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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계 걸그룹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 ▲ '여자빅뱅'으로 불리며 인기몰이에 나선 YG엔터테인먼트의 '투애니원'과 스타제국 소속의 9인조 신인 여성그룹 '나인뮤지스'[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YG 4인조 '투애니원(2NE1)', DSP 7인조 '레인보우', 스타제국 9인조 '나인뮤지스'···.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양강그룹이 주도해온 걸그룹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올 하반기 가요계 중대형 기획사들에선 잇따라 걸그룹을 론칭해 선보일 예정으로 이들이 펼칠 박빙 대결에 벌써부터 가요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다음 달부터 올 하반기까지 새롭게 선보여질 여성그룹만 줄잡아도 5개팀이 넘는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1위를 나눠 갖고 있는 상황에 이들까지 가세하면 올 하반기 가요계는 그야말로 걸그룹 일색의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여성그룹간 전쟁, 그 스타트를 끊게 될 이들은 양현석 사단의 4인조 여성그룹 '투애니원(2NE1)'이다. '여자 빅뱅'으로 불리며 데뷔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은 투애니원은 최근 빅뱅과 LG싸이언 '롤리팝폰' CF에 참여하며 가요계에 사실상 선 데뷔한 상태다. 투애니원은 CL, 산다라 박, 박봄, 공민지로 구성된 4인조 그룹으로 5월 초 정식 데뷔 음반을 발매하고 공식 활동에 나선다. 특히 투애니원은 광고로 대중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상태에서 가요계에 데뷔한다는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여타 신인보다 높게 관측되고 있다. 특히 이들의 데뷔 음반에는 빅뱅 G-드래곤을 비롯해 테디(원타임), 쿠시(스토니 스컹크) 등 YG 소속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90년대 핑클에 이어 최근 카라까지 아이돌 그룹 양산에 오랜 노하우를 축적해온 DSP미디어도 올 하반기 또 다른 신인 여성그룹을 걸그룹 시장에 내놓는다. DSP에서 준비중인 신인은 7인조로 자사 소속 SS501이 새 앨범을 발표하는 8월을 피해 빠르면 6월, 늦으면 9월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정확한 팀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현재 DSP 관계자들과 팬들 사이에선 '레인보우'라는 가칭으로 불리고 있다. DSP는 "3년 전 기획해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온만큼 멤버들의 외모와 실력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레인보우를 소개한 뒤 "같은 회사에 선배 그룹 카라가 있지만 그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섹시함을 어필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쥬얼리, V.O.S 등을 보유한 스타제국도 올 하반기 9인조 여성그룹 나인뮤지스로 걸그룹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소녀시대와 같은 9인조라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나인뮤지스는 2007년 아시아태평양슈퍼모델선발대회 1위에 입상, '박중훈쇼 대한민국 일요일 밤'에서 보조 MC로도 활약한 바 있는 멤버 이현주를 비롯, 쥬얼리와 V.O.S의 백업댄서 출신 빅토리아, 손성아 등 노래, 춤, 연기, MC, 모델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이 가능한 멤버들로 팀이 짜여졌다. 나인뮤지스는 현재 멤버 구성을 마친 상태로 오는 15일 첫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Mnet의 신규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피스 리얼리티-제국의 아이들'에 같은 회사 선배그룹인 쥬얼리, V.O.S 멤버들과 함께 출연해 데뷔 전 얼굴을 알린다는 구상이다. 스타제국 측은 "나인뮤지스의 데뷔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오는 7월에서 9월 사이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리, 다비치 등이 소속된 엠넷미디어도 5인조 여성그룹을 신규 론칭한다. 엠넷미디어는 지난해 말 새로 선보일 여성그룹의 최종 멤버를 확정, 현재 녹음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엠넷미디어는 "5인조 여성 신인그룹을 5월말 론칭할 예정이다"며 "밝은 느낌의 댄스그룹이 될 것"이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아직 팀 이름과 멤버수 등 팀 구성과 관련 확정된 것이 거의 없지만 원더걸스의 전 멤버 현아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데뷔를 준비해온, 이른바 '현아 그룹'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들의 소속사인 플레이큐브엔터테인먼트는 "여러 부분에서 현아의 실력이 이전보다 많이 좋아진만큼 현아가 소속될 새 그룹 또한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걸그룹의 위세는 겉으로 보기에는 한풀 꺾인 것으로도 보인다. 