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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 골목서 만난 어메 손맛, 참말로 게미지다
  • [미식로드] 100년 골목서 만난 어메 손맛, 참말로 게미지다
  • 전주 남부시장 골목 한켠에 전주 콩나물국밥의 원조로 불리는 현대옥이 자리하고 있다.[전주(전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참말로 게미지네”‘게미(개미)지다’는 전라도 방언이다. 겉 맛이 아니라 속 맛 또는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 당기고 그리워지는 맛을 남도에선 이렇게 표현한다. 오래 묵은 장이나 묵은지, 고향집 어머니가 손수 담근 된장으로 끓여 낸 토장국 등에서 나는 웅숭깊은 그런 맛이다. 이 게미진 맛을 찾아 전북 전주로 운전대를 향한다. 남도에서도 첫손에 드는 맛의 고장이 바로 전주이기 때문이다.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그리고 넉넉한 인심의 막걸릿집에 최근에 새롭게 뜬 ‘가맥집’ 등등. 음식에 관해서라면 내세울 게 너무도 많은 동네가 바로 전주다. ◇관리·아전·기생·소리도 전주 음식만 못하더라전주에는 ‘사불여’(四不如)라는 말이 있다. ‘관불여리(官不如史), 이불여기(史不如妓), 이불여음(妓不如音), 음불여식(音不如食)’를 줄인 말이다. 풀이하자면, ‘관리는 아전만 못하고, 아전은 기생만 못하고, 기생은 소리만 못하고, 소리는 음식만 못하다’는 뜻이다. 전주 사람들의 음식 자부심이 얼마다 대단한지를 사불여라는 이 단어만 봐도 단번에 알아챌 정도다. 전주는 ‘식재전주’(食在全州)라고 불릴 정도로 음식이 발달했는데, 여기에는 지리적 영향이 크다. 드넓은 호남평야와 풍부한 해산물을 품은 서해와 갯벌, 그리고 동부의 산악지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다. 격조있고, 풍성한 반상 차림을 특징으로 하는 남도 한정식의 식문화가 생겨난 배경이다.전주 중심 한옥마을에서 특별한 맛을 찾고 싶다면 전주읍성의 남문인 풍남문을 지나 남부시장으로 가야한다.음식도, 여행도 전주의 중심은 역시 한옥마을이다. 행정구역상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이다. 인근 구도심과 함께 전주 역사문화벨트에 속한다. 경기전을 끼고 전주향교, 한벽당, 전동성당을 품은 이 평평하고 너른 마을을 오목대와 이목대가 둘러쌌다. 그 간극을 100여년 가까운 한옥 고택들이 채우고 있다. 실핏줄 같은 골목이 이들을 연결해 비로소 마을 자체가 숨을 쉰다는 느낌을 준다.한옥마을과 이목대와 오목대한옥마을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그 출발은 1930년대부터. 조선인들이 일본인 상인들의 세력 확장에 반발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역사는 짧아도 있을 건 다 있다. 마을 곳곳에서 ‘한국’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옥의 유려한 처마 곡선 아래 한복을 입거나, 개화기 의상을 입은 연인들이 거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타임머신을 타고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옥생활체험관 등 전주의 전통을 배울 수 있는 시설도 가득하다. 여기에 든든한 식사인 전주비빔밥, 베테랑 칼국수와 길거리 음식인 다우랑 만두, 전주 초코파이부터 먹거리까지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이 바로 한옥마을이다.눈내리는 전주 남부시장◇전주 콩나물국밥, 그 원조를 찾아가다특별한 맛을 찾고 싶다면 전주읍성의 남문인 풍남문(보물)을 지나 남부시장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전주 토박이들의 진짜 서민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 유명한 피순대는 물론이고 콩나물해장국이며 전주비빔밥, 그리고 한입 먹으면 건강해지는 따뜻한 쌍화차까지 맛볼 수 있는 식당과 작은 카페들이 거리를 이루고 있다.현대옥 콩나물국밥1비빔밥 못지않게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콩나물국밥이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두 종류가 있다. 끓이는 식(직화식)과 부어내는 식(토렴식, 전주남부시장식)이다. 전주에서의 콩나물국밥은 대부분 전주 남부시장식이다. 전주 이외 지역에서의 콩나물국밥은 대개 끓이는 식이다.그윽하고 담백한 맛의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은 지금도 남부시장 어디를 가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많고 많은 식당 중에서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의 원조는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현대옥’이다. 맛깔스러운 손맛으로 전주에서도 소문난 맛집이다.현대옥 외관현대옥 메뉴는 오로지 국밥 한 가지다. 식당 벽면에는 콩나물국밥 맛있게 먹는 법과 전주식 콩나물국밥이 좋은 이유를 곳곳에 붙여 놨다. 토렴식이라 국밥 온도가 적당해 김을 얹어 먹으면 맛이 2~3배 좋아진다거나, 수란 먹는 법과 잘게 썬 오징어 사리가 있어 좋다는 것 등이다. 국물을 서너 숟가락 수란에 떠 넣고 김을 잘게 부숴서 섞어 먹고 나면 그 이유가 단번에 이해된다. 먹기 좋게 따뜻한 토렴식 국밥의 매력은 식감이다. 적당한 국 온도에 콩나물의 아삭거리는 식감이 더 살아있다. 여기에 오징어 사리가 올려져 있어 질감까지 좋다. 김치, 깍두기는 국밥과 잘 어울리도록 적당하게 숙성되어 있어 감칠맛까지 더한다.◇전주 토박이만 가는 오래된 노포의 정겨움남부시장 안의 동래분식은 30년 넘게 팥죽과 수제비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깊게 파인 대접에 새알심이 듬뿍 들어간 팥죽은 한 그릇에 단돈 7000원이다. 팥칼국수는 그보다 싼 6000원이다. 싼 만큼 양이 적지도 않다. 두 사람이 먹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푸짐하다. 대신 곁들이는 반찬은 단촐하다. 더 정확한 이유는 별 반찬이 필요가 없다. 팥의 달콤함을 고스란히 느끼려면 반찬은 거추장스러운 장식일 뿐이다. 취향에 따라 소금과 설탕을 넣어 먹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남도에서는 설탕으로 간을 하지만, 소금으로 간을 해도 단맛이 확 올라와 구미를 당긴다. 물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팥의 은근한 단맛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동래분식 주방에서 밭죽을 끓이고 있는 모습남부시장 뒷골목의 ‘세은이네’는 맞춤형 메뉴로 승부를 보는 특이한 식당이다. 메뉴판의 물국수(6000원), 닭곰탕(9000원)은 점심에만 판매하고 저녁에는 예약 손님만 받는다. 메뉴도 모임 성격에 맞게 맞춤으로 내는데, 주꾸미 샤부샤부가 일품이다. 주꾸미와 함께 배추, 청경채, 냉이, 숙주나물이 푸짐하게 제공된다. 데치고 끓이다 보면 채소 육수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효자문식당_불갈비전주객사 ‘풍패지관’으로 이어지는 객사길 주변에도 오래된 음식점이 많다. ‘효자문’은 1978년 문을 연 갈비탕 전문 식당이다. 35년 넘게 한결같이 100% 국내산 한우만을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구이용처럼 칼집을 낸 고기가 들어간 맑은 국물의 갈비탕과 함께 진한 불고기 양념에 바싹 구워내는 ‘불갈비’가 주메뉴다. 불갈비를 주문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반갈비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보통 갈비탕은 맑고 뽀얀 국물인 반면 이곳의 갈비탕은 국물이 진한 갈색이면서도 걸쭉하다. 얇게 썬 편육이 들어 있는 일반 갈비탕과는 달리 통갈비뼈가 그대로 들어가 있다. 이 집만의 비결인 특제양념으로 2~3일 정도 숙성시킨 통갈비를 넣고 끓여내기에 고기 또한 심심하지 않고 양념이 잘 배어 있다는 점이다.태봉집 복탕인근 ‘태봉집’도 1976년 개업한 복어 전문 식당이다. 주메뉴인 복탕에 미나리와 콩나물이 한 바가지 제공된다. 펄펄 끓는 맑은 탕에 살짝 데쳐 먹은 후 진하게 우러난 육수와 함께 복어를 건져 먹는다. 건더기는 식당에서 만든 특제 양념 소스에 찍어 먹어야 한다. 양념 소스는 다진 마늘과 초장을 섞은 것인데 알싸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100년 가까운 고택 캎인 행원에서는 전통차는 물론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다◇낮에는 카페에서, 밤에는 가맥집으로 풍남문 앞 골목에는 100년 가까운 고택 카페인 ‘행원’(杏園)이 있다. 전통차와 음료뿐 아니라 판소리와 국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은행나무 정원이란 뜻’을 가진 행원은 일제강점기 일본식 건축법이 녹아든 한옥. 따로 마당 없이 ‘디귿’ 자 건물을 짓고 중정(건물 가운데 있는 정원)과 못을 두었다. 이곳은 전주 예술인의 성지였다. 1928년 조선요리를 팔던 식도원으로 출발했다. 해방 후 남원 권번 출신 화가인 허산옥이 인수해 ’행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1961~1978년)했다. 자연스럽게 당대의 국악인과 예술인에게 춤과 노래를 전수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로 자리매김했다.행원 쌍화차 지금도 ‘소리가 있는’ 한옥 카페로 맥을 잇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엔 매주 토요일 차를 마시며 국악공연을 즐길 수 있었는데, 현재는 소규모 예약제로 운영한다.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대금과 가야금 소리가 작은 방과 소담스러운 정원까지 가득 채운다. 대추차나 쌍화차보다 깊고 그윽한 국악의 향기가 울려 퍼진다.은혜다방 쌍화차남부 시장 현대옥 바로 옆의 ‘은혜쌍화탕’은 이름처럼 은혜로운 카페다. 커피와 식혜, 매실차는 1잔에 1000원, 가장 비싼 한방쌍화차는 2000원이다. 20가지 약재를 우려낸 한방차에 예닐곱 가지 견과류를 고명으로 얹었다. 저렴한 찻값이 미안해질 정도다. 20년 가까이 시장 상인을 상대로 영업해온 비결이다.가정집을 개조한 분위기 좋은 카페도 여럿 있다. 오래된 한옥 기왓집을 트렌디하게 개조한 효자문식당 바로 옆의 ‘경우’와 개량 양옥을 MZ놀이터로 바꾼 태봉집 옆 ‘한채’는 차와 커피를 즐기면서도 풍경까지 즐길 수 있다. 좁은 골목 안에 마당을 품은 아늑한 공간으로 소문나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가맥집인 초원편의점의 북어포전주의 밤을 책임지는 가맥집들도 군데군데 있다. 가맥이란 가게에서 파는 맥주를 말한다. 옛날 주점 영업시간을 새벽 2시로 제한하던 때, 슈퍼마켓 간이의자에 앉아 차수를 늘이며 병맥주를 마시던 관습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전주의 거의 모든 슈퍼마켓 간판에는 가맥 또는 휴게실이란 글자가 따라붙는다. 가게 안팎에 탁자·의자를 마련해 두고 맥주와 갑오징어구이·황태구이·계란말이·북엇국 등 안주를 독특한 양념장과 함께 낸다. 갑오징어구이로 잘 알려진 ‘전일수퍼’, 명탯국으로 소문난 ‘임실슈퍼’, 튀김닭발을 잘하는 ‘영동슈퍼’ 등 이름난 가맥집들이 즐비하다. 왁자지껄하고 정겨운 분위기다.
2023.01.06 I 강경록 기자
 빨갛고, 파랗고, 노란 파프리카의 무한 변신
  • [미식로드] 빨갛고, 파랗고, 노란 파프리카의 무한 변신
  • 경남 합천 가야산 별빛농장의 쿠킹클래스인 ‘키토파샐 만들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어머니의 품 같은 가야산이 두 팔 벌려 감싸고 있고, 그 아래 파프리카 수백 그루가 격식을 갖춘 듯 늘어서 있다. 눈부신 7월의 햇살은 빨갛고, 노랗고, 파란 파프리카에 반사되면서 마치 동화 속 풍경에 빠져 있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한다. 잎사귀를 조심스레 흔드는 산들바람과 달보드레한 흙냄새, 그리고 망중한을 즐기는 고양이들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더한다.경남 합천군 야로면에 자리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별빛농장의 풍경이다. 울창한 숲이 우거진 가야산 자락 해발 400m 고지에 만든 별빛농장으로 들어서자 스마트팜으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거대한 유리온실이 펼쳐졌다. 5만 평 규모의 대단지에서 토마토, 바질, 새싹 인삼 등 다양한 먹거리를 재배하는 별빛농장은 팜핑과 캠핑을 즐기는 복합 문화 농장이다. 이곳에는 등산, 황토 둘레길 걷기, 요가, 숲속 명상 등을 접목한 1박2일 ‘자연미행’ 프로그램이 마련돼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소진된 기운을 자연의 에너지로 다시 채우기 좋은 곳이다. 최근에는 팜크닉(농장소풍) 장소로 이름나면서 인근 도시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대폭 늘어났다.가야산 별빛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파프리카를 직원들이 분류 중이다.사실 별빛농장은 이름처럼 농장이 주요 수입원. 파프리카, 새싹 삼 등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했다. 최근에는 내수 시장이 커지면서 더 이상 수출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는 등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별빛농장을 찾는 관광객들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별빛농장에서는 각종 농산물 및 시설 채소, 특용 작물 재배 및 수확 체험 등을 운영 중이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쿠킹 클래스다. 파프리카 피자 만들기, 청란버거 만들기, 키토파샐 만들기 체험 등이 있다. 특히 키토파샐 만들기는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 파프리카 속을 비우고 그 안에 속을 만들어 말아 넣는 요리다. 김, 치즈, 루콜라에 아삭아삭한 파프리카가 더해져 맛도 식감도 뛰어나다.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체험 시간은 대략 40~60분 정도다.가야산 별빛농장의 이현주 대표
2022.07.29 I 강경록 기자
내리쬐는 햇살따라, '백제의 미소'를 좇다
  • [여행]내리쬐는 햇살따라, '백제의 미소'를 좇다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서산(충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남 서산의 가야산. 백제 시대의 다양한 문화유적을 간직한 산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상왕산으로 불리다가, 통일신라 시대에 산 아래 가야사를 세우면서 가야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인 가야봉을 비롯해 석문봉, 옥양봉, 수정봉 등 많은 봉우리가 능선을 이룬다. 그 능선 사이로 흐르는 계곡이 용현계곡이다. 약 5km에 이르는 이 계곡은 수량이 풍부하고, 주변 숲이 울창해 사시사철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이 하천가의 우뚝 솟은 우람한 바위 벼랑에 백제인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소위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 마애여래삼존불(마애삼존불)이다. 충남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을 만나기 위해서는 용현계곡을 건너 산길로 조금만 오르면 된다.◇백제의 미소 ‘서산 마애삼존불’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삼존불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승용차를 타고 간다면 용현계곡 입구를 찾아가면 된다. 버스로 간다면 ‘마애삼존여래상’ 정류장에서 내려야 한다. 계곡 입구에서 계단 따라 약 300m쯤 오르면 관리소와 입구가 나오고, 그 위로 조금 더 올라가면 거대한 암벽에 선명하게 새겨진 삼존상과 마주할 수 있다.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절집을 잃어버린 채 부처님은 한데로 나와 앉았을까. 그 이유를 알려면 약 1500년 전으로 시계를 돌릴 필요가 있다. 6세기 말, 백제는 한강을 두고 경쟁하던 고구려에 밀려 웅진(공주), 사비(부여)로 천도를 했다. 한강을 빼앗긴 백제는 중국으로 건너가려면 새로운 교역로를 개척해야 했다. 그 중심지가 당진과 태안이었다. 공주와 부여에서 당진과 태안으로 가려면 서산과 예산을 거쳐야 했고, 가야산은 바로 이 지점에 있었다. 당시 백제는 이 교역로 곳곳에 불상을 모셨는데, 태안의 마애삼존불과 예산의 화전리 사면석불 등은 당시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 길목마다 삼존불을 새겨 놓은 것은 교역을 위해 오가는 백제인들의 안녕과 평화를 빌기 위함이었다. 삼존불이 온화하고 넉넉한 미소를 지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삼존불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58년에 문화재 현장 조사를 하던 중 지나가던 한 나무꾼이 인바위라는 곳에 옛날 힘이 센 장사가 부처님을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가보니 깊은 산중에 마애여래삼존상이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한 마애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1962년에는 국보 제84호로 지정됐다.서산 마애삼존불에서는 미적인 우수성 외에 당시의 과학 수준도 엿볼 수 있다. 햇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불상의 표정이 변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삼존불은 동동남 30도에 있는데, 이는 햇볕을 가장 많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경부의 석굴암 본존불도 같은 방향이라고 하니 우연은 아닌 듯하다.삼존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보원사지도 함께 다녀올 만하다. 10세기경에 세웠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 폐사지에서는 석조와 당간지주, 오층석탑 등 보물급 유물이 다수 나왔다. 또 1968년에는 백제 시대와 통일신라 시대 금동여래입상도 함께 발견했다.조선 3대 읍성 중 하나인 해미읍성의 성곽◇ 조선 3대 읍성 중 하나인 ‘해미읍성’해미읍성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읍성’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읍성 중 원형을 가장 잘 보존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해미(海美)는 바다가 아름답다는 의미. 조선시대부터 사용했다. 조선 태종 때 왜구를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해 세종 3년(1421)에 완성했다. 높이 5m, 둘레 1.8km로 남북으로 긴 타원형이다. 조선 초기 충청병마절도사가 근무한 영(사령부)이 자리한 곳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1579년(선조12) 훈련원 교관으로 부임해 전라도로 전임 할 때까지 10개월간 근무했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IC에서 나와 5분이면 해미읍성에 닿는다. 읍성으로 들어서기 전에 성곽부터 살펴보는 게 순서다. 성곽에는 청주, 공주 등 희미하게 고을명이 있다. 축성 당시 고을별로 정해진 구간을 맡아 성벽이 무너질 경우 그 구간의 고을이 책임지도록 한 일종의 공사실명제다. 읍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있다. 남쪽의 정문 격인 진남루에서 동헌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둥근 담장을 두른 옥사(감옥)가 있다. 이 옥사에 가슴 아픈 사연이 깃들었다. 서산과 당진, 보령, 홍성, 예산 등 서해 내륙 지방을 내포(內浦) 지방이라 일컫는데, 조선 후기 서해 물길을 따라 들어온 한국 천주교가 이곳을 중심으로 싹틔웠다. 조선 후기에는 주민 80%가 천주교 신자였을 정도다. 해미읍성 진남문읍성 내 옥사는 당시 충청도 각지에서 잡힌 천주교 신자로 가득했다. 옥사 앞에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는데, 이 나뭇가지 끝에 철사를 매달고 신자들의 머리채를 묶어 고문·처형했다고 전한다. 지금도 이 나무에는 사람을 매단 철사 자국이 있다. 순교의 역사를 뒤로하고 바라보는 읍성은 평화롭기만 하다. 읍성 안에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지는데, 벤치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주민과 관광객의 모습이 유적지가 아니라 공원에 들어선 느낌이다.해미순교성지도 읍성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이 일대는 ‘여숫골’로 불린다.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신자들이 ‘예수 마리아’를 끊임없이 외쳤는데, 이것이 ‘여수머리’를 거쳐 ‘여숫골’이 됐다는 것이다. 신자들을 묶어 물웅덩이에 빠뜨려 수장한 ‘진둠벙’, 생매장당한 무명의 순교자들을 기리는 높이 16m의 ‘해미순교탑’, 무명 순교자의 묘, 천주교도들의 사지를 붙잡고 내리쳐 처형하던 ‘자리개돌’이 전시돼 처절했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해미순교성지 원형 성당◇여행메모▲가는길= 수도권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안쪽이면 가닿는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산나들목으로 나와 운산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운산면사무소를 지나 용현휴양림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이어 숙용벌삼거리에서 서산마애삼존불 방면으로 좌회전해 따라가면 된다. ▲여행팁= 서산마애삼존불은 햇벝이 비껴드는 때가 계절마다 다르다. 6월에는 오전 9시에서 11시 무렵까지 해가 뜬다. 오전 10시 30분 정도에 삼존불에 햇볕이 가장 잘 비친다.▲먹을거리= 서산을 대표하는 식재료 중 하나는 ‘굴’이다. 특히 굴밥이 별미다. 간월도 부근에 맛동산, 큰마을영양굴밥 등 알려진 맛집들이 있다. 박속낙지탕도 유명한 음식이다. 왕산포구의 왕산포횟집이 잘 알려져 있다. 해미읍성 부근의 ‘영성각’은 짬뽕이 맛있다.해미순교성지 연못에 있는 기도하는 성자의 모습
2020.06.19 I 강경록 기자
 싱그러운 봄향기 가득한 풍경을 걷다
  • [여행팁] 싱그러운 봄향기 가득한 풍경을 걷다
