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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 풀리며 '식중독 주의보'…100도에서 1시간 끓여도 증식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16일 집단 식중독 의심 증세가 발생해 보건당국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의심 환자는 교사 4명과 학생 127명 등으로 모두 구토와 설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지난 7일 110여 명의 학생이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과 교육당국이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학교 급식 현장,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7일 전국에 식중독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이 지속되는 올해는 식중독 감염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상으로도 식중독 위험 수위가 나타난다.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지난해 식중독 환자 수는 8485명(신고건수 362건)으로 2022년 환자 수 5501명(신고건수 331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봄철 기온이 오른 탓에 환자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집계된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1~3월 환자 수는 1906명(1월 661명·2월 287명·3월 958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환자수 1113명(1월 429명·2월 266명·3월 418명)보다 많다. 식중독은 식품의 섭취로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유독 물질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의미한다.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 탓에 바이러스나 세균, 기생충 등이 음식물에 쉽게 번식해 식중독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그다음으로 위험한 시기는 기온이 오르고 일교차가 커지는 4~5월 봄철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기온이 평균 1도 오르면 식중독 발생 건수는 5.3%, 환자 수는 6.2% 증가한다. 식약처는 봄철에 주의해야 할 식중독 균으로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를 꼽았다. 이 균은 노로바이러스, 병원성대장균, 살모넬라 다음으로 감염 환자가 많은 식중독균이다. 주로 제육볶음, 불고기, 닭볶음탕 등 육류를 주원료로 한 조리식품에서 주로 발생한다. 100도 이상의 고온 가열에서도 완전히 소멸되지 않고, 온도가 60도 아래로 떨어지면 균의 포자가 다시 깨어나 증식할 수 있다. 단시간에 집단으로 환자가 발생하는 편이고, 대부분 열이 나지 않으며 설사와 구토를 동반한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시행한다. 설사, 구토 등 증상이 보이면 탈수 증세를 막기 위해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따뜻한 물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음식물 섭취는 가급적 피하고, 간을 하지 않은 흰죽과 같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대부분 대증요법만으로도 수일 내 회복되지만, 상황에 따라 신경 마비, 근육 경련이나 의식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식중독은 결국 예방이 최선으로 여겨진다. 식약처는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음식을 조리할 때 손을 자주 씻는다 △육류와 가금류는 냉장 보관하고 48시간 이내 조리하지 않으면 냉동 보관한다 △어류, 어패류, 달걀 등은 속까지 단단해지도록 충분한 온도로 익힌다 △음식 해동은 상온에 두기보다 냉장고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한다 등을 권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조리 후엔 2시간 이내 섭취하는 게 좋다”며 “따뜻하게 먹을 음식은 60도 이상으로 온장 보관, 차갑게 먹을 음식은 6도 이하로 냉장 보관 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 아냐?” “할매 맛 젤리”…피식대학, 팬들도 등 돌린 ‘지역비하’ 논란
- 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구독자 318만명을 보유한 인기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경상북도 영양군을 방문해 지역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는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왔쓰유예’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피식대학’ 멤버들인 개그맨 이용주, 김민수, 정재형의 영양탐방기가 담겼다.먼저 이날 멤버들은 영양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경상도 다 가 봤는데 영양은 처음 알았다”, “여기가 두메산골로 지정됐다. 완전 깡시골”, “인도도 없고 횡단보도도 없다”며 첫인상부터 낙제점을 줬다.그리고는 영양의 인구가 1만5000명임을 소개하던 중 “여기 오면서 20명 만났다. 1만5000명이 정말 맞느냐”고 하기도 했다. 또 다소 어렵게 쓰여진 단어 표지판을 보고는 “여기 중국 아니냐”고 지적했다.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가장 논란이 된 건 음식 비하 논란이었다. 멤버들은 지인의 소개로 들어간 한 빵집에서 멤버들은 햄버거 빵을 주문해 먹었다. 빵을 한 입 베어 문 이들은 “젊은이들이 햄버거 먹고 싶을 때 이걸로 대신 먹는 것”, “서울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부대찌개 같은 느낌” 등 가게 안에서 혹평을 했다.이후 한식당을 방문한 이들은 “메뉴가 특색이 없다”고 한 뒤 곰취나물, 두릅 반찬 등을 보여주며 “이것만 매일 먹으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겠지. 아까 그 햄버거가 천상 꿀맛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마트에서는 블루베리 젤리를 먹은 뒤 “진짜 할매 맛” ,“내가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특히 가게 이름이 전부 영상에 공개돼고 식당 내부에서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이 외에도 선을 넘는 듯한 발언은 계속됐다. 멤버들은 “휴대전화에 너무 많이 중독이 된 거 같으면 한전에 취직해서 영양으로 보내달라 해라”, “농촌은 왜 시간이 다르게 가냐. 여기 온 지 3시간 밖에 안 됐다”, “내가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 받으면…”, “강이 위에서 볼 때는 예뻤는데 밑에서 보니까 똥물이다”, “코미디언이지만 여기서 한계를 느꼈다” 등의 발언을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해당 게시물은 공개 5일 만에 조회수 210만 회를 넘었으며, 댓글은 3만개를 돌파했다. 누리꾼들은 “가게 안에서 대놓고 앞담 놓는 건 좀 아니지 않느냐”, “자기들도 고향 까 내리면 발끈하면서”, “이러려면 영양에 왜 간 거냐”라는 비판을 쏟아냈다.논란이 더욱 커지자 영양군 측도 입장을 밝혔다. 영양군 홍보 담당 주무관들은 지난 14일 영양군 공식 유튜브에 출연해 “우리가 진짜 영양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하나 하자”, “우리가 이번에 다른 면도 있는 걸 보여주면 된다”고 밝혔다.경북도 관계자는 한 매체에 “(유튜브의) 파급력이 커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이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직접 대응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피식대학’ 측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엔비디아, 괴물칩(블랙웰) 플랫폼으로 ‘과학 컴퓨팅’ 확대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GTC2024에서 차세대 AI칩 ‘B10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AFP)엔비디아가 엔비디아 블랙웰(NVIDIA Blackwell) 플랫폼을 통해 과학 컴퓨팅의 지평을 넓힌다.