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소유자가 국민임대주택 입주 왜?

주공, 목표량 맞추다 부채 69조대로 늘어날 판
  • 등록 2006-07-20 오전 7:48:50

    수정 2006-07-20 오전 9:26:21

[조선일보 제공]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에 있는 추산마을 주공 국민임대주택. 작년 11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466가구 중 23평형 152가구(32%)가 8개월째 빈집으로 남아 있다.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70% 이하’의 서민만 입주한다는 국민임대주택이지만 단지내로 들어서자 그랜저 등 고급 승용차도 보였다. 한 상인은 “에쿠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입주자가 좀처럼 차지 않자 소득제한 규정까지 무시하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 501동에 마련된 샘플하우스 상담원은 기자에게 “무주택자라면 소득에 상관없이 입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공측은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현장에선 ‘자격완화자’란 명목으로 소득에 관계없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시키고 있었다.

현 정부의 핵심 주택 정책인 ‘국민임대 주택사업’이 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마구잡이 공급과 편법 입주자 모집으로 서민 주거안정이란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서민들에게 시중 임대료의 50~70%에 임대해주는 국민임대 주택은 2012년까지 100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마구잡이 공급

동두천·양주·포천·연천의 임대주택 수요는 1740가구. 반면 정부 계획량은 1만5403가구로, 수요대비 800%를 훨씬 넘는다. 일부 단지는 독신자용 주택으로 전락하고 있다. 감사원이 계약자 5만9000가구를 조사한 결과, 전체 24%가 넘는 1만4272가구가 독신자였고, 일부 단지는 80%가 독신자였다. 주택보급률이 130%를 넘은 전북 임실·고창·함안·정선 등 군 단위 지역에도 임대주택공급을 늘리고 있다.



◆주택공사, 부채 70조원대로 급증 전망

국민임대주택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주택공사는 부채가 급증, 급격히 부실화되고 있다. 주공이 국회 건교위 이낙연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국민 임대주택 사업량 증가에 따른 중장기 재무 전망 및 대책’이라는 내부 자료에 따르면 주공의 부채는 2001년 9조3013억원에서 2015년 69조2245억원으로 급증한다. 이자 부담만도 올해에만 7000억원. 이낙연 의원은 “부채 비율 급증과 이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에 의한 사실상의 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는 주공의 자본을 증자, 부채 비율을 낮추는 편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공은 내부 보고서를 통해 “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민임대 주택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힐 정도다.

◆주공은 여전히 ‘실적 채우기’에 급급

주공은 적자가 급증하는데도 정부가 제시한 목표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화성시는 최근 비봉·봉담 2지구 등 국민임대주택단지 2곳에 대한 지구지정 계획 철회를 국회에 입법청원했다.

화성시는 “이미 경기도 전체 임대주택 물량의 13%를 짓기로 했는데 또다시 임대주택단지를 건설하면 입주 후 대량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택공사는 대구 동구 괴전동에서 2만8000여 평 규모 임대단지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미 아파트 사업 승인을 추진하던 우방 등 일부 건설업체의 반발에 부닥쳐 지구 지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7년 만의 외출
  • 밥 주세요!!
  • 엄마야?
  • 토마토탕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