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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 직종·연차 막론 `믿음` 공고
  • [29th SRE][Survey]한기평, 직종·연차 막론 `믿음` 공고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기업평가에 대한 회사채 시장 참가자들의 `믿음`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등 직종을 가리지 않고 가장 높은 신뢰도를 받았다. 평가보고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연차를 막론하고 한기평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으나, 저연차 그룹에서는 한국신용평가와 격차가 크게 나지 않았다. 또 품질개선 노력과 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 부분에서는 직종과 연차에 따라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한기평, 크래딧 애널리스트 절대 신뢰받아한기평은 29회 SRE 조사에서 등급신뢰도 3.88점을 받아 4회 연속 1위 자리를 이어갔다. 한국신용평가가 3.69점으로 2위 자리를 지켰으며, NICE신용평가는 3.50점으로 여전히 3위에 머물렀다. 담당 업무별 신뢰도 점수에서도 순위는 마찬가지였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한기평은 유일하게 4점을 웃도는 4.12점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신평(3.92점)과 NICE신평(3.65점) 순이었다. 채권매니저들도 한기평에 가장 높은 3.81점을 매겼으며, 한신평과 NICE신평은 각각 3.63점, 3.30점을 받았다.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그룹 모두에서 한기평과 3위 NICE신평과의 점수 차이는 0.5점가량 크게 벌어졌다.평가보고서 만족도에서도 한기평이 3.90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신평(3.64점), NICE신평(3.51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평가보고서 설문에서도 한기평이 가장 많은 77표(42.8%)를 받았다. 한신평은 54표(30%), NICE신평은 28표(15.6%)를 획득했다. 등급신뢰도와 직결되는 평가보고서에서 한기평에 대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의 절대적인 신뢰가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한기평에 4.27점의 높은 점수를 준 반면 NICE신평은 3.59점에 그쳤다. 채권매니저도 한기평(3.86점), 한신평(3.60점), NICE신평(3.39점) 순으로 점수를 매겼다. 한 SRE 자문위원은 “가장 자주 이용하는 평가보고서 설문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기평에 30표를 몰아줘 2위 한신평(12표)의 2배가 넘을 정도로 한기평 사랑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가장 먼저 한기평의 보고서를 보고, 이후 다른 신평사의 보고서를 참조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품질개선 노력 항목에서는 한기평(3.71점)에 이어 NICE신평(3.66점)이 2위에 올랐다. 한신평은 가장 낮은 3.59점을 받았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한기평과 NICE신평이 3.88점으로 동률을 이뤘고, 한신평이 3.71점으로 뒤처졌다. NICE신평은 채권브로커 등 기타 그룹으로부터는 3.82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에서는 한기평이 3.63점으로 1위를 지키기는 했으나, 2위 한신평(3.61점)과의 점수 차이는 0.02점에 불과했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한신평에 가장 높은 3.96점을 줬고, 한기평(3.92점)을 2위로 평가했다. 연차 낮을수록 전반적인 점수는 후해연차별 신뢰도에서도 한기평-한신평-NICE신평의 순위는 동일했다. 7년 이상 시니어는 한기평에 3.87점을 줬으며, 한신평과 NICE신평은 각각 3.64점, 3.46점을 줬다. 전반적으로 1~6년차 주니어그룹의 점수가 후했다. 주니어그룹은 한기평에 3.90점을 줬으며, 주니어그룹 중에서도 1~3년차의 저연차그룹은 4.00점의 더 높은 점수를 줬다. 3위 NICE신평의 점수는 주니어그룹에서 3.58점, 저연차에서 3.62점이었다. 특히 저연차그룹에서 한기평과 2위 한신평과의 점수 차이는 0.08점에 불과해 변별력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평가보고서 분야에서도 한기평이 연차를 가리지 않고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주니어그룹, 저연차그룹의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 한기평은 시니어그룹에서는 3.86점으로 평균(3.90점) 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주니어그룹과 저연차그룹에서는 3.98점, 4.00점을 받아 평균을 웃돌았다. 3위 NICE신평의 점수도 시니어그룹(3.49점)에 비해 주니어그룹(3.54점)과 저연차그룹(3.69점)의 점수가 높게 나왔다. 품질개선 노력에서는 시니어그룹과 주니어그룹간 의견이 엇갈렸다. 시니어그룹은 NICE신평에 가장 높은 3.69점을 줬고, 한기평(3.67점)과 한신평(3.60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주니어그룹에서는 한기평(3.80점)이 1위를 차지했으며, NICE신평(3.58점)이 근소한 차이로 한신평(3.56점)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저연차그룹에서는 한기평(3.88점)-한신평(3.73점)-NICE신평(3.65점) 순으로 나타나 연차별로 순위가 모두 달랐다. 신평 3사 모두 품질개선에 매진한 노력이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선제적 의견제시 적절성에서는 1위 한기평과 2위 한신평이 근소한 점수 차이를 나타냈다. 시니어그룹에서는 한기평(3.65점)과 한신평(3.64점)의 점수 차이가 0.01점에 불과했으며, 주니어그룹에서도 한기평이 한신평보다 0.06점 높은 3.5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저연차그룹 사이에서 NICE신평이 3.65점으로 한신평(3.62점)을 제치고 2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베스트리포트·워스트레이팅 엇갈린 평가가장 인상적인 연구보고서(베스트리포트)를 묻는 질문에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모두 ‘부동산 경기하강에 따른 PF 리스크’를 꼽았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11표(11.2%), 채권매니저도 28표(16.7%)로 1위를 차지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싣고 순항 가능할까?’에도 11표(11.2%)를 줘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연차별로는 시니어에서 ‘부동산 경기하강에 따른 PF 리스크’가 1위를 차지했지만, 주니어그룹은 전체 2위를 차지한 ‘코코본드 콜 리스크에 주목하라’를 1위로 꼽았다. 산업과 개별기업의 신용도 전망에서도 연차별 시각은 조금씩 차이가 났다. 시니어는 향후 1년간 업황이 악화될 업종으로 건설(43.0%), 자동차(34.7%) 유통(26.4%) 순으로 봤지만 주니어는 자동차(33.9%), 신용카드(33.9%), 건설(28.8%) 등을 꼽았다. 개선될 업종으로는 연차를 막론하고 조선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시니어는 조선에 이어 정유(21.5%)의 회복을 예상했지만 주니어는 전기전자(22.0%)를 선택했다.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워스트레이팅) 조사에서 시니어는 아시아나항공, 현대차·기아차, 롯데쇼핑, 웅진 등의 신용등급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니어도 아시아나항공의 등급 하향에 표를 던졌지만 LG디스플레이, 대한항공·한진 등의 등급 하향도 이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한신평, 굳건한 세미나 만족도 1위
  • [29th SRE][Survey]한신평, 굳건한 세미나 만족도 1위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세미나 만족도 1위를 이어갔다. 가장 많은 세미나를 열었고, 무디스와 함께하는 컨퍼런스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슷한 주제와 세미나 방식이 반복되면서 전체적으로 참석률과 업무 기여도가 떨어지는 추세다. 세미나와 연구보고서 만족도도 신평사간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무디스 효과 제대로 누린 한신평29회 SRE 세미나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신용평가는 가장 많은 48표(26.7%)를 얻었다. 58표(32.4%)로 1위를 차지했던 28회에 이어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로부터 각각 15표(29.4%), 25표(27.8%)를 받았다. 다만 세미나 참석률이 61% 이상으로 높은 그룹 중에서는 가장 저조한 3표(15.9%)에 그쳤다. 지난 28회에는 세미나 참석률 61% 이상에서 10표로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표를 많이 잃어버리면서 NICE신용평가(6표), 한국기업평가(5표)에 밀렸다.한신평은 이번 SRE 조사기간 중 총 4 차례의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무디스와 함께 ‘2019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 정부와 은행권, 기업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다. 무디스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2.9%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정책 등 대내외 리스크 등을 한국 경제 성장률을 저해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무디스와 함께 매년 컨퍼런스를 진행하는게 확실히 사람을 불러모으는 효과가 있다”며 “한신평이 세미나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무디스 효과가 제일 크지 않을까 싶다. 다른 곳은 이를 따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올 1월에도 ‘2019년 국내 주요산업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사업환경만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했고,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유통, 신용카드 업종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지난 2월에는 두산건설의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이슈가 되면서 웹캐스트 세미나를 열고 두산중공업·두산 등을 포함한 두산그룹의 크레딧 리스크와 전망을 내놨다. 3월에도 세미나를 열고 리스크 확대 속 증권사 대응능력 점검, 유통 패러다임 전환 등의 주제를 다뤘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한신평은 세미나 내용이 풍부하고, 논리정연하게 잘 설명하는 부분들이 높은 점수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미나 부진한 한기평, 미운털 박힌 NICE한기평은 등급신뢰도와 평가보고서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세미나 분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번 29회 세미나 만족도 설문에서도 한기평은 31표(17.2%)를 받아 27회부터 3회 연속 3위에 머물렀다. 지난 28회에 비해 득표수가 9표 늘면서 득표율도 5%포인트 가량 올랐다. NICE신평에 불과 한 표차 뒤졌으며,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사이에서는 각각 13표, 16표를 받아 NICE신평(각각 10표, 13표)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한기평은 올 들어 3차례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월 신평사 3사 중 가장 먼저 올해 국내 주요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을 점검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3월에는 건설·석유화학·두산그룹 크레딧 이슈를 점검하는 웹세미나와 현대중공업그룹의 크레딧 이슈를 점검하는 세미나를 각각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란 현대중공업의 단기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나,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시각을 바꿨다. SRE 자문단은 크레딧 애널리스트 등 시장은 한기평의 평가보고서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지만, 세미나는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한 자문위원은 “한기평의 세미나는 분기별 정기 업데이트 형식으로 진행하기에 주제 및 집중도가 떨어지고 재미없다”고 판단했다. 한기평의 세미나 만족도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다만 올해엔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다.NICE신용평가는 세미나 만족도에서 32표(17.8%)로 2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회에 비해 11표나 줄었으며 득표율도 6%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3차례의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개최했지만, 지난회보다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 다른 신평사와 비슷하게 올해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백화점·대형마트 대응전략과 신용등급 방향성, 부동산 경기하강에 따른 캐피탈사 보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익스포저 및 대응능력 분석, 글로벌 완성차산업의 수익성 둔화 장기화 여부 등의 주제를 다뤘다. 한 SRE 자문위원은 “NICE신평이 세미나에도 노력을 많이 들이고 있지만, 지난해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이슈로 인해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이스의 세미나는 유튜브를 통해 다시 찾아볼 수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꾸준히 추락하는 세미나 참석률…“별반 차이도 없어”이번 조사에서 연구보고서와 세미나의 업무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5점 만점에 3.83점을 매겼다. 27회 3.87점, 28회 3.84점에 이어 3회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3.98점(23회)에 달했던 점수는 어느새 0.15점이나 낮아졌다. 세미나 참석률이 20% 이하라는 응답자 비중도 50%에 달했다. 지난 26회 31.8%에서 27회 43.6%, 28회 46.9%에 이어 이번에 50%를 기록하며, 참석률이 저조한 응답자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반대로 세미나 참석률이 61% 이상인 응답자 비중은 25회 31.1%에서 이번회 10.6%까지 3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세미나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신평 3사간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69표(38.3%)를 받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회에 비해서도 득표율이 7%포인트 상승했다. 연구보고서의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3사간 차이가 없다는 답변이 54표(30%)로 가장 많았다. 세미나나 연구보고서에 대해 점차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을 유인해야 한다는 숙제를 신평사 3사 모두 안고 있는 셈이다.SRE 자문단은 모두 비슷한 주제의 세미나 속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 자문위원은 “세미나 주제가 똑같으면 한 군데의 세미나만 가고 다른 신평사의 세미나는 굳이 갈 필요가 없어진다”면서도 “올해는 증권·캐피탈업 PF 리스크, 자동차, 조선 등 외에 딱히 다른 주제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한신평, 굳건한 세미나 만족도 1위
  • [29th SRE][Survey]한신평, 굳건한 세미나 만족도 1위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세미나 만족도 1위를 이어갔다. 가장 많은 세미나를 열었고, 무디스와 함께하는 컨퍼런스가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비슷한 주제와 세미나 방식이 반복되면서 전체적으로 참석률과 업무 기여도가 떨어지는 추세다. 세미나와 연구보고서 만족도도 신평사간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무디스 효과 제대로 누린 한신평29회 SRE 세미나 만족도 조사에서 한국신용평가는 가장 많은 48표(26.7%)를 얻었다. 58표(32.4%)로 1위를 차지했던 28회에 이어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로부터 각각 15표(29.4%), 25표(27.8%)를 받았다. 다만 세미나 참석률이 61% 이상으로 높은 그룹 중에서는 가장 저조한 3표(15.9%)에 그쳤다. 지난 28회에는 세미나 참석률 61% 이상에서 10표로 5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표를 많이 잃어버리면서 NICE신용평가(6표), 한국기업평가(5표)에 밀렸다.한신평은 이번 SRE 조사기간 중 총 4 차례의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무디스와 함께 ‘2019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 정부와 은행권, 기업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다. 무디스는 이 자리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2.9%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정책 등 대내외 리스크 등을 한국 경제 성장률을 저해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무디스와 함께 매년 컨퍼런스를 진행하는게 확실히 사람을 불러모으는 효과가 있다”며 “한신평이 세미나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무디스 효과가 제일 크지 않을까 싶다. 다른 곳은 이를 따라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올 1월에도 ‘2019년 국내 주요산업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사업환경만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했고,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유통, 신용카드 업종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지난 2월에는 두산건설의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이슈가 되면서 웹캐스트 세미나를 열고 두산중공업·두산 등을 포함한 두산그룹의 크레딧 리스크와 전망을 내놨다. 3월에도 세미나를 열고 리스크 확대 속 증권사 대응능력 점검, 유통 패러다임 전환 등의 주제를 다뤘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한신평은 세미나 내용이 풍부하고, 논리정연하게 잘 설명하는 부분들이 높은 점수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미나 부진한 한기평, 미운털 박힌 NICE한기평은 등급신뢰도와 평가보고서 만족도에서 높은 점수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세미나 분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번 29회 세미나 만족도 설문에서도 한기평은 31표(17.2%)를 받아 27회부터 3회 연속 3위에 머물렀다. 