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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영토 경쟁…토요타 납품 레인보우, 주차로봇 인수한 HL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로봇 업계에서 서비스용 로봇 시장 확대와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며 각각 경쟁력을 바탕으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동형 양팔 로봇 ‘RB-Y1’ 모습.(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지분 투자를 받은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자사 휴머노이드 형태 이동형 양팔 로봇 ‘RB-Y1’을 일본 최대 완성차 기업 토요타에 납품하기로 최근 확정됐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벤처 기업 로봇이 일본 자동차 업체에 활용되는 건 처음이다. 토요타는 생산 공장 스마트화를 위해 경쟁력 있는 각 사 로봇들을 적극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지난달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플라잎과 협약을 맺고 AI 로봇을 활용한 산업용 솔루션 패키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개발한 이동형 양팔로봇에 플라잎의 AI 소프트웨어를 적용, 고도화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자율제조 및 조립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는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HL로보틱스가 인수한 스탠리 로보틱스의 실외 자율주행 주차로봇 ‘스탠(Stan)’이 발레파킹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HL로보틱스)HL(옛 한라)그룹은 지난달 로봇 계열사 HL로보틱스를 설립한데 이어, 세계 최초 실외 주차로봇 상용 기업 ‘스탠리 로보틱스(Stanley Robotics)’를 인수한다. 스탠리 로보틱스는 2018년 프랑스 리옹 공항에서 주차로봇 ‘스탠(Stan)’ 상용화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 9월 북미 3대 철도 물류 기업 ‘캐나다 내셔널 철도’와 주차로봇 구독 계약도 체결한 기업이다.HL로보틱스 출범 전 HL만도(204320)는 자체 개발한 레벨4(완전무인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Parkie)’를 지난해 12월 처음 선보인 뒤 올해 7월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자율주행 기반 주차로봇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L로보틱스는 이번 인수로 글로벌 자율주행 주차로봇 기술 발전을 주도해 2023년까지 67억달러(약 9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세계 주차로봇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 보행 로봇 ‘스팟(Spot)’ 모습.(사진=클로봇·보스턴다이내믹스)네이버 D2SF가 투자한 클로봇은 현대차(005380)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사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의 국내 시장 공식 유통 및 솔루션 공급을 담당한다. 클로봇은 스팟을 활용해 제조, 물류, 건설, 공공안전 등 국내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스팟의 상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국내 최초 유지보수 서비스(On-site repair)도 전개한다. 클로봇은 로봇 전문 엔지니어 팀을 만들고,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에서 유지보수 교육까지 완수하는 등 전문 서비스 인력을 구성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의 기술 시너지를 기반으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의 선두주자를 차지하겠다는 방침이다.(사진=빅웨이브로보틱스)빅웨이브로보틱스는 한림대성심병원 및 피플앤드테크놀로지와 함께 로봇 사용량 중심 ‘RaaS 기반 스마트병원 서비스 로봇 운영 선도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한림대성심병원에 RaaS 요금제 적용을 시작했다. 병원 RaaS는 사용량과 관계없이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할부나 리스와 달리, 기본요금에 로봇 사용량을 기반으로 한 추가 요금을 부담하면 된다.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별도의 설치 및 시설 연동 등 부대 비용 없이 로봇 1대당 100여만원의 기본료로 시작한다. 이용이 많아도 기종에 따라 최대 150만~200만원 사이로 할부나 리스에 비해 저렴하다. 로봇의 사용량은 로봇이 처리한 명령 건수와 이동 거리 등을 종합해 측정한다. 사용량은 빅웨이브의 이종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 ‘솔링크(SOLlink)’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 클로봇, 공모가 1만 3000원 확정…역대 수요예측 최다 기관 참여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클로봇이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 초과인 1만 3000원으로 확정했다. 클로봇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희망 공모밴드 가격인 9400~1만900원의 상단을 초과하는 1만 3000원으로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클로봇의 전체 공모액은 390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3114억원 규모다. (사진=클로봇)이번 수요예측엔 역대 단일 종목 기업공개(IPO) 중 최다인 2414개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해 933.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코스닥에선 지난달 상장한 아이언디바이스(2350개)가, 코스피에선 지난 7월 상장한 산일전기(2205개)가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가 가장 많았다. 클로봇 참여 기관 중엔 95.3%가 확정 공모가 1만 3000원 이상에 해당하는 가격을 제시했다. 