올초 가요계를 무섭게 강타한 소녀시대가 가수 활동을 종료한 데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보인 카라 또한 최근 두 번째 미니앨범 활동을 마친 영향이 크다. 게다가 원더걸스는 CF 이외에 모든 활동을 쉬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에 불과하다. 기존 걸그룹의 공백기를 틈타 야심차게 가요계의 문을 두드리고 나선 이들 신예 여성그룹들의 행보에 가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소녀시대-원더걸스▶ 관련기사 ◀☞이민호-빅뱅&2NE1-원더걸스, CF 장외대결 '후끈'☞빅뱅·2NE1, 활동 없이 음원 차트 석권 '이변'☞YG 측, "여자 빅뱅, '21'아닌 '2NE1'으로 활동"☞'여자 빅뱅' 21(투애니원), 멤버 4人은 누구?☞원더걸스 前멤버 현아, 신인가수 뮤비출연…'활동재개'
- 한국 스릴러, 빠져들기엔 뒷심이 모자라
- [경향닷컴 제공] 지난해 2월 개봉한 <추격자>의 흥행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흥행에 불리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데다, 한국영화가 취약한 스릴러 장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추격자>는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영화 제작자들을 자극했다. ▲ 실종1년이 지난 올 2월, 3편의 한국 스릴러 영화가 잇달아 개봉했다. 19일엔 또 다른 스릴러 <실종>이 관객을 찾았다. 한국 스릴러의 전성기가 열린 것일까. ◇ 오락인가, 실제인가. <실종> = 영화감독과 연예인 지망생 현아는 백숙을 먹으러 한적한 시골마을 판곤의 집에 들른다. 하지만 판곤은 감독을 살해하고 현아를 감금한다. 병들어 거동하지 못하는 노모를 모시고 사는 판곤은 이전에도 살인 경력이 있는 듯 보인다. 판곤은 현아를 성적, 정신적으로 학대한다. 실종된 현아를 찾아 언니 현정이 마을로 온다. 현정은 마지막으로 휴대폰이 통화된 판곤의 집 부근을 서성대지만, 마을 사람들은 판곤을 두둔한다. <손톱>(1994), <올가미>(1997) 등 1990년대부터 꾸준히 스릴러를 만들어온 김성홍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07년 전남 보성의 연쇄살인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 추격자 <추격자>가 그랬듯, <실종>도 초반부 범인의 정체를 드러낸 뒤 이야기를 푼다. 스릴러가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무기인 ‘범인 알아맞히기’를 아예 포기한 것이다. 대신 ‘절대악’에 가까운 판곤의 이상 심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판곤은 자아도취에 빠진 예술가형 살인자다. 홀로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작곡도 한다.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처럼, 판곤도 ‘선천적 악마’로 그려진다. 판곤 역의 문성근은 “가족, 마을, 국가, 법, 윤리가 없는 인물이다. 나만의 쾌락에 빠져 산다”고 설명했다. <실종>에는 <쏘우> 시리즈가 열어젖힌 ‘고문방 호러’의 영향도 보인다. 공포영화의 하위 갈래로 떠오른 ‘고문방 호러’는 무력하게 감금된 인물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고문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실종>의 현아도 각종 끔찍한 방법으로 학대당한다. 성인 관객조차 불쾌하게 여길 수 있는 표현 수위다. 김 감독은 “영화는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100분의 1도 표현하지 못했다. 납치당한 사람의 관점에서 찍으니 관객도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쏘우>는 실제 일어날 법하지 않은 철저한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리며, <실종>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여기서 <실종>의 관객은 혼란에 처한다. 오락으로 즐기기도, 현실의 반영으로 여기기도 애매해지는 것이다. <실종>의 고문은 잔인하지만, 공포영화 팬이 즐기기엔 충분치 않으며 악당의 매력도 덜하다. 스릴러로 보기에는 긴박감이 떨어진다. ▲ 핸드폰 ◇ 한국 스릴러의 오늘은 = 지난 2월 개봉한 <마린 보이> <작전> <핸드폰>의 성적은 어땠을까. 각각 마약, 주식, 휴대폰 분실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였다. 각 제작사들은 <추격자>의 성공을 재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관객은 냉정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핸드폰>은 62만명, <마린 보이>는 83만명 남짓한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가장 선전한 <작전>조차 146만 관객을 모아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호평받은 영화가 왜 실패했을까.