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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속에 뛰어드는 개미 누구? 물고 물리는 ‘작전’
  • [영화로 경제 보기]불속에 뛰어드는 개미 누구? 물고 물리는 ‘작전’
  • 영화 ‘작전’ 포스터.(사진=쇼박스 제공)[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경제지 기자입니다. 평론가나 학자보다는 식견이 짧지만 ‘가성비’ 좋은 하이브리드 글을 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제멋대로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글 특성상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영화 ‘작전’이 그리는 주식시장은 치열합니다. 작전 세력 간 배신은 물론이고 폭행과 납치, 심지어 살인까지 서슴지 않습니다. 흡사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히는’ 화투판이 연상되지 않나요? 맞습니다. 영화는 주식시장을 피도 눈물도 없는 도박판에 비유합니다. 작전세력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개인투자자들을 마치 ‘호구’처럼 증시로 끌어들입니다.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개미들이죠. 영화에서만 그럴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작전 세력들은 알게 모르게 활개를 치면서 우리를 유혹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며 교훈을 얻어 봅시다!‘작전’에 등장하는 박희순(황종구역), 김민정(유서연역), 故 박용하(강현수역), 김무열(조민형역, 이상 사진 왼쪽부터)은 주가 조작은 물론 서로의 뒤통수를 노리느라 바쁘다.(사진=영화 스틸컷, 쇼박스 제공)◇ 암투가 난무…증시에서 활개 치는 타짜들2009년 개봉한 ‘작전’은 3년 앞서 개봉한 ‘타짜’와 유사한 인물 구도와 흐름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별 볼 것 없는 인생에서 한탕을 노리기 위해 주식판에 뛰어든 강현수(故 박용하)는 큰 실패를 겪고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절치부심한 그는 주식 차트만 보고도 작전주의 패턴을 예측하는 뛰어난 개인투자자가 됩니다. 이후 조폭 출신 황종구 DGS캐피털&홀딩스 대표(박희순), 증권사 브로커 조민형(김무열) 등을 우연히 만나 수백억원짜리 작전을 계획합니다. 주가 조작을 위해 돈을 대주는 전주 역할로 정치인 등의 자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인 유서연(김민정)도 합류하죠. ‘타짜’의 고니가 평경장과 정마담, 고광렬을 만나 한판을 벌리는 것처럼.작전을 치르기 위한 드림팀이 모여 성공을 거뒀다면 영화는 싱겁게 막을 내리겠죠. 작전주인 대산토건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황종구·조민형과 유서연, 대산토건 대주주인 박창주(조덕현)가 머리 굴리기가 시작합니다. 유서연과 박창주는 주식을 굴리는 강현수에게 “(작전이 성공한 후) 주식을 매도하기 전 나에게 알려달라”고 넌지시 청탁을 합니다. 황·조는 그들대로 강현수에게 덤터기를 씌운 후 유서연이 맡긴 돈을 빼돌릴 궁리를 합니다.대산토건의 주가를 띄우려는 대주제에 세력들간 물밑 작업이라는 스토리가 겹치면서 영화는 급격하게 전개됩니다. 먼저 주가 조작을 기다렸다가 돈을 벌면 되는 박창주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홀로 주식을 매도, 모두의 뒤통수를 칩니다. 각자의 계획이 있던 강·유와 황·조는 서로 척을 지게 되고 속절없이 떨어지는 대산토건 주식을 누가 먼저 잘 처분하는지 경쟁하게 됩니다.하지만 등장 인물간 수싸움이 치열해질수록 영화가 유지하던 내러티브(Narrative·서술)는 힘을 잃습니다. 본래 개미들을 등쳐먹을 생각이었던 강·유는 본분을 잊고 갑자기 정의를 구하는 선역으로 변모합니다. 돈을 벌기 위한 목표가 국회의원 출마라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꺼내든 황종구는 폭주하고, 주가 조작에서 발만 얹으면 됐던 브로커 조민형은 살인 현장에 함께하는 처지가 됩니다. 이 와중에 황종구의 부하, 유서연의 비서는 뚜렷한 명분도 없이 자신의 상관을 배신하기도 합니다.잡주를 처리하는 ‘설거지’ 전담자부터 강현수의 백기사 역할을 하는 슈퍼개미, 대산토건의 작전 테마로 이용되던 처지였다가 진짜 신기술을 개발해내는 한결벤처까지 후반부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다 보니 시선이 분산되고 맙니다. 결국 강·유는 금융감독원과 경찰의 힘을 빌어 황·조를 처분하는 ‘권선징악’으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나쁜 짓은 다해놓고 “아무리 발악을 해도 안되는 놈은 안되는 게 세상”이라며 자기만족을 시전하는 황종구의 넋두리와 함께요.김무열과 박희순은 “작전이 성공해도 100억원 정도를 버는데 지금 굴리는 200억원을 가져가는 게 더 낫지 않겠냐”며 ‘쩐주’를 배신할 계획을 세운다. 작전 세력 프로(?)답지 못한 태도다.(사진=영화 스틸컷, 쇼박스 제공)◇ 작전株 편승? 단기 급등 바라다 큰 코 다칠라한국 증시와 주가 조작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소재는 이목을 끌었습니다. 주식 투자를 해봤던 사람이라면 흥미를 끌 대목들도 나오죠. ‘계란을 한 바구니 담지 마라(한 종목에 치우치지 마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이나 주당순자산가치(BPS) 같은 증시 용어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기관투자가들이 전날 누가 얼마만큼의 주식을 샀는지 알 수 있게 내역을 적은 ‘장판지’의 존재를 알리기도 하죠.영화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점은 닷컴버블이 본격화되던 2003년입니다. 이때 닷컴회사에 투자했다가 큰돈을 잃은 강현수가 5년간 혹독한(?) 자기 수련을 거쳐 개인투자자로 거듭납니다.작전주 대상인 대산토건은 현재 증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수십년전 회사를 설립한 선친의 역량으로 회사는 성장했지만 2세 경영인을 맞아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실적이 고꾸라져 결국 주가 조작의 수단이 되거나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기도 합니다.작전 세력들은 이런 회사들의 대주주와 결탁하거나 아예 싼값에 회사를 인수해 본격 주가 띄우기에 나섭니다. 차명으로 주식을 사들여 거래량을 늘리고 언론이나 증권사 보고서, 또는 정보지(찌라시) 등을 통해 호재를 알립니다. 영화에서도 세력들은 한국증권TV에 출연하는 증권 전문가 김실장과 모의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4000원대였던 주가는 벤처기업 인수합병 소식에 4만원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사설 정보지에 신기술 개발 소식을 담기도 하죠. 이처럼 증권가에서는 ‘수급(쩐주), 증권사 직원, 기자 세 명만 있으면 작전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실제 그렇진 않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여론을 호도하고 개미들을 유혹하기 쉽다는 의미의 말이겠죠.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주식이 작전과 연관 있음을 어렴풋이 인지하고도 매수에 나서는 행태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작전 세력과 함께 수익을 공유하겠다고 내심 기대하는 것일 테죠. 하지만 영화에서 보듯 작전 세력은 개미 투자자들과 수익을 공유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주가가 올랐다 싶으면 쭉 하락하고 바닥이라고 생각해도 지하까지 떨어트려 개미들을 털어냅니다. 그들과 한패가 아닌 이상에야 함께 대박을 일굴 수 있을까요? 기가 막힌 우연의 일치가 아니고서는 어렵지 않을까요.개미들을 열심히 끌어모으더니 갑자기 슈퍼개미(오른쪽)를 만나 교훈을 얻고 개과천선(?)하는 박용하(왼쪽)와 김민정.(사진=영화 스틸컷, 쇼박스 제공)선량한 개미들이 주식 투자하기엔 공매도니, 기관투자가니, 검은머리 외국인이니 너무 적들이 많다고 느낄 수도 있겠죠. 작전주라도 사들여야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심정이 이해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탕이라는 헛된 꿈은 주식 ‘투자’가 아닌 ‘투기’ 즉 도박에 불과합니다. 진짜 투자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슈퍼개미도 “투자를 할 땐 주가를 보기 전에 먼저 사람을 본다. 진짜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투자 원칙을 말합니다.주가 조작으로 차익을 거두지 않고 7000만원을 한결벤처에 투자한 강현수는 1년 후에 배당으로만 2억을 받습니다. 새 외제차를 몰고 가던 그는 “괜찮은 기업이 있는데 3년은 묻어두자”고 말합니다. 차트만 보고 차익 거두기에 바빴던 개미가 기업 성장에 베팅하는 가치 투자자가 된 겁니다.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돈 100달러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워렌 버핏의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주식 농부’로 유명한 국내 슈퍼 개미는 커피 마실 돈으로 주식을 투자해 노후에 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마무리가 다소 교훈적인 느낌이 없진 않지만 결국 진정한 가치를 보고 기다리는 것이 정도(正道)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2019.02.09 I 이명철 기자
150억 '스윙키즈' 하드캐리 여주인공 박혜수
  • 150억 '스윙키즈' 하드캐리 여주인공 박혜수 [고규대의 레드카펫 EP-19]
  • [이데일리 고영운 PD] 연기 데뷔 3년 만에 그것도 150억 대작 ‘스윙키즈’로 주연을 꿰찬 배우 박혜수를 만났다.2014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로 처음 등장한 박혜수는 뛰어난 노래 실력에 청순한 이미지, 고려대 재학생이라는 타이틀 등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그랬던 그녀가 2015년 드라마 ‘용팔이’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사임당 빛의 일기’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데에 성공했다.‘써니’, ‘타짜2’ 강형철 감독의 신작 ‘스윙키즈’에서 박혜수는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동생들을 부양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돈을 벌기 위해 댄스단의 통역을 자처하는 ‘양판례’ 역을 훌륭히 소화, 관객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외국어 대사에 탭댄스, 노래까지 두루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은 아랑곳 않고 “연기하는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그녀.“음악 활동에도 욕심은 있지만,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며, “최상의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때 노래로도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남다른 재능과 열정으로 가득찬 배우 박혜수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지금 영상으로 만나보자.
