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991건
- (영상)김재섭 "민주당, 이재명 로펌 전락"[신율의 이슈메이커]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서울도봉갑)이 12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로펌 같다.”강북권에서 여당 출마자 중 유일하게 당선증을 받아든 초선의원 김재섭(국민의힘·서울도봉갑)의 목소리는 강경했다. 원 구성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22대 국회는 시작부터 반쪽국회란 평을 받는다. 김 의원은 상임위원회 독식, 사법부 견제 법안 등을 꺼낸 민주당의 의도가 선명히 읽힌다며, ‘이재명 사당화 완성’과 ‘국회 독재’를 넘어 “이재명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로드맵을 완성하는 과정 같다”며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초선의원으로 원내부대표란 중책을 맡은 김 의원은 “국회를 사실상 독점한 민주당 행태에 고생스럽다”며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상임위 배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어 일을 하는 데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했다.다만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여당 몫으로 챙기는 것이 현실적인 안이라는 의견을 냈다.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이 모두 가져갈 경우 의회정치 무력화로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라는 것이다.그는 “여당의 책무를 생각하면 주어진 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며 “심정적으로는 안 받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받아서 일단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국민의힘이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낸 것과 관련해선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징적 의미에 가깝지만 일방 폭주하는 민주당을 제어하지 않은 의장에 국민의힘은 책임소재를 물어야 하는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의장의 국회 운영 방식은 야당 대표를 위한 방탄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우 의장이 헌정 사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민주당이 검토 중인 ‘판검사 법 왜곡죄’와 법관을 선출하는 내용을 담은 ‘판사 선출제’에 대해 위헌적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법 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만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형법에 신설하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들을 해소하기 위한 완충제”라며 “삼권분립을 명백히 훼손하는 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의원은 “이 대표는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딸) 팬덤을 통해 정치적 재미를 보고 있는데 아직까지 장악하지 못한 사법부를 흔들어야 온전한 권력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란 의도로 사법부를 흔드는 방식의 법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거야와의 대치 속에서도 여당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선 당이 전향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 잡기, 나아가서는 우리가 가장 취약하다고 하는 40대, 50대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며 “당대표와 차기지도부가 중도 확장·수도권·청년 등 국민의힘이 갖지 못했던 지지층들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1번 과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십시오.○녹화일 : 2024년 6월 12일(수)○방영일 : 2024년 6월 14일(금)○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라 이데일리TV 기자○대담 : 김재섭 의원▷신율: 시청자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죠. 신율입니다.▷이혜라: 이혜라입니다. ▷신율: 의사들이 다시 총파업을 하는 모양인데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는 명분으로나 논리적 타당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그 피해는 우리가 보는 것이기 때문에 아프지 마시고 다치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요새 의사들 파업 말고도 엄청난 일들이 많잖아요.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등 모든 것을 자신들이 다 가져가겠다. 지금 이렇게 나오고 있고. 사회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참 여러 가지로 걱정입니다.▷이혜라: 오늘 이런 얘기 튼튼하고 젊은 시선으로 들어보려고 모셨습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김재섭: 네. 안녕하세요.▷신율: 튼튼이라고 했는데. 하루에 운동을 얼마나 하세요?▶김재섭: 거의 매일 하려고 노력은 해요. 하게 되면 1시간 반 정도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되면 그렇게 하고 그렇지 못하면 한 30분만 하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신율: 대학 때부터 그렇게 운동하셨어요?▶김재섭: 운동을 한 거는 어려서부터고. 대학 때는 럭비를 했고. 오히려 대학 졸업한 이후에 많이 다치고 이러다 보니까 재활 겸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걸 하면서 지금까지 그냥 꾸준하게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신율: 서울대에 럭비부가 있어요?▶김재섭: 저희 체육교육과 소속에 럭비부가 있어요. 저는 물론 체육교육과는 아니었지만 이방인으로서 참여를 해서 이제는 거의 현지인이 되었죠.▷이혜라: 맞아요. 다양한 재능을 지니셨죠. 요새 의원 활동도 시작을 하시고 또 초보아빠세요. 뭐가 더 힘든 것 같으세요?▶김재섭: 둘 다 힘든데 육아는 개인적인 육체적인 고통이라면 의정활동은 심리적인 고통이 더 커서 뭐가 하나 더 낫다고 이야기를 못하겠습니다.▷신율: 이혜라 기자는 아직 결혼을 안해서 모르시겠지만 애를 키우는 게 뭐가 힘든지 아세요?▷이혜라: 잘 몰라요.▷신율: 밤에 애들이 깨서 잠을 안 자요. 잠을 못 자는 게 가장 힘들어요. ▶김재섭: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밤에 잠 못 자는 게 진짜 힘듭니다. 새벽 2시에 깨고 4시에 깨고 이러니까.▷이혜라: 다시 그럼 돌아와서요. 의정 활동에서 힘든 것 따져보면요. 민주당 때문에 힘드세요?▶김재섭: 그렇죠. 최근에는 과거 우리 국회가 지켜왔던 전통들. 미풍양속은 온 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렸고 그냥 힘을 앞세워서 국회를 사실상 독점해버리는 민주당의 행태 때문에 고생스럽긴 합니다. 사실 저도 초선의원이고 제가 나고 자란 도봉구에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상임위 배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니까. 일을 할 때도 굉장히 제한적이잖아요. 그게 좀 개인적으로는 더 힘들더라고요.▷신율: 지금 다 사퇴서 냈잖아요. 지금 우리가 녹화하는 이 순간까지는 아직 어떻게 될지 결정이 안 됐지만 (상임위원장)7석 던져주면 감사합니다하고 받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민주당이 11개는 자기 당이 가져갔으니까 ‘이거 남은 거 가져. 안 가져? 우리가 가질게’ 이렇게 나올 거란 말이에요. 