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203건

사색의 숲에 외로움 내려놓고, 구름에 분노를 묻는다
  • 사색의 숲에 외로움 내려놓고, 구름에 분노를 묻는다
  • [조선일보 제공] 외로울 때, 화가 날 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 과거를 정리하고 싶을 때… 상황 따라 찾아가 위로를 받기 좋은 대표적인 여행지를 소개한다. >>혼자인 것 같은 느낌, 너무 외로워요 1. 영광 백수해안도로: 문득문득 적막한 외로움이 찾아올 때면 온전히 세상 풍경에 안기고 싶어진다. 낡은 배가 떠 있는 잔잔한 포구는 외로운 마음을 조용히 달래준다. 영광 법성포(전남 영광군 법성면)에 눈을 맞추고 나서 '숲쟁이숲'을 따라 올라가면 백제 불교 최초도래지에 닿는다. 입구에 있는 정자에 서면 법성포구 및 석양으로 이름난 백수해안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영광의 해는 커다랗고 둥그렇게 수평선 위에 더 있다가 바다를 빨갛게 물들이며 떨어진다. 문의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061)350-5752 2. 춘천 소양댐과 청평사: 춘천 청평사(강원도 춘천시 북산면)는 늦가을에 조용히, 혼자 찾아가야 제맛이다. 주중엔 언제나 한적하다. 서울에선 기차를 타고 춘천까지 가서 배를 타고 청평사 선착장에 닿은 다음 절까지 20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경춘선도, 청평사행 배도, 계곡을 끼고 걷는 길도 '홀로 여행'과 더없이 어울린다. 문의 청평사 (033)244-1095 소양댐 선착장 (033)242-2455 >>중요한 일을 앞두고 좋은 기운 받고 싶어요 1. 평창 발왕산: 용평리조트(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는 발왕산은 굵은 백두대간 줄기의 좋은 기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쉽게 오를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용평리조트 드래곤프라자에서 곤돌라를 타면 힘들이지 않고 20분 후에 발왕산 자락에 닿는다. 올라가는 길에 펼쳐지는 산맥의 웅장함이 마음을 뛰게 한다. 식당이 있는 드래곤피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발왕산 정상으로 향한다. 100m정도 오솔길을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고, 키 작은 주목나무 숲이 능선을 따라 펼쳐진다. 오솔길을 여유롭게 걷다 보면 탑처럼 생긴 돌무지가 나온다. 여기가 바로 발왕산 정상. 날씨가 화창하면 동해까지 보인다. 바다가 안 보이면 또 어떠랴. 사방으로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정기를 온몸으로 받았다는 자신감은 등 툭툭 쳐주는 친구처럼 든든하게 마음에 깃든다. 문의 용평리조트 (033)335-5757 www.yongpyong.co.kr 2. 강화도 마니산 정수사: '단군의 땅' 강화도는 서울에서 가까운데도 한국의 여느 곳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뿜는다. 강화도 마니산(인천시 강화군 화도면)의 원래 이름은 '머리산'. 원시적 산세의 산에 오르면 단군이 하늘에 제(祭)를 올리기 위한 장소로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니산 울창한 숲 속에 들어앉은 정수사는 세상과 차단돼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강화도 전등사와는 다르다. 깊은 산과 서해를 내려다보는 탁 트인 조망, 명당이란 이런 곳을 두고 하는 소리가 아닐까. 문의 정수사 (032)937-3611 3. 담양 소쇄원: 대숲에 둘러싸인 소쇄원(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은 점잖은 양반댁 안뜰 분위기가 물씬 난다. 스스로 '소쇄처사(瀟灑處士·맑고 깨끗한 은둔 선비)'라고 부르며 한평생 은거 생활을 한 양산보(1503~1557)를 닮은 정원에선 외로움을 정성으로 다스려 깨끗함으로 승화시킨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정갈한 가옥과 정자, 그리고 아름다운 정원에 내려앉은 고요함은 마음을 맑게 씻어준다. 양산보는 '어느 것 하나에도 내 손길 닿지 않은 것이 없으니 팔지도 말고 어리석은 후손에게 물려주지도 말라'고 유언을 남길 정도로 이곳을 아꼈다고 한다. 곧은 선비의 맑은 정신을 객이 공유한다 한들 탓하진 않으리라. 문의 담양군청 문화관광과 (061)380-3151 >>화가 멈추지 않아요. 이 화를 어딘가 내려놓고 싶어요 ▲ 해질 무렵 남양주 수종사. 조선영상미디어1. 남양주 수종사 삼정헌: 남한강과 북한강이 몸을 섞어 한 줄기를 만드는 양수리. 수종사(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송천리)는 양수리를 감싸는 운길산 속에 보석처럼 웅크리고 있다. 낙엽 카펫을 지나고 나서 돌계단을 오르면 바로 수종사다. 수종사 앞마당에 서면 북한강의 장관이 펼쳐진다. 수종사 삼정헌(三鼎軒)은 스스로 차를 끓여 마시고 그릇을 씻어 두도록 스님들이 마련해둔 곳이다. 온화한 녹차 향, 손에 닿는 따스한 찻잔의 감촉, 눈앞에 펼쳐지는 느린 강의 풍경에 분노가 스르르 녹는다. '욕심이 없으면 만사가 넉넉하고, 구하는 바가 있으면 만사가 궁해지는 법이지.' 문의 수종사 (031)576-8411 www.sujongsa.com 2. 옹진군 승봉도: 정현종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라고 했다.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를 섬에 내려놓고 온다. 마음을 다루기 어려울 정도로 분노가 치밀 때에는 승봉도(인천시 옹진군 자월면)로 훌쩍 떠나자. 승봉도는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약 1시간. 섬은 두 시간이면 걸어서 한 바퀴 돌 수 있다. 배에 차를 실을 수도 있지만 걸으며 여행하는 게 훨씬 기분 좋은 섬이다. 이 섬의 매력은 사람과 차가 적어 조용하다는 것. 주중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가 오전 9시에 단 한 번, 주말에도 두 번밖에 뜨지 않는다. 문의 옹진군청 문화관광과 (032)899-2210 3. 청도 운문사 새벽예불: 운문사(경북 청도군 운문면) 가는 길, 솔숲이 마중을 나온다. 모든 걸 이해한다고 말하는 듯한 노송(老松)이 인사를 건네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쳐 절 집에 들어선다. 국내 최대의 비구니 도량인 운문사는 깨끗한 비질처럼 청아하다. 오전 3시20분 종소리가 경내를 감싸고 법당 안에서는 청아한 합송이 울려 퍼진다. 새벽예불이 행해지는 엄숙한 광경, 보고 있노라면 두 손이 절로 모아진다. 문의 운문사 (054)372-8800 www.unmunsa.or.kr >>잊어버리고, 새 출발 하고 싶어요 ▲ 포항 호미곶 일출. 조선일보DB 1. 포항 호미곶: 포항 호미곶(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으로 가는 길은 솜사탕보다 달콤하다. 영일만의 드넓은 바다가 나타났다 사라지고 아기자기한 포구 마을은 정겹다. 포항 영일만에서 제일 동쪽으로 돌출한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다. 꼭 새해 첫날이 아니면 어떠랴. 누구보다 먼저, 손상되지 않은 하루의 첫 신호를 만난다는 감동은 언제 느껴도 부족함이 없다. 문의 포항시청 문화관광과 (054)270-2114 2. 제천 충주호: 충북 제천 청풍면 일대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충주호반의 거울 같은 표면은 마음의 그을음을 닦으라는 듯 햇빛에 순진하게 반짝인다. 차로 움직일 여건이 아니라면 능강계곡 끝자락에 있는 정방사로 가면 된다. 정방사 앞마당에 서면 겹겹이 포개지는 산자락의 실루엣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방사 뒤편에 있는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의 물맛도 일품. 맑은 물은 새로운 피, 새로운 살을 만들 것처럼 청아하다. 정방사는 자동차로도 쉽게 갈 수 있지만 능강계곡으로 오르는 오솔길이 운치 있어 걸어가는 맛도 일품이다. 문의 정방사 (043)647-7399▶ 관련기사 ◀☞싱가포르에서 맞이하는 이색 크리스마스☞늦가을 정취 가득한 공원으로 놀러 오세요☞국내 외국인 유학생 대상 한옥 매력 체험단 모집
고향 가야 제맛 나는 ''도루묵'' 까칠해도 맛은 훈훈한 ''털게''
  • 고향 가야 제맛 나는 ''도루묵'' 까칠해도 맛은 훈훈한 ''털게''
  • [조선일보 제공] 고성 사람들은 물회와 명태맑은탕(지리), 도치두루치기, 흑돼지, 털게찜, 막국수, 도루묵찌개, 추어탕을 '고성8미'로 꼽는다. 이 중 이제 막 맛이 들기 시작한 건 도루묵과 털게다. 겨울까지 제철이다. 고성에서도 특히 거진항은 명태로 유명했으나, 요즘은 보기도 힘들다.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명태는 요즘 잘 잡히지 않는다.  ▲ 털게◆도루묵 도루묵이 도루묵이 된 사연. 고려 왕이 난을 피해 동천(東遷)했다. 우연히 맛본 생선이 너무 맛있었다. 이름을 물으니 목어(木魚)란다. "이 맛있는 생선을 겨우 목어라고 부르다니! 앞으로는 은어(銀魚)라고 부르라." 왕의 명령에 따라 목어는 은어가 됐다. 서울로 돌아온 왕, '은어' 맛을 잊지 못하고 수라상에 올리라고 명한다. 다시 먹은 '은어'는 맛이 없었다. 왕이 다시 명한다. "도로 목어라고 해라." 조선 정조 때 이의봉(李義鳳)이 편찬한 '고금석림(古今釋林)'에 나오는 이야기다. 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음식이 원산지에서 먹어야 맛있다지만, 그렇게 다를 수 있을까. 도루묵은 원래 맛이 별로 아닌가? ▲ 거진횟집 도루묵찌개. / 조선영상미디어 고성군 거진항에서 도루묵을 맛보고 비로소 왕을 이해했다. 고성 거진항에서 맛본 도루묵은 서울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살은 희고 부드럽고 촉촉하다. 배가 터질 듯 들어찬 알은 탱탱하면서 톡톡 터진다. '거진횟집'(033-681-6868) 주인 이경희씨는 "도루묵은 살아있어야 맛있다"고 했다. "냉동은 퍽퍽해요. 알도 냉동 들어갔다 나오면 잘 익질 않고 딱딱해요." 도루묵은 9월 말부터 나오기 시작, 겨울까지 잡힌다. 이경희씨는 "아직은 알이 덜 여물었고, 11월 중반부터 최고"라고 했다. 간장과 고춧가루, 마늘, 청양고추, 소금으로 양념해 끓인 찌개가 칼칼하다. 서울에서 도루묵구이를 먹으면 퍽퍽한데, 고성에선 맛나다. 거진횟집 등 고성 식당에선 대개 한 냄비에 3만원 받는다. 서넛이 먹을 수 있다. 구이는 1접시 10마리쯤 나오고 2만~3만원 받는다. ◆털게 수온이 찬 바다에서만 나온다. 이경희씨는 "북한 쪽 동해에서 많이 나는데, 남한에서는 고성에서만 나온다"고 했다. 몸 전체가 털로 덮였다. 집게발은 작고 따가운 뿔투성이다. 10월 초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절정을 맞지 않았다. "더 있으면 뱃속에 빨간색 알이 꽉 차요. 기온이 더 떨어지고 바닷물이 차가워져야 제맛이 나지요." ▲ 거진횟집 털게찌개. / 조선영상미디어꽃게와 비슷한 크기. 껍질이 얇고 주황색에 가까운 붉은빛이 나는 건 대게와 비슷하다. 게 맛도 꽃게와 대게 중간쯤 된다. 살이 희고 결이 곱다. 대신 살과 내장에 밴 게 특유의 향은 대게보다 옅다. 게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면 비린내가 덜 하다며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쪄서 먹기도 하고, 끓여 먹기도 한다. 껍데기가 꽃게처럼 딱딱하지 않아 먹기가 훨씬 수월하다. 단 뿔이 많아서 먹다 보면 손가락이 콕콕 찔리니 조심해야 한다. 살도 먹을 만하지만, 특히 국물이 훌륭하다. 찌개를 끓여서 국물을 내면 달다. 대게보다 맑고 가벼운 감칠맛이다. 고성에선 된장을 풀어서 맵지 않고 구수하게 찌개를 끓인다. 작은놈은 20마리 8만~10만원, 큰놈은 1㎏당 4만~5만원쯤 받는다. 간장게장도 담근다. 이경희씨는 "간장에 담그면 털이 부드러워진다"고 했다. ▶ 관련기사 ◀☞제주 육해공 진미대결
관동별곡 800리, 걷기 코스로 되살아난다
  • 관동별곡 800리, 걷기 코스로 되살아난다
  • [조선일보 제공]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워 있었더니/관동 팔백리에 방면을 맡기시니/아아, 성은이야말로 갈수록 끝이 없구나…' 조선 중기 정치가이자 시인 송강(松江) 정철(鄭澈·1536~1593)이 쓴 '관동별곡(關東別曲)' 첫 구절이다. 고등학교 문학 시간 누구나 한 번은 읽었을 관동별곡이 걷기 코스로 살아난다. 강원도 최북단 고성에서부터 최남단 삼척까지, 풍광 수려한 바닷가 길들을 잇고 이어 800리 걷기 코스로 꿰었다. ▲ 송강 정철도 이 바닷가를 걸었을까. 가을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해 뜰 무렵 강원도 고성 공현진해수욕장. '관동별곡 800리 걷기 코스'. 기존 바닷가 길들을 잇고 걸을 수 있도록 화살표 등 표지를 요소요소에 배치한다. 제주 올레와 비슷한 방식이다. 세계걷기운동본부가 만들고 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등 강원도 지자체가 후원 협조했다. 세계걷기운동본부는 10월 17일부터 25일까지 '관동별곡 800리 세계 슬로우 걷기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걷기 코스가 관동별곡에 나오는 모든 풍광을 아우르지는 못한다. 관동별곡에서 송강은 한양에서 왕을 알현한 후, 지금의 남양주와 여주를 거쳐 강원도 관찰사(오늘날 도지사)로 원주에 부임한다.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 제" 내금강을 통해 금강산에 들어간다. 만폭동, 진헐대 등 금강산 절경을 두루 관람한 뒤 외금강을 통해 강원도 동해안으로 빠져나온다. 고성 삼일포와 청간정, 양양 낙산사, 강릉 경포대, 삼척 죽서루를 거쳐 지금은 경상북도의 일부가 된 울진 망양정에서 여정을 마친다. ▲ 강원도 고성 청간정. 관동8경 중 하나로 관동별곡에도 등장한다.이 중 금강산과 삼일포는 현재 북한 땅이니 당연히 걸을 수 없다. 그래서 걷기 코스는 고성군 금강산콘도에서 출발한다. 또 지금은 경북인 울진 망양정과 평해 월송정은 코스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800리(약 320㎞)에 못미치는 것 아닌가? 세계걷기본부 정준 사무총장은 "들쭉날쭉한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보니 약 300㎞쯤으로, 800리에서 크게 모자라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걷기운동본부에서는 하루 종일 걸으면 고성 금강산콘도에서 삼척 죽서루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계산하고 있다. 관동별곡을 걷기 코스로 만들겠다는 건 정준 사무총장의 오랜 꿈이었다. "걷겠다고 비행기 타고서 산티아고까지 가지 않습니까. 올레 걷겠다고 제주도까지 가지 않습니까. 강원도 동해안은 서너 시간이면 됩니다. 얼마나 가까워요. 한국 최고의 가사문학 작품으로 꼽히는 관동별곡의 배경이 된 땅이니 얼마나 의미가 있습니까?" 국내 최초로 송강 정철의 평전(評傳)을 쓴 강릉원주대 박영주 교수는 "금강산과 관동팔경 유람은 조선조 사대부의 필수 교양코스"라고 했다. "선비들은 산천경계를 둘러보며 답답한 기운을 떨쳐버리고 호연지기를 키우고, 정신이 활짝 펼쳐져 열리는 상쾌한 상태 즉 창신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함이었지요." 문득 의문이 생긴다. '송강이 관동800리를 진짜 걷고 나서 관동별곡을 썼을까?' "송강이 실제로 유람하고 관동별곡을 쓴 건 분명합니다. 송강이 금강산과 관동800리를 찾은 건 관할 구역을 순시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 아니겠어요. 가마나 말을 탔겠지요. 수행원이 있었겠지요." 조선시대 금강산을 거쳐 관동800리를 둘러보려면 얼마나 걸렸을까? "관동별곡에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인 제'라는 구절로 보아 봄에 출발했겠죠. 또 망양정에서 밤에 월출(月出)을 기다린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추우면 어떻게 달 뜨기를 기다리겠어요? 그래서 짧으면 한 달, 길어야 세 달 정도 걸렸으리라 추측합니다." 박 교수는 관동800리를 걷는 의미는 조선을 넘어 신라(新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화랑은 명산대천에 국가와 백성을 위해 제사를 지내는 사제집단이었습니다. 관동800리는 화랑의 순례처라고 봅니다. 관동8경 중 어느 곳 하나 화랑(花郞)과 연관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송강이 걷고 화랑이 걸은 길, 이제 누가 걸을까. ▲ 앞은 황금빛 물결, 뒤는 은빛 물결. 송정호를 끼고 걷는 구간으로, 관동별곡 800리 걷기 코스의 백미다. 관동별곡 800리 걷기 코스. 걷기 마니아에겐 더없이 행복한 일주일 여정이 된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체력이 부족하다면 버거운 거리이다. 그래서 약 300㎞ 코스 중 백미(白眉) 2구간을 골랐다. 해돋이가 장관인 고성군 '거진등대공원 코스'와 조선시대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왕곡(旺谷)마을과 송지호(松池湖)를 끼고 도는 '송지호 코스'다. 송지호 코스 약 6㎞, 거진등대공원 코스 약 4㎞. 두 코스 모두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 수 있다. ◆송지호 코스 7번 국도에서 '고성왕곡마을' 표지판이 보이면 오른쪽 좁은 길로 들어간다. 조금 걸으면 왼쪽에 주차장이 보인다. 여기 차를 세운다. 주차장을 나와 진행하던 방향으로 계속 걷는다. 야트막한 오르막길이다. 오르막을 넘으면 소나무숲을 가운데 두고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조금 더 좁은 길로 들어선다. 소나무 아래 왕곡마을 안내판이 서 있다. 내용을 읽어본다.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 사이에 고려에 충성하는 강릉(양근) 함씨가 이곳에 들어와 동족마을을 형성하였다. 오음산을 중심으로 다섯 개 산봉우리가 둘러싸고 송지호와 함께 마을을 보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오봉리라 이름하였다.' 안내판을 뒤로하고 계속 걷는다. 야트막한 돌담 뒤로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가 심어져 있다. 감나무 뒤로 초가집과 기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세기 전후 만든 북방식 전통 한옥 21채가 보존돼 있다. 용인 민속촌과 함께 전국에서 둘밖에 없는 국가 지정 민속마을이라고 한다. 민속촌과 달리 아직도 사람들이 사는, 살아있는 한옥이다. 이곳 사람들 사는 모습이 보고 싶다면 오른쪽 집들 사이로 난 길로 들어간다. 이른 아침,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무럭무럭 올라온다. 특이하게도 굴뚝마다 항아리를 얹어 놓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옛날부터 그렇게 해왔단다. 초가지붕에는 박이 주렁주렁 달렸다. 지붕 아래서 참새가 나와 낯선 이에게 조잘조잘 경계하는 소리를 낸다. 400여년 전 송강 정철이 여길 찾았을 때도 이 모습 그대로 아니었을까. 다시 걷기 코스를 밟는다. '오봉막국수'와 '왕곡정미소'를 왼쪽에 두고 걷는다. 곧 오른쪽에 그네가 보인다. 그네를 지나면 어느덧 마을을 빠져나온다. 작은 사거리다. 사거리 맞은편은 온통 황금빛이다. 추수를 기다리는 논이다. 길을 건너 좌회전한다. 조금 걸으면 곧 오른쪽에 좁은 길이 나타난다. 이 길로 접어든다. 낮은 언덕을 넘자마자 시야가 터지듯 넓어진다. 황금빛 논이 보이고, 그 뒤로 송지호 표면이 햇살을 반짝반짝 반사한다. 이 장관을 바라보면서 직진한다. 다시 작은 사거리. 호수를 오른쪽으로 두고 왼쪽 흙길로 접어든다. 길은 호수 왼편을 끼고 돈다. 7번 국도를 지나는 차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기 시작할 무렵 길이 다시 갈라진다. 오른쪽 길이 언뜻 송지호로 향할 것 같지만, 이어지지 않는 막다른 길이다. 왼쪽을 택한다. 곧 철조망이 보인다. 철조망 문을 지나면 오솔길이다. 오솔길 왼쪽 위가 7번 국도이다. 오솔길이 끝날 즈음 '철새관망타워'가 눈앞에 우뚝 서 있다. 관망타워에 올라가면 송지호와 송지호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 (033)680-3556 오솔길을 되돌아 걷는다. 