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5,896건

'붉은 제국' 리버풀,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 [유럽축구 확대경]'붉은 제국' 리버풀,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 ▲ 열성적인 리버풀 팬들[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문제1) 잉글랜드 클럽 중 가장 많은 1부 리그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클럽은 어디일까. 문제2) 잉글랜드 클럽 중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가장 많이 보유한 클럽은 어디일까. 공히 같은 클럽이 답이다. 언뜻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떠올릴 수 있겠으나 원하는 이름은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종가의 명문클럽 리버풀이다. 1부 우승 횟수가 자그마치 18회로 맨유보다 1번 더 많고, 5번의 꿈의 무대 정복기 역시 앞선다(맨유 2회). 이쯤이니 자존심으로 똘똘 뭉쳤다는 리버풀 팬들의 절대적인 충성심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nbsp;하지만 언뜻, 국내팬들로서는 갸웃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AC 밀란이라는 철통 자물쇠를 상대로, 0-3으로 끌려가다 극적으로 3-3 동점을 만든 뒤, 승부차기 끝에 활짝 웃었던 그때 그 기억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도통 잉글랜드 리그에서 리버풀이 권좌에 오르는 장면은 떠오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의 자국 리그 마지막 우승이 1989-90시즌이다. 요컨대 잉글랜드 1부 리그가 프리미어리그로 재편된 1992-93시즌 이후로는 정상에 서본 적이 없고 근 20년 동안 맨유와 아스널 그리고 첼시에게 헤게모니를 빼앗겼다는 뜻이다. 실상 최근 10시즌 동안 리버풀의 리그 성적을 살피면 2001-02시즌 2위를 제하고는 모조리 3~5위를 오르내렸다. 소위 ‘빅4 클럽’이라는 명성도 턱걸이하고 있는 것과 진배없다. 시즌을 앞두고는 늘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피날레를 앞둔 시점의 붉은 제국은 번번이 어깨를 펴지 못했다. 리버풀의 강성 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나, 외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을 위한 마지노선(리그 4위)에서 애를 태우던 일이 잦았다. 그런데, 적어도 올 시즌 초반 리버풀의 페이스는 상당히 좋다. 2008-09시즌 시작 이래 현재까지 12번의 각종 공식전 성적이 9승3무. 이쯤이면 대나무가 쪼개지는 기세와 다름없다. 프리미어리그는 5승2무(7라운드 현재)로 첼시와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2위에 올라있는데 속속 과정을 살피면 리버풀의 내용이 보다 실하다. 9월13일 안방에서 열린 맨유와의 176번째 ‘장미 전쟁’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 9월27일에는 지역 앙숙 에버튼과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2경기 모두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녔던 대결이다. 지난 주말이던 10월5일에는 올 시즌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맨체스터시티 원정에서 2골을 먼저 허용하고도 3골을 뽑아내 승부를 뒤집는, 근래 리버풀답지 않은 강인한 모습을 자랑하면서 승점 3점을 또 다시 챙겼다. 챔피언스리그 역시 다르지 않은데 마르세유와 아인트호벤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각각 2-1과 3-1로 제압하면서 D조 선두에 올라있다. 꿈의 무대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편한 조를 찾는 것이 모순이지만 특히나 D조는 4팀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가장 대동소이해 그 흔한 ‘죽음의 조’라 불린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리버풀의 최근 기세가 과연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좋은 방증이라 하겠다. 베니테스 감독 부임 5번째 시즌, 확실히 리버풀의 스쿼드에서 강자다움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놀랍게도 빠르고 알차게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했던, 그리고 유로2008을 통해서 탄력을 받았던 주포 토레스의 날갯짓이 새 시즌 초반부터 펄럭이고 있다는 것, 간판플레이어 제라드의 리딩 능력과 필요할 때의 해결사 기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오로지 리버풀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원 클럽 맨’ 수비수 캐러거가 이끄는 플랫4가 7경기에서 단 넉 점만 허용하고 있다는 것 등 에이스급 자원들이 모두 제몫을 해주고 있다는 게 우선 반갑다. 여기에 토레스의 파트너가 빈약하다는 아킬레스건을 해소하기 위해 영입한, 메인 스트라이커를 돕는 데 일가견 있는 다기능 공격수 로비 킨의 가세도 성공적이라는 평가고, AS로마로 떠난 리세의 공백이 불안했는데 대체제로 영입한 도세나의 융화 역시 전혀 무리 없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소위 ‘분위기와 기세’라는 측면에서 맨유나 첼시, 아스널 등 라이벌들에 비해 부족했던 리버풀이 일찌감치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던 맨유, 에버튼, 맨체스터시티,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의 2경기는 모두 쉽지 않은 매치업이었다. 이 5경기에서 반타작만 거뒀어도 성공적이라 평할 수 있는데, 전승으로 날았으니 실로 기대 이상의 성과이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리버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첼시의 초점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나 FA컵 제패보다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입 맞추는 것에 맞춰졌다면, 상대적으로 리버풀은 자국리그 정상이 더 목마르다. 클럽에 대한 애정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리버풀의 열혈 서포터 ‘더 콥(The Cop)’과 함께 오래도록 잠자던 리버풀이 과연 비상할 수 있을까.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지켜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손색없는 일이다. 끝으로 사족을 붙인다. 스티븐 제라드라는 잉글랜드의 보배 커리어 속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리버풀이 얼마나 리그 우승에 굶주렸는지, 절실함으로 따지자면 그들을 따라올 수가 없다. /<베스트 일레븐>기자▶ 관련기사 ◀☞[유럽축구 확대경]‘독일의 첼시’ 호펜하임을 주목하라☞[유럽축구 확대경] 김두현, 앉은 김에 쉬어가라☞[유럽축구 확대경]유럽 리그 ‘다크호스’의 즐거운 반란☞[유럽축구 확대경] 절대강자도, 동네북도 없다☞[유럽축구 확대경] 챔스 무대 나선 레알의 ‘절박한 도전’
2008.10.08 I 임성일 기자
명품 ‘한우고기’에 쏟은 22년의 열정과 땀방울
  • 명품 ‘한우고기’에 쏟은 22년의 열정과 땀방울
  • [이데일리 EFN 이덕철 객원기자] (주)벽제외식산업개발 김영환 회장(62)은 지난 3월 12일, 일본 출장 중에 서울로부터 급한 전화 한통을 받는다. 본사 기획실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국내 일정에 변화가 생겨 서둘러 귀국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김 회장은 동경에서 열리는 푸드쇼 관람과 신사업 구상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이었다. 꽉 짜인 일정을 뒤로하고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그 다음날인 13일, 국내 ‘명품 음식점’ 가운데 하나인 <벽제갈비> 도곡동 타워팰리스점 귀빈실에는 중국측 인사 7~8명과 벽제외식산업개발의 김 회장과 핵심브레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룸 안에는 묘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양측 인사들 누구 할 것 없이 얼굴에는 긴장감과 약간의 흥분들로 가득했다. 중국 측 인사들은 중국 하남성 정부 최고위직과 이 지역 5성급 호텔 사장단 일행이었다. 식사와 함께 사업성 대화가 이어지고 서류들이 오고갔다. 그러더니 이내 서로 익숙해진 듯 초반의 긴장감을 벗어나 화기애애한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갔다. 3~4시간이 흘렀을까. 양측은 서로 만족하는 양 미소를 띤 표정으로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며 헤어졌다. 그리고 3월 20일, 양측은 이번에는 중국 하남성의 하남호텔에서 조우했다. 한중 양측 기업대표들 간 파트너로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 모인 역사적인 자리였다. 국내 최고급 명품 한우갈비 전문점인 벽제갈비가 중국에 진출하는 기념비적인 조인식인 셈이다. 그것도 ‘브랜드 사용권 로열티 지급’방식으로 5년간 3%를 받게 되는 조건으로다.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로열티로 지급받는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한 것은 국내 외식업체로는 처음이다. 그만큼 획기적인 사건인 것이다. ◇ <브랜드 로열티 지급> 방식으로 중국진출...국내서 처음하남성 중국정부는 오는 7월 1일 북경 하남호텔에 외국 유명 고기음식점을 입점 시키기 위해 1년 전부터 국내 유명 한우고기 음식점을 시장조사해 왔다. 이 날도 사전에 분석해 놓았던 3~4개 업체 대표들을 만나본 후 마지막으로 일정을 앞당겨 벽제갈비를 들른 것이었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중국 내에서 가장 경쟁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벽제갈비를 선택했다. 이번에 계약하게 된 하남호텔은 북경 중심부 남단에 위치해 있으며 하남성 정부가 북경 대표부는 물론 직접 운영하고 있는 5성급 호텔이다. 김 회장은 4월초, 하남성 정부 인사들과 벽제갈비 진출에 대한 ‘브랜드 로열티’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적지 않게 흥분해 있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상시 ‘정중동’이 좌우명이라고 할 정도로 감정 조절에 능한 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랜드 진출 감회의 여진이 시도 때도 없이 살아나는데 별 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일편단심으로 추진해 왔던 최고 한우 전문 음식점에 대한 집념을 인정받았다는, 그것도 국내가 아닌, 경쟁이 치열한 해외에서 이뤄졌다는 기쁨이 그를 흔들어 놓은 것이다. 한우고기의 세계화를 위해 10년 전부터 꾸준히 해외 진출을 모색해 왔는데 그 첫발을 중국에서 내딛게 돼 무엇보다 기뻤다. 그것도 콧대 센 중국 측으로부터 국내업체로서는 처음으로 로열티를 받고 진출하게 되었으니 더욱 그랬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그의 지론이 제대로 먹히는 순간이었다. 그는 외식업계에서 추진력과 직관력이 남다른 이로 불린다. 여기에 뚝심까지 얹혀지면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 최상의 상품에 최고의 가격을 부르는 그의 배짱 앞에 혀를 내두른 이가 어디 한 둘이었던가. ◇ 적확한 언어와 속살을 건드리는 깊은 고찰 그리고 논리적 안목주변에서 그의 전략을 비웃으며 “얼마 못 간다”라는 질시 어린 코웃음에 오히려 말로 갚는 그의 ‘계산된 오기’는 정평이 나 있다. 여기에는 전문가를 능가하는 지식욕과 수 없이 실패해 본 경험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강건한 정신력이 떠받치고 있다. 그와 마주해 외식업, 특히 한우고기에 대한 대화를 나누려면 최소한 기본적인 지식은 갖춰야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적확한 언어 구사와 속살을 건드리는 깊은 고찰 그리고 각종 상식과 지식으로 뒷받침 된 논리적 안목들은 김 회장의 오늘을 만든 분신들이다. 중국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지난날들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그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 외식업계에 ‘외’자도 모르고 뛰어든 때가 언제였던가. 그리고 실수와 실패를 밥 먹듯이 했던 초창기의 빛바랜 기억들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김 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무역과 건설 분야에서 10여년을 보내고 37살인 1983년, 처음 외식업에 발을 들여 놓는다. 애초부터 고기음식점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었다. 김 회장이 손을 댄 분야는 피자였다. 그러나 피자 가게는 2년 만에 접었다. 국내에 피자리아멜리, 피자인, 쉐이크피자, 피자헛 등 수입 브랜드들이 이태원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포기했다. 당시만 해도 피자분야는 외국계 브랜드의 위력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재기를 모색하고 있던 김 회장은 우연히 알게 된 신촌의 한 갈빗집을 친구와 동업형식으로 인수한다. 그의 나이 40살(1986년) 되던 해다. 4500만원씩을 각자 투자해 시작한 이 업소가 지금 벽제갈비의 전신이다. ◇ 40살에 시작한 고기음식점, 그러나 계속되는 적자에 1년만에 나와그러나 외식, 그것도 고기음식점에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던 동업자 두 사람은 계속되는 적자에 적이 당황한다. 198.34m2(60평)짜리 갈빗집에서 하루 20만원씩 한 달에 600만원 판매가 고작이었다. 적어도 1300만원은 팔아야 유지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 당시 종업원 인건비가 11만원이고 주방장 월급이 35만원이었다. 등심 1인분이 5000원이었던 시절이다.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또한 두사람 간에도 의견이 자주 엇갈려 충돌이 빈번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기 구입에 대한 의견차이였다. “품질 좋은 한우를 반드시 현지에서 구입하자”, “외상도 되고 젖소인지 무엇인지 사람들이 잘 모르니 그냥 동네 가게에서 사자”가 주된 차이였다. 결국 두 사람은 계속되는 적자와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1년 만에 갈라서기로 한다. 친구가 운영하기로 하고 그는 물러났다. 적자가 계속 이어져 손에 쥐고 나올 돈도 없었다. 아내의 옷가게 일을 봐주면서 그렇게 4개월이 흘렀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더 이상 가게운영을 못하겠으니 대신 맡아서 하라는 부탁이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벽제갈비를 다시 운영하기로 결심하고는 3가지 원칙을 자신에게 다짐했다. ‘외식업을 평생한다’ ‘가장 우수한 품질을 제공한다’ ‘수치경영 시스템을 구축한다’가 그것이다. 이 원칙들은 훗날 그가 외식업계에서 최고급 한우고기 전문 음식점의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데 절대적인 경구로 작용한다.◇ 재인수한 벽제갈비 4개월 만에 흑자 만들어적자투성이인 벽제갈비를 재인수한지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자신에게 다짐했던 부분들을 반드시 실천해 나간 덕분이었다. 자신감이 붙었다. 직원간 결속력이 강화되고 좋은 식자재와 경영개선으로 나날이 번창해 나갔다. 하지만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최대 매출상한가는 2400만원이었다. 수익률 역시 600만원이 마지노선이었다. 만족하기에는 너무 약했다. 성이 차지 않았다. 김 회장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 시기에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강남 지역에서 다점포 전략을 펴면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종업원들에게도 약속했다.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과 우수 직원들에 한하여 점포를 오픈시켜주겠다고. 이와 병행해 그는 종업원들의 교육에도 크게 관심을 갖는다. 최고의 음식점에 걸맞는 최고의 서비스를 하려면 종업원의 교육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훗날 벽제갈비가 명품 브랜드로서 최고의 음식점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직원교육에 발 벗고 나섰다. 직관력이 남다른 그가 아닌가. 무엇보다도 그가 공들인 부문은 최상급 한우고기의 확보였다. 최상의 식재는 그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친구와 동업할 당시에도 논쟁이 있었던 고기구매에 대한 그의 결심은 너무나 확고했다. 최고의 식재만 쓰겠다는 그의 다짐은 숭배에 가까웠다. 최상의 고기를 구하기 위한 노력은 오히려 처절할 정도의 갈구였다. ‘최고의 음식은 최상의 식재에서 나온다’는 절대 믿음이 오늘의 벽제갈비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이었음은 물론이다. 고기를 파는 도축장이나 도매상들 일부는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까지 치부했다. 조그만 캠핑가스버너를 갖고 다니면서 고기를 썰어 먹어보고서야 구매했을 정도니 당연했다.◇ 캠핑버너 갖고 다니면서 먹어보고 구매...‘이상한 사람’ 소문도“86년 아시안 게임, 88년 올림픽 당시까지 물 먹인 쇠고기의 냉동육 위주 판매가 관행처럼 있었던 시절이었다. 고기를 사러 갈 때마다 조그만 캠핑가스버너를 들고 다니면서 먹어보았다. 