참여주식 수 기준 비율로는 94.5%에 해당한다. 2017년 설립된 클로봇은 제조, 물류, 운송 산업 전반에서 범용 로봇 실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이기종 로봇 관제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13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제조 공장용 이송로봇, 순찰로봇 등의 협력사업을 진행 중이며, 보스턴다이나믹스와는 공식적으로 국내 공급망을 확보했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24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5년간 연평균 81.2%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클로봇은 지난 9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사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의 국내 도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파트너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티어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국내 순찰·감시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앞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아울러 클로봇은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비와 연구인력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창구 클로봇 대표이사는 “클로봇의 수요예측에 참여해주신 모든 기관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미래 성장동력이 될 로봇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클로봇의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은 오는 16~17일 양일간 진행되며, 상장 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 조나단X파트리샤, 유병재와 한솥밥…블랙페이퍼와 전속계약 [공식]
- (사진=블랙페이퍼)[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방송인 조나단, 파트리샤 남매가 새 둥지를 틀었다.15일 블랙페이퍼 측은 “방송과 웹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조나단, 파트리샤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어 “두터운 신뢰와 유대감을 바탕으로 조나단, 파트리샤 남매가 폭넓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이들을 트렌디하고 자기 색깔이 뚜렷한 예능인이자 MZ 아이콘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왼쪽부터 유병재, 유규선, 조나단, 파트리샤(사진=블랙페이퍼)방송인이자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로 활동 중인 조나단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KBS2 ‘싱크로유’, SBS ‘손대면 핫플-동네멋집 시즌 2’,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tvN 스토리 ‘벌거벗은 한국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또한 유튜브 채널 ‘조나단’을 운영하며 구독자 92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파트리샤 역시 다수 방송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블랙페이퍼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메인 작가 이언주, 만능 엔터테이너 유병재,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이름을 알린 전 매니저 유규선 세 사람이 손잡고 설립한 국내 최초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및 콘텐츠 제작사다. 티빙 오리지널 ‘소년 소녀 연애하다’, MBC ‘솔로동창회 학연’ 등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 가을밤 수놓은 10만개의 불꽃.."고단한 일상 속 위로가 되길"[인터뷰]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힘들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단 하루, 불꽃의 찬란한 불빛이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주길 바랍니다”지난 5일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화가 2000년부터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매년 추진하고 있는 세계불꽃축제는 올해로 벌써 20회를 맞이했다. 올해 불꽃축제 주제는 ‘Flashlight(시간의 섬광)’였다. ‘섬광처럼 빛나는 우리의 가장 눈부신 순간’을 메시지로 담아 10만개 이상의 불꽃이 하늘 위로 쏘아 올려졌다. ◇1초에 30프레임 쪼개 불꽃 배치…준비기간만 1년서울세계불꽃축제는 현재 ㈜한화 글로벌부문 컨텐츠사업팀에서 총괄 담당하고 있다. 총 16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크게 운영 담당과 불꽃 연출 담당으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불꽃 디자이너’로 알려진 윤두연 차장(사진)의 경우 올해 16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2012년 여수엑스포 기념 불꽃쇼 디자인을 시작으로 포항, 부산 그리고 서울세계불꽃축제까지 디자인하게 됐다. 2024년 서울세계불꽃축제 모습(사진=㈜한화)윤 차장은 “불꽃디자인은 단순히 불꽃의 모양과 컬러만 디자인하는 게 아닌 행사장소 및 특성, 계절, 관객의 특성 등을 고려한 컨셉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음악을 선곡하고 불꽃의 구성, 설치, 발사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30여분간의 불꽃 공연이 만들어지기 위해 준비 과정에만 1년여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윤 차장은 “행사가 종료된 그 해 12월 행사 결과 리뷰를 시작으로 이듬해 1~4월 초청 해외팀 확정과 한국팀 컨셉을 결정하게 되고, 8월까지 디자인이 완료되면 설치전문가들은 작업내역서를 기준으로 불꽃을 준비하고 행사일 약 10일전에 한강선상의 바지선에 세팅을 진행한다”면서 “불꽃쇼가 끝나고 약 4일에 걸쳐 구조물을 철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한화 글로벌부문 컨텐츠사업팀 윤두연 차장(사진=㈜한화)특히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높은 고도에서 크게 개화하는 타상 불꽃을 많이 배치했다. 윤 차장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지 않아도 먼 곳에서도 불꽃을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면서 “또 주무대인 원효대교와 한강철교 사이 뿐만 아니라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에서도 쌍둥이 불꽃을 동시에 터뜨려 더 많은 관람객들이 불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불꽃 축제, 모든 분들에게 아름다운 추억 되길”노래는 불꽃 공연에 없어서는 안될 요소다. 악동뮤지션 ‘Love Lee’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멜로디에 맞춰 ‘LOVE’ 글자와 하트 모양의 불꽃이 연출됐고, 지코 ‘STOP’의 다이나믹한 선율을 따라 파도가 물결치듯 불꽃이 만들어졌다. ‘내가 늘 바란 건 하나(한화)야’라는 가사가 나오는 비비의 ‘밤양갱’을 선곡해 언어유희를 통한 작은 재미도 선사했다. 