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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단신) 투썸플레이스 창업설명회 外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www.twosome.co.kr)가 오는 28일 오후2시 서초구 방배동 CJ푸드빌 본사 지하2층 환대룸에서 제3회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투썸플레이스는 안정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12월 처음으로 가맹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점포 확장을 통해 현재 수도권 및 전국에 총 1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가 짧은 시간 내에 성공적인 가맹 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타 브랜드에 대비해 제품군이 다양해 60% 이상 객단가가 높고 월 매출액도 높아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점을 들 수 있다. 또 종합외식서비스 기업인 CJ푸드빌의 탄탄한 마케팅력, 브랜드에 대한 신뢰까지 더해져 투썸플레이스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여기에 CJ푸드빌에서 개발한 토종 브랜드라 운영 시 지불해야하는 로열티가 전혀 없는 점도 큰 매력이다. 위너스치킨, 부산 사업설명회 외식전문업체 (주)우일에서 운영 중인 오븐구이 치킨전문점 `위너스치킨`(www.winnerschicken.co.kr)이 오는 29일 부산 동래구 온천럭키점에서 예비창업자들 대상으로 성공창업 무료 사업설명회를 실시한다. 이날 설명회는 브랜드의 소개, 본사 성공가맹점주 소개 및 사례 발표, 메뉴 소개, 시식 및 질의응답, 개별 상담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설명회는 창업에 관심이 많은 지방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시장의 흐름 파악을 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참가신청은 전화 또는 위너스치킨 홈페이지에서 사전접수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세계맥주할인전문점 쿨럭, 창업설명회 세계적인 다양한 맥주를 거품을 뺀 최대 4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세계맥주할인전문점 `쿨럭`(www.coolluck.kr)이 오는 29일 오후6시부터 서울 철산동에 위치한 철산점(지하철 7호선 1번 출구)에서 성공창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설명회는 회사 및 시장현황 소개를 시작으로 현장시식과 성공창업상담으로 진행된다. 쿨럭은 다양한 퓨전스타일의 메뉴와 고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물담배 등과 같은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차별화하고 있다. 천년학이 우렁먹는 날 창업설명회 우렁이를 이용하는 `천년학이 우렁먹는 날`(www.wurung.co.kr)이 오는 29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천년학이 우렁먹는 날`은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웰빙 음식인 우렁이를 건강의 개념과 접목시켰다. 우렁 추어탕과 우렁 쌈밥이 대표메뉴다. 특히 우렁과 미꾸라지에 대한 발명특허를 출원한 전문점으로서 깔끔한 음식과 인테리어로 전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창업비용은 99㎡ 기준 8000만원 대이며, 기존 음식점이 업종 전환 시에는 본사의 특별 지원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카업 프리미엄숍, 가맹점 모집 1% 고객들을 위한 토털 자동차 관리를 해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한창 고객몰이 중인 `카업 프리미업숍`(carup.net/gangnam)이 본격적인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카업 프리미엄숍은 광택제 제조사인 맥과이어스의 한국 공식 에이전트인 (주)지알테크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보다 수준 높은 차량 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업프리미엄숍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신차코팅과 실내 크리닝 시스템, 플래티늄 유리막 코팅 시스템, 카업 프리미엄 선팅 등 다양한 서비스 시스템으로 고급화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특히 카업 프리미엄숍은 전국 91개 상권 100개 지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VIP회원제 운영을 기본으로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계획 중에 있다.
2010.10.25 I 이승현 기자
  • (창업단신) 투썸플레이스 창업설명회 外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정통 유럽풍 카페 투썸플레이스(www.twosome.co.kr)가 30일 오후2시 서초구 방배동 CJ푸드빌 본사에서 제2회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투썸플레이스는 안정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12월 처음으로 가맹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점포 확장을 통해 현재 수도권 및 전국에 총 9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타 브랜드에 비해 제품군이 다양해 60% 이상 객단가가 높아 수익성이 좋고 종합외식기업인 CJ푸드빌의 마케팅력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어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CJ푸드빌에서 개발한 토종 브랜드이기 때문에 로열티 지불에 대한 부담도 전혀 없다. 한편 투썸플레이스는 매월 지속적으로 공개 창업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천년학이 우렁먹는 날` 창업설명회 우렁이를 이용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천년학이 우렁먹는 날`(www.wurung.co.kr)’이 30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천년학이 우렁먹는 날`은 웰빙 음식인 우렁이를 주원료로 한 우렁 추어탕과 우렁쌈밥 등을 대표메뉴로 판매하는 곳이다. 본사는 초보 창업자도 안심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매장 오픈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비용은 99㎡ 기준 8000만원대이며, 기존 음식점이 업종 전환 시에는 본사의 특별 지원이 있다.
2010.09.27 I 이승현 기자
  • 기자, 거지 됐다
  • [조선일보 제공] ▲ 뉴질랜드 데이브 버제스 기자의 구걸 모습. / 도미니언 포스트  뉴질랜드 도미니언 포스트의 데이브 버제스 기자는 거지의 참담한 생활을 체험해보기 위해 거지 차림을 하고 웰링턴 길거리에 4시간 동안 앉아 있었더니 빵 등 먹을 것은 물론이고 자기 앞에 던져진 동전도 126달러20센트(약 10만원)나 됐다고 16일 밝혔다. 연합뉴스 5월 16일버제스는 털모자를 깊숙이 눌러 쓴 채 'No Money, No Hope(돈도 없고 희망도 없다)'라고 쓴 피켓을 목에 걸었다. 그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나 봉변을 당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많은 이가 따뜻한 동정과 인심을 보여줬다"고 했다.이 기자는 "특히 여성이 나이와 인종을 불문하고 남성보다 훨씬 마음이 따뜻했다"고 했다. 데이브 버제스가 구걸하는 동안에 총 32명이 돈을 던져주었는데 이 중 남자가 5명이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24일 오후 서울역·신촌역에서 4시간 동안 거지 체험에 나섰다. 검은 고무줄 바지에, 기획취재부 옷걸이에 걸려 있던 20년 된 녹색 점퍼, 세탁 안 한 운동화를 신고 뉴질랜드 기자처럼 '돈도 없고 희망도 없다'는 팻말을 만들었다.4시간 동안 한 구걸의 결과는? 여자 6명과 남자 9명이 총 2만5000원을 '거지 기자'에게 줬다. 자장면을 사준 사람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서울역 보안요원에게 쫓겨나고 몇몇 사람들은 비웃고 지나갔다.오후 1시 서울역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거지를 본 사람들이 물결이 갈라지는 것처럼 피해갔다. 겨우 구걸장소를 찾아 앉으니 금세 보안요원이 다가와 반말을 해댔다."지금 누구 기다리려고 거기 앉아 있는 거야? 왜 차가운 데에 앉아 있고 그려?" 보안요원 입에서 '사무적인 존댓말'이 아니라 '친근하면서도 무시하는 듯한 반말'이 나오자 변화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팻말을 주섬주섬 꺼내고 있었더니 이 요원은 "여기서 이런 거 하면 안 돼. 빨리 일어나"라고 단호하게 타일렀다. 조그마한 목소리로 "그럼 어디서 구걸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대합실에 가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 신촌역 7번출구 계단에서 본지 한경진 기자가 구걸하고 있다. 4시간 동안 행인 15명이 총 2만5000원을 쥐여줬다. /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오후 2시 28분 신촌역 7번 출구 계단 앞에 쭈그려 앉았다. 엉덩이에 냉기와 빗물이 스며들어 얼얼했다. 서울역에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신촌 젊은이들은 기자를 흘깃흘깃 쳐다봤다. 고개를 묻고 팻말로 얼굴을 가렸다.30분간 스쳐 지나가는 구두·운동화만 쳐다봐야 했다. 하이힐은 빠르게 지나갔다. 이따금 할머니·할아버지 구두가 멈칫하고 팻말 앞에 서서 관심을 보이다가 멀어졌다. 이 환경이 익숙해지면서 기자는 점점 고개를 들었다.오후 3시쯤 양복을 입은 진창근(62)씨가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 몸을 숙였다. "학생, 점심은 먹었어? 젊은 사람이 왜 그러고 있어. 내가 점심 한 끼 사줄 테니까 여기서 이렇게 있지 말고 일어나자."두 시간 만에 다가온 첫 손길이었다. "추어탕 한 그릇 사줄까? 젊은 사람이 가진 말 못할 사연이 뭔지 얘기를 들어주고 싶어 그래.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데 다 큰 처자가 이게 뭐야.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런 거 같은데…."그는 '젊은 거지'를 진심으로 동정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 "아가씨, 힘내야지." 오후 3시20분쯤 이임숙(여·58·목사)씨가 1000원을 쥐여주고 돌아가다 다시 왔다. 이씨는 계속 주변을 맴돌다 옆에 쭈그려 앉았다.그러자 또 다른 행인 최은숙(여·50·영양사)씨가 다가와 앉았다. 이씨와 최씨가 기자의 손과 볼을 만지며 울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몰려들었다."딸아. 여기 왜 이러고 있니. 널 이렇게 힘들게 한 게 뭐니. 네가 이렇게 나온 용기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 해결방법을 찾자." 최씨가 기자의 운동화에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이씨는 기자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넌 보석 같은 존재야. 우리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으면서 얘기하자. 우리는 너를 이렇게 내버려두고 갈 수 없어"라고 했다. 최씨가 목에 걸린 팻말을 벗겨 구겼다.그때 한 할아버지가 다가와 "젊은 놈이 할 짓이 없어서 이러고 있냐"고 야단쳤다. 이씨와 최씨가 할아버지를 말리더니 기자를 부축해 근처 중국집으로 데려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들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니 다행입니다."이씨는 "지난 2일 친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별의 슬픔을 벗어나지 못해 며칠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아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래선지 당신을 두고 갈 수 없었다"고 했다. 이씨는 기자와 자장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오후 3시 50분 구걸 장소로 돌아왔다. 노트북 가방을 들고 목에 휴대전화를 매고 있던 40대 남성은 지갑에서 1만원을 턱 꺼내더니 한손으로 기자의 어깨를 꽉 잡으며 "힘내!"라고 했다.20대 여성 두명은 조심스레 다가와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나도 죽고 싶을 때가 있었다. 우리는 대학생 선교 단체회원인데 예배 드리러 꼭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근처 교회 위치 두 곳을 알려주는 아저씨, 돈을 주며 "정신 차려! 식당에 가서 일해!"라고 조언해 준 할아버지, "젊은 사람이 왜 이래?"라며 돈을 꺼내는 할머니, 5000원을 주며 "희망 가지고!"라고 말한 50대 신사, 손을 꼭 잡으며 "교회 다녀요? 교회 나가봐요"라던 20대 남성 모두 부유한 옷차림이 아니었다.반면 40대 남성 둘은 "여기 젊은 아줌마가 돈도 없고 희망도 없댄다~"하며 놀렸다. 뉴질랜드 기자처럼 10여만원을 벌진 못했지만 기자에게 다가온 사람들은 돈만 주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으켜 세우려 했다.기자가 구걸해 얻은 2만5000원에 이씨와 최씨가 애초에 사려고 했던 중국집 밥값 1만1000원을 더해 총 3만6000원은 다음 날 노숙인 다시서기지원센터에 송금했다.
(호텔나들이)`보양의 계절이 왔다`
  • (호텔나들이)`보양의 계절이 왔다`
  •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호텔가에서 보양식을 내놨다.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수 있다고 극찬한 황복에서 대표적 여름 보양식으로 알려진 장어까지 다양한 메뉴가 그 특징.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일식당 `미카도`는 오는 31일까지 황복 요리를 선보인다.▲ 황복 요리황복은 노란빛깔을 띠는 민물 복어로, 4월부터 5월이 제철이다. 소동파가 죽음과도 바꿀 수 있는 맛이라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복과 달리 입안에 넣으면 솔잎향기가 나 최고의 미각으로 손꼽힌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호텔 측은 "복어 요리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에 좋으며 근육 경화를 방지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복 사시미, 구이, 튀김 등 총 8가지 구성된 코스요리와 함께 단품요리로도 제공된다. 가격은 코스는 15만원, 일품요리는 3만원부터 13만원까지.(세금·봉사료 별도) 서울팔래스호텔의 일식당 `다봉`은 다음 달 1일부터 8월31일까지 장어, 농어 요리를 제공한다. 대표적 여름철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장어는 주방장 특제소스로 맛을 냈다. 장어는 쇠퇴한 기력을 보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농어는 타우린과 아미노산 등의 필수 영양소가 다량 함유된 보양 음식이라고 덧붙였다. 가격은 장어요리 3만5000~5만원, 농어요리 17만원.(세금·봉사료 별도) 조선호텔 직영 레스토랑 비즈바즈는 오는 27일부터 6월25일까지 `보양 요리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민물 장어부터 추어탕, 삼계탕, 인삼냉채, 한방오리철판구이, 해삼창자, 한방 불도장 등 다양한 보양식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는 게 특징. 