2019.01.03 I 고영운 기자
"낯선 칠채 장단 한국무용으로…'인셉션'처럼 느끼세요"
  • "낯선 칠채 장단 한국무용으로…'인셉션'처럼 느끼세요"
  • 국립무용단 단원 이재화(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3월 국립무용단이 선보인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넥스트 스텝’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바로 ‘가무악칠채’였다. 단원 이재화(31)의 첫 안무작으로 농악에서 주로 쓰는 칠채 장단을 춤으로 표현했다.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흥겹고 직관적인 무대로 관객 이목을 사로잡았다.공연 후 진행한 관객 설문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얻어 국립극장 2018-2019시즌 레퍼토리 작품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1시간 분량의 단독 공연을 서울 중국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최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실에서 만난 이재화는 “30여 분의 공연을 1시간으로 늘려야 해 막막함도 크고 고민이 많다”며 멋쩍은 듯 웃었다.분명한 것은 이번 공연도 지난 초연 못지않은 흥겨운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재화는 “얼마 전 ‘해리포터’의 세계에서 마법을 쓰다 ‘타짜’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마치 영화 ‘인셉션’ 같은 꿈을 꾼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머릿속에 꿈을 심는 ‘인셉션’처럼 USB를 꼽듯 지루하지 않게 칠채 장단을 관객에게 전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칠채는 복잡한 변박으로 이뤄져 있어 한국무용에서는 거의 이용하지 않는 장단이다. 그러나 이재화는 칠채가 가진 한국적인 매력에 주목했다. 그 출발점은 2016년 국립무용단이 프랑스 안무가 조세 몽탈보와 함께 발표한 ‘시간의 나이’. 이재화는 “‘시간의 나이’의 프랑스 공연을 통해 외국 관객에게는 우리 장단이 새로운 리듬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칠채야말로 한국적인 장단이라 안무의 좋은 소재였다”고 말했다.이재화에게 칠채는 낯선 장단이 아니었다. 초등학교 교사로 프로 못지않은 장구 실력을 지닌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장구와 친하게 지냈기 때문이다. 이재화는 “칠채는 습득하는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매력 있는 장단이었다”며 “볼레로처럼 칠채 장단을 반복하면 어떤 몸짓이 나올 수 있을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고 말했다.국립무용단 ‘가무악칠채’ 콘셉트 사진. 단원 이재화(사진=국립극장).1시간으로 늘어난 이번 공연은 초연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크고 작은 변화를 가미할 예정이다. 무용수로는 초연에 출연한 송설, 조용진, 박혜지, 조승열과 함께 이요음, 황태인이 가세한다. 지난 공연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낸 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도 다시 출연해 흥을 더할 예정이다.이재화도 초연과 마찬가지로 무용수로 무대에 올라 이들과 함께한다. 그는 “이번에는 음악에만 집중하는 신도 만들 계획”이라며 “속도감 있는 한국영화처럼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쉬고 있더라도 긴장감이 계속 이어져 관객이 지루하지 않을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어깨너머로 장구를 배웠기 때문일까. 자연스럽게 박자 감각을 몸에 입힌 이재화는 중학교 때부터 춤에 대한 끼를 드러냈다. 힙합에 빠져 춤을 추며 돌아다니는 걸 즐겼다.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가 한국무용을 권했다. 그렇게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실력을 갈고 닦으며 국립무용단까지 오게 됐다.2011년 인턴 단원으로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뒤 2014년 7월 정식 단원이 됐다. 인턴 기간을 포함하면 무려 8년을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한 것. 그러나 이재화는 “벌써 8년이 됐나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아직은 국립무용단을 통해 나의 어떤 부분이 바뀌었고 달라졌는지 생각하기 이른 것 같다”며 “지금은 국립무용단의 색깔과 나만의 색깔을 모두 같이 가져가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첫 안무작으로 성공적인 평가를 얻은 만큼 계속 안무에 도전하고 싶을지 궁금했다. 돌아온 대답은 “안무는 너무 힘들다”였다. 이재화는 “지금은 오로지 ‘가무악칠채’가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길 바랄 뿐”이라며 웃었다.국립무용단의 ‘가무악칠채’는 젊은 단원의 참신한 안무작을 통해 ‘전통의 현대화’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 이재화는 ‘전통의 현대화’에 대해 “단순한 컬래버레이션에 그치지 않고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방탄소년단 노래 ‘아이돌’에 등장하는 ‘덩기덕 쿵더러러’는 굿거리장단이다. 외국에서는 처음 듣는 신선한 리듬이라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이질적인 느낌이 그들에게는 신선했을 것이다. 한국무용도 이런 다양한 시도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지난 3월 국립무용단 ‘넥스트 스텝’을 통해 초연한 ‘가무악칠채’ 공연 장면(사진=국립극장).국립무용단 ‘가무악칠채’ 콘셉트 사진(사진=국립극장).
