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652건
- [교황방한]“한국에서 교황을 보다니..최고의 행운” 외국인도 환호
- [이데일리 유재희 신정은 고재우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서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갖는 16일. 시복식 미사 장소인 광화문 광장은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가톨릭 신자들과 이를 구경하기 위해 찾은 시민 등 수십만 명이 모여 이른 새벽부터 북적였다. 이날 광화문 광장 주변에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한국 여행 중 교황 방한 소식을 듣고 이곳에 방문했다는 로버트(57, 미국 시카고)씨는 “한국 여행 중이다. 나는 유대교인이지만, 교황을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 한국에서 교황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왔다는 던컨씨도 “비지니스 때문에 한국에 왔는데, 이런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하게 돼 놀랍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리디아 출신으로 현재 한국에서 항암 치료 중이라는 한 외국인은 “오늘 오후 항암 치료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야 해서 성당에 따로 신청하지 않고 오전에 잠깐 방문했다”며 “2시간 전에 왔지만, 사람이 많아 앞으로 가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교황을 보기 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왔다는 외국인도 있었다. 킴벌리 킴(22,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씨는 “아버지가 한국인이다. 중국에 있다가 교황 방한 소식에 한국으로 왔다. 모태신앙인데 교황을 아버지의 나라에서 보게 돼 뜻깊다. 의사가 되기 위해 메디컬 스쿨을 준비 중이다. 만인을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을 지키고 싶다는 꿈이 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런 마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다만, 엄격한 경찰 통제와 미흡한 준비가 아쉽다는 의견을 밝힌 외국인들도 많았다. 미국 텍사스에서 온 알트(30)씨는 “출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경찰들이 전혀 접근을 못 하게 해 안타깝다”며 “주변을 돌면서 교황을 좀 더 잘 볼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볼리비아 출신으로 현재 한양대에서 학업 중인 알리(여·20)씨도 “가톨릭 신자로서 교황을 볼 생각에 들떠서 왔는데 티켓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외국인의 경우 출입증이 없는 경우 행사장 접근이 제한됨에도 불구 외국인들에게 출입증 발급 방법 등에 대한 사전 안내가 없어 행사에 참여가 불가능했다는 불만이다. 이밖에도 앤(28, 뉴욕)씨는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였으면 현장에 모니터라도 설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크리스천이라 오늘 행사를 기대했는데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잭 홀랜드(50, 미국 필라델피아)씨도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였는데 모니터나 스크린이 없어 아쉽다”면서도 “난 미국인인데 과거 10~15년 동안 교황이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 교황을 만날 기회를 얻을 줄 몰랐다. 교황과 같은 장소에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 중인 ‘순교자 124위 시복식’에 참석한 외국인들. 왼쪽부터 다니엘 헤르만(23, 아르헨티나), 마르코 안토니오 달라카미나(25, 아르헨티나), 마르코스 페트루시오(35, 브라질)
- 관광공사, 천주교 관광자원화 본격화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의 숨겨진 천주교 관광자원을 세계에 알리는 홍보리플릿이 발간됐다.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방문지를 포함한 주요 천주교 성지와 주변 관광지를 연계 소개하는 리플릿을 영어와 이탈리아어 2개 언어로 발간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국 천주교 성지와 관광지를 소개하는 홍보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간된 홍보물은 교황 방문 일정을 따라 행사 의미와 방문지를 소개하고 있다. 전국 주요 천주교성지와 주변 관광지를 지도와 함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혜경 한국관광공사 홍보물제작번역팀장은 “외국인 순례자를 대상으로 외국어 미사가 가능한 성당, 간단한 한국어 미사 어구 등 유용한 정보도 제공된다”며 “교황 방한을 계기로 해외에서 상품화된 관광코스 정보 및 서울시, 충청도, 제주도에서 개발된 천주교 순례코스 정보를 함께 수록해 순례자와 관광객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내국인을 위한 유용한 정보도 마련되어 있다. 공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과 홈페이지(http://korean.visitkorea.or.kr)를 통해 충남 서산, 당진 등 교황이 방문하는 지역 집중 소개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코스 따라잡기’라는 테마로 한국을 대표하는 성지순례여행코스를 더불어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 앱을 통해 천주교 성지, 교황방문지, 아름다운 성당 등 교황 방한과 관련된 사진을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자전거 등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는 모바일 이벤트도 펼친다. 이벤트는 8월 20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한편, 공사는 교황 방한 기간 중에 개최되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와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안내소 등지에서 홍보물을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며, ▶ 관련기사 ◀☞ 한여름 태백을 찾아야 하는 네 가지 이유…야생화트레킹☞ 계곡물에 발 담그니 여기가 무릉도원이어라☞ 한국관광인력개발원, 여행작가과정 수강생 모집☞ 8월 말에 제주여행가면 '반값'☞ 울산 고래바다여행선 타니 낫돌고래떼가 눈 앞에.. 이름값 톡톡히