주위에서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통에 얼굴이 화끈거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상급 고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물이 나오는지를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고기가 맛있다며 가게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다.”그의 한우에 대한 집착은 개업초기부터 발동하기 시작한다. 포천, 동두천 등지에서 좋은 한우고기를 도축한다는 정보를 듣고 무작정 달려가 정육점주인에게 한우를 자기에게 달라고 통사정하는 바람에 주인이 진땀깨나 흘렸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에피소드다. 이렇듯 그는 좋은 한우고기가 있는 곳이라면 전국 방방 어디든 찾아 다녔다. 이로 인해 이곳에서 내놓은 ‘설화한우’ 생갈비와 꽃심구이는 해외언론에까지 오르내릴 정도로 유명하다. 선홍색 살코기에 지방이 눈꽃처럼 퍼진 ‘한우 설화육’은 브랜드로서도 명성이 자자해 외국인들의 고급스런 초대에 단연 오르내린다. 또 그가 일본통으로도 잘 알려진 배경에는 쇠고기 요리로 유명한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다닌 인연 때문이다. 이 덕에 그는 이 분야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지에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벽제갈비는 직영점을 계속해서 오픈한다. 1년 간격으로 2, 3, 4호점을 잇따라 오픈하면서 성장속도에 탄력이 붙는다. ◇ 22개 음식점 오픈, 지금은 11개만 성업 중2호점인 삼성역점의 경우 1일 매출이 4만원하던 업소를 벽제갈비로 상호를 바꾸고 영업한 지 1년 만에 매출이 150만원으로 수직상승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은 점점 사업 확장에의 길로 들어서 모두 22개의 음식점을 오픈시켰지만 현재는 11개만 운영하고 있다. 잘 된 점포들도 많지만 주위의 여건으로 참담하게 거액을 포기하고 눈물을 훔치는 경우도 많았다. 쓰라린 경험들을 모두 겪고 온 탓으로 남 탓을 여간해서는 하지 않는 그다. 실패의 경험들이 준 공력(功力)이다.2호점의 경우 점포가 너무 잘 되자 주인이 갑자기 전세를 200% 인상해 달라고 하는 통에 앉아서 내 준 경우이고 보증금 2억5000만원이 들어간 청구백화점 5층 식당가는 부도로 롯데에 넘어가는 바람에 그대로 보증금을 포기해야 했다. 대치동 점포를 매각하고 들어간 826.45m2(250평) 규모의 천호동 점포는 10년 계약으로 들어갔는데 건물주인이 상속세 미납으로 경매처분되는 바람에 보증금과 권리금 5억원을 모두 포기해야했다. 당시는 IMF 상황이어서 금리가 17~20%를 상회하고 있어 버티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점포를 오픈하면서 손실을 본 적도 사실상 많이 있다. 천호점의 경우 5억원을 고스란히 떼이고 나올 때는 눈앞이 캄캄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 판단의 실수이고 경험이 미숙해서 발생한 일이어서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그냥 나 자신에 대한 원망이 있었을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실패를 통해 살아남는 게 진정한 승리가 아닌가 한다.” 이런 시련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배경은 1993년에 오픈한 방이동 본점이 있어서 가능했다. 실 평수 198.34m2(60평)으로 시작한 본점은 영업 호조로 2층까지 넓혔고 다시 별관까지 사용하는 등 현재 모두 1487.61m2(450평)에 이르고 있다. ◇ 실수와 실패도 많지만 쉼 없이 진격하는 끈기 돋보여김 회장은 목표를 향해 조급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쉼 없이 진격하는 끈기형 사업가다. 그래서 눈앞의 호불호에 크게 연연치 않는다. 목표가 오래지않아 손에 쥐여질 듯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확신하는 자신감이 표정에서 넘쳐난다. 무엇보다 직관력을 앞세운 사업적 발상은 단연 발군이다. 그는 고급한우전문음식점인 벽제갈비를 브랜드화 하는데 총력을 쏟으면서도 평양냉면과 설렁탕을 꾸준히 미래의 상품으로 키워나간다. 그 부산물이 바로 1995년에 설립된 벽제설농탕, 평양냉면 전문화 개발연구소다. 그리고 여기서 나온 브랜드가 바로 <봉피양>이다. 평양냉면과 한우설농탕을 주메뉴 콘셉트로 하는 제 2브랜드인 셈이다. 현재 강남역 인근의 서초점을 본점으로 인천공항, 교통센터점, 방이점, 도곡점, 신월점 등 모두 5개 직영 점포가 있다. 한우설농탕은 165.29m2(50평) 규모의 매장에서 월 1억7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또한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 11권 ‘24시간의 승부’편에 소개돼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특히 봉피양은 김 회장이 20년 전 장기 근속자와 우수직원들에게 약속했던 소사장제 형식의 창업과 연계되어 있다. ◇ 비전과 꿈이 있는 제 2브랜드 <봉피양>에 기대 따라서 비전과 꿈이 담겨 있는 브랜드다. 현재는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한우의 대중화를 위한 프랜차이즈를 목적으로 출시한 브랜드<벽제구이로>도 주목의 대상이다. 벽제구이로는 한우의 여러 부위육을 메뉴화 해 ‘한우의 대중화’와 ‘잔여육 처리’를 통한 품질향상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 전략브랜드다. 고기만 보아도 ‘전생’을 안다는 김 회장의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아이디어의 산물들이다.김 회장이 각 분야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장인제도’는 ‘최고’와 ‘최상’을 표방하는 벽제갈비 인천공항점과 도곡동 타워팰리스점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2001년도에 총 26억원이 투입된 542.15m2(164평)의 타워팰리스점은 인테리어 설치에만 무려 18억원이 들었다. 이 때문인지 최고의 명품 음식점으로 순식간에 떠올랐다. 그가 지향하는 한국식 디자인과 고품격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점포다. 20년 동안 벽제갈비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인요리사들인 윤원석 이사와 박영근 이사의 손끝에서 나오는 ‘레시피’를 교육받은 직원들이 제대로 표현해 내고 있는 맛은 벽제갈비를 떠받치는 동력이다. 아울러 인천공항에 입점해 있는 벽제갈비도 몰려드는 고객들로 연신 비명을 지르고 있다. 198.34m2(60평) 규모의 이 점포에는 하루 입점고객이 900~1000여명으로 10회전을 할 정도로 늘 북적거린다. 평균 객단가가 1만원 이상으로 한 달 매출액이 3억원대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는 사람들의 까다로운 심리와 고급 음식과의 만남은 운명적일 수 밖에 없음을 간파한 김 회장의 안목이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타워팰리스점의 최고급 메뉴, 3억원대를 넘기는 인천공항점“각 분야에 장인요리사를 길러내고 그 장인들이 만든 표준화를 가지고 그 밑에서 잘 훈련받고 교육받은 직원들이 맛을 제대로 표현해 내고 있는 게 벽제갈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장인제도가 빛을 발하는데 약 7년이 걸릴 것이라고 봤는데 이제 그 결과물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 김 회장이 고객에게 전하려고 하는 첫 번째 메시지는 따뜻한 마음이다. 벽제갈비가 자체 그릇을 만드는 이유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고객에게 내재되어 있을지도 모를 감성적 욕구충족을 시켜주기 위함인 것이다. 고객에게 ‘맛’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사람 만나는 즐거움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렇듯 자기 확신과 직관력으로 앞날을 투시하는 그가 벽제갈비의 올해를 결코 만만치 않게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막은 이렇다. 신규사업과 매장 리뉴얼이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서초동 봉피양 본점의 경우 삼성타운내로 삼성전자가 입주하는데 맞춰 점포리뉴얼 공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고 인천공항 교통센타점도 CJ와 새로운 계약 7년을 위해 봉피양 분점으로 올 6월 리뉴얼하게 된다. ◇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멈추지 않는 학습벌레여기에 한식점 1개 점포와 양식레스토랑 1개 점포를 푸드코트 콘셉트로 추가 개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회장에게 있어 무엇보다 가장 큰 프로젝트는 중국 북경 하남호텔의 벽제갈비 오픈이다. 오는 7월1일에 오픈일이 예정돼 있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시키는 중이다. 따라서 기존 인력만을 가지고 대형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려면 회사 업무와 직원들에게 과부하가 걸려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한 것이다.김회장은 이번 중국 브랜드 수출을 계기로 앞으로 해외 프로젝트시스템을 세가지 차원에서 완성시킬 계획이다. 첫째 직원과 간부가 한국의 외식산업을 ‘지식서비스’ 산업 수준으로 격상시켜 성공모델을 만드는 것. 둘째 고급브랜드 성공에 꼭 필요한 마케팅 전략을 중국 현지에서 펼치는 다국적 기업들의 다양한 마케팅 기법에서 배우는 일. 셋째 사주와 간부, 직원 모두가 함께 한식 세계화의 성공야망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 등이다.김 회장은 한시도 쉬지 않는 학습벌레다. 나이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배움에 목말라한다. 이로 인해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몇 안 되는 실력 있는 외식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작년 9월에 설립된 한중외식협회 초대 회장직도 맡고 있다.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변하지 않는 김 회장의 지칠 줄 모르는 일 욕심과 추진력 그리고 ‘공학적 감각’의 직관력이 어떤 방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갈 지 궁금하기만 하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2008.10.06 I 객원 기자
서태지 "학창시절 `문제아`였던 것 후회"
  • 서태지 "학창시절 `문제아`였던 것 후회"
  • [조선일보 제공] 서태지(36·본명 정현철)는 따로 만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뉴스가 되는 가수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선언 후 서태지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극도로 자제했다. 각 매체들이 집요하게 그를 만나려는 것은 대특종을 기대해서가 아니다. 만나는 것 자체가 경쟁이 돼버린 것이다. 그는 3집 음반 수록곡 '내 맘이야'에서 "난 신문을 보면/ 눈이 뒤로 돌아가" 라며 매스컴을 조롱했다. 그러곤 무대 위에서 스포츠신문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랬는데도 언론이 서태지에 목 매는 것을 보면 그의 '매스컴 길들이기'가 성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서태지에게서 전갈이 왔다. "인터뷰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9월 29일 오후 8시 서울 강남의 서태지컴퍼니 사무실로 갔다. 서태지컴퍼니 직원이 버튼식 자물쇠로 작동되는 엘리베이터에 태우고 지하 3층으로 내려가 다시 IC 카드를 이용해 문을 열며 말했다. "여긴 맘대로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어요." 서태지는 최근 3장으로 된 8번째 음반 중 첫 싱글 앨범을 내놓았다. 2004년 7집 후 4년6개월 만이다. 1992년 '난 알아요'라는 노래로 한국인 뇌에 규모 7.0 강진(强震)을 일으킨 서태지는 '하여가' '교실이데아' 등을 줄줄이 히트시키고 96년 1월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솔로로 컴백해 수 년 만에 한번씩 새 음반을 들고 나타나 활동하다가 사라지길 반복해왔다. 7월 말 새 음반을 발표한 서태지는 8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자신의 록 페스티벌인 'ETP 페스티벌'을 열었다. 9월 27일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영국 로열필하모닉과 함께 '서태지 심포니'를 구성해 록―클래식 협연을 했다. 그때마다 2만~3만 명이 공연장을 메웠다. "이 건물 몇 층에 서태지씨가 있나요?" 이 질문에 직원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이 건물 안에는 계십니다." 우스꽝스러운 문답은 더 진척되지 않았다. 아마도 서태지는 건물 내부에서 숙식과 음악작업을 모두 해결하고 있는 듯 했다. 서태지컴퍼니 직원들은 서태지를 '서 회장'이라 부른다. 본인이 원해서가 아니다. 직원들끼리 "서태지씨가…" 식으로 말하면 남들이 알아들을까봐 다른 호칭을 궁리하다가 '회장'이란 호칭이 굳어졌다고 한다. '서 회장'은 약속시각을 조금 넘겨 나타났다. 이틀 전 공연 피로 탓인지 얼굴이 꺼칠해 보였다. 입 주변에 수염이 짧게 자라 있었다. 양쪽 무릎이 뚫린 청바지에 운동화, 회색 셔츠에 모자 차림의 그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하고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그와는 2004년 인터뷰 때 한번 만난 적이 있다. ―회사가 언제 이쪽으로 이사했나요? "2년쯤 된 것 같아요. 이번에도 외국에서 음반 녹음을 할 수 있었는데, 이사도 다 했고 스튜디오, 연습실 다 돼있다고 해서 2년 전쯤 몰래 한국에 들어왔어요. 2004년에 활동 끝내고 인도와 미국 여행을 했는데 이번 작업은 한국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죠. 내내 여기서 작업했어요." ―외국에서 작업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유롭기 때문에'라고 했었죠? "창작을 할 때는 자유가 필요해요.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자유요. 대중교통을 타고 가다가, 길거리에서 진열장을 보다가도 뭔가 영감을 얻을 수가 있죠." ―그럼 서태지를 구속하는 것은 뭔가요? "저를 구속하는 것은 한국이죠. 한국에서는 맘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으니까 쉬어도 인풋(input)이 없어요. 인풋이 없으니 음악 창작도 안 되죠." ―맘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건 팬들 때문일 텐데 그럼 결과적으로 팬들이 서태지씨를 구속한다는 뜻이 됩니다만. "팬들이 저를 구속하지는 않죠. 그렇게 느끼는 제가 '변태'죠. 어떤 사람들은 팬들이 알아보고 달려들어도 그걸 즐기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그걸 못해요. 제가 록 밴드 시나위에 몸 담았을 때부터 사람들이 절 보고 깜짝 놀라는 게 무척 미안했어요. 그때 머리를 많이 길러서 화장실에 가면 여자인 줄 알고 깜짝 놀라고…. '난 알아요'가 이걸 증폭시켰어요. 1992년 명동에 그냥 옷 구경하러 갔는데 사람들이 우리를 포위해 교통이 마비되고 경찰이 사람들을 끌어내고…. 차 한 잔을 마셔도 손가락질하고 웅성웅성 하는 그걸 저는 못 견뎌요. 그러다보니 혼자 지내는 게 습관이 돼버렸어요." ―밥 먹으러도 나가지 않나요? "밥은 여기서 시켜 먹기도 하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해주시고… 가끔 어머니가 와서 해주기도 하고요." ―그럼 2년 전에 와서 이 건물 밖에 나간 적이 없단 말인가요? "스키장에 한번 갔어요. 그리고 아무도 없는 시골로 한번 놀러 가고요. 그게 전부예요." 그는 "습관이 돼서 답답하지 않고, 어려서부터 방에 틀어박혀 조립식 장난감을 만들고 음악을 만드는 일에 익숙해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의 일상에서 영감을 얻지 못하는 건 일종의 불행"이라고 하자, 그는 엄지와 검지로 "딱" 소리를 내며 "그렇죠!"라고 말했다. 9월 27일 서태지와 로열필하모닉의 협연은 서태지의 오랜 꿈이 이뤄진 것이다. 서태지는 3집에 실린 노래 '영원'에서 이미 클래식 음악을 시도했었다. 알려진 대로 서태지의 셋째 할아버지 정희석(2002년 작고)씨는 연세대 음대학장을 지낸 국내 음악계 원로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오랜 꿈이었죠? "'영원'을 만들 때만 해도 디즈니 영화음악처럼 장엄한 클래식 음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클래식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메탈리카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음반 'S&M'을 듣고 나서 언젠가 꼭 나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지요." 이번 공연은 영국인 지휘자 톨가 카쉬프(46)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태지가 2년 전 이번 공연의 기획 단계에서 "카쉬프가 섭외되면 공연을 하고 섭외 못하면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공연기획사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카쉬프는 클래식계에서는 무명이지만 2002년 영국 밴드 퀸의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연주한 크로스오버 음악인이다. "카쉬프가 클래식계에서 유명한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클래식 쪽에서는 이단아(異端兒) 같은 존재예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저하고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떤 점이 비슷하던가요? "메이저 음악 이력에서 뛰쳐나와서 새로운 걸 시도하고 성공하기도 하고 욕도 먹고…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어요. 