  • 대부해솔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매월 각 지역 별 여행하기 좋은 걷기여행길을 선정한다. 계절의 여왕인 5월은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등을 맞아 외부활동을 하기 알맞은 달이다. 5월 추천하는 걷기여행길은 싱그러운 봄 날씨와 어울리는 길로 총 7곳을 선정했다. 푸르른 녹음이 점점 울창해져가는 찰나의 순간을 즐기며 걸어보자.대부해솔길◇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을 감상하다 ‘안산 대부해솔길’경기도 안산 대부해솔길은 전체 7개 코스다. 예부터 있던 오솔길과 해안가 길을 따라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을 감상하며 대부도를 한 바퀴 돌도록 조성했다. 대부도관광안내소를 출발해 24시 횟집에 이르는 1코스는 대부해솔길의 백미. 넓게 펼쳐진 서해 갯벌을 곳곳에서 만나게 되고, 바다와 어우러진 빽빽한 해송숲도 볼거리다. 북망산과 구봉도, 낙조전망대의 조망이 빼어나고, 구봉약수터를 비롯한 작은 해안이 주는 정취도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 북망산과 구봉산, 돈지섬 세 곳의 산을 넘나들지만 높이가 낮고, 오르내리기도 수월하다. 전체 11.3km에 4시간이면 넉넉하다. 대부도관광안내소(방아머리공원) ~ 북망산 ~ 구봉약수터 ~ 개미허리~낙조전망대 ~ 구봉선돌 ~ 종현어촌체험마을 ~ 돈지섬안길. 총 11.3km. 4시간 정도 걸린다. 안동선비순례길 군자마을◇안동호 수변을 따라 걷다 ‘안동 선비순례길 선성현길’낙동강 상류지역인 경북 안동시 와룡면의 협곡을 막아 생긴 안동호는 낙동강 수계의 최대 인공저수지다. 안동시에서는 안동호 수변을 따라 9개 코스 91km의 걷기여행길을 조성했는데 길 이름은 안동선비순례길이다. 이 길에서는 길 이름에 걸맞게 서당, 서원, 향교, 고택 등을 만나게 되며, 퇴계 이황 선생을 비롯한 선비들의 흔적도 찾아보게 된다. 안동선비순례길을 여는 1코스 선성현길은 오천리 군자마을에서 시작해 코스 이름이 된 선성현문화단지를 거쳐 월천서당에 이르는 13.7km의 노선이다. 군자마을 뒷산을 넘어 안동호반을 따라가는데 편안한 산길과 걷기 쉬운 데크로 이어지는 길이다. 군자마을입구 ~ 군자마을(오천유적지) ~ 군자마을입구 ~ 보광사 ~ 선성현문화단지 ~ 안동호반자연휴양림 ~ 월천서당. 총 13.7km. 4시간 정도 걸린다.부인사 도보길 ◇마음이 푸근해지는 부인사 도보길 대구 동구의 팔공산올레길 3코스 부인사 도보길은 마음이 푸근해지는 길이다. 벚나무가 터널을 이룬 용수동 팔공로 벚나무길을 걸어 팔공산 그림자가 물에 담긴 수태지를 지나면 부인사가 나온다. 대웅전 뒤뜰에 자태 고운 할미꽃이 피었다. 고려시대 불상으로 알려진 신무동 마애불좌상을 지나면 옛 마을이 나오는데 마을에 흐르는 용수천은 고향의 실개천을 닮았다. 농연서당을 지나면 3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용수동 당산이 나온다. 커다란 나무 몇 그루와 돌탑이 옛 마을을 품고 있다. 동화사집단시설지구 ~ 팔공산 순환도로 가로수길 ~ 신무동마애불좌상 ~ 독불사 ~ 농연서당 ~ 용수동 당산 ~ 용수교 ~ 팔공와송 갈림길 ~ 소연이네 에코농장 ~ 미곡동 입구. 총 9.8km.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감동벼룻길◇투박하고 순박한 자연을 만나는 ‘감동벼룻길’평균 고도 300m쯤 되는 진안 고을을 흔히 ‘진안고원’으로 부른다. 진안고원길은 마을길·고갯길·숲길·옛길·논길·밭길·물길 등을 두루 걸으면서 진안군을 한 바퀴 돈다. 100여 개 마을과 50여 개 고개를 지나며, 마을과 마을의 문화를 이어준다. 11-1코스 감동벼룻길은 감동마을 주민들이 과거 용담면과 안천면 등으로 마실갈 때, 아이들이 학교 갈 때 이용했던 길이다. 금강을 따르는 이 길에는 도로는 물론 인공 시설물 하나 없어 투박하고 순박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용담체련공원 ~ 신용담교 ~ 섬바위 ~ 벼룻길 ~ 감동. 3.7km. 1시간 30분 정도 거린다. 버그내 순례길◇한국을 대표하는 순례길 ‘버그내 순례길’충남 당진의 버그내 순례길은 당진 합덕읍에서 삽교천을 따라 이어지는 약 13킬로미터의 걷기길로 그 이름은 합덕 장터의 옛 이름인 ‘버그내’에서 유래되었다.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성지에서 조선의 카타콤베라 불리는 신리성지까지 조성된 버그내 순례길은 대한민국 천주교 역사상 가장 많은 신자와 순교자를 배출한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천주교 성지다. 2014년에는 천주교회 최고 지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찾았고, 2016년에는 아시아도시경관상을 수상하는 등 겹경사를 누리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순례길로 발돋움하였다. 솔뫼성지 ~ 합덕제 ~ 합덕성당 ~ 합덕수리민속박물관 ~ 합덕농촌테마공원 ~ 합덕제중수비 ~ 원시장 원시보 우물터 ~ 무명순교자의 묘 ~ 신리성지. 13.3km. 4시간 정도 걸린다. 오리숲길 세조길◇침엽수립과 달천계곡이 그림같은 ‘오리숲길·세조길’충북 보은의 오리숲길·세조길은 속리산 문장대 가는 등산로 옆으로 새롭게 걷는 길을 닦아 만들었다. 조선 세조가 속리산을 수차례 다녀간 것을 이름에 담은 것으로 아름다운 침엽수림과 달천계곡을 사이에 두고 그림 같은 길이 4km 정도 이어진다. 법주사 문화재입장료를 내야하므로 자연스럽게 법주사 관람을 함께 하게 된다. 1.2km 정도는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무장애탐방로로 조성했다. 속리산 버스터미널 ~ 오리숲길 입구 ~ 법주사 매표소 ~ 법주사·오리숲길 끝·세조길 입구 ~ 탈골암 입구 ~ 세심정 갈림길. 4.6km.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해인사소리길◇홍류동 계곡 따라 이어진 ‘가야산 소리길’경남 합천의 가야산 소리길은 가야산국립공원 아래 팔만대장경을 모신 해인사와 그 아래 홍류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 6km의 길이다. 논두렁길과 소나무숲길, 민가 사이로 난 작은 고샅길 등 길맛이 있다. 또 5월이면 졸졸졸 흐르는 홍류동을 따라 신갈나무·굴참나무·상수리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팝콘처럼 꽃을 틔우는 이팝나무 향이 진동한다. 두어 시간이면 족한 소리길엔 농산정·칠성대·낙화담 등 16곳의 명소를 지나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대장경테마파크 ~ 소리길탐방지원센터 ~ 농산정 ~ 길상암 ~ 영산교 . 6km.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2018.05.02 I 강경록 기자
 월출산 자락에 밴 다산의 묵향과 차향에 취하다
  • [여행] 월출산 자락에 밴 다산의 묵향과 차향에 취하다
  • 전남 강진의 백운동 별서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월출산 밑으로 넓게 펼쳐진 강진다원의 차 밭 정경이 장관을 이룬다.백운동 별서정원으로 가는 길은 드넓게 펼쳐진 강진다원의 차 밭 정경이 장관을 이룬다. .[전남 강진=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의 차 문화는 언제쯤 시작되었을까. 기록상으로는 신라시대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문무왕이 가야의 시조 김수로 왕의 제사에 차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고려시대에 널리 민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불교와 함께 급격히 쇠퇴했다. 조선 후기 들어 비로소 대중적인 날개를 펴기 시작한다. 그 중심에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있다. 다산은 초의(草衣) 의순(1786~1866), 그리고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와 함께 조선 후기 차 중흥기를 이끈 인물로 꼽힌다. 이들 중 으뜸은 다산이다. 초의는 다산에게서 차를 배웠고, 추사는 차 보다 서예로 더 이름을 날렸다. 다산의 남다른 차 사랑은 전남 강진 땅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동시에 수많은 ‘뒷이야기’를 남겼다. 다산의 흔적이 차향처럼 그윽하게 베여있는 강진으로 향한다. 만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다산초당. 이곳은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기간 중 10여년 동안 생활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500여권의 책을 저술한 곳이다.◇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의 유배지 ‘다산초당’만덕산 기슭에 자리잡은 다산초당 가는길 중간에 있는 뿌리길.강진읍에서 남서쪽을 향해, 구강포 서쪽 길모퉁이를 끼고 비스듬히 내려오면 도암면 만덕리 귤동마을이다. 이 마을을 병풍처럼 휘감고 있는 만덕산 기슭에 바로 다산의 유배지이자, 다산학의 산실인 ‘다산초당’이 있다. 다산(茶山)은 차나무가 많았던 만덕산의 별명. 정약용의 호 ‘다산’도 여기서 따왔다. 다산은 장장 18년에 걸친 강진 귀양살이 가운데 다산초당에서만 10년을 지내며, 언제 끝날지 모를 귀향살이를 한겨울 동백꽃처럼 학문과 사상을 붉게 피웠다.마을을 지나면 다산초당을 향해 가는 숲길이 이어진다. 돌계단을 오르면 대숲이다. 대숲의 서걱거리는 소리를 동무삼아 걷다보면 원시적인 야성미를 느끼게 하는 길을 만난다. 수백살 먹은 소나무 뿌리들이 땅위에 온통 얽혀 있다. 200여년 전 다산도 이 뿌리들을 밟고 묵묵히 올랐을 길이다. 그는 생치기투성이 손을 내밀어 땅을 움켜진 뿌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가파른 길을 오르면 다산초당이 묵직하게 서 있다. 초당은 여전히 와당(瓦堂)이다. 원래 작은 초가였는데, 허물어진 것을 1957년 다시 지으면서 기와를 덮은 것이다. 초당 양 옆으로 역시 기와로 이은 동암과 서암, 그리고 좀 떨어진 산머루에 천일각이 있다.만덕사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여기저기서 집자해 만들었다.다산이 거주하기 전에는 해남 윤씨 가문에서 산정(山亭)으로 쓰던 곳이다. 윤선도를 배출한 해남 윤씨와 다산은 먼 친척뻘이다. 다산의 모친이 바로 그 집안 출신이다. 유배 중이라 하더라도 핏줄을 외면하기 힘들었을 터. 주막에서 유배를 시작한 다산이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서야 비로소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초당에 걸린 ‘다산초당’ 현판과 동암에 걸린 ‘보정산방(寶丁山房, 정약용을 보배롭게 모시는 산방)’ 현판은 모두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새긴 것이다. ‘다산초당’ 현판은 추사의 글씨를 여기저기서 집자해 만든 것이지만, ‘보정산방’은 추사가 직접 쓴글이다. 동암에는 다산의 글씨를 집자한 ‘다산동암’이라는 현판도 함께 걸려 있다.다산초당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넓은 돌 ‘다조’는 다산이 찻물을 끓여먹었던 차 부뚜막이다.◇ 유배지에서 차를 배우고, 친구를 얻다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다산유배길’ 끝자락에는 수백년 나이를 먹은 동백숲이 우거져 있다.다산의 흔적들도 여기저기 남아있다. 초당 마당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넓은 돌은 다산이 찻물을 끓였다는 ‘다조(茶俎·차 부뚜막)’다. 뒤뜰에는 가뭄에도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는 샘 ‘약천’이 있다. 다산은 이 물로 차를 끓였다. 왼편 산비탈로 올라가면 다산이 바위에 손수 쓰고 새겼다는 ‘정석(丁石)’이라는 글자를 볼 수 있다. 한 획 한 획에서 옛 사람의 고독을 읽는다. 오른쪽에는 연못 ‘연지석가산(蓮池石假山)’이 있다. 연못 한가운데 돌로 산을 쌓고 대롱으로 폭포도 만들어 놓았다. 이 네 가지가 이른바 ‘다산사경(茶山四景)’이다.다산은 강진 땅에 유배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차를 마셨다. 유배 중 얻은 병 때문에 차를 찾았는데 때마침 강진 만덕산 백련사에서 야생차를 발견하는 행운을 얻는다. 다산초당과 백련산의 거리는 지척(800m)이다. 당시 다산은 아암(兒菴) 혜장이 대흥사에서 백련사로 건너와 머물며 다산을 만나려고 애를 쓴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신분을 감춘 채 백련사로 놀러가 한나절 대화를 나눈다. 둘은 급격하게 친해졌다. 이후 다산은 혜장에게 주역을 가르쳐 주면서 사제관계를 맺는다. 또 차를 만드는 법도 혜장과 백련사 승려들에게 알려준다. 다산이 혜장선사를 만나러 간 백련사. 신라 말에 창건해 1211년 원묘국사 유세가 중창했다.다산이 혜장을 만나러 가던 길이 바로 다산유배길이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800여 미터의 길이다. 걸어서 30분 남짓이지만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서로 어울려 짙은 향기를 뿜어댄다. 동암을 거쳐 천일각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간다. 천일각은 다산이 초당에 거주할 때에는 없었던 정자다. 정자에 올라서면 강진만이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다산 또한 이 언덕에서 바다를 자주 바라보았을 것이다. 백련사 인근에는 야생차나무와 수백 살은 족히 넘었을 동백나무 1000여 그루가 있다. 겨울 중턱임에도 볕 좋은 몇 그루에는 동백꽃이 고개를 내밀고 봄이 어디쯤 왔는지 가늠하고 있다. 동백나무 숲을 지나면 백련사다. 신라 말에 창건해 1211년 원묘국사 요세가 중창했다. 원래 산 이름을 따 ‘만덕사’라 했지만, 현재는 ‘백련사’로 부르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8대 국사를 배출해 전국에서 으뜸가는 명찰로 알려졌다. 호남 3대 정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백운동 별서정원의 정경.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 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조선중기 처사인 이담로가 조영한 정원이다.◇호남 3대 정원 ‘백운동 별서정원’백운동 별서정원으로 들어서면 동백터널이 짙은 숲그늘을 만든다.다산의 흔적은 백운동 별서정원으로 이어진다. ‘호남의 3대 정원’이라 일컫기도 한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동과 견줄 만하다는 것이다. 이곳은 400여 년 전 선비 이담로(1672~?)가 말년에 둘째 손자 이언길(1684~1767)을 데리고 들어와 가 은거하며 짓고 가꾼 별장이자 정원이다. 월출산의 암봉인 옥판봉 아래 세 칸짜리 초가를 짓고, 마당에는 계곡 물을 끌어들여 아홉 굽이 물길을 만들었다. 기기묘묘한 바위는 그대로 두고, 주위에는 100그루의 홍매화를 심었다. 이담로는 세상을 뜨며 ‘평천(平泉)의 경계’를 남긴다. 이는 당나라 때 재상 이덕유가 그의 별서인 평천장을 두고 자손에게 “절대로 남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당부해 나온 말이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세기가 4번 바뀌는 동안 아들에서 손자로 12대째 이어졌다. 이곳은 이담로 당대부터 명원(名園)으로 손꼽혔다. 5대 동주(主) 이시헌은 강진에 유배와 있던 다산 정약용의 막내 제자가 됐다. 정약용은 이곳을 방문한 뒤 ‘백운동 12경’을 명명하고 1경 옥판상기(玉版爽氣·옥판봉의 상쾌한 기운)부터 12경 운당천운(穿雲·운당원에 우뚝 솟은 왕대나무)까지 그 아름다움을 시로 읊었다. 다산은 자신을 스승처럼 섬긴 초의선사에게 백운동 뿐 아니라 다산초당까지 그리게 한 뒤 합쳐 백운첩(白雲帖)을 남겼다. 백운동과 다산초당 중 어느 곳이 더 아름다운지 겨뤄보려 한 것이다. 초의선사가 그린 백운동도별서 마당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술잔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든 구부러진 물길)가 굽이친다.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정원 마당으로 끌어와 한 바퀴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민간 정원에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이 정원은 호남 지역 차 문화의 산실로 꼽힌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한국 최초의 차 전문 저작인 ‘동다기’ 등이 여기서 발견했다. 현재의 백운동 별서정원의 건물은 백운동 12경의 그림을 근거로 재현한 것으로, 과거 자연과 인공을 적절히 배합한 배치와 짜임새 있는 구성까지 완벽하게 다시 만들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먹을수록 젊어진다는 ‘회춘탕’◇여행메모△가는길=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천안분기점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논산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까지 간다. 동림IC를 조금 못 가서 나주로 나가는 길로 빠진다. 이후 나주-영암-강진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면 된다. 고속철도(KTX)를 탄다면 나주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먹을곳= 강진군도서관 인근의 강진한정식전문점 ‘다강’은 살이 꽉찬 싱싱한 꽃게를 구입해 배, 사고, 다시마 등으로 고아낸 육수와 간장이 더해진 단맛나는 간장게장이 일품이다. 강진읍 중앙로의 ‘하나로식당’은 회춘탕 원조격인 곳이다. 소금을 한 톨도 넣지 않고 12가지 한약재를 1시간 이상 푹 고아서 담백하게 우려 낸 국물에 문어와 전복, 닭을 넣고 끓여 영양은 물론 식감이 아주 좋다. 읍내의 동해회관은 강진만의 갯벌을 누비는 짱뚱어로 만든 탕이 유명하다.△잠잘곳= 강진의 푸소(FU-SO) 체험 운영농가에서 숙박할 것을 추천한다. 푸소(FU-SO)는 ‘필링-업(Feeling-Up)’과 ‘스트레스-오프(Stress-Off)’의 줄임말이다. 푸소는 ‘덜어내시오’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이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모두 떨쳐버리라는 뜻이다. 시골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훈훈한 농촌의 정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120곳의 푸소 체험 운영농가가 참가하고 있다. 1인당 5만원(1박 2일 기준)이다.강진 한정식전문점 ‘다강’의 한정식 한상차림 중 대표메뉴 ‘간장게장’
2017.12.22 I 강경록 기자
 온 가족이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 영동난계국악축제
  • [작은축제③] 온 가족이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 영동난계국악축제
  • 난계 국악축제 국악공연(사진=영동군청)난계 국악축제 어가행렬(사진=영동군청)난계 국악축제 장구치기 체험(사진=영동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영동군 심천면은 난계 박연의 고향이다. 박연은 우륵, 왕산악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는 인물. 우륵과 왕산악이 각각 가야금과 거문고로 유명하다면, 박연은 편경을 개량하고 조선 초기 궁중음악을 정리해 조선왕조가 국가 체제를 완비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영동군 영동천 일대에서 열리는 영동난계국악축제는 국내에서 유일한 국악 전문 축제다. 1965년 난계 박연의 업적을 기리는 난계예술제로 시작했으며, 1998년부터 명칭을 난계국악축제로 바꿔 지금까지 이어진다. 공연과 체험, 경연 대회, 학술 대회가 함께 열리고 국악 연주자와 학자, 일반인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축제는 난계사에서 박연 선생 숭모제를 모시며 시작한다. 주 무대는 영동천 일대. 난계국악단의 흥겨운 국악 공연과 다양한 퓨전 국악 연주도 어우러진다. 조선 시대 어가 행렬과 종묘제례악 시연은 축제 기간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행사다.일반인이 참여하는 체험 행사도 다양하다. 난계사 옆에 자리한 난계국악기제작촌은 국악기 보급과 활성화를 위한 곳이다. 현악기와 타악기 공방에서 국악 장인들이 가야금과 거문고, 아다양한 국악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난계 국악박물관쟁, 해금, 북, 장구 등을 만든다. 일반인이 미니어처 국악기 제작 체험을 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이 밖에 전통 악기 전시와 연주 체험, 민속놀이 체험, 야생화와 동양화 전시회 등 부대 행사가 곁들여진다. 영동난계국악축제 기간에 영동천 일원에서 대한민국와인축제도 열리니 함께 돌아보면 좋다. 축제를 즐기며 박연의 흔적을 더듬어보자. 심천면 고당리에는 박연의 생가를 복원해놓았다. 기와집으로 만든 안채와 초가로 만든 사랑채가 ‘ㄱ 자형’으로 놓였다. 하급 관리 박천석의 아들로 이곳에서 태어난 박연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피리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난계국악박물관도 꼭 들러야 할 곳이다. 가야금과 해금, 비파 같은 현악기, 대금과 나발 등 관악기, 징과 북, 편경 등 타악기가 종류별로 전시된다. 60점이 넘는 국악기를 만나다 보면 국악이 낯설고 어려운 음악이 아님을 저절로 깨닫는다. 민속자료전시실에는 고인이 되었거나 월북한 국악인의 녹음 자료, 국악 공연 실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 등 귀한 자료가 많다. 《세종실록》 《대악후보》 《악학궤범》 《가곡원류》 등 국악 관련 고문서와 다양한 국악 의상도 국악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해준다. 이곳에 전시된 편경을 유심히 보자. 박연에게 가장 중요한 편경은 두께가 다른 ‘ㄱ 자형’ 경돌 16개를 아래위 2단으로 매달아 각퇴(쇠뿔로 만든 방망이)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 모든 악기를 조율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편경이 전해진 때는 1116년(고려 예종 11)으로, 송나라 궁중에서 연주된 대성악과 함께 들어왔다. 편경은 종묘에서 제사 지낼 때 쓰는 종묘제례악, 토지신과 곡신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사직, 타국에서 온 사신이나 국빈을 대접하는 연향에 쓰이는 악기다. 《경국대전》에는 “편경을 망가뜨리는 자는 곤장 100대와 유배 3년에 처한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대접을 받았다. 박연은 세종대왕의 명으로 편경을 개량하고, 조회악과 회례악을 창제했으며, 종묘제례악을 정돈하는 등 우리나라 음악의 기반을 닦았다. 영동국악체험촌은 국악의 신명을 느끼기 좋은 곳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난계국악단이 〈토요 상설 공연〉을 한다. 