨쳐켐은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쌓아야 할 전망이다.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시장에 첫 번째로 등장한 약인 Fist-in-Class 약이 아닌, Best-in-Class 약을 노려야 하기 때문. Best-in-Class 약은 같은 치료기전을 가진 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신약을 말한다.앞서 노바티스는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에 대해 FDA 허가를 획득했다. 플루빅토는 단독 투여 임상에서 기존 치료요법 대비 환자 전체 생존 기간을 15.3개월로 5개월 줄였다. 암세포가 30% 이상 줄어드는 부분 관해율은 41.8%로 38.8% 개선됐고, 암이 진행되지 않는 완전 관해율은 0% 대비 9%라는 결과를 나타냈다.퓨쳐켐은 노바티스 대비 두 가지 강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부작용 우려를 줄였다는 것이다. 노바티스 의약품에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을 하나 더 붙였다는 것. 퓨쳐켐의 FC705는 노바티스 플루빅토와 치료기전은 같다. 모두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륨’과 펩타이드를 결합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특정 암세포까지 전달하고, 궁극적으로 암 병변을 표적·치료하는 원리다. 퓨쳐켐은 여기에 약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알부민 결합체를 약물에 넣어 정상세포를 훼손하는 부작용을 줄였다는 설명이다.알부민은 혈액 내 약물 유지 시간을 늘려, 노바티스 약보다 저용량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녔다는 설명이다. 퓨쳐켐 FC705와 노바티스 플루빅토 반감기는 6.7일로 같지만, 투여 용량은 FC705가 100~125mCi, 플루빅토는 200mCi다. 회사 관계자는 “방사성이 몸 안으로 들어가는 원리다. 투여량 자체가 줄어들면 그만큼 부작용이 훨씬 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줄인 투여량으로 약의 효용성을 충분히 발생시키는 게 임상 목표”라고 말했다. 효능 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전립선암표지자(PSA) 50% 이상 감소율이 최대 92% 감소했다. 플루빅토는 임상 2상에서 58.9%였다. PSA는 전립선암에서 과발현된다. 다만 아직 퓨쳐켐은 임상 1상 단계라 환자 전체생존 기간과 사망(rPES) 등 지표에 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한편 국내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6920억원으로, 2025년께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0년 19조7000억원에서 2025년 3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 암까지 추적 제거할 수 있는 방사성 의약품은, 전립선암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 [알테오젠 대해부]①“바이오베터 글로벌 강소기업이 된 비결”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이번에는 바이오베터 신약개발 전문기업 ‘알테오젠(196170)’이다.(제공=알테오젠)◇지속형인성장호르몬으로 출발한 알테오젠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전체 의약품 중 화학합성의약품은 70%, 바이오의약품은 30% 정도다. 바이오베터는 이중 기존에 개발된 바이오의약품을 개선하는 기술을 말한다. 알테오젠은 2008년 바이오베터 개발 기업으로 출발했다. 설립자인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사업 초창기 때 물질의 효능을 오래도록 유지시키는 ‘롱 액팅(long-acting)’ 기술 기반 바이오베터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며 “기존에 개발된 성장호르몬(HGH)이 매일 주사하는 약물이라면 우리가 2010년경 개발 완료한 지속형성장호르몬 후보물질 ‘ALT-P1’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맞으면 되는 물질이다”고 말했다. 알테오젠은 자사의 롱 액팅 기술을 ‘넥스피(NexP)’ 플랫폼으로 부르고 있다. 이 플랫폼으로 탄생했던 ALP-P1은 현재 한국과 브라질 등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ALP-P1은 과거 국내 한 제약사에 기술수출했다가 해당 회사가 바이오사업 부문을 접으면서 되돌려 받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약 2년이 소요되는 등 개발과정이 더딘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의 크리스탈리아(Critalia)와 제휴를 맺고 올가을부터 임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바이오시밀러 도전...코스닥 상장 이끌어지속성인성장호르몬을 개발하던 2011년경 알테오젠은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박 대표는 “2010년대 초반부터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붐이 일었다. 이를 시도하기 위해 해외 제약사가 알테오젠을 찾아왔다”며 “과거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던 저의 배경을 알고 온 것”이라고 운을 뗐다.실제로 그는 LG생명과학(현 LG화학)에 근무하며 프랑스 노바티스의 자회사인 산도스와 함께 세계 최초로 성장호르몬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2006년 4월 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아낸 경험이 있다. 현재 ‘유트로핀’(성분명 소마트로핀)이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 제품이다. 박 대표는 “셀트리온(068270) 등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각광을 받다보니 사람들의 기억에서 다소 희석됐지만, 당시 기념비적 성과를 만들어 냈던 것”이라며 “크리스탈리아나 일본 키세이 등의 제안으로 허셉틴과 아일리아 등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은 유방암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는 황반변성치료제다.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알테오젠은 기술성 특례 평가를 거쳐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고, 2014년 2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비상장이던 때 의뢰받은 기술을 개발해 기술수출하는 사업 모델을 추구했다. 기술개발에 거듭 성공하면서 매해 이익을 냈다”며 “하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할 필요성이 커졌고, 임상과 신약개발을 완수할 수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알테오젠 측은 현재 2014년에 개발시작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ALT-L9’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ALT-L2’의 정맥주사(IV)제형은 임상 1상 후 중국 제약사 치루(Qilu)에게 기술이전했으며, 해당 회사가 중국 내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제공=알테오젠)◇ADC, 제형변경 기술 추가 발굴...“결국 우리는 바이오 베터 기업”이 밖에도 알테오젠은 2세대 항체약물접합(ADC) 플랫폼인 ‘넥스맙(NexMab)’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ALT-L2를 발굴해 임상 1상을 끝마쳤다. 2020년 약물의 제형을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변경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와 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박 대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형변경 기술을 완성했다”며 “항체의약품은 물론 화학합성의약품 등에도 두루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0년에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기술수출했던 곳 중 1곳에서 실제로 제형을 변경해 실시한 임상 1상이 올여름에 마무리된다”며 “내년 초 글로벌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이르면 2025년이면 우리 기술을 적용해 제형을 변경한 최초의 약물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설립 후부터 지금까지 알테오젠은 넥스피, 넥스맙,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등 기술을 확보했으며,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 대표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예외로 할 때 우리가 가진 기술은 기존 약물의 효능이나 제형 등을 변경하는 바이오베터다”며 “글로벌 바이오베터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 ‘눈 속 주사는 그만’ 국내 기업들 황반변성 점안제, 경구제 개발 경쟁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국내 기업들이 습성 황반변성 점안제를 둘러싸고 개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치료제는 안구에 주사하는 방식인데, 부담을 줄인 점안제(안약)와 경구제(먹는약) 개발을 향한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제품은 없다. 