철조망 문을 통과해 계속 직진한다. '고성왕곡마을' 표시판이 다시 보인다. 우회전해 왕곡마을 방향으로 걷는다. 주차장이 보인다. 더 길게 걷고 싶다면 공현진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출발했다가 되돌아오면 된다.  ◆거진등대공원 코스 거진항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골목을 조금 들어가면 '대왕슈퍼'가 보인다. 걷기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대왕슈퍼 맞은편 좁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오르막을 조금 걸으면 볼록거울을 사이에 두고 골목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을 택한다. 다시 골목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면 갈림목이 나온다.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시야가 탁 트이면서 작은 주차장이 언덕 끝에 있다. 주차장 왼쪽으로 돌을 촘촘하게 박은 오르막길이 보인다. 이 길로 올라간다. 여기부터 '거진등대공원'이다. 경사가 꽤 가파르다. 길은 소나무숲 사이로 크게 U자로 돈다. 오른쪽 흙길로 들어선다. 사람 하나가 겨우 걸을 정도로 좁은 흙길이다. 솔잎이 쌓여 폭신하다. 흙길이 갑자기 끝나는가 싶더니 동해가 거침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른쪽으로 거진항이 보인다. 방파제에 파도 부딪히는 소리가 무서울 정도로 강렬하다. 몸을 180도 틀어 언덕을 오른다. 동해가 이제 오른쪽 언덕 아래에서 으르렁거린다. 앞쪽 왼편으로 하얀 등대가 보인다. 등대를 둘러싼 흰색 담을 왼쪽에 두고 계속 걷는다. 언덕을 오를수록 바람이 거세진다. 여기 맞춰 파도 소리도 계속 커진다.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흙길로 직진하듯 걷는다. 오른쪽 블록 깔린 길은 삼림욕 오솔길이다. 다시 이정표가 나온다. '샘터·화장실' 방향으로 계속 직진한다. 오른쪽은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동해가 노골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곧 앞 오른편으로 팔각지붕 2층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 앞 큰 바위에 '거진해맞이봉 산림욕장'이라고 세로로 새겨져 있다. 거진등대공원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오른쪽은 남한, 왼쪽은 북한, 정면은 수평선이다. 바다를 실컷 봤으면 전망대에서 내려와 오른쪽으로, 올라오던 길을 같은 방향으로 다시 걷는다. 얕은 오르막을 넘으면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길 오른편에 서 있다. 계속 직진. 작은 삼거리다. 왼쪽 화장실 앞으로 내려가는 길은 공사 중이다. 오른쪽 좋은 길로 간다. 해안도로가 언덕 아래로 보인다. 산모퉁이를 돌아 북한까지 뻗을 것만 같다. 작은 무덤 2구가 왼쪽에 있다. 조금 지나면 갈림길이다. 왼쪽 돌 깔린 길이다. 내리막이다. '거진시내' 이정표가 금세 보인다. 4각형 정자와 배드민턴장을 왼쪽에 두고 지나면 길이 양옆으로 갈린다. 왼쪽 내리막이다. 여기서부터 주택가를 관통하는 골목길이다. 길을 따라 계속 걸어 내려가면 앞에 대왕슈퍼 간판이 보인다. ▶ 관련기사 ◀☞소학(小學) 읽고 새끼 꼬고 사과 따고… 이게 바로 ''시골맛''☞저 산은 왜 자꾸 불을 지르나 몰라☞한국관광공사, 가을 추천여행상품 23선 선정
코스요리로 즐기는 시푸드 한식
  • 코스요리로 즐기는 시푸드 한식
  • [이데일리 EFN 김현지 객원기자] 지난 5월 시푸드 뷔페레스토랑 바이킹스를 운영하고 있는 (주)아시안키친에서 한식당 <바이킹스 메종>을 론칭했다. 국내 3면 바다에서 해산물과 토속 음식을 기본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푸드 한식과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오픈때부터 주목받고 있는 <바이킹스 메종>은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으로의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당일직송으로 올라오는 신선한 재료 (주)아시안키친에서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내 시푸드 한식당 <바이킹스 메종>을 오픈했다. 이곳에서 선보이고 있는 코스요리는 시푸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점심에는 멍게, 해삼, 개불 등 해산물 모둠 5종, 모둠 활어회, 활꽃새우, 전복구이, 제철생선구이, 갈치조림, 돌솥밥과 곰칫국, 디저트 팥빙수까지 제공되는 메종코스(3만3000원), 해산물 모둠의 종류와 아귀수육, 꽃새우장이 추가된 프라임코스(6만9000원)가 있으며, 저녁에는 구성을 조금씩 달리하여 프라임 외에도 프리미엄(9만7000원), 프레스티지(12만원)를 마련하고 있다. 코스요리 외에도 홍게찜덮밥(2만원), 간장게장알덮밥(1만8000원) 등 해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식사메뉴도 준비하고 있다. 동해 독도에서 서식하는 꽃새우와 동해, 남해에서 잡아 올린 아귀, 제주도의 은갈치 등 국내 3면의 바다에서 잡은 생물 식재는 비행기를 통해 당일직송으로 받는다. 활꽃새우의 경우 살아있는 채로 제공되므로 당일직송의 신선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직원이 직접 살아있는 새우의 머리와 껍데기를 분리해 볼거리 또한 제공한다.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가시리, 고시래기 등 흔히 보기 힘든 해초류로 만든 토속적인 반찬은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내, 시푸드 한식이라는 전체적인 메뉴 콘셉트를 돋보이게 한다. 제대로 된 식사를 위해 100% 예약제를 원칙으로 한다.◇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차별화 <바이킹스 메종>은 메뉴에 이어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식당이라 하여 전통 한옥 분위기를 고집한 것이 아닌 자연친화적이고 모던함이 섞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826.45m²(250평)규모에 흙과 돌, 나무 등으로 마감된 인테리어와 중앙에 크게 자리잡은 실내 연못과 나무, 꽃 등은 시각적인 시원함 뿐만 아니라 실내 공기를 쾌청하게 유지해 식사 내내 고객들이 산림욕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12개의 룸과 홀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던한 마감에 전통적인 소품을 배치하여 한국적인 美를 재해석해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차별화된 인테리어는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신선한 맛과 멋을 느끼게 한다. 홀에 배치된 테이블 간의 간격이 넓어 룸이 아니더라도 독립적인 공간이 확보돼 비즈니스 미팅 장소로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가능성 자연 친화적 요소에 모던함을 가미한 공간과 시푸드 한식으로 고급일식집과 한정식집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 변 수 기존 시푸드 뷔페 이미지를 벗고 얼마나 새롭게 포지셔닝을 할 것인가가 관건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8-3 전화 (02)6282-2225 영업시간 11:30~23:00[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10.03 I 객원 기자
넌 어느 나무에서 왔니? 단풍, 아는 만큼 아름답다
  • 넌 어느 나무에서 왔니? 단풍, 아는 만큼 아름답다
  • [조선일보 제공] 올 단풍, 유난히 곱다죠. 맑은 날이 많아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커서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두루 갖췄답니다. 보통 하루 최저기온이 섭씨 5도 아래로 내려가면 단풍이 시작된답니다. 올해 단풍은 오는 10월 1일 설악산에서 출발해 한반도 남쪽을 향해 내달릴 예정입니다. 중부지방과 지리산에는 10월 20일에서 11월 5일쯤, 남부지방에는 10월 20일에서 11월 5일쯤 첫 단풍을 볼 수 있을 거라네요. 아쉽다면 올 단풍은 예년보다 1~8일 정도 늦게 찾아온다는 거죠. 그런데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풍이 오기 전 철저히 준비해서 제대로 단풍을 맞을 시간을 번 셈이랄까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말입니다. 문화유산뿐 아니라 가을 단풍에도 적용될 말이 아닐까 싶네요. 단풍이 좋아서 보러 갔으니, 이제는 단풍에 대해서 알 차례입니다. 우선 D1 면에서 가을철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풍을 소개합니다. 진짜 단풍이 이전과 다르게 보일까요? 올가을 단풍 든 산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죠. ▲ 단풍을 기다리는 설악산‘권금성’에 서늘한 바람이 먼저 찾아들었다. 5분 만에 권금성에 오르는 케이블카 덕분에 등산복 갖춰입지 않아도‘산맛’을 즐기는 덴 어려움이 없다. 모델은“지나가는 길에 들렀다”며 18일 굽 높은 구두 신고 가뿐하게 산을 찾은 신미란(26)씨.조선영상미디어 >> 단풍나무_ 단풍나무와 그 잎은 가을 단풍의 대명사다. 가을에 기온이 낮아지면 초록색 엽록소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빨간색 색소가 새로 생겨나면서 잎이 붉게 물든다. 가지에 2장씩 마주 나는 손바닥 모양의 잎은 잎몸이 5~7갈래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다. >> 서어나무_ 오랜 시간이 지나 그곳에 가장 적합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안정된 숲을 '극상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극상림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무가 서어나무다. 가을에 열매는 갈색으로 익고, 잎은 노랗게 단풍이 든다. 가지에 서로 어긋나는 긴 타원형 잎은 끝이 뾰족하고 10~12쌍 잎맥이 가지런히 뻗는다. >> 생강나무_ 잎이나 어린 가지를 잘라서 비비면 생강 냄새와 비슷한 독특한 냄새가 난다 하여 생강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중북부에서는 생강나무의 어린 잎을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시기도 하고, 부각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가을이면 뫼 산(山)자 모양으로 생긴 잎이 노랗게 단풍 든다. >> 배롱나무_ 둥근 타원형 잎이 붉은색이나 노란색으로 단풍 든다. 잎이 두껍고 광택이 있으며 잎자루가 거의 없어 줄기에 바로 붙는다. 여름에 분홍색 꽃이 아주 곱다. 백일 동안 핀다 하여 '백일홍'이라 부르기도 한다. 화초 백일홍과 구분하기 위해 '나무백일홍'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간질나무' '간지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얼룩무늬가 있는 매끄러운 줄기를 긁으면 간지럼 타듯 나무 전체가 움직이니 신기하다. ▲ 사진=윤주복 나무해설도감 >> 사람주나무_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 라나 서해안을 따라서는 백령도까지 올라오고 동해안을 따라서는 속초와 설악산까지 올라와 자란다. 잎은 타원형~달걀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나무껍질은 회갈색~회백색을 띠고 매끈하며 세로로 짙은 색 무늬가 있다. 봄에 돋는 새순도 붉은색을 띤다. >> 감나무_ 잎이 두껍고 가죽질이며 앞면은 광택이 있다. 가을에 붉게 단풍이 든다. 붉은 잎에 초록색 반점이 선명하게 아름답다.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주로 중남부에 많다. >> 칠엽수_ 손바닥 모양으로, 7장의 작은 잎으로 이뤄져 있다. 5장 또는 9장이 붙는 잎도 있다. 단풍잎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작고 통통하다. 단풍잎이 여성의 손 같다면, 칠엽수잎은 작고 통통한 아이 손처럼 귀엽달까. '마로니에'라는 서양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칠엽수는 고향이 일본인 반면 마로니에는 유럽이 고향인 가시칠엽수다. 물론 둘은 아주 가까운 형제다. 잎과 꽃 모양이 거의 같아 구분이 쉽지 않다. >> 은행나무_ 가장 오래된 나무 중 하나다. 2억5000만년 전 고생대 지층에서 화석으로 발견되기도 한다. 짧은 가지 끝에는 잎이 촘촘히 모여 나고, 새로 자라는 긴 가지에는 잎이 서로 어긋난다.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바뀌는 잎은 청명한 가을 하늘과 대조되며 아름답게 반짝거린다. >> 붉나무_ 가을 단풍이 불타는 듯 강렬한 붉은빛이다. 그래서 평안도나 전라도에서는 '불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지에 서로 어긋나는 잎은 7~13장의 작은 잎이 마주 붙은 깃꼴겹잎이다. 쓰임새도 많은 나무다. 그 쓰임에 따라 이름도 여럿 가졌다. '염부목(鹽膚木)'은 열매 표면에 붙는 흰 가루가 소금처럼 짜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금이 귀했던 옛 산골 사람들은 소금 대신 이 가루를 음식에 넣어 먹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름은 '오배자나무'다. 이 나무의 잎에 벌레가 기생하면서 만든 벌레집인 오배자(五倍子)가 귀한 한약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설사를 멈추는 지사제로 쓰인다고 한다. 물감 원료로도 쓴다. ▶ 관련기사 ◀☞성곽을 밟는다 한양을 걷는다☞예측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남설악에서 만나다☞1000번째 가을을 건너는 곳 ‘진천 농다리·초평 저수지’
절경 얹은 밥 한 그릇에 도시락까지!
  • 절경 얹은 밥 한 그릇에 도시락까지!
  • [조선일보 제공] 산과 계곡에서 나는 재료는 거의 비슷하다. 이 재료들에 얼마나 큰 정성을 더하느냐가 '산 아래 맛집'을 만든다. 월간산 '산따라 맛따라' 필자 박재곤(73)씨가 요즘 산행하기 좋은 설악산·덕유산·지리산·청량산(경북 봉화)에서 맛있다고 이름 난 식당을 추천했다. ▲ 설악산에 오르기 전 그 산세(山勢)를 눈으로 먼저 즐길 수 있는 대승폭포 입구 장수대 식당. / 조선영상미디어 설악산 ●백담순두부 돌이네집_ 내설악 백담사 입구에 큰 돌을 쌓아 만든 외관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바닷물을 간수로 쓴 순두부는 보기엔 밍밍하고 투박한데 한술 뜨면 순식간에 한 뚝배기 뚝딱 비울 정도로 입에 착착 붙는다. 정경림·고윤옥씨 내외가 백담사를 드나들던 혜수(慧修) 스님으로부터 불가에서 내려오는 두부 제조법을 배워 부근 콩밭에서 난 콩으로 두부를 직접 만든다. 설탕·소금·화학조미료 등 이른바 '삼백(三白)'을 피하고 감초·엿·전통 간장으로 맛을 낸다. 정경림씨는 "밑반찬으로 나오는 나물취, 가시오가피 새순 같은 장아찌는 식당 뒤 장독대 수십 개에 종류별로 쟁여둔 것을 철에 맞춰 조금씩 꺼내는 것"이라고 했다. 오전 7시~오후 7시. (033)462-9395 ●등불_ 장마가 길고 동해안 지역의 기온이 낮은 덕에 매년 음력 6월에 나오는 여름송이가 올해 풍작이다. 저온 현상 때문에 벌레도 거의 먹지 않아 가을송이 못지않게 실하다는 게 양양 사람들의 주장. 설악산 오색약수로 가는 길목, 7번 국도에 있는 넓고 깔끔한 식당 등불은 주변 송이상(商)들이 캐온 향긋한 버섯을 부새우(동해에서 나는 아주 잔 새우) 젓갈, 명태식해, 석이버섯 무침 등 강원도 토속 밑반찬과 함께 낸다. 국물 자작한 불고기에 향긋하다 못해 달콤한 송이버섯을 작작 찢어 올려 내는 송이불백(1인분 2만5000원)을 먹었더니 두 시간이 지나도록 송이 향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불백에 송이를 추가해 먹을 수 있는데 '추가분 송이'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게 아쉽다. (033)671-1500 ▲ 용바위 식당 황태구이 정식●용바위 식당_ 내설악 백담사 입구, 미시령과 진부령 갈림길 부근 용대리는 춥고 바람 많고 눈 많이 온다. 명태를 말려 황태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조건. 자연스럽게 이 일대엔 겨우내 직접 덕장에서 말린 황태 요리를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매바위 폭포옆에 있는 용바위 식당은 30년 넘게 운영 중인 덕장에서 만든 황태를 요리해 낸다. 통통하고 담백한 황태구이 한 마리, 대충 떠도 숟가락 수북이 담겨 나오는 넉넉한 황태국이 밥과 함께 나오는 황태구이 정식(8000원)은 밑반찬이 단출해 오히려 깔끔하다. 황태국밥은 6000원. 오전 8시~오후 7시. (033)462-4079 ●설악산 회관_ '설악동 B지구' 상가 입구에 있다. 산자락 토속음식점으로 표고버섯전골(2인분부터, 1만7000원), 황태해장국(7000원) 등 전형적인 산촌 음식을 낸다. 산행하러 올라가는 길이라면 마늘·무장아찌를 넣은 주먹밥(2000원)을 포장해가는 것도 좋겠다. 해 뜰 때부터 밤 10시30분까지. (033) 636-7478 ●장수대 가든_ 음식은 밋밋하지만 풍광만은 일품이다. 설악산의 명소이자 '한국 3대 폭포' 중 하나인 대승폭포로 올라가는 출발지에 있으며 미륵장군봉, 삼형제봉, 대승령 등 울룩불룩한 설악산 산세가 병풍처럼 주변을 감싼다. 매점이 있어 가벼이 음료수 한 잔 하고 가도 부담 없다. 산채비빔밥 6000원. (033)463-5292 지리산 ●느티나무집_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백무동계곡을 끼고 있는, 산 사람들의 아지트 같은 식당 겸 산장이다. 지리산 나물을 함께 내는 백반 1인분 7000원, 닭백숙 4만원, 흑염소불고기 1인분 2만원. (055)962-5345 ●달궁식당·산장_ 성삼재에서 출발해 지리산 종주를 할 경우 베이스캠프로 이용할 만한 식당 겸 민박집. 달궁계곡 옆,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상을 놓고 흑돼지(1인분 1만원)를 구워 먹다 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063)626-3473 ●거목산장_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목인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 있다. 식당에서 천왕봉이 보인다. 산행 중 먹을 도시락(4000원)도 판다. 흑염소석이버섯불고기 1만5000원. (055)973-9415 ●백제회관_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 부근에 있어 산행하고 온천에서 몸을 푼 후 들르기 좋다. 산채 백반 1만원. (061)783-2867 청량산 ●까치소리_ 낙동강변(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에서 청량산을 바라보는 전경이 일품이다. 황토로 지은 건물에서 민박도 가능하다. 부근에서 나는 향긋한 더덕을 내는 '더덕정식'(1인분 9000원)이 맛있다. (054)673-9777 ●오시오식당_ 주인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 덕에 자꾸 발길이 간다. 청량산도립공원 입구(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에 있어 찾기도 편하다. 고려 현종 때부터 이 지역 특산물로 이름을 날렸다고 전해지는 돼지숯불구이(1인분 8000원)에 솔잎을 함께 구워 냄새를 줄인 게 특징이다. (054)672-9012 덕유산 ●용추폭포가든_ 칠연계곡과 가까운 무주군 안성면 사탄리에 있다. 식당 바로 앞이 용추폭포다. 덕유산에서 나는 버섯을 소고기 육수에 담아 내는 버섯전골(3인용 2만원, 공깃밥 별도 1000원)이 유명하다. (063)323-0838 ▶ 관련기사 ◀☞산 아래 맛집… 정상에서도 네 생각뿐이었다☞진짜배기 흑산도 홍어의 참맛!