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만듦새가 나쁜 건 아닌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뒷심이 없었다. 영화가 중반 이후 차츰 지루해졌다”고 지적했다. 독특한 소재를 찾아냈고, 안정된 기술력으로 영화를 찍어나갔으나, 전체를 조율하는 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장르 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졌으나, 아직 장르 영화를 제대로 만들어낼 만한 ‘장인’은 나오지 않았다. <추격자>의 신인 나홍진 감독은 ‘예외적 존재’일 뿐이었다. ▲ 마린보이영화계에선 <추격자>의 예상치 못한 성공에 고무된 투자자들이 냉정한 계산 없이 ‘묻지마 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투자사 관계자는 “제작사별로 특색이 없다 보니 비슷한 종류의 작품이 몰려다닌다”며 “투자자들도 자신만의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돈을 태우는 형식이라 실패 확률이 많다”고 털어놨다. 강호순 사건 등 흉흉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영화가 묻힌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연쇄살인 뉴스가 더 자극적인데, 굳이 영화관에 가서 스릴러를 볼 필요가 있었겠는가”라고 극장 분위기를 전했다. ▶ 관련기사 ◀☞연애가 어울린 ‘미중년’ 안되겠니?☞김래원 케서방 등 한미일 스타들의 ''천재'' 맞대결☞한·미 노병들, 주말극장가에서 연기배틀 벌인다
- [★ 징크스③]'믿거나 말거나'...연예가 흥행 속설 모음
- ▲ 멤버 교체 후 대박 성공을 거둔 원더걸스(사진 왼쪽)와 쥬얼리.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속설은 정설과는 다르지만 그냥 무시하고 가자니 찜찜한 것도 사실이다. 미신 같은 건 믿지 않는다면서도 나쁜 소리에 쉬 기분이 나빠지는 것처럼 말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쁜 속설을 일단 피하고 본다. 연예계에도 각 분야별 대박 또는 흥행 속설이란 게 있다. 대부분이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들이지만 알고 있으면 나쁠 것 없는, 게다가 재수 좋으면 대박까지 거머쥘 수 있는 연예계 속설들을 모았다. 가요계에는 예로부터 귀신과 관련된 속설들이 많다. “앨범 녹음 중 귀신의 목소리를 듣거나 귀신을 보면 그 앨범이 대박이 난다”는 것. 지난해 ‘거짓말’로 아이들그룹 최고의 자리에 오른 빅뱅도 음반발매 전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기이한 체험을 했다. 폐교에서 촬영하는데 뜬금없이 교내 방송이 나와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 뿐만 아니라 멤버들은 YG 엔터테인먼트의 사무실에 마련된 녹음실에서도 귀신을 종종 봤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귀신과 관련된 속설은 가요계에서 가장 일반화된 '대박 속설'로 통한다. 때문에 일부 가수들은 간혹 이 같은 사실을 억지로 꾸며내 음반 홍보에 악용하기도 했다. MC몽은 과거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피플크루 시절 오히려 귀신을 보면 그날 일진이 좋지 않거나 재수가 없었다고 털어놔 속설은 속설일 뿐임을 확인케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요계에는 “노래 제목 따라 가수의 운명이 달라진다” “여가수가 헤어스타일을 바꾸면 앨범이 실패한다” “앨범 발매 전 사고가 나면 대박이 난다” 등의 속설들도 있다. 또 최근에는 “새 멤버를 영입하면 대박이 난다”는 새로운 속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걸맞는 사례가 바로 멤버교체 후 대박을 거머쥔 원더걸스와 쥬얼리다. 원더걸스 전 멤버였던 현아는 건강상 문제로 팀에서 탈퇴했으며 쥬얼리 전 멤버였던 이지현과 조민아도 팀을 탈퇴하고 현재 개인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더걸스는 현아를 대신해 유빈을 영입, ‘텔 미’ 열풍을 일으켰으며 쥬얼리는 하주연과 김은정을 영입해 ‘원 모어 타임’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KBS 2TV ‘못된 사랑’과 SBS ‘로비스트’방송계에서는 드라마 고사나 제작발표회 때 비가 내리면 작품이 성공한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늘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KBS 2TV ‘못된 사랑’은 대박기원 고사 때 비가 내렸지만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SBS ‘로비스트’ 역시 제작발표회 당시 비가 내렸으나 결국 ‘이산’과 ‘태왕사신기’에 밀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영화계에는 가요계와 비슷한 속설이 많다. 영화계에도 가요계와 마찬가지처럼 촬영장에서 귀신이 나타나거나 세트장에 불이 나면 좋은 일로 여긴다. 또, 한동안 “코미디 영화는 다섯자 제목이 뜬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러한 속설이 맞아 떨어진 예로는 ‘조폭마누라’, ‘가문의 영광’ 시리즈, ‘오!브라더스’, ‘귀신이 산다’, ‘두사부일체’ 시리즈 등이 있다. 최근 영화계에는 새로운 속설이 생겼다. 미녀스타와 영화의 흥행은 반비례한다는 것. 지난해 전지현은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통해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으나 흥행에 참패했고 김태희, 한예슬 등의 미녀스타들도 흥행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 최근 영화계에는 미녀스타와 흥행은 반비례한다는 속설이 나돌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전지현, 김태희, 한예슬)▶ 관련기사 ◀☞[★ 징크스④]'징크스, 깨라고 있는 것!'...김윤진 김민정의 성공이 빛나는 이유☞[★ 징크스②]'친구는 내 안티'...톱스타 23인의 이색 징크스☞[★ 징크스①]극복하면 '약', 좌절하면 '독'...징크스에 울고 웃는 연예가