따라서 개발 성공 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만만하지는 않다.◇국내 기업들, 황반변성 점안제 개발 노리는 까닭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퇴행성 눈 질환이다.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질병이 한참 진행되어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나이가 들면서 발병한다. 세계적으로 황반변성 환자는 2020년 1억9600만명에서 2040년께 2억88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환자도 2016년 약 23만명에서 2020년 37만명으로 증가했다.치료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리서치 퓨처(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글로벌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89억 달러(약 11조원)에서 연평균 8.09% 성장해 2027년 163억 달러(약 2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황반변성 점안제 개발 성공 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현재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VEGF(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 기전의 주사제가 점령 중이다. 황반변성은 황반부에 생기는 신생 혈관과 이 혈관이 일으키는 부종과 출혈 때문에 시력이 저하된다. VEGF 주사제는 혈관 세포의 신호 전달 작용물질인 VEGF 생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눈 속에 주사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아일리아와 루센티스가 대표적이다.그러나 안구 내에 주사해야 한다는 데서 환자가 느끼는 두려움, 1~2개월에 1회꼴로 주기적으로 주사해야 한다는 불편함, 그리고 35~50%에 달한다는 불응률 등의 한계가 지적돼왔다. 국내외 기업들이 점안제와 경구제 개발에 나선 이유다. 아직 상용화된 제품은 없다.점안제와 경구제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치료해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점안제는 눈에 직접 투여해 직접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소량이라 부작용 우려도 적다. 다만 눈의 점막에 닿기 때문에 주사제에 준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눈 안 망막까지 약물이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구제는 점안제보다도 복용 편의성이 높다. 그러나 촘촘하게 이뤄진 망막 혈관에 약물을 투과하는 게 관건이다.◇압타바이오와 삼진제약이 앞서…케어젠, 8월 미국 임상 1상 신청황반변성 점안제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압타바이오(293780) 및 삼진제약(005500), 일동제약(249420), 케어젠, 넥스트젠 바이오사이언스, 시선테라퓨틱스 등이다. 이중 압타바이오와 삼진제약이 공동 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했다.압타바이오와 삼진제약은 ‘APX-1004F(SJP1804)’를 공동 연구 중이다. 당뇨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엔도솜 내 효소 ‘녹스2(NOX2)’를 저해하는 방식이다. 압타바이오는 이 후보물질을 1일 3~6회 투여한 동물실험 결과, 주사제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임상 1상은 건강한 한국인과 코카시안 남성 16명이 대상이다.압타바이오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고 환자 투약을 준비하는 중이다. 황반변성은 정상인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어서, 1·2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분자 합성 의약품이라 원가를 낮춰, 1회에 100만원인 아일리아와 루센티스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임상 2상 시점에서 기술수출을 노린다.다음으론 케어젠이 속도를 내고 있다. 케어젠 관계자는 “8월 말 ‘P5’에 대해 미국에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펩타이드(50개 이하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 기반 의약품으로, 동물실험에서 아일리아 대비 효과를 보였다. 기존 주사제보다 효능이 높거나 비슷하더라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외에 일동제약, 넥스트젠 바이오사이언스, 시선테라퓨틱스 등은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점안제에 대한 비임상 중이다. 모두 황반변성의 원인인 신생혈관을 일으키는 성장유발인자를 억제하는 기전이다.황반변성 점안제와 경구제 개발이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경구제 개발 도전장도…주사제 내놓은 글로벌 제약사는 투약 주기 늘려 승부국내 기업들은 황반변성 경구제도 개발 중이다. 아미코젠파마, 큐라클(365270), 안지오랩이 나란히 임상 2상을 밟고 있다. 아미코젠의 ‘AGP600’은 망막혈관장벽을 가로질러 안구 내까지 고농도로 도달하는 제재로,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아미코젠 관계자는 “주사제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큐라클은 ‘CU06’에 대한 글로벌 임상 2a상을 준비 중이다. 큐라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단독으로 썼을 때 약이 효과가 있어야 한다. 다만 주사제와 경구제를 같이 썼을 때 효과가 극대화할 수 있어서 병용으로도 임상을 진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안지오랩도 VEGF와 기본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등을 다중 타깃하는 경구제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황반변성 점안제와 경구제 개발이 예상보다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시각도 있다. 한 의료계 전문가는 “신생 혈관이 생기면서 유발되는 질병이라 혈관이 생기는 지점까지 약물이 도달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점안제는 눈앞 쪽 각막에는 잘 갈 수 있지만, 눈 안쪽 망막 쪽으로 약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다. 경구제를 먹으면 몸 전체에 작용하는데, 망막 혈관까지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이미 주사제를 내놓은 글로벌 기업들은 투약 주기를 늘리거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루센티스를 개발한 노바티스는 루센티스보다 투약 주기를 늘린 후속 약물 ‘비오뷰’를 2020년 내놓았다. 로슈, 애브비, 리젠엑스바이오 등은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일리아와 루센티스 같은 단백질 치료제는 1~3개월로 반감기가 짧은데, 유전자치료제는 좀 더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글로벌 기업들이 점안제와 경구제보다는, 주사제 개발을 이어가는 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집에 대형 텔레비전이 있는 기업 입장에선, 굳이 다른 텔레비전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 [큐로셀 대해부]②“CAR-T 효능 높이는 오비스 기술로 타제품 이긴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항암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개발 기업 큐로셀은 핵심 기술 플랫폼으로 ‘오비스(OVIS)’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적용한 CD19 타깃 ‘CRC01’(임상1/2상)과 B세포성숙항원(BCMA) 타깃 ‘CRC03’(전임상) 등의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CAR-T치료제 후보물질을 찾는 연구와 오비스를 적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구, 임상 및 공정개발 연구 등 3가지가 우리 연구개발(R&D)팀이 가진 핵심 과제다”며 “현재 회사의 총인원이 65명인데 모두가 각 연구 분야의 R&D 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CAR-T 세포 활성 유지?...“‘오비스’가 답이다”암 또는 바이러스 등 항원을 만난 우리 몸의 T세포는 면역신호 물질을 전달 받아 활성화된 뒤 이들을 공격할 수 있다. CAR-T치료제는 특정 암을 선택적으로 타깃해 공격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통해 T세포 표면에 항체인 CAR를 발현시킨 유전자세포치료제다. CAR-T의 성능에는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데 큐로셀이 주목한 것은 T세포가 가진 안전장치를 없애는 방식이다. 이를 실현하는 기술이 바로 오비스다.정상인의 몸에서 T세포가 과활성화되면 우리 몸속 세포를 무차별하게 공격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T세포 표면에 PD-1, TIGIT, CTLA4 등의 안전장치가 달려 있다. 