어떻게 하실 거예요?▶김재섭: 저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 마음으로는 안 받고 싶죠. 그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여당을 무시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해주시고 뽑아주신 국민들을 이 정도로 무시할 수 있나 하는 처사 때문에. 심정적으로 정말 안 받고 싶습니다. 오히려 더 강경하게 대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여당이라고 하는 책무를 또 생각해 보면 그래도 우리가 주어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책임감도 생겨서요. 심정적으로는 안 받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받아서 그것이라도 일단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이혜라: 들어가서 민생경제안 챙기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현실적인 안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김재섭: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신율: 우리 김재섭 의원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몇 퍼센트라고 보세요? 주로 초선 의원들 아니에요?▶김재섭: 초선, 재선, 다선을 가리지 않고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좀 있는데. 다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소수에 가깝고 다수는 오히려 이 정도로 여당을 무시하는 상황이 어디 있냐. 국회를 이렇게까지 망쳐놓은 경우가 어디 있냐. 우리가 강력하게 투쟁해야 된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수로는 조금 더 많은 것 같습니다.▷신율: 사실 여당을 무시한다는 것보다도 저는 여당을 찍은 투표 유권자가 약 45%거든요. 그러면 그 45%가 무시를 당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민주당이)국민 얘기를 하지만, 국민이라고 얘기를 하는 건 자신들을 찍은 국민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기 때문에 제가 볼 때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은 하는데.그런데 지금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당할 땐 처절하게 당해야 피해자 이미지가 그나마 좀 생겨서 국민들이 이거 (민주당이) 너무 한다라는 얘기가 나올 수도 있다. 어떻게 보세요?▶김재섭: 정치적으로 그리고 심정적으로도 안 받는 게 오히려 모양이 더 좋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유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21대 국회에 처음 시작했을 때 18개의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다 가져갔고. 실제로 국민의힘이 그 가운데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이 거의 없었고. 물론 그때는 야당이긴 했지만. 그러면서 임대차3법 그때 무지막지하게 민주당이 본회의 통과시켰고. 그러면서 저희가 재보궐 선거에서 크게 승리하는 발판도 되지 않았습니까.근데 제가 여기서 조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재보궐에서 크게 국민의힘이 이겼고 그 이후 이어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겼지만 그 가운데서 민주당이 폭거를 했던 임대차3법 때문에 그 고통을 국민들이 또 고스란히 겪고 있는, 죄책감 같은 것들도 분명히 있다는 거죠. 저는 그래서 정치기술적으로 보면 민주당에 가서 횡포 부리고 지금처럼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에게 동정도 올 수 있고. 쟤네 너무 하니까 국민의힘에 힘 좀 실어주자 할 수 있는 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가운데 국민들이 보는 피해가 너무 뚜렷하게 보여서 걱정은 됩니다.▷신율: 지금 우원식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채택을 했는데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 정도로 빨리 사퇴 결의안 낸 적이 없어요. 우원식 국회의장 자신을 위해서도 그다지 명예롭지 못한 일이 발생했는데 꼭 그랬어야 한다고 보십니까?▶김재섭: 일단 결의안 같은 것들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다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가까우니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저렇게 일방적으로 폭주를 하는 민주당을 제어하지 않은 국회의장에 대한 명백한 책임소재를 물어야 되는 정치적 책임은 있습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결의안 촉구를 한 거고, 결의안 채택을 한 거라고 보고 거기에 대해서는 납득이 되는데. 우원식 의장이 이렇게 해야 되나에 대해서는 비판을 많이 받아야 될 것 같거든요. 국회의장은 국가 서열 2위에 전 국민이 존경해야 되는 그런 자리인데. 지금의 운영 방식은 오히려 국가 서열 한참 더 뒤인 야당 대표를 위한 방탄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특히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과방위원장 이 3개의 핵심 상임위원장 가운데 국민의힘이 막판에 그러면 법사위원장만 빼달라 나머지 운영위원장과 과방위원장은 민주당 당신들이 가져가라고까지 이야기했는데. 거기에 대한 조정을 안 해주시고 박찬대 원내대표의 말에 그냥 힘을 실어주게 되고 본회의를 개최해버린 거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저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헌정사상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신율: 하지만 강성 지지층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김재섭: 저는 그건 좋습니다. 강성 지지층이 민주당을 어떻게 망치든지 그건 제 소관도 아니고 그건 민주당의 자율이라고 보거든요. 근데 국회의장이라는 자리는 민주당 손밖으로 벗어나는 자리잖아요. 헌법기관으로서 우리가 존중해야 되는 자리인데. 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들이 단순히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닌 국회의장까지 좌지우지하면서 우리 헌정을 왜 물러나게 만드는가, 왜 우리 의정을 물러나게 만드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이혜라: 이 시점에 또 판검사 법 왜곡죄 들고 나왔잖아요. 이거 어떻게 보세요?▶김재섭: 법 왜곡 판단은 누가 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결국에는 민주당이 보기에 이건 법 왜곡이라고 보여지면 죄를 묻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근데 그 왜곡 여부를 누가 판단하나요. 판사라고 하는 자리 자체가 고도의 법 훈련을 받은 사람들인데 그분들이 이 법을 가지고 사안에 어떻게 적용할지 여부를 평생 훈련한 사람들이 판사가 되는 것이거든요. 근데 국회의원이 된 분들이 이 법은 이렇게 왜곡한 거야라고 함부로 판단할 수 있나요. 물론 법률 전문가들이 민주당 내에 있겠지만 다 그런 분들은 아니잖아요. 각계 각층에서 국회의원이 되셨으니까 근데 고도의 법적 훈련이 되고 시험을 붙어서 현재 일을 하고 있는 판사가 해석한 법을 누구 마음대로 그렇게 왜곡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결국 힘의 논리를 앞세워서, 정치 논리를 앞세워서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생각처럼 보여서. 저는 삼권분립을 명백하게 훼손하는 법안이라고 생각합니다.▷이혜라: 판사선출제는요?▶김재섭: 판사선출제 명분은 그럴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좋아할 수도 있는데. 이것도 저는 납득하기 어려운 게 우리 정치가 혼탁해지는 이유들 가운데서 가장 큰 이유 하나를 꼽으려면 결국 포퓰리즘이거든요. 