2018.11.15 I 장병호 기자
“매일 매일이 축제”…4박5일 가족 크루즈 여행 체험기
  • “매일 매일이 축제”…4박5일 가족 크루즈 여행 체험기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베트남 항로를 운항하고 있는 13만7000t급 크루즈선 로얄캐리비안 보이저호. 길이가 300m를 넘다 보니 항만에서 보통의 사진기로 한번에 전체 모습을 담기가 어렵다.[선전(중국)=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그깟 배 한번 타려고 비행기까지 타고 가나.’ 예비 신부가 신혼여행 대신 가족과 함께 크루즈 여행을 가자고 제안했다. 내심 불만이었다. 멀미도 걱정됐다. 그래도 결혼을 앞둔 신부를 이길 신랑은 없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날 위해 ‘많이 걸어 다니지 않아도 된다’, ‘’타짜‘에서 본 것 같은 카지노가 있다’는 거듭된 유혹에 내심 끌리기도 했다. 그렇게 지난 8월 기자는 난생처음 ‘호화 크루즈’란 걸 탔다. 중국 남부 선전에서 출발해 베트남 다낭을 경유해 홍콩으로 돌아오는 4박5일의 일정이었다.듣던 대로 그냥 배는 아니었다. 엄청나게 컸다. 큰 건물이라기보단 작은 도시에 가까웠다. 15층 높이의 이 ‘도시’엔 크고 작은 공연장과 쇼핑 거리, 꽤 큰 아이스링크가 있었다. 수영장, 인공 파도타기장, 암벽타기, 실내 헬스장에 실외 조깅 코스도 있었다. 1500여개의 객실에 3000여명의 승객이 있고 또 이들의 편의를 봐 줄 2000여명의 승무원·스태프가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로얄캐리비안 보이저호는 13만7000t급인데 22만t급도 있다고 했다.매일 매일이 축제였다. 하루에도 40여 이벤트가 여기저기서 열렸다. 아침 헬스장 요가 클래스를 시작으로 케이팝과 함께 하는 댄스 타임, 오후 파도타기와 암벽타기 체험, 저녁 땐 크고 작은 공연이 이어졌다. 아이스링크 쇼, 마술 쇼, 뮤지컬, 록 밴드 공연, 기타 솔로, 피아노 공연…. 사람들은 취향 따라 조깅을 하거나 한적한 바에서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 아이들은 수영장에 누워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봤고 어른들은 카지노에서 블랙잭, 바카라를 했다. 개중에는 숙소 발코니에서 망망대해를 만끽한 사람도 있었으리라. 그냥 배가 아니라는 예비 신부의 말은 맞았지만 많이 걷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신부 따라 이런저런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녹초가 되기 일쑤였다. 스마트폰은 내가 하루 2만보 이상을 걸었다고 알려줬다.[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13만7000t급 크루즈선 로얄캐리비안 보이저호 14층에 있는 조깅 코스. 전체를 돌면 거리가 제법 된다.[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13만7000t급 크루즈선 로얄캐리비안 보이저호 내 아이스링크에서 피겨 스케이팅 쇼를 하는 모습.기항지 투어도 색달랐다. 배가 머무는 아침에 나와서 저녁 전에 돌아오는 현지와의 짧은 만남. 배에서 예약한 현지인 한국어 가이드의 권유로 경유지인 다낭 인근의 옛 관광도시 호이안을 찾아 이곳의 역사와 현재를 배웠다. 기념품도 샀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현지 공기는 충분히 느꼈다. 돌아오는 길에 내린 홍콩 관광까지, 크루즈라는 작은 도시부터 베트남, 홍콩까지 3개 도시를 압축해서 만끽한 느낌이었다.돈은 넷이서 640만원 들었다. 1인당 160만원. 많다면 많지만 미국·유럽 여행을 갔다고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았다. 실제 크루즈를 타는 비용은 1인당 103만원(412만원)이었다. 또 크루즈 안에선 식사부터 공연까지 모든 게 공짜였다. 기분 낸다고 조용한 유료 식당에 가고 술을 사 마신 게 유일한 추가 비용이었다. 비행기 왕복 요금이 적잖이 들었다. 중국발 배이다보니 기항지 투어 때 한국어 단체관광이 없어서 별도로 가이드를 고용해야 했다. 100달러쯤 쓸 참으로 카지노도 가 봤는데 요행인지 오히려 10달러쯤 벌어 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배와 배 안의 사람에 정이 들었다. 즐겨 듣던 록 밴드는 홍콩의 거리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마지막 날 밤 옆 객실의 중국 아이들이 ‘결혼을 축하해요’란 중국어가 쓰인 그림 선물을 줬다. 문 앞에 붙여 놓은 ‘Just Married’란 글귀를 보고 준비한 것이리라. 뭔가 뭉클했다. 중국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다고 불평한 게 괜스레 미안해졌다.유일한 아쉬움은 한국에서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배를 타러 가는 게 고역이었다. 집에서 인천공항, 선전공항에서 다시 선전항구로 가야 했다. 승선 때 2~3개국 입국 절차를 한번에 밟았다. 집 떠나온 지 반나절 만에 객실에 도착하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또 승객 90% 이상이 중국인이다보니 공용어가 사실상 중국어였다. 신부 부모님이 홀로 산책 나갈 땐 길을 잃진 않을까 걱정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이 정도의 크루즈 여행 기회가 많아진다면 이번엔 우리 부모님을 모시고 한번 더 타볼 만했다.[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베트남 도시 호이안에서의 기항지 투어 모습.
2018.10.31 I 김형욱 기자
"쓰레기의 환골탈태" vs "그래봤자 쓰레기"(feat.분리수거)
  • [신재생 12에너지s]"쓰레기의 환골탈태" vs "그래봤자 쓰레기"(feat.분리수거)
  • 금메달 따고도 욕 먹은 야구대표팀에서 위안이 됐던 선수. (사진=뉴시스)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1번 타자는? 이·정·후!!!그렇다면 ‘신재생 12에너지s’의 1번 타자는?얘…일 줄 알았지?너무 뻔하잖아…그럼 얘?어허! 뻔하다니까힌트 나간다.여수라는데, 우리 아파트도 이렇게 했으면… (사진=뉴시스)뜬금없이 웬 분리수거냐고?바~로‘폐기물’ 에너지를 이야기하기 위함이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쓰레기를 에너지 자원화 한 것이다.쓰레기를 원료로 삼다보니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말이 많은 자원이다.하지만 깔 땐 까더라도 어떤 것인지 알고는 까야 하지 않겠나!자~ 폐기물 에너지가 무엇인지 함 디벼보자.폐기물 에너지는 못쓰게 된 제품이나 불에 잘 타는 생활폐기물을 열분해를 통한 오일화 기술, 성형고체 연료의 제조기술, 가스화에 의한 가연성 가스 제조기술, 소각에 의한 열회수 기술 등으로 가공 처리해 발전 및 난방용 열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폐기물로 자동차 폐윤활유, 폐타이어와 생활폐기물로는 종이, 섬유, 나무, 고무 등이 있다. 그냥 한마디로분리수거 등을 통해 거둬들인 폐기물들을 묻거나 소각하느니 다양한 기술로 쓸모 있는 연료로 만들어 발전소 등에서 사용해 ‘일타쌍피’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쌍피… 아~! 좀 있으면 추석이구나. 아버지 돈 따가던 타짜 숙모님, 이번엔?가끔 뉴스에 오르내리는 SRF란 게 있다. 폐기물 고형연료라는 것인데 예전에는 생활폐기물(RDF), 폐플라스틱(RPF), 폐목재(WCF), 폐타이어(TDF)로 분류했다가 2013년부터 WCF를 빼내고 생활폐기물, 폐합성섬유류, 폐타이어, 폐로무류, 폐합성수지류를 통틀어서 SRF라 부른다. 발열량이 4800㎉/㎏ 이상(최대 6040㎉/㎏)으로, 무연탄 발열량이 4800㎉/㎏~4999㎉/㎏인 것을 감안하면 연료로서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연료를 이용해 발전하는 것이 SRF 발전이다.이런 방식이다. (사진=POSCO)이렇다 보니 SRF발전은 2015년 10곳, 2016년 12곳, 지난해에는 10월 기준으로 10건이 신규허가를 받는 등 2010년 이후 무려 50여개소가 허가를 받는 인기를 끌었다. 이 중 가동 중이거나 순조롭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 드문 상황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나 산업단지에 있는 소규모 SRF발전시설 정도일 뿐이다.이렇게 된 이유는 미세먼지 문제가 국민들에게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SRF발전이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할 것이라는 우려에 지역주민들이 반발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SRF발전을 추진하는 측은 “각종 안전설비를 통해 미세먼지, 다이옥신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준치 이하로 관리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반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등 반대 측은 “SRF연료는 신재생에너지가 아니며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물론이고 소음과 악취로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결국 충남 내포신도시의 경우 지역주민의 극심한 반발로 지난 3일 LNG발전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SRF발전을 포기했다.하지만 생활수준 향상으로 쓰레기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매립장 증설 및 신규 매립장 건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원순환’과 ‘경제성’을 놓고 보면 포기하기엔 아까운 에너지원인 것도 사실이다.이에 따라 되도록 SRF발전을 주거인근 지역이 아닌 산업단지나 광역매립장 등에서 사용되도록 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주거인근 지역에 들어서야할 경우에는 대기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SRF연료 및 제품의 실내 보관과 악취방지설비 의무화도 한 가지 방법으로 제시된다.과연 민원 폭탄의 상징이 돼버린 SRF발전을 해결할 솔로몬의 지혜는 무엇일까.그리고분리수거 잘 하고 쓰레기 좀 줄이자! To be continued...프롤로그- 원전 싸다구 맞을까?...에너지전환 주역 등장
