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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로 떠나자⑤]평창
  • [스포츠월드 제공] 소금꽃이 폈다. 아침저녁으로 소슬한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봉평의 들녘에 메밀꽃이 활짝 피어났다. 봉평은 지난 7월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 그러나 계절이 바뀌면서 수해의 상처도 조금씩 아물고 있다. 상처가 아물고 있는 자리에 흐믓한 메밀꽃 물결이 넘실거린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어쩌면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이 한 구절로 인해 봉평은 메밀꽃의 고장이 되고 말았다. 어디 봉평뿐이랴. 이효석이 살았던 1930년대의 강원도 산골은 초가을로 접어들면 어디서나 메밀꽃이 지천이었을 것이다.장돌뱅이들은 이 장 저 장을 돌아다니며 장을 봤을 터다. 장돌뱅이들은 물건만 파는 게 아니다. 이 마을의 소식을 모아 저 마을에 전달하는 ‘소식통’ 노릇도 했다. 장돌뱅이들은 달빛에 콩포기가 푸르게 젖는 밤에는 다음 장을 보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떠돌며 길 위에서 지냈다. 그러다 우연히 눈이 맞은 처녀와 물레방앗간에서 하룻밤 몰래 사랑도 나눴을 것이다. 효석문화제가 아릿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후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젠 박물관에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그 옛날의 추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밀꽃이 흐드러진 들판 너머에 물레방아가 있고, 섶다리가 있다. 또 장돌뱅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뻥튀기 장수·대장장이·짚신장수·채소장수·곡물장수가 있는 장터가 재현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충주집’ 같은 주막들에서는 매밀부침개나 묵, 동동주를 판다. 이 모든 것들이 부모 세대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추억들이다.봉평 가산공원과 먹거리 장터에서 섶다리를 건너면 물레방앗간이다. 소설 속에서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사랑을 나누던 곳이다. 그러나 물레방아들은 주변의 음식점에도 지천이다. 물레방앗간 주변에는 원두막이 있는 메밀꽃밭이 있다. 이곳의 메밀밭이 규모가 가장 크다.메밀꽃의 생육기간은 45일 내외. 이 가운데 꽃이 피어 있는 날은 2주일 정도. 평창군에서는 8월 초에 조금씩 시차를 두어서 메밀을 파종했다. 이에 따라 축제를 전 후로한 20일 정도 메밀꽃을 볼 수 있다. 메밀밭은 물레방앗간 주변과 무이예술촌 입구 등 7만평에 심어졌다.물레방앗간을 지나면 이효석문학관이다. 주옥같은 글을 남겼던 근대 문인들의 육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효석문학관을 지나면 이효석 생가다. 지붕을 기와로 얹으면서 옛맛이 많이 퇴색됐다.이효석 생가에서 5분 거리의 무이예술촌은 예술의 문턱을 낮춰 미술과 친해지게 하는 공간이다. 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70여점의 조각품은 자유롭게 만져볼 수 있다. 교실을 개조해 만든 전시실에는 1년 내내 메밀꽃이 활짝 핀 그림이 전시돼 있다. 압화와 도예체험실, 오상욱 조각실을 본 후 기념품 숍에서 ‘메밀꽃 무렵’을 테마로 만든 그림 엽서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효석문화제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 가운데 하나가 흥정계곡 깊숙한 곳에 자리한 ‘허브나라’다. 이곳 역시 지난 7월의 집중호우로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허브 정원을 따라 늘어선 건물의 1층까지 물이 찼다. 허브나라 관계자는 밤잠 설쳐가며 보름 동안 꼬박 복구작업을 벌인 후에야 옛 모습을 찾게 됐다고 했다. 지금 허브나라에는 여전히 허브향이 물씬하다. ●봉평의 '효석문화제'"넉넉한 옛추억 체험 해봐요"효석문화제는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개최된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일주일쯤은 메밀꽃을 볼 수 있다. 행사장 주변에는 널뛰기·줄넘기·굴렁쇠 놀이 등 전통민속놀이, 나무다리·섶다리·돌다리 등 물가동네 체험마당·전통 재래장터가 들어섰다.공연 행사도 다채롭다. 주무대에서는 이효석 작품 낭독·시로 만든 노래 공연 등이 열린다. 또 봉평지역의 소리를 발굴해 들려주는 ‘쑥버덩소리’를 비롯해 퓨전국악, 취타대 공연 등이 매일 이어진다. 덕거연극인촌에서는 8일과 9일 수재의연금 마련을 위한 무료 공연 ‘봉평 달빛극장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유인촌 김미화 정용실 허니밴드가 출연하며 판소리와 클래식도 들을 수 있다. 한화 휘닉스파크는 축제기간 동안 ‘아버지와 아들’ 이벤트를 벌인다. 3대가 함께 방문하면 노래방 이용료 50% 할인, 메밀묵 만들기(1가족 2만원) 50% 할인혜택을 준다. 또 사전신청자에 한해 웰컴파티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아들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해 준다. 또 요가·요술풍선 만들기·스파볼 만들기(토)·허브 비누 만들기(일)·키즈 클럽 등 다양한 PO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033)334-6100 봉평에서는 평창의 다양한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다. 먹거리장터를 비롯해 식당에서는 메밀전·메밀막국수·메밀묵·곤드레나물밥·송어회 등을 먹을 수 있다. 메밀막국수는 진미식당(033-335-0242)이 20년 이상된 손맛을 보여준다. 이효석문학관 맞은 편에 있는 쌍둥이네 가벼슬(033-336-0609)은 곤드레나물밥과 메밀전(사진)을 잘 한다. 서울에서 봉평까지는 2시간30분 거리.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봉평IC로 나오면 축제장까지는 10분 거리다. 무이예술촌과 한화 휘닉스파크, 허브나라, 덕거연극촌 등이 축제장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권혁승 평창군수 인터뷰골짜기란 골짜기는 모두 산사태평창군은 강원도 인제군과 함께 지난 7월의 집중호우 최대 피해지역이었다. 평창지역에는 4일간 연간 강수량의 70%에 해당하는 비가 내렸다. 피해는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집중됐다. 용평리조트가 있는 도암면을 비롯해 진부면·용평면·봉평면에 폭우 전선이 형성되면서 많게는 시간당 82㎜가 내렸다.수해가 난지 달포가 지난 지금은 주요 도로 등 기반시설은 모두 응급복구가 됐다. 그러나 아직도 토사에 파묻혀 지붕만 보이는 집들도 남아 있다. 평창군청에서 만난 권혁승(사진) 평창군수는 내년 2월에 진행될 동계올림픽 실사 전까지는 최대한 복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25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크고 작은 재해를 많이 겪었지만 이번처럼 무섭고 엄청난 재해는 처음입니다. 도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산사태가 난 곳이 3000여개가 넘습니다. 8부 능선 이상의 골짜기란 골짜기에는 모두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권 군수에 따르면 평창군이 입은 피해는 4700여억원. 복구에는 88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나마 복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덕택이 컸다. 권 군수에 따르면 20여일 동안 군인과 경찰 1700명을 포함해 매일 6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연인원 15만명이 수해복구활동을 도왔다.“과연 재기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궂은 일도 마다않고 달려드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힘을 얻었습니다. 특히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몇 해 동안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무주군에서 군수를 포함한 350여명의 공무원들이 자원봉사를 왔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세상은 결코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권 군수는 내년 2월에 실시되는 2014평창동계올림픽 실사 전까지는 완벽하게 복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많은 국민들이 이번 수해가 동계올림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 놓으셔도 됩니다. 이미 많은 부분은 복구가 되었고, 슬로프나 리조트 등 올림픽 관련 시설들은 늦어도 10월말에는 복구가 끝날 것입니다. 이번 수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평창이 ‘아시아의 알프스’로 불리도록 항구적인 복구를 벌일 것입니다.”권 군수는 “평창은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해피700’의 고장”이라며 “청정한 자연과 따뜻한 인정이 숨쉬는 평창으로 여행와 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평창=김산환 기자
8가지 요리에 8가지 밑반찬 ‘만원의 행복’
  • 8가지 요리에 8가지 밑반찬 ‘만원의 행복’
  • [조선일보 제공] 경복궁 한정식 ‘경복궁 한정식’의 만 원짜리 한정식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어 있다.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하고, 점심시간에만 가능하다. 코스별로 차근차근 내 놓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한 상에 가득 차려 내온다. 하지만 월말 카드 대금 영수증에 ‘허걱’하는 회사원에게, 포만감 가득한 ‘만 원 한정식’은 매력적인 유혹이다. 가까운 가족·친구를 위해서든, 홀대받았던 위장을 위로하기 위해서든.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자하문 터널 쪽으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경복궁 한정식’은 지난 4월 10일 문을 열었다. 공무원과 회사원들의 밀집지역인 탓에 주변 맛집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아직 인지도가 낮은 새 음식점으로서는 이 메뉴가 일종의 ‘미끼 상품’인 셈이다. 가정집을 리모델링한 3층 건물에 방은 10개. 손님 수에 맞춰 개별 방을 쓸 수 있는 게 장점(최대 30명)인데, 적은 수 일 때는 큰 방에서 합석도 한다. 8가지 요리에 8가지 밑반찬, 그리고 3색 젓갈(요즘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원하는 손님에게만 낸다. “젓갈 주세요”라고 꼭 말할 것!)에 밥과 국, 찌개가 기본 구성이다.우선 요리는 갖은 양념 자박자박 재운 불고기와 시원한 해파리 냉채, 잡채, 계란찜, 닭 백숙, 꽁치 무 조림, 김치전, 된장찌개. 전라도 한정식이 아니라 달콤하면서 무난한 서울 스타일인데, 전반적으로 편안하다. 100점을 받으려면 갈 길이 좀 남아있겠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기본에는 합격점이다. 찬으로는 (메주)콩조림, 돌나물, 콩나물 무침, 두부 조림, 오이·부추 무침, 통감자 조림, 취나물, 김치가 올랐고, 오징어·새우·조개젓으로 꾸민 3색 젓갈이 심심할 때마다 입맛을 돋운다. 김영초 사장은 “8가지 반찬은 그 때 그 때 계절에 맞는 신선한 재료로 바꿔 쓴다”면서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장을 봐서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는 게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했다.저녁에는 코스 별 한정식으로 꾸민다. 홍어삼합, 숭어회, 너비아니 등 추가되는 음식 종류에 따라 세 가지 기본 상(1인당 2만·2만5000·3만원)과 두 가지 특별상(1인당 5만·7만원)이 준비되어 있다. 인근 주차장에서 무료 주차. 미리 전화하면 발레파킹도 해 준다. 점심은 11시 40분~2시 40분. 저녁은 오후 4시 30분~9시 15분. 일요일만 쉰다. 신용카드 가능. 예약 (02)732-4114.
  • [강원도로 떠나자④]양양
  • [스포츠월드 제공] 사람들은 동해바다 하면 한계령을 떠올린다. 한계령을 넘어야 동해로 갈 수 있다고 여긴다. 미시령터널이 개통돼 동해로 가는 지름길이 생겼지만 아직도 ‘한계령=동해로 가는 관문’이라는 등식에는 변함이 없다. 아흔아홉 구비를 이루는 수려한 길을 지나면 마중 나오는 한계령휴게소. 이곳에서 따끈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일년에 절반은 운해에 잠긴 만물상의 신비로운 풍경을 내려다봐야 동해로 가는 길이 싱겁지 않다. 여기에 ‘저 산은 내게 오지 마라 오지 마라 하고/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하고 양은희가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한계령’의 노랫가락에 푹 젖어야 동해로 떠난 실감이 난다.한계령이 끊겼다. 지난 7월 15일 오전.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한 번의 집중호우로 설악산을 비롯해 인제와 양양을 잇는 한계령이 초토화됐다. 그 후 달포가 지났지만 한계령은 여전히 ‘통행불가’다. 인제∼장수대, 양양∼오색구간은 응급복구 작업을 벌여 차량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계령을 정점으로 한 30여㎞는 곳곳에 산사태가 나 있는 상태로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양양읍에서 오색지구로 가는 길은 곳곳이 유실돼 있었다. 그러나 응급복구를 마친 상태라 차량 통행은 가능하다. 오색천도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오색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대부분 끊겼고, 계곡가의 소나무는 허공에 뿌리를 드러낸 채 힘겹게 서 있었다. 계곡이 옛 모습을 찾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양양군에서 이번 집중호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오색약수도 복구작업이 한창이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바위와 토사가 쌓인 계곡에서 솟는 약수가 애처롭게만 보였다. 강원도 고성에서 왔다는 관광객들은 “수해 이후 오히려 약수는 더 많이 솟는 것 같다”면서도 “예전에는 한 모금 마시면 짜르르 했는데, 지금은 조금 약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오색그린야드호텔도 재개장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은 지하 4층까지 침수돼 아직까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호텔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쏟아진 물을 막아준 방어막 구실을 했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이 물과 토사를 막아주어 호텔 밑에 있는 식당과 상점들이 그나마 피해를 입지 않았다.다행인 것은 오색에서 시작하는 설악산과 점봉산의 등산로는 복구작업을 마치고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지름길인 오색 등산로도 열렸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주전골도 등산로를 응급복구 해 산행이 가능하다. 다만 2004년 자연휴식년제에서 풀린 점봉산 흘림골은 피해가 심해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양양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한계령 차량소통은 9월 말경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 역시 ‘단풍특수’까지 놓치면 올해 양양군의 관광경기는 끝이라는 절박한 민원이 있어 가능했다. 일단 사태가 난 곳은 제껴두고 길 만이라도 응급복구를 끝내 차량 소통이 가능하도록 임시 조치를 해놓겠다는 것이다.오색지구에서 조심스럽게 한계령으로 향했다. 흘림골 입구에는 집채만한 바위가 굴러 떨어져 계곡을 막고 있었다. 