- [교황방한] 교황의 4박5일…30분씩 쪼갠 빡빡한 일정
- 그래픽=이미나 기자 mina8747@[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약 100시간. 프란치스코(79) 교황이 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자 등을 만나기 위해 머무는 시간이다. 14~18일 4박5일 동안 소화하는 공식 행사만 16건. 약 30분 단위로 짜인 빡빡한 일정이다. 강행군 속에 여든을 앞둔 교황은 서울과 대전 등을 수시로 오가며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첫날…박근혜 대통령·염수정 추기경 등 면담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10시 30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전용기(알리탈리아 항공)를 타고 출발할 교황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한국에 첫발을 내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지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인류복음화성 장관인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등 30여명의 주교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공항에 내려서는 바로 숙소로 이동한다. 청와대 인근 서울 궁정동에 위치한 주한교황청대사관이다.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에 왔을 때 머문 장소다. 공식 일정에 있는 두 번의 오찬을 빼면 모두 이곳에서 밥을 먹는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정오께 개인 미사를 본다. 비공식이지만 한국에서 집전하는 첫 미사인 셈이다. 대사관 1층에 작은 성당에서 한다. 미사에 참석하는 청소부 등 시설관리인도 참여한다. 교황은 이들에게 교황 문장이 새겨진 묵주를 선물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는 날도 이날이다. 교황은 오후 3시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과 얘기를 나눈다. 끝나면 한국의 공직자들 앞에서 연설도 할 예정. 이 일정을 마치면 서울 중곡동에 있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로 주교단과 직원들을 만나러 간다. 정진석·염수정 추기경과 강우일 주교회의 의장 등이 참석한다. 한국천주교회는 교황청과 교황의 방한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주교회의 건물이 좁아 한국주교단과의 만남 장소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교황이 자처했다. “한국의 주교들이 일하는 장소에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둘째날…아시아 청년들·세월호 유가족 등 만나15일에는 대전으로 간다. 헬기를 타고 이동해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한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은 성모마리아의 승천을 기념하는 날인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위해서다. 일반 신자들과 만나는 첫 공식 자리다. 이곳에는 6만여명의 신자가 몰릴 예정. 소프라노 조수미(세례명 소화 테레사)와 가수 인순이(세례명 체칠리아)도 참석한다. 조수미는 ‘아베마리아’와 ‘넬라 판타지아’를, 인순이는 ‘거위의 꿈’ 등을 불러 자리를 빛낸다. 교황은 미사가 끝난 후에는 제의를 갈아입는 제의실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을 만난다. 다음 일정은 아시아청년대회 참가자 대표 20명과의 점심이다. 아시아청년대회는 아시아의 가톨릭 젊은이들이 함께 모이는 행사다. 교황이 한국에 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젊은이들은 미래를 향한 희망과 에너지를 가져오는 이들이지만 우리 시대의 도덕적이고 영적인 위기의 희생자들이기도 하다”는 게 교황의 생각이다. 이 뜻깊은 자리에는 아시아청년대회 홍보대사인 가수 보아(세례명 키아라)도 참석한다. 오후 5시30분에는 솔뫼성지로 향한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교황은 여기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한 청년 6000명을 만난다. 아시아 젊은이들이 겪는 고민을 듣는 자리다. 한국·캄보디아·홍콩 청년 셋이 교황에게 질문을 할 예정. 교황은 청년들과 함께 이 시대 교회가 할 역할이 무엇이 있는지를 고민한다. ▶셋째날…광화문 시복식·음성 꽃동네 소외된 이들과 만남 16일은 서울 서소문로 서소문순교성지 방문으로 오전 8시 55분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중 27위가 순교한 장소다. 서소문 순교성지를 참배한 뒤 바로 윤치충 바오로 등 124위의 시복식 장소인 광화문으로 향한다. 시복식 미사에 앞서선 서울시청에서 광화문까지 1.2㎞ 구간에서 오픈카에 탑승해 광화문 광장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시민과 만난다. 교황이 방한기간 중 참석하는 행사 가운데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다.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20만명을 비롯해 약 5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추산된다. 시복식이란 순교한 천주교 신자를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로 선포하는 일이다. 교황은 가로 7m, 세로 1.5m, 높이 0.9m의 제대 위에서 오전 10시에 미사를 집전한다. 제대 오른쪽에는 성모와 아기 예수가 한복을 입고 있는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놓인다. 교황이 염수정 추기경과 파롤린 추기경과 함께 성호를 긋고 죄를 반성하는 참회 예식을 하면 본격적인 시복예식이 시작된다. 