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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윤석열 ‘수도권대첩’…‘도둑 vs 히틀러’ 고강도 난타전
- [이데일리 박기주 송주오 이유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7일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 각각 서울과 경기권을 돌며 유세에 나섰다. 이날 두 후보의 메시지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에 집중됐다. 특히 양측은 서로를 향해 “도둑”, “히틀러”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李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尹,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노후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구를 택했다. 그는 상계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진행된 거리 유세에서 “두꺼비도 새집이 필요하다는데 사람은 오죽하겠나.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서 여러분이 좋은 주택에서 행복하게 살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전래 동요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의 가사를 인용해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한 것이다. 노원구는 4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재개발·재건축 수요가 높다. 앞서 지난달에도 이 지역을 찾아 주민들과 재건축 기준 완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이 후보는 “집값이 갑자기 오르고 세금이 확 오르니까 솔직히 화나지 않나. 저도 화가 난다. 정책이 국민에 고통을 주면 안 된다”며 “세금이란 국가가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공평하게 부담하는 것이지 누가 재수 없어서 내는 게 아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과도하게 올라간 것은 차츰차츰 조정해야 한다”고 세제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세 자리를 광화문으로 옮긴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누구처럼 마스크를 벗고 (유세 연설을) 할 수 있는데, 국민과 합의한 것이니 지켜야 한다. 불편해도 합의한 것은 지켜야 나라가 굴러간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가 지역 순회현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던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된 논란도 꺼내들었다. 이 후보는 “단 5년 만에 그들(보수정권)이 복귀하고 있다. 그런데 내용이 더 심각하다. 최모(최순실)씨는 점은 좀 쳤는데 주술을 하진 않았던 것 같다”며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나. 정치보복을 대놓고 후보가 말하는 상황을 겪어 보셨나”라고 비꼬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오전 경기도 용인 수지구 테이스티 애비뉴 옆 공터에서 열린 ‘역동적 혁신성장 대한민국 만들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尹 “부동산 정책 28번 말이 되나…정치보복? 히틀러처럼 선동”윤 후보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구 거점유세에서 “이 정부 부동산 정책을 보라. 도대체 28번을 한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건국 이후 70∼80년 동안 당대에 집값이 이렇게 뛰는 것을 봤나. 집값을 올려서 운이 좋아 집을 갖게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이 없는 사람은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후보 측의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베타니 무솔리니를 언급하며 공격적으로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날 첫 유세인 안성 일정에서부터 작심한 듯 “자기 진 죄는 남에게 덮어씌우고, 자기 진 죄는 덮고, 남에게는 짓지도 않은 죄 만들어 선동하고 이게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용인 유세에서도 “이 사람들은 공작 전문가다. 국민들을 상대로 또 평소에 잘하는 기만 공작을 한다”며 “독일의 나치, 이탈리아의 파시즘, 소련 공산주의자들이 늘 하던 짓”이라며 “자기 과오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를 향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언급하며 “3억 5000만원을 들고 온 사람에게 도시 개발해 8500억원을 받아 가게 만든 대단히 유능한 사람인 건 맞는 것 같다”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이 후보의 정치 고향인 성남에서는 의혹 제기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윤 후보는 대장동, 백현동, 정자동 등 개발특혜 의혹은 물론 성남FC 후원금 등 이 후보와 연관된 의혹을 모두 거론하며 “이게 행정이고 지방정치냐”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인구 100만의 성남을 이렇게 운영했는데 5000만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꼴)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외쳤다. 이어 “부정부패로 나라가 멍들면 우리 다음 세대는 3류국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추경안 처리 진통 거듭…김기현 "이재명, 35조원 결국 거짓말인가"(종합)