대청봉을 향해 불꽃처럼 타오르던 바위봉우리들도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계곡 위를 지나는 도로는 하나같이 유실돼 있었다.한계령휴게소에선 사람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휴게소 직원은 “가끔 수해 피해가 궁금한 이들이나 공사 관계자들이 찾을 뿐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며 “통행금지는 돼 있지만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차량이 오갈 수는 있다”고 말했다.양양군청 관계자는 ‘한계령은 양양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갯길 가운데 하나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빨리 도로가 다시 개통돼 한계령 휴게소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을향 짙게 밴 송이 축제외국인 체험에 500명 이상 방문예정지난 해 열린 송이축제에서 관광객들이 캔 송이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송이향 맡으러 오세요.’가을의 진객 송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양양군은 송이가 나는 때에 맞춰 9월28일부터 10월4일까지 7일간 남대천 둔치 행사장과 송이산지에서 ‘천년의 향, 2006 송이축제’를 벌인다. 또 축제기간을 포함해 20일 동안 외국인 현장체험 행사를 진행해 송이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도 함께 벌인다.올해로 10회를 맞는 양양 송이축제는 현장체험·문화예술·맛체험·상설행사·부대행사 등으로 구분해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로 짜여진 것이 특징.현장체험 행사로는 외국인 송이채취체험을 비롯해 송이생태견학, 송이보물찾기, 동호리 멸치 후리기 체험 등이 있다. 특히 외국인 송이채취체험에는 일본인을 비롯해 5000여명의 외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국인을 대상으로는 송이농가와 함께 송이 자생지를 찾아가 송이의 생태를 배워보는 송이생태견학이 매일 2회 무료로 진행된다. 문화예술행사로는 양양 어성전리에서 시작된 탁장사놀이를 비롯해 통나무 자르기, 평양예술단 공연, 판소리, 사생대회, 전통 혼례 재현 등의 행사가 마련됐다. 맛체험은 송이칼국수·송이파전·송이불고기·송이덮밥 등 송이로 만든 요리를 시식하는 행사를 비롯해 송천 떡 만들기 등이 있다. 또 9월20일부터 10월19일까지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는 양양 송이를 이용한 송이요리 페스티벌도 연다. 상설행사로는 송이축제 주제관 운영, 전통 민예품 전시판매관, 송이 직거래 장터, 천연 염색 전시 체험, 열기구 타기, 페이스 페인팅, 달구지 타기 등이 마련됐다.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배드민턴대회와 양양송이 맞추기 및 낙산 배 깎기 대회, 염소싸움, 마라톤, 산악자전거 타기 등이 있다. 송이특별경매는 오전에는 가공식품을, 오후에는 생송이를 경매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송이를 판매한다. 한편 양양군은 축제기간 동안 현북면 어성전리, 손양면 동호리 등에서 홈스테이를 적극 유치해 농촌체험 및 농가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게 유도할 계획이다. 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723) ●이진호 양양군수 인터뷰몇번의 큰 재난에 신속대처 능력 생겨지난 7월에 내린 집중호우로 양양군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군청에서 만난 이진호(사진) 양양군수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이 군수는 몇번의 큰 재난이 ‘학습효과’가 됐다고 말한다.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5년 낙산사 산불 등 대형 재앙을 겪으면서 군민들이 신속하게 위기에 대처하는 힘이 길러졌다는 것이다.지난 집중호우로 양양군이 입은 피해는 1850여억원. 피해는 오색지구 일대에 집중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 또 200여 가옥이 침수됐지만 큰 피해가 없어 수재민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양양군은 최근 몇번에 걸친 자연재해로 4번이나 특별재난 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공무원과 군민들이 신속하게 대처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그러나 집중호우로 오색지구에 관광객 500여명이 고립된 것을 비롯해 오색리 일대 주민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릴 때는 군청 직원들과 함께 이 군수도 발을 동동 굴렀다. 이 군수는 비가 멈추자 군청 직원, 군인들과 함께 구호품이 담긴 배낭을 메고 5일 동안 오색지구까지 손수 걸어 다니며 수재민을 위로했다. 또 오색지구에 장비·구조 등 분야별로 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수해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피해복구 활동을 벌이게 했다.“양양군의 피해는 오색지구에 집중됐습니다. 이제 한계령만 열리면 양양은 다시 동해로 가는 관문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최근 제주항공이 신규 취항해 양양으로 오는 하늘길이 새롭게 열린 것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이 군수는 양양군은 일년 사계절 가운데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추켜 세운다. 이 군수에 따르면 오색 주전골은 설악산에서도 단풍 곱기로 소문난 곳이다. 또 9월말에는 송이축제가 열리고, 10월 중순에는 연어축제도 벌어진다. 이 군수는 하조대와 낙산사를 비롯한 가을 바닷가의 낭만과 연어가 돌아오는 마을 법수치리의 아름다운 펜션과 계곡들도 못 보면 후회할 곳이라고 말한다.“요즘도 늦은 휴가를 온 이들을 만나면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머니에 있는 돈 좀 다 털고 가라고 말합니다. 수재민에게는 일회성인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양양군이 준비한 풍성한 가을잔치에 국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복학생을 위한 대학가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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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 선배님 밥 사주세요! 복학생 선배 1명을 후배 4명이 공략한다. 선배가 후배들을 당당히 이끌고 간 곳은 `딸기골 분식` 김치순두부(2)+불고기 돌솥밥+제육덮밥+돌솥부대찌개+튀김+김밥+유부초밥= 총 2만2900원어치를 먹었다.“…복학생 선배가 눈에 띈다. ‘선배님~ 밥 사주세요.’ 아무 이유 없이 밥 사달라고 한다. …복학생 일주일 밥값이 한끼 식사에 날아가 버리지만 된장녀들에게 그런 배려는 없다.”(인터넷에 떠도는 ‘된장녀의 하루’ 중) “…점심시간엔 학교식당으로 가서 먹거나 학교 앞 밥집으로 향한다. 3000원이면 만고 땡이다. 밥 무한리필이 날 행복하게 한다. 가끔 여자후배들이 밥 사달라고 하면 큰맘 먹고 피자집을 이용한다. 남자후배는? 얄짤 없다. 밥집이다….”(‘복학생의 하루’ 중) 토끼 같은 후배들이 밥 한 끼 사달라고 하는데 ‘까칠하게’ 굴 필요 없다. 지갑 얇은 선배 여러분을 위해 싸고, 맛 있는 대학가 맛집을 복학생들이 소개한다. 솔직히 분위기는 보장 못한다. 연세대학교 “후배들 가자는데 간다고, 알았다고 한 다음에 그냥 부산 식당(02-336-3049)으로 데려가면 돼요.” 복학생 박준우(23·연세대 세라믹공학과 3학년)씨는 우직하게 말한다. “일단 먹어봐.”흰 쌀밥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벌건 제육볶음 얹어 한 숟가락. 입맛 까다로운 여자 후배들도 고개를 끄덕인다는 부산식당의 제육볶음은 5000원. 아주 싸다고 할 순 없지만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지는 깻잎·묵·어묵·미역 무침·계란말이 등 10여 가지 넘는 반찬은 무한리필이다. ★털보네 생선구이=1인분에 6000원인 ‘고갈비’(고등어)에 밥 한 그릇 추가하면 둘이 먹어도 배부르다. 매실 엑기스와 소금으로 간 한 생선에 카레와 녹차가루가 들어간 소스를 발라 야외그릴에서 구워낸다. 벽을 꽉 채운 손님 사진 속에서 친구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신촌 현대백화점 후문 골목. (02)324-1403 ★아침나무=낡은 커피숍 분위기에 어두운 조명이 살짝 우울하지만, 뜨겁게 달군 무쇠 솥에 지글거리며 나오는 푸짐한 알밥, 참치밥 등의 ‘무쇠솥밥’이 4000~5000원.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샐러드에 커피, 아이스 티 등 후식까지 제공된다. 신촌 ‘대학약국’ 골목. (02)332-6382 ★하마=밤에는 호프집으로 둔갑하는 볶음밥 전문점. 허름한 지하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복학생 아지트같이 생겼지만, 2500원부터 시작하는 각종 볶음밥과 오므라이스는 워낙 푸짐해 맥주보다 인기가 많다. 저녁식사 이후 이곳의 병 맥주 파티(10병에 2만1000원)는 저렴한 회식의 대명사. 신촌 ‘대학약국’ 골목. (02)334-5932 ★딸기골 분식=대부분의 메뉴가 3000~4000원대에 머무는 이곳의 순두부찌개(3500원)를 찾아 졸업생들도 다시 온다. 10개에 1500원인 김밥과 유부초밥, 튀김이 소박한 뷔페 식으로 차려져 있다. 옛날 생각 나게 하는 떡볶이(1인분 1500원)도 인기. 연세대 동문회관 옆, 이화여대 후문 건너편. (02)363-5563 ▲ 외국어대앞 `포레52`의 훈제연어라이스롤경희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복학생도 이미지 변신해야죠, 분위기 있는 곳도 좀 알아놓고.” 이창훈(23·경희대 경영학과 3학년)씨는 “맛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대세”란다. 물론 대 전제는 “싸야 한다.” 그가 자주 간다는 한국외대 앞의 포레52(02-964-9125)는 샌드위치 카페.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흑백사진과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이 복학생의 칙칙함을 씻어준다”고 한다. 호밀·콩·해바라기씨 등으로 만든 저칼로리 샌드위치와, 옥수수가루·녹차 등을 섞어 부친 전병에 밥·연어·양파 등 속재료를 얹어 돌돌 말은 라이스롤(rice roll)을 맛볼 수 있다. 양이 적은 ‘다이어트’ 사이즈는 2600~3200원, 양 많은 ‘푸짐 사이즈’는 2900~3500원. 낮 12시 이전에는 10%할인. 음료와 샌드위치류를 함께 주문하면 음료(빙수 제외)가 500원이 할인된다. ★호야=해물볶음밥, 참치볶음밥, 떡볶이 등의 다양한 메뉴가 2000~3000원대. 특히 카레소스로 맛을 낸 해물 볶음밥은 독특한 향이 입맛을 당기고, 김밥에 계란을 입힌 계란김밥은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김밥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다. 경희의료원 앞 ‘베스킨라빈스’ 골목. (02)969-5331 ★여기가 좋겠네=7000원짜리 닭도리탕+밥 3공기가 1만원. 3명이 배부르다. 매콤하면서도 개운한 맛 때문에 입소문이 퍼져 외국인 손님도 많이 찾는다. 5~6가지 반찬은 매일 바뀐다. 경희의료원 앞 ‘베스킨라빈스’ 골목. (02)968-9112 ★닥터(Dr.) 닭터=매콤하고 담백한 치킨양념스테이크는 4500원. 여기에 밥이나 빵 중 하나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콜라는 2잔까지 무료. 점심 시간에는 수업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을 위해 닭을 계속 굽고 있어 주문 즉시 음식이 나온다. 한국외국어대 앞 ‘롯데리아’ 뒷골목. (02)966-2732 ★생선조림 전문점(양휘자 생선조림)=좀 허름한 외관에 실망할지 모르지만, 담백한 고등어조림(4000원), 매콤하고 칼칼한 갈치조림(6000원) 때문에 불만이 쏙 들어간다. 점심시간에는 줄이 길다. 외국어대 정문에서 청량리 방향 300m에 위치한 횡단보도 옆. (02)966-3934 ▲ 성균관대앞 `둘리분식`의 비빔밥성균관대학교 “후배들이 붙으면, 일단 친구, 동기 복학생 녀석들을 포섭해야죠”라며 웃는 안준원(23·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씨는 “복학하고 나니, 뭘 먹느냐 보다 누구와 먹느냐가 중요한 것임을 알았다”며 “먹으러 갈 땐, 최대한 많이” 모은단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십시일반 작전이기도 하다. 안씨와 친구들을 따라 간 곳은 둘리분식(02-744-8626). 20여석이 꽉 찼다. “오래 기다려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기다리든지 말든지.” 배짱 영업이 오히려 더 간절히 기다리게 만드는 것일까. 카레밥, 짜장밥 등 음식은 대부분 2000원선. 찌개류는 2500원. 비빔밥(2000원)이 최고 인기메뉴다. ★명륜골=돼지불고기 백반, 버섯 불고기 백반이 4000원, 2인분 시키면 7000원이다. 간장으로 양념해 달착지근하다. 불고기 백반을 3분의 2쯤 먹고 나면 묵은 김치와 들기름, 김을 넣고 밥을 비벼준다. 성균관대 정문 앞 ‘버거킹’ 골목. (02)765-3056 ★부부식당=성균관대 학생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바로 그 곳. 최고 인기 메뉴는 3000원짜리 된장찌개. 방학 때도 학생들이 줄기차게 찾아온다. 맛도 맛이지만 역시 양이 많아 남학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성균관대 앞 ‘해맑은 한의원’골목 (02)744-1364 ▲ 홍익대앞 `요기`의 납작만두홍익대학교 “‘특이한 거 먹으러 갈래?’라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좋아라 따라 나선다”는 김광조(24·홍익대 경영학과 4학년)씨. 그가 주로 가는 곳은 극동 방송국 앞 요기(02-3143-4248). 대구에서 빚어 공수해 온다는 납작 만두는 1인분(10개)에 3000원. 살짝 얼려 나오는 단무지는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계속 손이 간다. 그릇을 냉장고에 미리 넣어두는 세심함을 발휘한 시원한 김치말이국수(3500원)는 이 집의 여름 인기메뉴. 김씨가 강력 추천하는 특별메뉴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이후에만 나오는 떡볶이. 납작만두와 세트메뉴로 3000원. ★뚝배기의 예술=주인 아주머니의 우렁찬 목소리가 내내 울려 퍼진다. 순두부·우렁·김치 뚝배기등 각종 뚝배기 메뉴가 3500~4500원. 달라면 계속 더 주는 밥은 ‘맨 밥’이 아니라 콩나물 등을 얹은 ‘약식 비빔밥’. 처음 온 손님은 감동한다. 홍익대 앞 TTL골목. (02)336-9340 ★끼니=간식 같은 정식, 정식 같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이곳은 모든 메뉴를 1인당 3000~4000원에 먹을 수 있다. 떡볶이와 돈가스도 좋지만, 일반적인 삼각 김밥 3개가 뭉친 크기의 초대형 참치주먹밥(2000원)이 인기. 지하철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 앞. (02)3142-7710 ▲ 고려대앞 `BIYA`의 부대찌개고려대학교“좋은 곳이 꼭 비싼 곳은 아니잖아요?” 조백건(25·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씨는 후배들에게 “학생은 밥을 든든하게 먹어야 된다”고 진지하게 타이른 후 비야(BIYA·02-923-6070)로 데려간다고 한다. 조씨가 데려간 ‘비야’는 겉보기에 바(bar)같지만, 들어가 보면 보글보글 소리 요란한 부대찌개 전문점이다. 1인분에 4500원 하는 ‘부대찌개’는 셋이서 2인분을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함께 나오는 감자튀김은 계속 리필된다. 다 먹으면 ‘소화제’로 사이다 한 병도 서비스로 나온다. ★아욱꽃=카페같이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내부 장식이 아늑한 곳. 4000원짜리 돈가스는 고기가 두툼하기로 유명하다. 복학생들 사이에서 ‘산’이라고 불리는 3800원짜리 김치볶음밥 1인분은 밥이 산 처럼 쌓여 2인분에 육박한다. 지하철 6호선 안암역 근처. (02)922-7553 ★해마루=고려대 정문 앞. 메뉴는 3500~4500원 선. 알밥과 참치김치찌개가 환상의 궁합이 뭔지 확실히 보여준다. 고려대 정문 앞 서점골목. (02)925-3625 ★뚝배기&양푼이=1인당 3000원에 맛볼 수 있는 비빔밥. 양푼에 나온다. ‘집 밥’이 그리운 학생들을 부른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 (02)929-3858
집 나간 며느리도 갈만한 전어맛집 바로 여기!
  • 집 나간 며느리도 갈만한 전어맛집 바로 여기!