테이블 위 스토리로 고객들의 대화를 싹 틔워라
  • 테이블 위 스토리로 고객들의 대화를 싹 틔워라
  • [이데일리 EFN 송우영 객원기자]&nbsp; 서양식 상차림에서 센터피스라는 것이 있다. 꽃이나 작은 크리스털 인형, 초 등을 활용하여 테이블 중앙을 장식하는 것이다. 작은 티 테이블 위에도 올릴 정도로 서양 상차림에서 중요하다. 테이블을 아름답게 꾸며준다는 것 외에 센터피스의 중요한 역할은 한 테이블에 앉아있는 상대방과의 이야깃거리를 틔워 준다는 점에 있다. 낯선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과 마주 앉아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망설일 때 센터피스는 어색한 분위기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던져준다. 말 한마디는 커녕 소리도 나지 않는 작은 센터피스가 거기 놓여있는 것만으로 고객들의 대화는 시작된다. ◇ 식탁 위에 펼쳐지는 동해안 바다이야기 <고래불>비즈니스 식당으로 잘 알려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고래불>은 유난히 일이 잘 풀리는 식당으로 소문이 나 있다. 고객들은 <고래불>에서 음식이 식탁에 차려지는 순간 서로서로 음식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곳 문을 나선 고객들은 지인들에게 <고래불>을 상대방과의 대화가 잘 풀리는 곳, 일이 잘 되는 곳이라 소개한다. <고래불>은 동해안 지역의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문상순 대표의 고향인 경북 영덕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백사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문상순 대표는 <고래불>을 열기 전 1여 년간 속초부터 포항까지 동해안을 돌면서 바닷가 음식점, 그 지역 맛집의 음식들을 맛보았다. 저마다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식재, 그리고 그것들에 맞추어 전래되어 오고 있는 조리법 등을 눈여겨보았다. 문 대표는 음식점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서점과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찾다가 원하는 책의 대부분을 문화·예술 코너에서 발견했다.“이 때 내가 하려 하는 외식업은 결국 문화산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고객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보여주고 싶은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문 대표는 우리나라 바다, 그것도 고향이 있는 영덕을 중심으로 한 동해바다 이야기, 동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그곳 음식 등을 메인 콘셉트로 잡았다. “<고래불>은 밥집이다. 그래서 밥이 최고여야 한다”는 문 대표는 매장 내 도정기를 설치했다. 갓 찧어낸 쌀로 밥을 짓는다. 1주일에 한 번 문 대표가 직접 태백산맥에서 흐르는 물을 길어온다. 물의 양이 한정 되어 있어 식사가 강조되는 점심에만 약수로 돌솥밥을 짓고 있다. 오대산 방아다리 약수, 청송 달개약수터 등에서 길어온 물로 지은 돌솥밥은 약수 속 미네랄을 그대로 품어 파르라니 찰지다. 고객들은 <고래불>앞에 ‘동해바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토종의 맛이 있는 밥집’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고래불>에서는 1년에 360일 꽃새우를 먹을 수 있다. 동해안에서 올라온 10년 이상 된 바위굴은 크기만도 보통 굴의 10배가 훌쩍 넘는다. 동해안의 모든 식자재를 활용하여 그 지역 어민들이 먹었던 음식을 개량해서 올린다. 고래고기, 동해북방모시조개찜, 제철 회, 해산물, 멍게된장찌개 등과 함께 향토반찬으로 가자미식해, 꽁치젓갈로 무쳐낸 해초나물, 방풍나물, 돌문어, 울릉도부지깽이, 명이나물 등 다양한 종류의 식재료를 생소해하는 고객들에게 직원들이 짧은 코멘트를 곁들인다. 또한 이곳에서는 회가 남자어른 주먹만한 돌 위에 얹혀 있다. 횟감이 나는 바닷가와 강가의 돌이다. 지역 생산물을 그 지역에서 주워온 돌 위에 얹는다는 발상은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그 돌들을 받치고 있는 널찍한 판은 구들장으로 만들었다. 영하 50도에서 얼려두었다가 돌을 얹고 그 위에 회를 올려 내면 신선함이 오래 유지된다. 그 외에 그릇들도 진흙으로 투박하게 빚어낸 듯 자연을 닮아있다. 도예작가가 만든 것으로 비싸게는 10만원을 훌쩍 넘는 것도 있을 정도. 파손율이 높아 쓰기를 망설이다가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음식과 이야기, 이미지 등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해칠 수 없다는 고집과 욕심으로 선택했다. 문상순 대표는 그릇과 음식의 궁합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룸들의 이름도 영덕, 강진, 울진, 울릉 등 동해안에 있는 항구의 이름이다. 동해안에서 나는 식재로 만든 우리나라 토종음식 전문점 콘셉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고래불>의 주 고객층은 40~60대 남자가 80~90%를 차지한다. 주로 삼성전자 임원부터 고위공무원들이다. 질은 좋고 가격은 일식집보다 저렴하며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들은 하나같이 “테이블 위에서는 바다이야기가 펼쳐진다”며 놀라워한다. 이야기가 있는 집이라 이야기가 잘 되는 집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소문이 뒤를 잇는다. 30%가 충성고객, 20~30%가 단골고객, 나머지도 입소문으로 이곳을 찾는다. 2002년 10월, 지금의 1층에 문을 열었던 <고래불>은 2년 만에 2층을 추가로, 4년 만에 지하까지 넓혔다. ▶ 관련기사 ◀☞브랜드를 팔아야 하는 시대☞당신의 스토리를 매장 전체에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라☞고객감동의 원초적 본능, ‘외식업소에 스토리를 얹어라’&nbsp;[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07.24 I 객원 기자
강원도의 힘? 강원도의 맛!
  • 강원도의 힘? 강원도의 맛!
  • [조선일보 제공] 감자, 옥수수, 오징어회. 강원도 하면 떠오르는 '뻔한 음식 트리오'입니다. 이 세가지, 물론 맛있죠. 하지만 이 셋만 먹고 온다면 좀 안타깝습니다. 산과 바다를 헤집고 살펴보면 별미가 꽤 숨어있거든요. '강원도 숨겨진 별미 베스트6'을 소개합니다. 올 여름 강원도로 휴가를 떠나시나요?&nbsp; 강원도 사람들, 억울할 수도 있겠다. "언제 숨겨 놓고 먹었나?"라며. 우리가 몰랐던 거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강릉 주문진과 사천항, 정선, 평창을 샅샅이 뒤져 별미를 찾아냈다. 강릉 돌고래횟집,장원물항각_성게물회 주황에 가까운 진한 노란색 성게알이 검붉은 해삼과 함께 빨간 국물 한가운데 섬처럼 떠있다. 성게알과 멍게를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에 넣는다. 성게알이 크림처럼 부드럽다. 씹을 틈도 없이 혀 위에서 녹아내린다. 고소하다 못해 달다. 성게알이 우아하고 세련된 감칠맛이라면 해삼은 야성(野性)이 넘친다. 오독오독 단단한 해삼은 씹으면 씹을수록 성게알과는 다른 종류의 감칠맛이 배 나온다. 성게알과 해삼이 서로의 감칠맛을 배가하고 증폭시킨다. 여름 바다를 한입 가득 머금은 기분이다. 성게물회는 동해의 여름 별미다. 강릉 '장원물항각' 주인 홍순철씨는 "성게는 8월까지가 제철"이라고 했다. "보라성게와 불그스름한 말똥성게가 있어요. 말똥성게가 조금 더 나아요. 가시가 짧아 밤톨처럼 생긴 말똥성게는 7월 말부터 알이 차기 시작하니까 조금 더 있어야 먹지요. 가시가 길고 색이 검은 보라성게는 지금도 맛있고요." ▲ 성게물회 한 그릇풋풋한 여름바다가 그대로 그릇에 담겼다. 강릉 사천항에서 촬영했다. 촬영을 위해 연출한 것으로, 실제로는 이렇게 그릇이 넘칠 듯 가득 담겨 나오진 않는다. 성게는 그동안 국내에서 쉬 맛볼 수 없었던 별미이다. 그런데 최근 동해 어느 항구이건 흔하게 보게 됐다. 까닭이 있다. 성게는 거의 전량 일본으로 비싼 가격에 수출됐었다. 지자체와 어민들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어린 성게를 동해안 일대에 대량 뿌려놨다. 그런데 값싼 중국산 성게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 수출이 크게 줄었다. 천적인 돌돔 등이 남획되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자, 성게 천지가 됐다. 강릉 사천 '돌고래횟집' 주인 최금순씨는 "요즘은 금어기도 없고 아무 때나 잡는다"고 했다.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싱싱한 성게를 반으로 가른다. 노란 성게알 네 덩이가 보인다.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알을 떠낸다. 냉면 사발에 가늘게 썬 오이와 양파, 부추, 쪽파 따위 채소를 푸짐하게 담고, 초장을 풀고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간 한 국물을 붓고 성게알을 얹는다. ▲ 강릉 '장원물항각' 성게알밥국물은 식당마다 나름의 노하우가 다르다. 장원물항각에서는 초고추장을 동치미국물에 푼다. 사이다를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톡 쏘는 탄산 느낌이 나니 희한하다. 식초와 물엿은 새콤달콤한 맛을 살릴 정도로 자제한다. 여기에 해삼이나 전복을 넣는다. 남은 국물에 소면을 말아 먹는다. 돌고래횟집은 북어와 다시마 우린 육수를 사용한다. 여기에 초고추장과 청양고추, 양파, 배, 사과 따위를 갈아 넣는다. 채 썬 오징어, 해삼을 곁들인다. 장원물항각이 성게 자체의 맛과 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돌고래횟집은 성게에 다른 해산물을 더해 감칠맛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둔 듯하다. 동해안을 따라 널린 횟집마다 성게물회를 낸다. 대개 한 그릇에 1만원 받는다. 성게알을 뜨거운 밥에 비벼 먹는 성게알밥이나, 성게부침도 대개 1만원씩 받는다. 장원물항각_ 강릉 교1동 1820-5(교동택지 경포초교 근처) (033)644-0327·0325 돌고래횟집_ 강릉 사천진리 해안도로 뒷섬 앞 (033)644-1237 아직도 내가 그냥 수수한 감자로 보이니 정선 옥산장_감자붕생이 '감자붕생이'는 강원도 정선 토속음식이다. 정선 '옥산장' 주인 최숙희씨가 설명하는 감자붕생이 만드는 법은 이러하다. "우선 감자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반죽을 해요. 감자를 솥에 담고 익반죽한 감자가루를 수제비처럼 떼어 감자 위에 얹고 푹 쪄요. 감자가 잘 익었으면 잘게 으깨요. 익은 감자를 으깨서 떡처럼 익은 감자가루 덩어리에 골고루 묻혀주죠." 약간의 소금 간이 전부다. 감자도 아니고 떡도 아니다. 감자·감자떡 범벅? '뭐 이런 음식이 있나' 하는 마음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묘하게 맛있다. 따끈하고 쫄깃한 감자떡과 포슬포슬한 감자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입으로 가져가게 된다. 탄수화물 중독인가? 어쨌건 마음이 편안하고 푸근해진다. "붕생이는 정선사투리로 '보슬보슬하다'는 뜻이에요. 우리 정선 사람들은 감자붕생이를 된장과 함께 채소에 싸서 쌈처럼 식사로 먹기도 해요." ▲ 정선 '옥산장' 감자붕생이감자붕생이는 아쉽게도 아무 때나 먹지 못한다. 미리 예약해야 할 뿐 아니라, 감자붕생이만 먹을 수도 없다. 감자전, 감자송편, 메밀전병, 도토리묵무침, 황기백숙 등 정선 토속음식이 고루 나오는 '전통코스요리'(1인 1만5000원·15인 이상)나 '특정식'(1인 1만원)을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감자를 갈아서 만드는 수제비인 '감자옹심이'(6000원)는 따로 주문 가능하다. 옥산장은 본래 여관이다. 최숙희씨의 어머니 전옥매(75)씨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전씨가 "인생살이가 하도 힘들어서 강가에서 울다가 꽂힌" 수석을 전시한 수석전시실 '돌과 이야기'에 가면 전옥매씨가 반갑게 맞아주며 정선과 수석과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준다. 여관도 정갈하지만, 여관과 식당 사이에 있는 한옥에 묵으라고 권하고 싶다. 전옥매씨가 전통 강원도집을 보여주고 싶어 지은 한옥. 지붕은 기와 대신 굴피(참나무의 두꺼운 껍질)로 얹었고, 서양 벽난로와 비슷한 고콜(관솔불을 올려놓기 위해 벽에 뚫은 구멍)도 있다. "황토에 짚을 섞어 쌓은 벽 덕분인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게 최숙희씨 설명. 둘이 들어갈 만한 작은방 3만원, 서넛이 잘 만한 큰방 4만원. 7월 20일~8월 20일 성수기에는 1만원씩 더 받는다. 옥산장_강원도 정선 북면 여량리 149-30, (033)562-0739, www.oksanjang.pe.kr 보드라운 장치살… '서울에선 못 보드래요' 주문진 월성식당_장치찜 "몇 분이세요." "둘이요." "언니야, 여기 2인분." 순식간이다. 주인에게 "뭘 먹을지 말하지 않았잖느냐"고 묻자, 옆에서 먹던 손님들이 "여긴 다 이거 먹는다"고 한다. 강릉 주문진 '월성식당'. 출입구에는 '도루묵찌개' '생태찌개' '명태매운탕' 따위가 붙어 있지만, 모두 '장치찜'을 시킨단다. 장치는 '긴 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강원도 사투리'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 장치라고 하면 길이가 50㎝쯤 되는 바다메깃과 생선이다. 주문진 토박이인 손님들은 장치가 "복어 비슷하다"고 했다. "남자 어른 팔뚝만한 굵기에 길이는 팔 하나쯤 될까? 독이 있어요. 복어처럼 강하지 않고 훨씬 약하지만. 그래도 내장은 먹으면 안 돼요. 센 사람은 안 죽지만 약한 사람은 죽거든." ▲ 강릉 주문진 '월성식당' 장치찜많이 잡히지 않아 이쪽에서 다 소비되는 듯하다. 장치찜을 맛보면 서울에 보낼 물량이 없는 게 당연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살이 무른 장치는 하루쯤 꼬치에 걸어 말린다. 꾸둑꾸둑 하게 마른 장치를 갈치조림 하듯 얼큰하게 조린다. 강원도 하면 빠질 수 없는 감자도 큼직하게 잘라 넣는다. 장치는 보드라우면서도 기름지다. 붕장어(아나고)가 아주 굵고 크게 자랐다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다. 포실포실한 게 주문진 토박이들 말마따나 복어살 같기도 하다. 부드럽고 기름진 장치와 매콤한 양념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양념이 폭 밴 포슬포슬한 감자도 기막히다. 밥은 물론이지만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겠다. "어떻게 장치만 먹어. 소주 한잔해봐." 옆에서 장치에 대해 신나서 설명해주던 주문진 토박이들이 자꾸 소주잔을 권한다. 월성식당_ 장치찜 1인분 5000원(공깃밥 포함 6000원). 강릉 주문진 주문9리(주문진 시장통 먹거리길 13호) (033)661-9910 사골과 눈맞은 조개의 '찐한' 변신 주문진 북청해장국_조개해물해장국 조개를 넣고 끓인 해장국이라고 해서 맑고 가벼운 국물을 예상했으나, 틀렸다. 주문진 '북청해장국'의 '조개해물해장국'은 묵직하다. "사골국물을 폭 우려요. 여기다가 바지락·백합 따위 조개를 듬뿍 넣고, 무청 시래기 넣고, 콩나물 넣고, 된장·고추장 풀어서 팔팔 끓인 거예요." 깊을 수밖에. 그러면서도 선지나 고기를 넣는 해장국보다는 훨씬 가볍다. 맵지 않고 구수하면서 칼칼하다. ▲ 강릉 주문진 '북청해장국' 조개해물해장국.작고 허름하나 유서 깊은 식당이다. 함경도 북청에서 월남한 전춘원 할머니가 50여년 전 문을 열었고, 이제는 딸이 이어 운영하고 있다. 옛날에는 밥을 말아 냈다는데, 요즘은 따로 낸다. 할머니가 성공하자 조개해물해장국을 내는 식당이 옆에 서넛 정도 문을 열었는데, 국물 내는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다.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끓인 '곰치국'이 시원하면서도 칼칼하다. 뽀얀 국물이 시원한 '황태해장국'도 있다. 조개해물해장국·황태해장국 5000원, 곰치국 1만원. 새벽 4시쯤 문 열고, 저녁 8시쯤 닫는다. 북청해장국_ 강릉 주문진항 초입 수협 근처, (033)662-2359 "옆 사람은 어떻게 비빌까" 평창 옛날메밀국수_메밀국수 자기의 능력과 눈치에 따라 맛있는 막국수를 먹을 수도, 형편없는 막국수를 먹을 수도 있는 막국수집이다. 메밀국수 1인분을 주문하면 먼저 열무김치와 김가루, 간장양념장, 갓김치, 무김치, 배추김치, 달걀 노른자 지단, 주전자 가득 담긴 육수가 나온다. 상에는 들기름과 설탕가루, 간장, 식초가 항상 놓여 있다. ▲ 평창 속사 '옛날메밀국수'잠시 기다리면 빈 냉면 사발과 동그랗게 말린 막국수 세 덩어리가 채반에 담겨 나온다. 사발에 육수와 각종 양념을 입맛대로 섞고 국수를 말아서 먹는다. 국수는 훌륭하다. 껍질까지 모두 갈아 넣은 메밀 100%다. 전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쫄깃한 맛이 없고 뚝뚝 끊기는 면을 씹고 있으면 짙은 메밀향이 콧속에 꽉 찬다. 보들보들한 국수를 좋아한다면 메밀 껍질이 깔깔해서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1인분(3사리) 6000원, 반공이(10사리) 1만8000원, 한공이(20사리) 3만5000원. '공이'는 냉면 뽑는 국수틀에 메밀반죽을 넣는 부분. 여기에 메밀 반죽을 넣고 누르면 면발이 아래로 후드득 떨어진다. 옛날메밀국수_ 강원도 평창 용평면 속사1리 555-1, (033)332-1948 별다방은 못 따라올 생원두의 맛 강릉 테라로사_커피전문점 갓 볶은 커피 풍미가 깜짝 놀랄 만큼 강렬하다. 테라로사(Terarosa). 한국에서 생(生) 커피원두를 직접 수입해 직접 볶는 몇 안 되는 곳이다. 11개국 22가지 커피를 맛보고 구매할 수 있다. 블루마운틴을 제외한 대부분 커피가 1잔에 4500~5500원이다. 3가지 다른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 코스' 1만6000원. 에스프레소(4500원)도 훌륭하다. 커피원두는 1봉지(250g·약 20잔 분량)에 싱글(한 지역에서 생산한 커피원두만 모은 것) 1만6000~1만8000원, 블렌드(여러 지역 커피원두를 섞은 것) 1만3000원. 매일 새벽 굽는 빵과 케이크도 괜찮은데, 커피와는 치즈케이크(5000원)가 가장 어울린다. 테라로사_ 강릉 구정면 어단리 973-1, (033)648-2760, www.terarosa.com ▲ 강릉 로스터리 카페 '테라로사'. &nbsp;
진수성찬 넘실대는 행복한 밥상, 울릉도
  • 진수성찬 넘실대는 행복한 밥상, 울릉도
  • ▲ (좌) 아름다운 울릉도 바닷가의 모습, (우) 망향봉에서 바라본 도동항[이데일리 편집부] 동해의 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청마 유치환의 시에서처럼 "동쪽 먼 심해선(深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가 저만치 보인다. 동경 130°, 북위 37°, 면적 72.9㎢, 동서 10㎞, 섬둘레 56.5㎞로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 울릉도.&nbsp;아름다운 울릉도의 풍광은 물론이고 절로 침이 고이는 바다 속 별미들 때문에 울릉도 행 나들이는 누구라도 가슴이 설렌다.빨간 등대의 인사를 받으며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 입항하면 집어등을 단 오징어잡이 배와 방문객을 반기듯 환호하며 하늘을 선회하는 갈매기의 군무에 입이 벌어진다. 배를 가르고 뽀얀 속살 드러낸 오징어도 볼거리다.&nbsp;&nbsp;▲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 전경선착장이건 동네 구멍가게건 울릉도의 상점에는 오징어가 산처럼 쌓여있다. 불에 구운 오징어는 쫀득쫀득 말랑말랑한 것이 씹기에 적당히 좋은 식감(食感)을 준다. 이른바 울릉도 피데기다. 바짝 말린 오징어와 달리 12시간 정도 만 말리면 수분이 남아 도톰한 오징어의 육질이 그대로 느겨진다. 교통편이 좋지 않던 예전에는 울릉도 사람들만 맛보던 ‘오징어의 참맛’이다. 식당에선 싱싱하게 살아있는 오징어를 즉석에서 채썰어주는 오징어 물회가 시원하고, 맑게 끓인 오징어 내장탕, 각종 야채와 오징어 다리가 들어간 오징어순대가 상에 오른다. 짧은 시간, 오징어의 모든 맛이 일순간에 밀려든다. ▲ (좌) 오징어순대, (우) 피데기 (반건조한 오징어)◆ 울릉도 바다를 한입 가득 베어 무는 기쁨 &nbsp;▲ (좌) 울릉도의 바닷길을 걷는 좌안해변길, (우) 해물모둠도동항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자. 저동항에서 도동항까지 이르는 좌안 산책로가 있고 도동항에서 오른쪽으로 우안산책로가 있다. 철썩이는 파도를 발아래 두고 2∼5m 높이 울릉도 해안 절벽 길을 걷는 기분은 가히 일품이다. 산책길에 만나는 간이 횟집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바닷가 옆 테이블에 앉으면 울릉도 청정바다 속에서 방금 건져낸 먹을거리가 상에 오른다. 물기 뚝뚝 듣는 미역에 오도독 오도독 붉은 해삼(홍삼)을 얹고 쥐치 회와 샛노란 성게 알을 얹어 쌈을 싸 먹으면 울릉도의 바다가 한입 가득 찬다. 한 접시에 3~4만원이면 온 바다가 내 것이 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nbsp;울릉도 해안가에서 채취한 주먹만 한 자연산 홍합에 해초만 넣고 끓인 홍합탕은 온 몸을 정화시키듯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홍합은 울릉도를 찾은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먹거리 중 하나로 홍합을 넣어 뭉근히 끓인 홍합 미역국 역시 맛나고 홍합으로 지은 반질반질 홍합 밥도 맛좋다. 홍합 밥과 쌍벽을 이루는 것으로 따개비 밥이 있다. 따개비는 바닷가 갯바위나 암초에 붙어사는 1cm 크기의 회갈색 부착생물로 15분 정도 삶으면 알맹이와 껍질이 분리된다. 알맹이만을 골라 밥을 지으면 연녹색의 찰진 따개비 밥이 된다. 양념장과 김 가루 듬뿍 얹어 비벼먹는 따개비 비빔밥이 별미다. 