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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가난 속에서 이룬 샐러리맨의 신화
  • 이명박, 가난 속에서 이룬 샐러리맨의 신화
  • [조선일보 제공] “이명박(李明博)의 삶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닮았다”고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말한다. 일제 때 일본에서 태어나 6·25 때는 폭격에 형제를 잃었고, 찢어지는 가난 속에 공부로 일어서서 ‘샐러리맨의 신화’가 된 이명박의 삶이 한국의 발전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가난…가난…가난 이명박은 노동을 했던 이충우씨의 4남3녀 중 다섯째로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이명박은 “네 살 때인 1945년에 가족 전체가 일본에서 귀국하는데 배가 침몰해 그나마 남은 재산도 바다에 빠뜨리고 알몸으로 시작해야 했다”고 말한다. 다른 형제는 이름이 상(相)자 돌림인데 본인만 ‘명박’인 이유에 대해선 “어머니가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을 꾸시고는 ‘밝을 명(明), 넓을 박(博)’자를 넣어 지었다. 족보엔 상정(相定)으로 돼 있다”고 했다.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6·25가 터졌는데 미군의 폭격에 바로 위의 누나와 동생을 눈앞에서 잃었다. 단칸방에서 한 식구가 살며 하루 두 끼는 술지게미로 때워야 했다. 그 때문에 학교선 “술 냄새 풍긴다”며 구박을 받기도 했다. 살림을 돕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성냥, 김밥, 밀가루떡을 팔러 다녀야 했다. 초등학교 동창생 박이득씨는 “명박이는 그런 생활에서도 구김이 없었다”고 했다. ▲ 이 전 시장의 고려대 재학 시절(오른쪽에서 두 번째).◆끈질긴 학업에의 꿈 이명박은 “중학교 때 가난 때문에 영양실조로 쓰러져 넉 달간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지만 성적은 전교 2등을 했다”고 했다. 집에서는 형편상 고등학교 진학을 못 하게 했지만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으로 동지상고 야간부를 다녔다. 끝까지 1등을 했다. 동지상고 동기인 강원구씨는 “명박이가 친구들이 놀릴까봐 밀짚모자 눌러쓰고 행상을 했지만 공부는 정말 잘했다. 동급생들이 대부분 서너 살씩 많은 직장인들이었는데 ‘저놈 나중에 한 자리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당시 친구 김칠복씨는 “학교 배구선수들이 시험거부를 주동하며 명박이에게도 시험을 못 보게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시험 안 보면 장학금 안 준다’고 명박이를 다그쳤지만 명박이는 용감하게 시험거부에 동참했다”고 했다. ▲ 이 전 시장이 고려대 재학 시절인 1964년 6·3 운동 법정에서 국가내란죄로 6개월형을 선고받기 전, 죄수복을 입고 시위 주동자들과 함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오른쪽에서 두 번째). 주요 신문에 게재됐다.◆꿈을 안고 상경(上京) 형 상득(현 국회부의장)씨를 공부시키기 위해 가족들은 서울 이태원으로 이사했고, 이명박도 서울로 왔다. 돈을 벌기 위해 기말시험만 치고 올라와 고교 1등상과 졸업장도 친구가 대신 전해줬다.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꿨던 당시 그의 꿈은 “매일 출근하고 월급 받을 수 있는 월급쟁이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함께 상경했던 친구 김창대씨는 “집이 좁아서 내 하숙방과 노동자 합숙소를 전전했다”며 “하지만 노동하고 와서 늦게 자고 피곤해도 새벽이면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책도 읽고 했다. 늦게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그때 붙은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명박은 “돈이 없어 중퇴하더라도 고졸보다는 대학 중퇴가 낫지 않겠느냐”며 청계천 헌책방에서 수험서를 사서 대학에 도전, 고려대 상대에 붙었다. 그의 합격 소식을 들은 이웃 이태원 시장 상인들이 새벽에 쓰레기 넝마주이 일을 맡겨준 덕에 학비를 벌 수 있었다. ▲ 이명박 전 시장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인 1981년(40세), 정주영 회장(왼쪽)과 함께 강원도 신입사원 수련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학생회장에서 현대 신화까지 고려대 친구였던 천신일(현 교우회장)씨는 “명박이는 말수가 적고 건강도 늘 안 좋아 보여서 넝마주이하며 어렵게 생활하는 줄 모를 정도였다”고 했다. 이명박은 대학 3학년 때 상대 학생회장에 뽑혀 4학년 때 학생회장 직무대행으로 6·3 데모를 주동했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6개월간 살기도 했다. 당시 죄목은 국가내란선동이었다. 이명박과 함께 감옥살이를 했던 김도현 강서구청장은 “이 전 시장은 감옥에서도 쾌활했다. 말도 많았지만 시국 얘기보다는 ‘누가 면회 왔느냐’, ‘아침밥 어땠냐’는 신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기억했다. 이로 인해 대학 졸업 후 중앙정보부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취직을 못 하다가 현대건설에 입사할 당시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취업의 벽을 뚫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현대건설에 입사해서는 1년차 때 태국 현장에서 폭도들로부터 목숨을 걸고 회사 금고를 지킨 일부터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에 불도저로 맞서며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했던 일 등의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었다. 5년 만에 이사, 12년 만에 사장이 됐다. 이명박의 정치 스타일도 현대에서 형성된 측면이 크다. 그를 잘 아는 한 작가는 “이 전 시장은 마치 사람 영혼을 빼먹을 듯이 쥐어짜는 스타일”이라며 “밑에서 일하는 입장에선 정말 죽이고 싶도록 밉다”고 했다. 현대건설 이사가 된 뒤인 1970년 부인 김윤옥씨를 만나 마포의 14평 새서울아파트에서 사글세로 신혼을 시작했다. 이명박은 부인 김씨와 결혼할 때 어머니 산소가 있는 공동묘지에서 프러포즈를 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전 시장은 “집사람을 묘지 아래 두고 혼자 어머니 묘소에서 ‘결혼을 하려 한다’고 보고를 드리고 있는데, 집사람이 무섭다며 뒤따라 올라왔다가 들은 것”이라고 했다. ▲ 이명박 전 시장의 셋째딸 수연(32)씨의 결혼식 기념사진. 뒷줄 왼쪽부터 아들 시형, 둘째딸 승연, 수연씨 부부, 큰딸 주연씨 부부다.◆순탄치 않았던 정치… 군사정권과의 악연은 그가 현대 사장이 된 뒤에도 이어졌다. 1980년대 신군부는 현대그룹에 “3김씨에게 준 정치자금을 대라”며 추궁했다. 현대자동차를 포기하라는 압력도 넣었다. 정주영 회장은 포기 각서에 도장 찍는 일을 이명박에게 맡겼다. 하지만 그는 “내 손으로 넘겨줄 수 없다”며 끝내 버텼다. “그날 밤 회사로 돌아와 정 회장을 만나니 말로만 듣던 피눈물이 정말로 눈에서 나더라”고 했다. 그러나 현대 관계자들 중에는 현대를 그만둔 이명박 얘기를 좋게 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뉜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동지상고 시절 학생기록부.그는 이처럼 악연이 있던 정치판에 1992년 민자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입문했다. “고르바초프라는 한 인물로 인해 세계에 생긴 변화를 지켜보면서 나도 뭔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정치입문 출사표였다. 그는 이미 그때부터 대통령에 대한 꿈을 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치인 이명박의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95년 지방선거 때는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의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다. 96년 총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물리치고 정치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지만 선거비용 초과 지출 혐의로 당선 무효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서울시장 출마의 꿈도 16대 국회의원 출마도 접어야 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미국에서 공부하며 몸을 추스른 이 전 시장은 2002년 서울시장에 선출되면서 정치에서도 ‘성공신화’를 다시 꿈꾸고 있다. 그러나 여론지지율 1위를 질주하던 이 전 시장은 11일 국회에서 384억원 횡령사건 관계회사인 BBK와의 관련설(說) 때문에 여당의원들의 집중타를 맞는 등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프로필 1941.12.19 일본 오사카 출생 54 2 포항 영흥국민학교 졸업 57.2 포항중학교 졸업 60.2 동지상고(야간) 졸업 65.2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65 현대건설 입사 70.12.19 김윤옥씨와 결혼 77~88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78 인천제철 대표이사·한국도시개발 사장 겸임 88~92 현대건설 회장 92~95 14대 국회의원(민자당 전국구) 92~94 6·3 동지회 회장 96~98 15대 국회의원 (신한국당 종로) 2000~현 캄보디아 훈센 총리 경제고문 02~06 32대 서울시장 07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장 아호: 일송(一松) 별명: 컴도저(컴퓨터+불도저), 훈남(훈훈한 남자) 본적: 경북 포항시 북구 홍해읍 의창면 덕성동 537 본관: 경주 병역: 면제(입소 후 기관지 확장증으로 의병 퇴소) 혈액형: B형 신장: 173㎝ 체중: 70㎏(허리 32인치) 시력: 좌1.0 우1.0 신체비밀: 남보다 손바닥 길이만큼 팔이 길다 종교: 기독교(장로) 주량: 맥주 1병 흡연: 안 피움 취미: 테니스·수영·조깅·고전음악 가족: 부인 김윤옥씨와 1남3녀 존경인물: 안창호, 간디 좌우명: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가훈: 정직 첫사랑: 초등학교 5학년 때 짝 감명 깊은 책: 슈바이처 전기, 무소유(법정 스님) 좋아하는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감명 깊은 영화: 오아시스, 집으로 선호음식: 순두부, 비빔밥, 스파게티 애창곡: 사랑이여(유심초) 아침이슬(양희은) 이거야 정말(윤항기) 좋아하는 가수: 조용필, 보아, 비 좋아하는 배우: 안성기, 장동건, 송강호 스트레스 해소법: 운동, 친구와 전화통화 살면서 가장 고마운 사람: 어머니 학교 때 가장 못했던 등수: 3등 가장 창피했던 때: 고교 시절 여학교 앞에서 뻥튀기 장사할 때 몇 살까지 살고 싶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나의 패션: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내가 챙겨주는 대로 입는다 어린 시절 꿈: 선생님, 소방관 잊을 수 없는 친구: 어려운 시절 달걀을 매일 갖다 주었던 양계장 집 친구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가족·건강·친구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 어머니 살아계실 때 새 옷 한 벌 못해드린 것 내 일생 3대 사건: 좋은 어머니를 만난 것, 중학교 선생님의 야간고 입학 권유, 정주영 회장을 만난 것 은퇴 후 나의 모습: 초등학교 선생님(명예직으로라도) 외국어 구사: 영어(상) 저서: 신화는 없다(96)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02),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05), 온몸으로 부딪쳐라(07), 어머니(07) 학위: 고려대 경영학사, 서강대 명예경영학박사, 카자흐스탄 국립유라시아대 명예박사, 몽골국립대 명예경제학박사, 목포대 명예경제학박사 상훈: 체육훈장 백마장(82) 민족훈장 석류장(84) 금탑산업훈장(85) 50년을 만든 50대 인물(98 조선일보) 세계의 인물 대상(05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몽골정부 우정훈장(05) 코리아베스트드레서(05 모델라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05 한국언론인연합) 대한민국 뉴스위크 아시아판 차세대 리더(05) 정책인대상(06 고려대) 한국관광진흥대상(07 한국관광학회)