  • [조선일보 제공] 전어는 맛도 맛이지만 싸고 푸짐해서 더 기분 좋다. ‘잡어횟집’이라 불리는 허름한 한국식 횟집이라야 먹는 맛이 더 난다. 전어무침을 반쯤 먹은 뒤 공기밥을 시켜 썩썩 비벼먹어야 제맛이다. 서울 ‘왕십리 전어마을’(02-2292-6831)은 한국적 횟집 분위기가 물씬하다. 지하철 상왕십리역 2번 출구를 나와 큰 길을 따라 걸으면 오른쪽에 있다. 지난 27일 저녁. 50석 규모 식당이 꽉 차는 바람에, 가게 앞에 플라스틱 테이블 2개를 내놓고 손님을 받았다. 주인 김영철(54)씨는 “작년 9월에는 가게 앞에 테이블을 17개 놓아도 모자랐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매콤달콤 양념 강하고 참기름 냄새가 많이 나는 전어무침(2만5000원)에는 풍성한 전라도 손 맛이 배 있다. 전어회는 ‘대’ 3만원, ‘중’ 2만원. 1년 전쯤 문 연 근처 ‘여명전어’(02-2281-7020)도 전어마을과 비슷한 분위기다. ▲ `왕십리 전어마을` 전어는 역시 머리부터 먹어야 제맛!성북구 성신여대 근처 ‘구룡포 전어횟집’(02-927-5340)은 직각으로 전어를 써는 다른 횟집들과 달리, 비스듬하게 칼집을 넣어 자른다. 그날그날 들어오는 전어 크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4~5마리쯤 나오는 전어뼈회·구이가 1접시 1만5000원씩이다. 4인 테이블 8개가 고작인 작은 횟집이지만 맛도 실내도 깔끔하다. 광어뼈회(세코시회·2만원)도 꼬들꼬들 씹는 맛이 좋다. 실은 과메기회·무침(2만원)으로 더 유명하다. 저녁에 손님이 몰려 횟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미리 전화로 확인해야 안전하다. ‘여수 오동도’는 전어무침(3만5000원·4만5000원·5만5000원) 양념이 남다르다. 고추장이나 설탕을 자제한 대신 된장을 넣은 양념장에 전어뼈회를 무쳐낸다. 여기에 무, 깻잎, 깨, 양파를 넣어 버무린다. 매콤달콤하지 않고, 구수하고 점잖다. 고추장 대신 된장을 사용해 전어 자체의 맛이 더 살아난다. 아직은 기름이 덜 오른 전어보다 병어회·조림(3만원·4만원·5만원)이 오히려 더 맛있었다. 홍어삼합(3만5000원·5만원), 산낙지(2만5000원) 등 전라도식 해산물요리가 다 먹을 만하다. 가격은 이 식당의 ‘대치점’ 기준. 고덕동 본점·목동점과 조금씩 다르다. 고덕동 본점 (02)427-5551, 대치점 (02)557-0039, 목동점 (02)2652-2237 남영동 해태제과 뒤 ‘진도횟집’(02-790-6441)은 식당 주인이 안면도 등지에서 직접 배를 띄워 잡은 생선을 쓴다. 전어회 1접시(2~3인분)에 3만원 받는다. 손님들은 대개 코스로 먹는다. 어죽(魚粥)에 이어 광어, 전어 등 제철 회와 붕장어(아나고)구이가 나온 뒤 생선곰국으로 마무리하는 풀코스가 4만원. 뽀얗고 진한 생선곰국이 별미다. 회 종류나 반찬 등은 그때그때 바뀐다. 낙원상가 뒷골목 잡어회 전문점 ‘영일식당’(02-742-3213)에서는 전어 등 여러 생선을 섞어 1접시 2만5000원 받는다. 매생이국·짱둥어탕 등 남도식 해물요리로 ‘여수 오동도’만큼 유명한 ‘목포자매집’(02-543-0729)은 전어회·무침이 1접시 3만원, 논현동 ‘진동횟집’(02-544-2179)은 회·무침 모두 1인분 2만8000원이다. 이밖에 뼈회로 유명한 서대문 ‘장보고수산’(02-362-1500), 허름하면서 편안한 분위기가 음식만큼 좋은 남대문시장 ‘막내횟집’(02-755-5125), 신길동 ‘막내회센터’(02-844-6150) 등은 “아직 기름이 덜 올라 맛이 덜 난다”며 전어를 내지 않고 있다. 전화로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가을전어' 찾아 충남 홍원항, 마량포구로 가을전어, 15cm 정도 되는 것이 가장 맛있어 전국 주요항구 전어축제DHA·EPA·타우린… 영양까지 날로 먹자
노란 미소, 그대 얼굴도 활짝 피었습니다
  • 노란 미소, 그대 얼굴도 활짝 피었습니다
  • [조선일보 제공] “해바라기야, 넌 안 뜨겁니. 이 뜨거운 날에도 빤히 해를 바라보고 있게.” 산 안의 널따란 들판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어린아이뿐 아니라 피서 길에 해바라기 축제장을 찾은 노인들까지도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저 보니까 안 덥죠? 어휴, 너희들은 얼굴이 땀으로 팍 젖었는데 덥지도 않니 그렇게 뛰어다니게-.’ 키꺽다리 해바라기는 따가운 햇살에 얼굴 찡그린 노인들이 안쓰러운지 햇살을 가려주려고 커다란 꽃을 더욱 커다랗게 펼쳤다. 꽃길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숨 고를 틈을 주려는지 꽃밭에서 노는 메뚜기와 여치를 바깥으로 내몰았다. 그러자 아이들은 풀잎에 올라앉은 메뚜기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갔다. “와~, 잡았다~.” “에이, 난 놓쳤잖아.” 태백 고원자생식물원 ‘해바라기 축제’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원장 김남표)에서 8월 30일까지 푸른 들녘이 온통 노란빛으로 빛나는 해바라기 축제가 열린다. 식물원이 위치한 ‘구와우(九臥牛)’ 지역은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소 아홉 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형상이라는 길지(吉地). 그 안에 12만평 넓이로 조성된 식물원 중 5만평의 꽃밭이 해바라기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다른 야생화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연보랏빛 배초향, 연 붉은빛의 홑왕원추리, 보랏빛 꽃창포 등, 탐방로 변의 여름꽃들이 저마다 화려한 색조와 세련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지대답게 산비장이, 참취와 같은 가을꽃도 눈에 띄었다. 숲길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걷다가 원두막 쉼터를 지나 산등성이를 향해 오르는 사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등성이가 점점 다가왔다. 구와우 일대도 한눈에 들어왔다. 쇠등처럼 부드러운 산사면은 온통 노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 고원자생식물원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갈라지는 삼수령(피재) 아래, 해발 800~900m 높이의 분지 12만평에 사라져 가는 우리 꽃 300여 종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해바라기·야생화 탐방로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30분 걸린다. 해바라기 축제 기간 중 사진전·그림전·야생화 및 분경 전시, 목각 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김남표 원장은 “가장 쉽게 접하면서도 가장 천시 여기는 해바라기를 제대로 키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보자는 뜻에서 축제를 마련하게 되었다”며 “올해는 음력 7월 윤달 때문에 평년에 비해 개화기는 20일쯤 늦어 8월 20일 전후가 절정을 이룰 것”이라 말했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홈페이지 www.guwow.co.kr, (033)553-9707. ● 명소 & 명산 평균 해발 650m의 높이로 한여름에도 모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시원하다는 태백에는 태백산을 비롯, 명소가 많이 있다. 검룡소(儉龍沼)는 서해 강화만에 이르기까지 514.4㎞ 길이의 한강 발원지. 하루 2000t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물이 콸콸 솟는 샘과 그 아래 바위 암반을 따라 이어지는 바위골이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600~700m 길이의 낙엽송 숲길은 건강하고 신선한 숲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산책로로 이름 높다. 고원자생식물원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삼수령을 넘어 하장 방향으로 약 5㎞ 가면 검룡소 입구 푯말이 보인다. 여기서 좌회전, 6.5㎞ 더 들어서야 한다. 검룡소를 찾은 김에 대덕산(1307.1m) 산행도 해보자. 보름 간격으로 새로운 야생화가 만발하는 초원 정상은 조망도 뛰어나 강원 내륙의 명산과 명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검룡소 자연생태계보존지역 감시초소~검룡소 갈림목~분주령골~분주령~대덕산 정상~초원 능선~분주령골~감시초소 산행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탐방 및 야생화 문의는 ‘숲 해설가’ 김부래씨(011-9919-3267). 태백시 화전동에 있는 용연굴(龍淵窟)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곳이다. 1억5000만년 전에서 3억년 사이에 형성되었다는 석회동굴로 각종 석순과 종유석이 즐비하다. 입장료 어른 35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1500원. 주차료 승용차 2000원. 관리소 (033)553-8584. ● 드라이브 코스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을 빠져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시내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자동차전용도로를 올라탄다. 영월읍을 지나 구도로로 내려선 이후 태백에 이르기까지 곡선과 공사 구간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태백시내에 들어서기 전 좌측 35번 국도를 따라 3㎞쯤 올라가면 도로 오른쪽에 해바라기 축제장 안내판이 보인다. 영동고속도로 방면에서는 진부 나들목~59번 국도~나전 삼거리~42번 국도~임계~35번 국도를 따라 접근한다. 삼수령(피재)을 넘어 2㎞쯤 내려서면 도로 왼쪽에 안내판이 보인다. 동해안 방면에서는 삼척~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를 따라 접근하는 게 길이 덜 험하다. 문의 태백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 태백역(033-553-7788), 태백개인택시(033-552-4747). ● 맛집(지역번호 033) 태백 고원자생식물원에서는 행사기간 중 음식점을 운영한다. 해바라기 산야초 비빔밥(7000원), 산야초전·메밀전(각 5000원)을 차린다. 행사장 입구의 ‘구와우 순두부’(552-7124)는 순두부(5000원), 감자전(5000원), 동동주(5000원)가 주메뉴. 태백한우는 값에 비해 맛 좋기로 이름나 있다. ‘동영식당’(581-4570, 1인분 200g 2만1000원), ‘태성실비’(552-5287, 1인분 250g 2만1000원), ‘한우마을’(552-5349, 1인분 250g 2만1000원)추천. ‘너와집’(553-4669)은 너와지붕의 한옥에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너와정식 1만5000원부터, 쌈밥정식 8000원, 갈비찜정식 2만원. 모두 2인부터 주문가능. ● 숙박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 forest.taebaek.go.kr)과 태백산민박촌(553-7460, minbak.taebaek.go.kr)은 인기 있지만, 휴가철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 영월군 상동읍 장산콘도미니엄(www.jangsancondo.com, 378-5550)은 백두대간 상의 어평재(화방재)와 만항재 사이 해발 1200m 고지에 위치해 쾌적하면서도 조망이 뛰어나다.
한여름, 소금 눈 내리는 마을 '증도'
  • 한여름, 소금 눈 내리는 마을 '증도'
  • [조선일보 제공] 정오의 태양이 머리 꼭대기를 후벼 파듯 뜨거운 날이었다. 바람 한 점이 없어 더 괴로웠다. 염전 주변에 자라는 퉁퉁마디(함초)가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흔들렸다. 바닥에 고무를 덧씌워 새까만 염전 위에 소금꽃이 하얗게 피었다. 이 더운 날, 긴 소매 윗도리와 챙 넓은 모자로 ‘완전무장’한 염부들이 고무래(곡식이나 흙을 펴거나 고를 때 사용하는 ‘T’자 모양 기구)를 들고 염전에 들어섰다. ▲ 하얗고 고운 소금이 눈처럼 소복이 쌓인 증도 염전&nbsp;여름의 짠맛을 느끼고 싶다면… '소금섬' 증도 하얀 눈? 아니 소금이 눈처럼 쌓인 곳, 증도 이곳이 천일염 때문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증도에 소금만 있는게 아니다 피부에 좋은 게르마늄 갯벌, 리조트까지… 조용했던 그 섬이 더 북적이기 전에 가보자. “촤아악~” 고무래가 염전 바닥을 긁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렸다. 고무래를 밀 때마다 소금 무더기가 염전 가장자리에 산처럼 쌓였다. 시커먼 갯벌을 배경으로 소금 무더기가 하얗게 반짝인다. 얼마나 뜨거울까. 그러나 보기에는 아름답고, 시원했다. 일꾼들이 소금을 가득 실은 외발수레를 소금창고로 밀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은, 그래서 더욱 드라마틱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소금창고 64채가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늘어섰다. 소금은 여기서 1년을 보내며 씁쓸한 간수가 빠진 다음에야 팔려나간다. 고단한 대패질(고무래로 소금을 모으는 작업)은 해가 질 무렵에야 끝이 났다. 염전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무더운 여름이면 새하얀 소금이 눈처럼 쌓이는 곳, 전남 신안군 증도다. 정부에서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틈새 갯벌을 둑으로 막아 염전을 만들었다.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의 생계수단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국내에서 가장 큰 염전인 ‘태평염전’의 기원이다. 매년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5%인 1만5000t이 여기서 난다. 값싼 수입 소금에 치이고, 소금이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에 밀려 활기를 잃었던 이 ‘소금섬’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소금이라도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니며, 한국의 천일염처럼 좋은 소금을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졌다. 지금은 제대로 된 천일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떼지어 몰려와 염전을 견학한다. 증도에는 소금만 있는 게 아니다. 넓은 갯벌에는 피부미용에 좋은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하다. 검은 갯벌 뒤로 시뻘건 해가 지는 광경은 장관이다. 우전해수욕장은 여름 성수기에도 비교적 한산하다. 지난 7월, 객실 121개가 있는 ‘엘도라도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숙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리조트와 함께 들어선 ‘증도갯벌생태전시관’에서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새로운 관광·휴양지로 뜨고 있는 증도. 오는 2010년 뭍과 섬을 잇는 연륙교가 개설된다. 사람들이 몰리고, 한적하고 조용한 섬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더 늦기 전 증도에 다녀왔다. [여행수첩] 증도 가는 길 및 맛집 ▲ 가는 길 승용차가 편하다. 휴가 성수기였던 지난 3일 서울에서 증도까지 약 7시간 걸렸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무안IC에서 빠진다. 해제반도를 지나 지도를 거쳐 사옥도 지신개선착장(061-275-7685)으로 간다. 오전 7시부터 1시간 30분~2시간 30분 간격으로 배가 떠난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더 자주 운항한다. 1인 3000원. 승용차 1만5000원. 열차로 갈 수도 있지만 약간 불편하다.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용산역에서 KTX고속철로 3시간 25분이면 목포역에 도착한다. 목포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50분이면 지도읍 버스터미널이다. 군내버스로 다시 10분쯤 가면 지신개선착장이다. 15분이면 증도 버지선착장에 도착한다. ▲ 숙박 엘도라도 리조트가 오픈했지만 여전히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민박집과 여관집 10여 곳이 전부. 숙박시설이 그래도 나은 임자도에 머물면서 증도를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 문의 신안군청 문화관광과(061-240-8355)·홈페이지(www.sinan.go.kr), 증도면사무소(061-271-7619) ▲ 맛집 증도는 먹을만한 식당 찾기가 어려운데다, 일요일이면 문 닫는 집이 많다. 별미를 맛보려면 증도를 나와 신안군 지도읍 송도어판장으로 간다. 요즘 민어가 한창이다. 민어는 옛부터 여름철 최고 보양식으로 꼽혀온 생선. 송도어판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민어집산지로 꼽힌다. 어판장 부근 ‘지도횟집’(061-275-8100)은 민어 선도가 좋다. 민어회 2~3인분 기준 8만원 정도. 목포시 ‘영란횟집’(061-243-7311)은 민어로는 최고라고 꼽히는 집. 민어회 2인분 1접시 4만원. 목포 ‘삼화횟집’(061-244-1079)도 유명하다. 민어회 한 접시 4만원. 목포 금화동 수협공판장 뒷골목 ‘만선식당’(061-244-3621)은 밴댕이 전문점이다. 꾸덕꾸덕 말린 우럭으로 끓인 우럭탕도 별미. 밴댕이회 2~3인분 1접시 1만원. ▲ 여행상품 솔항공은 증도와 임자도를 묶은 여행상품을 내놨다. 임자도 대광해수욕장과 갯벌, 염전, 낚시 등을 체험한 뒤 모텔급 숙소에서 잔다. 다음날 아침을 먹고 증도로 이동, 갯바위낚시, 독살 체험, 머드(진흙) 체험, 자전거 하이킹 등을 즐긴다. 오후 4시쯤 전남 나주로 이동, 나주역에서 기차를 타고 10시 30분쯤 서울 용산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3식과 체험료, 숙박, 여행자보험, 전용 차량 포함 18만900원. 문의 (02)2279-5959 <관련기사> 뜨거운 태양 아래 맛보는 진정한 짠맛! 해수욕에 히히~ 머드마사지에 호호 방 안 가득 서해바다가 밀려오다
  • [Cool한 여행지]③알래스카 호머
  • [스포츠월드 제공] 키나이 반도의 끝 호머(Homer). 길가에 배낭을 짊어진 사내 하나 앉아 있다. 한 손에는 ‘앵커리지’(Angchorage)라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그는 앵커리지까지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배낭여행자다. 버스같은 대중교통이 전무한 알래스카에서는 흔한 일이다. 여름 알래스카에서는 저마다의 방식대로 여행을 한다. 호화 유람선을 타고 나선 부유한 사람들도, 캠핑카를 끌고 일주일씩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온 사람들도,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두 발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는 배낭족도 제각각의 스타일로 알래스카의 여름을 만끽한다.호머는 알래스카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남쪽에 있는 포구다. 가는 길도 독특하다. 하이웨이에서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바다와 만난다. 이 바다는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갯벌을 무대로 하는 조개잡이도 이 지역의 꽤 유명한 관광 상품 가운데 하나다. 호머를 앞에 두고 길은 왼쪽으로 크게 휘어진다. 전망대가 있는 이곳에 차를 멈추면 호머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절벽에 자리한 아담한 집 너머로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 항구가 아련하다. 바다 건너로는 빙하와 흰눈을 이고 있는 아름다운 산들이 배경으로 둘러쳐 있다.호머는 마을이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호머 스핏(Homer Spit)이라 부르는 항구와 다른 하나는 다운타운이다. 호머 스핏은 다운타운에서 바다를 향해 10㎞ 떨어져 있다. 본래 섬이었지만 100년 전 석탄을 실어나르는 포구로 개발된 후 내륙과 방파제로 연결됐다. 호머 스핏의 항구에 정박중은 700여척의 배들.호머 역시 핼러버트 낚시의 고향이다. ‘세계 최고의 핼러버트 낚시터’라는 애칭처럼 이곳에서는 거대한 핼러버트를 잡으려는 꿈에 부푼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역대 최고 기록은 1956년에 잡은 1000파운드(약 450㎏)다. 이것 말고도 해마다 300파운드 이상 되는 핼러버트가 수시로 올라온다. 호머는 또 뭍이지만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셀도비아(Seldovia)로 가는 길목이다. 배낭족들은 이곳에서 워터택시(Water Taxi)라 불리는 배를 타고 인간의 그림자가 얼씬도 하지 않는 자연을 찾아간다. 호머 스핏의 집들은 하나같이 허공에 떠 있다. 이것은 1964년 알래스카를 덮친 최악의 지진 참사에서 얻은 교훈이다. 당시 해안가 저지대의 집들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물벼락’을 맞았다. 그 후 쓰나미가 몰려와도 안전하도록 건물의 바닥을 허공에 띄워 지은 것이다. 호머 스핏의 집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찻집이며 낚싯배 대여점, 해산물 가게, 기념품점 등이 독특한 장식으로 치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머 스핏의 거의 끝머리에 자리한 등대 카페. 기념품과 커피를 함께 팔고 있는 이 집은 나무로 지은 등대 아래 자리했다. 아름다운 등대와 갖가지 장식으로 꾸민 이 집은 누구라도 지친 다리를 쉬어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이다.호머 스핏 초입에 있는 피싱 홀(Fishing Hall)은 여름이면 연어 낚시터가 된다. 인공으로 만든 저수지처럼 보이는 이 곳은 한쪽만 바다와 통할 수 있게 터놓았다. 이곳으로 길을 잃은 연어들이 몰려든다. 이 연어들은 산란을 할 수 없는 초라한 신세들이지만 낚시꾼들에게는 더 없는 손맛을 제공한다. 다운타운과 포구의 중간에 자리한 벨루가 호수(Beluga Lake)도 매력적이다. 가장 알래스카다운 풍경 가운데 하나인 수상비행기가 이곳에 몰려 있다. 호수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수상비행기의 경쾌한 모습이나 호수 한켠에 정박해 있는 비행기들을 볼 때면 이곳이 진짜 알래스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다운타운에서 힐 로드(Hill Road)를 따라 가면 절벽 위에 서게 된다. 이곳은 바다에서 500m 높이에 불과하지만 전망은 상상 이상이다. 당연히 호머에서 돈 좀 만진다는 부자들이 이 언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다. 언덕의 전망대에 서면 벨루가 호수와 700여척의 보트가 정박한 호머 스핏, 바다 건너 아름다운 빙하와 산자락이 와락 가슴에 안긴다. 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래스카의 남쪽 끝 호머를 찾은 수고는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았다. [여행쪽지]배낭여행 꿈 꾼다면 히치하이킹 활용알래스카 대중교통편 거의 전무호머에서 앵커리지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여행자.미국 본토에서는 히치하이킹이 불법이다. 길 위에서 손을 들어도 차를 멈추지 않을 뿐더러, 설령 차가 멈췄다고 하더라도 차를 얻어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것은 히치하이킹이 범죄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는 예외다. 도로에서 손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배낭여행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알래스카의 치안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알래스카는 범죄율이 ‘제로’에 가까울 만큼 치안이 안정되어 있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연적인 위험이다. 이를 테면 곰의 습격이나 번개에 의해 발생하는 산불 등이 안전을 위협한다. 여름 알래스카에는 해마다 수십건의 자연발생적 화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도로가 통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알래스카는 대중교통편이 거의 전무하다. 앵커리지에서 위디어나 디날리국립공원을 오가는 특급열차를 제외하고 버스 등의 교통수단은 없다. 다만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를 위해 여름 한철만 페어뱅스나 앵커리지에서 캐나다 와이트호스나 더슨 크릭을 오가는 승합차가 있을 뿐이다. 또 마린 드라이브라 부르는, 시애틀에서 해안가의 주요 도시를 따라 운행하는 페리를 이용한 여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내륙을 갈 때는 역시 특별한 교통수단이 없다.따라서 배낭여행을 꿈꾼다면 히치하이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방법이다. 자전거를 사서 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물론 어느 방법을 이용하더라도 고생스럽다. 그러나 배낭여행의 고전에 가장 충실한 방법(?)이다. 또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잇점이다.배낭여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숙박이다. 그러나 알래스카는 캠퍼들의 천국이다. 게스트 하우스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텐트 하나면 충분한 캠핑장이 지천이다. 특히 이름난 관광명소나 해안가의 도시에는 캠핑장이 몇 곳씩 된다. 앵커리지 시내에도 4곳의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은 테이블과 주차장, 음수대, 화장실, 바비큐 시설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또 관리소에서 캠프 파이어용 나무도 살 수 있다. 이용료는 위치에 따라 다르다. 알래스카 주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의 경우 10∼15달러 내외다. 이용자가 많을 경우 직접 받으러 오지만, 외진 곳에 있는 캠핑장은 캠퍼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사용료를 첨부해 캠핑장 입구에 마련된 통에 넣는 경우도 있다.