저도 옛날 록음악 할 때부터 형들한테 욕 많이 먹었거든요. 록음악 안 듣고 '삼표 음악' 듣는다고요." 그가 말하는 '삼표 음악'은 흑인음악의 당시 은어다. '삼표 연탄'이 유명했던 시절이다. ―음악 하기 전 중학교 때부터 '문제아'였죠? "쉽게 말해 '양아치'였죠. 집 나가서 돈 번다고 일도 하고 남자들끼리 싸워서 서열도 정하고…. 그래도 그때 배운 게 지금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깡' 같은 게 생긴 거죠. 어떤 일이 생겨도 나는 할 수 있다 같은 생각 말이죠." ―이번 공연에서 '교실 이데아'를 부르기 전에 "교육이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다"라고 했는데, 교육에 대해 특히 관심이 많습니까? "엉망진창이니까 엉망진창이라고 한 거죠. 실제로 '교실 이데아'가 나왔던 94년에 비해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어요. (학생들이) 어린 시절에 너무 많은 걸 파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주입식 교육이고. 제 팬들 중엔 벌써 학부모가 된 사람도 있고 아직 학생도 있어요.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도 바꿔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 스스로가 제도교육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서 학교를 그만뒀으니까요." ―가출을 많이 했다고 무대에서 말했는데, 첫 가출은 언제였나요? "가출횟수는 셀 수 없을 정도예요. 1, 2주 사라진 적도 있고 며칠 있다가 나타나기도 하고. 중2, 중3 때쯤 처음 가출한 것 같아요. 음악을 하기 시작했고 학교에서는 체벌에 저항하기 시작했죠. 사랑의 매든 아니든 폭력은 안 된다고 그때 확신했어요. 중 3때 한 명이 잘못했다고 반 전체가 단체로 매를 맞은 적이 있어요. 그때 교실을 나가버렸어요. 그 이후 우리 반에서 체벌이 사라졌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저한테 고마워하기도 했죠(웃음)."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 역시 중 3때 담임선생님 아닌가요? "바로 그 선생님이 단체 기합을 줄 때 제가 학교를 뛰쳐나간 거예요. 그 일 이후 선생님은 저를 위해 체벌을 없애고 졸업할 때까지 저를 이끌어주셨어요. 그때 머리나 옷도 단정치 못했는데, 졸업사진은 오래 남는 거라고 선생님이 타일러서 얌전하게 사진을 찍었죠. 그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중 3때 이미 학교를 그만뒀을 거예요." ―지금은 그때 '문제아'였던 것을 후회하나요? "후회하지요. 같은 시기에 부모님에게도 많이 맞았어요. 저는 사춘기에 접어들어 있었고. 음악 하면서 겉멋이 들어 집이든 학교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까지 생각했으니까요. 정말 어린 생각이죠. 학교는 몰라도 집은 버리면 안 되는 건데. 학교든 집이든 매만 들었다 하면 무조건 나가버렸어요." 서태지는 중 3 담임교사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컴 백 홈' 했다. 이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 북공고 건축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1학년 도중 중퇴하고 말았다. ―다시 '가출 벽'이 도진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좀 컸어요. 그런데 점점 제 인생에서 음악의 비중이 커지니까 그쪽에 집중하고 싶어진 거죠. 중학교 때만 해도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설득하려 하지 않았는데, 아버지를 설득해 학교를 그만두기로 하고 나서는 집에서 열심히 기타를 치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여 드렸어요. 그리고 '시나위'에 들어가서 돈도 벌고 차도 샀지요." ―'문제아'로 분류되는 10대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입니까? "그렇다고 해야죠. '컴 백 홈'을 만들 때, 중 3때 느꼈던 것을 모두 그 노래에 담았어요. 심장은 터질 것 같고, 생명이 태어나자 마자 부모의 제압이 시작됐다…. 물론 결국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 노래에 그런 생각을 담았어요. 그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한다 해서 들을 나이도 아니죠. 그때는 세상의 중심이 다 자기 자신일 테니까." 노래 '컴 백 홈' 가사는 '다시 하나의 생명이 태어났고/ 또다시 부모의 제압은 시작됐지/…/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은/ 날 미치게 만들 것 같았지만'하고 클라이맥스로 치닫다가 '난 이제 깨달았어/ 날 사랑했다는 것을/ 유 머스트 컴 백 홈' 하고 마무리된다. 이제 서태지 팬들은 가출보다 독립을 생각할 나이다. 대다수가 20대이고, 30대 팬도 꽤 많다. 지난 8월 ETP 페스티벌에는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서태지 데뷔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중고생들도 공연장에서 볼 수 있다. 서태지는 "중고생들을 보면 정말 귀엽다"며 "내가 '난 알아요'를 부를 때 수정(受精)되지도 않은 무(無) 존재였으니까"라며 웃었다. 서태지 팬은 '서태지 마니아'와 보통 팬으로 나뉜다. '마니아'들의 열광도는 빅뱅이나 동방신기 팬 못지않다. '서태지 심포니' 공연이 모두 끝난 뒤 20대 여자 팬 4명이 무대 정면을 바라보더니 외쳤다. "오빠! 오늘 이렇게 좋은 공연 보게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그 4명은 이어 바닥에 엎드려 넙죽 큰 절을 올렸다. 서태지에게 그 목격담을 들려줬다. "하하, 그건 팬들이 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로 봐야죠.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즐길 줄 아는 거예요. 정말 재미있는 공연문화인 것 같아요." 서태지의 공연을 보면 그가 마니아들을 한없이 사랑하는 걸 느낄 수 있다. 서태지는 공연 중간 중간 연인이나 동생에게 하듯 반말을 섞어서 이들과 대화한다. '서태지 심포니' 공연에서도 그는 "떠들면 안돼. 이건 심포니니까", "이 귀여운 희귀생명체 같으니라고"같은 말을 했다. 그때마다 객석에서는 여성 팬들의 환호가 터졌다. ―그런 말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태지가 마니아들만 상대한다는 거죠. "제 공연 관객은 대다수가 저보다 나이가 적고 해서 동아리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마니아들만 상대하는 것 같다는 말,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에게 집중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투는 '완전 팬'들에게만 들리는 말이겠죠." ―'완전 팬'은 뭔가요. "서태지닷컴 회원으로 주기적으로 닷컴 안에서 활동하면서 그 안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모두 알아듣는 사람들을 '완전 팬'이라고 할 수 있죠. 공연 중 제 대화의 절반은 그런 팬들을 향한 것이고, 나머지는 다른 팬들까지 포함하는 겁니다. 물론 팬을 그룹으로 나눌 수는 없겠지만요." ―'보통 팬'들 사이에선 네 곡 담긴 이번 음반이 1만1000원 안팎은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꽤 있었습니다. "다른 음반보다는 좀 비싸게 팔자고 한 건 사실이에요. 제 음악에 대한 가치를 그렇게 부여하고 싶었어요. 음반에 쏟아 부은 정성, 비용, 기간이 그 정도 가치는 있다고 생각해요. 음반 값이 얼마냐는 논쟁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중요한 건 내용물이죠. 5집 때는 러닝타임이 짧은데 비싸다고 했었죠. 노래 길이가 짧다고 음반 값이 싸야 한다면, 그림은 극장 간판이 가장 비싸야 한다는 논리와 같습니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으니까 좀 비싸게 받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공연 역시 무대장치를 비롯해 제작비를 너무 많이 들이는 것 아닌가요. 그러다 보니 티켓 값이 올라가는 것일 테고요(서태지 심포니 티켓은 최고 16만5000원이었다). "무모할 정도로 제작비를 많이 들이죠. 욕심이 과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단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니까요. 팬들에게 좋은 무대를 선사하고 싶은 게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치로 하고 싶어요. 후회 없이 모두가 행복할 만한 무대 말이에요." 서태지의 욕심은 무대연출에서 그치지 않는다. 음과 박자를 부수고 쪼개어 낱낱이 해체한 뒤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재조립하는 그의 작곡과 편곡은 한국에서 그가 오롯이 개척해왔다. 2년 전에 한국에 들어왔으나 신곡 4곡을 최근에서야 발표한 것은 그런 작업에 들이는 시간 때문이다. 이렇게 완성된 곡은 연주라는 마지막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는 서태지가 쓴 곡을 연주할 만한 뮤지션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새 음반에서는 리듬 부분을 극도로 잘게 나눴기 때문에 드러머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서태지는 그가 국내 최고 드러머로 꼽는 '피아'의 양혜승과 함께 녹음을 했지만, 라이브 공연 드러머는 오디션을 통해 최현진을 뽑았다. ―연주를 금방 하던가요. "오디션을 본 뒤 '한 달간 하루 종일 연습만 해야 한다. 할 수 있겠냐'고 했더니 현진씨가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드럼만 치는 게 내 꿈이다'라고 했어요. 그래서 두 손이 다 부르트게 연습을 했어요. 한 달 뒤 '이제 됐다' 하면서 얼싸안고 외쳤죠. '우리가 일단 한국 최고는 된 것 같다. 이제 세계 최고가 되자.'" 서태지는 이어 인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다들 서태지가 인디 뮤지션 빼가서 인디가 망한다는데, 가슴 아픈 얘기예요. 서태지 밴드에 합류한다고 한국 인디가 망한다면 이상한 거죠. 저는 정말 실력 있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음악을 하고 싶을 뿐이에요." 2000년부터 서태지와 함께 활동해 온 안성훈(기타)은 이렇게 말했다. "서태지씨와 함께 작업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경험했습니다. 제가 인디에 계속 있었다면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겠지요. 공연 앞두고 한 달 간 매일 12시간씩 연습하는 '감금생활'이 힘들긴 하지만, 서태지 밴드에 있으면 욕심이 생겨서 힘든 걸 잊어버리게 됩니다." 서태지의 새 노래 가사들에서는 세상에 대한 증오나 경멸이 보이지 않는다. 과거 '시대유감'이란 노래에서 "짜식들 거 되게 시끄럽게 구네/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하는 가사가 심의에 걸리자 노래를 통째로 들어내고 연주곡으로 출시했던 그가 유순해진 걸까. ―그런 것을 '서태지 정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 정신은 아직 유효한가요. "정신이오? '똘끼'라고 해야죠. 지금도 그런 상황이 오면 생각은 똑같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는 "마음은 아직 10대거든요"라고 했다. "마음은 20대"가 아니고? "저는 15세에 머물고 싶어요. 중 3때요. 그때 방황했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게 제 음악과 인생에 좋은 거름이 됐어요." 피곤해 보이던 서태지 얼굴에 어느새 윤기가 돌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자 자정이 훌쩍 넘었다. "앞으로 4년 뒤에나 또 만날 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좀 길죠?" 라고 대답한 뒤 덧붙였다. "아마도 내년 여름 전까지만 활동하고 또 다음 앨범 준비를 시작하게 될 겁니다. 일단은 한 달 정도 푹 쉬고 놀고요. 새 음반을 내는 데 너무 오래 걸리는 게 팬들에게 미안하지만, 시간에 얽매이다 보면 음악이 재미 없어지거든요. 거기서 벗어나면 편안하고 행복하게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 'FM 비즈니스'에서 벗어나보자는 것이죠." 'FM 비즈니스'란 'Fucked up Music Business(엉망진창 음악산업)'를 뜻하며, 7집에 실린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가 희고 가느다란 손을 내밀었다. 지하 스튜디오에 자승자박(自繩自縛)된 천재의 손바닥에서 에너지가 느껴졌다. ▲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스스로를 옭아매고 몇 년씩 창작에 매달리는 서태지.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그는 인터뷰에서 녹음과 촬영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사진 역시 인터뷰 후 소속사에서 찍은 것 중에 그가 골라 보내온 것이다. / 서태지컴퍼니 제공
보고 듣는 이중의 재미...클래식의 향연
  • ['베토벤 바이러스' 스페셜①]보고 듣는 이중의 재미...클래식의 향연
  • ▲ MBC '베토벤 바이러스'[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안방극장이 매주 수, 목요일 밤 클래식 음악의 향연에 빠지고 있다. 클래식 음악, 이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소재로 한 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치열한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서 선두로 나서며 안방극장을 장악할 태세다. 방송 관계자들도 방영 전 ‘베토벤 바이러스’가 새로운 수목드라마 경쟁 판도에서 수위를 점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상하지는 못했다. 그만큼 ‘베토벤 바이러스’의 선전은 올 하반기 안방극장의 대형 이변으로 꼽아도 무리가 없다. ‘베토벤 바이러스’가 평가절하 됐던 이유는 소재가 시청자들에게는 낯설게 받아들여질 법한 클래식 음악이라는 점이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면 학창시절 음악수업 시간에 들어본 게 거의 전부일 정도로 클래식 음악은 시청자들과 거리가 있는 소재다. 그동안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대중음악이었고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다는 선입견도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에 대해 마니아 드라마에 머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것도 그래서다. MBC ‘조선 여형사 다모’, SBS ‘패션 70s’로 인기를 끌며 스타 PD로 입지를 다진 이재규 PD가 ‘베토벤 바이러스’의 연출을 맡았고 연기력에서 검증받은 김명민을 비롯해 이지아, 장근석, 이순재, 박철민, 송옥숙 등 화려한 캐스팅을 갖췄지만 경쟁작들의 진용도 만만치 않았다. 더구나 KBS 2TV ‘바람의 나라’는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고 SBS ‘바람의 화원’은 역시 사극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조선시대 두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이 주인공인 만큼 경쟁작들이 ‘베토벤 바이러스’보다 시청률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 같은 당초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있다. 비록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베토벤 바이러스’는 시청률 선두로 뛰쳐나가며 수목드라마 경쟁을 평정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틈틈이 긴장감 있는 에피소드를 집어넣어 시청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꿈을 잊고 전업주부로 살다 20여년 만에 첼로를 다시 집어 들고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정희연(송옥숙 분)이 연주를 앞두고 남편에게 끌려 집에 돌아가다 다시 도망쳐 연주회장으로 돌아오는 장면과 강건우(장근석 분)가 땀을 흘리며 간신히 시간을 맞춰 연주회장에 도착하는 장면 등등. 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정이 뚝뚝 떨어지는 지휘자 강마에를 연기하는 김명민을 비롯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는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캐릭터는 드라마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를 기반으로 클래식 음악마저도 시청자들에게 갈수록 친숙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베토벤 바이러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드라마를 보고나서 클래식에 푹 빠졌다. 이렇게 감동적일 줄 몰랐다” 등의 글이 적잖이 올라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극중 연주장면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nbsp;‘베토벤 바이러스’가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동시에 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관련기사 ◀☞['베토벤 바이러스' 스페셜④]'기대작? 사실은...' 비하인드 스토리☞['베토벤 바이러스' 스페셜③]日 '노다메 칸타빌레'와 닮은점 다른점☞['베토벤 바이러스' 스페셜②]'정 떨어지는 연기도 호평'...김명민의 힘☞[TV천하 삼분지계④]'박빙' 수목극&일요 예능..시청자가 꼽은 매력 포인트☞[TV천하 삼분지계②]맞'바람'에 '베토벤'...드라마 삼국지, 강점과 약점은?