2018.09.18 I 김일중 기자
허영만 화백 "주식투자에도 조기교육이 필요합니다"
  • 허영만 화백 "주식투자에도 조기교육이 필요합니다"
  • 허영만 화백이 4일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한식당에서 ‘허영만의 3천만원’ 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가디언).[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자본주의 체제에 살아가는 한 경제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기 위해서라도 주식 투자는 필수입니다. 주식 투자에도 조기교육은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부터 주식을 통해 경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이번 만화를 그린 의도입니다.”‘식객’ ‘타짜’로 유명한 허영만 화백이 이번엔 주식에 도전했다. 4일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한식당에서 열린 ‘허영만의 3천만원 1 주식에 빠지다’(가디언·이하 허여만의 3천만원) 기자간담회에서 허 화백은 “그동안 경제에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 연재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영만 3천만원’은 허 화백이 투자 전문가 6인으로부터 주식 자문을 받으며 3000만원을 운용하는 과정을 담은 만화로 지난해 8월부터 온라인 문화웹진 ‘채널예스’를 통해 매주 1회씩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을 모은 것이다.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전문가들이 의견을 주면 허 화백이 증권사에 전화해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허 화백의 지금까지 수익은 8%. 허 화백은 “투자 5개월 만에 8% 수익은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만족한 웃음을 보였다. 만화를 그리기까지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시장질서교란행위 방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제동을 걸은 것이다. 만화가 세력들의 이용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허 화백은 2주간의 시차를 두고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거라는 의견을 냈고 금감원은 이를 받아들여 우여곡절 끝에 만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만화를 시작하고 가장 큰 어려움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주식시장의 변화에 발을 맞추는 일이었다. 허 화백은 “새벽 3시에도 카톡이 울려 거래 종목을 파악해야 했다”며 “조금만 늦으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계속 차트를 들여다 봐야 하는 게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화의 큰 의미는 만화의 새로운 형태를 개척한 데 있다고 허 화백은 자찬한다. 그는 “이번 만화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형식”이라며 “스토리를 정해놓지 않고 주식의 흐름대로 독자와 호흡하며 만화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나에게도 한 차례 새로운 굴곡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 화백은 ‘허영만의 3천만원’의 끝을 정해두지 않았다. “스토리가 있는 만화라면 내용을 생각해 끝을 짐작하지만 이번 만화는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주식시장이 있고 독자가 있는한 만화는 계속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01.04 I 채상우 기자
'투자호구' 개미, 타짜 누를 기회 온다
  • '투자호구' 개미, 타짜 누를 기회 온다
  • 2017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일인 지난달 28일 코스피지수는 30.82포인트 오른 2467.49로 장을 마감했다. 미래학자 최윤식은 앞으로 7년 간이 ‘투자호구’가 부를 축적할 기회라고 역설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한국·중국의 금융위기가 되레 호재가 될 거라고 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마음만은 부자!’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막말’인가. 애석하게도 세상에 이런 건 없다. 아니 쳐주질 않는다. 부자라고 하면 재산 총량을 좌우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주체여야 하고. 재산이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지만 재산을 움직이는 중추역할은 ‘고정’이다. 어쨌든 여기선 ‘마음’을 뺀 물질, 더 구체적으로 ‘돈’을 축적한 부자 얘기를 해보자. 부자가 되려면? 잘 벌고 잘 아끼고 잘 불릴 것. 불후의 명답이다. 하나 더 보탠다면 ‘기술’이란다. 잘 버는 기술, 잘 아끼는 기술, 잘 불리는 기술. 다시 말해 소득·관리·투자기술이란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소리다. 이렇게만 끝난다면 얼마나 좋겠나. 문제는 잘 벌고, 잘 불리는 걸 방해하는 ‘착각’이란 게 생겨 번번이 일을 그르친다는 거다. 거칠게 두 종류다.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면 잘 벌 수 있다”는 허접한 믿음. 주식·부동산 등으로 돈 번 이들에겐 나만 모른 정보가 있을 거란 근거없는 의심. 그래서 투자에도 통찰이 필요하단다. 부가 흐르는 흐름을 짚고 부가 움직이는 때를 간파하는 능력·지혜 같은 거 말이다. 자, 여기까진 밑밥이다. 듣기 좋게 서두에서나 할 수 있는 말이란 뜻이다. 미래학자인 저자가 본격적으로 나선 ‘부자 되기’의 본편은 이거다. ‘돈의 게임에서 이기려면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라’는 것. 왜? 시장은 그리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절대 능력과 지혜만으로 구르지 않으니까. 당장 매일매일 가장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투자시장을 사례로 세웠다. 최종그림은 뻔하다. 승리는 대부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이 아니었나. ‘수익은 적게 손실은 크게’란 명제는 이들과 맞서온 ‘개미군단’의 몫이었으니까. 가령 2017년 7월 코스피 시가총액 1∼100위 대형주의 이전 6개월간 상승률은 22%. 코스피 상승률 19.2%를 웃돌았다. 하지만 개인이 주로 투자한 소형주 상승률은 2.2%에 불과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2012년 2분기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한 상위 30개 종목에서 49.6%, 59%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개인은 코스피 상승률 20.6%를 밑도는 13.7% 수익률뿐이었다. 저자는 이 구조를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돈의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를 파악하라고 말한다. 이른바 ‘타짜·빅머니·하우스·호구’다. 타짜는 외국인투자자를 빗댄 것이다. 상대의 패를 읽고 언론과 시장의 소문까지 조작할 수 있다. 빅머니는 돈 많은 기관투자가고, 하우스는 공간을 제공하는 한국거래소나 금감원인 격. 호구는 당연히 개인투자자다. 상승장에서 잃어주고 하락장에서 더 많이 잃어주는. 굳이 도박판에서나 쓰는 용어를 들이댄 건 역시 합리와는 거리가 먼 시장의 속성을 강조하려 함이다. 투자자에서 호구로 전락하는 이유도 이 안에서 벌어지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으로 봤다. 이쯤되면 ‘돈 게임의 법칙’을 안다는 게 뭔지 대략 윤곽이 잡힌다. 본능적으로 자본주의가 독점하려 드는 정보와 네트워크를 꿰뚫는 거다. 하나를 덧붙인다면 중국·미국 등 국가 간 경쟁을 읽어내는 능력이라고. 서울의 여의도를 벗어나 좀더 글로벌하게 ‘벌고 불리려면’ 말이다. △7년 내 저금리·한국&중국 금융위기…‘호기’ ‘호구’로 돌아가서. 정말 끝까지 당하는 수밖에 없나. 아니다. 통찰력 따위로 잴 수 없는 호기가 있다. 이는 책의 주제와 맞물린다. 위기 속에 숨은 기회를 잡으라는 것. 이를 위해 저자는 투자시나리오까지 직접 짜서 들이댄다. 큰 그림은 이렇다. 일단 금리. 바로 지금이 저금리잔치의 마지막 국면이며 금리인상이 시작되는 지점이란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어마어마하게 풀린 돈의 힘이 끌어올린 부동산·주식가격이 1∼2년 내 거품을 반납하고 자리를 잡을 거라고도 했다. 다음은 위기. 2008년 발 위기가 두 차례의 고비를 넘긴 뒤 미국경제의 회생을 타고 호황세로 전환할 텐데. 두 차례의 고비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한국·중국이 순차적으로 치를 금융위기란다. 위기의 본질은 부채다. 한국·중국은 지난 10년간 부채를 늘려 위기를 늦춰 왔는데 결국 올 것이 오는 거라고 했다. 