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발표한, 기존보다 2.5배 성능이 강화된 차세대 인공지능(AI) 칩과 플랫폼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은 칩이 아니라 플랫폼 이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블랙웰이 먼데?새로운 AI 칩 ‘B(블랙웰·Blackwell)100’과 ‘B(블렉웰)200’은 기존 엔비디아 호퍼(Hopper) 아키텍처보다 최대 25배 적은 비용과 에너지 소비로 수조 개 파라미터의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에서 생성형 AI를 구현할 수 있다. 블랙웰은 2022년에 공개된 엔비디아의 ‘호퍼’ 아키텍처를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게임 이론과 통계학을 전공한 수학자이자 미국 국립과학원에 최초로 입회한 흑인인 데이비드 헤롤드 블랙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엔비디아는 이 칩과 플랫폼을 이용해 양자 컴퓨팅, 신약 개발, 핵융합 에너지 등 과학기술 발전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예를 들어, 블랙웰을 이용하면 날씨 시뮬레이션은 200배 낮은 비용과 300배 적은 에너지로 구현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의 경우, 기존 CPU 기반 시스템 대비 65배 낮은 비용과 58배 적은 에너지 소비로 구현이 가능하다”고 했다.‘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생성형AI는 최근들어 에너지 절감이 커다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던스에 강력한 시뮬레이션 성능 지원엔비디아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에 블랙웰을 접목하니 성능이 강력해졌다고 했다.케이던스 스펙터엑스(Cadence SpectreX) 시뮬레이터는 예전에 CPU 기반이었는데, 블랙웰 GPU와 그레이스(Grace) CPU를 연결하는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슈퍼칩(Superchip)을 써서 테스트 하니기존 CPU에서보다 13배 더 빠르게 실행됐다는 것이다.또 다른 애플리케이션인 케이던스 리얼리티(Reality)의 디지털 트윈 소프트웨어로는 물리적 데이터센터의 가상 복제본을 생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GPU를 사용하면 이러한 시뮬레이션이 CPU보다 최대 30배 빠르게 실행돼 타임라인이 단축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케이던스 시뮬레이션 성능과학 컴퓨팅을 위한 AI새로운 블랙웰 가속기와 네트워킹은 고급 시뮬레이션을 위한 비약적인 성능을 제공한다.엔비디아 GB200은 고성능 컴퓨팅(HPC)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이 아키텍처는 LLM의 추론 워크로드를 가속화하는 데 최적화된 2세대 트랜스포머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이를 통해 1.8조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GPT-MoE(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mixture of experts) 모델과 같은 리소스 집약적인 애플리케이션의 속도가 H100 세대 대비 30배 향상돼 HPC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LLM이 방대한 양의 과학 데이터를 처리하고 해독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HPC 애플리케이션은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할 수 있는 유용한 인사이트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게 됐다.실제로 샌디아 국립 연구소(Sandia National Laboratories)는 병렬 프로그래밍을 위한 LLM 코파일럿을 구축하고 있다. 엔디비아는 “샌디아 국립 연구소는 정보 검색 기능과 언어 생성 모델을 결합한 검색 증강 생성(RAG)이라는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엔비디아 기술로 AI 기반 병렬 코드 생성의 장애물을 극복하고 있다”면서 “재생 에너지 연구, 기후 과학 그리고 신약 개발 등의 지평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아울러 최신 엔비디아 NV링크(NVLink) 멀티노드 인터커넥트 기술을 통해 양자컴퓨터 시뮬레이션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엔비디아(NASDAQ: NVDA)는 가속 컴퓨팅의 선구자다. 1999년에 GPU를 발명해 PC 게임 시장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컴퓨터 그래픽을 재정의했다. 현대 인공지능(AI) 시대의 포문을 연 엔비디아는 시장 전반에 걸쳐 산업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다.
- 허영지 "언니 허송연·전현무 스캔들 너무 억울…나는 모자이크 처리돼"
- ‘전현무계획’[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걸그룹 카라 출신 허영지가 언니인 허송연 아나운서와 전현무의 스캔들에 억울함을 호소한다.17일 방송되는 MBN ‘전현무계획’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미식의 본고장’ 전라도 광주-나주-무안에서 로컬 맛집 검증에 나선 전현무 곽튜브 손태진의 활약상이 그려진다. 또 가수 손태진의 뒤를 이어, 허영지 허송연 자매가 먹게스트로 바톤터치를 한 담양-고창-전주 먹트립 현장이 펼쳐진다.이날 손태진은 전현무와 곽튜브에게 지역 맛집을 총망라한 파일을 전격 공개하며, 담양의 국수거리를 강력 추천했던 바. ‘손태진계획’에 따라, 두 사람은 담양에서 익숙한 맛이 주는 충만한 행복을 느끼며 먹방 4차전을 치른다. 뒤이어 전현무는 “꼭 먹고 싶은 제철음식이 있다”면서 “국수 러버들의 유명한 성지인 담양에 왔으니, 이제 봄철 조개의 여왕 백합을 먹으러 고창으로 가보자. 이게 바로 선을 넘는 무계획 클래스”라고 외쳐 곽튜브를 얼어붙게 만든다.‘맛잘알’ 모드를 켠 전현무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중대 발표를 하면, 여성 게스트 두 분을 모신다. 아나운서와 아이돌이다”라고 귀띔해 곽튜브를 설레게 한다. 차츰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 곽튜브는 “전 원래 고창을 좋아한다”라며 빛보다 빠른 태세 전환을 보여 웃음을 안긴다. 잠시 후 허자매가 등장하자, 곽튜브는 반가움을 드러내며 “두 분이 함께한 너튜브를 봤다”며 이야기꽃을 펼친다.드디어 네 사람은 ‘지금이 제철’인 고창의 명물 백합을 맛보기 위해, 로컬 백합정식 맛집으로 향한다. 생소한 자연산 백합회부터 백합구이, 백합탕, 백합무침, 백합죽까지 제철 음식 한 상이 펼쳐진 가운데, 환상적인 식감에 감탄한다..신나는 백합 풀코스 뽀개기 중, 허영지는 “전현무와 언니 허송연의 스캔들에 너무 억울했다”면서 “언젠가 꼭 한번 말하고 싶었다. 두 사람의 스캔들 사진 속에 나도 있었는데, 모자이크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전현무는 “지인들과 함께한 회식 자리였다”면서 “허영지를 모자이크 처리한 게 더 가슴이 아프다. 허영지를 몰랐던 것”이라고 팩폭을 날려 폭소를 자아냈다.허송연은 “대학생 때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었다”면서 “성악 전공인데, 다른 분야를 생각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때 동생 허영지와 전현무가 함께 프로그램을 하면서 친해진 상태였고, 전현무에게 진로 상담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굉장히 진심 어린 조언과 피드백을 해줬다. 전현무의 도움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이뤄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전현무는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았다. 말도 곧잘 하니깐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고 덧붙였다. 또 전현무는 “평소 아나운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는 걸 좋아한다”면서 “내가 아나운서를 꿈꿨을 때, 주위에 조언 구할 곳이 진짜 없었다. 그 막막함을 잘 알고 있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전현무계획’은 17일 오후 9시 10분 방송한다.
