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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의 눈]부동산을 움직이는 힘은 '심리'다
-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30년간 무주택자로 살아온 주부 박모씨는 1년 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1순위 청약에 당첨됐다. 5인 가구에 30년간 무주택자이니 당첨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박씨는 당첨이 된 이후에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편은 그동안 인구감소, 베이비부머 은퇴, 저성장, 주택공급과잉 등 각종 통계를 들이밀며 집 사는 것을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뒤늦게 당첨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펄쩍 뛰며 ‘왜 집을 샀느냐’고 화를 냈지만, 분양권 가격이 계속 오르자 더 이상 아내의 결정에 딴지를 걸지 않았다. 아주 흔한 사례다. 주변에서 보면 남편들이 여러 지표를 근거로 집값 하락을 예측하며 집 사는 것을 반대하고, 직감(?)을 앞세운 아내들은 집을 사자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최종 결정은 목소리 큰 사람이 하게 돼 있지만, ‘아내 말 안 듣고 집을 안샀다가, 두고두고 원망을 듣는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 거시 지표 안좋은데, 집값 왜 오르지?각종 경제 지표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실제로 전국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진행형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주택 거래는 묶이다시피했다. 그런데도 집값은 쉽게 잡히지 않는다. 작년 고점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1년전인 작년 6월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7억3170만원)과 비교하면 현재는 8억1290만원으로 오히려 더 비싸다. 떨어지던 서울 아파트값도 이달 들어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유가 뭘까. 결론부터 말하면 부동산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심리’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 앞에 경제 전망지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3기신도시가 강남권 수요의 대안이 되지 못하는 가운데 재건축 규제강화로 서울, 특히 강남권 주택 희소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도 부동산 심리를 자극한다. ‘부동산은 결국 오른다’는 맹신론도 여전히 시장에 팽배해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나온 각종 ‘대못’ 정책에도 집값은 올랐고, 이명박정부 때 경기침체 상황 이후에도 다시 올랐다는 경험치 때문이다.◇ 중산층 임대주택 공급 확대해야수요를 눌러도, 나름 공급대책을 내놔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 집값. 이 대목에서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 부동산은 심리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심리를 움직이는 것이다. 주택은 노후보장용이나 재테크 수단이라기보다 거주를 위한 곳, 안식을 취할 수 있는 보금자리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답이다. 사회적 배려층을 위한 임대주택만 지을 게 아니라, 중산층이 살 수 있는 질 좋고 임대료 저렴한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한다면 사람들의 인식은 서서히 바뀔 것이다. 젊은층들이 선배 세대들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투자를 위해 무리한 대출을 받아가며 이자 갚느라 20~30년간 헉헉대기보다는, 품질 좋은 아파트에 저렴한 임대료를 내면서 여유있는 삶을 사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러한 문화가 정착되려면 부동산 불패를 꿈꾸는 사람들의 심리를 움직여야 하고, 주택은 소유하는 게 더 거추장스러울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 파주운정 1순위 청약, 결국 미달…3기신도시 탓?
- 이달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운정3지구 3개 단지에서 아파트 총 2792가구가 12년 만에 동시 분양으로 공급된다. 지난 14일 파주 운정신도시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박민 기자] 12년 만의 대규모 동시 분양으로 관심을 끈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1순위 청약 미달이 대거 쏟아졌다.20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하는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에서 총 680가구 모집에 불과 207가구만 신청해 총 6개 주택형 모두 마감에 실패했다.대우건설과 동시 분양한 중흥건설의 ‘운정신도시 중흥S클래스’도 총 5개 주택형 중 전용면적 59㎡A만 423가구 모집에 721명이 청약을 넣어 1.7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1순위 미달했다. 대방건설의 ‘운정1차대방노블랜드’는 전용 59㎡A형에서 6.7대 1, 59㎡B형에서 1.7대 1의, 84㎡A형에서 3.0대 1의 경쟁률로 ‘선방’했다. 그러나 84㎡B형, 84㎡C형, 107㎡A형, 109㎡B형 등 7개 주택형중 4개가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운정3지구에 들어서는 이들 단지의 이번 동시 분양은 운정 1·2지구에서 2007년 11월과 12월에 각각 5000여가구, 2100여가구가 동시 분양된 이래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3번째로 진행되는 것이다. 단지별 규모는 파크푸르지오 710가구, 중흥S-클래스 1262가구, 대방노블랜드 820가구 등 총 2792가구다. 평균 분양가(3.3㎡당 )는 파크 푸르지오가 1225만원, 대방노블랜드 1194만원, 중흥 S-클래스 1208만원 등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중 가장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A노선이 지나는 입지라는 점에서 금주 분양한 수도권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막상 분양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이는 정부의 수도권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내집 마련을 계획중인 주택 수요자들의 심리 변화에 큰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과 불과 1km 떨어져 있는 경기도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 대장지구 등 3기 신도시가 기존 수도권 서부지역 2기 신도시보다 입지가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이번 파주 운정뿐 아니라 같은 2기 신도시인 인천 검단신도시도 올해 초부터 잇달아 청약을 받았는데 대거 미달이 나 현재까지 미계약 물량을 추가 모집 중이다.
