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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AI신약업계, 생성형 AI 돌풍...K바이오 여파는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술 환경이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다. 클릭 한번으로 직접 신약 후보물질을 뽑아내는 ‘생성형 AI기술’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생성형(Generative) AI 신약개발은 이용자가 요구한 질문이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데이터를 찾아 학습한 후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의 AI 기술이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거나 분류하는 정도였다면 생성형AI는 딥러닝(자가학습)을 통한 창의적인 사고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전문가들은 2~3년 이내 AI 신약개발 기술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신약개발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은 신약개발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AI 신약 개발을 도입 중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대응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탠퍼드 대학의 카일 스완슨이 이끄는 연구팀은 항생제 같은 특정 목적의 분자를 생성하는 생성형 AI인 ‘신스몰’을 개발했다. 물론 분자 자체를 무작위적으로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가능한 분자식을 생성하는 AI다. 항생제 내성은 21세기 인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항생제 내성균을 없애기 위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신약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는 속도가 더 빨라 문제가 됐다. 하지만 생성형 AI 신스몰은 기존 항생제와 완전히 다르고 아시네토박터가 쉽게 내성을 발현하기 어려운 물질 70가지를 골랐다. 이 가운데 58개가 실제로 제조할 수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6개가 실제 아시네토박터 내성균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중 2개를 물에 녹인 후 쥐에 주입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미국 주요 AI신약개발사 임상 현황 (자료=각사 증권보고서, 미래에셋)◇ 구글·엔비디아도 생성형 AI 개발 집중...美 AI 신약개발사, 주가도 오름세내리막길을 걷던 미국 AI 신약개발사의 주가도 상승세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미국 AI신약개발 회사는 리커전, 슈뢰딩거 등이다. 이들 기업은 임상2상 물질을 보유했음에도 주가 상승이 더뎠다. 하지만 빅테크의 참여와 구체적인 기술 성과로 최근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다. 구글·엔비디아 등 빅테크(대형 IT기업)도 빅파마와 협업, 생성형 AI 신약 개발에 힘주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신약 개발 생성형 AI모델 ‘바이오네모’로 시장 주도에 나섰다. 바이오네모는 DNA 서열분석 및 단백질 구조예측 등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미 로슈 자회사 제넨텍, 암젠, 아스텔라스 등 제약·바이오사를 비롯해 AI신약 개발사 총 100여곳이 바이오네모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구글)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도 일라이릴리·노바티스와 신약물질 개발계약을 하고 단백질 구조예측 플랫폼 ‘알파폴드(AlphaFold)2’를 통해 협업 중이다.미국 주요 AI신약개발사 주가 추이 (자료=QuantiWise, 미래에셋)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이자 학내 벤처로 AI 신약개발 기업 ‘히츠’를 설립한 김우연 교수는 “최근 빅데이터 기반 AI 시대에서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했다”며 “AI 신약개발도 CADD(Computer Aided Drug Discovery, 컴퓨터를 이용한 신약개발) 방식에서 생성형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 중”이라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AI신약 개발은 기초연구인 R단계(Research)에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주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 신약 임상 개발 디자인을 짜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정도로 중요도가 올라가는 추세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AI 신약개발 기술 분야는 △분자역학 시뮬레이션 △컴퓨터 기반 약물 디자인 분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2015년에는 GPU 기반 나노스케일 분자역학 프로그램으로 분자 바이오 시뮬레이션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 크기 분자 예측이 AI로 단 몇 초만에 가능해졌다. 또한 화이자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시 약 2128게 의약품에 대한 단백질 결합 프로세스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슈퍼컴퓨터(Fugaku)로 후보물질을 12개로 추리는데 1년 걸리던 것이 이제 10일 만에 가능하게 바뀌고 있다. 