교황은 여기서 순교자 124위의 시복 선언을 하게 된다. 시복예식 후 교황의 강론도 잡혀 있다. 시복식이 끝나면 교황은 오후 4시 30분까지 충북 청구교구 관할인 음성군 소재 꽃동네 희망의 집으로 이동한다. 낙태된 아이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태아동산에서 기도도 한다. 팔도 없고 다리도 없지만 뜻깊은 삶을 사는 성 황석두 루카 외방선교회 소속 이구원 선교사와도 만난다. 오후 5시 15분부터는 꽃동네 사랑의연수원에서 한국 수도자 5000명을 만난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꽃동네 사랑의 영성원에서 평신도 사도직단체협의회 대표들과도 만난다. 교황은 꽃동네 설립자인 오웅진 신부와 아르헨티나 꽃동네 분원 설립으로 즉위 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넷째날…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17일은 대부분 충남 서산시 해미에서 보낸다. 이 지역은 한국에서 순교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교황은 오전 10시에 아시아청년대회에 참가한 60여명의 아시아 주교들을 만난다. 8인의 추기경평의회의 일원인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의장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주교 등 90명의 아시아 주교들과 만나 연설을 한다. 주교단과 점심을 함께한 후 오후 4시 30분 해미읍성에서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한다. 혜미읍성 서문 옆 제단에서 이뤄진다. 서문은 ‘천국으로 가는 문’이라고 불린다. 천주교를 박해했던 조선시대에 약 1000여명의 신자들이 이곳에서 죽어나갔기 때문이다. ▶마지막날…7대 종단 지도자·위안부 할머니 등과 만남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오전 9시 서울 명동성당 내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국내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서정기 성균관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한다. 오전 9시 45분부터는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연다. 한국에서 갖는 마지막 미사이자 공식 일정이다. 교황은 여기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다.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노동자들도 참석한다. 사회 약자들이 다양하게 모이는 자리다. 교황은 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슬픔을 보듬는다. 미사를 마친 교황은 오후 12시 45분에 서울공항에서 간단한 환송식을 마친 후 오후 1시에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 부패·독재잔재 청산 열망이 조코위 당선 이끌어
- [연합뉴스]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이른바 ‘조코위 열풍’의 주역인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53) 투쟁민주당(PDIP) 후보가 당선된 데는 부정부패와 군부 독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 정치와 개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국민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빈민으로 태어나 기업가로 자수성가한 뒤 지난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로 당선됐다가 대선에 출마한 조코위는 군부나 유력 집안 출신이 지배해왔던 인도네시아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인물이다.인도네시아는 32년간 철권 통치한 독재자 고(故)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실각한 1998년 이후 군부의 정치 개입 금지, 지방 분권 등으로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밟고 있으나 정치권에는 여전히 부정부패와, 민생을 외면한 구태가 만연해 있다.부정부패 뒤에는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군 장성, 유력 정치가 집안, 기업가 출신들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에만 해도 헌법재판소 소장이 주지방 선거 관련 재판에서 특정후보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최근에는 전직 체육부 장관이 4천만 달러 규모의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4년형을 받았다.국제투명성기구(TI) 조사결과 인도네시아의 부패 지수는 177개국 중 114위다.이런 가운데 자카르타 주지사에 당선되면서 중앙 정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조코위는 수하르토 시대와 무관한 첫 유력 정치인으로서, 수하르토 시대의 권위주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 시대와 새 정치를 예고하는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조코위는 중앙 정계 경험이 없어 부패 경력이 없었으며 친서민 정책과 현장 밀착 행정을 펼쳐 기존 엘리트 정치인들과는 다른 새로운 리더십을 보였다.개혁적이고, 깨끗한 이미지의 조코위는 특히 변화를 바라는 30세 미만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은 것이 당선 요인으로 꼽힌다. 17~29세의 젊은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30%가량을 차지한다.