2010.05.20 I 안준형 기자
錦江 따라 떠나는 오지마을 휴식 여행
  • 錦江 따라 떠나는 오지마을 휴식 여행
  • [조선일보 제공] 5월이 되면 전국이 들썩거립니다. 대부분 관광 명소가 인파로 북적이죠. 완연한 봄 날씨 속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낼 만한 곳이 드뭅니다. 충북 옥천군은 그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대전광역시 바로 옆에 있어 멀지 않은데도, 북적임과는 거리가 멉니다. 옥천의 고요는 읍내를 넓게 휘감으며 도는 금강에서 비롯됩니다. 금강을 따라나선 길은 때론 비포장으로 차의 속도를 늦추고, 그 느림의 속도로 만나는 오지 마을이나 노란 야생화는 빛으로 환합니다. 뿐인가요.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만든 다양한 별미를 강변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해서 맛과 절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금강 드라이브 코스를 그려보았습니다. 한 도시를 도는 여정이지만 넉넉하게 1박2일 정도를 일정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금강의 봄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요. ▲ 안남면 둔주봉에 오르면 한반도의 형상을 볼 수 있다. 유명한 영월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과 달리 이곳 좌우가 바뀌었다. 완연한 봄 날씨, 한반도가 푸르다.12:00 마주조림 옥천의 금강을 따르는 길은 길다. 강을 따라 굽이치는 길이 옥천 읍내를 넓게 돌아가기도 하려니와 일부 포장되지 않은 길이 거친 탓이다. 그렇다고 봄날 금강이 보여주는 절경을 놓칠 수는 없는 법. 길을 나서기 전에 배부터 든든히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 해서 옥천의 금강 기행은 동이면 '토박이 식당(043-732-3786)'에서 시작한다. 옥천의 별미 '마주조림'을 내놓는다. 옥천에서 시작된 이 요리의 재료는 당연히, 마주다. 다른 지방에선 모래무지라 부르는 민물고기다. 금강에서 잡은 마주를 부추와 참나물, 미나리 등 여러 나물을 푸짐하게 넣고 30~40분간 졸인다. 그 맛이 맵지 않고 깊어, 옥천 사람들이 술안주로도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다. 마주가 매운탕이 아니라 조림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쏘가리의 성격이 불 같다지만 마주에 비하면 양반이다. 토박이 식당 주인 윤종숙씨가 말했다. "쏘가리는 몸에 상처만 안 나면 잡혀도 금방 죽지 않는데, 마주는 잡히기만 해도 금방 죽어버린다"고. 해서 마주는 잡자마자 급랭해 보관하고, 급랭으로 얼어붙은 맛을 끄집어내기 위해 오랜 시간 졸인다. 마주는 봄에 제일 많이 잡힌다. 평소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산란기를 맞아 모래 밖으로 많이 올라온다. 그러나 한창 많이 잡힐 때에 비해 지금은 수확량이 3분의 1 정도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갈수록 귀해지는 마주조림으로 배를 채웠으면, 이제 금강을 따라 달릴 차례다.  ▲ 왼쪽부터)금강변 합금리에서 지수리구간에 활짝 핀 유채와 서양갓. / 녹음이 피어난 금강 수면. / 얼핏 갯벌을 연상케 하는 금강에서의 민물 고기잡이 풍경. 14:00 노랑의 향연동이면에서 시작한 길은 금강유원지와 원당교를 지나 합금리로 이어진다. 도로 위에서 고개 숙인 라일락이 진한 향으로 떠돌고, 민들레 씨는 햇빛을 받아내며 흩날린다. 그 향과 빛의 배경으로 신록의 산세가 끝없이 이어진다. 내륙 한복판에 자리잡은 옥천의 산세는 위압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아기자기한 것도 아닌데, 인간이 볼 수 있는 시야각의 한계에 간신히 걸쳐 있다. 시야를 가득 채우며 흐르는 산세는 지향성 없이 제멋대로 굽이치고, 때론 지평선과 평행하게 흐른다. 그 제멋대로의 광경에 눈은 지루할 틈이 없다. 신록의 풍경은 비포장도로가 시작되는 합금리에서 뒤로 물러나고, 산세에 취해 줄곧 위를 향했던 눈은 비로소 낮아져 강을 바라본다. 합금리~지수리 구간은 빨리 달릴 수 없는 길이다. 흙길은 비 때문에 파인 구덩이로 울퉁불퉁하다. 다른 데선 단점이 될 이 길의 특성이 여기선 미덕이다. 금강을 따라 노란 야생화의 향연이 펼쳐지는 까닭이다. 유채꽃, 서양갓, 재쑥 등의 노랑이 대오를 맞춰 바람에 일제히 찰랑댄다. 선명해 멀리서도 확연한 숲의 신록과 달리, 작은 야생화가 펼쳐내는 노랑은 색의 환영 같아 발걸음이 자연스레 그 안쪽으로 향한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다시 차에 올라 향한 곳은 둔주봉. 강원 영월 선암마을과 함께 강이 굽이쳐 산을 품은 모습이 한반도 지도와 비슷해 이름을 알린 곳이다. 선암마을 풍경이 한반도 지형 그대로인 데 반해, 이곳 한반도 지형은 좌우가 바뀌었다. 해발 384m로 높지 않은 데다 경사가 완만해 산책을 즐기며 가벼이 오를 수 있다. 둔주봉 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겉으론 한반도를 닮았으되, 속으론 옥천의 성격을 닮았다. 옥천에서 산은 많으나 높지 않고 강은 넓으나 깊지 않다. 그 중용의 자연을 닮아 금강을 낀 옥천의 마을들은 넉넉하면서도 소박하다. 둔주봉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보리밭, 산과 강의 모습이 그와 같다. 18:00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하루의 마지막 여정은 금강의 지류인 보청천을 낀 청산면이다. 귀여운 이름의 음식,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를 30년 이상 만들어온 식당 '선광집(043-732-8404)'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름만으론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 '도리뱅뱅이'는 피라미를 바싹 튀긴 음식이다. 튀긴 피라미에 매콤한 양념 고추장을 골고루 발라 지져 프라이팬에 둥글게 내온다. 그 모양에서 '도리뱅뱅이'란 이름이 유래했다. 막내딸이자 어머니의 손맛을 잇는 이미경씨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강가로 놀러 갈 때마다 피라미를 잡아 해주셨던 음식"이라 했다. 토속음식이지만 그 양념 맛이 달콤하고 강해 어른보다는 아이들 입맛에 더 맞다. 이 같은 도리뱅뱅이가 '간식'의 성격이 강하다면 생선국수는 선광집의 '주식'이다. 금강 상류에서 잡히는 자연산 민물고기로 육수를 내는데, 비리지 않다. 오히려 구수하다. 이씨가 전하는 비법은 간단하다. 생선 가시가 흐물거릴 때까지 끓여내는 것. 계속 가해지는 열로 생선 가시가 끝내 구수한 맛을 내놓고 장렬히 바스러진다. 그 결과 생선국수의 국물은 추어탕보다 진하면서도 비린내가 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깊다. 저녁에 찾는다면 서두르거나 미리 연락해보는 편이 낫다. 그날 만든 육수가 떨어지면 장사도 끝이다. 이씨는 "대개 주말엔 5~6시면 동나고 평일엔 7시~7시 반쯤에 국수가 다 떨어진다"고 했다. 손님이 몰리면 더 빨리 떨어질 수도 있다. 09:00 오지마을 막지리 전날 청산면으로 잠시 '외도'했던 여정은 둔주봉으로 돌아와 다시 금강을 따른다. 안내면을 지나 가산사 가는 길에 왼편을 보면 거친 흙길의 임도가 나 있다. 옥천군의 오지마을, 막지리를 가는 길이다. 오지라니, 꼭 변방을 찾아나서는 느낌이지만 이 마을은 직선거리로 봤을 때 옥천군청에서 그리 멀지 않다. 다만 그 앞을 대청댐 완공으로 불어난 금강이 막고 있어 숲 속으로 에둘러 가야 한다. 산 따라 높고 낮아지며 30분쯤 이어지는 임도는 분명 지도상으론 옥천군의 중심을 향하되, 기분으론 다른 세상을 향한다. 그 끝에 가파른 산세가 갑자기 완만해지며 금강과 만나는 곳, 막지리가 있다. 막지리는 1980년 완공된 대청댐으로 수몰된 마을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마을이다. 한때 120가구까지 살았으나 마을과 농토가 수몰된 뒤 지금은 10여 가구로 줄었다. 옥수수와 고추 따위를 심은 밭이 계단식으로 단정하고 검은 천막을 둘러쓴 인삼밭이 넓다. 여름을 앞두고 물 빠진 강변엔 이제 막 싹을 돋운 풀들로 푸르다. 밭이거나 민가이거나 강변이거나, 어디를 가도 고요해 꼭 시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그 인상은 외지인에게 한정된 것, 바깥세상과 다를 리 없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담근 이곳 주민들은 배를 타고 대처로 나가 생필품을 사온다. 육로로 가면 많이 돌아가는 탓에 아직도 배를 운송수단으로 삼고 있다. 6·25전쟁 당시 할아버지 따라 이곳에 자리 잡고 60년을 보낸 인천 출신의 이수길(69)씨 역시 이날 배를 타고 옥천읍에 다녀왔다. 이씨는 "식료품상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트럭을 끌고 왔다 간다"며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땐 오늘처럼 밖으로 나갔다 온다"고 했다. 11:00 올갱이 국 막지리에서 다시 돌아 나와 502번 국도를 타고 가산사를 향하는 길에 가산식당(043-732-6535)이 있다. 이번에 맛볼 음식은 '올갱이(다슬기) 국'. 물 깊고 물살 센 바위틈에 무리 지어 지내다 밤이면 바위 위로 기어올라오는 민물고동이다. 해서 다슬기를 전문으로 잡는 이들은 주로 밤에 활동한다. 뚝배기에 내온 올갱이 국은 푸르스름한 올갱이와 부추로 싱그럽다. 동의보감이 올갱이에 대해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기록했듯, 올갱이 국은 뜨거우면서도 시원해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국도 국이지만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칠곡주다. 뚱딴지(돼지감자), 현미, 차좁쌀 등 곡식으로 만든 발효주다. 약초의 향을 풍기면서 소주 못지않은 도수를 가진 이 칠곡주에 반해 옥천 주민은 물론, 대전, 충주 사람들도 여기까지 와서 사간다고 했다. 3개월간 묵혔다 비로소 식당에 내오는 칠곡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빨개지고 걸쭉해진다. 주인 정광순씨의 말에 따르면 "깐작깐작해진다". 맑은 국과 '깐작깐작'한 술은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데, 섣불리 그 유혹에 넘어갔다간 차를 몰지 못할 지경에 이를 수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14:00 부소담악 가산사를 지나면 502번 지방도는 포장도로에서 비포장으로 바뀐다. 보은군 회남면을 거쳐 571번 지방도로 넘어가는 이 길을 달리다 보면 차로 '등산'을 하는 듯한 기분이다. 지금까지 지나온 길보다 높이 오르고 격하게 굽이쳐, 강원도 산길을 닮았다. 이 길 위에서 만나는 은운리(隱雲里)란 마을의 이름은 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구름도 숨을 만큼 깊숙한 곳을 지나, 이 도로에서는 다른 차량을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 그 길은 외롭지 않고 다만 고요해, 홀로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증약초교 대정분교를 지나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하천 100선'으로도 부족해 '가장 아름다운 6대 하천' 중 하나로 꼽힌 곳, 부소담악(赴召潭岳)이 있다. 조선시대 문신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선경이다. 추소리에 들어선 마을 중 한 곳의 이름이 부소무니다. 이 마을의 앞산이 굽이치는 강의 허리 쪽으로 길게 뻗었는데, 이 산이 바로 부소담악이다. 앞산이라지만, 부소담악은 산보다 산맥의 형상을 띠고 있다. 40~90m를 오가는 높이의 절벽이 병풍처럼 700m가량 이어지고, 그 위로 소나무가 줄지어 섰다. 해서 부소담악의 다른 이름은 병풍바위다. 16:00 정지용 생가 가산사에서 부소담악에 이르는 길은 금강을 따라 시작한 여정의 절정이다. 산은 있는 힘껏 위로 차오르고, 강은 오랜 시간만이 이뤄낼 수 있는 각도로 급하게 굽이친다. 산과 강의 절정에서 마을들이 쉼표처럼 자리 잡아 길의 강약을 조절하니, 그럴 때마다 잠시 차에서 내려 정자 위에 올라서는 것도 좋겠다. 부소담악에서 절정을 이룬 길은 정지용 생가에서 마감한다.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 바로 옥천군이다. 초가집에 걸린 동판은 "생가는 1974년에 허물어지고 새집이 들어섰다"고 기록하고 있다. 생가 뒤론 그의 생애와 문학을 기념한 '정지용 문학관'이 들어섰고, 시 '향수'의 첫 문장처럼 생가 앞으론 실개천이 흐른다. 본래, 이곳은 옥천의 중심지였으나 옥천역이 생긴 이후로 쇠락해 지금은 '구읍'이라 불린다. 경제적으로 밀려났으되 그만큼 '향수'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남았다. 이 생가와 마을의 고요함은, 금강을 따라 흐르며 마주쳤던 산과 강의 고요와 조응한다. 해서 문학관에서 '향수'의 구절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란 구절을 읽을 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관련기사 ◀☞독도를 껴안은 섬, 울릉도를 걷다☞다리는 후들 가슴은 짜릿 자연이 만든 ''놀이동山''☞산마늘·민들레 소쿠리 가득… "잎 두 장 남겨두는 건 예의
  • (문기환의 홍보에 울고 웃고) 홍보맨의 맛 집
  • [이데일리 문기환 칼럼니스트] 며칠 전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약속 시간인 12시 조금 전에 갔는데도 입구에서부터 자리를 못 잡은 손님들로 장사진이다. 을지로 1가 근처 이면 도로에 있어 눈에 잘 안 뜨이고 게다가 상호도 찾기 어려운 건물 지하에 있는 한 작은 해산물 음식점이었다. 규모나 시설 면에서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곳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수수께끼는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싱겁게 풀렸다.그 음식점은 이른바 기자들의 단골 식당이었던 것이다. 그날 메뉴 추천을 한 A기자가 예약을 잘 해놓은 덕택에, 우리는 인파(?)를 헤쳐가며 테이블이 몇 개 안 되는 방안으로 안내되었다. 이른바 단골 손님에게만 제공되는 로얄석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 밖에 학교 선배를 만나게 되었다. 그 분은 언론사 간부로 지내다가 수년 전에 대기업 홍보 임원으로 직장을 옮겼는데, 아직 다른 일행이 도착하기 전이라 혼자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마침 우리 모두와 안면이 있는 사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몇 분 후, 선배가 기다리던 일행이 도착했는데 모두가 선배 연배의 언론인들이었다. 그 것만 보아도 분명히 그 식당은 기자들의 점수를 후히 받은 맛 집임에 틀림 없었다. 필자의 예상대로, 차례로 나온 해산물들은 남쪽 바다에서 그날 새벽에 올라온 것들로, 하나같이 싱싱하고 정갈했으며 특히 그곳이 아니면 먹기 힘들다는 특별 해산물도 포함되어 있어 오랜만에 정신적 만족감과 육체적 포만감을 함께 느낀 한 끼의 식사였다. 어느덧 즐거운 대화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자, 50대 후반의 식당 사장님이 뛰쳐나온다. 부인과 함께 말이다. A기자와 손을 마주 잡은 채 ‘잘 가시라, 또 오겠노라’ 하고 나누는 대화가 마치 오랜 친구나 친인척 사이를 보는 듯 했다. 아마 십 수년간 축적된 친분의 표시이리라. 홍보 업무를 오래 하다 보면 얻는 것이 많다. 초심자라 할 지라도 매일매일 하다 보면 어느새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된다. 아울러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 대인관계도 좋아지고 넓어지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또 한가지 덤으로 생기는 것이 있다. 시내 곳곳에 있는 맛 있는 음식점을 알게 되는 것이다. 업무상 늘 보고 있는 신문, 잡지, 방송 등에 소개된 맛 집 기사를 통해서가 아니다. 직접 방문해서 먹어보고 체험하고 습득한 그야말로 산지식이다. 이쯤해서 경력 많은 홍보맨들은 무슨 말인지 짐작할 것이다. 그렇다. 기자들과 같이 갔던 음식점을 두고 한 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홍보맨들은 거의 매일 점심식사를 기자들과 함께 한다. (물론, 술자리로 이어지는 저녁식사도 대부분 그렇지만.) 미리 약속을 한 경우도 있지만, 약속이 없을 경우에도 갑자기 찾아오는 출입기자들을 위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점심 약속을 비워두게 둔다. 세상에 기자처럼 시내 곳곳에 위치한 맛 있는 음식점을 잘 아는 직업도 없다고 생각한다. 개중에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 음식점도 있지만, 대부분이 골목 골목에 숨어 있는 명품(?) 식당을 잘 알고 있다. 생각나는 대로 잠시 열거해 보겠다. 남대문 시장의 갈치조림집, 덕수궁 뒤편의 추어탕집, 을지로의 냉면집, 영등포시장의 도루묵집, 여의도 상가 지하의 대구탕집, 북창동의 생태집, 효자동의 설렁탕집, 서대문의 김치찌개집, 종로구청 근처의 청국장집, 혜화동의 칼국수집, 성북동의 손만두집, 홍대 근처의 스파게티집, 동교동의 중국집 등 헤아리기 조차 어렵다. 그런데 이 들 음식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수 십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객들의 연령대가 젊은 직장인들에서부터 오래 전에 은퇴하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12시에 맞춰 가면 대기자들의 줄이 항상 길게 서있다는 점이다. 해서 미처 예약을 하지 못한 단골들은 30분 일찍 가거나 아예 한 시 이후에 가곤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가지. 이들 식당의 위치가 기자들의 출입처 근처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점심 식사를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의 대표 기관이나 기업체, 이른바 출입처 부근에서 한다. 하루 업무 시작과 끝을 그곳 기자실에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들의 점심 약속 장소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그 근처로 정하기 마련이다. 출입처 임직원들과도 자주 하겠지만 업무상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만남도 인근에서 해결한다. 그러다 보니 식도락가가 아닌 기자들도 자연 그 동네 맛 집 정보를 훤히 꿰차고 있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문기환 새턴PR컨설팅 대표
2010.05.18 I 문기환 기자
계곡수로 키운 미나리… 봄을 ‘한쌈’에 먹는다
  • 계곡수로 키운 미나리… 봄을 ‘한쌈’에 먹는다