그는 “1-4월에 컨셉이 결정되면 주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을 팀원과 음악감독님 모두 의견을 공유한다”면서 “평소 카페를 가거나 영상을 볼 때 불꽃 연출에 어울릴 것 같은 음악이 나오면 그런 곡들은 모두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한다”고 귀띔했다. 2024년 서울세계불꽃축제 모습(사진=㈜한화)이어 “우선 불꽃쇼의 콘셉트를 정해 전체 스토리 라인을 짠 뒤 기승전결을 나눠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든 후 거기에 맞게 음악을 배치하고 편집한다”면서 “음악이 정해지면 음악의 박자와 선율에 맞추어 불꽃을 구성하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1초를 30프레임까지 쪼개 화약의 모양, 색, 포지션 등을 정밀하게 계산해 적절한 불꽃을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윤 차장은 “아이유의 ‘Love wins all’ 에서는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결국 우리를 결속해 주는 것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김동률의 ‘동행’에서는 푸르렀던 시간을 지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나아가는 분들에게 서로에 대한 배려와 위로의 시간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마지막 ‘봄이와도’라는 노래를 통해서는 삶에 대한 의지와 내 곁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길 수 있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벌써 내년 10월에 펼쳐질 불꽃 공연을 준비 중이다. 윤 차장은 “올해 불꽃축제를 마치며 불꽃도 다른 작품처럼 ‘예술’로 보여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면서 “어떤 모양의 불꽃을 본 기억보다는 불꽃을 함께 본 사람이 누구였는지, 또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어떤 감정들을 공유했는지 등 시간이 흐른 후 그날을 회상하며 웃을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마켓인]정부 지원 빵빵하지만…“동남아 투자 쉽지 않네”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동남아시아 투자의 가장 큰 고민은 ‘엑시트(투자금 회수)’죠.”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 할 것 없이 국내 투자사들이 글로벌 공략 지역으로 동남아 시장을 낙점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는 최근 우리 정부가 나서서 현지에 모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할 정도로 자본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는 동남아 투자처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같은 장밋빛 분위기에도 정작 동남아 자본시장 분위기를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이와 같다. 동남아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을 염두에 둔 투자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싱가포르 머라이언 파크. (사진=픽사베이)15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동남아 투자된 VC 자금이 2013년 12억달러(약 1조6342억원)에서 2021년 347억달러(약 4조 2545억원)로 급등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VC도 2010년 115곳에서 2020년 393곳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동남아는 국내 투자사들도 공들이는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주로 몇 년 전에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지사를 꾸리는 등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동남아에 진출한 한 투자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에서 가장 시장 규모가 크지만 기업가치가 높은 스타트업이 많아서 싱가포르로 기회를 찾아가는 투자사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까지 겹치면서 국내 투자사들의 동남아행, 특히 싱가포르행은 날개를 달 전망이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2027년까지 글로벌 투자 유치 규모를 1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2억달러(약 2723억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 유치 모펀드(K-VCC)를 싱가포르에 처음 설립하기로 했다.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지원 약속에도 동남아에 진출한 투자사들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동남아 현지에 투입된 VC 자금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줄어 2022년 182억달러(약 24조 7811억원), 2023년 101억달러(약 13조 7501억원), 2024년 47억달러(약 6조 3986억원)에 이르렀다. 펀드 조성 규모는 상당해 자금은 넉넉하나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자금)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동남아에 진출한 글로벌 투자사들이 최근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투자사들은 밸류에이션이 맞지 않고 엑시트가 어렵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1세대 스타트업인 플랫폼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유니콘으로 성장하거나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용이했다. 그러나 업종이 다양해지고 기술력이 강화된 2세대 스타트업들이 나오면서 동남아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장애물이다. 지난해 동남아 전체 국가에서 IPO는 153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국내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수가 132사였던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할 만한 밸류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컴플라이언스 문제 때문에 무턱대고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AC협회)가 개최한 ‘2024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 서밋’에 참석한 싱가포르 창업 컨설팅 업체 윌트벤처빌더의 원대로 대표는 “각 나라 마다 제도나 문화, 통화, 법령 등이 달라 동남아를 하나의 전체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며 “전부 각개격파해야 하는 시장이라 미국이나 중국처럼 단일 시장으로 특정 기간에 올라갔을 때 스케일업이 발효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현지에 진출한 우리 투자사들의 고민이다. 싱가포르만 하더라도 중국계 패밀리 오피스, 글로벌 국부펀드, 글로벌 유명 투자사들의 활약이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다는 점을 노려볼 만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역으로 동남아에서 한국 자본을 끌어오려고 한국 투자사나 기업에 지원하는 움직임도 생겨나는 중”이라며 “또 인수·합병(M&A)이나 크로스보더 상장 등 다양한 투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 엑시트 환경이 마냥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