(BOK워치)소비자물가, 그 사실과 진실
  • (BOK워치)소비자물가, 그 사실과 진실
  •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7월 소비자물가는 한마디로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다. 두 차례에 걸친 물폭탄과 같은 긴 장마로 인해 채소 등 농산물 값이 크게 올랐을 것이고, 그로 인해 소비자물가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상식(?)을 완전히 비껴갔다.더구나 7~8월은 전통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계절이었다. 2002~2005년의 통계를 보면 전달과 비교한 소비자 물가는 연초에 크게 올랐다가 2분기에는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 7월부터 9월까지 다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해 왔다. 이처럼 여름에 물가가 오르는 것은 7월이후 장마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특히 8월부터 9월까지는 태풍이 출하에 상당한 영향을&nbsp;주는 계절적인 특성이 강해 주로 농산물, 그중에서도 과실이나 채소 등 신선식품의 물가가 급등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올해는 최악의 장마에도 불구하고 전체 농산물은 물론 신선식품들까지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안정세를 보였다.&nbsp;농산물은 과거 5년간 7월에 전월비&nbsp;5~6% 정도 평균적으로 올랐는데, 올해는 오히려 예년보다 훨씬 심한 장마에도 불구하고 떨어졌다. 유일하게&nbsp;오른 채소도 고작 전월비 0.5% 상승했다. 작황이 매우 좋았던 작년 14%나 재작년 16%는 물론이고 과거 5년간의 평균 상승률 8.6%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세다. 고작 전년동월대비 2.3%에 상승한 7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그걸로 `게임 끝`이었고, 채권시장은 그 반대로 새로운 게임의 시작이었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여전히 압도적이었던 8월 콜금리 인상 기대가 삽시간에 짙은 안개속 국면으로 바뀌었다.정부와 여당과, 각종 단체와 민간연구소에서 조차 "더 이상의 금리인상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의 각종 경제지표가 일제히 둔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치던 채권시장이었다. 그러나 이데일리가 최근 실시한 두 차례의 콜금리 폴의 결과가 보여주듯이, 사실상 8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했던 채권시장의 심리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면서 급변했다. "앞으로는 매달 물가가 오를 것"이라던 이성태 총재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났으며, 경기도 가라앉는 마당에 금리인상의 가장 큰 명분인 물가상승 기대도 낮다는 견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사실 채권시장이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던 가장 큰 이유는, 경기가 좋다고 생각해서도 아니고, 물가가 위험하다는 판단 때문도 아니었다. 그동안 이성태 총재가 했던 발언들이 상당히 `매파적`이라고 받아들였고, 이는 곧 8월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외부에서 금리동결에 대한 압박이 그 어느때보다도 심하고, 경기 하강 신호가 출현했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경기하강을 넘어, 경기침체까지 우려하는 상황. 미국 등 세계경기도 하반기엔 둔화될 것이라고 하고, 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고, 중동에선 이스라엘과 이슬람권이 한 판 붙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등 커다란 경제하방 위험이 곳곳에 널려 있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오르지 않으니 "이제는 한은도 물러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주) 한국은행이 8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8월 통화정책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7월 소비자물가에 대한 한국은행의 입장을 중심으로 하고 있음을 밝혀 둡니다. 콜금리 정책과 관련해서는 추후에 다시 견해를 밝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7월 채소값은 정말 오르지 않았나소비자물가가 발표된 직후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상승률이 2.3%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추세라 농산물 가격을&nbsp;그렇게 높게 보지 않았지만, 기상의 특수성으로 어느정도 오를 걸로 봤는데 너무 안올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실 비록 발표는 하지 않지만 한국은행 내부적으로는 매달 소비자물가에 대해서도 예상을 해오고 있다. 정확한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지만 7월의 경우 2.6% 정도의 상승률을 생각했던 모양이다. 이데일리폴 결과였던 2.7%와 비슷한 수준이다.물가상승률을 낮춘 농산물 가격의 상승 실패(?)의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크게 보면 세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작황호조이고, 둘째는 물가조사 시점이다. 마지막으로는 휴가철의 지연효과가 있다.그중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해 물가를 사상 최저로 끌어내린 일등공신인 농산물 작황호조다.&nbsp; 비도 별로 오지 않고, 태풍에서도 자유로왔던 매우 좋은 기상여건으로&nbsp;과실과 채소뿐만 아니라 축산물과 곡물 등의 작황이 모두 좋았고, 이로 인한 영향은 7월 중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한은의 관측이다. 특히 올해 채소와 과실류의 작황이 좋았다고 한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쌀시장이 개방되면서 미국 쌀이 수입돼 쌀값도 올해 5월까지 매달 떨어졌다.다음은 조사시점. 통계청은 다른 품목과 달리 농산물 가격에 대해서는 한달에 3차례 가격조사를 하는데 조사했던 시점이 가격이 낮았을 때라는 것이다. 5일과 14일, 23일이 낀 주에 하루씩 조사를 하는데, 집중호우가 제헌절인 17일을 전후해 시작됐기 때문에 월초와 월중순 조사시점에는 출하도 많았고 가격이 낮았다. 한은 다른 관계자는 "집중호우때문에 가격이 급등했다가 비가 잦아들면서 출하가 다시 늘었다"며 "실제 하순 가격은 농수산물 유통가격을 조사해 보면 상당히 올랐다"고 말했다. 결국 세번째 조사에서는 고점은 아니어도 가격이 상당히 오른 수준에서 조사가 됐지만 평균을 내보니 상승률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다.장마가 길어지면서 7월 해수욕장들이 헛장사를 했던 것도 물가가 오르지 않은 이유다. 음식숙박업, 여행업, 항공서비스업 등을 주로 매년 7월부터&nbsp;가격을 올린다. 이때부터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오르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서비스 요금이 7월에 보통 전월비 0.2~0.4% 오른다"며 "그런데 올해는 장마때문에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0.1%밖에 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7월 하락은 8월 급등 예고편인가한국은행이 채소값을 보고 금리를 조절하지는 않겠지만, 7월 물가에 대한 충격이 컸으니 8월을 짚어보자. 결론적으로 "못 올랐던 것까지 오를 것"이라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물가조사가 끝나고 월말부터 두번째 집중호우가 다시 이어졌다. 한은이 내부적으로 조사해 보니 이렇게 한달동안 내린 비가 전국 평균 600mm에 달한다고 한다. 사상 유례가 없는 말그대로 `물폭탄`이었던 셈. 그로 인해 강원도와 중부지역에 상당한 피해가 속출했음은 주지의 사실. 작황이 온전할리 만무하다. 8월은 농산물가격이 연중 가장 치솟는 달이고 그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매우 높다.&nbsp;과거 5년 평균 소비자물가의 8월 상승률은 전월비 0.6%에 달하고, 신선채소의 경우 17%나 급등한다. 바로 태풍 때문이다. 8월 농산물값 예측의 가장 큰 변수로 지금으로서는 예측불허다. 한은 관계자는 "태풍 영향이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7월에 강우량이 많았던 영향이 8월에 이연돼서 나타날 것이고 그로 인해 8월 물가는 예년보다 높을 수 있다"며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의 판단을 들어보면, 실제 여름철 농산물 생산지역인 강원도 고랭지 채소 등의 피해가 막심해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작년부터 좋았던 작황호조로 물가가 낮았던 영향이 7월 중순까지 이어졌지만 두 차례에 걸친 사상 유례없는 집중호우가 상황을 반전시키는 영향을 한 것 같다"며 "새로 재배해 출하가 되기 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7월 하순부터 시작된 가격상승 효과가 8월과 그 이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절묘하게도 수입개방 영향을 크게 받던 쌀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6월부터 시작해 두달 연속 상승했다. 농산물중 비중이 상당하고 가격대비 소비탄력성이 낮은 것이 쌀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한은 관계자 말이 "미국쌀을 사서 먹어 보니 맛이 없더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면서 쌀값이 올랐다. 수입개방에 따른 효과는 거의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nbsp;기업 가격결정 능력이 살아나고 있다한은이 물가에 긴장하는 진정한 이유는 경기회복과 함께 그동안 잠재해 있던 수요측 상승압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유가와 기타 원자재값 급등을 생산성 향상과 채산성 악화로 흡수하던 기업들의 가격전가가 시작됐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한은에 따르면 기업의 가격결정력 회복은 경기회복이 시작된 지난해 2분기 직후부터 시작됐다.&nbsp;묘하게도 물가상승률이 급속도로 낮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는 물가가 안정적인 환경에 들어섰지만 중앙은행이 가장 무서워 하는 수요측 압력이 현재화되고 있었던 셈이다.또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큰 이유중 하나가 저가 중국산 소비재 수입 급증으로 인한 이른바 `미꾸라지 물가`라고 보면, 그 효과가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의심을 해 볼만한 일이기도 하다.1993년부터 2001년까지 비용상승의 가격전가율은 평균 107%에 달한다. 그런데 그 이후 작년까지는 고작 81%다. 특히 2004년 2분기까지 비용상승기는 유례없이 길었다. 1년이나 반년이면 끝나던 것이 2년반을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전가율은 고작 70%에 그쳤다.그러나 물가가 안정되면서 가격전가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00%를 훌쩍 넘어섰고, 올들어서도 지속적인 가격인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관측 결과다.한국은행에서 물가분석을 주로 담당하는 문소상 박사는 "공산물 가격이 2004년 이후 하락하다가 지난해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소비가 살아나면서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것들을 전가할 유인은 충분하다고 본다. 결국 물가지수에도 반영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시장 전문가들의 의심과 달리 최근의 소비회복이 일시적이 아니라는게 한은의 판단이고 보면, 기업의 가격전가가 향후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당연하다.문 박사는 "기업활동을 영속적으로 하려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2003년 이후로 3년간 원자재가격 뛴 것을 보면 상당한 압박이 있었을 것이고, 최근에는 채산성 악화가 심각하다는 말도 들린다"며 "과거처럼 만큼은 힘들겠지만 분명히 가격전가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박광민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격전가가 시작된다고 예상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났다고 볼 때,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현재화되는 것은 대략 1년의 시차를 갖는다.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를 고려한 가격전가가 슬슬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란다. 가격전가를 그동안 못했다가 이제 막 하려고 하는 물가라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공공요금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해 하반기 상당폭의 인상을 예상하고 있고, 정부도 인상의 불가피성을 숨기지 않고 있다.박 팀장은 "공공요금은 정부가 언제 얼마나 반영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nbsp;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의사표현도 있었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며 "공공요금은 다른 물가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며 당초 계획대로만 인상이 이루어지면 한은 전망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인상이 일시에 몰리는 경우"라고 말했다.평균 2년 주기로 조정된 교통요금의 최근 인상시기는 2004년 하반기였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난 5월 선거 때문에 인상시기가 미루어져 하반기에 몰리게 됐다. 이밖에도 원가보전도 못해 올라야 한다는 공공요금은 줄줄이다. 공공요금은 아니지만 담배값 추가 인상 시점으로 한국은행이 잡아 놓은 때도 4분기다. ◇ 수요측 상승 압력을 반영하는 물가들의 요즘 흐름은?헤드라인 소비자물가는 예상을 빗나갔지만 수요측 요인을 보다 더 잘 반영하는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이 2.2%를 딱 맞췄다. 수요요인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한은이 예상한 경로를 밟아가고 있다는 것. 박 팀장은 "수요요인에 의한 전망은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앞으로 급속한 경기 급변동이 없는 한 기업의 가격인상 페이스는 유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말마따나 수요측 압력을 잘 나타내주는 품목들은 전체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최근 몇달새 고개를 바짝 들었다. 공공요금이야 정부당국의 의지에 의해 인상이 좌우되지만, 개인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까지의 낮은 수준을 완전히 벗어났다.석유류제품은 그렇다 치고 다른 공산품들도 2%대 소비자물가와는 차원이 다른 상승률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특히 개인서비스와 석유류제품을 제외한 기타 공산품의 경우 원재료 부담과 인건비를 가격에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품목에 속해 한은으로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주목해야 할 것중 하나가 집세다. 주지하다시피 1만여가구를 대상으로 조사시점에 실제 부담하고 있는 집세를 대상으로 하는 통계청의 집세 통계는 현실의 거래와는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극단적으로 1만여가구중 그달에 전세계약을 한 가구가 없으면 전세값은 전혀 오르지 않은 것이 된다. 실제로 전세 거래가격을 바탕으로 하는 국민은행의 전세가격과 통계청의 집세는 완전히 다른 흐름을 나타낸다. 전세계약을 2년만에 하기 때문일까, 통계청의 전세가격은 국민은행 전세가격의 24개월 이동평균과 엇비슷해 상당히 후행하는 모습이다.국민은행의 전세 거래가격은 주택가격에 7개월 정도 후행하며 이미 지난해부터 완연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통계청의 집세는&nbsp;2004~2005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결과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그랬던 통계청 집세도 올해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가상승에 기여하거나 최소한 까먹지는 않는다는 것. 특히&nbsp;2년 내내 마이너스를 보였던 월세가 상승반전 했다.한은 관계자는 "통계청이 집계한 월세는 주택에 대한 것이기는하지만 개인서비스 등의 부문에서의 월세도 비슷하게 가지 않겠나. 그렇게 되면 장사가 되니까 월세를 올린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며 "월세의 상승반전은 중요한 전기"라고 말했다.
