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2013 중기 리더스포럼 개막.."창조경제 주역 中企 시대 열려"
  • 2013 중기 리더스포럼 개막.."창조경제 주역 中企 시대 열려"
  • [제주=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국내 중소기업 CEO들의 화합의 한마당인 ‘201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19일 3박4일 일정으로 롯데호텔 제주에서 60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2007년 첫 회를 시작해 올해로 7회를 맞는 리더스포럼은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당면한 현안에 대해 중소기업인들이 함께 고민하는 자리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논의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경제는 이제 대기업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이 명백해 졌다”며 “창의성과 적응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의 중심에 서는 중소기업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선언했다. 포럼 첫날 최대 화두는 창조경제였다. 중소기업인들은 박근혜 정부의 최대 화두인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지원을 기다리기보다 정보통신기술(ICT)와 과학기술 융합 등 과감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겠다는 것. 이날 포럼에서는 김광두 원장이 ‘창조경제와 중소기업’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경제브레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 원장은 애매모호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창조경제의 개념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김 원장은 “한국경제는 성장도 상생도 쉽지 않고 경제상황로 어려운데 이를 해결할 키워드가 바로 창조경제”라며 “창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창업은 중소벤처가 주도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기업이 꽃을 피우면 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지식, 소프트웨어, 콘텐츠, 과학기술, 문화적 상상력이다. 이쪽으로 나가지 않으면 중국의 추격을 벗어날 수 없다”며 “창조경제는 세계경제의 국가간 분업 구조 속에서 한국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필수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창조경제의 성공조건으로 ▲지적재산권 보호 ▲융합연구 개발 및 인프라 구축 ▲ 창업금융의 원활한 작동 ▲ 대기업의 중소벤처 기술 및 인력탈취 근절 등 상생구조 정착 등을 꼽았다. 김기문 회장은 “경제성장을 위해 지난 50년간 중소기업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 속에서도 묵묵히 희생하며 ‘한강의 기적’을 함께 이뤄냈다”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더 많은 땀과 번뜩이는 창의성으로 모든 난관을 이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스포럼은 20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민형종 조달청장, 나경원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특강에 이어 중소·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진다. 22일에는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의 폐막 강연으로 막을 내린다.한편, 중기중앙회는 이날 포럼 개막에 앞서 범중소기업계와 ‘창조경제확산위원회’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는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 특히 이날 협약식에는 민간종합 싱크탱크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중소기업 정책연구의 산실인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이 업무협약에 참여, 현장 중심의 정책대안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조경제확산위원회는 김기문 회장과 김광두 원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오는 7월 중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2013.06.19 I 김성곤 기자
  • 심상정, 결선투표제 도입 위한 정치개혁연대 제안(종합)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진보정의당이 새누리당·민주당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정치제도 개혁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진보정의당은 국민적 공감대가 넓다고 판단하고 있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정치개혁연대 구성을 제안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국회교섭단체 제도 개선을 시급한 개혁과제로 제안한 바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정치권의 공감대가 넓고, 지난 대선 과정을 거쳐 국민의 공감대가 높은 의제가 결선투표제라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결선투표제는 작년 대선 때 민주당이 당론으로 제기한 바 있고, 문재인-심상정 공동선언을 통해서 양당이 합의한 의제”라며 “최근 안철수 의원 측도 결선투표제를 강하게 제기했고, 새누리당에서도 지지하는 의원이 많다. 시민사회계에서도 결선투표제를 도입을 위해 애써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 없이 민생위기, 정치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그동안 선거 때마다 면피용으로 주장돼 온 정치개혁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이슈선점을 통한 정치적 주도권에 몰입하고, 실천과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정치행태도 극복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정치개혁의 열망이 높을 때 구체적인 개혁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결선투표제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인지, 선언적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문재인 의원도 지난 일요일 정치개혁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고, 최근 안 의원 측도 결선투표제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말했다”며 “광범위한 공감대를 구체적인 개혁의 힘으로 모아내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구체적인 일정을 갖고 접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과 교섭단체구성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정치권 내에서도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넓고,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사안부터 모색해보자는 것”이라며 “이런 사안들도 결선투표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연대가 구성되면 당연히 정치권 과제로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결선투표제 도입이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지적에 “개헌이 당장 최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할 과제라고 보면, 우선 개헌 논의 이전에 당면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응답하는 현안 과제를 먼저 성과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심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된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우리 헌법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정부를 구성토록 하는 민주적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마치 여야간 정쟁인듯 치부하는 박 대통령의 태도는 대한민국 민주적 헌정질서에 대한 신념이 있는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며 “박 대통령이 국정원 사건 해결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한다. 민주적 헌정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국가권력기관의 행태를 낱낱이 밝혀내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확고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정관과 경찰, 새누리당으로 연결되는 ‘3각 커넥션’의 실체를 규명하고 ‘권력 눈치보기’에 급급한 검찰을 바로 세우는 등 해결하지 못한 더 중요한 과제들이 남았다”며 “법원의 판결만 기다리기에는 사안의 중요성이 크다. 검찰수사가 일단락된 만큼 여야가 합의한 대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서 실체와 숨은 배후들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심상정, 결선투표제 도입 위한 정치개혁연대 구성 제안☞ 진보정의당 새 원내대표에 심상정 의원☞ 安 “양당시스템 문제 고민”…심상정과 연대하나(종합)☞ 심상정 "양당체제는 슈퍼甲.. 정치적 乙의연대 앞장설 것"☞ 심상정 "쌍용차 감사조서 2개 존재…이중 회계조작"
2013.06.18 I 김진우 기자
최형기 명예교수 “성기능 질환 왜 부끄러워 하나”
  • 최형기 명예교수 “성기능 질환 왜 부끄러워 하나”
  •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성 기능 질환은 흔한 질병 중 하나일 뿐입니다. 결코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필요가 없으며 전문가를 찾으면 쉽게 고칠 수 있어요.”최형기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16일 이데일리TV 프로그램 ‘이데일리 초대석’에 나와 성 기능 질환의 적극적인 치료를 주문했다. 최 교수는 지난달 미국 비뇨기과학회에서 발기부전 분야 최고상으로 불리는 브랜틀리 스콧(Brantley Scott)상을 수상한 비뇨기과 치료 분야의 권위자다. 아시아권에서 이 상을 받은 것은 최 교수가 처음이다.최형기 교수최 교수는 지난 1983년부터 발기부전 수술을 시작했고 30년간 1000여명의 발기부전 환자를 시술해 100%에 육박하는 성공률을 보였다. 세브란스병원에 국내 최초로 성기능 장애 특수클리닉을 만들며 성의학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는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질환은 우리 몸이 나이들면서 나타나는 수많은 질병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눈이 잘 안 보이면 백내장 수술을 통해 고칠 수 있는 것처럼 발기장애도 전문가를 찾아가면 약이나 수술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발기부전의 경우 성인병의 신호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최 교수는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초기 증세가 성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동맥경화나 고지혈증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혈관이 막히는 부분은 남성 음경의 가느다란 혈관이다. 이미 음경에 변화가 나타난 이후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으로 번지게 된다”고 설명했다.조금이라도 성 기능 이상이 감지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치명적인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성기능이 잘 유지되면 자신의 몸이 건강하다는 신호’라는 게 최 교수의 건강 철학이다.그는 “발기부전은 무엇보다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조기 진단을 통해 내분비계, 혈관, 음주, 스트레스 등과 같은 질환의 원인을 찾고 약물 복용이나 수술로 치료를 시도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치료법으로는 부부가 함께 진료를 받는 것을 최 교수는 권장했다. 최 교수는 “성기능 질환은 본인보다 부인이 더 괴로운 병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부인 몰래 간단히 해결하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부부가 같이 전문가를 만나 편하게 모든 것을 얘기하면 오히려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국내 비뇨기과 치료 수준에 대해 최 교수는 “이미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나라가 독보적으로 앞서가고 있다”면서 “외국 환자들이 우리나라에 발기부전 치료 수술을 받으러 오는 등 성 의술분야 의료 한류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관련기사 ◀☞ [이윤수의 성&건강] 발기부전과 고추임플란트 수술☞ 男 발기부전 원인은 ‘이것’ 때문?...‘의외네~’☞ [이윤수의 성&건강]혼자만의 고민 아닌 '중증 발기부전'☞ 비아그라 한국..발기부전약 권하는 제약사들☞ [이윤수의 성&건강]발기부전 환자의 새해 금연선언