- [이데일리 송주오 이성기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짝퉁 추경`이 아닌 `진짜 추경`을 위해 이재명 후보와 정부·여당은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는 35조원 수준의 추경안을 처리하자고 말하는데, 정부·여당은 완전 딴판이다. 정부·여당은 겨우 16조원 수준의 추경안만 처리하자고 하고 있으니 이 후보의 말은 결국 거짓말이냐”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김 원내대표는 “신속한 지원과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해 왔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정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왜 찔끔찔끔 지원하는 `짝퉁 지원` 추경안을 처리하자는 것인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 지원금 1000만원으로 인상(현행 100만원), 손실보상률 100%로 상향 조정(현행 80%), 손실보상 하한액 100만원으로 인상(현행 50만원), 손실보상 소급 적용, 현재 지원대상에 빠져있는 문화·체육·관광·숙박업에 대한 지원 등 총 46조원 수준의 추경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신속하고 충분한 `진짜 추경`이 하루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은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는 말씀만 하실 게 아니라, 정부·여당에게 증액된 추경안이 처리되도록 지시하고 행동해 주시길 바란다”며 “ 그러지 않으면 결국 탈모 치료 지원 공약처럼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일이라도 정부·여당이 동의하기만 하면 바로 처리할 수 있다”며 “추경안 처리가 만약 계속 지체된다면 이는 전적으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와 정부는 이날 추경안 증액을 둘러싸고 논의를 거듭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규모를 놓고 정부는 기존 안인 인당 300만원을 고수한 반면, 민주당은 500만원을 수정 제안했고 국민의힘은 기존 합의대로 최대 1000만원까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오후 양당 원내대표와 수석 부대표, 예결위 간사가 참여한 `3+3 회동`을 통해 담판 협상을 시도했지만, 방역지원금 이견을 풀지 못한 채 결국 합의는 불발됐다. 이에 따라 14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 선관위 후보 등록…이재명 "정치 보복 없어야" vs 윤석열 "공정 가치 회복"
- [이데일리 이성기 송주오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 여야 주요 후보들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후보자 등록 첫 날인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각자의 색깔을 강조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민생과 청년, 윤 후보는 안보에 방점을 찍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구(舊)체제 종식·국민 통합을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불평등 해결, 기후 정의, 차별 금지`(불·기·차)를 내세웠다. 김동연 새로운 물결 후보 역시 아내 정우영 씨와 함께 직접 선관위를 찾아 후보 등록을 마쳐 완주 의사를 내비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에서 즉석 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재명 “정치 보복 다시는 없어야” vs 윤석열 “정의로운 대한민국 재건”이 후보는 국제 보건·팬데믹 전문가인 차지호 카이스트 교수와 남진희 광주 공동선대위원장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후보 등록을 했다. 차 교수는 팬데믹 국제특별위원장으로 선대위에 영입됐으며, 남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 18세 생애 최초 투표자`다. 민주당 선대위는 “코로나19 방역과 민생 개선의 필요성과 청소년·청년과의 소통 강화 등에 대한 이 후보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마지막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이 후보는 기본소득 정책 시범 실시와 재생 에너지 100% 전환, 환경보전기여금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제주 공약을 발표했다. 이어 제주 4·3 평화공원 위령탑을 참배한 뒤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겨냥, “다시는 이 나라에서 정치적 욕망 때문에, 사적 이익 때문에 누군가가 죽어가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정치 보복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면서 “정치는 살리자고 하는 것이다. 죽이는 정치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령탑 방명록에는 `보복의 낡은 시대를 넘어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적었다.윤 후보 측은 이철규 당 전략기획부총장과 서일준 후보 비서실장이 대리 등록했다. 전략을 책임지는 측근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셈이다.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책임 있는 변화는 저의 초심이자 소명”이라며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살리고,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회복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재건하겠다”고 썼다. 오후에는 `한반도 평화 서밋` 참석차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만났다. 펜스 전 부통령이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최근 잇단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 상황을 의식, 보수층의 결집을 겨냥한 행보로 보인다. 윤 후보는 “북한 비핵화를 비롯한 우리 안보와 한미 협력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면서 “개인적 얘기도 했다. 펜 전 부통령 부친이 6·25 참전 용사이고 청동 훈장까지 받은 분”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그니엘서울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안철수, 야권 단일화 전격 제안…심상정 “일하는 시민 대통령”직접 등록 예정이었던 안 후보는 배우자 김미경 씨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대리 등록했다. 대신 유튜브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경선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안 후보는 “100석이 겨우 넘는 야권 의석을 갖고는 대통령이 개혁과 정치 안정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압도적 승리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후보 등록에는 `불·기·차`를 상징하는 라이더 배달 청년 노동자, 태안화력발전소 청년 노동자, 정신보건 청년 노동자 3명이 나섰다. 노동이 사라지고, 여성이 공격 받고, 기후 위기가 외면 받고 있는 대선에서 `지워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지게 하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담았다. 심 후보는 “오직 후보와 후보 가족들의 비리가 난무하고 포퓰리즘 경쟁으로 역주행하는 선거가 되고 있다”고 꼬집은 뒤, “경제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녹색 복지 대통령 나올 때가 됐다. 주 4일제 복지국가, 일하는 시민의 대통령 되겠다”고 강조했다.