2006.08.03 I 강종구 기자
한국영화 “밋밋한 건 못참아!”
  • 한국영화 “밋밋한 건 못참아!”
  • [조선일보 제공] 요즘 한국 영화, 대단히 직설적이다. 과거엔 순화시켜 표현했던 욕들을 날 것 그대로 가감 없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가 하면(‘아치와 씨팍’), 시종일관 감정의 톤을 높여 극일과 민족주의를 노골적으로 부르짖기도 한다(‘한반도’). 원조교제·동성애·사디즘·마조히즘 등 금기시됐던 성 묘사를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펼쳐내기도 하고(‘다세포 소녀’. 8월10일 개봉), 아예 ‘닭살 커플’임을 표방한 남녀 고교생은 시내 한 복판에 누워 키스하기를 서슴지 않는다(‘사랑하니까, 괜찮아’, 8월17일 개봉). 약혼녀 있는 남자에게 “나, 아저씨 꼬시러 왔어”라고 말하는 여자(‘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9월 개봉)나 “사랑은 게임”이라며 “날 한번 꼬셔봐”라고 말하는 남자(‘미스터 로빈 꼬시기’, 10월 개봉)나 노골적이기는 마찬가지다. ▲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사랑하니까, 괜찮아’‘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다세포소녀’‘아치와 씨팍’‘한반도’.◆제목부터 세고 강렬하게 충무로의 직설화법은 영화 제목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이미 개봉한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음란서생’ ‘달콤, 살벌한 연인’ ‘생, 날선생’ ‘구타 유발자들’부터 곧 개봉할 ‘예의 없는 것들’ ‘누가 그녀와 잤을까’ ‘사랑 따윈 필요 없어’ ‘미친 그녀들’ ‘오래된 애인 정리하는 법’ ‘쏜다’ 등은 모두 ‘살벌’ ‘구타’ ‘따위’ ‘미친’ 같은 강렬한 어휘를 쓰거나 긴 문장으로 주제를 직접 설명하는 제목들이다. ‘각설탕’ ‘미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처럼 살짝 속내를 감추고 은유법을 쓴 제목도 여전히 있긴 하지만, 대세는 “직설적이고 자극적으로!”이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원래 ‘보고 싶은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시나리오가 완성됐지만, 촬영 후 마케팅 전략에 따라 제목이 바뀐 경우. 이 영화 홍보를 맡고 있는 에이엠시네마 한지선 팀장은 “처음 제목이 너무 구식인 것 같아 ‘연애’를 전면으로 끌어내 화두로 삼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쟁 격화되고, 관객 입맛도 변해 김태성 쇼박스 홍보부장은 “요즘 기획하는 시나리오 중 70%는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영화”라고 했다. 제목부터 캐릭터, 줄거리까지 한국영화가 점점 극단적이고 적나라해지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한국영화 제작편수 증가에 따른 과열경쟁이 한 이유다. 유세은 MK픽처스 마케팅팀장은 “올해 제작되는 한국영화가 100~150편에 이른다. 좀더 돋보이기 위해 더 자극적이고 더 선정적인 제목과 주제를 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관객의 성향 변화도 관련이 있다.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설문조사를 해보면 ‘밋밋하고 지루한 건 못 참겠다’는 반응이 많다. 코미디면 ‘빨리 나를 웃겨라’, 공포면 ‘빨리 나를 무섭게 해봐라’는 태도로 영화를 본다. 그러니 흥행을 목표로 하는 상업영화로선 더 ‘세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대표는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코미디인 반면 가장 위험한 장르는 멜로”라면서 “요즘 관객에게 외면 받고 있는 멜로는 아예 기획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직설적 한국문화와 닮은꼴? 한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직설화법 문화’와 ‘배설욕구’가 반영됐다고 보는 해석도 있다. 인터넷 문화가 대표적이다. 인터넷 주 사용자는 영화 주관객층(10~30대)과 겹친다. 정수완 동국대 영화영상학부 교수는 “이들은 ‘직설적 언어’와 ‘규범파괴’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 금기시되며 억눌러져 왔던 이슈를 ‘까발림’으로써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해소시켜버리려는 현상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자극적인 영화는 모두 관객동원에 성공할까? 캐릭터와 이야기가 극단적이란 평을 받았던 ‘한반도’는 2주 만에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치와 씨팍’ ‘구타유발자들’ 등은 흥행에 실패했다. ‘파랑주의보’ ‘사랑을 놓치다’ ‘국경의 남쪽’ ‘도마뱀’ 등 서정적인 멜로는 ‘요즘 추세대로’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개봉한 멜로 ‘너는 내 운명’은 관객 300만명이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선정성=흥행 성공’의 공식이 늘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호수와 안개 따라 갔더니 한 폭의 그림이 되었네''
  • ''호수와 안개 따라 갔더니 한 폭의 그림이 되었네''
  • [조선일보 제공] 춘천은 간결하고 부드럽다. 물과 산이 부드럽게 조우하는 춘천의 정서를 만나려면 호수를 따라 달려봐야 한다. 우리나라를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 서울에 이어 내가 꼭 보여주고자 하는 도시가 춘천이며, 춘천에 소시적 한 번 와 봤다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는 곳이 의암호 따라 가는 길이다. 춘천에서 당신이 정말 해야 할 일은 닭갈비 시식만은 아니다. 아슴아슴 떠오르는 안개와 호수, 그리고 산의 조화를 돌아봐야만 한다. 그게 춘천이다. 물과 산이 연이어진 춘천 가는 길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 할 만큼 아름답다. 경강대교 지날 즈음 창 밖 풍경을 보며 나는 내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아름다운 풍경을 눈 앞에 담고 있다우." 1. 호수와 낚시 의암호 순환도로(의암댐~춘천댐 403번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아 이게 춘천이로구나!’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사이로 안개라도 피어오르는 날이면 가슴이 쿵쿵댄다. 호수 위에 싯구처럼 점점이 떠있는 강태공들의 좌대(물 위에 배처럼 떠 있는)도 그 나름 멋진 풍경이 된다. 호수를 향해 난 카페나 음식점에서 이 서정적인 디자인을 내려다볼 수 있다. 2. 삼악산장 삼악산에 흰 돌멩이처럼 박혀있는 한 채의 산장. 어떻게 저 산에다가 뭐 하나 심은 듯 자리를 잡았을까. 등선폭포 쪽에서 시작해 삼악산을 다 넘고 하산할 즈음, 고생한 보람으로 이 산장(‘삼악산장’·033-243-8112)에 들러 라면 먹거나 커피를 마시며 의암호를 내려다보면, 행복하다,라는 말이 휘파람처럼 나온다. 3. 서면 옛 뱃터 서면뱃터에 서서 강을 바라보는 아가씨와 저기 낚시하러 가는 사람들. 2000년 신매대교가 생기면서 더 이상 배가 뜨지 않아 지금은 옛 뱃터의 정취만 남아있다. 예전엔 이곳 농민들이 아침마다 농작물을 리어카에 실어 배에 싣고 나가 도시 사람들에게 팔고 돌아오곤 했다. 4. 오미나루터 그림지도 그림 솜씨가 세련되진 않지만, 오미나루터를 중심으로 소박하게 주변을 그려낸 이 그림지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림지도를 만들어낸 그 마음이 정말 예쁜 디자인. 인공적인 디자인은 뭣보다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려야 한다. 여기 농촌 풍경과 저 소담한 강에 어울리는 이 지도야말로 멋진 본보기. 오미 나루터 느티나무는 큰 버섯처럼 불쑥 솟았다. 실낱 같은 길 위에 솟아오른 엉뚱하고 유쾌한 디자인. 춘천에서 가장 다정한 산책길 중 하나. 가까이에 있는 카페(‘미스타페오’·033-243-3989)에서 차 한 잔하며 저녁노을을 봐도 좋다. 5. 새와 석유통 우체통 서면 신매리의 카페 지붕 위에 올려진 새와 거두리에서 본 창의적인 우체통. 석유통이 재치 있고 검박한 사람 손에서 우체통으로 변신. 6. 복숭아철·옥수수철 아기 볼처럼 발갛게 부풀어오른 복숭아 좀 보라지. 척박하게 고단하게 과일을 디자인 손, 그 손으로 자녀들을 박사로 만든 사람들이 산다. 이곳이 그 유명한 박사마을. 한 손엔 복숭아, 또 한 손엔 옥수수… 토속적인 길을 토속적인 먹거리와 함께 달린다. 울랄라. 서면 길가를 따라가다 보면 천막을 치고 옥수수를 삶아서 파는 아주머니들을 만나게 된다. 내 입에서 찰찰찰, 이거야말로 어린 시절 먹던 햇옥수수다. 냉동 옥수수가 아닌 저 밭에서 나온 춘천 옥시기가 여기에! 냄새며 맛, 이보다 더 구수한 디자인은 없다네. 큰 놈 하나에 1000원. 7. 감자떡과 촌떡 의암호를 일주하고 시내로 나가게 되면, 동부시장 샬롬분식(시장 안, 큰 메리야스 가게 건너편)에 가서, 커트머리(검은 염색) 할머니에게 강원도 감자떡과 촌떡을 사야 한다. 뜨거운 감자떡은 입 안에서 쫄깃하고 달작하며, 촌떡은 매콤하다. 촌떡은 메밀을 동그랗게 부친 후 그 속에 매운 무채를 넣고 돌돌 말아서 구워낸다. 그 맛이며, 돌돌 말은 모양이며, 노릇한 냄새며, 할머니의 분위기며, 착한 가격까지, 여러모로 가장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다. 때론 그게 먹고 싶어서 기차를 타기도 하니, 중독성이 있는 디자인이 아닌가. (조선일보 미술작가)
라면이 매생이·주꾸미와 만났을 때
  • 라면이 매생이·주꾸미와 만났을 때
  • [조선일보 제공] 인스턴트 라면에 ‘중독’됐던 학창 시절, ‘영세한 고교생’의 소원 중 하나는 “매끼 라면만 먹고 살 수 없을까”였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소박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홍익대 앞 라면가게 ‘一?六라면’의 간판에는 실제로 “이제, 라면만 먹고 살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지난 해 6월 문을 연 이 조그마한 라면가게의 메뉴는 달랑 세 가지. 一라면(해물), ?라면(부대찌개), 六라면(매생이)이다. “밤 10시 6분에 먹는 라면이 가장 맛있다”는 일본의 한 설문결과에서 가게 이름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세 종류 라면에 각각의 숫자를 임의로 붙였다고 했다. 가격은 5000원 균일. 라면 값 치고는 좀 비싼 것 아니냐며 살짝 ‘울컥’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에피타이저’의 풍성함과 ‘요리’에 가까운 메인 디시의 맛 때문에 꼬였던 심사가 자발적으로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우선 ‘무료 패키지’부터. 명함 절반만한 크기의 번듯한 연어 한 점을 올려놓은 샐러드를 시작으로, 아기 주먹만한 크기의 그릇에 담은 문어 찰밥(말린 문어 조각이 군데군데 숨어있다), 취향에 따라 땅콩 잼과 칠리소스를 발라 먹을 수 있는 식빵(물론 토스트기도 함께), 삶은 계란, 콜라(혹은 사이다)까지. 문어찰밥, 토스트, 계란, 음료수는 무한 리필. ‘一?六라면’에서는 이 착한 녀석들을 ‘무료 5형제’라고 불렀다. 六라면을 주문했던 건 전날의 숙취 탓이었다. 그릇 전체를 덮을 만큼 수북한 파를 파헤치자, 얇게 썬 소고기 안심 두 조각, 부드러운 순두부 한 덩이가 부끄러운 듯 속살을 드러낸다. 그리고 평소 해장(解?)의 으뜸이라고 여겨왔던 향긋한 녹조식물 매생이가 면발과 뒤엉켜 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고명처럼 얹은 미역과 숙주나물, 그리고 조랭이 떡이 감칠 맛을 더한다. 맑은 국물의 무난한 담백함이 전날 밤의 알코올을 땀구멍 바깥으로 밀어냈음은 물론이다. 이런 풍성함이 이 가격에 가능할까. 비결은 타협이다. 푸짐한 건더기를 제외하면, 면과 국물은 인스턴트 라면의 면과 스프를 그대로 사용한다. 매운 맛인 一라면(통통한 아귀살, 왕새우 한 마리, 홍합, 주꾸미, 작은 게 반 마리 등)·?라면(튼실한 소시지 2개, 치즈 한 장, 김치, 삽겹살 두 쪽 등)은 신라면, 六라면은 사골맛 라면의 면과 스프를 넣고 끓인다. 튀기지 않은 생면과 장인 정신 깃든 육수에 댈 바는 아니지만, 보통 라면 좋아하는 평범한 식객들에게는 훌륭한 고명에 뿌듯한 가격이다. 물론 캐치프레이즈처럼 이 집 라면만 먹고 살 수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홍익대 정문을 등지고 청기와 주유소 방향으로 2분 정도 걸어가면 오른쪽 푸르지오 상가 2층에 있다. 현관 앞의 식권자판기에 당황하지 말 것. 입장할 때 자판기에 현금을 넣고 자신이 먹을 식권을 산다. 테이블이 없다. ㄴ 자 모양의 바 앞에 놓인 14개의 개별 의자가 전부다. 24시간 연중무휴. 상가 주차장 이용 가능. 신용카드 불가. 끼니 때는 줄이 길다. (02) 3142-1241.