김 교수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 정확하게 계산, 결과를 도출하는 CADD 방식에서 나아가, 시뮬레이션과 분석을 통해 고차원의 결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 AI 신약개발 적용 기업, 글로벌 추세 따라가야국내에도 AI 신약개발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유한양행(000100), 한미약품(128940), HK이노엔(195940), JW중외제약(001060) 등 여러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AI 전문기업과 협업해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양물재창출, 타켓발굴, 의약품 후보물질 발굴 등에 있어 AI 기술력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동아제약의 경우, 지난해부터 AI 플랫폼 기술기업들과 연달아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지난 2월에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아론티어와 협약을 맺고 첨단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인 동아에스티(170900)도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심플렉스, 연세암병원과 함께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치매치료제 등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다.AI 신약개발 프로세스 (자료= Drug Discovery Today)한미약품은 아이젠사이언스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 분야에서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양사가 ‘AI 플랫폼 기반 항암신약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젠사이언스가 독자 보유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 및 제안하면,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서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한미약품 측은 이번 협약으로, 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이를 통해 임상 단계에서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와 자회사 C&C신약연구소의 ‘주얼리’와 ‘클로버’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퍼스트 인 클래스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사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최초의 약물 즉 신약개발을 의미한다. ‘주얼리’와 ‘클로버’는 항암이나 면역질환, 재생의학 분야의 물질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 AI·딥러닝(기계학습)을 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진제약은 뇌 질환 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에 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AI 희귀질환분석 및 신약 개발 기업인 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는 “국내의 경우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에 집중, 임상 성과를 올리는 것이 중요한 성과로 귀결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약개발사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도 개발된 신약 파이프라인 전임상 및 임상 개발 수준에 따라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AI신약개발을 기치로 내걸고 상장한 국내 기업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22633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구 파로스아이비티) 등이 대표적이다.업계에 따르면 파로스는 기존에 약물 디자인과 독성 예측, HTS 등 다양한 AI 신약개발 기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 최근 빠르게 신약후보물질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개발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 또한 비슷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비상장사로는 스탠다임이 800억원 이상을 투자를 받으며 화제를 모았고 현재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AI 신약개발기업 다른 한 임원도 “AI 신약개발 성과를 숫자로 내는 것은 △ AI 플랫폼 기술 가치산정의 어려움, △ AI 신약개발 기술의 기존 방식 대비 임상 성공률 책정의 어려움 △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초기 개발 단계 후보물질이라는 점 때문에 결과를 도출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국내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은 있다”며 “결국 AI 신약개발도 임상시험이라는 허들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임상 성공률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2024~2025년이 AI 신약개발 기술 증명에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현대바이오, 뎅기열 치료제 글로벌 바스켓 임상시험 실시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가 뎅기열 치료제 긴급사용승인을 목표로 미국과 동남아 등에서 글로벌 바스켓 임상을 실시한다. 코로나19에 이어 뎅기열 팬데믹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ci. (이미지=현대바이오사이언스)◇니클로사마이드 뎅기열 치료제로 재창출 성공현대바이오는 뎅기열 치료의 근원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현대바이오는 수십년 동안의 세포실험으로 4가지 유형의 뎅기바이러스에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니클로사마이드를 뎅기열 치료제로 재창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니클로사마이드는 4가지 유형의 뎅기바이러스 모두에 항바이러스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60년 동안 낮은 흡수율과 짧은 혈중 유효약물농도 유지시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이르지 못했다. 현대바이오는 자사의 인체에 무해한 무기물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 기술로 니클로사마이드의 60년 동안의 난제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코로나19 치료제(제프티)의 임상시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를 극복하고 안전한 약물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코로나19 12가지 증상개선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뎅기열 치료제의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실험을 통해 모기를 매개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인 4가지 유형의 뎅기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지카·치쿤구니야 바이러스에도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이다. 