- '이제는 김혜경의 시간'…총공세 나선 국민의힘
- [이데일리 송주오 김유성 기자] ‘배우자 리스크’로 홍역을 치렀던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의전 논란에 십자포화를 가하고 있다. 대선 30여일을 앞두고 터진 김씨의 과잉의전과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 등에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유상범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과 이두아 부단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민원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 전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 씨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등 고발장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국민의힘은 3일 ‘김혜경 방지법’ 제정을 검토하고 김씨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 혐의로 형사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김씨가 경기도 비서실 공무원에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과 관련 “문진표 대리작성부터 대리처방, 음식배달, 속옷 정리, 아들 퇴원 수속 등 심부름까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할 공무원에게 몸종 부리듯 갑질을 했다니 ‘김혜경 방지법’이라도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 후보 측이 ‘꼬리자르기’로 의혹을 덮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과잉의전 제보자의 상관이 갑자기 입장문을 발표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김씨가 사과문을 배포했다는 것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지적이다.권 본부장은 “갑질을 폭로한 공무원은 신변의 불안을 느껴 매일 거처에 숨어 있다고 한다. 우리 국민의힘 청년본부는 용기 있고 소신 있는 제보자 신변보호와 직장 내 갑질문화개선을 위해 오늘 김혜경 황제갑질 진상규명센터를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김씨의 행위를 “비선실세는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과거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발표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올렸다. 이 대표는 “사적으로 공금 유용을 한 게 확인되면 원스트라이크 아웃도 적용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며 이 후보 측을 몰아세웠다.국민의힘은 법적 조치도 단행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이날 이 후보와 김씨, 과잉의전 당사자인 배모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강요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 민원실에 고발장을 제출했다.한편 국민의당도 이 후보의 가족 리스크에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신나리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부대변인은 이날 “후보자 본인부터 아들, 부인까지 어느 하나 상식적 사고를 지닌 가족 구성원도 갖추지 못한 대선후보가 과연 국정을 상식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나”라며 “부인의 혈세 낭비 사실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하고 미련없이 후보직을 내려 놓으라”고 압박했다.
- 설 밥상머리 양자토론 사실상 무산…안보 위기 속 `네 탓 공방`만(종합)
- [이데일리 송주오 이성기 기자] 31일 열기로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토론이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전날 오후까지 사흘째 실무협상을 이어갔지만 토론 시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국민의힘이 실무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던 0시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입장문을 내고 “결국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다. 박주민 협상단장의 연락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토론 시간이 이날 오후 7시로 잠정 예정된 만큼,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의 막판 `결단`을 통한 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설 밥상머리에 양자 토론이 올라가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박주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등 양당 TV토론 협상단이 지난 19일 오전 국회 성일종 의원실에서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의 TV토론 날짜 등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설 밥상머리 양자 토론 사실상 무산 양측은 지난 28일 오후 양자 토론 일정을 극적으로 합의한 뒤 전날까지 실무협상을 이어갔으나, 번번이 의견 충돌을 겪었다. 전날 오전 시작한 협상에서 민주당은 민생 경제·외교 안보·도덕성 검증을 주제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주제 제한 없는 자유 토론을 하자고 요구하면서 협의가 중단됐다.오전 협상 결렬 소식에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원하는 대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관련 자료는 지참해야 한다고 고수하자, 민주당이 이에 응하지 반발하면서 협상은 다시 공전했다.박주민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 단장은 “처음에는 무자료 토론을 주장하다, 자유 토론을 수용하니 자료 없이는 토론을 못하겠다며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며 “윤 후보가 원하던 자유 토론을 수용한 만큼, 이제는 윤 후보가 결정을 해야 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가 있다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국민의힘은 “범죄 혐의 자료를 왜 지참 못 하느냐. 대장동 관련 질문을 했을 때 이 후보가 교묘한 말솜씨와 괴변으로 일관할 경우 자료나 증거 없이 반박할 수 있겠느냐”면서 “증거없이 재판하는 판사 보셨나. 토론의 재판관은 국민이시고, 토론 자료는 국민들이 판단하는데 중요한 증거 자료”라고 맞받았다.양측이 `네 탓 공방`을 벌이며 종일 신경전을 펼친 데에는 양자 토론에 나서는 각자의 셈법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후보 측은 특수통 검사 출신답게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이미지에 타격을 주겠다는 속셈인 반면, 이 후보 측은 국정 전반을 논하면서 정책과 역량 면에서 우위를 부각하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양당 담합 토론 규탄 철야농성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유튜브 갈무리)◇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 속 볼썽사나운 모습 연출 협상 결렬을 둘러싸고 치열한 장외 공방도 벌어졌다. 