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 굴리는 추억의 곤충 '소똥구리'를 기억하시나요?

제주도 포함 한반도 전역에 서식했으나 1970년대 이후 미발견
국내 절멸 추정 소똥구리 몽골서 원종 들여와 최근 200마리 방사
동물 분변 분해로 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기대
  • 등록 2023-09-29 오전 8:00:00

    수정 2023-09-29 오전 8: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50대 이상 세대들에겐 친숙한 이름의 곤충인 소똥구리가 반세기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사진=환경부.
딱정벌레목 소똥구리과의 곤충인 소똥구리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있다. 국내에서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에 서식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나, 안타깝게도 1970년대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은 없는 곤충이다. 이에 대부분 지역에서 지역 절멸 또는 멸종 위기로 추정되는 곤충이다.

소똥구리의 형태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몸 길이 10~16mm, 가슴 폭 8~10mm로 몸은 긴 오각형을 하고 있다. 등판은 편평하고 광택이 없는 흑색을 띤다. 딱지 날개는 앞가슴 등판보다 좁고 희미한 7줄의 작은 점을 가진다.

생태학적 특징은 수명은 2~3년으로 늦봄부터 가을(4~9월)까지 활동하고 10월께부터 성충으로 동면에 들어간다. 산란 활동은 5월 말부터 약 60일 내외로, 알에서 성체까지 약 40일이 소요된다. 또 소똥구리는 경단을 만들어 굴리는 경단형(roller)으로 산란기가 되면 가축의 배설물로 경단을 만들어 땅 속에 묻은 후 알을 낳는다. 이름과 달리 소똥보다는 말똥을 더 좋아하고 인분도 먹는다.

특이한 생태학적 특징 탓에 파브르 곤충기나 교과서에서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소똥구리지만, 이 소똥구리는 구충제와 농약의 남용, 방목식에서 공장식으로 변화된 축산 환경, 농기계 상용화 등의 이유로 1960~70년대 급격히 감소해 현재는 국내에서 절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립생태원은 지난 2019년부터 몽골에서 소똥구리 원종을 도입해 기초 생태 연구, 최적 사육 조건 규명, 인공 증식 안내서 마련 등 인공 증식 기술 개발 및 야생 적응성 연구를 해 왔다. 이 같은 연구에 결실을 맺어 최근 소똥구리 200마리를 증식해 충남 태안군 신두리 해안사구에 방사했다. 국립생태원은 앞으로 이들 소똥구리가 실제 생태계에서 서식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방사지인 신두리 해안사구는 현재 한우를 방목하고 있고, 소똥구리 번식에 유리한 모래 토양으로 구성돼 있다.

방사된 소똥구리가 한우의 분변을 활용해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분변을 분해한다면 오염 물질 저감, 토양 개량뿐만 아니라 메탄(CH4)가스 분해 등 온실가스 발생 역시 감소시킬 수 있어 멸종 위기종 복원과 환경 보호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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