현대바이오는 최근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4가지 유형의 뎅기바이러스 및 지카, 치쿤구니야, 황열 등 모기 매개 바이러스의 증식을 50% 억제하는데 필요한 약물농도(IC50)를 갖는 뎅기열 치료제 제형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초기에 뎅기열 유사 증상이 나타나면 그 증상이 모기 매개 바이러스 중 어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전에 뎅기열 치료제를 조기에 투약할 수 있어 인체 내 바이러스 수치가 최고점에 다다르기 전에 뎅기열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현대바이오는 뎅기열 치료제 제형이 완성됨에 따라 조만간 뎅기열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브라질 등 미주 지역 한 나라와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한 곳에서 뎅기열 치료제 긴급사용승인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뎅기열 치료제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실험에서 모든 유형의 뎅기열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밝혀진 약물이다.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코로나19 치료제(제프티)의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전임상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통합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현대바이오는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임상시험은 기존의 임상시험 방식과 다른 바스켓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가 실시할 예정인 바스켓 임상시험은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4가지 유형의 뎅기뿐만아니라 지카, 치쿤구니야, 황열 등 모기 매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대상으로 뎅기열 치료제를 조기투약한 후 이중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로 밝혀진 환자를 대상으로 뎅기바이러스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뎅기열에 대해서는 확증 임상시험, 그 밖의 질환에 대해서는 탐색 임상시험)이다.◇뎅기열 환자·사망자 수 증가하지만 마땅한 치료제 없어뎅기열은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급성발열성 질환으로 환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뎅기열 환자 수는 미국을 포함한 미주 대륙 357만8414명(브라질 296만6399명, 파라과이 19만1923명), 태국 8197명, 말레이시아 1만8024명 등이다. 미주 대륙의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배 증가했다.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 수는 브라질은 올해 758명이다. 방글라데시 사망자 수는 지난해 1030명이었다. 이에 따라 △페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는 뎅기열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선포했다.글로벌 뎅기열 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폭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뎅기열은 1953년 최초로 확인됐다. 이는 뎅기열은 4가지 바이러스 유형(혈청형 DENV1, DENV2, DENV3, DENV4)이 있는데 4가지 유형의 뎅기바이러스 모두에 대해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경일 현대바이오사이언스USA 대표는 “이 바스켓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현재 치료제가 없는 4가지 유형의 뎅기열 등 치료제로 세계 각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세균의 페니실린처럼 하나의 약물로 여러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하는 범용 항바이러스제가 글로벌 최초로 탄생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압타바이오, 올해 ‘APX-115’ 美 임상 2상 결과 주목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압타바이오(293780)가 올해에는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를 통해 기업가치를 입증할지 주목된다. 핵심 파이프라인 ‘APX-115’(아이수지낙시브)의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CI-AKI) 미국 임상 2상 결과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연매출 30억원 요건이 걸림돌…자금은 넉넉10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압타아비오는 올해 연매출 30억원을 달성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압타바이오는 2019년 6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기 때문에 기술특례로 매출 요건이 면제되는 기간은 올해 6월까지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그 외에 재무적인 리스크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89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과 11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압타바이오의 3년간 판매관리비 평균치가 130억원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2년은 여유가 있다. 여기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440억원까지 더하면 940억원의 여유 자금이 있기 때문에 7년 이상 운영에 문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단 연매출 30억원 요건은 신경써야 할 시점이다. 압타바이오는 최근 7년간 매출 30억원을 넘긴 적이 없다. 압타바이오의 매출은 2017년 3억원→2018년 15억원→2019년 10억원→2020년 3억원→2021년 2억원→2022년 4억원→2023년 3억원으로 상당히 저조하다.