국악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판소리 등 흥겨운 우리 가락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사물놀이, 거문고, 난타 체험 등 국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체험실이 있으니 꼭 한 번 들러보자. 천고(天鼓)도 두드려보자.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으며,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 된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고 한다.옥계폭포한바탕 신명 나는 축제와 국악 체험을 즐겼다면, 이제 영동 여행에 나서보자.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옥계폭포다. 박연 선생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박연폭포라고도 불린다. 높이 20여 m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옛날 폭포 아래쪽에 양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가 폭포의 멋진 풍경을 방해한다고 마을 사람들이 치워버렸다. 그때부터 마을 남자들이 하나둘 사고로 죽는 것을 이상히 여겨 양바위를 제자리로 옮기니, 더는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영동에는 초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좋은 여행지가 많다. 송호국민관광지 가는 길에 만나는 강선대는 강가에 우뚝 솟은 바위 절벽에 올라앉은 정자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그만이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산줄기가 어울려 산수화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강선대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곧 송호국민관광지다.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 수백 그루가 숲을 이루고, 캠핑장과 방갈로, 산책로, 놀이터 등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걷다 보면 강선대와 마주 보는 자리에 여의정이 있다. 조선 시대 연안부사를 지낸 만취당 박응종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해 만든 정자다. 처음에는 자신의 호를 따 만취당이라 불렀지만, 1935년에 후손들이 다시 짓고 이름을 바꿨다. 송호국민관광지에서 49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도마령이다. 민주지산을 넘는 구절양장으로, 영동의 산세와 함께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상촌면과 용화면을 잇는 구간은 이 길의 하이라이트다. 영화 〈집으로〉 첫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고, 김훈의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도 등장한다. 도마령이라는 이름은 ‘칼 찬 장수가 말을 타고 넘는 고개’에서 유래했다. 영동의 맛있는 음식도 여행을 즐겁게 한다. 영동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금강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로 만든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꼽는다. 손질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고 튀긴 다음 양념을 발라 조린 도리뱅뱅이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에 반한다. 바삭바삭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쏘가리, 동자개, 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은 뒤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끓인 어죽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구절양장의 도마령◇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옥계폭포→난계 박연선생 생가→난계국악박물관→영동국악체험촌 △1박 2일 여행 코스= 옥계폭포→난계 박연선생 생가→난계국악박물관→영동국악체험촌→영동난계국악축제→강선대→송호국민관광지→도마령△대중교통 정보
= [기차] 서울역-영동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23회(05:50~22:55) 운행, 2시간 20분~2시간 40분 소요. [버스] 서울-영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회(10:00, 14:00, 18:0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영동 IC→영동 방면 [부산 출발] 경부고속도로→황간 IC→영동 방면 [광주 출발] 호남고속도로→서대전 JC→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영동 IC→영동 방면△주변 볼거리= 난계사, 천태산, 영국사
2017.08.26 I 강경록 기자
 외국인 가득 태우고 자갈치시장으로 순천만으로
  • [여행] 외국인 가득 태우고 자갈치시장으로 순천만으로
  • 외국인 관광객이 K트래블버스 여행상품 중 하나인 ‘올해의 관광도시 경남 통영’ 코스를 방문해 여행 중이다. 관광용으로 국내 최장(1975m)인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를 타고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미륵산(461m)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륵산 전망대에선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작은 섬과 그림 같은 통영항, 이순신 장군의 구국혼이 서린 한산대첩지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감천 문화마을에서 한국의 정서를 느꼈다. 울산에선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해산물을 먹고. 부산에도 다녀왔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고향이 아닌가”(필리핀 관광객 파울리나 이사벨 메디다스).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체류형 외국인 버스여행상품 ‘K트래블버스’. 지난 3월 처음 운행한 이후 3개월여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외국인 관광객을 열심히 지방으로 나르고 있다. 국내서 내로라하는 대표 관광지를 묶어 6개 코스로 압축해 1박2일 동안 ‘족집게’처럼 요약해 보여준다. 외국인 관광객의 만족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이동의 불편함과 장소의 생소함을 넘어선다는 것이 강점. 이 상품을 직접 체험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언이다. 1인당 저렴한 비용과 전문 통역가이드는 ‘덤’. 가이드는 각 지역을 충분히 알고 있어 한국의 지방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쉬움은 단 한가지. ‘더 오래 더 많이’ 보지 못한다는 것뿐. 외국인 관광객은 K트래블버스를 이용해 전국 6개 코스를 여행할 수 있다.◇‘한방체험부터 가야문물’…·산청·김해·부산·울산 한번에“바다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신선한 해선물, 돼지국밥을 먹고 싶다”(짜이웬차이·대만). 외국인 관광객의 이 같은 소박한 소망을 담은 ‘동남권’ 코스로는 매주 화요일에 떠난다. 서울을 출발해 산청·김해·부산·울산으로 이어진다. 산청에선 ‘한방테마파크’를 둘러본다. 금서면에 자리한 테마파크에는 한의학박물관을 비롯해 한방기체험관, 한방테마공원, 한방미로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김해에선 가야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가야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다. 2010년 방영한 드라마 ‘김수로’의 촬영지를 비롯해 공연과 전시·체험·놀이시설을 갖춘 대규모 테마파크다. 부산의 목적지는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 영화 ‘국제시장’으로 더욱 많이 알려진 국제시장 인근에는 부평깡통시장과 만물의거리, 창선동 먹자골목 등이 밀집해 있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비프(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도 볼거리. 영화사에 길이 남을 영화인의 핸드프린팅이 명물이다. 자길치시장에선 자갈치 아지매들의 정겨운 사투리와 싱싱한 물고기, 해산물 등이 꿈틀대는 시장을 구경할 수 있다. 싱싱한 생선을 직접 골라 바로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는 놓쳐선 안 된다. 울산에서는 국내 최대 전통민속 옹기마을인 ‘외고산옹기마을’과 태화강대공원, 복순도가를 찾아간다. 경북 문경새재에서 왕의 용포와 왕비의 당의를 입고 용상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대구’는 다이내믹하다 “예쁜 카페가 많기로 유명하다고 들었다. 꼭 들러보고 싶다”(가마노 야스코·일본). 대구로 향하는 코스는 매주 금요일에 출발한다. 콘셉트는 ‘다이내믹’이다. 서문시장, 근대골목, 약령시한의약박물관, 김광석길을 거쳐 앞산전망대, 팔공산 갓바위, 구암 팜스테이, 섬유박물관을 차례로 방문한다. 서문시장은 조선 3대 시장의 하나이자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으로 예부터 대구장이라 불렸다. 섬유 관련 품목을 주종으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약령시 한의약박물관은 한방용품을 전문으로 전시하고 있다. 약령시 역사를 한눈에 살피면서 한방체험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김광석길은 ‘한국관광 100선’에 꼽힌 곳으로 가수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테마로 조성한 벽화거리다. 김광석의 초상화와 조형물 등 70여점을 볼 수 있다. 동성로는 대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곳으로 1년 내내 활기가 넘치고 번화한 젊음의 거리다.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영화관·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과 특색있는 맛집이 밀집해 있다. K트래블버스를 대구를 방문해 앞산전망대에 오른 외국인 관광객(사진=한국방문위원회).◇‘강원도’에는 천혜의 자연부터 ‘태양의 후예’까지 “태백의 탄광, 삼탄 아트마인 등 ‘태양의 후예’ 촬영지에 가보고 싶다”(세실라라스 팜바정 수실·인도네시아). 강원도 코스로도 매주 금요일 출발한다. 서울에서 평창 월정사와 알펜시아 리조트를 거쳐 강릉의 오죽헌, 안목카페거리, 올림픽체험센터, 정동진을 차례로 둘러본다. 월정사는 634년 신라 지장율사가 창건한 역사 깊은 사찰이다. 국보 48호인 ‘팔각9층석탑’과 보물 139호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1㎞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숲길이 압권이다. 봉평장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된 곳. 매월 끝자리 2·7일에 5일장이 열린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모노레일을 통해 정상까지 이동하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동진은 서울에서 정방향으로 가장 동쪽에 있다는 뜻을 가진 바닷가. 여전히 드라마 ‘모래시계’를 기억하는 이들이 찾는다.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강원도 강릉 정동진 해변(사진=한국방문위원회)◇맛과 멋, 문화가 살아 있는 ‘전라남도’“순천만과 보성녹차밭에 가보고 싶다. 판소리공연도 보고 싶다”(마리아 쉴레이스 라모스·필리핀). ‘전라남도’로는 매주 화요일에 떠난다. 담양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을 거쳐 여수해양케이블카, 오동도, 엑스포공원을 관람하고 순천만생태공원을 보고 돌아오는 코스다. 담양 죽녹원은 관방제림과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를 지나면 보이는 대숲이다.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으로 담양군이 성인산 일대를 조성해 2003년 5월 개원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2.2㎞의 산책로가 대표적인 볼거리다. 곡성의 섬진강기차마을에선 증기기관차를 타볼 수 있다. 과거에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해 옛 곡성역(섬진강기차마을)부터 가정역까지 10㎞ 구간을 왕복운행하는 기차탑승체험이다. 여수에선 여수해상케이블카가 유명하다. 돌산(섬)과 지산(육지)을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다. 크리스털캐빈과 일반캐빈이 있는데 크리스털캐빈은 투명한 바닥 아래로 바다를 관망할 수 있어서 탁 트인 시각적인 즐거움과 짜릿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순천만생태공원은 순천시 교량동과 대대동, 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리에 걸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이다. 230만㎡에 사람의 키보다 훨씬 더 웃자란 갈대들이 빈틈없이 채운 모습과 순천만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유명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K트래블버스를 타고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을 방문했다.◇역사의 향기·전통의 숨결 살아있는 ‘경상북도’“천년도시 경주에서 석굴암과 양동마을을 방문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싶다”(쉘리아 마리 고레스·필리핀). ‘경상북도’로는 매주 금요일 출발한다. 서울에서 영주를 거쳐 예천·문경으로 이어진다. 영주에선 소수서원, 선비촌, 부석사, 무섬외나무다리를 둘러본다. 소수서원은 서원의 효시이자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수많은 ‘명현거유’(대유학자·선비)를 배출했다. 처음에는 백운동서원으로 불렸고, 이후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로 부임하고선 소수서원으로 불렸다. 선비촌은 유교문화 발생의 중심지다. 옛 선비정신을 계승하고 선현의 학문 탐구와 전통생활 모습을 재현해놓은 체험교육장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서기 676년)에 의상조사가 창건한 사찰. 한국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 5점, 보물 6점, 도유형문화재 2점 등을 보유한 한국 10대 사찰 중 하나다. 예천에서는 회룡포를 둘러보고 양궁체험을 해 볼 수 있다. 회룡포는 강이 산을 부둥켜안고 용틀임을 하는 듯한 특이한 지형이다. 전국서 손꼽히는 ‘육지 속 섬마을’로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경북 문경 도자기홍보판매관에서 찻사발을 구경 중인 외국인 관광객.◇“한국의 나폴리”…올해의 관광도시 ‘통영’“해저터널이 정말 궁금하다. 매물도가 아름답다는데 직접 확인하고 싶다”(렁 풍 이·말레이시아). ‘통영’으로는 매주 화요일 출발한다. 한려수도조망 케이블카, 동피랑, 삼도수군통제영, 장사도를 돌아 나온다.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는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미륵산(461m)에 설치했다. 관광용으로는 국내 최장(1975m)이다. 한려수도의 보석 같은 작은 섬들과 그림 같은 통영항, 이순신 장군의 구국혼이 서린 한산대첩지 등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예쁜 벽화가 있어 수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곳. 원래 재개발 계획을 추진했는데 시민단체의 반발로 재개발을 중단하고 지역의 역사와 서민의 삶이 녹아 있는 독특한 골목문화로 조성했다. 장사도 해상공원은 2012년 1월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동백이 조화를 이루는 장사도 해상공원 ‘카말리아’로 탄생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K트래블버스 여행상품 중 올해의 관광도시인 경남 통영을 여행 중이다.▲K트래블버스는?한국방문위원회와 8개 광역자치단체가 지난 3월 25일부터 공동운영하는 여행상품이다. 방한 외래관광객 10명 중 7명이 개별자유여행객이란 점에 착안했다. 오는 11월까지 6개 노선을 운영한다. 대구·강원·전남·경북·부울경·올해의 관광도시(무주·통영·제천) 등 ‘원하는 지역’에 맞춰 탑승할 수 있다. 가격은 145~175달러(약 1만7~20만원). 교통과 숙박, 외국어통역가이드, 관광지 입장·체험을 모두 즐길 수 있다. K트래블버스 ‘전라남도’ 코스K트래블버스 ‘강원도’ 코스K트래블버스 ‘경상북도’ 코스K트래블버스 ‘대구’ 코스K트래블버스 ‘동남권’K트래블버스 ‘올해의 관광도시 통영’ 코스K트래블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K트래블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K트래블버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경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레일바이크를 체험한 ‘K트래블버스 외국인 관광객’충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양궁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외국인 관광객이 K트래블버스 여행 상품 중 하나인 올해의 관광도시 경남 통영 코스를 방문해 여행 중이다.전남 담양 죽녹원 대나무 숲을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경북 문경새재 과거길 초입에 있는 선비상에서 기념촬영 중인 외국인 관광객들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탈춤 공연을 즐기고 있는 외구긴 관광객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탈춤 관람 중인 외국인 관광객전남 여수 해양케이블카를 타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전남 여수 오동도를 체험 중인 외국인 관광객경북 영주 선비촌(사진=한국방문위원회)대구 근대골목 의료선교 박물관(사진=한국방문위원회)
2016.06.17 I 강경록 기자
 가곡에서 절제와 느림을 듣다, 경남 창원
  • [e주말] 가곡에서 절제와 느림을 듣다, 경남 창원
  • 창동예술촌 상상길가곡전수관에서 제자들과 함께 공연하고 있는 조순자 명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곡이라고 하면 흔히 ‘선구자’나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을 떠올리는데, 이는 근대 들어 서양음악 기법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것입니다. 우리 전통 가곡은 조선 시대에 선비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이 부른 전문적인 성악곡이에요. 가곡을 들어본 적 없어도 시조는 누구나 알죠. 45자 내외 시조를 국악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10여 분 동안 느리게 부르는 노래가 가곡입니다. 남자가 부르는 것을 남창, 여자가 부르는 것을 여창이라고 해요. 가곡에는 절제와 느림의 미학이 있습니다.” 가곡 예능 보유자 조순자 명인의 말처럼 현대인에게 가곡의 노랫말인 시조는 친숙해도 가곡은 낯설다. 1969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30호로 지정되고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예술성과 역사성을 인정받았지만, 대중적 장르인 판소리나 민요와 달리 듣고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성악과 기악이 어우러진 음악, 가곡조 명인이 2006년 창원에 설립한 가곡전수관은 그래서 더욱 가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가곡전수관으로,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국악 전공자와 일반인 누구나 가곡을 부르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악 꿈나무를 육성하는 ‘토요풍류학교’는 조 명인이 특히 애정을 쏟는 프로그램이다. 전수관 내 소규모 공연장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가곡, 기악 독주와 합주, 창작 국악극 등 수준 높은 연주로 구성된〈목요풍류 : 풍류방음악회>도 열린다. 가곡은 성악과 기악이 어우러진 음악이다. 가곡 반주에는 장구, 대금, 세피리,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국악 관현악기가 사용된다. 세피리가 주선율을 맡고 영롱한 대금 소리가 피리를 풍성하게 만들며, 묵직한 저음이 매력적인 거문고는 가야금과 만나 빛을 발한다. 해금은 노래와 유사한 선율을 연주하되, 노래를 돋보이게 만든다. 여기에 청아하고 맑은 가객의 목소리가 얹히면 ‘아, 우리에게 이런 음악이 있었구나!’ 새삼 무릎을 치게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 가곡전수관의〈목요풍류 : 풍류방음악회>를 꼭 한번 관람해보자. 평생 가곡 보급과 전승에 힘써온 조순자 명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1959년 중앙방송국(현 KBS) 국악 연구생 2기생으로 선발되어 국악에 입문했다. 이주환, 김천홍 등에게 가무악 실기와 이론을 수학한 후 1962년부터 국립국악원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초대 국립국악원장을 지낸 이주환 선생과 국립국악원 첫 해외 공연인 1964년 일본 공연을 비롯해 국내외 수많은 공연을 함께했다. 200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 30호 가곡 예능 보유자로 지정되었다.◇세계적 관광명소를 꿈꾸눈 ‘상상길’세계가 인정한 우리 전통 예술을 찾아 나선 여행길, 세계적 관광 명소를 꿈꾸는 ‘상상길’ 방문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입구 거리가 걸그룹 포미닛을 비롯한 국내 유명인과 해외 일반인의 이름을 새긴 10만 개 오색 보도블록으로 새 단장을 마쳤다. 