지난 28회에 비해 득표수가 9표 늘면서 득표율도 5%포인트 가량 올랐다. NICE신평에 불과 한 표차 뒤졌으며,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사이에서는 각각 13표, 16표를 받아 NICE신평(각각 10표, 13표)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한기평은 올 들어 3차례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1월 신평사 3사 중 가장 먼저 올해 국내 주요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을 점검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3월에는 건설·석유화학·두산그룹 크레딧 이슈를 점검하는 웹세미나와 현대중공업그룹의 크레딧 이슈를 점검하는 세미나를 각각 진행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란 현대중공업의 단기 재무부담 확대는 불가피하나,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시각을 바꿨다. SRE 자문단은 크레딧 애널리스트 등 시장은 한기평의 평가보고서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지만, 세미나는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한 자문위원은 “한기평의 세미나는 분기별 정기 업데이트 형식으로 진행하기에 주제 및 집중도가 떨어지고 재미없다”고 판단했다. 한기평의 세미나 만족도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다만 올해엔 다소 개선됐다는 평가다.NICE신용평가는 세미나 만족도에서 32표(17.8%)로 2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회에 비해 11표나 줄었으며 득표율도 6%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3차례의 온·오프라인 세미나를 개최했지만, 지난회보다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 다른 신평사와 비슷하게 올해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백화점·대형마트 대응전략과 신용등급 방향성, 부동산 경기하강에 따른 캐피탈사 보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익스포저 및 대응능력 분석, 글로벌 완성차산업의 수익성 둔화 장기화 여부 등의 주제를 다뤘다. 한 SRE 자문위원은 “NICE신평이 세미나에도 노력을 많이 들이고 있지만, 지난해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이슈로 인해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이스의 세미나는 유튜브를 통해 다시 찾아볼 수도 있어 좋다”고 말했다.꾸준히 추락하는 세미나 참석률…“별반 차이도 없어”이번 조사에서 연구보고서와 세미나의 업무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5점 만점에 3.83점을 매겼다. 27회 3.87점, 28회 3.84점에 이어 3회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3.98점(23회)에 달했던 점수는 어느새 0.15점이나 낮아졌다. 세미나 참석률이 20% 이하라는 응답자 비중도 50%에 달했다. 지난 26회 31.8%에서 27회 43.6%, 28회 46.9%에 이어 이번에 50%를 기록하며, 참석률이 저조한 응답자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반대로 세미나 참석률이 61% 이상인 응답자 비중은 25회 31.1%에서 이번회 10.6%까지 3분의 1수준으로 낮아졌다. 세미나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신평 3사간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69표(38.3%)를 받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회에 비해서도 득표율이 7%포인트 상승했다. 연구보고서의 만족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3사간 차이가 없다는 답변이 54표(30%)로 가장 많았다. 세미나나 연구보고서에 대해 점차 관심이 멀어지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을 유인해야 한다는 숙제를 신평사 3사 모두 안고 있는 셈이다.SRE 자문단은 모두 비슷한 주제의 세미나 속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 자문위원은 “세미나 주제가 똑같으면 한 군데의 세미나만 가고 다른 신평사의 세미나는 굳이 갈 필요가 없어진다”면서도 “올해는 증권·캐피탈업 PF 리스크, 자동차, 조선 등 외에 딱히 다른 주제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건설 살리다 발목 잡힌 두산·두산중공업
  • [29th SRE][Worst]건설 살리다 발목 잡힌 두산·두산중공업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두산건설(011160)의 대규모 손실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지주사인 두산(000150)과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034020)마저 흔들고 있다.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입은 출혈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산은 소재·연료전지 사업부문 인적분할 카드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29회 SRE 워스트레이팅(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에서 두산·두산중공업은 180명 응답자 가운데 32명(17.8%)으로부터 표를 받으며 7위에 올랐다. 표를 던진 32명 전원이 두산·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더 낮춰야 한다고 응답했다.두산건설은 지난해 분양 부진 여파로 5518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시가총액(4월 23일 기준 935억원)의 6배에 육박하는 금액이 손실로 잡히자 부채비율도 지난해 3분기 225%에서 지난해 말 553%까지 치솟았다. 몸집의 몇 배에 달하는 손실에 형님들이 또 팔을 걷어붙였다. 두산중공업은 보통주 8500만주(모집가액 5550원) 유상증자를 통해 4717억원을, 기명식 전환상환우선주(RCPS) 936만주(6050원)를 통해 566억원 등 총 5283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보통주 2551만주 확보를 위해 1415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과거에도 두산중공업은 수차례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2011년 3000억원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2013년 3900억원 유상증자, 이듬해인 2014년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 우선주 발행 등으로 두산건설에 자금을 보탰다. 대규모 유상증자의 대가는 신용등급 하향이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유상증자에 나선 두산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두산중공업은 ‘BBB+’에서 ‘BBB’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했으며 두산건설의 경우 신용등급(BB)은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두산중공업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낮췄다. 한기평은 “두산중공업이 원전발주 중단과 신사업 성과 지연 등으로 영업실적 저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산도 영업실적 둔화 및 재무부담 가중 여파로 재무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계열 지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두산은 4월 15일 소재사업부문과 연료전지사업부문에 대한 인적분할을 발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두산의 인적분할 발표 이튿날 두산 주가는 8% 넘게 올랐다. 시장이 두산의 인적분할을 호재로 인식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산그룹의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신설 법인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의거해 분할존속회사 및 분할 신설회사는 분할 전 채무에 대해 연대해 갚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인적분할이 동사의 기발행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결국 인적 분할로 그동안 저평가된 사업들의 적정 가치가 올해 재평가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SRE 자문위원은 “두산건설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에 손을 대면서 결국 두산과 중공업이 나서야 하는 결과를 냈다”며 “분할 신설법인에 대한 성장동력 확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성훈 기자
건설 살리다 발목 잡힌 두산·두산중공업
  • [29th SRE][Worst]건설 살리다 발목 잡힌 두산·두산중공업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두산건설(011160)의 대규모 손실이 불러온 나비효과가 지주사인 두산(000150)과 핵심계열사인 두산중공업(034020)마저 흔들고 있다. 두산건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입은 출혈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산은 소재·연료전지 사업부문 인적분할 카드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29회 SRE 워스트레이팅(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에서 두산·두산중공업은 180명 응답자 가운데 32명(17.8%)으로부터 표를 받으며 7위에 올랐다. 표를 던진 32명 전원이 두산·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더 낮춰야 한다고 응답했다.두산건설은 지난해 분양 부진 여파로 5518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시가총액(4월 23일 기준 935억원)의 6배에 육박하는 금액이 손실로 잡히자 부채비율도 지난해 3분기 225%에서 지난해 말 553%까지 치솟았다. 몸집의 몇 배에 달하는 손실에 형님들이 또 팔을 걷어붙였다. 두산중공업은 보통주 8500만주(모집가액 5550원) 유상증자를 통해 4717억원을, 기명식 전환상환우선주(RCPS) 936만주(6050원)를 통해 566억원 등 총 5283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보통주 2551만주 확보를 위해 1415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과거에도 두산중공업은 수차례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2011년 3000억원 유상증자를 시작으로 2013년 3900억원 유상증자, 이듬해인 2014년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 우선주 발행 등으로 두산건설에 자금을 보탰다. 대규모 유상증자의 대가는 신용등급 하향이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유상증자에 나선 두산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두산중공업은 ‘BBB+’에서 ‘BBB’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했으며 두산건설의 경우 신용등급(BB)은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두산중공업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낮췄다. 한기평은 “두산중공업이 원전발주 중단과 신사업 성과 지연 등으로 영업실적 저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산도 영업실적 둔화 및 재무부담 가중 여파로 재무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계열 지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두산은 4월 15일 소재사업부문과 연료전지사업부문에 대한 인적분할을 발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두산의 인적분할 발표 이튿날 두산 주가는 8% 넘게 올랐다. 시장이 두산의 인적분할을 호재로 인식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산그룹의 재무상태를 고려할 때 신설 법인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상법 제530조의9 제1항에 의거해 분할존속회사 및 분할 신설회사는 분할 전 채무에 대해 연대해 갚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인적분할이 동사의 기발행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결국 인적 분할로 그동안 저평가된 사업들의 적정 가치가 올해 재평가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 SRE 자문위원은 “두산건설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에 손을 대면서 결국 두산과 중공업이 나서야 하는 결과를 냈다”며 “분할 신설법인에 대한 성장동력 확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성훈 기자
②전성시대 언제까지…울리는 경고음들
  • [29th SRE][Cover]②전성시대 언제까지…울리는 경고음들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올해 크레딧 시장은 유례없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태평성대’를 즐기는 여유는 보이지 않는다. 시장참가자들은 시장분위기에 쫓기듯 투자에 나서면서도 어쩐지 불안하다. 시장을 뒤흔들 뚜렷한 크레딧 위기는 딱히 없지만, 강세가 장기화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아시아나항공과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롯데쇼핑 등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장에 울리는 ‘경고음’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크레딧에만 국한된 시야를 넓혀야 할 시점이라는 조언이다.크레딧물 랠리 지속 전망…그래도 시장은 불안하다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크레딧물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9회 SRE 설문에서 크레딧물 강세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반기 이후 조정될 것’이라는 답변이 58표(32.2%)로 ‘강한 연중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58표· 32.2%)과 동수를 이뤘다. 다만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답변(11표·6.1%)을 감안하면 시장은 올해 혹은 내년까지 크레딧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우위를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완만한 금리 인하기로 들어선 가운데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 기반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현재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가 재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우려가 커졌고,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금리인하론이 대두하고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금리는 올라갈 것 같지 않고, 크레딧물에 대한 과열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하락한 상황에서 국채를 담을 수는 없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 보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폭풍전야’로 보고 있다. 유동성의 힘으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금리도 왜곡되고 있다는 것. 지난달 신용등급 BBB+의 폴라리스쉬핑이 발행하는 6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두배가 넘는 157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액을 700억원으로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2년물의 경우 개별민평금리보다 121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것은 다반사인 상황에서 2순위로 밀린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2주째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는 하소연도 나온다.그러나 계속해서 회사채 ‘사자’를 이어왔던 시장도 저항선에 부딪힐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SRE 자문단회의에서는 하락세를 이어온 채권금리 스프레드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SRE 자문위원은 “현재 회사채 시장은 마치 집을 안 사면 큰일날 것 같던 지난해 부동산 청약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지난해 청약시장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긴 경우도 많았는데, 최근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나온 것처럼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갑자기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회사채 발행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어쩔 수 없이 회사채를 담고 있는 곳들이 많다”며 “시장 강세에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조금이라도 계기만 주어지면 바로 ‘팔자’로 돌아서려는 참여자들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하나둘 터지는 크레딧 리스크…펀더멘털 악화 우려시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악화로 인한 신용도 위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29회 SRE에서 크레딧물 강세 제동 요인을 묻는 질문에 ‘국내 크레딧물 펀더멘털 악화’가 가장 많은 117표(32.5%)를 받았다. 수급적 요인이 89표(24.7%)로 뒤를 이어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수급이 장기간 지속되지 못하고 꺾일 것을 경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 크레딧물 펀더멘털 악화(28표)와 수급적 요인(26표)에 차이를 크게 두지 않았지만, 채권매니저와 브로커 등은 크레딧물 펀더멘털 악화에 89표를 던져 수급적 요인(63표) 보다 우려를 크게 나타냈다.실제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를 필두로 국내 기업이익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부진에 한국 수출은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해 정점을 찍었던 기업 신용등급 개선세가 올들어 꺾이는 모습이다. 신용평가사 3사의 1분기말 기준 업다운 레이쇼(등급 하향대비 상향 배율)는 모두 1배를 밑돈다. 올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이 상향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시장에 파급을 미칠 크레딧 이벤트도 하나둘씩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한정’으로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위기는 결국 매각 수순까지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본시장 신뢰가 무너졌고, 1조1000억원을 웃도는 과도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시장에 경고음을 울렸다. 채권단의 매각 추진으로 일단 아시아나항공은 시간을 벌었지만,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아시아나항공에 놀란 가슴을 한차례 쓸어내린 시장참가자들은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 현대차·기아차·롯데쇼핑 등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현실화 등에 시선을 옮기고 있다. 