그러나 중앙 정계 신인으로서 대권 고지에 오른 조코위가 대통령으로서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조코위는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개혁을 표방하고 있으나 기존 정치권과 타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코위 소속당인 투쟁민주당(PDIP)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됐으나 득표율이 19% 내외에 그쳐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 때문에 PDIP는 국민각성당 등 3개 정당과 대선 연합을 구축했으나, 이 연합마저 원내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PDIP 연합은 총 560석의 하원 의석 중 207석, 경쟁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이끄는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연합의 의석은 353석에 이른다.PDIP 연합이 의원들을 추가로 끌어들이지 못하면 소수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게 돼 조코위 당선자는 개혁과 부정부패 근절 과정에서 사사건건 그린드라당 진영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반면 연정 구성이 복잡해질수록 정치적 거래와 타협 가능성도 큰 실정이다.프라보워 후보는 이미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조코위 진영을 부정선거 혐의로 헌법재판소에 제소할 태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책 측면에서 조코위 측과 현저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그는 격변기의 인도네시아가 안정을 이루고 국제사회의 강자로 부상하려면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독재자 수하르토에 대한 향수를 부채질하고 있다.“인도네시아에는 민주주의가 맞지 않다”고까지 발언한 그에 대한 이번 선거의 지지율은 47%에 이르러 적지 않은 국민이 권위주의적 성향이 있더라도 강력한 지도자를 바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인구 2억5천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고 섬이 1만7천여개에 이르는 등 영토가 방대한데다 과거에 분리독립주의 폭력을 경험해 강력한 리더십이 없이는 사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따라서 정치 신인인 조코위가 국민 지지를 유지하려면 부패 척결, 관료주의 개혁, 경제성장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보여야 한다.기업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 기업가 출신인 그가 취임하면 친기업 정책을 펴고, 투자에 방해되는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 기간에 그의 당선에 유리한 소식이 나올 때마다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21일 조코위 승리가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지자 주가는 1%, 루피아 가치는 0.4%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 4~5년 동안 6%대의 고성장세를 지속하다 지난해 세계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성장세가 다소 위축됐으나 올해도 5.5% 성장이 예상된다. 선거 국면이 지나고, 사회가 안정되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축됐던 외국인 투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 경제성장을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초대 직선 대통령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부정부패 근절, 국가 안정, 경제 발전 등의 기치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했으나 집권 말기에 그가 이끄는 민주당과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연루된 부정부패 사건이 잇따라 돌출하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유도요노 대통령은 말기의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독재 종식 이후 복잡한 사회 구성으로 인해 자칫 불안에 빠지기 쉬운 인도네시아를 정치적으로 안정시키고 경제를 발전시켜 ‘다양성 속의 통합’을 이루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로서 사회 안정과 온건성을 유지하면서 민주주의 심화 과정을 밟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정치적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중동 이슬람 국가들에 발전 모델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 바람을 일으켜 인도네시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조코위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서울시향·부천필·수원시향…클래식 본고장 녹인다
- 일본 NHK심포니오케스트라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영국 클래식 음악축제 BBC 프롬스에 초대받은 지휘자 정명훈과 서울시향. 오는 27일 로열앨버트홀 공연을 앞둔 정명훈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러와 분위기가 뜨거운 축제”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잇따른 해외공연 초청에 대해선 “투어와 음반 레코딩이 오케스트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사진=서울시향).[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지휘자 정명훈부터 젊은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손열음까지. 한국의 클래식 스타들이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의 중심에 선다. 비단 몇몇 클래식 스타의 일이 아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중심으로 수원시립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유럽 순회공연을 기획해 현지 공연에 나선다. 한국 공공 오케스트라들이 같은 해 유럽 순회공연에 나선 일은 사례를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K클래식’의 국제적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소리다. 이른바 ‘K클래식’의 봄이다.