전 세계에서 SNS를 통해 신청한 30만 명 중 선착순 2만 3000명의 이름을 보도블록에 새긴 것. 외국인이 자기 이름이 새겨진 보도블록을 찾아 이곳을 방문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이 설치된 곳은 코아양과 건너편 창동예술촌 입구에서 창동사거리를 잇는 155m 구간이다. 상상길이 조성된 창동 거리는 마산, 창원, 진해가 창원시로 통합되기 전에 마산 최고 번화가였다. 공공 청사 이전과 마산항 기능 축소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침체기를 맞았으나, ‘창동예술촌’이 들어서면서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에꼴드창동골목, 마산예술흔적골목, 문신예술골목 등 세 구역으로 구성된 창동예술촌에 천연 염색, 생활 공예, 유리공예, 회화 등 수많은 공방과 숍이 들어섰다. 젊은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분위기 좋은 카페도 늘고 있다.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곳, 창동역사가 오랜 거리답게 창동에는 지역민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명소가 많다. 창동복희집과 고려당도 그런 곳이다. 1971년부터 떡볶이, 튀김, 팥빙수, 단팥죽 등으로 일대 여고생의 인기를 독차지한 ‘창동복희집’은 지금도 변함없는 맛으로 단골들의 사랑을 받는다. 50년 넘게 지역 빵집으로 한결같은 인기를 끄는 ‘고려당’의 꿀빵과 밀크셰이크도 맛보자. 창동예술촌 입구 건너편에는 오동동 통술골목이 있다. 안주를 따로 주문할 필요 없이 푸짐한 해산물이 한 상 가득 차려진다고 ‘통술’이라 불린다. 25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마산어시장, 복요리거리, 아구찜거리도 멀지 않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과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을 연계해서 둘러봐도 좋다. 문신미술관은 마산 출신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 지척에 벽화마을이 자리한다. 쌀쌀한 늦가을 날씨에 움츠러든 몸을 데워줄 마금산온천도 추천한다. 창원 시내에서 20~30분 거리로 가깝고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마금산온천은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이 남았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지하 300m에서 끌어 올린 무색?무취?무미한 알칼리성 식염천으로 신경통, 근육통, 피부 질환에 효과가 있다. 이 가운데 ‘마금산원탕’은 최근 전국에서 아홉 번째, 경남에서 최초로 보양 온천 지정을 받았다. 수치료탕, 노천탕, 치유풀장, 운동실, 사우나 등을 갖췄다. 온천욕을 하고 출출한 속을 달래는 데는 마금산원탕 바로 앞 ‘산미’의 특허 받은 땅콩콩국수와 동절기 한정 메뉴 녹두국수가 제격이다. ◇여행멤△가는법▷기차= 서울역-마산역, KTX 하루 10회(05:15~22:10) 운행, 약 3시간 소요.▷버스= 서울-마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30여 회(06:05~다음 날 01:00) 운행, 약 4시간 소요. ▷자가용=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 TG→남해제1고속도로지선 서마산 IC→마산회원구청 방면 좌회전→북성로→석전사거리 우회전→무학로→가곡전수관△잠잘곳= 북면황토방온천장(055-298-9890), 풀만 앰배서더 창원(055-600-0700), 리베라관광호텔(055-248-5200)△먹을곳= 창동복희집(단팥죽, 055-242-1157), 고려당(꿀빵, 055-243-0011), 남성식당(복국,055246-1856)△주변 볼거리= 주남저수지, 저도연륙교, 해양드라마세트장, 마산문학관 등
2015.11.14 I 강경록 기자
 2000년 전 가야 깨어나다…김해 가야테마파크
  • [e한가위] 2000년 전 가야 깨어나다…김해 가야테마파크
  • 가야왕궁의 복식체험[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김해에 들어서면 분산 정상에 가야 시대 산성으로 추정되는 분산성이 눈에 들어온다. 분산 반대편에는 가야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김해가야테마파크가 자리한다. 지난 2010년 방영한 드라마 〈김수로〉 촬영지로 시작해 얼마 전 공연과 전시, 체험, 놀이 시설을 갖춘 대규모 테마파크로 새롭게 탄생했다.◇가야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김해가야테마파크’말을 타고 달리는 수로왕 조형물과 목책, 가야의 건물 구조를 연상케 하는 입구를 지나 테마파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뮤지컬 〈미라클 러브〉가 펼쳐지는 철광석 공연장이 눈에 들어온다. 김수로와 허황옥의 운명적인 만남과 기적 같은 사랑을 입체적인 영상 효과를 곁들여 담아낸다. 하루 2~3차례 공연되며, 관람료는 별도다. 철광석 공연장을 지나면 2층 전통 건물이 보인다. 가야왕궁은 태극전과 가락정전, 허황후스토리관, 가야스토리관, 복식체험장으로 구성된다. 태극전과 허황후스토리관은 수로왕의 일대기, 수로왕과 허황후와 러브 스토리를 담은 스토리텔링 전시관이다. 태극전에는 가야 복식을 갖춘 수로왕과 허황후가 단정하게 앉아 있다. 가야 복식 체험도 해보자. 드라마 촬영 당시 출연자들이 착용한 가야 복식을 입어볼 수 있다. 가야왕궁 전역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특히 태극전 석축 위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으면 드라마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연출된다. 철의 나라 가야를 체험해보는 곳도 있다. 테마파크 맨 끝에 자리 잡은 철기체험장이다. 드라마에서 국읍대야철장으로 나온 곳으로, 모종삽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불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 장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뜨거운 화덕에 쇳조각을 넣고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꺼내 망치로 두드린다. 물에 담금질한 뒤 모종삽 형태로 만들고 자루를 끼운다. 망치로 자루 뒤편을 치고, 인두로 가야철기체험장을 새기면 모종삽 한 자루가 뚝딱 탄생한다. 가야무사어드벤처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친환경 모험 놀이터다. 짚라인처럼 높은 곳에서 걷고 건너고 타고 내려오는 기마무사놀이대, 케이블카처럼 타고 내려오는 케이블 놀이대, 롤러를 따라 미끄러져 내려오는 롤러슬라이드 등이 있다.가야테마파크 내 가야무사 어드벤쳐의 케이블웨이를 타는 어린이 ◇가야 시대 역사와 유물을 담은 ‘국립김해박물관’김해 여행에서 가야 유적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가야 시대 역사와 유물이 고스란히 담긴 국립김해박물관에 가보자. 선사시대 유물인 고인돌과 돌널무덤, 가야 기마 무사의 흔적인 철제 갑옷과 투구, 말 갑옷 등을 볼 수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수로왕의 탄생 설화를 간직한 구지봉과 수로왕비릉으로 이어져 산책 삼아 다녀와도 좋다. 박물관 남쪽으로 대성동 고분군, 수로왕릉, 봉황동 유적이 차례로 이어진다. 대성동 고분군은 1세기부터 6세기 전반까지 가야의 왕과 왕족 무덤이 모여 있다. 고분군 아래 노출전시관과 대성동고분박물관이 있는데, 노출전시관에서는 3세기 말과 5세기 초에 조성된 두 고분이 중복 축조된 특이한 구조도 볼 수 있다. 대성동 고분군에서 수릉원을 지나면 수로왕릉이 있고, 남쪽으로 가야 최대의 생활 유적지인 봉황동 유적이 있다. 봉황동 유적에는 고상 가옥과 망루, 목책 등 가야 주거지가 복원되었다. 특히 회현동 패총은 높이 7m에 이르는 대규모 패총으로, 패총전시관에서는 패총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이 놀라울 따름이다. 분청도자관에서 물고기가 새겨진 분청도자기를 보고 있는 가족◇우리나라 도자의 역사 ‘김해분청도자관’진례면에는 김해분청도자관과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나란히 자리한다. 김해분청도자관은 우리나라 도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청사기의 면모가 스민 곳이다. 1층에는 분청사기의 역사와 다양한 기법, 변천 과정이 소개되고, 공모전에서 수상한 아름다운 분청 작품이 전시된다.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분청의 꿈, 세계를 향하다’라는 주제로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이번 축제에서는 분청사기 체험, 전시, 판매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체험 행사는 분청도자기의 일곱 가지 기법을 배워보는 분청 기법 체험, 가족 흙 쌓기 대회, 두벌 구운 도자기에 그림이나 글씨를 넣고 구운 완성품을 가져가는 내가 만든 도자기 체험 등이 있다. 장군차 무료 시음, 요리와 만난 분청도자기는 시음과 시식 행사다.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흙(Clay)과 건축(Architecture)을 조합해 건축과 도자의 만남을 추구하는 미술관이다. 도자 작품 5000장으로 구성된 ‘Fired Painting’이 전시관 외벽을 감싸는 돔하우스와 높이 20m 클레이아크 타워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트키친에서는 미니 타일을 이용한 모자이크 타일 체험을, 체험관에서는 도자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현재 공사 중인 돔하우스는 10월 8일 재개관한다.화포천습지생태공원의 풍경◇우리나라 최대의 하천형 배후습지 ‘화포천;한림면에는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화포천이 있다. 낙동강이 범람하면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하천형 배후습지다. 한때 오염으로 죽음의 강이었지만, 지대한 노력 끝에 화포천습지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화포천습지생태학습관을 출발해 노랑어리연꽃뜰, 창포뜰, 물억새뜰을 거쳐 한 바퀴 돌아오거나 봉하마을과 봉화산, 영강사와 주변 마을을 연계해 조성한 화포천 아우름길을 걸어보는 것이 좋다. 화포천습지생태학습관에서는 주말 가족 체험과 생태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포천습지의 생태와 자연을 만나보는 체험이다. 김해의 맛도 즐겨보자. 진영읍에는 갈비로 유명한 거리가 있다. 진영갈비는 부산이나 마산에서도 알아주는 음식이다. 진영 읍내에 10곳이 넘는 음식점이 있고, 소?돼지 생갈비와 양념갈비를 주로 낸다. 특히 쇠갈비를 저며 각종 양념으로 재운 양념갈비가 맛있고, 고기에 냉면을 말아 먹어도 그만이다.김해가야테마파크 내에 있는 전통 한정식집 가야관은 오장육부를 풀어주는 건강한 상차림으로 유명하다. 김해의 명차인 장군차를 콘셉트로 장군차샐러드, 장군차장아찌, 장군차튀김 등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진례면에는 창원과 경계를 이루는 대암산이 있다. 등산객이 자주 넘나들면서 백숙을 하는 집이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산자락에 방사한 토종닭을 잡아 백숙을 낸다. 토종닭 특유의 구수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국립김해박물관→수로왕비릉→대성동 고분군→수로왕릉→김해분청도자관→김해가야테마파크〈1박 2일 여행 코스〉첫째 날 / 국립김해박물관→수로왕비릉→대성동 고분군→수로왕릉→봉황대공원(봉황동 유적)→김해천문대→김해한옥체험관(숙박)둘째 날 / 김해가야테마파크→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김해분청도자관→화포천습지생태공원△ 대중교통 정보▷비행기= 서울-김해, 김포국제공항에서 30~60분 간격(07:00~20:30) 운항, 약 1시간 소요.김포국제공항 1661-2626▷버스= 서울-김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1회(06:30~다음날 00:20) 운행, 약 4시간 4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588-4700 ▷자가용= 대구부산고속도로 삼랑진IC→삼랑진IC 삼거리에서 김해 방면 좌회전→송지사거리에서 김해방면 우회전 후 삼랑진역 앞에서 김해방면 삼랑6길로 우회전→하라전교차로에서 우회전, 나전농공단지 방면으로 좌회전 후 직진→가야테마파크 입구에서 우회전→김해 가야테마파크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아트키친에서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
2015.09.27 I 강경록 기자
눈·입·몸이 즐거운 가을축제, 여기 다 있다
  • 눈·입·몸이 즐거운 가을축제, 여기 다 있다
  • 음성 품바축제(위 왼쪽부터), 부여·공주 백제문화제, 서천 홍원항전어 꽃게축제·보령 무창포 대하전어축제, 영동난계국악축제, 단양 온달문화축제[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축제의 계절 가을이다. 올해 열리는 축제 중 절반이 가을에 열린다. 그 이유야 말할 것도 없이 야외활동을 하기에 가장 쾌적한 시기인 데다 수확의 계절이라 어느 때보다 풍요롭고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가을축제는 풍성한 먹거리와 가을밤의 정취,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것마저 식상하다면 평소에 해볼 수 없는 특이한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더욱이 올가을에는 정부가 주관하는 관광주간이 겹쳐 있다. 지난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25일부터 10월 5일까지 전국 구석구석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펼쳐진다. 테마파크·숙박업소·음식점·고궁·시티투어버스 등 전국에서 3500여개 업체가 동참했다. 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계룡 군문화축제▲평범한 축제는 가라 ‘이색체험축제’ △영동 난계국악축제(25~28일)=충북 영동군 영동천 하상주차장 일원에서 열린다. 한국의 전통음악을 집대성한 난계 박연 선생의 뜻을 계승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국악축제다. 소원등 날리기·어가행렬·종묘제례악 시연 등의 행사와 국악 행렬과 공연, 국악기 제작·경매, 탈춤 배우기 등의 행사를 더욱 알차게 꾸민다. 또 가야금·해금 등 전통악기 제작체험과 판소리, 천고치기, 버나돌리기, 상모돌리기 등 전통악기와 국악을 직접 배워볼 수 있다. 043-742-2655. △계룡 군문화축제(10월 1~5일)=충남 계룡시 일원에서 열린다. 계룡시는 대한민국 육·해·공군본부 계룡대가 위치한 곳. 대한민국의 군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지키는 힘, 누리는 평화’.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 군악대와 의장대, 해외 군악대까지 2000여명이 참여한다. 공연, 특공무술, 헌병모터사이드카, 블랙이글 에어쇼 등 말 그대로 ‘각 잡힌 대한민국 군 문화’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서바이벌게임, 전투기탑승, 전투장비공작, 전통갑옷입기 등 시대를 넘나드는 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밀리터리 3D 입체영상, 밀리터리 4D 무비카 등 스릴넘치는 환상체험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042-840-2675. △예산 대한민국온천대축제(10월 2~5일)=덕산온천관광지가 있는 충남 예산시에서 열린다. 예산은 조선 순조 때부터 질병치료를 위해 온천객이 몰려들었다는 곳. 온천 족욕, 온천 삶은 달걀 먹기, 온천터널 힐링, 트릭아트 등 온천수를 이용한 각종 체험들이 이색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온천수로 물총싸움을 하는 ‘난장’으로 남녀노소가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그밖에도 어린이를 위한 온천워터볼, 여성들을 위한 온천수마스크팩 등 온천수로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체험들이 빼곡하게 준비돼 있다. 041-339-8930. △음성 품바축제(10월 16∼19일)=충북 음성군 설성공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15회째다. 조상들의 삶에 녹아 있는 풍자와 해학을 만날 수 있기에 더 특별하다. 우선 품바유랑단의 서커스와 차력시범, 코믹 넌버벌 퍼포먼스, 저글링 퍼포먼스 등 따라 할 수 없지만 따라 해 보고 싶은 공연들이 기다린다. 또 품바 움막짓기 대회, 품바 사진촬영 대회 등도 품바의 삶과 애환을 만날 수 있는 이색 이벤트로 자리한다. 이웃에게 밥을 얻어먹던 품바의 기행을 체험할 수 있는 천인의 품바 비빔밥 나누기, 엿판을 펼치고 누가 더 좋은 엿을 들고 있는지 경쟁하는 천인의 엿치기 등 품바의 일상도 들여다볼 수 있다. 043-873-2241. 백제문화제▲타임머신타고 과거로 ‘역사체험축제’ △부여·공주 백제문화제(26일~10월 5일)=충남 부여군과 공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60회째다. 한강 중상류 지역에서 일어나 웅진(충남 공주의 옛 이름), 사비(충남 부여의 옛 이름)로 도읍을 옮겨가며 번성했던 백제문화를 만나고 체험할 수 있다. 하늘에 고하는 ‘고천제 및 혼불 채화’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또 ‘퍼레이드 교류왕국대백제’와 ‘백제성왕 사비천도 행렬’ ‘백제인 대동행렬’ 등 참여도 하고 체험도 하는 행사가 풍성하다. 특이한 광경을 만날 수 있는 ‘매사냥 시연’도 눈길을 끈다. 부여 구드래행사장에서는 27일부터 29일까지, 공주 금강신관공원에서는 10월 3일부터 5일까지다. 041-635-6980. △단양 온달문화축제(10월 2~5일)=충북 단양군 영춘면 온달관광지 일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온달의 기상, 단양을 물들이다’. 온달의 기상이 살아 있는 역동적인 공연,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요 프로그램은 마상공연인 ‘온달의 후예들’, 캐리커처 체험인 ‘나도 온달과 평강’, 맥적·곡아주 등 고구려 전통음식을 시연하고 맛볼 수 있는 ‘온달 저잣거리 한마당’ 등이다. 또 투호·지게지기·격구·장작패기 등 고구려 아이들의 놀이도 체험해 볼 수 있다. 043-422-3011. △서산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10월 9~12일)=조선시대로 그것도 조선시대 여인으로 태어나 떠나보는 축제다. 충남 서산시 해미읍성 일원에서 열린다. 조선 500년 역사 속 다양한 체험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조선시대 500년 시간여행 중에서 ‘여인의 눈으로 바라본 조선시대’가 주제다. 여인 주제마당, 여인 생활공간마당, 여인심판마당, 여인 송사마당, 여인의 광장 등 특색 있는 체험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화장법으로 분장을 하는 조선절세미인, 신분별 여성의 머리장식, 신분별 복식 등 외모바꾸기 체험을 비롯해 노리개만들기·사군자·자수체험 등 생활 체험, 쌍륙놀이·널뛰기 등 놀이체험까지 다양하다. 041-669-5050. 전어구이▲가을은 ‘맛’있다 ‘먹거리축제’ △청원 청원생명축제 (25일~10월 5일)=충북 청원군 농어촌 테마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농특산물 판매장과 축산물 판매장, 생명쌀밥집, 숲속셀프식당 등이 마련됐다. 또 농축산물 택배주문과 판매장을 주차장 바로 옆에 조성해 접근성을 높였다. 농특산물 판매장은 60여동의 판매부스에서 8년 연속 ‘로하스 인증’을 받은 청원생명쌀을 비롯해 사과·배, 인삼, 산양삼, 고추, 더덕, 표고버섯 등 다양한 농산물, 다육식물, 농산물가공식품 등을 판매한다. 또 청원생명 군고구마 체험, 생명쌀 뻥튀기 체험, 청원생명 군고구마·군밤굽기 등 ‘추억이 있는 먹거리’ 체험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043-201-5092. △서천 홍원항전어·꽃게축제(20일∼10월 5일)=충남 서천군 홍원항 일원에서 열린다. 싱싱한 전어회와 전어무침, 전어구이 등 전어와 꽃게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맨손으로 전어잡기, 샌드아트, 솜사탕만들기, 룰렛이벤트, 포토존, 전통놀이, 홍원항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도 마련했다. 홍원항 위판장 일원 14개 상가는 축제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 싱싱한 전어를 ㎏당 3만원(단일요리)에 제공하고, 매주 화요일은 ‘이벤트데이’로 정해 ㎏당 2만원에 할인판매한다. 041-950-4256. △보령 무창포대하·전어축제 (20일∼10월 5일)=충남 보령군 무창포항 일원에서 열린다. 가두리낚시터, 맨손대하잡기, 항·포구 카약, 독살어업,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됐다. 천수만 대하는 크기가 20∼27㎝로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생하는 80여종의 새우 중 가장 크고 먹음직스러워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껍질을 벗겨 날로 먹거나 소금 불판에 구워 머리까지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대하와 함께 가을 진미로 통하는 전어는 ‘가을 전어에는 참깨가 서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고소한 맛이 유명하다. 보통 뼈째 썰어서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 무침 등으로 먹는다. 041-936-3510. △태안 안면도대하축제(27일~10월 26일)=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는 예년보다 자연산 대하 어획량이 2∼3배 많고 축제기간도 열흘가량 길어 먹거리, 즐길거리, 볼거리가 더욱 풍성할 전망이다. 대하 부르기 용왕제, 대하 무료시식회, 맨손 물고기잡기, 수산물 중량 맞히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백사장항에는 대하 외에도 제철을 맞은 꽃게, 전어와 전복, 우럭 등 각종 해산물이 풍성하다. 041-670-2114. 계룡군문화축제계룡군문화축제단양온달문화축제단양온달문화축제대한민국온천축제대한민국온천대축제백제문화제백제문화제영동난계국악축제영동난계국악축제영동난계국악축제음성품바축제음성품바축제음성품바축제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전어회대하무창포대하전어축제대하안면도백사장대하축제
2014.09.24 I 강경록 기자
여름철 별미는 전통사찰에 있다