이 때문에 압타바이오도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기존에 압타바이오의 사업 전략은 플랫폼 기술을 통한 공동연구 또는 기술이전을 통한 매출 발생에 중점을 뒀지만 지난해 11월 신사업본부를 신설,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압타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과 펫케어 사업을 새로 추진하면서 연매출 30억원을 넘길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2개월이 안 되는 기간에 해당 사업으로 3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시장의 의구심, 글로벌 기술수출로 해소할 때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술이전을 통한 성과가 본격화돼야 기업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압타바이오의 시가총액은 1383억원에 불과하다.이처럼 시총이 낮은 이유는 아직 실질적인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가 없다는 시장의 평가 때문으로 추정된다. 압타바이오는 2016년 미국 호프바이오사이언스(Hope Bioscience)에 췌장암 치료제 ‘Apta-12’를 기술이전한 적이 있지만 2022년 1월 권리반환됐다. 기술이전 계약 규모도 비공개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현재로서는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이 없는 셈이다.압타바이오가 “글로벌 기술력을 인정받아 조기에 3건의 기술이전 성과를 이뤘다”고 하지만 호프바이오사언스를 제외한 나머지 2건은 국내 제약사 삼진제약(005500)과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이다. 그 마저도 삼진제약에 신약후보물질들을 기술이전한 시기가 2016년, 2018년으로 5년 이상 됐는데도 아직 임상 1상 단계라 협업이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2016년 삼진제약에 기술이전된 혈액암 치료제 ‘Apta-16’(SJP1604) 임상 1상은 지난해 2월 종료됐어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다. 2018년 삼진제약에 넘긴 황반변성 치료제 ‘APX-1004F’(SJP1803/1804)도 2021년 11월 임상 1상에 진입, 2022년 11월에는 임상을 마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 임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우려와 달리 양사 협업이 아예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APX-115’ 美 임상 2상 결과가 중요한 이유그럼에도 압타바이오는 올해 중요한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기술이전 성과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압타바이오는 연내 핵심 파이프라인 ‘APX-115’(아이수지낙시브)의 조영제 유발 급성신장손상(CI-AKI)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임상 2상은 올해 상반기 종료를 목표로 했지만 의사 파업으로 인해 다소 지연되는 분위기다.회사에 따르면 APX-115의 CI-AKI 임상 2상을 통해 약효를 입증하면 다른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APX-115는 압타바이오의 NADPH 산화효소(NADPH oxidase, 이하 NOX) 고효능 스크리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신약후보물질로, 인체내 활성화 산소 조절이 실패할 경우 발생하는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임상이 성공하면 올해 진입할 APX-115의 당뇨병성신증 치료제 임상 2b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최근 압타바이오는 신규 파이프라인 ‘AB-19’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AB-19는 황반변성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로 개발할 계획이며, 모두 올해 하반기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B-19는 주사제가 아닌 점안제 형태로 개발되는 만큼, 글로벌 황반변성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연구를 시작한 AB-19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압타바이오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압타바이오)아울러 압타바이오는 이미 다양한 기업들과 활발하게 파트너링 논의를 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가 곧 도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압타바이오 측은 “이미 라이선스아웃 대상 기술과 파이프라인에 대해 30여 개 기업과 비밀유지계약(CDA)를 체결하고 여러 차례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했다”며 “NOX 저해제 관련 파이프라인 대부분은 2021년 임상 2a상이 완료됨에 따라 2022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CDA 체결이 실제 기술이전 계약 성사로 이어지기까지는 물질이전(MTA) 계약, 텀싯 작성, 실사 등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CDA 체결은 기술이전 협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기술이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글로벌 평균 통계상 1.9% 정도다.
- JVM, 수출이 내수 앞지른다…매출 2000억원 전략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미사이언스(008930) 자회사 제이브이엠(054950)이 기존 내수 중심 사업에서 신시장 공략으로 수출 비중을 점차 늘려 간다는 계획이다. 제이브이엠(JVM)은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각 시장별 맞춤 전략을 펼치면서 매출 2000억원 달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이브이엠은 수출국을 유럽과 중국까지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본격적인 진출에 시동을 걸며 신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제이브이엠의 수출은 주로 북미에 한정돼 있었던 만큼 판매 영역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전망이다.제이브이엠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로 봤을 때 내수가 수출보다 조금 더 높았는데, 4분기에는 내수와 수출 비중이 5:5로 같아졌다”며 “앞으로 내수 성장세보다 해외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해외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 3년 제이브이엠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2021년 전체 매출 1158억원 중 내수가 641억원, 수출이 517억원으로 수출 비중은 44.64%였다. 