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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비전 프로' 써보니…나만의 아이맥스 영화관 생겼다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애플스토어는 애플의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이용해보려는 손님들로 북새통이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즉각 이용할 수도 없고 당일 예약하더라도 일주일 후에 데모(Demo) 체험이 가능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3500달러(약 465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도 예상보다 수요가 탄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애플스토어 직원인 필립 딕은 “올해 출하량이 50만~60만대 수준인데 현재 판매량이 약 2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한 고객이 애플 스토어 직원의 지시에 따라 비전프로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톰 크루즈가 된 느낌미리 예약해둔 덕분에 바로 비전 프로 ‘데모 버전’을 30분가량 체험할 수 있다. 비전프로 테스트 의자에 앉자마자 여러 테스트를 거쳤다. 우선 머리크기 측정이다. 아이폰 카메라로 머리를 상하좌우로 측정하면 비전프로 사이즈가 나온다. 안경을 쓰는 손님의 경우 도수측정기를 활용한 다음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기도 했다. 마치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는 느낌이 들었다. 비전 프로를 머리에 착용하니 조금 무거운 스키 고글을 쓴 느낌이었다. 검정 화면만 보이더니 애플 로고가 나왔고, 잠시 자동으로 눈 초점을 맞추더니 갑자기 외부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비전프로는 투명한 글라스가 아닌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카메라가 찍은 외부를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패스스루’ 방식이다. 안경을 통해 외부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물론 시야각은 눈처럼 넓지는 않았다.오른쪽 위에 있는 크라운 버튼을 누르니 여러 앱이 나타났다. 눈동자 움직임에 따라 앱들의 크기가 커지며 활성화됐고,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살짝 꼬집(pinch)으니 앱이 실행됐다. 메타의 ‘퀘스트 프로’와 달리 별도의 컨트롤러가 필요 없었고, 매우 자연스럽게 작동이 됐다. 사진 앱을 누르니 거대한 화면에 고화질 사진이 나타났다. 80인치는 되는 큰 화면이었고, 화질은 4K 수준으로 매우 생생했다. 파노라마 사진을 열었더니 디스플레이 전체가 거대한 화면으로 변했다. 마치 아이슬란드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좌우상하로 고개를 돌리면 구석 곳곳을 볼 수 있다.김상윤 뉴욕특파원이 비전프로를 체험하고 있다.◇여러 개 스크린 사용 가능…생생한 콘서트장도 눈앞에특히 여러 개 스크린을 동시에 띄워놓을 수 있는 점은 놀라웠다. 마치 집에 70인치에 달하는 모니터를 왼쪽, 가운데, 오른쪽에 놓은 느낌이었다. 심지어 위쪽에 배치도 가능했다. 증권사 직원 등 모니터가 여러 개 필요한 직군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활용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엄지와 집게로 사진을 핀치한 후 좌우로 당기니 확대가 되고 반대로 하면 줄어든다. 오른쪽으로 손을 넘기니 다음 사진으로 넘어갔다. 웹브라우저 ‘사파리’를 틀어놓고 손으로 상하로 움직이니 웹페이지를 스크롤 할 수 있었고, 핀치 후 뒤로 밀면 화면이 좀 더 멀리, 당기면 화면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된 느낌이었다. 영화를 틀어봤다. 3D로 제작된 ‘아바타2’를 선택하니 아이맥스 영화관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다. 3D안경을 쓰지도 않았지만, 영화 속 인물과 동물들이 마치 바로 앞에 있듯이 생생하게 보였다. 몰입형 비디오를 틀어봤다. 공연 영상을 틀어보니 콘서트장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가수가 바로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비전 프로에 장착된 스피커를 통해 생생한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좌우로 고개를 돌리면 구석구석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비전 프로가 있다면 굳이 아이맥스 영화관에 갈 필요도 없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페이스타임 전화를 할 경우 바로 옆에서 얘기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와우, 오 마이 갓”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비전프로 (사진=김상윤 특파원)◇3500불 가치 있을까…‘비전 에어’ 기대데모 사용을 끝내고 비전프로를 벗으니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디스플레이를 눈앞에서 보다 보니 눈이 피로했던 것이다. 하지만 두통은 거의 없었다. 플레이스테이션 VR 헤드셋을 끼고 게임을 했을 때와 달랐다. 비전 프로가 ‘패스스루’ 기능을 통해 외부 화면을 자연스럽게 구현한 덕분인 듯했다. 다만 630g의 무게는 솔직히 버거웠다. 30분 정도 사용했지만, 약간 목이 뻐근했다. 비전프로는 아이폰처럼 대중적인 제품은 아닌 ‘니치마켓’을 노린 제품이다. 3500불에 달하는 고가인 만큼 일부 얼리어댑터 또는 비즈니스 차원으로 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전 프로만의 애플리케이션이 아직 많지 않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3D영화도 모두가 즐겁게 감상하지만, 제작비 문제 등으로 1년에 나오는 영화는 소수에 불과하다. 몰입형 콘텐츠가 충분히 나올지는 의문이다. 다만 맥북, 아이패드처럼 몇년 후에는 보급형 제품인 ‘비전 에어’가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좀 더 많은 사용자가 나오고 수요가 뒷받침된다면 다양한 앱도 나올 수 있다. 아이폰이 처음에 나왔을 때도 ‘니치마켓’에 불과했지만, 대중화됐던 것처럼 말이다.한 유튜버가 비전프로와 독특한 마스크를 쓰고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상윤 특파원)
- ‘6급 승진’ 충주시 홍보맨, 기업 ‘억대 연봉’ 거절…이유는?