  • [조선일보 제공] "어떻게 봄을 아껴 보낼까." 경북 청도군 한재 미나리 비닐하우스에서 이 탄성의 입체적 의미를 목격할 수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식객(食客)들이 사랑스러운 봄의 초록 전령사를 아낌없이 해치우고 있다. 생미나리를 돌돌 말아 쌈장에 찍고, 푸줏간에서 따로 사온 삼겹살을 구워 미나리쌈에 얹은 후 순식간에 집어삼킨다. 각자의 폐활량을 넘어선 지 오래다. 기도 혹은 식도가 막혀 꺼억꺼억 거리면서도 "여기 미나리 한 단 더~"를 줄기차게 외친다. 바야흐로 생미나리의 파릇파릇함, 싱그럽고 은근한 봄 향내, 튼실한 줄기와 여린 잎의 식감을 총체적으로 낭비 중이다. 청도(淸道)를 3월에 찾은 으뜸 이유는 한재 미나리 때문이었다. 봄을 알리는 채소, 미나리가 지천이다. 그리고 결정적 이유 하나 더. 지금이 제철인 까닭이다. "4월 지나면서 조금 질겨진다"는 게 '안재봉 미나리'의 안주인인 여순태(65) 할머니의 솔직한 고백. 청도읍과 풍각, 각남면을 가르는 큰 고개, 한재는 물이 풍부하고 햇볕이 풍성한 곳이다. 게다가 고인 물이 아니라 흐르는 계곡물이고 여기에 이 지역 특유의 따뜻한 지하 암반수가 합쳐졌다. 따라서 미나리꽝(미나리논)의 고인 물과 부록처럼 따라붙는 거머리를 두려워했던 당신이라면, 여기서는 그 공포를 조금 덜어도 좋으리라. 이곳 미나리는 거머리가 '거의 없는'데다, 199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미나리 무농약 재배 품질인증을 받았다. 게다가 미나리는 원래 피를 맑게 하는 청혈(淸血)작용으로 이름 높다. 덕분에 이곳 120여 농가가 1000t 정도를 생산해 올리는 소득이 연간 70억원에 이른다는 게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의 뿌듯한 추산이다. 한재의 미나리와 삼겹살을 함께 즐기려면 조금 부지런해야 한다. 청도와 밀양을 잇는 25번 국도에서 902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하면 벼락같이 나타나는 미나리 비닐하우스가 거의 사단(師團) 규모. 그 엄청난 하우스의 밭을 가르고 난 도로 양옆으로 사람이 들어가 앉을 수 있는 별도의 비닐하우스들이 수십 곳 포진해 있다. 재배 농가가 대충 꾸민 가건물 비닐하우스다. 하지만 이곳의 비닐하우스는 식당이 아니므로 삼겹살 준비는 본인 몫. ▲  미나리는 봄의 초록 전령사. 흐르는 계곡수와 따뜻한 지하 암반수로 키우는 청도 한재미나리는 지금이 제철이다. /조선영상미디어 풋고추나 김치를 먹고 싶다면 그것 역시 각자 꾸려 가야 한다. 여기서 제공하는 건 1㎏에 8000원 하는 생미나리(시장 가격과 같다)와 개당 1000원에 빌려주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부탄가스 포함), 그리고 쌈장이 전부다. 주인 할머니는 손님 받으랴 전국에 택배로 부칠 미나리 다듬으랴 거의 '분신술'을 쓰시는 중. 따라서 필요한 접시나 젓가락, 종이컵은 평상에서 눈치껏 알아 챙기는 것이 당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 그런 '자발적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주말이면 도로 전체가 주차장이 될 정도로 꾸역꾸역 밀려든다. 그리고 "미나리 한 단 더~"를 끊임없이 외친다. 주인 할머니가 막 뜯어 온 미나리를 흐르는 물에 헹군 뒤 물기를 탁탁 털어 바로 손에 쥐여준다. 이러니 어쩌겠는가. 청도의 봄을 헤프게 먹어 치울 수밖에. 산천청려(山川淸麗), 대도사통(大道四通). 산과 물이 맑고 아름다우며, 큰길 사방 교통이 편하다. 청도(淸道)의 이름은 이 문장에서 왔다고 한다. 실제로 KTX 동대구역에서 청도까지는 겨우 40분 드라이브. 가깝다. 이번 여정에서 얻은 또 하나의 깨달음. "경상도 음식은 생존을 위해서만 먹는다"는 주장은 최소한 이곳 청도에서만은 편견일 수 있다. 문화유적 답사에 식도락 기행을 더한 청도에서의 30시간. 12:10 한재 '안재봉 미나리' 청도역 앞 하나로마트에 들러 삼겹살과 항정살 두 근을 끊었다. 대형 마트 실내인데, 동네 어르신 네 명이 소주 술판을 벌이고 있다. 서울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 하지만 왁자한 경상도 사투리가 서로에게 흥겹다. 한재 미나리 단지는 이곳에서 차로 약 15분. 숨 고르기하며 4월 만개(滿開)를 손꼽아 기다리는 복숭아나무 밭을 지나 902번 지방도로 접어든다. 거대한 미나리 비닐하우스 군락(群落)의 시작. 자신의 이름을 커다랗게 내세워 재배하는 프라이드의 향연이었다. '안재봉 미나리'(054-372-1193)를 찾은 까닭은 이 집 지하수 따뜻하기가 동네 비닐하우스 군락에서도 으뜸과 버금을 다툰다는 추천 때문. 비닐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가자, 70대 할머니들이 '생활의 달인' 경지로 미나리를 다듬고 있다. 한 할머니가 막 뜯어온 미나리의 흙을 털면, 맞은편 할머니가 개수대에서 흐르는 물을 이용해 씻는다. 손목 스냅 두세 번에 미나리가 흙을 벗고 몸단장을 마친다. 단장 마친 미나리를 받아 잎만 딴 뒤 손바닥 위에 상추 모양으로 놓는다. 1㎏에 8000원. 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한 점을 놓고 쌈장을 얹는다. 삼겹살의 고소함에 생미나리의 향을 포갠다. 혹시 고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해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비닐하우스 안에 고기를 배달해주는 식육점(정육점) 전화번호가 주르륵 적혀 있다. 미나리는 서울로 택배도 가능하다. 택배비는 5㎏까지 3000원, 12㎏까지 4000원. 한재 미나리 특유의 비장 무기가 하나 더 있다. 매실 엑기스처럼, 미나리 엑기스를 만든다. 이 집 조카라고 자신을 소개한 예정숙 아주머니가 소주 한 잔 분량의 미나리 엑기스를 소주 한 병과 합친다. 달큰하면서 싸한 기운이 식도를 타고 내려간다. 미나리 엑기스는 1.8L 페트병 한 병에 2만원. 소주는 2000원. 햇살은 시방 홑겹 비닐하우스를 지나 소주잔을 관통 중. 바야흐로 봄을 만끽하고 있다. ▲  성지암의 창. /조선영상미디어 14:50 성지암에서 내려다 본 청도 한재 미나리 단지에서 인근 화악산 자락으로 30분만 걸어 올라가면 성지암(054-372-9882)이다. 포장이 된 도로지만, 걸어 올라갈 것을 추천한다. 암자 주차장이라고 해야 자동차 서너 대가 들어오면 그 이상은 난감할 지경이고, 올라가는 도로도 위아래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해결이 안날 좁은 길이니까. 송광사에서 수학했다는 주지 종오(51) 스님은 거의 달마대사처럼 짙고 검푸른 눈썹을 지녔다. "해발 700m 넘는 곳에 암자가 자리 잡으면 신선이 되고, 해발 300~600m에 위치하면 수행하기 좋다"는 말을 들려준다. 따라서 후자인 성지암은 수행하기 좋은 도량. 성지암은 또 한국의 사찰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목각불을 접할 수 있다. 잠시 예를 갖추고 둘러봐도 좋을 것이다. 몽골의 이동가옥인 게르를 닮은 팔각정에서 통유리를 통해 내려다보는 청도의 풍광이 일품이다. 화양읍 청도읍성에서는 복을 빌면서 읍성 위를 걷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기복(祈福)의 읍성 위로 산골의 해가 저문다. 청도의 밤이 뜬다. ▲  읍성을 한 바퀴 돌면 건강해지고, 두 바퀴 돌면 오래 살고,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에 이른다고 했다. 화양읍 청도읍성을 밟는다. /조선영상미디어 18:00 용암온천과 원동매운탕 물 좋다고 소문난 용암온천의 자랑은 지하 1008m 암반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43도의 물. "게르마늄 유황탄산 온천수로 만성피로 회복, 중금속 오염 및 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게 청도용암웰빙스파(054-371-5500)의 자랑이다. 30도를 넘지 못하는 국내 대부분의 온천수를 고려하면 작지 않은 미덕. 현란한 최근의 인테리어를 따라잡기는 힘들겠지만, 시설도 감투상 정도는 줄 만하다. 수압과 분무를 이용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바데풀, 고려인삼탕, 박하탕, 야외온천탕도 지루하지 않게 이어진다. 히노키탕 좋아하는 온천객들에게는 아쉽지만, 야외온천탕은 옥으로 꾸몄다. 시사 주간신문 최근호를 한 장씩 코팅해 탕 속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센스도 갖췄다. 주중 8000원, 주말 9000원. ▲ 원동매운탕의 피리조림. 뜨거운 물에 몸을 달군 뒤 청도읍 원리 원동매운탕집(054-372-3737)으로 향했다. 청도 천변에 자리 잡은 이 집의 메뉴 중 흥미로운 것은 피리 조림. 피라미를 이곳 방언으로 피리라고 부르는데, 어른 손가락만한 놈들을 튀긴 뒤에 고추장 양념을 발랐다. 뼈도 발라내지 않고 통째 튀긴다. 붉은 고추장 양념과 푸른 고추가 원형 프라이팬에서 이룬 균형미가 압권이다. 바삭하면서도 상당히 맵다. 두 번 연속으로 먹으면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 소 1만5000원, 대 2만원. 메기 매운탕은 산초로 비린내와 느끼함을 없앴다. 함께 들어 있는 수제비 맛이 일품이다. 기름기가 적고 뒷맛이 깔끔하다. 크기에 따라 2만5000~4만원. 군청 공무원들이 즐겨 찾는다는 원동매운탕집은 독립된 방 구조로 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서는 견디기 어려울 것 같은 꽃무늬가 방의 콘셉트. 벽지, 띠지, 커튼, 천장이 일관된 꽃무늬를 자랑한다. 아직은 때가 이르지만, 창문 밖으로 매화, 벚꽃, 복숭아꽃이 순서대로 피면 장관일 것이다. 9시를 넘기자 일하는 할머니들이 성화다. 청도의 밤이 익는다. ▲ 북대암에서 바라본 운문사.05:50 운문사 북대암 청도군 중심부에서 운문사까지는 33.2㎞. 대략 50분의 드라이브다. 정신 못 차리고 내린 전날의 눈 덕분에 곳곳이 설산이고 눈 덮인 산사다. 덕분에 3월의 겨울을 만끽하는 호사를 누린다.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이름난 운문사는 1440여년간 이어진 큰 사찰. 오늘은 그 위의 북대암(北臺庵)에 오른다. 가파른 경사라 30분을 오르면 땀이 뻘뻘 흐르는데, 투덜거릴 즈음 "걷는 사람이 장수합니다"라며 암벽에 붙은 팻말이 위로한다. 암벽등반 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아서 입이 쩍 벌어질 가파른 암벽이 병풍처럼 북대암을 두르고 있다. 산 밑에서 올려다볼 땐 벼랑 끝에 매달린 까치집처럼 보였는데, 암자에 올라 운문사를 내려다보니 부처님 손바닥의 한 줌이다. ▲ 운문사 북대암. 암벽에 매달린 듯 위태롭다. /조선영상미디어북대암 칠성각과 산신각을 오르는 돌계단은 어깨 너비 정도나 될까 싶은 가파르고 좁은 길. 그 까마득한 경사를 오르며, 삶을, 인생을 배운다. 요사채에서 나오는 비구니 스님이 아침 8시에 시작하는 아침 공양을 권한다. 두 손 모아 합장하며 발길을 운문호(湖)로 이끈다. 물비늘이 찰랑인다. 청도의 아침이 깨어나고 있다. 09:30 내시 고택 청도 기차역 앞 삼양추어탕(054-371-2331)에서 잡어(雜魚)로 끓인 추어탕으로 해장한다. 미꾸라지 대신 쏘가리, 황동어, 꺽지 등 청도 천변에서 잡은 잡어를 갈아 끓였다. 부드러운 배추를 함께 넣었는데, 걸쭉하기는커녕 조갯국처럼 맑다. 한 그릇 5000원. ▲ 잡어 추어탕.늦은 아침을 마치고 임당리 김씨 고택으로 향한다. 18~19세기 조선시대 궁중 내시로 정 3품 벼슬에 올랐던 통정대부 김일준이 말년에 낙향하여 지은 집이라고 했다. 김선희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잠겨 있는 고택(古宅)의 문을 연다. 고택 안으로 들어가려면 청도군청 문화관광과(054-370-6363)에 미리 전화를 걸어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내시의 가계를 안쓰러워하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진다. 사당에서 이 집의 족보 한 책이 발견되었는데, 여느 양반집 족보와 달리 더없이 단출했다고. 그럴 수밖에. 단 한 명의 입양을 통해 후손을 잇는 가계니만큼 17대 내시 집안의 족보래봤자 겨우 17인에 불과할 것이 아닌가. 여느 조선시대 집과 달리 사랑채에서 안채를 완벽하게 '감시'할 수 있는 구조가 내시고택의 특징이다. 사내구실을 할 수 없는 남편이 아내를 바라보는 시선은 얼마나 의심으로 가득 찼을 것인가. 사내구실을 기대할 수 없는 아내가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은 또 얼마나 잔인했을 것인가. 고택 안의 음기(陰氣)가 가혹하다. 13:00 어머니밥상의 돌솥 쌈밥 정식 청도 8경 낙대폭포 가는 길의 어머니밥상(054-373-8559)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황토 흙벽과 감물 들인 삼베를 바닥에 깐 방, 아(亞)자 무늬 창과 식탁도 시선을 잡아채지만, 1인 1만2000원인 정식이 더 매력적이다. 쌈밥정식이라고 스스로를 칭했지만, 사실상 한정식 수준. 우선 쌈은 당귀, 향나물, 적겨자, 케일, 청겨자, 적근대, 상추, 머위, 다시마가 정갈하게 놓였다. 여기에 명란젓, 까나리젓, 낙지젓, 참젓이 가지런하다. 여기에 갈치조림(사실상 갈치찌개에 가깝다), 된장찌개, 굴비, 찰수수전, 땅두릅, 머위나물, 고구마줄기, 장조림이 입맛을 하염없이 돋운다. 점심을 마친 뒤 가볍게 등산하는 기분으로 낙대폭포에 오른다. 남산 중턱에 있는 높이 30여m의 폭포다. 한 10여분 걸었을까. 하얗게 물방울이 부서지면서 계곡수가 곤두박질하고 있다. 여름이면 우비를 갖춰 입거나 수영복 차림의 사람들이 폭포 아래에서 물줄기를 맞으려고 줄을 선단다. 청도 천변에서는 소싸움축제(3월17~21일)를 맞아 유등제 준비가 한창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는 청도천에 등불을 띄워 보내는 행사다. 강물 건너 주구산(走狗山)을 바라보니 정말 달리는 개를 닮았다. 그 개를 주저앉히기 위해 떡 모양의 절을 지었단다. 원래 이름은 덕사(德寺)지만, 동네에서 불리는 이름은 '떡절'. 주지 연암 스님은 "주민들이 친근감을 느끼니 그것으로 됐다"고 허허 웃는다. 청도의 여유가 푸근하다. ▶ 관련기사 ◀☞제주의 돌은 바다의 집이자 태고의 기록☞한라산 돈내코… 외로운 15년을 끝내고, 첫 봄을 맞다☞''빈대떡 신사''에 반하고 ''마약김밥''에 취하다
오! 오동도의 ''봄'' …여수 봄 기행
  • 오! 오동도의 ''봄'' …여수 봄 기행
  • ▲ 남해의 바다가 쪽빛 뱃살을 흔들며 춤추고 노래하는 곳, 동백이 푸른 잎을 흔들어 동박새를 부르고, 서대가 군평선이와 손뼉 치고 노래하는 곳, 여수 오동도의 봄이다. 사진은 오동도 산책로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펼쳐지는 여수 앞바다 풍경. [조선일보 제공] 동백의 전설과 연인의 설렘이 가득한 곳 가히 한반도 최강의 '해산물 공습' 인면(人面) 석상으로 유명한 남태평양 이스터섬에는 오래된 상형문자 목판이 전해집니다. 목판의 이름은 '코하우 롱고롱고'. 서양의 한 언어학자가 그 책의 한 문장을 이렇게 번역했다죠. "모든 새들이 물고기와 짝을 지었네. 그리고 해가 태어났네." 여수 오동도의 일출을 보며 그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쪽빛 남해바다의 고운 물(麗水), 저 아래에서 펄펄 뛰놀고 있을 서대·군평선이 등속, 그리고 오동도 동백 군락(群落)을 저공비행 중인 동박새가 몸을 섞어 빚어낸 것이 저 빼어난 해돋이 풍경은 아니었을지요. 그 풍경의 매혹이 여수를 찾은 까닭이기도 합니다. ▲ 자산공원에서 바라본 일출 무렵 오동도.처음 찾은 여수는 내륙(內陸)과 연안(沿岸)이 각자의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도시 안쪽은 2년 뒤로 다가온 여수세계박람회 준비 때문에 건설과 확장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지만, 오동도와 자산(紫山), 돌산(突山) 등 바다와 면한 공원들은 봄맞이 열병을 앓고 있었죠.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두 번 더 남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수는 지금 봄입니다. 3월 만개를 코앞에 둔 자색(紫色) 동백에서, 연인들의 사랑의 미로(迷路)인 신이대 숲에서, 그리고 겨우내 비축했던 에너지를 쏟아붓는 새벽 수산시장의 왁자한 활력까지. 당신이 여수를 처음 찾았다면, 오동도를 먼저 만날 겁니다. 29만명이 살고 있는 국제해운도시라거나, 10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온다는 엑스포 얘길랑은 잠시 잊어주세요. 우리가 오늘 여수를 찾은 이유는 아니니까요. 317개에 이른다는 여수의 섬 중 첫 번째, 그러면서도 768m의 방파제로 연결되어 구태여 배를 타지 않아도 밟을 수 있는 섬 아닌 섬입니다. 오동도를 찾은 또 하나의 까닭은 이 섬이 사랑의 섬이기 때문입니다. 아시죠? 오동잎 닮아서 이 섬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 하지만 지금 오동도에 오동나무는 찾기 힘듭니다. 옛날에는 물론 무성했대요. 하지만 오동나무 열매만 먹는다는 봉황이 오동도에 찾아들었고, 봉황 갔던 곳에는 새 임금 나신다는 전설 때문에 이곳의 오동나무는 뿌리째 뽑히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하나의 전설. 아리따운 한 여인이 그 섬에서 과묵한 어부와 살았다죠. 그런데 고기 잡으러 지아비가 바다로 떠난 사이 도적 떼가 찾아들었고, 쫓기던 그 여인, 정절을 지키려 큰 바다에 제 한 몸 던졌답니다. 돌아온 어부는 소리 높여 울면서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더래요. 그해 겨울 하얀 눈 쌓인 무덤가에 여인의 붉은 순정이 동백꽃으로 피어났고, 여인의 푸른 정절은 신이대(海藏竹)로 돋았다는 가슴 시린 전설. 정상에 있는 오동도 등대까지 산책로를 오르다 가슴에 동백꽃 한 송이를 고이 품고 조심조심 발을 떼던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보다 조금 어려 보이는 처자(處子)가 팔짱을 낄까 말까 망설이는 표정으로 뒤를 따르더군요. 1시간 동안의 오동도 트레킹에서 모두 아홉 커플을 만났습니다. 50~100년생 동백나무 700여 그루가 똬리를 틀고 있는 오동도 정상의 군락에서, 남해의 쪽빛 바다와 기암절벽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용굴 앞에서, 대나무 푸른 잎사귀가 크게 우거져 하늘이 잘 보이지 않는 미로 같은 신이대 터널 아래에서, 그 커플들은 헤아릴 수 없이 오묘한 표정을 지니고 있더군요. 크게 보면 지금 사랑하고 있는 커플,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사랑한 커플로 압축할 수 있을 듯합니다. 후자의 표정을 연민이라는 단어로 바꿔쓸 수도 있겠군요. 다음은 여수 도심과 남해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산(紫山)공원을 추천하겠습니다. 자동차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저라면 오동도에서 자산공원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가겠어요. 차로 달려야 하는 시내는 너무 번잡한데다, 빙빙 돌아가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도 거의 비슷하거든요. 방파제에서 20여분을 걸으면 해돋이 전망으로 이름난 일출정(亭)이 나오고, 또 10분을 오르면 자산 공원 정상입니다. 해가 돋으면, 자산의 산봉우리는 황홀한 자주색으로 스스로를 뒤챕니다. 훅 한 번 숨을 들이켜고 아래를 내려다보세요. 김명인의 절창(絶唱)처럼, 활처럼 굽은 연안과, 그 연안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물, 그리고 그 사이 바다가 밀물어와 눈부신 풍경이 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 중앙동 새벽시장의 경매.밤의 여수는 휘황한 빛의 도시입니다. 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본 국보 제304호 진남관(鎭南館)의 야경이 찬란합니다. 둘레 2.4m의 기둥 68개로 세운 국내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502㎢의 여수는 나비를 닮았습니다. 