이후 2022년 수출액 652억원으로 수출 비중 45.91%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수출액 745억원으로 수출 비중이 47.42%까지 높아졌다.지난해 4분기에는 내수와 수출 모두 21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이르면 올해부터 수출 매출이 내수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수출 비중이 51.2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제이브이엠의 내년 추정 매출은 1950억원 가량인데, 수출 확대 속도에 따라 2000억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JVM 내수 및 수출현황과 전망.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조제 장비 수요 증가와 소모품으로 안정적 매출제이브이엠은 현재 북미로 편중된 매출을 중국과 유럽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매출 비중을 고르게 맞추고 신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제이브이엠 관계자는 “중국은 의약분업이 시범사업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의약품 조제 장비 수요가 급증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제이브이엠이 새롭게 진출하고자 하는 중국과 유럽은 요양원 등의 단체처방에 의해 대량으로 공급하는 공장형 약국이 보편적이다. 초대형 규모의 파우치 조제 장비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공학이 결합된 ‘MENITH’ 등 차세대 제품이 주력 상품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MENITH는 조제에 필요한 약품 교체 및 배치를 자동화하고 약품 포장 후 검수까지 완료된 파우치를 배출해 생산성, 효율성, 편의성을 증대시킨 로봇형 약품 조제 시스템이다. MENITH는 는 가격대가 기존 대형 ATDPS(Automatic Tablet Dispensing & Packaging System) 대비 3~4배 높아 수출 매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지난해 첫 출시된 MENITH는 이미 북유럽 공장형 약국으로 시제품 4대가 납품된 바 있으며, 올해는 해외 매출의 10%가 MENITH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JVM의 로봇형 약품 조제 시스템 ‘MENITH’. (사진=JVM)약의 조제 형태는 크게 파우치형(약봉지), 바이알형(약통), 블리스터카드형(태블릿)이 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파우치형이 쓰이지만 유럽은 바이알형의 비중이 높은데, 최근 각국에서 약물의 품질과 무결성을 지키는 규제를 도입, 파우치형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도 제이브이엠 성장에 가속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제이브이엠은 단순 시스템 판매를 통한 매출 뿐 아니라 이후에는 잉크, 파우치 롤, 캐니스터 등 각종 소모품 공급을 통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스템 보급률이 높아지는 만큼 이후엔 소모품 판매가 이뤄지면서 안정적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제이브이엠 관계자는 “시스템에 들어가는 소모품은 제이브이엠 자동 조제기와 결합 가능한 제품이 사용되고 있어 타 업체 제품으로 대체가 불가능하다”라며 “따라서 시스템을 구매한 뒤에는 소모품의 판매로 무조건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약 배달 서비스가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JVM 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고려대 참여 ‘소형언어모델' AI, 美 의사면허시험 74점 통과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고려대 연구팀이 참여해 개발된 소형언어모델(sLLM·small LLM)이 70억개 매개변수 이하 소형언어모델로는 세계 최초로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을 통과하는데 성공했다. 이 모델의 이름은 Meerkat-7B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강재우 교수 연구팀, 아이젠사이언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대학(I,C,L)이 공동으로 개발했다.어떤 기술인데?Meerkat-7B는 복잡한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다단계 추론 능력을 갖춘 의생명 분야에 특화된 sLLM 모델이다. 60점이 평균 합격선인 미국 의사 면허 시험에서 기존 최고 sLLM인 MediTron-7B는 52점으로 통과에 실패했으나, Meerkat-7B는 74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통과해 그 성능을 입증했다. 또한 7개의 의료 벤치마크 성능평가에서 GPT-3.5(175B) 모델보다 평균 13% 높은 성능을 보임으로써, 의료 분야에서의 오픈 소스 모델 개발이 중요한 진전을 이뤄졌음을 보여줬다.Meerkat-7B와 기존 오픈소스 언어모델과의 성능비교. 70억개 이하 매개변수. 오픈소스 소형 언어모델로는 최초로 미 의사면허시험(USMLE)의 합격선(60점)을 넘는 74점을 달성했다. 사진=고려대어떤 의의가 있는데?오픈AI, 구글 등 빅테크 회사들이 주도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외부 클라우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병원이나 기업 등에서 사용하기에는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이 있다. 이에 기관 내부에 설치해 보안성을 높일 수 있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이 가능한 sLLM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sLLM은 모델의 매개변수(parameter)를 줄여 비용을 줄이고 미세조정(fine-tuning)으로 정확도를 높인 모델을 의미한다. 매개변수의 경우 오픈AI의 GPT-3.5(ChatGPT)는 1750억개, 그리고 구글의 ‘PaLM’은 5400억개에 달하지만, Meerkat-7B는 70억개에 불과하다. PC 한 대에 설치 가능..