따개비 알맹이를 잔뜩 넣고 끓인 따개비칼국수 역시 다른 여행지에서는 맛보기 힘든 울릉도 별미다.&nbsp;&nbsp;▲ (좌) 싱싱한 오징어 꽁치 물회, (우) 연두색의 찰진 따개비밥이 외에도 원시 그대로인 맑고 깨끗한 연안에서 잡은 전복, 해삼, 소라 등 울릉도산 어패류는 청정바다 속의 해조류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살이 담백하고 단단하며 쫄깃쫄깃해 감칠맛이 더한다. 알칼리성 식품인 홍해삼을 원료로 한 해삼물회, 손으로 잡은 꽁치를 재료로 한 꽁치물회는 주민들이 즐겨먹는 향토음식이며 외지인들은 꽁치와 오징어를 채 썰어 반반 넣은 오징어 꽁치물회가 입에 맞는다. ◆ 울릉도 산비탈에서 자라는 산나물과 약초 &nbsp;▲ (좌) 울릉도 원시림, (가운데) 태하등대, (우) 울릉도 서북쪽 대풍감&nbsp;울릉도 내륙 도동항의 반대편인 태하등대. 태하1리 마을에서 태하등대 진입로까지 304m에 설치된 20인승 모노레일의 탑승 시간은 6분으로, 최대 39도로 산비탈을 오르기에 스릴만점이다. 모노레일 도착 지점에서 10여분 걸어가면 태하 등대가 나타난다. 천연기념물 제49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 등 한국의 10대 비경으로 꼽히는 서·북면의 해안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울릉도의 배꼽, 나리분지. 투막집과 너와집을 둘러보고 60만평의 나리분지에서 갯바람과 산바람이 적절히 어우러진 산채정식으로 식사를 하면 울릉미역취, 섬부지갱이, 고비, 삼나물, 명이나물이 상에 오른다. ▲ (좌) 나리분지의 너와집, (우) 나리분지에서 즐기는 산채정식과 막걸리▲ 흑염소 불고기울릉도는 눈이 많이 오는 섬 특유의 지질에 독특한 기후가 맞물려,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은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575종의 목초가 고루 분포되어 자생하고 있는데 울릉도에서 자라나는 모든 풀은 약초라 볼 수 있다. &nbsp;이 약초를 먹고 자란 울릉약소와 흑염소로 불고기를 해 먹는다. 자생목초가 풍부한 이상적인 환경에서 비육되었기 때문에 좋은 육질과 더불어 약초특유의 향과 맛이 배어나와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좌) 울릉도 북쪽의 삼선암. (우) 천부항과 송곳봉울창한 원시림과 뛰어난 조망의 성인봉, 하늘을 뚫을 듯 치솟은 송곳봉, 기묘한 해식동굴과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해안, 광대한 나리분지 등 울릉도 섬 구석구석에는 절경 아닌 데가 없다. 추산항 양쪽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야경이 멋지고 석포에서 내수전으로 이르는 그림 같은 산자락과 천부항의 소박함, 한적하고 자연미가 넘치는 학포 해변 등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배를 타고 해상관광으로 울릉도를 한 바퀴 돌면 넘실대는 파도에 맞추어 춤추는 갈매기가 따라온다. 곰바위, 돼지바위, 코끼리처럼 생긴 공암, 울릉도 경치에 반한 선녀들이 놀다가 하늘로 올라갈 시간을 놓쳐 바위가 되었다는 삼선암, 뾰족뾰족 촛대바위 등 눈코입귀가 즐거운 울릉도의 흥겨움이 끝없이 이어진다. ▲ (좌) 고즈넉한 학포해변, (우) 울릉도를 배경으로&nbsp; 서있는 죽도의 갈매기들<여행정보> ▲ 울릉도 도동항에서 독도가는 배타기○ 관련 웹사이트 주소 울릉군청 www.ulleung.go.kr 독도박물관 www.dokdomuseum.go.kr (주)대아고속해운 www.daea.com ○ 문의전화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054-790-6393 독도 박물관 054-790-6432 독도해돋이전망케이블카: 054-791-7160 ○ 교통 [서울→묵호] 묵호까지 가는 셔틀 버스가 있다. 영등포(04:20)-덕수궁(04:40)-신사(05:00)-잠실(05:20)에서 탑승해 9시30분 묵호 도착, 아침 먹고 10시 쾌속선을 탈수 있다. 문의 대아여행사 02)514-6766 http://www.dae-atour.co.kr [묵호→울릉] 161km 씨플라워 | 묵호항 9시 출발, 울릉도 오후 5시 30분 출발 | 1등석기준 편도 일반 4만9천원, 중고등학생 4만4천100원, 만2세~12세 어린이 2만4천500원. 한겨레호 | 묵호항 10시 출발, 울릉도 오후 5시 30분 출발 | 1등석기준 편도 일반 4만9천원, 중고등학생 4만4천100원, 만2세~12세 어린이 2만4천500원. [포항→울릉] 217km 선플라워 | 포항 10시출발 울릉도 오후 3시 출발 | 1등석기준 편도 일반 5만8천800원, 중고등학생 5만3천50원, 만2세~12세 어린이 2만9천400원. * 배편의 출발시간은 주말과 연휴 등 상황에 따라 다르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하도록 한다. -대아고속해운: 포항 054-242-5111, 묵호 033-531-5891, 울릉도 054-791-8801 www.daea.com -연안여객선승선권인터넷예약&#8228;예매: www.seomticket.co.kr [울릉도 내 교통] - 승용차 : 포항에서 카페리에 차를 싣고 갈 수도 있다. 울릉도에는 LPG주유소가 없으니 이를 염두에 두자. - 버스 : 울릉도에서 가장 싼값으로 할 수 있는 육상일주는 버스를 타고 도는 것이다. 내수전, 봉래폭포, 나리분지 행이 있다. 문의 우산버스 054-791-2179 - 택시 : 울릉도 육로전역에 걸쳐 4~5시간 정도 구석구석 자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문의 울릉택시사무실 054-791-2315, 개인택시사무실 054-791-2612 - 렌터카 : 울릉도는 지형이 험하므로 원하는 장소에 따라 4륜 자동차가 필요한 곳도 있다. 소나타 기준 24시간 11만원, 성수기는 13만원. 문의 OK 렌터카 054-791-8668, 한진 렌터카 울릉지점 054-791-5337 http://urrent.co.kr - 유람선 : 해상 섬 일주는 울릉도 여행시 빠져서는 안 될 코스로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비용은 성인 기준 23,000원 문의 울릉도관광유람선협회 054-791-4477 동으로 87.km 떨어진 독도행배는 도동항에서 떠난다. 2시간10분 정도 소요되며 삼봉호가 하루 두 차례 운행한다. 문의 독도해운 054-791-8114 ○ 숙박정보 - 대아리조트: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02-518-5000, www.daearesort.com - 추산일가: 울릉군 북면 추산리, 054-791-7788, www.chusanilga.com - 황토방 모텔 : 울릉읍 사동 1리 054-791-0098 - 세운장 모텔 : 울릉읍 도동1리 054-791-2171 www.swmotel.co.kr - 황제모텔: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054-791-8900 - 바다거북모텔: 울릉군 서면 남양3리(통구미), 054-791-0303, www.wowullung.com ○ 식당정보 - 다애식당 : 오징어 순대, 울릉읍 도동리 054-791-1162 - 나리촌 식당 : 산채정식, 북면 나리분지 054-791-6082 - 등뼈 : 따개비 밥, 울릉읍 도동리 054-791-3760 - 바다회 센터 : 꽁치물회, 울릉읍 도동리 054-791-4178 - 99식당 : 약초해장국, 홍합밥, 따개비 밥, 울릉읍 도동 1리, 054-791-2287 - 추산일가 : 홍합 미역국, 북면 추산동 054-791-7788 - 울릉약소: 암소한마리, 울릉읍 도동리, 054-791-4898 - 옥천농원식당 : 흑염소 불고기, 울릉읍 사동리 054-791-0222 ○ 주변볼거리: 통구미, 저동항, 현포항, 죽도, 독도 &nbsp;▲ (좌) 죽도 접안시설과 달팽이 계단, (우) 꽃과 조각이 어우러진 예림원▲ (좌) 울릉도 현포항, (우) 울릉도 북측 해안 도로의 야경&nbsp;&nbsp;<사진제공 : 여행작가 이동미>▶ 관련기사 ◀☞물놀이만 즐기란 법 있나요?☞남한산성으로 가라… 초록빛 여름이 기다린다☞3시간 7분, 점심 때 춘천 가서 막국수 먹고 오는 시간
2009.07.17 I 편집부 기자
배 위에서 먹는 `어부들의 패스트푸드`
  • 배 위에서 먹는 `어부들의 패스트푸드`
  • [이데일리 편집부] 동해 일출과 함께 한국 경제의 힘찬 맥박이 살아있는 포항은 예로부터 바다를 끼고 있어 먹을거리가 풍성한 고장이다. 한겨울에는 바다별미 과메기와 살이 꽉 찬 대게가 있다면, 한여름에는 가슴마저 시원한 포항물회와 회국수가 있어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들의 입맛을 되찾아 준다. &nbsp;&nbsp; &nbsp;&nbsp; &nbsp; &nbsp; ▲ 포항물회 - 사진제공_여행작가 이종원◆ 어부들의 패스트푸드 포항물회 고기를 잡느라 바쁜 어부들이 재빨리 한 끼 식사를 때울 요량으로 방금 잡은 물고기를 회쳐서 고추장 양념과 물을 넣고 비벼 훌훌 들이마셨던 데서 유래된 음식으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처음에는 어부들 사이에서 유행했다가 차차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포항물회’라는 지방특유의 음식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물회의 재료는 흰 생선을 주로 사용한다. 가자미, 광어, 도다리, 노래미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징어와 한치 그리고 해삼, 개불, 성게 등 해산물도 물회의 재료가 된다. 싱싱한 횟감에 상추, 파를 넣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뿌리고 찬물이나 살짝 얼린 육수를 부으면 짜릿한 바다 맛이 전해지는데 물회에 밥을 말아 먹어도 전혀 느끼하지 않다. &nbsp;▲ 감칠맛 나는 회와 쫄깃한 국수의 절묘한 만남 포항회국수 - 사진제공_여행작가 이종원&nbsp;◆ 여름철 보양식 포항회국수 감칠맛 나는 회와 쫄깃한 국수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회국수는 호미곶 근처 대동배마을이 유명하다. 영일만의 끝부분인 호미곶 앞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이며 각종 물고기의 회유지로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 그날그날 잡히는 싱싱한 횟감이 대동배마을 회국수 맛의 비결. 참기름을 바른 국수와 자연산 회 한 접시가 식탁을 장식하고 오이, 콩나물 등 야채와 식당마다 색다른 비법의 초고추장을 넣고 비벼먹는데 혀에 착착 감기는 면발과 매콤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해 한여름 보양식으로 그만이다. 식사를 마친 후 항아리처럼 아늑한 선창가를 산책하며 바다 향에 마음껏 취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죽도시장동해안 최대의 재래시장인 죽도시장은 포항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서려 있다. 200여 곳의 회집, 건어물상가, 어패류상가 등 사시사철 저렴한 가격으로 싱싱한 해산물을 구할 수 있으며 인근상가에서 초장 등 재료값만 부담하면 즉석에서 회를 맛볼 수 있다. 고래고기, 돔배고기, 개복치 등 평소 보기 힘든 생선을 만나는 재미도 좋지만 재래시장 특유의 시끌벅적한 흥정소리를 들으며 민초들의 살가운 표정을 만나는 것도 의미 있다. 막회타운, 물회골목, 해장국골목, 수제비골목 등 저렴하고 푸짐한 서민음식을 맛볼 수 있어 더없이 즐겁다. &nbsp;▲ (좌) 온인류의 화합과 화해를 의미하는 호미곶 상생의 손,&nbsp;(우) 호미곶의 아침여명 ▲ (좌) 상생의 손과 호미곶등대, (우) 국립등대박물관 - 사진제공_여행작가 이종원16세기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호미곶을 남녘땅 가장 동쪽에 돌출한 땅끝으로, 호랑이 꼬리에 해당되는 천하의 명당이라고 불렀으며, 육당 최남선은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한반도를 묘사했고 고산자 김정호는 호미곶을 일곱 번이나 답사하면서 대동여지도에 우리나라 가장 동쪽임을 그려 넣었다. 한반도의 아침을 깨우는 장엄한 해돋이야말로 호미곶의 가장 큰 볼거리다. 영혼의 불 성화대와 불씨함 그리고 연오랑세오녀 부부상, 지름 3.3m의 전국 최대의 가마솥까지 볼 수 있다. 호미곶 광장 옆 등대박물관에는 1907년에 세워진 호미곶등대 뿐 아니라 국내외 등대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으며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등대유물관, 체험실, 과학관, 해양수산관까지 갖추고 있어 아이들이 바다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육사의 청포도 시비를 둘러보고, 영일만 노래비와 바다를 바라보며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 가사를 흥얼거려도 좋다.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는 새벽마다 수산물 경매를 볼 수 있으며 회타운이 형성되어 포구를 바라보며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 일제강점시절 일본인들의 집단 거류지인 장안동 골목은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일본거리 세트장으로 활용될 정도로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요릿집, 선술집, 여관 흔적이 남아 있어 1930년대부터 해방까지의 일본풍 거리를 상상하기에 충분하다. 현재 일본 가옥을 개조해 홍보전시관으로 꾸며놓아 해방 전 일본인과 구룡포 사람들의 삶을 그려볼 수 있다. 마을 뒷편 구룡포 공원에 오르면 구룡포항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nbsp;▲ (좌) 도구해수욕장,&nbsp;(우) 칠포리 해변 - 사진제공_여행작가 이종원환상적인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아기자기한 해수욕장이 보석처럼 박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교통이 편리한 도구해수욕장은 연오랑세오녀의 전설이 서려 있으며, 여객터미널과 환호해맞이 공원 사이에 있는 북부해수욕장은 포스코의 아경을 감상할 수 있고, 횟집촌이 형성되어 생선회와 포항물회를 맛 볼 수 있다. 4km나 되는 긴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칠포해수욕장은 바다산책코스가 잘 꾸며져 있으며 백사장내 방갈로가 예쁘게 조성되어 있다. 수심이 얕아 가족 피서지로 그만인 월포해수욕장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되는 지점에 위치해 해수욕은 물론 낚시도 즐길 수 있다. &nbsp;▲ (좌) 12km청정계곡으로 이루어진 하옥계곡, (우) 내연동 계곡의 관음폭포 - 사진제공_여행작가 이종원태백준령의 동양화 같은 산 내연산은 12리가 넘는 긴 계곡에 12폭포와 크고 작은 소와 담 그리고 선일대, 학소대 등 기암절벽이 천하절경을 이루고 있다. 쌍생폭포를 시작으로 삼보폭포, 보현폭포, 관음폭포가 이어지며 구름다리를 건너면 12폭포 중에서 가장 웅장한 연산폭포가 그 위용을 자랑한다. 내연산계곡 하류는 정갈한 절집인 보경사를 품고 있다. 포항 최북단 하옥계곡은 동사동 계곡에서 새태양지 계곡까지 12km구간의 청정계곡으로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계곡 야영지로 손꼽히며 숲이 우겨져 삼림욕까지 즐길 수 있다. 인공조림과 다양한 수목을 관찰할 수 있는 경상북도수목원과 함께 묶어 둘러보면 좋다. 수목원 전망대에 오르면 동해는 물론 호미곶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 내연동계곡 폭포, 경상북도 수목원, 보경사 - 사진제공_여행작가 이종원<여행정보> ○ 웹사이트 주소 -포항시청 홈페이지: www.ipohang.org -국립등대박물관: www.lighthouse-museum.or.kr ○ 문의전화 - 포항시청 문화관광과:(054)270-2243 - 국립등대박물관:(054)284-4857 - 호미곶관리사무소:(054)270-5826 - 보경사: (054)262-1117 - 죽도어시장상인회사무실:(054)241-0180 - 경상북도수목원: (054)262-6110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포항(1일 30회, 4시간 30분 소요 ) 대전-포항(1일 14회, 3시간 10분 소요) 마산-포항(1일 8회, 2시간 30분 소요) 광주-포항(1일 4회, 4시간 소요) [열차] 서울-포항간 새마을호(1일 2회, 5시간 20분 소요) 동대구-포항간 무궁화호(1일 10회, 1시간 40분 소요) 부전(부산)-포항 무궁화호(1일 2회, 2시간 40분 소요) KTX 리무진 연계버스 동대구역-포항시외버스터미널 (1일 12회, 1시간 간격, 1시간 20분 소요) [비행기] 서울-포항간(1일 8회 운항, 5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포항]서울-경부고속도로-도동JC-대구포항간 고속도로-포항IC-포항 [광주-포항]광주-88올림픽고속도로-금호JC-구마고속도로-도동JC-대구포항간 고속도로-포항IC-포항 [대구-포항]대구-팔공산IC-대구포항간 고속도로-포항IC-포항 [부산-포항]부산-경부고속도로-경주IC-서라벌대로-구황로-7번국도-포항 ○ 숙박정보 - 라마다앙코르포항호텔 (054)282-2700/남구 해도 1동 - 칠포파인비치관광호텔 (054)262-5600/북구 홍해읍 칠포리 197 - 해수모텔:(054)284-8044/남구 대보면 대보리 234-2 - 한나모텔: (054)284-9802/남구 대보면 대보리 238-1 - 모텔퍼시픽:(054)252-8855/북구 두호동 544 - 엔비치모텔:(054)232-6900/북구 두호동 603 ○ 식당정보 - 어부회집:(054)284-5237/회국수, 물회/남구 대보면 대동배1리 387-1 - 대궁회집:(054)284-9462/회국수,물회/남구 대보면 대동배1리 413 - 동해회식당:(054)244-0997/물회, 활어/죽도어시장내 - 호미곶회타운:(054)284-2855/물회, 활어/호미곶 - 박물관회집:(054)284-8865/활어/호미곶 - 별장회타운:(054)284-2408/활어, 물회/구룡포읍 삼정해수욕장 - 보경사 천령산가든:(054)261-4330/닭백숙, 산채/보경사 입구 ○ 이색 정보 : -포항시티투어: 11월말까지 매주 토일 포항역 광장 9시 30분 출발 토요일코스(포스코역사관, 지능로봇연구소, 포항공대, 덕동문화마을, 경상북도수목원, 죽도시장), 일요일코스(포스코제철소 견학, 보경사, 내연산폭포, 사방기념공원, 덕실마을, 죽도시장) 문의 영일만 관광 (054)243-7979 - 포항전통5일장: 구룡포장(3.8일) 풍부한 수산물과 농산물 거래, 오천장(5.10일) 오천, 장기, 동해지역 주민들의 상거래 장소, 느타리버섯과 영지버섯으로 유명 축제 및 행사정보 -포항국제불빛축제 2009.7.25~26. 북부해수욕장, 형산강둔치 일원. 해변가요제, 용선대회, 불빛퍼레이드, 불꽃쇼, 국제 연극제 (054)270-2241 ○ 주변 볼거리 오어사, 영일만온천, 호미곶온천랜드, 일월지, 영일민속박물관, 환호해맞이공원, 덕동문화마을, 비학산, 경상북도수목원, 사방기념공원 ▶ 관련기사 ◀☞흙으로 문화를 빚다, 전남 강진 칠량옹기마을☞여수의 10味 10景을 아세요?☞초록빛에 젖고… 역사 향기에 취하고
2009.06.30 I 편집부 기자
청정기운이 전해지는 에코투어
  • 청정기운이 전해지는 에코투어