  • 소문난 전국의 별미
  • [조선일보 제공] 수박향 그윽한 은어, 탱탱하다 못해 딱딱한 전복, 술로 배배 꼬인 속 풀어주는 시원한 오징어국…. 멀리 있어서, 갈 시간이 없어서 군침만 삼키며 별렀던 지방 별미를 맛보기엔 여름 휴가가 최적기다. 먹는 일이라면 남한테 뒤지지 않는 사람들이 “올 여름에는 반드시 먹고 말겠다”는 음식을 소개한다. 음식값은 7월 19일 기준. 음식에 따라 1인분 주문을 받지 않는 곳도 많다. 전라도 김은조 레스토랑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 편집장-여수 갯장어(하모) 바닷장어의 한 종류인 ‘갯장어’(속칭 ‘하모’)는 그동안 전량 일본에 수출하다가, 최근 시중 유통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는 아직 맛보기 어렵지만, 전남 여수에는 갯장어 전문식당이 여럿 있다. 잔뼈가 씹히지 않도록 칼집 넣은 갯장어를 팔팔 끓는 육수에 샤브샤브식으로 살짝 데쳐먹는 ‘유비키’와 회가 있다. 원조격인 ‘미림횟집’(061-666-6677)과 ‘경도회관’(061-666-0044), ‘경운횟집’(061-665-3004) 등이 알려졌다. (미림횟집은 유비키를 ‘대’ 5만원·‘소’ 4만원, 회를 ‘대’ 5만원·‘소’ 3만원에 낸다.) 조정용 와인경매사·‘올 댓 와인’ 저자-완도 전복 여름 해산물의 왕은 역시 전복 아닐까. 전복회는 단단한 살을 오독오독 씹으면 달큰하다. 와인은 질감이 두터워야 어울릴 듯하다. 소비뇽 블랑(포도 품종)과 세미용을 섞은 화이트와인 중에서 골라보면 어떨까. 프랑스 보르도 무통 로칠드에서 생산하는 ‘엘 다르장’(Aile d’Argent)이 떠오른다. 전복을 구우면 구수한 맛이 더해져 강하고 복합적인 맛으로 변신한다. 질감과 구조가 강건한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프랑스 루아르 ‘쿨레 드 세랑’(Coulee de Serrant)을 추천한다. 전복 양식으로 유명한 전남 완도에서 전복을 실컷 먹고싶다. (‘해궁횟집’(061-554-3729), ‘대도한정식’(061-554-3537) 등에서 전복죽·구이·볶음 등을 맛볼 수 있다. 전복죽 1만~1만5000원, 구이·볶음 5만원선. ‘전사마’(061-555-0838)는 전복에 삼겹살, 묵은 김치, 다시마를 더한 ‘전복사합’(4인 기준 10만원)등 독특한 전복요리를 낸다.) 임우석 프리랜서작가·박재은 요리사 부부-땅끝마을 ‘갈매기둥지’ 오징어국 땅끝(전남 해남)에서 우리는 곧잘 취해버린다. 바다를 바로 옆에 둔 밤이면 소주 한 잔 할 수밖에. 전날 밤 거나하게 해치운 남해 횟감과 소주가 아직도 뱃속에 남아있던 어느 아침, 뜻밖의 해장을 했다. 횟집 ‘갈매기둥지’(061-534-9192)의 금슬 좋은 주인 내외가 끓여준 따끈한 오징어국과 소박한 찬에 맨김구이. 얇은 무 몇 조각과 야들한 오징어 살로 달게 우려낸 그 국물 맛이 속쓰린 아침마다 생각난다. (임우석·박재은 부부가 감동한 ‘아침백반’ 5000원. 여주인은 “국물은 미역국, 토장국, 된장찌개, 바지락국 등 그때그때 다르다”며 “오징어국을 맛보고 싶으면 미리 예약해달라”고 당부했다. ‘갈치조림’(소(小) 2만5000원, 중(中) 3만원, 대(大) 3만5000원도 맛나다.) 주희선 홍보대행사 KPR 대리-광주 ‘산수팥죽’ 올 여름에는 광주광역시 산수시장에 있는 ‘산수팥죽’에서 팥죽 한 그릇 꼭 먹겠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팥죽 아닌가 싶다. 진하디 진한 팥죽에 찹쌀로 만든 새알심과 직접 뽑은 칼국수가 가득 들었다. 한 그릇 4000원. 새알심으로만 채우면 5000원이다. 탄수화물로 배를 가득 채우면 흐뭇하고 행복하다. 광주가 고향인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단골이라는 게 주인 설명. (062)225-4933 강원도 석창인 수원 SNU치과 원장-양양 여름송이 송이버섯은 가을이 제철인 건 누구나 안다. 문제는 눈 튀어나오게 비싼 가격. 강원도 양양에서는 8월 중순이 지나면 송이가 나기 시작한다. 이걸 ‘여름송이’라 한다. 여름송이는 물을 먹어 향이 떨어진다. 하지만 가격이 가을송이의 절반이다. 양양 남대천 천변 ‘버섯마을’(033-671-3145)이 단골 식당이다. (버섯마을 주인은 “여름송이는 품질이 아주 좋으면 1㎏에 25만원, 나쁘면 10만~15만원 정도”라며 “여름송이가 언제 나올지는 비가 그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여름송이가 나오기 전까지 전년도에 나온 냉동 송이를 100g 당 2만5000원에 판다.) 정현순 홍보대행사 시너지힐앤놀튼 대표-평창 민물매운탕 나의 고향은 공기 맑고 물 맛 좋은 강원도 평창. 평창군 방림면 방림2리에 가면 ‘거기매운탕’(033-334-1885)이 있다. 간판이 시원찮은데다, 겉에서 보면 평범한 한옥이라 관광객들은 스쳐지난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이 많이 찾는 민물매운탕집이다. 민물 생선은 잘못하면 비린내가 많이 나는데, 이 집 매운탕은 국물이 여간 시원하고 개운한 게 아니다. 주인아저씨가 매일 평창강에서 잡아오는 고기를 맑은 물에 끓여서가 아닐까. 서비스는 뭐 ‘그럭저럭’ 수준. 음식도 더디다. 하지만 방에 앉아 문 열어놓고 시원한 경치를 구경하노라면 시간은 금방 간다. (민물매운탕 소 2만5000원, 중 3만5000원, 대 5만원.) 서상호 서울신라호텔 총주방장-속초·양양 참돔·돌돔 동해에서 회도 먹고 놀다오고 싶다. 참돔, 돌돔이 요즘 아주 좋다. 참돔도 맛있지만 돌돔은 특히 감칠맛이 짙다. 강원도 속초에 갔다가 양양 남애항 ‘처녀횟집’(033-671-7555) 에서 식사할 계획이다. (처녀횟집에서 참돔은 1㎏ 12만원, 돌돔은 20만원, 광어는 10만원을 받는다. 역시 제철인 오징어회는 기본 밑반찬으로 나온다.) 경상도 문태준 시인-다랭이마을 촌막걸리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촌할매 막걸리집’(055-862-8530). 바다를 향해 구불텅 구불텅 내려가는 마을 골목을 따라가면 그 길목 끄트머리께 강재심 할머니네 막걸리집이 있다. “막걸리 잡수러 오시다! 막걸리 맛있습니다!”라며 손님을 정겹게 부르는 강재심 할머니는 올해 연세가 일흔 여덟. 갓 스물에 시집와 시어머니로부터 막걸리 담는 법을 배웠으니 근 60년 막걸리를 담가왔다. 평상에 앉아 마시는 막걸리는 정말 “폭 익었다”. 제대로 익어 술술 넘어간다. 술 파는 강재심 할머니의 말씨나 얼굴도 막걸리처럼 선하디 선하다. 음식을 내놓는 손도 크다. 내가 먹어 본 막걸리 중 제일이다. 마을 좌우로 펼쳐진 다랑논(계단식 논)을 볼 수 있고, 막걸리집에서 조금 내려가면 가슴 탁 트이게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데 그지없이 참 좋다. (막걸리 1병(1.5ℓ) 5000원. 파전(5000원), 두부(3000원), 콩국수(4000원)도 훌륭하다.) 이은숙 음식전문지 월간 ‘쿠켄’ 편집장-섬진강 은어 여름이면 은어가 생각나 참을 수 없다. 깨끗한 1급수에서 물이끼만 먹고 사는 은어는 독특한 수박향이 몸에서 배 나온다. 은어요리는 역시 섬진강이다. 경북 울진 왕피천, 강원 삼척 오십천, 양양 남대천 등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옛부터 은어 구이·튀김·회·밥·탕 등으로 다양하게 발달시킨 곳은 섬진강 유역이다. 식당에서 판매하는 은어는 대부분 양식이다. 담백한 살맛은 비슷하지만, 양식산은 물이끼를 먹지 못하고 사료로 키워 특유의 수박향이 거의 없다. (경남 하동군 화개에 있는 ‘혜성식당’(055-883-2140)은 전문 은어낚시인들로부터 받는 자연산을 다양하게 요리한다. 양식 은어는 대(大·4~5인분)자 4만원, 중(中·3~4인분)자 3만원, 소(小·1~2인분)자 2만원. 자연산은 1만원이 추가된다. 참게탕(3만~5만원)으로 더 알려진 집이다.) 이범준 CJ 운영1팀 과장-통영 시락국 전국에서 해산물이 가장 다양하고 풍요로운 항구, 경남 통영. 요즘 통영에 완전 ‘꽂혀 있다’. 올 여름은 통영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실컷 먹을 계획이다. 서호시장 뒷골목에서 ‘시락국’은 필수 코스. 시락국은 시래기국의 통영 사투리다. 장어 머리를 곤 국물에 무청, 된장을 넣어 끓인다. 구수하고 시원하다. 추어탕에 넣는 산초와 비슷한 재피(초피)가루, 청양고추, 김가루, 부추무침을 입맛대로 더한다. ('원조시락국'(055-646-5973) 말이국밥 3000원, 따로국밥 4000원. '골목집'(055-645-0777), '가마솥'(055-646-8843) 등이 붙어있다.) 충청도 신계숙 배화여대 중국어통번역학과 교수·중국음식 전문가-충주 ‘화이트크리스마스’ 나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듯한 음식과 테이블이 감동을 주는 ‘화이트크리스마스’에서 멋진 식사를 하고싶다. 충북 청주에 있는 이 레스토랑에서는 메뉴판을 펼치는 순간 감동이 시작된다. 손님 이름이 메뉴판에 인쇄돼 있다. 뒤집어진 잔 속에 꽃이 들었다. 잔을 바로 세워 물을 부우면 꽃 향기가 그윽하게 퍼진다. 앞마당에서 직접 키운 허브를 뜯어다 요리한다. 마지막 코스인 커피와는 설탕 대신 사탕수수 결정체가 매달린 막대가 나오는데, 설탕보다 단맛이 은은하다. 사소한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주인 부부의 손길이 감동을 빚는다. (043)856-1225 (5가지 요리로 구성된 ‘안심스테이크 코스’(5만원)부터. 여주인은 “손님들은 대개 8가지 요리가 나오는 ‘샤토브리앙 안심 코스’(7만5000원)를 주문한다”고 했다.) 김종천 다음 ‘일상탈출카페’(cafe.daum.net/trip7788) 대표-칠갑산 지천구곡 참게매운탕 금강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지천구곡’이란 곳이 있다. 칠갑산이 있는 충남 청양군 장평면 지천리를 흐르는 계류가 아홉 번을 꺽이며 흐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천구곡에 가면 ‘둥지가든’(041-943-0008)이란 참게요리전문점이 있다. 2만여평 양식장에서 키운 참게로 매운탕, 게장, 튀김 등을 요리한다. 물 맑은 지천구곡에서 물놀이하며 참게의 참맛까지 느낀다면 훌륭한 여름휴가가 될 것 같다. (가을이 제철인 참게를 여름에 먹어도 될까? 둥지가든 사장은 “여름게는 껍질을 벗고 살이 빠져 맛이 형편없다”면서 “매운탕에는 작년 가을 잡아서 냉동시켜둔 게를 쓴다”고 했다. 참게매운탕 소 3만원, 중 4만5000원, 대 6만원. 참게백반 1인분 1만5000원.) 제주도 김흥기 레스토랑 ‘타니’ 사장-제주 다금바리 제주 특산인 다금바리는 ‘횟감의 황제’라 불린다. 맛이 워낙 좋은데다, 부위마다 다른 맛을 낸다. 남제주 사계리 산방산 근처 용머리 해안가에 있는 ‘진미식당’(064-794-3639) 주인 강창건씨는 다금바리로 회, 껍질, 뽈살, 혓바닥, 힘줄, 입술, 눈, 간 심지어 비늘까지 무려 30여 가지 맛을 낸다. 강씨는 최근 다금바리 회로 특허까지 받았다. 하지만 다금바리는 역시 지리(맑은탕)가 가장 맛있다. 국물이 그렇게 맑고 깨끗할 수가 없다. (다금바리는 대단한 맛 만큼 가격도 엄청나다. 진미식당에서는 요즘 자연산 1㎏에 18만원을 받고 있다. 있는지 미리 전화 확인해야 안전하다.) 경기도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 소장-파주 장어 여름 보양식 하면 역시 장어구이 아닐까. 경기도 파주 장어구이집 ‘반구정나루터’(031-952-3472)가 떠오른다. 살랑살랑 바람 시원한 평상에 앉아서 숯불 장어구이로 부모님 몸보신 시켜드리고 싶다. (30년 내공이 만만찮다. 양념구이보다 소금구이가 더 인기다. 1인분 1만9000원. 평일에도 예약해야 안전하다.)