2008.10.01 I 김은구 기자
신비주의 몰락과 서민형 스타 반란의 의미
  • [윤PD의 연예시대③]신비주의 몰락과 서민형 스타 반란의 의미
  • ▲ 신비주의 이미지를 벗고 최근 대중친화적인&nbsp;모습을&nbsp;보이고 있는 스타들. 고현정(사진 왼쪽)과 문근영.[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인들의 줏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을 때는 연예인들 사이에 신비주의가 대세였다. 일단 히트만 치면 타율관리에 들어갔고 웬만해선 작품이나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CF만 찍었다. CF를 찍어 이미지 관리를 했고 적당히 입맛에 맞는 영화에 출연했다. 이런 관리형 스타들은 엔터 관련 코스닥 시장이 활황세를 타면서 더욱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연예인들의 인기는 사실 거품이었다. 엔터산업의 버블 시장이 걷히면서 이런 연예인들은 냉정한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nbsp;이런 현실은 신비주의 연예인들을 위협하는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nbsp;'신비주의=신비감'이 아닌 불안감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nbsp;이런 현상을 말해주는&nbsp;가장 큰 변화로는 영화배우들의 잇단 드라마 출연을 들 수 있을 듯 하다. 아직도 몇몇 스타들의 경우는 예외지만 상당수의 영화배우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동안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문근영을 비롯해 이병헌 정우성 정진영 송혜교 등도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있거나 출연중이다. ◇연예계, 환상이 아닌 꿈에 투자 해야 신비주의는 배우나 엔터 시장에 악영향을 준 측면이 많다. 어느 제작자는 연예인은 꿈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비주의는 꿈보다 환상을 준 측면이 많다. 제작자나 연예인 그리고 투자자들 모두 꿈이 아닌 환상에 투자하고 그 환상에 사로잡혔다. 그러다보니 냉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배우들도 착각 속에 살았고 투자자들은 대박의 환상에, 시장의 개미들은 일확천금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그런 거품이 거친 뒤 나온 시련은 무척이나 컸다. 꿈대신 허상을 쫓았던 댓가였다. 거대한 포부를 밝혔던 기획사는 온데 간데 없고 마케팅 비용을 거침없이 쓰던 영화사들도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한해 수백편의 작품이 수입되던 일본 영화계는 마케팅 비용이 없어 수입한 영화를 개봉조차 못하고 있으며 강세를 보이던 드라마나 한류 역시 한풀 꺾인 분위기다. ◇한류스타보다 서민형 스타에 투자하라 이런 분위기 속에 재평가 받는 것이 서민형 스타다. 화려하진 않지만 서민형 스타들은 꾸준한&nbsp;활동으로 빛을 낸다.&nbsp;그들이&nbsp;가진 가장 큰&nbsp;힘은 대중성이다. CF만을 노리며&nbsp;인기관리를 하지도 않고 한류시장을 겨냥해 거창한 마케팅도 하지 않는다. 서민형 스타들은 거품이 빠진 요즘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nbsp;서민형 스타는 중년스타들이 많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김혜자를 비롯해 백일섭 강부자 장미희, '조강지처 클럽'의 손현주 김혜선 오현경 안내상 등이 그들이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드라마에서 꾸준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순재 신구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대중적인 이미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배우는 연기로 말하며 연기를 통해 이야기해야 된다고 말한다. 시청자와의 소통은 마케팅이 아닌 연기로 해야&nbsp;한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화려한 각종 행사장이나 레드카펫에 얼굴을 드러내기 보다는 연기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더 고민하고,&nbsp;이런 고민과 노력들은&nbsp;이제서야 새롭게 평가를 받고 있다. ◇할리우드식 마케팅보다 한국식 스타일에 적응해야 연예산업 시장이 커지면서 어느 순간 산업화라는 미명 아래 우리네 연예인 관리가 이상하게 변질된 느낌이 있다. 다름 아닌 이슈 만들기와&nbsp;관리를 통한 인기유지다. &nbsp;이런 할리우드식 관리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처럼 좋은 인재풀과 좁은 땅덩어리에서는 맞지 않는 구석도 많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부작용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nbsp;하지만&nbsp;서민형 스타들은 다르다. 그들은 꾸준한 활동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 동시에 끊임없이 소통 한다. 이런 서민형 스타들을 제대로 한 곳에 묶어 둔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서민형 스타들은 큰 계약금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연기만 하고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 이뤄졌으면&nbsp;하고 바란다.&nbsp;최근 서민형 스타들은 드라마뿐 아니라 버라이어티까지 진출하고 있다. 오랜 연기경험을 바탕으로 구순한 입담까지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장미희 등 중년의 서민형 스타들은 최근 CF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흡입력이 광고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증거다. 이들의 패션 감각과 관리의&nbsp;모습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중들이 이미지보다 실력을 중시하면서 서민형 스타들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면서 "무분별한 사생활을 보여주는 젊은 스타들과 달리 관리에는 다소 소홀할지 몰라도&nbsp;철저한 노력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는&nbsp;중년의 서민형 스타들에게 요즘 사람들은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 연예계 대표적 서민형 스타로 각광받는 중년의 연기자들. 이순재 한진희 김갑수▶ 관련기사 ◀☞[윤PD의 연예시대②]황금알을 낳고 싶다면 '스타' 보다 '가치'에 투자하라☞[윤PD의 연예시대①]연예산업 제1법칙, '묻지마 스타투자 쪽박차기 십상이다'☞[윤PD의 연예시대③]SM, DSP, YG, JYP 일색...부익부 빈익빈 아이들 가요계☞[윤PD의 연예시대②]하반기 가요계, 왜 전부 아이들(Idol)인가?☞[윤PD의 연예시대①]빅뱅, 비, 동방신기...대형가수 하반기에 몰린 세가지 이유
2008.09.29 I 윤경철 기자
가을을 만나려거든 정동길로 와요
  • 가을을 만나려거든 정동길로 와요
  • [경향닷컴 제공] 바비킴&부가킹즈, 포크듀오 나무자전거, 최소리와 아리랑파티, 밴드 와이키키브라더스, 개그그룹 나몰라 패밀리….가을 길목에 들어선 정동길에서 풍성한 공연들이 펼쳐진다. 제10회 정동문화축제가 오는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서울 중구 정동의 덕수궁~서울시립미술관~분수대 광장~경향신문을 잇는 정동길 일대에서 열린다. 520년 수령의 회화나무가 버티고 선 정동길은 100여년이 넘은 정동교회를 비롯해 이화학당(현 이화여고), 러시아 공사관과 외교관들의 사교장이었던 손탁호텔 터 등 유서깊은 장소가 많은 곳이다. 역사적 향취와 현대가 공존하고 아름다운 가로수로 산책로로도 사랑받고 있다. 축제는 1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매일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신나고 재미있는 행사들로 풍성하다. 정동길을 찾으면 누구나 축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nbsp;눈길 끄는 공연들 개막행사는 화려한 ‘세계 민속 퍼레이드’로 시작된다. 1일 오전 11시15분 덕수궁 앞을 출발한 행렬은 정동길과 신문로를 거쳐 광화문 4거리를 돌아 다시 정동길 분수대 광장에 도착한다. 경찰악대가 선두에 선 가운데 왕궁수문장 교대의식대를 비롯해 재한 외국인들이 민속의상을 차려입고 자태를 뽐낸다. 낮 12시부터는 분수대 광장에서 축하무대가 열린다. 타악 연주자 최소리와 아리랑파티의 타악공연, 남성5인조그룹 ‘파란’과 개그그룹 ‘나몰라 패밀리’의 공연이 이어진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도 참가한 최소리와 아리랑파티는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박력 넘치는 타악의 소리로 담아낸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인기코너 ‘나몰라 패밀리’ 출신의 김재우·김경욱·김태환 등이 펼치는 개그와 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개그와 힙합을 접목한 이들은 최근 3집 앨범 ‘사랑이 그렇게 쉬워’를 내놓았을 만큼 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날 저녁에는 새바(SEBA)가 크로스오버 음악을 선사한다. 새바는 피아노·바이올린·첼로·더블베이스·드럼·플루트 등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밴드 ‘와이키키브라더스’도 좋은 추억의 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됐던 기타리스트 최훈을 비롯해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사랑과 평화’ ‘들국화’ 등에서 활동했던 멤버들이 1960~80년대 주옥같은 대중음악을 들려준다. 영혼을 맑게 한다는 인디오들의 음악도 만날 수 있다. 2일 분수대 광장에서는 아메리카 인디오 그룹 ‘인디안 스피릿’이 자연과 신화, 영혼을 주제로 한 음악들을 소개한다. 곧바로 이어지는 남성 3인조 힙합그룹 ‘바비킴&부가킹즈’의 무대는 흥겹다. ‘고래의 꿈’ ‘파랑새’ 등으로 유명한 바비킴이 리더로 래퍼 주비트레인, Gan-D 등이 한 팀을 이뤄 인기곡들을 선사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밴드, 전통 등 포토존, 여성 연주단 트롤레(위로부터) 3일 낮 12시50분에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죽지않아’ 등으로 인기를 끈 포크 듀오 ‘나무자전거’가 가을과 잘 어울리는 서정적인 노래들을 들려준다. 축제기간 동안 프란치스코회관 앞마당에서는 매일 저녁 대학생들의 음악행사도 열린다.&nbsp;◆ 다양한 전시와 알뜰장 축제기간 동안 정동 밤거리는 갖가지 모양의 전통등이 발산하는 은은한 불빛으로 더욱 운치있다. 천하대장군·캥거루·코끼리·백마 등의 전통등이 정동길 곳곳에 세워진다. 기념촬영하기에 알맞은 포토존으로 매년 사랑받고 있다. 전통공예품을 한 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는 전시공간도 마련된다. 한국전통공예관에는 도자기·문패·시화·한지그림·천연염색·전통연·전통탈·나전칠기 등을 전시한다. 외국 관광 홍보관도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빼어난 풍광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세계 관광지들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뉴질랜드·대만·라오스·마카오·칠레·터키·파라과이·페루·호주 등이 참가한다. 각 나라 문화를 알 수 있는 시청각 자료들도 함께 제공된다. 관광 홍보관에서는 추억이 될 만한 액세서리 등과 특산물인 커피와 와인, 인도 케밥과 호주 키위 등을 판매한다. 미래의 아티스트들을 미리 만날 수도 있다. 성신여대 대학원 조소과와 남서울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개성 넘치는 조각 및 디자인 작품이 정동길을 수놓는다. 불경기에 반가운 행사도 곁들여진다. 화장품, 생활용품, 도서, 건강식품 등과 잡지 촬영용으로 쓰인 소품들을 시중가보다 60~80%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알뜰족 사이에 소문난 벼룩시장이어서 서둘러야 한다. 행사는 2일 오전 11시부터 경향신문사 앞에서 열린다. ▶ 관련기사 ◀☞경남은 지금 한창 가을축제 준비 중
서태지 심포니, 클래식과 록의 협연에 낭만과 열광으로 젖은 상암벌
  • 서태지 심포니, 클래식과 록의 협연에 낭만과 열광으로 젖은 상암벌
  • ▲ 가수 서태지와 톨가 카쉬프[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문화 대통령' 서태지와 세계적인 지휘자 톨가 카시프를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9월 끝자락의 서늘한 가을, 서울 상암벌을 낭만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서태지는 톨가 카사프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 단원 65명과 27일 오후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세기적인 오케스트라 협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공연을 가졌다. 톨가 카시프의 지휘에 따라 흐르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선선한 가을 바람을 타고 3만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날 오후 8시15분 톨가 카시프의 입장 후 무대 위에 모습을 보인 서태지는 클래식으로 편곡된 ‘테이크 원’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이후 연주된 ‘테이크 투’는 현악곡으로 재편곡돼 드라마틱함을 더했고 서태지는 무대의 좌우를 뛰어 다니며 열정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그리스 아테네 신전과 성화대를 본뜬 무대는 상암벌을 성스러운 콘서트 현장으로 돌변시켰고 화려한 무대 조명은 공연의 시각적 웅장함을 더했다. 이 두 곡을 마친 서태지는 “ETP 페스티벌 이후 한달 반 만에 보는 거지만 너무 반갑네요”라며 “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너무 좋죠? 좋은 공연이 될 것 같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후 서태지는 ‘F.M 비즈니스’와 ‘인터넷 전쟁’, ‘해피엔드’를 클래식 협연이지만 강렬한 록사운드로 들려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시대유감’을 부르기 전 서태지는 “재미있어요? 오늘은 심포니 공연이라 좀 차분한 것 같죠? 우리 제대로 한번 놀아볼까요?”라며 “정신 줄 다 놓고 지금부터 다 같이 즐기는 거예요. 한이 많이 맺혔죠?”라고 관객들의 흥을 돋았고 좌석에 앉아 있던 팬들은 모두 일어서 팔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이날 공연에서 클래식 편곡으로 가장 많이 변한 노래는 ‘모아이’와 ‘교실 이데아’ 그리고 ‘틱탁’이었다. 경쾌한 드럼 비트와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이었던 ‘모아이’는 서정적인 클래식 발라드로 편곡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또 웅장한 스케일의 현악 합창곡으로 편곡된 ‘틱탁 판타지아’는 노래 도입 부분에 서울 파주 합창단 60여명이 서태지의 노래를 백 코러스해 성가스러운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어 ‘영원’을 부른 서태지는 “12년 만에 불러봤는데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니까 너무 좋고 꿈만 같네요”라고 이번 클랙식 협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총 16곡이 관현악 연주에 맞춰 새롭게 편곡된 서태지의 음악들은 록음악과 클래식 연주가 만나 극과 극 분위기를 연출하며 감정을 고조시켰다. ‘컴백홈’으로 본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를 요청했으며 서태지는 관객들의 환호에 ‘난 알아요’로 화답하며 무대를 마감했다. 서태지는 “오늘은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역사적인 날인 것 같아요”라며 “여러분들이 그 산증인이자 주인공이에요”라고 세기적인 협연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눴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최초로 오케스트라 스탠딩 공연을 준비했던 서태지. 이날 서태지가 선보인 록음과 클래식의 2시간에 걸친 협연은 한국 새 공연의 1막 1장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가수 서태지▶ 관련기사 ◀☞서태지, "클래식 협연, 일정 부분 체력 요하는 작업될 것"☞서태지 위해 세계적 오케스트라 연주자 모인다!☞서태지, 영국서 '심포니' 리허설 마치고 19일 귀국☞서태지, 英서 '로열필'과 조우..."리허설 철저히 해 공연 완성도 높일 것"☞서태지, '심포니' 리허설 차 13일(오늘) 영국行
2008.09.27 I 양승준 기자
카페, 가을 정원을 품다
  • 카페, 가을 정원을 품다
  • [조선일보 제공] '자연을 추구한다. 단, 가능한 한 간편하게….' 최근 강남·강북 일대에 새로 생겨나는 카페들의 특징을 정의한다면, 이런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서 출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빈티지' 열풍, 혹은 지난 20세기 중반 이후의 문화에 대한 향수에 뿌리를 내린 '미드 센추리 모던(Mid-Century Modern)'의 유행은 중후장대한 카페보다는 작고 단순한, 오래된 듯한 느낌의 '낡은 소박함'이 가장 세련된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도심 속 카페들은 굳이 건물을 증축하거나 땅을 사들여 뜰을 새로 만드는 대신 '정원 느낌'만 줄 수 있게 입구에만 '미니 잔디'를 깔거나, 벽에 식물을 키우는 '수직정원(vertical garden)'을 선택하는 추세다. '뉴욕타임스'도 "땅 없는 도시 속 푸른 공간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반영한 '수직정원'이 인기"라는 분석기사를 내놨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겸 와인 바 '자르뎅 페르뒤'는 햇볕을 적게 받아도 잘 자라는 음지식물을 채워 넣은 '벽'을 만들어, '수직 정원'을 세웠다. 손님들도 부담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고,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정원을 직접 가꾸는 것보단 간편하다. 오는 26일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어반 하이브(Urban Hive) 건물 1층에 오픈하는 커피전문점 '테이크 어반' 강남점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연상시키는 플라스틱 인공조형물을 설치했다. '부담 없는 자연의 느낌'을 강조한 셈이다. 기존의 '낡음'과 '자연'을 최대한 반영한 인테리어도 인기다. 최근 부암동과 효자동 일대엔 북악산·인왕산·경복궁·효자동 골목길 같은 기존의 오래된 풍광을 그대로 볼 수 있는 테라스를 설치하는 대신 다른 장식은 최대한 배제한 카페가 인기다. 건축가 마영범씨는 "유행의 흐름이 빨라질수록 사람들은 보다 친숙하고 오래된 것을 찾는 귀소본능을 느끼기 마련"이라며 "천편일률적으로 유행을 따르는 카페들이 대거 밀집한 '카페거리'가 한때 인기를 얻었다면, 비좁은 골목길이나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한 소박한 카페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과 '낡음'을 추구하는 트렌드의 최전선을 달리는 카페를&nbsp;소개한다. 훌쩍 다가선 가을 정취를 만끽할 만한 카페들이기도 하다. ▲ 자르뎅 페르뒤의 수직 정원. 자연을 실내로 끌 어들여 수직으로 세웠다.◎ 자르뎅 페르뒤(Jardin Perdu) 서울 강남구 역삼동 F&F 빌딩. 로비를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천장부터 드리워진 초록색 커튼이 시선을 끈다. 커튼 틈새로 들어서면 빽빽하게 자란 풀들로 뒤덮인 거대한 벽이 사람을 압도한다. 지난 6월 오픈한 '자르뎅 페르뒤'. 프랑스어로 '잃어버린 정원'. 카페이자 가벼운 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이고, 저녁에는 와인바로 변신한다. 