2013.06.18 I 천승현 기자
  • '관행'초점 맞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뜨뜻미지근'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앞으로 금융회사의 수장이 되려면 이사회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승계프로그램을 거쳐야 한다. 사외이사의 경우 연임, 보상과 역할, 책임에 대한 평가를 연계에 명확히 공시하고,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작성·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최근 CEO 공백 장기화, 경영진과 사외이사간 불필요한 논란 발생 등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지며 당국이 ‘관행 개선’에 초첨을 맞춰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위는 공청회 내용을 반영해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수정, 적용할 계획이다.그러나 사외이사 보수상한 설정, CEO·사외이사 임기제한, 사외이사 일정비율 의무 교체, 공익이사제 도입 등은 개선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진화 방안이 ‘운영·관행’에만 초점을 맞췄으며, 2금융권은 사실상 배제된 반쪽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CEO승계 프로그램…사외이사 보수 ‘차등화’먼저 비상설·임의기구인 CEO후보 추천권한을 이사회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 높인다. 잠재 CEO 후보군 관리, 주요임원 추천 검증 등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 CEO 승계원칙을 수립하고, 실제 CEO 후보 선임 과정을 상세히 외부에 공시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연임·보상과 역할·책임에 대한 평가를 연계한다. 이사의 활동내역과 책임에 따른 보상체계를 수립하고, 개인별 활동내역과 보수를 공시토록 했다. 공시대상 보상범위도 직접적 보수 뿐 아니라 용역 등을 통한 간접적 이익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주총시 사외이사 후보 선임안건을 개인별로 분리 상정토록 했다. 사외이사 책임성 강화를 위해 매년 이사회에서 재신임평가를 실시하고 2년에 1번은 감독당국이나 외부평가를 받도록 한다. 시장감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개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작성, 공개가 의무화된다. 금융위는 하반기중 실무작업반을 구성해 공시정보 세부 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 “2금융권·지주회사 체제 문제 해결 안돼”이날 열린 공개토론회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질적으로 문제의 핵심인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간 문제는 논의에서 배제됐고, 은행 위주의 1금융권 보완대책에 그쳤다는 평가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제도나 틀의 근본적인 수정이나 개선없이 관행과 행태, 운영만 강조할 경우 과연 바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제도적 유인때문에 운영과 행태가 지배되는 만큼 현재 이사의 임명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현재 개선책이 실효성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방영민 삼성증권 부사장은 “오너가 확실히 있는 제 2금융권마저 은행과 같은 기준, 제도로 획일적 규제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며 “각론적으로도 CEO후보군을 상시관리하고 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은 한국적 현실에 맞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 평가에 대해선 “방향은 좋지만, 감독기관이나 외부평가기관이 한다면 또다른 관치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사외이사 보상체계 차등화 문제나 연기금의 사외이사 추천 강화도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명현 고려대 교수는 “KB사태는 임기말 레임덕현상과 맞물려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사외이사들의 문제가 과장됐다”며 “사외이사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은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지주회사 문제를 다음 번 과제로 넘긴다고 했는데, 각 자회사별로 CEO를 추천한다면 지주회사 체제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100% 완전자회사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에서 각사별로 할지, 탄력적으로 할 지 보다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13.06.17 I 김재은 기자
  • 묻고 또 묻고..샌델의 성찰하는 쌍방향 토론
  • [이데일리 김보리 김도년 기자] ‘소크라테스’의 강림이란 극찬을 받고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가 가진 힘은 무엇일까. 혹자는 샌델 교수의 수업은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인 논박술과 닮아 있다고 얘기한다. 가르치고 주입하는 대신 상대방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면서 스스로의 믿음과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도록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다.샌델 교수는 ‘강의’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이 상황에서 이 주장이 정의로운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자는 화두를 던질 뿐이다. 극장식 강의실에서 토론형식으로 진행되는 샌델 교수의 ‘정의론’ 강의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하버드대 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혀 왔다. 그는 실제로 수업을 진행할 때 강의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다. 소크라테스처럼 묻고 또 물으면서 청중으로 하여금 스스로 사회 현안과 그 바탕에 깔린 철학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샌델 교수와의 인터뷰 역시 여느 인터뷰와는 달랐다. 한국의 높은 자살률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법을 묻는 질문을 던지자, 해답이 아닌 질문으로 인터뷰를 또 하나의 토론의 장으로 만들었다. 자신은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제한 뒤 “반대로 질문을 하고 싶은데, 한국사회 일원으로서 높은 자살률의 원인이 무엇으로 보느냐”고 반문했다.학교와 직장에서의 강도 높은 경쟁이 자살률을 부추긴다고 답하자 그는 다시 자살과 경쟁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샌델 교수는 “자살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은 확실히 규정할 순 없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높은 자살률은 그 사회가 그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 될 수 있는 만큼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 구성원 전체의 논의와 노력이 절실하다”는 답을 내놨다. 더 나아가 “한국 사회는 행복을 규정할 때 보다 다양하고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인터뷰가 토론이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샌델 교수의 끊임없는 질문이 이어지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그의 수업의 인기도 이해할 수 있었다.샌델 교수와의 인터뷰에선 대화내용 보다 대화를 도출하는 과정이 더 시선을 끌었다. 한국 사회의 현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토론과 논쟁 아울러 공론의 장을 중요시했다. 공생발전은 쌍방향으로 성찰하는 공론의 장에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샌델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013.06.17 I 강예림 기자
마이클 샌델 “경제 민주화, 시민사회가 앞장서야”
  • 마이클 샌델 “경제 민주화, 시민사회가 앞장서야”
