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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일본 바이오는]⑥ 日 자국 코로나 치료제 처방률 60%, 韓 0%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먼저 개발했지만 후발 주자들에게 주도권이 넘어갈 판이다. 자국 제품 친화적이지 않은 한국 정부의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모두 가진 세 번째 국가다. 미국, 영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하지만 자국 백신이나 치료제 사용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자국 치료제 사용률이 60%를 넘었다. 16일 엠쓰리 조사에 따르면 6월 12~18일 1주 동안 일본 코로나19 경구제 처방 전체에서 조코바의 비율은 평균 59.5%에 달했다. ‘라게브리오(머크)’, ‘팍스로비드(화이자)’ 등의 경구 치료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2월 초까지 점유율 10%대에 그쳤지만 5월 마지막 주 56%를 기록하며 선두에 등극했다. 자국 제품 사용을 꾸준히 장려한 결과다. ◇ 조코바, 일본 매출 1조원에 달해...“자국 제품 장려 정책 먹혔다”매출도 상당하다. 조코바는 지난해 11월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이후로 올해 3월까지 약 4개월간 1조원(1047억엔)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개발사 시오노기제약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7.3% 증가한 4267억엔(약 4조원)이다. 이 가운데 조코바의 매출은 전체 처방의약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코로나 치료제 조코바정 (사진=시오노기 제약)조코바는 증상이 사라지기까지 기간을 약 1일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앞서 승인된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제품과 달리 중증화 위험이 없는 사람 대부분이 복용할 수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조코바는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2021년 11월 시오노기와 공동개발 협약을 맺고 국내에서 조코바 2/3상을 진행했다. 양사 협력에는 국내 상업화 뿐만 아니라 일동제약의 조코바 완제 생산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한국, 해외서 인정된 치료제도 승인 더뎌하지만 한국에서는 사용이 안 되고 있다. 정부에서 승인해주지 않아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조코바의 긴급 사용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이 승인하지 않아 좌절됐다. 같은 해 일본 정부가 조코바의 신청을 신속히 허가하고 처방을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배를 마신 일동제약은 지난 1월 품목허가신청으로 동선을 변경했지만 6개월째 식약처로부터 답을 얻지 못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지난해 12월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 거절 이유에 대해 “임상효과, 안전성, 약품 정보, 해외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라면서 ”팍스로비드의 재고분이 충분하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국산 치료제로 최초 허가를 받았던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는 국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코로나19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길리어드 ‘렘데시비르’로 모두 외국산 치료제다. 한림대 의대 우흥정 교수가 현대바이오 제프티 관련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도 지난달 코로나19 신약 후보물질 제프티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지만 허가 승인이 더디다. 현대바이오는 국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중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위한 경구 치료제는 제프티가 유일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팍스로비드도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게 투여가 허용됐지만 기존 복용 중인 약물과 병행해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돼 의사들이 처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 팍스로비드는 40~65세 사이 코로나19 환자들에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게브리오는 백신 접종자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박대원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의사가 코로나19 환자에게 안심하고 처방할 코로나19 치료제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프티를 긴급 공급해 고위험군 환자는 물론 일반위험군(경증 및 증등증)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고위험군의 사망을 줄일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 유럽에 코로나 치료제 판매 확대 기회에도...국내 성과 없어 직판 차질국내를 바탕으로 글로벌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판로도 막힐 수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오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한 부분과 반대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바이오헬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정부가 역량을 모으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최근 코로나 치료제 관련 기회가 왔지만, 국내 기업은 엄두를 내기 힘든 상황이다. 자국에서도 승인되지 않은 약을 해외에서 긴급 승인 해 줄 가능성이 낮아서다. 실제 코로나 치료제 유럽 판로 확장 기회가 열렸다. 머크가 유럽에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의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하면서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2월 라게브리오 승인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CHMP의 권고로 머크는 결국 EU에서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이에 유럽에서의 코로나 치료제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 라게브리오는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에 대체제가 필요해서다.