- 구혜선, 학교 주차장서 노숙하는 사연은?
- ‘진실 혹은 거짓’[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진실 혹은 설정: 우아한 인생’ 추리단이 사상 최초로 추리에 실패했다.지난 16일 방송된 tvN ‘진실 혹은 설정: 우아한 인생(연출 권대현)(이하 ‘우아한 인생’)’에서는 시험 기간을 맞은 대학생 구혜선을 시작으로 포장마차 사장 추성훈, 크리에이터 진용진의 흥미로운 일상이 펼쳐졌다. 특히 진실과 설정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들의 영상에 추리단 모두 오답을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재미를 배가시켰다.이날 방송에는 전현무, 미미 그리고 일일 추리 단원 최다니엘이 함께한 가운데 구혜선의 대학교 생활이 베일을 벗었다. 2020년에 복학한 만학도 구혜선은 학교 주차장에서 차박을 해 눈길을 끌었다. 구혜선은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방 계약이 종료됐으나 단기 계약할 곳이 없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생활의 흔적이 느껴지는 차 내부와 물티슈 세수, 잠옷에 겉옷만 걸친 등교 패션, 머리 감기 대신 드라이 샴푸를 사용하는 모습 등이 놀라움을 자아냈다.또한 구혜선의 졸업식 당일도 볼 수 있었다. 구혜선은 상위 5% 학생에게 수여하는 최우등 졸업상을 받았고 출연자들이 쉽게 믿지 않자 최저 학점 B+, 평점 평균 만점 4.5점에 4.27점을 기록한 성적표를 공개해 탄성을 자아냈다.다음으로 은퇴 후를 준비 중인 추성훈이 새로운 사업에 나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시장에서 거침없이 과일, 야채를 구매한 추성훈이 투자한 곳은 포장마차 가게로 일본에서의 요식업 경험을 살려 도전했다고 해 호기심을 유발했다. 레시피를 점검하며 장사를 준비한 추성훈은 직접 홀도 관리하며 열정적인 사장의 면모를 드러냈다.무엇보다 하이볼 3잔을 주문한 손님은 추성훈에게 로우킥을 맞거나 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매시 정각 펼쳐지는 추성훈의 노래, 안주 4개 시키면 휘파람 쇼 등 기상천외한 이벤트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가짜라기에는 너무나 진심으로 이벤트에 참여했고, 새벽부터 밤까지 바빴을 추성훈의 행동은 보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했다.마지막으로 진용진은 아침부터 글을 쓰며 순식간에 탄산음료를 3캔 마시더니 5단 트림 콤보를 뿜어냈다. 게다가 하루에 한 끼는 라면으로 먹는다는 진용진은 먹는 거로 고민하고 싶지 않고 일할 때 빼고는 뇌를 쓰고 싶지 않아 맛집도 가지 않는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게다가 짠 라면을 참고 먹던 진용진은 물을 틀어 냅다 혀를 헹구는 기이함으로 의심을 증폭시켰다.더불어 저녁에는 헌팅포차를 배경으로 하는 재난영화를 만들기 위해 조사 차원에서 헌팅포차를 방문, 손님들과 인터뷰하며 정보를 얻었다. 귀가한 뒤에도 라면에 소주를 먹으며 콘텐츠 작업을 이어가 하루 종일 콘텐츠 생각뿐인 진용진의 삶은 진실인지 궁금증을 모았다.미미가 구혜선, 추성훈, 진용진 모두 진실이라는 과감한 추리로 시선을 집중시켰고 최다니엘은 추성훈, 진용진을 설정으로, 전현무는 구혜선을 설정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세 사람 중 진용진과 구혜선이 진실, 추성훈이 설정된 콘셉트를 보여준 것으로 밝혀져 전원 추리 실패 엔딩을 맞이했다.이처럼 진실과 설정을 판단하기 힘든 역대급 회차를 남긴 tvN ‘진실 혹은 설정: 우아한 인생’은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 ‘나솔사계’ 11기 영식, 8기 옥순 단념→17기 영숙과 데이트…후폭풍
- ‘나솔사계’[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솔사계’ 로맨스에 대혼돈의 소용돌이가 불어닥쳤다.16일 방송한 SBS Plus와 ENA의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에서는 ‘사계 데이트권’이 헤집어 놓은 ‘솔로민박’의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이 공개돼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앞서 8기 옥순은 “이성적으로 발전이 안 될 것 같다”고 11기 영식에게 선을 그었던 터. 이날 11기 영식은 다시 한번 8기 옥순에게 “그럼 18기 영호님으로 좀더 생각해보시는 거냐?”고 속마음을 떠봤다. 8기 옥순은 “아직 못 정했다”고 말을 아꼈다. 11기 영식은 “ 저는 8기 옥순님 아니면 (‘사계 데이트권’을) 안 쓰겠다고 얘기했다”고 못 박았으나, 8기 옥순은 서둘러 숙소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8기 옥순과 로맨스를 정리한 뒤 공용 거실로 돌아온 11영식은 13기 광수와 17기 영수에게 “나 (데이트권) 안 쓸 거야”라고 토로했다. 17기 영수는 “그게 네가 힘겹게 딴 거잖아. 다른 사람한테라도 써”라고 조언했다. 이미 8기 옥순에게 ‘사계 데이트’ 신청을 받은 18기 영호는 11기 영식의 이야기에 내심 미안해하며 입을 꾹 닫았다. 결국 어색한 분위기에 11기 영식은 “자러 가겠다”며 자리를 떴다.17기 순자는 ‘사계 데이트권’을 쓰기 위해 6기 영수를 불러냈는데, 6기 영수는 “영숙님한테 마음이 더 가는 건 사실”이라고 현재의 속마음을 솔직 고백했다. 이에 17기 순자는 “데이트권을 원래는 영수님에게 쓰려고 했는데 마음을 바뀌었다”며, 대화를 급히 종료했다. 