박근혜, 중·고교 6년간 반 1등 안놓친 모범생
  • 박근혜, 중·고교 6년간 반 1등 안놓친 모범생
  • [조선일보 제공] 박근혜는 1952년 2월 2일 대구에서 박정희와 부인 육영수의 장녀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 생활기록부엔 ‘온순하고 침착하고 차근차근하며 실수가 별로 없음. 남에게 호감을 받으나 특정한 아동들과만 노는 습관이 있음’이라고 평가됐다. 이후 생활기록부엔 ‘자존심이 강한 어린이’(3학년) ‘약간 냉정한 감이 흐르는 편이며 굳게 다물어진 입가에는 위엄이 엿보임’(4학년)이라고도 적혀 있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때인 1966년 11월 박근혜 전 대표 가족의 단란한 한때. 왼쪽부터 박지만씨, 육영수 여사,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표, 박근영씨. 박근혜 후원회 제공 ◆모범생의 길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1963년 2월부터 청와대에서 살았다. 1964년 입학한 성심여중 1학년 2학기부터 3학년 졸업할 때까지 반장을 맡았고 성적도 줄곧 반에서 1등이었다. 2학년 때 검사한 지능지수는 127이다. 성심여고에서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반에서 1등이었다. 담임의 의견란엔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2학년 때 ‘단 하나 지나치게 어른스러움이 흠’, 3학년 때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 호주 방문 시 성심여고 재학 중이던 박근혜 전 대표가 공항 출국장에 부모님을 배웅 나왔던 모습.1970년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등·하교 때 신촌 로터리에서 관용차를 타고 내린 뒤 학교까지 걸어 다녔다. 경호원들도 정문까지만 따르도록 했다. 박근혜가 없어져 경호실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박근혜는 다음 날 친구에게 “학교의 샛문으로 빠져나가 영화를 보고 왔다”고 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몇몇 남학생이 박근혜를 좋아하긴 했으나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한번은 박근혜에게 “빵을 사달라”고 조르던 후배 남학생에게 경호원이 빵을 한아름 안기면서 “앞으로는 근혜에게 빵 사달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박근혜는 며칠 뒤 그 후배를 불러 “본의가 아니었다.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박정희 대통령 물러가라”고 데모하다 2학년 때 퇴교당한 같은 과 친구 성기철씨는 “근혜는 자유로운 대학생활은 하지 못했지만 남에 대한 배려심은 돋보였다”고 했다. 성씨의 어려운 처지를 전해 들은 박근혜는 어머니에게 부탁해 성씨가 취직하고 복교하는 데 도움을 줬다. 대학 4년 성적은 4점 만점에 3.82로 수석 졸업이었다. ▲ 박근혜 전 대표가 서강대 재학 중일 당시 학과의 가장행렬행사에 참여했던 모습. 맨 오른쪽 화살표가 가리키는 이가 박 전 대표. ◆비운의 퍼스트레이디 프랑스 유학을 떠난 뒤 6개월 만인 74년 8월 15일 귀국 길에 올랐다.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서였다. 22세의 ‘퍼스트 레이디’는 향후 5년간 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외국사절을 영접했다. 오전 7시30분 아버지의 아침상을 준비했고, 중앙정보부의 일일 특별보고를 아버지와 함께 읽으며 국사(國事)를 얘기했다. 1979년 김영삼 총재 제명 때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왜 국회의원 옷을 벗기느냐. 중앙정보부가 아버지가 쌓아온 업적을 부수고만 다닌다”고 비판했다고 한 청와대 인사는 증언했다. 박근혜는 1975년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최태민 목사와 만나 구국봉사단 일을 함께 시작했다. 중앙정보부는 최 목사를 뒷조사하고 그 결과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1979년 10월 27일 새벽 2시 잠옷차림으로 깨어난 박근혜는 김계원 비서실장이 “각하가 서거하셨습니다”라고 하자 “전방의 상황은 어떻습니까”라고 말문을 열였다. 1979년 11월 청와대를 나서는 박근혜에게 P회장은 “한남동 저택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박근혜는 “제게 호화주택이 뭐 필요합니까”라며 부모가 살던 신당동 집으로 돌아왔다. 이삿짐은 트렁크 6개였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대통령 집무실 등에서 9억원을 찾아 전달하자, 박근혜는 이 중 3억원을 수사 격려금조로 돌려줬다. ▲ 박근혜 전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던 당시 방한한 뉴질랜드 멀든 총리와 건배하는 모습. ◆은둔과 인고의 세월 박근혜는 1980년대 초 한 학기 동안 예장신학대학원을 다니다 그만두었다. 당시 일기(1981년 3월5일)엔 “자기를 은혜로이 돌보았지만 언제 어떻게 돌변하여 총을 겨눌지, 욕을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 찬 도시, 또 그러한 사람들이 영웅시되는 사회는 도덕이 바로 설 수 없다”고 돼 있다. 가슴속 슬픔을 삭이던 박근혜는 1988년 박정희 기념사업회를 발족했고 1989년엔 근화봉사단을 조직했다. 아버지를 기리는 ‘겨레의 지도자’라는 책도 냈다. 1989년 박정희 10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치른 그녀는 “1989년은 수년간 맺혔던 한을 풀었다고 해도 좋을 한 해”(1989/12/30 일기)라고 썼다. ▲ 박근혜 전 대표의 성심여고 시절 학생기록부.그러나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1990년 동생 근령을 지지하는 ‘숭모회’가 “어린이 회관 고문인 최태민 목사가 각종 전횡을 일삼는다”며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내놓으라고 하자 1992년 이사장직을 동생에게 물려줬다. 당시 일기엔 “그 많은 보람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가져다 준 고통과 슬픔이 너무나도 컸기에 고통스럽게 추억될 뿐”(1992년 5월21일자)라는 심정이 담겨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추도식 때도 모습을 감췄다. “그 자리에 모인 분들과 마주치기 싫어서였다”고 추후 술회했다. 1992년부터 단전호흡을 시작한 박근혜는 서서히 내면의 평화를 찾기 시작했다. 1993년과 1995년엔 수필집을 냈다. “삶은 소중한 것이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기에 이 세상에서 생을 허락받은 시간 동안 그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그 기쁨을 만끽하고 그리고 후회 없이 마감해야 하는 것이다.”(1993년 6월24일 일기) 박근혜에게 남자는 미스터리다. 대졸 즈음 어머니가 구체적으로 혼담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 아버지와 주변에서 시집가라고 할 때마다 박근혜는 “안 하겠다”고 했다. 사촌오빠 박재홍 전 의원은 “청와대에 있을 때, 그리고 1980년대에 시집가라는 말만 꺼내면 근혜는 ‘그런 얘기 하려면 돌아가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맘에 두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으나 그 남자가 다른 길을 택하면서 마음을 닫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를 향한 도전 1998년 4월 재보선 때 대구 달성에서 당선돼 정치권에 진입했다. 2004년 봄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으로 군소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의 한나라당을 121석으로 만들었다. 2년4개월 동안 여당 대표 8명을 상대하며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연전연승을 이끌었다. -----------------------------------------------------------------------박근혜 프로필 1952.2.2 대구시 삼덕동 출생 64.2 장충국민학교 졸업 67.2 성심여중 졸업 70.2 성심여고 졸업 74.2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74~79 ‘퍼스트 레이디’ 대행 74~80 걸스카우트 명예총재 87 자유중국문화대 명예문학박사 학위 82~92 육영재단 이사장 〃 영남대 재단 이사장 93~現 한국문화재단 이사장 94~2005.2 정수장학회 이사장 97.12 한나라당 입당 98~2000 제15대 국회의원(대구 달성 보궐선거) 2000~04 제16대 국회의원(대구 달성) 02.5~02.11 한국미래연합 대표운영위원 02.11~02.12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 03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 04.3~06.6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04.4~現 제17대 국회의원(대구 달성) 출생지: 대구시 중구 삼덕동 5-2 본적: 경상북도 구미시 상모동 171 혈액형: B형 신장: 162cm 체중: 비밀(허리-26인치 반) 종교: 무 가족관계: 동생 박근령, 박지만 취미: 산책 좋아하는 음식: 향토음식과 나물 싫어하는 음식: 다 잘 먹지만 기름진 음식은 별로 신체 비밀: 목에 어머니와 똑같은 곳에 점이 있다 성형수술을 한다면: 테러당한 상처 부위 즐겨 찾는 곳: 민속촌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세 가지: 신뢰할 수 있나, 최선을 다하나, 진취적인가 가장 자신있는 요리는: 비빔밥 살면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 부모님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것: 무책임하고 거짓말하는 사람 결혼은 언제쯤: 이미 나라와 결혼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해소법: 단전호흡, 산책 살면서 가장 창피했던 적은: 글쎄… 최근엔 스타킹에 구멍이 났을 때 나의 패션: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 남들은 공주 패션이라 한다 자신이 잘하는 스포츠: 테니스, 탁구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은: 빌 게이츠 좌우명은: 바르고 현명하게 살자 가장 좋아하는 책은: 중국철학사 주량은: 소주 1잔. 4잔까지 마셔봤다 좋아하는 영단어: Courage 화났을 때 하는 행동은: 말을 안한다. 특이한 습관·버릇: 메모. 수첩공주 아시죠? 내 주위에서 이런 건 없어지면 좋겠다: 가난, 어린이 유괴, 성폭력 어린 시절의 꿈: 선생님 나의 라이벌은: 나 직업을 바꾼다면: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 요즘 받고 싶은 선물은: 지혜와 용기 생일날 어떻게 보내나: 동생들과 함께 존경하는 정치인(국내외 상관없이): 아버지, 대처 지금 가장 부러운 사람: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 내가 보기에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다 지금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건강, 싸이 1촌, 조카 세현이 애창곡: 천생연분(솔리드), 빙고(거북이)
①동일 본사 다브랜드 간 영업권 분쟁
  • [창업 기획]①동일 본사 다브랜드 간 영업권 분쟁