이들은 모두 수용체이며, 특정 신호물질(리간드)이 다가와 결합하면 T세포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문제는 각종 암 세포가 T세포의 활성을 낮추는 리간드를 표면에 발현시켜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PD-L1이라는 암 세포 표면 수용체다. PD-1과 PD-L1이 결합하면 활성화된 T세포가 공격능력을 잃게 돼 암세포가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큐로셀의 오비스는 CAR-T를 만들 때 PD-1과 TIGIT을 만드는 메신저리보핵산(mRNA)를 잘라 없애는 siRNA를 추가로 넣어 그 발현량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회사 측은 오비스를 쓰면 PD-1과 TIGIT이 평균적으로 각각 70%와 90%씩 발현량이 감소한다고 분석 중이다.김 대표는 “T세포 활성을 낮추는 수용체 중 가장 대표적인 PD-1과 기타 수용체를 여러 조합으로 모두 발현량을 줄여 봤다”며 “그 결과 항암 효과를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것이 PD-1과 TIGIT을 없앴을 때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비스에 대한 특허협력조약(PCT) 국제 특허를 2019년에 출원했고, 다른 곳에선 이 조합으로 CAR-T에 시도하기 어렵다”며 “이를 적용한 우리의 CRC01 등이 기존 시판된 치료제보다 완전 관해(완치)율이 높게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PCT 국제 출원서를 국적국(거주국)에 제출하면 추후 조약에 가입된 국가에서 특허권을 획득할 때 최초 출원일을 국적국에 제출한 날짜로 인정받을 수 있다. PCT 국제 특허 출원을 통해 큐로셀이 오비스에 대한 권리를 먼저 획득할 수 있는 권리를 마련해둔 것이다. 큐로셀의 CAR-T치료제 효능 강화 플랫폼 ‘오비스(OVIS)’의 모식도. 오비스는 T세포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표면 수용체인 PD-1과 TIGIT의 발현량을 줄이는 기술이다.(제공=큐로셀)◇CRC01 개발 박차...“효능서 킴리아 꺾어야 승산 있다”큐로셀은 지난해 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CRC01의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10명의 환자에게 투여했으며, 2023년 말까지 100명을 채워 임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CRC01 임상의 목표는 우선 노바티스의 CAR-T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의 완전 관해율을 넘어서는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의약당국에서 시판된 CAR-T치료제는 총 6종이다. 그중 CRC01처럼 CD19 타깃하는 약물은 킴리아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의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 및 ‘테카투스(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리소캅타진 마라류셀)’ 등이다. 이중 킴리아가 지난해 3월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 승인됐으며, 지난 1일부터 건강보험까지 적용받게 됐다. 킴리아의 림프종 관련 완전 관해율은 40%, 백혈병에서는 이 수치가 8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김 대표는 “킴리아가 처음 허가받을 때 림프종 완 전관해율이 32%에 그쳤는데 조금 늦게 회복되는 사람을 고려해 현재는 40% 수준까지 올라왔다 ”며 “CRC01도 림프종과 백혈병 등을 적응증으로 임상을 하고 있으며 킴리아보다 높은 완전 관해율을 얻어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한 번 맞을 수 있는 약이 CAR-T치료제다. 완전 관해율 40%인 약과 50%인 약이 있다면 환자들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큐로셀이 지난해 발표한 임상1/2상 중간 결과를 보면 4명 중 3명의 환자에서 완전 관해가 관찰됐다. 환자 10명에게 투여한 CRC01의 추가 임상 결과는 오는 6월 미국 항암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한편 큐로셀은 현재 다발성 골수종에 특화된 BCMA 타깃 CRC03의 동물실험을 마무리했다. 현재 BCMA 타깃 CAR-T로 시판된 약물은 영국 얀센과 중국 레젠드바이오텍이 공동개발한 ‘카빅티(실타캡타진 오토류셀)’와 BMS의 ‘아벡마(이데캅타진 비크류셀)’ 뿐이다.김 대표는 “CD22타깃 CRC02라는 후보물질은 두 물질에 집중하고자 개발을 중단했다”며 “CRC01의 임상을 마치고 2024년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CRC03에 대한 임상 시험계획서(IND)도 내년 중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로셀이 개발 중인 림프종 및 백혈병등 혈액암 대상 CD19 타깃 CAR-T치료제 세포(보라생)와 현재 핵심파이프라인의 개발 진행 상황(제공=큐로셀)
- [큐로셀 대해부]①"우리가 CAR-T 선두, 개발·생산 모든 능력 갖춰"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이번에는 유전자세포치료제로 알려진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신약 전문기업 ‘큐로셀’이다.(제공=큐로셀)◇CAR-T로 뭉친 3人...경영과 기술 분리큐로셀은 2016년 말 김건수 대표가 주도해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한화석유화학 중앙연구소(2000~2003년)와 LG생명과학(현 LG화학, 2004~2014년), 차바이오텍(2015년) 등에서 의약품 개발 연구 및 연구개발(R&D), 전략 기획 업무등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차바이오텍에서 줄기세포와 세포치료제에 대한 이슈를 접했다. 당시는 스위스 노바티스의 CAR-T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처음으로 품목허가에 도전하던 시기였다”며 “약으로 암을 완치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왔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분야에 도전하는 기업을 세우자고 마음먹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CAR-T치료제는 면역세포 중 T세포에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타깃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항체를 발현시킨 물질이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세포 기술과 항체 기술이 접목돼야 하는 셈이다.김 대표는 미국 칼리버연구소에서 ‘스위쳐블(swichable) CAR-T’ 기술을 개발하는데 참여했던 김찬혁 KAIST 교수와 항체 전문가로 알려진 심현보 이화여대 교수를 차례로 접촉했다. 스위쳐블 CAR-T란 CAR-T에 스위치 물질을 발현시켜 특정 암세포가 있을 때만 작동하도록 물질을 조절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기술이다. 그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학연이나 과거 회사 동료 등의 관계로 엮이지 않은, 일면식도 없었던 우리 세 사람이 회사를 세운 것에 대해 지금도 의아한 표정을 짓곤 한다”며 “CAR-T의 가능성으로 한마음이 됐기에 가능했다. 두 교수님이 기술 고문을 담당하고, 모든 경영 전략과 책임은 제가 맡는 구조로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큐로셀이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에 짓고 있는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개발 공장의 조감도.(제공=큐로셀)◇“우리는 명실상부한 CAR-T 기업 선두 업체”큐로셀은 2017년부터 대전에 본사를 마련해 기존 시판된 킴리아 등 보다 더 좋은 효능을 가진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이를 통해 특유의 CAR-T치료제 효능 향상 플랫폼인 ‘오비스(OVIS)’를 완성했으며, CD19 타깃 ‘CRC01’과 B세포성숙항원(BCMA) 타깃 ‘CRC03’ 등의 CAR-T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2020년 큐로셀은 임상용 시료를 생산하기 위해 유럽의 의약품 생산 및 제조기준인 ‘euGMP’ 수준의 공장을 삼성서울병원 안에 구축했다. 회사 측은 2021년 2월 국내 CAR-T치료제 개발 기업 중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 후보물질 CRC01의 임상 1/2상 시험계획서를 허가받은 바 있다. 현재는 삼성서울병원의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임상용 시료로 내년 하반기까지 총 100명에게 약물을 투여해 그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을 수행하는 중이다.이 밖에도 큐로셀은 현재 CRC02의 동물실험을 마쳤으며, 고형암 대상 물질을 포함해 5종의 CAR-T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추가개발 작업도 착수한 상태다. 이 회사는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에서 연면적 1만7325㎡(5200평) 규모의 자체 CAR-T치료제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3년 상반기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 시작할 당시 CAR-T에 관심을 갖는 국내 전통 제약사도 없었다. 