오른쪽 윗날개와 아랫날개가 만나는 부분이 바로 여수의 구도심, 오동도와 시장, 여객터미널이 모여 있는 곳이죠. 자산공원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저 멀리 일본으로 향하는 뱃길이 보입니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은 "나에게는 적의(敵意)만이 있고 함대가 없다"고 탄식했지만, 지금 그 여수 앞바다에는 입·출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선들이 학익진과 일자진을 번갈아 구사하고 있었습니다. 여수시청 통계로는 하루에 평균 97대가 들고 난다는군요. 그 컨테이너선 사이 사이로 남해의 쪽빛 바다가 푸른 뱃살을 흔들며 춤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여수의 봄입니다. ◆여수의 먹거리 만화가 허영만의 고향이 여수가 아니었다면, 만화 '식객'이 지금만큼의 감칠맛과 쫄깃쫄깃함을 간직할 수 있었을까? 여수의 맛은 깊고 풍성하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쫓아다닌 여수의 맛기행. 다시 한 번, 여수는 맛이다. AM 4:50 알전구의 노란 불빛과 중앙동 새벽 어물전 ▲ 경식상회의 숯불구이 가자미.곁불을 쬐며 기다리던 노란 고무장화의 사내가 잰걸음으로 달려나간다. 한 손에는 면장갑, 다른 한 손에는 빨간 고무장갑의 아낙네도 질세라 끼어든다. 열댓 개 남짓의 생선궤짝이 놓여있는 대신상회 앞으로 순식간에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투박하다 못해 험악하게 생긴 아귀, 납작하기로 금메달을 다툴 것 같은 가자미와 서대 등속이 차례차례 궤짝째로 새 주인을 만난다. 옆 사람 못 보도록 외투 안쪽으로 숨긴 채 보낸 수신호와 암호 같은 숫자들에 경매사가 고개를 끄덕인 다음의 일이다. 자정넘어 12시 30분 무렵부터 아침 7시까지 단속(斷續)적으로 열리는 중앙동 새벽시장의 경매. 그물 쳐놓고 기다리는 정치망(定置網) 배들이 항구로 돌아와 자신들의 수확을 풀어놓을 때마다 열리는 이 어시장 경매에서 여수의 맛은 비롯된다. 차고 푸른 새벽 어스름으로 알전구의 노란 불빛이 스민다. AM 9:10 장어 갈아넣은 우거지해장국 구 도심인 중앙동이 여수 맛기행의 핵심. 새벽시장의 부산함을 뒤로 하고 해장국집으로 향했다. 중앙로터리 뒷골목 제일은행 정문 앞 서울해장국(061-662-2195). 여수에서 웬 서울해장국이냐고 묻지 마시라. "여수보다 더 깊은 여수의 맛"이라는 게 어시장 난전에 좌판 벌인 김순덕 할머니의 추천이다. 친정어머니의 대를 이어 장사를 하고 있는 고명선(60)씨는 "처음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들이 간판 보고 찾았는데, 지금은 여수 토박이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했다. 이 집의 백미는 장어를 갈아넣은 우거지 해장국. 추어탕 같은 텁텁함과 우거지 해장국 특유의 구수함이 허기진 위장에서 사이좋게 포개진다. 또 하나의 메뉴인 선지해장국은 우거지 대신 콩나물을 넣어 깔끔하다. 서울해장국의 또 하나의 별미는 밑반찬으로 나오는 구운 김.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손님이 식사 주문하면 그때부터 구워 수북하게 내놓는다. 식사는 각 5000원. 새벽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아쉬운 것은 주차다. 거의 전쟁 수준. 골목마다 길의 절반을 차들이 막고 있는데, 30분에 500원인 인근 유료주차장은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AM 11:20 꾸덕꾸덕 말린 가자미의 유혹 주차 힘든 중앙동 인근에서는 도보 여행이 편하다. 해장국집에서 10분여를 걸어 여수여객터미널 앞 여수수산시장을 찾았다. 시장이 있는 2층 건물 옥상과 인근 골목, 햇볕이 있는 곳이면 '광합성'중인 여수의 생선을 만날 수 있다. 꾸덕꾸덕, 꼬들꼬들 말라가고 있는 가자미, 고등어, 서대, 붕장어 등이 정오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경식상회(061-662-7943)에서는 주인 정임숙씨가 서울서 온 손님과 흥정에 여념이 없다. 시집간 딸내미 집에 서대를 보내려는 친정아버지의 수산시장 행차였다. 초로의 신사가 서대 스무 마리 남짓을 봉투 안에 넣었다. 어른 손바닥 만한 서대가 수입산은 12마리 2만원, 국산은 10마리 3만원이다. 비슷한 크기의 가자미도 10마리 3만원. 모두 국산이란다. 여주인이 "한번 먹어보실랑가?" 묻더니 숯불 화덕을 꺼내 가자미 한 마리를 얹는다. 순식간에 뼈를 발라내더니 한 점을 집어준다. 기막힌 맛이다. "구워도 맛있지만, 이거 쪄서 양념해 먹으면 진짜 죽여준당께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이 맛을 몰러."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 무렵까지 문을 연다. 서울까지 택배도 가능하다. 택배비는 6㎏까지 4000원. ▲ 한일관의 해산물 정식.PM 1:30 한반도 최강수준의 가격대비 만족도 시간도 많지 않고 지갑도 두툼하지 않지만, 여수의 해산물을 모두 즐기고 싶다? 이럴 땐 여서동의 '한일관'(061-654-0091)이 정답이다. 남도의 항구마다 해산물 한정식집이 여러 곳 있게 마련이지만, 지금까지 이 집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한일관의 메뉴는 단 한 가지, 해산물 정식. 40여 종 해산물과 요리의 융단폭격을 퍼붓는다. 점심이건 저녁이건, 주말이건 주중이건 다르지 않다. 2인상 5만원, 3인 이상일 때는 1인 2만원. 그날그날 들어온 수산물의 종류에 따라 내놓는 요리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을 숙지할 것. 이날의 상차림은 큰 줄기만 요약하면 이랬다. 해산물 모둠1(문어,병어,새조개,소라), 농어회, 해산물 모둠2(개불, 전복, 굴, 전복내장), 전복구이, 대하구이, 떡갈비, 낙지호롱(낙지꾸리), 가리비, 복어껍질 무침, 매생이, 바닷가재구이, 곤약 무침, 조개탕… 숨이 가쁠 지경이다. 울릉도 명이(산마늘)가 느끼함을 없애준다. PM 7:05 막걸리 식초로 빚은 서대 회무침 60년된 허름한 삼학집(061-662-0261)에서 또 정신없이 밥을 퍼 넣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서대회무침 덕이다. 홍어 없으면 잔치 못한다는 목포 사람들처럼, 여수 사람들이 "없이는 못산다"는 게 서대다. 납작한 것이 살도 별로 없을 것 같지만, 막걸리로 발효시킨 식초와 초고추장에 버무려낸 새빨간 서대 회무침은 풍성하니 여유롭다. 1인분 1만2000원. 2명이라 2인분을 시키려 하니 주인 김선옥씨가 1인분만으로 충분하다며 손을 휘젓는다. 서대 회무침에 익숙하지 않은 서울 손님에게 먹는 법을 넌지시 알려준다. 빈 대접에 참기름과 김가루, 배추나물, 콩나물 등을 함께 넣어 밥과 함께 비벼 먹어 보라는 것. 고고한 학 세 마리를 기대하며 상호의 의미를 물었더니 "일제시대에 옆집에 삼화 기계가 있었다"는 것. '삼화 기계 옆집'이 줄어 애매하게 삼학집이 됐다는 설명에 허탈해졌지만, 맛만큼은 학 세 마리가 서로 싸울 법하다. 공깃밥은 별도로 1000원씩 받는다. ▲ 삼학집의 서대회무침. PM 10:30 연등천 포장마차 샛서방구이 연등천 변 포장마차에서 마침내 그놈을 만났다. 바람난 여인네가 서방에겐 안주고 샛서방(間夫)에게만 몰래 준다는 군평선이. 그래서 별칭도 샛서방고기. 1만원 한 접시에 초등생 손바닥만한 녀석 세 마리를 구워준다. 왕볼락 같은 외모는 더할 나위 없이 공격적이지만, 아가미쪽살을 젓가락으로 발라먹으니 쫄깃하면서도 감칠맛이 났다. 하모(참장어) 장사만 5년을 했다는 손님 박양식(56)씨는 "이렇게 신선한 놈들 본 적 있느냐"며 소주 깃든 목청을 높인다. 이쪽 목청도 가다듬으며 소주 한 잔을 넘긴다. 낮에 맨정신으로 보면 정신사나운 풍경이지만, 어두운 밤 소주 한 잔 들이켜면 베니스 운하 부럽지 않은 천변(川邊). 맑은 소주 안으로 포장마차 알전구의 노란불빛이 다시 스며든다. ▶ 관련기사 ◀☞완도군, 풍경에 취한다…`청산도 슬로길` 개방☞한옥에서 하룻밤..산 높고 골 깊은 산청의 후덕함
1박2일 짧지만 영원한 추억
  • 1박2일 짧지만 영원한 추억
  • [경향닷컴 제공] <1박2일>과 <패밀리가 떴다>의 인기와 함께 요즘 두 프로그램의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촬영지 중에는 고만고만한 시골마을도 있지만 인근에 볼거리가 많은 곳도 있다. 울진 죽변항 요즘이 대게 제철…죽변등대·덕구온천 유명 ▲ 요즘이 제철인 울진 죽변항 대게. 1박2일 출연진이 대게잡이 체험을 했던 곳이다. 울진은 영덕과 함께 대게의 고향인데, 오래 전부터 원조논쟁을 벌여왔다. 울진 측 주장은 과거 교통이 불편했던 시절, 대게를 영덕항에 위판하기 시작하면서 영덕대게의 명성이 알려졌으나, 원래는 울진 대게라는 것이다. 위판량을 봐도 영덕보다 많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영덕은 위판량이 적은 것은 어부들이 위판장에 내놓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판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어쨌든 대게가 서식하는 왕돌잠이란 해저산맥은 울진과 영덕이 공유하고 있다. 대게철이 바로 지금이다. 어쨌든 1박2일팀이 묵었던 숙소는 펜션으로 변했고, 드라마 <폭풍의 언덕> 세트장에는 <1박2일>도 찍었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울진은 대게와 함께 볼거리가 꽤 된다. 일단 죽변등대는 올해로 세워진 지 100년이 된다. 지난해 바다고기 전시관이 생겼는데 제법 규모가 크다. 63수족관 수준이라고 한다. 민물고기 전시관도 잘돼 있어 한 번 들러보는 것도 좋다. 지방의 어쭙잖은 전시시설은 ‘돈이 아깝다’고 생각될 정도인데 울진의 경우 비교적 잘돼 있다. 겨울 울진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덕구온천이다. 땅을 뚫고 온천물을 채취하는 여느 온천과 달리 자연 용출된 온천수를 이용한다. 수질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담양 죽녹원 소쇄원·대나무숲·금성산성 등 볼거리 다양 ▲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담양 금성산성. <1박2일>팀이 이승기가 우물에 빠진 날을 촬영했던 담양은 볼거리가 지천이다. 일단 원림문화의 진수라는 소쇄원이 유명하고, 관방제림, 대나무숲, 메타세쿼이아길도 좋다. 여행사의 프로그램을 쫓아가면 대개 여기까지는 볼 수 있다. 하지만 금성산성도 꽤 아름답지만 잘 모른다. 금성산성은 드라마 <선덕여왕>을 촬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산성은 발품을 조금 팔아야 한다. 하지만 산길이 험하거나 어렵지 않으며 30분이면 사진 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 게다가 산성에서는 담양의 너른 들판과 지세가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담양 전망대’라고 할 수 있다. 금성산성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산성으로도 유명하다. 성곽에 올라서면 아래 성곽과 함께 그 아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디카족에겐 강추코스다. 죽녹원은 영화 <알포인트>를 찍은 곳인데 담양 대나무 테마공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관방제림은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돼 있는데 1648년 부사 성이성이 제방을 만들면서 생긴 제방길이다. 수령 200~300년된 고목이 많아서 운치가 있다. 담양의 명물은 떡갈비와 대통밥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 뜨고 있는 음식은 길거리 장터국수다. 죽녹원 인근에서 파는 장터국수와 막걸리 찐계란은 별미. 두 사람이 1만원이면 족하다. 예전엔 장날만 팔았는데 요즘은 매일 판다. 장흥 선학동 갯벌의 어부·예스러운 마을 풍광 감동 ▲ 이청준의 고향으로 유명한 장흥 선학동 앞바다.<패밀리가 떴다>에 나온 선학동은 소설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 된 곳이다. 선학동은 사실 이청준의 고향이다. 장흥에서 나고 자란 이청준은 ‘눈길’ 등 자전적 소설을 많이 썼는데 현지에는 영화세트장과 회진의 갯벌이 남아있다. 사실 전라도는 차진 땅이다. 뭍도 기름지고, 바다도 풍성하다. 부둣가의 전깃불에 의지해 그물과 어구를 싣고 새벽부터 그 차진 갯벌로 일 나가는 어부의 모습은 제법 감동적이다. 장흥은 정남진이라고 불린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봤을 때 정동쪽인 바닷가를 정동진이라고 했다. 경복궁을 축으로 보면 정남진은 장흥이다. 장흥은 바다는 기름져도 아직도 예스러운 마을 풍광을 가지고 있다. 선학동 마을에서 더 들어가면 이청준의 생가인 진목마을이 나오는데 양철지붕창고도 남아있고, 집들도 고만고만하다. 시외터미널은 차없던 시절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1970~80년대의 모습으로 남아있지만 이제 이용객이라곤 노인들뿐이어서 허전하고 안쓰럽다. 장흥에 가면 마치 임권택의 <천년학>처럼, 이청준의 ‘눈길’처럼 가슴 속에 남아있는 아스라함, 전라도말로 ‘징하게 찡한’ 것들을 들춰낼 수 있겠다. 예천 회룡포 350도로 마을 휘감는 내성천 ‘육지속 섬마을’ ▲ 육지속의 섬마을로 불리는 예천 회룡포. 회룡포 마을을 잘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은 장안사다. 장안사 입구 가게에는 1박2일 촬영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예천군청은 방송이후 주말 1000명 정도 찾았던 여행객이 4~5배 늘었으며 많게는 8000명 이상 온 적도 있다고 한다. 회룡포는 물돌이동. 물길이 오메가(Ω) 모양으로 마을을 에워싸며 돌아간다. 육지 속의 섬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350도로 마을을 휘돌아 흐른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쇠파이프를 박고 철판을 놓아 만든 ‘뽕뽕다리’가 놓여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리가 놓이지 않은 것은 뒷산 쪽으로 승용차길이 있기 때문이다. 해서 굳이 다리를 놓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마을은 더 운치있게 보인다. 과거 비가 많이 와서 수위가 높아지면 아이들을 ‘고무 다라이’에 싣고 학교를 보냈다고 한다. 예천 사람들에겐 소풍길로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여간 불편하지 않았던 ‘깡촌’이었다. 회룡포는 강마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에 삼강주막이 있다. 삼강이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이 합류하는 곳인데 회룡포의 하류다. 서울가는 길목으로 장사꾼들이 배를 타고 낙동강을 오르내렸다. 문경새재를 가기 전에는 삼강나루를 꼭 거쳐갔다. 삼강나루는 요즘 관광단지로 재현됐다. 인천 석모도 해명산 ~ 낙가산 코스·해안드라이브 환상적 ▲ 인천 석모도 보문사. <패밀리가 떴다>에 나온 석모도를 여행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산행이고, 하나는 드라이브다. 산행을 하려면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는 게 낫다. 왜냐하면 등산로 시작과 끝이 다르기 때문이다. 등산로는 해명산 입구에서 시작해 보문사에서 끝나는 게 상례다. 버스는 많다. 신촌에서 강화행 버스를 타고 강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시 버스를 탄 뒤 석모도에 내리면 마을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등산객들은 해명산 등산로 입구에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옛사람들이 보기엔 석모도는 바다보다 산이었을지 모른다. 행정지명은 삼산면(三山面)이다. 삼산이란 해명산, 낙가산, 상봉산을 뜻한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해명산에서 낙가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많이 탄다. 50대로 보이는 남성 3명과 산행을 시작했다. 드라이브는 구석구석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안드라이브 코스는 바다를 바라보며 길이 오르락 내리락 해서 환상적이다. -길잡이- *예천 회룡포: 과거엔 중앙고속도로에서 빠졌다. 서울서 가자면 요즘은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점촌·함창IC에서 빠지는 것이 가장 빠르다. 예천군(054)650-6394, 6395 삼강주막(054)655-3035 백수식당은 육회비빔밥을 잘한다.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비벼먹는다. (054)652-7777 *울진 죽변항: 울진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빠른 길은 중앙고속도로 영주IC~36번 국도를 타고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가는 방법과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7번 국도~울진이다. 봉화를 거쳐 가는 길이 경관은 좋으나 구불구불하기 때문에 조심운전을 해야 한다. 울진읍내의 정원식당(054-783-0430)은 백반집. 식사시간에 맞춰 가지 않으면 밥을 안판다. 7000원. 망양정횟집(054-783-0430)은 해물칼국수집. 8000원. 후포항 인근 동심식당(054-788-2588, 787-6747)은 전복죽이 유명하다. 신용카드 불가. 1만2000원. 덕구온천(054-782-0672). *담양 금성산성과 죽녹원 : 호남고속도로에서 고창~담양 간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담양까지 간다. 담양에서 순창 방면으로 달리다보면 금성산성 이정표가 나타난다. 죽녹원은 향교리에 있다. 입장료 2000원. (061)380-3244 www.damyang.go.kr/tourism *장흥 선학동 : 호남고속도로 광주 톨게이트를 지나 달리다 보면 나주 방면 고속도로가 나온다. 이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동신대 앞으로 이어진다. 나주에서 2번 국도를 타고 장흥 방면으로 달리면 된다. 회진 읍내에 여관이 3~4개 정도 있는데 별로 기대할 만한 수준은 못된다. 식당도 고만고만하다. 장흥읍은 25㎞ 떨어져 있다. *인천 석모도 : 대중교통은 신촌버스터미널에서 다닌다. 신촌전철역 7번 출구로 나간다. 10~15분 간격으로 강화버스터미널 가는 버스가 있다. 여기서 외포리까지 다시 버스를 갈아탄다.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에 내리면 마을버스가 기다린다. 강화군(www.ganghwa.incheon.kr). 자가용은 석모도 행 철부선은 주말이면 1시간 이상 기다릴 정도로 밀린다는 것을 주의할 것. 산내들식당(032-932-3257)의 추어탕이 별미. 버스의 경우 보문사 전 매음1리에서 내려달라고 하면 된다. ▶ 관련기사 ◀☞“근대 문화유적을 찾아서” 2월의 가볼만한 곳☞여기가 다리 위야, 구름 위야… 한강다리 전망대☞바닷바람 사이 그윽한 커피향… 강릉 커피명소 탐방
  • "오작동 의심 음주측정기 결과는 무효"