  • 여름철 별미는 전통사찰에 있다
  • 합천 해인사의 명물 상추불뚝김치(사진=한국불교문화재단)[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여름방학과 휴 기간을 맞아 전국 사찰 중에서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곳들을 소개했다. 최근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사찰음식들은 특히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가 제격이라는 게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평이다. △동해처럼 포근한 국수맛 ‘양양 낙산사’강원도 양양 바닷가의 낙산사는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공중사리탑, 건칠관음보살좌상 등의 다양한 보물과 관음상이 봉안된 보타전 등 숱한 성보문화재를 갖춘 천년고찰로도 유명하다.낙산사의 ‘무료공양국수’는 2005년 낙산사 화재 이후 복원을 위해 애써준 국민들을 위한 감사의 뜻으로 시작됐다. 맑은 국물에 김치와 장을 더했을 뿐인데도 국수를 먹겠다며 일부러 낙산사를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국수는 매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공양된다. 연꿀빵으로 유명한 낙산사 야외찻집 ‘다래헌’도 꼭 한 번 들러보아야 할 명소다.△직접 키운 표고버섯 ‘양산 통도사’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로 꼽히는 통도사는 경상남도 양산시에 있다.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사리와 가사를 봉인하고 있는 까닭에 불보 사찰로 불린다. 영축산의 능선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감싸고 있어서인지 다른 사찰에 비해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의 통도사는 살림 잘하고 음식 잘하는 절로도 소문이 나 있다. 두릅무침, 녹두찰편, 표고밥, 가죽김치 등의 사찰음식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특히 표고밥과 가죽김치가 별미다. 통도사 스님들이 손수 키운 표고버섯으로 만드는 표고밥은 표고버섯, 배추, 당근 등 채썬 채소를 얹고 들깨즙으로 밥물을 잡아 뜸을 들여 떡갈나무 잎에 담아낸다. 경상남도에서 즐겨 먹는 가죽김치는 가죽나물의 잎과 줄기에 무쳐 고춧가루, 홍고추, 찹쌀풀, 감초물 등을 넣고 버무린다. 비타민이 풍부하고 위장질환에 효과가 좋아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 △고려부터 전해오는 역사의 맛 ‘합천 해인사 ’국립공원인 가야산에 안겨 있는 합천 해인사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으로 국내외 여행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사찰이다. 유명세만큼 볼거리도 먹거리도 풍부한 고찰. 그중에서도 여행자들이 최고로 꼽는 해인사의 대표 먹거리는 상추불뚝김치다. 고려 때부터 전해오는 상추불뚝김치는 상추를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찹쌀풀, 감초물, 고추, 통깨, 소금으로 만든 양념에 버무려 만든다. 비타민A가 풍부하여 식욕을 돋우고 신경과민이나 빈혈·황달 치료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흘 정도 익히면 다른 김치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가 나고 즉석에서 바로 먹어도 아삭아삭한 상추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사찰음식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koreatemplefood.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4.07.26 I 김용운 기자
가난한 산사로 가는 길, 온전한 가을을 만나는 길
  • 가난한 산사로 가는 길, 온전한 가을을 만나는 길
  • ▲ 포장되지 않은 흙 길을 여전히 많이 품고 있는 김룡사(경북 문경시)에서 대성암 가는 숲길. / 사찰생태연구소 김재일 대표 제공 [조선일보 제공] 초기불교에서 수행자들을 '아란냐카'라고 했다. '숲 속에 머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숲은 사찰의 배경이 아니라 한 부분이다. 가을에 걷기 좋은 사찰의 숲 다섯 곳을 소개한다. ◆경북 문경 김룡사(金龍寺) 숲길 사람은 본래 비포장용으로 설계되었다. 발바닥 구조부터가 그렇다. 그래서 포장된 길은 조금만 걸어도 몸이 부대낀다. 절로 가는 길은 본래 걸어서 가는 길이었으나, 근래 들어 그런 길이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가난한 절에나 가야 그런 길을 만날 수 있다. 문경 김룡사 길이 가난한 길이다. 운달산 김룡사는 예로부터 살림이 넉넉지 못했다. 그래서 절 입구부터 경내까지 이어지는 길과 주차장이 비포장이다. 스님들의 계도가 있었던지, 어쩌다 만나는 차들도 먼지 하나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간다. 들머리―주차장―김룡사―대성암―양진암 구간의 숲길은 그윽하고 호젓하다. 가을이면 화려하게 물드는 참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숲이 좋다. 별자리 이름을 몰라도 별하늘이 아름다운 것처럼, 나무 이름 몰라도 그윽한 숲과 호젓한 숲길은 전혀 낯설지 않다. 숲 속을 걷는 동안, 들고나는 숨소리를 관(觀·깊이 살핌)하고, 내딛는 걸음걸이를 관하고, 귀에 들리는 물소리를 관하면서… 종내는 내 몸이 어떻게 숲과 하나로 어우러지는지를 관한다. 내 몸이 어떻게 나무가 되고, 물소리가 되고, 솔바람이 되는지를 본다. 경북 문경시 산북면 김룡리 410 (054)552-7006 ◆경남 고성 옥천사(玉泉寺) 숲길 숲은 거기에 사는 사람을 닮는다. 도시의 숲은 시민을 닮고, 산사의 숲은 스님들을 닮는다. 경남 고성 연화산도 옥천사 스님들을 많이 닮아 있다.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산의 하나인 연화산은 신라 화엄불교에서 '화엄십산(華嚴十山)'의 하나로 꼽혔던 바로 그 비슬산이다. 옛날 이 지역은 소가야의 영토로, 신라에 병합되고 나서도 민심이 흉흉하여 의상대사가 옥천사를 지어 나라 잃은 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었다. ▲ 옥천사(경남 고성군) 주변 숲은 늙은 소나무와 활엽수가 만들어내는 단풍이 일품이다. / 사찰생태연구소 김재일 대표 제공 옥천사는 들머리에 사하촌이나 식당 등이 없어서 첫인상이 좋다. 입구에서 옥천사까지 2㎞. 차를 타고 가면 찻길이지만, 걸어서 가면 숲길이다. 물속까지 불타는 저수지 단풍 풍광도 좋거니와 노송과 늙은 활엽수들이 만들어내는 숲길은 선경(仙境) 그대로이다. 일주문―부도전―청련암―옥천사―백련암에 이르는 활엽수 숲길은 걷는 것만으로도 세속의 때를 씻기에 충분하다. 단풍물이 한껏 번져서 눈맛도 좋거니와 휘어져 굽이도는 맛이 예사롭지 않다. 경남 고성군 개천면 북평리 408 (055)672-0100 www.okcheonsa.or.kr ◆경북 김천 직지사(直指寺) 암자길 붓다는 일생을 숲과 함께했다. 불교는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도 숲과 함께 하는 전통은 변함이 없었다. 절집은 산을 지키는 산막(山幕)이었고, 수행자들은 숲지기에 다름 아니었다. 김천 황악산 직지사는 신라 때 아도화상이 짓고, 조선시대 사명대사가 출가한 절이다. 누구나 한 번쯤 가보았을 큰 사찰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 '관광사찰'에 무슨 숲길이 있나 싶지만, 큰절만 벗어나면 암자에서 암자로 이어지는 호젓한 숲길이 이어진다. 황악산은 이름이 주는 느낌과는 달리 우아하고 부드러운 산이다. 직지사를 나와 산중으로 들어가면 은선암―중암―백련암―운수암 등의 산속 암자들이 숲길 끝에 숨어 있다. 암자들은 길에서 갈라지는 샛길 끝에 호젓하게 앉아 있다. 더러 포장된 곳도 있으나, 차를 버리면 무슨 상관이랴. 경북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216 (054)436-6174 www.jikjisa.or.kr ◆경기 안성 청룡사(靑龍寺) 숲길 수도승이 술집에 들어가면 그 술집은 사원이 되고, 주정뱅이가 사원에 들어가면 그 사원은 술집이 된다. 이슬람 시인 알 후즈위리의 말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가 자연을 사랑한 만큼만 보여준다. 아름다운 만큼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한 만큼 아름답다. 그래서 숲은 보는 대로 보인다. 서울에서 가까운 안성 서운산 청룡사는 고려 때 세운 절이다. 조선 중기에는 억울하게 죽은 영창대군의 넋을 보듬어 안았고, 조선 말에는 갈 곳 없는 남사당패들을 안아주었다. 사적비가 있는 주차장 개울 건너 오른쪽 골짜기가 바로 남사당패들이 숨어 살던 불당골이다. 그 골짜기 숲은 보기에 좋다. ▲ 느티나무와 참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청룡사(경기도 안성시)의 기둥과 대들보는 휘어지고 비뚤어진 게 흔하다. / 조선영상미디어 청룡사의 전각들은 소나무보다 느티나무와 참나무 등 잡나무로 더 많이 지어졌다. 휘어지고 비뚤어진 기둥과 대들보들이 흔하다. 전각은 숲의 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숲 속의 건축'이 아니라 '숲의 일부로서의 건축'이다. 청룡사의 숲길은 은적암까지 천천히 걸어서 1시간 거리다. 노령의 산이라 경사도 느리고, 바위길도 없다. 초입에는 젊은 식재림이 많지만, 올라갈수록 자연식생이 대부분이다. 주위로 늘어선 늙은 밤나무들은 예전에 사람들이 밭 갈아 먹고살았음을 말해준다.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 28 (031)672-9103 www.buddhahouse.com ◆강원 영월 법흥사(法興寺) 숲길 ▲ 옥천사(경남 고성군) 주변 숲은 늙은 소나무와 활엽수가 만들어내는 단풍이 일품이다. / 사찰생태연구소 김재일 대표 제공 예외는 있지만, 어느 절이든 절 뒤로 작은 작은길 하나씩은 몰래 품고 있다. 그 숲길은 관광객이나 등산객들의 눈에서 비켜나 있어서 걷기에 좋은 고즈넉한 길이다. 그 옛날 영월 법흥리 사람들이 횡성 안흥장을 보러 넘나들던 법흥사 숲길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법흥사는 신라 자장율사가 세운 적멸보궁(寂滅寶宮·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의 하나로, 사자산 소나무숲에 둘러싸여 있다. 주차장 극락전에서 중대를 지나 적멸보궁에 이르는 숲길은 불자들의 순례길이자 일반인들의 관광길이기도 하다. 주변의 소나무숲은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따구리가 깃들 정도로 청정하고 울창하다. 그러나 정말 걷고 싶은 법흥사의 숲길은 주차장에서 계곡 따라 난 길이다. 소나무와 활엽수들이 눈맛 좋게 어우러진 혼합림 숲길이 1㎞ 정도 이어져 있다. 그 이상은 경사가 가팔라 산책길로는 무리이다. 이 숲길은 가끔 스님들이 명상하러 나오기도 하고 주말이면 등산객들도 가끔 찾는다. 이 숲길은 단풍도 좋지만, 계곡을 끼고 있어서 '자연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음이온이 넘친다. 음이온은 알파파를 활성화해 명상을 도와주고 신경안정에 효과가 높다고 알려졌다. 가을 산책길로 그만이다.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422-1 (033)374-9177 www.bubheungsa.or.kr ▶ 관련기사 ◀☞수행자는, 어쩌면, 숲길을 걷는 사람☞예술옷 입은 사찰이 동네에 숨어있다☞30분이면 다 걷는 길… 종일 머물면 어떠하리
한국관광공사, 가을 추천여행상품 23선 선정
  • 한국관광공사, 가을 추천여행상품 23선 선정
  • [이데일리 편집부]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는 가을을 맞아 교과서테마여행 및 단풍을 주제로 한 “가을 추천 여행상품 23선”을 선정했다. 관광공사에서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캠페인을 전개하며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이 가장 재미있는 교과서임을 홍보하고 있다. 그에 맞춰 가을 추천여행상품의 절반을 교과서테마여행으로 선정하고 11개 상품을 추천했다. 아이들과 함께 교과서에서만 만났던 여행지를 찾아 함께 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오색찬란한 단풍을 둘러볼 수 있는 가을단풍 여행상품 12선도 선정했다. 곱게 물든 단풍구경 뿐 아니라 과일따기, 특산물 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활동도 함께 하며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아이와 함께 떠나는 교과서 속 테마 여행 (11선) ○ 가야산 국립공원과 해인사, 우포늪(1박2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해인사장경판전과 가야산국립공원 그리고 우포늪까지 3개의 관광지를 동시에 돌아본다. 람사르 협약에 가입된 우포늪에서 습지의 중요성과 환경이야기를 해인사에서는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알찬여행이다. ▶ 판매기간 : 10/10~11/28 ▶ 가 격 : 118,000~135,000원 ▶ 문 의 : 다음레저 02-725-2005 www.tournfood.com ○ 백제의 역사를 찾아서, 부여/공주(1박2일) ▲ 무령왕릉과 부여박물관유적지를 돌아보며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딱딱하기만 한 역사를 소풍하듯 재미있게 선생님과 함께 돌아본다. 알찬 교재와 숙련된 체험교사로 인해 새로운 역사에 눈을 뜨는 여행. 가족이 함께 역사 속으로 출발한다. ▶ 판매기간 : 10/10~11/28 ▶ 가 격 : 112,000~129,000원 ▶ 문 의 : 다음레저 02-725-2005 www.tournfood.com ○ 자연이 함께 살아 숨 쉬는 영월지리탐방여행(1박2일) 과연 우리나라의 모든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을까? 영월에 가면 가능하다. 책상 앞에서 교과서만 펼쳐놓고 하던 지루한 공부를 가라! 지리책 속에 직접 들어간 듯, 눈으로 보고 느끼며 아이들의 이해력과 학습력을 극대화 할 여행이다. ▶ 판매기간 : 10/17~11/30 ▶ 가 격 : 104,000원 ▶ 문 의 : 롯데관광개발 1577-3700 www.lottetour.com ○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경기도 시간 여행(당일) 단순히 눈으로 보는 여행이 아닌 문화 해설사를 통하여 과거의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행! 우리 민족의 건강한 몸짓과 활달한 기상이 담긴 무예24기 공연을 통한 마음이 여행!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여 앞으로의 미래상을 보여주게 될 여행! 오감만족과 함께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는 여행을 선사해 준다. ▶ 판매기간 : 10/17~11/30 ▶ 가 격 : 35,000~37,000원 ▶ 문 의 : 롯데관광개발 1577-3700 www.lottetour.com  ○ 가족과 함께하는 오감만족! 신우목장 낙농체험(당일) ▲ 신우목장 낙농체험체험보다 유익한 교육은 없을 것이다. 자연 그대로인 신우목장을 방문해 로봇 착유장, 유가공 공장을 견학하교 직접 송아지에게 우유도 줘 보면서 낙농체험을 통한 체험학습 여행을 할 수 있다. ▶ 판매기간 : 10/1~12/31 ▶ 가 격 : 35,000원 ▶ 문 의 : 영일고속관광 051-467-0101 www.youngiltour.com  ○ 천년의 역사 경주여행[KTX](당일) TV 속 드라마로만 만족할 것이 아니다. 천년의 찬란한 역사가 쉼 쉬고 있는 고도경주를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자. 자랑스러운 세계 문화유산 불국사 뿐 아니라 다보탑, 석가탑 등 교과서에서만 봐 온 국보까지 경험할 수 있다. 단 하루의 여행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칠 수 있는 알찬 기회이다. ▶ 판매기간 : 10/9~11/30 ▶ 가 격 : 79,000~89,000원▶ 문 의 : 지구투어네트워크 1566-3065 www.jigutour.co.kr   ○ 한려수도! 해금강 외도‧케이블카‧소매물도 기차여행(1박2일) ▲ 해금강, 외도백문이불여일견이란 말이 먼저 떠오르는 상품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그 어떠한 말과 수식어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가 없다. 남해 최고의 관광지 외도 보타니아와 영화 속을 한 장면에 들어 가는듯한 소매물도 투어! 한려해상국립공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영 케이블카 투어! 통영의 진주빛 바다와 함께 맛보는 소매물도의 경관은 보는 이들로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통영 미륵산을 하늘아래서 바라보는 케이블카 여행 또한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 판매기간 : 9/30~12/31 ▶ 가 격 : 193,000원 ▶ 문 의 : 청송여행사 1577-7788 www.114ktx.co.kr  ○ 선덕여왕을 만나다! 걸으며 느끼는 경주~ 신라 천년의 오감(五感)체험!(1박2일) 고대국가 신라의 화려한 문화가 집대성되어 있는 경주로 간다. 우리나라 역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교가 화려하게 꽃피운 때, 최초의 여왕으로서 삼국통일의 기틀을 잡은 선덕여왕의 얼을 기리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판매기간 : 10/10~11/30 ▶ 가 격 : 119,000~129,000원 ▶ 문 의 : 테마캠프여행사 02-735-8142 www.themecamp.co.kr  ○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안동의 전통 문화와 먹거리 체험(당일) 전문 가이드와 함께 한국 유교문화의 산실인 안동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이다. 안동포를 이용해서 직접 만드는 체험과 하회마을 병산서원. 아이들과 함께 교과서 속 전통과 서원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체험할 수 있다. ▶ 판매기간 : 10/10~11/30 ▶ 가 격 : 25,000~27,000원 ▶ 문 의 : 테마캠프여행사 02-735-8142 www.themecamp.co.kr  ○ 놀토 체험학습! 꼭 가봐야 할 교과서 속 여행지 강화도 답사(당일) 멀리 나가기 부담스러울 때에는 서울 근교로 간편하게 떠나보자. 우리 역사상 지리적 요충지로 국가가 형성되면서 부터 끊임없이 쟁탈대상이었던 강화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와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역사의 현장. 초등학생이라면~ 중,고등 학생이라면~ 꼭 한번은 가봐야 할 대표 여행지 강화도로 떠나는 체험학습 여행으로 전문 가이드와 함께 생생한 역사체험의 현장이 될 것이다. ▶ 판매기간 : 10/1~12/31 ▶ 가 격 : 29,000원 ▶ 문 의 : 테마캠프여행사 02-735-8142 www.themecamp.co.kr  ○ 부석사 단풍, 영주 사과따기 체험 기차여행(당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유명한 부석사의 가을 풍경은 또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풍경에만 취해있는 것이 아니다. 영주 선비촌, 소수서원을 관람하며 유교 문화의 중심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영주 웰빙 사과를 직접 따 볼 수 있는 당일 체험 기차여행이다. ▶ 판매기간 : 10/7~11/30 ▶ 가 격 : 55,000원 ▶ 문 의 : 홍익여행사 02-7171-002 www.7788tour.co.kr  ▼ 오색찬란! 눈이 즐거운 단풍 여행 (12선) ○ 주왕산 국립공원과 주산지, 사과따기 체험(당일)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은 단풍과 사과의 아름다운 빛깔로 물든다. 대전사에서부터 주방천계곡길 따라 제1폭포까지 이어지는 길은 가을단풍 풍경과 학소대, 급수대 등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호수의 물속에 뿌리를 두고 자라는 왕버드나무 풍경도 이색적이어서 보는 이들의 눈을 황홀하게 할 것이다. ▶ 판매기간 : 9/29~11/1 ▶ 가 격 : 34,000~38,000원 ▶ 문 의 : 모두투어네트워크 02-728-8700 www.modetour.com ○ 가을 부석사와 문학의 숲 영양 맛기행(1박2일)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예전 즐겨하던 시한소절이 생각나는 즈음에 은행나무단풍으로 유명한 부석사를 찾아 가을 정취에 빠져들어 보자. 시대최고의 문학인들을 배출한 문학의 숲 영양에서 작가들의 발자취와 경북의 전통 맛을 체험하며 맛볼 수 있는 여성들의 행복을 위한 경상북도 지원 특가 상품이다. ▶ 판매기간 : 10/3-12/12 ▶ 가 격 : 114,000원 ▶ 문 의 : 솔항공여행사 1688-3372 www.soltour.co.kr  ○ 붉은 치마 적상산 단풍과 칠연계곡, 무주머루와인동굴(당일) 반딧불이 사는 청정자연의 고장, 무주의 단풍명산 적상산과 남덕유산 칠연계곡 트래킹을 통해 이번 가을 단풍 속 붉은 추억에 젖어볼 수 있으며, 무주의 특산물 머루와인을 시음해 보고~ 와인향기에 빠져볼 수도 있는 실속여행이다. ▶ 판매기간 : 10/25 ~ 11/28 ▶ 가 격 : 33,000~37,000원 ▶ 문 의 : 아름여행사 02-722-0419 www.arumtr.co.kr  ○ 오색단풍 청량산 단풍과 부석사 황금단풍, 소수서원(당일) 12개의 바위 봉우리와 낙동강이 어우러진 봉화의 명산, 청량산 트래킹은 경북의 대표적 단풍명소로서 가을의 정취를 가득 느껴볼 수 있으며, 국내 최고의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의 모습이 아름다운 천년 고찰 부석사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 소수서원을 두루 살펴보며 전통 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알찬 여행입니다. ▶ 판매기간 : 10/17 ~ 11/18 ▶ 가 격 : 33,000~37,000원 ▶ 문 의 : 아름여행사 02-722-0419 www.arumtr.co.kr  ○ 나무를 품은 연못 주왕산 주산지로 떠나는 단풍여행(무박2일) 단풍의 붉은빛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주왕산 주왕산으로 떠나는 단풍놀이! 태고적 신비로움이 가득한 연못 주산지에 찾아온 가을 단풍도 만나보자. 단풍 빛깔에 흠뻑 취해 하루가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를 여행이 될 것이다. ▶ 판매기간 : 10/2 ~ 11/14 ▶ 가 격 : 60,000~65,000원 ▶ 문 의 : 여행스케치 02-701-2506 www.toursketch.co.kr  ○ 노랑 은행나무길이 예쁜 부석사, 맛 좋은 영주 사과 따기(당일) 볼거리와 체험이 가득한 경북 영주 부석사 여행.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아름다운 은행나무길 따라 무량수전이 반기는 아름다운 절 부석사 산책해보자. 