이번 SRE 중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크레딧 이벤트를 묻는 설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ABS 조기상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110표(30.6%)로 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98표(27.2%)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5년부터 불거진 이슈이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IB 확대와 맞물려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며 다시금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신평사들도 증권사 PF 우발채무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연구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고하고 나섰다. SRE 자문단회의에서도 전체적으로 규모나 비중을 보면 증권사가 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상당부분 안고 있으며, 관련 정보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PF 자체의 리스크가 다른 사업보다 크다고 단정하는 것은 시장의 왜곡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리스크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어 부동산 PF는 절대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라며 “론 비즈니스 중에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게 가장 안전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현대·기아차의 등급하향 현실화(73표·20.3%)가 3위에 올랐으며, 두산그룹 유동성 리스크(43표·11.9%)와 롯데쇼핑 등급하향 현실화(35표·9.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내 현대자동차(AAA)와 기아자동차(AA+)의 신용등급 하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차 효과’에 힘입어 단기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중국 시장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향은 이번 SRE조사기간 이후 단행됐다. NICE신용평가는 이달 초 롯데쇼핑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으며,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롯데쇼핑의 등급하향으로 인해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이 발행한 롯데지주 연대보증채권 등급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무더기 강등됐다. 롯데쇼핑은 국내 백화점, 대형마트, SSM 부문 등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46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 경쟁 확대, 대규모 유통시설에 대한 정부규제 부담 등으로 인해 중단기적으로 뚜렷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기초자산 ‘고인물’ 벗어나야…BBB급 활성화 필요”크레딧 시장 강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정체에 대한 돌파구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수익률 곡선(일드 커브)이 누워버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준다면 AA급 뿐 아니라 A급도 담고 있다. 해외에선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BBB급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반면 국내의 경우 BBB급에서 채권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은 20여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BBB급 회사채 발행규모가 1조9000억원으로 2014년(9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최근 BBB급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기관에서 직접 소화하지 않고 리테일로 넘기는 물량이라는 지적이다. 기관들은 별다른 운용 전략 없이 우량등급 위주의 물량만 담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매번 똑같은 기업들이 금리 차별화 없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기관들도 이를 형식적으로 담는 행태가 반복되는 시장으로 전락했다”며 “국내 회사채 시장이 흘러가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본 시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특히 풍부한 유동성이 채권시장의 허리라 할 수 있는 BBB급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게 시장 정체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SRE 자문위원은 “국민연금 등 수익자를 비롯해 증권사, 운용사들이 내부적으로 A급 이하의 회사채 투자에 제한을 두면서 BBB급에 대한 수요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신평사들도 괜히 부도율이 높아질까 염려해 무리하게 BBB급 평가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결국 회사채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BBB급 등 기초자산 확대가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SRE에서 크레딧 강세에 제동을 걸만한 요인을 묻는 설문에 기초자산 투자대상 확대가 가장 적은 표를 받았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가장 시장에 필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BBB는 원래 투자등급인데, 시장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인식하는 엉망인 상황이 됐다. 투자인식 변경이 시급하다”며 “현재 BBB급에 대한 리테일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활성화해서 성과를 내면 기관에서도 BBB급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판단했다.또다른 자문위원은 “공급 측면의 경우 BBB급으로 올라오는 기업들에게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다 보니 자금조달 수요가 많지 않아 채권시장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크레딧 시장만 보면 마치 경주마처럼 주변을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게 되는데, 시야를 좀 넓힐 필요가 있다”며 “해외 채권투자로 눈을 돌리고, 공모채 이외 시장도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시니어론 펀드(금융사가 투자등급(BBB-) 이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 대출로 뱅크론이라고도 불린다)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②전성시대 언제까지…울리는 경고음들
  • [29th SRE][Cover]②전성시대 언제까지…울리는 경고음들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올해 크레딧 시장은 유례없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태평성대’를 즐기는 여유는 보이지 않는다. 시장참가자들은 시장분위기에 쫓기듯 투자에 나서면서도 어쩐지 불안하다. 시장을 뒤흔들 뚜렷한 크레딧 위기는 딱히 없지만, 강세가 장기화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아시아나항공과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롯데쇼핑 등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국내 기업의 이익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시장에 울리는 ‘경고음’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크레딧에만 국한된 시야를 넓혀야 할 시점이라는 조언이다.크레딧물 랠리 지속 전망…그래도 시장은 불안하다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크레딧물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9회 SRE 설문에서 크레딧물 강세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반기 이후 조정될 것’이라는 답변이 58표(32.2%)로 ‘강한 연중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58표· 32.2%)과 동수를 이뤘다. 다만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답변(11표·6.1%)을 감안하면 시장은 올해 혹은 내년까지 크레딧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우위를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완만한 금리 인하기로 들어선 가운데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 기반이 지지를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현재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기대가 재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우려가 커졌고,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금리인하론이 대두하고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금리는 올라갈 것 같지 않고, 크레딧물에 대한 과열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하락한 상황에서 국채를 담을 수는 없고, 마땅한 대안이 없다 보니 그나마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폭풍전야’로 보고 있다. 유동성의 힘으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금리도 왜곡되고 있다는 것. 지난달 신용등급 BBB+의 폴라리스쉬핑이 발행하는 6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두배가 넘는 157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발행액을 700억원으로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2년물의 경우 개별민평금리보다 121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최근 공모채 수요예측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것은 다반사인 상황에서 2순위로 밀린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2주째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는 하소연도 나온다.그러나 계속해서 회사채 ‘사자’를 이어왔던 시장도 저항선에 부딪힐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SRE 자문단회의에서는 하락세를 이어온 채권금리 스프레드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SRE 자문위원은 “현재 회사채 시장은 마치 집을 안 사면 큰일날 것 같던 지난해 부동산 청약시장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지난해 청약시장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긴 경우도 많았는데, 최근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나온 것처럼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갑자기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회사채 발행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어쩔 수 없이 회사채를 담고 있는 곳들이 많다”며 “시장 강세에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채 조금이라도 계기만 주어지면 바로 ‘팔자’로 돌아서려는 참여자들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하나둘 터지는 크레딧 리스크…펀더멘털 악화 우려시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악화로 인한 신용도 위기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29회 SRE에서 크레딧물 강세 제동 요인을 묻는 질문에 ‘국내 크레딧물 펀더멘털 악화’가 가장 많은 117표(32.5%)를 받았다. 수급적 요인이 89표(24.7%)로 뒤를 이어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수급이 장기간 지속되지 못하고 꺾일 것을 경계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 크레딧물 펀더멘털 악화(28표)와 수급적 요인(26표)에 차이를 크게 두지 않았지만, 채권매니저와 브로커 등은 크레딧물 펀더멘털 악화에 89표를 던져 수급적 요인(63표) 보다 우려를 크게 나타냈다.실제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를 필두로 국내 기업이익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부진에 한국 수출은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지난해 정점을 찍었던 기업 신용등급 개선세가 올들어 꺾이는 모습이다. 신용평가사 3사의 1분기말 기준 업다운 레이쇼(등급 하향대비 상향 배율)는 모두 1배를 밑돈다. 올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이 상향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시장에 파급을 미칠 크레딧 이벤트도 하나둘씩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한정’으로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위기는 결국 매각 수순까지 이어졌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본시장 신뢰가 무너졌고, 1조1000억원을 웃도는 과도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은 시장에 경고음을 울렸다. 채권단의 매각 추진으로 일단 아시아나항공은 시간을 벌었지만,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아시아나항공에 놀란 가슴을 한차례 쓸어내린 시장참가자들은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 현대차·기아차·롯데쇼핑 등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현실화 등에 시선을 옮기고 있다. 이번 SRE 중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크레딧 이벤트를 묻는 설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ABS 조기상환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110표(30.6%)로 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98표(27.2%)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5년부터 불거진 이슈이지만, 최근 증권사들의 IB 확대와 맞물려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며 다시금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신평사들도 증권사 PF 우발채무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연구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고하고 나섰다. SRE 자문단회의에서도 전체적으로 규모나 비중을 보면 증권사가 PF 우발채무 리스크를 상당부분 안고 있으며, 관련 정보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PF 자체의 리스크가 다른 사업보다 크다고 단정하는 것은 시장의 왜곡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 증권사 리스크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어 부동산 PF는 절대 리스크가 큰 사업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라며 “론 비즈니스 중에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게 가장 안전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현대·기아차의 등급하향 현실화(73표·20.3%)가 3위에 올랐으며, 두산그룹 유동성 리스크(43표·11.9%)와 롯데쇼핑 등급하향 현실화(35표·9.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내 현대자동차(AAA)와 기아자동차(AA+)의 신용등급 하락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차 효과’에 힘입어 단기 실적 개선에 나섰지만, 중국 시장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여파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향은 이번 SRE조사기간 이후 단행됐다. NICE신용평가는 이달 초 롯데쇼핑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으며,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롯데쇼핑의 등급하향으로 인해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이 발행한 롯데지주 연대보증채권 등급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무더기 강등됐다. 롯데쇼핑은 국내 백화점, 대형마트, SSM 부문 등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46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 경쟁 확대, 대규모 유통시설에 대한 정부규제 부담 등으로 인해 중단기적으로 뚜렷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기초자산 ‘고인물’ 벗어나야…BBB급 활성화 필요”크레딧 시장 강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정체에 대한 돌파구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 수익률 곡선(일드 커브)이 누워버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준다면 AA급 뿐 아니라 A급도 담고 있다. 해외에선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BBB급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반면 국내의 경우 BBB급에서 채권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은 20여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BBB급 회사채 발행규모가 1조9000억원으로 2014년(9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최근 BBB급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기관에서 직접 소화하지 않고 리테일로 넘기는 물량이라는 지적이다. 기관들은 별다른 운용 전략 없이 우량등급 위주의 물량만 담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매번 똑같은 기업들이 금리 차별화 없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기관들도 이를 형식적으로 담는 행태가 반복되는 시장으로 전락했다”며 “국내 회사채 시장이 흘러가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본 시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특히 풍부한 유동성이 채권시장의 허리라 할 수 있는 BBB급으로 흘러가지 못하는 게 시장 정체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SRE 자문위원은 “국민연금 등 수익자를 비롯해 증권사, 운용사들이 내부적으로 A급 이하의 회사채 투자에 제한을 두면서 BBB급에 대한 수요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신평사들도 괜히 부도율이 높아질까 염려해 무리하게 BBB급 평가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결국 회사채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BBB급 등 기초자산 확대가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SRE에서 크레딧 강세에 제동을 걸만한 요인을 묻는 설문에 기초자산 투자대상 확대가 가장 적은 표를 받았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가장 시장에 필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BBB는 원래 투자등급인데, 시장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인식하는 엉망인 상황이 됐다. 투자인식 변경이 시급하다”며 “현재 BBB급에 대한 리테일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활성화해서 성과를 내면 기관에서도 BBB급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고 판단했다.또다른 자문위원은 “공급 측면의 경우 BBB급으로 올라오는 기업들에게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다 보니 자금조달 수요가 많지 않아 채권시장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크레딧 시장만 보면 마치 경주마처럼 주변을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리게 되는데, 시야를 좀 넓힐 필요가 있다”며 “해외 채권투자로 눈을 돌리고, 공모채 이외 시장도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시니어론 펀드(금융사가 투자등급(BBB-) 이하 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 대출로 뱅크론이라고도 불린다)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양날의 검' 中크레딧…“작년 디폴트 3.5배 급증”