  • [이데일리 김보리 김도년 기자] 명쾌한 해답은 없었지만 생각할 거리는 넘쳤다. 유일한 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진 않았지만 고요한 호수 위 잔잔한 파문처럼 이제껏 당연시해오던 생각의 샘에 균열을 일으켰다.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교수(사진)를 만난 감흥은 조용하지만 강렬했다.“사회 곳곳으로 시장논리가 과도하게 확산하지 않도록 민주시민의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샌델 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강조한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간단한 이야기지만 논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각 나라에서 자유시장이 발전하면서 생겨난 현상을 관찰하면서 다양한 각도로 질문을 던졌다. 경제적 효용은 물론 도덕과 윤리의 관점에서 같은 현상을 또 다른 관점에서 해석했다.과연 모든 것들이 돈으로 교환되고, 인간미와 공공선을 잃어가는 사회가 바람직한 것인지 묻고 또 물었다. 그러면서도 답은 내리지 않았다.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에 대한 질문, 무엇이 옳은지 또 공동체가 어떤 가치를 선택하는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논의가 바로 철학이며 정치였다.샌델 교수는 우선 한국 사회의 복지 논란에 흥미를 표시했다. 한국 사회는 최근 선택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성장과 복지 중 특정가치에 따라 지지정당을 선택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제 경제위기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넘어오면서 복지는 여야 모두가 일순위로 풀어야 하는 과제가 됐다. 샌델 교수는 “어떤 것이 옳다고 답변하긴 어렵지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비슷한 논의는 이미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있었다”고 소개했다.이어 “정의의 관점에서 보면 가난한 사람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곳에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보편적 복지와 선택적 복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둘 사이에서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길 강요하면서 정치적 투쟁으로 연결짓기보단 보다 슬기롭게 균형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샌델 교수가 학계나 언론으로부터 비판받는 지점 중 하나는 정의관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대안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김영기 경북대학교 교수는 “샌델은 우리가 어떤 기준, 어떤 원칙에 합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 없이 공동체적 가치나 연대성만을 강조한다”면서 “정의를 둘러싼 현실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은 바 있다.같은 맥락에서 질문을 던졌다. 샌델은 정의에 대한 문제를 푸는 실질적인 대책에 대해 역시나 답을 제시하진 않았다. 그는 “단순히 내가 답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의와 평등, 경제 민주화 등을 둘러싼 문제들은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민사회 안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만 말했다.구체적으로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흑인차별을 없애기 위한 미국 시민들의 공민권 투쟁과 같은 광범위한 시민운동이어야 하는지, 의회 내에서 점진적인 법개정으로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도 없었다. 다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우리나라 헌법정신처럼 정의에 대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주체는 시민사회이고, 그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얻어진 결론이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공공선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은 분명하게 읽혔다. 그 모호함 역시 샌델 철학의 일부분인 듯했다.한국사회의 지나친 ‘평등주의’와 양극화에 대한 주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사회는 평등주의가 만연해있으면서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평등원칙인 기회의 균등조차 위태로울 정도로 그만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돈 많고 힘 있는 고위층은 위장전입 등을 통해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는 일이 ‘자식사랑’으로 포장되면서 일상화된 지 오래다. 샌델 교수는 “공공교육의 목표는 빈부격차와 배경에 상관없이 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민주사회와 성숙한 시민으로서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며 교육이 그 기회가 된다”고 지적했다.기업 경영자의 선택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만약 한 기업 경영자가 상품가격을 낮춘다면 10만명의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지만, 해당 회사 직원 중 일부는 구조조정되거나 임금이 삭감될 수밖에 없을 때 어떤 선택이 정의로운 것이냐는 질문이었다.샌델 교수는 자신이 수업할 때 학생들에게 특정상황을 가정해 질문을 던지는 것과 같은 방식의 질문을 받게 됐다며 웃은 뒤 “경영자의 선택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역상권 등 모든 부문의 상생에 도움이 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격조정은 모든 부문에 영향을 주는 만큼 균형을 갖고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느 한 쪽의 희생을 반드시 전제하지 말고 공공선을 추구하는 제 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답변이었다.우리나라의 높은 자살율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대부분의 자살 동기는 치열한 경쟁 환경과 맞닿아 있다. 성적비관과 진로문제, 부당해고, 빚 독촉 등 교육현장과 노동시장에서 낙오되면서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샌델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기자에게 이유를 듣고 싶어했다. 그는 “심각한 경쟁환경이 자살의 주요 원인일 수 있겠지만 정확한 답은 모르겠다”면서 “단편적으로 결론을 내리면 넓은 시야를 갖고 성공적인 삶, 행복 등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는 평등, 형평성, 공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 나라다. 과도한 평등주의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푸른 눈의 정치철학자에겐 마냥 흥미로웠던 모양이다.샌델 교수는 “1년 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강의를 했는데 무려 1만 4000명의 학생이 모여 도덕과 정의에 대한 토론에 참여했다”며 “시장의 한계, 민주주의의 의미 등을 주제로 열띠게 토론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샌델 교수의 꿈은 소크라테스와 같은 삶이다.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철학을 완성하고 싶어한다. 정치철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형이상학적 담론도 아닌 현실 속에 뿌리를 둘 때만이 생명력이 있다는 고집 때문이다.샌델 교수는 경쟁 중심의 자본주의나 시장경제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시장 만능주의는 크게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귀결됐고, 작게는 우리 공동체의 사람 냄새와 풀 냄새, 흙 냄새를 앗아갔다. 자연은 황폐해졌고 이기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사회로 파편화했다. 그래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뜻으로 지켜나가는 경제시스템이 결국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만든다는 그의 지론은 울림이 더 컸다. 마이클 샌델은우리나라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푸른 눈의 철학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 교수는 우리에게 이렇게 기억된다. 그의 철학은 이명박 정부 시절 ‘공정사회’, 박근혜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화두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 교수가 됐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년)’를 발표, 세계적인 석학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1980년부터 30여 년간 하버드대에서 가르쳐 온 정치철학 수업은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꼽힌다.주요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왜 도덕인가’, ‘정의의 한계’, ‘민주주의의 불만’ 등이 있다.
2013.06.17 I 김도년 기자
타순은 숫자일 뿐..LG, 지뢰밭 5연승
  • 타순은 숫자일 뿐..LG, 지뢰밭 5연승
  • 2회말 LG공격 1사 3루 상황, 이진영이 우월 2점홈런을 날린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LG가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는 집중력을 앞세워 5연승을 이어갔다.LG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경기서 5-4 승리를 거뒀다. 2위 넥센을 7연패로 몰아넣으며 승차는 반게임까지 좁혔다. 방망이의 힘 덕분이었다. 꼭 필요할 때 터져주는 한 방의 힘으로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LG는 2회 벤헤켄이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1루서 정성훈이 적시 3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뒤 이진영이 투런포를 작렬시켜 앞서갔다. 1사 3루서 노련한 이진영이 벤헤켄의 초구 직구(143km)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칠리 없었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뺏어내며 스코어 3-0이 됐다.선발 우규민이 3회초 장기영의 적시 3루타와 이택근의 희생플라이로 1점차까지 쫓긴 상황에선 3회말 바로 추가점이 나왔다. 상대의 추격의지를 단박에 꺾어버렸다. 선두타자 정의윤이 안타를 터트린 뒤 밴헤켄의 와일드피치까지 겹쳤고 이병규의 진루타로 1사 3루가 됐다. 정성훈은 3루 땅볼에 그쳤지만 상대 실책을 틈타 점수를 뽑았다. 런다운에 걸린 3루 주자 정의윤을 잡는 과정에서 밴헤켄이 공을 떨어트려 운좋게 한 점을 냈다. 이후 2사 2루서 현재윤의 적시타가 더해지며 5-2로 달아났다. LG는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 승리할 수 있었다.“투수들은 지켜주고 타선이 힘이 부쩍 강해진 것이 상승세 비결”이라고 한 차명석 LG 투수 코치의 말대로였다. 이날 역시 LG의 승리공식대로였다.LG는 6월 11승2패를 거두는 동안 타선의 힘이 막강한 역할을 했다. 상대 투수 입장에선 어디 하나 쉬어갈 곳 없는 지뢰밭 타선이었다. “라인업에 누구를 넣을지 고민이다”고 말한대로 타격에 물오른 선수들이 무척 많은 팀이 LG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성적만 놓고보면 3할 타자만 무려 8명에, 상하위타선 가릴 것 없이 모두 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표 참조>6월 3할 타자만 7명인 LG 타선. 자료제공=베이스볼S(박종현)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현재 3할 타자는 박용택과 정의윤 뿐. 그러나 6월 성적으로만 보면 문선재, 이병규, 김용의, 정의윤까지 네 명의 타자가 3할 타율을 넘어섰다. 여기에 규정타석에 조금 미치지 못한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8명으로 늘어난다. 넥센과 3연전서는 장타 고민까지 한 방에 날려버렸다. 매 경기 결정적인 홈런이 터져나와 승기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여기에 6월 팀의 득점권 타율은 3할4푼3리로 9개 구단 중 단연 1위다6월 하위타선에서 더 무서운 LG.또한 하위타선에서 더 큰 힘을 내주면서 타선이 탄탄한 짜임새까지 갖추고 있다. 6~9번 타순이 6월 3할1푼7리의 타율을 기록, 1위 두산(3할1푼8리)에 이어 2위다. 타율은 물론이고 홈런, 타점은 중심타자들보다 더 많다. 밥상을 챙겨주고 해결사 역할까지 도맡아하는 하위 타선이다. 이날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성훈, 이진영, 현재윤, 손주인까지 6~9번 타순에서 4안타 4타점 3득점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쉬어갈 곳 없이 모두 다 폭발하고 있는 지뢰밭 타선 덕분에 LG는 5연승 신바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막판, 1점차까지 쫓긴 승부는 마무리 봉중근이 9회말 1사 만루 위기까지 넘겨준 덕에 잘 버텨낼 수 있었다.
