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날 코스피 지수가 1%대 하락하며 2520선으로 주저앉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놓자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7일 장 시작 전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이 60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2.28%, 95.74% 줄어든 수치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영업손실 74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익 1조원을 밑돌았던 지난 1분기(6402억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2분기 삼성전자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61조 8593억원, 281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의 2배 수준인 셈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3 비중이 약간 늘었는데 반도체 적자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3조원 후반보다는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분기부터 웨이퍼 투입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에서 시장의 수요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다시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감산 효과가 반영되는데다, 업황 역시 2분기 바닥을 확인한 만큼 서서히 회복 사이클을 탈 것이라고 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디램,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단가가 각각 7%, 5% 오르며 8개 분기 만에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전반적인 감산과 고성능 PC와 중국 스마트폰 위주로 재고 축적 수요가 다시 시작 되면서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올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 디램 평균 판매단가가 고부가 제품 출하 증가로 2021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격 하락둔화 영향으로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파운드리 사업은 8인치 수요부진에도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의 주문 증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특히 최근 단행된 디램, 파운드리 부문의 핀셋 인사는 향후 삼성전자 중장기 경쟁력 제고와 체질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3조6970억원으로 추정했다. 2분기(6000억원)의 6배에 이르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감산을 공식화한 바 있다.
노 센터장은 “생산을 줄이더라도 생산 리드 타임이 4개월정도 걸리는 만큼 감산 효과는 8월부터 반영될 것”이라면서 “오는 26일 갤럭시Z플립과 폴드5가 출시되고 8월 중순 전 출하되면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