이곳을 기획한 레스토랑 컨설턴트 김아린씨는 "도시 한가운데,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건물에서 초록빛 자연을 발견하는 반전이 재미있겠다 싶어서 '수직 정원'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수직 정원은 최근 외국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선보이는 트렌드 중 하나. 자르뎅 페르뒤에서는 높이 5m, 폭 3m 벽에 아이비, 안시리움, 스파티필룸, 보스턴 고사리(Boston fern) 등 햇볕이 많이 필요 없는 음지식물로 조경했다. 벽 중앙은 와인 400여 병이 저장된 거대한 와인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와인을 꺼낸다. 실내 32석과 바 15석 외에 야외 테라스 40석이 있다. 테라스 중앙에 심은 단풍나무가 붉은 빛으로 조금씩 물드는 중이다.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 4500원, 라테 5000원, 홍차 5000원. 테이크아웃은 거의 절반 가격이다. 와인 안주로는 '지중해풍 해산물 모둠 타파스(2만5000원)' '볶음김치를 곁들여 그릴에 구운 수제 소시지와 그뤼에르 치즈를 곁들인 감자 매쉬(2만2000원)' '바닷가재와 새우 딤섬 그라탱(2만3000원)'이 괜찮다. (02)520-0900 ◎ 아모카(Amokka) 북유럽의 겨울, 해가 잠깐 비추다 져버린다. 춥고 어두운 계절엔 커피가 당기는지 북유럽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애착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덴마크 커피 체인 '아모카'가 서울 태평로 1가 성공회 교회 옆 복합문화공간 '씨 스퀘어'에 지난 3월 1호점을 냈다. 홍익대 앞 'aA 디자인 뮤지엄', 그전엔 '아지오'를 통해 빈티지 가구의 '지존'으로 이름을 떨쳤던 김명한 사장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전세계적 트렌드인 '공동테이블'과 널찍널찍한 좌석 배치가 인상적이다. 광화문 일대에선 '조용히 책 읽거나 편안하게 회의하기에 이만한 데가 없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테라스에서 푸른 잔디밭과 파도를 연상케 하는 구불구불한 목조 벤치, 투명한 직육면체 속 영국 작가 트루먼 브루어리(Brewary)의 작품 '텐트 런던'이 내다보인다는 게 이 카페의 최고 매력. 똑같은 의자와 테이블을 탈피하고 세계 각지에서 모은 빈티지 의자를 배치해 찾아갈 때마다 다른 의자를 체험하는 재미가 있다. 유럽서 쓰이던 것을 가져다 설치한 테라스의 초록빛 의자와 흰 테이블은 이국적 노천 카페 분위기를 낸다. 김 사장은 "열기 힘들 정도로 묵직한 나무 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빌라에서 쓰던 것을 떼어다 윗부분 50㎝ 정도를 잘라 달았다"며 "적어도 150년 정도는 된 문"이라고 했다. '아모카'는 덴마크어로 '멈출 수 없는'이라는 뜻. 카페 아메리카노 45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5000원, 치즈와플 1만원. (02)723-8882 ▲ ① 청담동 미엘 ② 효자동 아포스트로피 S ③ 평창동 키미아트 / 조선영상미디어◎ 미엘(miel) 입구의 넓은 유리 문에 달린 손잡이는 벌집 모양이다. '미엘'은 프랑스어로 '꿀'을 뜻한다. 사진 스튜디오가 모여 있어 잡지 촬영 장소로 애용되는 청담동 '엠넷' 뒤 놀이터 바로 옆에 있다. 놀이터 쪽 넓은 창가에 앉으면 어린 시절 추억을 곱씹어볼 수 있는 가을 놀이터의 풍경이 눈을 꽉 채운다. 입구 반대편의 작은 정원은 꿈 속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낸다. 흰 가지의 자작나무가 쭉 뻗어 있고 나무 사이에 '나와 놀아줄래요'라고 말하는 듯한, 쓸쓸한 로봇 모형이 부끄러운 듯 서있다. 로봇을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나란히 놓인 소파 두 개와 낮은 나무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로봇 모형은 강석현씨 작품. 이 외에도 카페 곳곳에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모두 구입 가능하다. 카페 아메리카노 8000원, 베리 와플 1만5000원. (02)512-2395 ◎ 로프트(LOFT) 세계 각국에서 온 음식과 식당으로 북적대는 이태원에서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제일기획 옆 건물 옥상의 '로프트'가 괜찮겠다. 건물 4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사철 푸른 '양 잔디'가 깔린 정원을 지나 식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들쑥날쑥 한 맞은편 건물들 탓에 확 트인 전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키 작은 나무와 허브로 꾸민 소박한 정원으로 자연스럽게 가렸다. "정원 쪽 좌석은 비 와도 차양을 치고 운영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더 운치 있다"는 게 매니저 김정우씨의 설명이다. 정원 반대편, 실내 쪽 위층엔 '다락'을 뜻하는 레스토랑 이름 '로프트'에 걸맞은 폐쇄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유리로 막은 공간을 커튼으로 다시 가려 프러포즈같이 남의 시선으로 방해 받기 싫은 일을 도모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새우 샐러드 1만5000원, 카페 아메리카노 5000원. (02)749-5159 ◎ 티스토리 다소 투박한 돌 계단을 밟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콘크리트 벽과 파이프가 드러난 내부가 손님을 맞는다. 카운터를 마주보고 서면 오른쪽 벽면을 검고 둥근 차(茶)통이 꽉 메우고 있는 게 보인다. 칠판에 적은 메뉴와 쾌활한 종업원들, 북유럽풍 빈티지 가구들이 '전통차'라는 카페의 주 메뉴와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바&다이닝' 이영근 편집장이 "최고급 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며 추천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름다운 차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카페란다. 중국에서 재배한 차를 양평의 저장소에 보관했다가 낸다는 '15년산' 보이차(9800원)는 향과 맛, 모두 깊다. 2층 테라스엔 삼청동길의 은행나무 잎들을 코앞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의자를 일렬로 놓았다. (02) 723-8250 ◎ 더 율 분당 율동공원 부근 초입은 '먹자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식당이 모여 있지만 정작 율동공원 안에서 카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몇 안 되는 식당·카페 중 하나가 '더율'이다. 칼로 자르듯 세련된 인테리어라기보다, 원목 바닥과 2층의 인조 소나무 등 추억 속의 '경양식집'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율동공원 깊숙이 자리잡아 테라스나 1, 2층 통유리 창가 좌석에 앉으면 공원의 빼곡한 숲이 내려다보인다. 걸어서 3분 거리인 호수가 나무에 가려 안 보이는 건 아쉽다. 번지점프나 산책 등을 위해 율동공원으로 가을 소풍을 나왔다면 굳이 밥을 먹지 않더라도 잠깐 들러 다리를 쉬고 가기 좋겠다. 커피 6500원, 레모네이드 7000원, 숯에 구운 떡갈비 스테이크 세트(빵·수프·커피 포함) 1만5900원. (031)709-8844 ◎ 키미아트카페 인왕산과 북악산을 끼고 있는 평창동의 풍광을 그대로 활용한 갤러리 카페. 1층은 큐레이터의 안내를 들을 수 있는 갤러리로 운영되고, 2층은 넓은 테라스를 놓은 예쁜 카페로 활용된다. 아메리카노 6000원, 토스트 4500원. (02)394-6411, www. kimiart.net ◎ 스페이스 화수목(禾水木) 남산 체육관 옆에 자리잡은 전망 좋기로 소문난 카페 겸 레스토랑. 아담한 정원까지 끼고 있어 휴일 한 낮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가격은 비싼 편. 점심·저녁 메뉴 가격이 다르다. 아메리카노 90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1만원. 크림 파스타 점심엔 1만3000원, 저녁엔 1만 6000원. (02)792-5571, www. de vill.co.kr ※ 카페 추천 = 김뉘연(‘누메로’ 피처에디터) 류재형(파티 플래너) 이영근('바 & 다이닝’ 편집장) 이정민(인테리어 칼럼니스트) 이재현(‘S 신세계 스타일’팀장) 최혜정(‘임프레션’기자)
노무라, 리먼 업고 `아시아 넘어 세계로..`
  • 노무라, 리먼 업고 `아시아 넘어 세계로..`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오랜시간 꿈 꿨던 만큼 움직임은 기민하고 정확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재빠르게 낚아 채 속전속결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투자뱅킹의 변방을 맴돌던 피라미가 세계를 누비는 대어(大魚)로 급변하는 순간이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가 빚 잔치에 나선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 법인을 손에 넣었다. 유럽 법인과도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어 인수 확정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오랫동안 해외시장에서 사세확장 기회를 노려온 노무라는 생각치도 못 한 싼 값에 꿈을 이뤄, IB시장의 주전으로 급부상했다. 비록 그 꿈의 무대가 반토막 난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다. ◇ 노무라, 리먼 亞·유럽법인 `꿀꺽~` 노무라홀딩스는 지난 22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관리를 맡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아시아 법인을 2억2500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현재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유럽법인 또한 노무라가 인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무라홀딩스의 전신인 옛 노무라증권은 1918년 노무라 도쿠시치가 설립한 오사카노무라은행의 증권부에서 시작됐다. 1925년 증권부가 노무라증권으로 독립했으며, 2001년 지주회사법에 따라 지주사인 노무라홀딩스로 바뀌었다.&nbsp;이와 별도로 새 노무라증권이 설립돼 기존 노무라증권의 증권 및 부대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 `일본을 넘어 세계로` 노무라증권은 일본 최대 증권사임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에서조차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 일본의 제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지만, 금융사들은 유독 글로벌 열등생을 면치 못 한 게 사실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노무라의 시장점유율은 0.4%로 55위에 그쳤으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이쿼티 캐피탈 마켓 사업(ECM) 규모는 1300만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 4위 증권사이자 유럽 M&A와 ECM시장에서 10위안에 드는 리먼의 사업부를 인수함에 따라 차원이 다른 IB로 거듭나게 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아시아 법인 인수 가격은 노무라가 사업확장을 위해 확보한 자금 60억달러의 채 5%도 안 된다. 오노 아즈마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은 "노무라가 최소 비용으로 그토록 바라던 세계 IB시장에 뛰어들게 됐다"며 "자기 힘으로 하려면 3년 이상 걸렸을 일을 몇 달 만에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더군다나 IB시장의 터줏대감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아 정리된 상태. 시장 파이 자체가 줄었다는 우려는 있지만, 경쟁자들의 숫자와 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기에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 `통합` 숙제 어떻게 풀까? 그러나 리스크 없는 딜은 없다. 노무라가 세계시장에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리먼과의 통합`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FT는 IT 시스템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가은행으로 재탄생한지 3년이 넘은 미쓰비시UFJ 그룹이 아직도 미쓰비시와 UFJ간 시스템 통합을 완성하지 못 한 것을 예로 들어, 일본 기업들은 시스템 통합이 늦기로 악명높다고 평가했다. &nbsp;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리먼과 노무라의 기업 문화, 더 나아가 국가 간 문화 차이. 남성호르몬을 무차별 방출하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미국 뱅커들과 샐러리맨에 가까운 섬세하고 침착한 일본 뱅커들의 차이는 갈등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리먼브러더스 역시 일본을 아시아법인 본부로 정하고 3000명 직원 중 절반을 일본인으로 채우면서 똑 같은 문제를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연봉제임에도 사실상 직원간 연봉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갈등 요인. 홍콩의 한 헤드헌터는 "뱅커들에게 매우 어려운 시장 환경"이라며 "고용 승계를 보장받은 리먼 직원들이 즉각적으로 노무라를 떠나진 않겠지만, 일본식 문화와 시스템을 강요받을 경우 금방 사퇴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먼의 `돈줄`인 갑부 고객들 다수가 이미 `탈 리먼`을 결행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오노 연구원은 "노무라가 이미 리먼을 떠난 프라임 고객들이 다시 잡아올 수 있을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8.09.23 I 김경인 기자
(인터뷰)권영수 LGD 사장 "실적우려, 과도하다"
  • (인터뷰)권영수 LGD 사장 "실적우려, 과도하다"
  • [베이징=이데일리 김상욱기자]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LCD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우려에 대해 "LG디스플레이가 과거보다 많이 강해졌다"며 "시장에서 걱정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또 내년으로 예정된 8세대 생산라인의 가동시기를 연기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권영수 사장은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LCD TV 산업발전 포럼` 참석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권 사장은 "시장에서 지난 2006년 LG디스플레이가 적자를 기록했던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듯 하다"며 "하지만 영업력 등 많은 부분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이어 "지금 주식시장에서 걱정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 "아마 이익이 나지 않는 수준까지는 진행될 듯 하다"며 "수익성이 나쁜 회사들이 먼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지금 거의 그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또 "대만 AUO, CMO, CPA 등이 투자를 연기한다는 발표들이 나오고 있다"며 "적자, 감산, 투자연기 등의 수순이 진행되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권 사장은 다만 "LG디스플레이는 내년으로 예정된 8세대 생산라인 가동을 연기한다거나 할 계획이 전혀없다"며 "직원들에게 꿈에도 생각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지난 8월부터 시작된 감산에 대해선 "10월부터는 정상으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다만 직원들에게 감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지는 말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의 교차구매와 관련해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와관련 삼성과 LG는 최근 모니터용 LCD패널의 교차구매를 실시하기로 했지만 TV용 패널의 경우 지연되고 있다.권 사장은 "삼성이 싫다면 나도 굳이 추진할 생각은 없다"며 "서로 상생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LCD를 주도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고, 대만이 한국을 추격하는게 아쉬워서 시작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IPS캠프에 대해선 "앞으로 중국업체들이 IPS방식 패널비중을 늘려가면서 현재 35%정도 수준인 중국시장 점유율이 내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업체들은 IPS패널을 가지고 있어야 삼성과 소니, 샤프 등 이른바 `3S`와의 경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영수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LCD TV시장에 대한 전략을 `屛定天下,硬勢而生`라는 4자 성어로 압축했다. 예기·대학중의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을 참고한 것으로 "패널이 TV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부품이고 IPS 경병이 패널의 대세로 자리잡아 갈 것"이라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권영수 LG디스플레이(034220) 사장과의 일문일답 요약(모두발언)위기는 기회라는 명언이 맞는 듯 하다. 나도 처음에는 IPS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는데 IPS기술이 우수하다는 리포트들을 보면서 어느날부터는 감이 왔다. IPS의 강점을 살리면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본다. 중국은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앞으로 세계 LCD TV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늘 IPS캠프를 시작했는데 중국업체들의 호응이 좋다. 파나소닉이나 LG전자도 처음에는 부정적이었지만 결국 합류했다. 결국 IPS 기술이 좋다는 의미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35%정도인데 내년에는 50%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 IT분야는 LG디스플레이가 강했지만 TV분야는 삼성에 비해 약했다. 이번 IPS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몇년후에는 삼성과 TV쪽에서도 승부를 걸어볼만 하다고 본다.&nbsp;(일문일답)-이번 IPS캠프에 참여한 업체들은 앞으로 IPS방식 패널을 늘려가는 것으로 봐도 되나.▲앞으로 IPS방식 LCD패널을 늘려갈 수 밖에 없을 거다. 중국내 TV업체들은 당연한 상황이고 일본 파나소닉도 이미 IPS-알파에 투자한 만큼 늘려나갈&nbsp;것으로 본다. 필립스도 유럽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고 있는데 굳이 지금 VA방식을 택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지금 IPS캠프의 진용은 유지되면서 비중이 늘어날 거다. 중국 TV업체들은 IPS방식의 LCD패널을 가져야 삼성, 소니, 샤프 등 `3S`와의 경쟁이 가능해진다. 이들 업체들은 최근 삼성과 소니가 가격인하에 나서면서 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IPS캠프에 합류해야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IPS캠프의 다음 지역도 구상하고 있나.▲아직 구체적인 지역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이머징시장인데 LG전자, 필립스, 파나소닉이 강한 나라를 선택할 생각이다. 