2013.06.16 I 박은별 기자
''양가클럽'' 김광규, 서울대 강의 나서 ''화제''
  • ''양가클럽'' 김광규, 서울대 강의 나서 ''화제''
  • ▲ 배우 김광규가 서울대 강의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사진= MBC 제공[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배우 김광규가 ‘명문’ 서울대 강의에 나섰다.14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혼자 사는 남자들이 각자 일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이날 김광규는 지인에게 서울대 강의를 의뢰받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학식이 짧아 김태원과 함께 양가클럽에 소속되어있던 김광규는 ‘서울대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평소 친분이 있던 조혜련을 찾았다.조혜련은 수많은 강의 경력과 노하우 앞세워 김광규에게 스파르타식 교육을 펼쳤다. 이에 힘을 낸 김광규는 마음가짐을 다시 하고 서울대 강단에 섰다는 후문이다.한편 김광규의 서울대 강의 도전기는 14일 밤 11시 10분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 김광규, ''진짜 사나이'' PD 섭외 전화에 "대운 들어왔다" 흥분☞ 김광규 중사 이력 화제 "개인기는 총검술...동기들은 원사됐다"☞ ''아버지 뭐하시노'' 김광규, ''무한도전'' 담임선생 맹활약☞ ‘나 혼자 산다’ 김광규, 김혜수와 찍은 ‘다정샷’ 공개☞ ''이순신'' 아이유, 김광규에 사기 당하고 ''망연자실''
2013.06.13 I 박종민 기자
  • 安 “양당시스템 문제 고민”…심상정과 연대하나(종합)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해 대선 후보직을 나란히 사퇴했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거대 양당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세력간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안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심상정 의원과 최근 티타임을 함께해, 양당체제가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고 밝혔다.안 의원은 또 “심 의원도, 나 자신도 현재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정치시스템 때문에 정치가 불신받고 있는 면이 많은 만큼,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노동’이라는 의제로 연대기류를 보이던 안 의원과 심 의원이 ‘양당체제 정치구조 개혁’이라는 또다른 의제를 중심으로 그 끈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안 의원은 노동 중심의 정당정치를 주창하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를 자신의 싱크탱크의 이사장으로 영입하고 “노동은 중요한 의제”라고 발언하는 등 노동이슈를 적극적으로 품에 안은 바 있다. 특히 전날은 심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는 국회의원연구단체 ‘복지노동포럼’에 가입하기도 했다.연구모임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의원들의 비공식모임이지만, 법안발의 등 정당을 넘어선 협력이 이뤄지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심 의원 역시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안 의원이 복지·노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는 것은 대환영”라며 “좋은 제안도 해주시고 공동입법도 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의정활동의 연대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안 의원과 심 의원의 교류가 양 세력간의 진정한 ‘오작교’가 될 지는 의문이다. 자신을 ‘진보’나 ‘보수’의 카테고리 안에 묶는 것을 경계하는 안 의원이 ‘진보’정의당과의 전면적인 연대를 선언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실제로 안 의원은 양측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심 의원과의 공조 가능성에 대해 “양당 체제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 중에서도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권 전체가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또 ‘노동문제를 정의당과 연대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노동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서 민생중심으로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정의당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2013.06.13 I 정다슬 기자
  • [아프리카 파워] ‘마지막 성장엔진’ 아프리카 잡아라..세계 주요국, ‘자원보고’ 공략 뜨겁다
  • [이데일리 신혜리·염지현 기자] 기아, 내전, 노예무역 등 눈물로 얼룩졌던 아프리카가 ‘지구촌의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천연가스를 비롯해 다이아몬드, 알루미늄, 티타늄 등 각종 지하자원을 갖춘 세계의 자원보고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을 놓고 중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 각국의 투자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천연가스의 대국’으로 떠오른 동남 연안국 모잠비크의 가스 매장량은 35억 톤으로 한국이 100년 동안 쓰고도 남는 규모다. 우간다 역시 80억 배럴에 달하는 유전이 발견됐으며 콩고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다이아몬드 등 귀금속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아프리카에는 수 억만배럴에 달하는 알루미늄과 티타늄, 석탄 등의 광물 자원도 넘쳐난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의 최근 ‘경제 성적표’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계 10개국을 살펴보면 그 중 6개국이 앙골라,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다. 빈곤의 대명사였던 아프리카 대륙 10억 명 인구 가운데 백만장자는 약 12만 명으로 러시아보다 많다. 월 소득 3900달러(약 443만원) 이상 중산층은 지난 30년 간 3배 증가하며 5~7%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이끌고 있다. ◇ 아프리카 혁신의 중심은 자원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의 변방에만 머무를 것 같았던 아프리카가 이처럼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풍부한 자원때문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세계 원유의 10%, 백금 90%, 망간 80%, 다이아몬드 60% 등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총 372억 배럴에 달하는 세계 9위 원유 보유국이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거의 모든 원유 광구에서는 천연가스도 같이 채굴되고 있어 광구의 경제적 가치가 높다. 콩고는 합금을 만들 때 필수적인 코발트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다. 콩고는 전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70%를 확보하고 있으며 공업용 다이아몬드 매장 비중은 전 세계 매장량의 30%에 달한다. 또한 콩고의 아연 보유량은 세계 11위, 철광석 보유량은 세계 15위다. 이밖에도 남아공에는 석면, 구리, 망간, 금 등이, 짐바브웨에는 세슘, 크롬, 백금 등 각종 광물이 풍부하다. ◇ 태양광 등 미래에너지 ‘블루오션’으로 등장 아프리카의 뒷심은 한 번 파내서 쓰면 끝인 광물 자원에 있지 않다. 수력, 풍력 등 미래 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도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조량과 땅값 등 태양에너지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아프리카는 태양광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사하라 사막에 건립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데저테크(Desertec) 프로젝트를 비롯해 가나에서도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있다. 데저테크 프로젝트에는 도이체방크, 지멘스, ABB 등 유럽의 세계적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데저테크를 통해 모아진 태양광 에너지는 메나(MENA·지중해 지역과 북아프리카)나 마그레브(알제리·리비아·튀니지·모로코·모리타니 등 나일강 서쪽)지역을 거쳐 중부유럽까지 전달된다. 원유 가스 매장량만 5억 배럴에 달하는 카메룬은 수력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카메룬의 수력발전 잠재력은 23GW로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크다. 또 열대우림이 전 국토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임산 바이모메스(목재), 바이오 가스 등 바이오에너지가 풍부하다. 현재 ‘그랜드 잉가 프로젝트’로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를 건설중인 콩고 역시 수력 자원의 보고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지난 5년간 아프리카의 신재생 에너지 부문이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中·日 등도 아프리카 자원외교 본격화 최근 중국과 일본은 이러한 아프리카를 무대로 ‘금권 외교’를 적극 펼치고 있다.수년 동안 거액을 투자하며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온 중국에 일본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양국간 쟁탈전이 더 거세지고 있다. 일본은 향후 5년간 아프리카에 1조4000억엔 (약 15조 8000억원) 상당의 정부 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등 민간 부문을 합쳐 총 3조2000억엔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아프리카의 최대 고민인 실업난을 해결할 방안도 내놓았다. 현지에 진출한 일본기업에 아프리카 근로자 3만명을 육성하고 채용규모도 5년후엔 현재 2배인 40만명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이러한 일본 공세에 달갑지 않은 시선이지만 이미 아프리카 최대 무역국으로 입지를 굳힌 만큼 여유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1970년대 ‘비동맹 외교’ 시절부터 다져진 아프리카 외교 기반과 대규모 원조·투자를 매개로 아프리카의 자원개발권을 확보해놨다. 중국은 최근 오는 2015년까지 200억 달러(22조6000억원) 차관을 제공하고 3만여명의 인재를 육성하는 전략을 추가로 내놓았다. ▶ 관련기사 ◀☞ [기획-아프라키 파워]"내가 제일 잘 나가" 아프리카, 성장 파워 과시☞ [기획-아프리카 파워]阿 진출 '뛰는 기업, 기는 정부'
2013.06.13 I 신혜리 기자
  • 安 "양당시스템 문제 고민"…심상정과 연대하나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지난해 대선 후보직을 나란히 사퇴했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거대 양당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세력간의 연대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심상정 의원과 최근 티타임을 함께 하면서, 양당체제가 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심 의원도, 나 자신도 현재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 정치 시스템 때문에 정치가 불신받고 있는 면이 많은 만큼,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의원은 양측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심 의원과의 공조 가능성에 대해 “양당 체제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 중에서도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문제는) 정치권 전체가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또 ‘노동문제를 진보정의당과 연대할 생각이 있냐’는 기자에 질문에는 “노동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서 민생중심으로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진보정의당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과도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최근 심 의원과 안 의원 측이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나가며 이 문제에 대한 협력을 지속할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은 전날 심의원이 공동대표의원으로 있는 국회의원연구단체 복지노동포럼에 가입했다. ▶ 관련기사 ◀☞ 安, 의정활동 '시동'…복지·노동 의원연구모임 가입☞ 安, 진주의료원 날치기 해산 비판 "靑·與 조치 취해야"☞ 安멘토 최상용 “안철수, 중용정치의 적임자”☞ 安이 꼽은 경제민주화 두 줄기…공정경쟁·영세상인 보호☞ 적대적 공생관계? 安의 일침에 與중진 "민주당 도와야"☞ 지방선거 D-1년…새누리 38.6%-安신당 34.0%-민주 11.7%
2013.06.13 I 정다슬 기자
샌델·박원순 "갑을논쟁은 갈등 아닌 성숙의 신호"