- 고양·과천·하남 등 수도권 3기 신도시…“親환경 도시로 조성”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계획’에 따른 신규 공공택지에 대해 `저영향개발기법`(LID·Low Impact Development)을 적용해 친환경적인 도시공간을 조성한다. 대상 지역은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부천 대장 △인천 계양 △과천시 등 6곳에 달하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전부가 포함된다.`저영향개발기법`이란 개발 이전 자연 상태의 물 순환 체계가 유지되도록 빗물을 유출시키지 않고 땅으로 ‘침투-여과-저류’해 기존의 자연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는 개발 기법을 일컫는다.환경부·국토교통부·한국환경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 등 4개 기관은 오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친환경 공공택지 조성을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업무협약으로 유관기관 4곳은 수도권 30만호 공급계획에 따른 신규 공공택지에 저영향개발기법을 도입하고 적용하기 위한 ‘실무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저영향개발기법 정책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한다.(자료=환경부, 국토교통부)◇ 청주·전주 92만㎡ 시범사업…`경제편익` 446억원택지를 조성할 때 저영향개발기법을 적용하면 아스팔트 포장 등으로 인해 땅이 물을 충분히 머금지 못해 발생하는 폭우 시 도시 침수, 하천의 건천화, 오염물질의 하천 유입, 도시 열섬효과 등 환경 문제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환경부에 따르면 시범 사업(2013~2018년, 2개소) 결과 저영향개발기법 적용 전후 수질오염물질 농도(TSS·총 부유물질 기준)는 최고 21% 저감됐으며 공기질·수질 개선 등으로 인한 경제적 편익은 시범사업 2곳에서 최대 446억원(30년간 기준), 비용대비편익(B/C)은 최대 2 이상으로 나타났다. 실제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는 부지 넓이 43만㎡에서 총 경제적 편익이 최대 233억원으로, 전주 효자동 서곡지구의 경우 49만㎡의 총 경제적 편익이 213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특히 330만㎡ 이상 규모의 신도시급 신규 공공택지 5곳의 경우 △남양주 왕숙(왕숙천) △고양 창릉(창릉천) △하남 교산(덕풍천) △부천 대장·인천 계양(굴포천) 등 모두 지구 내에 하천이 흐르고 하천을 중심으로 친환경 수변공원을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저영향개발기법 적용 시 입주민들이 누리는 편익이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전주 2곳에서 92만㎡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의 경제편익이 약 446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개발면적만 1650㎡ 이상인 ‘3기 신도시’의 경우 입주민 전체 편익이 20배를 넘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개발면적 1650㎡ 이상 `3기 신도시`…입주민 편익, 20배 넘어 `1兆 육박`할 듯업무 협약에 서명한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도시화에 따른 불투수 면적 증가로 물 순환 체계가 훼손되면서 비점오염 증가, 건천화, 도시 열섬화, 지하수 수위 저하, 도시침수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기관들이 저영향개발기법 도입에 적극 협력해 이 같은 환경문제가 없는 최대한 개발 전 물 순환 상태에 가까운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신규 공공택지 조성에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이 손을 잡고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해 신규택지 계획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이번 업무 협약을 높게 평가하며 “신규택지에 저영향개발기법을 적극 반영하고 이외에도 전체면적의 3분의 1을 공원·녹지로 조성, 수소버스 `Super BRT(간선급행버스 체계)`를 운영하는 등 신규택지를 환경 친화적인 도시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선급행버스 체계(Super BRT)버스가 전용차로를 통해 교차로에서 지상교량이나 지하차도로 신호대기 없이 주행하는 교통체계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