- [한들의 친구,야구] 새해 스포츠는 어린이 마음으로
-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지난해 미국 스포츠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그렇게 추문이 많을 수가 없었습니다. AP통신이 선정한 10대 뉴스의 금, 은, 동메달을 모두 스캔들이 차지했습니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고도 금지 약물 복용과 거짓말로 제살을 베어낸 배리 본즈, 불법 투견 도박으로 모든 것을 잃은 NFL 애틀랜타 팰컨스의 마이클 빅, 2년간이나 승부 조작과 도박을 벌여온 NBA 심판 팀 도너기. 그들 뿐이 아니었습니다. 16전 전승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NFL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의 빌 벨리칙 감독의 상대 작전을 훔쳐본 스파이 게이트(5위), 육상스타 매리언 존스의 약물복용 시인(8위), 메이저리그 금지 약물 복용 실태를 일부나마 고발한 미첼 리포트(9위) 등 10대 뉴스 중 절반이 넘는 여섯 가지가 낯을 들기 힘든 일들이었습니다. USA투데이의 한 기자는 그동안 미국 스포츠사에서 외롭게(?) 불명예를 지켜오던 1919년의 ‘블랙삭스 스캔들’이 마침내 친구들을 갖게 됐다고 촌평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스포츠기자 18년 동안 이런 시즌은 처음으로 기억됩니다. 이는 스포츠가 스포츠답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낳는가라는 적색 경보이고, 오직 물신숭배의 진창을 나뒹굴고 있는 자본주의 스포츠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다는 증좌이기도합니다. 미국 스포츠가 스포츠맨십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달려갈 때 한국 신문에 실린 육상 드림팀의 2박3일 ‘실미도 해병대 캠프 훈련’은 뜨악하기만 했습니다. 거기서는 불과 12세의 투포환 초등학생 선수 이미나 어린이도 건장한 언니, 오빠 선수들과 함께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를 쉴 새 없이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가장 공포감을 느낀다는 11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밧줄에만 의지한 채 떨어지는 L자형 레펠 훈련에서 거꾸로 매달리게 되자 울음보를 터뜨린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보고선 도대체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들이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인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억의 포상금을 내걸고도 신기록이 나오지 않는 한국 육상의 현실이 선수들의 정신력 부족에서 비롯됐고, 그래서 12세 소녀까지 살갗을 후벼 파는 겨울 바닷바람이 휘몰아치는 곳으로 내몰아 군사훈련을 시킨 것인가요. 다 그렇다 치고 걸핏하면 해병대 훈련소 같은 곳을 가야만이 정신 개조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높은 분들의 사고는 언제쯤 개조될 것인지 고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정작 실미도 캠프 훈련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그분들이 아닌가요. 춘추시대 묵자는 ‘불경어수, 경어인(不鏡於水, 鏡於人)’ 하라고 했습니다. 그 때는 거울이 없어 맑은 물을 거울로 삼던 시대였습니다. 맑은 물에 자신을 비추어 볼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비추어 보라는 뜻입니다. 갈 데까지 간 미국 스포츠의 파탄 상이나, 대한육상연맹의 실미도 캠프 훈련은 모두 자신의 모습에만 매몰되고 다른 이들의 삶에 자신을 투영해보는 반성을 거치지 않아 나온 부산물입니다. 나의 거울이 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바로 잡티라고는 하나도 없는, 때 묻지 않은 어린이입니다. 어른의 아버지라고도 하는 어린이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관련기사 ◀☞[한들의 친구 야구] 구로다,·후쿠도메 몸값 ‘거품 없나’☞[한들의 친구 야구] 본즈가 키워준 메이저리그 '맷집'☞[한들의 친구,야구]‘판도라 아닌 개뼈 상자 열린다’,14일 MLB 약물 조사 발표☞[한들의 친구 야구] ‘병현아, 윤 의사가 지하에서 운다’☞[한들의 친구,야구]다저스의 한 겨울밤의 개꿈, 토리 감독이 만병통치약인가