이후 17기 순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영숙 언니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고 6기 영수를 포기하게 된 속내를 밝혔다.17기 영수는 여자 숙소로 향하는 15기 정숙을 따라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줘”라며 은근슬쩍 ‘사계 데이트’를 신청했다. 15기 정숙은 “난 당연히 (15기) 현숙을 선택할 줄 알았어”라며 당황스러워했다. 앞선 ‘3:1 데이트’에서 15기 정숙의 반전 매력을 발견했던 17기 영수는 이와 관련해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15기 정숙님이) 생각보다 여성적인 면이 많았고, 귀엽고 묘했다”라고 1 5기 정숙을 선택한 이유를 고백했다.17기 순자는 6기 영수와 대화 종료 후, 18기 영호를 불러내 “데이트권이 2장인데, (한 명씩에게) 나눠 쓰니까 방송에서 보기 싫더라. 그래서 고민 중”이라고 망설이는 속내를 드러냈다. 18기 영호는 “순자님이 (데이트 상대를) 결정하면 그 후에 자겠다”라고 배려심을 보였다. 이에 용기를 낸 17기 순자는 “연하를 주로 만나시냐?”, “외적인 스타일은 어떤 걸 좋아하시냐?” 등 18기 영호의 이상형을 물은 뒤, 슬쩍 “저의 ‘사계 데이트권’을 쓰겠다”라고 대시했다.15기 현숙은 늦은 새벽까지도 ‘사계 데이트권’ 상대를 지목하지 않았다. 얼마 후, 6기 영수는 15기 현숙과 공용 거실에 단 둘만 남게 되자 “드디어 저희 단둘이 만났다. 현숙님을 여기서 만나니까 더 신기하다”고 호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6기 영수는 앞서 ‘데이트 선택’에서 15기 현숙이 아닌 17기 영숙을 택했던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했다. 이때 17기 영숙이 화장실을 쓰기 위해 공용 거실에 나타났다. 우연한 상황에 놀란 15기 현숙은 경계의 눈빛을 보내더니, 6기 영수에게 “우리 밖으로 나가서 얘기하자”라며 6기 영수를 데리고 나왔다. 두 사람이 사라지자, 17기 영숙은 씁쓸히 자기 방으로 돌아가 15기 정숙에게 이 같은 상황을 토로했다.같은 시각, 6기 영수는 15기 현숙에게 “데이트권을 누구한테 쓸 거냐”고 물었다. 15기 현숙은 “영수님이 처음부터 여기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나온다고 하면 (영수님도) 나오실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했다”고 6기 영수의 마음을 떠봤다. 그런 뒤, “데이트를 한 번 해보시죠”라고 6기 영수에게 정식으로 ‘사계 데이트권’을 쓰겠다고 밝혔다.17기 영수는 숙소 방에서 11기 영식과 나란히 앉아 ‘사계 데이트’를 포기한 11기 영식을 설득했다. 17기 영수는 “네가 절실했잖아. 그 사람(8기 옥순)이 아니라고 했다고 포기하는 자체가 너무 아쉽다. ‘사계 데이트권’을 다른 여성 출연자에게 쓰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11기 영식은 “나의 절실함은 8기 옥순님을 위한 거였지, 다른 사람을 위한 게 아니었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럼에도 17기 영수는 끈질기게 11기 영식을 설득해, 다음 날 유일하게 데이트 스케줄이 없는 17 영숙을 11기 영식과 연결시켜줬다. 17기 영숙은 한밤중에 갑자기 11기 영식으로부터 두 장의 ‘사계 데이트권’ 신청을 받자, 당혹스러워했다. 11기 영식은 “다들 데이트 나가는데 못 나가셔서 밥이나 먹고 오자는 생각이었다”라고 17기 영숙에게 속내를 설명했다.그러던 중, 6기 영수가 17기 영숙을 찾아와 “아까 (17기 영숙님이) 화장실 가려고 공용 거실에 들어왔을 때, 저와 현숙님이 (대화하러) 나가서 혹시 기분 나빴을까 봐”라면서 뒤늦게 사과를 했다. 17기 영숙은 “저도 11기 영식님한테 ‘사계 데이트권’ 신청을 받았다”고 덧붙여 6기 영수의 질투심을 유발했다.15기 정숙은 잠자리에 들었다가, 18기 영호가 17기 순자에게 ‘사계 데이트’ 신청을 받았다는 것에 그라데이션 분노해 갑자기 ‘이불킥’을 날렸다. 이어 ‘룸메이트’인 17기 영숙에게 “영호한테 (내 마음 상태를) 얘기해야 하나 싶어서”라고 고민 상담을 했다. 잠시 후, 15기 정숙은 17기 영숙의 도움으로 18기 영호를 불러냈고 15기 정숙과의 대화를 마찬가지로 기다렸던 18기 영호는 8기 옥순, 17기 순자가 모두 자신에게 ‘사계 데이트권’을 썼다는 사실을 전했다. 또한 그는 “두 분 다 너무 다르게 매력이 있으시니까 오늘은 (결정을) 못 하겠다. 시점이 늦어서 타이밍이 안 맞더라도, 가장 마음이 끌리는 분에게 직진할 생각”이라고 고백하며 양해를 구했다.다음 날 아침, 11기 영식은 일찍 일어나, 어질러진 공용 거실 테이블을 혼자서 깨끗하게 치웠다. 이때 17기 영숙이 나타나 11기 영식을 도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8기 옥순과 18기 영호이 나란히 공용 거실에 등장해 11기 영식을 당황케 했다. 불편해진 11기 영식은 두 사람을 피해 옆방으로 들어갔고, 17기 영숙은 11기 영식의 뒤를 따라가 “(8기 옥순님이) 많이 신경 쓰이시냐?”라고 물었다. 11기 영식은 “지금은 얘기 안 하고 싶다”며 한숨을 내쉬었다.뒤이어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15기 현숙과 데이트를 한 6기 영수가 “프로그램 끝나고도 따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어필하는가 하면, 11기 영식과 데이트를 마친 듯한 17기 영숙이 텐션이 ‘다운’ 된 모습으로 “제가 예민한 거 아니죠”라고 토로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나솔사계’는 23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 SBS Plus와 ENA에서 방송한다.