산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영주대표 특산물인 꿀 사과, 빨간 사과따기 체험도 할 수 있고, 여백의 미,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는 소수서원와 선비촌도 한 번에 볼 수 있다. ▶ 판매기간 : 10/1~11/15 ▶ 가 격 : 35,000~37,000원 ▶ 문 의 : 여행스케치 02-701-2506 www.toursketch.co.kr  ○ 보길도&청산도&두륜산여행[KTX](1박2일) 한반도를 휘돌아 온 기세가 마침내 정점(頂点)을 이루는 곳, 바로 땅 끝이다. 어느 바다 보다 맑은 바다 보길도. 하늘과 바다는 푸르고 산은 붉게 물든 이 가을의 자연이 만든 경관은 가보지 않고서는 상상조차 힘들만큼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모습을 놓친다면 진정 가을을 보냈다 할 수 없을 것이다. ▶ 판매기간 : 10/9~12/30 ▶ 가 격 : 199,000원 ▶ 문 의 : 지구투어네트워크 1566-3065 www.jigutour.co.kr  ○ 정동진해돋이와 오색 설악산 단풍과 주문진어시장 여행(무박2일) 단풍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강원도에서의 특별한 단풍여행! 팔도농심체험열차를 이용하여 정동진까지 내달려 멋진 아침일출을 시작으로 양양에 위치한 단풍의 1번지 설악산 주전골에서의 단풍여행은 이여행의 중심이다. 용추폭포에서 부터 오색약수까지 이어지는 약 1.8KM구간의 산행로는 잘 닦여진 등산로 덕분에 노약자 분들이나 어린이도 무리 없이 등산이 가능하다 또한 상행은 버스로 올라가 하행으로만 내려오며 단풍을 즐겨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강원도의 멋진 단풍을 볼 수 있다. 단풍여행을 마치고 인근에 위치한 주문진 어시장에서의 싱싱한 회는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 줄 것이다. ▶ 판매기간 : 10/9~10/17 ▶ 가 격 : 52,000~54,000원▶ 문 의 : 청송여행사 1577-7788 www.114ktx.co.kr  ○ 곤충박사와 함께하는 생태탐방과 수리산 가을 단풍 트레킹(당일) 현대PLZ관광은 PLZ지역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동식물의 생태, 역사, 문화 등을 관광 자원화하여 평화와 생태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이다. 단풍으로 유명한 수리산 트레킹을 즐기면서 전문가와 함께하는 교과서 속 자연 곤충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가을 산행과 자연학습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판매기간 : 10/10 ~ 11/29 ▶ 가 격 : 44,000~47,000원 ▶ 문 의 : 현대아산 02-3669-3000 www.plztour.com  ○ 산천어잡기 체험과 평화의 댐 민통선 단풍트레킹(당일) 겨울축제로 유명한 화천 산천어축제를 생태/체험관광으로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에게 인기 만점! 평화와 물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견학프로그램을 접목함으로써 재미와 교육의 의미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1석2조의 여행이다. ▶ 판매기간 : 10/10~11/29 ▶ 가 격 : 33,000~36,000원 ▶ 문 의 : 현대아산 02-3669-3000 www.plztour.com  ○ 담양 슬로시티, 레일바이크, 백양사 단풍 기차여행(1박2일) 가을에 더욱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전라남도 담양군 일대 슬로시티 지역과 소쇄원, 메타세쿼이아길, 섬진강변 레일바이크 체험, 애기 단풍의 명소 백양사를 함께 둘러 볼 수 있는 1박 2일의 알뜰 상품이다. ▶ 판매기간 : 10/7~11/30 ▶ 가 격 : 158,000원 ▶ 문 의 : 홍익여행사 02-7171-002 www.7788tour.co.kr  ○ 봉화 금강송 트래킹, 불영계곡 단풍 온천 기차여행(1박2일) 무공해 대 자연과 가을을 접목한 여행상품으로 봉화 금강송 군락지를 비롯하여, 덕구 계곡 가을 산책, 시골 어항 죽변항 관광, 한국의 그랜드캐년로 불리워지고 있는 불영사, 불영계곡의 환상적인 단풍 여행을 할 수 있는, 상상만 해도 떠나고 싶어지는 여행 상품이다. ▶ 판매기간 : 10/7~11/30 ▶ 가 격 : 137,000~169,00원 ▶ 문 의 : 홍익여행사 02-7171-002 www.7788tour.co.kr ▶ 관련기사 ◀☞가을볕 받으며 백제의 옛 도읍을 걷다.☞바다와 길동무하고 선인장이 말 거는 길… 제주☞제주에서 제일 따끈따끈한 걷기코스!
2009.10.13 I 편집부 기자
제2의 고향 ‘귀농마을’ 춘천 부귀리
  • 제2의 고향 ‘귀농마을’ 춘천 부귀리
  • [경향닷컴 제공] 마을 25가구 가운데 20가구가 귀농했다. 60대가 청년회장을 하는 여느 시골 마을과 달리 40대 청년들이 마을 일을 도맡아 한다. ‘귀농한다면 이곳처럼’, 물안마을 부귀리의 비결을 알아본다. 행정구역상 춘천이지만 화천이나 양구와 더 가까운 소양호 안쪽 마을. 그래서 이름도 ‘물안마을’이다. 춘천시 북산면 부귀리는 46번 국도를 타고 화천까지 들어가 다시 산길로 4km를 돌아들어가야 닿는 깊은 산중에 있다. 청평사로 가서 넘어가는 길도 있지만 겨울이면 거의 막혀 있다. 산이 험해 눈이 오면 녹지 않는 탓이다. ▲ 마을 입구에서 내려다 본 물안마을 모습.친환경으로 귀농한 40대 청년들 물안마을은 젊음이 넘쳐난다. 그래봐야 40대 청년(?)의 젊음이라 대학가의 젊음에 비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대학 새내기 같은 의욕과 도전은 누구 못지않다. 이곳에서 40년 이상 살고 있는 집은 다섯 가구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15년 전부터 귀농했다. 어떤 이는 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왔고, 어떤 이는 사업을 하다 왔다. 지금도 부인과 아이들은 서울에 두고 혼자 와서 농사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각각의 사연이야 구구절절하지만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도시생활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7년 만에 이번 봄에 부인과 아이들을 이곳으로 데려오기로 했다는 박영철씨(49)에게 귀농의 성공 비결을 물었다. “환상을 빨리 버려야죠.” 그의 대답은 확고했다. 귀농에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시골에 오면 뭔가 특별할 것이란 환상에 있다고 한다. 그는 “여긴 자기 손으로 안하면 아무 것도 안 된다”며 “먹을 것도 직접 재배해야 하고 집수리는 물론 생활의 모든 것을 자기가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골의 공기 좋고 편안한 생활만 꿈꾸지 말고 몸으로 일할 준비가 됐을 때 귀농해야 한다는 것이다. ▲ 귀농의 비법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박영철씨는 머쓱한 듯 웃으며 “몸은 힘들지만 살아가는 맛이 있다”라고 말했다.개울가 한편에선 공사가 한창이다. 무너져가는 집을 마을 청년들이 뚝딱거리고 있다. 폐가를 개조해 체험공간으로 바꾼다고 한다. 모두 ‘형님’, ‘아우’라 불러가며 일을 한다. 물안마을은 품앗이로 일을 한다. 농사일도 체험시설 운영도 다 품앗이다. 품앗이로 해서 얻은 수익은 마을 주민들이 골고루 나눠가진다. 얼마 전에는 체험학습 수익금으로 집집마다 외양간을 만들고 소를 한 마리씩 들였다. “마을 전체가 체험 학습장이에요” 마을 공동으로 시작한 농촌체험사업은 물안마을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단체로 방문하는 아이들을 위해 강당과 대형 숙소까지 갖춘 체험장을 만들었다. 마을 전체를 학습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역사학자의 자문을 받아 우리나라 주요 역사 50개를 안내판으로 만들어 세웠다. 학습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친환경 농법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고 놀이와 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게 구성했다. 신수현 이장은 “우리 마을에 와서 무언가 느끼고 가길 원했다”며 체험학습의 취지를 설명했다. 자전거도로를 만들었고 농구장, 축구장 등 체육시설도 마련했다. 두부, 조청, 떡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6km에 달하는 물안계곡을 즐거운 물놀이 공간으로 꾸미기도 했다. 물안계곡의 10년 자연휴식년제가 2007년 끝났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청청지역인 것이다. 계절별로 펼쳐지는 물안마을의 체험학습은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값진 추억이 될 것이다. 숙박/ 인근 10km 안에 민박을 제외한 숙소를 찾기 힘들다. 부귀리에 황토집, 노인정, 마을회관 등이 팜스테이를 위한 시설로 구성됐다. 부귀리 팜스테이/ 033-244-0576 / http://www.greentourings.or.kr 맛집/ 명신시골밥상집/ 북산면 추곡리에 있다. 토종닭과 산채백반이 주 메뉴다. / 033-243-1516 오봉산장/ 청평사 인근에 위치했다. 산채비빔밥이 별미다. / 033-244-6606 할매집/ 북산면 창평1리에 있다. 산채비빔밥과 감자전이 좋다. / 033-263-7989 가는길/ 서울에서 46번 국도를 타고 춘천을 지나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403번 지방도로 갈아탄다. 배후령, 추곡터널을 지나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부귀리 이정표를 따라 들어간다. ▶ 관련기사 ◀☞고령 ''2009 대가야 체험축제'' 9일 개막☞개나리 재잘재잘 벚꽃 도란도란… 웃음이 절로 납니다☞태초에 탄생한 거대한 생명, 우포늪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경향닷컴 제공] 설악산의 아름다운 경관은 국토의 ‘대표 암석’인 화강암의 1억 년 풍화작용이 빚어낸 대자연의 예술품이다. 때문에 연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가 됐지만,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약 35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얼어붙은 눈 위를 매서운 바람이 할퀴듯이 지나갔다. 1월 20일 화요일. 한겨울의 평일이라 관광지의 썰렁한 겨울 정취를 느껴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지만 설악산은 기대(?)를 배반했다. 외설악 소공원은 한산하지 않았다. 권금성에 오르는 설악케이블카는 여름처럼 몇 시간씩 기다리지는 않지만 정원을 꽉 채운 채 출발했다. 서서히 발밑으로 가라않은 소공원과 신흥사, 그 위로 차례로 떠오르는 울산바위와 달마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과 암릉…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탄성. 한국어·중국어·일본어의 ‘3색 감탄사’였다. “설악이 아니라 벼락, 구경이 아니라 고경” 남한 제1명산으로 꼽히는 설악산은 말 그대로 ‘국민 관광지’라고 할 만하다. 주봉인 대청봉(1708m)이나 공룡능선 등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흔들바위나 권금성 정도는 누구나 한번쯤 가봤음직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북한의 금강산에 비유한 ‘남한 제일 명산’ ‘제2의 금강산’ 등의 수사는 설악산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표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금강산의 수려함에다 지리산의 웅장함을 함께 갖춘 설악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소공원·신흥사·권금성 등 외설악 입구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은 그 명성이 남한을 넘어 이미 세계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 속초시 외설악 입구 소공원설악산이 국민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매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우선 입구부터 사람의 눈을 압도하는 경관이 자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설악산은 굳이 그 비경을 감추지 않는다. 달마봉과 울산바위의 진기한 경관은 속초 시내에서도 보인다. 케이블카가 닿는 권금성에서는 집선봉, 노적봉, 만물상, 장군봉 등이 코앞에 펼쳐지고 멀리 공룡능선과 마등령, 세존봉, 황철봉까지 조망된다. 1971년 케이블카가 운행되면서 이런 장관을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계조암 흔들바위와 울산바위에 이르는 길도 등산 코스라기보다는 관광 코스라고 해야 할 정도로 짧다. 소공원에서 약 4km,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설악산>(대원사, 1993년)의 저자 손경석씨는 설악산이 금강산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교통 불편으로 꼽았다. 금강산은 교통이 편리해 삼국시대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설악산은 그렇지 않았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 했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지나는 지금의 도로가 열린 것은 각각 1971년과 1989년으로 아주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44번 국도의 확장과 미시령 터널 관통으로 지금은 가기가 더욱 수월해졌지만. 교통뿐만 아니라 산세도 접근을 까다롭게 했다. 잦은 입산 통제와 조난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설악산은 전문 산악인도 혀를 내두르는 산이다. 이중환은 “돌산과 돌샘으로 이루어져 깊은 골짜기와 위태로운 봉우리가 겹쳐진 묏부리”라고 묘사했다. 정철은 ‘설악이 아니라 벼락이요, 구경이 아니라 고경(苦境)이요, 봉정이 아니라 난정(難頂)이구나’라고 익살스럽게 꼬집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옛 사람들이 겪었던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권금성에 오르는 케이블카 말고도 4개가 더 설치될지도 모르니까. 바위에 새겨진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 설악산국립공원은 그 영역이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그 가운데 양양군은 대청봉, 속초시는 화채봉, 인제군은 대승령, 고성군은 울산바위에 이르는 케이블카(로프웨이)를 건설할 계획 또는 구상을 각각 갖고 있다. 10년마다 시행하는 공원구역 재조정 작업과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각 시·군은 각종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금도 매년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에 사방으로 케이블카와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서면 설악산은 더 이상 산이 아니라 ‘유원지’나 ‘놀이동산’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nbsp;▲ 대청봉 동쪽 사면의 험준한 산세신체적 조건이나 시간의 제약 때문에 깊숙한 곳의 절경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설악산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우리의 자연 자원 가운데 하나다. 1970년 5번째 국립공원이 되기에 5년이나 앞서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1호)으로 지정되었고 1982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공원구역에는 3489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이 10종, 보호야생종이 29종, 천연기념물이 23종에 이른다. 고산식물 군락지인 대청봉 일원, 야생동물 서식지인 흑선동 계곡, 야생식물 군락지인 점봉산과 화채능선, 마등령~미시령 일원을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2026년까지 출입을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물자원뿐 아니라 독특한 지형과 지질 등도 명산다운 내력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암석군과 폭포, 소 등으로 이루어진 변화무쌍하고 장쾌한 경관은 사람들의 기를 질리게 할 정도인데, 이는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화강암은 한반도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우리 국토의 ‘대표 암석’이다. 그런데 ‘신의 조각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과 암릉의 장관을 이루는 설악산과 그 가까이 있는 금강산의 화강암은 똑같은 게 아니다. 또 같은 설악산의 화강암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설악산에는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틱한 과정과 비밀이 숨어 있다. 울산바위 전설의 기막힌 진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둘레 4km, 높이 873m의 거대한 암체인 울산바위는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재미나는 얘깃거리를 갖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울타리 리’자를 쓴 이산(籬山, 울산이라고 읽기도 한다), 또는 지명을 따서 울산(蔚山)으로 적고 있고 <속초시지>에서는 이와 더불어 ‘막힐 울’자를 써서 울산(鬱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비바람이 불 때 산이 울고 하늘이 으르렁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일명 천후산(天吼山)이라고 소개한 자료는 정확한 고증이 필요할 것 같다. 고성군 향토사가 김광섭씨에 따르면 천후산은 울산바위 북쪽에 있는 신선봉(1212m)의 옛 지명이다. 울산바위가 금강산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지금의 설악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는 전설은 공교롭게 두 산의 형성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1억5000년 전 중생대 쥐라기, 설악산 암석군은 1억 년 전 전후인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다. 지질학에서는 이를 대보화강암과 불국사화강암이라고 각각 부르는데, 태어난 순서로 보면 금강산이 형이고 설악산은 아우인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인 7000만 년 전에 관입한 이른바 울산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니, 전설 그대로 형 집에 자리가 없어 동생 집에 눌러앉은 손님격이다.&nbsp;▲ 설악루에서 바라본 남설악의 암봉군화강암은 풍화에 약해 오랜 세월 절리, 침식, 서릿발 작용, 쐐기 작용 등을 통해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낸다. 울산화강암은 특히 풍화에 약하다. 그래서 표면이 매우 거칠고 다양한 풍화 지형을 보여준다. 최근 울산바위 150톤 가량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미시령 도로 쪽으로 붕괴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처럼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은 오랜 세월 절리와 침식 등을 거쳐 수직 암봉과 암릉, 흔들바위와 같은 둥근 핵석, 넓은 너럭바위 등 각양각색의 모양을 빚어놓았다. 이러한 다양한 풍화 지형들은 지형학·지질학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교육장이라고 할 만하다. 권역·계절 따라 천 가지 모습 보여준다 설악산의 백두대간 북단은 대간령이고 남단은 가칠봉이다. 그 사이를 신선봉, 상봉, 미시령, 황철봉, 저항령, 마등령, 나한봉, 대청봉, 중청봉, 끝청, 한계령, 망대암산, 점봉산, 단목령 등 고봉준령이 연결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서쪽 인제군에 속하는 지역은 내설악이고, 동쪽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뻗은 화채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외설악, 남쪽이 남설악이다. 외설악은 설악동지구, 남설악은 오색지구에 속한다. 내설악은 대청봉에서 대승령에 이르는 서북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백담지구, 남쪽이 장수대지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집단시설 지구나 주거지역, 고성군 신선봉 일대, 속초시 청대산과 가마소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보호지구와 경계를 같이한다. 설악산의 또 다른 묘미는 계절은 물론 각 권역이나 지구마다 지형 경관, 기후,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다. 골산인 외설악은 천불동 계곡 양쪽에 솟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남성적인 근육질, 육산인 내설악은 백담·수렴·백운·가야 등 여러 계곡의 여성적 그윽함이 느껴진다. 남설악에서는 대청봉의 웅장함과 오색약수·온천·주전골의 아기자기한 멋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기후도 서쪽은 내륙성, 동쪽은 해양성이다. 서쪽은 전통적 산촌이고 동쪽은 해안과 산촌, 토착민과 실향민의 문화가 융합된 양상을 띠는 것도 다르다. ▲ 내설악 백담지구의 고찰 백담사설악동지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와 계조암·금강굴, 백담지구에는 만해 한용운이 기거했던 백담사와 오세암·봉정암, 오색지구 인근에는 조계종의 발상지인 진선사 등 유서 깊은 고찰이 있다. 전국에서 제일 높은 해발 1224m에 위치한 암자인 봉정암은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서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가사리탑으로 유명하다. 오세암은 ‘5세 신동’ 매월당 김시습, 그리고 신라 매월대사의 5세 조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천의 옷’과 ‘천의 얼굴’, ‘천의 이야기’를 가졌다는 설악산은 1000번을 가 보아도 질리지 않을 산이다. <탐방 코스> *<가는길>은 내설악 백담지구는 ‘소읍기행-만해마을’, 장수대지구는 ‘숲-장수대숲’, 남설악 오색지구는 ‘신택리지-양양’, 외설악 설악동지구는 ‘신택리지-속초’를 참고하면 된다. (한나절) 권금성: 소공원→케이블카→권금성(1.5km/30분) 울산바위: 소공원→신흥사→흔들바위, 계조암→울산바위(4km/2시간) 비룡폭포: 소공원→육담폭포→비룡폭포(2.4km/50분) 용소폭포: 오색탐방지원센터→오색석사→용소폭포(3.2km/1시간20분) 대승폭포: 장수대→대승폭포(0.9km/50분) (하루) 최단거리 대청: 오색탐방지원센터→설악폭포→대청봉(5km/4시간) 앙폭: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6.5km/3시간10분) 수렴동: 백담탐방지원센터→백담사→영시암→수렴동(10.7km/3시간10분) 12선녀탕: 남교리→봉숭아탕→대승령→장수대(11.3km/7시간30분) (1박2일) 천불동: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16km/11시간20분) 공룡능선: 소공원→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22.1km/16시간30분) 한계령: 한계령→한계령갈림길→끝청봉→대청봉→희운각→비선대→소공원(19.3km/13시간20분) 봉정암: 소공원→비선대→희운각→대청봉→봉정암→백담사→용대리(31km/16시간) <연락처>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33-636-7700 소공원주차장 033-636-4050 설악산 산악구조대 033-636-7934 <대피소> 수렴동대피소/ 선착순 접수. 033-462-2576 양폭대피소/ 선착순 접수. 전화 없음 희운각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전화 없음 소청대피소/ 선착순 접수. 011-375-0401 중청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033-672-1708 <맛집> 통나무집/ 오색약수터 입구에 있다. 각종 산채 요리와 더불어 나오는 동치미가 시원하다. 033-671-3523 설악궁전식당/ 설악동 B지구에 산채 전문 식당이 많다. 033-636-7477▶ 관련기사 ◀☞[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만한 곳] "종가집을 찾아"☞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