그러면 호기는? 하나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상에 따라 생기는 투자기회다. 저자는 20년 이상 미국 장기국채 가격하락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꼽았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은 떨어진다. 다른 하나는 2019∼2020년 한국의 금융위기 직후, 주식시장이 충격을 딛고 회복하는 시기다.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에 투자할 수 있고, 코스피 하락방향에도 투자할 수 있단다. 마지막은 중국 금융위기가 만들어내는 기회. 2019∼2020년 한국에서처럼 시장이 회복하는 시점을 잡아 위안화-달러, 주식시장 하락방향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2023∼2024년에는 추가적 상승방향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고 했다. 끝없는 불황·저성장 형세의 드라마틱한 반전. 저자는 이제부터 앞으로 7년여를 50년 만에 찾아온 투자기회라고 치켜세운다. △투자 신호인지 소음인지 구분… 전문가도 어려워책은 개인의 ‘부’로 시작해 경계를 스치며 국가의 ‘부’와 맞물리는 구성이다. 과한 구도는 아니다. 세계경제판을 그리는 건 부자의 절대요건이 됐으니까. 다만 과거사 들추기에 빠져 집중력을 떨어뜨린 아쉬움이 적잖다. 부의 흐름을 읽으려 고대 그리스·로마제국을 들러 중세의 포르투갈·스페인을 거쳐 근대의 영국, 현대의 미국까지 내달렸으니. 중앙은행의 탄생을 살피려고 다시 한 번 같은 코스로 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제갈공명·유비·조조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부자의 사고기술인 ‘시스템’을 설명하려 동·서양 사고체계를 들먹이는 무리수까지 뒀다. ‘부자’가 되는 일이 이토록 어렵다고 에둘러 말하고 싶었던 건가. 첫 장의 기대가 마지막 장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못내 섭섭하니 한 가지만 붙이자. 투자의 시점이 신호인지 소음인지를 구분하는 건 전문가에게도 버거운 일이란다.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개인투자자라는 제시 리버모어(1877∼1940)조차 신호만 믿고 투자했다가 종국엔 권총자살로 끝을 봤다니. 보통의 개인투자자에게 그나마 위로가 될까. 토인비가 그랬단다. “오늘,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라도 성공했던 전략이 다시 먹힐 거라 생각하진 말라고.” 결국 머리 터지게 오늘의 전략을 뽑아내는 그 시간이 바로 ‘부자의 시간’이 아닐까 한다.
2018.01.03 I 오현주 기자
 낡은 시간들만 가득한 풍경을 거닐다
  • [여행] 낡은 시간들만 가득한 풍경을 거닐다
  • 초원사진관 옆 벽화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경암동 철길마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북 군산은 근현대사의 야외 박물관이다. 멀리 일제강점기부터 가까이는 1970~1980년대 이전까지 풍경을 간직한 건물과 골목들이 즐비하다. 그만큼 시간을 박제한 듯한 풍경들이 널려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과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인기가 많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타짜(2006)’ ‘변호인(2013)’ 등 많은 영화를 군산에서 촬영했다. 말하자면 오픈 세트장인 셈이다. 근대건축물이 많은 근대역사문화거리나 신흥동 일본식 가옥, 경암동 철길마을, 해망굴, 군산내항과 고군산군도의 섬 등은 여러 영화에 등장하고, 반대로 촬영을 위해 만든 세트장이 영화 흥행과 함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기도 했다. 낡은 시간들만 가득한 풍경 속에서 만난 뜻밖의 발견이다.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이곳저곳을 거니는 것은 또 다른 ‘시간 속으로 여행’이다.우리나라 3대 근대건축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건물 옛 군산세관◇일제강점기 아픔 고스란히 남은 ‘근대문화역사거리’군산근대건축관_군산 해저 발굴 주화시간여행은 군산내항 입구 근대역사문화거리에서 시작한다. 첫 발길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 머문다. 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의 근대역사와 해양문화를 테마로 한 박물관이다. 지난 2011년 9월 개관했다. 1층은 해양물류역사관과 어린이체험관, 2층은 특별전시관, 3층은 기획전시실과 근대생활관이 들어서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근대생활관이다. 일제의 강압적 통제에도 굴하지 않고, 치열한 삶을 살았던 군산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 박물관 주변, 군산 내항 일대에는 1900년대 초에 지은 건물들이 번듯했다. 우리나라 3대 근대건축물로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건물인 옛 군산세관이 있다. 또 미곡창고 등 옛 건물들을 개조한 군산근대미술관과 장미공연장, 장미갤러리, 미즈카페 등에서 근대문화의 숨결 속에서 역사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박물관 뒤편의 철길은 1912년 건설한 익산과 군산을 잇는 철도의 마지막 지점이다.신흥동일본식가옥3근대역사문화거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이른바 ‘탁류길’이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 등장하는 1930년대의 군산의 모습이다. 개항 100주년 기념광장 바로 옆에 조선은행과 군산지점 건물(현 군산근대건축관)이 퇴역한 쇼군(將軍)처럼 서 있고, 맞은편엔 미두장(米豆場)이 흔적으로만 남아 있다. 일제강점 미두거리는 군산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이 일대는 군산에서도 일제강점기의 풍경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1922년에 지어진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소설 ‘탁류’에서 주인공 초봉의 남편인 고태수가 근무했던 은행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경제수탈의 대표적인 금융기관으로 해방 이후에는 한국은행과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었고, 일반으로 불하된 이후에는 유흥주점이 들어서는 등 여러 곡절을 거쳤다. 한동안 화재 등으로 방치되다가 군산시가 건물을 매입해 현재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미두장이 있던 자리에는 한국선박중개소 군산지점이 들어서 있다. 그앞으로 이곳이 마두장이었음을 알리는 자그만 표석만 남아 있을 뿐이다. 쌀의 시세를 팔고사던 자리에 선박을 사고파는 곳이 들어선 게 아이러니하다. 이 일대를 해방 이후 ‘장미동(藏米洞)’이라 부른 것도 미두장과 무관치 않다. 장미동에는 80년대까지 커다란 벽돌창고가 남아 있었는데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쌀 창고였다.장미갤러리경암동 철길마을◇영화의 도시 ‘군산’1948년 이만홍 감독의 영화 ‘끊어진 항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군산에서만 모두 130여편의 영화가 촬영했다. 올해만 영화 18편이 군산에서 카메라 앵글을 돌렸다. 단골 배경으로 꼽히는 곳 가운데 으뜸은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다. ‘장군의 아들’ ‘타짜’ ‘바람의 파이터’ ‘가비’ 등이 일본식 주택인 히로쓰 가옥에서 촬영했다. 이 주택은 일제강점기에 포목점을 운영하던 거상 히로쓰가 지은집이다. 근세 일본 무가(武家)의 고급주택 양식을 띄고 있는 목조 2층의 주택인데, 지붕과 외벽 마감, 내부, 일본식 정원 등이 건립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초원사진관1월명동의 초원사진관은 1998년에 제작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탔다. 원래 차고였던 장소를 허진호 감독이 주인의 허락을 받고 초원사진관이란 이름으로 개조해 촬영을 진행했다. 이후 철거됐다가 군산시에서 이를 다시 복원해 관광객들이 꼽아 찾는 명소가 됐다.경암동 철길마을은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주인공 황정민과 한례진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철길을 걸었던 장소다. ‘홀리데이’ ‘천년한’ 등도 이곳에서 찍었다. 철길 한쪽에는 70년대 건축한 낡은 2층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부속 건물인 듯한 작은 창고들이 아기자기 연결되어 있는 모습은 옛 추억을 떠 올리게 한다.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인 ‘빈해원’은 화교출신이 2대째 운영중이다. 1951년 문을 열어 올해로 66년째다. 허름하게 느껴지는 건물외관과 다르게 확 트인 내부와 높은 천장, 이국적인 인테리어의 고풍스러움이 영화 ‘변호인’과 ‘강남 1970’을 불러들였다.경암동 철길마을동국사 대웅전◇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금광동의 동국사는 아주 독특한 곳이다. 동국사는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일제강점기 군산에만도 일본 사찰이 5곳에 이르렀다고 하나, 현재는 동국사가 유일하다. 1913년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가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지은 사찰이었다. 