온디바이스AI이는 PC 한 대에서도 설치 및 활용할 수 있는 크기의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Meerkat-7B와 같은 의생명 특화 언어모델은 병원 내에서는 임상 의사 결정 지원, 비표준화된 의료 차트의 정리와 같은 의료·원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제약 회사에서는 특허 분석, 임상 설계, 문서 작성 등의 노동 집약적이고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를 지원해 각 분야 전문가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강재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 사진=고려대신약 개발에 활용 가능강재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의생명 분야에서는 매일 3000편 이상의 연구 논문이 발표되는데, 이렇게 방대한 정보 속에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새로운 질병 표적 단백질을 식별하고 검증하는 작업은 매우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라면서 “Meerkat-7B를 통해 새로운 약물 타겟을 발굴하는 과정의 효율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 특화 LLM을 활용한 신규 사업모델 또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강재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회사인 아이젠사이언스를 창업하여 암 및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등 14개의 자체 약물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제약 및 의료 산업 전반에서 AI를 통한 업무 혁신의 길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CJ바이오사이언스, 美 암학회서 ‘CJRB-101’ 전임상 결과 포스터 발표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4’에서 CJRB-101에 대한 전임상 시험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 형태로 알린다고 8일 밝혔다.지난해 열린 AACR 2023에서 CJ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CJRB-101’ 관련 연구결과를 포스터 발표하고 있다. (사진=CJ바이오사이언스)CJRB-101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면역항암 타깃 마이크로바이옴 신약후보물질로 비소세포폐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다. 작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1·2상 승인을 받았고 폐암, 두경부암, 흑색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CJ바이오사이언스는 CJRB-101과 면역관문 억제제인 ‘키트루다’와의 병용 투여에 따른 항암 효과와 작용기전(MoA) 등 후속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장과 종양미세환경의 상호작용과 관련된 항암면역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으로, CJRB-101의 작용기전을 더욱 상세히 규명해냈다.CJ바이오사이언스는 CJRB-101이 NK세포의 활성을 촉진하는 한편, 암 전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혈관신생(angiogenesis) 관련 인자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혈관신생 관련 인자는 발현이 증가할수록 암 전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CJRB-101을 투약 시 초기단계에서 선천성 면역 반응이 활성화되고, 투약 후기단계에서는 종양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후천성 면역 반응이 작용하는 결과도 확인했다.CJ바이오사이언스는 장에서 종양미세환경까지 이어지는 대식세포 신호전달 메커니즘도 규명해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CJRB-101의 세포막 성분이 대식세포에 존재하는 TLR4(Toll- like receptor 4, 톨유사수용체)을 자극해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투여 후 3일차에는 장내 대식세포 활성이 증가하고, 10일차에는 종양미세환경과 비장세포에서 암세포 제거에 관여하는 NK세포, 과립구, ‘세포독성 T 림프구(CD8+ T세포)’의 개체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활성이 유도되는 것을 확인했다.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작용기전 규명이 어려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작용기전을 추가로 확인하며 신약개발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며 “항암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CJ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연구를 진행중인 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 폐암센터도 AACR에서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관련 코호트 연구 중간 결과를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항암제를 투여 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상태와 면역항암제 반응률 사이의 상관관계에 관한 것이다.
- 운신의 폭 좁은 한미그룹, PEF 손잡으면 경영권 위험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회장 측에 승리했지만, 오너 일가의 상속세 문제 해결 방안은 여전히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형제 측이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경우 상속세 문제는 해결될 수 있지만, 사모펀드가 형제 측 지분은 물론, 송 회장 측 지분을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 대가로 형제의 경영권을 보존해주는 방식으로 결국 한미그룹의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손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KKR을 재무적투자자(FI)로 끌어들이는 협상을 진행 중인데, 기본적으로 KKR이 한미사이언스(008930) 지분을 확보한 후 임종윤 형제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형태다. KKR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물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과도 지분 매수를 위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상속세 문제는 해결...