  • [29th SRE][Issue]'양날의 검' 中크레딧…“작년 디폴트 3.5배 급증”
  •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에 오성홍기가 걸려 있다.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뚜렷한 악재가 없다 보니 자금이 몰리고 있다.’올 한해 크레딧 시장은 이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연초부터 발행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몰리며 개별민평 또는 등급민평 대비 언더발행(채권가격 강세)에 성공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의 힘이 국내 뿐 아니라 주요국의 크레딧물 호황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중국발 크레딧 이벤트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국내에선 이미 지난해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를 경험한 바 있어 중국 크레딧 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한 상태다. ABCP쇼크 이어 올해도 중국 금융위기 우려국내 크레딧시장은 지난해 중국 CERCG가 발행한 1645억원(1억5000만달러) 규모 ABCP 디폴트로 한 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 덕분인지 대기 중이던 대규모 중국 투자 수요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시장에서는 CERCG 디폴트를 두고 ‘예방 주사를 세게 맞았다’고 평가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롤러코스터를 반복하고 있어 크레딧 시장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지리라 보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중국 투자에 애를 먹던 금융투자업계 입장에서는 중국발(發)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올해 중국 크레딧 발행이나 과잉투자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9회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향후 2~3년 내 중국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크다는 응답이 60명(33%)으로 가장 많았다. ‘매우 높다’(10명)는 응답까지 더하면 전문가 10명 중 4명이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예상한 것이다.‘중국발 금융위기를 가져올 원인’으로는 ‘기업 및 금융기관 부실화’가 74명(4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방정부 및 공기업 부채(56명·31%) △수요부족에 따른 성장률 하락(19명·10.5%) △부동산 시장 하락(11명·6.1%) △무역분쟁(7명·3.8%) 등이 뒤를 이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중국은 지금 디폴트 이슈가 뜨고 있다. 무역 분쟁 중인 미국과 싸우느라 힘든 상황에서 대규모 부도가 직격탄으로 올 수 있다”며 “중국 내 지역별 투자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잉투자에 대한 역효과가 어떤 방식으로든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내 상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2조위안(약 337조5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 지시 하에 은행들이 연간 1조 위안씩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있지만 신규 발생 채권이 처리 속도를 웃돌며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1년에 3000억위안(51조7000억원)씩 늘어나고 있다.부실채권의 직전 단계인 ‘요주의’ 채권도 3조4000억위안(586조원)에 이른다. 요주의 채권 대부분이 부실채권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은행권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5조4000억위안(93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중국 정부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충분히 확보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심사 기준이 선진국과 비교해 허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비율은 더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중국 부채 부실화 리스크설문에 응한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투자를 망설이게 되는 걸림돌’에 대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88명(48%)이 ‘금융시장 미성숙’을 꼽았다. SRE 자문위원은 “현재로서 중국은 자본주의로 분류하기 어렵다”며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IMF 외환위기 등 몇 차례 위기를 겪으며 자본시장이 점차 성숙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중국투자 걸림돌로 △중국기업 디폴트(42명·23%) △중국 정부정책 불투명성(31명·17.2%)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11명·6.1%)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7명·3.8%) 등이 지적됐다. 지난해 중국경제는 1990년(3.9%) 이후 최저 수준인 6.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구조 개선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분기별 성장률이 빠른 둔화세에 접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한 자문위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0% 밑으로 떨어지면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5% 수준까지 떨어지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체감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부채 돌려막기가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면 위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국은행이 올해 3월 발표한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의 경제상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채무부담이 과도한 기업을 중심으로 부실화 사례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경기 둔화로 차입 여건이 악화한데다 자체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리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러 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역외 달러표시 회사채 발행규모(1689억달러)는 전년(2062억달러)대비 18.1% 감소했다. 유동성 확보가 삐걱대면서 같은 기간 회사채 지급불능(디폴트) 규모는 1206억위안(20조7900억원)으로 전년(338억 위안)대비 3.5배 넘게 증가했다. 더욱이 2014~2016년까지 급증했던 회사채 신규발행분의 만기(평균 4.2년)가 올해부터 도래하는 상황에서 회사채 부실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중국 채권에 달려드는 해외 자본…위기냐, 기회냐 일각에선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부실채권이 쌓여가는 중국 시장에 해외 자본들이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올해 4월 미국 오크트리캐피털과 론스타, 베인캐피털, 골드만삭스 등이 주도한 해외 펀드들이 중국 부실채권 매입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실채권을 싼 값에 매입했다 가치가 오르면 되파는 수법을 취하기 위해서다. 한 SRE 자문위원은 “서양 자본이 중국 시장에 유입되면 정보 등을 구하는 데 있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일단 인덱스에 편입될 것으로 보이는 공사채 위주로 접근할 경우 글로벌 투자 관점에도 부합하고 부담도 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자문위원은 다만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 수익성 측면에서만 집중한 결정일 뿐 그만큼 중국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꾸준한 관찰과 모니터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성훈 기자
'양날의 검' 中크레딧…“작년 디폴트 3.5배 급증”
  • [29th SRE][Issue]'양날의 검' 中크레딧…“작년 디폴트 3.5배 급증”
  •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에 오성홍기가 걸려 있다.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뚜렷한 악재가 없다 보니 자금이 몰리고 있다.’올 한해 크레딧 시장은 이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연초부터 발행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가 몰리며 개별민평 또는 등급민평 대비 언더발행(채권가격 강세)에 성공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의 힘이 국내 뿐 아니라 주요국의 크레딧물 호황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중국발 크레딧 이벤트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국내에선 이미 지난해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를 경험한 바 있어 중국 크레딧 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한 상태다. ABCP쇼크 이어 올해도 중국 금융위기 우려국내 크레딧시장은 지난해 중국 CERCG가 발행한 1645억원(1억5000만달러) 규모 ABCP 디폴트로 한 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 덕분인지 대기 중이던 대규모 중국 투자 수요는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시장에서는 CERCG 디폴트를 두고 ‘예방 주사를 세게 맞았다’고 평가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롤러코스터를 반복하고 있어 크레딧 시장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지리라 보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중국 투자에 애를 먹던 금융투자업계 입장에서는 중국발(發) 리스크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올해 중국 크레딧 발행이나 과잉투자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9회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서 ‘향후 2~3년 내 중국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크다는 응답이 60명(33%)으로 가장 많았다. ‘매우 높다’(10명)는 응답까지 더하면 전문가 10명 중 4명이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예상한 것이다.‘중국발 금융위기를 가져올 원인’으로는 ‘기업 및 금융기관 부실화’가 74명(4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방정부 및 공기업 부채(56명·31%) △수요부족에 따른 성장률 하락(19명·10.5%) △부동산 시장 하락(11명·6.1%) △무역분쟁(7명·3.8%) 등이 뒤를 이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중국은 지금 디폴트 이슈가 뜨고 있다. 무역 분쟁 중인 미국과 싸우느라 힘든 상황에서 대규모 부도가 직격탄으로 올 수 있다”며 “중국 내 지역별 투자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잉투자에 대한 역효과가 어떤 방식으로든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내 상업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2조위안(약 337조5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 지시 하에 은행들이 연간 1조 위안씩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있지만 신규 발생 채권이 처리 속도를 웃돌며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1년에 3000억위안(51조7000억원)씩 늘어나고 있다.부실채권의 직전 단계인 ‘요주의’ 채권도 3조4000억위안(586조원)에 이른다. 요주의 채권 대부분이 부실채권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은행권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5조4000억위안(93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중국 정부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충분히 확보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심사 기준이 선진국과 비교해 허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비율은 더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중국 부채 부실화 리스크설문에 응한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투자를 망설이게 되는 걸림돌’에 대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88명(48%)이 ‘금융시장 미성숙’을 꼽았다. SRE 자문위원은 “현재로서 중국은 자본주의로 분류하기 어렵다”며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IMF 외환위기 등 몇 차례 위기를 겪으며 자본시장이 점차 성숙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중국투자 걸림돌로 △중국기업 디폴트(42명·23%) △중국 정부정책 불투명성(31명·17.2%)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11명·6.1%)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7명·3.8%) 등이 지적됐다. 지난해 중국경제는 1990년(3.9%) 이후 최저 수준인 6.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경제구조 개선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분기별 성장률이 빠른 둔화세에 접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한 자문위원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0% 밑으로 떨어지면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5% 수준까지 떨어지면 실제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체감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부채 돌려막기가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면 위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국은행이 올해 3월 발표한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의 경제상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채무부담이 과도한 기업을 중심으로 부실화 사례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경기 둔화로 차입 여건이 악화한데다 자체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리면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러 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역외 달러표시 회사채 발행규모(1689억달러)는 전년(2062억달러)대비 18.1% 감소했다. 유동성 확보가 삐걱대면서 같은 기간 회사채 지급불능(디폴트) 규모는 1206억위안(20조7900억원)으로 전년(338억 위안)대비 3.5배 넘게 증가했다. 더욱이 2014~2016년까지 급증했던 회사채 신규발행분의 만기(평균 4.2년)가 올해부터 도래하는 상황에서 회사채 부실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중국 채권에 달려드는 해외 자본…위기냐, 기회냐 일각에선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부실채권이 쌓여가는 중국 시장에 해외 자본들이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올해 4월 미국 오크트리캐피털과 론스타, 베인캐피털, 골드만삭스 등이 주도한 해외 펀드들이 중국 부실채권 매입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실채권을 싼 값에 매입했다 가치가 오르면 되파는 수법을 취하기 위해서다. 한 SRE 자문위원은 “서양 자본이 중국 시장에 유입되면 정보 등을 구하는 데 있어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일단 인덱스에 편입될 것으로 보이는 공사채 위주로 접근할 경우 글로벌 투자 관점에도 부합하고 부담도 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자문위원은 다만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 수익성 측면에서만 집중한 결정일 뿐 그만큼 중국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꾸준한 관찰과 모니터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성훈 기자
`이제야 A급` GS건설, 호실적 이어간다