선거 때가 되면 얼마큼 많은 표를 얻어서 당선이 되느냐가 결국 권력을 잡는 데 핵심인데. 정치 영역까지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얼마큼 많은 좋은 정책을 내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근데 사법부의 판단은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그다음에 어떤 여론으로부터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어야 되는 거거든요. 저 놈 나쁜 놈이다 하고 쫙 몰려가서 죽여놨더니 알고 보니 무죄다. 과거의 역사적인 경험을 통해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고 그다음에 법관들의 어떤 독립을 지켰던 역사가 우리한테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나 판사라고 하는 자리 자체가 어떤 포퓰리즘에 의해 내지는 여론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정도의 위치가 된다면 저는 대단히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역시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신율: 왜 이런 걸 끄집어낸 것이라고 생각하세요?▶김재섭: 지금의 이재명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사법리스크들을 해소하기 위한 완충제 같은 거겠죠.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소위 말하는 강성 지지층 개딸 팬덤을 통해서 정치적 재미를 많이 봤거든요.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후보가 됐고요. 바로 이어서 굉장히 정치적으로 명분이 없는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시고 당대표가 되시고 또 연임까지 하겠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고. 그 덕분에 이재명 대표는 재판을 상당 부분 지연하거나 재판에서 회피하는 등의 특혜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굉장히 많은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일신상의 재미를 너무 많이 보고 있거든요. 그러면 나를 발목 잡는 유일한 걸림돌 하나가 있다면 결국 아직까지 우리가 장악하지 못한 사법부. 여기를 흔들어야지 내가 온전하게 권력을 쟁취할 수 있고 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서 이재명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계속 이렇게 사법부를 흔드는 방식으로 이런 법들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신율: 사법부를 흔든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이것과 앞서 우리가 얘기했던 민주당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과 상임위 이런 것들, 둘이 연관이 있을까요?▶김재섭: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민주당이 어떤 느낌이 드나 하면요. 이재명 대표 로펌 같은 느낌이거든요. 보면 이재명 대표 대장동 관련된 변호사들, 이재명 대표와 굉장히 가까운 분들이 민주당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에 공천들을 받아서 이번에 대거 민주당이 국회의원이 됐잖아요. 이후 지금 법사위를 장악하고 각종 상임위를 장악하면서 오직 이재명 대표를 향한 국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법사위를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점도 더 그렇고요. 과방위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언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불리한 것 하지 않겠다는 심사가 너무 잘 보이는 것 같고요. 운영위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정부를 흔들어보겠다. 관행들을 깨면서 그렇게 하는 이유는 결국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넘어서 이재명 대표의 어떤 국회 독재. 넘어서는 이재명 대표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큰 로드맵에 그런 것들이 포함돼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신율: 근데 주위에 법조인 많으실 거 아니에요? 그럼 그 친구들한테 물어보실 텐데. 사법 리스크 결론이 언제쯤 나올 거라고 보세요?▶김재섭: 대부분 이재명 대표 혐의가 제가 알기로 한 9개 정도. 굉장히 많은 수인데.▷신율: 재판은 지금 7개가 되고 있는 건가요?▶김재섭: 세기도 어려울 만큼 엄청 많은 상황인데. 이재명 대표는 공공연하게 수사 그다음에 재판 지연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이재명 대표와 연관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 역시도 노골적인 재판 지연으로 본래 받아야 될 형량 이상으로 많은 형을 받았다는 이야기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도 저는 대선이 3년밖에 안 남았는데 이 많은 혐의들을 대법원까지 가서 최종 확정 판결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거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법률가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거고. 이재명 대표는 본인 스스로가 변호사였는지 그런지 모르겠지만 합법적인 수단 내에서 때로는 위법적인, 거의 탈법적인 수단까지 강구하면서 재판을 지연하고 수사를 지연하려고 하는 노골적인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글쎄요. 뭔가 확정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 같고. 아마 법률가도 비슷하게 생각할 거라고 봅니다.▷이혜라: 그러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정국 중에 국민의힘이 어쨌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계실 거 아니에요. 그런데 비대위가 관리형 비대위처럼 출발한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사실 지금 무언가 이렇게 전진하고 있나 이렇게 떠올려봤을 때 잘 모르겠거든요. 국민들이 체감하기에. 근데 이제 전대도 하실 거고 당이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혁신 과제가 뭐라고 보세요?▶김재섭: 결국에 수도권의 민심 잡기. 나아가서는 우리가 가장 취약하다고 하는 40대, 50대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낼 것인가 하는 것이 차기 지도부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굉장히 추상적인 말인데 추상적인 이유는 해야 될 게 너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이념 지형도 다른 게 분명하고요.▷이혜라: 40~50대 말씀하신 게 60대 지지층은 국힘. 40~50대는 민주. 이쪽 잡아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김재섭: 그렇습니다. 이 구도가 완전히 고착화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60대의 지지를 더 강화하겠다 내지는 40~50대는 우리가 건들 수 없는 영역이니까 그냥 버리고 가겠다는 태도로는 아무 것도 못할 거라고 보는 것이 결국 사회의 주류는 4050 세대가 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강하다 하더라도 이것도 어느 정도까지 시효가 다 정해진 내용들 아니겠습니까.언젠가 40대, 50대들도 연장자가 될 거거든요. 그러면 인구 구조의 변화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국민의힘의 세는 앞으로도 계속 위축될 텐데. 