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 대비 낮은 효과 등으로 판매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식약처를 통과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전무했던 만큼 조코바, 제프티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빠른 승인이 나와야지 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이 더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대한민국,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SK바사 ‘스카이코비원’ 품목허가(종합)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이 됐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해 제조판매품목 허가를 신청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성항원 방식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면역반응 강화 및 높은 수준의 중화항체 유도를 위해 GlaxoSmithKline(GSK)의 면역증강제 AS03이 적용된 백신이다. 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항원바이알과 동봉된 면역증강제(AS03)를 혼합한 0.5mL를 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대한민국은 이번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의 허가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나라로 거듭났다. 앞서 지난해 2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허가받은 바 있다. 식약처는 “미래 감염병 유행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건안보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초기 개발 단계부터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과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개발에는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가 힘을 모았다.특히 글로벌 임상을 통해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만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멀티주 2회 접종 시 바이러스 감염성을 중화해 예방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접종 전 대비 약 33배로 대조백신과 비교해 약 3배 높았다.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 4배 이상 상승한 대상자를 의미하는 항체전환율 역시 98.06% 이상으로 확인됐다.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중화항체가가 대조백신 대비 2.7배로 높았으며, 항체전환율은 95%를 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산 코로나 백신인 스카이코비원이 글로벌 백신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에 나설 방침이다. 또 WHO 긴급사용리스트(EUL) 등재를 추진해 코벡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백신 공급도 준비할 계획이다. 스카이코비원은 2~8도의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한 특성을 바탕으로 초저온설비를 갖추지 못한 중저개발 국가의 방역에 활발히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이번 ‘스카이코비원멀티주’ 허가를 계기로 앞으로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백신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시장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노력이 대한민국 백신 주권 확보를 앞당기는 한편,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백신 시장 및 한국의 백신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백신 수입 규모는 23억 5500만 달러로 수출액(5억 1900만 달러)의 4.5배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2017년 1억 83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 규모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여전히 수출입 규모 격차가 큰 만큼 국산 백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의 개발은 정부와 보건당국, 글로벌 기구와 기업, 연구기관, 그리고 불철주야 백신 개발에 힘써온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라며 “앞으로도 자체적인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식약처는 3중 자문 절차를 거쳐 안전성과 효과성을 철저히 검증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를 허가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기관과 협업해 미래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생생확대경] 원숭이두창에 달려든 현대바이오, ‘용두사미’ 코로나 교훈 새겨야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천연두 원인인 두창바이러스와 유사한 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이 해외에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5일 기준 이스라엘 등 19개국에서 발생했다. 역시나 코로나 사태 초기때처럼 일부 국내 기업은 섣불리 치료제 개발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인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을 천명한 바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승인을 받은 코로나 치료제는 19개 품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이후 1년 넘게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없다. 원숭이두창 역시 확산 추세가 예상되자 치료제, 백신, 진단키트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일부 바이오 기업들은 본인들의 원숭이두창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최근 1주일간 주가가 급상승하기도 했다.특히 24일에는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기업도 나왔다. 현대바이오(048410)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원숭이두창 치료제 패스트트랙 신청을 결정한 것. 이 기업은 현재 코로나 치료제(CP-COV03)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치료제를 원숭이두창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바이오 전문 로펌을 통해 동물실험결과로만 치료제 승인이 가능한 ‘동물실험갈음규정’ 적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하지만 업계는 현대바이오가 아직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 중이고, 효능 입증이 안된 상태라는 점에서 치료제 개발 능력 및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우기 원숭이두창은 전용치료제가 없지만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되고 있고, 천연두 백신으로 85%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도 아니다.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 대응국장도 “원숭이두창은 억제 가능하다.