  • [WSF2013]샌델·박원순 "갑을논쟁은 갈등 아닌 성숙의 신호"
  • [이데일리 김재은 김도년 박보희 기자] “경쟁 중심의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유일한 체제로 우리 사회를 지배해버리면 위험합니다.”(박원순)“시장의 역할에 대해 토론기회가 없었던 탓에 한 가지 형태의 자본주의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엔 매우 다양한 형태의 자본주의가 있습니다.”(마이클 샌델)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3에서 특별대담을 나누고 있다.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2013’ 이틀째인 12일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특별대담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대안찾기에 나섰다.두 사람의 특별대담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샌델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로 유명세를 타면서 한국 사회에서 사회정의를 대표하는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시민운동가로 시작해 사회적 약자 편에 선 행정가로 변신한 케이스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의 평가처럼 자신의 사상을 현장에서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박원순 시장과 강단에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면서 토론을 이끌고 있는 샌델 교수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경제민주화 논쟁 ‘긍정적’먼저 샌델 교수가 ‘경쟁 위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로 운을 뗐다. 그는 “시장경제는 하나의 도구일 뿐 사회 전체를 규정해선 안 된다”면서 “시장의 역할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던 탓에 자본주의의 형태가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장경제’의 이점은 취하되 시장이 사회 전체를 좌우하는 ‘시장사회’는 막아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발언이었다. 시장사회란 시민사회와 도덕적 가치 등 비시장적 가치가 훼손되면서 돈으로 대부분의 것을 살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박 시장도 “다양한 종이 있어야 생태계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종 다양성’ 이론처럼 우리 사회도 수많은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실천방식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같은 연장선 상에서 두 대담자 모두 최근 한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 등 거시적 담론에 대한 고민과 논쟁을 높이 평가했다. 이런 논의 자체가 한국 사회의 희망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샌델 교수는 “여러 나라를 여행해보니 한국처럼 정의와 시장경제 문제가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곳을 보지 못했다”며 “과거 급격한 경제 성장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들은 ‘부와 행복의 관계’, ‘시장의 자유와 시민사회의 자유’ 등과 같은 질문들이 공론화된다”며 “이런 현상은 사회적 갈등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박 시장도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경제 성장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다”며 “성장과 발전, 민주화는 완성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끝없이 도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그러자 샌델 교수는 한국은 민주주의가 잘 성숙될 수 있는 사회로 평가하면서 너무 낙관적인 시각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압축적 경제성장과 근대화의 비극이 낳은 긍정적인 단면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박 시장은 “서양과 달리 한국은 최근 100년간 식민지와 분단, 전쟁, 이산가족 등 많은 비극과 불행을 겪었다”면서 “서양이 수백년간 겪은 변화와 충격을 한꺼번에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세기에 걸친 경험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체험과 동시에 문제를 해결하는 논쟁 능력을 키워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논쟁과 갈등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갈등이나 논쟁 그 자체로 끝나지 않도록 현명하게 풀어나갈 때 한국 사회가 제대로 성숙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했다.◇ “소크라테스 되고파”샌델 교수는 자신의 다양한 대외활동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소크라테스처럼 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 샌델 교수는 1년전 연세대학교를 찾아 1만4000명의 대학생을 청중으로 강연을 펼치는 등 한국에서도 이미 몇 차례 강연한 적이 있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정치철학을 공부했는데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며 “철학은 현실정치와 거리가 있는 뜬 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사회에 깊이 뿌리를 두고 실생활에서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대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도시를 돌면서 일반 시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철학을 발전시킨 것처럼 샌델 교수 역시 젊은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철학과 삶의 일치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샌델 교수의 강의방식이 일방적 전달이 아닌 질문을 통해 듣는 이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끔 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 상에 있다. 샌델 교수는 “일방적인 강의로는 철학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없다”면서 “담론과 대화가 흥미로운 정치철학을 만든다”고 강조했다.박 시장은 이 같은 샌델 교수의 정치철학을 서울시 행정에 구현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샌델 교수에게 서울 명예시민이 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소크라테스가 꿈꿨던 이상적인 철학의 도시가 되려면 철학이 삶속에 녹아 있어야 한다”면서 “서울은 충분히 철학의 도시가 될 수 있지 않느냐? 함께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에 샌델 교수는 “서울의 친한 친구로 남고 싶다”고 화답했다.◇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특별대담 진행이날 두 사람의 특별대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 600여명의 관심이 집중된 특별대담은 의외로 ‘웃음’으로 시작했다. “서울시 행정에 샌델 교수의 가르침을 반영하고 있다”며 운을 띄운 박 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제자로 받아주겠느냐”고 물었고, 샌델 교수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대담은 샌델 교수의 질문과 박 시장의 대답으로 진행됐다. 샌델 교수 특유의 질문식 수업법이 대담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됐다. 샌델 교수의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박 시장은 “선생이 제자에게 자꾸 질문을 던져 생각하게 만드는 독특한 방식”이라며 이마의 땀을 닦아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서울시 행정의 어려움을 얘기하며 “임기를 다 채우면 샌델 교수처럼 머리가 벗겨지고 흰 머리가 늘 것”이라는 박 시장의 하소연에 샌델 교수는 “(박 시장은) 낙관적인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삼십여분간의 대담이 진행되는 동안 위트있는 샌델 교수와 박 시장의 멘트는 수차례 청중들의 박수와 환호성을 받기에 충분했다.
2013.06.12 I 김재은 기자
  • [WSF2013]샌델 vs 박원순 특별대담 전문
  • [이데일리 김재은 장종원 김도년 박보희 기자]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 서울시장이 맞짱을 떴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대안 찾기다. 이데일리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하는 세계전략포럼 2013에서 두 대담자는 넘치는 위트와 센스로 청중들의 박수를 아낌없이 받았다.박원순 시장은 샌델 교수의 책을 서울시 행정에 반영하고 있다며 “제자로 받아주시겠냐?”고 물었다. 이에 샌델 교수는 “영광스럽다”며 “현실정치와 광범위한 철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박 시장은 “그동안 정치인 등 많은 분들이 추상적 담론과 총론에 강했지만, 구체적 삶을 들여다보고, 시민참여를 유도하는데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참여민주주의는 모든 철학과 신념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이자 채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우리 사회가 하나의 시스템 체제로 똑같이 작동되고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실천 방식이 다양하게 전개돼왔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이 새로운 창조와 대안을 만들어왔다”며 “다행히도 세상의 많은 사회에서 하나의 조건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들을 실천해내는 그런 사람들을 참 많이 발견했다”고 했다. 특히 박 시장은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수백만권 팔린 것만 해도 서울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샌델 교수는 서울에 희망이 있다는데 동의하면서 “그동안 자본주의, 시장의 역할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우리가 자본주의는 한가지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냉전을 잘못읽은 게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이어 “전세계엔 다양한 자본주의 형태가 있고, 시장과 사회, 문화적 규범, 도덕적 원칙 등에 다양한 형태가 작용한다”며 “시장경제를 하나의 도구로서 이점은 취하지만 우리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박 시장과 샌델 교수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제민주화 등 다양한 논쟁이 전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이지만,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샌델 교수는 “세계 여러 곳들을 많이 다녔지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제민주화 등 거대한 과제, 질문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곳은 많지 않다”며 “개인과 공공의 한계를 어떻게 지을 것이냐 모호할 수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샌델 교수는 “엄청난 경제성장기를 거치고 이제는 이런 거대한 질문을 공론화하고 있는데 단순히 외부인의 시각에서 낙관적인 것이냐?”고 물었다.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한국 사회는 서양과 달리 지난 반세기만에 엄청난 변화와 충격을 한꺼번에 경험했다”며 “많은 비극과 불행을 겪고 극복하면서 문제해결 능력, 논쟁의 능력을 키워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단기간에 이룩한 민주화를 통해 어찌보면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논쟁을 벌이고 있는 건 또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샌델 교수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박원순 시장은 샌델 교수에게 “교수님 철학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 서울에 살면서 서울 명예시민이 되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샌델 교수는 “서울의 친한 친구로 남고 싶다”고 화답했다.다음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대담내용 전문이다.-박원순(이하 박): 서울시 행정에 책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샌델의 제자다. 제자로 받아주겠냐.(웃음) ▲마이클 샌델(이하 샌델) : 이번이 세번째 만남이다. 영광스럽다. 현실정치 뿐만 아니라 거대하고 광범위한 철학도 논의했다. 제가 알기로는 지역사회 운동가로 시작해서 서울시장까지 오르셨는데 1년 전 대화가 기억난다. 서울 왔을 때 제가 사무실을 방문했고, 저를 서울 이곳저곳 직접 보여주셨다. 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있지만, 광범위하게 책을 읽고 정치철학 고민하는 분이 많겠지만, 시장님도 그런 분들 중 한 분으로 시장으로 활동하고 계신다. 