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은 그대로, 가격은 반값”…‘리퍼브’ 상품이 뜬다

경기 침체에 재공급 상품 ‘주목’
새 제품과 중고품의 중간.."품질·가격 둘 다 포기 못해"
디지털기기서 의류·명품 등으로 품목 확대
  • 등록 2016-10-19 오전 5:30:00

    수정 2016-10-19 오전 5:30:00

리퍼브 상품을 판매하는 올랜드아울렛 파주 본점에 가전, 가구제품이 전시돼 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가격은 시중가의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올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지영 씨는 최근 혼수 마련을 위해 파주의 한 리퍼브 매장을 찾았다. 빠듯한 예산에 그럴 듯하게 신혼살림을 장만하려니 여의치가 않아서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찾아간 매장에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브랜드의 가전과 가구를 반값에 장만할 수 있었다.

‘리퍼브’, 이른바 ‘재공급’ 제품을 찾는 알뜰 구매족이 늘고 있다.

리퍼브는 새로 꾸민다는 뜻의 ‘리퍼비시(Refurbish)’의 준말로 박스 손상, 미세한 흠집 등으로 반품된 상품이나 매장 전시 상품을 다시 손질해 중고 가격에 되파는 것을 말한다. 기능이나 성능은 새 제품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가격은 신제품의 절반 안팎으로 저렴해 요즘 같은 불경기에 특히 인기를 끌어왔다.

과거 리퍼브 제품 대부분은 컴퓨터와 카메라 등 디지털기기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의류 등으로 품목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최근 한 달(9.14~10.13)간 중고·리퍼브 상품의 매출을 살펴본 결과 여성의류 판매가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92%) 증가했다. 중고 명품 판매도 늘고 있는 추세로 같은 기간 명품 남성 가방은 전년보다 3배 이상(250%), 명품 의류·잡화는 4배 이상(314%) 판매가 급증했다.

G마켓 관계자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리퍼브, B급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과거에는 품목이 디지털 기기 등으로 제한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패션용품, 특히 명품까지 상품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온라인쇼핑몰 옥션에서도 리퍼브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냉난방 가전(214%)을 비롯해 카메라(147%), 프린터·복합기 등 컴퓨터 주변기기(103%) 등 고가의 상품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 판매가 전년보다 2~3배 껑충 뛰었다. 특히 자동차 관련 기기의 리퍼 상품 판매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내비게이션은 6배(502%), 블랙박스·하이패스는 5배(428%)가량 판매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리퍼브 상품의 인기 요인은 역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은데 그렇다고 기존에 누리던 삶의 질을 낮추기는 싫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신품과 중고품의 중간 격인 리퍼브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수요를 잡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현재 안마의자·노트북·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부터 스니커즈·가방·지갑 패션 소품까지 50여 가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리퍼 상품 스마트 쇼핑 대전’을 열고 있다. SSG닷컴이 리퍼브 상품만 한데 모아 대규모로 판촉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행사는 23일까지 계속된다.

겨울철 필수품인 전기요와 대표적인 리퍼브 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과 LG 노트북 등이 정상가의 반값 이하로 나왔다. 이탈리아 명품 ‘프리마클라쎄’의 약간의 흠집이 있는 지갑·가방 등 18개 상품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유모차, 카시트, 가전제품 등도 포함됐다.

SSG닷컴은 올해 3분기까지 리퍼브 상품 구매고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9% 급증하는 등 리퍼브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해마다 크게 늘어 관련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SSG닷컴 ‘리퍼 상품 스마트 쇼핑 대전’ 행사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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