△‘K클래식’에 풍덩…영국 사로잡을 정명훈·손열음“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그대의 부드러운 날개가 머무르는 곳에 백만인이여, 서로 포옹하라!” 오는 15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세계 3대 성당인 영국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에 울려 퍼진다. 주빈은 따로 있다. 지휘자 정명훈과 함께 세계를 목소리로 사로잡은 소프라노 캐슬린 킴과 테너 강요셉 등이다. 정명훈이 영국을 대표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이 선율에 맞춰 한국의 성악가들이 화음을 보탠다. 이 성당 지하에는 6·25전쟁 참전용사 추모비가 있어 인류의 화합을 바라는 ‘합창’이 더욱 빛날 예정이다. 이 공연은 제52회 시티오브런던페스티벌에 한국이 올해 행사 주빈국으로 초청되면서 마련됐다. 축제위원장인 폴 거진이 2006년까지 8년 동안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축제위원장을 맡으며 클래식 등 한국 공연의 급성장을 직접 확인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것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설명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바비칸센터, 맨션하우스 등 런던 시내 금융중심가에서 클래식을 중심으로 연극·무용 공연을 선보이는 시티오브런던페스티벌은 에든버러페스티벌과 함께 영국 3대 축제로 꼽힌다. 이 행사를 통해 영국은 ‘K클래식’으로 들썩인다. 지난달 스테이셔너스홀에서 성공적으로 개막 공연을 마무리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바통을 이어받아 손열음이 14일 비숍게이트 그레이트홀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열어 현지 관객을 유혹한다. 16일에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출신 젊은 연주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이상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이 같은 장소에서 하모니를 이뤄 한국 클래식의 미래를 보여준다. 서울시향(위)과 부천필(아래 오른쪽), 수원시향(아래 왼쪽)이 올해 모두 유럽 순회공연을 나서 현지 관객과 만난다. 세 공공오케스트라가 같은 해 유럽투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공공 관현악단에도 러브콜…부천필 창단 26년만 첫 유럽투어8월부터는 공공 관현악단이 ‘K클래식’의 물결을 잇는다. 서울시향은 영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핀란드 등 유럽 4개국 주요 음악축제에 초청받아 현지에서 무대를 꾸린다. 8월 21일 핀란드 투르쿠뮤직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3일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페스티벌, 25일 이탈리아 메라노뮤직페스티벌, 27일 영국 런던 BBC 프롬스에서 공연한다. 김선욱 협연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등을 주요 레퍼토리로 유럽 관객몰이에 나선다. 이 중 ‘BBC프롬스’는 2001년 일본의 NHK심포니오케스트라를 제외하고 아시아 오케스트라 첫 입성이라 의미가 깊다.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페스티벌도 2011년 이후 다시 초청받았다. 그만큼 서울시향이 인정받고 있다는 소리다. 9년째 서울시향을 이끌어 온 정명훈 예술감독의 손길을 바탕으로 서울시향은 점차 성장했다. 2011년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 등 꾸준히 해외투어를 다니고,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을 통해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포함해 6장의 음반을 내며 실력을 다져 온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부천필은 창단 26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투어를 돈다. 8월 31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을 시작으로 9월 2일 독일 뮌헨 헤르쿨레스홀, 4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홀 무대에 선다. 25년간 부천필을 이끈 임헌정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계관지휘자로 지휘봉을 잡고,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협연한다. 부천필은 유럽 첫 투어인 만큼 전상직 작곡가의 부천필을 위해 작곡한 ‘관현악을 위한 크레도’를 세계 초연한다. 이와 더불어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4번’ 등을 주요 레퍼토리로 선보인다. 앞서 수원시향은 올초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독일 등 4개국에서 순회공연을 열어 현지 관객들과 만나 호응을 이끌었다. 8월에서 9월까지 이탈리아 메라노에서 열리는 ‘메라노뮤직페스티벌’은 한국 오케스트라의 ‘잔치’다. 서울시향이 개막 공연을, 수원시향이 폐막 공연으로 축제의 문을 열고 닫는다. 해외 클래식 음악축제에 한국 오케스트라가 개·폐막 공연에 초청된 건 사상 처음이다. ‘콧대 높은’ 클래식 본고장이 한국 오케스트라에 대한 관심을 그만큼 높였다는 얘기다. 정명화·정경화·백건우·장영주·장한나·김선욱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솔로 연주자와 달리 한국의 오케스트라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게 사실. 이를 두고 클래식평론가인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유럽에서 동양의 오케스트라는 신기한 구경거리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라며 “이는 그만큼 한국 오케스트라가 오랫동안 기량을 쌓아오며 색을 찾고 진화를 했다는 결과”라고 의미를 뒀다. 전문가들은 한국 오케스트라의 잇따른 해외투어에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더 적극적으로 해외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해외순회 공연이 오케스트라의 실력과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박제성 클래식음악평론가는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음악적 성숙도뿐만 음악 비즈니스 능력도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해외순회 공연 프로그램을 개발해 악단의 색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서 악단의 체질 개선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목멱칼럼]건축 한류의 경제 효과