제가 궁금한 건 연결고리가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느냐. 즉 정치철학과 공공행정, 매일 일상적인 서울시 운영상의 도전과제, 둘 간에 상관관계가 있을까?-박 : 정치의 신념과 철학과 실제 행정과의 관계, 특히 서울같은 큰 도시를 운영하는데 있어 관련성을 물으신 것 같다. 거대 도시를 운영하는데 있어 서울시장으로서의 철학과 비전이 중요하다. 그것이 아주 큰 추상적 세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일상의 삶 속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은 추상적 담론과 총론에 강했다. 구체적인 삶을 들여다보고 개입하고 시민 참여를 유도해내는 것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샌델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시민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생각을 수렴하고 실천해왔다. 내가 거대한 정치철학을 가졌다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민주주의, 시민들의 철학과 시민들의 구체적인 대안들을 유도하고 끄집어내서 정책의사결정에 참여해 실천하는 장을 마련해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실현해 왔다. 참여민주주의는 모든 민주주의의 철학과 정치적 신념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이며 방법이며 하나의 채널이라고 생각한다.-샌델 : 많은 대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아직 많은 대안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이 회의의 주제가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다. 그래서 최근 우리가 심각하게 이 시장의 역할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우리가 ‘자본주의는 한 가지다’라고, 그리고 이것이 모든 곳에서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냉전을 잘못 읽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이제는 한 가지의 체계밖에 없다. 자본주의는 동일하고 이 안에서 어떤 대안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전 세계엔 다양한 자본주의의 형태가 있고, 도시 안에서도 시장과 시장관계가 운영이 되고 사회, 문화적 규범, 도덕적 원칙 등에 다양한 형태가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경제를 하나의 도구로서 이점은 사용하지만 우리를 규정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게 내 새 책의 주제다. 아직 못 보셨을텐데(웃음) 이 부분도 역시 다양한 대안이 가능하다고 했을 때 이런 것도 포함을 하는 것인가▲박 : 샌델 교수의 지적처럼 우리 사회가 너무 단순하고 하나의 시스템 체제가 똑같이 작동되고 있다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종 다양성이란 말을 쓰는데, 지구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거대한 체인이 돌아간다는 말처럼 사회도 수많은 이데올로기나 생각이나 사회적 실천방식이 다양하게 전개돼왔기 때문에 다양한 생각이 새로운 창조와 대안을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언론수단 발전에 따라 생각이 하나로, 보편적인 생각으로 통일되는 굉장히 위험한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샌델 교수가 말하는 자본주의라는 것으로 우리 역사 속에서 굉장히 다양한 사회시스템에 대한 생각이 있어 왔는데, 경쟁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만이 유일한 것으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책에서 지적하는 그런 문제들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세상의 많은 사회에서 하나의 조건이 아니라 다양한 생각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해내는 사람들을 참 많이 발견했다. 독일, 영국 인터뷰 여행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책상 머리에 써 놓는 것이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세상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흐름들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되기 전에도 그런 세상을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해 왔다. 예컨대 참여연대를 통해 참여민주주의를 고민해 왔고, 아름다운재단이나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나눔이란 것을 삶속의 습관문화로 만드려는 노력을 했다. 또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공공기관 ,지자체에서 다양한 정책, 지속가능한 행정을 고민했다. 외국에 가보니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영국에서 그런 똑같은 사람을 발견했다. 그래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박 시장은 샌델교수에게 하이파이브를 제안했고 두 대담자는 하이바이브를 했다.청중 박수)그런 의미에서 샌델 교수의 생각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시민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책을 통해 많은 공감을 한 것 아니냐. ‘정의란 무엇인가’가 수 백만권이 팔린 것만해도 서울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청중 박수와 웃음)-샌 : 일단 한국 사회에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나도 한다. 한국 관련해서 정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죠. 까다로운 질문들, 정의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공론화되고 있다는 것이죠.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이후 많은 곳들을 여행을 다녔는데, 여러 국가를 다녀봐도 이런 거대한 과제, 질문에 대해서 광범위하게 논의되는 곳은 많지 않았다. 정의에 대한 개념,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한 의미는 물론 알고 있지요. 개인생활과 공공생활에서 한계를 어떻게 지을 것인지 공론화하기 모호한데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은 엄청난 경제 성장기를 거치고 이제는 이러한 거대한 질문, 과제에 대해 공론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질문과 논의를 통해 민주주의가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부인의 시각에 봤을 때 낙관적 전망이라고 생각하나? 가능하다고 보나?▲박 : 큰 도전적 과제가 한국사회에 있다. 한국사회는 서양과 달리 근대에 이르면서 많은 비극과 불행의 경험을 가졌다. 식민지, 분단과 전쟁이란 경험, 100만이 넘는 민간인이 3년 기간에 사망한 사실, 천만명의 이산가족이 생기고, 급속한 경제성장과 독재로부터 민주화 등 지난 반세기, 60년 동안 서양이 겪은 수 백년의 변화와 충격을 한꺼번에 거쳤다. 아마도 빅퀘스천, 많은 과제를 우리는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에선 서양에서 수세대에 걸쳐 체험한 것을 동시적으로 체험하고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상승적인 문제 해결, 논쟁 능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샌델 교수가 말하는 평등이나 정의라든지 경제민주화 등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근대사 현대사 통해 겪은 불행들이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양면이 동시적으로 굉장히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는 어려운 상황이란 건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단기간에 이룩한 민주화를 통해 어찌보면 심하다고 생각할 만큼의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또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샌델 교수 의견에 동의한다. 대신 이런 논쟁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하면 안 되고, 뭔가 슬기롭고 현명한 방법을 통해 좋은 합의와 결론에 이르고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은 1000만명이 사는 도시니 얼마나 갈등과 대결이 많겠느냐. 그래서 시장 직속으로 갈등조정관이라는 부서를 만들고, 사전에 예상되는 갈등 주제를 가지고 협상과 대화의 테이블을 만들고 있다. 큰 이슈들과 작은 갈등들은 현명하게 풀어가면 한국사회는 훨씬 성숙하고 성장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갈등과 대결과 논쟁 그 자체로 끝나면 결국 큰 벽에 부딪히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샌 : 성공적인 경제성장 겪는 국가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한 두 세대 지나서 이것으로 끝이냐. 경제적 성장, 번영으로 끝이냐고 자문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런 걸 궁금해하기 시작할 때에 좀 더 높은 차원의 가치, 부, 이런 게 뭔지 생각하게 된다. 시장께선 이게 공론의 동기인지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보기엔 어느 정도의 경제 성장을 달성한 국가들은 아주 깊은 질문들을 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부와 행복과의 관계는 무엇이냐. 시장에서의 자유와 시민사회에서의 자유와의 관계는 무엇이냐.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이런 형태의 자문이 사회적 갈등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형태의 질문을 하는 건 건전한 것이고 성숙한 민주주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부유한 것과 행복한 것은 차이가 있다고 보고 시장에서의 자유, 소비자의 자유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시민사회와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시민사회의 자유는 민주적인 시민들이 서로 공공의 선에 대해 토론의 담론을 갖는 과정이다. 공동의 운명에 대해 발언권을 갖는 것, 이런 게 필요하다. ▲박 : 스승이 제자에게 질문을 던져서 생각하게 만드는 독특한 교수이신 것 같다.(일동 웃음) 한국 사회는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뤘고 민주화도 이뤘죠. 이게 다 되면 끝일 줄 알았잖아요. 그러나 지속적인 과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빈부간 격차가 생겼고 경제집중이 일어나면서 부정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민주주의가 이정도되면 해결될 줄 알았지만 또 다른 인권의 과제가 생겨나고 있다. 정당 정치란 게 효율적이고 성숙해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경제 성장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게 아니란 것을 새삼 발견하게 됐다. 성장 발전 민주화란 게 끝없는 과제다.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 끝없이 도전해나가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이 된다. 시장의 자유 말씀하셨지만 시장의 자유는 당연히 있어야겠지만 동시에 이게 과도함으로 인해 일어나는 불평등은 가장 큰 문제를 갖고 있다. 이것 때문에 자유시장 자체를 질식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민주화가 가장 큰 화두가 된 상태다. 시민의 자유가 보장되면 저절로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이게 가져오는 님비현상이나 내 인권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남의 인권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게 시민사회의 한계다. 시민적 책임으로 충분히 보완이 안되는 상황으로 한국사회에서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서울 시정을 책임지는 나도 매일 이런 일이 벌어진다. 대형 유통마트 영업시간, 품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영업시간 제한하는 건 동의했는데 품목까지 제한하는 건 불편하다 이거예요. 소비자가 불편하고 여러 언론들이 반론을 펼쳤고 사실 그 정책 철회하는 지경까지 왔다. 시장의 자유와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동시에 서울시가 장애인 시설을 만드는데 장애인을 평등한 이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장애인이 우리 동네에 들어오면 불편하다며 막고 나서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시민정신이 도달해야 할 곳이 멀다는 점. 그분들을 설득하는 것에 상당히 애로를 겪고 있다. 그런 것 때문에 아마 일년만 제 임기를 더 채우면 마이클 샌델 교수만큼 머리가 벗겨지고 흰 머리가 될것 같다. 사실 이미 흰머리는 됐다. 염색한 것이다. (일동 웃음)-샌 : 아주 낙관적인 분이라 생각한다. 그럼 질문을 하시겠느냐?-박 : 샌델 교수님 철학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해결자라기보다는 해결해내는 과정을 열어주는 철학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교수님 책을 읽고 말씀 들으면서 일상의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해 낼 수 있을까. 