이게 고착되어 있으니까 우리는 40대, 50대는 신경 쓰지 않고 60대만 보고 가겠다라는 것은 굉장히 근시안적인 방법이라고 보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중도 확장, 외연 확장 이런 면에서 있어서 차기 지도부가 굉장히 많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이혜라: 차기 당대표가 어떤 것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하세요?▶김재섭: 황우여 비대위원장의 일성이 보수층의 결집이었거든요. 저는 그거 대단히 비판적으로 봤던 것이 이번에 22대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물을 보게 되면 굉장히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도봉구 갑만 해도 투표율이 70% 정도거든요. 거의 역대 가장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선거였는데 그 얘기는 보수 지지층들이 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나와서 투표했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니까 보수가 결집하지 않아서 졌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아니면 기만하는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우리가 같이 투표장에 나왔던 그리고 우리를 찍지 않았던 분들에 대해서 손을 내밀고 이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마음을 열게 하는 그런 일들을 해야 될 거라고 보기 때문에 황우여 비대위원장이랑 다르게 차기 당대표는 정말로 중도 외연·수도권·청년 우리가 갖지 못했던 지지층들을 갖는 노력을 하는 것이 1번 과제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신율: 제가 두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첫째, 아까 40대 50대 말씀하셨는데 지금 김 의원님은 30대 후반이시죠. 근데 왜 40대는 이렇게 진보 성향이 강하다고 보십니까? 원인을 알아야지 접근을 하죠.▶김재섭: 이건 개인적인 분석입니다. 흔히들 과거에 노사모의 주축이 되었던 세력들이 지금이 40대, 50대다. 그런 얘기도 있고. 또 저희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은 전교조의 영향이다. 이 부분은 저는 약간 동의하긴 어려워요.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는데. 이념적으로는 정말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인 생로병사를 다 본 사람들 입장에서 민주당에 대해서 각별한 심정을 갖고 있는 것까지도 저는 그게 한 꼭지라면.지금 이 사회의 주류층들, 사회생활을 가장 많이 하는 분들은 40대, 50대들이고. 제가 분석하는 재미있는 관점은 이들이 내는 어떤 소득세 같은 거라고 봐요. 예를 들면 진보정당을 우리가 지지를 하게 되면 당장 내가 진보정당을 지지했을 때 내가 벌어들이는 소득의 일부를 국가로부터 더 많이 뺏겨야 될 가능성들이 높아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분배나 형평의 정의를 더 많이 외치는 것이 진보정당의 이념이기 때문에.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소득세를 보게 되면 조금 재미있는 것이 가장 고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소득세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거는 어느 나라랑 비교해도 굉장히 높은데 바로 밑에 중산층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40대, 50대가 걸쳐 있는 딱 그 소득 구간에서는 오히려 소득세가 다른 나라보다는 좀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이런 것 같아요. 심정적으로도 진보정당을 지지하는데 진보정당을 지지함으로써도 내가 재산상의 보는 피해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아마 이념적으로나 경제 정책으로나 40, 50대들은 훨씬 더 민주당을 강하게 지지하는 방식으로 귀결할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그게 제 개인적인 분석입니다.반면에 가장 고소득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많은 소득세를 주장하는 민주당은 어떤 정의를 구현한다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주고 있거든요. 우리는 부자를 위한 정당이 아니고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소득세라든지 경제정책 문제에 있어서 40, 50대가 조금 더 친화적인 경제 정책들, 소득 정책들을 더 많이 내고 있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신율: 제가 동의하는 게 있어요. 얼마 전에 스승의날 때 만난 제 첫 제자가 94학번이래요. 이제 40대 후반 정도 되는 친구들인데. 제가 이 친구들을 보면서 느낀 게 그때 이 친구들 졸업할 때가 IMF 때였었지 라는 생각을 한 거예요. 물론 그때는 지금보다 취직 잘 됐어요. 근데 IMF라는 게 문제는 부모들한테 영향을 많이 끼쳤거든요. 김영삼 정권 때니까 보수 정권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그때 좀 더 심하게 나타난 거 아닌가. 그래서 경제 쪽으로 푼다는 건 저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김재섭: 저도 동의합니다. 그래서 IMF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되는 상황에서 보수정부로부터 어떤 좌절 같은 것들을 느껴야 되는 그 마음들은 십분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 있어서도 훨씬 우리가 정교하게 40대, 50대들에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의 경제 정책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법인세 줄이자, 소득세 줄이자 이런 식으로만 가서는 소구력이 없을 거라고 보고요.▷이혜라: 저희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좀 무시무시한 얘기들을 했기 때문에 그리고 또 초선 의원이시니까. 임기 내에 이거는 꼭 하고 싶다 이 말씀 마지막으로 여쭤보고 싶어요.▶김재섭: 욕심이 좀 많긴 한데. 제가 처음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에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까 왜 애 못 낳는지 알겠더라고요. 왜 둘째를 안 낳으려고 하는지 다 알겠더라고요. 밤에 가서 애를 봐야 되는 건 너무 기본적인 이야기고 당장 저희 아내는 학업을 중단해야 되는 상황이 되고 그다음에 둘이 살던 집이 좁으니까 이사를 가야 되는데 이사를 가자니 집값이 너무 비싸고. 그렇다고 신생아 대출이나 신혼부부 대출은 너무 적게 나오는 수준이고. 하나하나가 다 걸림돌이더라고요. 이런 것들이 내 삶의 어떤 걸림돌로 마주하는 30대, 40대는 애를 안 낳을 수밖에 없다. 기저귀 값은 왜 이렇게 비싼지. 그리고 무슨 아이들 물품은 왜 이렇게 비싼지 그래서 저는 제가 맞닥뜨리는 거의 모든 문제들이 사실은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생동감 있고 현실적인 저출산 방안 대책 방안의 초석을 마련하는 4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저랑 비슷한 나이 또래에 있는 여야 정치인들을 모아서 이번에 연구단체도 만들었거든요. 우리들이 애를 낳을 수 없는 이유가 뭐냐. 그것이 바로 저출산의 원인이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만들었고. 그 일을 4년 동안 하고 싶습니다.