여러 곳에서 투자받은 자금으로 생산시설, 제조공정 등을 자급자족했다”며 “CAR-T치료제하면 큐로셀을 떠올릴 만큼 우리가 국내 관련 업계 중 선두에 올라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CRC01의 임상을 마치고 우리가 기대한 효과가 나와 품목허가가 이뤄지게 될 2024년경에는 직접 생산한 CAR-T치료제를 국내 환자에게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희비 엇갈려...국내 개발사는 어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영국의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55년 동안 앓았던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루게릭병)에 치료 효과를 내는 약물은 전무하다. 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국내외 기업들의 시도가 앞다퉈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기존 화합물부터 줄기세포까지 루게릭병 신약이 다각도로 개발되고 있다.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가운데)으로 55년간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루게릭병)을 앓았다.(제공=위키피디아)◇루게릭병 환자 세계 35만 명, 치료 입증된 약물 無루게릭병은 신경세포가 손실돼 운동 능력을 잃게 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루게릭병 환자 중 95%는 명확한 발병원인을 파악할 수 조차 없다. 나머지 5%만이 가족력에 의한 유전적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게릭병의 발병부터 사망까지 평균 생존기간은 2~4년이지만, 호킹처럼 약 10%의 환자는 10년 이상 생존한다.시장조사기업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루게릭병 환자는 35만 명 이상이며, 미국 내 환자는 전체의 약 10% 내외다. 국내에는 약 3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게릭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6년경 8억8000만 달러(한화 약 1조66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외 기업이 현재까지 확인된 루게릭병의 발병 원리에 맞춘 약물이 다각도로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프랑스 사노피의 ‘리루텍’(성분명 리루졸)과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다나베제약)의 ‘라디컷’(성분명 에다라본) 등도 루게릭병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만 확인된 상태다. 특히 리루졸은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초로 승인받은 루게릭병 관련 경구형 화합물이다. 이 물질은 루게릭병 환자에 뇌에서 다량으로 발견되는 글루타메이트의 작용을 억제해 병증을 완화한다. 반면 앰플형인 라디컷은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화합물로, 그 작용과정이 명확하지 않음에도 소규모 임상에서 루게릭병 증세 지연 효과가 나타나 2017년 FDA의 승인을 받았다.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나베제약이 경구형으로 재개발한 라디컷에 대해 추가 임상 3상을 승인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 의약 당국에 회사 측이 경구형 라디컷의 허가 신청을 완료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리루텍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화합물 vs.줄기세포...접근 방식별 희비 갈려문제는 현재 사용 중인 리루졸이나 라디컷이 뇌 속에서 어떤 부수적인 작용을 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루게릭병에 타격을 줄 명확한 기전을 파악해 이를 타깃하는 신약 개발이 필요하지만 난항이 계속되는 상황이다.지난달 30일 FDA는 미국 아미릭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루게릭병 치료제 ‘AMX0035’(성분명 페닐부티르산나트륨 및 타우루르소디올)의 허가 신청 건에 대해 반대 권고를 내렸다. FDA는 임상 시험 완료한 환자 수가 예정된 인원의 50%에 불과해 데이터가 불충분해 효능 입증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AMX0035는 2가지 활성 화합물을 넣은 경구형 복합 약물이다. 이 물질은 운동 신경세포 내 소포체 스트레스 및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완화하는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다중 파괴 경로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생체 내 신경질환은 그 기전이 특히 복잡하고 설계한 약물이 제대로 작용하는지 명확한 데이터로 입증하기도 까다롭다”며 “최근까지 코로나19로 임상연구를 제대로 수행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도 개발을 더디게 했다”고 말했다.한편 FDA는 지난해 12월 미국 줄기세포전문기업 브레인스톰 셀 테라퓨틱스(브레인스톰 셀)의 ‘뉴로운’(성분명 MSC-NTF 세포)에 대해서는 조기투약프로그램(EAP) 확장을 승인한 바 있다. 이 약물은 환자의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줄기세포(MSC)로 만든 재생치료제다. 브레인스톰 셀은 환자의 근육 또는 척추관을 통해 뉴로운을 주입하면, 이 세포가 신경영양인자를 분비해 운동 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뉴로운의 성공 여부 역시 미지수다. 회사 측이 지난 2020년 임상 3상 결과 위약대비 통계적 유의상을 확보하지 못한 채 품목 허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국내 줄기세포 재생치료제 전문 기업 코아스템이 개발한 루게릭병 치료제 ‘뉴로나타-알’. 이 약물에 대해 미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제공=코아스템)◇코아스템·아미코젠파마 등 루게릭병 치료제 임상 3상 진행국내 기업들도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먼저 코아스템(166480)은 자사 루게릭병 대상 줄기세포 재생치료제 ‘뉴로나타-알’의 글로벌 임상 3상(미국 등)을 진행하고 있다. 뉴로나타-알은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을 조건으로 품목 허가를 받고 이듬해 국내에서 출시한 바 있다.코아스템 관계자는 “루게릭병은 사망까지 이르는 병이다. 최대한 효과를 내기 위한 일환으로 증상 완화제와 병용임상이 선호되고 있다”며 “신경재생효과가 예상되는 우리 약물과 병증의 지연 효과가 있는 리루졸 등을 병용하는 임상을 설계해 1,2상을 진행했고 3상에서 대상을 확대해 적합성을 분석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또 아미코젠(092040) 관계사 아미코젠파마도 자사의 ‘AGP600’에 대해 올 상반기 임상 3상 첫 투약 개시 예정이다. 아미코젠은 2020년 유스바이오팜의 지분 54.76%를 50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아미코젠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유스바이오팜은 2009년 국내 최초로 항산화기능 등을 가진 루게릭병 진행 억제제 ‘유스뉴로솔루션’(성분명 우르소데옥시콜산)을 개발해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회사 측이 제때 추가 임상 3상 진행하지 못했고, 2018년 유스뉴로솔루션의 허가는 취소됐다. 이후 아미코젠파마가 이 물질의 명칭을 AGP600으로 수정해 지난해 임상 3상을 재개를 승인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자세한 진행 내용을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이 밖에도 바이오벤처 지뉴브가 루게릭병 치료제 ‘SNR1611’(성분명 트라메티닙)에 대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트라메티닙은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해 FDA에서 승인받은 항암제의 성분이지만, 회사 측이 새로운 적응증으로 발굴했다. 지뉴브 측은 쥐 실험에서 트라메티닙이 비정상적 단백질의 응집을 막아 척수 운동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으며, 연내 이번 임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마켓인]쓰리빌리언, 프리IPO 펀딩 마무리…“3년내 기업가치 1조 간다"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기업 쓰리빌리언(3billion)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 펀딩을 마무리했다. 기관투자가들은 37조원에 달하는 희귀질환 진단 시장에서 쓰리빌리언이 높은 진단능력과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 투자에 참여했다. 특히나 쓰리빌리언은 자체적으로 구축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해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도 나서고 있어 기업가치 1조원은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사진설명:왼쪽부터 채예진 SK증권 신기술투자팀 바이오책임심사역(의학박사), 신현규 웰컴캐피탈 신기술금융팀 심사역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쓰리빌리언은 프리 IPO를 통해 총 131억5000만원의 펀딩을 완료했다. KDB산업은행이 70억원을 투자했고, SK증권이 웰컴캐피탈과 함께 46억5000만원을 출자했다. 2016년에 설립된 쓰리빌리언은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마크로젠에서 근무하던 금창원 대표가 스핀오프(독립분사)해 설립한 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기업이다. 2018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30억원을 유치했고, 2019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114억원, 2020년 시리즈C 라운드에서 140억원 등 현재까지 총 470억원 가까운 투자를 유치했다. 