- 꽃 축제 끝판왕이 온다…'에버랜드 장미축제' 17일 개막
- 이달 17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한 달간 ‘장미축제’가 열리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 (사진=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에버랜드의 간판 행사인 ‘장미축제’가 17일 개막해 다음 달 16일까지 이어진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장미원 일대 ‘빅토리아·비너스·큐피드·미로’ 등 4가지 콘셉트의 테마정원에서 포트선라이트(영국)와 뉴돈(미국), 피스(프랑스) 등 720개 품종의 300만 송이 장미를 선보인다.에버랜드가 1985년부터 매년 여는 장미축제는 전국 70여개 꽃 축제의 효시로 손꼽히는 행사다. 메인 행사장인 장미원은 2022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장미대회에서 ‘어워드 오브 가든 엑설런스’(Award of Garden Excellence)에 선정돼 세계 최고의 장미정원 타이틀도 달았다.에버랜드 장미원 야경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올해 축제의 하이라이트 코너는 빅토리아 정원 ‘에버로즈 컬렉션존’이다. 국제 콘테스트에서 최고상(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퍼퓸 에버스케이프’ 등 30종의 ‘에버로즈’를 선보인다. 에버로즈는 2013년부터 정원장미 신품종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에버랜드가 품종보호등록까지 마친 국산 품종이다. 온라인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튜브에서 ‘꽃바람 이박사’로 알려진 이준규 에버랜드 식물컨텐츠그룹장(조경학 박사)이 장미원의 유래부터 에버로즈의 탄생 비화 등을 들려주는 해설 프로그램이다. 별도 장비 없이 에버랜드 모바일 앱, QR코드 인식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형형색색 장미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핑크 계열 장미로 꾸민 대형 찻잔 화분과 꽃수레, 장미 배경의 테이블, 장미터널, 장미성 배경의 빅토리아 가든, 장미원이 내려다보이는 로즈기프트 상품점 거리 등은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손꼽힌다. 아모레퍼시픽 해피바스는 장미원에 대형 에어돔을 설치해 오감 힐링체험 등 ‘거품멍전(展)’을 진행한다. 포시즌스 가든에선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등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과 먹거리와 굿즈, 어트랙션을 선보인다.에버랜드 관계자는 “장미 만개 시기인 이달 말부터 장미원과 포시즌스가든, 뮤직가든 등 정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특별 이용권 ‘가든 패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복사꽃이 필 때 황복이 온다[이우석의 식사(食史)]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현복집의 복어회[글·사진=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가끔 어떤 음식을 이야기할 때 특정한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영국 샌드위치 백작의 유명한 일화며 안심 스테이크의 프랑스 샤토브리앙 남작도 그렇다. 보통은 고관대작(高官大爵·정계 지위가 높은 저명한 인물)이다. 장삼이사(張三李四·평범한 사람) 필부(신분이 낮고 보잘것없는 사내)는 음식 일화에 나왔대도 전해지는 경우가 드물다. 고작 명씨 성을 가진 어부의 명태 정도다. 황복(민물고기로 복어의 일종)을 말할 때 어김없이 중국 북송의 시인이자 문장가인 소동파(1037~1101)가 등장한다. 글로도 이름을 떨쳤지만 동파육을 고안해 만들어 먹었다는 미식가로도 유명하다. 소동파는 복어의 맛을 흠모하고 찬양했다. 그가 쓴 시 혜숭춘강만경에는 “물쑥은 땅에 가득하고 갈대 싹은 짤막하니, 지금이 바로 하돈이 올라오려는 때”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강에 사는 돼지, ‘하돈’(河豚)은 복을 이르는 말이다. 살집 좋고 몸을 부풀리는 등 보기에 뚱뚱해서 그렇다. 맛있기도 하니 하돈은 잘도 갖다붙인 이름이다. 독을 품은 복어를 일러 소동파는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 했다고도 한다.황산옥 황복탕◇북송의 소동파도, 고려 이색도 복어 예찬소동파 이외에도 복어는 문인들이 특히 좋아했던 것 같다. 옛 문인들이 남긴 복어에 대한 글이 적지 않다. 다산 정약용은 ‘어가에선 복어만 이야기한다’고 썼다. 서영보 또한 복어를 좋아하던 미식가였는지 “복사꽃 무수한 계절에 미나리 참깨 맛이 그리워라. 이제 복어 계절을 또 보낸다”고 적었다. 고려 말의 문신 목은 이색도 복어 예찬을 남긴 바 있다.베스트셀러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는 비슷한 듯 또 다른 느낌의 말, ‘복어는 먹고 싶고, 목숨은 아깝고’란 일본 속담도 있다. 일본의 문인들도 복어를 사랑했다. 하이쿠 시인 고바야시 잇사는 “독이 무섭다고 복어를 먹지 않는 바보들에게는 (복어는) 보이지 않는 후지산”이라는 글을 남겼다. 다른 생선보다 유독 복어에 관한 예찬이 많은 걸 보면 동북아시아의 옛사람들은 복의 맛을 특히나 즐긴 모양이다.복어는 본시 겨울이 제철인데 한국과 중국의 문헌에는 의외로 봄날의 복어가 맛이 좋다고 나온다. 허준도 소동파도 그랬다. 이는 산란기인 2~3월 강을 거슬러 오르는 황복을 말하기 때문이다. 참복도 까치복도 있지만, 주로 황복을 먹었다. 바다생선이 아닌 강물에서 잡은 황복이다. 하돈이라는 이름으로 분명히 못 박았다. 복에 관한 글에 틀림없이 봄 이야기가 따라오는 거로 봐서도 문헌에 등장하는 복어는 대부분 황복이었을 게다.양천현령을 지냈던 겸재 정선의 경교명승첩에는 행주대교 일대를 그린 행호관어가 있는데 그 부근에서 물고기를 잡는 광경이다. 여기에 덧붙인 시는 ‘늦봄의 복엇국, 초여름의 위어회, 복사꽃이 떠내려올 때 그물을 던진다’는 구절이다. 겸재의 친구 이병연이 지은 시다. 겸재가 붓으로 묘사한 생선은 다름 아닌 봄날의 황복이란 증거다.아무튼 복어, 특히 황복은 그만큼 인기가 있는 별미로 세인들의 사랑을 받았다.1000여년 간 육식을 금지했던 일본에선 대신 생선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막부의 칙령으로 복어의 식용 또한 금지한 바 있는데 독 때문에 복을 잘못 먹고 죽는 이들이 많았던 까닭이다. 이때 귀에 익은 이름 하나가 등장한다.