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이미 있다”며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희귀질환으로 감염력도 낮아 치료제 개발, 진단키트 등에서 코로나때 처럼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 효능 입증도 안됐는데, 같은 물질로 원숭이두창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고 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원숭이두창 치료제 개발은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상태에서 또 다시 원숭이두창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설사 상업화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워낙 희귀질환이기에 시장성이 낮다. 치료제를 개발하다 중단할 경우 투자자들의 반발과 주가하락도 불보듯 뻔하다. 이미 현대바이오 주주들은 회사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 치료제 임상 중간결과를 내놔야 할 시기에 원숭이두창 치료제 개발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지난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을 향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투심의 배경에는 코로나가 있었다.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기만 하면 글로벌 매출도, 모더나 같은 신화창조도 가능해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 원숭이두창 치료제 개발에 나선 기업과 투자자들은 코로나 용두사미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때다.
- 신약개발로 눈돌리는 K바이오 대표주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대표 기업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둘러싸고 오히려 ‘신약’ 얘기가 화두다. 코로나19 항체 신약 ‘렉키로나주’로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한 셀트리온은 항암 신약을 장기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대주주였던 미국 바이오젠 족쇄에서 벗어나며 신약 개발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항체 항암 신약’ 장기 전략으로 콕 집은 셀트리온최근 셀트리온(068270)은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장기 전략으로 ‘항체 항암 신약’을 꼽았다. 단·중기적으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항체 기반 고부가가치 신약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글로벌 항체 항암제 시장은 2016년 300억달러(약 36조원)에서 2020년 600억달러(약 72조원)로 급팽창하고 있다.셀트리온 본사. (사진=셀트리온)항암 신약을 향한 셀트리온 관심은 이미 드러났다. 지난해 6월 셀트리온은 영국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4700만달러(약 530억원)를 투입해, 익수다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ADC 기술은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접합시킨 기술로, 암 조직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방출할 수 있다. 부작용과 내성이 있는 화학 항암제를 대체할 기술로 평가받는다.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결장직장암 바이오시밀러 ‘CT-P16’도 임상 3상을 완료해 식약처·유럽 EMA·미국 FDA에 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라며 “항체 항암제 분야에서 항암 신약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셀트리온은 올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위해 여러 회사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부 기술 투자도 병행 중”이라며 “협업 및 기술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미국에 진출할 계획”라고 설명했다.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신규 후보물질) 개발도 이어간다. 셀트리온은 독감 항체 신약 ‘CT-P27’,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T-P63’, 비후성 심근염 케미컬(합성화학의약품) 신약 ‘CT-G20’을 개발 중이다. 현재 CT-P27은 임상 2상이 완료됐고, CT-P63은 임상 1상이 끝났다. 렉키로나주(CT-P59)에 CT-P63을 더한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CT-G20은 글로벌 임상 1상 중이다.◇삼성바이오에피스 신약 개발 전망 제기…회사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또 다른 국내 바이오시밀러 대표 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신약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삼성바이오에피스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34만1852주(50%-1주) 전량을 사들인다고 발표하면서다. 첫 대금 지급이 이뤄지는 오는 4월 30일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해 세웠다.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아직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1개에 그치고 있다. 일본 다케다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급성췌장염 치료제(성분명 울리나시타틴 Fc) ‘SB26’으로, 임상 1상 중이다.그러나 잠재적 경쟁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소극적이었던 바이오젠이 사라지며, 신약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분 인수 소식을 알리며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민첩성이 제고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독자적으로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브로슈어를 통해 “아직 해결되지 않은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바이오신약 개발이라는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SB26은 임상 1상 종료 후 2상 검토 중이다. 현재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오리지널약 특허가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연달아 있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한 바이오 업체 임원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주력하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는 몇 년 후를 고민해야 한다. 항체에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변화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후발업체도 계속 등장하며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신약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른 기술을 활용한 신약으로 확장하면 더욱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 [뉴스+]오미크론에 희비 엇갈리는 항체치료제, 최후 승자는?