  • ▲ 영양 본신리 금강소나무 군락지 &nbsp;[조선일보 제공] 위치 :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본신리 본신리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은 영양에서 울진 평해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자리 잡은 첩첩산골 오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소나무 중에서 최고로 치는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속이 노랗다고 해서 ‘황장목’, 표피가 붉은색을 띤다고 해서 ‘적송’, 매끈하게 잘 뻗었다고 해서 ‘미인송’, 금강석처럼 결이 촘촘하고 단단해서 ‘금강송’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옛날엔 궁궐의 대들보와 기둥으로 쓰였거나 왕실의 관을 짜는데 사용되었던 튼실한 나무다. ▲ 생태탐방로 수목 표찰 이곳에서 금강송림을 제대로 보려면 에코투어탐방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초보자들에게는 비교적 거리가 짧은 생태4탐방코스(2km, 2시간)와 생태5탐방코스(1.2km, 1.5시간)가 적당하다. 출렁다리를 건너 비탈길을 오르면 하늘 향해 날렵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아름드리 금강송 군락이 반긴다. 산을 오를수록 낙동정맥의 웅장한 산세가 펼쳐지고, 본신에서 흘러내려온 계곡물과 백암온천으로 넘어가는 88번 국도가 편안한 곡선을 만들어낸다. 코끝을 자극하는 솔향기에 취해 하염없이 걷다보면 가슴이 탁 트이고 머리까지 상쾌해진다. 산마루 능선을 따라가면 진달래, 철쭉 등 천상화원과 연결되며, 산 정상에 서면 동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 진한 솔향이 일품인 금강소나무 군락지등산이 부담스럽다면 바닥이 훤히 비치는 계곡에 자리 잡고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면 된다. 물막이 보로 막아놓은 계곡에는 피라미, 누치, 버들치 같은 1급수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어 아이들 생태교육장소로 그만이다. 개울을 건너면 노루귀, 괭이눈, 투구꽃, 산자고, 하늘말나리, 둥굴레 등 한국자생식물을 한 곳에 모아둔 자생식물탐방로와 연결된다. 450m 길이의 촉감 좋은 나무데크 위를 거닐며 우리 고유의 꽃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야영데크, 식수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미리 예약하면 숲해설사로부터 금강소나무와 한국자생화에 대한 흥미진진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좌) 출렁다리 아래는 1급수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 (우) 숲탐방 도우미의 숲해설금강숲에서 하룻밤을 보내겠다면 근처 검마산자연휴양림을 이용하면 된다. 제법 고도가 높은 검마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하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골고루 자라고 있으며 그 사이에 조성된 산책길이 아기자기하다. 산림문화휴양관, 야영데크, 정자, 등산로, 수영장, 어린이놀이터를 갖추고 있다. 꽃사슴사육장은 늘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nbsp;▲ (좌) 검마산 자연휴양림 산림휴양관 내부 - (우) 검마산자연휴양림에서 만난 얼레지 남쪽으로 흘러가는 낙동강 물줄기와는 달리 수하계곡을 적시는 장수포천은 북쪽으로 흘러 왕피천을 만나 동해로 빠진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반딧불이, 은어, 수달 등이 서식할 정도로 환경의 보고다. 수하계곡에 자리 잡은 반딧불이생태공원에서는 들꽃동산 걷기, 반딧불이와 나비를 비롯한 숲속곤충 관찰하기 등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반딧불이천문대에서는 고성능 망원경을 통해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으며 천제투영실에 앉으면 우주에 관한 재미난 상식을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 (좌) 영양 반닷불이생태체험마을 특구 - (우) 반딧불이 천문대와 반딧불이 생태학교 / 사진제공:영양군청 일월산자생화공원은 일월산자락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꽃공원이다. 일제 강점기시절 이곳은 광물 수탈을 위한 제련소였고, 폐광석 찌꺼기가 쌓여 토양이 오염되어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비운의 땅이었다. 2001년 영양군은 오염원을 완전 밀봉하여 매립한 후 객토를 깔아 자생화공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금낭화, 구절초, 원추리, 벌개미취 등 우리에게 친숙한 야생화 뿐 아니라 멸종위기에 놓인 할미꽃, 하늘말나리 등 희귀야생화까지 만날 수 있다. 아담한 인공 연못에서는 수련, 꽃창포, 붓꽃 등 습지식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입구에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승무 시비가 서 있다. ▲ (좌) 희귀 자생화를 볼 수 있는 일월산자생화공원 - (우) 광물제련소 흔적과 조지훈의 승무시비 한양 조씨 집성촌인 주실마을은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 마을의 모양이 마치 배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실학자들과의 교류로 일찍 개화한 마을이면서 일제 강점기 때는 서슬 퍼런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던 지조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특히 청록파 시인이자 ‘지조론’의 대학자였던 조지훈과 인문학의 대가인 조동일, 조동걸 등 우리 역사에 남을 인재를 배출했다.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과 18세기 전형적인 살림집인 옥천종택, 후진양성을 위해 건립한 월록서당이 마을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조지훈 선생의 삶과 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지훈문학관, 그의 주옥같은 시 20여 편을 돌에 새겨 놓은 지훈시공원 그리고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시인의 숲까지 조성되어 있어 오일도시인, 이문열 작가를 배출한 영양이 문학의 고장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 (좌) 조지훈이 한문을 수학한 서당인 월록서당 - (우) 조지훈의 20편의 시가 새겨져 있는 지훈시공원5월 초순에는 일월산 자락에서 산나물을 직접 채취하고 청정 영양의 쌉쌀한 산나물을 맛 볼 수 있는 영양산나물축제(2009.5.8~10)와 마당놀이, 문학강좌, 백일장 등 풍성한 문학축제인 지훈예술제(2009.5.9.~10)가 열려 여행의 흥취를 더해준다. &nbsp;▲ (좌) 영양 산나물축제 일월산 산나물채취체험 / 사진제공:영양군청 - (우) 풍성한 문학축제인 지훈예술제 ::: 여행정보 ○ 웹사이트 주소 - 영양군청 홈페이지 www.yyg.go.kr - 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홈페이지 http://south.foa.go.kr - 반딧불이생태공원 홈페이지 http://firefly.yyg.go.kr ○ 문의전화 - 본신리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054)730-8140 - 영양군청 문화관광과 (054)680-6043 - 검마산자연휴양림 (054)682-9009 - 반딧불이생태공원 (054)680-6045 ○ 대중교통 정보 [버스] - 서울 동서울터미널-영양(4시간 30분 소요, 1일 4회) - 안동-영양(1시간 30분 소요, 1일 38회) - 대구-영양(2시간 40분소요, 1일 21회) - 부산-영양(4시간 소요, 1일 2회) ○ 자가운전 정보 [서울-영양] -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 영주IC → 36번국도 → 현동 → 31번국도 → 문암리 → 88번 지방도 → 수비 → 금강송생태경영림 [광주-영양] - 광주 → 88올림픽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남안동IC → 34번국도 → 안동시내 → 청송군 진보면 → 31번국도 → 영양 [대구-영양] - 대구 → 중앙고속도로 → 남안동IC → 안동시내 → 청송군 진보면 → 31번국도 → 영양 [부산-영양] - 부산 → 경부고속도로 → 대구 → 중앙고속도로 → 남안동IC → 안동시내 → 청송군 진보면 → 31번국도 → 영양 ○ 숙박정보 - 검마산자연휴양림(054)682-9009/수비면 신원리 - 수하1리 산촌마을 017-534-0304/수비면 수하리 - 수하청소년수련원펜션:(054)680-6425/수비면 수하리 - 아이엠모텔: (054)683-0024/영양읍 서부리 - 신라장여관:(054)683-3284/영양읍 서부리 - 울진백암온천: 20분 거리에 있음 ○ 식당정보 - 맘포식당:(054)683-2339/한우불고기/영양읍 서부리 - 장원가든:(054)683-1114/쌈밥/영양읍 서부리 - 선산식당:(054)683-2026/한우숯불고기/영양읍 서부리 - 삼양식당:(054)682-4700/한식/영양읍 서부리 - 별미식당 (054)682-9375/한식/수비면 발리리 - 낙동식당:(054)682-4070/매운탕/입암면 신구리 ○ 이색체험 정보 - 수하1리 산촌마을: 산림욕장, 산채재배단지체험, MTB, 물놀이터, 산림휴양관, 다목적구장 - 영양 5일장: 영양읍내. 매월 4일, 9일, 14일, 19일, 24일, 29일 동해의 해산물과 내륙의 과일, 산나물, 고추 ○ 축제 및 행사정보 - 영양산나물축제 2009.5.8~10 일월산, 황용천 복개지 (054)680-6067 일월산 정상 일원 산나물 채취체험, 산나물 요리경연대외, 직거래 장터 외 - 지훈예술제: 2009.5.9.~10. 주실마을 일원 (054)680-6043 지훈백일장, 사생대회, 문학강좌, 마당놀이, 음악행사, 어린이 음악제 ○ 주변 볼거리 선바위관광지, 서석지, 봉감모전오층석탑, 두들마을, 산촌생활박물관, 영양측백수림 ▶ 관련기사 ◀☞''한옥에서 보내는 감동의 하루'' 2차 체험이벤트 실시☞''제22회 지용제'' 15일 개최, 문학열차 등 체험 이벤트☞그늘과 강바람이 싱그러운 북한강변길
자연산 꼼장어, 매일 직접공수해
  • 자연산 꼼장어, 매일 직접공수해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원로 배우 남포동(본명 김광일&#8228;사진)씨. 의리파로 통하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낸 ‘남포동의 도도한 꼼장어’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 배우가 아닌 회장님으로써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예명이기도한 남포동은 바로 꼼장어의 산지인 부산 남포동이기도 하다. 우연히 그곳의 꼼장어집을 지나치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후배이자 오랜 동료인 황재은사장과 함께 서울 장안동 경남관광호텔 뒤에 '남포동 꼼장어'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지인의 소개로 전문컨설팅 업체인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대표와 “오꼬만(오뎅과 꼬치의만남)”브랜드로 알려진 ㈜조은프랜차이즈의 김종현 대표와 만나 함께 논의한끝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 한것. 녹번2호점은 남포동의 이미지를 살린 개구진 캐릭터의 간판과 깔끔한 매장인테리어로 지하철 역촌역 3번출구, 녹번초등학교 건너편 도로변에 위치해있는 231.4㎡(약 70평)규모의 고기집을 새롭게 인테리어해 오픈했다. 음식점은 무엇보다 재료와 맛이다. 이곳의 꼼장어는 100% 동해안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자연산 꼼장어를 매일 직접 공수해 산지시세보다 저렴하게 대량 구매해 가맹점에 공급 한다. 최고의 건강식품이라 할 수 있는 꼼장어는 DHA및 다량의 칼슘함유로 수술회복,치매,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어린이 설장발육 및 여성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싱싱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인기메뉴는 단연 꼼장어 구이다. 또한 다양한 고객의 입맛에 맞춰 조은프랜차이즈의 전문요리사가 직접 메뉴를 개발, 보완 하였다. 꼼장어요리 외에도 매운쭈꾸미해물떡찜, 열라매운닭발구이, 매콤꼼장어불고기등 간단한 식사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현재 녹번점에 교육장을 마련, 예비가맹점주 대상으로 조리교육 및 고객관리등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불황기를 맞이한 예비창업자를 위해 오로지 물류에서 기업이익을 찾겠다는 마인드로 저렴한 맞춤 창업비용을 제시해 창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생각이다. 기존 매장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도 적극 나서 진행하고 있다. 녹번점 02-382-9283 / 본사 02-2694-2044 &nbsp;[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04.03 I 강동완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땅, 무궁화의 고장 홍천
  •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땅, 무궁화의 고장 홍천
  • [경향닷컴 제공] 강원 영서내륙의 중심. 홍천에서 발원해 홍천에서 끝나는 맑고 깨끗한 홍천강과 백두대간의 원시림이 잘 보존된 청정지대다. 나라꽃 무궁화를 널리 보급한 충절의 고장. 청정성과 환경성, '생명·건강산업'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조선 초기의 문신인 서거정은 <학명루기>에 ‘홍천은 산과 물이 둘러있고, 깊고 궁벽한 곳에 있으면서 잘 다스려졌다’고 썼다. 그러나 이제 홍천은 더 이상 깊고 궁벽한 곳이 아니다. 4차선으로 넓어진 44번 국도와 남북을 잇는 중앙고속도로가 홍천을 통과하고, 수도권과 동해안을 잇는 동서고속도로도 올해 개통 예정이다. 홍천에 들어서면 곳곳에 '새로운 변화, 생동하는 홍천'이라는 광고판이 서 있다. 동쪽 서쪽의 말과 기후가 다르다 강원도 영서 내륙의 중앙에 자리한 홍천군은 전국 기조자치단체 중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한다. 서울특별시의 3배 넓이이며 강원도의 10.7%에 달한다. 홍천은 동쪽은 높고 서쪽으로 가면서 점차 낮아진다. 산지가 군 전체의 87%를 차지한다. ▲ 홍천강 대진교 주변. 여름에는 강마을을 찾아오는 피서객들로 붐빈다. <홍천군청> 홍천은 서울에서 가까운 강원도 땅이면서도 ‘근대화’ 바람은 가장 더디게 불었다. 그동안 홍천은 동해안으로 가는 통과 지점이었다. 주민들이 “동서 300리”라고 말하는 홍천은 지리상으로도 영동과 영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같은 고장인데도 기후가 다르고 말이 다르다. 백두대간 험산준령에 기대고 사는 동쪽 사람들은 거센 영동지방 사투리를 쓰고, 서쪽 사람들은 부드러운 경기도 말씨에 더 가깝다. 동쪽과 서쪽의 표고차 때문에 기후도 5℃ 이상은 차이가 난다. 홍천은 고구려시대 벌력천현이었다. 통일신라시대에 녹효현이라 했으며, 고려시대에 홍천현이 됐다. 동쪽은 양양군과 강릉시, 서쪽은 가평·양평군, 남쪽은 횡성·평창군, 북쪽은 춘천시와 인제군에 각각 접한다. 서석면 검산리 미약골에서 발원해 홍천 중앙부를 지나 북한강 청평호로 흘러드는 홍천강은 예부터 홍천의 가장 큰 젖줄이자 영동과 영서를 잇는 수운(水運)의 요충지였다. 주민들은 “홍천강은 다른 지역의 물이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청정1급수”라고 자랑한다. 홍천읍을 중심으로 상류지역은 화양강, 하류지역은 홍천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홍천강은 북한강 수계에서 자연 하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강이다. 수산, 반곡, 모곡, 마곡, 개야, 남노일 등 강촌마을 ‘유원지’들은 깨끗한 물에 풍성한 모래밭, 자갈밭이 있어 여름철 ‘강수욕장’으로 인기가 높다. 도시를 벗어나 잠깐 사이에 이런 강마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우리 시대에 누릴 수 있는 마지막 행운일지도 모른다. 이곳에도 곳곳에 대규모 펜션이 들어서고 있다. 홍천강변 서면 팔봉리에 솟은 팔봉산(327.4m)은 여덟 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팔봉산 제2봉에는 칠성당과 마을 서낭신인 홍씨, 이씨, 김씨 부인을 모시는 삼부인당(三婦人堂)이 있다. 이 당집에서 매년 음력 3월15일과 9월9일에 당굿을 한다. 400년 역사의 당굿을 보기 위해 무당과 무속연구가들이 모여든다. 보리울 마을에서 무궁화로 피어난 남궁억 ▲ 가칠봉 삼봉약수. 치병 효과가 뛰어난 신비의 약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홍천군청>홍천강 하류의 서면 모곡리 보리울 마을은 나라꽃인 무궁화의 성지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 운동가이자 교육자, 언론인이었던 한서 남궁억(1863-1939) 선생은 1918년 향리인 이 마을로 낙향해 모곡교회와 모곡학교를 짓고 교육에 힘쓰는 한편 무궁화를 전국적으로 퍼뜨리는 데 힘썼다. 1933년 체포됐다가 2년 뒤 병으로 석방됐지만 77세인 1939년에 사망했다. 보리울에는 한서기념관과 무궁화동산이 들어서고, 초기의 예배당이 복원돼 있다. 홍천군은 해마다 가을에 남궁억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는 한서문화제를 열고 있다. 홍천군의 캐릭터와 심벌마크도 무궁화 꽃을 형상화했다. 2008년 산림청에서 ‘무궁화 메카 도시’로 선정한 홍천군은 주요 도로변에 무궁화를 본격적으로 심을 계획이다. 홍천이 자랑하는 인물 가운데 또 한 사람이 최승희(1911-1967)다.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춤꾼인 최승희는 남면 제곡리 안말에서 태어났다. 최승희 춤 정신의 계승을 위해 해마다 최승희 춤축제를 연다. 불교문화가 살아숨쉰다 홍천군은 팔봉산과 함께 가리산 미약골, 금학산, 가령폭포, 공작산 수타사, 가칠봉 삼봉약수, 용소계곡, 살둔계곡을 ‘홍천9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서면 팔봉리에 들어선 대명비발디파크가 스키장을 비롯한 사계절복합레저휴양단지로 외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 희망리 삼층석탑. <홍천군청> 신라의 원효대사가 창건한 수타사는 동면 덕치리 공작산(887m) 자락에 있다. 조선 세조 때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을 합해 편찬한 <월인석보> 제17권, 18권이 사천왕상 복장유물로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다.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강원도 유형문화재 17호)은 수타사 중심 법당으로 내부 장식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동종(보물 제11-3호), 홍우당부도(강원문화재자료 제15호), 후불탱화 등 수많은 문화재가 간직돼 있다. 월인석보 초간본은 수타사 성보박물관인 ‘보장각’에 있다. 홍천은 강원도 산간 지역 치고는 문화재가 많은 편이다. 홍천의 동부 지역인 내촌면 물걸리 절터에는 통일시대 시대의 삼층석탑(보물 제545호)이 서 있다. 석조여래좌상(보물 제54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542호), 대좌(보물 제543호), 대좌 및 광배(보물 제544호)는 보호각 안에 보존돼 있다. 불교 미술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문화재들이다. 그러나 도로는 물론 진입로에도 안내판 하나 없어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현재 보호각 보수공사중인데 관리인도 없이 공사가 중단돼 화재와 도난의 위험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사지와 샛길 하나로 경계를 지은 민가에서는 개가 사납게 짖어댔다. 입구에 마련된 화장실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물걸리사지는 답사객을 위한 편의시설은커녕 유적지로서의 면모를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물걸리 동창마을은 3·1만세 운동 때 낫과 호미로 무장한 여덟명의 열사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자주독립을 외치던 곳이다. 이들 ‘팔열사’를 기리는 기미만세공원과 팔열중학교가 그곳에 있다. 홍천읍 사무소에는 전형적인 고려시대의 석탑인 희망리 삼층석탑(보물 제79호)과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보물 제540호)이 옮겨져 있다. 이 보물들도 제자리를 지키지 못한 채 읍사무소의 ‘정원석’ 노릇을 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홍천읍 희망리 당간지주(보물 제80호) 역시 주택과 소음에 묻혀 있다. 청정성과 환경성에서 새길 찾는다. 화천면 말고개는 6·25전쟁 초기 밀물처럼 쳐들어오는 인민군의 탱크를 국군이 맨몸으로 막았던 현장이다. 북방면 화동리에는 부하가 실수로 중대원이 모여 있는 곳에 수류탄을 떨어트리자 자신의 몸을 던져 중대원 100여 명의 생명을 구한 강재구(1937-1965) 소령을 기리는 강재구공원이 있다. 홍천은 한때 12만 명의 인구로 시 승격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인구는 7만 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홍천은 지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레저시설 확충, 공장유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 위주 정책은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최근 홍천에는 10여 개 이상의 골프장이 추진되고 있다. 골프장 예정지인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일원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서식지, 멸종위기 식물인 삼지구엽초 군락지가 발견됐다. 주민들은 골프장건설반대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반대집회를 여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홍천은 최근 들어 생명·건강산업도시를 미래 홍천의 테마로 홍보하고 있다. 농업군에서 탈피, 산업군으로 전환하는 시발점 역할을 생명·건강산업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2008년 우리나라 최초로 ‘생명·건강과학관’을 개관했다. 생명·건강과학관은 4D영상관, 건강생활관, 생명관, 물관, 체험학습관 등을 갖추고 있다. 홍천읍 연봉리 일대를 생명·건강산업 연구단지로 지정하고 연구센터와 과학관 건립, 관련 기업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홍천 메디칼허브연구소, 서울대학교 시스템 면역의학연구소, 화진화장품 공장 및 연구소 등이 들어서게 된다. 홍천의 특산은 청정성과 환경성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다. ‘홍천강 수라쌀’ ‘늘푸름 홍천한우’ ‘홍천 찰옥수수’ ‘6년근 홍천 인삼’ ‘홍천잣’을 5대 명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축산분야 블루오션 사업으로 ‘늘푸름한우’와 ‘산우리흑돼지’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산우리 흙돼지는 전국 최초로 재래돼지 품종으로 인정받아 최근 한국종축개량협회로부터 재래돼지 ‘혈통등록증’을 교부받았다. 땅이 넓고 고을마다 환경이 다른 만큼 홍천의 특징을 한마디로 딱 집어내기는 어렵다. 궁벽한 은둔의 땅에서 접근성에 따른 환경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주민들은 서울∼양양간 동서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개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실제로 수도권과 1시간 거리로 단축돼 인적·물적 교류의 증대로 지역 성장 동력의 한 축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사람의 온기와 푸른 산, 맑은 물을 지켜낼 수 있을까.&nbsp;&nbsp;▲ [무궁화] 무궁화의 성지 홍천이 ‘무궁화 메카 도시’로 선정되면서 앞으로 거리를 무궁화로 뒤덮을 계획이다. < 홍천군청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 [기미만세상] &nbsp; 팔열사를 기리며 물걸리 동창마을의 팔열사 기미만세탑. 이들을 기리는 팔열중학교가 있다.가는길 수도권에선 양평 지나는 44번 국도를 이용한다. 영남지방에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홍천 나들목으로 접근한다. 충청·호남지방에선 대전~진주간 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등을 이용해 영동고속도로∼만종 분기점∼중앙고속도로(춘천 방향)∼홍천 나들목을 거친다. 홍천강 하류의 모곡유원지, 팔봉산관광지 등으로 접근하려면 44번 국도 양평군 단월면 소재지에서 ‘대명비발디파크’ 이정표를 따라간다. 버스는 서울 상봉터미널(1시간 40분), 동서울터미널(1시간 50분)에서 출발한다. 연락처 홍천군 문화체육과 033-430-2358 홍천군 농업기술센터 033-434-2219 홍천군 경제관광과 033-430-2350, 팔봉산관리사무소 033-434-0813 맛집 홍천원조화로구이/44번국도를 타고 양평에서 홍천으로 가다 홍천읍 못미처에 양지말 화로숯불구이촌이 있다. 각종 야채와 토종벌꿀을 적당히 섞어서 만든 고추장 양념을 돼지고기와 더덕에 발라 2시간 정도 재워서 구워낸다. 033-435-8613 홍천강 민물매운탕/북방면 상화계리에 있다. 홍천강 유원지에는 매운탕을 하는 집들이 많다. 대부분 빠가사리, 꺽지, 메기, 모래무지, 피라미 등으로 매운탕을 끓여낸다. 033-435-8951 느티나무집/수타계곡 들머리에 있다. 매운탕 요리로 유명한 집이지만 강원도 전통 감자 옹심이를 잘한다. 033-436-6292 숙박 비발디파크/스키장, 콘도, 골프장 오션월드 등 부대시설이 다양하다. 033-434-8311 공작산휴양림/2002년에 개장한 사설 휴양림. 033-434-4987 홍천펜션협회/홍천강변 등지에 새로 지은 펜션이 많다. 016-812-0098 가리산휴양림/두촌면 천현리에 있는 자연휴양림. 홍천군에서 관리한다. 033-435-6034 ▶ 관련기사 ◀☞섬진강을 가슴에 담고 즐기는 자전거 여행☞진해 군항제 들러 대금산 진달래 볼까☞노란 물감 풀어놓은 듯… 산수유 세상 열렸네