국내편 ①신비의 섬 우이도
  • [여름이 부른다]국내편 ①신비의 섬 우이도
  • [스포츠월드 제공] 목포에서 뱃길로 3시간.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을 요리조리 빠져나간 쾌속선은안개에 휘감긴 섬에 사람들을 부려 놓는다. '소 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섬, 우이도다. 사람들이 총총걸음으로 하나둘씩 사라져 간 부둣가에는 파도소리만 무시로 몰려온다. 세상과 잠시 인연의 끈을 놓는 순간이다. 우이도는 작은 섬이다. 진리와 돈목 두 마을을 합쳐 150여가구가 전부다. 성촌 등에 마을이 있지만 여름 한철 성수기에만 민박을 칠 뿐 다른 계절에는 비워놓는다. 진리와 돈목은 찻길이 없다. 전깃줄이 넘어가는 오솔길을 따라 1시간을 걸어야 한다. 따라서 이 길로 걸어서 다니는 이들은 흔치 않다. 배를 자가용처럼 부리는 섬마을 사람들이라 배편으로 오간다. 뱃길로는 진리에서 돈목까지 15분거리다. ▲ 돈목해변에서 캔 은조개.진리와 돈목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업을 잇는다. 도초면 우이출장소가 있는 진리는 어업으로 먹고 산다. 돈목은 관광이 주업이다. 항아리처럼 오목하게 들어앉은 돈목해수욕장의 그림같은 해변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해안사구가 해변의 오른쪽에 자리한 것도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따라서 관광객들이 ‘우이도 간다’면 돈목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우이도는 조선후기의 실학자 정약전의 이름 석자를 오늘까지 전해지게 한 섬이다. 신유박해로 형 정약용이 전남 강진으로, 정약전은 우이도로 유배를 온다. 그는 이곳에서 13년간 머물며 ‘자산어보’를 저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긴긴 가뭄이 들자 주민들과 함께 흑산도로 이주했고, ‘자산어보’는 흑산도에서 빛을 보게 됐다.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집필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우이도는 ‘물고기의 보고’로 불린다. 현지인들은 이곳의 바다를 ‘수족관’이라 부른다. 언제든지 그물만 쳐놓으면 먹을 만큼 고기가 난다. 우이도에서라면 외지인들도 귀한 ‘자연산 활어’맛을 볼 수 있다. 우이도는 조용한 섬이다. 휴가철에도 한적한 해변이 오히려 미안할 만큼 사람이 적다. 신안군 문화관광과 남상율 계장은 “평소 부부관계가 소원했던 이들도 이 섬에 며칠 머물면 다시 금술이 좋아진다”며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 해안에 탐스럽게 열매를 맺은 산딸기.돈목항에서 조그만 고개를 넘으면 돈목이다. 조그만 종루가 서 있는 예배당의 담에는 인동초가 피어났다. 골목길을 돌아내려가면 돈목해변이다. 해변 왼켠에 어선 두어척이 서 있다. 해변 끝에는 그 유명한 해안사구가 빤히 내려다보인다. 잔잔한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을 감싸고 삐비꽃이 한창이다. 발끝만 스쳐도 솜털처럼 하얀 꽃이 하늘하늘 날린다. 꽃밭 속에서 몇마리 흑염소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방인의 발길을 지켜보고 있다. 아낙 몇몇이 소일 삼아 은조개를 캐러왔다. 은조개는 신안군에서 우이도만 나는 귀한 조개다. 결이 고운 껍질은 은빛으로 빛난다. 마치 줄긋기 놀이를 하듯이 호미를 해변에 박은 채 뒷걸음질치며 조개를 캐는 아낙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돈목 해변에서 몇 걸음 더 보태면 성촌마을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개장 준비에 부산하다. 자라목처럼 오목한 곳에 자리한 성촌마을을 지나면 또 커다란 해변이다. 남쪽을 바라보는 돈목해변과 반대로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성촌해변이다. 이곳은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낯선 무인도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성촌해변에서 남쪽으로 언덕을 오르면 해안사구다. 높이 50m, 폭 70m에 이르는 동양 최대 크기의 해안사구다. 잘록한 이 고개로 성촌해변과 돈목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모래를 실어나른다. 밀물 때 파도가 밀어놓은 모래를 밤새 바람이 사구 위로 밀어올리는 것이다. ‘우이도 처녀들은 모래 서 말 먹고 시집간다’는 말도 이 사구에서 생겼다. 사구에는 밤새 바람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물결 무늬가 곱게 새겨져 있다. 사구에서 바라보는 돈목해변과 우이도의 풍경은 평화롭다. 활 시위처럼 잔뜩 당겨진 돈목 해변 너머로 자리한 사람의 마을과 초록이 깊어지는 숲이 다도해 푸른 바다에 자리한 우이도를 한폭의 그림으로 빚어준다. <우이도 여행정보>가는길 자가운전으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목포 나들목으로 나와 목포여객선터미널로 간다. 서울 기준 4시간 30분 소요. 장시간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KTX가 편리하다. 서울 기준 3시간30분 소요. 목포 여객선터미널(061-240-6060)에서 도초도를 거쳐 우이도로 가는 배는 매일 1회(12:10) 운항된다. 3시간 20분 소요. 우이도에서 목포로 나오는 배는 오전 7시30분에 있다. 배편은 날씨와 시즌에 따라 자주 바뀐다. 신안군청 관광문화과(061-240-8355) 먹을거리 우이도는 뭍에서 먼 섬이다. 따라서 공산품을 제외한 대부분이 먹을거리는 자체 해결한다. 돈목마을은 식당이 따로 없고 민박집에서 손님이 원하면 음식을 낸다. 돈목마을 이장 박화진씨가 운영하는 다모아민박(061-261-4455)은 ‘섬맛’이 느껴지는 음식을 차려낸다. 바닷물을 간수로 직접 만드는 손두부와 은조개, 병어찜, 산에서 뜯은 고사리 등 푸짐한 상차림(사진)을 낸다. 1인분 5000원. 4만원을 더 내면 주인장이 직접 그물에서 건져낸 자연산 회도 먹을 수 있다. 손님이 원하면 함께 그물 걷으러 나간다. 돈목마을에서는 10여집이 민박을 한다. 우림장(061-261-1860), 한승미민박(061-261-1740). 1실(4인 가족 기준)에 3만원 내외다. 섬으로 가는 여행상품 섬여행은 최소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여름 휴가에 맞춰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면서 제대로 쉬려면 최소 2박3일이 필요하다. 자가운전으로 갈 경우 교통비와 뱃삯, 숙식비 등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숙박이나 교통편 예약 등의 불편함까지 덜 수 있다. 휴가철을 겨냥한 여행상품의 경우 해수욕을 포함한 섬에서의 휴식도 충분히 배려하고 있다. 솔항공사는 우이도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첫날 우이도에 도착하면 오후 4시30분. 석양이 질 때까지 돈목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둘쨋날도 우이도에서 하루 종일 보낸다. 마지막 날은 우이도에서 나와 함평으로 이동, 가수 은희가 운영하는 민예학당에서 염색체험을 하고 함평해수찜으로 마감한다. 매주 금요일 출발하며 1인 13만9000원. 목포까지 오고가는 것은 자비부담이다. (02)2279-5959 우리테마투어는 KTX를 이용한 흑산도∼홍도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첫날 KTX와 쾌속선을 이용해 홍도로 들어가면 오후 4시 30분. 몽돌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겨도 충분한 시간이다. 둘쨋날은 유람선을 타고 홍도와 흑산도의 비경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셋쨋날은 오전 10시30분까지 자유시간. 이때 육로 관광을 하거나(옵션) 해변에서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다. 15일부터 매일 출발하며 1인 25만원. (02)733-0882 옛돌여행은 거문도와 백도를 돌아보는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이 상품은 첫날 고흥 나로도항에서 쾌속선을 이용해 거문도로 간 후 오후에 백도 해상관광을 한다. 둘쨋날은 오전에 동백숲길과 등대, 어시장을 돌아본 후 오후에는 해수욕을 한다. 숙박은 저녁에 나로도로 나와서 한다. 셋쨋날은 나로도 해상관광과 편백나무숲 산책을 한 후 나로도해수욕장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15일과 8월 3일 2회 출발하며, 2인1실 기준 19만5000원. (02)953-1313. 섬 여행시 주의할 점 섬은 뭍과 다르다. 따라서 여행시 주의할 점이 많다. 우선 일정을 여유있게 잡는 게 좋다. 기상이 갑자기 변해 파도가 높을 경우 배가 뜨지 않기 때문이다. 섬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만약을 대비해서 하루쯤 일정을 비워놓는 게 좋다. 차를 가져갈 수 없는 섬의 경우 짐을 최대한 줄인다. 짐이 많으면 배를 타러 오가는 길에 녹초가 된다. 짊어질 수 있는 배낭에 짐을 정리해 가족이 나눠질 수 있게 한다. 간단한 응급약과 비상식량, 모기약 등은 기본으로 챙겨야 한다. 차를 가져갈 경우에는 가급적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간다. 섬에서는 생필품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있어도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야영을 할 경우 먹을거리와 조리도구 등도 꼼꼼하게 챙겨가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섬은 물이 귀하다. 차를 가져갈 경우 마실 물은 생수로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또 섬에서 해수욕을 한 후 샤워를 할 때도 가급적 물을 아껴 써야 한다. 가뭄이 심한 섬의 경우 물을 둘러싸고 현지인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다. 바다는 섬사람들의 삶터다. 특히 갯벌 등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개를 캐거나 갯벌에서 놀 때는 출입이 금지된 곳인지 미리 확인해 말썽의 소지를 없앤다.
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
  • 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
  • [조선일보 제공] ▲ “울릉도 도동항 좌안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세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얼굴을 스칠 만큼 바닷가에 바짝 붙어있는 길이랍니다.” - 여행작가 최미선경남 거창 수승대, 금원산자연휴양림 - 이시목 늘 혼자 다니는 까닭에 휴가만큼은 가족들과 함께 한다. 고향집에 모여 서로 얼굴 보는 것이 휴가 때마다 하는 연례행사였으나, 올해는 고향집(함양군 안의면)을 벗어나 경남 거창으로 장소를 잡았다. 고향에서 가까워 가족들이 모이기 편한데다 휴양림이 있어 무엇보다 쉬기 좋고, 7월 말~8월 초까지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려 연극까지 관람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숙박은 금원산자연휴양림에서 하고, 주변에 있는 허브농원(민들레울)과 참숯찜질방, 수승대, 송계사 등을 돌아볼 생각이다. 병곡리 빙기실에 있는 전통찻집인 점터에 들러 주인 내외가 산에서 직접 캐온 약초로 끓여내는 차 한 잔의 여유도 부려볼 셈이다. ★우리 부부 예산은 2박 3일 일정에 20만원선. 여행경비는 형제들이 갹출한다. 강원도 영월 - 이동미 아이들이 텐트치고 야영하기를 원하기에 김삿갓 계곡으로 갈 예정. 방랑시인 김삿갓이 이곳에 들러 ‘이곳이 진정한 무릉계’라 칭찬했던 곳. 계곡 주위에 조선민화 박물관, 묵산 미술관이 있고 계곡 위쪽에 김삿갓 문학관에 있으며 문학관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김삿갓의 무덤이 있다. 더불어 영월 시내에 동강사진 박물관과 장릉, 청령포, 한반도 마을 등을 돌아보고 무릉리의 법흥사와 요선정, 고판화 박물관을 돌아 볼 예정.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에 ▶기름값 10만~15만원 ▶1인당 한 끼니에 5000원씩 7끼를 잡으면 14만원. 그중 한끼는 송어회(1kg에 2만원)를 먹을 예정이라 3만원으로 잡으면 총 15만원 ▶숙박은 지인의 집에서 1박, ‘솔치 펜션’에서 1박해서 8만원▶돌아오는 길에 이웃에게 줄 선물은 황둔 찐빵 2상자 1만2000원 등 총 35만~40만원선. 경남 거제도 - 정보상 서울에서 통영까지 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4시간 30분이면 도착. 팔순 가까이 되신 장인, 장모님과 1년이면 두어 차례 여행을 하는데, 올 여름에는 평소 가고 싶어하시던 외도, 해금강으로 모실 예정이다. 포로수용소, 옥포 해전 충무공 유적지 등 명소가 많다. 외도가 바라보이는 학동 몽돌밭 해변 모텔에서 숙박을 하면 아침 일찍 외도 가는 배 타기가 편하다. ★예산은 4인 기준 2박 3일 일정으로▶기름값, 고속도로 통행료 16만원 ?식대 25만원 (석식 1회 생선회 포함) ▶입장료 12만원 (외도 유람선, 국립공원, 포로수용소 등 포함)▶숙박비 18만원 (2인1실, 2박, 장급 여관) ▶기타 예비비 5만원 등 총 76만원선. 경남 의령 - 김정수 전라도 출신 아내와는 연애시절에, 아들녀석과는 만 3세가 지나면서 자주 여행을 떠났다. 3명이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은 아들이 11개월 때 제주도 여행 이후로는 거의 다녀보지 못했는데, 여름 휴가 때는 내 고향 의령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산천렵마을’(http://yedong.go2vil.org)에서 1박을 하며 대나무 물총도 만들어보고, 의령의 특산품인 망개떡도 만들어보고 싶다. 산천렵마을 인근에는 찰비계곡, 벽계관광지, 의령예술촌과, 동양 최대 석굴법당으로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일붕사 등이 자리하고 있어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다 돌아보기도 어렵다. ★마산서 출발 예정. 예산은 3인 가족이 1박 2일 1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전남 신안 임자도 대광해수욕장 - 허시명 올 여름 휴가 목표는 조용한 해수욕장으로 가는 것이다. “아빠 뭐야, 사람만 많고 놀지도 못했잖아!”라는 둘째의 원망을 듣지 않기 위해서다. 혹시 모르니 아주 넓어야 한다.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해수욕장이다. 게다가 해제반도에서 차를 배에 싣고 임자도에 들어가면, 식구들은 색다른 맛에 감동할 게 분명하다.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으로 ▶기름값 10만원 ▶왕복 배삯(자동차 운임 포함) 3만5000원 ▶숙박비 15만원(되도록이면 텐트로 대체, 텐트 충분히 가능) ▶7끼니 식비 15만원(가고 올 때 2끼 식당이용 6만원, 간식 및 5끼니 식재료 준비) 등 34만5000원~49만5000원. 강원도 평창 펜션 여행 - 유연태 평창군 ‘우리향기 펜션’(용평면 속사리 033-334-5479)에서 푹 쉬다 올 예정이다. 한낮에는 해발 700m의 펜션 앞 개울에서 발 담그고 과일 먹어가며 더위를 식힌다. 물론 틈을 내 책(‘공부의 즐거움’, ‘출판 창업’)도 두 권쯤 읽어야 한다. 저녁에는 귀틀집 앞 마당에서 돼지 목심, 소시지, 해물 모듬 바비큐 파티를 즐긴다. 밤에는 객실마다 설치된 황토가마토방에 들어가서 등짝을 지져가며 편안히 잠 잔다.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으로 ▶숙박비 24만원(12만원, 2박)▶식비 25만원(7식) ▶기름값과 잡비 10만원 등 총 59만원선. 강화도 펜션 여행 - 전기환 수도권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1박 2일 정도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갯벌과 해변, 아기자기한 펜션 등의 숙박시설이 많아 가족이 함께 다녀도 좋은 곳. 장어요리, 회 등 먹거리도 풍부해서 좋다. 휴가철이면 늘 오랜 운전과 교통체증으로 인해 기분을 망치기 일쑤인데, 올해는 그렇고 싶지 않다. ★예산은 4인 가족 2박 3일 일정으로 ▶(일산 출발기준) 자동차 기름값 3만원 ▶‘나눔 펜션’ 2박 24만원 ▶식료품 10만원 등 37만원선. <관련기사>-휴가계획 잡으셨나요?-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
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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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1년 내내 여행 다니는 여행 전문가들의 올 여름 휴가 계획을 소개한다. “성수기 때는 잘 안 다닌다”는 답변도 있었다. ▲ 한 여름 무더위 싹 잊고 지내기 좋은 계곡. 인제 방태산 적가리골.충북 영동 물한계곡과 동해바다 - 여행작가 이구슬 4박 5일의 휴가 일정 중 2박은 영동 물한계곡, 2박은 동해에서 보낼 예정.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만난 일곱 가족이 모여 물한 계곡으로 떠날 계획. 물한계곡에는 정말 오래된 시골집(민박)이 있다. 마당도 넓고, 군불 떼서 난방을 하고, 툇마루에 앉아 밥도 먹을 수 있는 옛날 집이다. 1급수가 흐르는 물한계곡에서의 물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동해에서의 2박3일은 우리가족끼리 즐길 예정. 동해에 있는 콘도를 예약했다. 강릉과 주문진 사이에 있는 연곡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고, 주문진항에서 싱싱한 회를 먹고, 근처 소금강에서 짧은 산행을 해볼까 한다. ★예산은 4인 가족이 4박 5일에 50만원 정도. 울릉도 - 최미선 화산 폭발로 인해 생겨난 울릉도는 ‘신비의 섬’이라 불리는 명성만큼 좌우로 우뚝 솟아있는 기암절벽을 통과해 부두에 닿는 맛부터 독특하다. 울릉도를 돌아보는 방법은 차를 타고 섬 안을 둘러보는 육상관광,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해상관광, 천천히 걸으며 울릉도의 자연을 음미하는 트레킹 등. 대부분 도동에서 출발하는 것이 무난하므로 도동항 주변에서 민박을 할 예정이다. 단체관광 개념으로 버스 기사가 세우는 곳에서만 내릴 수 있는 24인승 버스(4시간 소요, 1인당 1만8000원), 내 편의대로 움직일 수 있는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섬을 도는 일반버스를 이용해 마음에 드는 경치가 나타나면 내려서 천천히 감상하며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인심 좋은 트럭운전사의 차를 얻어 타 볼 생각이다. 울릉도의 원시적 자연미를 엿볼 수 있는 성인봉(984m) 트레킹(4~5시간 소요)도 또다시 해보고 싶은 여정이다. 특히 나리분지 입구에서 울릉도 전통가옥인 투막집을 거쳐 신령수 약수터까지 이어지는 2㎞ 거리는 평탄한 숲길로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울릉군청 뒤편 길목에서 시작되는 행남등대 오르는 길도 운치만점. ★예산은 부부2인이 3박 4일 일정으로 ?묵호-울릉도 쾌속선 운임료 1인 왕복 9만원(묵호항 여객선터미널 033-531-5891) ▶민박 하루 3만~5만원 ?1인 1일 비용(식비, 교통비, 기타) 3만~4만원 등 총 50만~60만원대. 강원도 태백과 삼척 - 홍순율 삼척의 새천년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즐긴다. 날씨 좋으면 새천년 해안도로 소망탑에서 일출을 본다. 맹방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한 다음, 신남마을 해신당에서 해신당공원의 해학적인 조각작품들과 해안선의 기암괴석을 즐기고, 동해안 원덕에서 416번 지방도로를 따라 내륙으로 들어가 동활계곡에서 잠시 쉰 다음, 태백으로 올라와 미인폭포와 한강 원류 검룡소 구경. 마지막으로 삼척으로 내려가며 동양최대 동굴이라는 환선굴 구경. ★예산은 3인 가족의 2박 3일 일정에 ▶숙박비 18만원 ▶식사 10만원(횟집 식사 포함) ▶교통비(기름값+톨게이트 요금) 10만원 ▶기타 입장료·주차료등 잡비 4만원 등 총 42만원선. 경북 울진 - 채지형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소나무들을 만나러 경북 울진의 소광리로 떠날 예정. 그동안 지쳤던 마음을 만지러 가는 여행이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을 걸으며 계곡 사이를 배회하는 바람소리를 듣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 훌훌 던져 놓고 마음만 챙겨갈 생각이다. 금강 소나무숲에서 민물고기 전시관이 있는 왕피천 계곡과 불영사 계곡을 거쳐, 백암온천에서 몸 다스리기로 여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혼자 떠나는 2박 3일 여행 예산은 자동차 기름값, 민박집 숙박 포함해 15만~20만원선. 제주도 - 이화득 우리는 다섯 식구라 비용문제가 간단치가 않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인천에서 배를 타고 다녀오는 것이다. 배는 오후 7시에 출항해 다음날 아침 제주에 도착하는데, 가족실 한 칸을 빌려서 식구끼리 게임도 하면서 재미있게 놀다가 잠들면 다음날 아침 제주에 도착하므로 시간적으로도 이익이 된다. 또 차를 가져가는 사람에게는 인원수대로 승선요금을 할인해주므로 우리처럼 식구가 많은 사람들은 차를 가져가는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다. (여객선 문의는 청해진 해운 032-889-7800) ★예산은 5인 가족의 4박 5일 일정에 ▶여객선 왕복 이용료(4륜구동차 운송비 포함) 90만원 ▶콘도형 민박 2박(2박은 배에서 보낸다) 16만원 ▶기타 비용 20만원 등 총 126만원선. 강원도 태백 - 이신화 지난달 태백의 고원휴양림(033-550-2849, 철암동 금광골)을 취재 갔다가 우연히 철암동을 만났다. 철암동은 옛 탄광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고산 밑에 납작납작 엎드려 있는 지붕 낮은, 거무튀튀한 사택들,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기찻길 등. 일자리를 찾아왔던 인부들이 다 떠난 지금, 이곳은 조용했다. 이제나 저제나 개발되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들으면서, 연탄불에 고기 구워 술 한잔 나누면서 긴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 ★예산은 2인이 2박 3일 일정으로 ▶유류비 왕복 10만원(경유) ▶숙박비 3만~5만원씩(고원 휴양림이나 모텔) ▶식비 20만원(태백에 가면 으레 연탄불에 구워내는 태백한우를 먹는다. 한우 1인분에 2만2000원선. 철암동에서 연탄불 곱창구이는 5000~7000원선) 등 총 36만~40만원선. <관련기사> -휴가계획 잡으셨나요?-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nbsp;