 "종가집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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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sp;[노컷뉴스 제공] 한국관광공사는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서"를 주제로 3월의 가볼만한 4곳을 선정했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충남 아산)", "고택과 전통체험의 만남-고령 개실마을(경북 고령)", "500년 비자나무 숲이 지키는 해남 윤씨 종택, 녹우당(전남 해남)", "유서 깊은 고택 여행(경남 밀양)" 등이 그 곳이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수도권 전철이 천안을 지나 온양온천역을 거쳐 신창역까지 연장 운행되면서 아산을 찾는 가족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아산시의 핵심 여행 명소로는 외암민속마을과 현충사, 그리고 3군데의 온천단지 등이 손꼽힌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는 평을 듣는 외암민속마을은 설화산을 주산으로 두고 발달한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약 5백년 전부터 부락이 형성됐다. 마을의 전체적인 모양은 동서로 긴 타원형이다. 고택 답사와 돌담길 걷기, 숙박체험, 농촌체험 등을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전통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그밖에 아산시에는 맹씨행단과 현충사, 온양과 도고온천, 온양민속박물관 등 연륜이 오랜 명소는 물론 세계 꽃식물원, 피나클랜드, 아산온천, 영인산자연휴양림 등 새로 조성된 여행지까지 다녀봐야 할 곳들이 많다. 문의전화 :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565 외암민속마을 관리사무소 041)540-2654 고택과 전통체험의 만남-고령 개실마을(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 개실마을) 영남 사람학파의 중심인물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년간 살아온 집성촌인 개실마을은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 이란 지명답게 봄이면 매화, 목련, 벚꽃이 지천에 핀다. 한옥이 만들어낸 기와 선을 감상하며 정겨운 돌담길 따라 마을을 산책하다보면 오랜 세월동안 기품을 간직한 점필재 종택을 만나게 된다. 서당인 도연재 마루에 앉아 마을 훈장으로부터 전통예절문화를 배울 수 있으며 한과, 엿, 두부, 칼국수 등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쌍림딸기 수확체험과 널뛰기, 그네타기, 윳놀이 등 전통놀이체험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주산 능선 따라 200여 기의 고분이 몰려있는 지산동고분군과 대가야왕릉전시관, 대가야박물관은 고령답사 1번지로서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곳에 세워진 우륵박물관과 연계해 둘러보면 좋다. 문의전화 : 개실마을 054)956-4022 500년 비자나무 숲이 지키는 해남 윤씨 종택, 녹우당(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81) 땅끝 마을 전라남도 해남을 찾아가는 길은 봄빛이 따스하고, 눈이 시릴 듯 진초록인 비자나무숲에 둘러싸인 녹우당(綠雨堂)은 차향이 은은하다. 수백년을 이어오는 해남 윤씨 종가(宗家) 녹우당은 고산 윤선도를 조선 제일의 시인으로 키워냈고 공재 윤두서의 호방함과 다산 정약용의 차향을 지켜낸 곳이다. 세 개나 되는 사당을 돌보고, 30여 차례의 제례를 모시고, 종가만의 음식을 대물림하며 해남 윤씨 종가의 종손과 종부는 그렇게 녹우당과 세월을 지켜간다. 1억 년 전부터 뛰놀던 우항리 공룡들의 울음소리와 더불어 이순신장군의 호령소리가 들리는 해남땅, 대흥사 북미륵암 석조여래좌상의 미소가 해사하고 달마산 미황사가 고즈넉한 해남, 그 곳은 여느 땅과 같지만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다. 문의전화 :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 061-530-5229 고산 윤선도 유적지 : 061-530-5548 유서 깊은 밀양의 아름다운 고택여행(경남 밀양시 교동) 예로부터 밀양은 유일하게 안동을 보고 웃을 수 있는 양반의 고장이라고 하여 소(笑) 안동으로 불리었다. 퇴계 이황선생 이후로 비로소 양반고장이 된 안동에 비하면, 성리학 계보로 볼 때 퇴계의 증조부쯤 되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버티고 계시니 그럴 만도 하다. 국내 3대 명루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영남루, 밀양향교를 머리에 두고 소담하게 쌓여있는 교동의 밀성손씨 집성촌, 점필재 선비정신이 깃든 예림서원과 그의 생가 추원재 등 고택과 서원을 둘러보는 재미는 밀양 여행만의 특권이다. 뿐만 아니라 밀양을 ‘씨크릿 썬샤인’이란 매력적인 이름으로 전세계에 알린 ‘밀양’ 영화촬영지를 비롯하여 만 마리 물고기가 돌이 되었다는 만어사, 국난이 닥치면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 등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미르벌(밀양의 옛 지명) 여행을 시작해보자. 문의전화 :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2 자료 및 사진: 관광공사 제공. ▶ 관련기사 ◀☞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준표처럼 잔디처럼~ 사랑에 빠지는 바다…뉴칼레도니아
최고등급 암소 한우의 고소하고도 깊은 맛, 광시한우
  • 최고등급 암소 한우의 고소하고도 깊은 맛, 광시한우
  • ▲ 광시한우 육사시미<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조선일보 제공] 근래의 웰빙바람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대로 수입산보다 국산 식품에 대한 호감도와 수요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우’에 대한 인기 역시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어, 1등급 전통 한우 암소고기로 유명한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있는 광시한우타운을 찾아가 보았다.&nbsp;▲ 광시한우타운<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예산에서 광시 방향으로 ‘예산광시암소한우마을’이라는 팻말과 함께 모형 소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을 지나쳐 조금 더 가면, 하나의 대로를 사이에 두고 수십여개의 정육점과 식당들이 모여 있는 광시한우타운이 나온다. 광시한우타운은 27여년 전부터 2-3개 정도의 정육점에서 숫소를 도축판매하다가, 일부 정육점에서 암소고기를 판매하였는데, 부드러운 육질과 뛰어난 맛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정육점이 하나 둘 씩 모여 지금의 한우거리가 조성이 되었다. 현재에는 17개의 업소에서 성업 중으로 점차 고품질 한우 암소만을 엄선하여 판매하는 특화지역 육성할 계획이다. 광시한우타운의 암소고기는 담백하고도 깊은 맛으로 유명한데, 그 맛의 비밀은 바로 근처 직영 농장에서 사육된 소를 직접 공급받아 팔고 있는 유통과정에 있다. ▲ 광시한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치맛살, 토시살, 부채살, 안창살, 살치살, 갈빗살 등을 선택하여 고를 수 있는 모듬구이와 꽃등심은 육질이 부드러워 입 안에 넣으면 사르르 녹다시피 씹히며, 씹을 때마다 진하고도 구수한 육즙이 퍼져 나와 입 안이 즐겁다. 부수적으로 나오는 육사시미와 육회, 천엽, 간 등도 매우 신선하고 쫄깃쫄깃하면서 양념이 잘 배어나 입에 착착 감긴다. 입가심으로 먹는 물냉면은 흩뿌려진 살얼음이 사각사각 씹혀 무척 시원하며, 면발도 꼬들꼬들하여 씹는 재미가 있다. 누룽지도 밥알이 살아 있고 국물이 고소하다. 매일한우타운(041)333-2604~5)의 경우, 등심 200g 3만원, 모듬구이 200g 2만5천원, 암소생갈비 150g에 3만원이다. ▲ 충의사<사진제공:예산군청>뱃속을 든든히 채워줬다면 이제 즐거운 눈요기를 위해 발걸음을 이동해볼까. 우선 예산이 낳은 위인 윤봉길 의사의 곧은 넋이 서려 있는 충의사를 찾아가본다. 광시면에서 승용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덕산온천 인근에 자리한 충의사(忠義祠)는 일제시대 상해 홍구공원에서 일본의 전승기념식장에 폭탄을 던진 매헌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사당이다. 충의사는 크게 4구역으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우선 사당 좌측에 있는 보부상 기념관에 가서 조선시대 보부상에 대한 정보와 그들의 활약상을 느껴보자. 윤봉길 의사 기념관은 윤봉길 의사의 생애 및 업적에 대해 다양한 영상 및 전시 자료로 친절히 설명해 주고 있다. 윤봉길 의사의 忠 과 儀로 점철된 삶에 감명을 받았다면 충의사에 가서 묵념을 드리고, 길을 건너 성장가였던 저한당을 본 후 다리를 건너 생가인 광현당에 가 보자. 주변에는 휴식할 수 있는 공원과 벤치가 있어 잠시 쉬면서 한가로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 저한당<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예산군 신암면 용궁리마을에 위치한 추사고택 또한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추사고택은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이며 추사체를 만든 서예가 김정희 선생의 고택. 안채, 사랑채, 문간채, 사당채로 이루어져 있는 ‘ㅁ’자형 가옥이며, 사랑채 댓돌 앞에는 김정희 선생이 직접 제작하여 해시계로 사용한 ‘석년(石年)’이라고 각자된 석주가 있다. 추사고택을 나오면 좌측으로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묘, 우측으로는 김정희 선생의 증조부이자 추사고택을 건립한 월성위 김한신과 부인인 화순옹주의 합장묘인 월성위묘, 화순옹주의 정절을 기려 정조가 하사한 홍문이 있다. 이곳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추사 김정희 선생이 청나라에서 가져와 고조부 김흥경의 묘소 앞에 심은 약 200년 된 수령의 백송을 볼 수 있다. 현재 많이 약해진 상태로 보호대를 설치하였으나, 주변의 푸르른 신록과 더불어 청명한 가을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뻗은 하얀 소나무를 감상하는 운치가 그만이다. ▲ 추사고택<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예산에 왔으니 수면적 329만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저수지인 예당저수지 역시 지나칠 수 없겠다. 우리나라 최고의 낚시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민물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천국이다. 겨울철 얼음낚시를 포함해 사시사철 낚시를 할 수 있으며, 주로 붕어, 잉어, 뱀장어, 미꾸라지 등이 잘 잡힌다. 저수지 주변에는 산책로, 팔각정 등이 잘 조성되어 있어 산책 및 드라이브를 위해서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또한 저수지 경관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와 어죽이 맛있는 음식점들도 많이 있으니 꼭 한번 들러 보자. 조금만 부지런을 떨어 예당저수지의 명물인 ‘새벽 물안개’ 풍경을 가슴에 새겨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 예당저수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라면 예산이 사과의 본고장인 만큼, 달콤하고도 향긋한 사과따기 체험도 함께 추천한다. 예산 사과는 높은 당도와 아삭아삭한 육질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구입하고 싶은 양만큼의 박스 사이즈를 고르고, 농장주의 설명을 들으며 주렁주렁 매달린 빨갛게 익은 사과를 따는 재미가 일품이다. 사과 따는 기술과 좋은 사과 고르는 법은 물론이고, 사과 재배 기술에 대한 설명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사과따기 체험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예산군청에서 매주 토요일 운행하는 ‘관광예산’ 버스투어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매주 일정이 조금씩 바뀌니 예산군청 관광과 홈페이지 버스투어 공지에서 사과따기 체험 유무를 확인한 후 신청하도록 한다. ▲ 사과따기체험<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예산군청 문화관광과 http://www.yesan.go.kr/culture ○ 문의전화 - 예산군청 문화관광과 041)339-7314 ○ 대중교통 [ 기차 ] 용산-예산, 하루 17회 운행, 약 2시간 소요 [ 버스 ] 강남, 남서울, 동서울, - 예산, 06:00 ~ 20:00 / 2시간 소요 * 문의 : 예산버스터미널 041)333-2921 ○ 자가운전 [서울-예산] 서해안고속도로(15번)→서해대교→송악IC→당진IC→32번국도 경부고속도로(1번)→천안IC→21번국도 ○ 숙박정보 - 그랜드모텔 : 예산군 예산읍 창소리2구 161, 041)334-8934(관광공사 인증 우수숙박업소) - 팜스테이마을 ‘알토란 사과마을’ : 예산군 응봉면 운곡리 291, 041)333-0357 - 세심천온천호텔 : 삽교읍 신리, 041)338-9000 ○ 식당정보 - 매일한우타운·식당 : 광시면 광시리 82-6, 한우 암소 전문점, 041)333-2604~5 - 양지암소정육식당 : 광시면 광시리 4-8, 한우, 041)333-1202 - 딴산대흥식당 : 대흥면 노동리 140-2, 어죽, 매운탕, 041)335-6034 - 수덕사도 식후경 : 덕산면 사천리 25-37, 산채정식, 더덕한정식, 041)337-3330 - 종가집돌솥설렁탕전문집 : 덕산면 신평리 239-1, 돌솥설렁탕, 041) 338-0101 ○ 축제 및 행사정보 - 매헌 윤봉길 문화축제 : 매년 4.29 전후 / 충의사 및 예산군 일원 - 예당 낚시대회 : 매년 3월 말 / 예당저수지(동산교 일원) - 예산 풍물제 : 매년 9월~10월 중 / 예산군 일원 - 달집축제 :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 예산 공설운동장 보조경기장 - 추사문화제 : 10월 10일에 가장 가까운 일요일을 포함하여 2일간 개최/ 추사고택, 예산문화원 - 사과축제 : 10월 말 또는 11월 11일을 기하여 개최/ 예산 공설 운동장 및 예산군 일원 - 예당호반축제 : 매년 6월~8월 중/ 예당관광지, 예산저수지 일원 - 의좋은 형제 축제 : 매년 11월/ 대흥면 사무소 앞 광장 ○ 이색체험 정보 - 예산사과 따기 : 애플마켓작목반, 예산군 오가면 내량 2리, 041)333-9500 , http://www.applemarket.or.kr ○ 주변 볼거리 - 수덕사, 충의사, 추사고택, 예당저수지, 삽교평야, 덕산온천, 가야산, 임존성 ▶ 관련기사 ◀☞낙지 등 생물자원 풍부한 ''어민들의 삶터''☞철새따라 떠나는 주말 드라이빙☞노을 물든 금강호 위로 환상의 가창오리 군무
산나물 먹고 봄!봄! 장터에서 찾은 봄의 흔적
  • 산나물 먹고 봄!봄! 장터에서 찾은 봄의 흔적
  • ▲ 임산 5일장 전경<출처:한국관광공사>[조선일보 제공] ::: 장돌뱅이 가슴에 먼저 찾아온 봄, 충북 영동 임산 5일장 입춘(立春)을 맞이하고도 한참이 지났지만 코 끝에 닿는 공기는 여전히 차갑다. 그래도 봄을 느끼고 싶다면 계절이 한 발 앞서 찾아오는 5일 장으로 떠나보자. 충북 영동 임산5일장은 아직 때묻지 않은 재래식 시골 5일장이다. '장사꾼'이 아닌 '장돌뱅이'를 만날 수 있는 이 시골 장터는 아침 일찍 시작해서 점심이 지나면 하나 둘씩 파하기 때문에 장터의 활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일찍부터 서두르는 것이 좋다. ▲ 임산5일장 장터팻말<출처:한국관광공사>자가용을 타고 가는 것도 좋지만 이왕 시골 장터 여행의 운치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것도 괜찮다. 서울에서 구미, 황간 행 버스를 타고 황간IC에서 내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구멍가게가 딸린 황간 시외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30분~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임산행 시내버스를 타고 15km 정도 더 들어가면 멀리 임산 5일장이라고 쓰여진 초록색 표지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임산5일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운동장만한 공터를 다 둘러 보는 데는 십 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1930년대에 마을에 면사무소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을 따라 자연스럽게 장터가 형성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계획적으로 세워진 대도시의 5일 장터가 '없는 것 없는 만물상'이라면 마을 주민들이 직접 캐고 키운 농산물과 시골 사람들이 쉽게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로 채워진 임산5일장은 소박하고 정겨운 '물물교환 장터' 같은 분위기다.&nbsp;▲ 임산5일장 풍경<출처:한국관광공사>외지 사람들 보다는 상촌면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물건을 사고 파는 장보다는 안부 묻고 수다도 떠는 만남의 장에 더 가깝다. 나물이며 직접 만든 두부, 콩 등을 한 바구니 소박하게 짊어지고 나온 할머니들로 제법 장터의 모양새가 갖춰진다. 상인과 손님들이 한데 뒤엉켜 시끌시끌한 전형적인 5일 장터는 아니지만 충청도 특유의 여유로운 공기가 감도는 한산한 분위기는 마치 오지 마을로 여행 온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실제로 상촌면은 때묻지 않은 시골 풍경과 정서를 아름답게 묘사한 영화 '집으로'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임산리 마을 어귀에는 주인공인 상우 할머니가 손주를 위해 초코파이를 사던 구멍가게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nbsp;▲ 임산5일장 풍경<출처:한국관광공사>&nbsp;임산5일장의 특산물은 봄과 함께 찾아오는 산나물이다. 영동군을 둘러싸고 있는 민주지산과 비봉산, 천태산 등지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고사리, 두릅, 참나물, 취나물 등은 중국산 꼬리표를 붙인 나물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는 참 맛을 자랑한다. 주로 주변 산으로 등산을 왔다가 장터를 찾는 등산객들이 많이 사간다고. 그 맛을 못 잊어 매년 봄이면 일부러 임산리까지 직접 내려와서 사가기도 한단다. 가을에는 산에서 직접 채취한 천연 송이, 능이 버섯이 장터를 풍성히 채우는 인기 특산물이다. 1일과 6일에 서는 임산5일장을 비롯해서 영동군에는 총 8~9개 지역에서 재래 장이 선다. 2일과 7일에는 황간장, 3일과 8일에는 심천, 학산, 추풍령에서 장이 서고, 4일과 9일에는 영동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영동장이, 5일과 10일에는 매곡과 용산에서 장이 열린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장이 설 만큼 풍성한 먹거리가 가득한 영동, 그 중에서도 옛 시골 장터의 풍경을 고이 간직한 임산5일장에서 신선한 산나물과 따뜻한 인심으로 봄이 오는 순간을 만끽해보자. ::: 아이들과 함께 벌이는 신명나는 국악 체험, 난계 국악 마을&nbsp;▲ 난계국악박물관 전경<출처:한국관광공사>장 구경을 다 했으면 영동 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심천 가는 시외버스로 갈아탄 후 난계 국악 마을로 향한다. 박연 선생을 기리는 난계 국악마을은 우리 소리를 온몸으로 듣고 만들고 느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천후 국악 체험 기지다. 