  • [노컷뉴스 제공]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음주측정기의 측정 결과를 근거로 경찰이 운전면허를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지난해 12월 말 경기도 이천시의 한 추어탕집에서 친구와 만나 가벼운 술자리를 가진 A(41)씨는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음주측정결과 A씨의 최초 혈중알코올농도는 0.014%였지만, 갑자기 음주측정기가 몇 차례 깜빡한 뒤 알코올농도치가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94%로 올라갔다.일반적으로 음주측정기 수치가 0부터 시작해 최종 수치까지 서서히 높아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결국 A씨의 알코올농도 수치는 0.094%로 최종 결정됐고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A씨는 면허취소처분을 당하자 이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함종식 판사)는 A씨가 운전면허취소처분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재판부는 "음주측정기가 정상적인 경우와 다른 방법으로 최종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측정기 성능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이어 "2시간 30여 분이 지난 뒤 채혈로 확인한 A씨의 알코올농도 수치는 0.019%"라며 "보통 음주 뒤 시간당 평균 0.015%씩 혈중알코올농도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A씨의 예상결과치는 0.05575%가 되어야 한다"며 기계오작동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맑은 강(江)이 이맛일까 ''다슬기탕''
  • 맑은 강(江)이 이맛일까 ''다슬기탕''
  • [조선일보 제공] 다슬기는 '청정자연' 및 '1급수'와 동의어이다. 그만큼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민물조개다. 임실이 다슬기로 유명한 건, 그만큼 깨끗한 자연을 가진 지역이란 뜻이다. 임실에서도 강진면이 다슬기로 알려졌다. 다슬기가 산지인 옥정호, 천담이 지척이다. 강진면사무소 앞 성원식당 주인 이근순(59)씨는 "휴가철이면 이 일대가 전주 버스터미널보다 더 사람들로 붐빈다"고 자랑했다. 다슬기는 손이 많이 간다. 손톱보다 작은 다슬기를 하나하나 까야 한다. 일일이 바늘로 꼭 찍어서 빼낸다. 천담에서 나는 다슬기보다 옥정호 아래 다슬기를 선호한다. 천담보다 물살이 센 옥정호 아래 다슬기가 씨알이 더 굵다. 다슬기는 봄과 가을이 제철. 제철에는 바로 잡은 다슬기를 그대로 사용하지만, 요즘처럼 많이 나지 않는 철에는 삶아서 냉동해뒀다가 쓴다. "바로 잡은 놈만큼은 아니지만 맛이 나요." 하루 혹은 한 끼 나갈 만큼씩 냉동시켜둔 다슬기를 꺼내 물에 담가둔다. 물이 초록빛으로 변한다. 이씨는 "다슬기 혈액이 빠져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 임실처럼 청정한 맛, 다슬기탕. /조선영상미디어 푸르스름한 물을 냄비에 붓고 불에 올린다. 발라낸 다슬기 살과 잘게 썬 양파·애호박·늙은호박 따위 각종 채소와 다진 마늘 조금을 넣는다. 펄펄 끓으면 수제비를 뜯어 넣고 어슷썬 청·홍고추를 얹으면 다슬기탕 완성이다. 화학조미료를 쓰는 집도 더러 있다. 비리지 않고 쌉쌀하고 구수한 다슬기 국물의 맛을 다른 재료들이 극대화시키는 역할만 한다. 여러 곳에서 다슬기탕을 하지만 역시 전라도 손맛은 따라오기 힘들 듯하다. 제대로 쓴맛 나는 고들빼기와 악센 느낌이 날 만큼 단단한 무로 담근 김치 등 소박한 반찬이 7~8가지 딸려 나온다. 대략 한 그릇에 6000원 받는다. 이런 집들은 대개 추어탕도 한다. 요새 워낙 수입산 다슬기가 많아 '이 동네도 혹시?' 의심을 품었다. 이근순씨는 "다슬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는데 중국산 따위를 쓰겠느냐"며 "임실에서 나는 다슬기만으로도 양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래도 의심을 완전히 지우지 못해 임실군청에 물었다. 임실군청은 "강진에 있는 성원회관(063-643-1063), 성심회관(063-643-1328), 그린회관(063-643-0066), 강산에(063-643-5786) 정도는 임실에서 나는 다슬기만 쓴다고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고 했다.
양심에 채찍질하며 키워 온 투다리 23년 정도경영의 승리
  • 양심에 채찍질하며 키워 온 투다리 23년 정도경영의 승리
  • [이데일리 EFN 이덕철 객원기자] 2008년 6월 12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꼬치구이 전문점 <투다리>를 운영하는 (주)이원의 계열사인 식품제조 생산공장 (주)그린.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투다리>의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nbsp;깔끔하고 아기자기하며 멋스럽게 정돈된 조경을 끼고 있는 대지 4958.7m2(1500평), 연면적 3966.96m2(1200평)의 건물이 들어선 이곳에 초청된 인사들이 자리했다. &nbsp;◇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목이 메인 ‘대부의 눈물’(주)이원의 김진학 회장(63)이 창립 20주년 기념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가 누구인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무릇 많은 이들로부터 부러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 아닌가. 23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투다리>에만 전념해 외식 프랜차이즈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자칫하면 비난받기 쉬운 국내 프랜차이즈 풍토에서 2000여개의 가맹점을 만들어낸 탁월한 능력의 주인공이기도하다. 그런 김 회장이 기념사를 하던 중 갑자기 감정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nbsp;외식업 프랜차이즈 23년의 관록과 연륜으로 다져진 이 치열한 승부사에게 어떤 감정들이 촉수처럼 일어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당연히 업계에 회자됐다. “지나온 얘기들을 하다보니까 어렵게 고생해서 성공해 뿌듯한 자부심도 있고 또 초창기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부끄러운 일들도 기억나고 양심에 가책 받은 일도 생각나고...... 아무튼 20년 세월의 기억들이 낡은 영상필름이 되어 갑자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가는 바람에 감정이 순간적으로 복받쳐 올라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이날 참석한 많은 인사들은 외식 프랜차이즈 거목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에 또 한 번 그에게 빨려 들어가는 자신들을 보았음직하다. ◇ 남 앞에서 자랑도, 남들이 추어 올려주는 것도 안 맞아 &nbsp;김 회장은 이날 본사 직원, 가맹 점주들, 공장 관계자들, 협력업체들 위주로 사람들을 초청했다. 거창하게 외부에 알리지도, 유명인들을 초청하지도 않았다.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자랑하는 것도, 남들이 추어 올려주는 것도 다 그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소탈하다. 가식적이지 않다. 솔직하다. 화법도 직선적이다. 피해가거나 구부리지 않는다. 원칙과 소신을 믿는 이들의 용기와 닿아있다. 깊은 눈 속에 사색이 깃든 안광에는 고집스러움이 물씬 배어나고 완벽을 향한 집념이 그 안에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 &nbsp;하지만 그 내재된 폭발성이 젊은 날 발현되어 빛이 나고 이제 고요의 물결과 타협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회귀하느라 부드러움이 일렁이곤 한다. &nbsp;일이 곧 휴식인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쉽다. 괜히 뒤처지는 기분과 그런 그를 바라보는 질투의 발로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다르다. 조용하되 느리지 않고 통찰하되 드러내지 않는다. 철학이 담긴 일중독은 자신의 한계를 부정한다. 자신을 조율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집념과 열정이 그를 오늘날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정상의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는지 모른다. 그의 좌우명 ‘자만하지 말자’에서 그의 의중은 더욱 선명해진다. 자만하는 사람치고 속이 실한 사람은 드물다. 그는 순전히 내실위주다. ‘외빈내화’라고 써도 괜찮을 성 싶다. 지금까지 사업에 대한 경영방식도 점포의 내실 강화와 질적 향상에 초점을 두고 진행해 왔다. 광고와 홍보에 매달리는 시간과 비용을 차라리 점포의 환경 개선과 메뉴개발에 더 쏟아부었다. 따라서 가끔은 오해와 혼선의 장막이 쳐지곤 한다. ◇ 프랜차이즈 대부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업계서 존경 도대체 <투다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경영되고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좌장인 <투다리>에서는 어떤 홍보내용도 나오지 않고 미동도 없기 때문이다. 가끔 나와도 찔끔이고 그러다만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런 주변의 시선이나 관심에 도통 반응이 없다. 23년 한 길을 관통해 오면서 일관되게 고집해 온 그의 신념과 열정에의 종반부를 확신하고 있어서다. 김 회장은 현재 꼬치구이전문점 <투다리> 1920점포, 앤티크 펍 <칸> 40점포, 일본식 이자카야 <라쿠엔> 7점포, 중국의 <土大力> 130점포가 있고 계열사로는 (주)미라지식품의 <남가네설악추어탕> 130점포, (주)한모둠의 <한모둠순대국> 8점포, <한모둠설렁탕> 5점포 등 모두 2300여점의 가맹점과 돼지고기 전문점 <돈가>와 낙지전문점 <조금나루> 등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산에 99174㎡(3만평) 규모의 채소 농원과 식품공장 (주)그린, 대지 5520㎡(1670평), 연면적 2314㎡(700평)의 (주)미라지식품의 추어탕과 (주)한모둠의 순댓국 공장이 있으며 중국 산둥성 청도에 대지 19834㎡(6000평)규모의 중국 청도土大力쾌찬유한공사와 청도土大力식품유한공사 현지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외식 전문 프랜차이즈로서는 최상급 단계인 외식, 식품제조, 물류 등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33개 전국 지사와 지부도 강력한 네트워크 형성으로 단연 독보적이다. 그렇다면 김 회장은 외식업계에서 프랜차이즈로 어떻게 성공의 발판을 만들었을까. 그는 가정 형편상 공고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 온 25살에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다. 삼양사라는 회사에 공원으로 입사해 패기 넘치는 의욕으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있는 조직 구성원 간 위화감에 실망하고 1년 후 회사를 옮긴다. 그가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포항제철에 취직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학력 간 차별은 여전했다. 개인 자질보다 학력과 소속부서에 따라 능력이 갈렸다. ◇ 2300여개의 가맹점과 식품제조회사 등 3박자 고루 갖춰 또 그만두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온 관행이 당장 바뀔 것 같지 않은 현실에 그는 방향을 튼다. 공고 출신 학력이 훗날 그의 앞날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까 고심해 왔던 이 짧은 가방끈이 오히려 그에게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분발하게 만드는 동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인생의 반전카드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nbsp;&nbsp;회사를 다니면서 개인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첫 번째 사업은 의외로 일찍 다가왔다. 포항제철에 근무하고 2년이 지난 후였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들이 한참 장가를 갈 즈음 ‘티크 농’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본 그는 모험을 감행한다. &nbsp;일명 ‘농방’을 차린 것이다. 한 번도 농을 만들어 본 적도 옆에서 만드는 것을 지켜 본적도 없는 그로서는 일대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2만원에 불과했던 월급쟁이 시절, 그는 2부 이자를 주고 거금 35만원을 들여 경북 포항 동지상고 인근 공터에 천막을 치고 장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포항제철에서 퇴근하자마자 가구판매 영업에 매달리고 리어카를 끌고 배달에 나섰다. 하지만 습기 찬 천막에서 만든 농은 얼마안 가 갈라지고 뒤틀려 90%가 넘게 반품이 되어 돌아왔다. 처절한 실패였다. 빚 더미에 나앉게 됐다. 잠시 자신을 추스린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천 방안을 가다듬는다. 하지만 빚이 문제였다. 일단 죽어라 하고 진 빚을 갚는데 총력을 쏟았다. &nbsp;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꼬박 7년이 걸렸다. 무모한 사업의 후유증치고는 수업료를 아주 단단히 치른 셈이었다. “주변이나 가족들은 대부분 말렸다. 농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도 없고 그것도 빚을 내서 하겠다고 하니 전혀 이해받을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요도 있고 잘만 하면 그럭저럭 잘 팔릴 것 같았다. 그래서 추진한 것이었다. 이 여파로 7년 동안 빚 갚는 데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 공고출신 늦깎이 35살 주경야독으로 1년만에 합격 ‘화제’ 그러나 이 돈키호테 같은 불굴의 용기와 투지는 그에게 또 다른 자산으로 작용한다. 그의 경영과정과 신사업 구상 등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투영되며 하나의 카리스마로 굳어져 간다. 남들과 다른 비상한 움직임으로 세인들에게 비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빚의 청산이 거의 마무리되어 갈 무렵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그의 나이 35살쯤이다. 이번에는 공부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포항제철에 다니면서 주경야독으로 책을 파고들었다. 아내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의 작은 골방에서 중앙직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공무원 시험 자격제한에 걸리는 마지막 나이였다. &nbsp;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공무원 시험에 매진했다. 결국 1년 만에 중앙직 7급공무원에 합격, 상공부에 발령받는 쾌거를 이뤘다. 20명의 상공부 7급 합격자 중에 자신이 제일 나이가 많은데다 포항제철에 다니면서 합격을 하고 또 학력도 공고출신이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포항제철에서는 10년 근무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능력에 따라 대우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공무원 생활도 그의 큰 기대와 포부 앞에서는 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일반 기업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판단한 그는 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상공부 공무원 생활을 6개월 만에 뒤로하고 나온다. 이후 인천도시가스에 입사해 새로운 업무영역에서 일하면서 잠시 접어두었던 사업에의 열의를 다시 불태운다. 그는 자신을 온전히 놔두지를 않는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기획하고 판단하고 몸을 부린다. 그는 포항제철 실험실에 다니면서 필요성을 느낀 일본어를 혼자서 깨우칠 정도였다. 한 번 일에 빠지면 사물을 완전 무장해제 시켜야 끝이 나는 일벌레 스타일이다. ◇ 일본출장서 눈에 들어온 꼬치구이 전문점이 인생 바꿔 인천도시가스에 근무한 김 회장은 인천도시가스와 일본도시가스와의 자매결연 추진을 위해 일본으로 자주 출장을 가면서 인생의 반전을 꿈꿀 수 있는 광경과 마주치게 된다. &nbsp;바로 일본식 꼬치구이 문화였다. 일본 출장이 잦아질수록 꼬치구이에 대한 매력은 커져갔고 “언젠가 나도 꼬치구이 전문점을 하나 갖겠다”는 각오까지 다지게 되기에 이른다. 게다가 늘 자기 사업을 해 보겠다고 별러 왔던 그 였다. 인천도시가스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간다. 인천도시가스에 입사한 지 2년쯤 됐을 때 그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다. 그의 나이 38살이었다. 하지만 그의 성실성과 능력을 높이 샀던 당시 이종훈 회장은 극구 만류했다. 사업이라는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닌데, 그 어려운 일을 왜 하려고 그러느냐며 좀 더 있으라고 말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었다. 이 회장의 계속된 권유와 배려에 1년간 월급을 받고 비상근 감사 자리를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요즘도 그 당시를 회상할 때마다 이 회장의 인간적인 따뜻한 배려에 늘 감사해 한다. 그렇게 그는 인천도시가스에서 1년을 더 있으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역사의 새 장을 여는 <투다리> 1호점을 40살에 오픈한다. 1987년 7월 인천 제물포역 인근에 8.26m2(2.5평) 규모로 1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탠드 바 형식으로 문을 열었다. 오픈 초기에 200원 짜리 꼬치로 하루 14만원의 매출을 기록, 성공창업 가능성의 싹을 틔웠다. ◇ 드디어 1987년 <투다리> 1호점 론칭......1인4역하며 성공 꿈 꿔 6만원이 손익분기점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직장에서 퇴근하면 부인이 꿴 꼬치를 오토바이로 배달하고 꼬치소스를 만들고 또 새로운 점포를 물색하러 뛰어다녔다. 거기다가 위탁할 점장 면담까지 해 가면서 말 그대로 1인 4역을 하며 이듬해에 40개의 점포를 오픈했다. “정신없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10개 점포를 오픈하고 나서 아! 이제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하는 점포마다 평균 매출을 넘어섰다. 