  •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프랜차이즈 본사와 창업자가 우후죽순 늘어나며 본사와 가맹점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는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영업권 분쟁과 물류마진, 단기간 다출점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註> 지난 5월까지 연신내에서 해산물주점 ‘취하는건 바다’(이하 취바 www.cheebar.com)를 운영하던 김효은씨.. 한달쯤 전 300만원을 투자해 ‘1인분 1500원’짜리 대패삼겹살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꿨다. 올 1월부터 적자가 쌓인데다 인근에 오픈한 ‘섬마을이야기’(이하 섬마을 www.seommaul.com) 영향으로 일매출이 급감, 영업부진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1억5000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8월 창업한 이후 9월, 10월에는 월매출 900만원을 넘길 정도로 영업이 괜찮았다. 그런데 겨울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매출이 떨어지더니 여름 성수기를 준비할 때쯤인 올 4월에 인근에 섬마을이 오픈하면서 일매출 5~6만원 올리기도 빠듯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의 다브랜드 전략이 일반화되며, 김씨 사례와 같은 영업권 분쟁이 적지않게 일어나고 있다. 영업권 분쟁에 휩싸인 프랜차이즈 본사는 보통 “브랜드별로 콘셉트와 상권이 달라 고객층이 겹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가맹점주들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일선 점주들은 "본사에서 아무리 다르다고 말해도 고객이 동일하게 인식하면 그만이다. 본사 이익을 늘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가맹점주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섬마을 vs 취바 섬마을과 취바는 ‘해산물’을 주 재료로 하는 주점으로 본사가 포유프랜차이즈(www. 4ufranchise.com)이다. 섬마을은 대형 매장에서 활어회 중심의 해산물 퓨전메뉴를 판매하는 반면, 취바는 소형 매장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선어회와 퓨전메뉴를 판매한다. 둘 다 회를 주요 메뉴로 하는데다 볶음류 등 기타 메뉴도 비슷하다보니 매장 규모와 음식 가격대, 회 종류에서만 차이가 나고 있다. 가격대가 15~20% 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취바의 경쟁력이지만, 활어가 아닌 선어회를 판매한다는 점에서 섬마을과 경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김씨는 “브랜드 성격이 비슷하면 동일 상권에 들어올 때 이미 입점해있는 가맹점주와 협의를 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며, ”담당 수퍼바이저도 인근에 섬마을이 오픈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비슷한 상황의 점주들과 모여 본사에 항의도 했지만 브랜드 콘셉트와 고객층이 달라 영향이 없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본사인 포유프랜차이즈의 이준도 본부장은 “연신내점은 가맹계약 당시 동일 상권에 입점을 허락하는 사전양해 각서를 쓴 가맹점이며, 섬마을 점포와는 실제 360m 정도 떨어져있어 같은 상권으로 보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두 브랜드 간의 차별화 요소를 뚜렷하게 하기 위해 2~3개월 전부터 법인 분리 작업을 하고 있다. 법인 분리로 각 브랜드 전담 사업팀을 운영하면, 메뉴나 브랜드 콘셉트에서 브랜드별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점주를 수퍼바이저 팀장으로 임명하고, 점주 멘토링제를 실시하는 등 취바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사가 영업줄 쥐고 있으니 발만 동동... BBQ vs BHC 치킨전문점 'BBQ'(www.bbq.co.kr)와 'BHC'(www.bhc.co.kr) 영업권 문제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는 지난 2004년 BHC를 인수, 현재 각각 1800여개와 800여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두 브랜드 모두 배달형 프라이드치킨전문점으로 동일 업종이라고 볼 수 있으나, 브랜드가 다르다는 이유로 기존 BBQ 영업권 내에 BHC 매장을 내주는 등 영업권 침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배달전문점은 전단지 배포 구역을 가지고도 점포 간 심한 분쟁이 일어나는 업종이다. 홀 영업과 달리 정해진 구역,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권 확보가 무엇보다 민감한 문제다. 영업권 문제를 제기하는 점주들은 공통적으로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배달치킨 시장에서 같은 본사에서마저 경쟁을 부추겨야만 하느냐”고 호소했다. 게다가 BHC는 BBQ와 치킨 맛이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가격이 1000~1500원 가량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다. 점주들은 동일 상권에서 경쟁했을 때, 상대적으로 BBQ 점주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서부지역에서 5년째 BBQ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아미씨는 “매일 치킨을 만드는 점주들은 BBQ와 BHC 치킨 맛의 차이를 알지만, 고객들은 거의 차이를 못 느끼는 것 같다”며 “비슷한 맛이면서도 BHC가 1000~1500원 가량 더 저렴하니 가격에 민감한 지방 가맹점은 영업에 타격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도 1년 전 인근에 BBQ와 BHC 매장이 추가로 오픈했지만, 한 곳에서 장사를 오래 해온 덕에 큰 타격은 받지 않고 있다. 그는 “BBQ는 물류는 물론 매장서 사용하는 집게나 가위 하나까지도 본사 물품을 써야 하는 브랜드다. 영업에 관련한 모든 것을 본사서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영업권에 불만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점주는 적극적인 항의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브랜드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없겠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동일 본사 브랜드라는 측면에서 도의적인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본사 박열하 상무는 "BBQ와 BHC는 후라잉 오일이 각각 올리브유(마리당 4000원)와 해바라기유(마리당 1100원)로 달라 원가에 차이가 난다. 이 차이가 프라이드치킨 가격에 반영된 것"이라며 "후라잉 오일이 다르므로 고객이 인지하는 맛도 당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BBQ와 BHC는 주력 메뉴도 프라이드치킨과 치킨강정으로 다르므로, 서로 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해명했다. 한편, BBQ는 지난 4월 간담회를 통해 기존 BBQ 매장이 있는 상권에 BHC를 입점할 경우, 신설 시 거리제한을 두며 인근 점포의 사전 동의를 구할 것이라고 약속한 상태다. 본사가 나서서 증명하겠다...와바 vs 뚝탁, 본죽 vs 본비빔밥 동일 본사 유사 브랜드간 경쟁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제 2브랜드를 내놓는 본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탁주와 맥주, 죽과 밥 등 메뉴 군이 다른 브랜드를 ‘주점’, ‘밥집’ 등으로 크게 묶어 유사 브랜드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본사에서는 기 위해 아예 같은 건물이나 바로 옆 점포에 두 브랜드를 함께 입점, 브랜드 콘셉트와 고객층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인토외식산업은 지난해 10월 서울 길동에 세계맥주전문점 ‘와바’(www.wa-bar.co.kr)와 창작전통요리주가 ‘뚝탁’(www.dduktak.com) 직영점을 붙여 오픈했다. 본사에 따르면, 와바와 뚝탁은 주요 판매 주류가 각각 병맥주와 탁주로 명확히 구분되고, 매장 분위기나 메뉴 군이 전혀 다르다. 인토외식산업 이효복 대표는 “중간에 매장 리모델링으로 뚝탁이 3주간 영업을 쉬었지만, 그 기간 동안 와바 매출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고객층이 겹쳐 ‘나눠먹기식’ 영업을 했다면 이 기간 와바 매출이 늘었어야 한다”면서 “두 브랜드가 각각 명확한 고객군을 지니고 있어 오히려 서로 1차, 2차 고객을 연계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본죽’(www.bonjuk.co.kr)과 ‘본비빔밥’(www.bonbab.co.kr)을 운영하는 본 역시 두 브랜드 매장을 바로 옆에 붙여 오픈하고 있다. 현재 100m 이내에 본죽과 본비빔밥 매장이 함께 운영되는 곳은 33곳. 본죽 점주가 추가로 본비빔밥을 오픈해 운영하는 점포도 6곳에 이른다. 김철호 대표는 “현재 본비빔밥 매장 중 약 18%가 본죽 운영 점주가 오픈한 점포”라며 “본죽, 본비빔밥이 함께 출점하면서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와 집객효과가 늘어나 매출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nbsp;&nbsp;
2007.06.11 I 주순구 기자
 시시콜콜 유용한 여행비법
  • [여행의 기술] 시시콜콜 유용한 여행비법
  • [조선일보 제공] "연애에만 기술이 필요한가요?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해요!" &nbsp;짐 하나를 싸도, 옷 한 벌을 골라도, 티켓 한 장을 예약해도 똑 소리 나는 '여행의 고수' 세 명을 만났다. 세계 40여 개국을 여행한 조은정, '다음' '네이버' 등에 세계 맛집 소개를 연재하는 블로거 황수영, '나만의 스타일 여행'의 저자 김선경씨에게 시시콜콜하지만 유용한 '여행의 기술'을 물어봤다. 고수들의 특급 기술을 살짝 훔쳐보자. ::: 조은정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팜파스) 저자) ▶ 여행가방은 어떤 것을 쓰나 검정색 이스트팩 배낭, 가로 50㎝, 세로 60㎝ 정도 크기의 검정 샘소나이트의 트렁크를 쓴다. 낡았지만 편하고 어디에나 무난하게 어울린다. 대신 짐 찾을 때 알아 보기 쉽게 형광 주황색의 네임 태그를 달아준다. ▶ 기내에선 화장을 하는 편인가 했던 화장도 기내에선 지운다. 대신 로션과 에센스를 듬뿍 발라준다. ▶ 반드시 챙기는 물건은? 빨지 못하거나 젖은 옷, 팸플릿을 넣을 수 있는 지퍼백. 여권 복사본. 갑자기 나빠진 피부를 '급 회생' 시켜주는 마사지 시트 팩 1~2개. 여행 가면 생각나는 우리나라 커피믹스. ▶ 가져갔다가 후회한 물건은? 복대. 착용하면 신경 쓰이고 거추장스럽다. 호텔 금고가 더 낫다. ▶ 짐을 줄이는 방법은? 옷을 절대 최소한만 싼다. 현지음식 적응을 위해 컵라면·김치 같은 음식도 안 가져간다. ▶ 시차는 어떻게 극복하나 비행기 타는 순간 현지시간으로 시계를 맞춰놓는다. 그 시간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한다. ▶ 창가 좌석과 복도 좌석 중 어디를 더 선호하나 창가. 멋진 일몰이나 구름을 카메라에 담는 행복은 놓치고 싶지 않다. ▶ 최고의 기내식과 최악의 기내식은? 대한항공의 비빔밥은 불멸의 히트작이다. 타이항공 오리고기 요리는 향 때문에 못 먹었다. ▶ 여행정보는 어디서 얻나 세계일주 경험자 모임인 다음 카페의 '5불클럽(cafe.daum.net/owtm)'. ▶ 애용하는 환전장소가 있나 외환은행 환전클럽(www.fxkeb.com/fxportal/index.jsp)이 저렴하다. ▶ 나만의 여행비용 절약방법이 있다면? 알짜배기 정보를 찾아서 나만의 가이드북을 꾸민다. 마일리지를 전략적으로 쌓아서, 여행을 가기 1년 전쯤에 표를 예약한다. 여행사진 공모전이나 여행기 응모에도 적극 참여한다. &nbsp;::: 황수영 ('이벽돌'이란 필명으로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에 맛집 여행기 연재) ▶ 여행가방은 어떤 것을 쓰나 몸이 쭉 늘어나는 상표불명의 트렁크를 쓴다. 높이는 1m 정도. 지갑과 가이드북을 넣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 크기의 아디다스 진회색 가방도 늘 들고 다닌다. ▶ 반드시 챙기는 물건은? 디지털 카메라 배터리와 충전기. 비타민과현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념품(2002년엔 붉은 악마 티셔츠를 가져갔다). ▶ 가져갔다가 후회한 물건은? 뉴욕에 갈 때 앵클 부츠를 챙겨갔는데, 한 번도 안 신었다. 운동화가 최고! ▶ 짐을 줄이는 방법은? 옷은 맞춰 입기 편하게 무채색으로 골라 최소한만 싼다. 짐 찾는 시간이 아까워 짐은 모두 기내에 들고 탄다. ▶ 여행에서 다림질은 어떻게 하나? 욕조에 뜨거운 물을 틀 때 옷을 걸어두면 스팀다리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여행정보는 어디서 얻나? 윙버스(www.wingbus.com). 블로거들의 생생한 평가와 지도가 보기 쉽게 정리돼 있다. ▶ 나만의 여행비용 절약방법이 있다면? 호텔은 구글을 검색해서 나오는 인터넷 예약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하고, 항공권은 되도록 비수기에 마일리지를 이용해 구입한다. &nbsp;::: 김선경 ('나만의 스타일 여행'(안그라픽스) 저자) ▶ 여행가방은 어떤 것을 쓰나? 허리까지 오는 베네통의 큰 카키색 트렁크와 투미(TUMI)의 작은 검정 트렁크. 가방이 튀면 도둑의 표적이 될 수 있어 되도록 무난한 디자인을 골랐다. ▶ 기내에서의 옷차림은? 신축성 좋은 청바지와 면 티셔츠. 화장은 안 하는 대신 지속적으로 수분크림을 발라준다. ▶ 반드시 챙기는 물건은? 작은 헤어세팅기, 간편하게 접히는 우산과 카메라. ▶ 가져갔다가 후회한 물건은?다양한 소재와 색상의 각종 패션 소품들. 