해방 이후 ‘동국사’란 이름의 조계종 사찰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처음에는 금강사는 포교 목적의 사찰이 아니라 한국인들을 일본에 동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일본 정부에 의해 세워진 사찰이었다.동국사는 고은 시인이 출가한 절이기도 하다. 1933년 군산에서 태어난 시인은 동국사 인근 군산북중학교 교사로 지내던 중 한국전쟁의 혼란기에 동국사에서 머리를 깍고 불제자가 된다.동국사는 우리나라 전통사찰과 달리 처마에 장식이나 단청이 없다. 건물 외벽에 창문이 많고, 가파른 경사의 지붕 등 전형적인 일본식 사찰임을 보여준다. 주요 건물로는 대웅전, 요사채, 종각 등이 있는데 대웅전과 요사채는 복도로 연결되어 있으며, 가파른 팔작지붕 홑처마 형식에서 일본 에도시대의 건축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동국사 범종현재 대웅전 내부는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나무에 흙을 입혀 만든 소조석가여래삼존상은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가섭존자와 아난존자가 좌우에 모셔져 있어 조선 후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범종에는 금강사의 창간 내력과 함께 일왕을 찬양하는 시구가 적혀 있어 아픈 역사의 단면을 볼 수 있다.2015년 참사비 앞에 고광국 작가가 제작한 일본군 위안부기림 청동 평화상이 세워졌다. 평화의 소녀상이 사찰 경내에 조성되기는 처음이다. 소녀상 건립에는 자국의 잘못을 참회하는 일본인들이 성금을 보태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소녀상 주변으로 77개의 검정 타일로 대한해협을 상징하는 사각 연못을 만들어 소녀상의 얼굴이 비치도록 설계했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연못에 비친 소녀상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2015년 참사비 앞에 고광국 작가가 제작한 일본군 위안부기림 청동 평화상◇여행메모일홍옥 콩나물국밥△잠잘곳= 신흥동 히로쓰 가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고우당이 있다. 고우당은 군산 근대 역사를 체험하는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곳이다. 총 5동 21실의 일본식 다다미방이 있는데 냉·난방 등 현대식 편리함까지 함께 갖춰져 있다. 항도호텔(445-4151)은 군산 최초의 호텔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옛 모습을 잃은 건 아쉽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이 묵어 가는 등 역사적 공간인 것만은 분명하다.△먹을곳= 월명동의 군산복국의 ‘복국’으로 유명하다. 복 생산지가 인근이고, 부식으로 쓸 수 있는 해산물 등 식재료들이 풍부하다. 일흥옥의 콩나물국밥도 겨울철 별미다. 여기에 주머니 가벼운 이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이다.△여행팁= 3000원짜리 통합 입장권을 구입하면 근대역사박물관과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 진포해양공원 위봉함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군산복집1
2017.12.01 I 강경록 기자
"우리은행 보다 삼성생명 더 우승후보" WKBL 미디어데이
  • "우리은행 보다 삼성생명 더 우승후보" WKBL 미디어데이
  • 2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2018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에서 6개구단 감독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리은행 위성우, 신한은행 신기성, 삼성생명 임근배, KEB하나은행 이환우, KDB생명 김영주, KB스타즈 안덕수 감독.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리은행보다 삼성생명이 더 강한 우승후보”지난 시즌 준우승팀 삼성생명이 시즌 개막을 앞둔 여자 프로농구 6개 구단 감독들로부터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신한은 2017~2018 여자프로농구가 28일 인천에서 열리는 신한은행 대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시작으로 5개월여 간의 대장정을 펼친다.시즌 개막을 앞두고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는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과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여자 프로농구는 우리은행이 5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루며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은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가 모두 부상으로 팀 합류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베테랑 센터 양지희가 은퇴를 선언한 것도 팀에 큰 악재다.국가대표 출신 김정은이 FA 계약을 맺고 합류했지만 대신 보상 선수로 ‘식스맨’ 김단비가 부천 KEB 하나은행으로 떠났다.여자 프로농구 6개팀 감독들도 전력 약화가 뚜렷한 우리은행 보다는 삼성생명이나 KB국민은행의 우승 가능성이 더 무게를 뒀다.김영주 KDB생명 감독은 “높이 면에서는 국민은행이 1위라고 생각한다. 선수 구성은 삼성생명이, 젊은 선수들의 패기나 열정은 하나은행이 좋은 것 같다”며 “그래도 한 팀을 꼽는다면 삼성생명을 꼽겠다”고 밝혔다,안덕수 국민은행 감독도 “삼성생명의 우승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언급했다.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우리 팀을 우승후보라고 말한다면 요즘 뉴스를 잘 안본 것”이라 너스레를 떨며 “누가 우승한다고 장담을 못하겠지만 선수 구성면에서 국민은행이나 삼성생명, 두 팀 중 우승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된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은 국민은행을 주목할 팀으로 꼽았다.임근배 감독은 “객관적 전력상 국민은행이 제일 낫다”며 “구단들이 대부분 작년보다 전력이 좋아졌고 우리은행의 경우 외국인 선수 기량이 작년보다 떨어졌다”고 분석했다..하지만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처럼 우리은행이 전력 약세에도 우승할 것이라 전망하는 사령탑도 있었다.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과 이환우 KEB하나은행 감독이었다.신기성 감독은 “최강팀인 우리은행의 우승 확률으 그래도 가장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환우 감독 역시 “우리은행이 박혜진과 임영희, 나탈리 어천와 등 ‘타짜’ 선수들을 보유해 올해도 좋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농구팬들도 여자프로농구연맹(WKBL)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전망을 통해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국민은행 세 팀을 우승후보로 점찍었다.시즌을 임하는 각 팀 감독들의 각오도 눈길을 끌었다,.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친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작년보다 딱 한 단계만 올라갔으면 좋겠다”며 우승 욕심을 에둘러 표현했다.그러자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리는 딱 작년만큼만 했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7.10.23 I 이석무 기자
'1박2일', 문세윤 황소 흉내 '분당 최고 시청률 20% 돌파'
  • '1박2일', 문세윤 황소 흉내 '분당 최고 시청률 20% 돌파'
  • ‘1박 2일’[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1박 2일’이 분당 최고 시청률이 20%(닐슨 수도권 기준)를 돌파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연출 유일용, 이하 ‘1박 2일’)는 경상북도로 떠난 ‘한국인의 여름 보양밥상’ 특집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2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1박 2일’의 코너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16.1%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더불어 문세윤의 기막힌 황소 흉내에 환호하는 장면에서는 분당 최고 시청률이 20.2%(닐슨 수도권 기준)까지 치솟았다.이날 방송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문세윤-유민상은 먹방에 이어 개그감을 과감 없이 투척하며 안방극장을 폭소케 했다. 수박을 머리에 쓴 문세윤은 이내 주현에 빙의해 근엄하고 진지한 자태로 “태현이 이 자식이~ 잘하더라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영화 ‘타짜’의 너구리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멤버들이 이어 황소 요청을 하자 문세윤은 “여름에 하면 좀 그렇다”며 거부하는 듯 다. 하지만 이내 여물을 씹어먹는 황소의 표정을 100% 흉내 내 모두를 자지러지게 했다한편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매주 일요일 저녁 4시 50분에 방송된다.