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그가 복어 먹는 것을 금지시켰다. 근대에 들어서 비로소 금식령이 해제됐는데 이를 주도한 이 또한 우리나라와 연관이 깊은 인물이다. 그는 일제의 조선 침략을 주도한 이토 히로부미였다. 여러모로 따져봐도 복어는 우리와 인연이 깊은 생선이다.철철복집 복이리(곤이)구이◇복어 식도락의 역사는 곧 죽음의 역사였다우리나라는 일찍부터 복어를 먹었다. 복어는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특히 원양이 아닌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서 주로 서식해 먼바다까지 나가지 않고도 얻을 수 있어 예전부터 즐겨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석기시대인 김해 수가리 패총에서 빗살무늬토기와 함께 복어 뼈가 나왔을 정도다. 백제 풍납토성터와 신라 서봉총에서도 복어의 흔적이 출토됐다. 특히 풍납토성 복어 뼈는 항아리 안에서 발견돼 백제인들이 복어로 젓갈을 담가 먹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복어 식문화가 있었다.중국에서도 산둥성 구가장 유적 패총에서 복어 뼈 화석이 발견됐고, 역시 일본 시모노세키 야스오카 시오마치 패총에서도 나왔다.위험하진 않았을까. 대체 누가 이처럼 위험한 식도락을 개척했을까. 복어 식도락의 역사는 연속된 죽음의 역사였다. 과거로부터 현대에까지 이른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 6년(1424년) 복어 독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있었고, 성종 24년(1493년)에는 웅천(지금의 진해)에서 복어 알이 묻은 굴과 미역을 먹고 주민 2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과학지식도 실험실도 없던 그때, 복어의 피와 내장을 빼면 아주 맛있는 음식 재료가 된다는 사실을 과연 누가 깨쳤을까. 2300년 전의 중국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에도 이미 ‘복어를 먹으면 죽는다’는 경고의 기록이 나온다. 그땐 제독법(制毒法)이 널리 유통되지 않았던 모양이다.살집을 제외한 복어 부위에는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훨씬 강력한 테트로도톡신이 들었다. 맹독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비로소 먹을 수 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의문이 들지만 어찌됐든 사람들은 복어 독의 비밀을 알아내고 말았다.시행착오의 ‘착오’란 곧 죽음을 의미했으므로, 결국 무수한 죽음을 겪고 난 후에야 비로소 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위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식을 얻어낸 현생인류는 복어의 ‘유일한 천적’이 됐다.철철복집 복껍질무침◇촉촉 담백, 씹을수록 나는 단맛죽을지도 모르는데 그만큼 먹고 싶었을까. 그렇다. 복어는 맛있다. 그리고 동그란 몸매엔 살점이 많다. 양쪽으로 포를 뜨면 투실한 살덩어리가 잔뜩 나온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복어는 엄청나게 먹어댄다. 설치류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갑각류나 연체동물을 뜯어먹는다.복어는 방어, 삼치, 고등어 등 같은 겨울 제철 생선 중 가장 담백하지만 그 맛에 찾는 이가 많다. 특히 국을 끓이면 세상에 이만큼 시원한 해장국도 드물다. 그래서 복국, 복매운탕, 샤부샤부 등으로 많이 즐긴다. 튀김이나 불고기로 먹기도 한다. 생선 중 살점이 푸짐한 종이 드물기 때문이다. 독의 위험을 감수하며 복어를 먹었던 건 맛 때문이다. 복어는 다른 생선과는 맛이나 식감이 많이 다르다. 두툼한 살은 단단해 씹는 맛도 좋고, 탄력 있는 껍질 부위와 뱃살, 등살 등 부위별로 맛이 달라 코스로 즐기기에도 딱이다.복어 살점을 익힐 경우 닭가슴살과 비슷한 느낌이 나지만 훨씬 촉촉하며 담백하다. 씹을수록 살짝 단맛도 난다. 날것으로 얇게 썰어내는 복어회의 경우, 무늬가 있는 접시에 굉장히 얇게 떠내 그 무늬가 비쳐야 한다. 생으로도 살이 단단해 얇아야 오히려 씹는 맛이 좋다. 복어회는 새콤달콤한 폰즈 소스에 살짝 찍어 한 점씩 음미하며 맛보는 것이 좋다. 일반 생선회처럼 두껍게 먹었다간 그 엷은 단맛을 느끼기 어려울 뿐 아니라 파산할 수도 있다.이리도 맛있다. 수컷의 정소인 이리는 복어 내장 중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부위다. 한자로 ‘어백’(魚白), 일본어는 ‘시라코’(白子)라 부른다. 생선 내장 부위 중 가장 헷갈리는 부위로, 알과 난소 등을 총칭하는 곤이와 혼동한다.(복어의 알을 먹으면 당장 죽는다)복어 이리는 명란처럼 유선형에다 뽀얀 색을 띤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특급 식재료로 꼽힌다. 중국의 최고 미인으로 회자되는 서시의 젖가슴에 비유해 ‘서시유’(西施乳)란 별칭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참고로 황복은 좀 더 기름지다. 평소 복국 중 맑은 탕이 심심하다고 느꼈다면 황복 맑은 탕을 고르는 것이 좋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아무 데서나 쉽사리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흠이다. 복어와 가장 궁합이 맞는 식재료는 바로 미나리. 매운탕이든 맑은 탕이든 미나리를 듬뿍 넣고 끓이면 아삭하고 풋풋한 미나리 맛이 국물에 녹아들어 더욱 풍미가 좋아진다.분명히 복어라 쓰는데 보통 복이라 부른다. 맛나고 값진 복어를 먹을 수 있으니 그것이 진정 복(福)이라 그랬던 것일까.현복집 복어회◇복어맛집▶철철복집=노포들이 즐비한 서울 시청 뒤 다동에 위치한 복어 노포다. 명실상부한 복어 맛집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다. 30년 이상 다동·무교동 음식골목의 안줏거리와 해장을 책임져왔으며 그 명성이 일본까지 퍼졌다. 양념과 소금구이 등 복불고기 요리와 전골로 내는 복맑은탕(지리), 복매운탕, 수육 등이 있으며, 특히 복고니구이(사실은 이리) 인기가 높다. 값은 꽤 나가지만 인근 회사원은 물론 멀리서도 입소문을 듣고 찾는다. 서울 중구 을지로3길 29. ▶현복집=강남의 대표 복어 맛집이다. 일명 ‘종이에 끓여주는 복맑은탕’으로 유명하다. 활복 수조를 따로 두고 때맞춰 잡은 후 제독 처리를 하고 코스로 내온다.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복어회, 샤부샤부, 맑은탕, 튀김(가라아게) 등 일식 스타일 복요리를 표방하며 질 좋은 참복(도라후구)의 다양한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코스를 주문하면 껍질, 회, 탕, 죽 등을 차례로 내준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0길 14. ▶신원복집=서울 서부권의 복집 강자. 40여 년 업력을 자랑하는 곳으로 맑은탕이 유명하다. 일반 복부터 활복, 참복까지 골라서 즐길 수 있는데 가격은 배로 올라간다. 소금구이와 불고기, 샤부샤부, 가라아게(튀김) 등 안줏거리가 있고 코스로도 즐길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홍익로 29. 신원복집 복가리아게