신개념 꼬치구이 문화에 젊은 층과 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이 쌍수를 들며 환영해 주었다. 그래서 1년도 채 안 돼 50여개 가맹점을 파죽지세로 오픈했다.” 그 당시는 프랜차이즈란 용어자체가 없던 시절로 가맹비도 따로 책정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김 회장은 스스로 공정거래법(?)을 만들어 시행했다. 가맹비는 일반인들 월급 수준인 50만 원 선에서, 이익은 보통 기업 과장급 선에서 정해 시행했다. 그가 만들면 그게 곧 법이 되는 것처럼 프랜차이즈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어느 정도 탄력이 붙고 상승무드로 전환될 시점에서 그는 위기이자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처음에는 꼬치를 본사에서 공급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맡겼다. 그러자 맛이 제 각각이고 모양은 통일성도 없고 한마디로 품질이 엉망이었다. 그래서 집에서 직접 재료들을 만들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某 언론사에서 식품안전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위기감을 느낀 김 회장은 서둘러 융자를 받아 1989년 (주)그린을 설립, 중앙공급식 식자재시설 유통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칫하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뻔했지만 스피드하게 대처하면서 오히려 <투다리>를 쾌속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후 <투다리>는 이 공장의 든든한 자양분을 성장 동력 삼아 거침없는 진군을 하게 된다. ◇ 언론사 식품안전 지적에 발 빠른 대처로 오히려 기회 만들어 1993년 1000호점 오픈, 1998년 2000호점 오픈이 이어졌다. <투다리>의 성공에 뒤이어 1991년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앤티크 펍 <칸>을 론칭했다. 1995년에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중국에 <土大力>을 진출시키고 2006년에는 일본식 이자카야 <라쿠엔>을 오픈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맹점주들을 위한 배려를 최상위 개념으로 삼고 본사와 가맹점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했다. 2000여개의 가맹점들과 23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원동력도 김 회장의 선견지명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가맹점 300~400개만 돼도 온갖 잡음이 일고 본사와 가맹점간 불신과 대립으로 소송을 벌이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이런 이유로 <투다리> 23년간의 행로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 도대체 어떻게 가맹점들과 상생협력을 구축해 놓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23년간 2000여 가맹점과 큰 불화없이 상생의 길 ‘기적’ “사업 시작 초창기쯤 됐을까. 어느 날 새벽에 걸려온 한통의 주문전화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었다. 잠도 안 오고해서 사무실에 나와 있는데 가맹점주 한 분이 물건을 주문하는 거였다. 새벽 4시인데 그 시간까지 노력하는 점주들의 수고에 눈물겨운 감동을 받았다. &nbsp;그 지친 목소리를 들으니까 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나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닐까하는 마음이 들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때 세운 계획이 지금의 경영 방침인 정도경영의 원칙이다.” 그가 내세운 ‘정도경영’은 양심에 부끄럽지 않으며 상식을 존중하고 법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전국을 돌며 점포환경 개선을 독려하고 가맹점주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가 대중 앞에 나서지 않고 인터뷰에도 잘 응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부분들이 많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아직 할 일도 많고 해 놓은 일도 별로 없는데 앞에 나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가맹점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요지다. 가맹점 숫자보다 더 가치를 두어야 하는 부문은 회사의 내실화로 가맹점들이 본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가 매년 10억원씩을 투자해 가맹점포 환경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10여년 전부터 간판을 비롯,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리뉴얼하는 대대적인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을 실시해 쾌적하고 안락한 외식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 그렇다면 <투다리>에게도 위기가 있었을까. 색 바랜 간판, 깨진 홍등, 너절한 메뉴판 보고 가맹사업 중단 결단 사업 9년차에 이르자 본사와 가맹점들의 긴장이 해이해져 가고 있었다. 초창기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잘 버텨봐야 한 5년 가겠지 하는 수군거림을 뒤로하고 10년 문턱을 막 넘어서고 있던 찰나, 김 회장은 1995년 6월 어느 날 업무 차 서울을 다녀오다가 본 한 가맹점에 큰 충격을 받는다. 간판은 색 바랜 흉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고 홍등은 깨진 채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으며 팔지 않은 메뉴 안내판이 너절하게 붙어 있는 점포의 모습은 그가 꿈꿔왔던 프랜차이즈 세계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이러다가 망하는 것은 아닐까. &nbsp;저런 점포를 보고 누가 가맹점을 하겠다고 할 것인가. 별의 별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동안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해 온 자신을 한 없이 자책했다. 자긍심으로 꽉 찬 그의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으로 요동쳤다. 그는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가맹점 모집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린다. 그의 신속한 피드백은 과감하다. 사업초기 언론의 식품안전 문제제기 때에도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겼던 그는 이번에도 고강도 결정으로 직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가맹점 모집 중단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동원했다. 그리고 점포환경 개선에 적극 투자한다. &nbsp;직원들은 4인 1조로 팀을 짜고 119구급대가 입는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전국을 돌면서 1400여개 가맹점수리에 돌입했다. ◇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 5년 대장정으로 제 2 창업정신 유도 김 회장도 마찬가지로 직원들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에 참가했다. 점포 회생을 위한 노력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5년에 걸친 대장정으로 점포가 되살아나고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자 가맹점주들도 본사에 깊은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의 승부수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본사가 매년 10억원씩을 투자해 가맹점의 점포를 개선시켜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 2의 창업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매달린 그의 선견지명과 무서운 추진력의 합작품임은 물론이다. 이후 그는 2000년 ‘투다리 2000 환경 대정비 사업’, 2004년 ‘투다리 2004 전면전환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투다리> 점포를 완전 새롭게 리뉴얼하는 대대적인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가맹점주의 능력 향상에 대한 김 회장의 관심도 각별하다. 점주가 바뀌면서 매출이 2배로 오르는 가맹점을 보면서 점주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된 이후 본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점주들을 지원하고 있다. 금년에는 이를 위해 본사 건물 내의 교육실을 새롭게 단장했다.&nbsp;이 같은 노력 덕분에 내수경기가 최악이라는 현 상황에서도 한 달 평균 10개 정도의 신규 오픈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메뉴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 그는 무모할 정도의 투자도 서슴지 않는다. <투다리>의 제품력을 최상위로 올려놓는다는 방침 하에 올해 HACCP 인증 준비와 함께 오뎅 메뉴 한 가지 생산 라인 시설에 무려 10억원을 투자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에게 국내 사업 성공에 이어 자부심을 갖게 만든 또 하나의 역작품은 바로 중국에의 진출이다. 사업 구상을 위해 미래의 ‘황금시장’ 중국으로 출장을 다녔던 그는 외식업계에서 남다른 식견을 가진 이로 불린다. ◇ 국내 외식업체 첫 중국 진출…… 130개 가맹점으로 성공 이끌어 국내에 꼬치구이를 처음 들여와 프랜차이즈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는가하면 일찌감치 중국진출의 가능성을 보고 14년 전에 교두보를 마련한 전력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는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도 <투다리>라는 국내 브랜드를 갖고 중국에 진출하는 양동작전을 감행한 것도 역시 김 회장다운 배짱이다. 중국 산동성 청도시에 현지법인 청도土大力쾌찬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동시에 국내 <투다리>의 맛과 색을 살리기 위해 중국식 발음이 투다리인 <土大力>이란 브랜드로 진출했다. 현재는 청도를 포함해 북경, 천진 등의 15개 지사에 모두 130여개의 점포가 성업중이다. 또한 지난 2001년 청도에 991.74m2(300평) 규모의 자동화 시설을 갖춘 청도土大力식품유한공사를 완공, 꼬치와 오뎅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에 교주만 신사업단지 내에 본사와 공장 등을 이전, 대지 19834m2(6000평), 연면적 6611.6m2(2000평)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중국 내에서의 사업성공은 안목과 직관력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신속한 행동력도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 14년 전에 이미 중국시장을 읽고 진출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의 속마음은 어떠했을까. “사업차 중국을 방문했는데 길거리마다 꼬치를 팔고 있었다. 참 신기하게 보였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투다리>의 꼬치를 가져와서 팔면 어떨까하는 사업적인 구상이 떠올랐다. 현지인 200명을 불러모아 시식회를 가졌는데 중국 어린이들이 꼬치를 무려 20개까지 먹는걸 보고 자신이 생겼다. 하지만 처음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높은 벽 앞에 한동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수업료로 치부하지만.......” ◇ <투다리> 인지도, 제품력으로 ‘대물림’사업 가능할 정도로 성장 특히 2002년부터 <土大力>을 술과 식사를 함께 파는 ‘패밀리 주점’으로 콘셉트를 바꾸고 매장도 중대형으로, 메뉴 또한 갈비, 불고기, 설렁탕 등 한국 전통음식으로 재구성한 것이 주효해 상당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렇듯 한국과 중국에서 상당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투다리>는 이제 ‘대물림’ 사업이 가능할 정도로 인지도와 상품성 측면에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정화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김 회장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정도경영’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해 있다. 작은 규모에서 보잘 것 없이 시작한 (주)이원의 이 모든 성과는 가맹점주의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김 회장의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인생의 하반부에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하나 있다. 탕 문화에의 도전이다. 젊은 시절부터 숱하게 도전하고 부딪히며 인생을 담금질해 왔던 환갑의 경영인이 ‘탕 음식’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그는 2001년도에 한국 전통 보양식인 추어탕의 대중화를 이끈 <남가네 설악추어탕>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130여개까지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역을 넓혀 2008년 4월 순대국 전문브랜드인 <한모둠 순대국> 1호점을 론칭했으며 올해 4월에는 설렁탕 전문브랜드인 <한모둠 설렁탕> 1호점을 오픈했다. 김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또 하나의 브랜드는 <투다리>의 새로운 이미지인 <土大力>의 경쟁력 강화다. 국내에는 작년 8월 인천 로데오 1호점이 오픈한 이래 현재 10호점까지 영업중이다. ◇ 내실과 질적 성장이 그가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개념 이 <土大力>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삼을 야망아래 전사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브랜드를 <한모둠 설렁탕 순대국>과 아울러 주점분야와 한식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남가네 설악추어탕의 영업 비밀을 빼돌려 가맹사업을 전개해 온 ‘자연미설악추어탕’을 상대로 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과 관련된 소송에서 승소해 국내 명실상부한 추어탕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나갈 수도 있게 됐다. 올 한해 (주)이원과 (주)그린의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또 (주)미라지식품과 (주)한모둠은 19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20% 정도의 매출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외형적인 성장세에는 관심이 별로 인듯하다. 김 회장의 사고 영역에서 가맹점수의 많고 적음은 단지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그와 함께 상생의 키를 잡고 있는 가맹점주 뿐이다. 그의 안중에는 내실과 질적인 성장만이 존재한다. 가맹 점주들이 인정하고 좋아하는 그런 본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오늘의 <투다리> 신화를 만들지 않았을까. 김 회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시점이 올 때까지 남아있는 인생을 모조리 <투다리>와 <土大力>, <남가네설악추어탕> 등 운영하고 있는 모든 브랜드에 바쳐 헌신을 할 생각이다.”&nbsp;[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nbsp;[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10.22 I 객원 기자
고향 가야 제맛 나는 ''도루묵'' 까칠해도 맛은 훈훈한 ''털게''
  • 고향 가야 제맛 나는 ''도루묵'' 까칠해도 맛은 훈훈한 ''털게''
  • [조선일보 제공] 고성 사람들은 물회와 명태맑은탕(지리), 도치두루치기, 흑돼지, 털게찜, 막국수, 도루묵찌개, 추어탕을 '고성8미'로 꼽는다. 이 중 이제 막 맛이 들기 시작한 건 도루묵과 털게다. 겨울까지 제철이다. 고성에서도 특히 거진항은 명태로 유명했으나, 요즘은 보기도 힘들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명태는 요즘 잘 잡히지 않는다. &nbsp;▲ 털게◆도루묵 도루묵이 도루묵이 된 사연. 고려 왕이 난을 피해 동천(東遷)했다. 우연히 맛본 생선이 너무 맛있었다. 이름을 물으니 목어(木魚)란다. "이 맛있는 생선을 겨우 목어라고 부르다니! 앞으로는 은어(銀魚)라고 부르라." 왕의 명령에 따라 목어는 은어가 됐다. 서울로 돌아온 왕, '은어' 맛을 잊지 못하고 수라상에 올리라고 명한다. 다시 먹은 '은어'는 맛이 없었다. 왕이 다시 명한다. "도로 목어라고 해라." 조선 정조 때 이의봉(李義鳳)이 편찬한 '고금석림(古今釋林)'에 나오는 이야기다. 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음식이 원산지에서 먹어야 맛있다지만,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도루묵은 원래 맛이 별로 아닌가? ▲ 거진횟집 도루묵찌개. / 조선영상미디어 고성군 거진항에서 도루묵을 맛보고 비로소 왕을 이해했다. 고성 거진항에서 맛본 도루묵은 서울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살은 희고 부드럽고 촉촉하다. 배가 터질 듯 들어찬 알은 탱탱하면서 톡톡 터진다. '거진횟집'(033-681-6868) 주인 이경희씨는 "도루묵은 살아있어야 맛있다"고 했다. "냉동은 퍽퍽해요. 알도 냉동 들어갔다 나오면 잘 익질 않고 딱딱해요." 도루묵은 9월 말부터 나오기 시작, 겨울까지 잡힌다. 이경희씨는 "아직은 알이 덜 여물었고, 11월 중반부터 최고"라고 했다. 간장과 고춧가루, 마늘, 청양고추, 소금으로 양념해 끓인 찌개가 칼칼하다. 서울에서 도루묵구이를 먹으면 퍽퍽한데, 고성에선 맛나다. 거진횟집 등 고성 식당에선 대개 한 냄비에 3만원 받는다. 서넛이 먹을 수 있다. 구이는 1접시 10마리쯤 나오고 2만~3만원 받는다. ◆털게 수온이 찬 바다에서만 나온다. 이경희씨는 "북한 쪽 동해에서 많이 나는데, 남한에서는 고성에서만 나온다"고 했다. 몸 전체가 털로 덮였다. 집게발은 작고 따가운 뿔투성이다. 10월 초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절정을 맞지 않았다. "더 있으면 뱃속에 빨간색 알이 꽉 차요. 기온이 더 떨어지고 바닷물이 차가워져야 제맛이 나지요." ▲ 거진횟집 털게찌개. / 조선영상미디어꽃게와 비슷한 크기. 껍질이 얇고 주황색에 가까운 붉은빛이 나는 건 대게와 비슷하다. 게 맛도 꽃게와 대게 중간쯤 된다. 살이 희고 결이 곱다. 대신 살과 내장에 밴 게 특유의 향은 대게보다 옅다. 게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면 비린내가 덜 하다며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쪄서 먹기도 하고, 끓여 먹기도 한다. 껍데기가 꽃게처럼 딱딱하지 않아 먹기가 훨씬 수월하다. 단 뿔이 많아서 먹다 보면 손가락이 콕콕 찔리니 조심해야 한다. 살도 먹을 만하지만, 특히 국물이 훌륭하다. 찌개를 끓여서 국물을 내면 달다. 대게보다 맑고 가벼운 감칠맛이다. 고성에선 된장을 풀어서 맵지 않고 구수하게 찌개를 끓인다. 작은놈은 20마리 8만~10만원, 큰놈은 1㎏당 4만~5만원쯤 받는다. 간장게장도 담근다. 이경희씨는 "간장에 담그면 털이 부드러워진다"고 했다. ▶ 관련기사 ◀☞제주 육해공 진미대결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온 왕릉전시장, 동구릉