- 사진=유튜브 채널 ‘꼰대희’ 캡처[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충주시 홍보맨’이라 불리는 충북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 운영자 김선태 주무관이 최근 한 기업의 억대 연봉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김 주무관은 지난 3일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꼰대희’에 게스트로 출연했다.이날 김대희는 김 주무관에 “공무원으로 입사해 유튜버가 된 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주무관은 “진짜 하고 싶지 않았는데 시장님이 시켜서 한 거다. 유튜브 전에 페이스북을 운영했는데, 거기서 포스터로 떴었다. 이에 대한 우수사례를 발표했었는데 그때 시장님이 (유튜브를) 잘 할 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이어 김대희는 “전국 지자체 유튜브 채널 중 랭킹이 있지 않냐”며 충주시 채널의 순위에 대해 물었다. 김 주무관은 “동북아시아 정부 기관 중 1위일 것”이라면서 “오사카보다 높다. 중국은 유튜브가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재 ‘충TV’는 구독자 60만 명(6일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하지만 김 주무관은 유튜브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따로 없다고 고백했다. ‘충TV’ 채널을 만들 때부터 수익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수익을 받아서 제작비로 쓰라고 많이 말씀하신다. 그런데 수익을 받으면 감사를 받고, 정보보고도 받고, 국민 신문고도 받고 절차가 많아진다. 공공기관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홍보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수익을 안 받는다”고 설명했다.김 주무관은 연봉에 대해서는 “저희 연봉은 공개돼 있다. 세후 4200만원 받고, 세전으로는 5000만원이 조금 덜 될 것”이라고 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충TV’ 캡처그러자 김대희가 “제가 세후 5000만원 드리겠다”며 영입을 제안하자 김 주무관은 “얼마 전 (한 기업으로부터) 두 배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김 주무관은 “ 솔직하게 돈도 문제지만, 제안받은 기업에 가게 된다면 전권을 못 받을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김 주무관은 “저는 지금 전권을 갖고 저 혼자하고 있다. 그전엔 좀 싸웠지만, 현재는 제가 알아서 다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며 “어느 기업에 가더라도 제가 전권을 받지 못하면 무조건 망한다. 제가 퀄리티가 훌륭한 게 아니라 남들과 다른 기획, 발상으로 성공한 건데 결재를 받기 시작하면 그 발상을 발현 못 할 것”이라고 털어놓았다.한편 2018년 개설한 ‘충TV’는 김 주무관이 영상 기획부터 섭외, 편집, 촬영까지 모든 것을 혼자 맡고 있다. 김 주무관은 그동안 ‘충주시 이재용’, ‘홍보맨이 찍다-뉴진스 ETA’, ‘홍바오 생옥수수 먹방’ 등 재치 있는 영상 콘텐츠를 직접 제작,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능력을 인정받은 김 주무관은 올해 1월 팀장 보직을 받을 수 있는 행정 6급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김 주무관의 월급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7급 8호봉 경력으로 알려진 김 주무관의 월급은 세전으로 266만8400원이다. 김 주무관이 올해 6급으로 승진하면서 6급 7호봉이 적용, 월급은 약 24만원이 오른 290만9300원을 받는다.
-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2심으로…檢 “사형 내려야”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낮에 서울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에게 무기징역이 선고한 가운데 검찰이 항소를 제기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34)이 지난해 7월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2일 서울중앙지검(형사3부)는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사건 피고인 조선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잔인하게 흉기 난동을 벌여 20대 청년을 살해하고 3명의 피해자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대한 고통을 겪게 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머 “또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없이 오히려 피해자들을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유족과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해 줄 것을 호소하는 점, 살인예고 등 다수의 모방범죄를 촉발시킨 점 등을 고려해 검찰 구형(사형)에 미치지 못하는 1심 판결에 대해 시정을 구하기 위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씨에게 3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봤고 모욕 혐의만 무죄로 봤다.조선은 지난해 7월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20대 남성 1명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고 있다.조씨는 입학, 취업, 결혼 등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열등감, 사회적 소외 등으로 2022년 12월부터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그는 2022년 12월 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돼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범행 나흘 전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재판 과정에서 조씨 측은 심신 장애 상태에 따른 범행을 주장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평소 반사회적 성격을 지녔고, 사건 2~3일 전부터 피해망상이 이어져 왔다”며 “사건과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감정한 결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회신됐다”고 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조씨 측에서 주장하는 심신 장애를 인정하지 않았다.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전 정신과 치료 전력이 없었고, 범행의 위법성을 인식한 상태였다”며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결여된 상태도 아니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모욕 혐의에 대한 조사를 앞둔 상황이라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충동적이었다”며 “하지만 심신 미약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해 형을 감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특히 살인과 살인미수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며 재판부는 “평생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하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하고, 피고인을 영원히 격리하면서 사회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판시했다.