- [한들의 친구 야구] 구로다,·후쿠도메 몸값 ‘거품 없나’
- ▲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일본 야구의 간판타자 후쿠도메 [로이터/뉴시스][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올 스토브리그 최고의 행운아는 누구인가요? 3억 달러를 함부로 불렀다가 오리알 신세가 될 뻔했다가 ‘천하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낙동강에 버리고 뉴욕 양키스와 어렵사리 재계약한 알렉스 로드리게스인가요? 올시즌 고작 2할2푼2리를 치고도 LA 다저스가 2년 3600만 달러의 뭉칫돈을 안겨준 앤드류 존스인가요? 아니면 데뷔 6년간 한 번도 10승을 올리지 못하고도 좋은 성격과 잠재력 덕분에 콜로라도와 3년 3000만 달러(2009년부터)에 사인한 우완 선발 애런 쿡인가요? 다 아닙니다. 일본 선수들입니다. 특히 일본서 FA를 선언하고 꿈의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은 구로다 히로키와 후쿠도메 고스케가 그렇습니다. 우완 선발 구로다는 다저스와 3년 3530만 달러, 좌타우투 외야수 후쿠도메는 시카고 컵스와 4년 4800만 달러에 계약했습니다. 평균 연봉 1000만 달러를 훨씬 넘습니다. 역대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일본 선수들 중 투·타 최고 몸값입니다. 미국 톱 클래스 선수들과 비교해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가격입니다.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2005년엔 22승도 거두고,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진 ‘최고의 영건’ 중 한명인 돈트렐 윌리스도 디트로이트로 트레이드되면서 3년 29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에 그쳤을 뿐이었습니다. 더욱 두 선수는 최근 부상 전력까지 있습니다. 구로다는 지난해 겨울 팔꿈치 수술을 했고, 후쿠도메도 올해 역시 팔꿈치 수술을 하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습니다. 그들의 에이전트가 ‘수퍼’급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이들의 손에 거액을 쥐어줬습니다. 일본에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파친코’의 잭팟, 대당첨(大當籤)이 따로 없습니다. 그것도 한꺼번에 터진 연타입니다. 물론 이들은 일본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입니다. 그래서 도랑치고 가재까지 잡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행운의 시류에 편승했다는 게 더 본질입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의 철철 넘쳐흐르는 돈입니다. 올해 60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려 돈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일본 선수들의 돋보이는 활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보스턴의 마쓰자카 다이스케와 오카지마 히데키, 콜로라도 마쓰이 가즈오의 수읽기 정확하고, 행마 빠른 야구는 이미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야구의 진가를 확인한 메이저리그 팀들에 ‘확신’을 심어줬습니다. 여기에 일본 선수들을 데려옴으로써 얻는 인터넷까지 포함한 중계권료, 기념품 판매, 광고 등 부수입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안 그래도 자원이 바닥을 드러낸 자체 시장에서 심한 갈증을 느끼던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이들은 오아시스였고, 그래서 너나없이 달려들면서 몸값은 자연스럽게 치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시즌 거세게 불어 닥친 메이저리그의 ‘일류’(日流)는 언젠가 본 풍경과 비슷합니다. 10년 전이었던가요. 1994년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와, 1999년 애리조나에서 김병현의 성공 이후 봇물 터지듯 했던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이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지금 일류가 프로 선수들이 몰려오는 것이라면 그 때 한류는 보스턴 이상훈 한명을 빼고 고교 또는 대학을 중퇴한 아마추어 선수들이었다는 점입니다. 당시도 한국 아마선수들은 미국 선수들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입단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 중 백차승과 추신수만이 간신히 40인 로스터에 남아 있어 한류는 ‘거품’으로 판명 났습니다. 그렇다면 눈물 젖은 빵을 씹어본 프로 선수들의 일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성공을 넘어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젖힐까요. 아니면 아무리 시장의 논리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터무니 없는 거액을 안겨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몇 명의 옷을 벗기는 또 하나의 거품으로 끝날까요. 내년 시즌 구로다와 후쿠도메의 활약이 흥미롭습니다. ▶ 관련기사 ◀☞[한들의 친구 야구] 본즈가 키워준 메이저리그 '맷집'☞[한들의 친구,야구]‘판도라 아닌 개뼈 상자 열린다’,14일 MLB 약물 조사 발표☞[한들의 친구 야구] ‘병현아, 윤 의사가 지하에서 운다’☞[한들의 친구,야구]다저스의 한 겨울밤의 개꿈, 토리 감독이 만병통치약인가☞[한들의 친구 야구]치장과 분식이라면…선수들의 싸이질 글쎄