2017.07.24 I 정시내 기자
18.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 [손상봉의 중국 비즈니스 도전기]18.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 일급비밀이왕 사기꾼들 얘기가 나왔으니 당시 한국 사정도 짚고 넘어가야겠다.중국 한인 사회에서 국민당 군자금 관련 소문과 숨겨놓은 보물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 때 한국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건수들이 비밀리에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중국 사업을 접고 돌아온 후 한국에서 무엇인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동분서주 할 때였다. 10년 남짓, 그사이 한국 사정, 특히 정치 상황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3김 중 한분이 대통령에 취임한 후 30여 년 가까이 우리 사회를 물들였던 군사문화를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중 하나가 부정부패 척결이었다. 그 같은 시대 정신의 일환으로 육사 동기생인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수의복 차림으로 공개 재판 받은 장면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매스컴에 연일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군인 정신, 대통령의 품격, 대한민국의 국격 등을 따질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현직 대통령도 자신은 물론 대통령 아들의 행태가 예사롭지 않아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무엇이 정상인지 어떤 것이 비정상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21세기를 맞았다. 이때 해외에서 온 한인 사기꾼들과 한국에 사는 ‘타짜’ 앞에 던져진 먹잇감이 바로 전직 대통령들의 비자금이었다.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의 총탄에 세상을 떠난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여기에 정보기관 최고 책임자들의 비자금이 더해졌다. 바로 이 자금이 스위스 등 일부 유럽 비밀은행에 예금되어 있다는 것. 이 자금은 당초 냉전시절부터 해외 정보활동에 필요한 정보자금으로 반출되기 시작했는데 10 26사태로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다음 대통령 몫으로 넘어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럽에 보내지 못한 어마어마한 통치 자금이 국내 모처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우선 유럽은행에 예금된 비자금을 현금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알프스 산속에 노인 전용 휴양지 개발을 위한 특별목적법인(SPC)를 세운다. 이 법인이 유럽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노인 휴양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 숨겨놓은 비자금이 유럽 현지 법인에 정식으로 투자된다. 사업을 벌인 후 수익금은 각각 투자한 금액의 2배수를 공제한 후 투자액에 따라 배분한다. 그러하니 서울에 특별목적법인을 세울 자금을 투자하라는 것이 골자다. 독일어와 영어로 그 나라 명칭에 서명까지 한 관련 참고자료까지 있었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제안 아닌가? 말대로만 되면 대박이지만 이런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할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할 소문이었다.국내에 숨겨져 있다는 비자금 소문을 정리해보자. 국내 정치 상황이 너무나 어려웠던 1980년대 초 정부가 당시 통용되고 있던 돈을 바꾸기로 하고 신권을 제작했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지만 정책이 변경되어 구권과 신권을 교환할 수 없게 됐다. 구권과 구분이 안 되는 이 신권을 당연히 소각 처분해야 하는데 이 돈을 소각하지 않고 빼돌려 대통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 돈을 경기도 모처에 있는 몇 개의 컨테이너 박스 속에 숨겨 놓았다. 이 돈을 시중에서 아무도 몰래 현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금화 하는 방법이 아주 간단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모 시중은행 지점을 찾아가 지점장 실에서 자신 명의로 통장을 개설한다. 그리고 10억 원 단위로 예금을 한다. 예금 후 만 3일이 지난 후 잔액을 확인해 보면 된다. 예금한 액수의 20%가 추가된 자금을 인출할 수가 있다. 그야말로 돈 놓고 돈 먹기다. 4일에 20%씩 남는 장사가 된다? 너무 너무 신기했다.대통령의 비자금 외에도 몇 가지 그럴듯한 소문이 흘러 다녔다. 가명으로 예금되어 있는 돈을 실명화해야 한다. 입출금을 자주하는 통장에 1억원 이상 예금이 되어 있는 통장을 빌려주면 입출금 액수의 20%를 수수료로 챙길 수 있다. 시베리아 원유 채굴권이 등장하는가 하면 동남아시아 대규모 부동산 개발권, 일본인이 소장하고 하고 있는 국보급 골동품 매입 건 등이 서울 시내 사기 시장에서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 <다음회 계속>중국 전문가, 전직 언론인법정에 선 노태우(왼쪽), 전두환 전 대통령
2017.05.08 I 이민주 기자
비타민 샤워필터 연수기 ‘비타스파’ 롯데홈쇼핑 단독 론칭
  • 비타민 샤워필터 연수기 ‘비타스파’ 롯데홈쇼핑 단독 론칭
  •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피부가 마시는 비타민 워터, 가정용 샤워필터 연수기 ‘비타스파’가 TV홈쇼핑 시장에 진출한다.비타스파는 4일 오후 2시40분부터 3시40분까지 롯데홈쇼핑 채널을 통해 ‘눈치 100단 뷰티 타짜’ 간판 쇼호스트 신진영 씨의 진행으로 홈쇼핑 단독 론칭 방송을 진행한다.비타스파는 살균 및 소독을 위해 사용되는 수돗물 속 잔류염소와 녹물성분, 이물질 등 유해물질을 필터를 통해 걸러내 준다. 이어, 필터 안에 비타민C를 비롯해 우유 분말, 콜라겐, 하이알루로닉애씨드 등의 보습성분이 함유된 ‘비타민겔’이 항산화 작용을 도와 촉촉하고 매끈한 피부케어에 효과적이다.또한, 젊은 감각과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다채로운 입체적 아로마 향기를 통해 심신안정에 도움을 주며 사용 후, 잔류한 향기를 바탕으로 별도의 욕실방향제 없이도 쾌적한 욕실 환경을 연출할 수 있다.4인 가족 기준, 제품 1개당 약 40~60일 약 7200ℓ의 물을 사용할 수 있는 비타스파는 샤워기, 수전 등 헤드와 호수 사이에 끼워 고정해주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탈부착방식으로 집에서는 물론 여행, 출장 등에 지참하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비비드앤컴퍼니 관계자는 “‘비타스파’는 미국FDA 승인을 비롯해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무해검증, WAA 아토피 안심마크 획득, KIDS(한국피부과학연구원)의 임상실험 등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였다”며 “성인은 물론 민감하고 연약한 피부의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제품으로 온 가족을 위한 스킨케어 솔루션으로 손색없다”고 말했다.
2017.05.02 I 최성근 기자
연극 '왕위 주장자들' 주역 남윤호 배우 하차
  • 연극 '왕위 주장자들' 주역 남윤호 배우 하차
  • 배우 남윤호가 연극 ‘왕위 주장자들’에서 하차했다(사진=방인권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남윤호(33·본명 유대식)가 공연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연극 ‘왕위 주장자들’에서 최종 하차했다. 21일 세종문화회관 측에 따르면 남윤호 배우는 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과 합의 끝에 이번 작품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주인공이 교체된 만큼 합류 배우가 극에 얼마나 빨리 몰입하느냐가 관건이다.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주역을 맡은 남윤호 배우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논의 끝에 이번 작품에서 하차한 것으로 안다”면서 “대신 김주헌 배우가 19일부터 합류해 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20일 리딩한 결과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체 합류하게 된 배우 김주헌현재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등에서는 미리 티켓을 예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취소 수수료 없이 환불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연극 ‘왕위 주장자들’은 근대극의 일인자로 평가받는 헨릭 입센의 대표 서사극이다.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 기념작으로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오를 예정이었다. 특히 연극계 황금 콤비로 불리는 김광보 연출과 극작가 고연옥이 각각 연출과 각색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가 된 작품이다.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은 지난달 초 세종시즌 발표회 자리에서 “오는 3월 정기공연작 ‘왕위 주장자들’은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과 맞물리는 시의적절한 작품”이라며 “3명의 주요 등장인물은 각각 통치자, 귀족, 교회를 대표하며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세 사람은 왕권을 차자하기 위해 암투를 펼친다. 온갖 범죄를 일삼으며 권력을 향한 인간의 악마성을 드러내는 세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바 있다.한편 배우 남윤호는 2015년 ‘페리클레스’ 출연 이후 연극 ‘정글북’ ‘에쿠우스’ ‘인코그니토’ 등 화제작에 잇달아 출연하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유인촌 아들’이란 수식을 떼고 배우로서 입지를 굳혀왔다. 교체 합류한 김주헌은 2011년 연극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뒤 영화 ‘집으로 가는 길’, ‘타짜 2’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검증 받았다.