오지에서 한반도의 중심으로, 무릉도원의 고을 양구
  • 오지에서 한반도의 중심으로, 무릉도원의 고을 양구
  • [경향닷컴 제공] 산과 계곡의 고을 양구는 최근까지 오지의 대명사로 일컬어졌지만 멀리 구석기 시대부터 신선을 꿈꾸는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어 둥지를 틀었던 무릉도원의 세계라고 할 만하다. 인공위성을 통한 과학적 측정으로 국토정중앙이라는 지위를 얻었다. “멧부리와 봉우리가 반이나 둘러쌌네(岡巒半向環)~.” 고려 명종대(재위 1170~1197년)의 학자 노봉(老峯) 김극기(金克己)는 입만 열면 시(詩)가 줄줄 나왔다고 한다. 그런 그가 산과 계곡의 고장 양구(楊口)를 이렇게 읊었단다. 선조 25년(1592년)에 부임한 감사가 금강산에 이르는 첫 고을의 아름드리 수양수림(垂楊樹林)을 보고 지었다는 그 이름 양구(楊口). 김극기는 나아가 “아름다운 수풀이 빽빽하고~ 대숲에 비친 해가 그윽한, 문득 신선이 사는 곳(洞府)인가 싶다”는 찬사를 보냈다. 현현한 12만 년 전의 세계 하지만 전설의 은사(隱士) 허유(許由)라면 모를까, 이렇듯 먹고 살기 힘든 첩첩산중에 누가 둥지를 틀고 살 것인가. 그도 그럴 것이 태백산맥의 지맥이 금강산 남쪽 기슭에서 이어져 남북으로 종단하고, 동단엔 가칠봉(1242m)·대우산(1179m)·도솔산(1148m), 중앙에는 비봉산맥이 있으며, 서단엔 백석산(1142m)·사명산(1198m)을 연결하는 어은산맥이 버티고 있으니…. ▲ 평화의 댐 공사로 노출된 상무룡리 구석기 유적. 지금은 수장됐다.그런가. 그러면 양구는 신선이 아닌 속인(俗人)은 살 수 없었던 땅이었던가. 아니다. 험준한 산과 계곡이 하늘을 가린 이 땅에는 물경 12만 년 전부터 고인류-현생인류가 차례로 터전을 잡고 살던 곳이니. 지난 198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평화의 댐 건설공사를 위해 파로호의 물을 빼기 시작했다. 양구 상무룡리 일대는 1943년 화천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됐던 지역. 물을 빼자 그곳에서는 12만 년 전~1만8000년 전 중기 및 후기구석기 유적이 노출됐다. 그뿐이 아니었다. 화채그릇을 닮았다고 해서 한국전쟁 당시 ‘펀치볼’로 일컬어졌던 해안(亥安) 분지에서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 시대 유적과 유물들을 쏟아냈다. 굽이굽이 상무룡리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천혜의 마을이 하늘의 기운을 내뿜는 양지 바른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또한 해안분지는 꼭 피안(彼岸)의 세계, 혹은 무릉도원으로 일컬어질 만하다. 무릉도원의 주민들이 그랬다지. 도연명을 꿈꾸려면 “우린 진(秦)나라 때 난리를 피해 이곳에 와서 한번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한데 밖은 도대체 어떤 세상입니까?”(도연명의 ‘도화원기’) 최전방 을지전망대에 올라 해안분지를 바라보라. 가칠봉·대우산·도솔산·대암산·달산령(807.4m)·먼멧재(730m) 등 고봉준령이 둘러싼 기묘한 분지(남북 11.95㎞, 동서 6.6㎞)를…. ▲ 을지전망대에서 바라본 양구 펀치볼(해안분지). (양구군청 제공) “차별침식으로 생겨난 분지로 해석됩니다. 중심부는 화강암, 주변부는 변성퇴적암으로 되어 있는데, 중심부 화강암이 빗물과 바람으로 빠르게 침식되어 주변의 퇴적암 지대보다 낮아졌다는 겁니다.”(이우형 한국국방문화재연구원 연구원) 교통수단이 거의 없었던 시절 강(江)은 곧 고속도로였다. 북한강을 거슬러 올라오던, 혹은 동해안을 따라 내려온 선사시대 사람들은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이곳 양구를, 그리고 더러는 해안분지를 찾아 무릉도원의 세계, 피안의 세계를 만끽했을 터이다. 지금 이 순간 도연명의 기분을 만끽하려면 2008년 12월 개통된 돌산령 터널(453번 도로)을 통과해보라. 특히나 비오는 날…. 2995m에 이르는 터널은 지독한 안개로 한 치 앞도 보기 힘들다. 그 까마득한 길을 반쯤 지나면 반달 모양의 터널 끝에 새하얀 별천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윽고 터널을 벗어나면 운무 사이로 넓디넓은 무릉도원의 세계, 피안의 세계가 꿈처럼 펼쳐진다. 바로 선사인들이 둥지를 틀었던 바로 그곳, 해안분지이다. 신선의 땅에서 갈등을 낳은 오지로 신선을 꿈꾸는 이들의 터전이었던 양구는 이후 속인들에게는 살기 어려운 땅, 심지어는 비극의 땅으로 변했다. 해방 이후 38도선으로 남북이 갈리자 양구는 이른바 적 치하로 바뀐다. 그리곤 벌어진 비극의 한국전쟁. 신선의 땅은 도솔산 전투·피의 능선 및 단장(斷腸)의 능선 전투·백석산 전투 등 이름만 들어도 살벌한 전쟁터가 된다. 냉전의 상징으로는 제4땅굴이, 분단의 상징으로는 끊어진 31번 국도(부산 기장~함남 안변)가 있다. 필자는 31번 국도가 끊어진 지점까지 진흙탕 길을 하염없이 달렸다. 예전 사람들은 이 길로 금강산을 오갔다는데…. ▲ 2002년 위성탐사 등으로 찾아낸 국토 정중앙점“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하는 그 유명한 말이 있다. 하지만 천하의 인제·원통 병사들도 양구로 배치된 병사들을 위안삼아 군대생활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흔히 만날 수 있는 헌헌장부(軒軒丈夫) 장병들의 군기 든 얼굴들이 믿음직스럽기도 하지만, 또 어찌하여 이 최전방까지 배치받았을까 하는 생각에 애처롭기만 하다. 인제·서화를 통해, 그리고 춘천을 지나 그 유명한 굽이 길을 통해 들어서야 하는 양구 최전방은 그만큼 멀고 험했던 것이다. 양구가 더욱 살기 어려운 오지(奧地)로 된 것은 화천댐·소양강댐 때문이다. 1943년 화천댐 건설로 면 하나(북면)가 폐면되었고, 1973년 준공된 소양강 댐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평야지대가 대부분 수몰되었으니 말이다. 특히 춘천~양구를 잇는 46번 국도는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침수로 구절양장(九折羊腸)길을 돌아가야 할 만큼 어려웠다. “심하게 말하면 댐 건설로 양구군은 망했다고 보면 됩니다. 가뜩이나 오가기 힘든 길이었는데 인구가 급격히 줄었고…. 서울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 거리’는 더욱 멀어졌습니다.”(전창범 군수) 국토의 정중앙이 되다 하지만 이제 양구는 군사 도시이자 오지의 이미지를 벗어날 참이다. 우선 2002년 인공위성을 통한 정밀 측정을 통해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48번지가 대한민국의 정중앙임을 밝혀냈단다. 군 각개전투장이었던 정중앙점은 단숨에 양구의 상징이 되었다. 어쨌든 양구는 ‘한반도의 오지’에서 이제는 ‘한반도의 정중앙’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굽이굽이 악명 높은 46번 국도도 이제 3곳의 터널(수인터널, 웅진 1·2터널)이 뚫리면서 한숨 돌렸다. 이제 춘천~화천간을 잇는 배후령 터널만 뚫리면 극심한 차멀미에 시달리면서 군대 간 아들을 면회했던 기억은 또한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남~춘천을 잇는 동서고속도로가 뚫리면 서울~양구 거리는 1시간 30분 걸릴 것입니다.”(전창범 군수)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양구의 특산물은 방산 고령토로 만든 자기(磁器)와 잣, 오미자, 인삼 등이었다. 지금은 달라졌다. 4~5개월만 키우는 시래기와, 맛과 향기가 최고인 곰취는 물론이고, 극심한 일교차 덕분인지 사과 또한 당도가 최고란다. ▲ 열목어 최대서식지인 두타연“온난화 때문인가요. 대구·청도 등에서 자라던 사과가 심지어는 최전방지역인 해안분지에서 고랭지 채소의 대용품으로 각광받고 있어요.”(방영선 해안면장) 무슨 말인가 하면 최근 소양호로 밀려드는 토사의 원흉이 해안분지에서 키우는 고랭지 채소 탓이라는 분석에 따라 대체작물로 사과나무를 키울 요량인데, 이는 날씨가 따뜻해졌기에 마련할 수 있었던 대안이라는 것이다. 양구를 방문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군립 박수근 미술관이다. 박수근 화백의 고향인 정림리 생가터에 마련된 미술관에는 작가의 채취가 묻은 유품과 유화, 수채화, 판화, 드로잉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짧아진 거리, 남은 과제 어쨌든 ‘오지’에서 ‘중심’으로 탈바꿈한다는 양구의 야심은 물론 긍정적이다. 하지만 필자와, 동행한 이우형씨의 얼굴에 걱정거리가 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양구엔 열목어 최대서식지인 두타연과, 대암산(1340m) 기슭에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고층습원인 용늪(천연기념물 246호) 등이 있다. 교통이 편리해지면 사람들의 손을 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천혜의 자연유산들은 한 순간에 끝장이 될 수 있는 곳들이다. 2009년 2월 두타연을 찾았던 날. 민통선 출입을 통제하던 군 초소가 4㎞ 북상했다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기존의 군 초소는 용도폐기 되었고 한참을 더 가서야 통제선이 보였다. 아직은 민통선 이북이라지만, 사람들과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뜻이고, 훼손의 염려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곳에 두타연 트래킹코스까지 설치되었다. “걱정은 걱정이에요. 오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람이 살 수 있는 고을도 만들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천혜의 자연 및 문화유산들의 가치를 보존시켜야 하고….”(이우형씨)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고을이어야 바로 양구군의 슬로건처럼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지는” 비결이 될 것이다. ▲ 대암산 용늪 &nbsp; 우리나라 유일의 고층습원 해발 128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는 군부대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 연중 5개월 이상 영하권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지표가 해빙 및 결빙을 반복하면서 습지식물의 유체가 퇴적됐다.&nbsp;< 양구군청 제공 >▲ 31번 국도 &nbsp; 분단으로 끊어졌다 동면 비아리 인근에 있다. 필자는 두타연 쪽에서 눈이 녹아 진흙탕이 된 군 도로를 따라 이곳을 찾았다. 금강산으로 통하는 길이다.&nbsp;▲ 돌산령 터널 &nbsp; 피안의 세계로 넘어가는 길 끝자락에 꿈처럼 펼쳐진 해안분지의 아련한 모습이 보인다. 2008년 12월 돌산령 터널이 임시 개통되자, 양구군에 속한 면(해안면)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출입이 쉬운 인제군과 가까웠던 해안면 주민들이 금세 양구권역으로 편입되었다.&nbsp;▲ 박수근 미술관 &nbsp; 이름없고 가난한 서민을 그린 화가 박수근 화백은 1914년 양구 정림리에서 태어났다. 양구군은 작가의 예술관과 인생관을 기리기 위해 미술관을 건립했다▲ 제4땅굴 &nbsp; 대표적인 안보관광지 제4땅굴은 1990년 3월 3일 확인됐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200m 떨어진 곳이며, 규모는 높이와 폭이 1.7m이며, 길이 2052m이다. 인근에 해안분지는 물론 금강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을지전망대가 있다.가는 길/ 서울~춘천~양구를 잇는 46번 국도를 타면 양구까지 2시간 30분이 걸린다. 거리는 151㎞이다. 구절양장이어서 매우 험했지만 요즘 수인·웅진 1·2터널 등이 생겨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서울~양평을 거쳐 44번 국도를 통해 홍천~신남~양구로 이어지는 길도 있다. 거리는 160㎞이며 2시간 40분정도 걸린다. 버스는 상봉터미널(3시간30분)과 동서울터미널(2시간40분~3시간)에서 탈 수 있다.   연락처/ 양구군관광안내소 033-480-2675 통일관(제4땅굴·을지전망대) 033-480-2674 박수근미술관 033-480-2655 선사박물관 033-480-2677 국토정중앙천문대 033-480-2586 양구시외버스터미널 033-481-3456 농업기술센터(마케팅사업) 033-480-2280 명품관 033-480-2575 맛집/ 이가네 오골계/ 읍내에 있다. 일반적인 백숙요리가 아니라 포를 떠서 숯불 석쇠에 구워먹는다. 특이하면서 느끼하지 않고 개운하다는 평을 듣는단다. 033-482-1066 광치 막국수/ 남면 가오작리에 있다. 메밀로 만든 막국수와 편육이 남다르다는 평을 듣는다. 033-481-4095 양구재래식 손두부/ 직접 키운 콩으로 만든 재래식 두부 요리가 유명하며, 두부전골과 두부구이 등이 호평을 받는다. 033-482-4475 풀향기/ 계절별 나물로 만든 산채정식으로 유명하다. 특히 양구의 특산인 곰취의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033-481-6669 청솔골/ 방산천에서 잡히는 잡어들로 요리하는 민물매운탕이 일품이라는 평이다. 방산천 바로 곁에 있어 풍취 또한 좋다. 033-481-1094 숙박/ KCP호텔/ 양구읍내를 흐르는 서천 변에 자리잡고 있는 1급 호텔이다. 대·소연회장, 웨딩홀, 사우나, 노래방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033-482-7700 센츄럴모텔/ 터미널 바로 옆에 있다. 깔끔한 모텔이다. 033-481-2121 포시즌 펜션/ 읍내에서 2분 거리다. 큰 규모의 펜션이다. 위락시설과 산책로와 연못 팔각정 등이 있다. 033-481-6666 ▶ 관련기사 ◀☞낮지만 당당한 ‘호남의 삼신산’☞봄은 바람·기다림·봄 만나러…열차여행·트레킹·농장체험☞서울 낙산, 가슴 먹먹한 불빛바다 밤 마실 갈까
600년 씨족 부락마을, 고성 왕곡마을
  • 600년 씨족 부락마을, 고성 왕곡마을
  • [경향닷컴 제공] 타임머신을 타고 600년 전으로 타이머를 맞춘다. 전통가옥이 고즈넉하게 들어선 왕곡마을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춰버린 듯 하다. 항아리굴뚝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에는 마을을 지켜 온 함씨와 최씨 가문의 뚝심이 풍겨 나온다. “길지 중의 길지야. 몇 백 년 동안 전란과 화마가 피해간 마을이거든.” 600년 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왕곡마을. 비결을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왕곡마을은 하늘에서 보면 영락없는 배의 모습이다. 유선형 배가 동해바다로부터 송지호를 거쳐 마을로 들어섰다. 오음산이라 불리는 5개의 봉우리는 겹치듯이 마을을 감싸 안았다. 방주모습의 지형은 외기가 틈탈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왕곡마을] 길지 중의 길지 오음산이라 불리는 5개의 봉우리가 겹치듯이 왕곡마을을 감싸 안았다. 동해바다로부터 송지호를 거쳐 마을로 들어선 방주모습의 지형은 외기가 틈탈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마을은 조선왕조 건국에 반대한 고려충신 함부열이 은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강릉 최씨가 들어오면서 마을은 최씨와 함씨의 집성촌이 됐다. 그러다 보니 고성왕곡마을보존회 회장부터 사무국장, 마을 주민까지 서로서로 가족이고 사촌이자 친척이다. 조선왕조를 훌쩍 넘어버린 씨족마을의 집은 19세기 지어진 북방식 전통가옥 모습 그대로다. 20여 채의 ‘ㄱ자’형 기와집은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이 건물 안에 나란히 배치돼 있다. 마구간을 덧붙인 부엌은 추운 산간지방의 겨울을 나는 노하우다. 30여채나 되는 초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가집이 밀집 보존돼 있는 곳이다. 최근 왕곡마을 전통가옥은 수세식화장실과 기름보일러를 갖춘 집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진흙과 기와를 쌓고 그 위에 항아리를 엎어 놓은 굴뚝에서는 여전히 따스한 연기가 올라온다. 나무로 아궁이를 지펴 음식과 난방을 하는 집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항아리를 통해 나온 열기는 집 내부로 들어오지 않아 초가집을 안전하게 지킨다. 왕곡마을은 보존 가치 때문에 외지인에게는 집을 팔 수가 없다. 빈 집들은 정부가 매입해 전통생활체험 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일반 민속촌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을을 고스란히 지켜낸 몇 백년 뚝심이 왕곡마을의 힘이기 때문이다. ▲ 고성 함정균 가옥 &nbsp; 19세기 건축된 북방식 전통 가옥 함경도형 온돌 중심의 겹집 형태로 19세기에 지어졌다. 강릉 함씨 21대 손이 여전히 이 집에서 살고 있다. 건축학도들이 전통가옥을 공부하기 위해 찾아오면 여지없이 방 한켠을 내준다.▲ 디딜방아 &nbsp; 왕곡마을 전통체험 함정균 가옥 마당에는 디딜방아가 설치돼 있어 옛 방식 그대로 곡식 빻기를 경험할 수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전통민속체험축제에서는 깃대싸움놀이, 외나무다리 건너기놀이, 재래식 정미소 체험 등이 열린다.▲ 부엌과 외양간 &nbsp; 긴 겨울을 나는 지혜 마구간을 덧붙인 부엌은 추운 산간지방의 겨울을 나는 노하우다. 안방, 사랑방, 마루, 부엌, 외양간이 한 건물 안에 있는 것이 전통식 북방가옥의 특징이다.▲ 항아리굴뚝 &nbsp; 초가를 지키는 지혜 30여채의 초가를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었던 비법은 항아리굴뚝에 숨어 있다. 진흙과 기와를 한 켜씩 쌓아 올리고 항아리를 엎어 놓은 굴뚝은 집 내부로 열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초가에 불이 옮겨 붙는 것을 방지한 왕곡마을 선조의 지혜다.▲ 함희석 효자비 &nbsp; 효자마을의 자존심 1869년 함희석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병환으로 몸져누운 부모를 위해 직접 바다를 헤엄쳐 고기를 잡아 봉양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왕곡마을에는 강릉 함씨 가문 6명의 효자를 기리기 위해 ‘강릉 함씨 4세 효자각’이 세워져 있다.숙박/ 고성왕곡마을보존회 ‘ㄱ자’형 북방식 전통가옥에서 묵을 수 있다. 전통생활체험 프로그램 참여도 가능하다. 033-631-2120 맛집/ 오봉식당 왕곡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한다. 막국수와 추어탕, 토종닭이 주메뉴다. 033-633-9238 왕곡식당 왕곡마을 안쪽에 있다. 순메밀국수와 토종닭을 맛볼 수 있다. 033-632-0358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대관령 터널을 지나 현남톨게이트에서 나온다. 속초를 거쳐 송지호해수욕장를 지나 공현진교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한다. 1.3km정도 들어서면 왕곡마을이 보인다. ▶ 관련기사 ◀☞신선이 놀던 아스라한 곳 ‘통일1번지’ 고성☞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오동도 일출·백야등대, 장엄한 불멸의 빛
신선이 놀던 아스라한 곳 ‘통일1번지’ 고성
  • 신선이 놀던 아스라한 곳 ‘통일1번지’ 고성