중국에 이어 바로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세트업체들의 아웃소싱이 늘어나면서 TPV, 암트란 등 회사들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들 회사와도 서로 돕는 관계로 가져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패널업체들간 가격경쟁이 심해지고 있다.▲아마 이익이 나지 않는 수준까지는 진행될 듯 하다. 수익성이 나쁜 회사들이 먼저 적자를 기록하게 될거다. 지금 거의 그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사들이 가격을 낮추더라도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대만 AUO나 CMO, CPT 등이 투자를 연기한다는 발표들이 나오고 있다. 적자, 감산, 투자연기 등의 수순이 진행되는것 같다. 다행스럽다고 본다. -LG디스플레이도 감산을 계속할 예정인가.▲10월부터는 정상으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직원들에게 감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지는 말자고 했다. 10월 이후에는 정상으로 가지 않겠나-실적에 대한 우려들이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4분기 적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지난 2006년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도 많이 강해졌고, 영업력 등 여러부분이 좋아졌다. 나도 두달째 고객들만 만나고 있다. 최근 몇몇 애널들을 만났는데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우려를 많이 하고 있어 놀랐다. 하지만 지금 주식시장에서 걱정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삼성전자와의 모니터용 교차구매가 이뤄졌는데.▲삼성이 싫다면 나도 굳이 생각은 없다. 서로 상생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아니냐. 나는 한국이 LCD를 주도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삼성과 LG가 합치면 45%정도다. 사실 대만은 한국을 실력으로 따라올 수준은 아니지 않느냐. 대만이 한국을 추격하는게 아쉬워서 시작했던 일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8세대 공장 가동을 연기할 계획이 있나.▲전혀 계획없다. 임직원들에게도 꿈에도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한번 늦추면 계속 늦춰지게 된다. 우리는 준비 철저히 했다.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미국 크리사와 LED BLU 합작은 추진되고 있나.▲지금 얘기하고 있다. LED가 생각보다 빨리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을 강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관련기사 ◀☞LG디스플레이, `천연색 가까운` 노트북용 LCD 첫 양산
2008.09.21 I 김상욱 기자
  • (미리보는 경제신문)HSBC, 외환은행 인수 포기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다음은 9월20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이다.(순서는 가나다순) ◇매일경제 ▲1면 -美, 위기극복 히든카드 통할까 -미국發 희소식에 아시아증시 급등 -수도권 그린벨트 100㎢ 풀어 서민아파트 30만가구 공급 -HSBC, 외환은행 인수 포기 ▲종합 -국민은행·하나금융지주 인수전 점화 -금융권 "정부 미적거리다 무산"..론스타, 금융당국 제소 가능성 -미국 '배드뱅크' 설립 추진..정부가 부실자산 사들여 파산도미노 차단 -15% 싼 아파트 10년간 150만가구 짓는다 ▲경제금융 -국민연금, 주가별 주식매수 시나리오 있다 ▲국제 -미국 30년 금융규제 완화 막내려 -중국서 비정규직 맘대로 못쓴다 ▲기업과 증권 -방송·통신 M&A 속으로 -中企 KIKO 피해 1조 육박 -태산엘시디, 피봇도 큰 손실 -중국·러시아 증시부양 나섰다 ▲증권·코스닥 -미국·영국 공매도 규제 나섰다 -코스닥 대장주 NHN이 떠난다고? ◇서울경제 ▲1면 -美정부, 은행부실 떠안는다 -국내銀, 외환銀 인수전 재점화 -그린벨트 100㎢ 풀어 서민주택 건설 ▲종합 -2强3中 예상…금융시장 지각변동 예고 -HSBC, 한국 정부에 또 '미운털' -도심에 주택 대량 공급 "시장안정" 의지 -발전사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도입 ▲국제 -패닉 진정 "사실상 마지막 카드" -美 MMF시장 '자금이탈' 러시 -버핏, 위기 틈타 기업사냥 ▲산업 -현대차 악재는 '내부'에 있다 -박용만 회장 "지금이 M&A 기회" ▲증권 -글로벌 신용경색 대책 '약발' -모건 등 지분보유 종목 "아직 괜찮아" -NHN마저 코스닥 떠나나 ▲사회 -납품비리 의혹 KTF사장 체포 -작년 성매매에 14조원 썼다 ◇한국경제 ▲1면 -中, 디지털 가전 기밀요구 파문 -서민용 150만 가구 건설 -HSBC, 외환銀 인수포기 ▲종합 -美, 금융사 부실자산 '대청소' 나선다 -과천·의왕·고양 그린벨트 해제 '1순위' -"美 쇼크로 매물 많은데…6兆 너무 비싸" -하나 등 은행손실 3500억 가능성 -금융권 '돈맥강화' 전방위 확산 ▲국제 -中, 세계금융 '빅브러더' 시동 -각국 정부, 금융공황 진정 총력전 ▲사회 -檢, KTF 조영주 사장 전격 체포 -추락하는 월가…캠퍼스의 꿈도 꺾였다 ▲증권 -외국인, 서둘러 '쇼트 커버링' 나서 -프로그램 순매수 1조 육박 -中증시 부양책 약발 '초강세' ▲산업 -"밥캣 곧 성장세로 돌아설 것" -CJ제일제당, 국내 최대 육가공 공장 준공
2008.09.19 I 이학선 기자
온주완 공군 자원입대, 23일 최종 결과 발표
  • 온주완 공군 자원입대, 23일 최종 결과 발표
  • ▲ 배우 온주완[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배우 온주완이 공군으로 자원입대할 예정이다. 1983년생인 온주완은 지난 8월 공군에 지원, 오는 23일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만약 합격할 경우 10월 27일 입대하게 된다. 온주완의 소속사 열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온주완이 오랜 꿈이었던 공군에 자진해서 지원을 했고 현재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어린 나이라 입대 시기를 고민했으나 온주완이 지금 입대하는 것을 원하고 있어 본인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영화 촬영 중 고막 쪽에 부상을 입은 일이 있어 재검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온주완이 줄곧 꼭 현역으로 입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소속사 입장에서도 기왕 복무하는 것인데 보람 있게 군생활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온주완은 영화 ‘발레교습소’, ‘태풍태양’, ‘피터팬의 공식’, ‘해부학 교실’, ‘무림여대생’ 등에 출연하며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생기 넘치는 20대 청춘의 모습을 연기해왔다. ▶ 관련기사 ◀☞'무림여대생' 온주완, "'제2의 차태현' 좋죠"☞촛불집회 참석 온주완 "다음 세대 위한 일...용기 아닌 당연한 것"☞온주완, 촛불 들었다...친구 유건과 청계광장 나서☞'파리의 연인' 김서형, 남상미 온주완과 한솥밥☞"유건 박진우도 같이 만났는데...", 온주완 바다와의 열애설 황당
2008.09.18 I 유숙 기자
장윤정-박현빈, "'트로트 남매' 추석 인사 드려요~"
  • [스타 한가위②]장윤정-박현빈, "'트로트 남매' 추석 인사 드려요~"
  • ▲ 장윤정-박현빈[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트로트 퀸' 장윤정(28)과 '트로트 왕자' 박현빈(26). 두 사람에게 올 추석은 기대와 희망, 그리고 꿈이 남다른 명절이다. 장윤정과 박현빈은 같은 소속사 식구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고 지낸 사이. 나이는 장윤정이 2살 많고 데뷔도 2004년으로 2006년 데뷔한 박현빈보다 2년 선배다. 그만큼 서로를 잘 알고 선후배로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 또한 각별하다. 특히 박현빈은 대부분의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그러하듯 '어머나'로 가요계를 강타하고 나선 장윤정의 활약상을 보며 전공하던 성악을 접고 대중가수로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장윤정은 그런 후배 박현빈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추석을 앞두고 예쁜 한복 차림으로 사진 촬영에 임한 장윤정과 박현빈은 이데일리SPN에 추석 인사를 건네며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친근함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때로는 친남매 이상으로 다정하게, 때로는 라이벌로 경쟁하며 '더불어 나란히' 신세대 트로트붐을 이끌고 있는 장윤정과 박현빈은 "항상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모든 분들이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추석 인사를 전했다. 장윤정과 박현빈에게 올해 추석은&nbsp;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박현빈은 두 해 전 이맘 때 '빠라빠빠'로 데뷔, 지난해 추석 '곤드레 만드레'로 이름을 날렸고, 이어 올해는 '샤방샤방'으로 흥행 3연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트위스트'로 대한민국에 신바람을 몰고온 장윤정은 "SBS '체인지' 후속으로 방영되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며 추석 이후 선보일 깜짝 변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장윤정과 박현빈은 추석날 밤, 보름달을 보면서 빌고 싶은 소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윤정은 '건강'을 으뜸으로 꼽으며 "올해는 꼭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소원했고, 얼마 전 갑자기 어머니 건강이 악화돼 걱정을 많이 했다는 박현빈은 "첫째로는 부모님의 건강과 둘째로는 '샤방샤방'이 좋은 결실을 맺어 올 한해도 멋지게 마무리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장윤정과 박현빈은 스케줄에 &#51922;겨&nbsp;추석 연휴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집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며 모처럼만의 단꿈에 빠져볼 예정으로 있다. 4일 '황금연휴'를 갖게 됐다며 좋아하던 장윤정은 올 추석엔 원주 집에서 그동안 못 다한 딸 노릇 제대로 하며 명절 기분을 내고 오겠다고 답했고, 박현빈은 13일 생방송되는 KBS1TV '전국노래자랑' 촬영을 끝으로 집으로 내려가 최근 잇따라 녹화를 마친 추석 특집 프로그램을 가족들과 함께 시청하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며 밝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진제공=인우기획) ▲ 장윤정-박현빈▶ 관련기사 ◀☞[스타 한가위④]샤이니, 데뷔 후 맞는 첫 추석..."풍성한 한가위 되세요"☞[스타 한가위③]'조강지처' 이준혁-유하나, "매년 올 추석만 같기를..."☞[스타 한가위①]'샛별' 박재정-이연희, "촬영으로 바빠 특별한 추석"☞[스타 한가위⑤]민효린 한가위 인사, "행복하고 따뜻한 명절 맞으세요"☞[15일 프로그램 가이드]KBS2TV '쇼! 신발장', SBS '매트릭스2' 외
2008.09.12 I 최은영 기자
KBS2TV '쇼! 신발장', SBS '매트릭스2' 외
  • [15일 프로그램 가이드]KBS2TV '쇼! 신발장', SBS '매트릭스2' 외
  • ▲ KBS 2TV '2008 스타와 춤을'◇'2008 스타와 춤을' KBS 2TV 오전 10시40분 추석을 위해 춤바람 난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연예인, 아나운서 등 스타들이 지난 두 달간 연습한 라틴, 탱고, 왈츠, 파소도블레 등 스포츠댄스를 펼치는 것. 김현정, 유채영, 라이언(파란), 자밀라, 성진우 등 출연. ◇'최고지존 달인을 찾아라' KBS 2TV 오전 11시50분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달인들이 모였다. 이마로 대리석 15장을 깨는 이마 격파의 달인, 타이어로 트로트에서 가곡까지 연주하는 타이어의 달인, 콧바람으로 사람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콧바람의 달인 등 대한민국 최고 달인들이 한판 대결을 펼친다. 남희석, 유채영, 이특(슈퍼주니어), KCM 진행. ▲ KBS 2TV '쇼! 신발장'&nbsp;◇'쇼! 신발장' KBS 2TV 오후 4시5분 '신동 발견의 장'인 '신발장'이 설에 이어 추석에도 안방극장을 찾는다. 신동과 스타들의 대결로 신동들의 기량을 발견한다. 한석준 아나운서와 현영이 진행하며 김흥국, 홍록기, 변기수, 박현빈, 김지선, 신지, 민지영 등이 출연한다. ▲ KBS 2TV '친절한 외인숙'◇'친절한 외인숙' KBS 2TV 오후 8시40분 파일럿 프로그램. 한국의 전통 숙박 공간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체험시켜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이혁재, 이수근, 김신영, 솔비가 외인숙 가족으로 출연하며 프랑스, 스페일, 케냐, 아이슬란드에서 온 외국인 4명이 초대된다.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KBS 2TV 오후 9시40분 자신이 납치됐다는 소식에도 무관심한 자식들에게 실망한 대박 국밥집 사장, 권순분 여사가 납치범들과 한 패가 돼 경찰, 언론, 가족을 상대로 펼치는 황당무계 코믹 범죄물. 나문희, 강성진, 유해진, 유건 등 출연. ◇ 한가위 특집 다큐멘터리 ‘글렌 씨와 두 남자’ MBC 오전 7시30분 신혼 2년 만에 중풍으로 쓰러진 장애남편을 돌보면서도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겠다는 글렌 씨의 삶을 통해 다문화가정 및 이민자 가족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정립과 함께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다큐멘터리. 강릉 MBC에서 제작했고 지역사 우수 다큐로 뽑힌 작품이다. ◇ 한가위 특집 ‘2008 최강 외국인 며느리 열전’ MBC 오전 8시30분 명절에는 빠질 수 없는 외국인 특집 프로그램. 이제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된 외국인 며느리들의 한국 사랑을 듣고 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한다. 지난해 추석 방영 당시 타사 아침 토크쇼와 대결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며느리 열정의 2탄이다. 외국인 며느리 50명의 앙케트 퀴즈 토크, 별난 외국인 며느리의 생활상 등이 공개된다. ◇ 특선영화 ‘두 얼굴의 여친’ MBC 오전 9시40분 ‘찌질한’ 인생의 대학 7학년 구창의 앞에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 아니가 등장한다. 헤어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아니를 위로하던 구창이 자신의 생애 첫 키스의 꿈을 이루려는 순간 청순가련형이던 아니는 갑자기 구창의 혀를 깨물고 욕설을 퍼붓는다. 아니 속의 또 다른 인격 하니가 나타난 것. 궁상맞은 인생의 구창과 다중인격 아니의 코믹한 사랑이야기. 봉태규, 정려원 등 출연. 15세 관람가. ▲ MBC 특집 '스타 대 동물의 야생올림픽'◇ 한가위 특집 ‘스타 대 동물의 야생올림픽’ MBC 오후 4시55분 인간팀과 동물팀이 운동회를 벌이며 각종 대결을 펼친다. 해설자-캐스터의 스포츠 중계 방식을 동원해 오락적인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특히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는 스포츠 캐스터 석에 앉아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계를 하지 못한 한을 풀었다는 후문이다. 김경민, 최정원, 한영, 백보람, 쥬얼리의 김은정 등이 출연해 코끼리와 1대 11 줄다리기를 하고 생후 3주 된 아기타조와 달리기 대결을 벌인다. ◇ 한가위 특집 ‘신세대 스타 트로트 청백전’ MBC 오후 6시15분 신세대 가수들과 MBC 간판 아나운서들이 청백팀으로 나뉘어 트로트 실력을 뽐낸다. 라디오와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던 김태현, 김신영의 ‘뚱벌’과 빅뱅의 대성이 부른 ‘날봐 귀순’이 TV를 통해 첫 공개된다. 또 원더걸스는 ‘찰랑찰랑’을, SS501은 ‘샤방샤방’을, 오상진 아나운서는 ‘님과 함께’를 부를 예정이다. ▲ SBS 추석특집 '닥터 레옹의 초대장'◇ 추석특집 '닥터 레옹의 초대장' SBS 오후 5시 상상을 초월하는 마술사 닥터 레옹이 돌아온다. 닥터 레옹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기묘한 마술, 최초로 시도되는 일반인들의 냉혹한 마술평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닥터 레옹만의 시공을 초월하는 환상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허를 찌르는 마지막 반전까지 경이로운 장면들이 연출될 예정이다.&nbsp;&nbsp;◇ 추석특집 '내가 진짜 스타' SBS 오후 6시30분 숨어있는 일반인들이 스타보다 더 스타 같은 무대를 꾸미는 SBS 추석특집 '내가 진짜 스타'. 이혁재, 송은이, 신봉선이 진행한다. 장영란, 안혜경, 유채영, 김나영, 백보람, 김신영, 슈퍼주니어, 원더걸스, 조원석, 김새롬이 패널로 출연한다. 4살짜리 꼬마 송대관과 예순이 넘는 할머니 이효리, 그리고 이혁재, 신봉선, 송은이로 이어지는&nbsp;최강 MC군단과 수많은 스타들이 벌이는 깜짝 무대까지, 기존의 닮은꼴 쇼를 뒤엎는 풍성한 볼거리가 펼쳐진다.&nbsp;◇ 추석특선외화 '매트릭스2' SBS 밤 1시20분 1편의 엔딩 크레딧과 함께 인류를 구원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하늘로 날아오른 네오. '내일 이 전쟁이 끝난다면, 한번 싸워 볼만하지 않을까?' 모피어스와 트리니티가 전에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네오는 마침내 결정을 내린다. '진실을 찾아내어, 받아들이자', ''매트릭스'로부터 나의 정신을 해방시키자'. 시온이 컴퓨터 군단에게 장악될 위기에 처하면서, 네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더 큰 통제력을 갖게 되고 결국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몸을 던진다.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출연. 12세 관람가.&nbsp;◇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챔프 오전 7시&nbsp;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스페셜이&nbsp;준비됐다. ‘엽기 꼬마’ 짱구의 모험 이야기를 다룬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은 추석 특집으로 총 3편이 릴레이 방송된다.&nbsp; 이날에는 악당 ‘돼지 발굽’에게 납치 당한 짱구가 탈출을 위해 결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돼지 발굽 대작전’과 짱구가 ‘미래맨’을 도와 괴물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부리부리 3분 대작전', 황금 온천탕을 지키는 짱구의 좌충우돌 스토리 ‘폭발! 온천 부글부글 대작전’ 등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nbsp;◇ ‘오만과 편견 다시쓰기’ 온스타일&nbsp;낮 12시 30분&nbsp;&nbsp;‘오만과 편견 다시쓰기’는 영국 ITV에서 방송된 4부작 TV시리즈. 소설 ‘오만과 편견’의 ‘마크 다시’ 같은 멋진 남자와의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던 주인공 아만다가 어느 날 갑자기 200년을 거슬러 올라가 소설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고전 소설 속으로 들어간 현대 여성이 겪는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 영화나 원작 소설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nbsp; ▲ 영화 '마파도 2'◇ 영화 ‘마파도 2’ 채널CGV 오후 3시&nbsp;2005년 개봉돼 인기를 모은 ‘마파도’의 속편으로, 전편의 주역들인 여운계, 김을동, 김형자, 길혜연 등 엽기 할머니와 이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당했던 이문식이 다시 등장한다. 여전히 한탕주의를 꿈꾸며 건수를 찾아다니는 충수(이문식 분)는 재벌회장 박달구 (주현 분)의 첫사랑 '꽃님이 찾기' 라는 미션을 청탁받고 박달구의 고향인 동백섬으로 향한다. 같은 배를 타게된 꽃미남 기영(이규한 분)과 충수는 폭풍우에 휘말려 어느 외딴 섬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하필이면 또 마파도다. 마파도에는 여전히 ‘엽기 할머니’ 5총사가 사이좋게 살고 있고, 몇년만에 충수와 재회한 할매들은 간만에 찾아온 힘(?) 좋은 두 남자 부려먹기에 여념이 없다. ▶ 관련기사 ◀☞[추석특집①]강호동 유재석 이휘재 김제동, 한가위 입심대결 '후끈'☞[추석특집②]정려원 나문희 정진영, 1년 만에 안방서 '흥행 2라운드'☞[추석특집③]'스타vs스타', 추석특집 스타 기량 대결 '눈길 확~'☞[14일 프로그램 가이드]MBC '일밤-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KBS2TV '타짜' 외☞[13일 프로그램 가이드]SBS '동안선발대회', MBC '스개소' 외