작년 10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했고, 4월 중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채예진 SK증권 신기술투자팀 바이오책임심사역(의학박사)은 “글로벌 희귀질환 진단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9%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유전자 진단기업의 진단율은 30% 안팎으로 아직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심사역은 “쓰리빌리언의 진단율은 경쟁사 대비 많게는 2배 이상 높다”며 “특히나 진단 가격 또한 경쟁사 대비 최대 60%가량 저렴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판단,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현재 희귀유전질환은 국내 34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 4억명에 달한다. 하지만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기업 진단율을 보면 독일 센토진이 36%, 핀란드 블루프린트제네틱스가 35%, 미국 인비테가 28.8% 수준이다. 녹십자지놈의 경우 25%에 불과하나 쓰리빌리언 진단율은 52.3%에 달한다. 진단비용도 블루프린트제네틱스가 2500달러, 센토진과 인비테가 각각 1500달러, 1250달러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녹십자지놈이 120만원이다. 반면 쓰리빌리언의 경우 국내는 90만원, 해외는 990달러 수준이다. 신현규 웰컴캐피탈 신기술금융팀 심사역은 “쓰리빌리언은 유전변이 해석 기술 또한 민감도 98.4%, 특이도 99.99%로 매우 정교한 해석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나 전체 유전변이를 해석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시간적인 효율성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263명의 난청 환자에 대한 유전 진단을 쓰리빌리언의 유전변이 해석 시스템 기반 결과와 난청 유전 진단 전문의들의 진단 결과를 비교 연구(서울대 의대, 차병원, 충남대 의대 참여)했는데, 쓰리빌리언은 97.72%의 진단에서 성공했고, 전문의 대비 24배 빠르게 진단을 완료했다. 채 심사역은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2만명을 진단했고, 올해는 3만명 이상의 환자를 진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쓰리빌리언은 글로벌 진단 확장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희귀질환 AI 진단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쓰리빌리언은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와 노바티스 등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공동 수행하고 있다.쓰리빌리언은 축적된 희귀질환 진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희귀의약품 규약(Orphan Drug Act)’처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중증·희귀질환 신약 신속등재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어 신정부 출범 이후 우호적인 정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채 심사역은 “쓰리빌리언은 AI팀뿐 아니라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팀까지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며 “특히 통상적인 신약개발사와는 다르게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과 데이터 사업이라는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정부 출범 이후 우호적인 정책에 힘입어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전자 변이에 따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쓰리빌리언은 2025년까지 신약후보물질 2개 전임상 완료 후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25년 예상 당기순이익이 300억원이다. 신 심사역은 “나스닥에 상장된 희귀질환 AI 플랫폼 기술 기반 회사의 경우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어서고, 쓰리빌리언의 경쟁사인 인비테의 경우도 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가시적인 신약 개발 성과와 흑자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점의 쓰리빌리언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해부]②“세계 최초 기전 적용..'GI-101' 개발 주력”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융합단백질 관련 신약개발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현재 다중기전 면역관문억제제 ‘GI-101’과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GI-301’ 등 핵심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국내외 업체로 기술이전했으며, 관련 임상을 시도하고 있다.(제공=지아이노베이션)◇이중융합단백질 만들려면?...최적의 뼈대부터 찾아야이중융합단백질은 우리 몸에 있는 수용체나 리간드, 항체 등 두 가지 단백질을 생명공학적 기법으로 연결한 물질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조적인 뼈대를 만든 다음 그 끝에 단백질을 붙여 야 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중융합단백질의 구조적인 뼈대(백본)는 ‘힌지(hinge)’와 ‘Fc도메인’, ‘접합체(링커)’ 등 세 가지로 이뤄진다. 이 뼈대의 양 끝단에 위치하는 힌지와 링커에 단백질을 각각 하나씩 추가하면 이중융합단백질이 완성된다. 이곳에 항체를 두 개 달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중항체가 되는 것이다.지아이이노베이션의 설립자인 장명호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바이오 기업마다 특정 질환에 쓸 수 있는 항체나 수용체 단백질 등을 찾고, 이를 뼈대에 붙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중융합단백질의 뼈대를 설계하는 자체 플랫폼 ‘지아이-스마트(GI-SMART)’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GI-SMART에 따라 뼈대를 발굴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41개의 힌지 유전자 변이체와 10개의 fc유전자 변이체, 59개의 링커 유전자 변이체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뼈대의 조합 수는 총 2만4190가지에 이른다. 뼈대용 후보 변이체를 찾으면 이를 유전자 운반체인 벡터에 넣어 동물세포(CHO셀 등) 배양을 통해 생산하게 된다. 결국 뼈대를 이루는 세 가지 부위의 유전자 변이체를 섞어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을 찾는 일인 셈이다.이중융합단백질 설계 플랫폼 ‘지아이-스마트(SMART)의 개념도. 단백질 뼈대를 이루는 세 가지 구성요소(힌지, Fc 도메인, 링커)에 대한 2만4190가지 변이체 중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다. (제공=지아이이노베이션)◇GI-SMART로 탄생한 ‘GI-101’...“여보이 능가할 것”지아이이노베이션의 핵심 파이프라인 중 면역관문억제제인 GI-101은 설립 후 GI-SMART를 통해 개발한 물질이다.GI-101은 ‘IgG4 Fc’라는 Fc 도메인을 필두로 세포독성과 생체 내 반감기 증가 효과가 있는 뼈대를 찾은 다음 양 끝에 CD80과 인터류킨(IL)-2 변이체를 붙여 완성했다. 수용체 단백질인 CD80이 T세포 표면에 있는 CTLA-4와 결합하면 항암 효과가 강해진다고 알려졌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개발한 단일클론항체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가 바로 CTLA-4와 결합하는 대표적인 면역관문억제제다. 장 CSO는 “항체인 여보이는 조절 T세포를 강하게 억제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의 GI-101은 조절 T세포와 결합하는 능력을 감소시키는 IL-2 변이체를 추가해 독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그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의 IL-2 변이체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먼저 스위스 노바티스에서 개발한 IL-2가 반감기가 10분으로 짧지만, 이 변이체의 반감기는 12시간에 이른다. 