▷신율: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이혜라: 저희는 다음 시간에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다음주 금융당국 일정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주간행사일정△17(월)-금융위원장, 조선업 RG 지원 협약식(09:00, 더플라자호텔)-금융위원장, 신한은행-무역보험공사 업무 협약식(10:00, 더플라자호텔)-금융위원장, 한-아프리카 은행협회 간 MOU(13:30, 은행연합회)△18일(화)-금융위원장, 국무회의(10:00, 대통령실)-금감원장, 임원회의(10:00)△19일(수)-금융감독원장, 은행장 간담회(10:00, 은행회관)-금융위 부위원장, 증선위 정례회의(14:00, 정부서울청사)△20일(목)-금융위 부위원장, 은행·보험권 부동산 PF 신디케이트론 협약식(10:30, 은행연합회)-금융위원장, 금융·통신 취약층 재기지원 간담회(14:00, 프레스센터)-금감원장, 퇴직연금 성과점검 및 우수사례 확산 간담회(14:30, 로얄호텔 서울)△21일(금)-금융위원장·부위원장, 주간업무회의(10:00, 정부서울청사)◇주간 보도 계획△17(월)-전국민 대상 ‘제19회 금융공모전’을 개최합니다(06:00)-12개 금융기관, K-조선 수출 총력전 펼친다(09:00)-중소·중견기업 해외진출에 1조원 규모 수출금융 지원(10:00)-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현장컨설팅 실시 결과 및 향후 계획(12:00)-2024년 제1차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 개시(배포시)-금융분야에서도 한-아프리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배포시)△18일(화)-2023년도 ‘1사 1교 금융교육’ 수상사례집 발간(06:00)-보이스피싱 등 비대면 금융사고 피해 발생시 은행권 자율배상 제도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지 꼭 확인해보세요(12:00)-금융위원회 직제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배포시)△19일(수)-2024년 5월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06:00)-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은행장 간담회 개최(10:00)-투자자 주문 등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처리하기 위한 ‘증권사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습니다(12:00)△20일(목)-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출범(10:30)-2023년말 금융복합기업집단 자본적정성 비율 (12:00)-퇴직연금 확대와 수익률 향상! 국민 노후 행복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습니다(14:30)-2024년 제6차 ‘찾아가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간담회 개최(14:30)-‘금융·통신 취약계층 재기지원 방안’ 발표(14:30)△21일(금)-2023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06:00)-외국인투자자 등록제 폐지 이후 실적 점검(06:00)
- 희년 앞두고 로마시청 방문한 교황…"관대한 도시 되길"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희년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마 시청을 방문해 손님맞이 준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10일(현지시간)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로마 중심가 캄피돌리오 광장의 로마 시청을 찾아 “로마가 희년 기간에 가장 환영하고 친절하며 관대한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연설했다.교황은 희년의 정신은 공동체에서 소외된 ‘마지막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순례객, 관광객, 이주민, 곤경에 처한 사람, 가장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 병든 사람, 투옥된 사람, 배제된 사람이 이 정신의 진정한 증인이 되게 하소서”라고 말했다.이에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로마는 교황 성하를 사랑한다”며 “내년 희년을 통해 로마가 전 세계에 알려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교황은 구알티에리 시장의 초청으로 지난 11년간의 재임 기간 중 2019년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로마 시청을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오로 6세,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로마 시청을 방문한 역대 4번째 교황이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한다. 마지막 정기 희년은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열렸고, 2016년은 특별 희년으로 지냈다. 고대 히브리 전통에서 유래한 희년은 1300년 보니파시오 8세 교황 때부터 기리기 시작했으며, 1475년 누구나 생전 최소 한 번은 희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25년 주기로 정해졌다. 이번 정기 희년에도 약 3000만명의 순례객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년의 시작과 마침은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聖門)을 여닫는 예식으로 이뤄진다. 로마시는 약 40억 유로(5조9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문화재, 도로, 교통시설물 등의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출산율 숫자에 집착 말고…·개개인의 행복· 경제력 높일 방법 고민해야”[ESF2024]
- [이데일리 김형욱 최연두 기자]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기술 분야에서 발달해 있고 전 연령층의 교육 수준이 높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국가 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처럼 강점 있는 분야를 잘 키우고 사회 전반을 혁신한다면 한국은 인구 감소에도 여전히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제니퍼 스쿠바(Jennifer D. Sciubba) 로즈 칼리지 종신교수 겸 미국 인구참조국(PRB·Population Reference Bureau) 대표는 지난 9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인구 위기에 직면한 한국에 이렇게 조언했다. 세계적 인구통계학자로서 지난해 말 베스트 셀러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를 펴낸 그는 오는 6월18∼20일 열리는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프레드릭 라인펠트 전 스웨덴 총리와 함께 본행사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 그가 대표로 취임한 PRB는 전 세계 인구와 건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각국의 관련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 1929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미국 인구조사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지원으로 아프리카,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전역의 인구 변화와 그에 따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제니퍼 스쿠바 로즈 칼리지 대학 종신교수 겸 미국 인구조회국(PRB) 대표다음은 스쿠바 교수와의 일문일답.-전 세계가 급격한 인구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데. △20세기는 전 세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21세기 들어 국가 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의 합계출산율은 대체출산율(2.1명)보다 낮지만 여전히 소수 국가에선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새로운 국제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하지만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보면 50년 뒤까지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50년 뒤의 사람이 이미 현재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이를 토대로 교육, 주택, 고용, 은퇴, 돌봄 등 모든 분야에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적응해나가야 한다.