  • [경향닷컴 제공] 남한 동북단에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분단군이다. 면적은 약 664㎢(북한 지역 853㎢), 인구는 3만2500여 명이다. 전체 면적의 46%가 군사보호구역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있다. 산과 계곡, 하천, 호수, 해안, 섬 등 자연 풍광이 수려하고 청정하다. 56km에 이르는 해안에 26개의 해수욕장이 있는데, 밟으면 소리가 나는 명사(鳴砂)로 유명하다. 한반도 지도를 펴면 휴전선이 동쪽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고성군 경계에 이르러 가파르게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6·25전쟁이 터진 직후부터 휴전 직전까지 계속된 향로봉·건봉산·월비산·351고지 등의 치열했던 전투 결과다. 전국 230개 자치 시·군·구 가운데 고성군이 특별한 점은 우선 여기에 있다.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 속초를 지나면 공기부터가 다른 느낌이다. 각종 통제선과 군사 시설이 눈에 띄는 빈도가 부쩍 잦아진다. 흉물스런 철조망 대신 금속 울타리나 목책으로 많이 바꾸었지만 분단 현실을 체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nbsp; ▲ 고성산 서남쪽 산기슭에 우뚝 솟은 바위다. 마치 신하들이 관대를 하고 입시해 있는 모습이라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광대들이 바위 사에서 줄을 타고 놀았다고 해서 광대바위라고도 한다.▲ 망국의 한과 함께 사라지다 -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은 간성에 기거해야 왕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풍수설에 따라 수타사에 2년간 머무르다 삼척으로 유치된 뒤 살해됐다. 그의 무덤과 수타사가 폐허가 된 사연에 대한 기이한 이야기가 전한다.&nbsp;▲ 약탈과 도굴의 위기를 넘어 - 건봉사의 석가 치아사리는 임진왜란 때 왜군에 약탈당했다가 사명대사의 설득으로 되찾았고, 1980년대 도굴꾼이 가져갔다가 스스로 되돌려준 별난 역사를 갖고 있다.▲ 천학정 앞 바위는 작은 만물상이다. 물 위에 머리를 내민 고래, 코끼리 머리, 족두리를 쓴 불상, 손 모양 등이 숨어 있다. 가도의 호(好)바위, 흔들바위 등도 볼 수 있으며 해저에는 ‘수중 금강산’이라 불리는 비경이 숨어 있다.지구상에서 단 하나뿐인 자산 고성은 분단국 가운데서도 분단도에 속한 분단군이다. 나라가 나뉜 것도 서러운데 도까지 남북으로 갈리고 군마저 반 토막이 났다. 분단군으로는 철원도 있지만 고성이야말로 그 아픔이 가장 큰 군이라고 할 수 있다. 남한의 동북단에 위치한 데다 군 자체가 남북으로 갈렸으니 지리적으로는 최고 변방이고 행정적으로는 파행지역이다. 산맥과 민통선에 막히고 군사적 이유로 개발마저 극도로 제약되는 등 모든 면에서 발전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nbsp;▲ 관동팔경의 하나인 청간정.바로 이것이 고성의 미래 자산이다. 개발에서 뒤처졌다는 것은 그만큼 자연이 깨끗하고 앞으로 이용할 한계자원이 많다는 뜻이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고장’이라는 고성군 홈페이지의 대문글이 이를 잘 함축한다. 단장의 아픔을 준 분단 역시 이제는 희귀한 자원이 됐다. 비무장지대는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으며 지금도 살아 있는 냉전박물관이자 자연생태공원이다. 금강산이 바라다 보이는 통일전망대와 전쟁체험관, 남북교류타운, 남한 최북단 명파마을과 오는 7월에 개관할 DMZ박물관 등은 분단의 상처도 발상을 바꾸면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고성군의 손실이 월 26억 원에 이른다는 군 관계자의 얘기가 이를 반증한다. 어쨌든 ‘녹색성장, 통일고성’이라는 군정 슬로건처럼 고성은 깨끗한 자연 환경과 ‘통일관광 1번지’임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분단과 통일은 고성과 질긴 인연이 있다. 지금의 남고성과 북고성은 신라시대까지 다른 군이었다. 두 군의 ‘통일’은 고려 초에 처음 이뤄졌다. 지금의 남고성인 수성군을 간성군으로 개명하고 고성으로 불린 지금의 북고성까지 관할하게 한 것이다. 고려 말 간성과 고성은 다시 분리되어 조선 말까지 이어졌다. 일제시대에는 1914년 두 군을 합쳐 간성군이라고 부르다가 1919년 5월 고성군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6·25전쟁 후 옛 고성군은 북한, 간성군은 남한의 영역에 들어 또 다시 분단됐다. 양측은 일제 때 확립된 고성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옛 고성과 간성은 역사적으로 다른 행정 단위로 존재한 기간이 더 길었고, 합쳐졌을 때는 간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경우가 더 많았다. 한글과 인터넷 사용으로 강원도 고성(高城)과 경남 고성(固城)의 군명은 많은 불편과 혼동을 야기한다. 고성군 향토사가인 김광섭씨(고성향토문화연구회 이사)에 따르면 몽둥이 간(杆) 자는 간성을 표기하기 위해 만든 한자다. 산맥이 지렛대 모양이라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역사적 내력과 유래가 깊은 지명을 일제가 바꾼 것은 고성읍의 장전항이 더 쓸모가 있어서였을 것이다. 공교롭게 간성읍은 1919년 3월 17일 영동지방에서 처음으로 3·1만세운동을 벌여 미운털까지 박히지 않았을까. “흥에 취해 다락에 기대니 돌아감을 잊었네” <택리지>나 <동국여지승람>에 간성군과 고성군으로 따로 언급되는 고성은 경치가 천하제일이라는 영동 아홉 고을에 속한 만큼 아름답고 신비한 자연 풍광이 즐비하다. 남북 최고 명산이라는 설악산과 금강산 사이에 위치한 남쪽 고성은 산과 하천, 바다, 호수, 섬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그윽하기 이를 데 없다. 이중환이 영동 아홉 고을을 일컬어 “골짜기가 그윽하고 깊숙하며 물과 돌이 많고 조촐하여 간혹 선인(仙人)의 이상한 유적이 전해 오기도 한다”라고 표현한 부분은 고성의 자연 환경과 딱 맞아 떨어진다. 드러난 명소도 그렇지만 감춰져 있는 비경이 더 많은 것이 고성의 특징이다. ▲ 전국 4대 사찰 중 하나였던 금강산 건봉사.고성군이 내세우는 팔경은 건봉사, 천학정, 화진포, 청간정, 울산바위, 통일전망대, 송지호, 마산봉이다. 건봉사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켰던 곳으로서, 한때 신흥사·백담사 등을 말사로 거느렸던 대가람이었다. 석가의 진신 치아사리를 친견할 수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큰 자연 석호인 화진포에는 이승만·김일성·이기붕 등의 별장과 해양박물관 등이 있다. 청간정은 관동팔경의 하나인 만큼 수백 편의 한시가 전한다. 조선 숙종도 “흥에 취하여 다락에 기대니 돌아감을 잊었네”라고 절찬했을 정도다. 천학정은 일출과 해안·바다 전망이 빼어나고, 철새관망타워가 있는 송지호는 오토캠핑과 탐조관광의 명소다. 통일전망대에서는 금강산 구선봉과 해금강이 지척에 보이며,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남한 제2봉이라는 마산봉은 설경이 좋다. 울산바위는 설악산 편에 언급한 바 있다. 2007년 발족한 고성향토문화연구회의 회원들에 따르면 고성팔경은 단지 밖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감춰져 있는 문화·관광자원이 더 많다는 얘기다. 옛 간성군의 진산인 향로봉(옛 지명 마기라산, 1296m)과 큰새이령[大間嶺] 일대, 고성산(297m) 자락의 수타사지와 관대바위(311m) 등 깊은 산의 비경과 팔곡 구사맹이 ‘수성팔절’로 꼽은 선유담과 능파대 등 해안 절경들이 그 예다. 수타사지는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의 비사와 절이 홍천으로 옮겨간 재미있는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신라 화랑들이 노닐었다는 선유담과 화강암 해식의 기경을 이루는 능파대에는 많은 선인(先人)의 시문과 각자가 전한다. 고성은 비경을 바다 속에까지 감추고 있다. 능파대에서 조망되는 바다 속은 스킨스쿠버 다이버 사이에서 국내 3대 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통한다. 문암2리 항구에서 1.1km 지점에는 ‘수중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비경이 있고, 3km 떨어진 낙산내기에도 엄청난 규모의 해저 장관이 숨어 있다고 한다. 낙산내기를 처음 발견했던 스킨스쿠버 다이버 이광수씨는 “마치 설악산이 그대로 물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 인심보다 어촌 인심이 더 좋다” 영동 아홉 고을의 자연 조건이 모두 엇비슷하다지만 고성은 특별한 점이 더 있다. 공통점이라면 산맥과 바다 사이가 좁아 경치는 좋지만 생리가 박하다는 것일 터이다. 최근 영동지역이 겪고 있는 물 기근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고성은 물이 마르는 일이 없다. 산이 깊고 골이 많기 때문이다. 영동지역에 잘 없는 ‘강’이라는 이름이 붙은 남강은 북고성으로 흐르는데, 남고성의 하천은 규모는 작지만 그 수가 많다. 향로봉에서 발원하는 북천은 고성의 젖줄이다. 그 아래위로 저진천, 명파천, 자산천, 남천, 문암천, 오호천, 토성천, 용촌천 등이 흐른다. 관아 안에만 4개의 우물과 3개의 못[三井四池]이 있었다는 옛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샘이 많아 사계절 물 걱정을 하지 않는다.&nbsp;▲ 수성팔절의 하나인 능파대의 기암.작은 하천 주변에 들도 제법 발달해 지금도 ‘고성 오대미’를 특산으로 꼽는다. 요즘 와서 사정이 달라졌지만 어족자원도 풍부했다. 거진항은 ‘명태의 고향’이다. 가진항은 <동국여지승람>에 은구어로 소개된 도루묵의 이름이 유래된 곳이다. 일제시대 가진항은 덕포항으로 불렸는데, 이는 고기가 하도 많이 잡혀 ‘막 퍼준다’는 뜻의 방언인 ‘더 푸’가 변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주로 농사와 고기잡이를 함께 했던 고성 주민의 살림살이가 그리 옹색하지 않았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듯이 먹을 것이 풍부하면 여유가 있는 법이다. “농촌 인심보다 어촌 인심이 더 좋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명태의 주산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명태도 도루묵도 거의 잡히지 않는다. 남획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도 원인이지만 일본과 러시아가 전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명태 잡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더 큰 이유라고 한다. 고성군은 동해안 해양심층수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는데, 이를 어족자원 고갈 극복에도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황종국 군수는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한해성 종묘 배양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구 치어 양식에 성공한 만큼 명태 치어의 생산·방류 가능성도 열려 있다. 동해안에서 섬이 가장 많은 군&nbsp;▲ 간성읍 어천리 라벤더밭과 그 뒤의 인삼밭.한반도 기후변화는 명태와 같은 고성의 특산물 자리를 위태롭게 하고 있지만 새로운 자원의 재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남 보성이 주산지인 녹차를 40여 가구가 4년째 재배하고 있고, 라벤더·인삼·피망·다시마장·표고버섯·흑돼지 등이 신흥 특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윽한 자연과 ‘양간지풍(襄杆之風) 통고지설(通高之雪)’로 대표되는 독특한 기후를 응용한 것이다. 이를테면 표고버섯은 해풍을 맞으면 품질이 더 좋게 생산된다. 고성의 또 다른 점은 동해안 군 가운데 가장 많은 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광개토대왕릉이 있다는 설이 제기돼 화제가 된 화진포 앞의 금구도를 비롯해 봉포섬, 죽도, 괘도, 저도, 백도, 가도 등이다. 죽도와 봉포섬(옛 지명 무로도)은 전죽이 좋기로 유명했고, 금구도와 죽도에는 옛 성곽 유적이 있다. 섬은 바다 경관을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새의 보금자리가 되는 등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동녘의 다도해’라고 할 만한 해안은 고성의 자연을 더욱 신비롭게 하는 감초와 같다. 가는길/ 동해고속도로로 현남나들목까지 와서 7번 국도를 타면 속초를 지나 고성에 이른다. 서울에서는 6번 국도에 진입해 양평 용두교차로→44번 국도→인제 한계삼거리→46번 국도→진부령 순으로 달리면 고성에 닿는다. 버스로는 서울 동서울터미널과 상봉터미널에서 간성 및 거진까지 3시간10분 소요된다. 연락처/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033-680-3362 화진포관광안내소 033-680-3677 통일안보교육관(통일전망대) 033-682-0088 대진시외버스터미널 033-681-0404 맛집/ 가진항활어회센터/ 죽왕면 가진항에 있다. 2호점에 삼숙이·잡어 매운탕과 물회가 인기 있다. 033-681-2504 먹고보세/ 간성읍 하리 6-9번지에 있다. 고성 특미인 도치 알탕과 두루치기, 아구·명태찜 전문이다. 033-682-5307 고향막국수/ 간성읍 교동리 402번지에 있다. 동치미 또는 육수가 특별한 고성식 막국수와 편육, 추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033-681-3167 숙박/ 하옵바위모텔/ 죽왕면 공현진리 1-2번지에 있다. 옵바위 일출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033-632-8803 바다추억/ 죽왕면 가진리 275번지에 있다. 가진항과 가깝고 장군바위 일출을 볼 수 있다. 033-681-0604 민박·펜션 사이트/ http://www.goseongminbak.com ▶ 관련기사 ◀☞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오동도 일출·백야등대, 장엄한 불멸의 빛☞해변따라 3㎞ 100여개 대게집 맛나고 눈시린 ‘게걸음 여행’
해변따라 3㎞ 100여개 대게집 맛나고 눈시린 ‘게걸음 여행’
  • 해변따라 3㎞ 100여개 대게집 맛나고 눈시린 ‘게걸음 여행’
  • &nbsp;[경향닷컴 제공] ‘영덕대게마을’은 영덕군 강구면의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다. 강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어촌 마을은 고려시대 태조 때부터 유명한 ‘영덕대게’의 본고장이자 강구항을 끼고 3㎞에 이르는 거리를 따라 100여개의 대게 상가가 밀집해 세계에서 가장 긴 규모의 ‘대게거리’가 형성된 곳이기도 하다. 11~5월 7개월간 이어지는 대게철이 돌아오면 이 마을은 전국 각지에서 영덕대게를 맛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적대 살아 꿈틀대는 어촌을 체험할 수 있다. 영덕대게의 원산지는 생산지와 마찬가지로 경상북도 영덕군 강구면과 축산면 사이의 앞바다이다. 대게란 이름은 몸체가 크다고해서 붙여진 것이 아니라 몸통에서 뻗어나간 8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생겨서 붙여진 것이다. 영덕대게는 일반게인 홍게와는 구별이 되어 색깔은 누런 주황색이고 맛은 약간 단맛이 나며 담백하고 쫄깃쫄깃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자랑하는 영덕군 해안도로의 출발점으로 여름이면 해안 53㎞를 따라 곳곳에 형성된 바다낚시터와 1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에서 여름을 맘껏 즐길 수 있고, 강구항과 맞닿은 오십천 하류에 경상북도 수상레저조종면허시험장인 수상레저계류장이 있어서 요트, 모터보트, 제트스키 등 동력 수상레저도 사계절 즐길 수 있다. 김주영의 장편소설 ‘천둥소리’의 배경이기도 하고, 인기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이기도 할 만큼 어촌의 낭만을 간직한 곳이며, 뱃사람들의 걸쭉한 말씨 속에 경상도 사나이의 뚝배기 장맛 같은 구수한 인정을 간직한 고장이다. 1998년 MBC 주말 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곳은 동해의 맑은 바다와 그 바다 위를 무리지어 나르는 갈매기떼, 삼사해상공원을 배경으로 서 있는 빨간 등대는 연인들의 사진촬영장소로도 유명한데, 서로 마주보게끔 해안 양쪽에서 방파제가 하나씩 뻗어나가 독특한 주변 방파제는 늘 낚시꾼들로 붐빈다. 주변의 삼사해수욕장과 53㎞에 달하는 청정 해안도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민규(송승헌)과 시연(이본)이 나란히 걸었던 오포해수욕장과 오포등대도 볼거리다. 삼사해상공원의 어춘박람회 관람과 달맞이 야간 산행 등이 포함된 단체 체험여행 1박2일 코스는 성인 10만원. 전미학(011-9383-1445) ▶ 관련기사 ◀☞‘영화속 주인공’ 전남 완도, 바다에 안긴 섬☞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만한 곳] "종가집을 찾아"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1억 년 세월이 조각한 대자연의 걸작, ‘국민 관광지’ 설악산
  • [경향닷컴 제공] 설악산의 아름다운 경관은 국토의 ‘대표 암석’인 화강암의 1억 년 풍화작용이 빚어낸 대자연의 예술품이다. 때문에 연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가 됐지만,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약 350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얼어붙은 눈 위를 매서운 바람이 할퀴듯이 지나갔다. 1월 20일 화요일. 한겨울의 평일이라 관광지의 썰렁한 겨울 정취를 느껴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지만 설악산은 기대(?)를 배반했다. 외설악 소공원은 한산하지 않았다. 권금성에 오르는 설악케이블카는 여름처럼 몇 시간씩 기다리지는 않지만 정원을 꽉 채운 채 출발했다. 서서히 발밑으로 가라않은 소공원과 신흥사, 그 위로 차례로 떠오르는 울산바위와 달마봉 등 기기묘묘한 암봉과 암릉… 여기저기 터져 나오는 탄성. 한국어·중국어·일본어의 ‘3색 감탄사’였다. “설악이 아니라 벼락, 구경이 아니라 고경” 남한 제1명산으로 꼽히는 설악산은 말 그대로 ‘국민 관광지’라고 할 만하다. 주봉인 대청봉(1708m)이나 공룡능선 등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흔들바위나 권금성 정도는 누구나 한번쯤 가봤음직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북한의 금강산에 비유한 ‘남한 제일 명산’ ‘제2의 금강산’ 등의 수사는 설악산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표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금강산의 수려함에다 지리산의 웅장함을 함께 갖춘 설악산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소공원·신흥사·권금성 등 외설악 입구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은 그 명성이 남한을 넘어 이미 세계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 속초시 외설악 입구 소공원설악산이 국민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매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우선 입구부터 사람의 눈을 압도하는 경관이 자리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설악산은 굳이 그 비경을 감추지 않는다. 달마봉과 울산바위의 진기한 경관은 속초 시내에서도 보인다. 케이블카가 닿는 권금성에서는 집선봉, 노적봉, 만물상, 장군봉 등이 코앞에 펼쳐지고 멀리 공룡능선과 마등령, 세존봉, 황철봉까지 조망된다. 1971년 케이블카가 운행되면서 이런 장관을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계조암 흔들바위와 울산바위에 이르는 길도 등산 코스라기보다는 관광 코스라고 해야 할 정도로 짧다. 소공원에서 약 4km,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설악산>(대원사, 1993년)의 저자 손경석씨는 설악산이 금강산의 그늘에 가려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교통 불편으로 꼽았다. 금강산은 교통이 편리해 삼국시대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설악산은 그렇지 않았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험준한 고개를 넘어야 했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지나는 지금의 도로가 열린 것은 각각 1971년과 1989년으로 아주 가까운 과거의 일이다. 44번 국도의 확장과 미시령 터널 관통으로 지금은 가기가 더욱 수월해졌지만. 교통뿐만 아니라 산세도 접근을 까다롭게 했다. 잦은 입산 통제와 조난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설악산은 전문 산악인도 혀를 내두르는 산이다. 이중환은 “돌산과 돌샘으로 이루어져 깊은 골짜기와 위태로운 봉우리가 겹쳐진 묏부리”라고 묘사했다. 정철은 ‘설악이 아니라 벼락이요, 구경이 아니라 고경(苦境)이요, 봉정이 아니라 난정(難頂)이구나’라고 익살스럽게 꼬집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옛 사람들이 겪었던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권금성에 오르는 케이블카 말고도 4개가 더 설치될지도 모르니까. 