2008.09.12 I 최은영 기자
  • (edaily리포트)"제발 배 좀 만들게 해주세요"
  •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에 요즘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배를 수주해 놓고도 만들지 못하는&nbsp;현상이&nbsp;생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중소형 조선업체들 이야기입니다. 금융권이 향후 2~3년 뒤엔 조선경기가 꺾일 것을 우려, 중소 업체들에겐 자금지원을 꺼려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nbsp;우리가 대형조선업체들의 '호황'에 환호하고 있을때 그들은 그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중소 조선업체들의 현실을 산업부 정재웅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nbsp;C&그룹이 계열사인 신우조선해양을 매각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에도 업계에선 그다지 놀라지 않습니다. 그저 '올 것이 온 것 뿐'이라는 분위기 입니다. 조선업계 내부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셈입니다.&nbsp;신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C&그룹이 총 325억원을 들여 인수한 회사입니다. C&그룹은 최근 조선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꼽고, 철강업을 매각해 조선업에 투자키로 하는 등 조선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nbsp;지난해 C&그룹이 신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때만 해도 큰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선업이 워낙 호황이다보니 C&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목포 조선소에 이어 신우조선해양을 통해 거제도에도 조선소를 건립, C&그룹의 제2 조선소를 완성한다는 목표였습니다.&nbsp;하지만 C&그룹은 그 꿈을 거제도 앞바다에 고스란히 묻어두게 생겼습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중소형 조선소에 대한 대출이 거부되면서 이같은 계획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입니다. &nbsp;당초 지난 4월 완료를 목표로 했던 부지매립은 아직도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번 매각이 성사돼도 조선소를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소 부지를 매각하는 셈입니다. 그나마 새주인으로 누가 나설지도 불확실한 상태입니다.&nbsp;이런 예는 비단 C&중공업 뿐만이 아닙니다. 현재 조선업 호황을 틈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국내 중소형 조선소들은 하나같이 '배를 수주해 놓고도&nbsp;못만들고 있는' 현실에 처해있습니다.&nbsp;어떤 업체는&nbsp;아예 대형 조선업체에서 사흘에 한번 꼴로 실사를 오는 등&nbsp;매각만 기다리는 형국입니다. 그 사이 중소 조선업체 직원들은 모두 인근의 대형 조선업체로 자리를 옮기는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nbsp;업계 관계자는 "이는&nbsp;그동안 잠재돼있던 중소형 조선소들의 자금난이 이미 감당할 수 없을만큼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우조선해양을 시작으로 향후 몇년간 중소형 조선소들은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말합니다.&nbsp;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nbsp;현재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들의 경우, 대형 조선업체와 달리 대부분 선박가격이 싸고 건조가 쉬운 벌크선 건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nbsp;중소형 조선소들은 대형 조선업체처럼 높은 기술력이 없어 한번 건조하면 같은 도면으로 계속 비슷한 형태의 선박을 건조해낼 수 있는 벌크선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많이 만들어야 이윤이 많이 남는 구조인 셈입니다. &nbsp;또 많이 만들기 위해선 그만큼 설비가 갖춰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거기엔 엄청난 자금이 소요됩니다. &nbsp;하지만 최근 조선경기가 향후 2~3년 뒤에는 꺾일 것이라는 주장이&nbsp;강하게 제기되면서 금융권에서 자금사정이 탄탄하지 못한 중소형 조선소에 자금대출을 꺼리기 시작했습니다.&nbsp;금융권에선 "미래가 불확실한 중소형 조선소에 돈을 빌려줬다가 떼이면 누가 책임질거냐"면서 대출창구를 닫아버렸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금융권의 입장에선&nbsp;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느니 탄탄한 대형 조선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런지 모릅니다.&nbsp;하지만 닫혀버린 금융권의 대출창구 앞에 선 중소형 조선업체들은 절망입니다. 당장 선주사들에게 넘겨야 할 배는 계약해 뒀는데 그 배를 만들 돈이 없으니...&nbsp;그래서 중소 조선업체들은 가지고 있는 자산 매각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숨통 트이기에는 역부족입니다.&nbsp;&nbsp;&nbsp;설상가상으로 궁지에 몰린 중소 조선업체들은 선박을 수주하면서 금융권에서 받아야 하는 리펀드개런티(RG:조선업체가 배를 완성할때까지 금융권에서 선주에게 서는 일종의 보증)조차 받기 어려워졌습니다.&nbsp;그래서 제1 금융권 보다는 비교적 쉽게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제2 금융권의 문을 두드렸고 이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 사기를 당하는 일까지도 생겼습니다.&nbsp;사정이 이렇자 중소형 조선소들은&nbsp;자포자기 심정이라 합니다. 이젠 차라리 대형 조선업체들이 나서 중소 조선업체들을 흡수해주기를 바라는 실정입니다.&nbsp;한 중소형 조선업체 고위 관계자는 "금융권이 중소형 조선업체들에 대해 등을 돌리면서 중소형 조선업체들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수주량이 폭주하고 있는 대형 조선업체에서는 야드가 부족해 중소형 조선업체를 M&A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전합니다.&nbsp;&nbsp;그는 "우리 같은 중소형 업체는 대형 업체와 달리 가격이 싸고 건조가 쉬운 벌크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기술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는 거리가 멀다"며 "따라서 대형업체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이 가져가려는 벌크선을 우리가 빼앗아 오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bsp;아울러 "우리가 경쟁하려는 것은 대형 업체가 아니라 중국 업체들"이라면서 "금융권에서 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조선업을 바라보고 우리가 애써 빼앗아온 벌크선 시장을 중국에 다시 돌려주는 일이 없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습니다.&nbsp;담배를 끊은지 올해로 꼭 10년째라는 이 관계자는 최근 들어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그저 위안이 되는 것은 담배뿐"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한숨과 함께 뿜어내는 담배연기 속에는 우리나라 중소 조선업체들의 시름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2008.09.11 I 정재웅 기자
(M&A후폭풍)⑤두산, 성장드라마 지속될까
  • (M&A후폭풍)⑤두산, 성장드라마 지속될까
  •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지난해 개봉된 한재림 감독의 영화 `우아한 세계`의 영어 제목은 `The show must go on`이다.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조폭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지만 가족마저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다. 배운 거라곤 주먹질 밖에 없는 주인공 강인구(송강호)지만 공기좋은 전원주택에서 가족과의 단란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꿈은 버릴 수 없다. 파국으로 치닺는 결말 속에서 가까스로 생을 부지하지만 그가 꿈꾸던 삶을 이뤄내기 위해 그 지긋지긋한 현실로 다시 뛰어들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영국 록 그룹 퀸이나 아이돌 스타 보아의 노래로 기억되는 이 문장이 던지는 메시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 두산그룹에 무슨 일이 8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달 29일. 두산(000150)그룹 상장 계열사 주가는 마치 그룹이 부도라도 난냥&nbsp;가격제한폭까지 일제히 급락했다. "시장이 오해하고 있다"는 회사의 해명에도 불구 급락세는 이틀을 더 갔다. 주가 급락은 전날인 28일 두산그룹이 작년 밥캣(Bobcat) 인수를 위해 역외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날(DII)에 미화 1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사실 이 발표는 시장이 두산그룹에 대해 가장 우려해 온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 참여에 따른 재무 부담`을 공식적으로 떨쳐내는 선언적 의미도 있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고 밥캣 재무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것. 하지만 시장의 불안은 되레 증폭됐다. "소문대로 밥캣의 영업사정이 좋지 않구나. 그렇다면 추가 증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nbsp;것 아닌가.." 불과 몇개월 전만해도 "인수 합병을 통한 성장 모델을 보여 준 최고의 성장 그룹"이라며, "다른 그룹도 두산의 밥캣 인수를 보고 배우라"며 너나없이 치켜세우더니, 이젠 `성장의 덫`을 운운한다. 두산 입장에서는 이런 시장 반응에&nbsp;꽤나 섭섭해 할 법한 상황이다. 시장의 현실은 그처럼 냉정하다. 어제 우량주로 너나없이 추천되던 종목도 오늘 `매도 리포트` 홍수를 맞을 수 있는 게 변덕스런 자본시장의 논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그룹의 M&A를 통한 성장 전략은, 비록 대우조선해양은 아니지만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경영진의 의지가 확고하고, 지주회사 체제 출범을 통해 M&A 성장 기반도 조만간 완성된다. 물론 두산그룹은 국내기업보다는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넓힐 수 있는 해외기업 인수(cross border M&A)에 관심이 더 많다. 두산그룹 M&A의 사령탑인 박용만 회장은 최근 모 경제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올들어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로 외국 기업들이 싼 매물로 많이 나오면서 대우조선 인수 포기 쪽으로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 시장은 뭘 걱정하나 지금 시장이 두산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터무니없다고 치부해 버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은 현실이며, 두산이라고 해서 그 현실에서 비켜 서 있을 순 없다. 최근 주가 급락의 단초가 됐던 DII(밥캣 인수를 위한 SPC로 사실상의 실체는 밥캣이므로 기사에서 DII와 밥캣을 혼용함)에 대한 추가 출자 가능성도 사실 완전 배제할&nbsp;수 없다. 밥캣 인수 당시 두산그룹이 인수금융 구조 설계단계에서 LBO 차입을 다소 과하게 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nbsp;49억달러 짜리 밥캣을 인수하는데 자기 자금 14억달러만 들였다. 나머지 35억달러는 모두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했다. 이 중 8억달러는 전환상환우선주, 나머지 29억달러는 신디케이트론이다.<그림>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밥캣의 향후 실적이다. 국내 은행권이 DII에 29억달러 신디케이트론을 일으킬 당시 재무약정(financial covenant)에 08~09년 Debt/EBITDA 7배, 10~11년 6배, 12년 5배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약정 EBITDA 부족분을 현금으로 메워야 한다. Debt/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력으로 차입금을 얼마나 갚을 수 있느냐`를 나타내는 경영분석 지표다. 지난해 밥캣의 Debt/EBITDA는 6.8배(EBITDA 4억2800만달러)로, 지난해 수준의 실적만 내도 올해 EBITDA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북미 시장의 건설 경기 침체로 밥캣의 영업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달 28일 기업설명회(IR)에서 스스로 밝힌대로 올해말 밥캣의 예상 EBITDA는 3억1000만달러(전년비 27.5%↓. 회사는 가장 보수적인 전망이라고 밝힘)로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시장이 예상한 수준(08년 EBITDA 목표치 부족분은 1억달러)의 10배에 달하는 DII의 10억달러 규모 유상증자는 밥캣의 향후 실적 전망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됐다. 두산그룹은 이 유상증자금 중 8억달러는, 조기상환 수수료를 감수하고라도, 차입 원금 갚는데 쓰겠다고 했다. 이는 결국 밥캣의 자체 현금 창출력으로는 EBITDA 목표치 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간접 시인한 것과 다를 바 없다.(Debt/EBITDA 목표치에서 증가가 어려운 EBITDA 대신 Debt을 줄이면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 10억달러 유상증자로 모든게 해결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밥캣의 어두운 영업실적 전망과 금융시장 불안 지속 때문에 DII의 상장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 2012년 시점에서 평가된 자기자본가치가 33억8000만달러에 미달할 경우 이 상환전환우선주는 연이자 9%의 차입금으로 변하게 된다. 이 경우 재무적 투자자(FI)에 지급해야 할 금액은 12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순식간에 당장 갚아야 할 빚이 1조원 이상 더 늘게 된다. ◇ "밥캣 리파이낸싱 없다"..정면돌파 자신감 하지만 두산이 그리 만만한 그룹은 아니다. 두산그룹 고위관계자들은 "밥캣 리파이낸싱은 안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나름의 복안이 있다는 얘기다. 우선 밥캣의 향후 영업실적 전망이 리파이낸싱을 해야 할만큼 비관적이지 않다고 반박한다. 차입금 만기년도인 2012년 두산그룹이 예상하는 밥캣의 EBITDA는 8억3500만달러. 이대로만 된다면 Debt/EBITDA는 1.1까지 떨어진다. 따로 현금을 마련하지 않더라도 영업으로 번 현금으로 빚의 대부분을 갚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예상 EBITDA에는 2억5000만달러의 시너지 효과가 반영돼 있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034020)),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이 인수한 기업들이 이후 창출해 낸 추가가치는 이 시너지 수치의 간접 근거가 된다. 두산의 경영능력을 믿어달란 거다. 이 시너지 효과를 제한 2012년 EBITDA는 5억8500만달러. 연평균복합성장률(CAGR. 5년)로 환산한 EBITDA 성장률은 그리 높지 않다. 2~3년 주기의 경기순환 사이클을 감안하면 이러한 영업 목표치는 오히려 매우 보수적인 전망치라고 두산그룹은 설명한다.&nbsp;&nbsp;이 계획대로만 된다면 차입금 이자 부담도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29억달러에 대한 올해 이자 부담분이 약 2억달러인데, 8억달러를 조기상환하고 나면 내년에는 1억2000만달러로 이자 부담액이 크게 줄게 된다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이는 금리하락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이미 금리스왑을 통해 확정된 부담액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10억달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사정은 어떨까. DII에 대한 각각의 지분율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가 5억2000만달러(5632억원), 두산엔진이 4억8000만달러(5219억원)를 투자해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EBITDA가 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 창출력이 좋은 회사다. 하지만 실제 보유 중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그리 넉넉치 않다. 버는 족족 차입금 이자 갚고, M&A에 나서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영업으로 벌어들일 현금 중 운전자금, 금융비용 등 고정비를 제한 3000억원 가량을 동원하고,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10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모자라는 1500~1600억원 역시 보유 자산을 처분해 마련해야 하는데, 뭐가 처분 대상이 될 지는 아직 대외적으로 비밀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올 상반기보고서를 보면 현 정부의 민영화 대상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22.23%를 보유 중이다. 두산엔진은 현금 창출력은 그리 크지 않지만, 보유 현금이 많다. 올 상반기 말 현재 약 2500억원 가량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 이 현금을 모두 증자 대금에 쓰더라도 2700억원 가량이 모자란다. 역시 보유자산 매각이 유일한 해법이다. STX(011810) 지분 10.15%가 눈에 띄는 자산이다. ◇ M&A 성장 전략은 계속된다 쭈욱~ M&A에 관한 한 `매우 공격적`이란 세간의 평가를 받지만 실제 두산그룹이 밟아온 M&A 연혁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스타리스 인수전에서 냉정하게 발을 뺐던 사례라던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과감히 포기한 것에서 그룹의 수준 높은 M&A 역량을 실감할 수 있다. 공격적인 동시에 신중함을 두루 갖춘 그룹이 바로 두산이다. 해당기업 인수를 통해 그룹이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그룹의 성장 모델에 부합하는 지가 관심사다.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더 신중해진다. 영업권 프리미엄이 기업가치의 100%에 달할 정도로 과열된 국내 시장보다는 잘 아는 해외 인프라 사업에 관심이 더 많다. 두산은 기업을 사들이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연 30%씩 성장시킬만큼 시너지 창출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 적어도 두산은 재계 `몇`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룹의 성장전략을 위해 기존 주력사업도 과감히 팔아 치울 수 있는데가 두산이다. 지난 2001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기존 주력사업이던 OB맥주를 판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과제는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시장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그룹의 성장전략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의 경우 시장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갑작스런 것이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다"며 "충분한 설명과 설득 작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두산 "원천기술업체 인수로 기존사업 강화"