-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오미크론 전(戰)’이다. 오미크론 대응이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면서, 항체치료제 관련 국내외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다. 오미크론 변이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치료제는 퇴출되고, 방어 효과를 보인 치료제에 대해선 수요가 급증하는 형국이다. 국내에선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유한양행(000100)이 항체치료제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삼바, 셀트리온, 유한양행 희비 엇갈린 오미크론 항체치료제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항체치료제 희비, 전략이 갈랐다24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 리제레논(Regeneron)과 일라이릴리(Eliy Lilly)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에 내준 긴급사용승인(EUA)을 취소했다. FDA는 이들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의 효과가 추후 입증되면 재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앞서 리제네론은 자사 항체치료제 ‘REGEN-COV’가 오미크론 변이 방어 능력이 떨어진다고 발표했다. REGEN-COV는 카시리비맙과 임데비맙 항체를 복합한 칵테일 항체다. 일라이릴리도 자사 칵테일 항체(밤라니비맙·에테세비맙)가 오미크론에 효과가 감소한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놨다.반면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파트너사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는 항체치료제 ‘소트로비맙’ 생산량을 늘릴 채비에 나섰다. 소트로비맙은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가 확인됐다. 1월 미국 정부는 소트로비맙 30만 도즈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회사별 다른 전략이 극명하게 대조적인 결과를 불렀다. 오미크론 변이는 RBD(수용체 결합 도메인)에만 변이가 15개 있다. GSK 소트로비맙은 RBD가 아니라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위(에피토프)에 결합하도록 설계됐다. 반면 리제네론과 일라이릴리는 혹시 모를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해 두 개 항체를 넣었지만, RBD 변이 부위와 결합하면서 치료제 효과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오미크론 대응이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되면서, 항체치료제 관련 국내외 기업의 희비가 엇갈린다. (사진=픽사베이)◇국내에선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 관련항체치료제와 관련 있는 국내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린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CT-P59)’는 오미크론에 효과가 미미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19일 네이처지 자매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오미크론에 대한 중화 효과를 완전히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허가 관련 미국 FDA와 협의를 진행 중인데, 오미크론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제품에 철퇴를 놓은 FDA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오미크론에 대한 렉키로나 중화 능력을 추가로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라이릴리·GSK·아스트라제네카 항체치료제 생산을 맡는다. 아스트라제네카 항체치료제 ‘이부실드’도 오미크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즉 두 개 제품은 효과가 있고, 하나는 효과가 없다고 나온 상황이다. 다만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 개 제품이 효과가 없다고 나온터라 전체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또 판매가 되든 안 되든 돈을 받는 계약이라 큰 이슈는 없다”고 설명했다.유한양행이 투자한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 항체치료제 ‘코비실드(COVI-SHIELD)’는 오미크론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직 동물실험 결과지만, 오미크론 변이에서 높은 중화 활성을 보였다. 소렌토는 살아있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에서 중화 정도를 본 결과, GSK 소트로비맙보다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GSK처럼 변이 영향 안 받는 부위 겨냥해야 승산 있을 것”기업들은 오미크론에 효과를 보일 다른 항체치료제를 내놓기 위해 분주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CT-P63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중화능을 보여 오미크론 상황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렉키로나와 CT-P63을 합친 칵테일 항체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라이릴리는 단일클론항체 ‘벱텔로비맙’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과 일라이릴리 모두 RBD를 표적으로 삼는다.김우주 교수는 “RBD를 타깃으로 한 항체치료제가 오미크론에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변이 부위와 겹치지 않는 항체를 선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알파·베타·감마·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는 RBD에 돌연변이가 생겨 문제가 됐다. 결국 GSK처럼 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보존된 부위를 겨냥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직언 쏟아낸 제약·바이오업계 “컨트롤 타워·전문가 확충·약가 현실화 절실”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정부에 직언했다. 13조원 이상 기술수출 성과 기록, 임상시험 글로벌 점유율 세계 6위(3.7%) 등 지난해 저력을 보였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적절한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면 제약·바이오 선진국 도약도 현실화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등 주요 기업 대표 대담1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주최로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신년 대담회’에 참석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업계 대표들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담회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현황과 미래-규제과학은 어떻게 성장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4차산업 시대의 바이오 혁신을 위한 규제과학(오일환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등 발제 후 참석자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을 좌장으로 하는 대담에는 △장신재 셀트리온(068270)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사장 △권세창 한미약품(128940) 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170900) 회장 △윤성태 휴온스글로벌(084110) 부회장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김영만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융합산업과장 등이 참여했다.