바위에 새겨진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 설악산국립공원은 그 영역이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그 가운데 양양군은 대청봉, 속초시는 화채봉, 인제군은 대승령, 고성군은 울산바위에 이르는 케이블카(로프웨이)를 건설할 계획 또는 구상을 각각 갖고 있다. 10년마다 시행하는 공원구역 재조정 작업과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각 시·군은 각종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금도 매년 300만 명이 찾는 ‘국민 관광지’에 사방으로 케이블카와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서면 설악산은 더 이상 산이 아니라 ‘유원지’나 ‘놀이동산’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nbsp;▲ 대청봉 동쪽 사면의 험준한 산세신체적 조건이나 시간의 제약 때문에 깊숙한 곳의 절경을 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설악산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우리의 자연 자원 가운데 하나다. 1970년 5번째 국립공원이 되기에 5년이나 앞서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1호)으로 지정되었고 1982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된 곳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공원구역에는 3489종의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멸종위기종이 10종, 보호야생종이 29종, 천연기념물이 23종에 이른다. 고산식물 군락지인 대청봉 일원, 야생동물 서식지인 흑선동 계곡, 야생식물 군락지인 점봉산과 화채능선, 마등령~미시령 일원을 특별보호구로 지정해 2026년까지 출입을 제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물자원뿐 아니라 독특한 지형과 지질 등도 명산다운 내력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암석군과 폭포, 소 등으로 이루어진 변화무쌍하고 장쾌한 경관은 사람들의 기를 질리게 할 정도인데, 이는 화강암이 오랜 세월 풍화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화강암은 한반도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우리 국토의 ‘대표 암석’이다. 그런데 ‘신의 조각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암괴석과 암릉의 장관을 이루는 설악산과 그 가까이 있는 금강산의 화강암은 똑같은 게 아니다. 또 같은 설악산의 화강암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설악산에는 한반도 지형 형성의 드라마틱한 과정과 비밀이 숨어 있다. 울산바위 전설의 기막힌 진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를 이루는 둘레 4km, 높이 873m의 거대한 암체인 울산바위는 그 아름다움만큼이나 재미나는 얘깃거리를 갖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울타리 리’자를 쓴 이산(籬山, 울산이라고 읽기도 한다), 또는 지명을 따서 울산(蔚山)으로 적고 있고 <속초시지>에서는 이와 더불어 ‘막힐 울’자를 써서 울산(鬱山)이라고 쓰기도 한다. 비바람이 불 때 산이 울고 하늘이 으르렁거리는 것 같다고 해서 일명 천후산(天吼山)이라고 소개한 자료는 정확한 고증이 필요할 것 같다. 고성군 향토사가 김광섭씨에 따르면 천후산은 울산바위 북쪽에 있는 신선봉(1212m)의 옛 지명이다. 울산바위가 금강산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지금의 설악산 자락에 자리 잡았다는 전설은 공교롭게 두 산의 형성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금강산 일만이천봉은 1억5000년 전 중생대 쥐라기, 설악산 암석군은 1억 년 전 전후인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강암으로 이루어졌다. 지질학에서는 이를 대보화강암과 불국사화강암이라고 각각 부르는데, 태어난 순서로 보면 금강산이 형이고 설악산은 아우인 셈이다. 이 가운데서도 울산바위는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인 7000만 년 전에 관입한 이른바 울산화강암으로 이루어졌으니, 전설 그대로 형 집에 자리가 없어 동생 집에 눌러앉은 손님격이다.&nbsp;▲ 설악루에서 바라본 남설악의 암봉군화강암은 풍화에 약해 오랜 세월 절리, 침식, 서릿발 작용, 쐐기 작용 등을 통해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낸다. 울산화강암은 특히 풍화에 약하다. 그래서 표면이 매우 거칠고 다양한 풍화 지형을 보여준다. 최근 울산바위 150톤 가량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미시령 도로 쪽으로 붕괴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처럼 설악산의 여러 화강암은 오랜 세월 절리와 침식 등을 거쳐 수직 암봉과 암릉, 흔들바위와 같은 둥근 핵석, 넓은 너럭바위 등 각양각색의 모양을 빚어놓았다. 이러한 다양한 풍화 지형들은 지형학·지질학의 살아 있는 박물관이자 교육장이라고 할 만하다. 권역·계절 따라 천 가지 모습 보여준다 설악산의 백두대간 북단은 대간령이고 남단은 가칠봉이다. 그 사이를 신선봉, 상봉, 미시령, 황철봉, 저항령, 마등령, 나한봉, 대청봉, 중청봉, 끝청, 한계령, 망대암산, 점봉산, 단목령 등 고봉준령이 연결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서쪽 인제군에 속하는 지역은 내설악이고, 동쪽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으로 뻗은 화채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외설악, 남쪽이 남설악이다. 외설악은 설악동지구, 남설악은 오색지구에 속한다. 내설악은 대청봉에서 대승령에 이르는 서북능선을 경계로 북쪽이 백담지구, 남쪽이 장수대지구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집단시설 지구나 주거지역, 고성군 신선봉 일대, 속초시 청대산과 가마소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보호지구와 경계를 같이한다. 설악산의 또 다른 묘미는 계절은 물론 각 권역이나 지구마다 지형 경관, 기후, 문화가 다르다는 점이다. 골산인 외설악은 천불동 계곡 양쪽에 솟은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남성적인 근육질, 육산인 내설악은 백담·수렴·백운·가야 등 여러 계곡의 여성적 그윽함이 느껴진다. 남설악에서는 대청봉의 웅장함과 오색약수·온천·주전골의 아기자기한 멋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기후도 서쪽은 내륙성, 동쪽은 해양성이다. 서쪽은 전통적 산촌이고 동쪽은 해안과 산촌, 토착민과 실향민의 문화가 융합된 양상을 띠는 것도 다르다. ▲ 내설악 백담지구의 고찰 백담사설악동지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와 계조암·금강굴, 백담지구에는 만해 한용운이 기거했던 백담사와 오세암·봉정암, 오색지구 인근에는 조계종의 발상지인 진선사 등 유서 깊은 고찰이 있다. 전국에서 제일 높은 해발 1224m에 위치한 암자인 봉정암은 5대 적멸보궁의 하나로서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석가사리탑으로 유명하다. 오세암은 ‘5세 신동’ 매월당 김시습, 그리고 신라 매월대사의 5세 조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천의 옷’과 ‘천의 얼굴’, ‘천의 이야기’를 가졌다는 설악산은 1000번을 가 보아도 질리지 않을 산이다. <탐방 코스> *<가는길>은 내설악 백담지구는 ‘소읍기행-만해마을’, 장수대지구는 ‘숲-장수대숲’, 남설악 오색지구는 ‘신택리지-양양’, 외설악 설악동지구는 ‘신택리지-속초’를 참고하면 된다. (한나절) 권금성: 소공원→케이블카→권금성(1.5km/30분) 울산바위: 소공원→신흥사→흔들바위, 계조암→울산바위(4km/2시간) 비룡폭포: 소공원→육담폭포→비룡폭포(2.4km/50분) 용소폭포: 오색탐방지원센터→오색석사→용소폭포(3.2km/1시간20분) 대승폭포: 장수대→대승폭포(0.9km/50분) (하루) 최단거리 대청: 오색탐방지원센터→설악폭포→대청봉(5km/4시간) 앙폭: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6.5km/3시간10분) 수렴동: 백담탐방지원센터→백담사→영시암→수렴동(10.7km/3시간10분) 12선녀탕: 남교리→봉숭아탕→대승령→장수대(11.3km/7시간30분) (1박2일) 천불동: 소공원→비선대→귀면암→양폭→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16km/11시간20분) 공룡능선: 소공원→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대피소→소청봉→중청봉→대청봉→설악폭포→오색(22.1km/16시간30분) 한계령: 한계령→한계령갈림길→끝청봉→대청봉→희운각→비선대→소공원(19.3km/13시간20분) 봉정암: 소공원→비선대→희운각→대청봉→봉정암→백담사→용대리(31km/16시간) <연락처> 설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33-636-7700 소공원주차장 033-636-4050 설악산 산악구조대 033-636-7934 <대피소> 수렴동대피소/ 선착순 접수. 033-462-2576 양폭대피소/ 선착순 접수. 전화 없음 희운각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전화 없음 소청대피소/ 선착순 접수. 011-375-0401 중청대피소/ 인터넷 예약제. 033-672-1708 <맛집> 통나무집/ 오색약수터 입구에 있다. 각종 산채 요리와 더불어 나오는 동치미가 시원하다. 033-671-3523 설악궁전식당/ 설악동 B지구에 산채 전문 식당이 많다. 033-636-7477▶ 관련기사 ◀☞[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만한 곳] "종가집을 찾아"☞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
 "종가집을 찾아"
  • [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만한 곳] "종가집을 찾아"
  • &nbsp;[노컷뉴스 제공] 한국관광공사는 "집성촌 종가집을 찾아서"를 주제로 3월의 가볼만한 4곳을 선정했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충남 아산)", "고택과 전통체험의 만남-고령 개실마을(경북 고령)", "500년 비자나무 숲이 지키는 해남 윤씨 종택, 녹우당(전남 해남)", "유서 깊은 고택 여행(경남 밀양)" 등이 그 곳이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 (충남 아산시 송악면 외암리) 수도권 전철이 천안을 지나 온양온천역을 거쳐 신창역까지 연장 운행되면서 아산을 찾는 가족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아산시의 핵심 여행 명소로는 외암민속마을과 현충사, 그리고 3군데의 온천단지 등이 손꼽힌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는 평을 듣는 외암민속마을은 설화산을 주산으로 두고 발달한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약 5백년 전부터 부락이 형성됐다. 마을의 전체적인 모양은 동서로 긴 타원형이다. 고택 답사와 돌담길 걷기, 숙박체험, 농촌체험 등을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와 전통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그밖에 아산시에는 맹씨행단과 현충사, 온양과 도고온천, 온양민속박물관 등 연륜이 오랜 명소는 물론 세계 꽃식물원, 피나클랜드, 아산온천, 영인산자연휴양림 등 새로 조성된 여행지까지 다녀봐야 할 곳들이 많다. 문의전화 :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565 외암민속마을 관리사무소 041)540-2654 고택과 전통체험의 만남-고령 개실마을(경북 고령군 쌍림면 합가1리 개실마을) 영남 사람학파의 중심인물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350년간 살아온 집성촌인 개실마을은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 이란 지명답게 봄이면 매화, 목련, 벚꽃이 지천에 핀다. 한옥이 만들어낸 기와 선을 감상하며 정겨운 돌담길 따라 마을을 산책하다보면 오랜 세월동안 기품을 간직한 점필재 종택을 만나게 된다. 서당인 도연재 마루에 앉아 마을 훈장으로부터 전통예절문화를 배울 수 있으며 한과, 엿, 두부, 칼국수 등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쌍림딸기 수확체험과 널뛰기, 그네타기, 윳놀이 등 전통놀이체험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주산 능선 따라 200여 기의 고분이 몰려있는 지산동고분군과 대가야왕릉전시관, 대가야박물관은 고령답사 1번지로서 악성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곳에 세워진 우륵박물관과 연계해 둘러보면 좋다. 문의전화 : 개실마을 054)956-4022 500년 비자나무 숲이 지키는 해남 윤씨 종택, 녹우당(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81) 땅끝 마을 전라남도 해남을 찾아가는 길은 봄빛이 따스하고, 눈이 시릴 듯 진초록인 비자나무숲에 둘러싸인 녹우당(綠雨堂)은 차향이 은은하다. 수백년을 이어오는 해남 윤씨 종가(宗家) 녹우당은 고산 윤선도를 조선 제일의 시인으로 키워냈고 공재 윤두서의 호방함과 다산 정약용의 차향을 지켜낸 곳이다. 세 개나 되는 사당을 돌보고, 30여 차례의 제례를 모시고, 종가만의 음식을 대물림하며 해남 윤씨 종가의 종손과 종부는 그렇게 녹우당과 세월을 지켜간다. 1억 년 전부터 뛰놀던 우항리 공룡들의 울음소리와 더불어 이순신장군의 호령소리가 들리는 해남땅, 대흥사 북미륵암 석조여래좌상의 미소가 해사하고 달마산 미황사가 고즈넉한 해남, 그 곳은 여느 땅과 같지만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다. 문의전화 :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 061-530-5229 고산 윤선도 유적지 : 061-530-5548 유서 깊은 밀양의 아름다운 고택여행(경남 밀양시 교동) 예로부터 밀양은 유일하게 안동을 보고 웃을 수 있는 양반의 고장이라고 하여 소(笑) 안동으로 불리었다. 퇴계 이황선생 이후로 비로소 양반고장이 된 안동에 비하면, 성리학 계보로 볼 때 퇴계의 증조부쯤 되는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버티고 계시니 그럴 만도 하다. 국내 3대 명루 중 하나로 손꼽히는 영남루, 밀양향교를 머리에 두고 소담하게 쌓여있는 교동의 밀성손씨 집성촌, 점필재 선비정신이 깃든 예림서원과 그의 생가 추원재 등 고택과 서원을 둘러보는 재미는 밀양 여행만의 특권이다. 뿐만 아니라 밀양을 ‘씨크릿 썬샤인’이란 매력적인 이름으로 전세계에 알린 ‘밀양’ 영화촬영지를 비롯하여 만 마리 물고기가 돌이 되었다는 만어사, 국난이 닥치면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 등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미르벌(밀양의 옛 지명) 여행을 시작해보자. 문의전화 :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055)359-5642 자료 및 사진: 관광공사 제공. ▶ 관련기사 ◀☞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준표처럼 잔디처럼~ 사랑에 빠지는 바다…뉴칼레도니아
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
  • 동해안의 아름다운 찻길,국도 제7호선(VOD)
  • [경향닷컴 제공] 세로로 길쭉한 한국의 지형은 산맥을 따라 동서로 구분돼 있다. 그 중 동쪽 해안가를 따라 길게 뻗은 길이 바로 국도 7호선이다. 부산에서 함경도에 이르는 총 513.4km의 길이다. 길이만큼 볼 것이 많은 7번 국도를 양양에서 속초까지 달려보았다. &nbsp;일출을 보며 모닝커피를.. 국도 7호선을 즐기기 위한 첫 단계다. 동해안은 어디나 일출을 볼 수 있다. 경치 좋은 곳에 쉬러 왔다 늦잠자면 후회한다. 7번 국도를 따라 들어선 숙박업소 대부분이 방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니 모닝커피 한잔을 테이블에 놓고 해 뜨기를 기다려볼 만하다. 포항 호미곶에서 처음 떠오르는 해는 불과 몇 분 간격으로 동해안을 밝힌다. 7번국도의 끝 고성에서 남쪽으로 속초, 양양을 지나 강릉, 삼척, 포항 그리고 부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해맞이 명소다. 낙산사에서는 해변과 바다와 해를 동시에 담을 수 있다. 해맞이 명소로 알려진 이유다. 북쪽으로 올라가면 속초시에 이름마저 '해맞이공원'인 곳이 있다. 조각공원, 야외공연장이 펼쳐진 공원이다. 이뿐만 아니라 속초항 옆 영금정도 일출을 보기 좋고, 심시어 바다가 보이는 7번 국도변이 모두 일출 명소라고 해도 좋다. &nbsp;바닷가 해수욕장 따라 7번국도 투어를.. 마치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대학가를 연결하듯이 7번국도는 해수욕장을 연결한다. 고성의 화진포해수욕장부터 남쪽으로 가진, 송지호, 속초, 하조대 등 이름만 들어도 추억이 생각나는 해수욕장이 늘어섰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에 뛰어들어 놀고 겨울에는 추억의 흔적을 찾아 다시 바닷가를 찾는다. 취재를 갔던 1월에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인적이 드물었다. 조용한 겨울바다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여름의 북적함과 겨울의 차분함이 대조되는 동해의 바닷가다. 또한 물치항, 대포항, 동명항으로 이어지는 항구도 볼거리다. 양양에서 출발해 가장 처음 만나는 곳이 물치항이고 설악산과 가까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대포항이다. 속초항과 동명항이라는 두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속초항은 러시아, 일본을 잇는 국제항구다. 항구라 하면 떠오르는 것이 '회'라고 생각하겠지만 각종 해산물 튀김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징어튀김, 새우튀김 등 항구 포장마차에서 파는 메뉴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한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오른쪽은 푸른 바다요 왼쪽은 설악산이니..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산길 드라이브와 해안가 드라이브를 한꺼번에 즐긴다. 양양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7번 국도는 오른쪽을 보면 동해의 절경이 펼쳐진다. 작은 어촌 마을은 소박한 운치가 있고 해변은 넘실대는 파도와 만나기 좋다. 그곳에서 길 건너 먼 산을 바라보면 설악이 눈에 들어온다. 병풍처럼 둘러싼 설악산은 양양-속초의 7번국도 구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길을 따라 달리면서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설악산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잠시 7번 국도를 벗어나 설악산으로 발길을 돌리면 불과 10여분 만에 녹색 산중에 도착한다. 국립공원 설악산 지역의 볼거리야 더 말해 무엇하랴. 7번 국도의 아름다움은 도로를 달려보기만 해도 느낄 수 있다. 가까워진 강원도 속초의 바닷가를 가려면 서울에서 5시간은 족히 걸렸다. 양평을 지나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가면 설악산을 넘기 위한 고개가 나온다. 대관령, 한계령, 미시령 가운데 어떤 길을 선택해도 수월하진 않았다. 특히 속초로 이어지는 미시령은 초보운전자들의 손이 덜덜 떨리는 난코스. 하지만 가까워졌다. 서울에서 홍천을 지나 인제까지 4차선으로 확장된 44번국도에 미시령마저 터널이 뚤려 서울에서 불과 3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터널 구간이 개통되고 미시령마저 터널로 지나게 되었으니 영동과 영서를 오가는 데는 산길을 오르던 수고는 많이 덜었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면 속초에서 점심 먹고 설악산 구경하고 다시 저녁에 서울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7번 국도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와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강릉, 양양, 속초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일출을 볼 수 있는 숙소도 많이 있으니 이번 주말 한가롭게 드라이브하며 동해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nbsp;&nbsp;가는 길/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IC에서 속초 방면으로 나간다. 부산에서 올라오는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동해안의 절경이 이어진다. 서울에서 양평 방향으로 6번국도를 타면 홍천을 지나 인제까지 44번 국도가 4차선으로 뚫려 있다. 인제에선 미시령터널을 이용하면 속초 시내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숙박/호텔굿모닝 속초해수욕장내 위치. 전 객실에서 일출 감상이 가능하다. 033-637-9900대궐파크 엑스포 공원 인근에 위치, 속초시내와 해수욕장이 가깝다. 033-633-1988맛집/'야'삼정식당 속초시청 앞 바닷가에 위치했다. 지리로 끓이는 매운탕이 일품이다. 033-632-7003등불, 양양-속초간 7번국도 양양농공단지를 지나 300m좌측에 위치. 자연송이구이와 양양한우를 맛볼 수 있다. 033-671-1500▶ 관련기사 ◀☞계곡마다 기암절경 ‘자태 곱구나’☞준표처럼 잔디처럼~ 사랑에 빠지는 바다…뉴칼레도니아☞놀이공원 봄맞이 이벤트 잇달아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