  • [29th SRE][Worst]`이제야 A급` GS건설, 호실적 이어간다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에스건설(이하 GS건설)이 주택부문 호실적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신용등급 상향 요구가 7개월여만에 현실화한 것이다. GS건설(006360)은 올해에도 주택사업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013년 대규모 손실을 숨긴 채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미운털’이 박혔던 GS건설이 등급 상향을 발판삼아 6년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29회 SRE에서 신용등급 적절성을 묻는 질문(워스트레이팅)에 GS건설은 18표(10.0%)를 받아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 지난회와 마찬가지로 등급 상향 요구가 컸다. 워스트레이팅으로 뽑은 18표 모두 SRE 설문조사 진행당시 신용등급인 ‘A-’보다 높은 등급을 부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GS건설은 아파트브랜드 선호도 1위 자이(Xii)를 내세워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만7000세대의 분양물량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3만호 이상 분양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말 기준 합산 분양률은 99.7%로 집계됐다. 6월말 기준 주택수주잔고 약 24조원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비중이 약 75%에 달해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한 대응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GS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34% 급증한 1조6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3년 이후 영업손실을 지속하던 플랜트·전력 부문이 지난해 2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하면서 회사 전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플랜트 부문 내 주요 현장의 이슈가 일단락됐고, 주택 및 플랜트 사업장의 계약변경(change order)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지난 2017년말 322.8%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232%로 하락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28.5%에서 17.5%로 낮아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규모(재건축·재개발 제외)도 2017년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로 감소했다.이에 지난 4월말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GS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으며, 단기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올렸다. 지난해 9월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조정된 후 7개월여만에 등급이 올라갔다. 지난 2013년 ‘AA-’였던 GS건설의 신용등급은 해외건설 사업 부실로 ‘A-’까지 3단계나 추락했다가 이번에 다시 턴어라운드했다.올해에도 안정적인 주택사업의 이익 창출에 기반한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수도권 재건축 ·재개발 중심의 사업추진으로 부동산 경기하강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형대 NICE신평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건축·주택 부문의 수주잔고 증가, 분양실적 등을 감안하면 우수한 영업이익 창출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1조8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과 PF 우발채무 축소가 함께 이뤄지며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가운데 플랜트·전력 부문의 양호한 영업수익성 지속 여부가 추가적인 개선 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시장에서는 지에스건설의 공모 회사채 발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 지에스건설은 804억원 규모의 4분기 영업손실을 발표하기 불과 며칠전 38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그간 시장이 예상했던 대로 신용등급 A 상향이 현실화한 만큼 지에스건설의 공모채 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BBB급의 건설사도 수요예측서 흥행 가도를 달리는 등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이제야 A급` GS건설, 호실적 이어간다
  • [29th SRE][Worst]`이제야 A급` GS건설, 호실적 이어간다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에스건설(이하 GS건설)이 주택부문 호실적과 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신용등급 상향 요구가 7개월여만에 현실화한 것이다. GS건설(006360)은 올해에도 주택사업 위주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 2013년 대규모 손실을 숨긴 채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미운털’이 박혔던 GS건설이 등급 상향을 발판삼아 6년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29회 SRE에서 신용등급 적절성을 묻는 질문(워스트레이팅)에 GS건설은 18표(10.0%)를 받아 현대중공업지주와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 지난회와 마찬가지로 등급 상향 요구가 컸다. 워스트레이팅으로 뽑은 18표 모두 SRE 설문조사 진행당시 신용등급인 ‘A-’보다 높은 등급을 부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GS건설은 아파트브랜드 선호도 1위 자이(Xii)를 내세워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만7000세대의 분양물량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도 3만호 이상 분양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8월말 기준 합산 분양률은 99.7%로 집계됐다. 6월말 기준 주택수주잔고 약 24조원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비중이 약 75%에 달해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한 대응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GS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34% 급증한 1조6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3년 이후 영업손실을 지속하던 플랜트·전력 부문이 지난해 24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하면서 회사 전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플랜트 부문 내 주요 현장의 이슈가 일단락됐고, 주택 및 플랜트 사업장의 계약변경(change order)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지난 2017년말 322.8%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232%로 하락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28.5%에서 17.5%로 낮아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규모(재건축·재개발 제외)도 2017년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 규모로 감소했다.이에 지난 4월말 신용평가사 3사는 일제히 GS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으며, 단기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올렸다. 지난해 9월 등급전망이 ‘긍정적’으로 조정된 후 7개월여만에 등급이 올라갔다. 지난 2013년 ‘AA-’였던 GS건설의 신용등급은 해외건설 사업 부실로 ‘A-’까지 3단계나 추락했다가 이번에 다시 턴어라운드했다.올해에도 안정적인 주택사업의 이익 창출에 기반한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수도권 재건축 ·재개발 중심의 사업추진으로 부동산 경기하강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형대 NICE신평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건축·주택 부문의 수주잔고 증가, 분양실적 등을 감안하면 우수한 영업이익 창출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1조8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과 PF 우발채무 축소가 함께 이뤄지며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가운데 플랜트·전력 부문의 양호한 영업수익성 지속 여부가 추가적인 개선 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시장에서는 지에스건설의 공모 회사채 발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 지에스건설은 804억원 규모의 4분기 영업손실을 발표하기 불과 며칠전 38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징금 20억원을 부과받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그간 시장이 예상했던 대로 신용등급 A 상향이 현실화한 만큼 지에스건설의 공모채 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BBB급의 건설사도 수요예측서 흥행 가도를 달리는 등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이후섭 기자
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29th SRE][Cover]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 이데일리가 29회 신용평가 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를 담은 책자를 15일 발간했다. (이미지=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A+’ 등급인 군장에너지가 사상 첫 공모 회사채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1년 설립된 열병합발전사인 군장에너지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보유하며 유명세를 치른 이테크건설의 자회사다. 군장에너지는 2000억원 규모로 3년, 5년물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흥행에 성공하며 3000억원으로 50%나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 2.229%, 5년물 2.629%로 등급민평대비 10bp이상 낮게 조달했다. 수요예측시 밴드인 등급민평대비 -20bp~+20bp 하단에서 결정된 것이다. 심지어 ‘BBB+’인 폴라리스쉬핑을 담으려던 한 운용사는 고심 끝에 개별 민평에 비해 60bp 낮은 가격을 써냈지만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받지 못하고 쓴 맛을 봐야 했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가 소속된 폴라리스쉬핑은 4월 16일 1년물과 2년물 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발행키로 하고, 수요예측에 나섰다. 결과는 1년물 950억원, 2년물 620억원의 주문이 몰리자 폴라리스쉬핑은 2년물 발행규모를 100억원 늘렸다. 폴라리스쉬핑은 1년물 3.009%, 2년물 4.181%로 개별 민평대비 각각 112bp, 121bp나 낮은 금리에 7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바야흐로 크레딧물(회사채) 전성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힘의 원천이다. 국채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일드커브는 수평선처럼 누운 지 오래다. 심지어 국채 변동성마저도 역대급 최악으로 트레이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지난해 국내 채권 수익률이 4~5%를 넘어서며 글로벌 수익률 수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엔 회사채만 순발행을 기록했을 뿐 은행채, 카드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공격적으로 이어지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한 풀 꺾이며 크레딧물 강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레딧물에 대한 자금 유입은 진행형이다. 기초자산은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 이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장기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끝모를 크레딧 강세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너나없이 사다리타고 올라가기의 끝이 어디쯤일지, 더 올라도 되는지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과연 크레딧물 전성시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29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선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29회 SRE에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38.3%(69명)로 가장 많았다. ‘당분간 지속되며 강한 연중랠리가 이어질 것이다’는 응답이 58명(32.2%), ‘금융위기 등 이벤트가 없다면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11명(6.1%)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반기 이후 조정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58명(32.2%)이나 됐다. SRE응답자 70% “이례적 크레딧물 강세” 통상 ‘연초효과’로 불리는 채권시장 랠리가 있다. 연말에 은행 등의 자금 회수와 보험사에 유입된 대규모 퇴직연금 자금이 연초에 시장에 다시 풀리면서 수급에 따른 랠리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 강세는 1~2월을 지나 5월이 됐지만,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연초효과’라기 보다 이례적인 강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나타나는 크레딧물 강세에 대해 29회 SRE 응답자 180명중 125명(69.4%)이 ‘연초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례적 강세라고 답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비중은 78.4%(40명)에 달했다. ‘매년 나타나는 연초효과’라는 응답과 ‘예년에 비해 크레딧물 강세로 보기 어렵다’는 응답은 각각 31명(17.2%), 17명(9.4%)에 그쳤다. 실제로 과거 AA급과 A급간 스프레드가 70~80bp로 상당한 격차를 유지했지만, 최근 유동성의 힘이 AA급과 A급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제는 A급이냐 BBB급이냐로 나뉜다는 얘기조차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와 ‘A+’간 3년물 스프레드는 지난해 초 54bp수준이었지만 최근(5월 2일기준) 27bp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기관들이 맞춰야 할 수익률은 정해져있고, 수급에 의해 금리가 낮아진다면(채권가격 상승) 좀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크레딧물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 투자가 제한돼 있다면 만기를 늘려 수익률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장기채 발행 잇따라…“자산강세 현상”올 들어(5월 2일 기준) 10년만기 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은 KT(AAA), CJ제일제당(097950)(AA), SK인천석유화학(AA-), LG유플러스(032640)(AA), GS칼텍스(AA+), 롯데쇼핑(023530)(AA+), SK에너지(AA+), LG전자(AA), SK(AA+), 한화에너지(AA-), SK텔레콤(AAA), LG화학(051910)(AA+), 롯데케미칼(011170)(AA+) 등 13곳이나 된다. 이들 기업의 10년물 발행예정 규모는 총 1조9100억원이었고, 수요예측에서는 2배이상 많은 3조8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LG유플러스(AA)는 800억원 규모 10년만기 채권 발행 수요 예측에 무려 4000억원이 유입됐다. ‘AA-’인 한화에너지의 경우 높은 금리 메리트덕에 수요예측에서 발행예정물량의 3배인 2400억원이 들어왔다. 이밖에 15년만기 채권 1100억원을 발행하는 LG전자(066570) 수요예측엔 2300억원이 몰렸고, 금리밴드 하단인 개별민평대비 -15bp로 결정됐다. AAA급으로 2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도 각각 개별민평대비 5bp, 8bp 낮은 2.471%, 2.231%로 결정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회사채 발행규모는 18조223억원으로 전년동기(13조9000억원)대비 29.5%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1~4월 회사채와 캐피탈채를 제외하면 은행채, 카드채, 특수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SRE 자문위원은 “1분기 회사채 시장은 전형적인 자산강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금융시장은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가격이 오르니 더 사자는 수요가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채나 공사채(특수채) 수급이 줄었음에도 절대금리가 너무 낮아 회사채 시장이 최대 수혜를 봤다는 평가다. 역대급 크레딧물 강세 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는 근본적으로 여의치 않은 해외투자 여건에 일드 커브(수익률 곡선)가 평평해지며 절대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기준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1.75%)보다 0.5~0.75%포인트 높은 상태다. 하지만 미국 크레딧물 투자는 쉽지 않다. 스왑레이트(1년물 기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 실제 투자시 기대수익이 크지않은 탓이다. 스왑레이트란 전세계 채권의 무위험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막기 위해 거래시 일정부분 부여하는 금리 차이를 말한다. 스왑레이트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7~8월 무렵부터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난 2018년 5월을 전후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2018년 초부터는 100bp이상 마이너스를 기록중으로 현재 1년물(5월 3일 기준) 스왑레이트는 -143bp 수준이다. 유럽은 마이너스 채권 발행이 이슈될 정도로 저금리가 심각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Fed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관련 스탠스가 급격히 비둘기로 변하면서 당초 올 3차례가량 예상됐던 미국 금리인상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다. 되레 금리인하 기대감이 제기된다.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0.3%로 글로벌 금융이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거래되는 채권 금리엔 한 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1.699%, 국고 5년물은 1.217%를 기록했다. ‘AA-’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2.171%로 국고 3년물 대비 47bp(1bp=0.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같은 날 단기물인 91일 CD금리는 1.84%로 국고 3년물대비 141bp(0.141%포인트) 되레 높았다. 이때문에 증권사 등 수신기능이 없는 금융회사는 역마진이 나는 구조다. BBB급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회사채나 장기채가 인기를 끌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발행금리가 훨씬 높고, 크레딧 커브가 역전되면서 역마진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며 “증권사들마저 장기투자에 나서며 기관들 수요는 3~5년에서 7년으로 바뀌었고, BBB급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4월 22일 ‘BBB+’급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480억원 2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3.5배가 많은 167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등급민평대비 -100bp~par로 제시됐던 발행금리는 등급민평대비 182bp나 낮은 3.065%로 결정됐다.