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人] "K-치안 알렸다"…`잼버리 사태` 속 활약한 경찰 통역요원

성현웅·민혜연·정현영 순경 인터뷰
K-팝 콘서트 현장서 외국어 능력 발휘
"전문 용어 풀어 설명하는 등 노력 필요"
"외사 관련 치안 수요 늘어…역할 늘어날 것 기대"
  • 등록 2023-08-25 오전 6:00:00

    수정 2023-08-25 오전 6:00:00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K-치안을 알렸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최근 외사 치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외국어 능력을 활용해 앞으로 시민에게 봉사하는 경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왼쪽부터)성현웅 순경, 민혜연 순경, 정현영 순경. (사진=손의연 기자)


성현웅(31)·민혜연(23)·정현영(31)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순경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지난 11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K-팝 콘서트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전하며 입 모아 말했다. 앞서 경찰은 외국인 참가자가 많은 행사 특성을 고려해 K-팝 콘서트 현장에 외국어가 유창한 경찰관 70명을 배치했다. 세 순경은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 선발된 경찰 통역요원으로, 이번 콘서트 현장에 동원됐다. 민혜연 순경과 정현영 순경은 영어 통역 요원, 성 순경은 일어 통역 요원으로 활약했다.

민 순경은 “복잡한 현장에서 줄을 이탈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제복을 입고 있으니까 대원들이 와서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많았다”며 “잼버리 퇴영식 때 휠체어를 탄 분이 대열에서 낙오돼 다시 대열로 무사히 복귀하도록 도왔는데 보람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정 순경도 “한 번은 미국에서 아들을 찾아온 한 어머니가 우리에게 와 도와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모자가 울면서 상봉하는 모습을 봐 감동스러웠다”며 “제복을 입고 응대하니 책임감도 느껴지고 한국 경찰을 대표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성 순경은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어리다보니 마주칠 때마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해주기도 했다”며 “한국 경찰이 친절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건넸다는 좋은 인식을 가지게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근무한 순경이다. 대규모 국제행사에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번화가 중심에 위치한 홍익지구대 특성 상 외국인을 대할 일이 많아 평소에도 외국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작게는 분실물을 찾아주는 일부터 크게는 폭행 등 외국인이 연루된 사건도 다룬다. 민 순경은 “의사소통이 되면 확실히 신고 처리를 더 빨리 할 수 있다”며 “각 나라마다 법이나 문화가 다른데, 법률 용어나 법 체계 같은 것을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껴 더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순경도 “코로나가 끝나고 외국인이 눈에 띄게 많아져 외국인 민원도 늘었다”며 “민원을 해결해주면 고마워하는데, 한국 경찰로서 창피하지 않게 더 발전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세 사람은 끊임 없이 공부해야 하는 외국어 특성 상 바쁜 와중에도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순경은 “최근까지 전화영어를 했었고, 미국 유튜브를 보면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성 순경도 “일본인 민원인이 왔을 때 100% 다 알아듣지 못할 때가 가끔 있어 체크해놨다가 나중에 따로 공부한다”고 끄덕였다.

세 순경은 잼버리 행사 동원을 계기로 통역 요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민 순경은 “국제적인 행사도 많고 외국인의 입국이 늘어난 상황인데 여러 방면으로 경찰 조직에서 언어능력을 발휘하고 싶다”며 “사고와 범죄를 예방하는 업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능력을 발휘해 치안 유지에 힘쓰고 싶고 국제 범죄와 관련해서도 통역 요원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처럼 통역요원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경찰 내 955명 정도 있다. 경찰은 인력풀을 구성해 통역 요원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어 전문요원을 특채로 따로 선발하기도 하고, 공채 인원 중 외국어가 뛰어난 이들을 추리기도 한다. 최근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뿐만 아니라 태국어, 몽골어, 따갈로그어(필리핀), 미얀마어 등까지 다양한 언어 가능자를 뽑고 있다. 통역 요원들은 시도청에 소속돼 외사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또 일선 현장에서 외국인 관련 사건에 언어 능력을 활용한다. 국제행사 등 통역 요원이 필요할 때 차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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