또 조절 T세포 표면에서 나타나는 IL-2 수용체 알파와 결합하는 능력을 감소시킨 변이체이기 때문에 혈관누수증후군 등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장 CSO는 “CD80과 IL-2 변이체 등을 이중융합단백질로 구성해 다중기전 신약을 개발하는 건 우리가 세계 최초”라며 “국내 특허도 등록됐고 이 조합으로는 GI-101보다 획기적으로 성능이 뛰어난 물질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19년 중국 심시어에 GI-101의 중국판권을 9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회사 측은 현재 GI-101의 단독임상부터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병용임상 등이 포함된 글로벌 임상 1/2상(미국과 한국 등)을 진행하는 중이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GI-101의 병용임상도 올해 중 개시할 예정이다. 장 CSO는 “우리 약물에 대한 임상과 관련해 기술이전을 완료한 회사들과 매달 1회씩 회의를 열고 있다”며 “고형암 중 최적에 효과를 나타내는 암종을 찾는대로 임상 프로토콜을 변경하면서 신약 개발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핵심 파이프라인 ‘GI-101’ 및 ‘GI-301’ 등의 개발 진행 상황.(제공=지아이이노베이션)◇ 1.4조 규모로 기술수출한 ‘GI-301’, 추가 파이프라인도 확보 중한편 지아이이노베이션의 또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인 GI-301은 제넥신(095700)의 자회사인 프로젠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물질이다. 장 CSO는 과거 제넥신 과학고문과 프로젠의 신약개발총괄을 지낸 바 있다.GI-301은 IgG Fc라는 도메인과 IgD 힌지만으로 구성한 뼈대 위에 비만세포의 표면 수용체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결합해 만든 융합단백질이다. 이는 IgE 항체가 비만세포와 결합할 때 나타나는 알레르기 질환(아토피 피부염, 만성 두드러기 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0년 1조4090억원 규모로 유한양행에게 GI-301의 세계 판권(일본 제외)을 넘긴 바 있다. 장 CSO는 “유한양행이 개발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GI-301을 기술수출하면 추가로 로열티를 받는 구조다”며 “기술수출 이후에도 꾸준히 소통하며 약물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대사성 면역항암제 섬유증 등 추가 파이프라인을 발굴해 전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 한국에 없는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의 능력은?[블록버스터 톺아보기]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자신이나 가족의 질환 또는 투자 등 목적은 다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전 세계 블록버스터 약물을 2020년 기준 매출이 높은 순으로 소개한다. 약의 탄생과정부터 그 특징, 비슷한 계열의 경쟁 약물까지 두루 살펴본다.이번에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의 정맥주사형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이 46억1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조4398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16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스위스 로슈의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성분명 오크렐리주맙) .(제공=로슈)우리 몸의 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받아들이는 수상돌기와 이를 받아들이는 신경세포체, 다른 신경세포까지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늘어뜨린 축삭으로 이뤄진다. 축삭에는 신경 교세포와 이를 감싼 미엘린 수초라는 신경다발이 있어, 신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 미엘린 수초가 절연체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경흥분에 따른 전기신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만성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은 체내 면역체계가 유전 및 환경 등 복합적 이유로 신경세포에 있는 미엘린 수초를 파괴할 때 발생한다. 이로 인해 뇌나 척수, 시신경 등에서 미엘린 수초가 파괴되면 시각상실, 운동마비, 감각 장애 등 여러 중추신경성 질환이 수반된다. 세계적으로 약 230만명의 다발성 경화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여성 발병률이 남성 보다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로슈는 2009년 미국 제약사 제넨텍을 합병하면서 당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었던 오크렐리주맙을 확보했다. 이 물질은 다발성 경화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B세포 표면에 발현된 CD20을 선택적으로 타깃해 공격하는 단일클론항체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7년 재발 완화 및 원발성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에 대해 오크렐리주맙을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승인했으며, 이 약물은 2018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같은 적응증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오크레부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환자는 이 약물을 6개월마다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받게 된다. 오크레부스와 완전히 같은 기전을 가진 약물로는 과거 로슈가 내놓은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이 있다. 리툭산 역시 B세포의 CD80을 타깃하며, 그 세부결합 부위(에피토프) 까지 오크레부스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약물은 개발 과정에서 다발성 경화증으로 임상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리툭산은 1997년 FDA로부터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대상으로 처음으로 승인됐다. 이후 류머티스 관절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등 다양한 적응증에 승인됐다. 최근 리툭산이 다발성 경화증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지만, 이미 이 물질의 유럽특허가 2013년, 미국특허는 2016년에 만료된 상황이다. 2017년부터 한국과 유럽, 일본, 인도 등 각국 제약사가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를 완성했다. 특히 국내 셀트리온(068270)이 리툭산의 퍼스트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를 개발해 2017년 EMA, 2018년 FDA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현재까지 한국에서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에 사용할 용도로 승인된 약물은 아직 없다. 트룩시마 조차 림프종 및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류머티스 관절염, 베게너 육아종증 및 현미경적 다발혈관염 등의 적응증으로만 판매 승인된 상황이다. 국내에는 다발성 경화증 증상 완화 약물들이 주사형 및 경구형 또는 1차와 2차 약제 등으로 나뉘어 다양하게 출시됐다. 재발 완화 1차 약물로는 ‘베타페론’(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기준 2008년, 독일 바이엘), ‘레비프’(2010년, 독일 머크), ‘플레그리디’(2016년, 일본 에자이) 등 인터페론 관련 피하주사형 제제와 함께 ‘오바지오’(2013년, 프랑스 사노피)과 ‘텍피데라’(2016년, 에자이) 등 경구형 제제가 있다. 2차 약물로는 ‘피타렉스’(2011년, 스위스 노바티스 산하 산도스), ‘마벤클라드’(2019년, 독일 머크) 등 경구형 제제와 ‘티사브리’(2012년, 에자이)나 ‘렘트라다’(2014년, 사노피) 등 정맥주사형 제제 등도 국내에 도입돼 있다.최근 다발성 경화증 대상 약물을 직접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유유제약(000220)은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와 공동으로 재발 완화형 및 원발성 진행형 다발성 경화증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해 효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실험실 수준에서 다발성 경화증에 의한 뇌손상을 복구하는 방식으로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와 관련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 美-EU 통과 2번째 다발성 골수종 CAR-T 등장 예고, HK이노엔은 언제 상용화하나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과 유럽 등 주요 의약당국에서 모두 승인된 두 번째 다발성 골수종 대상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가 등장할 예정이다. 이 약물은 골수(조혈모세포)이식을 대체해 질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약물로 평가되고 있다. 