- [한들의 친구 야구] ‘병현아, 윤 의사가 지하에서 운다’
- ▲ 김병현 [로이터/뉴시스][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지난해 여름이었던가요. 한국의 대표 보수 언론이 노무현 대통령을 ‘계륵(鷄肋)’이라고 표현해 청와대가 발끈한 적이 있습니다. 말과 글에는 그것을 내뱉고 쓴 사람의 생각과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그래서 청와대도 ‘금도를 벗어난 언론의 사회적 일탈’이라면서 반박 성명을 내고 해당 언론사에 취재 거부란 극약 처방을 내렸습니다. 최근 김병현이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에 출전하고 돌아온 선배 박찬호에 대해 “찬호 형이 나라를 위해 많이 애쓰신 것 같다. 옛날로 따지면 윤봉길 의사 같은 분”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한 선배에 대한 존경의 뜻을 나타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게 과연 주권을 잃은 나라를 찾기 위해 엄중한 경계를 뚫고 들어가 적장들을 향해 폭탄을 던진 의거에 비견할 만한 일인지요? 세상에 이런 유비추리가 어디 있고 과장법이 어디 있습니까? 선배가 숟가락 하나 더 얹어놓는 일에 불과한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계약을 내팽개칠 수도 있다며 ‘정의의 선택’을 했다고 잔뜩 힘줘 말한 것에 대해 후배로서 지극한 존경의 염으로 화답하느라 그렇게 말한 것입니까? 한마디로 난센스요, 견강부회입니다. 따지고 보면 선배의 국가대표 출전과 후배의 사양도 프로선수로서 철저히 본인들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까. 결과도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스스로도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다만 후배는 한 시즌을 치르고 난 뒤 또 대회에 나가는 게 경험상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고, 선배는 역발상으로 그렇게 했다는 차이밖에 없는 것입니다. 만약 선배가 윤봉길 의사라면 후배는 무엇이 되는 것입니까. 이런 스스로 누워서 침 뱉기가 또 어디 있나요. 이번 ‘윤봉길 의사’ 운운으로 다시 한번 확인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소위 메이저리그파들의 인식 수준입니다. 그것은 바로 지나친 자의식입니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의 말씀이나, 철저한 무위(無爲)로써 하라는 노자의 경지까지는 바랄 수야 없겠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마다 왜 그토록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브랜드를 갖다 붙이는 것인지요. 무릇 다 삶의 한 부분이고, 선택의 일부가 아니던가요. 그렇게 하기까지 그들의 고민의 질량을 결코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거기까지입니다. 거기에 치장과 분식이 덧칠된다면 그저 공허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해서 왜 그런 고민들이 없었겠습니까. 자의식의 비대화는 현재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직면한 부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물의 논리, 현실의 법칙을 깨닫지 못하고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하고, 관념의 허공에서 허우적거리게 해 부진을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우뚝 선 스즈키 이치로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항상 어떻게 하면 팬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는가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신 내게 정말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면 좋고, 안 그러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남을 의식하는 이치로가 아닌 진정한 나, 이치로가 됐다.” 자의식이라면 차라리 이렇게 덧칠 안 한, 액면 그대로의 자의식이 차라리 낫습니다. 과장되지 않아 훨씬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 관련기사 ◀☞[한들의 친구,야구] 다저스의 한 겨울밤의 개꿈, 토리 감독이 만병통치약인가☞[한들의 친구 야구] 치장과 분식이라면…선수들의 싸이질 글쎄☞[한들의 친구,야구] ‘본즈 기소’는 모순덩어리, 확인 사살의 무리수일 뿐☞[한들의 친구,야구] '고등 바보' 보라스, '저등 바보'에 방울달까☞[한들의 친구,야구] 박찬호 다저스 컴백과 최백호 '낭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