최강욱 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자료 놓고 토론할 수 있게 받아주면, 프롬프터 쓰게 해달라고 생떼를 쓸까”라고 비판했고,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런 식으로 어이없고 기상천외한 조건을 내걸 심산이면, 왜 작년 11월부터 양자 토론 하자고 그토록 허세를 부렸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은 합니다`가 아니라 `이재명은 왔다갔다 합니다`이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하지 않음에 따라 이날 오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거대 양당이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여영국 대표, 의원, 당직자들이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열린 ‘제2의 위성정당 사태’ 양당 기득권 담합 토론 규탄 철야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의당 제공)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회 철야 농성에 돌입하며 양자 토론에 강력 반발했다. 안 후보는 “두 당의 편법 양자 담합 토론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국민의 뜻을 모아 저항의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고, 심 후보 역시 “오로지 양당의 기득권 지키기에 담합하는 제 2의 위성정당 사태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 이재명, 추가 상승 ‘절실’…윤석열, 커지는 단일화 압박[대선 D-50]
- [이데일리 송주오 이성기 기자] 3%포인트 이내의 박빙 승부, 최소 2~3차례의 지지율 변동 발생, 역대 어느 선거 보다 변동성이 큰 선거. 차기 대선 D-50을 하루 앞둔 17일 전문가들이 내다 본 전망을 종합하면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예측 불허`인 셈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더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상승세가 뚜렷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다소 주춤하지만 두 자릿수 지지율을 확보한 모양새다. 일종의 `조정 국면`이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 보구녀관에서 열린 청년 간호사들과 간담회에서 주임 간호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실점도 득점도 없는 李, 30%대 `박스권` 돌파구 절실 지지율 30%대 `박스권`에 갇힌 이 후보의 경우 추가 상승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 초만 해도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를 앞서는 결과들이 잇달았지만, 불과 1~2주 만에 반전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3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8%포인트)한 결과, 이 후보는 전주 대비 3.4%포인트 떨어진 36.7%를 기록했다. 진보층(3.2%포인트↓)과 중도층(1.6%포인트↓) 모두에서 약세 흐름을 보였다. 경제와 각종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려 했지만 대북 이슈와 대장동 재판,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자 사망 사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텃밭인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라면서 “여성층 표심도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 최대 실책인 부동산 정책에서 거듭 차별화를 꾀했지만, 수도권 민심도 아직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탓에 `실점`은 없었지만 별다른 `득점`도 기록하지 못했다. 설 연휴까지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선대위 내부 기대와는 다른 전개 양상이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지금은 중도층을 상대하기 위한 여러 다양한 전략 전술을 계속 축적시키는 과정”이라면서 “설 연휴를 기점으로 중도층이 `결심하자`라고 할 때 4, 5%가 상승하게 돼 있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청년 간호사와의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박빙 승부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역량과 실적, 미래 비전을 열심히 국민들께 설명드리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합장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尹, 반등 성공 불구 `정권 교체` 민심 흡수 부족…커지는 단일화 압박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뒤 `이대남`(20대 남성) 등 이탈했던 표심이 윤 후보에게 돌아오는 양상이다. 특히 60대 이상과 TK(대구·경북)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윤 후보의 전략적 핵심 지지층이다. 이 대표가 주장해 온 `세대 포위론` 전략의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세대 포위론은 자식 세대(이대남)가 부모 세대(60세 이상)에게 윤 후보 지지를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 선거의 압도적 승리의 배경으로 세대 포위론을 언급했을 정도다. 실제 이대남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하락세였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반등세로 전환했다. 최대 약점은 여전히 우세한 `정권 심판론`에도 30%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다. 중도층 등 부동층에게 확실한 `정권교체 주자`라는 이미지와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이런 탓에 국민의힘 일부에선 야권 단일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미 몇몇 의원들이 안 후보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상 최대 과제인 `정권 교체`를 위해 그만큼 절실하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유권자인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안 후보는 “기득권 양당이 어떻게든 저를 없애려고 하는 술수”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안 후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예를 들어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인 만큼, 유권자들이 제3지대 후보인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판세 분석에 따른 것이다. 대선 완주를 공언하고 있는 안 후보는 최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3월 8일까지 절대 안 한다고 단언할 수 있나`는 거듭된 질문에도 단일화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후보 단일화 압박이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 15일과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월 말,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3월 4일 직전이 단일화 시점으로 거론된다. 두 후보가 테이블에 마주 앉더라도, 단일화 룰을 둘러싼 치열한 수싸움이 불가피하다. 향후 50일, 대선판을 흔들 변수는 결과만큼이나 예측 불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