- 네이버클라우드, 라이브 영상에 실시간 자막 자동으로 달아준다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업용 서비스인 클로바 스피치(CLOVA Speech)에 실시간 자막 기능을 추가했다고 2일 밝혔다.클로바 스피치는 높은 수준의 한국어 인식률과 빠른 인식 속도를 자랑하는 STT(Speech-to-text) 서비스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기업용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현재 네이버 뉴스의 자동 자막 생성 기능, 네이버 쇼핑라이브, 고객센터 통화 데이터 관리 등에 적용되며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신규 기능으로 출시된 ‘실시간 스트리밍’은 라이브 방송과 같은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에서 화자가 말하는 내용을 즉시 텍스트로 추출해주는 기술이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3개 국어를 지원하며 음성의 어절 단위로 텍스트가 형성된다.현재 생방송 실시간 자막 서비스는 속기사가 일일이 작성한 자막이 제공되고 있으나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다면 별도 타이핑 작업 없이 실시간으로 자막을 송출할 수 있다. 또한 고객센터에서도 통화 내용을 즉각 텍스트화하여 모니터링 할 수 있어 보다 빠른 고객 대응이 가능해진다.네이버클라우드는 ‘실시간 스트리밍’ 신규 출시에 맞춰 다양한 사용자 니즈에 맞춘 옵션을 제공하고, 더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요금을 인하했다. 음성인식&화자인식 비용의 경우 기존보다 40% 비용을 낮췄으며, 단일 요금제로 제공하던 것을 음성인식, 화자인식, 이벤트탐지(박수, 음악, 함성 등 인지)로 기능을 나눠, 각 기능별로 요금을 세분화해 고객이 필요한 기능에 맞춰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영어 발음의 정확도를 판단해주는 기능도 선택 옵션으로 추가됐다.김성훈 네이버클라우드 AI 상품기획 매니저는 “실시간 스트리밍 기능은 방송사, 라이브커머스 기업, 유튜버 등 실시간 방송을 필요로 하는 산업군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도 AI 기반의 클로바 서비스를 고도화시켜 기업 비즈니스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1심 무기징역…"사회서 영원히 격리"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낮에 서울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4)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34)이 지난해 7월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방윤섭·김현순)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조씨에게 3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봤고 모욕 혐의만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평생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수감하며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하고, 피고인을 영원히 격리하면서 사회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을 선고하기로 했다”고 판시했다. 조선은 지난해 7월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20대 남성 1명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입학, 취업, 결혼 등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열등감, 사회적 소외 등으로 2022년 12월부터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다.그는 2022년 12월 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가리켜 ‘동성애자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돼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범행 나흘 전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재판 과정에서 조씨 측은 심신 장애 상태에 따른 범행을 주장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평소 반사회적 성격을 지녔고, 사건 2~3일 전부터 피해망상이 이어져 왔다”며 “사건과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감정한 결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회신됐다”고 했다.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대낮 서울 한복판 누구라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줬다”며 “등산로 성폭행 살인, 신림역 살인 예고글 등 모방범죄로 시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는 등 엄벌을 통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단순히 사회와 자신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을 이유로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한 잔혹한 범행 수법과 다수의 폭력범죄 전력 등 중하게 처벌할 요소가 차고 넘친다”며 조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최후 진술에서 조씨는 “저조차도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을 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 피해자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심신 장애를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감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중앙지방법원이날 재판부는 조씨 측에서 주장하는 심신 장애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전 정신과 치료 전력이 없었고, 범행의 위법성을 인식한 상태였다”며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결여된 상태도 아니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모욕 혐의에 대한 조사를 앞둔 상황이라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러 충동적이었다”며 “하지만 심신 미약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해 형을 감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살인과 살인미수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분실을 고려해 식칼 2개를 훔치는 등 범행도구를 철저하게 준비했고, 이동 중 택시에서 식칼 포장지를 벗겨 즉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또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뒤쪽에서 급작스럽게 공격해 수차례 찌르는 등 피고인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피고인의 수사 과정에서의 변론 내용과 태도를 고려하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 지도 의문이 든다”며 “또 잔혹한 범행의 방법,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을 당했던 피해자들의 공포심과 무력감, 모방 범죄 촉발 등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을 선고해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없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또 조씨의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ORAS-G)는 19점으로 ‘고위험’ 수준이고,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 점수도 29점으로 역시 ‘높음’ 수준인 점 등도 고려, 재판부는 “반사회적 성향에 사이코패스 진단으로 재범 우려가 높아 사회에서 시민들과 유대관계 형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무기징역과 함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다만 재판부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 점, 지능지수가 75점으로 낮은 점, 실형의 전력이 없는 점,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자포자기 마음으로 범행을 저질러 충동적이었던 점 등을 고려, 사형을 선고할 만큼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