-한국 정부도 향후 인구변화를 예측하고는 있지만 대응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인구 문제 자체는 통계학적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그 해법은 정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프랑스는 정부가 일찌감치 막대한 복지를 약속한 탓에 인구 변화에 따른 정년 연장 개혁이 대규모 시위 등 큰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작은 개혁’부터 시도하라고 말하고 싶다. 공공 연금이 발달한 국가에선 연금 지급 시점을 늦추는 정년 연장이 많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기업이 어떻게 근로자를 퇴출시키는 지를 분석해 이를 완화한다면 오히려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독일처럼 정년을 67세까지 연장하기보다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고령 임직원을 어떻게 더 노동시장에 오래 머무르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더 낫다.지난 9일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 중인 제니퍼 스쿠바 로즈 칼리지 대학 종신교수 겸 미국 인구조회국(PRB) 대표-한국 정부는 저출산을 막기 위해 20여 년간 340조원의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으나 실효를 보지 못했다. 그 원인은.△많은 나라가 눈앞의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만 몰두해 재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숫자(합계출산율)에 대한 걱정은 잠시 멈추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비로소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정부가 사람들을 출산을 위한 도구로 보기 시작하면 반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한국에서도 앞선 정부의 출산율 제고 정책이 여성의 분노를 일으키고, 4B(비연애·비섹스·비혼·비출산) 같은 페미니스트의 반발이 생겼다. 현명한 방식이 아니었다.-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숫자에 대한 걱정을 멈추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한다면, 개개인의 행복과 경제력을 높이고 사회적 고립을 막을 방법을 고민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아이를 더 낳을 수 있게 된다. 개인과 지역사회의 복지, 다세대 공동체 강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한국 정부도 최근 직접적인 출산율 제고보다는 삶의 질 개선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한다. 한국의 낮은 합계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은 현 한국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지표다.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모범사례가 있다면△미국에선 모르몬교 같은 일부 종교가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해 삶의 질을 높이고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가장 모범적인 대응 국가는 일본이다. 저출산·고령화가 만연한 일본에서도 일부 도시에선 가족 중심의 강력한 커뮤니티로 평균 이상의 출산율을 만들었다. 일본은 이미 2010년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음에도 그 이후 15년째 경제 대국으로 건재하는 등 훌륭한 (인구통계적) 연구 사례다. 한국도 이 사례를 참조해 변화에 적응하고 혁신한다면 계속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9일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 중인 제니퍼 스쿠바 로즈 칼리지 대학 종신교수 겸 미국 인구조회국(PRB) 대표-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국력 약화, 경제 위축이 걱정되는데.△전 세계적인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그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변화에 적응해 나간다면 여전히 국가 차원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평균연령이 낮고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저출산이 만연한 한국·일본·독일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부분 나라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만큼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기회를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일례로 고령 인구가 많아질수록, 그들을 위한 전문화한 서비스 산업, 이른바 ‘돌봄 경제’에 대한 사업적 기회는 이전보다 훨씬 확대될 것이다. 한국과 인구 구조가 전혀 다른, 상호 보완적 국가와 전략적 경제 동맹을 맺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스쿠바 교수는… 세계적인 인구통계학자. 로즈 칼리지 정치학 종신교수로서 미국 외교관계위원회 위원, 미국 의회 산하 윌슨 센터의 글로벌 펠로우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30일 미국 정부 등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기관 인구참조국(PRB) 대표로 취임했다. 지난해 20여년의 연구 결과를 담은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란 책을 펴내며 전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 野, 민주유공자법·가맹법 본회의 직회부…與 “오만한 입법 폭주”(종합)
- [이데일리 김기덕 경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민주유공자법) 제정안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무시한 의회 폭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유공자법 제정안과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를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유공자법은 5·18 민주화운동처럼 별도의 특별법이 없는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가족도 유공자로 예우하는 법이다. 가맹사업법은 사업자인 가맹점주에 노동조합 권한인 단체 교섭력을 부여하고, 가맹본부가 협의에 불응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무위 전체회의에 불참했던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강민국 의원은 이날 정무위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단독 의결한 민주유공자법과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민주주의를 무시한 의회 폭거이자, 숫자만 믿고 폭주하는 입법 독재”라며 “막장 정치와 입법 횡포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은 민주유공자법을 ‘가짜 유공자’가 양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 의원은 “민주유공자법은 대표적인 공안사건이자 반국가단체로 판결받은 남민전 사건, 경찰관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의대 사건, 전교조 해체 반대 운동 등 관련자까지 민주 유공자로 만들 수 있는 법안”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에서는 별도의 위원회를 통해 가짜 유공자를 걸러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민주유공자 심사 기준에 대한 법적 근거도 부재하고, 명단과 공적 모두 사실상 깜깜이인 상황에서 정부가 어떻게 걸러낼 수 있냐”고 반박했다. 