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늘자…금융권, 은행채 찍어 자금 조달

5대銀 4월 기업대출 한달새 11조 급증
예금만으로 자금 조달 한계
당국 LCR 비율 상향도 부담…일각선 '발행 증가 속도 완만' 전망
한은 8월부터 차액결제 담보 비율 80→90%
  • 등록 2024-05-27 오전 5:00:09

    수정 2024-05-27 오전 5:00:09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은행들이 채권을 찍어 조달하는 자금을 늘리고 있다. 기업 대출 등 대출 수요는 빠르게 느는데 예금만으론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채권을 찍어 조달하는 자금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7월부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은행채 발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은행의 은행채 순 발행액은 4조 1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줄곧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다 지난달부터 상환보다 발행이 많은 순 발행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4월에만 순 발행액이 10조원을 넘었고 이달 전체 채권 발행액의 26.1%를 은행채가 차지했다.

금융권에선 은행채 발행 증가 원인 중 하나로 대출 수요 증가를 꼽는다. 특히 기업 대출 급증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 4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0조 9000억원 가량 늘었다. 반면 예금은 유출됐다.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이 30조원 넘게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예정대로 오는 7월부터 LCR 비율을 현 수준인 95%에서 97.5%로 2.5%포인트 올리기로 하면서 은행채 발행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CR 비율을 높이면 은행은 현금성 자산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단기 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은행채 발행이 늘고 있는 것도 LCR 정상화에 대비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요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은 이미 LCR 비율이 100%가 넘지만 보수적 관점에서 충분한 ‘초과분’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오는 8월 차액 결제를 할 때 맡기는 담보증권 비율을 현 80%에서 90%로 인상할 계획이라는 점도 은행채 발행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담보증권 비율이 인상되면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고유동성 자산 중 일정액을 차액 결제 이행용 담보증권으로 한은에 추가 제공해야 된다. 이는 LCR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은행채가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보다는 대출 증가세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강화로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지만 지난달 환율 급등 속에 고유동성자산을 확대한 바 있어 발행 증가 속도는 완만할 것이다”며 “은행채 스프레드(금리 차) 확대 경향이 나타나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계별 규제 정상화를 고려하면 LCR로 인한 추가 은행채 발행 증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은행권 대출이 은행채 발행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초우량채인 은행채 발행 증가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은행채 발행이 늘면 금리가 오르고 가격은 내려간다. 상대적으로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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