여행지에선 결국 항상 쓰던 기본 액세서리와 신발, 가방만 착용하게 된다. ▶ 시차는 어떻게 극복하나 현지 첫날밤엔 호텔 객실에서 와인이나 샴페인을 마시고 무조건 푹 자둔다. ▶ 창가 좌석과 복도 좌석 중 어디를 더 선호하나 복도. 화장실 가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기 위해 이동을 많이 한다. ▶ 최고의 기내식은?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뽑아주던 스타벅스 커피. ▶ 짐을 줄이는 방법은? 흰색 셔츠처럼 정장과 청바지에 모두 활용 가능한 옷 위주로 가져간다. ▶ 여행정보는 주로 어디서 얻나? 호텔정보나 현지 여행 프로그램을 알기 위해 '익스피디아닷컴(www.expedia.com) 을 애용한다. ▶ 나만의 여행비용 절약방법이 있다면? 충동구매 자제. 여행 기분에 취해서 샀다가 돌아와서 서울에서 입고 다니기엔 어색해 낭패를 본 옷들이 종종 있었다. 여행은 주로 비수기에 다닌다. 710달러 호텔룸을 170달러에!! ::: 호텔 경매로 저렴하게 예약하기 항공권보다 더 비싼 호텔에 묵는 건 억울하다.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등의 공방을 돌며 독특한 액세서리를 구입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블루치즈(www.bluecheez.net) 이지연 실장이 인터넷 호텔 경매 사이트를 통한 호텔 예약 비법을 공개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방법으로 하룻밤 묵는데 710달러(약 65만8000원) 정도 하는 특급 호텔 ‘웨스틴 파리’에 170달러(15만8000원)만 내고도 묵어봤다는데… 호텔 역경매의 특징은 숙소가 낙점되기 전까지는 참가 호텔의 ‘급(急)’만 공개될 뿐 구체적인 호텔 이름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제값’ 내고 호텔에 묵는 이들의 항의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니, ‘특정 호텔 아니면 안 된다’는 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낙찰된 후에는 예약 변경·환불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가장 많은 호텔이 참여하는 호텔 역경매 사이트는 ‘프라이스라인(www.priceline.com)’이다. 우선 사이트 첫 화면 아래쪽에 ‘Name Your Own Price Deal(가격을 직접 불러보시죠)’이라는 배너 중 ‘hotel’을 클릭해 경매 코너로 들어가자. ① 도시와 지역 고르기 ‘hotel’을 클릭하는 순간 도시와 숙박 날짜를 표시하는 작은 창이 열린다. ‘destination(목적지)’ 칸에는 방문할 도시를 적고 ‘check-in’과 ‘check-out’ 칸에는 달력을 이용해 각각 체크인과 체크아웃 날짜를 표시한다. ② 호텔 등급과 원하는 가격 선택하기 이 단계에서는 세 가지를 결정해야 한다. 도시 중 선호하는 지역, 원하는 호텔 등급,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 등이다. ‘Step 1 Choose where you want to stay(1단계 묵고 싶은 지역을 선택하세요)’에서는 구역을 좀더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파리의 경우 바스티유(Bastille), 몽마르트(Montmarte), 샹젤리제(Champs Elysees) 등이 뜬다. ‘Step 2 Choose the star level for your hotel(2단계 몇성급 호텔에 묵을지 선택하세요)’에서는 원하는 호텔의 등급을 간단한 클릭으로 선택한다. ‘Step 3 Name your own price(3단계 원하는 가격을 불러보세요)’를 통해서는 가격을 직접 책정해볼 수 있다(세금 불포함). 적정 가격은 여행 상품 경매 정보 커뮤니티인 ‘비딩포트래블(www.biddingfortravel.com)’을 참고하는 게 좋다. 각 호텔을 얼마에 낙점 받았는지, 전세계 네티즌들이 경험담을 올려놓았다. ‘Reservation Name’에는 이름을 영문으로 적는다. ③ 예약 내역 확인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계약 조건에 동의하는 절차다. 이 단계에서는 세후(稅後) 가격이 계산돼 제시된다. 부득이한 사유로 예약을 취소해야 할 경우가 우려된다면 (여행 취소/중단 보험 구입)란을 체크한다. 1박당 5달러를 내면 예약을 취소할 수 있지만 환불 기간이 오래 걸리고 직접 전화를 해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 등 상당히 까다롭다. '예약한 날짜에 연락 없이 체크인하지 않으면 이후 모든 예약이 취소된다', '경매에 낙찰되면 자동으로 신용카드가 결제되며 변경·취소는 안 된다', '멤버십 카드 적립은 안 된다'는 등 '주요 정보'를 살펴본 후 이상이 없다고 생각되면 'Initial here(이니셜을 쓰세요)'라는 칸에 이니셜을 적어 넣는다. ④ 개인정보 입력 신용카드 번호, 이름, 이메일 주소 등 예약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입력한다.(옆 그림 참조) 이 때 도시와 우편번호(zip code)를 적어 넣는 칸이 있는데, 미국과 캐나다만 나열돼 있다. 미국 특정 도시와 우편번호를 임의로 써넣는다.(이 사이트의 시스템적인 '구멍' 탓으로, 불법 행위는 아니다.) 'Buy my hotel room now(이제 방을 계약하겠습니다)’를 클릭하며 경매 절차가 완료된다. 낙찰되면 72시간 안에 연락이 온다. 이 단추를 누르는 순간 예약의 변경이나 취소는 불가능하고, 72시간 안에 한 호텔이 제시된 가격으로 방을 팔겠다고 결정하는 순간 카드는 결제되므로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방을 낙찰 받지 못하면 지역이나 호텔 등급, 가격 중 하나를 변경해 다시 경매에 참가해야 한다. 72시간 안에 같은 조건으로 계속 경매 주문을 넣을 수는 없다.
해린옹기미가, 낙지전문점 차별화로 성공
  • [뉴브랜드]해린옹기미가, 낙지전문점 차별화로 성공
  • [이데일리 강동완기자] 식당은 점심, 저녁 매출을 동시에 잡아야 돈을 번다. 특히 음식점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저가 중심의 점심메뉴와 비교적 고가의 저녁 메뉴로 구성돼있어야 한다. 점심 메뉴는 가격대비 맛과 품질 면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고 저녁 메뉴는 술 안주로도 손색이 없어야 한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같은 맥락으로 구성이 돼야 한다. &nbsp;여기에 주말이나 휴일의 가족 단위 외식메뉴 역할을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오피스와 주거 상권이 교차되는 상권의 점포인 경우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컨셉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템 중에 ‘해린 옹기미' (www.ongimiga.com)’&nbsp;라는 브랜드가 있다. 낙지해물요리전문점이다. 점심에는 낙지비빔밥, 알밥, 낙지수제비가 주 메뉴이고 저녁에는 낙지찜, 해물찜, 해물탕, 해신탕, 산낙지, 훈제낙지볶음 등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점심과 저녁의 매출 비율은 4:6으로 비교적 안정적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대도 점심은 4000원, 5000원이고 저녁은 2만원에서 5만원 선이다. 본점의 경우 C급 상권에서도 하루 17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매출은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연산 낙지요리는 건강식으로 수요가 꾸준하고 쉽게 질리지 않기 때문에 유망아이템으로 평가된다. 또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조류독감이나 광우병, 구제역 등과 같은 외부적인 영향도 덜 받는다는 이점이 있다. 해린옹기미가는 모든 메뉴를 옹기에 담아 손님들에게 내놓는다. 옹기는 가마 안에서 고열로 구워지는 동안 그릇에 작은 숨구멍이 생겨 그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들기 때문에 음식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한다.&nbsp;옹기에 음식을 담아 서비스하는 것은 고객들의 눈 맛을 사로잡기 때문에 입 소문을 타고 다른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구전 마케팅 효과도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용기 하나도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주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린 옹기미가’는 10년간 수산물 유통회사를 운영한 임달연 사장의 노하우와 항상 새로운 맛과 메뉴를 직접 개발하는 열정이 빚어낸 흑 속의 진주와 같은 브랜드이다. 수산물을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장기적으로 맛을 유지하면서 음식점을 운영할 사람에게만 가맹점을 개설해 주고 있으며, 적은 비용으로 가능한 리모델링 창업 아이템으로도 그만이다.&nbsp;(창업문의) 02-408-4614
2007.05.31 I 강동완 기자
먹으면서 살 빼고 싶을 땐 참치를
  • 먹으면서 살 빼고 싶을 땐 참치를
  • ▲ 참치 돌나물 비빔밥(조선일보DB)&nbsp;[조선일보 제공]&nbsp;5㎏ 가볍게_참치 먹으면서 살을 빼면 건강도 건강이지만 살도 잘 빠진다. 다이어트에도 필요한 영양소가 있기 때문. 지방도 필요하다. 특히 생선기름은 내장비만 제거에 효과적.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고단백 저칼로리 참치를 활용하면 좋다. 다이어트 중에는 매운 음식이 잘 당기는데, 이럴때 참치회덮밥을 권한다. 밥은 절반으로 잡고 대신 야채를 듬뿍 썰어 넣는 것이 포인트. 참치통조림도 이용할만 하다. 참치를 체에 받쳐 끓는 물에 살짝 헹궈 꼭 짠 다음 오이를 썰어 넣고 유자청, 식초, 참기름, 간장 등으로 만든 드레싱을 뿌려 먹는다. 5살 젊게_셀러리 젊게 사는 경주의 첫 허들은 갱년기. 남성도 마찬가지다. 전에 없이 권태감, 불안감, 의욕저하 등에 자주 시달리면 갱년기를 의심해 볼만 하다. 셀러리를 추천한다. 각종 비타민과 철분,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해 신경을 안정시키면서 항스트레스 작용을 한다. 피를 맑게 하기 때문에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줄기에 흠이 없는 셀러리를 골라 깨끗이 씻어 먹는다. 셀러리 향이 싫다면 사과, 당근 등과 함께 주스로 마셔도 좋다. 5시간 더 활기차게_인삼 사포닌은 인삼의 ‘자존심’. 바닥난 기혈을 끌어 올리는 스태미너식의 대명사로 꼽힌다. 다른 음식과 균형을 이루면 인삼의 열성도 순해진다. 사포닌을 약으로 먹어 반짝 효과를 보는 것 보다는 꾸준히 음식으로 먹는 것이 효과적. 식재료로 쓰기에는 수분 함량이 풍부한 수삼이 좋다. 열이 많은 체질은 물김치에 수삼을 송송 썰어 넣거나, 샐러드에 수삼을 썰어 함께 먹으면 시원한 맛과 더불어 인삼의 효과를 즐길 수 있다.&nbsp;
본 비빔밥, 20~30대 여성에게 인기
  • 본 비빔밥, 20~30대 여성에게 인기
  •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지난해 7월 인사동 1호점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친 ‘본 비빔밥’(www.bonbab.co.kr) 움직임이 활발하다. 11일 본 비빔밥에 따르면 지난 3월 오픈한 서울 시청점이 일평균 140그릇을 판매하는 등 영업 중인 23개 가맹점이 영업호조를 보이고 있다. 본 비빔밥은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콘셉트를 맞춘 브랜드다. 기존 한식당과 달리 ‘고급 비빔밥 전문카페’를 내세워 고급 벽지와 조명으로 매장 내부를 꾸미고, 소비 성향에 맞춰 모든 메뉴를 1인용으로 세트화 했다. 슬로건도 ‘밸런스 푸드’로 정해 다이어트, 건강, 영양식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치비빔밥, 새우비빔밥 등 16가지 비빔밥 메뉴는 각각 8가지 채소와 9가지 나물로 다양하게 구성하고, 고추장 외에 초고추장, 간장, 된장 등 4가지 소스를 준비해 고객이 직접 골라먹을 수 있게 했다. 비빔밥 외에 5가지 전골메뉴도 함께 판매해 메뉴 선택 폭을 넓혔다. 모든 재료를 자체 준비하는 기존 비빔밥 전문점과 달리 채소류와 나물류, 반가공품을 중앙공장에서 세척, 손질해 공급한다. 냉장배송 시스템을 구축해 해물과 육류, 반가공품도 신선하게 배송하고 있다. 종류별로 2kg단위로 진공포장해 각 가맹점에 배송하므로 주방 인력을 절감할 수 있다. 조리 매뉴얼도 철저히 구축해 한 매장당 3~4명의 인력이면 홀과 주방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고 본 비빔밥 측은 밝혔다. 본 비빔밥 김철호 대표는 "고정비가 많지 않은데다 객단가가 7500원으로 높아 마진율이 35% 정도 된다"며 "수익성, 운영 효율성 등에 대한 창업자 반응이 좋아 올해 안에 100개 정도 출점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본 비빔밥 창업비용은 점포비를 제외하고 15평 기준 6350만원이다.