- 권력자만 이용했던 비밀의 해변…온갖 푸른색이 이곳에 [여행]
- 하늘에서 본 티니안의 타가 비치. 오묘한 푸른 빛이 압권이다.[사이판·티니안=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5월의 사이판은 총천연색 물감을 섞어 놓은 팔레트와 같았다. 강렬한 붉은빛을 내뿜는 불꽃나무, 별 모양의 하얀 플루메리아, 온갖 파란 물감을 흩뿌린 듯한 바다가 눈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인다. 화려한 색의 향연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혀를 감싸는 미식의 향연까지 더해지면서 몸과 마음은 저절로 무장 해제된다.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는 문구를 통째로 녹인 듯한 사이판 축제는 태양마저 핑크빛으로 보이게 하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사이판 글자 간판 ◇1년에 단 한 달, 사이판 음식의 진수를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 행사장 입구매년 5월 사이판의 토요일은 맛있어진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Taste of the Marianas)는 한 달 동안 미식가의 심장을 뛰게 하는 축제다. 행사장인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는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빨리 먹기와 요리 등 경연 대회, 전통춤 공연, 예술·공예품 판매 등 축제 프로그램이 잔뜩 이어진다.사이판의 지역 수제 맥주 판매 부스.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는 북마리아나 제도에 속하는 사이판과 인근 티니안, 로타의 주요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행사다. 호텔·리조트를 비롯해 30여 개 개성 넘치는 현지 식당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셰프들에겐 자존심을 건 맛의 격전장, 방문객에겐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맛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의 음식 부스.축제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음식을 주문하려면 먼저 돈을 토큰으로 환전을 해야 한다. 판매자와의 현금거래를 제한하기 때문인데, 5달러는 녹색, 1달러는 주황색 토큰으로 바꿔준다. 토큰을 들고 있자니 모든 음식 부스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판매하는 음식 종류는 코코넛 떡의 일종인 아피기기, 통돼지구이, 피자, 타코, 치킨은 물론 일식과 불고기, 제육볶음 등의 한식까지 아우른다. 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에서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아이들.일행과 함께 각자 사 온 음식을 나누다 보니 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OMG 인터내셔널 푸드 챌린지’ 대회가 열렸다. 국제 대회답게 본선에는 한국인 먹방 크리에이터 권상혁 씨와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 대표, 샌드위치 많이 먹기 예선을 통과한 현지인 3명이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의 안내와 함께 대회가 시작됐다. “1시간 동안 놓인 음식을 가장 먼저 다 먹거나, 시간 초과 시 남은 음식의 무게가 가장 적은 사람이 우승하게 됩니다!”빨리 먹기 대회인 ‘OMG 인터내셔널 푸드 챌린지’ 참가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각국 대표들은 1시간 동안 열띤 응원을 받으며 음식을 해치우기 시작한다. 바비큐 치킨, 스테이크, 돼지갈비, 삼겹살, 소시지, 마카로니 샐러드, 파파야 코코와 사투를 벌이는 선수들. 응원석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마치 한일전을 방불케 했다. 열띤 경쟁을 벌인 끝에 한국 대표 권상혁 씨가 1위를 차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티니안의 매운 고추 ‘도니 살리’축제가 아니더라도 음식은 사이판의 중요한 문화로 꼽힌다. 북마리아나 제도 인구의 90% 이상이 사는 사이판은 전통 차모로 음식문화에 스페인, 독일, 일본, 미국이 통치하면서 유입된 동서양의 식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미식 세상이다. 평소 매운맛을 즐긴다면 티니안의 매운 고추 ‘도니 살리’를 넣은 음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도니살리가 청양고추보다 훨씬 매워 혀를 내두르게 하므로 자만은 금물이다. ◇만세 절벽의 슬픈 과거, 사이판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한국인일본군과 민간인이 ‘천황 폐하 만세(반자이)’를 외치며 목숨을 버렸던 만세 절벽.과거 태평양 전쟁 시절, 미군과 일본군은 사이판에서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특히 사이판 북단에 있는 80m 높이의 ‘만세 절벽’은 아름다운 절경과 별빛 투어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인의 한이 서려 있다. 사이판이 함락되자 이곳에서 1000여 명의 일본군과 민간인은 미군의 항복 권유에도 ‘천황 폐하 만세(반자이)’를 외치며 목숨을 버렸다.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치른 대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에서 끌려온 희생자도 다수였다. 