유전자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관련 CAR-T 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해 연구개발(R&D) 및 임상에 나서고 있다.미국 얀센과 중국 레젠드바이오텍이 공동개발한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 ‘카빅티(실타캡타진 오토류셀)’. 이 약물은 최근 다발성 골수종 대상 약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 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조건부 승인 권고 결정을 받았다. (제공=각 사)◇다발성 골수종 대상 CAR-T는...‘아벡마’와 ‘카빅티’ 두 개뿐다발성 골수종은 골수(뼈)에서 분화돼 증식하는 플라스마 B세포(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뼈가 깎여나가는 통증을 유발하는 혈액암 중 하나다. 형질세포는 항체를 만들거나 T세포 등의 성장에 관여하는 면역세포다. 최근 미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6.5명이 다발성 골수종에 걸릴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은 미국 얀센과 중국 레젠드바이오텍이 공동개발한 ‘카빅티(실타캡타진 오토류셀)’에 대해 조건부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 약물을 승인한 지 약 한 달만에 EMA도 판매 승인을 예고한 것이다. 카빅티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벡마(이데캅타진 비크류셀)’에 이어 두 번째로 주요국 의약품 시장에 등장한 다발성 골수종 대상 CAR-T치료제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아벡마는 지난해 3월 FDA로부터 판매 승인 후 5개월 뒤인 8월 EMA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아벡마와 카빅티는 모두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에 B세포성숙항원(BCMA)와 결합할 수 있는 단일항체를 발현시킨 유전자세포치료제다. BCMA는 B세포에서 분화된 형질세포 표면에 주로 나타난다. 반면 시판된 다른 4종의 CAR-T치료제는 모두 T세포에 CD19를 타깃하는 항체를 달았다. 여기에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의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 ‘테카투스(브렉수캅타진 오토류셀)’, BMS의 ‘브레얀지(리소캅타진 마라류셀)’ 등이 포함된다. 이런 CAR-T치료제는 거대B세포 림프종이나 B세포성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등을 적응증으로 각국 의약 당국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이중 브레얀지는 FDA의 판매 승인만 얻은 상태다. 나머지 3종은 FDA와 EMA의 판매 승인을 모두 획득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킴리아의 판매만 승인한 바 있다.한편 현재 다발성 골수종 시장은 화학화합물 치료제 또는 항체 치료제가 선점하고 있다. BMS의 화학화합물 치료제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블리도마이드)’가 대표적이다. 이 약물은 2020년 기준 14조6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치료제는 병증을 완화하거나 지연시키는 물질로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골수이식이 필요하다.CAR-T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레블리미드나 이 약물의 제네릭 약물들이 다양하게 쓰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여러 CAR-T치료제가 등장해 치료 옵션이 많아지고, 현장에서 이를 사용하는 의료진의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향후 난치성 혈액암의 완치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공=HK이노엔)◇큐로셀, HK이노엔 등도 다발성 골수종 CAR-T 개발 중국내에서도 다발성 골수종 대상 CAR-T 개발이 한창이다.HK이노엔(195940)은 다발성골수종 및 혈액암 등을 대상으로 하는 CAR-T 치료제 2종 및 자연살해(NK)세포치료제 1종 등을 개발하는 중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중국 바이오기업과 CAR-T 치료제 2종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해당 기업이 이들 중 1종은 중국 내 임상 1상을, 다른 1종은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올해 내로 중국에서 임상 중인 두 CAR-T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국내 임상 1상 시험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HK이노엔 측이 보유한 NK세포치료제의 경우 네덜란드 바이오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았으며, 해당 기업이 유럽 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전 중국과 유럽 기업으로부터 혈액암 대상 CAR-T 치료제를 기술이전 받았다. 파트너사와의 계약으로 현 시점에서 상세한 기전이나 명칭 등의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3가지 CAR-T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각 기업이 다발성 골수종을 포함한 여러 혈액암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1종, 자체 개발)와 CAR-NK치료제(1종, 네덜란드 바이오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 등도 확보해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며 “향후 위탁개발생산(CDMO) 능력까지 두루 갖춘 유전자세포치료제 개발사로 성장해 나갈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로셀은 다발성 골수종을 일으키는 BCMA 타깃 CAR-T치료제 ‘CRCO3’을 확보해 비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유틸렉스(263050)도 관련 혈액암에서 과발현하는 조직적합성항원(HLA-DR)을 타깃하는 CAR-T치료제 후보물질 ‘EU301’의 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EU301이 타깃하는 HLA-DR은 정상 B세포 표면에 거의 없으며 혈액암 세포 위에 존재하는 물질이다. 부작용 우려가 적은 물질로 판단 중이다”며 “내년 말까지 비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는 다발성 골수종 및 림프종 등 모든 혈액암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밀항암분자,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주목...‘퓨쳐켐’도 전방위 도전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정밀하게 암을 공격하는 방사성 리간드의 잠재적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두 번째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하면서 관련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방사성 리간드 전문 개발업체 퓨쳐켐(220100)도 각종 암에 대한 후보물질을 발굴해 다각도로 글로벌 임상을 전개하고 있다.(제공=노바티스)◇노바티스, 기술이전 전략 구사...방사성 리간드 시장 점령 中방사성 리간드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리간드를 결합해 방사성을 띠도록 만든 생화학물질을 의미한다. 악성 암이 특이적으로 가진 수용체를 타깃하는 리간드를 붙이면 더 정밀하게 암을 공격할 수 있다.31일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가 각종 바이오 벤처로부터 기술이전받은 방사성 리간드로 관련 정밀항암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FDA가 23일(현지시간) 노바티스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대상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성분명 177Lu-PSMA-617)를 판매 승인했다. 이로써 노바티스는 위장관, 췌장 신경내분비종양 등의 환자 대상 약물인 ‘루타테라(성분명 177-Lu옥소도트레오타이드, 2018년 FDA 승인)’에 이어 두 번째 방사성 리간드 신약을 확보하게 됐다.현재까지 승인된 거세저항성 환자 대상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는 두 가지뿐이다. 독일 바이엘이 개발해 2013년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획득한 ‘조피고’(성분명 라듐-223염화물)와 9년 만에 관련 약물로 등장한 플루빅토다. 조피고는 내장전이는 없지만 골 전이된 거세저항성 환자 대상 약물이다. 반면 플루빅토는 내장을 포함해 체내 다른 부위로 전이된 거세저항성 환자에게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퓨쳐켐 관계자는 “조피고는 골 조직 전이에 제한된 약물이었다”며 “반면 전체 전이성 거세저항성 환자 대상으로 두루 쓸 수 있는 플루빅토는 사실상 거세저항성 전립성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최초의 방사성 리간드 신약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노바티스는 2018년 미국 바이오벤처 엔도사이트를 인수합병하면서 플루빅토를 확보했고, 2017년 프랑스 어드밴스드 액설러레이터 애플리케이션스를 인수하며 루타테라를 획득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4월에도 미국 소피바이오사이언스 계열사인 아스테라노스티스로부터 섬유세포 활성화 단백질(FAP) 타깃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았다. 