  • 조선왕조 500년을 이어온 왕릉전시장, 동구릉
  • ▲ (좌)봉분 위에 억새가 자라고 있는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 (우)영조대왕과 계비 정순왕후의 능인 원릉&nbsp;[조선일보 제공] 동구릉에는 태조의 건원릉부터 제24대 헌종의 경릉까지 한양 동쪽에 총 9기의 능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40기 중에서 22%가 동구릉에 몰려 있는 이유는 이곳이 풍수지리상 명당이고, 선조들과 함께 묻히고 싶어했던 역대 왕들의 염원 때문이다. 영조의 '원릉'이나 헌종의 '경릉'에 올라 주변 산세를 살펴보면 문외한이라도 좌청룡 우백호가 훤히 잡히고, 왕이 머물렀다고 하는 왕숙천이 아늑하게 흐르며, 정면으로는 검단산이 아른거려 완벽한 풍수지리 교과서를 보는 듯하다. ▲ (좌)봉분 위에 억새가 자라고 있는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 (우)영조대왕과 계비 정순왕후의 능인 원릉조선왕조 500년 능제의 시원이자 기준이 되는 능은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이다. 고려의 찬란한 불교 석조예술을 이어받아 조각이 섬세하고 화려하며 다른 능에서는 보기 힘든 신도비까지 볼 수 있다. 봉분 위는 뾰족한 억새가 자라고 있는데, 태종이 고향인 함흥에 묻히길 원한 아버지 태조의 뜻을 받들어 함흥의 흙과 억새를 가져와 봉분을 덮어주었다고 한다. 영조 능인 원릉은 왕의 치세를 보여주듯 규모도 크고 힘이 느껴지며, 선조 능인 목릉은 전쟁을 겪어서인지 투박한 석조물을 보여주고 있다. 왕의 일생을 보여주듯 문인석, 무인석의 다양한 표정을 감상해도 좋고, 봉분을 지키는 수호신인 호랑이와 양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선조임금과 왕비, 계비가 각각 3개의 언덕 위에 따로 모셔진 것이 특징인 목릉은 10월 말까지 능원을 개방해 석물을 가까이 볼 수 있다. ▲ (상단 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늘에서 볼 때 _丁_ 자 모양을 하고 있는 정자각, 태조 이성계의 신도비.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실감나는 왕릉기행이 된다, 선조임금의 능인 목릉의 무인상, 선조의 왕후인 의인왕후 박씨의 능에서 바라본 선조릉 한 분만 모신 단릉, 두 분을 따로 모신 쌍릉, 산줄기를 달리해 두 분을 모신 동원이강릉, 두 분을 함께 모신 합장릉, 세 분을 나란히 모신 삼연릉 등 동구릉은 다양한 능의 형식을 볼 수 있어 ‘조선왕조 500년의 왕릉전시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9기의 능은 제각각 사연과 곡절, 애틋한 사랑이야기까지 간직하고 있어 문화유산해설사의 실감나는 해설을 곁들인다면 유익한 왕릉답사가 될 것이다.(하루 3차례 10시, 1시, 3시, 1시간 30분 소요) &nbsp;▲ 동구릉 자연학습장의 야생화단지과천의 서울대공원만큼이나 넓은 동구릉은 경내가 거대한 산소통이라고 부를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 새벽 6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숲 산책을 하겠다면 이른 시간에 찾는 것이 좋다. &nbsp;경릉 뒤편 자연학습장은 동구릉의 숨은 볼거리로, 3.5km 산책로를 따라 소나무, 상수리나무, 전나무 등이 아름드리 숲을 만나게 되는데 끝자락에는 야생화단지가 조성되어 있다.(이 산책로는 5월 1일부터 11월 3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 (상단 좌측부터 시계 방향으로)고구려 대장간마을 전경,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배경지인 고구려대장간마을, 광개토태왕 동상과 광개토태왕비, 장군의 얼굴을 닮은 아차산 큰바위얼굴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촬영되었던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담덕의 집, 말갈.거란족의 집, 우물가 등을 갖추고 있다. 지름 7m의 대형 물레방아와 화덕을 가진 고구려 제철소에서는 쇠를 녹이고 담금질하는 공정을 볼 수 있다. 아차산유적박물관에는 아차산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토기류와 철기류를 감상할 수 있다. 대장간마을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태왕사신기 촬영시 우연히 발견된 사람 형상의 바위인 ‘아차산 큰바위 얼굴’을 볼 수 있다. 위엄이 풍기는 묵직한 분위기는 흡사 장군의 얼굴을 닮았다. 제4보루성과 아차산성까지는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아 산책 삼아 다녀오기 좋다. 구리경찰서 앞에는 관모를 쓰고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가 새겨진 알을 들고 있는 광개토태왕 동상과 실물 크기의 광개토대왕비가 서 있어 고구려의 웅혼함을 배울 수 있다. ▲ (좌)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한 구리타워 (우)구리한강시민공원의 해바라기혐오시설로 알려진 생활폐기물소각장을 친환경시설로 탈바꿈한 구리타워에 오르면 한강과 주변 산줄기, 도시의 야경까지 조망할 수 있다. 지상 100m 높이의 전망대와 한바퀴를 돌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회전레스토랑이 있다. 곤충생태관에서는 장수풍뎅이를 비롯한 살아있는 곤충과 표본을 볼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홍보관에서는 태양에너지로 곤충모형을 움직여보는 ‘태양전지벌레 레이스’, 태양열의 뜨거움을 손으로 느껴보는 체험 , 바람을 에너지로 내는 새소리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체험거리가 가득하다. 9월이 되면 구리 한강시민공원은 온통 코스모스밭이다. 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인해 한꺼번에 춤추는 코스모스의 군무는 장관이다. 수세미 조롱박이 달려 있는 넝쿨터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공습지, 꽃 산책로, 강변 자전거 도로까지 갖추고 있다. <여행정보> ○ 웹사이트 주소 -동구릉 홈페이지: http://donggu.cha.go.kr -문화재청 조선왕릉 홈페이지:http://royaltombs.cha.go.kr/ -구리시청홈페이지:www.guri.go.kr ○ 문의전화 - 동구릉관리사무소:(031)563-2909 - 구리시청문화예술과:(031)550-8353 - 동구릉 문화관광해설예약:(031)550-2345(해설 10시, 13시, 15시) - 고구려대장간마을: (031)550-2363(아차산 고구려 유적답사 사전예약) - 구리타워: (031)550-2880 ○ 대중교통 정보 1. 지하철 및 버스 [1호선]청량리역, 7호선 상봉역. 202, 88번 시내버스(청량리에서 30분 소요) [2호선] 강변역. 1, 1-1, 9-2 구리방향 시내버스(40분 소요) [중앙선] 구리역. 마을버스 2, 6번(10분 거리) 2. 자가운전 [서울-구리] 강변북로-토평IC-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올림픽대로-강동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광주-구리]광주-호남고속도로-대전-남이분기점-중부고속도로-강동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대구-구리]대구-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호법분기점-중부고속도로-강동대교-서울외곽순환도로-구리IC-43번국도(퇴계원 방면)-동구릉 ○ 숙박정보 - 발리모텔: (031)551-1800/구리시 수택동 370-16 - 몽모텔: (031)553-7572/구리시 수택동 376-6 - 9HOLE:(031)552-0961/구리시 수택동 426-46 - 멜로디모텔:(031)551-9627/구리시 수택동 376-15 - 팰리스호텔:(031)556-9864/구리시 수택동 376-16 ○ 식당정보 - 설악추어탕:(031)569-7582/추어탕/구리시 인창동 67-8 동구릉근처 - 서옹면옥:(031)565-7006/막국수, 만두/구리시 교문동 303-9 망우리고개 - 한정식 두메골:(031)573-5558/한정식/구리시 사노동 170-3 - 태능초가집:(031)572-2100/돼지갈비/구리시 사노동 465-5 - 보배곱창:(031)568-6562/곱창볶음/구리시 수택동 404-19 - 유천칡냉면:(02)458-3111/냉면, 갈비/대장간마을 초입 ○ 이색 정보 -동구릉 왕릉답사해설:(031)550-8353 매일 10시, 13시 15시(1시간 30분 소요) -동구릉 생태해설:(031)563-2909 2.4주 토요일 오전 10시 선착순 50명 -아차산 고구려유적지 해설:(031)550-8353 일주일전 사전예약시 가능 (아차산유적전시관-대성암-아차산보루 1시간 30분 소요) -아천생태습지탐방: 사전예약을 하면 생태해설을 들을 수 있다. 문의: 구리시 환경과 (031)550-2241 ○ 축제 및 행사정보 -전국평생학습축제 2009.10.9~12.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창출. 구리한강시민공원, 고구려대장간마을 일대. 코스모스 축제도 함께 열린다. (031)550-8311 http://festival.lll.or.kr ○ 주변 볼거리 아차산성, 장자호수공원,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미음나루터, 미사리 카페촌 ▶ 관련기사 ◀☞발 아래는 교통지옥 산 위에는 걷기천국☞가을의 문턱에서 즐기는 생태관광☞국내 최초 철도와 자전거가 만나는 여행
원가관리로 맛과 질, 운영 모두 잡아
  • 원가관리로 맛과 질, 운영 모두 잡아
  • [이데일리 EFN&nbsp;송우영 객원기자] 구윤희 대표는? 1998년 노점에서 김밥을 파는 것으로 시작, 현재 165.29m2(50여평) 규모 이상의 <김밥일번지> 직영점 10개 운영 중이다. 이어 작년에는 추어탕전문점<안채>를 론칭, 김해`경남 지역 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밥상이 바로 벤치마킹 대상이자 지향 목표”허영만의 만화 『식객』의 주인공 성찬은 “세상에는 모든 어머니의 수만큼 최고의 요리가 존재한다”라는 말을 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최고의 밥상은 어머니가 차려준 것이다. 구윤희 대표가 운영하는 10여개의 <김밥일번지>는 B급 상권에서 A급 이상의 가치를 띠고 있다. 50여 가지의 메뉴는 어머니가 차려주던 상차림을 모티브로 했다. 구 대표에게 벤치마킹은 어머니의 상을 떠올리게 하는 자극제다.◇ 뚜렷한 목적 없는 벤치마킹오후 1시가 조금 못되어 도착한 <안채>는 손님이 꽉 차 있었다. 줄을 잇는 손님 덕에 2~3시가 지나도록 인터뷰를 할 짬이 없다. 끊임없이 손님이 들고난다6000원짜리 추어탕 상차림이 예사롭지 않다. 콩을 갈아 만든 죽을 전채로 나물, 김치, 쌈까지 12가지 반찬이 상 위에 차려진다. 자기로 된 깔끔한 그릇에 내는 음식들의 차림새는 단정하다.<김밥일번지>, <안채> 구윤희 대표는 무엇보다도 사람과 음식을 좋아한다. 외식인들끼리 모여 전국에서 이름 난 유명 음식점도 가고 해외 투어도 참석하곤 한다. 연세대 외식고위자과정 동기, 선·후배가 운영하는 업소도 가보고 가끔 있는 초청 강연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주위사람들은 구윤희 대표에게‘벤치마킹을 열심히, 잘 하는’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저 사람들과 모여 새로운 곳을 가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이 좋아 참석할 뿐이란다. 초창기엔 남들을 흉내 내 발견한 것을 노트에 적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 구 대표의 벤치마킹 특징은 뚜렷한 목적이 없다는 것. 그러나 보고 듣고 맛본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사라질 리 없다. 기억 속에서 섞이다가 메뉴들이 탄생한다.“좋다는 곳은 다 가보려 하지만 정작 가보면 성에 차질 않는다. 게다가 괜찮다 싶으면 지나치게 음식가격이 높다. 인건비가 높아서, 식재가 올라서라고 이야기 하지만 과하다는 생각이다.”많이 다녀보니 좋은 음식을 저렴하게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러지 못하는 외식업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목표의 정점에 어머니의 밥상을 두고 있다. “어머니는 이러지 않았는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시질 않는다. 풍성하지 않았지만 정성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새로운 음식이나 아이템들이 떠오르고는 한다.” 학창시절 집에 돌아오면 툇마루 선반 바구니엔 항상 어머니가 준비해둔 간식이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그것은 구 대표에게 보물창고가 되어 주었다. 어머니가 차려주던 상차림에서, 그때 먹었던, 그리고 부엌에서 어깨너머로 보았던 음식들은 지금 그녀의 촉각을 세워준다.◇ 원가관리로 맛과 질, 운영 모두 잡아 1998년 노점에서 시작해 6년 동안은 김밥, 라면, 우동 세 가지 메뉴로 <김밥일번지>를 운영해 왔다. 그녀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무조건 좋은 식재에 퍼주다 보니 장사는 잘 되는데 남는 것이 없었다. 원가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었다. 재정비했다. 메뉴 수를 2년에 걸쳐 50여 가지로 늘리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했다. <김밥일번지>의 특징 중 하나는 10개 직영점 모두 165.29m2(50평)형 전후로 여느 분식집에 비해 규모가 크다는 것과 선도관리를 위해 하루 4~5회 식재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상호는 여느 분식점과 다를 게 없어 보이나 메뉴를 들여다보면 차별. 보통 김밥집이 작은 규모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파는 것과는 다르다. 가격은 김밥 1300원부터 최고 5000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3000원짜리 콩나물밥이다. 커다란 옹기 그릇에 푸짐하게 나오는 콩나물밥을 시키지 않는 테이블이 없을 정도다. <김밥일번지>를 시작하면서는 하루 2~3번 재료를 사러 가기도 했다. 4년 만에 매장이 10개가 되었다. 직영점을 12개까지 늘렸다가 재정비 과정에서 규모가 작은 것은 과감하게 접었다. 그녀는 직접 메뉴개발을 한다. 오퍼레이션 정비와 원가와 직원 관리도 체계화 했다. “가맹점 문의가 많았지만 거절했다. 마진에서 가맹비니 교육비니 떼고 나면 음식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BENCHMARKING 할 수 있을 때 해라☞벤치마킹은 우리 업소를 되돌아보는 계기☞업종을 뛰어 넘는 폭넓은 벤치마킹이 필요☞우리 업소의 S.W.O.T.을 보강하는 끝없는 과정이다☞제대로 된 벤치마킹을 위해서는 우선 사고 역량을 키워야☞오너의 정신을 벤치마킹 한다☞초심을 지키는 것 그것이 기본이다☞1년에 600번의 학습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환상의 벤치마킹 대가들 음식점 성공을 일러주다[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nbsp;[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09.07 I 객원 기자
  • (창업설명회) 치어스, 성공창업을 위한 설명회 外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창업설명회 일정을 소개한다. ◇ 생맥주전문점 치어스, 8일 성공 창업설명회 개최 프리미엄 생맥주전문 레스펍 치어스(www.cheerskorea.com)가 오는 9월 8일(화) 오후 5시에 분당 정자역에 위치한 본사 세미나실에서 ‘2009 성공창업을 위한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치어스는 이번 설명회에서 2009년 창업트렌드 분석, 점포 운영 노하우 공개, 점포 계약시 유의사항 등 다양한 내용을 강의할 예정이다. 또한 치어스만의 차별화된 본사 시스템인 조리아가카데미와 4단계 매장관리시스템을 소개하고 직장인, 주부, 퇴직자 등 다양한 창업 성공사례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설명회 이후 참석자들은 인근 가맹점을 방문해 생맥주와 요리메뉴를 시식하고 매장체험을 해볼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레스펍 치어스는 밝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70여가지 다양한 요리메뉴를 선보이는 생맥주전문점 프랜차이즈로 현재 전국 170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80-445-8888, 분당 정자동 본사 세미나실(정자역 도보 3분) ◇ 미당추어탕 성공 창업 설명회 개최 남원식추어탕 전문 프랜차이즈 ‘미당추어탕(www.midang.co.kr)’이 오는 9월 9일(수)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본사 세미나실에서 사업설명회를 연다. 미당추어탕에서는 전북 정읍에서 생산되는 100% 국내산 미꾸라지에 엄선된 국내산 재료만 사용한 추어탕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화학조미료를 일체 배제한 채 천연양념을 사용해 옛 우리의 맛을 재현해 낸 덕분에 오늘날 대표적 웰빙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국산 미꾸라지를 독특한 양념과 배합해 비린내가 없이 담백한 맛을 내는 노하우가 소개된다. &nbsp;또한 중앙공급물류시스템을 통해 100% 완제품을 공급하는 차별화 전략, 가맹점 관리 노하우, 입지상권전략, 성공창업비결 등을 창업자에게 설명한다. 설명회 후 질의응답과 시식시간도 가진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선착순 마감이므로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문의) 1544-6850 ◇ 일본식 수제삼각김밥전문점 ‘오니기리와 이규동’ 사업설명회 개최 16가지 수제 삼각김밥과 쇠고기덮밥 규동 전문점 ‘오니기리와이규동’(www.gyudong.co.kr)이 오는 9월 10일(목) 오후 2시에 본사 세미나실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1000~4000원대로 저렴한 메뉴와 카페형 인테리어를 갖춘 블루오션 창업 아이템의 성공비결이 소개된다. 오니기리와이규동은 오는 6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제22회 프랜차이즈 산업박람회'를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불황에 줄 서는 점포’로 입소문을 탄 가맹점 성공 신화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 02-598-0290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09.06 I 강동완 기자