군사기지, 활주로 건설 등을 위해 동원됐다가 학대와 굶주림, 풍토병, 폭격에 희생된 한국인이 100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사이판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81년에 조성된 ‘태평양한국인위령평화탑’1981년 조성된 ‘태평양 한국인 위령평화탑’은 이곳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장소로 만세 절벽에서 차로 약 3분 거리에 있다. 위령탑 주변은 사자 석상과 장승, 한글로 된 추모비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은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길 바라며 묵념을 한다.하지만 핍박받던 과거의 상처는 아물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80년이 지난 현재, 사이판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이판 관광객의 약 80% 이상이 한국인이다. 경제를 지탱할 특별한 산업이 거의 없는 사이판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망한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라오라오베이 골프 리조트한국인 관광객이 쓰는 비용은 한국 기업이 회수하고 있다. 이랜드 그룹 소속 MRI가 운영하는 사이판 내 유일한 5성급 호텔 ‘켄싱턴호텔 사이판’, 바다 배경의 골프코스로 유명한 ‘코럴 오션 리조트 사이판’, 가족 여행객이 선호하는 ‘PIC 사이판’은 전체 방문객의 60%가 찾는 사이판의 랜드마크다. 대형 워터파크로 유명한 ‘월드리조트’,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역시 한국계 기업 소유다. 이쯤 되면 패망하고 떠난 일본의 빈자리를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차지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사이판에서 ‘관광 독립’을 이룬 한국의 저력이 역사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씻어주는 것만 같다. 사이판의 최고봉인 ‘타포차우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섬 전경.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인 사이판은 전쟁과 무관한 아름다운 명소도 여럿이다. 섬 전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타포차우산’, 사이판 최고의 포토존 중 하나인 ‘새섬’(Bird Island), 다이내믹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마나가하섬’ 등은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사이판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새섬.◇원자폭탄이 출발한 섬, 티니안에서 만난 눈부신 바다티니안 북부에 있는 노스필드 비행장. 원자폭탄을 탑재한 B-29가 출격한 곳이다.사이판에서 맨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까운 티니안은 한국인에게 광복을 선물한 섬이다. 1945년 8월 6일,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탑재한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티니안 북부에 있는 노스필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이날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는 전체 인구 35만 명 중 14만 명이 사망했고, 도시는 아무것도 없었던 신석기 시대처럼 변해버렸다. 사흘 뒤인 8월 9일에는 티니안에서 출발한 두 번째 원자폭탄 ‘팻맨’이 나가사키에 투하됐고, 약 7만 5000명이 사망했다.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던 일본 군부가 두 번의 원폭 투하에 백기투항하면서 한국은 그토록 바라던 해방을 맞이했다. 티니안이 우리에게 깊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원자폭탄 적하장 터’. 리틀보이와 팻맨을 보관했던 장소다.사이판 국제공항에서 경비행기로 10분이면 닿는 티니안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초토화시킨 리틀보이와 팻맨을 보관했던 ‘원자폭탄 적하장 터’가 있다. 유리지붕으로 덮여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력과 달리 다소 아담한 크기다. 안에는 원자폭탄의 모습, 투하를 위해 이륙한 폭격기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티니안에 있는 일본군의 녹슨 대포티니안 섬 곳곳에는 건물 뼈대만 남은 일본 공군 행정본부, 발전소, 폭격으로 박살이 난 연료저장소를 비롯해 벙커, 녹슨 포대 등이 남아 있다. 이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한국인 강제 징용자들이 채웠다. 리틀보이와 팻맨이 출발한 노스필드 비행장 활주로도 이들이 뙤약볕을 맞으며 만들었다. 미군이 티니안에 상륙하자 일본군은 한국인 징용자를 죽이거나 자살을 강요했다. 티니안에서만 5000여 구 한국인 유골이 발견된 배경이다.하늘에서 본 티니안의 타가 비치. 오묘한 푸른 빛으로 인기를 끄는 명소다.전쟁의 쓰라린 기억은 ‘타가 비치’에서 훌훌 날려버릴 수 있다. 차모로의 족장 타가가 자신과 가족의 전용 해변으로 썼던 것에서 유래해 붙은 이름이다. 얼마나 특별한 풍경이기에 권력자가 이곳을 혼자만 쓰려고 했을까. 타가 비치에 이르자 에메랄드, 사파이어, 티파니 블루 등 온갖 푸른색을 가져와 바다에 풀어놓은 듯한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세상에 푸른 빛깔이 이렇게 많고 고왔던가. 눈앞의 색을 표현할 단어가 없으니 ‘티니안 블루’라고 불러야겠다. 일행 중 한 명은 “물빛이 몰디브보다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것 같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타가 비치 자체가 티니안 방문의 이유라고 해도 인정할 만한 절경이다.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거대한 돌로 지은 타가 족장의 집터가 남아 있으니 함께 둘러보기 좋다.세상의 푸른색을 모두 담은 듯한 티니안의 타가 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