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2주…출판사들 "단가 낮춰야 산다"

출판시장 달라진 모습들
컬러면 줄여 가격인하 재출간
온라인서점은 콘텐츠 차별화
정가제 위반시 과태료 300만원
관련 신고·문의 2배 늘어나
  • 등록 2014-12-04 오전 6:42:30

    수정 2014-12-04 오전 9:18:57

서울 서대문구 한 중형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독자. 이른바 ‘제2의 단통법’ 우려를 낳았던 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시행된 지 2주여. 온라인서점의 매출이 다소 하락했지만 구매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출판계에선 요즘의 책에 대한 관심을 콘텐츠 개발, 양서 발굴, 독서율 향상 등 출판산업 진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시행 직전 몰려든 구매자로 인해 온라인서점의 서버가 마비됐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제2의 단통법’이라며 우려했던 대규모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일부 출판사가 중소서점에도 공급률 단가를 높이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긍정적 변화의 조짐도 보이기 시작했다. 신·구간 구분 없이 할인율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 개정안이 지난달 21일 시행된 후 2주여. 온라인서점은 가격 할인 대신 마케팅을 강화하고, 출판사는 제작단가를 낮추는 등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은 지역 내 중소서점과의 공생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가격이 단초가 되긴 했지만 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됐던 만큼 이를 독서인구 확대와 도서 판매와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도서정가제 위반에 대한 문의와 신고가 늘어나면서 개정안이 예상보다 빨리 현장에 정착될 거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가격보다 콘텐츠로 유혹… 제작 단가 낮추기 돌입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직후 감소했던 온라인서점들의 매출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예스24는 시행 초기 20~30%가량 줄었던 매출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서점의 고민은 더이상 가격을 무기로 독자를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것. 이에 따라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고안 중이다. 예스24 관계자는 “할인율이 제한된 상황에서 사이트 자체의 콘텐츠 차별화로 고정 독자를 유지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가격보다 책 자체의 콘텐츠로 독자를 유입시키는 마케팅으로 전략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사들은 제작단가를 낮춰 가격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컬러도판에 600쪽가량 되는 책을 2도로 바꿔, 기존의 3만 5000원 정가를 2만 8000원 정도로 내리기로 했다”며 “예전에 초판 2000부를 팔아서 제작비용을 맞추는 걸 기준으로 했다면 이제는 500부 정도로 낮춰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포장과 크기를 줄인 대중판 보급도 늘릴 계획이다. 실제로 도서정가제에 맞춰 베스트셀러였던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는 각각 9800원짜리 대중판으로 재출간됐다.

▲도서정가제 위반신고·문의 늘어… 중소서점 상생 모색

도서정가제 개정안을 시행하며 정부는 정가제 위반 시 건당 과태료 부과기준을 기존 100만원에서 현행법상 최고 한도인 300만원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정가제 위반 신고와 문의가 예전에 비해 50% 이상 늘어났다. 신고업무를 담당하는 민예홍 주무관은 “과태료 부가는 해당 자치단체의 소관이기에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면서도 “정가제 위반에 대한 문의 자체가 폭증했다”고 말했다.

도서관의 책 구매 상황도 바뀌었다.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은 “공공도서관의 경우 책을 입찰로 구매하기 때문에 지역 내 중소서점이 입찰에 참여하기가 수월해졌다”며 “도서정가제 개정안 취지에 맞게 도서관이 지역서점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도서구매 예산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우수도서 예산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서관도 양질의 도서를 구매하는 데 보다 신경쓰게 될 듯하다”고 전했다.

▲책 관심 늘어난 지금 ‘기회’ 활용해야

도서정가제 개정안에 따른 논란은 역설적으로 책에 대한 ‘노이즈 마케팅’이 됐다. 국민 1인당 독서율과 책 구매 비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모처럼 책을 둘러싼 논란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까지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 전직 언론인 출신인 김현종 메디치 대표는 “도서정가제에 따른 혼란도 있었지만 대중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며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도록 출판계가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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