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 절실”먼저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을 위해서 의약품 개발을 위한 전주기 통합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장 셀트리온 사장은 “의약품 개발 시 여러 시점에서 다수의 의문이 발생하므로 즉각적인 문의·답변이 가능한 조직이 마련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경우 개발 당시 진행 상황, 준비 예정 자료, 피드백에 대한 즉각적인 공유가 이뤄져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 회장도 “신약을 개발하려면 비임상 혹은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개발 타당성을 검토하게 되는데, 기존 사례가 없는 약물은 개발방향을 설정하기 어렵다”며 “비임상 및 임상시험 등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법령 개정이나 가이드라인 제정까지 지원해주는 부처가 생긴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 심사인력 턱없이 부족..악순환 근원”국내 허가심사·품질평가 전문성의 질적, 양적 강화 필요성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일례로 식약처의 의료제품분야 허가및 심사 인력은 2019년 기준 333명(공무원 176명, 계약직 157명) 이다. 같은 기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8398명, 유럽 의약품청(EMA) 약 4000명, 캐나다 헬스캐나다(HC) 1160명,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561명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윤 부회장은 “식약처 심사인력이 해외 관련 기관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해 규제 개정 및 심사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로 인해 실질적인 민원처리가 법적처리 기간보다 훨씬 더 많이 소요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자체 백신 개발 과정에서 식약처 등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인프라 부족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며 “규제역량 체계화 및 선진화를 위해 심사·허가, 연구개발(R&D) 등 분야의 전문 인력이 보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 인증시설 및 백신공정에 대한 이해가 높은 전문가 육성을 통해 제품 출하 소요시간 단축과 인허가 과정 개선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처장이 신년사에서 약속한 ‘국가출하승인과 허가심사 병행(20일 내 출하)’이 지켜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용 감안한 적절한 약가 책정 필요”블록버스터 신약 창출,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요청 사항도 쏟아졌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신약개발이 미진한 상태다. SK케미칼(285130)이 1999년 7월 ‘선플라주(항암제)’로 국내 첫 번째 신약을 신고한 이후 현재까지 34개에 불과하다. 권 사장은 “신약 개발 시 가장 큰 허들인 대규모 임상 지원이 필요하다”며 “과학적으로 병용에 대한 타당성과 안전성이 충분할 경우, 전임상 동물 효력 시험 자료 등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엄 회장은 “비용을 감안한 적절한 약가 책정을 해야 한다”며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동기 부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현실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부회장은 “글로벌 진출에서 품질은 중요한 항목으로 많은 국내 제약사가 스마트공장 설립 등 설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R&D 세제 혜택 외에도 GMP 관련 생산 공정 지원책 확대 방안에 대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기업들의 제언에 대해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적극적인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경.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 재택치료 인프라 강화…서울시, 외래진료센터 10개소 확대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됐던 최기주씨(67·가명)는 재택치료 중에 기침과 발열이 계속되는 등 증상이 점차 악화됐다. 이에 최 씨는 즉각 보건소에 연락해 의료진에 비대면 진료를 받고, 보건소 구급차를 이용해 외래진료센터를 찾았다. 외래진료센터에서 직접 의사도 만나 대면진료를 받고 항체치료를 받아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서울시는 재택치료 환자가 증상악화 소견이 있을 경우, 병원에 방문해 의사의 대면진료와 검사, 항체치료, 기저질환 약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를 기존 6개소에서 10개소로 확대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현재 코로나19 확진된 모든 확진자는 재택치료가 원칙이다. 6일 0시 기준 서울시 재택치료 환자는 7171명에 달한다. 이처럼 재택치료자가 많아짐에 따라 시는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중증 예방을 위해 대면진료가 가능한 외래진료센터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 외래진료센터 의료기관 지정 현황.서울시가 운영하는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는 철저한 음압설비 체계를 갖춘 병원 6곳 (서울시 서북병원·서울의료원·강남베드로병원·미소들병원·희명병원·혜민병원)이다. 이들 병원에서는 재택치료 대상자가 증상이 악화될 경우 의사 대면진료와 함께 혈액검사, 흉부 엑스레이 및 컴퓨터 단층촬영(CT) 등 코로나19 중증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외래진료센터 이용은 재택치료 대상자가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가까운 외래진료센터를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거주지 보건소 구급차량을 지원받아 안전하게 이동한다. 그동안 외래진료센터 6개소는 2022년 1월 5일 기준 303명이 이용했다. 이중 144명은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를 처방, 주사제 치료를 받았다. 특히 그간 감염병전담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었던 항체치료를 처방 기준에 부합할 경우 ‘외래진료센터’에 머물며 처방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이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를 1월까지 1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 재택치료자가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고,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항체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 중증 발생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재택치료가 기본이 됨에 따라 환자가 비대면 진료의 불안감을 줄이고 필요시 신속하게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민이 체계적인 진료시스템에서 치료받고,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르포] K바이오 메카 송도는 지금