지리산도 식후경_ 경남 산청 맛집
  • 지리산도 식후경_ 경남 산청 맛집
  • [조선일보 제공]산악지역 음식은 좋게 말해서 소박하고 담백하고, 야박하게 말하면 먹을 게 없다. 그런데 경남 산청과 함양의 음식은 이러한 산골 음식의 편견을 깬다. 풍요롭고 다양하다. 넉넉한 지리산이 낳은 다양한 식재료와 사람과 돈 모이는 곳에 손맛도 따라오는 경제 원리 덕분이다. 지리산 재료에 원숙한 손맛까지 ◆산채정식 산청군 '춘산(春山)식당'에서 맛본 음식은 의외였다. 산악지역 특유의 소박한 상차림을 기대했는데, 넉넉하고 다채롭다. 그만큼 지리산의 품이 넉넉하기 때문일 것이다. 춘산식당은 1976년 이순이(76)씨가 열었다. '지리산의 봄을 밥상 가득 올리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씨는 친어머니가 운영하던 '풍미관'에서 어렸을 때부터 요리를 도우며 배웠다. ▲ 산청 '춘산식당' 흑돼지불고기(앞)와 비빔밥.가을이 저만치 보이는 늦여름, 춘산의 밥상을 받았다. 정식은 3인분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고 해서 비빔밥을 시켰다. 된장콩잎, 가죽나물, 취나물, 콩비지, 마늘선, 고구마줄기무침, 물김치, 저냐 등 반찬이 10여 가지나 된다. 멍게에 청어알을 무쳐 삭힌 젓갈, 꼬막 등 바닷가 반찬도 있어서 놀랐다. 식당에서 일하는 '할매'는 "삼천포가 멀지 않다"고 했다. 경상도 사람들은 맛을 모른다고들 하는데, 이 식당만큼은 예외로 해야겠다. 모든 음식이 간이 충분히 배 있으면서도 짜지 않다. 균형이 절묘하다. 전라도처럼 화려하게 멋 부리진 않았지만, 정갈하고 우아한 기품이 있다. 모시 적삼 갖춰 입고서 허리를 꼿꼿이 편 종갓집 종부 같은 맛이다. 비빔밥에는 달걀 지단과 각종 나물, 다진 쇠고기 따위가 고추장과 함께 새하얀 밥에 얹혀 나온다. 고명도 고명이지만 밥이 기막히다. 고슬고슬 엉기지 않아 다른 재료들과 쉬 섞인다. 쫄깃하달 정도로 차지고 달다. 이 식당에서는 산청 '탑라이스(Top Rice)'만을 사용한다. 탑라이스는 산청의 쌀 브랜드. 서울 백화점에서도 인기 높다. 탑라이스 생산단지 회장 오대환씨는 "완전미(完全米) 비율이 95% 이상인데다, 단백질 함량이 6.2% 이하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완전미란 깨지지 않고 온전한 모양을 유지한 쌀이란 뜻. 쌀에 깨진 부분이 있으면 익히는 과정에서 전분이 흘러나와 밥맛이 나빠진다. 영양학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지만, 단백질이 많으면 밥맛이 떨어진다. 국내산 쌀은 대개 완전미 비율은 85% 정도이고 단백질 함량은 7%가량이다. 흑돼지양념구이도 훌륭하다. 산청에서 키운 흑돼지의 삼겹살을 살짝 데쳐뒀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식당 앞 연탄 풍로에 구워서 상에 올린다. 꼬들꼬들한 껍데기가 붙은 돼지고기와 달콤매콤한 양념이 아주 어울린다. 쉬는 시간에 찾아가 밥 달라는 손님이 귀찮을 법도 한데, 웃는 얼굴로 음식을 내주는 할머니들 덕분에 더 기분 좋은 밥상이었다. 비빔밥 6000원, 정식(3인분 이상 주문 가능) 1인분 1만5000원, 흑돼지불고기 2만5000원(3~4인분), 추어탕 6000원. ●춘산식당: 경남 산청군 산청읍 옥산리444-1 (055)973-2804 ◆한방요리 산청은 허준의 스승 류의태의 고향이다. 산청군은 이를 내세워 산청을 '약초의 고향'으로 인식시키려 하고 있다. 물론 지리산에서 나는 다양한 약초와 나물을 생각하면 억지는 아니다. '한방식당'을 표방하는 식당이 엄청나게 많다. 이 중 '갑을식당'(한방닭백숙), '시골별장식당'(맥문동 호박백숙), '세검정가든'(약초정식) 등이 괜찮다는 평이다. ●갑을식당: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23 (055)973-0053 ●시골별장식당: 경남 산청군 시천면 동당리 520-3 (055)973-6066 ●세검정가든: 경남 산청군 금서면 주상리 502 (055)973-6564 ▲ 산청 흑돼지 삼겹살참기름 울리는 고소함의 절정 ◆흑돼지 지리산 자락 돼지들은 다 맛있는 것으로 소문났다. 청정자연에서 키우는 똥돼지의 맛은 비교할 수가 없는 경지. 그러나 요즘 산청에서 자라는 흑돼지는 '똥돼지'라 불리던 토종돼지는 아니다. 산청군청 농업기술센터 민형규씨는 "지난 20년 동안 전국 각지의 흑돼지를 모아 개량한 품종"이라고 했다. 토종 흑돼지는 육질이 좋지만 새끼를 적게 낳고 살이 덜 올라 경제성이 떨어졌는데, 이런 부분을 개선했다는 것이다. 확실히 '흑돼지와 누렁이'에서 맛본 삼겹살은 쫄깃한 껍질이 붙어 있고 고소했다. 산청군 안에는 '흑돼지'를 내건 식당이 많다. 아직 군 차원에서 산청산 흑돼지만 쓴다는 인증을 해주지는 않는다. ●흑돼지와 누렁이: 경남 산청군 산청읍 옥산리 128 (055)973-8289▶ 관련기사 ◀☞지리산도 식후경_ 경남 함양 맛집
환상의 벤치마킹 대가들 음식점 성공을 일러주다
  • 환상의 벤치마킹 대가들 음식점 성공을 일러주다
  •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승부는 누가 얼마나 빠르게 외식시장의 니즈를 파악하고 해답을 발견해 고객에게 제시하느냐다. 종종 사람들은 외식업을 종합예술로 비유한다. 어느 한 부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술작품이 그러하듯 고객의 취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운영자는 흡수력이 빨라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이 보고 듣고 다녀야 한다. 이것을 우리는 벤치마킹이라고 정의한다. 정확히 벤치마킹이란 지속적인 개선활동을 지원하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수단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의 뛰어난 점을 배우려는 활동이다. 많이 보고 듣고 다니는 사람보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천재는 몇 없다. 20년 이상 외식업계에 몸담고 있으며 고객들에게는 물론 다른 외식인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외식업계 대가들의 노트를 들춰봤다. ◇ 일러스트 최경임그리고 그들이 추천하는 젊은 외식인들을 만났다. 동시대 선배, 후배로서 외식업계를 이끌고 있는 외식인들의 벤치마킹 노트를 공개한다. ◇ 대가들이 말하는 벤치마킹보통은 업소 론칭을 위해 처음 벤치마킹을 시작한다. 시장을 파악하고 고객니즈를 알고 입지 선정의 중요성을 직접 적용하기 전에 경쟁업체 또는 모델업체를 통해 배운다. 현재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경쟁업소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업소 운영자들은 꾸준히 벤치마킹을 다닌다. 정확하게 반보 앞서가기 위해 벤치마킹의 날은 날카롭게 서 있다. (주)벽제외식산업개발 김영환 대표는 “벤치마킹이 목표를 성장하게 한다”라고, (주)이야기있는 외식공간 오진권 대표는 벤치마킹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음식점에서 완성품은 없다”라고 말한다. 즉, 안주하지 않기 위해 벤치마킹은 필요하다는 충고다. (주)레비스인터내셔날 고범석 대표와 (주)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는 “전문가적인 입장에서의 해석과 분석을 경계해야 한다”며 고객 입장에서 벤치마킹 할 수 있어야함을 강조한다. 고객입장에서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말하면서도 실제 벤치마킹 시 외식업소 대표들이 가장 쉽게 간과해버리는 부분이다. (주)맛있는상상 오원자 대표는 “벤치마킹은 내 업소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며 벤치마킹을 통해 가까이 있어도 보지 못하던 장단점을 발견할 수 있고 정정할 기회가 됨을 귀띔했다. 전통 중국요리전문점 <선궁> 허익회 대표는 “같은 업종을 벤치마킹 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라며 벤치마킹 대상 선정에 범위가 예전보다 확장 되어 있음을 말한다. 다시 말해 경쟁업소는 멀리 있는 다른 중국집이 아닌 근처의 전골전문점이고 햄버거 전문점이고 피자집이라는 것이다. <김밥일번지>와 추어탕전문점<안채>의 구윤희 대표는 “목적 없는 벤치마킹에서 오히려 영감을 얻는다”라고 말한다. (주)F&D Partner 유재용 대표는 “고객 아이디어를 먼저 벤치마킹하라”며 매장 내 고객 소리함을 열어두었다. 외식인들 어느 누구도 칼로 무를 잘라내듯 벤치마킹과 사적인 식사를 분리해 낼 수 없다. ◇ 고객들을 맞이해야 하는 한 벤치마킹은 계속 될 것외식업계의 경쟁은 경기가 불황일수록, 그로 인해 고객들의 소비가 침체될수록 치열해진다. 그동안 수많은 변화와 시행착오 끝에 많은 업종이 생겨나고 또 없어지면서 서서히 정비되고 있다. 그 와중에‘외식업은 음식 맛만 잘 내면 기본은 한다’라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맛은 기본이고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주방 오퍼레이션, 접객서비스, 청결도 등 고객에게 보이는 부분은 물론이고 자금운용, 점포운영, 마케팅까지 외식업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은 많다. 살아있는 것은 진화하기 마련이고 외식시장이 살아있는 한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본다. 벤치마킹은 그 속도를 빠르게 했다. 경쟁업소끼리는 서로를 자극하고 쉽게 흉내낼 수 없는 나만의 노하우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덕분이다.◇ 목적 잃은 벤치마킹은 금물벤치마킹은 시행착오에 드는 비용을 줄여준다. 잘 된 사례를 배우고 적용하면서 외식업계 전체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외식산업 발전에는 벤치마킹이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듯 외식업계 내에서 제대로 된 벤치마킹은 내부시장을 빠르게 성장하게 했다. 그러나 동시에 성공한 아이템의 단순한 베끼기가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외식시장을 곪게 하기도 했다. 벤치마킹과 베끼기, 즉 카피는 한끗 차이다. 내 것으로 소화해 결과물을 바르게 재창조했을 때 그것이 벤치마킹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벤치마킹을 잘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한다. 거기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완성할 수 있어야한다. 스스로의 콘셉트와 정체성을 잃어버린 후에는 제대로 된 벤치마킹이 불가능하다.벤치마킹의 핵심은 진정한 가치를 볼 줄 아는 것이다. 진정한 가치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하고 있는 업소에 대한 파악이 기본으로 이뤄져야 한다. 무엇을 벤치마킹하려고 하는지, 자신의 업소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난 후 목적을 분명히 한 후의 벤치마킹만이 업소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오감으로 먹는 것이 음식이라면 벤치마킹도 오감으로 해야 한다. 잡지, 텔레비전, 인터넷, 책, 신문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얻게 된 정보와 그것을 통한 벤치마킹은 오감을 자극하게 된다. 이 자극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에 있어 새로운 발상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잘 한 벤치마킹이야말로 운영자 스스로와 외식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벤치마킹에는 왕도가 없다. 더 많이 보고 듣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하는 벤치마킹이 외식업 운영에 있어 깊이와 폭을 더해준다.지난 달 발간된 오진권 대표의 『오진권의 맛있는 성공』에 나오듯 “외식업은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기에 제대로 된 벤치마킹은 외식업의 발전을 촉진시켜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경쟁업소, 또는 대상업체의 장점을 소화도 시키지 않은 채 그대로 베껴와 급체를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외식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벤치마킹이 저질 카피로 전락하는 순간 외식시장 전체는 퇴보할 것이며 함께 몰락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한다[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관련기사 ◀☞BENCHMARKING 할 수 있을 때 해라☞벤치마킹은 우리 업소를 되돌아보는 계기☞업종을 뛰어 넘는 폭넓은 벤치마킹이 필요☞우리 업소의 S.W.O.T.을 보강하는 끝없는 과정이다☞제대로 된 벤치마킹을 위해서는 우선 사고 역량을 키워야☞오너의 정신을 벤치마킹 한다☞초심을 지키는 것 그것이 기본이다☞원가관리로 맛과 질, 운영 모두 잡아☞1년에 600번의 학습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09.03 I 객원 기자
지리산도 식후경_ 경남 함양 맛집
  • 지리산도 식후경_ 경남 함양 맛집
  • [조선일보 제공]산악지역 음식은 좋게 말해서 소박하고 담백하고, 야박하게 말하면 먹을 게 없다. 그런데 경남 산청과 함양의 음식은 이러한 산골 음식의 편견을 깬다. 풍요롭고 다양하다. 넉넉한 지리산이 낳은 다양한 식재료와 사람과 돈 모이는 곳에 손맛도 따라오는 경제 원리 덕분이다. 점잖은 갈비맛… 역시 양반음식 안의 갈비 '안의원조갈비집'을 찾았을 때 주인 김대영(42)씨는 부엌 옆 작업실에서 쇠갈비를 다듬고 있었다. "최대한 지방을 잘 제거해야 합니다. 하루 종일 갈비에서 지방 발라내는 작업을 하지요. 이 작업이 (식당) 장사하는 것보다 힘들어요." &nbsp;▲ 함양 '안의원조갈비집' 갈비찜.함양군 안의면(安義面)은 갈비찜으로 이름난 고장이다. 갈비찜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일곱 집이나 된다. 이 한적한 마을에 갈비찜을 하는 식당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안의가 지금은 함양군 안에 있는 면 중 하나지만, 예전에는 안의현(安義縣)이었지요. 안의현 안에 거창도 있고 함양도 있었어요. 현감이 여기 살았고, 그래서 정자며 기와집 같은 고택이 많아요. 양반들도 많이 살았죠. 양반들이 자시던 게 안의갈비라고 합니다. 또 예전에 이곳에서 큰 우시장이 열렸어요. 갈비탕이 더 유명했는데, 요즘은 갈비찜으로 알려졌죠." 일주일에 서너 번 갈비 여덟 짝이 들어온다. 갈비를 일단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다음 지방을 발라낸다. 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다음 삶는다. 남아있던 피와 지방이 우러난 물은 버린다. 찬물을 붓고 다시 끓인다. 센 불에 30분 끓여 냄새를 없앤 다음 갖은 양념을 더해 서서히 달인다. "옛날과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어요. 음식들이 조금 촌스럽지요." 김대영씨 말처럼 안의갈비찜은 세련되진 않지만, 대신 옛맛을 지키고 있다. 갈비답게 뜯는 맛이 있다. 심심하면서 달착지근한데, 간장 짠맛이 아래 깔려 있다. 기름지지 않고 깨끗하다. 1960년대 음식 같기도 하고, 북한 음식 같기도 하다. 갈비찜도 갈비찜이지만 갈비탕이 아주 훌륭하다. 갈비탕 맞나 싶을 정도로 기름기 없이 투명하고 시원하다. 무미(無味)하다 싶지만,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감칠맛이 확 올라온다. 잡내나 잡미가 거의 없이 후추의 후끈한 매운맛만 느껴진다. 갈비찜 3만5000·4만5000원, 갈비탕 8000원. 공깃밥(1000원)을 시키면 갈비탕 국물이 딸려나온다. ●안의원조갈비집: 경남 함양군 안의면 당본리 12-1 (055)962-0666 생선국과 만난 소면… 그냥 넘어간다 어탕국수 식당 이름이 '조샌집'이다. 시어머니 임명자씨에 이어 주방을 맡고 있는 김윤점씨가 이름의 유래를 설명해줬다. "시아버님(조인혁)이 생원이셨어요. 우리 지역에선 생원이 스스로를 낮춰 '샌'이라고 불렀대요. 시어머니가 식당을 관청에 등록하러 갔는데, '조샌이 하는 식당이니 조샌집이라고 하라' 해서 했다네요." ▲ 함양 '조샌집' 어탕국수.어탕국수는 함양과 산청에서 즐기는 음식이다. 민물고기를 잡아다 끓인 다음, 체에 뼈를 발라내고 살은 잘게 부수어 국물과 섞고 고춧가루로 슬쩍 간 한다. 시래기를 넣고 푹 끓이다가 소면을 넣고 익히면 끝. 불그스름한 갈색 국물이 의외로 맑고 구수하다. 생선 비린내가 살짝 나는데, 거북하다기보다 오히려 매력적이다. 제피가루(초피나무 열매의 가루)와 방아잎으로 생선 냄새를 잡는다. 추어탕은 민물고기와 함께 미꾸라지가 들어간다. 더 짙은 갈색이고 국물도 더 진하다. "우리 가게를 소개한 기사를 붙여놓지 않아요. 시어머니가 그러시대요. '손님 입에 맞지 않으면 어쩔 거냐'고." 참 '갱상도'다운 마음가짐이다. 어탕국수 5000원, 추어탕 6000원, 민물고기조림 2만5000원. ●조샌집: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5-5 (055)963-9860 곰국에 빠진 콩잎… 푸근함이 입안을 감싸네 콩잎곰국 콩잎은 경상도에서 즐겨 먹는 재료다. 함양에서는 콩잎을 곰국에도 넣는다. '청학산' 주인은 "콩잎곰국을 옛날부터 보양식으로 드셨다"고 한다. "부잣집에서는 사골을 고아서 넣어 드셨고요, 서민들은 들깻가루에 넣어 드셨어요." ▲ 함양 '청학산' 콩잎곰국.봄철 여린 콩잎을 따 말려서 저장해두고 일년 내내 쓴다. 뽀얗게 우린 곰국 국물에 콩잎을 넣고 삶은 쇠고기를 쪽쪽 찢어서 얹으면 요리 끝이다. 콩잎에서 물이 우러나 뽀얀 국물이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 푸른 이파리가 잔뜩 들어 있는 게 미역국 같기도 하다. 밥과 함께 국물을 푹 떠서 입에 넣는다. 살짝 씁쓸하면서도 구수한 콩잎이 곰국과 썩 어울린다. 콩잎곰국과 함께 나오는 반찬도 조신하다. 콩잎곰국 8000원, 콩잎곰국정식 1만3000원, 청국장 6000원, 시래깃국·된장국 5000원. ●청학산: 경남 함양군 함양읍 구룡리 641 (055)962-4183▶ 관련기사 ◀☞한그릇, 두그릇… 잠자던 식욕을 깨우는 고창·부안의 맛, 니가 밉다☞갓김치에 싸먹는 반지회 입안서 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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