2007.05.11 I 주순구 기자
가격이 착해요 - 유진식당
  • 가격이 착해요 - 유진식당
  • [조선일보 제공] 가격이 정말 ‘착하다’. 서울 종로 탑골공원 뒤 유진식당. ‘물냉면’이 3500원이다. 요즘 웬만한 커피전문점 커피 한 잔 값이다. 그런데도 면발이 한 그릇 8000원쯤 받는 유명 냉면점 못잖다. 씹으면 뚝뚝 끊긴다. 메밀향이 구수하다. 냉면 국수는 메밀과 전분을 섞어 뽑는데, 메밀 함량이 높을수록 질기지 않다. 냉면이라면 으레 질긴 줄 알지만, 실은 뚝뚝 잘려야 제대로 된 냉면이다. 메밀은 비싸다. 그래서 대부분 냉면집에서는 메밀을 충분히 쓰지 않는다. 이 식당 주인 문용춘(80)씨는 “메밀과 전분을 50 대 50으로 섞어서 직접 뽑아 쓴다”고 했다. 메밀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쇠고기와 쇠뼈로 뽑는다는 육수 맛이 섬세하지 않고 다소 짜다는 아쉬움은 있다. 이렇게 팔아도 남는지 궁금했다. 주인 문용춘씨는 “45년여 전 식당 시작할 때부터 우리 가게 모토는 ‘원가판매, 노력봉사’였다”고 했다. “그런데도 돈이 그렇게 생겨. 팔자가 그런 거 같애. (퍼주면) 장사가 더 잘돼. 이상하지?” 비싼 메밀 팍팍 써도 커피보다 싼 냉면 ▲ 가격도 맛도‘착하다’! 유진식당 냉면과 빈대떡문씨는 그렇게 번 돈으로 여름에는 속옷, 겨울에는 내복을 나눠준다. 때로 돈 없는 사람에게는 식사를 공짜로 준다. 학기마다 학생 둘에게 장학금을 준다. 매년 6월 첫 공휴일마다 고향 어른들을 모시고 식사 대접도 한다. “이게 천성이 있어야 되거든? 그런데 쟤가 타고 났어.” 문씨는 식당 일을 돕는 아들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봤다. 아들 문종현(37)씨는 아버지의 착한 성품을 빼박았다. 손님에게 나긋나긋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고, 더 주지 못해 안달이다. 나이 지긋한 단골들, “요즘 세상에 이런 젊은 사람이 없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녹두지짐(빈대떡)’도 착하다. 3000원. 녹두에 돼지고기, 고사리, 김치, 숙주 등을 넣고 돼지기름으로 바삭하게 부친다. 속은 흐물흐물하다. 녹두만 써서 그렇다. 많은 가게들이 쌀가루나 부침가루를 섞는다. 녹두값이 비싸서이기도 하지만, 녹두만을 쓰면 너무 부드러워 부치고 뒤집기가 힘들다. 돼지기름을 쓰는 것 역시 제대로다. 달궈진 번철에 돼지비계를 얹으면 녹아서 기름이 된다. 여기 빈대떡을 지진다. 돼지기름이라니 꺼림칙한 이들도 있겠지만, 식물성 기름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는다. ‘비빔냉면(4000원)’ ‘온면(4000원)’ ‘콩비지(3000원)’ ‘설렁탕(2500원·특 4000원)’ ‘돼지머리국밥(2500원·특 4000원)’ ‘소머리수육(5000원, 1만원)’ ‘돼지머리수육(3000원, 5000원)’ 등도 훌륭하다. 일년 365일 연중무휴. “그럼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만 쉬시나요?” “명절 때는 더 안 쉬지. 식당 시작할 땐데, 배고플텐데, 명절에 다 시골 가고 놀잖아. 우리라도 먹여야겠다고 닫지 않았는데, 그게 버릇이 됐어.” 착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착한 냉면집이다. 오전 9시 열고 밤 9시 닫는다. 주차장 없고 신용카드 받지 않는다. (02)764-2835
전주국제영화제, 영화팬을 위한 맞춤형 맛집7
  • 전주국제영화제, 영화팬을 위한 맞춤형 맛집7
  • [조선일보 제공] 전주국제영화제는 평소 접하기 힘든 영화들을 맘껏 볼 수 있는 영화 축제. 전주영화제의 또 다른 매력은 음식 맛 있기로 유명한 전주에서 열리는 만큼 다양한 맛집을 누빌 수 있다는 것. 영화팬을 위해 영화 섹션별 ‘맞춤형 맛집’을 소개한다. 암울한 미래 그린 SF & 외할머니 손맛 한정식 ① 영화 ‘칠드런 오브 맨’ + ‘정이가네’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12세 이상 관람가)’은 디스토피아적 SF영화. 불법 이민자 격리정책이 시행되고 폭력이 만연한 미래의 런던을 배경으로, 더 이상 여자들이 임신을 할 수 없는 인간 멸종의 위기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고 무거워진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면, 정이가네(한정식 1인 5000원)에서 속을 풀자. 고사동 영화의 거리 건너편 옥성문화센터 뒤에 있는 한정식집이다. 전주 사람들은 이 집 음식을 “집밥 같다”고 한다. 소박한 나물과 김치, 김 구이, 싱싱한 배춧속, 감칠맛 나는 된장찌개를 먹다 보면 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밥상이 생각난다. 집 밥은 이미 충분히 먹고 있다고? 그렇다면 ‘꿩탕’이나 ‘토끼탕’(각 2만5000원·예약 필수)으로 몸보신 해보시라. (063)232-5770 노동자의 고된 일상 & 쓴 소주·양념족발 ② 피터 와킨스 회고전 ‘어둠의 땅’ + ‘마차집’ 양념족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회고전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대부’로 알려진 피터 왓킨스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어둠의 땅(Evening Land·15세 이상 관람가)’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파업을 다뤘다. 파업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중에 유럽공동체 회의가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유럽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덴마크 대표를 납치하고 암울한 상황이 전개된다. 전주는 한국의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촬영이 많다. 그 시대의 모습을 담은 골목들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26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차집. 20년 전 누군가 여기서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양념족발(1인분 6000원)’과 ‘돼지갈비(1인분 6000원)’를 안주로 놓고 사회에 대한 원망과 한탄을 소주와 함께 삼켰을지 모른다. (063)288-5740 청춘의 막장 인생 & 뜨끈한 순대국밥 ③ 영화 ‘오프로드’ + ‘금암 피순대’ 순대국밥 올 봄 전주로 여행 왔다면 당신은 이미 로드무비 주인공이다. 그런 당신에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오프로드(Off Road)’를 추천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막장 인생들을 다룬 로드무비로, 서울에서 순천까지 한국의 서쪽을 잇는 여정 속에서 개인의 삶을 엮어낸다. 이런 영화를 본 다음에는 전주터미널 근처 남도주유소 뒷골목에 있는 금암 피순대로 가야 한다. 먼 길을 돌아온 듯한 허전한 속을 따끈하게 달래주는 얼큰한 ‘순대국밥(4000원)’이 있다. 고소한 들깨가루를 듬뿍 뿌린 순대국밥에 부추김치를 곁들며 먹는다. 채소와 당면에 돼지피를 섞어 채운 ‘피순대(6000원)’도 있다. (063)272-1394 ▲ "로컬드라마 전주"섹션의 "낯선 오후"6시간 영화 릴레이 & 속 든든 콩나물밥 ④ ‘불면의 밤’ 섹션 + ‘장뻘 해장국’ 콩나물국밥 전주국제영화제 최고 인기 섹션 ‘불면의 밤(Midnight Obsession)’. 한 자리에 여섯 시간 동안 앉아 영화를 본 다음날 새벽이면 고단하리라. 그렇다면 터미널 근처 장뻘 해장국을 찾아가자. 또다시 영화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장조림과 신김치가 들어간 진한 ‘콩나물국밥(4000원)’ 국물로 속을 든든히 채워야 할 것이다. (063)253-2895 전주가 가득한 영화 & 전주가 가득 담긴 국수 ⑤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 + 국수집 ‘교동국수’ ‘로컬시네마 전주(Local Cinema in Jeonju)’ 섹션은 전주 지역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을 지원하고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해 2006년 신설됐다. 영화와 더불어 전주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거리, ‘태조로’로 안내하고 싶다. 태조로는 조선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전각 ‘경기전’과 영화 ‘약속’에 등장한 전동성당이 마주보고 있는 고즈넉한 거리다. 전동성당 옆에 교동국수라는 작은 국수집이 있다. 메뉴는 깔끔한 ‘물국수(2500원)’와 새콤하게 매운 ‘비빔국수(3000원)’. 리필해주는 소면의 양을 보면 전주의 후한 인심을 확인할 수 있다. (063)284-3544 자연 품고사는 사람들 이야기 & 자연과 함께 토종닭 한마리 ⑥ 영화 ‘동’ ‘스틸 라이프’ + 동상계곡 ‘늘푸른 산장’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두 편은 모두 환경을 소재로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동(Dong)’은 중국 창강(長江) 산샤댐 건설을 배경으로 삼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그 속에 고인 불안을 포착한다. ‘동’을 찍으면서 얻은 영감으로 만든 작품 ‘스틸 라이프(Still Life)’역시 산샤댐 건설로 변해버린 중국의 시골 마을에 각자 사연을 품고 찾아오는 부부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니, 자연을 벗삼아 쉬고 싶지 않은가? 전주에서 소양방면으로 차를 몰아 30분 정도 달리면, 고산면 동산리 동상계곡 물줄기가 보인다. 계곡을 끼고 늘푸른 산장이 있다. 나무 그늘에서 먹는 ‘백숙(소 3만원·1마리 기준)’과 ‘닭도리탕(소 3만원·1마리 기준)’은 ‘자연과 함께’라는 충족감에 더욱 맛있다. 토실토실한 토종닭의 허연 다리를 뜯으려는 순간, 장닭이 평상 밑을 지나간다. 미안하다, 그래도 맛있다! (063)243-1536 &nbsp;무성영화와 음악의 만남 & 색다른 맛 콩도넛⑦ 특별 프로그램 ‘소니마주’ + 콩도넛의 색다른 맛 ‘화심순두부’ 특별 프로그램 ‘소니마주(Sonimage)’에서 미국 영화 거장 존 포드 감독의 초기작 ‘스트레이트 슈팅’을 몽라의 연주와 함께 상영한다. ‘소니마주’는 ‘노래(song)’와 ‘이미지(image)’의 합성어로, 무성영화에 현장 음악 공연을 곁들인 전주국제영화제 특별 프로그램. 소니마주의 색다른 느낌을 안고, 화심순두부 세트를 먹으러 가보자. &nbsp;영화제에 같이 온 친구들과 한 끼 배불리 먹으려면 ‘7번 메뉴’를 추천한다. 고기와 해물이 듬뿍 든 순두부찌개 네 그릇과 빈대떡 한 장, 콩도넛 네 개가 2만원. 이 메뉴에서 메인은 순두부찌개가 아니라 디저트로 보이는 콩도넛이다. 콩도넛을 먹지 않고 화심순두부를 나온다면 진가를 맛보지 못한 것이다. 콩도넛은 1000원에 세 개씩 따로 구매 가능하다. 도넛까지 먹고도 양이 차지 않는 ‘위대한’ 당신이라면 입가심으로 ‘검은콩아이스크림(작은 컵 1500원)’을 추천한다. (063)231-6500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37개국 185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9일 간의 ‘은막 축제’다. 전주 덕진동 ‘소리예술의전당’에서 26일 오후 7시 개막식이 열리며 5월 4일까지 메가박스, 프리머스, CGV, 전주시네마 등 고사동 극장 거리에 영화가 걸리게 된다. 관람권은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나 전주 메가박스 앞 ‘지프숍’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홈페이지에는 상영 일정과 일자별 티켓 매진 상황이 공개된다. (063)288-5433
  • CJ푸드빌, 토종 입맛으로 캠퍼스 `유혹`