2017.02.21 I 김미경 기자
'내일그대와' 측, 이대 비하 논란 사과…"의도 NO"(전문 포함)
  • '내일그대와' 측, 이대 비하 논란 사과…"의도 NO"(전문 포함)
  • 사진=드림E&M[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내일 그대와’ 제작진이 이대 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제작진은 14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저희 드라마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제작진은 해당 장면에 대해 “여주인공의 다사다난한 일상을 담기 위한 장면이었다”면서 “현장에서 나온 대사 중 일부가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동문, 교직원 및 관련자분들께 상처가 되고 말았고, 방송 전에 이 것을 알아채지 못한 점이 더욱 죄송스럽다. 이화여대인을 비하하거나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판단에 무뎌졌던 것 같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관습적인 사고방식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앞서 10일 방송된 ‘내일 그대와’ 3회에선 영화 ‘타짜’ 속 대사를 패러디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장면은 현재 재방송 및 VOD 등에선 삭제된 상태다.‘내일 그대와’는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 방송한다. 이하 제작진이 게재한 사과문 전문이다.안녕하세요. <내일 그대와> 제작진 일동 입니다.우선 저희 드라마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지난 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저희 드라마의 일부 장면에서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함과 상처를 드렸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급히 저희의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은 사과문을 작성해 홈페이지에 올렸고 영상 또한 수정 작업을 진행했습니다.해당 장면은 여주인공의 다사다난한 일상을 담기 위한 장면이었고, 배우들은 현장 분위기와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현장에서 나온 대사 중 일부가 이화여자대학교 재학생, 동문, 교직원 및 관련자분들께 상처가 되고 말았고, 방송 전에 이 것을 알아채지 못한 점이 더욱 죄송스럽습니다. 저희의 이런 실수는 이화여대인을 비하하거나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드라마는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는 컨텐츠인만큼 많은 직업군과 사람 등의 수 많은 대상을 다양하게 그려냅니다. 이러한 탓에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허구’라는 명목을 씌워 저희 스스로 판단에 무뎌졌던 것 같습니다. 촬영, 편집, 방송 등을 모두 진행하는 제작진으로써 이러한 부분을 명확하게 감지하고 필터링해야했지만 그러지 못해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습적인 사고방식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시청자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채찍질 삼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위로받고, 행복해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불쾌감을 느끼고 마음에 상처를 입으셨을 분들께 고개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7.02.14 I 김윤지 기자
 일제수탈사 간이역에 고스란히 남아
  • [e주말] 일제수탈사 간이역에 고스란히 남아
  • 개찰구 바깥쪽에서 본 임피역사(사진=이정화 작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항선이 지나는 군산시 임피면 술산리에 시간이 멈춘 듯 아름다운 간이역이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오랜 세월 그 소임을 다하고 은퇴한 임피역이다. 1924년 군산선 간이역으로 문을 연 임피역은 일제가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들었다. 임피·서수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으로 운반,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한 거점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합실 벽의 안내문이 당시 상황을 알려준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임피역’“힘들게 수확한 쌀을 빼앗긴 농민들은 깻묵과 나무껍질로 허기진 배를 달랬고, 역사 옆 미곡 창고에서 노동자들이 배고픔을 참고 쌀가마니를 실어 날랐다.”실적이 좋았는지 임피역은 1936년에 보통역으로 승격하고, 역사도 새롭게 지었다. 이때 지은 건물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지금에 이른다. 임피역사는 화장실까지 포함해 2동으로, 목조건물 벽면은 모르타르로 마감했고 맞배집 형태다. 정면 출입구와 반대편 개찰구 위에 직선으로 박공을 설치하고, 철로 변 대합실 출입구 상단에 차양을 달아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게 했다. 대합실과 사무실 사이에는 난방시설을 갖추고, 지붕에 굴뚝도 만들었다. 임피역은 서양 간이역과 일본 가옥 양식을 결합한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208호로 지정되었다. 역사 서쪽에는 시계가 귀한 시절, 사이렌과 스피커로 정오를 알리던 오포대와 추억 속의 펌프도 있다. 해방 후 임피역 풍경은 어땠을까. 대합실 벽의 안내문을 보자.“임피역은 광복 후 비로소 지역 주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한국전쟁 후 군산의 경공업이 발전하면서 농촌 청년들이 공장에 취직해 통근 열차를 타고 출퇴근했으며, 생선 장수들은 새벽 열차를 타고 군산항에 나가 생선과 젓갈을 구입해 머리에 이고 팔았다. 학생들은 임피역에서 통학 열차를 타고 군산·익산·전주 지역에 있는 학교에 다녔다. 이후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이 생기고 임피역이 영업을 중단함에 따라 이런 풍경은 사라졌지만, 임피역에는 삶의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군산선 통근 열차는 2007년 12월 31일까지 운행되었다. 2008년 1월 1일부터 임피역이 장항선에 편입되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잠깐 운행되기도 했으나, 그해 5월 여객 운송이 완전히 중단되면서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이제 임피역은 외부 조경과 전시 시설로 단장하고 관광객을 맞는다. 군산 출신 소설가 채만식의 대표작 ‘탁류’ ‘레이메이드 인생’ ‘논 이야기’ 등을 모티프로 한 조형물이 들어서고, 객차를 활용한 전시관도 생겼다. 승강장 쪽에는 나무 벤치를 마련해 간이역의 고즈넉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근대사의 흔적 즐비한 ‘군산’개항장 군산은 인천이나 목포와 마찬가지로 근대사의 흔적이 많은 도시다. 특히 도심의 해망로와 군산 내항 일대에 근대건축물이 즐비해 임피역과 함께 여행하기 좋다. 출발점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이름처럼 군산의 근대 문화와 해양 문화를 주제로 한 박물관에는 해양물류역사관, 독립영웅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어린이체험관 등이 들어섰다. 일제강점기 최고 번화가인 영동상가, 지금의 증권거래소와 비슷한 미곡취인소 등을 생생하게 재현한 근대생활관이 가장 인기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사진=이정화 작가)다음은 구 군산세관 본관(전북기념물 87호)이다. 1908년 대한제국 자본으로 건립된 군산세관은 서울역, 한국은행 본점과 함께 국내에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로 꼽힌다. 무역회사 건물이던 구 미즈상사는 카페로 바뀌었고, 해방 이후 위락 시설로 쓰인 적이 있는 건물은 장미갤러리가 되었다.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2호)은 군산근대미술관으로,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4호)은 군산근대건축관으로 활용된다. 마지막 코스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로 화포를 이용해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고자, 당시 전장인 내항 일대에 육해공군 퇴역 장비를 전시해 공원을 조성했다. 진포는 군산의 옛 지명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이어지는 근대역사문화거리는 도보로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해망로를 중심으로 근대역사문화거리 반대쪽에는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등록문화재 183호)과 초원사진관이 있다. ‘히로쓰 가옥’이라고도 불리는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일제강점기에 포목상 히로쓰 게이샤브로가 지은 전형적인 일본식 2층 목조건물이다. 외부는 물론 건물 내부도 형태가 잘 보존되었지만, 내부는 개방하지 않는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심은하와 한석규가 주연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은 포토 존으로 인기다. 영화 스틸 사진과 소품도 볼 수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 있는 곳이다.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가운데 철길이 지난다. 1944년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준공한 이 선로도 2008년에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군산 시민의 휴식처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은파호수공원, 신선한 해산물을 구입하고 맛볼 수 있는 비응항도 함께 둘러본다.◇여행메모△여행코스= (당일) 피역→경암동 철길마을→군산근대역사박물관-구 군산세관 본관-구 미즈상사-장미갤러리-장미공연장-군산근대미술관-군산근대건축관-진포해양테마공원→초원사진관→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1박2일)임피역→경암동 철길마을→군산근대역사박물관-구 군산세관 본관-구 미즈상사-장미갤러리-장미공연장-군산근대미술관-군산근대건축관-진포해양테마공원→초원사진관→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숙박)→은파호수공원→비응항→새만금방조제△가는길= 해안고속도로 동군산 IC→대야교차로 익산 방면→번영로→호원대삼거리 황등·호원대학교 방면 좌회전→탑천로→계산삼거리 임피·임피역 방면 좌회전→서원석곡고→임피역사 간이역
2016.11.27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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