  • 한적한 해안… 어깨 부딪치는 선상 데이트
  • [조선일보 제공] 인천 승봉도 “2시간이면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이일레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겨도 좋고, 무인도인 사승봉도에 가서 둘만의 사랑을 속삭여도 좋다.”(이구슬)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50분 거리. 휴가철에는 배가 증편된다. 동양콘도와 신축된 예쁜 민박집들이 많다.”(유철상) → 옹진군 자월면사무소 (032)831-8968 전북 군산 선유도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섬이다. 연인들끼리 한적한 해안가를 따라 호젓하게 둘러보는 맛이 아주 좋다. 파도가 스칠 때마다 몽돌 구르는 소리가 청아한 통개마을의 몽돌해수욕장, 독특한 해안절벽을 품고 있는 무녀1구 마을 등 낭만적인 분위기가 곳곳에 숨어 있다.”(최미선) “연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섬 일주를 하다 더우면 해수욕도 하고, 저녁에는 선유도의 아름다운 해넘이도 구경하면 분위기 그만. 선유도와 다리로 이어진 무녀도, 장자도 구경을 덤으로 할 수 있는 곳.”(임인학) → 군산시청 (063)450-4000) 제주도 우도 “편안하게 쉴 펜션이 있고, 낭만적인 바다와 산호사, 모터보트로 돌아보는 검멀레 해안…. 최고다.”(홍순율) “초원 같은 평원과 산호가 부서져 생긴 모래해변으로 영화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로망이 넘치는 섬. 해변에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며 밤하늘의 별을 세보는 것은 연인과 함께 꼭 해봐야 할 일! 제주 성산포에서 배로 10분.”(채지형) → 우도 면사무소 (064)783-0080)&nbsp;전남 여수 거문도 “연애에 성공하려면,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상상만으로 침이 괼 만큼. 거문도를 가려면 맛있는 음식점이 많은 여수에서 배를 타게 된다. 거문도 등대 가는 길, 신선봉 가는 길은 멋진 데이트 코스다. 흔들리는 선상에서 어깨를 부딪치며 바라보는 백도유람은 보너스.”(허시명) → 여수 삼산면사무소 (061)690-2607&nbsp;인천 소야도 “인천 앞바다에 자리한 보석 같은 섬. 별다른 시설물이 없다. 오로지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을 뿐. 두 사람이 서로를 많이 알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추천 숙소로는 상록수휴양원(032-832-9961)이 있다.”(한은희) → 인천 덕적면사무소 (032)899-3505&nbsp;경남 남해도 “바다가 특히 깨끗하고 섬이 아름답다. 금산 정상에서 보는 전망도 매우 훌륭하다. 자가운전이든 대중교통이든 교통사정이 좋은 것도 장점.” (이화득) → 남해군청 (055)864-2131 <관련기사>-휴가계획 잡으셨나요?-엄마 해초 줍고 아빠는 낚시 “나는 인어왕자 잡았어요” -청량함이 바위 사이 굽이굽이.. 더위, 그대로 얼음!-온 가족이 조용한 계곡으로-둘만의 추억, 신비의 섬에서&nbsp;
  • 헬로우 라틴! 코스타리카①
  • [스포츠월드 제공] 박재혁 소장은 중남미여행 전문 아미고투어(www.amigotour.com)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해마다 배낭여행자들을 이끌고 장기간에 걸쳐 중남미 여행을 하고 있으며 올해도 5차 배낭여행팀을 이끌고 70일 동안 중남미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 산호세 중앙광장.태평양과 카리브해에 맞닿아 있는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70%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만큼 아름다운 열대 우림과 해변을 가지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쥬라기 공원’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또 비가 잦은 고지대의 화산토양에서 자란 커피는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맛과 향이 뛰어나다.코스타리카(Costa Rica)는 ‘풍요로운 해변’이란 뜻. 1502년 콜럼버스가 4차 항해 때 지금의 카리브해 연안의 리몬(Limon)에 닿았다. 당시 콜럼버스 일행을 맞이한 원주민들은 금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콜럼버스는 이곳이 금이 많이 나는 땅이라 여겨 ‘코스타리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코스타리카는 중남미의 유럽으로 불린다. 중미에서는 경제와 사회가 가장 안정된 나라다. 또 주민의 95%가 독일과 스페인 이민자의 후손으로 교육수준도 높다.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San Jose)는 해발 1160m의 넓고 기름진 계곡에 자리잡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 담배 생산지로 개발됐다. 카르타고에서 수도를 이곳으로 옮긴 것은 1823년이다. 그 후 20세기 중반까지 산호세는 코스타리카의 주소득원이었던 커피 생산의 중심지가 되었다.오로시 마을의 커피 농장에서 커피를 수확하는 여인. 온천수가 계곡에서 솟는 오로시의 계곡에서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중남미 국가 대부분이 그렇듯이 스페인 식민시절에 건설된 도시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또 대부분 계획도시로 건설되어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길과 건물이 바둑판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다. 산호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또한 치안도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어 한낮에는 홀로 다녀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산호세 중앙광장은 여행의 출발점이다. 중앙광장의 중심에는 상아빛으로 빛나는 성당이 있다. 광장에는 노란색의 돔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서 오케스트라나 인디오의 공연을 비롯해 각종 행사가 열린다. 광장 주변은 현대식 레스토랑과 쇼핑 센터 등이 들어섰다. 중앙광장 주변에는 황금박물관과 국립극장 등이 있다. 국립극장은 1890년 착공해 7년 동안 지은 것으로 유럽풍의 웅장한 건물이다. 국립극장 앞의 작은 광장은 수백마리의 비둘기 차지다. 중앙광장에서 서쪽으로 뻗은 도로(Ave 1)는 산호세의 메인 거리이다. 한국의 명동과도 같다. 이곳에 시장과 모든 위락시설이 모여 있다. 하루 종일 이곳만 돌아다녀도 심심하지 않을 만큼 볼거리가 많다. 현지인들도 이곳을 거닐며 시간을 보낸다.중앙광장에서 3번 거리(Ave 3)를 따라 가면 에스파냐 공원과 모라산 공원이 나온다. 현지인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공원들이다. 모라산 공원은 작지만 낭만적인 분위기다. 홀리데이 인 호텔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여행사들이 몰려 있다. 코스타리카의 다양한 여행상품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중앙광장에 자리한 상앗빛 성당.고기와 야채가 푸짐하게 나오는 ‘오야 데 카르네’. 산호세 외곽은 커피농장이 많다. 코스타리카는 태평양과 카리브해가 바라보이는 산에는 어김없이 커피농장이 있다. 특히 태평양과 접한 산호세 주변의 따라주(Tarrazu) 지방에서 나는 커피는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산호세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1시간을 가면 카르타고(Cartago) 마을이 나온다. 이곳에서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30분쯤 가면 오로시 마을이다. 이 마을은 커피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초록에서 붉은빛으로 여물어가는 커피 열매를 구경하는 것은 색다른 추억이 된다. 오로시 마을의 계곡에는 온천이 솟는다. 온천수가 계곡 한가운데서 솟아나 온천욕과 냉탕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풀고 간다. 또 이 계곡에서 카약을 즐기는 이들이 잠시 온천욕을 하며 쉬어간다.▲수도 :산호세▲면적 :5만1100㎢ ▲인구 :381만179명(2003) ▲언어 :스페인어▲화폐 :콜론. 1달러는 533콜론(2005) ▲시차 :한국보다 14시간 늦다.▲비자 :관광목적일 경우 무비자로 90일간 여행할 수 있다 [여행쪽지]한국서 가는 직항로 없어..택시 이용땐 바가지 조심한국에서 코스타리카로 가는 직항로는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LA를 경유해야 한다. 산호세에서 코스타리카의 주요도시로 가는 장거리 버스는 코카콜라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다. 터미널에서 시내까지는 걸어서 40분 정도 소요된다. 따라서 택시를 이용하는 게 좋다. 한 가지 조심할 것은 이곳 택시들은 바가지 요금을 잘 부른다는 점. 타기 전에 흥정을 해야 한다. 또 밤늦은 시간에는 택시 강도사건도 종종 발생한다.산호세에서 파나마나 니카라과 등 인접국가로 가려면 티카 버스(Tica Bus) 등 규모가 큰 국제버스회사를 이용하는 게 좋다. 이 버스들은 코카콜라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시내에 자체적인 버스승차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차 위치를 알아두면 이동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산호세에서 파나마시티까지의 국제버스 요금은 8700콜론(약 16달러) 정도 한다. 코스타리카에서 인접국가로 출국시 적십자 우표(200콜론)를 구매해 여권에 붙여야 한다. 따라서 약간의 콜론은 남겨두는 게 좋다. 인구 30만명이 사는 산호세는 치안이 양호하다. 낮에는 걸어 다녀도 충분하다. 중미 다른 나라에 비해 쇼핑이나 위락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또 다양한 상점이 있어 쇼핑의 천국이라 부를 수도 있다. 따라서 숙소는 시내 중심가에 정하는 게 좋다. 중앙광장에서 센트랄 거리(Ave Central)를 따라 가면 중앙시장이 나온다. 커다란 건물 안에 수많은 상점들이 즐비하게 모여 있다. 이곳의 식당가는 가격이 저렴하고 양도 많다. 곰국같은 수프와 갈비, 각종 야채를 데쳐서 주는 ‘오야 데 카르네’(Olla de Carne)는 한국인의 식성에도 맞고 양도 푸짐해 여행으로 지친 몸을 추스르기 좋다. 대부분의 음식은 5달러 내외면 충분하다.산호세의 숙소 비용은 다른 곳 보다 조금 비싸다.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 8∼15 달러 정도 한다.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6번 거리(Ave 6)에 있는 백패커(backpacker)는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게스트 하우스로 하룻밤 숙박료는 8달러다. 수영장과 인터넷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음식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다른 게스트 하우스는 재래시장 곁에 몰려 있다. 중앙광장과 가깝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시장통이라 시끄럽다.
(하반기 글로벌마켓)⑤상품 가격은 계속 오른다
  • (하반기 글로벌마켓)⑤상품 가격은 계속 오른다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전세계 상품 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롤러코스터 위에서 천국과 지옥을 맛 봤다.&nbsp;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상품값이 5월 중순을 정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nbsp;금과 은 등 몇몇 상품은 이미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상품시장을 보는 심경은 복잡하다. 상품주 랠리가 이미 끝났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긍정론 또한 만만치 않다. 반년간 시장의 조울증을 목격한 만큼,&nbsp;하반기 전망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nbsp;&nbsp;◇`사상 최고가` 그리고&nbsp;`원점 복귀`..상반기 롤러코스터 장세&nbsp; 원유와 구리, 금, 은 등 금속값은 지난 4~5월중 대거 신기록을 양산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구리, 아연 등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과 은은 20~25년여만에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됐다. 달러약세와 친디아를 비롯한 세계 경제의 견조한 상승이 상품주 랠리를 견인했다. 주요 소비국의 경제 성장이 상품 수요 증가를 유발, 공급 부족 현상을 초래할 것이란 판단 때문. 특히 금은 달러의 대안 투자처로 급부상, 투자 펀드들의 끝없는 러브콜을 받았다. 그러나 급등하던 상품값은 5월 중순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nbsp;상품값 급등에 따른 인플레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상품의 투자 매력이 반감된 탓이다. 계속된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과 차익실현 심리, 달러의 강세 전환 등도 낙폭을 키운 요인이다. 한 달 남짓 하락을 지속한 상품 값은 어느 덧 올 초 수준으로&nbsp;하락했다. 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70달러선 위에서 거래되긴 하지만, 온스당 700달러 중반을 쳤던 금 값은 580달러대로 급락했고, 은 선물도 10달러 초반으로 물러났다. 사실상 랠리 이전으로 회귀, 원점에서 또 다른 반년을 시작하게 됐다. *상반기 WTI 가격 변동◇펀더멘털 변화없다..상품값 상승에 무게상품시장을 둘러싼 수급 펀더멘털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가격 상승 쪽에 더 무게가 쏠린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의 여름 휴가와 겨울 난방시즌이 모두 하반기에 위치해 있다. 상품의 `블랙홀`이라 할 만한 중국 역시 하반기에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상품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9.9%)보다 더 큰 10%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돌아섰던 달러화 또한 주요 환율대비 약세를 나타내며 상품값 상승을 지지할 전망이다. 인도 상품·파생거래소의 마든 새너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약달러 요인인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는 단시간내에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며 "달러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록 금 값은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OCM 골드펀드의 그레고리 오렐 매니저는 "금 시장의 강세는 이제 막 5년째에 불과하다"며 "즉 앞으로 한 5년간은 더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란 의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다만 런던 금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은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금 매입 의사가 없고, 산업용 수요에도 큰 변화가 없어 가격 상승압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18개월래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허리케인·이란 사태 등 돌발변수 산재유가의 경우 즐비한 돌발 변수들도 부담스럽다. 코 앞으로 다가온 최대 변수는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을 떨게했던 허리케인. 첫 열대폭풍인 `알베르토`가 멕시코만 정유시설을 빗겨가긴 했으나, 평년의 6개보다 훨씬 많은 15개의 허리케인이 올 하반기 미국을 거쳐갈 전망이다.&nbsp;시장이 다소 둔감해지긴 했지만 이란 핵 개발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이란이 핵을 무기화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서방국들과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나이지리아 정유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 또한 심심찮게 들려오는 뉴스다. 이에 엑셀의 마크 웨고너 회장은 "유가가 만약 배럴당 66달러선까지 하락한다면 당장 매수에 나설 것"이라며 "나는 여전히 유가가 배럴당 8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믿음을 갖고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차세대 `금광` 찾기..`농산품`에 주목`상품 전도사`로 유명한 짐 로저스는 최근 중국의 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상품가격은 향후 10여년은 더 오를 것이며, 특히 면, 커피, 밀, 콩 등의 농산물 분야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로저스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상품시장의 새로운 경향을 대변한다. 금속값 급락으로 타격을 입은 바 있는 투자자들은 다시 금속시장에 뛰어들기 보다는 새로운 `금광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원유에서 금속으로 이동했던 무게중심이 다시 농산물로 이동하는 조짐과 권고들이 눈에 띈다. 로저스는 "역사상 농산물 가격이 매우 낮았고 재고가 34년 최저점 수준이며, 최근 몇년간 대형 가뭄도 없었다"며 향후 가격 상승을 점쳤다.&nbsp;특히 중국 내 수요는 급격히 느는 반면 농토는 줄고있어 조만간 수급균형이 깨질 것으로 판단했다.오는 2008년을 기점으로 세계 주요국들이 환경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점 또한 농산물 가격 상승을 점치게 한다. `바이오매스` 등 대체에너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농산물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오일월드트레이드 퍼블리케이션은 기름을 짤 수 있는 식물종자를 일컫는 `지방종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 10월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생산은 3억9200만톤으로 600만톤 증가하는 반면, 소비는 3억9600만톤으로 1700만톤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지방종자의 재고는 급격히 감소하고 가격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원유나 금속 보다도 물이 더 유망한 투자처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전세계 11개 수자원업체이 주가변동을 지수화한 블룸버그 월드워터지수가 2003년 이후 3년간 평균 35% 상승, 석유관련(29%), 금속관련(27%) 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06.06.30 I 김경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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