장구와 북, 가야금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국악기 제작촌과 한국의 3대 악성(樂聖) 박연 선생의 일대기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국악 박물관, 전통 악기와 장단을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국악 체험 전수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국악기 체험 전수관에서는 전화나 현장을 통해 미리 예약을 하면 아이들과 함께 와서 원하는 모든 악기를 전문 연주가에게 무료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타악기는 평일 오후 1시부터 4시 반, 토, 일, 공휴일엔 10시부터 5시까지, 현악기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습이 가능하다. 타악기 공방과 현악기 공방이 나란히 자리잡은 국악기 제작촌 에서는 악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악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 10명 이상의 단체일 경우 미리 예약 하면 1인당 만원의 체험비로 자신이 직접 만든 장구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 울창한 소나무 길 따라 하염없이 걷고 싶은, 송호 국민 관광지 ▲ 국악체험전수관 타악기수업<출처:한국관광공사>한 고개 더 넘어 양산으로 넘어가면 수령이 300년이 넘는 수 백 그루의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송호 국민 관광지가 나온다.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삼림욕을 하면서 비봉산 아래로 잔잔히 흐르는 금강을 따라 산책을 하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여름에는 야영장과 방갈로, 수영장과 모래 찜질장 등이 개장해 훌륭한 피서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천태산과 영국사 ▲ 영국사 3층석탑<출처:한국관광공사>송호 국민 관광지에서부터 10km 정도 떨어진 천태산은 왕복 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벼운 등산로가 특징. 특히 영국사로 올라가는 길은 딱 기분 좋을 만큼의 땀이 등을 적시는 가벼운 트레킹 코스다. 이십 분 정도 돌과 흙, 나무 사이를 오르거니 내리거니 걷다 보면 오색찬란한 리본이 길가의 담장을 가득 메운 직선로가 나오고, 저만치 천년 은행나무가 시야에 들어온다. 수령이 천이백 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은행나무는 높이 31.4m, 둘레 11.54m의 위용을 자랑하는 영국사의 상징이다. 국난이 있을 때면 통곡을 한다는 전설이 내려올 만큼 영험한 아우라를 내뿜는다. 200m 더 올라가면 드디어 영국사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작고 아담한 대웅전 주변에는 보물 제 532호인 영국사 부도와 보물 제 533호 삼층 석탑, 보물 534호 원각국사비 등이 자리잡고 있다. 대웅전 앞 돌담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동자승 불상의 편안한 미소를 보면서 속세가 아닌 이 곳에서 잠시 삶의 숨도 고른다. 주변을 둘러보니 홍백련 나무 가지에는 벌써 보송보송한 싹 눈이 텄다.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절대 믿지 않는 강박에서 한 걸음 비켜나니 조금씩 겨울의 끝자락으로 조금씩 스며드는 봄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동에 지금, 봄이 오고 있다. :::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영동군청 문화관광과 : http://tour.yd21.go.kr/ - 난계 국악 : http://nangye.yd21.go.kr ○ 문의전화 - 영동군청 문화관광과 : 043)740-3214 - 난계 국악 박물관 : 043)740-3891 - 난계 국악기 제작촌 : 타악기공방 043)742-1345, 현악기공방 043)745-8558 - 난계 국악 체험 전수관 : 043)742-0222 - 천태산 매표소 : 043)743-8843 - 송호 국민 관광지 : 043)740-8820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영동 하루 27회 운행 2시간 30분 소요 * 문의 : 영동역 043)1544-7788, 043)744-8788 [버스] 강남 고속 터미널 서울-황간 하루 3회 운행 2시간 30분 소요 동서울 터미널 서울-영동 하루 4회 운행 2시간 40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서울-영동] 경부고속도로(하행) -> 영동IC -> 영동방면 11km 2시간30분 소요 호남고속도로(상행) -> 서대전분기점 ->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 영동IC -> 영동방면 11km 3시간30분 소요 [부산-영동] 경부고속도록(상행) -> 황간IC -> 영동방면 15km 3시간 소요 ○ 숙박정보 - 신영장 여관 :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 043)742-0222 - 송호 파크 : 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043)745-0048 - 힐탑 파크 :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마산리, 043)744-9172 - 푸른산 민박 : 충북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043)744-4659. ○ 식당정보 - 금강식당 : 용봉탕, 4인분 5만원, 043)742-6467 - 선희식당 : 어죽, 1인분 4000원, 043)745-9450 - 한천가든 : 쏘가리 매운탕 3인분 3만원, 043)744-9944 - 폭포가든 : 우렁 쌈밥 1인분 6000원, 043)742-1777 - 영동 올갱이 식당 : 올갱이국, 043)744-1077 ○ 축제 및 행사정보 - 난계 국악 축제 : 2008년 8월경 개최, 문의 043)740-3223 - 영동포도축제 : 2008년 8월경 개최, 문의 043)740-3473, http://www.ydpodo.co.kr ○ 이색체험 정보 - 와인 트레인 : 영동의 와인 코리아 공장 견학과 난계 국악 체험 등으로 구성된 여행 패키지, http://www.winekr.co.kr/ ○ 주변 볼거리 - 민주지산 자연 휴양림, 물한 계곡, 용두 공원, 송천 유원지, 송천 빙벽 등 ▶ 관련기사 ◀☞가고싶은 아름다운 섬 ''거문도''(VOD)☞자전거 탄 풍경 너머 꿈꾸는 바다가 보인다☞''뽁뽁'' 소리나는 딸기 따기… 조물조물 인절미 만들기
구르는 돌멩이도 여기선 모두 다 사랑이로구나!
  • 구르는 돌멩이도 여기선 모두 다 사랑이로구나!
  • [조선일보 제공] 전북 남원을 감싸고 있는 테마는 사랑. 그 유명한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남원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요천을 중심으로 새로운 볼거리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연인·부부끼리 가볍게 산책하면서 돌아보기 좋다. ▲ 오늘도 광한루는 그때 그 시절처럼 단체로 구경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남원 돌아보기 코스 _ 구 서도역→혼불문학관→춘향테마파크 야간 산책→춘향골서 숙박→이른 아침 덕음산 산책→요천변 따라 광한루원까지 걷기 구 서도역 _ 시골 간이역. 왠지 모를 향수를 품고 있다. 문득 오래 전 기차 타고 떠났던 수학여행의 추억이 떠오른다. 여인네 치마폭처럼 넓게 펼쳐진 논두렁 사이에 자리한 구서도역(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1932년 문을 연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 나던 곳이지만 2002년 전라선 철도 이설로 폐역사(廢驛舍)가 되면서 한적해 졌다. 역사는 70년 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1.3㎞에 이르는 녹슨 철로와 수동 신호기가 마치 정지된 화면 같다. 그리고 하얀 돌이 소금처럼 잘게 부서져 깔린 플랫폼에 놓인 자그마한 벤치는 그림엽서 속 풍경. 봄이 무르익으면 철길 곳곳에 봄 꽃이 피어나 외로운 역사를 화사하게 물들일 것이다. 철로 위를 마음껏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폐역사의 매력 아닐까. 혼불문학관 _ 서도역 뒤편으로 1㎞ 정도 들어가면 혼불문학관. 작가 최명희(1947~1998)가 17년에 걸쳐 혼신을 바쳐 쓴 대하소설 ‘혼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2004년에 문을 연 문학관은 6000평 규모. 물레방아와 예쁜 아치형 구름다리가 놓인 저수지, 초가지붕을 이고 있는 원두막 쉼터 등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다. 넓은 잔디 마당 한복판에 허리가 휘어져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소나무를 중심으로 멋들어진 한옥 두 채가 있는데 오른쪽은 관리사무소, 왼쪽은 전시관이다. 관리사무소 앞에는 돌멩이와 나무판, 매직펜이 놓여 있다. 누구든 마음대로 원하는 문구를 적어 마당에 놓아둘 수 있다(돌멩이는 무료·나무판은 3000원). 오전 9시~오후 6시.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없다. (063)620-6788 ▲ 에스컬레이터 타고 테마파크에서 21세기판 춘향을 만난다? ""춘향테마파크""에는 일편단심을 다짐할 수 있는 ""사랑의 언약판""도 있다.춘향테마파크 _ 사랑의 도시 남원.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각광 받는 곳이 광한루와 오작교다. 그런데 광한루 못지않게 춘향-몽룡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구구절절 풀어놓은 곳이 바로 남원시 어현동 춘향테마파크.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테마파크는 특이하게도 에스컬레이터(50m 가량)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널찍한 계단도 따로 마련돼 있긴 하다(손님이 적을 경우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테마파크측은 4월부터 에스컬레이터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원의 명소로 등장한 이곳은 환한 대낮보다는 컴컴한 저녁에 찾는 것이 운치 만점. 어둑한 공원 내에 청사초롱 가로등이 줄줄이 불을 밝히고 있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둥기 둥당당’ 울리는 가야금 선율이 한밤 중 낭만적인 산책의 묘미를 더해준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사랑의 언약판’이 있다. 부부나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다짐하는 내용을 하트 모양의 철판에 새겨 걸어두는 사랑의 담장이다. 관리사무소에 담고 싶은 문구를 적어 신청하면 새겨준다(20분 소요. 1만원). 이것을 언약판에 걸어두었다가 타임 캡슐에 담아 보관한다고 한다. “모든 게 사라진다 해도 죽는 날까지 잊히지 않는 이름,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그대의 눈빛만으로, 그대의 미소만으로, 그대가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합니다.”…. 사랑의 다짐이 언약판에 가득 걸려 있다. 구불구불 연결된 산책로(1㎞ 남짓)를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한양으로 올라가는 몽룡의 말 고삐를 부여잡고 애원하는 춘향, 변사또의 수청을 거부해 동헌에서 고초를 당하는 춘향, 아첨하느라 묘한 미소를 짓는 이방, 방망이 들고 뛰는 포졸 등 다양한 인형도 구경할 수 있다. 오전 9시~밤 9시(폐장 30분 전까지 입장·4월부터는 밤 10시까지 개장). 테마파크 내 향토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1500원, 어린이 500원. (063)620-6836 덕음산 산책로 _ 춘향테마파크 뒤에 자리한 야트막한 덕음산(267m)은 이른 아침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곳. 순환코스(2.5㎞)를 따라 쉬엄쉬엄 걸어 산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가량 걸린다. 춘향테마파크 후문 옆길로 300m 가량 올라가면 왼쪽으로 덕음정으로 가는 예쁜 오솔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덕음정까지는 700m. 좁은 오솔길 주변은 소나무 숲이라 이른 아침 코끝으로 스미는 향긋한 솔 향을 맡으며 걷기에 좋다. 정상에 자리한 덕음정에 오르면 남원시가 한눈에 보인다. 광한루원 _ 춘향테마파크 앞을 흐르는 요천변을 따라 200m 가량 걸으면 광한루로 연결되는 승월교를 만난다. 테마파크에서 광한루까지는 약 400m. 가는 길목엔 춘향마당, 흥부마당, 심청마당 등 테마별 돌조각품도 볼 수 있다. 오로지 사람만 건널 수 있는 승월교(자전거 통행도 금지)는 선남선녀에게는 참사랑을, 신혼부부에게는 백년해로를, 부부에게는 돈독한 부부애를 가져다 준다는 ‘사랑의 다리’로 통한다. 4월부터는 밤 12시까지 하트 모양의 조명을 설치할 예정이다. 광한루의 오작교 역시 ‘사랑의 다리’라는 명성을 자랑한다.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담긴 오작교를 1년에 한번 이상 밟으면 부부간의 금실이 좋아진다는 말이 전해져 이곳에 온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건너곤 한다. 마침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도 우르르 몰려다니며 오작교를 건너는 중이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하니 “얼굴 ‘뽀샵처리’ 해주세요”라며 포즈를 취한다. 오전 8시~오후 6시(4월부터는 오후 7시까지). 입장료 어른 1600원, 어린이 600원. (063)620-6831 가는길 | 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달리면 남원. 17번 국도를 타고 오다 남원시 못 미쳐 사매면에서 서도리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3㎞ 가량 들어오면 서도역. 서도역에서 1㎞ 더 들어가면 혼불문학관. 고속버스의 경우 강남 센트럴시티터미널(1544-5551)에서 첫차 오전 6시, 막차 밤 10시20분(50분~1시간 간격 출발). 3시간 40분쯤 걸린다. 맛집 | 남원의 대표적 향토음식은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시래기와 들깨를 듬뿍 넣고 끓인 추어탕. 수많은 식당 중에서도 50년 손맛을 이어가는 천거동의 ‘새집추어탕(063-625-2443·1인분 7000원)’을 추천한다. 추어탕이 별로라면 춘향테마파크 근처 ‘목포낙지(063-631-5858)’의 낙지철판구이를 권한다. 낙지가 부드럽게 씹히고 얼큰 담백하면서도 그리 맵지 않아 좋다. 낙지를 먹은 뒤 철판볶음밥으로 마무리. 2~3인분 3만원·4~5인분 4만원. 숙소 | 춘향테마파크가 들어선 ‘남원관광지’ 안에는 요즘 말하는 러브호텔 분위기가 아닌 단체여행자들을 위한 여관이 여러 곳 있다. ‘흥부장’ ‘춘향장’ 등 이름도 이곳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여관들은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아담하고 깔끔한 편이다.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천상화원을 거닐다
  •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천상화원을 거닐다
  • [조선일보 제공] “마치 하늘 꽃밭을 걷는 것 같아요!”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분수령에 솟은 덕유산(德裕山·1614m)은 장쾌한 능선으로 이름이 높다. 겨우내 유명세를 떨쳤던 눈꽃이 사그라들면 해발 1500~1600m를 넘나드는 아고산대(亞高山帶) 덕유산 능선 마루는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들꽃 차지가 된다. ▲ 중봉의 털진달래 군락지와 고사목. 아고산대인 덕유산의 털진달래꽃은 5월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 작은사진은 왼쪽부터 모데미풀·털진달래·처녀치마·족두리풀.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엔 탐방객들이 제법 많았다. 대부분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올라온 사람들이다. 곤돌라를 타면 힘이 부치는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높은 능선에 펼쳐진 하늘 화원을 거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덕유산은 삼공리 매표소에서부터 3~4시간 정도 다리품을 팔면서 올라야 제맛이다. 이 코스를 따르면 달빛 아래서야 제빛을 드러낸다는 월하탄(月下灘), 사바세계와 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 풍경소리 고즈넉한 백련사(白蓮寺) 등 무주구천동 33경 중 내구천동의 절경을 덤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구천동 33경의 정점은 남한의 산 가운데 가장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향적봉. 정상의 바위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가야산(1430m)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백두대간 첩첩 산줄기 이어진 남쪽으로는 지리산이 그리움처럼 아련하다. 하늘 화원을 이룬 아고산대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중봉(中峰·1594m)으로 방향을 잡는다. 뒤늦게 높디높은 산자락을 찾아온 봄의 여신은 백두대간이란 화폭에 고운 때깔을 입히는 중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짙은 녹색, 호랑버들과 신갈나무의 연둣빛 신록, 거기에 산기슭에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산벚나무의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색상의 조화는 참으로 절묘하다. 산길은 육산(肉山)인 덕유산의 넉넉한 모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만하다. 하지만 어디 걷는 데만 정신 팔겠는가. 풀숲을 들여다보면 앙증맞은 들꽃의 미소가 넘쳐나는데! 향적봉대피소 주변은 보랏빛 꽃을 피운 처녀치마가 지천이다. 허리를 굽혀야만 하는 결례(?)를 무릅쓰고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처녀치마란 주름치마처럼 생긴 통꽃들이 고개를 숙인 듯 피어나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보통 낮은 산에선 3~4월에 피어나지만, 덕유산 같은 고지대에선 5월이 돼야 한창이다. “어머, 저기 좀 봐! 하얀색 꽃도 있네!”덕유산에서도 매우 드물다는 흰처녀치마를 본 이는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중봉이 가까워지자 샛노란 노랑제비꽃도 자주 눈에 띈다. 꽃의 생김새가 옛날 여인들이 예복을 갖추어 입을 때 머리에 쓰던 족두리와 비슷하다는 족두리풀도 많다. 낙엽을 조심스레 걷어내니 짙은 자주색 꽃송이가 드러난다. 정말로 족두리를 많이 닮았다. 이어 새하얀 만주바람꽃, 연노랑의 흰털괭이눈, 한국 특산종인 흰색의 모데미풀도 이따금 조용히 길손에게 손짓한다. 대부분 높은 지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한 들꽃이라 황홀하다. &nbsp;“와,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할 뻔했네!” 가녀린 들꽃 구경에 정신 없던 중년 여인들은 다시 한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중봉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한 털진달래꽃 때문이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같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털진달래는 일반 진달래보다 무려 한 달쯤 늦게 꽃을 피운다. 꽃 색깔은 진달래보다 조금 더 붉은 편이다. 중봉에서 덕유평전(德裕平田·1480m)으로 내려선다. 털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펑퍼짐한 서쪽 사면은 산불이라도 난 듯 온통 붉은빛이다. 작은 몸뚱이를 날려버릴 듯한 거센 바람이 능선을 거칠게 넘나든다. “톡!” 바람결에 꽃송이가 떨어지는 소리일까? 아니, 털진달래 꽃봉오리 벙그는 소리다. 하늘 화원을 붉게 수놓는 중봉과 덕유평전의 털진달래꽃은 이번 주말인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 ●가는 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 → 무주 나들목 → 19번 국도(진안·장수 방면) → 적상 → 49번 국가지원지방도 → 37번 국도(거창 방면) → 무주구천동. 무주 나들목에서 30분 소요.● 산행길잡이무주구천동의 삼공리 매표소에서 향적봉을 다녀오는 코스는 산행시간만 6~7시간 소요. 입장료 어른 32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4000원. 노약자와 동행했을 때는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운행(오전9시30분~오후 4시)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좋다. 설천봉에서 향적봉 거쳐 중봉까지 다녀오는 데 왕복 1시간30분 소요. 왕복권 어른 1만원, 어린이 7000원. 무주구천동~무주리조트 구간은 무료 셔틀버스가 1일 12회(오전5시40분~오후8시45분) 운행한다.● 숙박(지역번호 063)덕유산 정상 부근에 있는 향적봉대피소(322-1614)에서 묵으면 향적봉의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덕유산 들머리인 삼공리, 무주리조트 입구에 깨끗한 숙박시설이 많다.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www.npa.or.kr/togyu) 전화 322-3174, 무주리조트 322-9000.&nbsp;● 맛집 삼공리 관광단지에 있는 원조할매보쌈(063-322-2188·사진)이 유명하다. 부드러운 돼지수육을 맛깔스런 배추김치에 싸먹는 맛이 일품. 두릅, 곰취 등 각종 봄나물을 비롯해 계란찜, 된장찌개 등 20여 가지 반찬이 나온다. 보쌈정식 1인분 1만원. 무주의 토속 음식은 어죽이다. 맑은 강물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발라내고 고추장과 된장을 푼 다음 수제비와 쌀을 넣어 끓인다. 맛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063-322-3605)이 잘한다. 1인분 5000원. 글·사진=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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