  •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토종 패밀리레스토랑 `빕스`(VIPS)로 잘 알려진 CJ푸드빌이 이번에는 대학가(街) 입맛 잡기에 나섰다.&nbsp;CJ(001040) 계열 외식업체인 CJ푸드빌은 13일 "최근 서울대학교에 입점한 투썸플레이스와 카페소반이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당초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목표 매출을 50% 이상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nbsp;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 자체기술로 개발한 케익·커피 전문점. 미국의 스타벅스와 같은 해외 브랜드가 날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역으로 해외진출을 겨냥해 만든&nbsp;토종 브랜드다.&nbsp;스타벅스의 경우 지난 2003년 고려대 중앙광장에&nbsp;들어서면서 `미국식 자본주의의 민족 고대 입성`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nbsp;투썸플레이스와 함께 서울대 자연과학대에 입점한 카페소반은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컨셉을 강조한 비빔밥 전문점. 대학생들의 한식 선호경향 덕분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nbsp;한편 CJ푸드빌은 이번 서울대 입성을 시작으로 캠퍼스 외식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특히 카페소반은 이미 이화여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측으로부터도 입점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nbsp;박동호 CJ푸드빌 대표는 "미래 고객이자 해외 핵심인력으로 성장할 대학생들에게 우리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며 "회사를 적극적으로 알림으로써 우수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07.04.13 I 이태호 기자
분홍빛 벚꽃…푸른호수, 봄을 달린다
  • 분홍빛 벚꽃…푸른호수, 봄을 달린다
  • [노컷뉴스 제공] 땅끝 도에서부터 밀려오는 봄 향기에 마음은 벌써 설렌다. 잔인한 세월을 이겨내고 싱그럽게 피어나는 새 생명을 감상하는 나들이는 어떨까. 매년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올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청풍호반. 주말 가족 혹은 연인과 드라이브를 떠나 보면 어떨까. 봄꽃 드라이브코스 충주호 청풍호반으로도 불리는 충주호의 벚꽃길은 '봄철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드라이브 코스는 3개로 나뉜다. 금성면 구룡리에서 옥순대교까지 약 20km, 그리고 옥순대교를 지나 원대교에서 좌측으로 단양까지 약 20km, 마지막으로 원대교에서 충주 쪽으로 향하는 내륙순환 코스가 그것이다. 내륙순환 코스를 택한다면 충주댐으로 갈 수 있다. 충주댐 유원지로 가는 길은 활짝 핀 벚꽃으로 터널을 이룬다. 분홍빛 진달래도 나들이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제천 청풍면 597번 지방도로 최고 절경 충주호 나들이의 백미는 제천시 청풍면에 속한 청풍호반. 충주호 일대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 제천에서 청풍면으로 향하는 597번 지방도로를 달리다 보면 한쪽으로는 기암괴석이 도열하듯 늘어서 있고 반대편으로는 드넓은 호반이 펼쳐져 있어 절로 시선을 빼앗긴다. 마치 금강산을 축소한 듯 날카로운 칼봉우리가 장관인 금월봉, '태조 왕건'에 이어 '제국의 아침' 을 찍은 KBS 촬영장이 있다. 좀더 달리면 교리관광단지가 나온다. 국내 최고 높이인 62m 번지점프와 빅스윙, 조종사의 탈출시스템에서 고안한 이젝션시트, 수상경비행기 등 스릴 만점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청풍문화재단지·망월산성도 둘러볼 만 충추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될 위기에 놓인 문화재들을 망월산 기슭에 옮겨 놓은 청풍문화재단지 역시 놓쳐서는 안 될 곳. 한벽루, 청풍석조여래입상 등 보물과 민가, 생필품이 잘 보존되어 있다. 망월산에는 통일신라의 망월산성도 있어 문화재단지와 잘 어울린다. 산성은 둘레가 495m의 작은 성으로 성벽이 많이 무너져내린 상태다. 문화재단지 입구에서 500m쯤 걸어 올라가면 정상에 이르는데 망월루에 서면 청풍호반이 한눈에 다 잡힌다. ⊙여행정보⊙ ▷청풍호반 가는길 충주댐 방향으로 가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IC에서 내려 충주시내→고속버스터미널, 목행 방향으로 달리다가 충주댐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제천 또는 청풍면 쪽으로 가려면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에서 나와 597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먹을거리 청풍문화재단지 근처 남한강 횟집(043-646-6998)은 민물고기 비빔회, 한약제를 넣어 만든 메기조림, 우렁쌈밥 등이 푸짐하게 나오는 민물정식으로 유명하다. 청풍문화재단지에서 남제천 IC 방향 금성면 구룡리의 청풍골순두부(043-652-4748)는 순두부와 평양식 콩비지백반이 별미다. ▷청풍호반 축제기간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본행사는 4월 7, 8일 이틀간 벚꽃축제 형식으로 열린다. &nbsp;⊙봄꽃 드라이브 추천코스⊙ ▷섬진강 벚꽃길 경남 하동~남원 남원으로 향하는 19번 국도는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과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중간지점 구례에서는 산수유 꽃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서울 남산 순환도로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남산순환도로~서울타워로 가는 길은 벚나무 2000여 그루에서 꽃비를 내린다. 4월 중에는 '남산벚꽃축제'가 열려 서울에서도 봄의 절정을 즐길 수 있다. 평소 차량이 통제되기 때문에 순환도로 입구까지만 가능하다. ▷용인 에버랜드, 과천 서울랜드 에버랜드로 진입하는 마성IC부터 시작되는 '봄꽃 테마거리'에 개나리, 철쭉, 진달래 등 각종 봄꽃이 화사하게 피어난다. 과천 서울랜드 주변의 순환도로, 서울대공원 호수주변 등도 벚꽃이 환상적이다. 도움말 ㅣ 여행스케치
''봄의 유혹'' 놀이공원 축제
  • ''봄의 유혹'' 놀이공원 축제
  • [한국일보 제공] 봄은 꽃이 있어서 화려하다. 남녘에서 시작된 꽃 물결은 곧 나라 전체로 번져갈 태세다. 실제 꽃들이 가장 화려한 곳은 산야나 식물원이 아닌 놀이공원. 꿈을 파는 놀이공원들이 ‘봄의 꿈’인 꽃으로 화사하게 차려 입었다. 꽃이 만들어낸 꿈속 같은 공간에서 눈과 마음이 즐거운 축제가 벌어진다. ● 에버랜드 ▲ 놀이공원들이 꽃을 주제로 신나는 봄축제를 준비한다. 에버랜드의 튤립 가득한 포시즌스 가든.에버랜드는 꽃을 주제로 한 초대형 봄 축제 ‘플라워 카니발’을 16일부터 87일간 펼친다. 축제 기간 1,000여 종이 넘는 꽃 1,000만 송이가 공원 전역에서 봄꽃 릴레이를 펼치며 꽃망울을 터뜨린다. 포시즌스 가든과 장미원 뿐만 아니라 퍼레이드 동선, 놀이기구 주변에도 꽃길을 조성했다. 마성 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는 외곽도로에도 개나리, 왕?? 영산홍, 철쭉 등 다양한 봄꽃이 피어나 에버랜드 전체가 꽃대궐로 탈바꿈한다. 정문지역인 글로벌 페어를 시작으로 ‘꽃길 여행 코스’가 선보인다. 왕벚, 영산홍, 진달래, 살구나무, 백당나무, 개나리, 철쭉 등이 총 2.5km에 달하는 길에서 꽃망울을 피어낸다. 글로벌페어를 지나 이솝빌리지에 이르는 동선에는 백당나무와 왕벚이 하얀 꽃길을 이루고, 퍼레이드 길을 따라서는 첫사랑의 상징인 영산홍이 활짝 펴서 연인들을 위한 데이트코스를 만든다. 플라워 카니발에 맞춰 모든 공연과 퍼레이드도 새롭게 태어냈다. 대형 퍼레이드인 ‘포토스팟! 플로라 파티’가 신규로 선보이며, ‘플로라 매지션’, ‘락스빌 고고 펑키타운’ 등 아기자기한 거리공연도 봄의 생동감을 더해준다. 꽃과 곤충, 봄을 테마로 다양한 캐릭터 상품도 준비했다. 공원 내 레스토랑들은 스페셜 메뉴를 공개하고 손님들을 유혹한다. 봄 새싹 채소가 듬뿍 들어간 ‘새싹 비빔밥’, 8가지 향긋한 산채나물과 불고기가 들어간 ‘돌솥 비빔밥’ 등을 판매한다. (031)320-5000 ● 서울랜드 서울랜드는 ‘프레시안 페스티벌’(17일~5월13일)로 봄을 연다. 정문으로 들어서 만나는 세계의 광장에서 개나리, 진달래, 철쭉과 함께 500m 튤립 거리가 펼쳐진다. 튤립을 선두로 팬지, 데이지, 알리섬 등 다양한 봄꽃이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며 나들이객을 동화 속 꽃나라로 안내한다. 올 봄에는 세계의 광장도 산뜻해졌다. 서울랜드의 상징인 지구별과 더불어 모든 조형물과 화단, 광장 등이 새로운 도색 작업을 통해 보다 화사한 분위기로 꾸며졌다. ‘프레시안 페스티벌’이라는 축제명에 어울리는 신선한 공연들도 준비됐다. 메인 공연은 ‘쇼! 빅뱅’. 신비로운 우주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코믹 서커스로 다양한 우주 캐릭터들이 등장해 파워댄스와 아크로바틱, 팬터마임, 코믹 광대쇼, 인형극 등을 선보인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아찔한 공중곡예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난감 나라의 꼭두각시 인형 마리오가 겪는 해프닝을 아크로바틱과 신나는 춤으로 표현한 ‘왁자지껄 클럽’, 통나무 무대에서 펼쳐지는 어린이 뮤지컬 ‘못 말리는 오페라의 유령’, 비보이(B-boy)들의 화려한 춤과 퓨전 사물놀이 공연이 어우러진 ‘꿈꾸는 별들’, 아기 돼지 삼형제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이 관람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캐릭터 거리공연’ 등 풍성한 공연들이 나들이객을 반긴다. (02)509-6000 ● 제주 봄축제 제주의 봄꽃 소식도 빨라졌다. 제주에서는 23일부터 서귀포 유채꽃 국제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이 달 안에 제주 유채꽃 잔치와 제주 왕벚꽃 축제가 펼쳐진다. 특급 호텔들도 이에 맞춰 손님맞이로 분주하다. 제주신라호텔은 제주 전역을 덮은 유채꽃을 호텔 관내에서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제주신라호텔 안에 있는 유채꽃 밭은 중문 관광단지 내에서도 유명한 봄철 명소. 일부러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의 수가 적지 않다. 제주신라호텔은 렌터카 65% 할인 등 서비스를 대폭 보강했다. 유채꽃 패키지 주중 18만원, 주말 28만원. 1588-1142 제주 하얏트호텔은 렌터카 70% 할인 및 각종 어린이 프로그램이 포함된 체험 패키지를 마련했다. (064)735-8563 제주 헤비치리조트도 개관 4주년을 기념하여 객실과 렌터카를 함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속 패키지를 선보인다. (02)510-9560
출출하고 심심해? 시장 한바퀴 돌아볼까
  • 출출하고 심심해? 시장 한바퀴 돌아볼까