여당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본사와 점주 간 갈등의 일상화’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강 의원은 “가맹점주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해 점주의 권한이 커질 수 있지만, 하나의 프랜차이즈에도 다수의 ‘복수 노조’가 생길 수 있다”며 “관련 업계에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민주당에 간곡히 호소했지만, 상임위에서 심사 한번 없이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지난 정부에서도 처리하지 않았던 법안들을 지금에서야 강행하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사회적 갈등의 책임을 집권 여당의 탓으로 돌리고, 대통령에게는 거부권을 행사하게 하는 부담을 주려는 의도”라고 일갈했다. (사진=국회 의사중계시스템)
- "정치 논쟁에 대책은 뒷전"…세월호 10주기, 아직 먼 `안전사회`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생명’과 ‘안전’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0년간 ‘안전 사회’를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대형 재난 참사는 전국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벌어지며 ‘안전 사회’는 아직 묘연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각종 재난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으며 재난 자체의 대책 마련 등을 소홀히 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재난 대응의 주체인 행정부의 책임 소재 등을 보다 분명하게 하는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매년 증가하는 ‘사회적 재난’…8년 새 174건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에 국화와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사진=연합뉴스)15일 행정안전부 ‘2022년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사회재난 사고는 총 174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에 사회적 재난 사고가 17건 발생한 뒤 이듬해 7건으로 감소했지만, 이후부터는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에 12건으로 반등하더니 2019년 28건으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2022년에는 25건의 사회재난 사고가 발생했다. 사회재난이란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와 국가핵심기반의 마비 등으로 인한 피해를 의미한다. 그간 발생했던 사회적 재난으로는 △이태원참사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방음터널) 화재 △광주 공사 중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등이 있다.문제는 이러한 사회적 재난이 갈수록 끊이지 않으며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의 재난연감에 따르면 2014년 사회적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96명이었는데 2022년 2만6574명으로 급증했다. 재산피해도 같은 기간 531억원 수준에서 7조1501억원으로 급증했다.매년 사회적 재난이 줄어들지 않고 반복되는 데는 재난을 정쟁화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구체적인 책임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치적인 논란을 자초하면서 ‘행정기관이 왜 재난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충분한 대응을 못했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선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사이에 또 다른 재난이 발생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박재윤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3 국가비전 입법정책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대한민국 행정의 기능부전과 국가의 책임’이란 주제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수사기관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재난의 대응과 수습에 관여한 공무원들의 개인적인 비난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러한 맥락은 최종 판결로 확정되기 전에 정치적인 공방으로 확대돼 다시 ‘기관장이나 행정부 수반이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는 형태로 귀결되는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재난 자체의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라는 당초의 논쟁의 목적과는 무관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2020년 11월 발의된 생명안전기본법은 4년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된 상황이다. 이 법은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의 발생에 재난 및 주요 안전사고에 관한 주요 법령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만들어졌다. 법안은 안전에 관한 모든 사람의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안전사고 피해자의 권리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여야의 갈등 속에서 새로 시작될 22대 국회를 앞두고 폐기될 처지다.◇ “국민 불안 줄이려면…정부 투명한 대처도”사회재난 발생 현황.(자료=행정안전부 2022 재난연감)전문가들은 재난 대응의 주체가 행정의 영역인 만큼, 임무와 책임 등을 세분화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재난은 상시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일차적인 대응의 책임은 행정에 있다”면서 “완전하지 않은 행정 기능 상태를 해소하려면 임무와 책임이 조직에 분명하게 귀속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식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또 안전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민관 차원의 노력과 재난 발생 시 정부의 투명한 대처 등을 조언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 교수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관계자는 사고 재발 방지 시스템을 보완하거나 신설하고,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강화하겠다고 말한다”면서도 “가까운 미래에 유사한 안전사고가 줄어들 것이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안전의식 실천문화의 토대가 받쳐 줘야한다”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없앨 수 있도록 주기적인 안전 교육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의 시스템과 대응역량을 불신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안전 문제가 터졌을 때 정부가 대응하는 방식이 투명하고 국민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경청하는 대응 역량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투명하게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피해자가족들과 소통하고 이들의 응어리를 풀어 주려고 하는 모습”이라면서 “사고가 안 터질 수 없는 이상 정부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모습이 바뀌어야 국민의 불안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파묘' 장재현, 오컬트 한우물 끝에 천만 감독…진화의 10년史[줌인]