지분 매각은 불가피한미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을 잡게 되면 상속세 문제는 해결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업자인 임성기 회장 타계 후 2020년 말 한미그룹 오너 일가는 약 5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부과받았다. 송영숙 회장이 약 2200억원, 임주현, 임종윤, 임종훈 삼남매가 각각 1000억원 규모로 상속세를 내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오너 일가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각자 지분을 담보로 대출 등을 받아서 분납 제도를 활용해왔다. 작년까지 절반 정도를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남은 금액이 여전히 2000억원이 넘는 수준이고, 당초 3월 4회차 납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송 회장 측에서 4월로 미뤄둔 상태라 당장 상속세 납부를 위해 수백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대 책임이 필요한 상속세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종윤 형제 측이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을 잡을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신동국 회장 측이 먼저 글로벌 사모펀드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사모펀드 측에서는 신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단숨에 임종윤 형제 측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경영권을 보장하고 임종윤 형제 측의 지분 일부와 소액주주(16.77%) 지분 공개매수 등을 통해 다수 지분을 확보한다면, 한미그룹은 사모펀드가 핸들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업계는 물론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이런 시나리오가 상당히 실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다만 지분 매각에 대해 임종윤 형제 측은 공식적으로 “지분 매각은 없다”라고 언급한 상태고, KKR과의 접촉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복수의 관계자들은 지분 매각은 없을 거라던 임종윤 형제 측의 주장은 지켜내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특히 오너 일가의 지분 대부분이 담보 대출로 묶인 상황에서 지분 매각이 불가피 할 경우 매각 규모는 더욱 커져 사모펀드가 손쉽게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그림도 나올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럴 경우 사모펀드 측이 임종윤 형제 측의 경영권을 보장한다고 해도 매출 및 주가 등의 옵션을 걸 가능성도 높아 형제가 경영권을 지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업계 관계자는 “한미그룹의 M&A 건은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KKR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은 오너가 일부 지분의 엑싯을 전제로 해야 가능한 얘기”라며 “그게 아니라면 단순 경영권을 갖기 위해 우호세력을 데려오진 않을 것 같다. 담보 대출도 어려운 상황에서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든 지분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어머니는 알고 있었다...최상 시나리오는 SI 유치임종윤 형제 측은 50조 티어라는 글로벌 한미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주주들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사모펀드와 손을 잡는 순간 그 약속이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재무적 투자자로 나서는 사모펀드는 차익 실현이 목적이기에 한미그룹이 추구하는 글로벌 도약을 위한 투자와 성장에는 크게 기여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송 회장이 주총 전 마지막 소회를 밝히면서 임종윤 형제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송 회장은 이미 형제 측이 해외 펀드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은 그룹의 승계 또는 자기 사업 발전을 위한 프리미엄을 얹은 지분 매각에 관심을 더 기울였다”며 “장남과 차남은 OCI와의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해외 자본 속성상 그들은 한미 철학보다는 자신들의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가족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부 사업부 매각과 신약개발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미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송 회장이 마지막 소회를 통해 예견했던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물론 공식적으로 임종윤 형제 측은 사모펀드와의 접촉과 지분 매각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미그룹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글로벌 제약사를 전략적 투자자(SI)로 끌고오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업계 관계자는 “가정이긴 하지만 한미그룹에 가장 좋은 그림은 SI가 메인이 되고, FI가 자금줄 역할을 맡아서 경영권은 넘기지 않고 신주 발행을 통해 일부 지분만을 확보하게 끔 하는 것이다. 특히 SI가 글로벌 제약사가 되면 가장 좋다. 자금 집행도 분할해서 한다면 경영권 문제 없이 한미그룹이 그리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까지 고민하고 노력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 상속세를 해결되지만, 임종윤 형제 측이 그동안 강조했던 지분 매각, 한미그룹을 절대 넘기지 않겠다는 등의 얘기가 다 거짓말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임종윤 측은 구체적인 부분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상속세 납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본인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코리그룹을 활용할 수도 있다. 매출이 5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힌 만큼 이를 통해 담보대출, 상장을 통한 재원 마련 등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