2008.09.11 I 배장호 기자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가 부활한다
  •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가 부활한다
  • [조선일보 제공] 인기와 명성은 요즘의 '별다방'(스타벅스의 별칭)이 부럽지 않았다. 한국 영화판을 주름잡던 영화인들과 스타의 꿈을 안고 충무로에 갓 들어온 지망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1980년대까지 이어졌던 한국영화계의 '충무로 전성시대'의 상징이었던 충무로 3가 '스타다방' 얘기다. 2~3층의 낮은 건물마다 온통 영화제작사 사무소와 편집실로 가득했고, 건물 하나 건너꼴로 다방과 여관들이 즐비했던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 그곳의 상징이던 추억의 스타다방이 1986년 문을 닫은 뒤 20여 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다. 11일 폐막하는 '제2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주최한 서울 중구(구청장 정동일)는 "스타다방 등 충무로의 옛 흔적들을 다시 살려내 이곳을 국내외 관광객들이 발걸음 할 수 있는 '영화 거리'로 다시 부흥시키겠다"고 밝혔다. 충무로 영화동네의 중심이던 충무로3가 거리. 지금 이곳에서 '한국판 할리우드'의 흔적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2~4층 높이의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홀로 서 있는 영화 카메라 모양의 가로등이나 이따금씩 가게 앞에 붙어있는 영화 포스터 정도로 옛 영광을 추억할 수 있을 뿐이다. 25년째 '충무로 숯불갈비집'을 운영 중인 홍한선(61) 사장은 "요즘도 1960~80년대 한국 영화판을 주름잡았던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애드씨네 코리아 복철(70) 대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자가용 가진 사람이 거의 없어 야외촬영을 가게 되면 이른 아침 배우와 스태프들이 모두 모여 대절 버스에 올랐다"며 "집합시간에 맞추려 아예 전날 밤 영화사 근처에서 자는 사람이 많아 여관이 성업했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겸 탤런트 진봉진(61)씨는 "비가 와서 스케줄이 공친 날이면 다방들은 감독·스태프·배우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느라 바글바글 댔다"고 말했다. 충무로를 주름잡던 다방들 중 '청맥다방'은 건물 이름으로만 남아있고, '스타다방'이 있던 건물에는 식당과 서점 등이 들어섰다. 충무로의 명성이 이미 퇴색하고 있을 시점인 1992년 문을 연 '나산 커피숍'이 지금 유일하게 남은 '충무로 스타일 다방'이다. 중구는 최근 구(區) 예산을 들여 직접 충무로 3가 '스타다방'을 복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옛 스타다방 터를 중심으로 자리를 물색하되 최대한 가까운 곳에 가게 자리를 마련하기로 하고, 이르면 내년 안에 '1986년 폐업 뒤 재개점'이란 콘셉트로 문을 열 계획이다. 이럴 경우 '공공기관(구청)에서 운영하는 다방'이라는 보기 드문 명물이 된다. 옛 모습을 고증해 인테리어와 간판을 그대로 살려내고, '본업'인 음료 판매 외에도 영화인들과 영화 팬들이 만나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정동일 중구청장은 "가급적 예전 모습 그대로 스타다방을 살려내 원로 영화인들이 과거를 추억하고 후배들에게 조언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내고 싶다"며 "부지 매입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내년 안에 부활된 스타다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충무로 3가 일대에 극장과 전시관, 영화 교육을 위한 미디어센터 등으로 구성된 10층 규모의 '시네마 콤플렉스'를 짓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전시 공간에는 명작 포스터와 소품, 실물 크기 캐릭터 모형 등이 전시되고, 특수 분장과 성우 체험 코너도 곁들인다는 구상이다. 극장에는 독립영화·예술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3개관을 들일 계획이다. 중구는 스타다방 '재개점'을 기점으로 주변 충무로 3가(충무로대원빌딩~영락교회 맞은편) 250m 구간을 '영화의 거리'로 복원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물론 이미 떠나버린 영화사 등의 사무실을 유치하는 방식의 '복원'은 쉽지 않은 게 사실. 다양한 영화 관련 카페와 서점 등 업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해, 현재 음식점과 술집이 많은 평범한 골목이나 다름없는 이곳을 영화 테마 거리로 차근차근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구 장성삼 관광공보과장은 "장기적으로는 강남 등지로 빠져나간 영화 관련 업체들이 충무로로 '귀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베이징, 그 후…] 백종섭 "주변에서 큰 도움… 난 너무나 행복한 복서"
  • [조선일보 제공] "이제 병원에 안 와도 된다고 하네요." 5일 건국대학교 병원을 나서는 백종섭(28)의 얼굴은 후련해 보였다. 하지만 상처가 단단히 아물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소속팀(충남체육회)을 위해선 전국체전을 나가야 하는데 경기 도중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대요. 이젠 링에 서는 게 보통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베이징올림픽 복싱 60㎏급 대표 선수가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것은 한순간이었다. 16강전을 가볍게 통과하고 한 경기만 더 이기면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던 백종섭은 경기 중 당한 기관지 파열로 8강전을 앞두고 기권했다. 16강전의 승리 후 딸 민주(4)의 이름을 링에서 목놓아 불렀던 '아빠 복서'는 "죽어도 링에서 죽겠다"고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올림픽 후 '비운의 복서'는 어느새 백종섭을 수식하는 말이 됐다. 아내 차문이(28)씨와 민주를 두고 올해 말 입대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세상은 백종섭을 그냥 놓아두지는 않았다. 수많은 팬들의 격려와 성원 속에서 김승연 동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출판사 김영사 등이 격려금을 내놓았다. "말로 표현이 안 돼요. 어떻게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요?"더 큰 선물은 고생한 아내에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혀줄 수 있다는 것. '행복결혼식'이라는 사회 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SK마케팅앤컴퍼니는 백종섭의 사연을 듣고 멋들어진 결혼식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다. 10월 말쯤으로 결혼식 날짜를 잡아 놓았다. 백종섭은 "드레스나 웨딩 촬영 등 모든 것을 준비해 준다는 말에 실감이 안 났다"며 "올림픽이 끝난 후 결혼식을 올리자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글러브를 끼고 나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크나큰 성원. 열흘 전 병상에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했던 백종섭은 이젠 2012 런던올림픽에 욕심이 생긴다고 했다. "이렇게 많은 성원을 보내 준 분들을 위해서라도 올림픽에 다시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종조호르(태국·복싱 51㎏급)는 33살이니까 못 할 것도 없어요."내년이면 둘째가 태어난다. "아테네올림픽 하던 해에 민주가 태어나고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둘째가 생기고, 올림픽과 인연이 많나 봐요. 4년 뒤 올림픽엔 두 아이에게 정말 자랑스런 아빠가 돼야죠." 인터뷰 도중 한 팬이 알아보고 사인을 청하자 백종섭은 쑥스러워 하더니 이내 '60㎏급 KOREA BOXER 백종섭'이라 쓱쓱 써 나갔다. "그냥 전 복서니까요. 팬들이 주신 사랑은 복싱으로 보답해야죠."
맘마미아, 이 참을 수 없는 로맨틱 뮤지컬의 흥겨움!
  • 맘마미아, 이 참을 수 없는 로맨틱 뮤지컬의 흥겨움!
  • [조선일보 제공] 원작 뮤지컬의 성공에 기댄 안일한 기획이라고 짐짓 냉소를 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이 매혹적인 로맨틱 판타지의 유혹을 끝끝내 외면할 수 있다면, 당신은 아바(ABBA)의 노래를 혐오하는 예외적 취향을 지녔거나 혹은 대중문화에 대해 대단히 엄격한 엘리트 관객일 것이다. 이번 주 조선일보 영화팀의 선택은 '맘마미아!'(Mamma Mia!). 전통적인 대중영화 문법에 120% 충실한, '스트레스 없는 재미'의 모범사례다. 이 유쾌하고 경쾌한 뮤지컬 영화는 1999년 런던에서 초연(初演)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충실한 스크린 재현. 무대 뮤지컬의 주역이었던 세 명의 여성, 필리다 로이드(연출), 주디 크레이머(프로듀서), 캐서린 존슨(각본)은 뮤지컬 영화에서도 고스란히 그 역할을 책임졌다. 줄거리의 뼈대도 그대로 가져왔고, 연출 역시 차별화에 대한 욕심을 별로 부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리스 외딴 섬의 그림 같은 풍광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노래의 향연은 좁은 무대가 지녔던 공간의 아쉬움을 사뿐하게 뛰어넘고, 메릴 스트립이 직접 부르는 '맘마미아!'는 이탈리아어가 지닌 의미 그대로 "어머나!"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사실 보수적 남성 관객의 시선으로 보면 '맘마미아!'의 핵심 설정은 불편할 수도 있다. 히피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세 남자 중 누가 진짜 아기 아빠인지도 모를 만큼 동시에 즐기는 여성의 자유분방함이라니. 하지만 이 꾀 많은 뮤지컬 영화는 육중한 성차별적 질문을 춤과 노래 뒤로 스리슬쩍 숨겨 놓은 채 스무 살 딸의 유쾌한 성장 영화이자 마흔 살 엄마의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둔갑시킨다. 깜찍한 체구의 아만다 시프리드(소피)가 보여주는 스무 살의 파릇파릇함, 연기에서야 더 이상 덧붙일 표현도 없지만 노래도 이렇게 탁월했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메릴 스트립(도나)의 가창력은 참으로 사랑스럽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강력한 남성 호르몬마저도 은근슬쩍 기죽게 만드는 아마조네스 군단의 놀라운 에너지를 만끽하시길. 10대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외딴 섬에 살고 있는 모든 여성들이 몰려나와 선착장에서 함께 춤추며 '댄싱 퀸'(Dancing Queen)을 부를 때의 폭발적 카타르시스는 말 그대로 엄청나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렸다는 그리스 신화 속 마녀처럼, 참으로 거부하기 힘든 21세기 세이렌(Seiren)의 유혹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맘마미아!'는 아바의 노랫말에 맞춰 쓴 이야기다. 1970년대 이래 자동차 그룹 볼보를 제치고 스웨덴의 상징으로 불려 온 이 전설적 밴드는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나는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 등 자신의 히트곡 18곡으로 '맘마미아!'를 완벽하게 지배한다. 영화 음악이 아니라 음악 사이에 드라마라는 살을 집어넣게 만든 이 '맘마미아!'의 주역들은, 사랑에 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킨 최고의 1등 공신일 것이다. ▲ 줄거리 스무 살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엄마 이름으로 세 남자에게 초청장을 쓴다. 샘(피어스 브로스넌), 해리(콜린 퍼스),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옛날 일기장을 읽은 뒤 압축한 자신의 '아버지 후보'들이다. 내일이면 열리게 될 소피의 결혼식. 그리스의 작은 섬에 세 중년 남자들이 허겁지겁 도착한다. 도대체 누가 소피의 아버지일까. 그녀는 진짜 아빠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을까. 전문가 별점 ·히트 뮤지컬의 영화 버전 중 가장 영리하고 믿음직한 발걸음. 독야청청 빛난다.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아바의 추억과 뮤지컬의 향수로 전해지는 친숙한 영화의 즐거움. ★★★☆ 이상용·영화평론가&nbsp;
  • `사상 최대의 유출`…1천만 개인정보 담은 ''의문의 CD''
  • [노컷뉴스 제공] 우리 나라 전체 성인인구와 맞먹는 1천1백여만명 분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CD가 서울 강남의 유흥가 골목길에 버려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문제의 CD 안에는 청와대 수석 비서관과 장관은 물론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경찰청장과 언론인 등 국내 주요인사들의 주민번호, 집 주소, 전화번호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가 대부분 담겨져 있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한 개인정보가 담긴 CD와 함께 샘플로 보이는 CD도 함께 발견돼 이같은 개인정보가 사고 팔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영화인줄 알았는데"… CD서 1천1백만명 개인정보 회사원 A씨는 최근 강남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다가 골목길 쓰레기 더미 위에서 CD를 우연히 발견했다. '영화'가 담긴 CD인줄 알고 주워온 A씨는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CD 내용을 열어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문제의 CD안에는 무려 1천만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끝없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개인정보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주민번호를 포함해 이름과 집 주소,일반 전화번호와 휴대전화 번호에 직장 주소, 이메일 주소까지 포함돼 있었다. &nbsp;A씨는 "강남역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다 쓰레기 더미에 섞여 있던 CD안에 이렇게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CD를 확인한 하는 순간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CD는 총 두장이며, 한장에는 개인정보가 담겨 있었고 샘플로 보이는 CD도 함께 있었다"며 "내 개인정보가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제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10대부터 60대까지 개인정보 '싹쓸이' CBS 노컷뉴스가 단독 입수한 문제의 CD를 열면 'B 정유회사 고객명단'이라는 꾸러미(파일 폴더)가 생성돼 있고, 꾸러미 안에는 총 76개의 엑셀 파일이 출생 연도별로 정리돼 있다. 이들 파일에는 1940년생부터 1992년생까지 총 1천 119만 2297명의 주민번호와 이름은 물론 집주소와 일반 전화번호,휴대전화 번호, 회사주소, 이메일 등 개인정보가 대거 망라돼 있으며 각각의 파일은 주민번호 순으로 개인정보를 정리해 놓았다. 또한 일부 파일의 말미에는 개인정보 뿐만 아니라 법인의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 지역적으로도 서울,경기는 물론 영호남과 제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개인정보를 담고 있다. ◈ 경찰청장, 장관, 국회의원 등 개인정보 고스란히 노출 더욱 충격적인 것은 CD안에 국내 주요인사들이 대거 망라돼 있다는 점.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청와대 정동기 민정수석,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개인정보가 노출돼 있고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과 이상희 국방장관 등 내각 구성원들의 개인정보도 담겨져 있다. 특히 김회선 국가정보원 2차장과 어청수 경찰청장 등 '정보'를 다루는 인사들의 개인정보도 뚫렸다. 이밖에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고승덕 의원,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 등 여야 정치인들의 개인정보는 분석을 다하지 못할 정도로 차고 넘쳤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의원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보화 사회의 폐해다. 하루속히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개탄했다. ◈ 폴더명이 'B 정유회사 고객정보' … 해당 기업, 대조작업 들어가 해당 업체는 고객 정보가 맞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확인작업에 들어가는 등 사태 파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B 정유회사는 4일 자체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와 CD안의 개인정보를 대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B사 관계자는 "데이터베이스를 정확하게 대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24시간 정도면 작업이 끝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까지 고객정보가 유출됐다는 신고는 없었으며 돈을 노린 협박이나 피해 사례도 없었다"고 밝힌 뒤 "아마도 시중에 돌아다니는 개인정보를 짜깁기한 CD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중에 개인정보가 담긴 CD가 40-5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며 "정확한 사정은 5일 오후가 돼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덧붙였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