노바티스가 방사성 리간드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제공=퓨쳐켐)◇방사성리간드 전문 퓨쳐켐, “전립선암 신약 개발 총력”국내 퓨쳐켐도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뇌암, 치매 등 여러 암과 관련한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하고 있다.퓨쳐켐은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신약 개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회사에 따르면 세계 남성 전립선암 발병률은 전체 암중 2위이며, 국내에서는 사망률 5위에 오를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이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퓨쳐켐은 전립선 특이 세포막항원(PSMA) 단백질에 결합가능한 리간드와 양전자방출 동위원소를 결합한 전립선암 진단용 후보물질 ‘18F-FC303’를 개발했다. 회사 측은 18F-FC303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에서는 관련 임상 1상이 최근 마무리됐다고 31일 밝혔다. 또 퓨쳐켐은 18F-FC303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붙인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17Lu-FC705’의 국내 임상 2상시험계획서를 신청 완료했으며, 미국 내 임상 1상도 추가로 신청할 예정이다.회사 관계자는 “진단용 방사성 리간드인 18F-FC303은 방출하는 입자의 세기가 약한 동위원소를 붙여 암세포가 있는 곳을 육안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며 “치료용인 17Lu-FC705는 더 강한 알파입자나 베타입자를 내놓는 동위원소를 붙였기 때문에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관련 진단 및 치료용 물질의 임상개발에 회사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다”며 “국내 임상 1상 이후 과정도 우선 독자적으로 수행할 예정이지만, 기술이전 또는 공동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밖에도 퓨쳐켐은 뇌종양 대상 ‘18F-FMT’(전임상), 콜레스테롤성 혈관질환인 고위험성 죽상독맥경화반 대상 ‘18F-FC505’(전임상),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원인 중 타우 단백질 타깃 ‘18F-FC211’(비임상) 등의 방사성 리간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퓨쳐켐은 파킨슨병와 알츠하이머, 암 등을 진단하는 방사성 의약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2021년 총 매출액은 11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 "코딩 몰라도 앱 만드는 '딥파이'로 AI 정조준…2년뒤 기업가치 1조 목표”
-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창립 15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딥노이드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지금까지 의료 AI 시장에서 사업자들은 병원에서 주문한 솔루션을 만들어 공급해왔습니다. 그런데 의료 데이터에 대한 지식과 활용의 전문성은 의료진이 훨씬 훌륭합니다. ‘딥파이’는 의료진들이 코딩이나 앱 개발 지식 없이도 CT 영상분석이나 원격진료 등 원하는 의료 AI 솔루션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혁신적인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의료 AI 플랫폼 전문기업 딥노이드의 최우식 대표는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창립 15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AI 비전 제시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4월 정식 출시할 딥파이가 의료 AI시장에서 일반 앱마켓 시장에서의 구글이나 애플 같은 지위를 갖춘 표준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자신했다.◇“AI계 구글·애플 같은 플랫폼 되고 싶어”딥노이드는 국내에서 오는 4월 코딩 없이 AI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딩 플랫폼 딥파이를 정식 출시한다. 딥파이는 의료진이 코딩이나 AI 개발 지식이 없어도 쉽게 연구와 제품화를 위해 앱 개발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정식 출시 전 단계서부터 수십여 곳의 대학 병원 의료진들이 참여해 2500개에 달하는 데이터셋이 딥파이에 갖춰진 상태다. 우선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향후 다른 산업으로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의료진이 딥파이를 통해 의료 AI 솔루션 개발을 완료하면 인허가를 거쳐 AI 솔루션 앱마켓 ‘딥스토어’에 출시할 수 있고, 이후에는 ‘딥 AI’로 이를 임상에 활용하며,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딥팍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최 대표는 “우리는 구글과 애플처럼 플랫폼을 제공하고, 전문가들이 자기 아이디어와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화하면, 이를 유통해주고 이익을 나누는 사업 모델”이라며 “또 하나의 핵심은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딥파이를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쓰듯이 익숙해질 것이다. 수천 개의 데이터셋 중 히트작만 몇 개 나와도 대성공”이라고 설명했다.딥노이드 의료 AI 올인원 솔루션. 딥노이드 제공최 대표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통신사업부에서 휴대폰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를 담당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당시 만났던 화웨이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며 “그들의 변화와 혁신을 보면서 자극을 받아 창업하게 됐다”고 15년 전을 회상했다. 2015년부터 AI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고, 이후 의료 AI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고 한다. 흉부 엑스레이나 CT 등의 영상을 통해 폐암 등 질병을 자동으로 검출하고, MRI 영상 분석으로 뇌동맥류를 탐지하거나 뇌출혈을 분석하는 솔루션이 딥노이드의 대표 제품이다. 최근에는 국내 20여 개 상급종합병원과 AI 솔루션 공동연구 및 구축을 진행하며 원격 진료, 디지털병리, 영상판독 서비스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여기에 2020년부터는 산업 AI 시장에도 진출해 보안검색대(한국공항공사), 불법 복제품 판독시스템(관세청) 등을 구축했다. 빠른 성장성을 인정받아 200억 원 이상의 누적 투자액을 유치한 것은 물론,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매출 확대에 시동을 건다. 올해 50억원 매출을 시작으로 2023년 100억원, 2024년 200억원, 20205년 3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로 딥노이드가 창립 15주년을 맞이했다. 7년은 준비하는 기간이었고, 나머지 7년은 도약을 위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날개를 펼 것이다. 2년 뒤에는 유니콘 반열에 오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5년이면 메타버스 의료 대세…맞춰 준비 중”매출 확대에 필수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를 중심으로 동남아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각각 인텔, 알리바바와 손을 잡았다. 노바티스와는 강직성 척추염 분야 솔루션 개발 및 글로벌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과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위주로 AI 원격 진료 서비스 협업을 진행 중이고, 알리바바와는 클라우드를 연계한 중국 의료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최 대표는 우리 일상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안 실제 병원과 동일한 메타버스 병원을 구축하고, 환자가 각 담당과에 상담을 요청하거나 CT, 진료기록 등을 올리면 병원에서 이를 바로 확인해 원격으로 진료와 치료까지 병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딥노이드는 설명했다.그는 “결국은 병원의 미래는 메타버스가 될 것이다. 5년 정도 뒤면 모든 대학 병원이 메타버스 안에 만들어질 것이고, 그 안에서 원격 진단과 치료가 활성화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딥노이드도 모 대학과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