- [인천 송도=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윙윙’ ‘쿵쾅쿵쾅…’. 29일 찾은 인천 송도에선 공사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소음의 주인공은 제약·바이오 시총 1, 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다. 이들 기업은 추가 공장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시총 3위 SK바이오사이언스가 사들인 송도 부지에서도 머지않아 비슷한 소리가 들릴 예정이다.바이오 기업들이 송도에서 미래 가꾸기에 한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셀트리온(06827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등 간판 바이오 기업은 물론, 얀센 백신과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터전으로 송도를 택했다. 바이오 스타트업들도 여럿이다. 이미 송도에선 대형 바이오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 사례가 나오고 있다.바이오 기업들이 송도에서 미래 가꾸기에 한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등 간판 바이오 기업들이 송도를 택했다.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생산능력 확 늘리자’ 송도 공장 설립 분주한 대형 바이오 기업들“기업들끼리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죠. 스카우트 제의가 활발해질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서로 시너지를 내는 상승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송도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발표한 직후인 29일 오전, 셀트리온에서 만난 한 직원의 말이다.협업과 경쟁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송도엔 바이오 기업이 밀집해 있다. 인천시는 송도 4·5·7공구 일원에 바이오 기업, 연구소 등이 모인 92만㎡(약 28만평)크기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놨다. 인접한 11공구로도 확장, 바이오 클러스터는 2030년께 200만㎡(약 60만평)로 커질 예정이다. 인천시 산하 인천자유경제구역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바이오 관련 기업은 제조사 13곳, 연구소·서비스 기업 20곳이다. 관련 대학 3곳도 여기에 있다.송도 4공구에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함께 있는데, 회사는 3공장과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센터를 동시에 짓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두 건물이 마주 보고 지어지는 중이다. 연구센터는 2022년 7월 완공 예정인데 근사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셀트리온은 3공장과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센터를 동시에 짓고 있다. (사진=김명선 기자)2002년 지어진 셀트리온은 2005년 송도에 10만ℓ(리터) 규모의 제1공장을 조성하고 본사를 이전했다. 2011년에는 9만ℓ 규모의 제2공장을 설립했다. 내년 완공 예정인 3공장(6만ℓ)까지 합치면 연간 생산량 25만ℓ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게 된다. 임상 분석 기능을 맡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는 1만33㎡(약 3000평) 크기로 2000명의 연구 인력을 수용할 수 있다.셀트리온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나오는 5공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주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3시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정문에선 백신 수송 차량이 군사경찰차량 호위를 받으며 빠져나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내년 가동이 목표인 25만6000ℓ 규모의 4공장을 짓고 있다. 이미 가동 중인 1, 2, 3공장과 합치면 총 61만8000ℓ 규모의 생산 공장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구와 11공구에 신규 부지를 확보하고 5·6공장을 건설할 준비에 나섰다.SK바이오사이언스도 곧 송도로 터전을 옮긴다. 27일 회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7공구 3만414㎡(약 9200평) 부지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점찍은 이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아직은 텅텅 비어 있지만 2024년 즈음엔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와 글로벌 R&PD(Research&Process Development)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SK바이오사이언스도 곧 송도로 터전을 옮긴다.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한 부지. (사진=김명선 기자)◇바이오 스타트업-대형 바이오 간 협력 사례도송도엔 바이오 스타트업도 상당수다. 지난해 7월 기준 1년간 인천 스타트업파크, 르호봇 송도바이오융복합센터, 대학 산학협력단지 등에 둥지를 튼 바이오 스타트업은 48개다. 송도에는 바이오 전문인력을 키우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와 ‘제약바이오 실용화센터’도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K-바이오 랩허브’ 역시 2025년 등장이 예고됐다.바이오 스타트업과 대형 바이오 기업, 인천 소재 병원 간 협력도 인상 깊다. 인천스타트업파크에 입주한 에스티에스바이오는 자사의 폐쇄형 약물전달장치 200세트(1000개)를 셀트리온 렉키로나주가 사용되는 송도 생활치료센터에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이 생활치료센터는 인천나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이다. 폐쇄형 약물전달장치는 주사제 조제 시 노출과 세균 등 오염을 막는 의료기기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렉키로나주를 투여하는 과정에서의 부작용을 대비하고, 에스티에스바이오는 제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은 셈이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송도는 공항과 인접해 물류 편의성이 뛰어나고 교통 접근성도 좋다. 바이오 산업단지가 꾸려져 있어 대형 바이오사 뿐 아니라 벤처들과도 협력이 쉽다. 사업 확장성 부분에서 송도를 택했다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 박정건 에스티에스바이오 대표는 “송도는 바이오기업이 모여 있어 지역의료기관과 연계한 실증 사업을 하기도 용이하다. 기업들이 함께 모여 제품을 개발하고 재창조하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인천시는 송도 4·5·7공구 일원에 바이오 기업, 연구소 등이 모인 92만㎡ 크기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11공구로도 확장돼 바이오 클러스터는 2030년께 200만㎡로 확대될 예정이다. 바이오 클러스터 청사진. (사진=인천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