- [장길훈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부사장]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 2’의 국내 촬영이 화제였다. 해외 영화에 한국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역대 흥행 3위를 기록한 ‘어벤져스’의 속편을 서울에서 촬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을 설레게 했다. 촬영 전부터 서울시와 관공서는 분주했다. 양해각서 체결, 트위터 통한 환영, 직간접 손익계산 등 한창 촬영준비와 사전 홍보로 바빴던 것. 관련 기관은 ‘어벤져스2’에서의 노출과 인지도 상승으로 62만 명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소비 지출로 발생할 연간 수익이 약 876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4000억 원의 직접 홍보 효과와 2조원의 국가지명도 가치 상승효과를, 영화진흥위원회는 251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07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각각 예상했다. 영화업계 관계자들도 어벤져스 촬영을 계기로 해외 영화의 국내 촬영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세계 수많은 도시 가운데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벤져스2’의 제작자인 케빈 페이지는 “서울은 첨단 과학 기술이 발달한데다 아름다운 경관과 건축물이 있어 이번 영화를 찍기 완벽한 장소”라고 밝혔다. 최첨단 건축물과 IT 강국 이미지, 그리고 K-팝과 드라마를 기반으로 한 한류가 확산한 결과다.특히 서울 전역에 우수한 건축물을 세운 한국 건축가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최고층 빌딩 등 시대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축물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자리 잡았다.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임파서블4’를 본 사람이라면 톰 크루즈가 초고층 빌딩 외벽 창문에 매달려 아슬아슬한 액션 연기를 벌이는 장면을 잊지 못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다. 그 외 우수한 건물이 많은 상하이나 도쿄, 홍콩 등도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한국도 세계적인 대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시작했다. ‘어벤져스2’ 국내 촬영장소의 배경이 된 누리꿈스퀘어와 MBC 신사옥, YTN 신사옥 등은 희림이 설계했다. 건축 설계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파급력과 가치를 지닌다. 스페인 북부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이름없는 스페인 북부의 공업도시를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도시로 만들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연 4400억원의 입장수입과 30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다. 이탈리아 상공회의소가 유럽의 유명 건축물들의 이미지와 관광객 수, 직원 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치를 산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파리 에펠탑의 금전적 가치는 무려 619조원, 로마 콜로세움은 130조원으로 평가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파밀리아 대성당은 127조원, 미국의 백악관은 115조원, 영국의 런던타워는 100조원 등이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국내 대학교까지 영향을 미쳤다. 드라마의 촬영지 가운데 하나인 희림이 설계한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는 방영 이후 늘어난 외국 방문객을 위해 캠퍼스 투어를 마련했다. 교내 촬영 장소에 안내 간판을 설치했으며 전문 안내 요원까지 선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드라마의 인기로 지난 3월 중국인 관광객이 53.3% 증가한 42만3768명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건축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관광객 증가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크고 해외 시장에 건축이 진출하면 IT, 전자, 자재, 서비스 등 연관 산업의 수출에도 이바지한다. 세계 건축시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른 시일 내에 성공적으로 신도시를 건설한 경험이 있는 한국 건축사를 선호하고 있다. 가격보다는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현장에 파견하는 인력이 많아 인건비와 체류비가 부담되는 건설사와 달리 건축회사는 현지 발주처 관리와 마케팅을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파견한다. 가장 중요한 설계는 한국 본사에서 담당한다. 건설과 달리 설계분야의 리스크가 적은 이유다. 한국 건축회사가 해외시장에서 수주의 질을 향상하고, 한류 바람으로 연결해 해외 수주를 더욱 증대할 수 있는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촬영지가 될 정도로 한국인의 건축물과 건축가의 가치와 인지도도 상승하고 있다. ‘어벤져스2’가 전 세계에 상영되는 내년 5월 이후에는 건축 한류 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