시간만되고 가능하다면 (갑자기)보스턴 시민이시죠? 그래서 요청하자면 서울명예시민 되는 건 어떨까요? 서울에서 살게 되면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떻게 좀 더 서울과 서울의 시민들에게 가까이 있어줄 방법이 없겠느냐?▲샌 :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서울에 올때마다 나도 개인적으로 많이 배우고 간다. 시간이 없다는데 간단하게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겠다. 대학교 1학년 때 뒤늦게 정치철학을 공부할 때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유명한 학자 책을 나눠주긴 했는데 추상적이라 이해가 안되고, 어려웠다. 현실 문제, 현실 정치와 철학이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한쪽 치워두고 정치과학, 역사학 등을 공부했다. 철학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기 시작해 철학을 강의하게 됐는데, 법조인이 될 지 정치언론인이 될지 고민했다. 정계에 진출할까 생각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에 매료되면서 학계에 남게 됐다. 그럼에도 철학이란 게 실상과 동떨어져서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젊은 학생도 철학을 삶의 깊숙이 가깝게 느끼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정치철학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철학은 이 사회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실상활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도 법, 의견, 정의에 대해 도시를 돌면서 일반시민들과 대화하면서 철학을 발전시켰다. 저도 소크라테스처럼 그러고 싶다. 작년에 서울 방문했을 때 1만 4000여명의 젊은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었는데,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그런 세팅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흥미로운 철학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담론, 대화를 통해 흥미로운 정치철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서울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그래서 시장님이 이렇게(서울 명예시민이 돼달라) 말해준 데 감사드리고, 많은 업적, 노고에 치하드린다. 이런 식으로 철학을 실상활에 옮기는 활동에 감동받고 있고, 따뜻한 마음으로 국정운영을 하는 것도 기쁘게 생각한다. 서울의 친한 친구로서 남고 싶다.-박 : (샌델 교수를 보며) 조만간 서울시민이 될 것 같다. 서울을 ‘시(詩)의 도시’로 해야겠다 해서 시인들을 모시고 대화를 나눴다. 플라톤이 철학의 도시를 이상적 도시로 꿈꿨다. 철학이 샌델 교수가 말한 것처럼 하늘에 있는 게 아니라 삶속에 있어야 한다면 서울은 충분히 철학의 도시가 될 수 있겠죠? 샌델 교수님 모실 자격 있는 도시죠? 함께 하도록 하겠다. (일동 박수)<끝>▶ 관련기사 ◀☞ [WSF2013]세계전략포럼 화제의 말말말☞ [WSF2013]세계전략포럼 이모저모..'박원순은 슈퍼스타'☞ [WSF2013]이목집중 '샌델·박원순' 대담.."너무 짧아 아쉬워요"☞ [WSF2013]“경쟁 중심 자본주의만이 유일한 체제 아냐”☞ [WSF2013]박원순 "경쟁에 지친 자본주의 대안은 공동체·소통"☞ [WSF2013]"나는 눈물이 났어요, 여러분은 눈물 안나나요?"☞ [WSF2013]네티즌 반응..'박원순 vs 마이클 샌델' 특별대담에 높은 관심☞ [WSF2013]박원순 "시민의식 도달할 길 굉장히 멀다"☞ [WSF2013]샌델·박원순 "경제민주화 논쟁 등 한국의 장점"☞ [WSF2013]박원순 시장 "대한민국, 서울은 희망이 있다"☞ [WSF2013]샌델 "그동안의 자본주의, 냉전의 오독"☞ [WSF2013]박원순 "창조경제 원동력은 행복의 행정학"☞ [WSF2013]박원순 "샌델, 제자로 받아주실래요?"▶ 관련포토갤러리 ◀☞ 세계경제포럼 2013 (3) 사진 더보기☞ 세계전략포럼 2013 (2) 사진 더보기☞ 세계전략포럼 2013 (1) 사진 더보기☞ 세계전략포럼 2013 사진 더보기▶ 관련테마기획 ◀☞ 세계전략포럼 2013
2013.06.12 I 김재은 기자
  • 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 정치권 '갑론을박'
  •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양당 체제를 극복할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는 독일식 정당명부제(일명 혼합 비례대표제)가 법안 발의 형태로 국회에서 추진된다. 때마침 한국 현실에 맞춰 개량된 독일식 정당명부제 법안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토론회를 통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현행 선거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데에는 여야 모두 공감을 보였지만 그 방식을 두고 차이가 뚜렷했다.◇비례대표 175·지역구 175로 의원 수 늘려…“정치는 확대하되 특권은 줄이자”진보정의당 정치쇄신특별위훤회(위원장 심상정)는 12일 ‘한국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전면 도입과 정치개혁’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 토론회에서 진보정의당은 심상정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인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개했다.개정안은 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으로 총 300석인 현행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175석, 비례대표 175석으로 조정해 총 350석으로 늘리도록 했다. 심 의원은 “한국사회 변화 폭과 인구 증가, 사회적 다원성의 강도, 외국의 인구 대비 의원정수 현황을 봤을 때, 의원정수 확대는 당연한 귀결점”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은 진보진영이 그동안 도입을 촉구해왔던 독일식 정당명부제도를 반영했다. 우선 각 정당의 총 의석을 정당투표 득표수에 비례하도록 했다. 전체 의석수(350석)를 정당투표 지지비율로 나누어 의석을 확보한 뒤, 당선된 지역구 순으로 확보 의석을 채우는 식으로 의석을 배분토록 했다.당선 지역구 의석수가 당이 확보한 의석수보다 많을 경우는 전체 의석수보다 초과할 수 있게끔 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삽입됐다. 독일식 정당명부제에서 반영된 조항이다.독일식 정당명부제를 기초로 하되 한국 현실에 맞춰 조항을 손질하기도 했다. 현행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비례대표 명부를 권역별로 각각 작성하도록 했지만 심 의원의 법안에는 전국 단일로 비례대표 명부를 작성하도록 했다.심 의원은 “한국의 경우 연방제가 아니고, 독일처럼 주의 대표체제 기초한 연방 상원을 갖지 않고 있다”며 “사회적 다양성이 의회정치에 반영되고 대표되기 위해서는 전국 단일 명부가 진입 장벽이 낮다”고 말했다.아울러 의석배분을 자격을 독일식의 전국 득표율 5%(지역구 3석)에서 2%(지역구 3석)으로 낮추게끔 했다. 심 의원은 “의석수는 늘이되 국회 예산은 그대로 두겠다”며 “한국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치는 확대하되 특권은 줄이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실현 가능성 낮다‘ vs ‘깊이 공론할 때‘ 속 결선투표제 도입 주장도 토론회 참석자들은 심 의원의 법안에 우려를 보이기도 하고 원칙적 찬성을 내놓기도 하는 등 제각각 다른 의견을 보였다.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정당 규율이 약화 되고 의원 자율성이 보장 되는 게 옳다”며 “그런 상황에서 비례대표제를 확대할 때 우리나라의 현실적 문화에서 얼마나 민주주의적으로 기능할지 의문”이라고 소극적 반응을 보였다.그는 또 “심 의원의 법안대로라면 지역구 의석이 71석 감소된다”며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지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심 의원의 제안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국민 불신을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찬성했다.송 의원은 그러면서 “기성 정치권이나 정치권 바깥에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강화하기만 했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며 “여야가 서로 양보하고 기득권 내려놓지 않으면 제도 개혁이 만들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보다 결선투표제 도입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원론적으로는 심 의원의 법안에 찬성한다”면서도 “극단적으로는 결선투표와 독일식 정당명부제 중 무엇이 우선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행 대통령 중심제가 유지될 때 결선투표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우리 현실상 결선 투표제를 통해 연합정권으로 정권 교체를 한 뒤 본격적인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3.06.12 I 이도형 기자
"무한경쟁도, 일방적 희생도 답이 아니다"
  • [WSF2013]"무한경쟁도, 일방적 희생도 답이 아니다"
  • [이데일리 함정선 김도년 한규란 기자] “상생과 공존은 무한경쟁이나 일방적인 희생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1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2013’에서 공존을 위한 해결책으로 ‘경협’을 제안했다. 처음부터 경쟁만 하거나 어느 한 쪽이 포기하는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세계전략포럼 2013’ 세션2에서 ‘호모 심비우스의 생존전략-경쟁(競爭)과 협력(協力)을 넘어 경협(競協)으로’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한대욱 기자)방식으로는 진정한 공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포럼에서 최 교수는 ‘호모 심비우스의 생존 전략 경쟁과 협력을 넘어 경협으로’를 주제로한 강연에서 생태학을 우리 사회와 자본주의에 대입한 새로운 시각을 소개했다. 먼저 최 교수는 다윈의 ‘적자생존’ 법칙을 제대로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을 마치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단 한 명만 살아남는 ‘최적자 생존’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학교나 사회, 시장경제에서도 무한 경쟁만을 요구해 다양한 갈등이 생겨나는 것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재원과 자원이 풍부하면 그 누구도 멸종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그동안 다윈의 적자생존 표현을 통해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연연한 것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지난 정부가 만든 동반성장위원회에 대해서도 비판의 입장을 나타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 교수의 강연에 앞서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상생과 협력 그리고 무한경쟁 딜레마에 대한 좌담회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최 교수가 유 위원장에 대해 미안함을 밝히면서까지 동반성장위원회를 비판한 것은 두 집단 사이에서 한쪽만 희생하고 포기하는 방식이 공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다. 최 교수는 “처음 동반성장위원회가 출범할 때 불편한 마음이 생겼다”며 “정부가 힘을 가지고 위원회를 만들어 재벌이나 대기업에 무조건 나눠주라고 하는 방법이 지속가능하다고 보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최 교수는 이같은 방식이 중소기업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소기업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기부나 연민이 아니다”라며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대기업의 관행을 없애 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했다면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기구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최 교수는 무한경쟁이나 일방적인 희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강조했다. 무조건 1등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거나 사회의 희생 요구에 부합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최 교수는 “희생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희생은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가 상생과 공존을 위한 해결책으로 제안한 경협을 설명하기 위해 서로 묶인 두 마리 당나귀를 예로 들었다. 두 당나귀가 반대 방향에 있는 자신의 먹이를 먹겠다고 서로 경쟁하면 둘 다 먹이를 먹을 수 없다. 대신 함께 이동해 차례대로 먹이를 먹는다면 둘 다 무리 없이 먹이를 먹을 수 있다. 최 교수는 “처음부터 경쟁만 하다보면 파괴적 결과를 맞게 된다”며 “서로 모두 윈윈해야 진정한 협력”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호모심비우스(Homo Symbious)’를 강조했다. 호모 심비우스는 최 교수가 호모사피엔스 대신 제안한 단어로 ‘공생하는 인간’을 뜻한다. 그는 “우린 남을 짓밟아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고 거듭 말했다.