  • [조선일보 제공] 심심한 날, 기분이 바닥에 깔린 날에는 시장으로 가자. 고무줄 바지 입고 가서 시장판의 ‘먹자 골목’을 누비는 거다. 재래 시장 중에서도 청계천 복원 후 다시 ‘떴다’는 광장시장을 추천한다. 특수 플라스틱 천장 아래 반짝이는 노점의 불빛. 굵기가 팔뚝 만한 ‘왕 순대’에 기가 질리고, 찰랑대는 기름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소한 빈대떡 냄새에 혼미해진다. 별미 시식 사이사이에는 산처럼 쌓인 옷감 더미, 한복과 이불, 전통의 ‘코티분’과 ‘99% 다크 초콜릿’을 늘어놓은 수입잡화상을 구경하며 돌아다닌다. 어느새 불룩했던 배가 쑥 꺼진다. 게다가 시장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바로 최고의 산책코스로 떠오른 청계천이니, 광장시장이야 말로 최고의 맛집 기행지인 셈. 단, 깔끔 떠는 사람, 시장이라고 무조건 쌀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가지 말 것. ① 먼저 30년 전통의 마약 김밥을 찾아갔다. 정식 이름은 ‘꼬마 김밥’. 시장통에서는 ‘손가락 김밥’ ‘모녀 김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어머니에서 딸로, 대를 이어 김밥집을 한다고 해서 붙은 ‘모녀 김밥’이란 수수한 별명 대신, 2000년대에는 좀 더 강력한 애칭을 얻은 셈. 한 입 먹는 순간, 바로 중독된다는 뜻이다. 기대에 부풀어 손가락 만한 김밥을 겨자 소스에 찍어 입에 넣었다. ‘이게 도대체, 왜, 특별하다는 거지?’ 사장 유양숙(46)씨도 “들어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멈출 수가 없다. 얇게 썬 단무지나, 그저 시금치·홍당무가 겨우 들어가 있는 김밥이나 특별할 게 없다. 심심하고 참기름 발라 살짝 짭짤한 맛인데, 자꾸 옛날에 집어 먹던 김밥 생각이 난다. 1인분에 2000원.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미니 유부 초밥’도 2000원. 광장시장 먹자 골목에서 좀 떨어져 있다(지도 참조). 영업 시간은 밤 9시~다음날 오후 5시 무렵까지. 토요일 밤에는 쉬고, 일요일 밤에 다시 나온다. (02)2264-7668 ② 어머니와 함께 은성횟집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중현(40)씨는 “매운탕(2인분 1만3000원, 3인이 2인분 주문 불가) 드실 거죠!”라고 인사하며 손님을 맞는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불에 올릴 수 있도록 대구와 내장의 일종인 곤이, 보리새우 등 매운탕 건더기를 가득 담아 입구에 켜켜이 쌓아 놓은 냄비는 굉장한 설치 미술이다. 육수를 큰 솥에 따로 끓여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건더기에 부은 후 미나리를 푸짐하게 얹어 끓여 낸다. 덕분에 건더기가 풀어지지 않고 쫄깃쫄깃 잘 씹힌다. 민물새우를 넣어 국물이 시원하고 곤이가 담백하다는 것도 은성횟집의 자랑이다. 매운탕이 가장 유명하지만 회도 푸짐하다. 광어 2만5000원/3만5000원, 농어·도미 4만원/5만원, 해삼 1만5000원, 멍게 1만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밤 10시(주문은 오후 9시까지). 신용카드 사용 가능. (02)2267-6813 ③ 광장시장 빈대떡집들을 보면 걱정이 된다. ‘맛 보고 가라’며 쉬지 않고 빈대떡 조각을 손에 쥐어 준다. 노점상 앞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다 보면 공짜로 빈대떡 맛을 실컷 보게 된다. 아무튼 아주머니들이 쉴새 없이 빈대떡 반죽을 솥뚜껑만하게 펼치고, 기름 위에서 노릇노릇 지지고, 가위로 한 입 크기로 싹둑 싹둑 자르는, 그 빈틈없고 규칙적인 리듬을 지켜보면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순희네 빈대떡 사장 추정애(54)씨는 “빈대떡을 부칠 때는 절대로 꽉 누르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빈대떡은 1장에 4000원. 겉은 바삭바삭. 속은 촉촉하고 폭신폭신하다. 흥건한 기름기가 은근히 걱정 되면서도 역시 한 번 먹으면 멈출 수가 없는 별미. 식당은 오전 9시 30분~밤 12시(노점은 오전 8시~밤 9시까지) 영업. (02)2268-3344 ④ “여기서 장사한 지 몇 년 되셨어요”, “몰라, 40년 됐나”, “처음엔 얼마였나요”, “한 그릇 50원, 국수 20원!”…. 귀여운 빨간 털모자를 쓴 원조 쌀·보리밥 권영문(75) 할머니에게서 돌아오는 투박한 대답들이 재미있다. 친절하게 손님을 맞고 혼자 온 단골이 심심치 않게 명랑한 입담을 펼치는 ‘마케팅 담당’은 딸 조향(48)씨다. ‘무제한 리필’ 보리밥에 국과 된장찌개까지 합친 가격은 착하게도 3000원. 보리와 쌀을 반씩 섞은 밥에 기타 재료를 마음대로 얹은 후 고추장과 참기름에 비벼먹는 뷔페 비빔밥이다. 배추김치·깍두기·멸치·파·고사리·콩나물·상추·무나물·돈나물·참나물· 부추…. 총 스물 두 가지. 입맛 따라 골라 넣으면 된다. 지게꾼들이 오며 가며 싼 값에 배 채우라고 개발된 메뉴라는데, 지금은 건강 채식으로 인기다. 영업 시간은 오전 8시~밤 10시. (02)2267-5478 ⑤ 100년 된 광장시장에 ‘2대째 장사’는 흔하다. 할머니집 순대는 시어머니 한상임씨가 꾸린 맛집을 며느리 오인숙(58)씨가 이어 받은 경우다. ‘함경도 사람’에게 순대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는 한씨는 13년 전 ‘비법’을 며느리에게 전수하고 함께 장사를 해오다 2년 전 세상을 떴다. 쫄깃한 돼지 머리고기와 적당히 간이 밴 막창·대창 순대(한 접시 5000원)를 먹다 보면 동동주 한잔(1000원) 생각이 안 날 수 없다. “울 어머님은 인심이 후해서 인기가 많았지. 덕분에 단골이 1000명이 넘어. 1960년대 가난한 대학생들은 순대에 술까지 잔뜩 먹고 어머님 졸고 계신 틈을 타 도망치고 그랬다지, 아마. 요즘도 가끔 돈 갚겠다는 아저씨들이 찾아오고 그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밤 10시. (02)2274-1332 ⑥ 사람마다 순대 취향이 제각각이겠지만, 광장시장 3시 50분 순대를 ‘내 인생의 순대’로 명명할 순대 마니아들이 분명히 있을 듯. 정확히 오후 3시 50분에 등장한다. 거대한 대야 속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가 가득 담겼다. 그 앞에 작은 도마를 놓고 앉은 이복자(60)씨는 “1976년부터 이 자리에서 장사를 했다”고 한다. 후추를 듬뿍 넣어 매콤하고, 순대의 사이즈가 빈약하지 않으면서도 찹쌀이 촘촘하게, 꽉꽉 들어차 씹는 순간의 만족감이 확실하다. 포장은 300g에 3000원, 400g에 5000원. 먹고 가면 1인분에 2000원. 국물은 없다. 아주머니가 간을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다. 그래도 이왕이면 앉아서 먹고 가자. 순대 써는 아주머니 곁에 바짝 붙어 앉아(나무 의자가 너무 낮아 거의 시장 바닥에 앉는 수준. 그런데 그렇게 앉으니 시장 풍경이 달리 보인다) “난 이제 여기 순대 밖에 못 먹어”라며 찾아오는 단골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오후 7시면 영업 끝. 일요일은 쉰다. ⑦ “카, 먹다 보니 국물까지 후루룩 비워버렸네. 난 뜨끈뜨끈한 여기가 안방보다 좋은데…. 그래도 어여 자리 내줘야겠지?” 칼국수 한 그릇을 8분만에 뚝딱 잡수신 50대 아주머니 덕분에 간신히 자리가 비었다. 강원도 칼국수. 어깨를 맞댄 손님들은 은박 쿠션이 깔린 좁은 의자에 참새처럼 촘촘히 앉아 있다. 밥벌이의 지겨움과 세상사의 고단함을 시장 골목에 부려놓은 사람들. 3500원짜리 맛깔진 칼국수 한 그릇이 가져다 주는 짧고도 완전한 행복에 풍덩 빠진 듯 좁은 자리에도 즐거워 보인다. 이 집 칼국수는 국수 씹는 맛이 일품이다. 여섯 번, 일곱 번 열심히 빚은 밀가루 반죽을 나무 도마에서 쓱싹쓱싹 쓸어내는 주인 아주머니 김일내(62)씨의 ‘손맛’이 듬뿍 배어서 그렇단다. 담백한 국물과 어우러지는 상큼한 열무물김치도 맛깔스럽다. 오전 6시 30분~오후 8시, 일요일은 쉰다. (02)2269-1387 ⑧ 먹자골목서 도자기상가 쪽으로 살짝 돌면 양념 돼지고기로 이름난 ‘남매등심’이 나온다. 메뉴는 동그랑땡(250g 8000원)과 꼼장어(200g 1만원) 단 두 개. ‘동그랑땡’은 양파·마늘즙과 고추장 등을 섞은 양념에 무친 얇은 목살 숯불 구이다. 간판에 대문짝만하게 써있는 ‘등심’은 메뉴에 없는데, 굳이 찾는 이들에게는 내주기도 한단다. 그런데 왜 가게 이름이 ‘남매 등심’? “아, 그게 남매목살, 남매목살…. 듣기에 좀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등심이라고 했어요. 남매등심, 남매등심…. 괜찮죠?” 양념 목살을 ‘동그랑땡’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에 누가 동그랗다고 농담처럼 ‘동그랑땡’이라고 했는데, 그냥 괜찮은 것 같아서”라는 주인 조태수(59)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이쯤 되면 “정말 남매가 하는 집인가요” 란 질문은 하나마나다. “그냥 듣기 정겨워서 붙인 이름이지, 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밤 12시. 신용카드 사용가능. (02)2272-3034
`꿈길 드라이브` 14번 국도
  • `꿈길 드라이브` 14번 국도
  • [조선일보 제공] 금강산도 식후경. 도다리쑥국과 멍게젓비빔밥, ‘봄멸’로 입이 만족했다면 이제 눈이 포식할 차례다. 우선 통영과 거제를 이어주는 14번 국도를 따라가는 드라이브. 통영에서 신거제대교를 지나 거제로 들어가는 구간은 섬의 북쪽과 서쪽 해안을 따라가는데, 양식장만 많고 볼거리는 덜하다. 14번 국도를 따라가는 해안 드라이브의 즐거움은 거제 장승포에서부터 시작한다. 장승포를 지나 남쪽으로, 지세포를 지나 와현, 구조라에 접어들 무렵이면 다도해 절경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와현 바다는 동그랗게 땅으로 둘러싸여 아늑하다. 와현 바로 다음에 있는 구조라 해수욕장 앞바다에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로 뒤덮여 사시사철 푸른 윤돌도가 떠 있다. 물이 빠지면 거제도와 연결된다. 통영에서는 미륵도 산양일주도로가 드라이브가 짜릿하다. 통영은 본래 충무라 불리던 육지와 두 개 다리로 연결된 미륵도, 그리고 150여개 섬으로 이뤄졌다. 미륵도를 한 바퀴 도는 22㎞ 일주도로를 통영사람들은 ‘꿈길 드라이브 60리’라 부른다. 미륵도의 관능적인 ‘S’라인을 감아도는 드라이브 코스다. 충무마리나콘도를 빠져나와 왼쪽으로 꺽어진다. 달아공원 부근 5㎞ 구간이 백미. 점점이 흩뿌려진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왜 다도해(多島海)라 불리는 지 알 만하다. ‘달아’ (達牙)는 이곳 생김이 상아(象牙)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다. 공원 입구 주차장에서 5분 정도 올라가면 나오는 관해정(觀海亭)이 관람 포인트. 미륵산 정상에는 다음날 새벽 해 뜨는 모습을 보러 올라간다. 잠이 모자라다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해발 461m. 통영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섬과 섬이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풍광에 숨이 막힌다. 미륵산 중턱 용화사까지 차가 올라간다. 주차장에서 1시간30분쯤 걸어 올라가면 정상이다. ● 통영·거제 가는 길: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거치면 통영과 거제의 관문 충무IC까지 단번에 이어진다. 교통체증이 없는 평일 기준으로 4시간쯤 걸린다.&nbsp;
입 속에서 폭발하는 바다의 ‘날맛’ 거제서 멍게 珍味를 찾다
  • 입 속에서 폭발하는 바다의 ‘날맛’ 거제서 멍게 珍味를 찾다