- (왼쪽부터)‘검은 사제들’, ‘파묘’, ‘사바하’ 포스터. (사진=CJ ENM, 쇼박스, CJ ENM)[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항상 ‘내가 이 작품의 첫 관객’이란 생각으로 영화를 만든다. ‘파묘’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를 만들기 직전 팬데믹을 겪었다. 발길을 끊었던 모든 관객이 극장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체험적이고 화끈한 오락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이유다. 이 초심이 변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파묘’ 개봉 전 장재현 감독이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람이다. 그의 소망은 현실이 됐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가 개봉 32일 만인 지난 24일 2024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것. 귀신, 악마 등 초자연적 현상을 소재로 한 오컬트 영화가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넘은 건 ‘파묘’가 처음이다. 역대 32번째 천만 영화이며, 한국영화를 기준으로 23번째다. 앞서 천만을 돌파한 ‘서울의 봄’(33일)보다 하루 빠른 기록이다.‘파묘’의 성취가 특별한 게 비단 ‘천만’이란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콘텐츠 시장은 급격한 변화를 거쳤다. 극장 영화는 위축되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발달로 콘텐츠를 송출할 플랫폼은 많아졌다. 살길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꾀하는 감독들이 늘어난 만큼, 한 관심사에 깊이 파고들며 고유한 색깔을 내는 감독은 대신 더 드물어지고 있다. 장 감독은 영화감독으로 활동한 10년 내내 오컬트 미스터리 한 우물을 팠다. 자신의 색깔과 철학을 지키며 상업적 성공까지 거머쥔 것이라 그 결실이 더욱 값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 ‘파묘’ 세 작품 모두 오컬트이지만, 그 안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꾀하며 성장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의미를 전했다.◇‘검은 사제들’로 대중적 성공…‘사바하’로 심오해진 세계장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 작품인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로 처음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했다. 이 이야기를 확장해 만든 첫 장편영화가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주연의 ‘검은 사제들’(2015)이다. 한국의 가톨릭 사제들이 악령에 빙의된 한 소녀를 구하고자 비밀리에 펼치는 구마 의식을 그렸다. 할리우드의 엑소시즘물에 한국적 색채를 적절히 결합한 뛰어난 캐릭터물로 주목받았다. 544만 관객을 모아 장재현이란 이름을 영화계와 대중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장 감독은 “‘검은 사제들’은 사실 전통 무속신앙에 빠져 만든 가톨릭 영화였다”며 “두 사제 캐릭터를 처음부터 무속인의 정체성으로 풀어나갔다. 무속신앙에 관심이 많았고, 그때 만난 많은 무속인들의 도움으로 다음 작품들도 쓸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검은 사제들’은 대중적 성공을 거뒀지만, 평단의 환영을 받진 못했다. 서사가 단순하고 스토리의 연결성이 헐겁다는 지적을 받았다. 4년 뒤 장 감독은 두 번째 작품 ‘사바하’(2019)를 선보인다. 불교에서 파생한 사이비 신흥종교를 추적하는 기독교 목사가 주인공으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그릇된 믿음과 욕망의 비극을 그렸다. 기독교 신자인 장 감독 자신이 오랫동안 고민한 ‘신’과 ‘믿음’을 향한 근원적 질문을 녹여낸 작품이다. 지나치게 심오한 내용이 호불호로 작용해 239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상업적으로 실패했지만, 장 감독은 이 작품 덕에 자신의 세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 완성도 높은 서사와 숨은 상징,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평가받았고, 장 감독의 절대적 지지층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장재현 감독. (사진=쇼박스)◇“감독은 진보해야”…캐릭터·서사에 메시지까지“‘이 사람이 했던 걸 안 했네, 발전하고 있구나’란 평을 듣는 게 영화를 만드는 목적이다. 진보하는 게 감독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장 감독의 연출 철학이다. 장 감독은 전작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캐릭터와 서사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절충안을 고민했다. ‘파묘’가 세상에 나오는 데 5년이나 걸린 이유다.‘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다룬다. 무당, 굿, 풍수 등 전통 토속신앙을 소재로 오컬트의 장르적 매력에 우리 민족의 한과 역사적 메시지를 담았다. 두 전작의 주인공은 남성 2인 1조였지만, ‘파묘’는 최민식, 유해진, 이도현에 홍일점 김고은까지 주인공이 넷이다. 배우들의 연령대와 비중도 고루 분배했다. 장 감독은 “‘검은 사제들’, ‘사바하’ 때 모아둔 무속신앙 아이디어를 전부 쏟아냈다”며 “캐릭터 면에선 부모와 자식세대가 서로 기댈 수 있는 협업을 원했다. 기성세대와 청년이 힘을 합해 후손이 살아갈 미래를 만들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영화적 체험에서 중요한 현실감을 위해 어린 무당과 만신, 풍수사들을 직접 만나 캐릭터들에 반영했다. 본인이 직접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공부해 10여 차례의 묘 이장에 참여하기도 했다. CG 사용도 최소화했다.윤성은 평론가는 “‘파묘’는 구시대 유물로 여겨지던 우리 문화권의 영적 세계를 현대적이고 세련된 방식으로 가공한 웰메이드 작품”이라며 “장재현 감독이 장르 영화에 메시지와 교훈까지 녹일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함으로써 점차 거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고 극찬했다.매 작품 뼈를 깎고 피 토하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10년간 오컬트 외길을 걸을 수 있던 장 감독의 원동력은 ‘신비로움을 향한 동경’이다. 장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보이지 않는 어두운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그것이 보이는 것들만큼 인간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어두운 세계 속 평범하고 밝은 인물들을 그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기이한 일을 겪은 당사자 대신, 문제를 해결하러 온 전문가나 소시민적 인물들을 늘 주인공으로 내세워온 취지다. 장 감독은 “‘파묘’는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과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 작품”이라며 “다음 작품의 정답을 아직은 모르지만, 캐릭터와 서사의 밸런스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