2013.06.12 I 함정선 기자
한국 男배구, 시간 지날수록 커지는 문성민 빈자리
  • 한국 男배구, 시간 지날수록 커지는 문성민 빈자리
  •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박기원 감독이 지난 9일 오후 경기 수원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FIVB 2013월드리그 국제배구대회 한국 대 핀란드 수원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한국 남자배구가 해결사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2013 월드리그 국제 남자배구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2주차 경기를 마친 현재 2승2패 승점 7점으로 조별리그 C조 2위를 달리고 있다.한국은 1주차 경기에서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난 8, 9일에 열린 핀란드와의 2주차 2연전에서 모두 패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특히 핀란드와의 2연전은 확실한 거포가 없는 한국 남자배구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줬다.이번 대표팀의 에이스는 문성민(현대캐피탈)이었다. 198cm의 장신인 문성민은 이미 월드리그 등 각종 국제대회를 통해 세계 정상급 공격수임을 증명했다. 독일, 터키 등 유럽 무대에서도 이름을 떨쳤다.하지만 문성민은 일본과의 1차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더이상 월드리그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탁월한 파워와 높이를 자랑하는 문성민의 이탈은 곧 대표팀 전력의 약화로 이어졌다. 대학생 공격수 전광인(성균관대·194cm)과 수비가 좋은 곽승석(대한항공·190cm)이 안간힘을 썼지만 ‘2%’가 부족했다.특히 4차전에선 마지막 5세트에서 경기 중반까지 앞서고도 막판 뒷심 부족으로 듀스 끝에 무릎을 꿇었다. 중요한 고비에서 한 방을 날려줄 거포 해결사가 없었다. 문성민의 빈자리가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더욱 아쉬운 부분은 문성민을 대신할 레프트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나마 김요한(LIG손해보험), 김학민(대한항공) 등이 문성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거포. 하지만 김요한은 손등 부상, 김학민은 공익근무요원 입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2~3년 뒤를 내다보고 젊은 유망주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대학 무대에서 뛰는 공격수 가운데 쓸만한 대형 거포 후보를 찾기 어렵다. 전광인이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주공격수로 대표팀을 이끌기에는 파워가 아쉽다.당장 월드리그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 박기원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홈 4연전을 마치고 이번 주말 캐나다 원정경기에 나서는 박기원 감독은 문성민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왼손 공격수 서재덕(KEPCO)과 송명근(경기대)를 발탁했다. 하지만 서재덕과 송명근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아 큰 기대는 어려운 상황이다.박기원 감독은 “높이의 열세를 만회하려면 전광인, 곽승석 등 키가 작은 선수들이 빠르게 중앙으로 이동해 시간차 공격과 속공 등으로 점수를 올려주는 방법밖에 없다”며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2013.06.12 I 이석무 기자
  • [기자수첩]미래는 과거를 딛고 나아가는 것이다
  •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역사를 바로 볼 때만 미래를 열 수 있다”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5월 말 독일 포츠담 회담 사적지를 방문해 던진 말이다. 발언의 배경은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에 있었다.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일본 총리는 “침략의 정의는 없다”며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주변국을 고통에 빠뜨린 일을 희석하려고 했다. 또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은 “강자 집단에게 위안부 제도는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 가며 전쟁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꼈던 주변국들을 비롯해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리 총리의 일본 비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화’ 뜻을 모르고 비하의 의미로 사용한 한 여자 아이돌 발언을 비롯해 일간베스트저장소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희생자의 관은 ‘홍어 택배’로 부르는 등 왜곡된 역사 인식으로 인한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창 생산적인 여론을 펼쳐나갈 이들은 왜 이렇게 되었나. 이들은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역사 교육은 1990년대부터 약화돼왔다. 90년대 중반 제6차 교육과정 때는 역사가 사회 교과의 한 부분으로 흡수됐고, 7차 교육 과정에서는 수업 시간이 줄었다. 2005년부터는 필수과목이었던 국사가 11개 선택 과목으로 바뀌었고 이후 ‘집중이수제’를 시행해 반 만년 역사를 한 학기 만에 속성으로 배우는 일이 벌어졌다. 학생들이 역사를 수능에서 손해 보기 쉬운 기피 1순위 과목, 국영수 부속 과목으로 간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조속한 역사 교육 정상화가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 정상화는 단순히 수능 필수선택 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뛰어넘는 고민이 필요하다. 암기과목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항일운동 사적지나 민주화 운동 관련 장소 등 현장 학습을 강화하고 영상 등 시청각 자료 활용을 늘리는 방안도 적극 마련해야 한다. 100년 전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도 말씀하셨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않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또 같은 한탄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2013.06.12 I 염지현 기자
  • [WSF2013]샌델 교수 "시민사회, 경제권력 제어할 기반 필요"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임시 계약직 근로자를 보호하는 것과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상이다. 민주 시민이 경제(기업)가 갖는 힘을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경제민주화 논의가 대증요법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눈앞의 나타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이나 물신만능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시민 사회의 힘을 키우는 쪽의 근원적인 처방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샌델 교수는 11일 2013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마친 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같은 경제적 갑을 관계에 대한 피로도가 커졌다는 질문을 받자 “건강한 경제적 관계를 설정하는 게 시장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복리후생 지원을 받는 정규직과 그렇지 못한 임시·계약직,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인 대기업과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사이 균형을 잡는 문제는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이슈”라며 “이런 담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한국 상황을 인상 깊게 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 둘 사이 균형을 찾는 방법에 대해 명쾌한 해답은 없고 (한국 사회) 자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1920~1930년대 미국을 예로 들었다. 20세기 초반 미국도 산업화가 이뤄지고 경제가 획기적으로 성장하면서 철도나 석유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 부문에서 대기업들이 경제를 지배하게 되자 많은 사람이 불공정한 경제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사회이슈가 된 대형 마트규제처럼 미국에서도 이미 1930년대에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의 성장을 제재하는 법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1920~1930년대 미국의 모습이었고, 당시 많은 법안이 나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균형을 맞추고 근로자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면서도 “이런 문제는 반드시 해결이 필요하지만, 시대마다 문제는 항상 있다”고 했다. 경제민주화 논의를 통해 당장 나타난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이나 심화하는 사회 불평등 문제를 누그러뜨리더라도, 더 나은 자본주의 사회를 모색하려면 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샌델 교수는 “미국에서도 여전히 균형을 완전히 잡지 못한 부분이 많다”면서 “시민사회나 민주주의가 경제(기업)의 힘을 제어하는 힘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런 주제를 토론하면서 공감대를 찾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WSF2013]세계전략포럼, 지상파 누르고 '티빙'서 시청률 1위☞ [WSF2013]"이데일리와 함께 이기자" 말말말☞ [WSF2013]마이클 샌델 "갈등 치유의 희망, 한국에 있다"☞ [WSF2013]환영만찬 이모저모 "샌델 교수 감동적"
2013.06.11 I 장순원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