  • ▲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멍게.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이 꽃보다 화려하고 화사하다. 서호시장에서 구한 멍게를 미륵도 해안 이끼 낀 바위에 놓고 찍었다.[조선일보 제공] 경남 통영 중앙시장. 시장통 여기저기 주홍색 꽃이 피었다. ‘우렁쉥이’라고도 부르는 멍게다. 물에서 꺼내자 말랑하던 멍게가 고무공처럼 탱탱하게 화를 냈다. 울퉁불퉁 도깨비 방망이처럼 돋은 뿔 끝에서 물을 ‘찍’ 쏜다. 멍게의 영어 이름이 어째서 ‘바다 물총(sea squirt)’인지 알겠다. 요즘 통영과 거제에는 멍게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산도 더러 있지만, 대개 양식장에서 자란 2년산 멍게다. 어린애 주먹만하다. 자연산은 초여름에서 여름이 제철. 큰 것은 몸 길이가 18㎝까지 자라기도 한다. “(그만큼 커지려면) 3년은 되야 되는데 우찌 기다립니꺼. 요즘 양식 멍게를 막 따기 시작했어예. 진달래꽃 필 때 더 맛 있어예. 요즘 나오는 건 ‘꽃멍게’. 여름에 아(아이)들이 수영하러 가서 따는 거는 자연산은 돌멍게라카고. 지금은 꽃멍게가 맛있고예, 돌멍게는 여름에 맛있어예.” 서호시장이 식당 주인이나 상인들이 들리는 곳이라면, 중앙시장은 통영 주민들이 찬거리를 사러 오후에 들리는 소매시장이다. 멍게를 먹겠다고 하면 껍데기를 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싱싱한 멍게가 선명한 주황색이 홍시 같다. 후루룩 입에 넣으면 야들야들 부드러운 육질은 곶감 같다. 첫 입에는 찝찔하면서 달큼한데, 끝 맛은 씁쓸하면서도 신선하다. 서울 멍게와는 선도(鮮度)가 다르다. 껍질이 붉을수록 신선하단 증거. 시장통에 앉아 멍게를 씹는 맛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식당이 편하다. 시장 골목 안에 주로 회를 내는 식당이 여럿 있다. 멍게나 생선 등을 사면 시장 상인이 자신과 안면 있는 식당으로 데려다준다. 생선을 사다가 먹는 손님을 ‘초장손님’이라고 하는데, 1인당 3000원만 내면 간장과 초고추장, 쌈장, 쌈용 채소와 밑반찬 서너 가지를 챙겨준다. 매운탕은 5000원(4인 기준) 내면 끓여준다. 공기밥 1000원. 가격은 시장 내 모든 식당에서 똑같으니 걱정할 필요없다. 멍게는 1만원어치만 사면 둘이서 소주 한 병 비우기에 충분하다. 멍게의 진미를 맛보려면 거제로 가야 한다. 14번 국도를 달리다 신거제대교를 넘으면 20분이 채 안되 거제 시내다. 신현읍 고형리 세무소 앞에 있는 ‘백만석(055-637-6660)’은 ‘멍게비빔밥(1만원)’으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는 집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멍게젓비빔밥’이다. 백만석 주인 김성태(54)씨는 “멍게비빔밥은 거제에서는 오래 전부터 먹어왔던 향토음식이지만, 요즘 전국적으로 유명한 건 우리가 지난 2005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 백만석 멍게젓비빔밥백만석에서 개발했다는 멍게젓비빔밥 만드는 법은 이렇다. 4~6월 주로 거제에서 나는 멍게에서 모래를 제거한다. 양념을 약간만 넣고 싱겁게 간 해 5일 정도 저온 숙성시킨 다음 잘게 다져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살짝 얼려둔다. 푹 삭힌 멍게젓 대신, 싱겁게 간해 살짝만 삭힌 멍게를 쓴다는 점이 과거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다. 멍게젓비빔밥을 주문하면 대접에 직사각형 멍게 4쪽과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이 담겨 나온다. 따로 나오는 뜨거운 밥을 대접에 더해 쓱쓱 비비면 얼었던 멍게가 녹으면서 밥과 함께 스르르 섞인다. 한 숟갈 듬뿍 퍼서 입에 넣었다. 바다가 입 속에서 폭발한다. 도다리쑥국이 온화한 봄바다라면, 멍게젓비빔밥은 뜨겁지만 동시에 시원한 바람을 동반한 여름바다다. 싱싱한 멍게의 ‘날맛’이 살아있으면서도, 살짝 간하고 삭혔기 때문에 세련되고 둥글게 다듬은 듯한 맛이다. 짜지 않지만 싱겁지도 않다. 여기에 자연산 우럭으로 끓인다는, 뜨겁고 맑은 생선국이 곁들여지면서 멍게젓비빔밥의 싱싱함이 한층 살아난다. 멍게젓비빔밥보다 더 진한 맛을 선호한다면 ‘고노와다정식(2만5000원)’이 딱이다. 고노와다는 해삼 창자로 담근 젓갈로, 일본에서 최고급 반찬에 속한다. 고노와다정식은 멍게젓 대신 해삼창자젓이 들어간다. 뜨거운 밥과 비벼먹으면 기름지고 고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돼지고기나 쇠고기 같은 ‘육고기’처럼 느끼하지 않다. 멍게젓이나 해삼창자젓을 시도하기 겁난다면 광어회와 상추, 오이, 풋고추를 넣고 초고추장 양념장에 비벼 먹는 ‘생선회비빔밥(1만2000원)’이 있다.
봄 먹으러 간다… 통영·거제의 봄 맛 3총사
  • 봄 먹으러 간다… 통영·거제의 봄 맛 3총사
  • [조선일보 제공] ▲ 도다리쑥국. 도다리와 어린 숙이 만난 국그릇 속에서 봄이 피어오른다.새 봄을 맛 보고 싶어 남해안으로 달린다. 경부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달리니 통영이다. 4시간 내려왔을 뿐인데, 느닷없이 되돌아온 추위로 콜록거리는 서울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확실한 봄이다. 따뜻한 봄바람이 바다 위로 살랑거리고, 섬들은 여린 연두빛으로 촉촉하게 반짝거린다. 통영은 지금 도시 전체가 ‘도다리쑥국’의 철이 돌아왔다고 들뜬 분위기다. 제철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다리.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란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도다리가 얼었던 땅을 뚫고 올라온 향긋한 어린 쑥과 만나 완성되는 도다리쑥국은 봄 그 자체이다. 통영처럼 남해를 낀 동네에서 봄은 도다리쑥국과 함께 온다. 통영 음식점마다 어김없이 한쪽 문에는 ‘立春大吉(입춘대길)’, 그 옆에는 ‘도다리쑥국’이라고 붙여 놓았다. 도다리쑥국은 봄 한 철, 그 중에서도 한 달 남짓한 초봄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자연산 멍게를 맛보려면 여름까지는 기다려야겠지만, 한려수도 양식장에서는 통통한 멍게를 막 따내기 시작했다. 싱싱한 멍게회를 먹는 순간, 입 안에 바다가 출렁인다. 거제에서는 그냥 먹기도 황송한 멍게로 젓갈을 담가 밥에 쓱쓱 비벼먹는다. 별미 중 별미, ‘멍게젓비빔밥’이다. 통영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봄멸’. 통영 사람들의 멸치 사랑은 각별하다. 특히 봄에 나는 멸치를 봄멸이라 부르며 진미로 친다. 통영 서호시장에서 아직은 봄멸을 보기는 어렵다. 가끔씩,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정도다. 하지만 식당마다 매콤새콤달콤하게 무친 멸치회를 낸다. 음식을 입맛이 확 살아난다. 멸치에 ‘미쳐’ 주인이 직접 개발한 멸치요리까지 내놓는 멸치전문식당도 있다. ‘봄 맛 삼총사’, 도다리쑥국과 멍게젓비빔밥, 봄멸을 맛보러 통영과 거제에 다녀왔다. 14번 국도를 따라 꼬불꼬불 펼쳐지는 다도해 풍광은 ‘벅찬 보너스’. &nbsp;
거제도 ''빨간 동백·노란 유채·파란 바다, 그리고 바람''
  • 거제도 ''빨간 동백·노란 유채·파란 바다, 그리고 바람''
  • [노컷뉴스 제공] 거제도의 해안도로는 봄에 특히 아름답다. 제도 남단인 남부면 다포리의 남쪽 해안도로는 바다 위로 솟은 다도해의 섬들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봄의 정취와 함께 환상적인 바다를 보고 싶다면 여기를 적극 추천한다. &nbsp;다포리 해안도로 봄 절경 으뜸 제주도 다음의 큰 섬으로 알려진 거제도는 10개의 유인도와 50개가 넘는 무인도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거제도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풍경은 해금강이다. 갈곶에서 떨어져 나간 바위섬을 일컫는데 그 풍경이 금강산의 해금강만큼이나 아름답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일월봉, 병풍바위, 신랑신부바위, 돛대바위, 거북바위, 미륵바위 등 온갖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솟아 있고, 십자동굴과 만물상 석문도 자연의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다포리를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거제대교를 건너 우회전해서 1018번 지방도로를 따라 쭉 남쪽으로만 가면 된다. 좌회전해도 사곡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남쪽으로 달리면 앞서 말한 도로와 만난다. 해안 따라 달리다가 남부면에 들어서서 탑포마을-저구마을-명사해수욕장을 차례로 지나면 여기서부터 남해안 제일의 해안드라이브 코스라는 홍포-여차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이곳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제도 명물 남쪽 대·소병대도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대병대도 5개 섬과 소병대도 3개 섬을 합쳐 8개의 무인도가 손에 잡힐 듯한 거리에 나앉아 있다. 다시 차를 몰아 여차 몽돌해수욕장을 구경하고 홍포마을에서는 여유롭게 걸어볼 만도 하다. 해안도로를 벗어나 14번 국도로 접어들면 여기서부터는 화려한 봄꽃들을 볼 수 있다. 3월초에 이곳을 지나게 되면 빨갛게 핀 동백꽃을 만날 수 있으며 유채꽃을 볼려면 해금강 입구인 도장포 쪽이 좋다. 홍포마을 동백·대금산 진달래 유명 진달래로 유명한 곳은 북쪽 장목면의 대금산이다. 신라 때 쇠를 생산한 곳이라 하여 '대금(大金)'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 산 허리와 정상 주변을 중심으로 진달래가 워낙 많이 피어나 '대금산 진달래 축제'가 매년 4월 열린다. 14번 국도를 타다가 함목 해수욕장을 지나면 해금강으로 우회전하는 길이 나오는데 MBC드라마 '회전목마'의 촬영지인 바람의 언덕이 있다. 동네 어른들이 예로부터 '띠밭늘' 이라고 부른 곳이다. 예전에는 잔디가 많이 심겨있는 밭이라는 뜻으로 '띠밭늘'이라 불렀다. 2001년께 '바람의 언덕'이라 명명됐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찾고 싶어하는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 거제도 가는 길◎ ▶거제도 가는 길 구마고속도로 칠원 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 탄다.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진주분기점이 나타나면 이곳에서 다시 한 번 통영-대전고속도로로 옮겨 타고 통영IC에서 내린다. 이후 장승포 거제 방향으로 10여분 달리면 신거제대교가 나오는데 다리를 건너면 거제도다. ▶거제도 먹을거리 해송횟집 영화 '종려나무숲'과 '파랑주의보' 촬영지로 유명하지만 바다를 바라보고 먹는 회맛으로 더 유명하다. (055)636-2878 평화횟집 거제도의 겨울 별미가 물메기와 생대구였다면 봄에는 도다리다. 예로부터 가을 전어, 봄 도다리라 했다. 쌀뜨물에 된장을 풀고 싱싱한 도다리와 갓 뜯은 쑥을 넣어 끓여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055)632-5124 백만석 대구요리뿐만 아니라 이 집에서 개발한 멍게비빔밥이 입소문난 별미집이다. (055)637-6660 ▶ 그 밖에 볼거리 외도 마치 천국에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하는 외도는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지상낙원이다. 거제도 안에 작은 거제도로 불릴 만큼 수려한 기암절벽으로 둘러쌓인, 개인소유의 섬으로 한려해상국립공원 외도 해상문화시설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지심도 거제도 일운면 지세포리에 속하는 약 10만평의 작은 섬이다. 늘 푸른 상록수종으로 언제나 울창한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3월은 동백꽃이 가장 예쁘게 피는 시기다.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거제시 고현리에 자리잡은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비참했던 포로수용소의 모습을 당시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현한 곳이다. 도움말 l 거제시청 관광진흥과 (055)639-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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