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는 대한항공(BBB+) 역시 리테일 수요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항공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공모 밴드하단을 밑도는 3.159%(-25bp),3.538%(-37bp)로 각각 결정됐다. 1분기 은행, 18조원 크레딧 순매수…2.5배↑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로 사업을 해 온 은행들도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의 크레딧 순매수 규모는 18조원으로 지난 2014년이후 5년 평균(7조2000억원)을 2.5배나 웃돌았다. 전년(8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107% 증가한 수치다. SRE 자문위원은 “은행이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려 대체투자를 늘리기도 한계가 있어 크레딧 이름이 붙으면 그냥 들어간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리스크 관리가 타이트한 은행 특성상 대체투자 보다 신용등급이 명확히 구분되는 크레딧물 투자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곳은 최근 내부적으로 크레딧물 투자를 위한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이 은행은 중단했던 크레딧물 투자를 4~5년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요가 몰리면서 기업들의 발행도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풍부해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채권의 만기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SRE자문위원은 “보험사의 경우 장부평가를 받으니 지금 사는 절대금리가 중요하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만기보유라면 매수금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금리가) 더 떨어지기전에 매수하자는 사다리 올라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신흥국 채권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보험사 등 적지 않은 기관들에선 헤지비용이 커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채권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금리가 우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적어도 경기 쇼크가 오지 않는 한 만기보유 플러스 트레이딩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스프레드 수준은 2015년 금리인하 기대가 있을 때 기록한 저점 부근에 임박했다”며 “조만간 저항에 부딪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대안부재론에 크레딧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고 밝혔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가격이 비싸지면서 이런 강세가 어느 수준까지 갈 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5월 수요예측 물량이 1~4월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여 크레딧 강세 분위기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014~2015년사이 기록했던 ‘AA-’ 3년물 신용스프레드(국고 3년물과의 금리차) 최저치는 25bp로 5월 신용스프레드는 이에 근접한 27~32bp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경기 둔화기에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채권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상반기 이후 크레딧 공급 축소 요인”이라며 “캐리수요가 높은 시장에서 2분기에도 회사채대비 여전채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도 증가세…중국 크레딧물 ‘급증’크레딧물 강세는 국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려난 막대한 유동성을 타고 해외에서도 과거대비 낮은 등급의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돈풀기 덕에 채권 발행이 쉬워졌고, 유럽, 일본 등은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절대수익률을 얻기 위한 회사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OECD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채 발행잔액은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비금융권(회사채) 채권발행액은 13조달러(1경52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적격중 가장 낮은 BBB급의 채권발행은 2008년 30%에서 현재 54%까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 눈에 띈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전 미미한 발행수준에서 2016년 5900억달러(689조9460억원)로 급증했다. 전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국기업들이 자국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채권 디폴트 금액은 전년대비 약 4배 급증한 1196억위안(20조6017억원)에 달했다. 중국 채권 발행사의 37.7%가 중국 현지등급 기준 ‘AA+’이상으로 평가되고 이들이 회사채의 62.6%를 차지한다. 이는 2017년보다 59.5%나 급증한 수치다. 중국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A+’이하 등급 회사는 사실상 없고, 정크 등급의 회사도 없다. 사실상 등급이 지정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면 97%이상이 ‘AA’등급이상으로 다른 국가들과 정반대인 셈이다. 중국에선 AA등급 이상만 공모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영향이다.10년간 BBB 급증…디폴트 우려 `고조`다른 특징 하나는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2000~2007년 전세계 투자등급 발행에서 BBB등급 채권 비중은 평균 38.9%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08~2018년 44.1%로 증가했고, 2018년말엔 53.8%까지 급증했다. 전체 발행에서 BBB급이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반면 AA 및 AAA등급 채권 비중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AA급 채권비중은 16.7%에서 13.7%로, AAA급은 5.4%에서 2.3%로 각각 감소했다.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3월초 분기보고서를 통해 “투자등급 하단에 있는 BBB급 채권들이 시장의 파이어세일 위험을 키운다”며 채권시장에 경고를 보냈다. 파이어세일이란 화재로 처치가 곤란한 물품을 할인 판매한다는 데서 나온 말로 채권시장에선 투자가 어려워진 채권을 내다파는 현상이 투자등급까지 번져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 악화 국면에서 많은 수의 BBB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다면 투매가 일반 투자등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BIS는 2018년말 현재 BBB급의 회사채 시장 비중(일평균 거래규모)은 미국에선 3분의 1, 유럽에선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기업부문 취약성이 증가하며 디폴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경기 하강기엔 추락천사(투자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전락)가 크게 늘어난다. 등급 하락은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상당 규모가 진행된다면 투기등급 포트폴리오내 흡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OECD는 보고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B 등급 회사채는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지만, 지난해 초부터 미국 국채와 BBB 등급 회사채간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우치 수석은 “투자적격 등급에만 투자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는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갈 경우 채권을 던질 수 밖에 없다”며 “BBB 회사채 시장에선 이미 균열 조짐이 보인다. BBB 회사채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BBB등급의 추락천사 가능성은 2.8%에 그쳤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엔 이 비율이 7.5%로 크게 높아진 바 있다. 현재 3조6000억달러(4209조8400억원)에 달하는 BBB급 채권을 고려할 때 2740억달러(320조4156억원)의 비금융 회사채가 1년내에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OECD는 예상하고 있다. OECD는 “선진국들은 앞으로 3년이내 2조9000억달러(3391조2600억원)의 상환이 도래하고, 이머징마켓은 1조3000억달러(1520조22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회사들은 향후 3년간 총부채의 절반(47%)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2018년 회사채 순발행은 전년대비 41% 감소해 최저 수준에 도달했고, 투자자들사이에서 위험선호도가 감소했다”며 “2000년이후 지난 20년간 이 두 지표가 나타난 다른 해는 2008년뿐이었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재은 기자
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29th SRE][Cover]①크레딧물 전성시대
  • △ 이데일리가 29회 신용평가 전문가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결과를 담은 책자를 15일 발간했다. (이미지=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A+’ 등급인 군장에너지가 사상 첫 공모 회사채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1년 설립된 열병합발전사인 군장에너지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보유하며 유명세를 치른 이테크건설의 자회사다. 군장에너지는 2000억원 규모로 3년, 5년물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흥행에 성공하며 3000억원으로 50%나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 2.229%, 5년물 2.629%로 등급민평대비 10bp이상 낮게 조달했다. 수요예측시 밴드인 등급민평대비 -20bp~+20bp 하단에서 결정된 것이다. 심지어 ‘BBB+’인 폴라리스쉬핑을 담으려던 한 운용사는 고심 끝에 개별 민평에 비해 60bp 낮은 가격을 써냈지만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받지 못하고 쓴 맛을 봐야 했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가 소속된 폴라리스쉬핑은 4월 16일 1년물과 2년물 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발행키로 하고, 수요예측에 나섰다. 결과는 1년물 950억원, 2년물 620억원의 주문이 몰리자 폴라리스쉬핑은 2년물 발행규모를 100억원 늘렸다. 폴라리스쉬핑은 1년물 3.009%, 2년물 4.181%로 개별 민평대비 각각 112bp, 121bp나 낮은 금리에 70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바야흐로 크레딧물(회사채) 전성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이 힘의 원천이다. 국채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일드커브는 수평선처럼 누운 지 오래다. 심지어 국채 변동성마저도 역대급 최악으로 트레이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지난해 국내 채권 수익률이 4~5%를 넘어서며 글로벌 수익률 수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엔 회사채만 순발행을 기록했을 뿐 은행채, 카드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공격적으로 이어지던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도 한 풀 꺾이며 크레딧물 강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레딧물에 대한 자금 유입은 진행형이다. 기초자산은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 이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장기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끝모를 크레딧 강세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너나없이 사다리타고 올라가기의 끝이 어디쯤일지, 더 올라도 되는지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과연 크레딧물 전성시대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29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 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에선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29회 SRE에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38.3%(69명)로 가장 많았다. ‘당분간 지속되며 강한 연중랠리가 이어질 것이다’는 응답이 58명(32.2%), ‘금융위기 등 이벤트가 없다면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11명(6.1%)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반기 이후 조정분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58명(32.2%)이나 됐다. SRE응답자 70% “이례적 크레딧물 강세” 통상 ‘연초효과’로 불리는 채권시장 랠리가 있다. 연말에 은행 등의 자금 회수와 보험사에 유입된 대규모 퇴직연금 자금이 연초에 시장에 다시 풀리면서 수급에 따른 랠리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 강세는 1~2월을 지나 5월이 됐지만,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연초효과’라기 보다 이례적인 강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나타나는 크레딧물 강세에 대해 29회 SRE 응답자 180명중 125명(69.4%)이 ‘연초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례적 강세라고 답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비중은 78.4%(40명)에 달했다. ‘매년 나타나는 연초효과’라는 응답과 ‘예년에 비해 크레딧물 강세로 보기 어렵다’는 응답은 각각 31명(17.2%), 17명(9.4%)에 그쳤다. 실제로 과거 AA급과 A급간 스프레드가 70~80bp로 상당한 격차를 유지했지만, 최근 유동성의 힘이 AA급과 A급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이제는 A급이냐 BBB급이냐로 나뉜다는 얘기조차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와 ‘A+’간 3년물 스프레드는 지난해 초 54bp수준이었지만 최근(5월 2일기준) 27bp로 절반 가량 축소됐다. 기관들이 맞춰야 할 수익률은 정해져있고, 수급에 의해 금리가 낮아진다면(채권가격 상승) 좀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크레딧물에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 투자가 제한돼 있다면 만기를 늘려 수익률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장기채 발행 잇따라…“자산강세 현상”올 들어(5월 2일 기준) 10년만기 채권 발행에 나선 기업은 KT(AAA), CJ제일제당(097950)(AA), SK인천석유화학(AA-), LG유플러스(032640)(AA), GS칼텍스(AA+), 롯데쇼핑(023530)(AA+), SK에너지(AA+), LG전자(AA), SK(AA+), 한화에너지(AA-), SK텔레콤(AAA), LG화학(051910)(AA+), 롯데케미칼(011170)(AA+) 등 13곳이나 된다. 이들 기업의 10년물 발행예정 규모는 총 1조9100억원이었고, 수요예측에서는 2배이상 많은 3조8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LG유플러스(AA)는 800억원 규모 10년만기 채권 발행 수요 예측에 무려 4000억원이 유입됐다. ‘AA-’인 한화에너지의 경우 높은 금리 메리트덕에 수요예측에서 발행예정물량의 3배인 2400억원이 들어왔다. 이밖에 15년만기 채권 1100억원을 발행하는 LG전자(066570) 수요예측엔 2300억원이 몰렸고, 금리밴드 하단인 개별민평대비 -15bp로 결정됐다. AAA급으로 2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KT(030200)와 SK텔레콤(017670)도 각각 개별민평대비 5bp, 8bp 낮은 2.471%, 2.231%로 결정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회사채 발행규모는 18조223억원으로 전년동기(13조9000억원)대비 29.5%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1~4월 회사채와 캐피탈채를 제외하면 은행채, 카드채, 특수채 등은 순상환 기조를 보였다. SRE 자문위원은 “1분기 회사채 시장은 전형적인 자산강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부동산, 금융시장은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수요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가격이 오르니 더 사자는 수요가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채나 공사채(특수채) 수급이 줄었음에도 절대금리가 너무 낮아 회사채 시장이 최대 수혜를 봤다는 평가다. 역대급 크레딧물 강세 왜? 이같은 크레딧물 강세는 근본적으로 여의치 않은 해외투자 여건에 일드 커브(수익률 곡선)가 평평해지며 절대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 기준금리는 2.25~2.50%로 우리나라(1.75%)보다 0.5~0.75%포인트 높은 상태다. 하지만 미국 크레딧물 투자는 쉽지 않다. 스왑레이트(1년물 기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 실제 투자시 기대수익이 크지않은 탓이다. 스왑레이트란 전세계 채권의 무위험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막기 위해 거래시 일정부분 부여하는 금리 차이를 말한다. 스왑레이트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7~8월 무렵부터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일어난 2018년 5월을 전후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2018년 초부터는 100bp이상 마이너스를 기록중으로 현재 1년물(5월 3일 기준) 스왑레이트는 -143bp 수준이다. 유럽은 마이너스 채권 발행이 이슈될 정도로 저금리가 심각해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특히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Fed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관련 스탠스가 급격히 비둘기로 변하면서 당초 올 3차례가량 예상됐던 미국 금리인상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다. 되레 금리인하 기대감이 제기된다.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0.3%로 글로벌 금융이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거래되는 채권 금리엔 한 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1.699%, 국고 5년물은 1.217%를 기록했다. ‘AA-’ 회사채 3년물의 금리는 2.171%로 국고 3년물 대비 47bp(1bp=0.01%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같은 날 단기물인 91일 CD금리는 1.84%로 국고 3년물대비 141bp(0.141%포인트) 되레 높았다. 이때문에 증권사 등 수신기능이 없는 금융회사는 역마진이 나는 구조다. BBB급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회사채나 장기채가 인기를 끌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발행금리가 훨씬 높고, 크레딧 커브가 역전되면서 역마진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며 “증권사들마저 장기투자에 나서며 기관들 수요는 3~5년에서 7년으로 바뀌었고, BBB급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4월 22일 ‘BBB+’급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480억원 2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 3.5배가 많은 167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그 결과 등급민평대비 -100bp~par로 제시됐던 발행금리는 등급민평대비 182bp나 낮은 3.065%로 결정됐다.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는 대한항공(BBB+) 역시 리테일 수요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항공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공모 밴드하단을 밑도는 3.159%(-25bp),3.538%(-37bp)로 각각 결정됐다. 1분기 은행, 18조원 크레딧 순매수…2.5배↑ 그동안 가계대출 위주로 사업을 해 온 은행들도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의 크레딧 순매수 규모는 18조원으로 지난 2014년이후 5년 평균(7조2000억원)을 2.5배나 웃돌았다. 전년(8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107% 증가한 수치다. SRE 자문위원은 “은행이 채권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최근 가계대출 규제와 맞물려 대체투자를 늘리기도 한계가 있어 크레딧 이름이 붙으면 그냥 들어간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리스크 관리가 타이트한 은행 특성상 대체투자 보다 신용등급이 명확히 구분되는 크레딧물 투자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시중은행 한 곳은 최근 내부적으로 크레딧물 투자를 위한 세미나 등을 진행했다. 이 은행은 중단했던 크레딧물 투자를 4~5년만에 재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요가 몰리면서 기업들의 발행도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풍부해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채권의 만기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SRE자문위원은 “보험사의 경우 장부평가를 받으니 지금 사는 절대금리가 중요하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만기보유라면 매수금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금리가) 더 떨어지기전에 매수하자는 사다리 올라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신흥국 채권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보험사 등 적지 않은 기관들에선 헤지비용이 커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채권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금리가 우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적어도 경기 쇼크가 오지 않는 한 만기보유 플러스 트레이딩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RE 자문위원은 “최근 스프레드 수준은 2015년 금리인하 기대가 있을 때 기록한 저점 부근에 임박했다”며 “조만간 저항에 부딪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대안부재론에 크레딧 시장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고 밝혔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크레딧 채권가격이 비싸지면서 이런 강세가 어느 수준까지 갈 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투자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5월 수요예측 물량이 1~4월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여 크레딧 강세 분위기는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014~2015년사이 기록했던 ‘AA-’ 3년물 신용스프레드(국고 3년물과의 금리차) 최저치는 25bp로 5월 신용스프레드는 이에 근접한 27~32bp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경기 둔화기에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채권 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상반기 이후 크레딧 공급 축소 요인”이라며 “캐리수요가 높은 시장에서 2분기에도 회사채대비 여전채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도 증가세…중국 크레딧물 ‘급증’크레딧물 강세는 국내 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려난 막대한 유동성을 타고 해외에서도 과거대비 낮은 등급의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돈풀기 덕에 채권 발행이 쉬워졌고, 유럽, 일본 등은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절대수익률을 얻기 위한 회사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OECD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채 발행잔액은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간 2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말 기준 비금융권(회사채) 채권발행액은 13조달러(1경52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적격중 가장 낮은 BBB급의 채권발행은 2008년 30%에서 현재 54%까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의 회사채 발행 급증이 눈에 띈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전 미미한 발행수준에서 2016년 5900억달러(689조9460억원)로 급증했다. 전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싱가포르개발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국기업들이 자국에서 발행한 위안화 표시채권 디폴트 금액은 전년대비 약 4배 급증한 1196억위안(20조6017억원)에 달했다. 중국 채권 발행사의 37.7%가 중국 현지등급 기준 ‘AA+’이상으로 평가되고 이들이 회사채의 62.6%를 차지한다. 이는 2017년보다 59.5%나 급증한 수치다. 중국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A+’이하 등급 회사는 사실상 없고, 정크 등급의 회사도 없다. 사실상 등급이 지정되지 않은 기업을 제외하면 97%이상이 ‘AA’등급이상으로 다른 국가들과 정반대인 셈이다. 중국에선 AA등급 이상만 공모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영향이다.10년간 BBB 급증…디폴트 우려 `고조`다른 특징 하나는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2000~2007년 전세계 투자등급 발행에서 BBB등급 채권 비중은 평균 38.9%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08~2018년 44.1%로 증가했고, 2018년말엔 53.8%까지 급증했다. 전체 발행에서 BBB급이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반면 AA 및 AAA등급 채권 비중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AA급 채권비중은 16.7%에서 13.7%로, AAA급은 5.4%에서 2.3%로 각각 감소했다.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3월초 분기보고서를 통해 “투자등급 하단에 있는 BBB급 채권들이 시장의 파이어세일 위험을 키운다”며 채권시장에 경고를 보냈다. 파이어세일이란 화재로 처치가 곤란한 물품을 할인 판매한다는 데서 나온 말로 채권시장에선 투자가 어려워진 채권을 내다파는 현상이 투자등급까지 번져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기 악화 국면에서 많은 수의 BBB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다면 투매가 일반 투자등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BIS는 2018년말 현재 BBB급의 회사채 시장 비중(일평균 거래규모)은 미국에선 3분의 1, 유럽에선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기업부문 취약성이 증가하며 디폴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경기 하강기엔 추락천사(투자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으로 전락)가 크게 늘어난다. 등급 하락은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상당 규모가 진행된다면 투기등급 포트폴리오내 흡수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OECD는 보고 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BB 등급 회사채는 채권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지만, 지난해 초부터 미국 국채와 BBB 등급 회사채간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우치 수석은 “투자적격 등급에만 투자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는 신용등급이 줄줄이 내려갈 경우 채권을 던질 수 밖에 없다”며 “BBB 회사채 시장에선 이미 균열 조짐이 보인다. BBB 회사채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17년 기준 BBB등급의 추락천사 가능성은 2.8%에 그쳤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엔 이 비율이 7.5%로 크게 높아진 바 있다. 현재 3조6000억달러(4209조8400억원)에 달하는 BBB급 채권을 고려할 때 2740억달러(320조4156억원)의 비금융 회사채가 1년내에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것으로 OECD는 예상하고 있다. OECD는 “선진국들은 앞으로 3년이내 2조9000억달러(3391조2600억원)의 상환이 도래하고, 이머징마켓은 1조3000억달러(1520조22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회사들은 향후 3년간 총부채의 절반(47%)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2018년 회사채 순발행은 전년대비 41% 감소해 최저 수준에 도달했고, 투자자들사이에서 위험선호도가 감소했다”며 “2000년이후 지난 20년간 이 두 지표가 나타난 다른 해는 2008년뿐이었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9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019.05.15 I 김재은 기자
  • [조철현의 '삐딱 부동산'] 재건축·재개발 묶어놓고 집값 잡겠다고?
  • [이데일리 조철현 부동산전문기자] 서울 도심에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신규 택지 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활성화다. 그런데 서울에는 새로 집을 지을 땅(택지)이 많지 않다. 국공유지와 유휴 부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있다 해도 많은 주택을 한꺼번에 공급할 만한 땅이 없다. 기껏해야 소규모 전철역·공공청사·군 유휴부지 정도다. 국토부가 지난 7일 제3차 서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사당역·창동역을 주거·상업시설로 복합개발하거나 공공부지인 마곡 R&D센터 도전숙 등을 주거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공급 규모도 고작 1만517채다. 1차(1만282채)와 2차(1만8720채)까지 합쳐도 4만채가 안된다. 그나마 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임대주택으로 채워진다. 이런 공급 대책으론 서울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없다.◇정비사업 통한 도심 주택 공급이 유일한 해법결국 재건축·재개발이 유일한 해법이다. 집 지을 빈 땅이 워낙 없다 보니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는 것 외에는 주택을 순차적으로 대량 공급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실제로 서울은 신규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재건축·재개발에 의존하고 있다.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사실 정비사업 옭죄기가 최근 일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규제란 규제는 죄다 쏟아부었다.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안전진단 요건 강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을 통해 정비사업을 틀어막았다.얼마 전에는 정부가 서울·수도권에서 재개발을 추진할 때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을 현재 15%에서 최대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조합 입장에서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일반분양 물량이 그만큼 줄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접는 재개발 구역이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내년 3월부터는 정비사업 일몰제까지 시행된다. 일정기간 사업 진척이 없는 정비구역을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해제하는 제도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38곳이 일몰제 대상이다. 일단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아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어렵다.◇정부는 되레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면 집값이 다시 뛸 수 있다고 우려하는 눈치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가서야 되겠는가. 주택 공급의 핵심 축인 정비사업을 옥죄면 도심지역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게 뻔하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3000여가구로 정점을 찍고 2021년에는 1만여가구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올 들어 안정세를 찾고 있는 서울 집값이 머지않아 공급 부족으로 다시 들썩일 수 있는 것이다.집값 불안의 진원지가 서울이라면 공급도 당연히 서울에서 늘리는 것이 맞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보다 서울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신도시를 개발하는 데는 토지 보상과 교통망 건설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또 입주 때까지 5년 넘게 걸린다. 교육·의료·쇼핑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재개발·재건축만한 것도 찾기 힘들다.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속 주택 공급 확대가 답이다.
2019.05.14 I 조철현 기자
수도권 뉴타운·도시개발구역서 올해 2만여 가구 공급
  • 수도권 뉴타운·도시개발구역서 올해 2만여 가구 공급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분양시장에서 뉴타운 및 도시개발구역 새 아파트가 인기다.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수도권 외곽지역의 물량은 넘쳐나는 반면 도심권에서는 새 아파트가 부족해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 및 수도권 뉴타운 및 도시개발구역 내 공급되는 일반 분양 물량은 22곳, 총 2만2009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시개발구역에서는 1만3167가구가 공급되며, 뉴타운에서는 8842가구가 예정돼 있다.뉴타운 및 도시개발구역 등 도심권 개발지구 단지들은 2기 신도시 공급물량이 몰렸던 지난 2009년에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2009년 당시, 은평뉴타운이 위치한 서울 은평구 진관동 지역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12.27대 1이었던 반면,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0.19대 1로 기록했다. 실제 2009년 7월 은평뉴타운에서 분양한 ‘은평뉴타운우물골위브6단지’와 ‘은평뉴타운마고정2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각각 평균 38.95대 1, 14.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12월 김포한강신도시서 분양한 ‘청송마을 중흥S-클래스 파크애비뉴’는 0.0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도시개발구역인 마곡지구도 분양시장에서 선전했다. 마곡지구 분양이 시작되던 시점인 2013년, 당시에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광교신도시가 0.69대 1, 동탄2신도시 1.07대 1, 김포한강신도시 0.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곡지구는 이러한 시장 속에서도 2.28대 1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뉴타운 및 도시개발구역 분양 단지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프리미엄 높게 형성돼 있다. 은평뉴타운에서 2009년 입주한 ‘은평뉴타운 마고정2단지’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전용 84.04㎡가 2013년 10월 4억3000만원(10층) 거래됐으며, 2018년 6월 7억1500만원(8층)에 팔려 약 5년간 66.3% 상승률을 보였다. 또 서울 마곡지구서 2014년 입주한 ‘마곡엠벨리 14단지’는 지난 3월 전용 84.88㎡가 9억70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2014년 8월 4억3924만원(14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20% 상승한 수치다.올해에는 우수한 입지와 더불어 개발호재까지 갖춘 지역에서 물량이 나와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우선 5월에는 지난해 인천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서구 루원시티 도시개발구역에서 공급이 예정돼 있다. 루원시티는 인천 지하철 2호선 이용이 쉽고, 청라국제도시와 가정지구가 가까워 인프라 공유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춘 지역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신영은 루원시티 주상복합 3블록에서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49층, 5개 동, 전용 84㎡ 단일면적 총 778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6월에는 경기 수원시 망포4지구 도시개발구역에서 물량이 나온다.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일대에 6000여 가구로 규모로 개발 중인 망포4지구는 분당선 매탄권선역과 수원버스터미널이 인근에 있고, 주변 생활 인프라가 풍부해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서울시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에서도 공급계획이 예정돼 있다. 최근 북위례 분양으로 일대 지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거여마천뉴타운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거여역이 인접해 있어 교통여건이 우수한 편이다.
2019.05.14 I 김기덕 기자
뭉칫돈 잡으려 은행까지 '대체투자' 가세..리스크 관리 관건
  • 뭉칫돈 잡으려 은행까지 '대체투자' 가세..리스크 관리 관건
  • 국내 4대 시중은행 로고.(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대체투자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떠오르자 은행들도 잇달아 대체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보수적 성향을 지닌 은행마저도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결국 관건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들은 최근 대체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새로 꾸리거나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1월 당초 사모구조화팀을 구조화팀과 ‘대체투자팀’으로 분리·신설하고 전문인력을 2명 충원했다. 대체투자팀은 주식·채권 이외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무역금융 등 비전통적 분야에서 대체 자산들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상품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WM상품부 내 ‘대체투자상품팀’을 별도로 운영하며 상품검토부터 출시까지 자율성 부여했다. 또 은행과 계열사 KB증권의 협업을 통해 인력교류와 다양한 구조의 파생결합증권 및 실물자산 합작 상품을 적극 공급하고 있다.KEB하나은행은 2017년 1월 웰리빙그룹 WM사업단 내 투자상품서비스 태스크포스(TF) 조직인 ‘Gold PB 전담팀’을 신설한 뒤 지난해 1월 ‘특화상품팀’으로 개편하고 올해 들어 인원도 4명 보강(총 7명)했다.이렇듯 은행이 대체투자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부동산과 증시 불안 등으로 갈 곳 잃은 ‘뭉칫돈’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대체투자는 통상 채권보다 수익률은 높으면서 주식에 비해 위험성이 낮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자산가에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으며, 은행 역시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 등 비(非)이자부문 수익 증대를 꾀할 수 있다.이를 방증하듯 은행권 대체투자 상품 판매 실적은 최근 1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이 올 1~4월 동안 개인에게 판매한 대체투자 상품 규모는 약 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6억원) 대비 14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8316억원(매칭형 채권상품·ELF 제외)을 판매하며 관련 전담조직이 발족했던 2017년 동기 대비 9배 가량 증가했다.특히 우리은행의 개인 대체투자 판매액(잔액)은 지난해 4월 149억원에서 지난달 6337억원까지 무려 43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개인+법인) 대체투자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6%에서 63.7%로 1년 사이 크게 늘면서 개인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 급증세가 두드러졌다.하지만 은행들의 대체투자는 증권사와 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에 비해 뒤늦게 뛰어드는 만큼 이미 고평가된 자산에 투자하는 상황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기대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이에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은 안정성이 검증된 자산 위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시황 등의 영향을 덜 받는 무역금융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순위대출 펀드를 강화해 연 4~6%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 부동산 브릿지론 유동화 펀드 △국내 차량공유 1위 업체 정산대금 채권 유동화 펀드 △인수금융펀드 등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국민은행은 대체투자 상품군을 부동산·구조화·주식형·채권형 등으로 분류하고 액티브(Active)한 수익률 보다 안정성을 높인 확정금리(Fixed Income)형 상품 위주로 공급 중이다. 투자기간에 따른 상품 풀(Pool)도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7년까지 다양화했다. 하나은행은 49인 이하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를 주축으로 자유로운 투자와 시장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해외 우량자산 IB딜 직접 소싱을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운용사·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기관투자자 위주로 판매되던 투자 자산을 개인 고객에게도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2019.05.14 I 김범준 기자
롯데쇼핑, '불패 신화' 부동산보다 본업에 집중
  • 롯데쇼핑, '불패 신화' 부동산보다 본업에 집중
  • 롯데백화점 강남점(사진=롯데쇼핑)[이데일리 함지현 기자]롯데쇼핑이 수십 년간 ‘불패 신화’를 써온 부동산보다 본업에 충실하기 위한 전략을 선택했다. 바로 서울 강남권 중심의 노른자 입지에 위치한 핵심 자산인 강남점을 롯데부동산 투자회사(롯데리츠)에 현물 출자키로 한 것이다.이번 결정을 통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자산에 대한 유동화가 이뤄질 경우 온라인 등 새롭게 힘을 주고 있는 사업에 대한 투자까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강남점뿐만 아니라 다른 점포에 대한 유동화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보다 적극적인 자산가치 창출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투자에 나서기 위해서다.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롯데백화점 매출이 7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하고, 할인점 역시 3.4% 성장에 그칠 정도로 주요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자산 가치가 올라가던 부동산 호황기도 지났다. 시대가 바뀐 만큼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과거 점포를 매각한 후 다시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즈 앤 리스백(Sales&Leaseback) 형태로 현금 유동화에 나섰던 것과 달리,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같은 리츠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리츠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결산 시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므로 주주들에게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투자기구로 꼽힌다. 지분형태로 관여할 수 있는 만큼 완전히 매각 후 다시 임대하는 것보다 부담이 적은 방식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향후 정부로부터 롯데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받게 되면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4200억원 규모에 현물출자하면서 주식을 받는다. 롯데리츠는 상장 과정에서 강남점을 비롯해 추가로 편입한 여러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차입을 하고, 신주발행으로 투자자도 모집하게 된다.롯데쇼핑은 출자한 자금에 맞는 주식을 확보해 일정 배당을 받게 된다. 대주주로서 지위도 확보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라는 믿을만한 대주주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 역시 배당수익률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주식을 처분하면 현금화도 가능하다.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업’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과 같은 신사업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과거 경쟁사인 이마트 역시 코스트코의 지분과 임대 부동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넘기면서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할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형태는 전혀 다르지만, 자산을 유동화해 미래 사업에 투자한다는 큰 방향은 동일하다.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리츠를 국내시장에서 대표 리테일 리츠로 키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자산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츠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롯데리츠의 운영을 맡은 롯데AMC는 지난 3월 26일 국토교통부의 본인가를 얻어 설립됐으며 지난 4월 9일 국토교통부에 롯데리츠에 대한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그동안 기간을 한정해 소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왔던 ‘기간한정형 사모리츠’가 대부분이었지만, 롯데리츠는 기간을 정하지 않고 참여 폭이 넓은 ‘영속형 공모상장리츠’를 시도할 방침이다.
2019.05.14 I 함지현 기자
14년만에 새 아파트 입성…여의도, 주택시장 기대감 '솔솔'
  • 14년만에 새 아파트 입성…여의도, 주택시장 기대감 '솔솔'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 사옥 철거 현장. 이 부지에는 최고 49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이후 14년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다.(GS건설 제공)[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최근 서울 여의도 주택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통개발’ 발언 후폭풍과 9·13 부동산 대책이라는 초강력 펀치에 주춤거리던 여의도 일대에 잇단 개발 훈풍이 불면서 반전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중심에는 14년 만에 신규 분양에 나서는 49층 초고층 주상복합단지인 ‘지웰시티자이’(가칭)와 내년 7월 국내에서 3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완공될 ‘파크원’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서울 주택시장 과열의 진앙지로 지목돼 표류하던 재건축 사업도 최근 재건축 단지 추진 집행부와 서울시 부시장와 만난 것으로 알려져 지구단위계획 발표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이르면 7월 분양 예정… 지난달부터 주택거래 재개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7월 여의도 옛 MBC 부지에 신축 주상복합아파트인 지웰시티자이가 분양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해당 부지 개발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영·GS건설·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된 이후 2년여 만이다. 이 사업은 총 부지면적 1만7795㎡에 주거·업무·판매시설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 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주상복합은 2005년 ‘여의도 자이’(580가구)가 분양한 이후 14년 만에 여의도에 공급하는 새 아파트다. 컨소시엄에 따르면 이 부지에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규모의 아파트 2개동 454가구(전용면적 84~133㎡), 오피스텔 1개동 849실(전용면적 29~59㎡)가 들어선다. 업무용 시설 1개동과 상업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일반상업지역이자 중심지미관 지구에 속한 이 부지는 용적률은 959%, 건폐율 43.54%를 적용받아 지어진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현재 기존 건물 철거를 마치고 설계를 일부 변경 중에 있다. 아파트 단지명은 제3의 브랜드로 지을 예정”이라며 “이르면 오는 7~8월 께 분양해 2023년 1월 입주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한강변 입지에 편리한 교통, 각종 생활시설이 밀집한데다 상업·금융사들이 몰려 있는 여의도동 주변 주택시장은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올 1~3월 주택시장 매매거래가 뚝 끊켰지만 최근 들어일부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세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영등포동 S공인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발표 전면 보류와 초강력 규제 영향으로 작년 가을 이후 매매거래가 뚝 끊켰지만 지난달 들어 갑자기 10여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재건축을 기대하고 매수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여전히 매물을 꽉 움켜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시범 아파트 전용 156㎡가 최근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고 귀띰했다. 실제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여의도동 아파트값은 오히려 시세가 상승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값(3.3㎡)은 지난해 9월 3778만원에서 올 4월 말 현재 3878만원으로 2.6% 올랐다. ◇파크원·주상복합·IFC 삼각벨트 ‘완성’ 옛 MBC 부지 바로 옆에 들어서는 파크원(Parc. 1) 빌딩도 여의도 일대 개발 기대감을 높여주는 한 축이다. 최고 69층 높이(318m)로 지어지는 파크원은 내년 7월 준공되면 초고층이 즐비한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자 국내에서 롯데월드타워와 부산 엘시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새 랜드마크 빌딩이 될 전망이다. 이로써 파크원을 중심으로 왼편에는 신규 주상복합, 오른쪽에는 오피스·쇼핑몰·호텔 복합시설인 국제금융센터(IFC)가 여의도를 대표하는 삼각벨트를 구성하게 된다. 또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에서부터 IFC몰로 이어진 지하보도(363m)를 파크원~새 주상복합까지 연결하는 지하 공사가 추진 중이다. 다만 공실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공실률은 도심권, 강남권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데 앞으로 KB금융타운, 파크원, 여의도 우체국 등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라 ‘임차인 모시기’ 경쟁이 계속될 수 있다”며 “여전히 상당수 빌딩은 3~4개월 동안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에 나섰지만 빈 사무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의 통개발 발언 이후 서울 집값 과열 진앙지로 지목돼 전면 중지됐던 재건축 정비사업은 여의도 개발의 ‘핵’이다. 대부분 1970년대 지어져 최고 4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 7곳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서울시가 전체 개발 계획의 밑그림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전면 보류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여의도 재건축 7개 단지(시범, 대교, 한양, 미성, 공작, 수정, 광장) 재건축 추진 집행부는 서울시 행정 2부시장과 면담을 갖고 조속한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요청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 집행부 관계자는 “당초 올 상반기 내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약속대로 이행하라고 했지만, 주택시장 안정을 이유로 국토교통부와 상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다만 주민 불편 등 여의도 현실을 잘 알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올 하반기에는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시가 도심 내 상업·준주거지역 주거용 비율을 3년간 확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재건축은 지구단위계획만 잘 세우면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부채납(공공기여) 비율이나 지구계획 수립에 시와 주민들이 얼마나 잘 합의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019.05.14 I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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